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검색결과 2,846건
- 與野, 대정부질문서 충돌 예고…후쿠시마·中 내정간섭 '뇌관'
-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여야가 오는 12일부터 14일까지 사흘간 진행되는 대정부질문에서 외교 문제 등을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부를 겨냥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 노동 개혁 과정에서 불거진 노정(勞政) 갈등, 방송 장악 의도 등을 집중 추궁하며 화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여당은 민주당의 대중국 굴종 외교 논란, 천안함 폭침과 관련한 부적절 발언 등을 지적하며 맞대응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첫날 정치·외교분야 등 여야 화력 집중11일 국회에 따르면 여야는 대정부질문 첫날인 12일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에서 가장 치열하게 맞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에서는 김석기·김상훈·안병길·김승수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윤호중·김성주·윤재갑·신영대·강선우·전용기 의원이 질의자로 나선다. 비교섭단체에서는 강성희 진보당 의원이 참여한다. 지난달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6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 모습.(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이날 민주당에서는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를 전면에 내걸고 총공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앞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정부 시찰단의 결과 발표를 두고 “정확한 검증 없는 국민 기만”이라고 반발한 만큼, 오염수 방류·수산물 수입 등과 관련해 송곳 질문을 할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야당의 공세를 ‘광우병 괴담’과 같이 국민 불안을 초래하는 가짜 뉴스로 규정하고, 과학적 검증을 내세워 국민 불안해소에 나설 방침이다.민주당은 또 차기 방송통신위원장 내정설이 나오는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보의 ‘아들 학교폭력’ 의혹에 대해 집중 추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여당이 강력히 촉구해 결국 일부 수용하기로 한 선관위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 방침이 내년 총선을 앞둔 정부와 여당의 ‘선관위 장악 시나리오’라는 의혹 등을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 국민의힘은 최근 민주당 혁신위원장 선임 과정에서 논란이 된 이래경 전 위원장, 권칠승 수석대변인의 천안함 사태 관련 막말 등 대북 안보권을 집중 지적할 예정이다. 또 최근 이재명 대표-싱하이밍 주한 중국 대사 회동 논란 등을 언급하며 맞불을 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당은 지난 8일 이 대표와 만난 싱하이밍 중국 대사가 윤석열 정부 외교정책을 일방적으로 비판한 것과 관련 ‘경박한 중국 사대주의 언행’, ‘굴종 외교’, ‘외교 폭력’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이후 정부도 외교 관례에 어긋나는 비상식적 언행이라며 해당 대사를 외교부 청사로 초치하고 강력한 유감을 표했다. 이와 관련 김기현 국힘의힘 대표는 본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윤석열 정부를 깎아내릴 수만 있다면 중국에 대한 굴욕쯤은 괜찮다는 이재명 대표의 천박한 인식이 애잔하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8일 오후 성북구 중국대사관저에서 만난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의 발언을 듣고 있다.(사진=국회사진기자단)◇노랑봉투법 등 노동개혁 충돌…냉방비 폭탄 지원 문제도 대정부 질문 둘째날 주제인 경제 분야에서는 팍팍한 서민 경제의 책임 공방을 두고 여야가 맞붙을 것으로 보인다. 일명 ‘건축왕’, ‘빌라왕’으로 불리는 전세사기범으로 인해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된 전세사기 후속대책, 공공요금 인상 영향, 가계부채 부실 등이 주요 의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날에는 국민의힘에서 윤상현·이헌승·홍석준·전봉민 의원, 민주당에서 유동수·어기구·주철현·민병덕·이동주·이정문 의원, 정의당에서는 심상정 의원이 질의에 나선다.민주당은 전세사기 피해로 인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5명의 피해자가 발생한 만큼 제도적으로 갭투자 문제 등을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할 것으로 보인다. 또 ‘전세사기 피해자 특별법’ 관련 피해자들이 주장하는 최우선 변제금의 저리 대출이 아닌 손실보전액 실질 지원 등 추가적인 방안을 집중 질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가스요금 등 추가적인 공공요금 인상 역시 주요 논의사항이다. 특히 역대급 폭염이 예고된 올 여름에는 냉방비 폭탄이 현실화될 가능성 높은 상황이라 관련 대책 마련에 대해 야당이 집중 질의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겨울에 발생한 난방비 대란으로 정부가 저소득 취약계층에 요금 감면을 했던 만큼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해야 한다고 야당은 주장할 수 있는 반면 정부와 여당은 재정건전성을 이유로 이를 반대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날인 14일에는 교육·사회·문화 분야를 두고 국민의힘에서 김예지·윤주경·백종헌·김용판 의원, 민주당에서 남인순·윤준병·고영인·이수진·고민정·신현영 의원, 정의당에선 이은주 의원이 질의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현 정부의 강압적인 노조 탄압, 시민단체에 대한 국고 보조금 축소 등을 지적할 것으로 보인다. 또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KBS 수신료 분리징수를 두고 ‘언론 길들이기’라며 강력 규탄에 나설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노동 개혁 관련 시민 편의를 내세워 야간 집회를 금지하는 집시법 개정을 비롯해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폐지를 주장하고, 교육 분야에서는 야당 주도로 본회의에 직회부한 학자금 무이자 대출법(취업 후 학자금 상황 특별법 개정안)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맞설 것으로 예상된다.
