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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싸늘한 동굴 속에선 와인도 천천히 익어간다
  • [폭염탈출③] 싸늘한 동굴 속에선 와인도 천천히 익어간다
  • 머루에 대한 정보가 있는 안내문[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우리나라도 와인 생산국이다. 야생 포도인 머루와 오미자, 오디 등을 이용해 특별한 와인을 만든다. 무주 농가에서 국내 머루 생산량의 약 60%를 재배하고, 머루 농가와 머루와인 업체가 협력해 맛깔스러운 와인을 빚는다. 머루와인은 적상산 중턱(450m)에 자리한 무주머루와인동굴에서 만난다. 더위를 피하고 머루와인도 맛볼 수 있어 여름철 여행지로 제격이다. 머루와인과 사과와인 6종을 무료로 시음하는데, 조금씩 다른 맛이 오묘하다. 동굴에 오래 있으면 몸이 으슬으슬하다. 이때 머루와인 족욕을 하면 몸이 따뜻해지고 피로가 스르르 풀린다.무주 남쪽을 지키는 적상산. 오른쪽으로 첩첩 산이 펼쳐진다.◇한국 100대 명산이 품은 동굴통영대전고속도로를 타고 금산을 지나면 앞쪽으로 웅장한 산이 나타난다. 무주가 가까웠다는 걸 알리는 적상산이다. 무주의 수호산인 적상산은 사면이 절벽으로 둘러싸여 험악하게 보인다. 붉은색 바위 지대가 마치 산이 붉은 치마를 입은 것 같다고 적상(赤裳)이라는 이름이 붙었으며, 한국 100대 명산에 든다. 적상산 중턱에 무주머루와인동굴이 자리한다.무주 시내에 들어와 적상산 품에 난 도로를 따라 10분쯤 구불구불 오르면 무주머루와인동굴 주차장에 닿는다. 여기에 동굴이 생긴 건 무주양수발전소를 만들면서 터널을 뚫었기 때문이다. 작업용 터널이 2007년에 무주머루와인동굴로 새롭게 태어났다. 동굴 길이가 총 579m인데 그중 290m를 사용하고 있다. 무주머루와인동굴 입장료는 2000원(시음장 무료 이용·음료 1잔 포함, 와인 족욕 별도), 이용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5시 30분이다(월요일·명절 당일 휴관, 성수기는 월요일 정상 운영).적상산 중턱에 자리한 무주머루와인동굴동굴 입구에 입을 크게 벌리고 선 머루 장승 부부의 표정이 해학적이다. 장승 뒤에 도깨비처럼 생긴 머루 정령이 입을 쩍 벌리고 있는데, 여기가 동굴 입구다. 동굴에 들어서자 서늘한 바람이 불어온다. 안으로 들어갈수록 바람은 차가워지고 슬슬 땀이 식는다. 동굴 안 평균온도는 13~14℃. 여름철 밖의 기온이 대개 30℃가 넘으니 무려 15℃ 이상 낮은 셈이다.동굴에서는 먼저 머루에 관한 안내문을 만난다. 야생 포도인 머루는 포도보다 맛과 향이 진해 와인을 빚기에 적합하다.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홋카이도(北海道)산 와인도 머루로 만든다고 한다. 무주는 국내 최대 머루 산지로, 머루 농가 110여 가구와 5개 머루와인 업체가 손잡고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벽에 붙은 안내문을 읽어보면 ‘왜 머루로 와인을 만들까?’라는 궁금증이 가시고, ‘맛은 어떨까?’ 하는 호기심에 입맛을 다시게 된다.동화 속 세상처럼 알록달록 꾸민 무주머루와인동굴 내부◇폭염에도 몸이 으슬으슬이후는 동화 속 세상처럼 아기자기하다. 머루 줄기와 열매를 색색의 조명으로 치장한 포토 존이 나오고, 그리스신화 주인공이 와인을 따르는 재미난 트릭 아트, 화려한 빛 터널 등이 이어진다. 와인 병 모양 조형물에는 “우리는 흔히 와인 하면 외국산 수입 와인만을 떠올립니다. 그들에 비해 땅도 작고, 인구도 적지만 그들과 어깨를 견주어 우리의 와인을 만들고 있습니다. 우리가 우리의 것을 소중히 여길 때 세계에서도 인정받는 Made in Korea가 되지 않을까요? 이제부터 무주머루와인이 만들어갑니다”라는 문구가 있다. 우리 와인을 만드는 당당함이 느껴져서 좋다. 와인 선진국 프랑스나 이탈리아에 이런 동굴이 있었다면 와인 명소가 됐을 것이다.이윽고 시음장에 도착하자 직원이 반기며 시음을 권한다. 현재 시판되는 머루와인은 덕유양조의 ‘무주구천동머루와인(MEORUWINE)’, 무주군산림조합의 ‘루시올뱅(LUCIOLE VIN)’, 샤또무주의 ‘샤또무주(CHATEAU MUJU)’, 산들벗의 ‘마지끄무주(MAGIQUE MUJU)’, 칠연양조의 ‘붉은진주(RED PEARL)’ 등이다. 반딧불사과와인영농법인의 사과와인 ‘애플린(Apple lean)’도 있다.시음장에서는 5가지 머루와인과 사과와인을 맛볼 수 있다. 먼저 직원이 권한 루시올뱅을 마셨다. 첫맛은 신맛이 강하고 뒷맛이 살짝 달콤했다. 무주구천동머루와인은 신맛과 단맛이 조화로웠다. 사또무주는 달콤한 맛이 느껴졌다. 나머지 와인도 제각각 맛이 달랐다. 전체적으로 와인 맛이 생각보다 훌륭했다. 괜찮은 머루와인이 여러 종류가 있다는 게 놀라웠다. 시음장 직원에게 “어느 와인이 가장 반응이 좋은가요?” 하고 물어보니, 입맛이 각양각색이라 특정 와인이 몰표를 받진 않는다고 한다. 사람들은 시음장에서 맛을 비교해보고 입맛에 맞는 와인을 고른다. 여기서 구입하면 할인 혜택도 있다.시음장 옆에 족욕장이 보인다. 동굴에 오래 있으면 몸이 으슬으슬하게 마련이다. 이런 때 족욕이 제격. 뜨거운 물에 머루와인을 넣자 좋은 향기가 솔솔 올라온다. 발을 담그니 몸이 스르르 풀리면서 조금씩 따뜻해진다. 여독이 한 방에 풀리는 기분이다(이용료 3000원).덕유산의 장쾌한 능선이 한눈에 들어오는 안렴대◇전망대, 안국사, 무주문화원 등 볼거리도 가득머루와인 족욕까지 마쳤다면 동굴에서 나와 적상산의 명소를 둘러보자. 동굴 앞에서 산정으로 이어진 도로는 한동안 갈지자를 그리고, 적상터널을 통과하면 느닷없이 호수가 나타난다. 무주양수발전소의 상부 저수지인 적상호다. 무주양수발전소는 상부 저수지에서 산 아래 하부 저수지로 물을 떨어뜨려 전기를 생산한다.적상호 북쪽 끝자락에 적상산전망대가 있다. 거대한 굴뚝처럼 생긴 전망대는 무주양수발전소의 발전설비인 조압수조다. 발전기가 갑자기 멈췄을 때 수로 압력이 급상승하는 걸 완화해주는 설비라고 한다. 건물 3~4층 높이 전망대 꼭대기에 오르면 시야가 넓게 열린다. 전망대를 한 바퀴 돌면서 무주의 산하를 감상할 수 있다. 북쪽으로 산이 첩첩 둘러싸인 가운데 무주 시내가 자리 잡았고, 남쪽으로는 무주덕유산리조트 스키장이 보인다.안렴대로 가는 숲길이 호젓하다.적상산전망대가 무주양수발전소 덕분에 생긴 인공 전망대라면, 적상산 8부 능선에 자리한 안렴대는 천혜의 전망대다. 안국사주차장에 도착하면 ‘안렴대 500m’ 안내판이 있다. 호젓한 숲길을 따라 10분쯤 가면 마당바위 같은 너른 바위 지대인 안렴대가 나타난다. 바위 아래는 천길만길 벼랑이다. 《한국지명총람》에 따르면, 고려 말 거란이 침입했을 때 삼도 안렴사가 이곳 바위 아래 굴에 숨어서 유래한 지명이라고 한다. 안렴대의 자랑은 장쾌한 조망이다. 남쪽으로 향적봉에서 남덕유산까지 이어지는 덕유산 주 능선이 장쾌하고, 맑은 날에는 서쪽으로 진안 마이산이 보인다.안렴대에서 되돌아오면 안국사 경내로 들어선다. 안국사는 1277년(고려 충렬왕 3) 월인이 창건했다는 설과 조선 태조 때 무학대사가 적상산성을 쌓고 절을 지었다는 설이 있다.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때는 승병이 주둔했다고 한다. 1995년 적상산에 무주양수발전소가 생기자, 안국사가 자리한 지역이 수몰 지구로 편입되어 지금의 자리로 옮겼다. 천불전에 들어서니 제각각 다르고 또 비슷한 부처의 미소가 재미있다.적상산에서 내려와 무주 시내의 무주문화원으로 간다. 건물 3층에 김환태문학관과 최북미술관이 있다. 김환태문학관에 들어서자 나비 무리 그림 가운데 이어령 평론가가 쓴 ‘김환태의 문학 정신’이란 글이 있다. 나비 그림은 김환태가 쓴 글의 유명한 구절 “나는 상징의 화원에 노는 한 마리 나비이고자 한다”에서 따온 것이다. 김환태는 일제강점기에 순수문학의 이론 체계를 정립한 무주 출신 문학평론가다. 1943년 귀향해서 이듬해 세상을 뜰 때까지 무주에 살았다. 최북미술관은 무주 출신 화가 최북을 기리는 미술관이다. ‘조어도’ ‘풍설야귀인도’ 등 대표작을 관람하고, 조선 후기 회화의 흐름도 살펴볼 수 있다. 무주가 낳은 문화 예술인과 만나며 여행을 마무리한다.안국사 천불전. 부처의 미소가 보는 이를 미소 짓게 한다.◇여행메모△여행코스= 무주머루와인동굴→적상산전망대→안렴대→안국사→적상산사고→김환태문학관&최북미술관→무주반디랜드→태권도원△가는길= 통영대전고속도로 무주 IC→무주로→싸리재터널→괴목로→산성로→무주머루와인동굴△먹을곳= 매운탕·어죽은 단천로의 금강식당과 내도로의 섬마을, 산채정식은 구천동로의 별미가든이 유명하다. △주변 볼거리= 적상산사고, 무주반디랜드, 태권도원 등
2019.08.03 I 강경록 기자
“덥고 지루해? 즐길거리 가득한 한강으로 와!”
  • [e주말 여기어때]“덥고 지루해? 즐길거리 가득한 한강으로 와!”
  • 2019 한강몽땅 축제. (사진=서울시)[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밤에도 25도 이상 치솟는 열대야가 지속되고 낮엔 폭염특보가 발행되는 등 무더운 나날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주말엔 무더운 여름 더위를 조금이나마 달래 줄 도심 속 휴양지 ‘한강’에서 지친 일상을 달래보자. 한강에서는 본격적인 여름철을 맞아 열기구 체험, 킹카누 원정대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열린다. 한강 물싸움축제. (사진=서울시)◇한강에서는 물놀이 즐겨야 제 맛!…수상레포츠 체험한강 킹카누 원정대는 12명까지 동시 탑승이 가능한 킹카누를 타고 반포대교와 잠수교를 넘나들며 반포한강공원의 야경을 물위에서 감상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성인 기준 이용료가 1만9000원이며 사전 온라인 예약을 통해 참가 가능하다. 12인까지 수용 가능하므로 온 가족이나 단체가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오는 18일까지 매일 총 4회 운영되며 반포한강공원 서래나루에서 진행되며, 폭염시간대를 피해 주간 1회, 야간 3회 하루 총 4번(10시, 18시, 19시30분, 21시) 운영한다. 이번 주말에는 물풍선 10만개가 오가는 시원한 물 싸움 한 판을 벌일 기회도 펼쳐진다. 서울시는 3~4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난지한강공원 젊음의광장에서 ‘한강워터피크닉-물싸움축제’를 연다.축제의 하이라이트인 물싸움은 정오, 오후 2시, 4시에 각 1시간 동안 이어진다. 사회자 진행에 따라 두 팀으로 나뉜 참가자들이 물풍선 10만개와 물총을 공중을 향해 쏘아 올린다. 길이 35m, 높이 8m의 워터슬라이드가 차려지는 ‘물놀이 어트랙션’도 오전 11시부터 저녁 6시까지 운영한다. 물에 뜬 통나무 위를 두발로 구르며 버티는 ‘로그 롤링’, 상금을 놓고 겨루는 ‘한강통통 챔피언십 대회’도 열린다. 메인 행사 후에는 ‘DJ 워터 파티’ 공연이 열려 흥을 돋운다.한강재즈페스타. (사진=서울시)◇한강에 음악을 더하면?…‘한여름 밤의 음악축제’서울시 한강사업본부는 무더위가 한층 기승을 부리는 8월, 한강몽땅 여름축제의 하이라이트 기간을 맞아 2주간 무더위에 지친 시민들을 위해 ‘음악이 흐르는 한강 피크닉’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한강썸머뮤직피크닉’은 올해 처음으로 선보이는 공연으로 ‘여름’과 ‘강’에 어울리는 팝, 국악, 레게, 클래식의 총 4가지 장르 공연들로 구성돼 누구나 무료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2~3일, 9~10일 4일간 오후 6시 30분~10시까지 여의도한강공원 물빛무대와 너른들판 특설무대에서 진행된다. 2일 첫 공연은 ‘팝’을 테마로 1부에는 1세대 인디밴드인 허클베리핀과 키라라의 무대가 펼쳐질 예정이다. 2부에는 바이올린 연주와 노래를 함께하는 강이채와 여성 듀오 옥상달빛의 공연이 이어진다. 3일은 ‘국악’을 테마로 1부에는 3인조 퓨전국악 아트록 밴드 동양고주파, 가야금과 기타를 협연하는 등잔밑스튜디오가 출연한다. 2부에는 한국전통 음악의 새로운 선율과 리듬을 선보이는 4인놀이와 DJ아킴보 등의 다양한 협연이 펼쳐진다.‘한강재즈페스타(2~3일/반포 세빛섬 예빛무대)’는 20인조 빅밴드 재즈 오케스트라, 한국재즈 1세대 김준, 국내 최고 수준의 재즈 뮤지션 말로, 류인기트리오 등이 출연해 수준 높은 재즈 음악을 선보인다.
