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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의료 구축 뜻 받들겠다"…하늘로 임지 옮긴 아틀라스 故윤한덕
  • "응급의료 구축 뜻 받들겠다"…하늘로 임지 옮긴 아틀라스 故윤한덕
  • 설 연휴 근무 중 돌연 사망한 윤한덕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의 영결식이 엄수된 10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고인의 어머니가 오열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이데일리 조해영 기자] “저희가 선생님이 마련해주신 헬기를 타고 응급환자를 위해 가파르게 상승해 올라갈 때 저희의 떨리는 손을 잡고 하늘에서 함께 해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곧 비행 올라가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이국종 아주대 권역외상센터장)지난 4일 숨진 고(故)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의 영결식이 10일 오전 고인이 일하던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연구동 대강당에서 열렸다. 영결식에 참석한 유가족과 동료들은 갑작스러운 사망에 슬퍼하는 한편 한국의 응급의료체계 구축을 위해 노력했던 고인의 뜻을 받들어 나갈 것을 다짐했다.◇“어디선가 다시 나타나실 것만 같아”…가족·동료 오열이날 오전 9시 시작된 고인의 영결식에는 시작 전부터 좌석 200여 석이 꽉 들어찼다. 영결식 시작을 앞두고 입장하던 고인의 어머니가 끝내 오열하자 좌석은 물론 대강당을 가득 메우고 서 있던 이들도 눈물을 훔쳤다. 고인의 어머니는 입장한 후에도 “아이고 아들아” “내 새끼 죽이지 마라” 등 소리를 지르며 울었다. 영결식은 고인에 대한 묵념과 약력보고, 추도사 순서로 진행됐다. 묵념이 시작되자 영결식장 곳곳에서는 훌쩍이는 소리가 들려왔다.추도사는 고인의 동료와 유가족 등이 맡았다. 추도사를 맡은 이국종 아주대 권역외상센터장은 고인을 그리스·로마 신화 속 인물인 `아틀라스`에 비유했다. 이 센터장은 “한반도 전체를 털어도 선생님처럼 두려움 없이 말도 안 되는 상황을 헤쳐나갈 사람은 없다”며 “아틀라스는 지구 끝에서 손과 머리로 하늘을 떠받치는 형벌을 받고 있는데 그 덕분에 우리는 하늘 아래서 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부학에서 아틀라스는 제1번 경추의 이름으로 무거운 하중을 견뎌내는 아틀라스 덕분에 사람들은 혼란스러운 세상을 버텨갈 수 있다”며 “비록 사람들은 아틀라스의 존재를 모르지만 아틀라스는 언제나 무심히 버텨낸다”고 덧붙였다.마지막으로 이 센터장은 “선생님께선 지상에서의 근무를 마치셨지만 앞으로 저희가 선생님이 마련해주신 닥터 헬기를 타고 하늘로 올라갈 때 저희와 함께 해주실 것으로 믿는다”며 “기체에 선생님의 존함과 콜 사인(Call sign)인 아틀라스를 새기겠다”고 다짐했다.중앙응급의료센터에서 고인과 가까이 일했던 윤순영 재난응급의료상황실장은 “당신이 돌아가신 명절 연휴가 저희에게는 아직 끝나지 않은 것만 같다”며 “이 연휴가 언젠가 끝나면 어디선가 다시 나타나실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윤 실장은 “선생님은 입버릇처럼 `병원에서 실수하면 몇 명이 죽지만 우리가 실수하면 몇 천명이 죽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며 “빈 자리가 크겠지만 그의 뜻을 받들어 국민을 위해 일하겠다”고 덧붙였다.유가족 대표로 추도사를 맡은 장남 윤형찬씨는 “함께 한 시간은 적었지만 진심으로 사랑한다”며 “응급환자가 제때 치료받길 바라는 아버지의 꿈이 이뤄지길 간절히 바라겠다”고 말했다. 고인은 1시간 가량 영결식을 마친 뒤 국립중앙의료원 곳곳을 둘러봤다. 장지는 경기 고양시의 서울시립승화원에 마련된다.◇응급의료 위해 전방위 활동…복지부, 국가유공자 추진앞서 고인은 지난 4일 설 연휴 중 근무를 하다 심정지 상태로 센터장실에서 발견됐다. 이틀째 연락이 닿지 않아 병원을 방문한 가족들이 고인을 발견해 안타까움을 더했다.생전 고인은 국내 응급의료체계 구축을 위해 전방위로 활동해왔다. 고인은 전남대 의대를 졸업한 뒤 응급의학과라는 이름조차 생소하던 때 전남대에서 제1호 응급의학과 전공의가 됐다. 2012년부터는 중앙응급의료센터장으로 일하며 △응급의료 전용 헬기 도입 △국가응급진료정보망 구축 △응급의료이송정보망 사업 등을 추진해왔다. 특히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은 물론 응급의료기획연구팀장, 응급의료평가질향상팀장까지 겸임했던 그는 환자 진료를 보지 않는데도 일주일에 한 두 번씩만 집에 들렀다. 24시간 내내 응급상황에 대한 주요 의사결정을 내렸고, 2300여억원에 이르는 응급의료기금 확보를 위해 세종시 기획재정부와 여의도 국회를 바쁘게 찾아 다녔다. 전남대 의대에서 응급의학과 수련을 함께 한 허탁 전남대 의대 교수는 이날 ”1990년대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 밤새 환자를 돌보며 환자를 잘 치료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측은지심이 윤한덕의 시작이었다“며 “중앙응급의료센터에 발을 디딘 이후 독립투사처럼 살아왔다“고 추모했다. 고인은 센터장으로 근무하면서도 현장의 문제점을 파악하기 위해 당직근무를 자처하며 현장업무를 수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복지부는 고인을 국가유공자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설 연휴 근무 중 돌연 사망한 윤한덕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의 발인이 엄수된 10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고인의 어머니가 오열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2019.02.10 I 조해영 기자
 제주서 이른 봄을 찾아 걷다
  • [설레는여행①] 제주서 이른 봄을 찾아 걷다
  • 제주의 자연과 함께 예술작품을 만날 수 있는 ‘작가의 산책길’[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어느새 찾아온 민족 대명절 ‘설’이다. 주말까지 포함하면 무려 5일간의 휴가다. 여기에 2일의 휴가를 내면 9일간의 장기 휴가도 가능하다. 이에 답답했던 도심과 일상에서 벗어나 소중한 이들과 여행을 준비하는 이들이 많다. 특히 2월은 24절기 중 입춘이 있는 달. 봄의 시작과 함께 길운을 바라는 ‘입춘대길’이라는 글귀를 볼 수 있는 계절이다. 이에 우리나라에서 봄의 완연한 기운을 가장 빨리 느낄 수 있는 제주도의 걷기여행길 5곳을 선정해 소개한다. 제주는 탁 트인 전망과 아름다운 자연, 힐링을 만끽할 수 있는 더할 나위 없는 여행지다. 설 연휴 기간 사랑하는 가족이나 연인, 친구와 함께 여행하기 좋은 곳들을 추려 소개한다.제주지오트레일 수월봉 a코스◇제주시 제주지오트레일 수월봉 트레일 A코스(수월봉 엉알길)제주도 수월봉 트레일 A코스는 차귀도가 보이는 해안길을 따라 시작해 수월봉 정상까지 올라갔다 엉알과 화산재지층까지 이어지는 길이다. 길을 걷는 동안 푸른 바다와 화산재 지층으로 이루어진 절벽, 천연기념물 제513호인 수월봉, 검은모래해변 등 다양한 볼 거리가 있는 길이다. 수월봉 정상에서는 차귀도, 누운섬, 당산봉을 비롯하여 광활한 고산평야와 산방산, 한라산이 보이고 날씨가 맑은 날은 가파도와 마라도까지 볼 수 있다. 녹고의 눈물 ~ 갱도진지 ~ 화산재 지층과 화산탄 ~ 수월봉 정상 ~ 엉알과 화산재지층 ~ 검은모래해변 ~ 해녀의집(4.6km). 약 2시간 정도 걸린다. 난이도는 보통이다. 작가의 산책길◇서귀포시 작가의 산책길(유토피아로= 작가의 산책길은 유토피아로라고도 불리우는 곳으로 이중섭갤러리에서 시작해 서귀포 구도심에 위치한 4개의 미술관(이중섭미술관, 기당미술관, 소암기념관, 서복전시관)과 예술시장, 관광극장, 시 읽으며 걷는 칠십리시공원, 자구리해안, 소정방폭포 등을 연결한 길이다. 서귀포에 머물며 빛나는 명작들을 남긴 예술가들 삶의 발자취를 더듬어 볼 수 있으며 거리 곳곳에서 제주의 자연과 함께 예술작품을 만날 수 있는 명품 산책길이다. 이중섭미술관 ~ 커뮤니티센터 ~ 기당미술관 ~ 칠십리시공원~ 자구리해안 ~ 소남머리 ~ 서복전시관 ~ 소정방 ~ 소암기념관 ~ 이중섭공원(4.9km). 약 3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난이도는 보통이다. 갑마장길 및 가름질 쫄븐갑마장길◇서귀포시 갑마장길 및 가름질 쫄븐갑마장길= 쫄븐갑마장길은 제주 표선면 가시리에 있는 다양한 매력을 품은 길이다. 낯선 이름이지만 ‘갑마장’은 ‘최상급 말을 키우던 곳’, ‘쫄븐’은 ‘작은’이라는 뜻으로 갑마장 주변을 호젓하게 산책할 수 있는 코스라고 보면 된다. 무성한 곶자왈을 지나, 쭉 쭉 뻗은 편백나무 숲길을 걷고 금빛 억새가 일렁이는 따라비오름과 일몰이 장관인 큰사슴이오름을 걷는다. 하루를 걸었지만 여러 길, 사계절을 걸은 듯한 느낌을 받는 길이다. 조랑말체험공원에서 시작해서 원점 회귀하는 코스이므로 작은 배낭을 메고 호젓이, 혹은 사색하며 걸어보길 추천한다. 조랑말체험공원 ~ 가시천(곶자왈) ~ 따라비오름 ~ 잣성길 ~ 큰사슴이오름 ~ 꽃머체 ~ 조랑말체험공원(10km). 약 4시간 정도 걸린다. 난이도는 보통이다.제주올레길 10코스◇서귀포시 제주올레길 10코스= 제주도의 제주 올레길 10코스는 제주 남서부의 비경을 천천히 감상하며 걷는 길이다. 삼만여 평의 검은 모래 해변이 펼쳐진 화순 금모래 해변부터 해안 절경을 자랑하는 송악산 둘레길을 지나 가슴 아픈 역사가 남아있는 알뜨르 비행장과 대한민국 최남단인 마라도로 향하는 배편을 탈 수 있는 모슬포 항까지 이어진 제주 올레길 10코스는 천혜의 자연 경관과 대한민국의 슬픈 역사가 함께 담긴 길이다. 화순금모래 해변 ~ 영산암 ~ 사계포구 ~ 사계 화석발견지 ~ 송악산 ~ 섯알오름 추모비 ~ 하모 해수욕장 ~ 모슬포항(17.5km). 약 5시간 정도 걸린다. 난이도는 보통이다. 한라산둘레길 동백길◇서귀포시 한라산둘레길 동백길= 제주가 한라산이고, 한라산이 곧 제주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제주에서 한라산의 존재는 절대적이다. 인간의 발길이 쉽게 닿지 못하는 해발 600~800m 한라산의 깊은 품에는 상록 활엽수림과 낙엽 활엽수림이 어우러진 독특한 원시림이 자리잡고 있다. 그 한라산의 속살을 오롯이 만날 수 있는 길이 한라산둘레길이다. 한라산둘레길 중 가장 먼저 열린 동백길은 일제강점기 때에 생긴 하치마키 병참 도로와 임도, 표고버섯 재배지를 연결하는 운송로 등을 엮어서 만들었다. 무오법정사입구 ~ 무오법정사 ~ 표고재배장 ~ 돈내코탐방로(13.5km). 약 4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난이도는 보통이다.