- 일본 "北발사체 엄중 항의…추가 발사 대비해 경계 태세 유지"
-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일본 정부가 북한이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해 31일 우주발사체를 발사한 것과 관련, 북한에 엄중하게 항의하고 경계·감시 태세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마쓰노 히로카즈 일본 관방장관. (사진=AFP)니혼게이자이신문, 지지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임시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으로, 우리나라와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한다”며 “중국 베이징 대사관 경로를 통해 북한에 엄중하게 항의했다”고 말했다. 또 “북한이 핵·미사일 능력을 강화하려는 자세를 취하고 있는 만큼, 향후에도 각종 미사일 발사 및 핵실험 등 도발 행위 수위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한국, 미국 등과 긴밀히 협력해 대응하고, 정보 수집·분석은 물론 경계·감시에도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북한은 지난 29일 31일 0시부터 내달 11일 0시 사이에 인공위성을 발사할 것이라고 일본 측에 통보했고, 이날 오전 6시 27분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남쪽 방향으로 우주발사체를 한 발 발사했으나 엔진 고장으로 실패했다. 일본 정부는 오전 6시 30분경 오키나와현에 긴급 대피 명령을 내렸다가, 30여분 뒤 발사체가 일본 영역을 침범하지 않은 채 낙하한 것을 확인하고 명령을 해제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이날 오전 총리 관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긴급 소집하고 관계부처 장관들과 대응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후 일본 외무성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술을 사용한 발사와 관련해 한미일 북핵수석대표가 전화 협의를 진행했다”면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강력히 규탄하고 상황을 평가했다”고 전했다. 이어 “한미일은 계속해서 높은 경계감을 갖고 상황을 주시해나가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며 “안보 협력을 비롯해 역내 억지력 및 대처력 강화, 유엔 안보리 대응 등 국제협력에서 미일·한일·한미일 간 긴밀한 협력을 재확인했다”고 덧붙였다. 하마다 야스카즈 방위상은 NSC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아직 북한이 예고한 기간이 남아 있다”며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긴장감을 갖고 경계·감시 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북한은 이날 1차 발사 실패 직후 빠른 시일 안에 2차 발사에 나설 것이라고 발표했다. 일본 방위성은 전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자위대에 ‘파괴조치 명령’을 지시하고, 자국 영역에 낙하할 경우 필요시 요격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 "고금리는 만악의 근원"…에르도안 재선에 리라화 사상 최저
-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28일(현지시간) 튀르키예 대선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재선이 성공하면서 리라화 가치는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초고물가와 경제난을 초래한 저금리 정책과 중앙은행에 대한 개입 등 비정통적 경제정책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이스탄불의 키시클리 지역에서 대선에서 승리한 후 관저 앞에 모인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사진=AFP)리라화 가치는 하락세를 이어가며 사상 최저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재선 확정 다음 날인 29일(현지시간) 오후 종가 기준으로 달러화 대비 리라화 환율은 20.10리라를 기록했다. 