2019.08.03 I 이윤화 기자
 우륵이 반한 남한강에 '풍덩'…가마솥 더위도 '안녕'
  • [여행] 우륵이 반한 남한강에 '풍덩'…가마솥 더위도 '안녕'
  • 충주 탄금대에서 가장 풍광이 좋은 열두대. 임진왜란 때 왜적에게 크게 패한 신립이 몸을 던진 곳으로 알려진 곳이다.[충주= 글·사진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길었던 장마가 끝났다. 본격적인 무더위가 이제 시작이다. 무더운 여름날에는 역시 물에서 노는 게 최고. 물놀이라면 계곡이나 바다를 먼저 떠올리겠지만, 이에 못지않은 피서지가 있다. 물의 고장 충북 충주다. 충주호와 탄금호가 있고, 충주시청을 기준으로 남쪽에는 달천이, 서쪽에는 요도천이 흐른다. 남한강은 동쪽에서 북쪽으로 이어져 흐른다. 호수와 물줄기 중심으로 충주를 대표하는 명소도 많다. 우륵이 가야금을 뜯었다는 ‘탄금대’, 통일신라에 지어진 석탑 중 가장 규모가 큰 ‘충주 탑평리 칠층석탑(중앙탑)’, 달천강이 빚은 최고의 경관인 ‘수주팔봉’ 등등. 청정 물길에서 다양한 수상레저를 즐기고 있노라면 한여름 더위도 어느새 잊힌다. 탄금호에서 수상스키를 즐기고 있는 여행객◇수상레저 메카로 떠오르는 ‘충주’충주에서 가장 먼저 찾은 곳은 탄금호. 탄금호는 남한강 물줄기가 만든 호수다. 호수 주변으로 충주 탑평리 칠층석탑(국보 제6호)과 탄금대를 양안에 거느리며 푸른 물빛을 자랑한다. 2013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가 열렸던 탄금호 국제조정경기장에 가면 신나는 수상 레포츠를 무료로 즐길 수 있다. 한국해양소년단충북연맹이 운영하는 탄금호 수상레포츠 레저체험 아카데미는 다양한 수상 레포츠 기구를 이용할 수 있는 곳이다.탄금호에서 수상레저를 즐기고 있는 관광객들.조금 더 스릴을 즐기고자 한다면 사설업체를 찾는 것이 좋다. 탄금호 주변으로 여러 수상레저 업체들이 있다. 수상스키·웨이크보드 강습은 물론 바나나보트, 땅콩보트, 디스코팡팡 같은 일반인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물놀이 기구를 갖추고 있다. 체험 전 지상교육을 포함한 기본 교육을 받으면 누구라도 시원한 물살을 가르는 짜릿함을 만끽할 수 있다. 물에 들어가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디스코 팡팡’ 등 수상 놀이기구를 탑승하는 방법도 있다중앙탑 사적공원에 있는 충주 탑평리 칠층석탑탄금호 주변으로는 볼거리도 많다. 충주 중앙탑이 서 있는 중앙탑 사적공원은 한여름 저녁 풍경이 낭만적인 곳이다. 중앙탑은 충주 탑평리 칠층석탑을 말한다. 정식 명칭 대신 충주 사람들이 모두 ‘중앙탑’이라 부르는 이 석탑은 통일신라 때 세운 것이다. 중앙탑이라 불리는 이유도 재미있다. 신라 원성왕이 국토의 중앙이 어딘지를 알아보기 위해 보폭이 같고 걸음의 속도도 같은 사람 둘을 남과 북의 끝 지점에서 동시에 출발 시켜 그 둘이 만난 자리에다 이 탑을 세웠다는 이야기다. 국토의 정중앙에 탑을 세웠다는 것이다.석탑의 높이는 신라 탑 중에서 가장 높은 15.4m. 경주의 다보탑과 닮은 모양새다. 이중의 기단 위에 7층의 탑신을 올렸고, 그 위에 상륜부를 구성했다. 전각부의 작은 구멍은 풍경을 단 자리다. 창건 당시에는 꽤 장엄한 모양새였을 것으로 보인다. 고려 시대에 중수한 흔적도 있다. 1917년 해체·복원 작업을 했는데 6층 탑신에서 서류편과 동경 2점 등이, 기단부에서 청동제 뚜껑 있는 합이 나왔다. 이 가운데 동경 2점은 고려 때 물건으로, 사리를 봉안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탄금대 최고 비경인 열두대◇울창한 숲과 탁 트인 전망 일품 ‘탄금대’탄금대공원 충혼탑우륵이 가야금을 탔다는 탄금대(彈琴臺)도 지척이다. 남한강과 달천이 합류하는 합수머리인 대문산(107m)에 자리했다. 울창한 숲과 탁 트인 전망을 자랑하는 충주 시민의 휴식공간이다. 솔바람·강바람이 가야금 선율처럼 맑고 투명하다.들머리는 탄금대공원 주차장. 주차장에서 오른쪽 길로 들어선다. 울창한 소나무와 길 양편으로 놓인 조각품이 반긴다. 100m 정도 숲길을 걸어가면 높다란 탑 2개가 있다. 앞의 탑은 6·25 한국전쟁 당시 나라를 위해 순국한 충주 출신 2838명의 넋을 기리기 위해 1956년에 세운 충혼탑이다. 왼편에는 임진왜란 때 북상하던 왜군을 저지하다가 탄금대에서 순절한 신립 장군과 8000명의 병사를 기리는 위령탑이다.위령탑 바로 옆의 ‘감자꽃 노래비’도 눈길을 끈다. 이 노래비는 충주 출신으로 일제강점기 때의 독립운동가이자, 시인이었던 권태응의 동요를 기리는 비다. 노래비에는 “자주 꽃 핀 건 자주 감자/파 보나 마나 자주 감자/하얀 꽃 핀 건 하얀 감자/파 보나 마나 하얀 감자.” 그의 대표작 감자꽃이 새겨져 있다. 시인은 일제강점기 일본에 의해 강요된 ‘창씨개명’을 반대하는 은유로 시를 썼다고 한다.노래비를 지나 탄금정으로 오르는 길은 솔숲이 일품이다. 나무들이 허공에 곡선을 그리는 모습이 자유롭다. 탄금정은 1955년 충주 관아의 연못에 있던 정자 천운정을 이곳으로 옮긴 것이지만, 정자가 낡아서 최근 새로 지었다. 탄금정에서 가파른 나무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탄금대 최고 절경인 열두대라는 층암절벽이 있다.탄금정은 1955년 충주 관아의 연못에 있던 정자 천운정을 이곳으로 옮겨왔다.열두대에 서면 남한강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남쪽에서 흘러온 달천과 서쪽에서 온 남한강이 만나 열두대 앞에서 몸을 섞는다. 열두대는 임진왜란 때 왜적에게 크게 패한 신립(1546~1592)이 몸을 던진 곳으로 알려졌다. 신립은 최후의 싸움을 펼치며 군사를 독려하느라 또는 뜨거워진 활줄을 식히느라 이 벼랑을 열두 번이나 오르내렸지만 끝내 이곳에서 몸을 던졌다고 한다. 남한강은 이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저 묵묵히 몸을 뒤척이며 흘러간다.달천강이 빚은 최고의 비경 ‘수주팔봉’◇달천강이 빚은 최고의 경관 ‘수주팔봉’탄금대에서 남쪽으로 운전대를 잡는다. 한참을 달려 도착한 곳은 살미면 향산리 남쪽에 솟아있는 수주팔봉. 속리산에서 발원한 달천강이 빚어 놓은 ‘작품’이다. 높이가 493m로 야트막하지만, 험준한 바위봉을 등에 업어 위엄이 느껴지는 작지만 커다란 산이다. 송곳바위, 중바위, 칼바위 등 깍아지른 듯 뾰족한 모양새의 봉우리마다 하늘을 찌를 듯 솟아 있다. 산이 지천인 이 땅에 이만한 봉우리야 어디서든 볼 수 없겠냐만 산자락을 휘감아 도는 강줄기와 폭포, 모래톱이 어우러진 풍광이 마치 병풍 속 그림 같다.끊어진 수주팔봉 봉우리 사이를 연결하는 출렁다리.속리산에서 발원한 달래강은 충북 괴산군을 적신 후 수주팔봉을 지나 탄금대 앞에서 남한강과 합류한다. 125㎞에 걸쳐 만들어 놓은 풍광은 이뿐 아니다. 인근 화양구곡과 선유동, 쌍곡 모두 달래강의 품에서 탄생했다. 달래강은 불리는 이름이 여럿이다. 그 옛날 강에 수달이 많이 살았다고 해서 ‘달강’이라 부르기도 하고 물맛이 좋아 ‘달천’으로도 불린다. 달천동 주변에 ‘달다’는 뜻의 단월동과 단호사가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달래강의 물맛은 예나 지금이나 조선 최고의 물로 꼽힌다. 조선시대 학자 허백당 성현(成俔)은 ‘용재총화’에 ‘우리나라 물맛은 충주 달천수가 으뜸이며 오대산 우통수가 두번째, 속리산 삼타수가 세번째로 좋다’고 기록했을 정도다.수주팔봉 출렁다리. 수주팔봉은 달래강변을 둘러친 여덟 봉우리에서 얻은 이름이다. 일제시대 때 본래 물길이 흐르던 유역을 농지로 개간하기 위해 팔봉의 산허리를 끊었다.수주팔봉은 달래강변을 둘러친 여덟 봉우리에서 얻은 이름. 여덟 봉우리가 치닫는 중간이 뚝 잘렸다. 일제시대 때 본래 물길이 흐르던 유역을 농지로 개간하기 위해 팔봉의 산허리를 끊었기 때문. 그 ‘덕’에 봉우리와 봉우리 사이에는 작은 폭포가 생겨 운치를 더해준다. 30m 높이의 칼바위 아래로 떨어지는 폭포수는 장마 때 물이 불면 더욱 장관이다. 수주팔봉의 감상 포인트는 수주마을에서 바라보는 것. 암봉마다 수백년생 소나무가 뿌리를 박고 선 모습이 아름답다. 자갈로 뒤덮인 강변에서 멱을 감거나, 낚싯대를 드리우면 세상 모든 시름이 달천에 녹아들 정도로 한적하고 여유롭다.오대호아트팩토리는 쓰레기나 페품, 잡동사니로 만든 정크아트를 전시하고 있다. 사진은 오대호아트패고리의 오대호 관장.◇여행메모△ 가볼만한 곳= 지난 5월 문을 연 정크아트갤러리 ‘오대호아트팩토리’는 한국관광공사가 지정한 강소형 잠재 관광지다. 2007년 폐교한 옛 능암초교 부지에 들어섰다. 정크아트는 쓰레기나 폐품, 잡동사니를 의미하는 ‘정크’(junk)와 ‘예술’(art)의 합성어.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폐품을 활용해 제작한 예술작품이다. 실내외 전시관과 체험실, 카페 등으로 구성했다. 야외에는 키가 5m는 족히 되는 로봇에서부터 폐타이어로 만든 코뿔소, 영화 속 히어로인 스파이더맨까지 다양한 작품이 있다. 실내 전시관은 주제에 따라 모션갤러리와 키즈갤러리, 어린이체험장으로 나눴다. 모션갤러리는 이름처럼 간단한 조작을 통해 작품을 직접 움직여볼 수 있는 공간이다. 버려진 폐품을 이용했기에 의미가 남다르다는 오대호 관장은 “환경과 과학, 그리고 미술까지 다 배울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오대호아트팩토리
2019.08.02 I 강경록 기자
 ‘최소 30년’은 기본…충주의 오래된 맛집
  • [강경록의 미식로드] ‘최소 30년’은 기본…충주의 오래된 맛집
  • 만두순대골목 순대국밥[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충주는 예전에 끗발깨나 있던 동네였다. 신라 때 충주의 이름이 중원(中原)이었을 정도다. 충청도라는 지명도 충주와 청주를 합해 만들어진 이름. 남한강과 달천강으로 둘러싸여 영남과 서울을 잇는 교통의 요지였다. 자연스레 사람과 물류가 모여들었고, 장이 서면서 음식이 발달했다.충주에는 전통시장만 5곳이 있다. 충주천을 따라 자유시장·무학시장·공설시장·충의시장·풍물시장이 한곳에 모여 있다. 하나의 거대시장 같지만 각기 다른 시장이 함께 어우러져 다양한 재미를 선사한다. 이 중 최고의 명소는 ‘순대만두골목’이다. 자유시장에서 이어지는 무학시장과 공설시장 사이 골목에 자리하고 있다. 무학시장 내 대우분식 감자만두이 골목의 주인공은 순대와 손만두다. 순대와 만두를 파는 가게들이 길 양옆으로 나란히 들어서 있다. 순대골목에 들어서면 손만두와 함께 익어가는 순대가 미각, 후각, 시각을 자극한다. 마음에 드는 가게에 자리를 잡고 앉으면 즉석에서 음식을 만들어 내준다. 순댓국은 여느 지역과 달리 시레기를 넣은 국물 맛이 일품이다. 한쪽에서는 시레기 국물을 뚝배기에 떠서 먹음직스럽게 썰어낸 따끈한 순대를 말아낸다. 만둣집 중에서는 ‘장모님 만두’가 가장 오래되고, 유명하다. 37년째 만두만 팔고 있다. 충주천 다리 위에 자리하고 있다. 삼정면옥 냉면충주에서 30년째 냉면을 팔고 있는 관아골의 삼정면옥도 빼놓을 수 없다. 심심하고 구수한 국물에 메밀향 진한 국수를 말아낸다. 수육과 편육도 맛이 좋다. 특히 편육은 중국식 냉채처럼 채 썬 오이와 겨자 양념에 버무려 낸다. 이 집의 또 다른 별미는 ‘동부지짐’. 콩의 한 종류인 동부콩을 갈아 부쳐 낸다. 단백질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바삭하고 고소하다. 단월강변식당의 올갱이무침충주를 대표하는 음식은 ‘올갱이국’이다. 올갱이라는 이름도 충청도 사투리. 표준어로는 다슬기다. 전라도에선 대사리, 강원도에선 꼴부리, 경상도에선 고디라고 부른단다. 그러나 음식으로서 다슬기를 이야기할 때 가장 친숙한 이름은 올갱이다. 예로부터 금강·남한강·괴강 등을 끼고 있는 옥천·영동·충주·단양·괴산 등 충청도 대부분 지역에서 올갱이를 잡아 음식을 만들었다. 충주 시내의 복서울해장국은 30년간 올갱이 해장국을 끓여낸 맛집이다. 남한강과 달천강에서 잡은 올갱이로 끓여내 구수하고 담백한 맛을 낸다. 달월강변의 올갱이식당은 전국에 이름난 식당이다. 올갱이해장국과 올갱이 무침이 유명하다.