2019.02.03 I 강경록 기자
목포 구도심 "손혜원 나오면 박지원도 이기게 생겼어"
  • [르포]목포 구도심 "손혜원 나오면 박지원도 이기게 생겼어"
  • 손혜원 의원이 부동산을 매입한 목포 문화재거리 일대 건물. (사진=김겨레 기자)[목포=이데일리 김겨레 기자]23일 찾은 목포 구도심은 상가 세 곳 건너 한 곳이 빈 점포였다. 목포역에서 손혜원 의원이 건물을 매입한 대의동 문화재거리까지는 걸어서 5분 남짓. 이름은 ‘젊음의 거리’였지만 건물에는 ‘임대’라고 쓰인 종이들만 곧 떨어질 듯 위태롭게 붙어있었다. ◇‘빈 점포 투성이’ 구도심 일대선 “손혜원한테 고마워”젊음의 거리에서 왼쪽으로 꺾어 손 의원의 조카가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 ‘창성장’ 골목으로 들어서자 빈 집은 더 많아졌다. 대문은 페인트칠이 벗겨져 녹슬고, 간판 상호는 중간 글자가 떨어져나가 상호를 알아보기 어려운 가게가 태반이었다. 돌보지 않아 허물어져 내리는 건물도 있었다. 오후 5시인데도 거리를 오가는 사람이 없어 고양이 울음소리만 크게 울렸다. 이런 거리를 “살리겠다”고 목소리를 높인 손 의원을 대의동 일가 주민들은 지지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대의동에서 70년 평생을 살았다는 김성환 씨(72세·남)는 “옛날부터 목포시가 여기를 살린다고 난리였는데 안 됐어. 돈도 주고 가게 수리비 줘도 아무도 안들어와. 그런데 손혜원이가 자기 돈 들여서 온다는데, 투기가 아니라 표창할 일이야”라고 강조했다. 문용희 씨(72세·남)도 “서울 사람들이나 건물 몇 채라 하니까 기함하지, 여기 건물이라 해봐야 이 작은거 한 채에 5000만원도 안 해”라며 “손 의원이 내놓는다 해도 사는 사람도 없는데 무슨 투기여”라고 반문했다. 그는 “손혜원한테 다들 고맙게 생각하지. 목포 국회의원으로 나오면 박지원도 이기게 생겼어 지금”이라고 전했다. “나는 이제 박지원이 안 뽑을거여. 이 동네 사정을 다 아는 사람이 어찌 투기라한당가.” 문용희 씨의 말을 듣던 김성환 씨가 거들었다. 문화재 거리에서 창성장과 손 의원의 조카가 운영하는 카페 ‘손소영 갤러리’를 찾기는 어렵지 않았다. 먼지 낀 건물들 사이에 몇 안 되는 새 단장한 가게여서다. 카페 유리창에는 주민과 지지자들의 쪽지가 잔뜩 붙어있었다. ‘아무리 투기라 해도 우리한텐 투자다’, ‘손혜원 의원님 승리하실 겁니다’, ‘손 의원님 항상 응원합니다’.손 의원이 거듭 출마 의사가 없다고 밝혔는데도 많은 주민들이 그를 지지했다. 손소영 갤러리에서 차를 마시고 나온 한경순(40대·여) 씨는 “당연히 (손혜원 의원을)찍어줘야죠”라며 “버려진 도시에 이렇게 와줬는데”라고 했다. 한 씨는 “젊은 사람들, 외지 사람들이든 들어오면 얼마나 좋아”라고 덧붙였다. 23일 목포 대의동에 위치한 손혜원 의원 조카의 카페에 손혜원 의원을 응원하는 메시지가 붙어있다. (사진=김겨레 기자)◇손혜원 보도에 피로감도..서산·온금 지구는 문화재 지정 반대손 의원을 반기는 사람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주일 넘게 이어진 손 의원의 투기 의혹에 피로감을 느끼는 시민들도 있었다. 목포역 근처서 만난 이모 씨(20대·여)는 “(손 의원이)여기 낡은 건물 몇 채 산게 전국에서 취재하러 찾아올 일이냐”며 “저는 관심없다”고 말했다. 택시 운전사 박용진 씨(60대·남)도 “신도시 사람들은 투기라는 사람도 있더라”며 “저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자동차 정비소를 운영하는 김모(40대·남)도 “국회의원이 대단하긴 한가봐. 땅값 오른다고 이제 팔지도 않을라 하잖어”라며 “앞으로 발전 하냐 안 하냐가 중요한거지. 손 의원 내려온게 대수인가”라고 반문했다. 조선내화 옛 공장 터가 위치한 목포 서산·온금 지구 주민들은 손 의원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았다. 조선내화 문화재 지정으로 지역 재개발이 좌초 위기에 놓였는데, 손 의원이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손 의원은 투기 의혹을 제기한 배후로 서산·온금 재개발조합과 건설사를 지목하며 검찰 조사를 자청하기도 했다. 김대식 목포 서산·온금 재개발 조합장은 “20년 넘게 폐공장을 방치해 우리 주민들은 발암물질인 석면을 마시고 살았다. 그런데 이제와서 문화재라 하고, 그것 때문에 재개발을 못한다 하니 이해가 안된다”며 “(손 의원이 배후로 지목하는)태영건설과 SBS는 저희한테 전화온 적도 없었는데 검찰 조사를 받으라니..”라고 토로했다. 김 조합장은 “조선내화만 보고 그 뒤에 살고 있는 사람은 왜 아무도 봐주질 않냐”며 “이 동네는 아직도 재래식 화장실을 쓰고, 병원도 약국도 목욕탕도 없다. 아파트 지어 떼돈을 벌고 싶은게 아니라 남들처럼만 살고 싶다”고 호소했다. 문화재로 지정된 조선내화 옛 목포공장 터. 석면이 날려 지난해 건물 지붕을 철거해 뼈대만 남았다. (사진=김겨레 기자)
2019.01.24 I 김겨레 기자
김은성 작가 "평범한 어머니 생애가 대한민국 발자취죠"
  • 김은성 작가 "평범한 어머니 생애가 대한민국 발자취죠"
  • 김은성 작가(사진=애니북스).[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그해 전쟁이 일어나 몇 년이 갔나? 내가 시집가던 해에 해방이 됐으이까 전쟁이 오 년이 갔나. 내가 열옛 살에 전쟁이 났거든.”(‘내 어머니 이야기’ 중)평범한 어머니의 이야기는 곧 대한민국이 걸어온 역사이자 발자취다. 일제 강점기부터 한국전쟁을 온몸으로 견뎌온 한 여인의 일생에서 민족의 한과 아픔이 오롯이 읽힌다. 총 4권 세트로 구성된 만화책 ‘내 어머니 이야기’(애니북스)는 2008년 1권 출간을 시작으로 2014년 완간되었다가 절판됐다. 만화가인 딸 김은성 작가가 십 년에 걸쳐 어머니의 이야기를 녹취해 그려냈다. 출간 당시에도 한 사람의 생애를 통해 한국 근현대 백 년의 장면들을 그려낸 수작으로 평가받았다. 책은 지난해 ‘알쓸신잡’ 시즌3에서 ‘세상에서 사라져서는 안될 책’으로 언급되며 최근 순위 역주행을 시작했다. 재출간이 결정돼 지난달 말 예약 판매를 시작한 이후 3주 연속 알라딘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 김 작가는 “다시 사랑을 받아서 그저 감사할 따름”이라며 “‘내 어머니 이야기’가 널리 읽혀서 한국 근현대 여성과 남성의 삶을 더 많이 알게 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어머니 삶이 곧 역사의 현장‘놋새’라는 애칭을 가진 작가의 어머니는 일제 강점기에 태어났다. 일본군 위안부 징집을 피하기 위해 원치 않은 혼인을 하고 6.25 전쟁으로 피난민이 되어 남한에 정착을 하게 되는 과정이 생생하게 그려진다.“나이 마흔에 처음 만화를 시작했는데 내 이야기를 하기는 부담스러워 여성의 삶에 관심을 갖게 됐다. 주변에 있는 여성, 가장 가까이에 있는 어머니 이야기를 해보고 싶더라. 일단 어머니 이야기를 들어보니 재미가 있어서 시작했는데 연재를 하다보니 기간이 오래 걸렸다.”처음부터 한국 현대사를 그리고자 한 건 아니었다. ‘잔치가 무시기 좋은 일로 하는 기 아이라, 군인 끌려나가면 살아 돌아올지 모르이까 하는 거야. 군인 끌려나가는 집이서 잔치를 하는 거야.’ 어머니의 구슬에서 나온 삶의 과정은 곧 역사의 현장이었다. “어머니가 기억력이 좋고 관찰력이 굉장히 좋으시다. 역사책에서 봤던 것들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가 나오니까 듣는 내내 지루하지 않았다. 엄마가 아직도 새벽이면 놀라서 깨어나 가슴을 쓸어내릴 때가 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현재의 삶을 있게 한 엄마의 생애를 그려보기로 결심했다.”△“평범한 모두의 삶 소중해”혼란했던 시대를 겪었던 만큼 가슴 아픈 이야기도 곳곳에 나온다. 그 중 외할머니와 헤어지던 날의 이야기는 특히 가슴이 아프다.“엄마에게 60년이 지나도 잊히지 않느냐고 물어보니 ‘60년이 지나니까 더 기억이 난다’고 하더라. 시간이 지나면 잊혀져서 마음이 편해지실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서 나도 마음이 아팠다. 엄마가 남한으로 피난 내려올 때 외할머니랑 잠깐 헤어지는 줄 알고 인사를 하는 장면이 있다. 외할머니가 나무 아래서 손을 흔들고 서 있는 장면을 그릴 때는 나도 눈물이 나왔다. 지금 봐도 굉장히 슬픈 장면이다.”김 작가는 어머니의 생애를 기록한 책이라 특히 애착이 간다고 했다. 아직 제목을 정한 건 아니지만 차기작도 준비 중이다. “우리의 역사 중 가장 격동의 시기를 겪어온 평범한 엄마의 생애를 기록하는 것의 가치는 평범한 것이 아니다. 특별한 분이 아닌 모든 분의 인생이 소중하다는 의미를 전하고 싶었다.”
2019.01.23 I 이윤정 기자
스트레스. 음주.운동 부족이 여성 척추건강을 위협
  • 스트레스. 음주.운동 부족이 여성 척추건강을 위협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어느덧 새해 첫 달의 절반이 지나고 있다. 저마다 새해를 맞이해 세운 계획들을 잘 이행하고 있는지 점검해볼 시기다. 새해 목표에서 다이어트와 금주, 흡연은 빼놓을 수 없는 단골메뉴다. 연말연시의 마음가짐이 이어지고 있지 않을 가능성이 높지만, 직장인 여성들이라면 새해에 계획했던 건강 관리 목표를 다시 마음에 새기는 것이 좋다. 우리나라 여성들은 사회 곳곳에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고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직장과 가정의 양립이라는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러한 현상은 여성의 건강을 위협한다. 직장과 가정 내 스트레스가 음주로 이어지고, 근골격계 질환을 야기하기 때문이다. 적절한 운동은 근골격계 질환을 예방하는데 매우 효과적이지만, 하루 24시간이 모자란 여성들이 운동을 통해 건강관리를 하는 일은 언감생심이다. ◇ 직장·가정 내 스트레스 음주로 이어져 ‘여성 골다공증’ 원인최근 주 52시간 근무제의 시행으로 직장 내 회식도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음주율도 떨어지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남성의 경우 여전히 음주율은 높지만 감소 추세에 있다. 하지만 여성의 음주율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14일 통계청의 ‘2018년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8년 기준 1년 동안 술을 한 잔 이상 마신 남성은 77.4%, 여성은 53.4%였다. 2016년과 비교하면 술은 마신 이들의 비율이 남성은 1.6%포인트 하락했지만 여성은 1.1%포인트 상승했다. 절주나 금주를 시도한 여성들도 있지만, 실패하는 경우도 있다. 이 때 여성은 ‘스트레스 때문에(34.7%)’, ‘사회생활에 필요해서(34.4%)’ 술을 줄이지 못했다.이와 함께 여성 골다공증 환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13년 74만9001명에서 2017년 85만800명으로 약 10만명 증가했다. 보통 골밀도는 35세에 최고치에 도달한 후 매년 감소한다. 여성의 경우 50세 전후 폐경이 되면서 매우 빠른 속도로 골밀도가 줄어든다. 이러한 이유로 골다공증은 중년 이후 여성에게 발생하는 질환으로 인식된다. 하지만 최근에는 스트레스, 음주, 수면부족, 등으로 젊은 직장인 여성들 사이에서도 골다공증이 발견되고 있는 실상이다.음주와 스트레스는 골다공증을 유발하는 원인이다. 알코올이 체내로 흡수되면 간에서 비타민D 합성을 방해해 소변을 통한 칼슘 배출을 촉진하고 골밀도 감소도 유발한다. 비타민D는 칼슘 대사를 조절해 뼈의 건강을 유지하는데 관여한다. 스트레스가 심할 경우에는 부신피질 호르몬이 과다 분비돼 골밀도 감소로 뼈가 약해질 수 있다.한창 자생한방병원 원장은 “골다공증을 피하기 위해선 우선 과도한 음주를 삼가야 한다. 또 평소에 짠 음식을 피해 염분과 함께 칼슘이 소실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 좋다”며 “시간을 내기 어렵겠지만, 1주일에 두 번은 15분 이상 햇볕을 쬐어 비타민 D를 충분히 합성해야 한다”고 말했다.최근에는 한방 천연물인 천수근의 주요 성분인 ‘하르파고사이드’가 골다공증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져 천연물 골다공증 치료제 개발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와 서울대 천연물과학연구소의 공동연구에 따르면 하르파고사이드는 물질이 뼈의 생성과 재생에 관여하는 조골세포의 골 형성을 유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쉴 시간 없는 직장 여성…퇴행성 관절염에 속수무책퇴근 후에도 집안일로 쉬지 못하는 여성들은 관절 질환에도 자유롭지 못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4년 기준 맞벌이 여성의 하루 평균 가사노동 시간은 3시간 13분이다. 직장인 여성들은 집에 돌아와서도 설거지, 청소 등 집안일에 시달리고 있다는 뜻이다. 가사노동으로 인한 대표적인 근골격계 질환은 관절염이다. 그 수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13년 231만8094명이었던 여성 퇴행성 관절염 환자는 2017년 256만3295명으로 약 24만명 증가했다.연령대로 살펴보면, 여성 관절염 환자의 수는 30대에 약 5만7000명이었으나 40대에 이르러서는 약 19만명으로 3배 이상 증가한다. 이는 오랜 세월 누적된 반복적인 가사노동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또 여성은 남성에 비해 근육량이 적어 퇴행성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이유도 있다.한방에서는 퇴행성 관절염 치료에 추나요법, 약침치료, 한약 등 한방통합치료를 실시한다. 우선 비틀어진뼈와 근육, 인대를 추나요법으로 바로 잡는다. 이후 순수한약재 추출물을 활용한 약침을 주입해 통증을 잡고 염증을 제거해 통증을 제거한다. 또 뼈와 연골을 강화시키는 한약으로 뼈의 퇴행을 방지하고 관절염 악화를 막는다.◇신체 활동 시간도 부족…운동이 근골격계 질환 예방해근골격계 질환의 예방과 치료를 위해선 규칙적인 신체 활동이 중요하다. 적당한 운동은 근육과 인대를 강화하고 골밀도를 상승시키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쁜 현대인 여성들은 운동할 시간 조차 부족하다. 한국 사회에서 운동하는 여성들이 적어지고 있는 이유다.2015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지표로 보는 한국 여성의 건강행태’에 따르면 여성의 중증도 이상 신체활동 실천율(최근 1주일 동안 격렬한 신체활동을 1회 10분 이상, 1일 총 20분 이상, 주 3일 이상 실천한 비율)은 2005년 26.1%에서 2010~2012년 16.4%로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근골격계 질환을 예방하는 운동은 다양하다. 그 중에서도 체중 부하 운동은 폐경 전 여성의 골밀도를 높이는데 효과적이다. 폐경 후 여성의 경우에는 골밀도 저하를 늦출 수 있다. 체중 부하 운동에는 맨손체조, 걷기, 조깅과 가벼운 근력 운동이 좋다. 운동 강도는 비교적 가벼운 강도와 보통 강도 사이의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 운동 시간은 최소 20분 이상으로 일주일에 3일 이상 실시해야 효과가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운동만으로도 골다공증과 퇴행성 관절염 등 근골격계 질환을 쉽게 예방할 수 있다.운동할 시간을 내지 못하는 경우에는 ‘제대로 걷기’를 추천한다. 어깨와 등은 곧게 펴고 양 팔을 흔들면서 걸으면 전신운동 효과도 있고 척추의 균형을 맞추는데도 좋다. 걷는 동작은 습관이기 때문에 의식적으로 올바른 자세로 걷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한창 원장은 “근골격계 질환의 경우 아프기 전에는 굳이 병원을 찾지 않는다. 특히 골다공증은 골절이 되고 나서야 질환을 인지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이유로 많은 환자가 상태가 악화된 후 병원을 찾는다”며 “여성은 나이가 들수록 급격한 호르몬의 변화로 근골격계 질환을 겪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일상 속에서 건강 관리에 관심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일상 속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걷기운동.
