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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눈은 추가 인상보다는 동결 유지 쪽으로 기울고 있다. 국내 경기 둔화 우려에 장기 시장금리가 오히려 하락한 게 대표적이다. ‘단발성’ 인상 이후 당분간 1.75%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의미다.
국고채 10년물 금리 1년10개월 만에 최저
2일 금융시장 등에 따르면 지난 30일 서울채권시장에서 장기시장금리를 대표하는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0.8bp(1bp=0.01%포인트) 하락한 2.106%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1월24일(2.102%) 이후 1년10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장기시장금리는 추후 경기와 물가 흐름이 반영돼 있다. 한은 금통위가 1년 만에 기준금리 인상에 나선 날, 장기시장금리가 반대로 내린 것은 의미가 작지 않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은이 경기에 대한 확신이 약화됐다”며 “인상 사이클이 종료됐다”고 예측했다. 이 연구원은 국채 10년물 금리가 곧 2%를 하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장단기 금리 차도 축소됐다. 30일 국고채 10년물 금리(2.106%)와 3년물 금리(1.897%)의 차이는 20.9bp를 기록했다. 2016년 10월 10일(20.5bp) 이후 거의 2년2개월 만에 가장 작은 격차다. 금리 차가 좁혀졌고,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더 떨어졌다는 것은 채권시장이 경기 둔화 가능성을 크게 본다는 의미다. 복수의 채권시장 관계자들은 “추후 장단기 금리 차는 더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고 있다.
소수의견은 금리 변경의 신호로 받아들여 진다. 이 총재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는 (7명의 금통위원들간) 의견이 엇갈리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내년 통화정책의 방향이 오리무중이라는 해석이 가능한 셈이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제 한은은 동결 기조로 전환할 것”이라고 했다.
금통위 의장인 이 총재는 경기 하강에 대한 판단을 보류하고 있다. “정부에서 재정정책을 통해 경기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점에서 2%대 중후반대의 성장세는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렇다고 이 총재는 강한 자신감을 보여주지도 못했다. 그는 내년 반도체 경기를 두고 “지난해와 올해 같은 붐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했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채권파트장은 “시장은 어두운 내년 경기 전망을 근거로 추가 인상이 쉽지 않다는 의견이 다수”라고 말했다.
일각서 “내년 한차례 인상 가능성”
이 총재는 “자본 유출을 야기하는 절대적인 내외 금리 차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소 유연한 모습을 보였다. 권영선 노무라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금리 역전 폭이 150bp 이상 벌어지는 상황이 지속돼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추가 인상 전망도 있다. 현재 1%대 금리 수준은 완화적이라고 한은이 판단하는 만큼 금융 불균형을 더 고려할 것이라는 게 그 이유다.
허정인 NH선물 연구원은 “내년까지는 미국이 완만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는 내수 부진에도 잠재 수준의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다”며 “상반기 추가 인상을 통해 하강 국면에 대비한 ‘총알 모으기’에 주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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