2019.08.02 I 강경록 기자
 `삼거리 다방` 버닝 로스터기
  • [심보배의 로스팅 탐방기] `삼거리 다방` 버닝 로스터기
  • [이데일리 트립in 심보배 기자] 솜털 구름이 파란 하늘에 둥둥 떠다니는 날, 인천 삼거리 다방 바리스타이자 로스터기 ‘버닝 로스터기’ 이대열 대표를 만났다.“제가 하는 커피는요. 다소 맛이 없을 수 있어도 제 마음을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사람들은 가끔 꼰대 같다고 하는데 저는 제 방식의 커피인으로 살아가려고요.”삼거리 다방, 이름도 위치도 너무 특이해요?“이곳은 카페를 하려고 한 게 아니고 로스터기 제품인 ‘버닝 로스터기’ 쇼룸으로 사용하려고 만든 공간이에요. 예전에 살던 집을 개조한 곳이라 자제도 좋은 것으로만 사용했어요. 가끔 가족들이 모여 식사를 하고 아이들이 시간을 보내기도 해요. 마룻바닥도 폐교에서 버려진 나무를 사용했어요. 이 나무들은 단단해서 제가 다시 사용할 수 있었어요. 이곳을 완성하는데 꼬박 1년 하고도 반이 걸렸어요. 카페를 오픈한지는 6개월 정도 되었어요.“삼거리 다방이라는 이름은 커피 친구인 이석윤님(제주에서 인천으로 올라와 그와 커피를 하다가 호주로 선교를 떠나신 목사님)이 지어주신 이름이다. 그는 처음에는 자꾸 삼거리 다방이라고 불러서 싫어했었는데 친구가 떠난 후 그리운 마음에 ‘삼거리 다방’ 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주변 아파트에 사시는 주민분들이 찾아와 카페를 하면 어떠냐고 권유하셔서 동네 카페 겸 쇼룸을 겸하며 사용 중이다.커피를 어떻게 접하게 되었나요?“제가 19살 때 수능시험을 마치고 무작정 집을 나왔어요.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어요. 먹여주고 재워주니 그것만으로도 좋았어요. 아침에는 전단지를 돌리고, 오후에는 카페에서 일하고, 저녁에는 단란 주점을 오가며 지냈어요. 일했던 카페가 경양식도 함께 하던 곳이었는데 사이폰 커피가 어떤 것인지도 모르고 처음 배웠어요. 그때는 대부분 인스턴트커피인 ‘맥스웰 커피’를 마시던 시절이었는데 그곳에서는 원두커피를 같이 팔았어요.”7개월의 방황은 그의 형이 군대를 가면서 끝났다. 그 뒤로 그는 아주 평범한 생활은 했다.그 이후는 어땠나요?“그때 이후 대학을 가고, 군대도 다녀왔어요. 한참 지나 카페를 시작했는데 왠지 장기적으로 운영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들어 접었어요. 결혼을 한 상태라 아이들 교육 때문에 잠시 고민도 했어요. 쳇바퀴 돌리듯 아이들을 내몰고 싶지 않아 변두리로 이사를 했어요. 좀 자유롭게 키우고 싶었어요. 마음이 행복한 아이로”카페를 접고 나서 그는 커피 공부는 계속했다. 커피를 계속하려면 기계와 산지에 대해 알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생두를 가지고 오면 로스팅 하는 방법은 알지만,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로스터기에 대해서는 납득이 안 가는 의문점이 많았다. 그 당시 로스터기는 주로 독일, 네덜란드, 일본 기계가 유명했고 국내에는 한 업체가 기계를 독점했던 시기였다.로스팅 기계를 만들게 된 계기와 출시 이후의 소감은?“독일이나 네덜란드, 일본, 미국, 터키 등 기계로 로스팅을 해봤어요. 1kg 로스터기에 같은 양의 생두를 넣었어요. 로스팅을 하면 생두가 800g 정도만 나오는 거예요. 그럼 2kg을 하려면 3번이나 로스팅을 해야 하니 그들(로스터 기회사)이 말하는 1kg급 로스터기라는 말이 조금 괘씸하게 느껴졌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모든 기계는 청소가 중요한데 전문가가 아니면 손을 델 수가 없게 만들어졌어요. 그것도 한번 청소업체를 부르면 60만 원에서 100만 원이 들고, 청소도 하루 정도 꼬박 걸렸어요. 기계청소는 비용 때문에 6개월이나 1년에 한 번 정도 청소할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반복되더라고요. 카페를 운영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납득이 되지 않았어요. 카페에서 손님에게 서비스하고 커피 볶기도 바쁜데 말이죠.그것뿐만이 아니에요. 잘 나가는 외국 업체의 기계들을 뜯어보니 아귀도 안 맞고, 고무도 헐거워져 있었어요. 도장도 보이는 부분만 도장이 되어있고 그래서 조금 황당했던 기억들이 있어요. 이런 기계를 몇 천만 원씩 받고 우리나라에 팔다니. 괘씸한 마음에 기계를 만들기 시작했어요. 정확히 알고 좋은 기계를 만들어야겠다는 다짐은 그때 했어요. 많은 어려움이 있었죠. 개발 기간 동안 계속 투자만 했으니까요. 그래도 지금까지 믿고 곁에서 같이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는 박성태 이사님, 이형열 이사님, 그리고 이석윤 님과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어요.”이 대표는 작년 6월부터 로스터기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7년 전에 팔아도 된다는 주변의 권유도 있었지만, 스스로 만족하지 못했다. 3년을 더 공을 들여 스스로 만족할 지점에 이르러서야 제품을 출시했다. 기계 한두 개를 더 많이 파는 것이 중요하지 않았다. 그 어떤 로스터 기계와 비교해도 자신 있게 좋은 제품이라고 말할 수 있는 이 대표. 그것은 그의 신념과 노력이 만든 가장 강한 메시지다. 현재 ‘버닝 로스터기’는 한 달에 6~10대 정도 판매된다. 주문도 많이 밀려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카페에 보니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그 책이 놓여 있던데 대표님의 철학과도 연결되는 거겠죠?“커피 산지들은 대부분 적도를 중심으로 남·북회귀선 안에 들어 있어요. 이것을 사람들은 ‘커피 벨트’, 커피 존(Coffee Zone)이라고 부르죠. 남북 양회귀선 북위 25도, 남위 25도 사이의 적당한 기후와 토양이 커피 재배에 가장 좋은 환경이라 그래요. 열대나 아열대 지방이 커피의 원료 생산에 유리한 것도 바로 그 때문이고요. 커피 최대 생산지로 가장 유명한 아프리카의 고산지대나 브라질, 콜롬비아 등이 있죠.커피를 소비하는 소비 국가들 때문에 그곳의 아이들은 농장에서 매일 일을 해요. 특히 여자들이. 그래서 우먼인 커피라는 슬로건도 있어요. 산지에 가면 대부분 여자분들이 열매를 따니까요. 그들이 누려야 할 최소한의 인간적인 삶을 살았으면 좋겠어요. 이 책을 읽어보면 더 실감하게 되죠”인터뷰 이후 그 책을 읽었다. 아름답게 포장되었던 커피 시장의 또 다른 이면을 들여다보게 된 계기가 되었다.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책에서 말한 것처럼 그들이 누려야 할 기본적인 삶을 빼앗아 버린 세상, 행복하게 학교를 다니고, 오순 도순 가족이 모여 커피 한잔 나눠 마실 수 있는 그 소박함을 빼앗아 버린 국가와 다국적기업들. 우린 얼마나 많은 것들에 조정되어 살아왔는지. 정작 가려진 본질을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면서 말이다.“살바도르 아옌데‘는 칠레의 소아과 의사 출신의 정치가로 대선에 당선된 대통령이었어요. 칠레가 유아 사망률이 정말 높잖아요. 이분이 대선에 나와 0.5리터의 분유를 무상으로 배급하겠다고 공약을 걸었죠. 당선된 이후 미국과 다국적 기업들의 저항세력에 의해 암살당하게 되죠.”사실 우리가 맛있게 먹는 커피는 거대 기업의 선택에 의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가 마시던 커피, 좋아하는 커피는 나의 의지로 선택된 것일까? 고민해 볼 문제다. 그러고 보면 강제로 먹게 되고, 쓰는 모든 것들은 어떤 거대한 힘에 의해 사람들은 휩쓸려가는 것이다. 미처 깨닫지 못할 뿐.딸과 함께 커피 산지를 다녀왔던 이야기를 해주세요”커피 인들이 산지에 가면 커피 열매를 손에 담아 인증샷을 찍잖아요. 첫째 딸이랑 처음 해외여행을 가는데 아프리카를 데리고 갔어요. 20시간 이상 비행기를 타고 그곳까지 갔는데 일반인들과 같은 여행을 하고 싶지 않았어요. 저는 한쪽에 수북이 쌓여 있는 열매를 아이에게 손으로 떠보라고 하고 사진을 찍어줬어요. 아이는 잘 몰랐을 거예요. 그게 버려진 커피 열매라는 것을요. 그날 그 사진을 찍으면서 좋은 것 이면에 감춰지고 버려지는 또 다른 이면이 있다는 것을 일러주고 싶었어요. 좋은 것만 보여주기에는 세상은 너무나 복잡하고 다양하니까요. 이런 생각들이 자라나 당장은 아니더라도 바른 아이로 자랐으면 해요. 그때는 좀 더 공정하고 사람답게 사는 사람들이 많아지기를 바라면서요.한 달 동안 금식하듯 아이는 거의 못 먹었어요. 음식이 맞지 않아서 고생도 많이 했어요. 인도 할아버지 집에서 자면서 커리가 나오면 손으로 먹어야 하고, 정말 난감한 여행이었죠. 청연이가 많이 놀랐을 거예요.” 카페 2층에 가면 그때 찍었던 버려진 커피 열매 사진과 환하게 웃고 있는 아이, 그날의 아빠 마음이 앨범 안에 담겨 있다.생두를 수입한다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아요“생두를 사기 위해 산지를 가면 1불이라도 더 주고 와야 마음이 편해져요. 그런데 좋은 커피를 가져오고 싶지만 너무 어려워요. 맛있는 커피를 못 찾으면 1주일이 더 늦어지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생두를 가져오는 일은 생각처럼 정말 쉽지 않아요. 수입업체들이 질 좋은 생두를 매장에 들여놔 주는 건 무척 감사한 일이에요, 행운이기도 하고요. 대중들이 원하는 스페셜티와 맛있는 새로운 커피를 찾는 것이 원두 수입업체가 풀어야 할 가장 큰 핵심이죠.한때 유행했던 묵직한 바디감의 인도네시아 커피가 없어지고, 게이샤 커피나 작년에 저희가 찾아 수입했던 GCA 대회에 1등 한 케냐 구아마 커피까지 커피 시장은 날로 변화고 있죠. 맛있었던 커피는 올해는 가지고 올 수 없어요. 중국이 전량 수입해 버리니까요. 다국적 기업들도 좋은 원두라면 산지를 통째로 사 가요. 그러니 경매시장에 나오지 않죠. 수입업체들은 매번 다이아몬드를 발굴하듯 새로운 커피를 찾기 위해 산지를 다녀요.아프리카에 커피 경매장이 있어요. 케냐를 예를 들면 경매가 열리는 전 주에 수 천종의 커피가 한곳에 다 모이게 되죠. 그곳에서 저희는 좋아 보이는 커피 200~400샘플을 사서 일일이 볶아서 맛을 본 다음 경매가 열리는 날 경매장에 가서 경매를 해요. 그런데 우리가 선택했던 161번 커피는 경매장에 안 나오는 경우들도 있어요. 이미 큰 업체들이 다 사 갔기 때문이죠. 이런 일들이 빈번하게 일어나요. 수입상들은 정말 다이아몬드 같은 커피를 찾아 헤 메죠. 좋은 커피를 국내까지 들여오는 데까지 수많은 실패와 좌절을 거듭하며 들여오는 거예요”우리가 소외시킨 커피, 불과 몇 년 전까지 즐겨 먹었던 커피는 다른 곳에서 또다시 유통되고 있다. 보이지 않은 자본과 거대 기업에 의해 커피 시장은 조직적으로 거래되며 진화하고 있다.카페 창업자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수업 첫 시간에 커피를 왜 배우려고 하느냐? 물어봐요. 보통 창업을 하거나, 나중을 위해서, 부업으로 시작하려고 하죠. 만약에 하시려면 꾸준히 공부할 자신이 있다면 시작하라고 말해요.제가 커피를 하면서 좋아하는 분이 계세요. 서초동에 ’바오밥‘ 이종신 대표님이세요. 서초동에서 9200번 버스를 타고 20분을 걸어서 저희 카페를 들리시는 분이에요. 오셔서 하시는 말씀은 “이 대표 사이폰 한잔 내려줘“라고 하시면서 사이폰 배우려고 왔다고 하세요. 이미 커피 원로로써 존경받는 분인데도 끊임없이 커피를 배우세요. 전 그분의 한결같은 마음가짐이 좋아요. 다들 이 분처럼 초심을 이어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생두를 수입하고 로스터기를 개발한 사람으로서 커피를 바라보는 관점이 다를 것 같아요“커피를 너무 어렵게 해석하는 것 같아요. 일본에서 배워 온 분이 많아서인지 점 드립을 하다든지, 아주 가는 줄기로 커피를 내리던지, 장인 정신을 너무 강조하는 것 같기도 해요. 물론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반면에 그로 인해서 놓치는 부분들도 있다고 생각해요. 유럽을 보면 정말 쉽게 커피를 내리고 마셔요.어떤 면에서 보면 커피를 하시던 분들이 커피교육을 너무 어렵게 해요. 커피를 배우는 교육생이 6개월간 물줄기를 떨어뜨리는 연습을 한다던 지, 3년 차인데도 커피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할 정도니까요. 심지어 로스팅을 배우려면 상식 선을 벗어난 고액의 비용을 내야 한다니. 사실 저는 납득이 잘 안가요.기계를 만들 때도 그랬지만 커피를 대하는 자세도 같아요. 상식적인 선에서 납득이 되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봐요. 확실한 근거 없이 정해지는 고정관념을 싫어해요. 완벽하게 똑같은 맛을 구현한다? 그게 과연 가능할까 의문이 들어요. 오늘 볶은 커피와 내일 볶은 커피가 같아야 한다? 저는 다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다른 그 다양성이 더 좋아요. 싫은 것이 아니라 변화된 맛을 받아들이는 편이라 할 수 있죠. 사람들은 로스팅 하면 겉과 속이 똑같은 것을 원하지만 어느 정도의 허용범위 안에서의 로스팅은 향의 스펙트럼이 넓어 좋다고 생각해요.”커피인들은 가끔 그를 꼰대 같다고 한다. 어느 정도의 다양함을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변화된 맛을 즐길 줄 하는 이 대표. 나 역시 공감이 된다. 그 커피 맛의 미묘한 차이를 느끼며 감별할 수 있는 사람들은 과연 얼마나 될까?앞으로 어떤 일상을 살고 싶은가?“가치 있는 일에 몰두하는 커피 인으로 살아가려 구요. 올바른 부모가 되어 마음이 행복한 아이를 잘 키우면서요. 3년 뒤에는 아이들과 아프리카에 1~2년 정도 머물 생각이에요. 틀에 박힌 인생보다는 경험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치 있는 삶을 살고 싶어요.”성공적인 삶과 행복한 삶, 두 가지를 선택해야 한다면 행복한 삶을 선택하는 이대열 대표. 가치 있는 일에는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지만 그만큼 더 많은 행복이 따라온다. 자신은 물론 가족, 커피 현지인, 커피 인들이 공생할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는 사람. 그는 참 바른 사람이다. 그날 나는 커피가 맛있는 집보다는 보물 같은 바른 커피 인을 찾은 듯 기뻤다. 이 대표의 마음처럼 나를 포함해 다른 개개인의 관심이 더해져 세상이 조금 더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기를 바라본다.행복한 삶의 기준은 무엇인가? 돈, 사랑, 건강. 그것은 이 사회가 만들어 놓은 프레임일 뿐이다. 진정한 행복은 틈틈이, 바람처럼, 가뭄의 단비처럼, 맛있는 커피처럼, 아이들이 그려준 세상 단 하나의 옷을 입고 활짝 웃으며 생활하는 그 모든 일상일 것이다.