2019.01.14 I 이순용 기자
공인중개사協 새 수장 박용현 "중개보수 자율화 추진"
  • [인터뷰]공인중개사協 새 수장 박용현 "중개보수 자율화 추진"
  • 박용현 회장[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협회 역사상 가장 큰 표차로 당선된 것은 민의가 반영된 결과라고 생각한다. 회원들의 뜻을 가슴깊이 담아서 열정을 쏟아내겠다.”지난 8일 이뤄진 제12대 공인중개사협회장 선거 투표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어 제12대 한국공인중개사협회장에 당선된 박용현 전 경기남부지부장은 당선 소감을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박용현 신임 회장은 11대 회장 임기가 끝나는 오는 15일부터 12대 회장으로서의 공식 업무에 들어간다. 공인중개사협회는 전국 10만여명의 개업공인중개사를 회원으로 두고 있는 부동산 관련 최대 법정단체다. 박 회장은 이번 선거에서 △무료연수교육 전국 확대 △자격시험 상대평가 관철 △공제료 인하 추진 △정보망 개편 △중개보수 현실화 추진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는 “중개보수는 자율화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현재 중개보수 협의 과정에서 분쟁이 많이 발생하고 있는 주택부문에 한해서는 고정요율 체계로 바꿔야 다툼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박 회장은 “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인해 부동산시장이 많은 영향을 받고 있는데 정부 정책에 반하는 건 있을 수 없다”며 “시장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협회 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는 뜻이다.그는 그간 협회 내부 갈등을 봉합하고 전체를 포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선거가 끝나면 후유증이 생기는데, 이는 리더가 포용력이 있어야만 해결할 수 있다”며 “올바른 생각을 담아 내는 것이 다함께 갈 수 있는 통합의 리더십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박용현 신임 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당선 소감은?△협회 역사상 가장 큰 표차로 당선이 된 것은 민의가 반영된 결과라고 생각한다. 회원들의 뜻을 가슴깊이 담아서 열정을 쏟아내겠다. 어제 밤 11시40분쯤 당선이 확정돼 중앙회에서 당선증을 받고 집에 오니 새벽 3시였다. 임기는 오는 15일부터다. -중개업계가 정부 규제 여파로 거래 절벽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협회 차원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나?△정부 정책에 반하는 건 있을 수 없다. 정부 정책에 따라 가격이나 거래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대출 규제 강화 등의 여파로 부동산시장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어려울 것이다. 푸는 방법은 생각해봐야겠다. 협회 힘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세수 등을 생각하면 이 문제는 정치권의 힘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지난 11대 때 협회 내부 갈등이 많았다. 12대 시작부터 협회의 통합이 중요해보인다.△가장 중요하다. 이번 선거는 역대 어떤 선거보다도 압승을 했기 때문에 회원들의 민의가 반영됐다고 생각한다. 선거는 끝나면 후유증이 생기는데, 후유증은 리더가 전체를 다 포용할 수 있는 포용력이 있을 때 해결할 수 있다. 올바른 생각을 담아 내면 다함께 갈 수 있는 통합의 리더십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공약 이행 계획이 궁금하다. 중개보수 현실화는 어떤 식으로 추진할 생각인가?△중개보수는 자신의 노력이나 용역의 대가로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자율화해야 한다. 다만 주택부분에 있어서는 고정요율로 해서 주민과 중개사간 다툼을 없앴으면 좋겠다. 과거 2015년에 경기도에서는 고정요율화하는 방안이 도의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바 있다. 여건이 된다면 주택부문에 한해서는 고정요율로 하고 그 외에는 중개보수를 자율화하고 싶은 소망이 있다.-공인중개사가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는 연수교육이 현재 경기도만 무료로 하고 있다. 연수교육 무료를 전국으로 확대하겠다고 공약했는데 어떻게 추진할 생각인가?△공인중개사법 34조2항에 ‘국토교통부 장관, 시·도지사 및 등록관청은 개업공인중개사 등이 부동산거래사고 예방 등을 위해 교육을 받는 경우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필요한 비용을 지원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실제로 연수교육의 주요 내용이 거래사고 예방과 관련된 것이다. 거래사고가 예방된다고 하면 이는 곧 국민들을 위한 것이다. 국토교통부에서 국민들의 거래 안전을 생각해 협조 공문만 내려줘도 각 시·도에서는 정말 시·도민들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확신한다.-자격시험 상대평가 관철도 공약했다. 어떻게 추진할 계획인가?△현재 공인중개사가 약 42만명 된다. 국민 전체로 보면 130명 중 1명이 공인중개사라고 할 만큼 과포화돼 있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계속 많은 자격사를 배출하는 것은 여러가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중개사의 질을 높이고 국민 재산권을 보호하는 차원에서도 상대평가로 바꿔 합격인원을 제한해야 된다고 생각해 공약했다. 정부도 충분히 인식하고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라 생각한다. 국토부에서 결정해야 하는 문제다. -공제료 인하는 가능한가? △공제는 상호 부조의 개념이다. 지금 협회 공제료가 높은 이유 중 하나는 공제사고가 나서 지출을 하면 구상권을 행사하는 게 30% 수준밖에 안되기 때문이다. 공제사고를 내면 본인이 그 부분에 책임을 진다는 인식을 심을 것이다. 구상권 행사가 더 많이 늘어나면 본인의 책임이 더 강화되니 거래사고도 훨씬 더 줄어들 것이다. 이를 통해 공제료 지출이 줄어들면 시간이 지나면서 나아질 것이다. 구상 회수가 잘 되도 다른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2019.01.09 I 성문재 기자
  • [작심7일]SNS 끊기...해방감보다 소외감이 더 컸다
  • 눈물을 머금고 카카오톡을 삭제하는 화면 갈무리 (사진=스냅타임)얼마 전 KT 아현지사 화재로 신촌에서 고생한 적이 있다. 순식간에 디지털세상 속 원시인이 돼 덩그러니 남겨진 기분이었달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없이 내가 얼마나 무능력한 사람인가를 몸소 체험했다. 새해도 왔으니 극복 좀 해보자는 마음으로 SNS 끊기에 도전했다. 애플리케이션을 삭제하기 전까지 수많은 걱정이 뇌리를 스쳤으나 막상 삭제하고나니 친하지 않은 지인들, 회사 업무 단체카톡방 등 관계의 늪에서 해방되는 느낌이 들어 홀가분했다. 문자로 먼저 연락 준 고마운 사람들 (사진=스냅타임)12월 31일 첫날부터 고비가 시작됐다. 자정을 넘기고 2019년이 되니 새해 인사를 보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메시지라도 보내려고 전화번호부를 뒤졌지만, 번호가 없었다. 카톡 친구는 700명이 넘었지만, 전화번호부에 남은 연락처는 200개 뿐이었다. 고맙게도 문자로 먼저 연락이 온 친구들이 있어 외롭지 않았다. 앱 다운을 말리는 주변 사람들에 고통스러워하는 기자 (사진=스냅타임)진짜 고비는 1일 연휴가 끝난 출근 시간에 왔다. 기자의 집부터 회사까지는 1시간 30분 거리. 카카오톡과 인스타그램 등 SNS를 확인하는 게 출근길 유일한 낙이었다. 그 긴긴 출근 여정을 멍청히 서 있는 채 보내야 했다. 도저히 견딜 수 없어 삭제한 앱을 다시 내려받고 인증번호까지 받아버렸지만 말리는 주변 사람들의 성화로 겨우 유혹을 이겨냈다. 이 세상 슈퍼 울트라 아싸(아웃사이더)가 된 듯한 기분이었다. 문자로 그림 맞추기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사진=스냅타임)그나마 문자 기능이 기자를 살렸다. 아이폰 사용자인 기자는 아이폰 단체문자 기능으로 외로움을 달랬다. 평소에는 거들떠도 보지 않던 문자 기능에 대만족하며 친구들과 그림 맞추기를 하고 이모티콘을 스스로 그려 보내며 자급자족 SNS 삶을 살았다. 충전 없이 배터리를 44시간이나 사용한 이례적인 일 (사진=스냅타임)나흘 정도 지나자 틈틈이 보던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이 없어도 어색하지 않았다.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습관처럼 하던 핸드폰 충전을 안 하는 자신까지 발견할 수 있었다. 44시간 동안이나 핸드폰 충전을 하지 않아도 문제 없었다. 비록 공지 전달이 안 돼서 회의 시간을 나만 몰랐다는 불편함도 있었지만, 곧 내 모습에 익숙해졌다. 업로드 할 사진을 찍는데 주력한 결과물 (사진=스냅타임)기자가 불편하다고 생각하지만, 지속해서 연락이 오는 지인이 있다. 그 지인은 기자의 연락처를 모르고 SNS가 없으니 연락이 오지 않았다.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문득 찾아오는 공허함은 그 연락조차 그립게 만들었다. 대신 일주일 도전이 끝나자마자 마음껏 SNS에 게시물을 업로드할 생각으로 일상 사진들을 찍는데 주력했다. 음식 개당 기본 10장은 찍은 것 같다. 12월과 1월의 전화, 문자 사용량 비교 표 (사진=스냅타임)전 달 같은 기간에 비해 확연하게 늘어버린 문자와 전화량은 지난 일주일 간 소외감과 공허함에서 벗어나려 발버둥 친 흔적이다. 불편한 사람과의 연락, 수많은 인간관계가 주는 심리적 피로감에선 해방됐지만 세상과 단절된 느낌이 더 컸던 한 주였다. 고로 기자는 ‘개인의 선택’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선택에 따른 책임을 다짐하며 일주일 체험을 마친 6일 자정이 되자마자 삭제했던 어플들을 복구했다.[전이슬 인턴기자]
2019.01.09 I 전이슬 기자
  • [스냅타임] [작심7일]귀찮고 불편함 연속..버스 탈때는 요금 두배
  • ‘카드 공화국’에서 현금 10만원으로 일주일 살아보니카드 없다고 해서 돈 아끼는 건 아니야…그냥 돈 잘 쓰고 쉽게 행복 할래요.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월급은 통장을 스쳐갈뿐‘잘 가요. 잠시나마 행복했어요.’ 평소 생각 없이 카드를 긁는 탓에 월급은 통장을 스쳐 지나가고 곧 ‘텅장’(텅 빈 통장)이 된다. 황금 돼지해를 맞이해 소비습관을 점검하고자 카드를 쓰지 않고 현금만 쓰기로 다짐했다.'돈 없이 돈 쓰는 사회'에서 살아남기 바야흐로 ‘카드 공화국’이다. 카드 한 장이면 오프라인부터 온라인까지 ‘만사 오케이’다. 카드를 미리 등록해놓고 지문 인식 혹은 간단한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욕심나는 상품은 바로 내 것이 된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도 미리 충전해둔 교통카드나 후불 결제 카드만 있다면 서울 시내가 나의 발아래다. ‘돈 없이 돈 쓰는 사회’에서 현금으로만 살아남는 일은 고달팠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첫날은 복고 감성 가득먼저 1주일을 살아남기 위해 10만 원을 찾았다. 첫날은 괜찮았다. 익숙하지 않았던 현금 사용하기를 하니 뭔가 특별해진 느낌이었다. 복고풍 감성이랄까. (사진=이미지투데이) 천 원만..그러나 며칠도 지나지 않아 '10만 원이면 충분하겠지'란 예상이 오산이었음을 깨달았다. 순식간에 기자는 ‘빚쟁이’가 되어 있었다. 카드 대신 현금을 사용한다고 소비 욕구가 줄어드는 건 아니었던 것이다. 초반에는 지갑에 현금이 두둑히 있으니 든든했다. 현금이 급히 필요한 친구들에게 기자는 ATM 기기였다. 심지어 친구들은 '카카오톡'으로 돈을 갚았다. 매일 점심값, 커피값, 술값 등을 지출하며 정신 차려보니 돈이 없었다. 결국 나중에는 집에 갈 돈이 모자라 지인들에게 천 원씩 빌리는 일이 부지기수가 되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현금 너무 귀찮아 엉엉두번째로 맞닥뜨린 고비는 ‘귀찮음’이었다. 카드 한 장이면 끝나는 결제 과정이 거스름돈을 받고 현금을 정리해야 하는 과정으로 늘어나니 여간 번거로운 것이 아니었다. (사진=스냅타임) 일회용 교통카드 발급받는 중출퇴근할 때마다 지하철 일회용 교통카드를 발급받는 게 특히 고역이었다. 현장 취재 한 번 나갈 때마다 “얘 기다려줘야 해~” 하며 동료들이 삼삼오오 기다려야 했다. 설상가상으로 알림판에 지하철이 곧 도착한다고 알림이 뜰 때면 초조한 마음에 교통카드 자판기 앞에서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 번번이 지하철을 놓치기 일쑤였다.버스를 이용하는 것은 더더욱 쉽지 않았다. 텅텅 비어 있는 교통카드 인식기 옆 동전함에 현금을 넣어야 하는 민망함은 둘째 치고 환승 할인마저 안 돼 이중으로 교통비가 들어갔다. 교통카드로 2500여원이면 갈 수 있는 경기도의 본가를 4000여원을 지불해 가야만 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술 먹은 다음날 전 날을 회상중“혹시 내 돈 훔쳐갔어?” 세 번째 날은 술 약속이 있었다. 다음날 지갑을 열어보니 현금의 절반이 없었다. 얼마를 쓴 건지 기억이 안 났다. 친구에게 물어보니 대충의 가격을 알려줬다. 다행히 누가 훔쳐간 건 아니었다. 카드 사용은 휴대전화로 바로 알림이 와 다음날 일어나서 바로 후회할 수 있다. 하지만 현금 사용은 영수증을 받지 않으면 정확한 가격은 영원히 미궁 속으로 빠져버린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넷플릭스가 끊긴 절망더욱 절망적으로, 하필 카드를 사용하지 않는 기간동안 넷플릭스 정기 결제일까지 찾아왔다. 눈물을 머금고 정기 결제마저 취소했다. 그날 이후 하루가 참으로 길었다. (이미지=스타벅스)“저는 현금이 있는데요…” 스타벅스를 가니 ‘현금 없는 매장’ 팻말이 붙어 있었다. ‘현금 없는 매장’에서 현금만 있는 사람은 스타벅스 카드를 충전해 사용해야 한다. 스타벅스 카드도 카드라 커피 한 잔 구매 못하고 쓸쓸히 퇴장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카드 최고! 만세!점차 익숙해질 줄 알았던 현금 사용은 날이 갈수록 더욱 불편했다. 카드 결제를 기반으로 하는 온라인 주문 과정에서도 곤란을 겪어야 했다.딱 하나 좋았던 점은 길을 걷다 현금이 없어 붕어빵 못 사먹을 일은 없었다는 것. 그래도 두 번은 못할 것 같다. 그냥 돈 잘 쓰고 쉽게 행복하련다.