이는 전날 대비 0.6%, 올해 초보다는 7%가량 오른 수치다.2018년 상반기만 해도 달러당 5리라 아래에 머물던 리라화 환율은 2021년 달러당 10달러를 돌파했고,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리라화 가치가 계속 떨어지고 있는 것은 튀르키예 중앙은행이 저금리 통화정책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펴는 경제정책은 현재 서방 국가들이 펴고 있는 전통 경제정책과 결이 다르다. 인플레이션이 치솟아도 저금리 정책을 고수하고 있고,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훼손시키는 등 과도한 시장 개입에 나서고 있다. 그는 “고금리가 만악의 근원”이라는 종교적 신념을 앞세워 중앙은행장을 교체하는 등 비상식적 경제정책을 펴 서방국으로부터 비난을 받기도 했다. 저금리를 통해 생산과 투자, 수출을 늘리고 경상수지를 개선해 물가를 낮춘다는 전략이지만, 최근 수년간 튀르키예 경제는 유례없는 고물가와 리라화 폭락으로 인해 최악의 위기에 빠져 있다. 튀르키예 은행들의 주가는 대선 1차 투표 이후 20% 이상 폭락했고, 5년 만기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국가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에 200bp(1bp=0.01%포인트)까지 치솟기도 했다. 지난 26일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터키 증시를 추종하는 iShares MSCI 튀르키예 ETF에서는 3100만달러의 순매도가 나왔는데, 이는 2018년 3월 이후 최대 규모다.현재로서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같은 비정통적 경제정책을 유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그는 CNN인터내셔널과 인터뷰에서 “선거 이후 내 말을 확인해보라. 금리와 함께 물가가 내려가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이것은 환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재선에서 승리한 직후에는 “누구나 이것(물가낮추기)을 할 수 있다면, 나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앙은행의 기준금리가) 8.5%까지 내려갔고, 우리는 곧 물가가 내려가는 것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모건스탠리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저금리 정책을 계속 고수할 경우 달러화 대비 리라화는 단기간에 달러 대비 26리라까지 치솟고 연말까지 28리라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한편, 튀크키예 증시의 BIST100지수는 이날 전날 대비 4.4% 상승했다. 높은 인플레이션으로부터 피난처를 찾는 투자자들이 에르도안 대통령이 새 경제팀을 꾸려 경제활성화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 경제난·대지진 고비에도…에르도안 '국뽕 카드' 먹혔다
- [이데일리=김상윤 기자] ‘권위주의와 민족 우선주의가 튀르키예 경제난, 대지진 여파를 이겨냈다.’튀르키예 대선 결과는 이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지난 2월 튀르키예 남부에서 발생한 대지진으로 5만명 이상이 사망하고, 최악의 경제난이 이어졌지만, 튀르키예 민족주의와 애국심에 호소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소위 ‘국뽕 전략’이 먹혀들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튀르키예 대선에서 정통 경제정책, 의회 민주주의 회복에 대한 열망은 민족주의와 외국인 혐오에 대한 노골적인 호소에 가려졌다”면서 “국가 안보에 대한 불안은 안정을 내세운 에르도안 대통령을 선택하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이스탄불의 키시클리 지역에서 대선에서 승리한 후 관저 앞에 모인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사진=AFP)◇경제난에도 포퓰리즘 정책으로 승기28일 오전(현지시각) 튀르키예 선거관리위원회인 최고선거위원회(YSK)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대선 결선투표 승리를 공식 발표했다. 개표율 99.99% 기준으로 에르도안 대통령(정의개발당)이 52.16%, 경쟁자였던 야권 공동후보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후보(공화인민당)는 47.84%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최종 개표 결과는 6월1일 공식 발표된다. 