2019.08.01 I 심보배 기자
“헬로네이처, 물류센터에 100억 투자…마켓컬리와는 다른 길 갈 것”
  • [주목e사람]“헬로네이처, 물류센터에 100억 투자…마켓컬리와는 다른 길 갈 것”
  • 오정후 헬로네이처 대표가 지난 25일 서울 역삼동 헬로네이처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그는 “헬로네이처는 마켓컬리 등과는 스타일이나 지향하는 바가 다르다”라고 말했다. (사진=방인권 기자)[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새벽배송이 ‘마트’의 대체재라고요? 마트 꼭 가세요. 마트에 없는 식품을 사고 싶을 때 ‘헬로네이처’를 이용하면 됩니다.”◇“하체 튼튼해야”…물류센터에 100억 투자온라인 프리미엄 푸드마켓 헬로네이처 오정후(49) 대표는 지난달 25일 서울 역삼동 헬로네이처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올해 신선식품 새벽배송 시장이 지난해 4000억원에서 8000억원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헬로네이처는 ‘친환경’ ‘비건’ ‘저염·저당식’ 등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나섰다. 2012년 농산물 등 신선식품 생산자 배송 플랫폼으로 시작한 헬로네이처는 2015년 말부터 새벽배송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후 BGF가 2018년 6월 300억 원을 투자해 SK플래닛으로부터 헬로네이처 경영권 지분 50.1%를 확보, 헬로네이처를 운영하고 있다. BGF는 헬로네이처 인수 이후 곧장 최첨단 물류센터를 구축했다. 오 대표는 “유통업에서는 허리가 상품이면 머리는 마케팅이고 하체는 물류, 혈관은 정보통신기술(IT)이다”라며 “인수 이후 헬로네이처는 1000여 개의 농가와 협업 및 네트워크를 갖춘 것은 강점이었지만 마케팅과 물류가 약했다. 지난 1년간 물류망을 보완하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고 말했다. 헬로네이처는 지난 1월 경기도 부천에 총 4630㎡(약 1400평·일 평균 약 1만 건 처리 가능) 규모의 신선물류센터를 열었다. ‘피킹’ 과정에서 보이스 오더(Voice Order) 방식의 ‘AI피킹 시스템’을 도입했다. 작업자가 헤드셋을 끼고 물류센터에 들어가면 최적의 동선에서 컴퓨터가 상품의 위치를 음성을 알려 준다. 이를 통해 물량 처리 속도가 3배가량 빨라졌고 오피킹률은 제로에 가깝다. 오 대표는 “유통 스타트업이 갖는 한계는 ‘물류망’이다. 유통은 체력이 좋아야 한다”며 “헬로네이처는 상품에 대한 노하우는 꽤 갖췄다고 판단해 물류와 IT쪽으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건 등 고객 취향존중 상품 강화할 것”헬로네이처의 사업방향은 ‘프리미엄’ 이면서 ‘개인 취향 존중’이다. “여름사과인 ‘쓰가루(아오리)’ 품종 햇사과는 왜 푸를 때만 먹어야 하지?” “붉은 아오리가 더 맛있는데 그건 왜 팔지 않는 건가?” “새벽에 갓 딴 ‘무화과’는 맛볼 수 없을까?” 오 대표는 자신이 어릴 적 즐겼던 과일 맛을 소비자들에게 직접 전달하기 위해 이 같은 고민을 하고 실천에 옮겼다. 오 대표는 “처음엔 ‘미친 짓’이라는 평이 많았다. 매일 새벽 냉장차를 전남 함평까지 보내 상품을 받아야 했기 때문에 ‘수익’이 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 많았다”며 “그러나 온라인 경쟁이 심화하는 지금 고객 ‘개인 취향’에 맞추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특화’만이 살길이라고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정후 헬로네이처 대표가 지난 25일 서울 역삼동 헬로네이처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그는 “헬로네이처는 마켓컬리 등과는 스타일이나 지향하는 바가 다르다”라고 말했다. (사진=방인권 기자)헬로네이처는 고객 취향에 따른 특화 상품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테면 햇사과, 무화과와 같은 △더 신선, 포장재 쓰레기 걱정 없는 △더 그린 △비건, 저당·저염식 건강한 식품을 선보인 △닥터키친 등이 대표적이다.오 대표는 “생태주의도 ‘힙’하게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며 “한국에서도 비건을 공유하는 ‘라이프스타일’을 만들고 싶다. 비건인들이 자주 찾는 헬로네이처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더 그린 배송을 한번 써본 고객은 쓰레기양이 거의 나오지 않아 타업체서 갈아 타며 충성고객이 된 분들도 있다”며 “마켓컬리 등과는 스타일이나 지향하는 바가 다르다”라고 했다. 한편 헬로네이처는 하반기 로고나 심볼을 변경, 기존과는 다른 이미지로 고객에게 다가가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매출 목표는 300억 정도로 전년 대비 2배를 예상하고 있다.
2019.08.01 I 강신우 기자
“돼지런하게 떠나보자”…백년 가게로의 ‘먹방 여행’
  • [e주말 여기어때]“돼지런하게 떠나보자”…백년 가게로의 ‘먹방 여행’
  • 2019년 중소벤처기업부 선정 백년가게. (사진=한국관광공사)[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여행의 즐거움 중 최고는 바로 ‘먹는 즐거움’이다. 이미 여러 차례 방문한 관광지나 익숙한 도시라고해도 새로운 맛집을 발견하는 순간 그곳은 신선한 즐거움과 기쁨을 준다. 이번 주말 전국 각지의 전통과 역사를 간직한 ‘백년 가게’로 먹방 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 27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019년 중소벤처기업부 선정 백년가게’에 오른 전국팔도의 맛집은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도 30년 이상 명맥을 유지해오며 관광객들과 주민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점포들이다. 선동보리밥. (사진=한국관광공사)◇“보리밥, 순대, 해장국, 냉면”…서울·경기·인천권역 올해 서울을 대표하는 맛집은 31년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선동보리밥’이다. 동동주 한 잔이 저절로 떠오르게 하는 감자전, 파전은 물론 매콤한 낙지볶음도 이 식당의 시그니처 메뉴로 통한다. 경기, 인천 권역에는 △45년 전통의 ‘함흥냉면’ △36년 전통의 ‘삼화정’과 △각각 37년 명맥을 이어온 ‘신포순대’와 ‘장안면옥’이 맛집 탐방가들의 구미를 자극한다. 함흥냉면 집은 44년 동안 오직 함흥냉면 한 가지 메뉴에만 정성을 쏟은 장인의 냉면을 맛볼 수 있고, 삼화정은 해장국의 원조라고 불리는 인천의 대표 맛집이다. 또 신포순대는 카레순대·매운순대 등 다양한 맛의 순대를 즐길 수 있는 순대 전문점이다. 장안면옥은 사태와 양지를 정성껏 끓인 육수에 손수 빻은 메밀을 면으로 뽑아내 한 그릇의 정성을 맛볼 수 있다. 뉴욕제과. (사진=한국관광공사)◇“오징어 쌀빵·민물 매운탕”…강원도 충정 대전 권역 올해 강원도 대표 맛집으로 떠오른 곳은 ‘뉴욕제과’와 ‘도지골등나무집’ 두 곳이다. 뉴욕제과는 독특한 가게 상호 만큼 오징어와 치즈 속을 넣어 고소하고 매콤한 오징어 쌀빵을 특별한 메뉴로 소개하고 있다. 도지골등나무집은 도심에서는 맛보기 힘든 자연산 민물고기로 만든 매운탕을 일품으로 끓여 낸다. 충청도와 대전에는 ‘복서울식당’과 마방이라 불리는 ‘마일드치킨’이 있다. 복서울식당은 35년간 자매가 함께 운영하고 있는 해장국 전문점이고, 마방은 직접 제조한 치킨 무와 비법 양념소스가 침샘을 자극하는 치킨 맛집이다. ◇맛의 고장 전라도, 광주 권역…“갈비·장어 맛보러 오세요” 전라도, 광주 지역은 무진장갈비촌 구백식당 신흥장어가 2019년 대표 맛집으로 뽑혔다. 무진장갈비촌은 24시간 푹 고아낸 사골국물의 갈비탕을 32년째 판매하고 있다. 구백식당은 직접 제조한 막걸리 식초를 이용해 만든 서대회가 일품인 집으로 35년간 전통 요리법을 고수하고 있는 맛집이다. 신흥장어는 55년 동안 전수된 특제소스로 볶은 장어내장볶음 등 다른 곳에서는 맛볼 수 없는 특별 보양식을 맛 볼 수 있는 곳이다. 미진과자점. (사진=한국관광공사)◇과자부터 수구레 국밥까지 경상도, 대구·울산 권역 맛집 경상도를 대표하는 맛집은 과자점부터 수구레 국밥, 숙성회 초밥까지 다양하다. 먼저 숙성회를 사용해 식감이 살아있고 담백한 초밥을 만들어내는 ‘중앙집’은 33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쫄깃하게 씹히는 수구레의 깊은 맛을 자아내는 ‘이방식당’(42년)은 수구레, 사골돼지국밥과 연탄석쇠불고기가 대표 메뉴다.디저트로는 진해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으로 ‘벚꽃 빵’을 진해 특산품으로 만든 ‘미진과자점’(43년)과 벚꽃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한적한 길을 걸을 수 있는 ‘진해제과’(36년)도 쌍벽을 이룬다. 메론크림이 가득 들어있는 메론빵과 구움크로켓을 맛볼 수 있는 ‘밀밭베이커리’(35년)도 대표 베이커리로 소개되고 있다. ◇부산 정취 물씬…“낙곱새·곰장어·완당 맛집 바로 이곳”먹방 투어하면 빼놓을 수 없는 부산은 전국 최초로 낙곱새(낙지+곱창+새우) 메뉴를 개발한 전국 맛집 ‘개미집’(38년)의 본점이 위치하고 있다. 부산하면 떠오르는 곰장어를 부모님에게 대접해도 손색없을 정도로 오랜 단골이 많은 ‘온천입구기장곰장어’(34년)도 유명세에 뒤쳐지지 않는다. 완당 한 입에 행복함을 만끽할 수 있는 ‘88완당집’(37)도 맛있는 감탄사를 자아내는 부산의 명소다.
2019.07.27 I 이윤화 기자
여름 여행 강원도 양양의 바다는 자유롭다
  • 여름 여행 강원도 양양의 바다는 자유롭다
  • [이데일리 트립 in 정기영 기자] 한여름 더위가 시작된다는 삼복더위가 시작되면서 여름 더위가 절정을 향해 달려간다. 기후가 바뀌면서 해년마다 높아지는 기온과 습한 날씨는 짜증 지수를 높이지만 그렇다고 에어컨 앞에만 앉아 있기에 이 여름이 답답하다. 이열치열. 더위를 물리치지 못한다면 아예 더위와 친구하러 동해안 바닷가로 달려가 보자.휴가, 파란 바다, 하얗게 밀려오는 파도. 여름이면 떠오르는 이미지이지만 이것보다 먼저 여름 감성을 자극하는 게 있다. 바로 음악이다. 여름, 파도타기를 위해 떠난다는 젊은이들의 열정을 노래한 ‘비치 보이스’의 노래 surfin‘ USA는 경쾌하고 신나는 리듬의 서프 음악으로 휴가 시즌이면 어김없이 방송에서 흐른다. 가사를 모르던 시절에도 이 음악이 흘러나오면 몸이 저절로 박자에 맞춰 흔들거리거나, 손가락을 방정맞게 까딱까딱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어릴 때 음악과 함께 TV 속에서 보던 서핑은 이제 젊은이들 사이에서 여름을 즐기는 대중적인 레포츠로 자리 잡았다. 우리나라의 서핑 성지는 제주도, 부산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는 강원도 양양 인구해변이 서핑 핫플레이스로 떠오르며 사계절 서핑을 탈 수 있는 명소로 급부상했다. 2km 넓게 펼쳐진 백사장, 동해안 같지 않게 수심이 낮고 넓은 해변 때문에 초보들이 타기에도 좋은 해변이라는 입소문이 나면서 서퍼들이 몰리는 중이다. 인구해변은 죽도를 경계로 죽도해수욕장과 분리된다. 강원도의 바닷가라면 의례히 보이는 해안 철조망이 없어 탁 트인 바다가 아름답고, 넓은 백사장은 잘 알려지지 않은 덕분에 깨끗함을 자랑한다. 우리나라 서핑샵의 1/3이 인구해변에 있을 정도로 인구 바닷가는 전문 서퍼들에게 다양한 강습을 배울 수 있는 곳이다. 50cm의 잔잔한 파도에서부터 높은 파도까지 다양하게 밀려오는 파도는 초보 서퍼들부터 서퍼 선수까지 서핑을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장소로 손꼽히는데 작년 한 해 양양의 서핑 이용객이 5만 명을 넘어섰을 정도이다. 인구해변은 여름철이면 매년 어울림 축제가 개최되어 서핑이 아니더라도 즐길 수 있는 놀거리가 충분하다. 인구해수욕장에서의 해수욕은 기본이며, 시원함을 느끼고 싶다면 인구항에서 선상바다관광, 조개잡이체험, 낚시배 투어 등을 할 수 있다. 최근에는 서핑샵, 펜션, 카페, 맛집 등이 몰리면서 인구해변 앞 인구길이 양양의 ‘양’자를 붙여 ‘양리단길’로 불리며 서퍼들뿐만 아니라 젊은 여행객들도 불러 모으는 중이다.양리단길에 자리한 양양 스파 펜션인 자다펜션은 최근 신축한 펜션이다. 전객실 오션뷰 객실로 스파룸, 온돌룸, 침대룸으로 구분되어 있어 동행자의 스타일에 따라 객실 선택이 자유롭다. 호텔식 침구류로 깔끔함을 자랑하며, 신축 펜션이니만큼 모노톤의 인테리어, 원목마루, 아일랜드 식탁 등 최근의 트렌드에 맞는 세련됨이 묻어난다. 스파룸에서는 바다를 바라보며 제트 스파에서 피로를 풀 수 있다. 루프탑에서는 인구해변에서 서핑을 즐기는 모습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어 서핑을 하지 않더라도 서핑을 눈으로 즐길 수 있다. 또한 저녁에는 양리단길의 독특한 야경을 볼 수 있는 곳으로도 제격이다.양양에서 가장 뜨거운 사랑을 받는 양리단길은 서핑 시즌 중에는 서울에서 출발하는 셔틀버스가 운행될 정도로 다양한 문화 콘텐츠가 준비되어 있다. 양리단길 메인 거리에서는 서핑과 파도를 즐기는 청춘들로 가득하다. 동남아 감성을 담아 화제가 된 펍, 어촌마을포차, 펍크롤파티를 개최하며 이색 파티문화로도 알려지고 있다. 펍크롤은 특정 지역의 음식점과 펍들을 함께 투어하며 즐기는 파티로 유럽 등지에서 세계적으로 떠오르는 문화 콘텐츠로 양리단길에서는 이곳의 펍들이 주류를 이룬다. 또한 실력 있는 연주자들과 보컬틀로 구성된 공연팀을 초빙해 진행하는 펑키투나잇 공연은 양리단길 프로젝트 일환으로 양양의 바다의 여름을 뜨겁게 달군다.