2019.01.09 I 김정은 기자
"'이번엔 다르다' 착각이 금융위기 불러…文정부, 위기의식 가져야"
  • "'이번엔 다르다' 착각이 금융위기 불러…文정부, 위기의식 가져야"
  • 전광우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초대 금융위원장)은 “과거부터 금융위기의 근본 원인은 부채였다”며 “한국도 강 건너 불구경할 상황은 아니다”고 했다. 사진=방인권 기자[이데일리 김정남 김정현 기자]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인 케네스 로고프와 카르멘 라인하트. 세계적인 두 경제 석학이 함께 집필한 한 책은 학계에서 오랜기간 회자되는 명저다. ‘This time is different(이번에는 다르다)’. 과거 800년간 66개국에서 발생한 크고 작은 금융위기를 집대성한 책이다.메시지는 간단하고 명확하다. 반복되는 위기가 아무리 다르게 보일지라도 결국 패턴이 있다는 것. 그리고 사람들은 호황기 때마다 ‘이번에는 다르다’고 착각한다는 것. 이 두 가지다. “로고프와 라인하트가 말하고자 하는 결론은 과거부터 금융위기의 근본 원인은 대체로 부채 문제였다는 겁니다. 국가든 기업이든 가계든 다 마찬가지이지요. 한국도 강 건너 불구경할 상황은 아닙니다.”초대 금융위원장 출신의 전광우(69)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은 국제금융 1세대로 통한다. 로고프와 라인하트도 과거 세계은행에서 함께 일했던 동료 경제학자다. 전 이사장은 올해 1월1일자로 세계경제연구원장을 맡았다. 연구원 설립자인 사공일 전 재무장관은 전 이사장을 두고 “국제금융 네트워크를 가진 인사”라고 했다. 그런 전 이사장이 주목하는 올해 세계 경제 키워드는 ‘빚’이다. 로고프와 라인하트의 저서를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전 이사장은 “한국 경제가 안고 있는 가장 폭발력 있는 리스크는 가계부채”라고 했다.이데일리는 지난 27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집무실에서 전 이사장과 신년 인터뷰를 했다.◇“이번에도 다르지 않다는 게 결론”-‘이번에는 다르다’ 제목이 흥미롭다.△그 저서의 결론은 반대로 ‘이번에도 다르지 않다’이다. 과거 800년간 리서치의 양이 얼마나 방대했겠나. 그런데도 결국 위기의 근본 원인은 부채, 즉 부채가 누적되면서 외부 자본이 과도하게 유입되면 곧 금융위기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거다.-한국도 부채 문제가 있다.△한국은 15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가 문제다. 강 건너 불구경할 상황이 아니다. 국내 성장 모멘텀이 약화되고 대외적으로도 리스크가 커지는 와중에 가계부채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 우리가 안고 있는 가장 폭발력 있는 리스크는 가계부채라고 봐야 한다.-최근 신흥국 금융 불안도 빚이 원인이다.△그렇다. 아르헨티나와 베네수엘라처럼 위기를 경험한 나라들의 특징은 경상 적자, 재정 악화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한국이 당장 유동성 위기 같은 급성질환을 겪을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신흥국 불안이 던지는 시사점은 심각하게 봐야 한다.-급성질환이 무엇인가.△재정 건전성이 위기에 있어 핵심 요인이다. 특히 베네수엘라가 포퓰리즘 정책이 문제가 됐다. 과도한 부채는 위기를 촉발할 수 있는 가장 위험한 신호라는 점에서 시사점이 상당하다. 되새겨볼 만한 교훈이다.-중국 경제는 어떤가.△중국 역시 부채가 문제다. 중국 지방정부의 부채는 파악조차 안돼 통제하기 어려울 정도라는 걱정을 많이 한다. 금융 취약성이 이미 실물경제로 전이되고 있다. 그만큼 실물경제가 좋지 않은 거다. 내년 중국의 성장률 전망이 6% 정도다. 해외 투자자들은 중국 경제를 만만치 않게 보고 있더라.-중국을 보고 빚으로 쌓은 성장이라고들 한다.△중국은 부동산 버블이 가장 심한 나라다. 대도시 근처의 집값 거품은 과거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이 시작될 때보다 더 심하다. 파괴력이 엄청날 것이다. 그런데도 실물경제가 좋지 않다보니 중국 인민은행은 오히려 돈을 풀고 있다. 세계 대다수 나라들이 돈을 조이는 정책을 하는 것과 반대로 가고 있다.-부채 문제의 해법은 무엇인가.△국내 가계부채가 1500조원이다. 빚 상환이 어려운 저소득자를 위해 정부가 대책을 세운다는 건 근본 대책이 아니다. 결국은 경제가 살아나야 한다. 고용이 늘고 소득이 늘어 부채를 갚을 여력이 생기면 부채는 준다.전광우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이 지난 27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집무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적극적인 선제대응이 중요”-10년 전 금융위기를 돌아본다면.△ 2007년부터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가 부실해져 부동산 버블 조짐이 있었다. 모든 위기에는 사전 징후가 있다. 그래서 적극적인 선제 대응이 매우 중요하다. 최근 10년은 과도한 부채 등으로 인한 위기의 상시화 시대라고 볼 수 있다.-문재인정부는 잘 대응하고 있나.△지금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선제 대응은 무엇보다 경제의 체질과 체력을 높이는 일이다. 독감이 돌 때 걸리지 않으려면 체질이 튼튼해야 한다. 그런데 요즘 기업 활력은 떨어지고 있고, 경제 전반은 위축되고 있다.-구조적으로 경제 활력이 처지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그렇다. 구조적이고 중장기적인 만성질환 위기다. 만성질환은 급성질환에 비해 이해관계가 다른 세력간 갈등이 심하고 확실하고, 위기 극복을 위한 정부의 의지가 약해질 수 있어 더 심각하다. 성장 없는 경제로 간다는 점을 정부는 위기 상황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런 때 위기라고 생각하지 않는 건 큰 문제다.-무엇부터 해야 하나.△경제정책 기조를 변화해야 한다.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이 위협받고 있다. 세계적으로 앞서가는 반도체도 이미 둔화하고 있다. 새로운 먹거리,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데 노력을 집중해야 할 시점이다.-최근 카풀 논란은 어떻게 보나.△모든 개혁은 이해상충의 문제가 생긴다. 과거 산업혁명 때도 있었던 문제다. 새로 진입하는 사람 때문에 기존에 있던 사람이 피해를 보는 것이다. 그래도 역사적인 교훈은 있다. 패러다임 변혁기에 적극적으로 변화에 적응하고 앞서 가야 나라 경제에 이득이라는 점이다.-정치적으로 쉽지 않은 결정이다.△패러다임이 변하는 시기다. (변화에 늦으면) 자칫 밀려날 수 있다. 절박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그 과정에서 당연히 반대할 수 있지만, 정부가 용기를 갖고, 설명하고 이해시키고 동참하게 해야 한다. 피해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방안을 내야지, 일부 반대 때문에 손놓고 있을 수는 없다. ◇“패러다임 변혁기, 절박해져야”-중요한 시기에 중책을 맡게 됐다.△세계경제연구원의 설립목적이 세계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하는 것이다. (국제금융 네트워크를 활용해) 한 달에 평균 한두번씩 세계적인 석학들을 모시고 얘기를 들으려 한다. 이번달에는 세계적인 경제 예측가인 앨런 사이나이 디시전 이코노미스 회장과 높은 수익률을 자랑하는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의 김수이 아시아·태평양 대표를 초청할 계획이다.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 교수도 3월에 온다.-거시경제 외에 다른 분야는 없나.△경제 패러다임 변혁기다.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핀테크 리더나 인공지능(AI) 전문가를 초청할 수도 있다. 각 경제 분야마다 연계성이 강화되고 있다. 포괄적이고 융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전광우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이 지난 27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집무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2019.01.03 I 김정남 기자
고객 만나려면…디지털 세계로 가라
  • [김지현의 IT세상]고객 만나려면…디지털 세계로 가라
  • [김지현 IT 칼럼니스트]1990년대 매일 아침마다 배달되는 문 앞의 신문지를 통해 간밤의 세상 돌아가는 소식을 듣고, 밤 9시 거실에 모여 앉아 TV 뉴스를 통해서 하루 동안의 주요 이슈를 보았다. 언론사와 공중파 방송사가 미디어 시장의 주도권을 잡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언론사는 포털이, 방송은 유튜브가 대체한지 오래다. 아니 이제는 인스타그램, 스냅챗, 틱톡과 같은 새로운 인터넷 미디어가 우리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 있다. 이제 우리는 더 이상 언론사가 배달해준 신문지를 읽지 않고, 방송사가 제한된 시간에 송출해주는 한정된 뉴스에 얽매이지 않는다. 카카오톡과 페이스북이 다양한 시각의 콘텐츠를 시공간의 제약 없이 쏟아내면서 이전보다 더 풍성하며 다채로운 미디어 소비를 하고 있다. 비단 미디어 시장만 그런 것이 아니다. 20년 전 동네에 어김없이 존재하던 만화방, 비디오 대여점, 서점, 레코드판 가게 역시 웹툰, 넷플릭스, 리디북스, 멜론 등으로 대체되고 있다.◇아파트마다 있던 상가수첩, 배달의민족으로 대체 분절된 시공간의 한계 속에서 파편화되어 존재하던 사업들이 디지털화의 가속으로 인해 통합되고 있다. 전국구로 존재하던 부동산은 직방, 다방으로 통합되고, 전국의 아파트마다 있던 상가수첩은 배달의 민족으로 대동단결되고 있다. 지방별로 있던 콜택시, 대리운전은 카카오T로 통일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결국은 사용자, 소비자와의 접점을 하나로 일치시킨 결과이다. 마치 웹에서 포털이 인터넷의 관문으로서 모든 웹 사이트를 안내하는 첫 길잡이 역할을 했던 것처럼, 각 분야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이 오프라인 사업의 출발지가 되었다. 이들 앱이 음악을 듣고, 만화를 보며, 방송을 보는 게이트웨이를 넘어 택시를 부르고, 대리를 부르고, 집을 구하고, 배달 음식을 주문하는 시작점이 되고 있다.이렇게 고객과 첫 만남의 시작이 하나로 통일되면서 작은 규모로 분절된 고객 접점을 보유한 기존의 유통망과 공급사들의 기득권은 해체되고 있다. 카카오 T는 택시는 물론이거니와 카카오가 제휴를 맺어 운영하는 리무진을 호출할 수 있는 카카오 블랙, 대리기사 호출 서비스를 통합 제공하고 있다. 주차와 카풀 서비스의 신청까지도 가능하다. 교통, 차량 관련 서비스의 원 스톱 토털을 지향하고 있다. 배달의 민족은 상가수첩을 전국구로 확대해 동네 맛 집은 물론이거니와 배달을 해주지 않던 레스토랑 음식마저도 배달해주는 배민라이더스 서비스까지 확대해 제공하고 있다. 토스는 주요 은행의 계좌 잔액을 통합해서 보여줄 뿐 아니라 송금 서비스를 넘어 보험, 대출, 해외 주식 투자, 카드 청구 내역과 내게 맞는 카드와 자산관리 서비스를 추천해주기도 한다.◇‘11번=MBC’는 옛말…유튜브·넷플릭스에 빠진 시청자들 포털에서 뉴스를 볼 때 우리는 더 이상 그 기사의 발행처가 조선일보인지, 한겨례신문인지 눈여겨보지 않는다. 매일 아침마다 하나의 브랜드로 묶여서 배송되던 기사 꾸러미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언론사의 기사들은 갈가리 찢겨져 실시간 이슈 검색어와 포털 대문에 나열된 제목으로 배열되어 진다. 우리는 네이버와 카카오, 페이스북 등에서 뉴스를 소비하고 이 서비스 브랜드를 언론사처럼 여긴다. 이제 더 이상 어떤 신문사의 기사를 구독한다고 하지 않고, 어느 사이트에서 뉴스를 보느냐고 이야기한다. 신문사와 잡지는 이들 뉴스 유통 사이트에 콘텐츠를 만들어 제공하는 공급사로 전락했다. 독자적인 고객 접점을 잃어버린 지 오래다. 그러한 현상이 방송으로 이어져 이제 ‘11번=MBC’라는 공식으로 방송사의 프로그램을 소비하지 않고, 유튜브에서 카카오TV에서, 넷플릭스에서 검색과 추천을 통해서 프로그램을 만나고 있다. 리모컨으로 번호를 누르고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며 방송을 보던 우리 습관은 서서히 스마트폰에서 앱을 이용하거나 AI 스피커를 이용한 음성 검색으로 바뀌어가고 있다.카카오 T와 같은 모바일 승차 플랫폼은 기존의 택시리무진카풀을 통합한 서비스로 고객의 환영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가속…새 고객 접점 찾아야 미디어와 콘텐츠만 그런 것이 아니다. 일상생활에서 소비자와 접점을 둔 여러 채널들이 온라인화 되고 있으며, 이 같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과정 속에서 새로운 유통 접점이 만들어지고 있다. 그리고 기존의 방식을 고수하던 중간자들은 사라지고 대체되고 있다. 또한 이 채널에 종속당한 회사들은 고객과의 접점을 잃어버리면서 공급사로 전락하고 있다. 통합 유통 채널은 더 많은 고객을 끌어들이고, 더 오랜 시간을 체류하도록 더 많은 서비스를 확장해서 제공하며 규모를 더욱 키워갈 것이다. 이 변화의 과정은 승자독식이라는 법칙을 만들어내 1위의 권력은 더욱 커져가고 기득권을 쥔 기존 기업들의 생존마저 위협할 것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기득권조차 없던 작은 공급사들은 더욱 더 힘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이러한 변화로 구조가 재편되는 과정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도 있다.고객과 접점을 잃어버리면 고객과 만날 수 없다. 고객과 관계 형성을 할 수 있는 채널이 없으면 그런 접점을 가진 유통망에 종속당하게 된다. 온라인으로 고객 접점을 갖춘 새 유통 채널은 디지털 데이터 기반으로 고객을 분석하고 서비스를, 사업을 고도화한다. 이 과정에서 더욱 고객과의 접점을 강화할 수 있는 고객 중심 경영을 하게 되고, 이는 곧 더 많은 고객 확보로 이어진다. 고객의 충성도 또한 높아진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서 승자 독식 구조가 생겨나는 것이다. 우리 산업에서 이렇게 새로 등장하는 고객과 접점을 밀착해가는 새로운 강자는 누구이고, 그들과 어떤 경쟁 전략을 가져가야 할지 고민하고 정리하는 것이 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의 중요한 축이다.