결코 에르도안 대통령에 유리한 선거는 아니었다. 지난 2월 튀르키예 남부에서 발생한 대지진으로 5만명 이상이 사망했고, 신속한 대응에 실패했다는 비판에 거세지면서 ‘에르도안 정권은 끝났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경제 성적표는 낙제점에 가까웠다. 튀르키에는 지난해 10월 기준 전년 대비 85%가 넘는 극심한 인플레이션에 리라화 가치 폭락으로 경제 파탄 직전까지 갔다. 클르츠다로을루 대표는 ‘경제 심판론’을 내세우며 지지율을 끌어 올렸다. 실제 선거 전 여론조사는 에르도안 대통령에 불리했다. 여론조사기관 폴리트프로(Politpro)가 대선 직전 30일간 시행한 설문 결과를 종합하면 클로츠다로을루 후보(48.9%)가 에르도안 대통령(43.2%)을 5%포인트 앞섰다.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정반대였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1차 투표에서 49.52%의 득표율로 44.88%의 클르츠다로을루 대표를 5%가량 격차를 내며 1위에 올라섰다. 과반에 못 미치며 결선에 갈 수밖에 없었지만, 이미 승패는 에르도안 대통령에 기울었다는 평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변화를 원하는 청년층과 달리 50대 이상 중장년층에서는 여전히 안정을 원하고 있고, 에르도안 대통령이 선거 막판 저소득층을 겨냥한 선심성 공약을 쏟아냈던 점이 주효했다. 정년 요건 폐지로 조기 연금 수령을 가능하게 하고 최저임금과 공공 근로자 보수를 대폭 인상하고, 한 달간 가정용 가스를 무상 공급하는 공약을 쏟아냈다. 장기 집권을 통해 사실상 언론을 장악하면서 유리한 선거 환경이 마련된 것도 도움이 됐다. ‘국경없는기자회’는 지난달 국영방송 ‘TRT뉴스’가 에르도안 대통령을 보도한 빈도가 클르츠다로을루 후보의 60배에 달했다고 분석했다.결정타는 1차 투표에서 득표율 3위(5.17%)를 기록한 시난 오안 승리당 대표의 지지였다. 오안 대표는 집권 여당에 힘을 실어주는 게 튀르키예 미래를 위해 중요하다며 지지층에게 에르도안을 선택해달라고 요청했고, 사실상 승기를 잡았다. 그는 쿠르드족 분리독립 투쟁에 대한 무관용과 난민 송환을 요구했고,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를 일부 수용하면서 ‘딜’이 이뤄졌다.에르도안 대통령 재선을 환호하는 지지자들 (사진=AFP)◇‘21세기 술탄’ 증명한 에르도안특히나 에르도안 대통령의 강력한 권위주의 및 민족 우선주의는 대다수 튀르키예 국민을 사로잡았다는 평가다. 그는 불리한 판세가 지속하자 튀르키예 최대 안보 위협으로 쿠르드족을 제물로 삼았다. 그는 클르츠다로을루 대표 등 야권이 쿠르드족의 분리독립을 추진하는 테러 세력과 결탁했다며 유권자들의 민족주의와 안보 불안감을 자극했다. 반면 자신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속에 독립적인 목소리를 내며 튀르키예의 위상을 높이고 국익을 키운 리더로서 이미지를 강조했다. 클르츠다로을루 대표가 내세운 ‘경제 심판론’은 국가안보 불안에 가려졌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재선에 성공하면서 ‘21세기 술탄’ 자리를 확고히 했다. 술탄은 튀르키예 전신인 오스만제국의 황제이자 이슬람 종교 지도자를 겸한 절대 군주로, 에르도안 대통령이 자신을 지칭하는 수식어로 활용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각종 스캔들과 부패, 반정부 시위, 쿠데타 위기를 겪었지만 강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늘 극복했다. 49세에 2003년 내각책임제 당시 총리에 오르면서 튀르키예의 최고 권력자가 됐고, 연이은 총선 승리로 3선 총리를 지냈다. 총리 퇴임 이후 법상 4연임이 불가능해지자 2014년 튀르키예 사상 최초의 직선제 대선을 통해 대통령이 됐다. 2017년에는 대통령에게 부통령 및 법관 임명권, 의회 해산권, 국가비상사태 선포권까지 막강한 권한을 부여하는 헌법 개정도 이끌어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임기 도중 조기 대선을 실시해 승리하면 추가 5년 임기를 보장한 헌법에 따라 2033년까지 집권할 수 있다. 현재 69세인 그가 79세까지 집권할 길이 열려 사실상 종신 집권이 가능한 셈이다.이슬람 정치 컨설턴트 걸펨 사얀 산버는 뉴욕타임스에 “에르도안은 이번 재선에 승리하면서 궁극적인 자심감을 얻었고, 패배는 전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야당에 대해 더욱 가혹한 정치를 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