손흥민도 감추지 못한 팬심...'우상' 호날두와 유니폼 교환
  • 손흥민도 감추지 못한 팬심...'우상' 호날두와 유니폼 교환
  • 토트넘의 손흥민과 유벤투스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나란히 서서 그라운드에 들어오고 있다. 사진=AFPBBNews[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손날두’ 손흥민(토트넘)이 ‘우상’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와 함께 그라운드를 누볐다. 경기 후 직접 유니폼까지 교환했다. 호날두를 바라보고 꿈을 키웠던 손흥민이 ‘성덕’(성공한 덕후)이 된 순간이었다.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에서 활약 중인 손흥민은 21일 싱가포르 칼링의 싱가포르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유벤투스(이탈리아)와 2019 인터내셔널 챔피언스컵(ICC) 1차전에 선발 출전해 전반 45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이날 경기의 최대 관심은 손흥민 대 호날두의 맞대결이었다. 손흥민은 토트넘의 투톱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했고, 호날두는 유벤투스의 왼쪽 날개로 나섰다.호날두가 손흥민의 우상이자 롤모델인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손흥민은 학창 시절 호날두 영상을 반복해 돌려보면서 그를 따라하려 노력했다. 손흥민이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등번호 7번을 다는 것도 호날두 때문이다. 손흥민은 인터뷰에서 “메시는 타고난 천재고 호날두는 노력형 선수다”며 “나도 호날두처럼 노력형이다”고 말한 바 있다.두 선수가 맞대결을 벌인 것은 2017~1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경기 이후 2년 만이다. 당시는 호날두가 레알 마드리드 소속이었다. 그 경기에서 손흥민은 줄곧 벤치를 지키다 후반 44분 교체 투입돼 4분 남짓 뛰었다. 입맛만 다시고 나온 대결이었다.이 날은 달랐다. 비록 시즌 전 친선경기지만 전반전 내내 손흥민과 호날두는 제대로 맞붙었다. 아시아 최고 스타인 손흥민이 공을 잡을 때마다 싱가포르 축구팬들은 엄청난 함성을 쏟아냈다.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 호날두는 말할 것도 없었다.17세 신예 공격수 트로이 패럿과 투톱 스트라이커 호흡을 맞춘 손흥민은 전반 4분 날카로운 왼발 슈팅을 날렸지만 유벤투스의 왼쪽 골대를 맞혀 아쉬움을 남겼다. 전반 8분에도 득점과 다름없는 결정적인 슈팅을 때렸지만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손흥민은 비록 스스로 득점을 올리지는 못했지만 토트넘의 선제골을 견인했다. 전반 30분 페널티지역 오른쪽 부근으로 돌파한 뒤 슈팅하는 척하다가 오른쪽 측면을 파고들던 패럿에게 살짝 볼을 연결했다.패럿은 지체없이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고 유벤투스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의 손을 맞고 흘러나왔다. 이를 문전에 있던 에리크 라멜라가 재빨리 밀어넣어 골망을 흔들었다. 욕심을 버리고 동료에게 패스를 선택한 손흥민의 이타적인 플레이가 빛났다.손흥민은 후반전 시작과 함께 루카스 모우라와 교체돼 이날 경기를 마쳤다. 반면 호날두는 후반전에도 계속 그라운드를 누볐다.전반전이 끝난 뒤 손흥민과 호날두 사이에 훈훈한 장면이 연출됐다. 손흥민이 라커룸으로 들어가던 도중 호날두와 마주쳤다. 둘은 서로 얘기를 나누고 어깨동무를 한 뒤 곧바로 유니폼을 벗어 주고 받았다.손흥민은 우상인 호날두의 유니폼에 입을 맞추는 등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평소 다른 선수와 유니폼을 잘 바꾸지 않는 손흥민이지만 호날두의 유니폼은 일찌감치 ‘득템’에 성공했다.유벤투스는 후반전 반격에 나섰다. 후반 11분 교체로 나선 곤살로 이과인이 동점골을 터뜨려 승부를 원점에 돌렸다.이어 4분 뒤에는 호날두가 왼쪽 측면에서 마리오 델 실리오의 패스를 받은 뒤 논스톱 오른발 슛으로 득점에 성공해 경기장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호날두는 골을 넣고나서 특유의 ‘호우 세리머니’를 펼쳐 팬들을 즐겁게 했다.토트넘도 그냥 물러서지 않았다. 토트넘은 후반 20분 손흥민 대신 투입된 모우라가 ‘이적생’ 탕귀 은돔벨레의 크로스를 슬라이딩 슛으로 연결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친선경기답지 않게 치열한 접전이 계속된 가운데 마지막에 웃은 팀은 토트넘이었다. 전후반 90분이 모두 끝나고 후반 추가시간도 3분여가 지난 가운데 해리 케인의 환상적인 초장거리 슛이 터졌다.케인은 중앙선 부근에서 유벤투스 골키퍼 보이체크 슈체스티가 앞으로 나온 것을 발견하고 골문을 향해 길게 슛을 찼고 이것이 골키퍼 키를 넘겨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손흥민과 호날두의 만남은 단지 국내 팬들의 관심만 집중시킨 것이 아니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이날 토트넘과 유벤투스의 친선경기를 ‘호날두 대 손흥민의 대결’이라고 표현했다.BBC는 “팬들의 반응을 놓고 봤을때 현재 전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호날두와 아시아 최고선수 손흥민의 대결이었다”며 “두 선수 중 한 명이 볼을 잡으면 경기장을 메운 팬들은 광란에 빠졌다”고 전했다.ICC는 유럽 프로리그가 시작되기 전 세계 명문팀들이 모여 펼치는 클럽 대항 이벤트 대회다. 토트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아스널(이상 잉글랜드), 유벤투스, 인터밀란, AC밀란, 피오렌티나(이상 이탈리아), 레알 마드리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상 스페인), 바이에른 뮌헨(독일), 벤피카(포르투갈), 과달라하라(멕시코) 등 12팀이 다음달 11일까지 세계 주요 도시를 돌면서 팀당 3경기씩 치른다.토트넘과 손흥민은 24일 중국 상하이에서 같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대결한다. 이어 8월4일에는 영국 런던에서 인터밀란(이털리아)을 상대다. 호날두와 유벤튜스는 오는 26일 한국에 들어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K리그 선발팀과 친선경기를 치른다.
2019.07.22 I 이석무 기자
 ‘LG홈브루’ 캡슐맥주 마셔보니 “맛은 좋은데 가격이..”(영상)
  • [말랑리뷰] ‘LG홈브루’ 캡슐맥주 마셔보니 “맛은 좋은데 가격이..”(영상)
  • [글·사진·영상=이데일리 김종호 기자] LG전자(066570)가 세계 최초 캡슐형 수제맥주제조기인 ‘LG 홈브루(LG HomeBrew)’를 지난 16일 국내에 선보였다. 이날 출시회가 열린 서울 세종대로 주한 영국대사관은 맥주 맛(?)을 보기 위해 몰린 기자들로 행사 시작 한 시간 전부터 북적였다. 다들 캡슐수제맥주제조기라는 생소한 기계가 뿜어낼 황금빛 맥주를 기대하는 눈치였다.사실 기자는 약 6개월 전에도 LG 홈브루를 본 적이 있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 전시회인 ‘CES 2019’에서다. LG 홈브루는 당시 일반인에게 처음 공개됐지만 주류 반입을 규제하는 전시회 규정상 눈으로만 살펴보는 데 만족해야 했다. 때문에 기자 역시 LG 홈브루가 꽁꽁 감추고 있던 맥주 맛에 대한 궁금증이 컸다.길었던 사전 행사가 끝나고 드디어 시음 순서가 됐다. LG 홈브루는 △인디아 페일 에일(IPA) △페일 에일(Pale Ale) △스타우트(Stout) △위트(Wheat) △필스너(Pilsner) 등 인기 맥주 5종을 제조한다. 평소 흑맥주를 좋아하는 터라 먼저 스타우트 캡슐을 품고 있는 기계로 향했다.생맥주 기계보다는 정수기를 더 닮은 본체 가운데 위치한 레버를 당기자 진한 맥주가 천천히 쏟아졌다. 신제품이어서 그런지 뻑뻑한 레버를 조절해 맥주를 따르느라 다소 애를 먹었다. 맥주를 반 잔 정도 채우고 한 모금 마셔봤다. 평소 퇴근 후 직장 근처 펍에서 즐기던 진한 흑맥주와 비견할만한 맛이 느껴졌다. 특히 캔맥주와는 한층 다른 신선함이 입에 맴도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얼음처럼 차가운 맥주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맥주 맛에 영향을 줄 정도의 온도는 아니었다.다음으로 페일 에일을 잔에 따랐다. 맥주의 신선함은 거품에서 알 수 있다고 했던가. 따로 거품을 내지 않았지만 ‘잔 기울이기’ 스킬만으로도 적당한 거품이 생겨 꺼지지 않고 유지됐다.한 모금 그리고 또 한 모금. 평소 페일 에일을 즐겨 마시는 편은 아니었지만 인위적이지 않은 향긋한 과일 맛에 매료됐다. 개인적으로는 기대했던 스타우트보다 훨씬 더 마시기 좋았다. 기어코 페일 에일을 한 잔 더 마셨다. 점심을 거른 터라 살짝 취기가 올랐다. 필스너와 위트, 인디아 페일 에일 등 시음해야 할 맥주가 3종 남았지만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다.LG전자가 지난 16일 선보인 세계 최초 캡슐형 수제맥주제조기인 ‘LG 홈브루(LG HomeBrew)’행사장을 빠져나오는 길에 만난 타사 후배 기자는 얼굴이 빨개져 마감을 걱정하고 있었다. 후배도 LG 홈브루의 맥주 맛에 다소 놀란 눈치였다.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살 마음이 있냐고. 후배는 답했다. 가격이 문제라고.LG 홈브루의 출고가는 399만원이다. 최근 고가에 출시되는 ‘신(新)가전’ 중에서도 꽤 비싼 축에 속한다. 집에서 수제맥주를 즐기기 위해 400만원에 가까운 금액을 선뜻 지불할 소비자가 얼마나 될지 궁금했다.LG전자는 LG 홈브루의 높은 출고가를 고려해 렌털 시장을 먼저 공략할 계획이라고 한다. 렌털로 이용 시 월 사용료는 1~3년차 9만9900원, 4년차 3만9900원, 5년차 1만9900원이다. 하지만 렌털로 LG 홈브루를 장만하더라도 소비자 부담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이는 게 사실이다.LG 홈브루는 캡슐커피머신처럼 커피 캡슐을 넣으면 즉각 커피가 쏟아지는 방식이 아니다. 캡슐과 맥즙팩, 물을 넣고 숙성이 될 때까지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야 한다. 캡슐에 따라 최장 3주를 인내해야 약 5리터(ℓ)의 맥주를 맛볼 수 있다. 렌털 1년차 기준으로 7~8리터의 맥주를 얻는 데 10만원가량을 내야 하는 셈이다.이런 이유로 이날 행사장에서 기자들은 가격에 대한 질문을 가장 많이 던졌다. 집 근처 GS25 편의점에서 4캔에 8000원 하는 맥주를 구매하는 소비자가 굳이 LG 홈브루를 장만하겠냐는 질문도 나왔다.행사에 참석한 송대현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은 “일반 편의점에서 캔맥주를 사서 마시는 이들을 대상으로 만든 제품이 아니다. 맥주에 큰 관심을 갖고 맥주 맛을 즐기는 마니아를 타깃으로 한 제품”이라고 강조했다.그런 마니아층이 국내에 얼마나 있는지 궁금했다. 이에 대해 송 사장은 “공식적인 판매 데이터가 나오는 게 아니라 가늠이 어렵다. 판매량이 얼마나 될지도 알 수 없다”고 했다. 기대 이상이었던 맥주 뒷맛이 다소 씁쓸해졌다.LG전자가 지난 16일 선보인 세계 최초 캡슐형 수제맥주제조기인 ‘LG 홈브루(LG HomeBrew)’
2019.07.20 I 김종호 기자
 가성비 좋은 3천만원대 가솔린 SUV…엑스트레일
  • [시승기] 가성비 좋은 3천만원대 가솔린 SUV…엑스트레일