2018.12.27 I 최은영 기자
관례와 과욕 사이…정보위원장 들고 탈당한 이학재
  • [국회 말말말]관례와 과욕 사이…정보위원장 들고 탈당한 이학재
  • 18일 바른미래당 탈당 및 한국당 복당선언 뒤 바른미래당 지지자들의 항의를 받은 이학재 의원(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이학재 의원(3선, 인천 서구갑)이 국회 정보위원장직을 들고 바른미래당 탈당 및 자유한국당 복당을 감행하면서 한 주간 논란의 중심에 섰다. 18일 회견장에서부터 바른미래당 당원들의 거친 항의를 받았던 이 의원은 바른미래당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의 협공에 시달렸다. 그러나 그는 ‘관례’를 앞세우며 ‘버티기’ 중이다.◇이학재 “국회 관행” vs 김관영 “벼룩의 간 빼먹나”이 의원이 바른미래당 몫인 국회 정보위원장을 유지한 채 “한국당에 돌아가 보수의 개혁과 통합에 매진하겠다”고 탈당선언을 한 날, 바른미래당 지지자들이 “먹튀(먹고 튀다)하지 말라”고 막아서면서 기자회견장 일대는 아수라장이 됐다. 곧 진흙탕 싸움으로 이어진 정보위원장직 유지 논란의 서막이었다.이 의원은 “최근 당적변경과 관련한 여러 경우가 있었지만 한 차례도 당적변경으로 상임위원직을 사퇴한 사례가 없었다”며 “국회 관례대로 하는 게 맞다”고 유지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그러나 바른미래당에선 상임위원장직 사퇴를 강하게 압박했다. 손학규 대표는 17일 “절이 싫으면 절이 떠나는 것”이라면서도 “절에서 덮으라고 준 이부자리까지 가지고 가는 경우는 없다”고 이 의원에 일침을 놨다. 김관영 원내대표도 집요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18일엔 “정보위원장 자리는 자기정치하는 자리가 돼선 안 된다, 상임위원장직을 놓고 가라”고 공개 요구했다. 다음날엔 당적 변경시 국회 상임위원장을 사퇴했던 ‘전례’들을 들어 이 의원을 반박했다. 그는 “2016년 진영 의원이 새누리당을 탈당해 민주당에 입당하면서 국회 안전행정위원장 사임계를 냈다”고 상기시켰다. 기자들과 만나서는 “과거 소수당에서 거대정당으로 옮기면서 상임위원장을 가져간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며 “벼룩의 간을 빼먹지”라고 격앙된 모습도 보였다.한국당과 나경원 원내대표를 향해서도 “이 문제를 명확하게 해결하지 않으면 한국당과의 업무공조를 심각하게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20일엔 “오늘을 마지막으로 더이상 언급하지 않겠다”며 “정보위원장 자리는 당의 몫이지, 정치인 개인의 전리품이 아니다”라면서 “욕심을 버리고 양심을 회복하시라”고 일갈했다.김정화 대변인은 “껍데기는 가라, 그리고 본래 자기 것이 아닌 것은 놓고 가라”고 촌평했다.민주당도 가세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한국당 복당 선물로 정보위원장직을 챙겨가겠단 건 국회의원으로서 도리가 아니다”라며 “최소한의 정치적 도리와 품격을 지켜달라”고 이 의원에 정보위원장직 사퇴를 촉구했다. 권미혁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최소한의 정치적 도의를 지켜달라”고 보탰다.◇‘이학재 구하기’ 한국당…나경원 “20대 국회서 전례없다”이학재 의원은 김관영 원내대표의 ‘벼룩의 간’ 발언에 발끈했다. 그는 19일 복당 후 첫 의원총회에 참석, 기자들과 만나 “나이를 봐도 선수를 봐도 내가 선배이기도 하고 같은 당에 있기도 했는데 ‘벼룩의 간’ 같은 인격 모독성 발언을 해가면서 본인의 의사를 관철하려는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했다. 한국당은 ‘이학재 구하기’ 모드였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18일 “이 의원의 합류는 통합의 길로 가는 길”이라고 그의 복당을 치켜세웠다.나경원 원내대표는 다음날 “20대 국회에 들어와서 당적 변경했다고 상임위원장을 내려놓은 적은 한 번도 없다”며 “상임위원장직은 국회에서 선출한 국회직이기 때문”이라고 엄호했다. 이어 “지금까지의 국회 관행에 비춰보면 민주당과 김관영 원내대표의 주장이 조금 지나친 정치공세”라고 했다.반면 친박계인 김태흠 의원은 이 의원의 복당에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김 의원은 “온갖 수모 속에 당에 남아 있던 사람은 잘리고 침 뱉고 집나간 사람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돌아와도 되나”라고 따졌다. 그러면서 ”한 때는 박근혜 대선 후보의 비서실장으로 측근 중의 측근이었는데...”라며 “매몰차게 당을 떠날 때의 모습과 발언이 오버랩 되면서 머리를 짓누른다”고 힐난했다.대한애국당도 “박근혜 전 대통령께 은혜를 가장 많이 입은 자인데도 배신을 거듭하고, 전형적 철새 행태를 보인다”며 이 의원에 정계은퇴를 요구했다.
2018.12.22 I 김미영 기자
  • 재건축 압박부터 임대사업자 급증까지…2018년 부동산시장 10대 이슈는?
  •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올해 부활한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부터 양도소득세 중과, 보유세 개편, 9·13 부동산 대책까지. 정부가 수도권 집값 잡기에 총력을 벌였던 올 한 해 어떤 일이 있었는지 부동산114는 주요 10가지 이슈를 꼽았다. ①잇단 재건축 압박 카드 연초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큰 관심사로 떠오른 분야는 재건축 규제였다. 정부는 지난해 8·2 대책으로 조합원 지위 양도를 금지한 데 이어 6년 만에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를 부활시켰다. 이는 조합이 재건축 과정에서 얻은 이익이 1인당 평균 3000만원을 넘으면 초과액의 최대 50%를 부담금으로 내는 제도다. 정부가 공개 추정한, 강남권 재건축 단지에 부과될 예상 부담금은 평균 4억3900만원에 이르렀다. 정부는 2월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정상화’ 대책에서 재건축 안전진단 평가 항목에서 구조안정성 가중치를 현행 20%에서 50%로 상향하는 등 재건축 첫 단계인 안전진단 기준을 대폭 강화했다. ②시세보다 낮은 분양가에 ‘로또 청약’ 올 한 해 분양시장에서는 ‘로또 청약’이 핵심 키워드로 떠올랐다. 공공택지에 대해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한 데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 통제로 분양가는 시세보다 낮았고, 청약에 당첨만되면 수억원의 차익을 거둘 수 있다는 기대가 확산됐다. 5월 경기 하남미사강변도시에 공급된 ‘미사역 파라곤’은 분양가가 3.3㎡당 1400만원대로 청약경쟁률이 100대 1을 훌쩍 넘겼다. ③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에 거래량 ‘뚝’4월1일부터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조치가 시행됐다. 양도세 중과를 피하려는 다주택자 매물이 늘면서 1분기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는 역대 1분기 기준 최다치를 찍었지만 4월 이후 거래량이 큰 폭으로 줄며 2분기 거래량이 전년 동기 대비 49% 감소했다. 그러나 매물 잠김 현상은 수급 불균형을 야기했고 이는 곧 집값 불안의 불씨로 작용했다. ④남북관계 개선에 접경지 땅값 ‘들썩’ 10년 만에 화해 분위기로 돌아선 남북 관계에 접경지역 부동산 시장이 들썩였다. 대표적으로 경기 파주의 땅값은 남북정상회담이 있던 4월 한 달 동안 1.77% 오르며 전월 상승률 0.34% 대비 세 배 뛰었다. 경의선 종점인 문산, 경원선 연결축인 연천과 강원도 일대의 땅값도 상승세를 나타냈다. ⑤종합부동산세 개편정부는 7월 초 재정개혁특별위원회의 종합부동산세 권고안을 토대로 종부세 개편안을 발표했다. 고가·다주택자를 중심으로 누진과세를 강화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지만 예상보다 규제 강도가 약하다는 시장 평가가 나왔다. 이에 정부는 9·13 부동산 대책에서 조정대상지역 2주택 이상 보유자에게 종부세 최고세율을 3.2%로 높이고 과표 3억~6억원 구간을 신설하는 등 종부세를 강화했다. ⑥신혼희망타운 추진정부는 혼인 감소와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고 청년층 주거 불안을 해소하고자 2022년까지 163만가구를 신혼부부와 청년에게 지원한다는 ‘신혼부부·청년 주거지원 방안’을 7월 발표했다. 위례신도시와 평택 고덕신도시 등에 신혼희망타운 공급 가구 수를 당초보다 3만가구 늘린 10만가구로 정하고, 내년부터 생애 최초 주택 구입 신혼부부에게 취득세를 50% 감면해주는 등의 안이 담겼다. ⑦집값 ‘불쏘시개’ 된 여의도·용산 ‘통개발’부터 전면 보류까지 지난 7월 싱가포르를 찾은 박원순 서울시장은 여의도와 용산 일대를 ‘통으로 개발’해 국제도시로 만들겠다고 발언하며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다시 확산됐다. 이 때문에 서울시는 집값 급등 책임을 두고 정부와 공방을 벌인 끝에 이른바 ‘싱가포르 선언’이 나온 지 7주 만에 주택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여의도·용산 마스터플랜 발표와 추진을 전면 보류하겠다고 뒤집었다. ⑧도시재생 뉴딜 99곳 선정…서울 대규모 사업지는 제외정부는 8월31일 2018년도 도시재생 뉴딜사업 대상지 99곳을 확정했다. 이는 지난해 시범사업지 68곳보다 46% 늘어난 수준이다. 서울에서도 처음으로 7곳이 선정됐지만 동대문구 장안평 중고차 매매센터, 종로구 세운상가 등 대규모 사업지는 부동산시장 과열 우려로 대상지에서 제외됐다.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전면 철거 방식인 재개발·재건축과 달리 기존 틀을 유지하며 주거 환경을 개선하는 정비사업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이기도 했다. ⑨‘3기 신도시’ 공급 확대 나선 정부9월엔 역대급 고강도 대책으로 평가 받는 9·13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이 발표된 데 이어 9·21 수도권 주택 공급방안이 나왔다. 시장에서 잇따라 공급 부족 문제를 지적하자 서울과 가까운 곳에 3기 신도시 네댓 곳을 조성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정부의 정책 기조 변경에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도 꺾이기 시작했다. ⑩‘세금 피하자’ 주택임대사업자 등록 급증다주택자에 대한 세금이 강화하면서 세제 혜택을 보고자 주택임대사업자 등록 수가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7만4000여명이 임대사업자로 새로 등록했고, 등록된 민간 임대주택 수도 17만7000채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배 가까이 늘어난 수준이다. 9·13 부동산 대책에서 정부가 임대사업자 혜택을 축소키로 하면서 9월 한 달 동안 신규 임대사업자 등록 수는 2만6279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59% 증가했다.
2018.12.17 I 경계영 기자
로또의 저주? 1등 당첨자, 도둑고양이 된 사연
  • 로또의 저주? 1등 당첨자, 도둑고양이 된 사연
  • (사진=SBS 궁금한 이야기Y)[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어미 잃은 새끼 호랑이가 혼자 놀고 있는 거예요. 그 등에 올라타서 같이 놀러다니고, 위험하면 도와주고..”호랑이를 타고 온 산을 누비는 길몽을 꿨다는 이모 씨. 그는 2016년 자신의 생년월일을 조합한 번호로 로또 1등 당첨의 주인공이 됐다고 한다. 기적처럼 찾아온 행운을 주변인들과 나누고 싶었다는 이씨. 간절히 바라던 내 집 마련의 꿈까지 이루면서 그의 머릿속에는 온통 아내 박모 씨와의 핑크빛 미래뿐이었다는데. 하지만 달콤한 꿈은 얼마 가지 못했다고 한다. 14일 SBS ‘궁금한 이야기Y‘ ’로또의 저주-1등 당첨 복권의 주인공은?‘ 편에서 로또 1등 당첨 이후 갈등을 겪는 부부에 대해 알아본다. 이씨 모르게 집의 현관문 비밀번호가 바뀌었고, 그는 매일 도둑고양이처럼 베란다 창문으로만 출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그가 자신의 생활모습이라며 제작진에게 공개한 영상 안에 담긴 이씨의 모습은 놀라웠다. 부엌에서 컵라면 하나를 먹는 행동 하나에도 이씨는 굉장히 조심스러워 했으며, 곧 그의 모습을 발견한 아내 박씨가 집안 불을 모두 켜고, 자신이 사놓은 라면을 먹는다며 불같이 화를 내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이제는 끔찍한 싸움터로 변해버린 두 사람의 보금자리. 이들 부부에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이씨 주장에 따르면, 아내 박씨가 수상해지기 시작한 건, 복권에 당첨되고 5개월이 지났을 무렵부터였다고 한다. 아내가 신병이 왔다며 신 내림을 받겠다 선언하더니, 그해 집안에 신당까지 차렸다고 전했다. 또 이씨가 사업자금으로 당첨금 일부를 달라고 하자 아내는 더 남아 있는 돈이 없다고 했다. 제작진은 오랜 기다림 끝에 아내 박씨를 만나 그녀의 입장을 들을 수 있었다. 박씨는 제작진에 “제가 산 로또가 된 거예요. 걔(남편)는 원래 떠벌리기를 좋아해요”라고 전했다.자신이 로또 1등에 당첨된 거라는 이씨의 말과는 달리, 1등의 주인공은 아내 자신이라는 것. 게다가 현재 거주 중인 집으로 이사 온 후부터 이씨가 외도를 시작해 거의 집에 오지 않았고, 돈이 필요할 때만 본인을 찾아왔다고 밝혔다. 로또가 자신의 소유임을 주장하는 아내 박씨. 정말 로또 1등 당첨은 이씨가 아닌, 아내 박씨였을까? 14일 밤 8시55분에 방송되는 SBS ’궁금한 이야기Y‘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18.12.14 I 장구슬 기자
카카오 호출앱 지우는 택시 기사들
  • [현장에서]카카오 호출앱 지우는 택시 기사들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카카오 앱은 삭제하라는 통보가 있었어요. 대신 티맵 깔라고. 손님도 티맵 쓰세요.” 13일 오전 출근 길에 만난 택시기사는 “개인택시 운송조합에서도 지침이 내려왔다”며 “몇 차 혁명인가 한다고, 카카오 하나 살리자고, 택시 기사들을 다 죽게 할 순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의 운전대 앞에는 카카오T 호출 앱이 켜져 있었지만 “곧 삭제할 예정이다. 티맵 택시를 깔 것”이라고도 했다.전국택시노조·전국민주택시노조·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10일 카카오T 택시호출 앱 삭제 및 호출 거부 운동에 돌입했다. 카카오T 호출앱이나 티맵 택시는 손님이 택시를 부르면 근처 택시가 오는 똑같은 기능을 한다. 하지만 카풀(출·퇴근 차량공유) 시장에 뛰어든 이유로 카카오만 비판받는다. 티맵 택시를 서비스하는 SK텔레콤은 현재로선 카풀을 할 계획이 없다.카카오는 택시기사 최모 씨가 ‘카카오 카풀’에 반대하며 분신해 사망하자 “깊은 애도를 표한다.카풀 일정을 정부, 국회, 택시업계와 논의하겠다”고 밝혔지만, 택시 업계는 20일 국회에서 10만 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집회를 준비하고 있다.택시기사들이 분노하는 이유는 뭘까. 아침에 만난 택시 기사는 “서울시내만 해도 택시가 2만 대 과잉이어서 노는 차가 많다. 지금도 최악인데 카풀을 하면 20~30% 정도 수익이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저녁에 집에 갈 때 택시를 잡기 어려운데 노는 차가 많다니요’, ‘돈을 좀 더 줘도 택시를 빨리 타고 싶은 사람도 있는데요’라고 대화를 이어가자, “손님들로선 그리 생각할 수 있지만 아무 대책 없이 밀어붙이니 분신사태까지 온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IT 업계에 따르면 실제로 택시의 공차률은 37% 정도 된다. 승객이 몰리는 장소나 시간대에는 택시를 잡기 어렵고, 빈차로 손님을 찾는 택시도 상당하다.이에 따라 카카오와 SK텔레콤은 인공지능(AI)기술을 활용해 미리 어느 시간, 어느 지역에서 택시 호출이 많을지 알아내는 수요예측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게 완료되면 기사들의 수익은 늘어날 것이고, 고객들도 택시 잡기 편해질 것이다.거래 기록을 분산해 저장하는 블록체인이 택시에 접목되면 택시회사에 고용돼 사납금을 내지 않아도 기사들이 직접 고객과 1대 1로 만나는 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이다.그에게 ‘이런 일들이 기술로 되면 도움이 되지 않겠냐’고 물었지만 “카카오는 그런 정보를 주지 않을 것이다. 돈에만 관심 있어서”라고 시큰둥했다.AI 같은 신기술로 어떤 일자리는 줄어들 게 분명하다. 하지만, 신기술로 다른 일자리가 만들어지거나 기존 서비스의 비효율성이나 높은 거래비용을 줄일 수 있다면 활용하는게 낫지 않을까. 낮은 자세로 더 많이 소통하는 IT 기업들의 노력도 필요해 보인다.
2018.12.13 I 김현아 기자
 5G시대 혁신의 정점은 '19禁 VR'
  • [WiFi카페] 5G시대 혁신의 정점은 '19禁 VR'
  •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5G 시대 우리 생활은 어떻게 변할까요? 아직 실감이 안 납니다. 1초 안에 몇 개의 영화를 다운로드 받는다고 한들 우리 생활에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아직은 상상 속 영역이지만, 5G 시대 변화할 우리의 콘텐츠 소비 형태를 예상해봅니다. 4G LTE 시대인 지금, 우리는 고화질(HD) 영상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TV에서 무리없이 볼 수 있습니다. 통신 환경이 좋다면 초당 HD보다 화질이 4배 좋은 4K 콘텐츠도 시청이 가능합니다. 지금 기준으로 보면 5G는 소비자에게 별 소용이 없어 보입니다.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보고 게임을 하는 데 있어 지금 LTE도 충분하니까요. 일부 소비자들은 5G를 빌미로 통신비를 높게 받으려는 게 아닐까 걱정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스마트폰이라는 4~6인치 화면 단말기만 놓고 봤을 때 5G는 ‘가격 대비 성능’이 떨어집니다. 단말기에 비해 과도하게 빠른 네트워크 속도에 높은 가격 때문이죠. 그래서 5G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단말기와 서비스가 요구되는 것입니다. 이중 하나가 바로 VR, 가상현실입니다. 5G 시대에 걸맞는 VR기기가 퍼지게 된다면 스마트폰 못지 않은 변화를 우리 사회에 초래할 것 같습니다. 심지어 가족의 형태가 더 극적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지스타 2018 현장에서 VR로 하는 운전 게임을 즐기는 관람객(이데일리 DB)본격적인 얘기를 시작해볼까요. 현재 대부분의 VR기기는 머리에 쓰는 기기를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헤드폰을 끼고 앉아 있으면 새로운 현실 속에 들어온 것 같죠. 초기 VR 콘텐츠 형태는 가상현실 속 여행이나 롤러코스터 형태가 많았습니다. 가만히 자리에 앉아서 주변 사물을 돌아보는 것이죠. 조금 더 나아간 게 총싸움입니다. 현재 많이 나오고 있는 형태입니다. 진지에 걸터 앉아 움직이는 적들을 총으로 쏘는 게임입니다. 사용자들은 가만히 앉아서 주변 경치를 감상할 때보다 더 많이 움직입니다.그런데 문제는 오래하기 힘들다는 점입니다. 원인에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아직은 VR콘텐츠가 우리 흥미를 오래 끌만큼 흡입력이 없다는 점이 있습니다. 우리 신체의 전정기관은 평소 평형 상태를 유지하고 있지만 시각과 청각으로만 과도한 시청각 신호가 몰린 것도 이유가 되죠. 우리 신체 시청각 기관 간 불균형이 멀미나 어지럼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입니다. 부차적이지만, 해상도 문제도 있습니다. 가만히 앉아서 주변 풍경을 즐기는 VR도 눈이 아프고, 10분 이상 즐기기 힘든 이유입니다. 영상 초점이 잘 안맞거나, 실사보다 흐릿하다보니 나타나는 현상이기도 합니다. 업계에서는 적어도 4K에 화면 프레임(초당 지나가는 화면 갯수)이 초당 90프레임이 돼야 한다고 합니다. 양쪽 눈에 각각 4K 영상을 송출한다면, 이론적으로 8K 영상에 90프레임이 됩니다. 1K 영상에 30프레임인 HD보다 24배(해상도 8배, 프레임 수 3배) 큰 고용량 파일이 돼야 가능합니다. 상하전후좌우 6면에 있을 영상까지 고려한다면 실제 VR 영상은 이보다 훨씬 커야 합니다. 지금의 LTE로는 가능하지 않습니다. 지금 통신사들이 시작한다고 하는 5G가 구현돼야 가능할 얘기입니다. (전국망 서비스가 되고 네트워크도 안정되기까지는 몇 년의 시간이 걸릴지 모릅니다만…) 5G시대 VR 콘텐츠가 확산된다고 가정하고, 그 다음 시나리오를 상상해볼까요. 바로 VR기기의 경량화입니다. VR 콘텐츠를 볼 수 있는 환경이 구비되고 시장이 넓어져 수요가 많아진다면, VR기기 시장도 커집니다. 대량생산에 따른 가격 인하가 예상되는 것이죠.안마의자처럼 생긴 VR기기는 개당 가격이 3000만원에서 8000만원가량 된다고 합니다. VR테마파크에 보급되는 기기들 가격이 대충 이렇다고 합니다. 물론 경우에 따라 천차만별이긴 합니다만. 센서 등 여러 장치를 추가한다면 가격은 이보다 더 높아지겠죠. 아직은 가정집에 들여놓고 취미로 쓰기에는 비싸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5G 속도를 웃도는 초고속인터넷이 각 가정마다 구비되고, VR기기가 보급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이미 국내외 VR 회사에서는 VR기기가격 낮추기에 들어간 상태입니다. 가격이 좀더 싸지고 렌탈 서비스까지 더해진다면 안마의자처럼 빠르게 보급이 될 수 있지요. 각 가정의 VR기기 보급은 곧 VR 콘텐츠 생산의 활성화와 시장 확대로 이어집니다. 초고속인터넷이 보급되던 시기, PC의 폭발적인 대중화가 맞물리면서 인터넷 산업이 성장했던 것과 비슷해지는 것이죠. 2000년대 얘기입니다. 11월 30일 강남역 근처 VR스테이션에서 VR총싸움을 체험중인 기자참, 한가지 더 상상해볼 수 있습니다. 19금(禁) VR입니다. 실감 영상에 실재감 있는 촉감까지 더해진 19금 VR을 예상해볼 수 있습니다. 1990년대 2000년대 초반 학습효과이긴 하지만, 인터넷의 빠른 보급은, 19금 콘텐츠의 유통이 큰 기여를 했습니다. 19금 VR은 이미 일본과 중국, 동남아, 미국 등에서 개발되고 있습니다. 일본의 VR 업체는 실재감 있는 VR촉감 기구(압박이 되는)를 국내 VR 기기에 문의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이 시장에서도 이들 나라들은 앞서가고 있는 것입니다. (실로 엄청난 규모의 잠재 시장입니다만, 아직 우리나라는 시작조차 못했다고 합니다)5G 시대에는 상상속 사이버섹스가 정말로 가능해지는 것이지요. 그렇게 된다면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양면성이 있을 것입니다. 전 세계의 사람들과 가상의 공간에서 친분을 맺고 교류할 수 있습니다. 영상과 이미지, 글로 소식을 나누던 차원과 다릅니다. 그러면서 집안에서 나오지 않는 사람들도 많아질 것 같습니다. 구태여 밖으로 사람을 만나러 갈 필요가 적어지는 것이죠. 1인가족의 형태도 지금보다 더 보편화될 수도 있습니다. 혁신이 끊긴 4G 스마트폰 시대. 5G 시대는 새로운 혁신을 낳을까요? 앞으로 나올 새로운 단말기와 콘텐츠는 또 어떤 변화를 우리 사회에 가져올까요? 여러분들은 상상이 되시나요?