  • [이데일리 오토in] 카가이 남현수 기자= ‘무난하다’는 말은 이렇다 할 단점이나 흠잡을 만한 것이 없을 때 많이 사용한다. 다른 말로 하면 기본기가 탄탄하다고도 할 수 있다.올해 1월 닛산코리아가 출시한 준중형 SUV 엑스트레일이 그렇다. 화려함 외관이나 첨단 IT 기술이 도드라지진 않지만 기본기에 충실하다. 단단하면서도 노면 충격을 제대로 완화하는 서스펜션 세팅과 내구성이 검증된 파워트레인, 부족함 없는 공간 활용성 등 패밀리 SUV가 갖춰야 할 모든 조건을 충족한다. 특히 2000년 1세대 모델 출시 이후 전세계에서 600만대 이상 판매된 사실은 신뢰도를 높이는 요소 중 하나다.SUV의 시장 점유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그렇다고 모든 SUV의 판매량이 덩달아 오르진 않는다. 소비자 입맛에 맞는, 한 마디로 ‘살 만한 차’와 ‘아닌 차’로 갈린다고 볼 수 있다.2015년 폴크스바겐 디젤게이트와 지난해 BMW 화재게이트는 디젤 중심이던 SUV 시장에 대한 반전을 만들어냈다. 지난해부터 디젤 엔진에 대한 소비자의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가솔린 SUV 판매가 늘고 있다. 디젤 엔진 일색이던 SUV 라인업에 가솔린 모델이 가세하는 것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환경오염 주범으로 디젤 엔진이 지목된 것 역시 가솔린 SUV 출시와 판매 호조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엑스트레일에는 2.5L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이 장착된다. 엑스트로닉 무단변속기와 조화돼 최고출력 172마력, 최대토크 24.2kg.m를 발휘한다. D-step을 적용한 무단변속기다. 운전자 임의로 엔진회전수를 오르내리면서 빠른 변속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심심할 것만 같은 엑스트레일의 드라이빙에 운전의 재미를 더한 구성이다. 복합연비 역시 2WD 기준 11.2km/L로 준수하다.4WD 모델을 선택하면 노면 상태가 좋지 않은 도로에서 안정성을 높인다. 4WD 오토 모드로 설정하면 주행 상황에 맞춰 앞·뒤 바퀴의 구동력을 스스로 제어한다. 험로 탈출에 용이하다. 특히 40km/h 이하에서 동작하는 4WD 락 모드가 SUV다운 강인함을 더한다. 앞·뒤 바퀴로 50:50 동일한 구동력을 배분한다. 노지 캠핑과 같은 험한 길을 주행해야 할 상황에서 빛을 발휘한다.엑스트레일에 적용된 인텔리전트 트레이스 컨트롤은 네 바퀴 브레이크 압력을 개별적으로 조절해 코너링에서 안정감을 높여준다. 코너에서 과격하게 밀어붙여도 생각 외로 안정적이다. 부드럽게 조율된 서스펜션이 으레 보여주는 롤링이 심한 코너링과 거리가 있다. 제대로 도로에 밀착한다. 요철을 부드럽게 넘는 실력도 수준급이다. 탄탄함과 부드러움의 조화가 잘 됐다.안전장비도 기대 이상으로 넉넉하다. 인텔리전트 차간 거리 제어(ACC)가 전모델에 기본으로 적용된다. 운전자가 설정한 속도로 달리는 것은 물론 앞차와의 거리도 조절해 준다. 이 외에도 비상 브레이크, 사각지대 경고 시스템 등도 기본으로 장착된다. 특히 최상위 트림인 4WD Tech에는 차선 이탈 방지 시스템까지 적용된다.미국 공장에서 생산되는 엑스트레일의 외관은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하다. 닛산의 대표적인 디자인 요소 중 하나인 ‘V’모션 그릴과 LED 헤드램프가 눈길을 끈다. 리어램프는 LED와 할로겐을 섞었다. 무난하고 군더더기 없는 엑스트레일 디자인은 도심용 SUV로 적합하다. 국내 소비자가 선호하는 편의장비도 그득하다. 열선 스티어링휠과 스마트 파워 테일게이트, 후방카메라, 파노라마 선루프 등이 대표적이다. 1열 통풍시트는 달리지 않았다. 옥의 티가 있다면 해외에서 출시된 지 3년이 지나 실내 디자인이 올드해 보인다는 점이다.패밀리카답게 실내 공간도 넉넉하다. 2705mm의 휠베이스는 현대 중형 SUV 싼타페(2765mm)보단 짧지만 준중형 SUV 투싼(2670mm)보단 35mm 더 길다. 2열이나 트렁크 공간에서의 부족함을 느끼기 어렵다. 가령 2열은 앞뒤 슬라이딩과 리클라이닝을 지원한다. 2열 시트는 40:20:40으로 폴딩도 가능해 다양하게 트렁크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 트렁크는 진짜 매력적이다. 기본 용량은 565L지만 2열 시트를 모두 폴딩하면 1996L까지 공간이 확장할 수 있다. 2단으로 나눠 쓸수도 있다.엑스트레일의 최대 강점은 인텔리전트 차간 거리 제어(ACC)가 전 모델에 장착된다. 운전자가 설정한 속도로 달리는 것은 물론 앞차와의 거리 유지도 가능하다. 이 외에도 비상 브레이크, 사각지대 경고 시스템 등 상위 옵션을 전 트림에 기본 장착했다. 최상위 트림인 4WD Tech에는 차선 이탈 방지 시스템까지 장착된다. 차선 중앙을 정확하게 물고 가진 않지만 운전을 보조하는 수준으로 사용할 땐 무리가 없다. 장거리 주행에서 운전자의 피로도를 낮출 수 있다.기자가 타 본 4WD 모델에는 오토 모드를 마련했다. 4WD 오토 모드를 사용하면 주행 상황에 따라 앞·뒤 바퀴의 구동력을 스스로 제어한다. 필요에 따라 40km/h 이하에서 작동하는 4WD 락 모드를 실행하면 앞·뒤 바퀴에 50:50으로 동일한 토크를 배분해 험로 주행을 가능하게 한다.엑스트레일은 매력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최신 편의·안전장비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경쟁 모델과는 달리 적극적인 4륜구동 시스템이 적용된 점도 매력 포인트다. 도심형 SUV지만 세미 오프로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주중엔 도심형 SUV로, 주말엔 가족과 함께 캠핑과 낚시 등 레저용 자동차로 사용하기 충분하다. 엑스트레일의 가격은 2WD 3460만원, 4WD 3750만원, 4WD Tech 4120만원이다. 각종 프로모션을 감안하면 2WD 모델은 3000만원대 초반, 4WD 모델은 3천만원대 초중반에 입할 수 있다. SUV 구매를 앞두고 있다면 글로벌 600만대 판매로 검증된 엑스트레일을 시승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한 줄 평장 점 : 기본으로 장착되는 어드밴스드 크루즈 컨트롤, 부드러운 승차가단 점 : 출시된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나 실내 디자인이 올드해 보인다
2019.07.20 I 남현수 기자
  •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금리 깜짝 인하…1118조 ‘錢의 이동’ 부르나
  • [이데일리 이슬기 기자] 다음은 19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기사다.△1면-금리 깜짝 인하…1118조 ‘錢의 이동’ 시작되나-위크엔드 리포트 천만영화 범람의 그늘-“규제 혁신, 딴소리 안나오게 하겠다”-文대통령·5당대표 “日보복 초당 대응…범국가 비상협력기구 설치”△2면 줌인&-‘바이오 중간상인이냐’ 주변 비아냥 감내…창업 삼수만에 1.5조원 기술수출 성과-사관학교 교수직 절반 민간 전문가로 채운다△3면 한은 기준금리 깜짝 인하-저성장 공포 확산…이주열 “경제상황 따라 더 내릴 여력 있다”-‘2%도 위태롭다’…금융위기 이후 최악 성장률-출산율 감소로 늙어가는 한국…잠재성장률도 2.7~28%로 뚝△4면 심화되는 ‘스크린 부익부 빈익빈’-천만영화 상영점유율 80%…독립영화 설 자리가 없다-한 편당 관객 4000명…침체 늪에 빠진 독립·예술영화△5면-“日 수출규제는 부당한 경제보복” 규정…文대통령 대일외교에 힘싣기-최대 현안 ‘추경안’ 빈손…6월 국회 처리도 물 건너가-민·관·정 협력위 제안 공감 얻어…정상회담 추진 제의는 반영못해△6면 이데일리 퓨쳐스포럼-“4차 산업혁명 D·N·A 집중 투자…6만 인재 키우고 혁신생태계 조성”-“日 수출 규제 대응책 이달 마련…외교협력 지속”△8면 국제·경제-‘한·미·일 협력’ 결의안 채택…트럼프 주저할 때 美 하원이 나섰다-“미·중 무역협상은 정체했다”-넷플릭스, 美 가입자 8년 만에 첫 감소△9면 정치-돌아온 ‘패스트트랙 전사’ 홍영표…선거제 개혁 ‘결자해지’ 할까-[현장에서]새 정치가 ‘단식’이었나-외교부, 강제징용 3국 중재위 거부…“日 일방요구”-與 “日, 경제 전범국으로 기록될 것”△10면 경제-車산업 사고사망자 늘어 산재예방 무색…안전 인프라·문화 구축 시급-내년 공무원 임금 최대 3.3% 인상 가닥…3년 만에 ‘최대’-조합원 참여율 1% 그쳐…민노총 ‘그들만의 총파업’△11면 금융-최종구 사의 표명…은성수·윤종원 등 후보 물망-KB금융 당기순이익 ‘역대 최대’-예·적금은 이르면 내주, 주담대는 내달쯤 금리 내릴 듯-한국산업 서비스물질지수 하나은행 4년 연속 ‘으뜸’△12면 산업&기업-정의선도 일본行…넥쏘 부품 공급망 긴급 점검-박영선 “중기 불화수소 왜 안사나” 최태원 “일본산 대체 수준 안돼”-中은 車배터리 ‘패싱’ 하는데…中전기차에 보조금 주는 정부-SK텔레콤, 5G특구 300곳 만든다-영화 12편 1초만에…삼성, 역대 최고속도 D램 양산△14면 소비자생활-신라면세점, 글로벌 톱3 우뚝…이부진의 ‘세계화 전략’ 통했다-음식점 매출, 배달앱 따라 울고웃고-“직접 배송해주니 중고거래 사기 걱정 No”△15면 중소기업·바이오-LGD, 中 OLED 공장에 2.5조 투자…장비 협력업체 ‘수주 단비’ 반색-‘보톡스 균주’ 놓고 특허침해 아닌 균주도용 소송…왜-위암 수술후 재발 여부 미리 알려주는…분자진단 키트 첫 개발-중기부 “상반기 벤처투자 1.9조 ‘역대 최고’…부품·소재펀드 예산 확대”△16면 Auto&Life-카본 입은 ‘기블리’…역동적 디자인에 질주본능 꿈틀-밟으면 쭉쭉…가솔린 못잖은 LPG車·압도적 가성비…알뜰 소비자에 제격△18면 증권&마켓-경기둔화 우려에…깜짝 금리인하에도 코스피 요지부동-실적 허덕이는 대형마트 주가도 신용등급도 ‘잿빛’-믿을 건 실적 뿐…외풍 덜 타는 소비재·미디어株 담을까△19면 증권-“5% 수익이 어디냐”…금투사, 美 인프라 노크-사학·공무원연금, 스튜어드십 도입 속도-“국민 노후위한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시급히 도입돼야”-금감원 특사경 출범 반쪽신세 ‘논란’△20면 여행-발길마다 묵향 가득…秋史의 이상향-해산물 섞어 짭짤하고 진한 맛…평양냉면과 쌍벽 이루던 향토음식△22면 스포츠-카타르 가는 길목…벤투 감독 “北경기 특별한 의미 없다”-‘박항서호’ 베트남, UAE에 ‘1승 1무’ 해야 최종 예선 진출-도핑 걱정 없어…침·부항에 푹빠진 외국 선수들-김연경 “어쩌면 마지막 올림픽 본선에 꼭 나가고 싶다”-맵시에서 K7까지△24면 피플-김병일 도산서원 원장 “오늘날 정신문화 빈곤…‘선비정신’으로 극복해야”-바다·불길 뛰어들고 괴한에 맞서 목숨 구한 영웅 셋 ‘LG의인상’-김현준號 첫 고위직 승진 인사…‘非행시 출신 배치’-“문 열고 냉방 안돼요”…에너지공단 ‘착한가게’ 캠페인△25면 오피니언-과거사 원혼 불러낸 청구권협정-[기자수첩]스타트업 죽이는 택시제도 개편-[기고]어르신·가족 함께 행복한 치매전담실△26면 부동산-“금리 내려도 대출규제 그대로…집값 영향 적겠지만 부동자금이 변수”-“일관성 없는 정책 탓…민자사업 씨 말라간다”-서울 7호선 남구로역에 공공임대주택 들어선다-서울 명동 1분기 상가임대료 ‘최고’ 1㎡당 27만 8600만원…강남의 두 배△27면 사회-“文케어 위한 건보료 인상 덜어주려…내년 국고 지원 1兆 늘리겠다”-[현장에서]“경찰, 피의사실 공표”…檢의 내로남불-보이콧재팬 확산…지방의회 ‘전범기업 제품 금지’ 조례 추진-불법 온라인도박 일당 말레이시아서 잡혔다-쫄깃쫄깃 맛있는 버블티…환경미화원엔 악몽 그자체-‘서지현 인사보복’ 안태근, 2심도 징역 2년
2019.07.18 I 이슬기 기자
  • [밑줄 쫙!]한국에서만 왜 납 텀블러?…복장 터지는 복장 논쟁
  • 읽고 싶은 기사를 포털에서 골라보는 시대. 쏙쏙 이해하고 있나요? 항상 요약을 찾아 나서는 2030 세대를 위해 준비했습니다. 어제의 뉴스를 지금의 언어로 쉽게 전하는 뉴스. 밑줄 쫙, 집중하세요! 지난 3일 전북대에서 태국 대학생 댄스팀이 '태국의 매력'을 공연하는 모습. 태국은 매력있는 전통의상이 많기로도 유명하죠. (사진=연합뉴스)첫 번째/ 복장 터지는 복장 논쟁정치인들이 전통의상을 입고 의회에 출근한다면 어떨까요? 이 논쟁 때문에 서로 복장 터지는 나라가 있어요!◆ 어느 나라인가요?바로 태국이에요. 원내 제3당인 퓨처포워드당에서 여성 의원들이 전통의상을 입고 출근했죠. 먼저 태국의 다양한 전통의상을 알아볼 필요가 있어요. 가장 유명한 것은 ‘쑤타이’인데요. 어깨에 두르는 싸빠이와 어깨를 드러낸 원피스 모양이 돋보이는 의상이죠. 여성들이 입는 긴 치마 ‘파눙’도 있고, 동북부 지역에서는 파눙에 여러 색이 혼합된 ‘씬’을 입어요. 북부 지역에는 단추 없이 끈으로 묶어서 입는 ‘쓰아빳’도 있죠.◆ 그런데 뭐가 문제인가요?· “전통문화를 보존하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여기는 패션쇼를 하는 장소가 아니다”앞서 설명했던 태국 정당 퓨처포워드당의 여성 의원들이 “전통의상을 입고 출석하자”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됐어요.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들은 지역마다 다른 태국 문화의 다양성을 알리기 위해 전통의상을 입고 들어섰죠. 여기에 지역 사투리까지 회의 언어로 사용하자는 주장도 제기됐어요. 모두 다양성을 강조하자는 이야기.하지만 기존 정치인들의 시선은 따가웠다고 해요. 심지어 복장 규정을 마련하겠다는 의원들도 등장했죠. 퓨처포워드당이 말하는 ‘다양성’을 존중할지, 기존 정치인들이 말하는 의회의 ‘품격’을 존중할지 의견이 분분한 상태에요.◆ 한국에서도 한복을 입었었나요?국내 정치인 중에서 한복하면 떠오르는 인물은 강기갑 전 의원. 강 전 의원은 17대, 18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던 당시 꾸준히 수염을 기르고 개량한복을 입은 채 출석했죠. 정장에 넥타이까지 갖춘 기존 정치인들 사이에서 가장 돋보였어요. 지난해 10월 열린 문화재청 국정 감사에서도 김수민 바른미래당 의원, 손혜원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복을 입고 나와 화제가 됐는데요. 당시 안민석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은 “약탈 문화재 환수 때 두루마기를 입으려다 입지 못했다”며 “전통 의상을 입는데도 용기가 필요했다”고 밝히기도 했죠. 사진처럼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확산되는 가운데, 청와대가 일본의 '제3국 중재안'을 공식 거부했어요. (사진=뉴시스)두 번째/ 유쾌 상쾌 ‘명쾌’한국 : 제3국에 맡기자고? 거절한다.◆ 제3국요?일본의 경제 보복이 계속 이어지면서 내놓은 중재안이에요. 말 그대로 다른 나라의 위원을 인선해 양국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얘기. 일본은 지난 1월 일제 강제 노역 피해자 위자료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두고 한국 정부에 협의를 요청했는데요. 한국 정부가 응답하지 않으면서 지난 5월 20일에 또 중재위 설치를 요구했죠. 또 조용한 분위기가 이어지자 일본은 지난달 19일 제3국 중재위원회 구성을 요청했어요. 여기에는 한일청구권 문제도 포함됐죠. 그로부터 한 달이 가까이 지난 7월 16일, 청와대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어요.◆ 청와대는 어떤 입장이었죠?언론에 보도된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명쾌’하게 결론이 났다고 해요. 앞서 일본이 요구했던 중재위는 물론 제3국 중재위도 마찬가지로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죠. 한편 일본의 경제 보복에 국제법으로 대응하겠냐는 질문에 “강대강 맞대응이 바람직한가”라고 되물었는데요. 만약 맞붙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상응하는 조치가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어요.아 참, 일각에선 한, 일 기업과 한국 정부가 함께 보상하는 ‘1+1+α’ 보상안도 제기됐죠! 그러나 정부 관계자는 피해자들이 동의하지 않아 검토할 수 없다고 못 박았어요.◆ 다른 의견도 있나요?청와대가 공식 입장을 밝히기 전, 같은 날 자유한국당에서는 “일본은 한일협정 분쟁 절차를 따랐고, 우리 정부는 비외교적으로 대응했다”며 ‘제3국 중재위 설치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어요. 한국 정부가 무대응으로 일관했던 것이 무역 분쟁으로 이어졌다는 메시지도 담겼죠. 그러나 여당 측에서는 다른 이야기도 나왔는데요. 대법원이 판결 내린 문제를 훼손하는 길이 될 수 있다는 우려였죠. 한국소비자원 안전감시국이 납이 검출된 텀블러 외부표면을 공개하고 있어요. (사진=연합뉴스)세 번째/ 진한 납의 맛많은 이들이 휴대하고 다니는 텀블러. 검사해보니 표면에서 납이 대량 검출됐대요.◆ 카페에서 파는 텀블러 말인가요?카페마다 색다른 디자인과 모양을 내세우며 효자 상품이 된 텀블러. 한국소비자원이 유해물질 안전성 및 표시 실태를 조사했더니 어마어마한 납이 검출됐죠. 여기에는 카페 텀블러는 물론이고 대형마트, 생활용품점에서 판매하는 제품도 일부 포함됐어요. 매일 물이나 음료를 담고 입을 대서 마시는 텀블러 특성상 납이 검출됐다는 건 굉장히 민감한 주제였죠.◆ 왜 유독 한국에서만 그런가요?제품마다 다르지만 가장 큰 원인은 텀블러 외부 페인트였어요. 대부분 텀블러는 내부에 보온 설계를 하고, 외부에 캐릭터나 일러스트로 장식된 제품이 많죠. 이 납은 페인트가 제품에 잘 달라붙게 만드는 효과가 있는데요. 성인은 물론 어린이, 노약자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고 해요.미국, 캐나다 등 해외에서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제품에 kg당 납 함량 기준을 정해두고 있는데요. 국내에는 음료가 닿는 텀블러 내부 재질만 기준이 있는 상태라 결국 납덩어리 사건이 발생했어요. 항상 끼고 살았던 텀블러가 납덩어리라는 충격적인 소식 때문에, 속히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요.세 문장, 세상 이야기◇ 가장 나쁜 동물친아들에게 정신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코피노(한국인과 필리핀인의 혼혈)’라 속여 필리핀에 버린 한의사 부부가 4년 만에 검거됐어요. 이들은 “아들의 영어 실력을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앞서 어린이집, 사찰에 버려둔 점을 볼 때 그대로 믿긴 어렵죠. 한편 여러 차례 버림받은 아들은 한의사 부부 품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강하게 거부하고 있어요.◇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직장에서 괴롭힘에 시달리는 직장인들을 돕기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안 시행 첫날에 MBC에서 첫 번째 진정이 접수됐어요. MBC 아나운서들은 업무 공간에서 배제되고, 사내 전산망에서 차단 당했으며, 부당 해고 문제까지 있었다고 주장했어요. 반면 MBC는 사내 게시판에서 “계약직 아나운서들이 절차를 도외시했다”며 “타 언론사 카메라를 대동해 임원실을 촬영하게 했다”고 반박했죠.◇ 덜익은 '육회' 버거?맥도날드에서 패티를 덜 익힌 햄버거를 배달했다는 소식이 있었어요. 패티는 생고기처럼 속이 전혀 익지 않은 모습이었고, 지난 2017년 햄버거병까지 발생했던 터라 더욱 심각했죠. 맥도날드는 잘못 조리됐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피해 고객에게 환불과 건강검진 보상을 안내하겠다고 밝혔어요./스냅타임
2019.07.18 I 구자형 기자
더워서 신나는 곳, `평창 더위사냥축제`
  • 더워서 신나는 곳, `평창 더위사냥축제`
  • [이데일리 트립in 심보배 기자] 평창은 대표적인 여름휴가지다. 산, 계곡, 바다를 고루 접할 수 있는 지리적 특징으로 비교적 선선한 여름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점점 더워지는 요즘, 갑작스레 내리는 비도 반가울 지경이다. 이글거리는 아스팔트의 열기, 자동차에서 뿜어져 나오는 배기가스, 숨 막히는 도시를 벗어나고 싶어진다. 더위를 탈출하고 싶다면 ‘평창 더위 사냥 축제’에서 동심으로 돌아가 보자. 아이들과 물총쏘기를 하거나 물풀장에서 한바탕 놀다 보면 아이가 된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축제장에 왔으면 사람들의 시선 따위 신경 쓰지 말고 신나게 즐겨도 된다. 그래야 여행의 만족감도 여운도 오래동안 간직되니까. 축제는 평창 대화면 땀띠공원에서 7월 26일(금요일)부터 8월 4일(일요일)까지 진행된다. 대표적인 여름 축제로 귀신 사냥 WATER WAR (물총 대전), 더위야 놀자 에어바운스 (물 풀장), 송어 맨손 잡기, 신비의 땀띠물 체험으로 더위를 잊게 된다. 축제장은 꿈의 대화 캠핑장도 함께 운영한다. 그 외 광천선굴 체험은 약 4억 년 전의 시간이 흐르는 곳을 탐방한다. 해설사가 함께 600m의 석회동굴을 둘러보며 동굴에 대한 역사와 진기한 석회암석과 석순을 직접 볼 수 있다.오롯이 평창의 하루를 즐기려면 숙박지 선정도 중요하다. 평창펜션 협의회에서 운영하는 포털사이트에는 지역별 펜션 정보와 추천 상위 1% 펜션 등 안전하게 관리 잘 되는 펜션을 보다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숲속 별장 느낌의 운치 있는 펜션, 청정계곡 물이 흐르는 1급수 펜션, 안전하게 수영을 즐길 수 있는 수영장 펜션까지 가족이 좋아하는 요소에 따라 선택하기도 편리하다. 숙박지 외 평창여행에 꼭 필요한 맛집, 특산물, 계절별 축제, 여행지 정보를 한곳에서 확인할 수 있어 여행 계획을 세울 때 도움이 된다. 펜션 중에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여행자를 위해 픽업 서비스도 진행하고 있다.평창 전나무 숲 쉼터 ‘밀브릿지’. 반세기 동안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유지하며 사람들이 편하게 숲을 오갈 수 있게 마든 곳이다. 여행을 자주 다녔던 사람이라면 예전 방아다리 약수를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오래전 기억을 떠올려 보면 약수터로 향하는 숲길도 약수터도 오래 방치되어 가기 꺼려지기도 했으니. 그 후 약수를 떠로 다니시는 분들 이외는 이곳을 찾는 이는 거의 없었다. 긴 시간 동안 숲은 점차 변화기 시작했고,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오래전 기억을 떠올려 보면 약수터로 향하는 잠시 머물다 가기 아쉬운 이는 하룻밤 숙소로 이용하면 된다.전나무 숲 쉼터 입구에서 방아다리 약수까지 걸어가는 길 옆에는 숲에서 읽기 좋은 시를 만날 수 있다. 천상병 시인의 ‘빗소리를 듣는다’ 등 아름다운 시를 곱씹어 보며 생각의 깊이를 더해주기도 한다. 잠시 걸음을 멈쳐 읽어 내려가 보자. 시원한 그늘 아래 편히 쉴 수 있는 데크와 의자, 자연 탐방로도 조성되어 있다. 약수터까지 가는 길은 불편함이 없다. 벤치 옆에서 맨손체조를 하는 분, 벤치에 누워 명상을 즐기시는 분, 아이들과 야생화 꽃을 보며 산책로를 걷는 이도 있다. 두 눈을 감고 가장 편한 자세로 가슴속 깊은 곳까지 건강한 숲속 공기를 흡입해 보자.느린 걸음으로 전나무 숲길을 걸으면 산 바람이 향긋한 솔향기를 코로 가져다준다. 하늘 높이 뻗은 전나무 숲은 뜨거운 태양도 가려준다. 숲에 사는 다람쥐는 사람을 보고도 제 할 일을 한다. 숲은 사람들의 마음을 바르고 선한 곳으로 이끄는 마법을 지닌 듯하다. 숲 여행을 자주 하다 보면 행복지수도 쭉 뻗은 전나무처럼 위로 향한다. 잘 정리된 약수터에서 약수 한 모금 넘겨보자. 똑 소는 탄산의 떨떠름한 맛은 건강에 좋다는 약수다. 미리 물병을 준비한다면 여행의 여운을 집에까지 되려 갈 수 있으리라.
2019.07.16 I 심보배 기자
들꽃의 魂, 토종벌의 비상을 위해
  • [문정훈의 맛있는 혁신]들꽃의 魂, 토종벌의 비상을 위해
  • 농촌진흥청이 전염병으로 사라질 위기에 놓은 토종꿀벌을 되살리기 위해 지난해 개발해 발표한 새 품종(사진=농진청)[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푸드비즈니스랩 소장]삼국사기에 의하면 고구려 동명성왕 때 인도에서 한반도로 꿀벌을 들여왔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그러나 훨씬 전부터 이 땅에 토종꿀벌이 있었음에 분명하다. 땅에 뿌리를 내리고 열매를 맺는 생명이 존재한다는 것은 그 땅에 벌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벌이 없으면 꽃에서 수분을 하기 어려워 식물이 멸종하고, 식물이 멸종하면 동물도 살아남을 수 없다. 한편 바다를 건너온 서양꿀벌은 한 신부에 의해 1917년 한국에 상륙한다. 서양꿀벌과 우리 토종꿀벌은 같은 ‘벌’로 불리지만 실은 서로 교배가 되지 않을 정도로 상당히 먼 친척이다. 마치 소와 염소가 다른 만큼이나 서양꿀벌과 토종꿀벌은 서로 다르다. 일단 몸의 크기에 있어 서양꿀벌이 토종꿀벌보다 확연히 크고 꽃 속에 있는 꿀을 따오는 벌의 혀도 서양꿀벌이 길고 토종꿀벌은 짧다. 오랜 기간 개량되어 온 서양꿀벌은 꿀을 따오는 수밀(收蜜)량에 있어서도 토종꿀벌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 서양꿀벌 한 마리가 한 번에 37mg을 따가지고 오는 것에 반해, 토종꿀벌은 16mg 정도 밖에 안 된다. 활동성 측면에서도 서양꿀벌이 더 적극적이라 결과적으로 꿀 생산성에서 큰 차이가 난다. 봄이 되면 꽃이 핀다. 꿀이 시중에 나오기 시작하는 시점이다. 매해 5월부터 6월은 아카시아 꿀이 시중에 한참 풀린다. 꿀은 해당 꽃이 필 때에만 딸 수 있으니 그 때가 제철이다. 유채 꿀은 좀 더 빠른 3월부터가 제철이다. 재미있는 점은 ‘아카시아’ 꿀처럼 꽃 이름이 붙은 꿀은 토종꿀벌이 딴 꿀이 아닌 서양꿀벌이 딴 꿀이라는 사실이다. 왜일까? 음, 기본적으로 우리 토종꿀벌은 그 만큼 격렬하게 일을 하지 않는다.서양꿀벌은 주로 이동식 벌통 안에서 기른다. 벌통의 주인은 개화시기를 기다린다. 그리하여 아카시아 꽃이 한반도의 남쪽 부산 기장에 피기 시작하면 벌통의 주인은 기장에 있는 아카시아 꽃 군락지 인근에 벌통을 가져다 놓는다. 그러면 벌통 속의 서양꿀벌은 아카시아 꽃으로 날아가서 열심히 일을 하기 시작한다. 열심히 따온 아카시아 꿀로 벌통이 가득 차면 벌통 주인은 벌통 속에 모인 아카시아 꿀을 수확하여 따로 보관한다. 그 사이 만개한 아카시아 군락지는 북으로 올라간다. 벌통 주인은 다시 벌통을 트럭에 싣고 아카시아 꽃을 쫓아 북으로 올라간다. 이들은 꽃을 쫓는 사람들이다. 이번엔 포항이다. 포항에서 아카시아 꽃이 만개하면 다시 그 아래에 벌통을 놓는다. 서양꿀벌은 다시 아카시아 꿀을 따서 모으기 시작한다. 금방 한 통이 차면 벌통 주인은 다시 꿀을 채집한다. 날씨가 더 따뜻해지면 또 북으로 이동한다. 이런 식으로 휴전선 인근까지 꽃을 쫓아 북상한다. 그리고 새로운 꽃 소식이 남쪽에서 들리면 다시 벌통을 싣고 남쪽으로 이동한 후, 그 꽃의 개화에 맞추어 북으로, 또 북으로 이동한다. 유채 꿀, 아카시아 꿀, 밤 꿀 등은 이렇게 서양꿀벌을 활용한 ‘이동식 양봉’으로 생산이 된다.반면에 토종꿀벌은 ‘고정식 양봉’을 한다. 주요 꽃 군락지 앞에 벌통을 세워 두어도 토종꿀벌은 그 꽃이 다 질 때까지 꿀 한통을 채우지 못한다. 그 정도로 생산성이 좋지 못하다. 그래서 토종꿀벌 벌통을 산속 깊은 곳에 세워두면 1년간 인근 산과 들에서 피고 지는 꽃들의 꿀을 조금씩 따서 모은다. 늦은 가을이면 겨우 꿀 한통을 채우고, 토종꿀벌 벌통 주인은 1년에 한번 꿀을 수확한다. 이 토종꿀은 좋게 말하면 야생꽃 꿀이지만, 흔히 잡화(雜花)꿀로 불린다. 꿀벌의 생태와 양봉 방식의 특성에 따라 서양꿀벌의 꿀은 꽃이 그 아이덴티티(정체성)가 된다. 유채 꿀에는 유채꽃의 향이 녹아 있고, 라벤더 꿀에는 마치 보랏빛 향이 나는 것만 같다. 특히 밤 꿀은 한국인이 매우 사랑하는 꿀이다. 그런데 이웃 일본인들은 밤 꿀의 그 독특한 향을 싫어해서 거의 채집하지 않는다고 한다. ‘라베이유’라는 일본의 멋진 꿀가게에 들어가면 전 세계 각지에서 온 다양한 꽃의 꿀들이 마치 보석처럼 매장에 펼쳐져 있다. 각각의 꿀은 꽃에 따라 확연하게 다른 멋과 맛을 자랑한다.반면에 토종꿀은 특정한 꽃을 아이덴티티로 가지기 어렵다. 한 종류의 꽃에서 꿀을 채집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토종꿀에는 지역성이 존재한다. 움직이지 않는 고정 양봉을 하기 때문에 그 지역의 토양과 기후에 따라 365일 동안 피고 지는 지역의 다양한 들꽃의 혼이 담긴다. 그래서 지역별로 꿀의 맛과 멋이 오묘하게 달라진다. 경북 의성의 토종꿀에는 그 곳의 산과 들에 자생하고 있는 이름 모를 온갖 꽃의 생명력이 응축되어 있다. 충북 청주에 가면 또 그 곳만의 테루아르(Terroir)가 그 지역의 토종꿀에 담겨있다. 이런 측면에서 토종꿀은 마치 와인과 같다.생산성의 차이로 우리 토종꿀벌을 포기하고 서양꿀벌로 양봉하는 곳들이 많이 늘어났다. 그리고 2009년에 발병한 낭충봉아 부패병은 유독 우리 토종꿀벌에만 가혹했다. 한반도에 자생하던 토종꿀벌 전체 개체수의 90%가 이 병에 걸려 폐사함에 이르렀다. 토종꿀벌의 개체수가 급감한 지역에서는 들꽃이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는 소식이 심심찮게 들려온다. 곤충생태학자들의 견해에 따르면 우리 토종꿀벌은 특유의 식성과 신체적 특성으로 우리나라 들녘에서 자생하는 들꽃의 꿀을 선호한다고 한다. 우리 전통의 고정식 양봉은 지역 식물 생태계의 근간이기도 했던 것이다. 최근 이 병에서 살아남은 소수의 토종꿀벌들의 개체수가 조금씩 늘고 있다는 소문이 들녘에서 들려온다. 멸종하고 있는 우리 들꽃을 살리기 위해 소비자가 해야 할 일은 하나다. 토종꿀벌이 만들어 낸 토종꿀 중에서도 설탕을 먹이지 않고 들꽃의 꿀로 만든 토종꿀을 찾아서 구매하는 것이다. 쉬운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토종벌꿀을 구매할 수 있는 된 유통망이 아직 구축되어 있지 않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문정훈의 맛있는 혁신’ 연재를 마칩니다. 그동안 함께해주신 독자께 감사드립니다. 다음 달부터는 ‘임규태의 코덱스’가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2019.07.11 I 최은영 기자