2018.12.01 I 김유성 기자
 조세현 "정우성·강다니엘, 가장 선한 영향력 가진 2인" (인터뷰)
  • [단독] 조세현 "정우성·강다니엘, 가장 선한 영향력 가진 2인" (인터뷰)
  • [이데일리 스타in 박현택 기자] “16년을 하게될 줄은 몰랐어요, 눈이 예뻤던 그 아기가 파양되지 않았다면, ‘1회’가 끝이었을 수도 있겠죠”사진작가 조세현이 16년간 지속된 사진 캠페인, ‘천사들의 편지’를 마무리한다. 10일, 기자와 만난 그는 10주년 때 제작된 기념앨범을 연신 어루만지며 사진 속 아기들과의 추억 이야기를 멈추지 못했다.‘천사들의 편지’는 입양문화 인식개선을 위한 사진 연작 캠페인이다. 2003년 시작되어 매해 ‘(입양을 기다리는) 아기를 안은 연예인(유명인)’ 이라는 조합으로 흑백 사진을 찍어 사진전을 열고 앨범을 펴냈다. ‘천사들의 편지’는 우리 사회에 준 혜택과 효과는 ‘눈에 보이는 것’들이다. 입양아에겐 가정을 선물했고, 부모들에겐 새 자식을 안겼다. 입양률이 점차 오르기 시작했고, ‘캠페인 시작 3년만에 대한민국에는 ‘입양의 날’이 생겼다. 무엇보다 ‘입양’에 대한 인식을 더 건강하고 희망찬 의미로 바꿨다. 동참해준 스타들의 힘도 컸다. 16년간 354여명의 스타들이 348명의 아기를 안았고 사진 속 아기들의 입양률은 90%를 넘었다. 첫 시작은 ‘캠페인’이 아닌 봉사였다. ‘천사들의 편지’라는 명명도 없었다. 2003년, 조세현은 한 사회복지사로부터 ‘입양아들의 100일 사진을 찍어달라’는 전화를 받았다. 30명 아기들 인생 첫 사진이자, 새 가정을 기다리는 ‘프로필’인 셈이었다. 조세현은 “왠일인지, 그 전화 한통에 ‘이건 내가 할 일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달려가 찍은 아이들 중 ‘설이’는 유난히 크고 영롱한 눈빛으로 조세현의 기억에 남았다. 설이는 조세현의 사진을 본 부모에게 곧 입양됐고, 1년후 조세현은 “설이가 파양됐다”는 전화를 받는다. 설이에게 시각장애가 있었음이 뒤늦게 밝혀졌다는 이유였다. 조세현은 “큰 충격이었다. 다시 설이를 주제로 사진을 찍어야 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다시 카메라를 챙긴 조세현은 정통인물 사진작가로서 연예인들을 아름다운 동참을 이끌었고, ‘천사들의 편지’는 그렇게 연례 캠페인이 됐다. 11월 21일부터 26일까지 서울가나인사아트홀에서 그 마지막 사진전 ‘천사들의 마지막 편지-안녕’이 열린다. 16년간 의미있는 진전을 본 조세현은 이제 또 다른 이 사회 음지와 사각지역을 바라 볼 계획이다. - 시원섭섭할것 같다.◇ 아쉽지만 후련하다. 그동안 좋은 일도 많았다. 과거의 우리는 ‘입양’이라고 하면, ‘찢어지게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아기를 국외로 보내는 것’만을 떠올리곤 했다. 이제는 인식이 달라졌다. 국외는 물론 국내 입양률이 크게 높아지고 입양에 대한 인식이 자연스러워졌다. 일반 가정도 입양가정에 대한 생각도 ‘색안경’을 끼지 않는다. 입양아들은 다른 아이들과 똑같이, ‘보호해야 할 아이들’로 여겨지게 됐고, 입양아를 받아들인 가족은 희망과 행복을 얻었다. 2003년도가 ‘천사들의 편지’의 1회였는데, 2006년도 부터 보건복지부에서 입양의 날 (매년 5월 11일)을 제정했다. 의미있고 감동적인 성과다. - 수 많은 연예인과 유명인들이 동참했다.◇ 나는 ‘찍사’ 였을 뿐이다. (웃음) 그들에게 감사드린다. 배우 김정은은 총 8회로 최다 참여를 기록했다. 또 배우 고소영과 서현진은 아동과 미혼모 가정을 위한 고액기부자가 됐다. 3번이나 참여한 김혜수는 때가되면 전화가 와서 ‘선생님, 아직 촬영할때 안됐어요?’라고 물어왔다. 션과 정혜영도 참여했었는데, 그들은 자신들 촬영날이 아닌데도 아이들까지 데리고와서 자연스럽게 촬영장을 누비더라. 흐뭇했다. 션은 섭외에도 큰 힘을 줬다. 지드래곤, 태양, 2ne1, 모두 션의 말에 동참해준 스타들이다. 어떤 스타들은 아기들에게 직접 기부하기도 했다. 촬영 직전 찍은 CF 개런티를 모두 기부한 한 변호사가 기억이 난다. 방탄소년단 팬들은 쌀을 가마니채로 수없이 기부했다. 이민호의 팬들은 서로 경쟁이라도 하듯 기부를 하시더라. 닉쿤, 뉴이스트 팬들도 아이들을 위해 지갑을 열었다. 인물사진을 오래 찍다보면 아무래도 ‘사람의 진심’이 보인다. 방탄소년단은 당시(2013년)만해도 ‘월드 스타’ 반열에 오른 그룹은 아니었다. 촬영날 RM 이 내게 와서 이런 말을 하더라 ’(아이들을)계속 도와주고 싶다’고. 그 눈빛에서 ‘진심’을 느꼈다. 지드래곤도 마찬가지. 촬영 당일, 매니저들은 다음 스케줄이 바빠서 안절부절 하는데, 지드래곤은 아기에게 먹이던 우유를 마저 다 먹일때까지 일어나지 않았다. 꾸며낸 가식이 아니다. ‘진성성’이고, ‘충실함’이다. 그러고보면 ‘천사들의 편지’ 캠페인이 입양아와 부모들에게만 영향을 끼치는게 아니다. 아기를 안고 소중한 시간을 보낸 배우와 아이돌, 셀럽들이 저마다의 위치에서 얼마나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겠는가. 생각만해도 기분 좋은 일이다.- ‘천사들의 편지’가 시작된 배경을 알려달라.◇2003년, 한 사회복지사가 내게 전화를 걸어왔다. 입양을 기다리는 3개월 된 아기들이 있다고 했다. 생후 3개월의 월령이 새 부모 적응에 가장 좋은 시기라고 하시더라. 그런데, ‘아기들 사진이 없습니다’ 라고 하시면서 찍어주실 수 있냐고 하셨다. 이상하게도 그런 부탁을 듣는 순간 ‘이건 내 일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천사들의 편지’ 라는 이름도, ‘시리즈로 계속 한다’는 생각도 없었다. 그저 입양을 기다리는 아기들 사진을 찍으러 갔던 것 뿐이다. 첫 촬영 당시 유독 예뻐서 기억에 남는, 눈이 참 크고 영롱했던 설이 라는 아기가 있었다.촬영 후 좋은 가정에 입양됐다길래 매우 기뻐했던 기억이 있는데, 시간이 한참 흘러 그 설이가 파양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충격을 받았다. 들어보니, 입양 후에 잘 지내다가 뭔가 이상해서 검사를 받았는데 알고보니 그 예쁜 설이에게 시각장애가 있었던 것이다. 설이를 다시 찍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아이를 주제로 하고 싶었다. 거기에 내가 연예인 사진을 많이 찍다보니, 그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나눠주길 부탁했고, 그렇게 16년간 ‘천사들의 편지’ 시리즈가 시작된 것이다. - 마지막 사진전을 정우성과 강다니엘 두 사람과 하게 된 이유는.◇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긍정적인 영향력을 가진 두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정우성은 그 바쁜 사람이 ‘참가해줄 수 있나’라는 한마디에 흔쾌하게 ‘네’ 라고 하더라. 감동했다. 강다니엘은 그 나이때의 청년들이 다들 그런것처럼, 처음 아기와 촬영을 시작할때는 어려워했다. 그런데 아기를 안고 있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교감’을 하더라. 사진가의 눈에는 보인다. 사진을 보라. 마치 삼촌과 조카처럼 서로 닮아있고 친근감이 확연히 느껴지지 않나.- ‘천사들의 편지’을 지속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면.◇초기에는 내거티브도 많았다. ‘조세현이 아이들을 이용한다’, ‘가식이다’ 같은 말도 들었다. 아기를 안은 한 연예인의 손톱이 다소 길자, ‘아이들을 함부로 대한다’는 비판도 받았다. 오해를 받건, 가식으로 보였건, 개의치 않았다. 아기들에게 새 가정을 주고 싶었고, 입양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싶었다. 사회적 비용 절감에도 도움이라고 생각했다. ‘돈’ 이야기가 아니다. 이 아기들이 부모없이 자란다면, 나중에 사회에서 혹시나 어떤 일을 저지를지 누가 아나.- ‘천사들의 편지’을 통해 가장 중요시한것이 있다면.◇ 1회성 캠페인, 단순 보여주기식 행사가 되어선 안된다는 마음이 컸다. 그래서 캠페인 후 입양된 아기들의 가정을 직접 찾아가곤 했다. 아기들이 잘 컸는지, 좋은 부모 밑에서 살고 있는지 ‘감시’하고 싶은 마음이다 (웃음). 2006년, 두 다리가 없는 아기가 촬영 후 미국으로 입양됐다. 이후 많은 시간이 흘러 미국 아틀랜타에 그 가정을 찾아갔는데 두 다리에 의족을 찬 아이가 축구를 하고 있더라. 훌쩍 큰 키에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다. 아직도 기억나는 것은, 신발장에 걸려 있던 그의 의족들이다. 여러쌍의 의족들이 걸려있는데, 같은 형태의 의족이 초록,파랑,빨강...예쁜 색깔들로 여러개를 구비돼 있더라. 그걸 본 순간 ‘잘 자라고 있구나. 됐다’라고 생각했다.2012년에 촬영한 아기는 미국 코네티컷으로 입양됐는데, 촬영 당시 미숙아여서 걱정이 많았다. 몇해지나 미국행 비행기에서도 걱정이 많았는데, 도착해보니 그 아이가 누나들의 사랑을 독차지 하면서 예쁘게 잘 자라있었다. 그 부모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순기능을 가진 장기 사진전이 끝나는걸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 추후 꼭 ‘재결합’ 시리즈도 찍어보고 싶다. 갓난 아기때 안았던 아이가 훌쩍 커서 그때 자신을 안아준 스타와 다시 만나는 거다. 감격적인 ‘비포&에프터’가 될 듯하다.- 마지막 한마디.◇‘천사들의 편지’를 통해 가정을 이룬 부모들이 가끔 선물을 보내오거나, 직접 찾아오시기도 한다. SNS가 잘 되어있어서 쪽지나 메시지를 보내시기도 한다. 어떤 아이들은 직접 정성어린 편지를 써서 내게 보낸다. 말그대로 ‘찬사들의 편지’인 셈이다. 사진 찍는 후배들이 늘었다. 돈벌이도 좋지만, 사진 한장이 사회에 실질적인 공헌을 하고 사람들에게 선한 힘이 될 수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IT 강국에 커뮤니티나 SNS 도 있지않나. 파급력이 더 세고 빠른 시기이니, ‘내 카메라와 사진으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를 가끔씩 고민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2018.11.13 I 박현택 기자
You are what you eat
  • [목멱칼럼]You are what you eat
  • [강선우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회의 전문위원]‘당신이 먹는 것이 곧 당신이다’. 오래된 서양 속담이다. 영어 그대로 표현하면, ‘You are what you eat’. 15년 전쯤 영국의 한 TV 채널에서 인기리에 수년간 방영됐고 스웨덴, 덴마크, 핀란드 등에서도 제작된 다이어트 프로그램 이름이기도 하다. 우리가 누구인지를 말해주는 것이 비단 음식뿐이겠느냐만, 음식은 많은 부분을 ‘숨김없이’ 드러내주곤 한다.얼마 전 ‘불법 동영상 취급 업종’에서 일하다, 환멸을 느끼고 시골에 내려가 농사짓는 사람의 인터뷰를 본 적이 있다. 그는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이에게 “아빠가 ‘야한 동영상(야동)’을 취급해 돈을 벌었다”고 차마 이야기할 수 없어 일을 관뒀다고 했다. 소화가 안 돼 더 이상 먹을 수 없는 옛 주식, 곧 ‘야동’ 때문에 귀농을 택했다는 것이다.이 인터뷰와 최근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 사건을 보면서 다시 한 번 ‘당신이 먹는 것이 곧 당신이다’라는 서양 속담이 스쳤다.인터넷 게시판에 자신을 ‘비판하는 듯한’ 댓글을 달았다는 이유로 퇴사한 직원의 뺨과 머리를 무차별 가격하고, “살려면 무릎 꿇어”라고 소리치는 동영상의 주인공 양씨. 이른바 ‘양진호 동영상’은 내부 고발자가 몰래 찍은 것이 아니라, 양씨가 소장을 위해 기념으로 찍은 동영상이라고 한다.이외에도 언론에 보도된, ‘거론하기조차 거북한 엽기 행각들’은 인간의 끝에 관한 질문을 던지기에 충분했다. 양씨는 자신의 만행에 관한 입장을 듣기 위해 집 앞으로 찾아간 취재진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아이들이 놀랄까 걱정돼 취재에 응하기 곤란하다’며 이해해달라는 취지였다.몇 해 전 개봉한 일본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는 ‘혈연’이라는 사실이 아버지 됨을 인정 받는데 과연 필수적인 요소인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한다. 생각과 행동의 성장을 통해 비로소 진정한 아버지가 되어 가는 과정에 있어, 어쩌면 혈연 자체는 결정적이지 않을뿐더러 무의미하기까지 하다는 메시지를 두 아버지를 통해 던진다. 양씨의 지시로 색색으로 머리 염색을 해야만 했던 양씨 회사의 임직원들도 누군가의 아버지다. 다른 아버지들에게 ‘가족의 생계’를 볼모로, 수치심과 굴욕감을 참아내게 한 양씨의 ‘아버지 됨’에 씁쓸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1500억대 자산가로 알려진 양 회장은 무엇을 먹으며 성장했기에, 이런 ‘괴물’이 된 걸까.그는 국내 웹하드 1위 업체 ‘위디스크’ 실소유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웹하드 사업 자체가 사양 산업의 길로 접어들었는데, 그곳에 등록 된 ‘합법적’ 콘텐츠만 팔아 그 돈을 벌었다는 것은 쉽게 납득 가지 않는다. 위디스크의 한 직원은 양 회장의 회사가 성범죄 동영상 등을 올리는 이른바 ‘헤비 업로더’들과 ‘상생의 관계’를 맺어 왔다고 했다. 이를 두고 양 회장의 회사가 ‘성범죄 동영상’을 적극 유통해 수익을 내고, 디지털 성범죄자를 양산해 왔다는 지적들이 나온다.웹하드 등록제 시행으로, 웹하드 업체는 저작권 위반 콘텐츠를 걸러내는 기술을 적용하고 상시 모니터링 하는 ‘기술적 조치’를 의무적으로 취해야 한다. 지난 2007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웹하드 서비스를 포함해 저작물의 무단 다운로드 및 그 밖의 불법복제를 허용하는 인터넷 사이트를 폐쇄하는 목적에 동의했고, 그 영향으로 2012년 한미 FTA 발효와 함께 웹하드 등록제가 실시됐다. 기술적 조치, 즉 ‘특정 기반 필터링’은 콘텐츠의 영상, 음성, 이미지 콘텐츠 고유의 값 등을 비교해 자동으로 차단하는 기술이다. 정상적인 필터링 업체의 필터링만 있어도, 성범죄 동영상은 지금처럼 버젓이 유통되기 어렵다. 양 회장은 현재 ‘특정 기반 필터링’ 기술을 보유한 기업 2곳 중 1곳인 ‘뮤레카’의 실소유주다.여기에 불법 영상물을 삭제해주는 ‘디지털 장의사’ 업체까지 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온라인상에서 병 주고 약 주면서, 불법적 요소가 가미된 건전하지 ‘못한 방식으로’ 돈을 긁어모은 셈이다.양 회장은 이런 방식으로 ‘웹하드 카르텔’을 독식하며 배를 채웠다. 불법 동영상에 찍힌 여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 그 동영상은 ‘유작’이라는 이름으로 버젓이 유통됐다. 피해자가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불법 영상물을 판 돈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양 회장의 엽기 만행.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악행이 밝혀져 천만다행이다.이번에 드러난 양 회장의 웹하드 카르텔은 거대한 웹하드 카르텔 전체에 비하면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 또 이 웹하드 카르텔이 가능케 한 더 거대하고 막강한 배후가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성범죄 동영상의 유통은 동영상에 찍힌 사람의 목숨 뿐 아니라 동영상을 접한 사람의 자존감을 앗아가는 반사회적 범죄행위다. 철저한 수사와 함께 ‘곳곳에 구멍투성인’ 관련법 정비가 시급하다.
2018.11.13 I 최은영 기자
美 캘리포니아 산불 사망자 9명…진화 더뎌 인명피해 늘 듯
  • 美 캘리포니아 산불 사망자 9명…진화 더뎌 인명피해 늘 듯
  • 미국 캘리포니아주 북부의 뷰트카운티 파라다이스 지역에서 8일(현지시간) 대형 산불이 발생, 건물과 차량이 화염에 휩싸여 있다. 연합뉴스 제공.[이데일리 뉴스속보팀] 미국 캘리포니아주 북부 뷰트카운티에 번진 대형 산불에 따른 인명피해가 9명으로 늘어났다.9일(현지시간) AP·CNN 등 외신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로부터 북동쪽으로 290㎞ 떨어진 뷰트카운티에서 전날 오후 발화한 대형산불이 이 지역 내 패러다이스 마을을 덮쳐 미처 피신하지 못한 주민 최소 9명이 사망했다.현지 경찰에 따르면 5명은 불길에 휩싸여 전소한 차량에서, 3명은 집 밖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나머지 1명은 집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날 화재로 6450여채 주택과, 건물 260동이 전소됐으며 전체 주민 2만6000여명이 대피했다. 현지 소방당국은 전날 오후부터 밤사이 긴급 대피한 주민 중 일부가 불길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패러다이스 마을은 지난 7월 캘리포니아주 사상 최대 규모 산불로 기록된 멘도치노 국유림 산불이 발생한 곳과 가깝다.현재 북 캘리포니아에서 산불이 뒤덮은 면적은 365㎢에 달한다. 서울시 면적(605㎢)의 절반이 넘는다. 비상사태가 선포된 캘리포니아 북부에는 연락 두절 상태의 실종자도 35명에 달해 인명 피해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한편 현재 캘리포니아 북부와 남부에 대형 산불 3개가 동시에 발화해 인명·재산 피해가 커지고 있다. 9일 오후에는 뷰트카운티 인근 치코 지역으로도 불길이 번지고 있다. 주민 9만명이 거주하는 치코 쪽으로 바람이 거세게 불어 곧 주민들에게 추가 대피령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또 뷰트카운티에서 남쪽으로 800㎞ 떨어져 있고 로스엔젤리스(LA)와 가까운 벤투라 카운티 사우전드 오크스 주변에서도 대형 산불이 나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다.
2018.11.10 I 정병묵 기자
프레디 머큐리의 재산을 증여받은 그녀
  • [피용익의 록코노믹스]프레디 머큐리의 재산을 증여받은 그녀
  •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영국 록 밴드 퀸의 보컬리스트였던 프레디 머큐리는 훌륭한 음악성 만큼이나 동성애자(또는 양성애자)라는 성정체성으로 유명하다. 머큐리는 동성애가 원인으로 추정되는 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으로 사망한 첫 메이저 록 뮤지션이기도 하다. 하지만 머큐리에게는 동성 애인뿐 아니라 메리 오스틴이라는 여자친구도 있었다. 머큐리와 오스틴의 인연은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2018)를 통해서도 소개됐다.두 사람은 퀸의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메이의 소개로 1969년에 처음 만났다. 당시 24살과 19살이었던 머큐리와 오스틴은 곧 연인이 되어 약 6년 동안 함께 살았다. 이 때는 머큐리가 자신의 성정체성을 자각하기 전이었다. 심지어 1973년 크리스마스에 머큐리는 오스틴에게 청혼하기도 했다. 오스틴은 곧바로 수락했지만, 머큐리는 이후 결혼에 대한 말을 꺼내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던 1976년 어느날 머큐리는 오스틴에게 자신이 양성애자라고 커밍아웃했다. 어느정도 짐작을 하고 있던 오스틴은 “당신은 양성애자가 아니라 동성애자 같다”고 대답한 것으로 알려졌다.머큐리와 오스틴의 육체적 관계는 그날로 끝났다. 오스틴이 머큐리의 아이를 갖고 싶다고 말했지만 머큐리는 “나는 여전히 당신을 사랑하지만, 사랑을 나눌 수는 없다”며 거절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평생 친구로 지냈다. 보통 친구 이상으로 가까운 친구였다. 머큐리에게 동성 애인이 생겼어도 오스틴은 늘 그의 곁에 있었다. 머큐리가 주최하는 파티에선 그의 양옆에 늘 오스틴과 동성 애인이 각각 앉았다고 전해진다.머큐리는 1985년 한 인터뷰에서 “내 애인들은 모두 묻는다. 왜 자신들이 메리를 대체할 수 없느냐고. 하지만 그것은 불가능하다. 내가 가진 유일한 친구는 메리이고, 난 다른 누구도 원치 않는다. 나에게 그녀는 관습법상 아내와도 같다”고 말했다. 메리 오스틴과 프레디 머큐리머큐리가 자신의 뮤즈와도 같은 그녀를 얼마나 각별하게 생각했는지는 그의 사망이 임박하면서 점점 분명해졌다. 그는 1991년 사망 직전 유언을 통해 자신이 생전 마지막까지 살았던 영국 런던의 저택 ‘가든 로지’를 오스틴에게 증여했다. 에드워드 양식으로 지어진 이 저택은 28개의 방과 대형 정원을 갖추고 있다. 현재 가격은 2000만 파운드(약 294억원)에 달한다. 오스틴은 아직도 이 집에 살고 있다. 그녀가 직접 골라준 ‘루이 15세’ 가구와 머큐리가 “Bohemian Rhapsody”를 비롯한 수많은 곡을 작곡할 때 사용한 그랜드 피아노도 그 자리에 그대로 있다고 한다.오스틴이 물려받은 것은 저택만이 아니었다. 머큐리는 그녀에게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재산 절반을 줬고, 향후 퀸 음악 저작권으로 발생한 수입 가운데 자신의 몫도 그녀 앞으로 돌려놨다. 퀸 음반이 머큐리 사후에도 계속해서 팔리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오스틴은 지금까지도 어마어마한 돈을 받고 있는 셈이다. 이에 비해 머큐리의 임종을 지킨 동성 애인 짐 허튼은 50만 파운드를 물려받는 데 그쳤다. 머큐리의 비서 피터 프리스톤이나 요리사 조 파넬리에게 남겨진 돈과 같은 액수였다. 머큐리는 오스틴에게 막대한 부와 함께 큰 비밀도 남겼다. 그는 오스틴에게 자신이 죽은 뒤 유해를 직접 묻어달라고 부탁하면서 유해를 묻은 장소를 어느 누구에게도 비밀로 해달라고 했다. 유해가 묻힌 장소는 아직까지도 록 역사상 가장 큰 비밀 가운데 하나로 남아있다. 오스틴은 20년 넘게 지속된 팬들과 언론의 수많은 질문에도 “프레디를 배신할 수 없다”며 입을 열지 않고 있다.주변 사람들은 왜 애인 허튼이 아닌 전 여자친구 오스틴이 머큐리의 재산 대부분을 가져가는지 의아하게 생각했다. 당연히 머큐리의 가족과 친구들은 물론 밴드 멤버들도 그녀가 증여받는 재산을 탐탁지 않게 여겼다고 한다.오스틴은 지난 2000년 한 인터뷰에서 “프레디가 죽고난 후 몇달 동안은 내 인생에서 가장 외롭고 힘든 시간이었다. 나는 그가 떠났다는 사실과 그가 나에게 남긴 모든 것들을 받아들이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며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회고했다.사실 머큐리가 왜 오스틴에게 이토록 큰 재산을 물려주고 떠났는지는 그가 죽기 직전 그녀에게 한 말에 잘 표현돼 있다. 그의 재산을 둘러싼 모든 논란과 여러 논쟁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유언이었다. “당신이 내 아내였더라면 이것은 어쨌든 당신의 것이었을 거예요.”머큐리에게는 허튼 외에도 몇명의 동성 애인이 더 있었다. 단지 하룻밤을 같이 보낸 남자는 수백명에 이른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세상을 떠나기 직전의 행적으로 미뤄보면, 그의 진정하고 유일한 “Love of My Life”는 오스틴이었던 것 같다.프레디 머큐리의 유언 일부
2018.11.10 I 피용익 기자
  • [기자수첩] 도넘은 HUG의 분양시장 통제
  •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위례신도시에서 곧 아파트를 분양한다는데 무조건 넣어야겠지?” 최근 1년여만에 만난 친구가 건넨 말이다. 그동안 부동산에 전혀 관심이 없었던 데다 집값이 너무 비싸 내 집 마련을 포기할 것이라고 선언까지 했던 친구의 달라진 모습에 적잖이 놀랐다.다음달 올해 분양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북위례(위례신도시 북쪽)에서 분양 물량이 쏟아져 나온다. 2015년 10월 이후 3년여 만이다. 위례신도시는 강남 등 서울 접근성이 좋고 교통 및 생활인프라도 잘 갖추고 있어 이미 청약 광풍이 불었던 곳이다. 이번 북위례신도시 분양이 주목을 끄는 이유는 역시 가격이다. 예상 분양가는 3.3㎡당 1850만원 안팎이다. 이미 남위례(위례신도시 남쪽)에서 분양한 아파트 시세가 3.3㎡당 3000만원을 훌쩍 웃도는 점을 감안하면, 과거 이명박 정부의 보금자리주택 이후 사라졌던 ‘반값 아파트’가 재등장할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돈다.위례신도시 분양 흥행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준 건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인 주택도시보증공사(HUG)다. 당초 지난달 분양 물량이 나올 예정이었지만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 시행 이후로 분양을 미루라고 건설사들에게 통보한 것이다. 개정안은 9·13 부동산 대책 후속 조치로 추첨제 물량(전용면적 85㎡ 초과)의 75%를 무주택자에게 우선 공급하기로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문제는 이런 조치가 결과적으로 위례신도시 분양시장에 ‘족쇄’가 아닌 ‘감투’를 씌워줬다는 점이다. 이미 분양가 통제로 ‘로또 분양’이라고 소문났던 지역에 이례적으로 분양 시기마저 늦춰 투자자들이나 수요자들의 관심을 더욱 증폭시킨 것이다. 더욱이 분양 시기를 강제로 늦추는 바람에 그동안 분양을 준비하던 건설사나 분양대행업체의 추가 비용 발생이 불가피해졌다. 이 비용은 결국 분양가 인상 등으로 소비자들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크다. HUG의 조치가 득(得)보다 실(失)이 많을 것으로 시장은 우려하고 있다.
2018.11.09 I 김기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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