'아내의 맛' 송가인 교통사고 투혼, 함소원·진화 나이·생각 차 극복
  • '아내의 맛' 송가인 교통사고 투혼, 함소원·진화 나이·생각 차 극복
  • [이데일리 박한나 기자] 지난 9일 TV조선 ‘세상 어디에도 없는, 아내의 맛’이 시청자들에게 감동의 메시지를 전했다.이날 방송에서는 송가인과 그의 부모님의 훈훈한 가족애와 함소원-진화 부부의 눈물의 화해가 특히 눈길을 끌었다.‘미스트 롯’을 통해 트로트 퀸으로 등극한 송가인은 최근 교통사고를 당한 후 콘서트 일정을 소화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사고 이틀 후, 송가인은 미리 예정돼 있었던 콘서트를 위해 아픈 몸을 이끌고 무대에 서서 ‘단장의 미아리 고개’를 불렀다. 송가인은 격려의 박수를 쏟아내는 팬들에게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에 끝내 눈물을 흘렸다.이후 송가인은 장영란의 남편인 한창이 근무 중인 한의원을 찾아 퇴행성 디스크 판정을 받고 추나와 약침 치료를 받았다. 송가인은 치료를 끝낸 후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한약을 지어드리고 싶다”며 끝까지 부모님을 생각하는 효심 가득한 모습으로 감동을 안겼다.함소원-진화 부부는 다툼 끝에 화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진화는 아침에 일어나 딸 혜정에게 뽀뽀 세례를 퍼부었지만 함소원에게는 눈길 한번 제대로 주지 않았다. 함소원은 함께 밥을 먹으며 “기분이 안좋냐”고 물었지만, 진화는 “괜찮다”고 답하며 이내 자리를 떴고, 다가와 말을 거는 함소원에게 “나가라”고 말해 함소원을 당황스럽게 했다.18살 나이차를 극복하고 부부의 연을 맺은 두 사람은 결국 부부상담 센터에서 각자의 속마음과 소통 방식의 차이를 알게됐다. 진화는 “솔직히 너무 지친다”며 26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한 여자의 남편, 한 아이의 아빠가 된 것에 대한 속내를 터트리며 눈물을 글썽였다. 의사는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격려했지만 진화는 고개를 떨군 채 “어릴 때부터 애정결핍이 있었다. 아무도 내 얘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없었다”며 외로웠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고 끝내 오열했다.스튜디오에서 이를 지켜보던 함소원은 “남편이 어릴 때부터 독립해 혼자 살았고, 그 때문에 일찍 가정을 이루고 싶어했다”며 “생각해보면 늘 내 뜻을 따라줬을 뿐 한 번도 자기 주장을 펼친 적이 없다”고 눈물을 흘렸다.또 의사는 “혼자 견디고 참는 것이 습관이 된 것 같다”며 “간단한 것부터라도 감정을 표현해보는 연습을 해야한다”고 진화의 표현 방식을 바꿔볼 것을 조언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함소원은 앞서 진화가 휴대폰을 사고 싶다고 말한 것을 떠올리며 고가의 최신 휴대폰을 선물했다. 진화는 최신 휴대폰을 손에 들고 요리조리 살펴보며 오래간만에 환한 웃음을 지어 보는 이의 마음까지 흐뭇하게 만들었다.
2019.07.10 I 박한나 기자
 사랑의 묘약이 만들어낸 `커피 플라워`
  • [심보배의 로스팅 탐방기] 사랑의 묘약이 만들어낸 `커피 플라워`
  • [이데일리 트립in 심보배 기자] 매 순간 사랑 앓이를 하는 이가 내리는 커피는 어떤 맛일까? 사랑이 있어 커피를 알게 되었고, 사랑 때문에 행복했고, 사랑 때문에 한층 성숙한 인생을 살고 있는 바리스타. 그리고 사랑하는 것이 또 하나 생겼다. 여행이다. 알 수 없는 미지를 탐미하는 ‘커피 플라워’ 황용옥 대표를 만났다.“27살에 결혼하면서 LG 카드 본사에 취업을 하게 되었어요. 그때는 가진 돈이 없어 신혼여행을 외국으로 못 가고 중고차를 몰고 포항, 울릉, 강릉 등 전국투어를 다녔죠. 신혼여행을 하면서 아내에게 말했어요. 돈 많이 벌면 꼭 해외여행을 시켜주겠다고. 대학교 때 근로장학생으로 미국을 간 적이 있었는데 그때 봤던 풍경이 너무 아름다웠어요. 그래서 아내에게 꼭 보여주고 싶었어요.“그렇게 커피에 얽힌 그의 긴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2004년 즈음 회사에서 명예퇴직을 받던 시기였어요. 저는 회사를 계속 다닐 수 있었지만, 장사를 하고 싶었어요. 평소 요리를 좋아했거든요. 회사 다니면서 요리학원과 강릉 유명 맛집 대표로부터 요리를 배웠어요. 젊고 혈기왕성한 추진력에 당시 잘 나가는 회사를 과감히 때려치우고 작은 가게를 계약을 했죠. 오픈 준비를 하던 중 배가 아프다는 아내와 병원 가서 내시경을 받았는데 위암 말기 암 판정을 받게 되었어요. 그때부터 아내 병간호를 했죠. 회사도 그만둔 상태라 무엇이라도 해야 했기에 보험을 시작했어요. 보험 하기 전에는 커피를 마시지 않았는데 고객들을 카페에서 만나면서 아메리카노 커피를 마시다가 나중에는 에스프레소를 마실 정도로 커피 맛에 끌렸어요.”그가 커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대체의학 치료법의 막스 거슨 박사의 커피 관장 때문이었다. 암 환자들이 한 번은 시도해본다고 해서 아내도 시도를 했지만, 지속적으로 할 수 없었다. 그 후 더 좋은 커피를 알고 싶었다. 보험 고객에게 신선한 커피를 내려 드리기 위해 멸치 통으로 볶아 커피를 대접했다. 그러던 와중 32살인 아내는 그 해 겨울 세 명의 아이를 가슴에 묻고, 눈에 담아 또 다른 나라로 떠났다.황 대표의 눈에 이슬처럼 눈물이 맺히더니 투 툭 하고 떨어졌다. 삼키고 있던 슬픔이 장마철 소나기처럼 터져 나온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먼저 떠나보낸 사람만 알게 되는 허망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고스란히 나에게도 전해졌다. “아내를 보내고 한동안 술로 살았어요. 아이 셋을 둔 아빠의 무게감이 참 만만치가 않았어요. 2004년엔 커피에 관한 자료가 많지 않았는데 자료조사를 하다가 커피 월간지에 실린 기사를 보고 분당 ‘가비양’ 양동기 사장님을 찾아갔어요. 커피 볶는 것을 제대로 배우고 싶어서 카페 옆 공원에 텐트를 치고 낮에는 고객들을 만나 계약을 하고, 미팅이 없는 날에는 로스팅과 커피 추출을 배웠어요.” 첫 가게는 2007년도 경상대학교 정문 공원 근처에 오픈했다. 상권이 활성화되기 전이었고, 사람들이 찾아오기도 힘들어 하루 오만 원의 매출도 나오지 않았다. 한달이 지나자 매출이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 즈음, 커피 맛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 계기가 있었어요. 힘든 하루를 마치고 집에서 술을 마시려는데 술이 딱 떨어졌어요. 다시 술을 사러 나가자니 그렇고, 마침 베란다에 한 달 정도 방치된 막걸리 한 통이 눈에 들어왔어요. 그래서 그 막걸리를 무심코 마셨어요, 이건 뭐지? 쫘악! 극강의 신맛이었어요. 처음으로 느낀 맛이었죠. 커피의 맛에 대한 깨달음은 막걸리에서 영감을 얻은 셈이죠. 사람들이 커피에서 어떻게 신맛이 나느냐고 물어보면 막걸리로부터 깨달았다고 합니다. 이후론 커피 맛의 기준을 정할 수 있었고 막걸리의 청주만 마시거나 숙성시켜 마시는 애주가가 되었죠”2살, 5살 7살 된 어린아이를 위해서 재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딱히 내세울 게 없다는 생각에 공부를 시작했다. 커피, 와인, 막걸리, 분야를 가리지 않고 강단에 설 수 있는 경영학 석사 학위까지 취득했다. 마산대학교 바리스타학과, 호서직업전문학교 호텔관광학과, 외부 강연 등 다양한 곳에서 활동 중이다. 그러나 사랑은 아직 미완성이다. 두 번의 사랑이 찾아왔지만 이루기가 쉽지 않았다고 한다.“카페는 계속 잘 되었어요. 손님들도 줄 서서 기다렸다 커피를 마시고 갈 정도로 알려졌어요. ‘다른 지역엔 왜 카페가 없냐?’라는 질문을 많이 하셔서 2010년 진주시 평거동에 2호점을 냈어요. 음악 감상 전문 카페와 커피 아카데미 매장을 오픈했었고 다른 곳에는 낮에는 커피, 저녁에는 와인과 수제 맥주를 파는 4곳의 카페를 오픈했었습니다. 욕심은 화를 부른다고 했던가요? 체계적인 시스템이 되지 못한 단계에서 확장을 하다 보니 문제가 발생했어요. 4개의 카페를 관리하는 것은 결국 사람 관리였어요. 2곳의 매장을 운영할 때는 근무자와 크게 문제가 없었는데 매장이 늘어나면서 나와 맞지 않는 사람과 일하게 되고, 생각과 습관이 다른 사람들을 하나 둘 접하다 보니 현실과 이상의 차이로 인해 큰 결정을 내려야 했었죠.” 홀가분한 상태에서 새롭게 시작하고 싶었던 그는 벌려놓았던 매장을 정리했다. 본점 건물을 팔려고 내놓던 무렵 자주 다니던 길에 폐가처럼 내버려진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한 달에 서너 번 문을 열었다가 웨딩 촬영을 하는 날을 기다려 주인으로 보이는 사람에게 ‘공간 한 켠에서 카페를 할 수 있겠냐?’라고 물었는데 일언 싫다는 얘기에 마음을 접었다. ”얼마 후 본점 건물 매매 계약과 동시에 부동산 업자는 다른 건물을 사라며 권했어요, 마음에 둔 건물이 있다고 대답했는데 말을 하다 보니 같은 건물인 거예요. 운명이었는지, 본점을 건물만 매각하고 평거점, 학원을 모두 이전하고 지금 이 건물을 샀죠. 3개월 정도 내부를 바꾸고, 정원을 손보기 시작했어요.“ 우리는 자리를 이동해 카페 내부를 둘러보았다.‘Memory, Turn your face to the moonlightLet your momory lead youOpen up entry inIf you find that the meaning of what happiness is.Then a new life will begin’‘기억, 고개를 돌려 기억의 발자취를 따라서 그 문을 열고, 들어가그 안에서 행복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면 새로운 삶이 시작될 거야~’뮤지컬 ‘캣츠’의 Memory가 흘러나왔다. 황 대표의 새로운 삶이 시작된 ‘커피 플라워’처럼 말이다. 커피의 풍미를 한층 업그레이드해 주는 것은 찻잔이다. 전시된 커피잔은 독일과 프랑스에서 여행하면서 가져온 것들로 예쁜 잔이 카페와 아주 잘 어울렸다. 본점에서는 원하는 커피잔에 커피를 마실 수 있다. LP 판 음악의 울림이 진한 여운을 남겼다. 카페 곳곳에서 그의 삶의 흔적을 엿볼 수 있었다. 사랑하는 아이들과 함께 한 시간들이 액자 속에서 환하게 웃고 있었다. 외부로 연결된 2층 테라스와 야외 정원에는 글램핑 텐트가 쳐져 있었다. 비가 오거나 겨울에 머물 수 있는 운치 있는 공간인 셈이다. 2층에서 정원을 내려다보니 행복한 부케향이 나는 듯했다. 정열의 장미, 부케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카라, 변함없는 사랑을 의미하는 백합꽃이 만발해 왜 ‘커피 플라워’인지 뽐내듯 살랑거렸다. 좋은 것들은 늘 울림을 동반한다. 사람도 여행도 음악도 카페도 말이다. 뮤지컬 ‘캣츠’의 가사처럼 ‘새로운 삶이 시작될 거야’라며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받는 듯했다. 한 편의 영화처럼 자신만의 향기를 품고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오지랖 넓은 응원을 보낼 정도로. 정원에서 인터뷰는 다시 이어졌다. “힘든 시간을 지금까지 견딜 수 있었던 건 여행이에요. 아이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게 없어서 여행을 택했어요. 1년에 한 번씩은 아이들과 여행을 다녔어요. 남미를 여행한 적이 있는데 과테말라에서 멕시코로 국경을 넘을 때 한국과 전혀 다른 사람들의 삶과 환전하는 호객행위. 타임머신을 타고 70년대로 되돌아가는 상상 속의 날들이었죠. 그때 함께 느끼고 나누었던 시간이 나와 아이에게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된 것 같아요. 여행이 좋은 건 뭉칠 수밖에 없다는 거예요. 특히 외국여행이라면 더욱 그렇죠. 네비를 켜고 가다 보면 아이들이 길잡이 역할을 할 때도 있었어요. 서툴렀던 아빠의 행동도, 어렵기만 한 시기도, 어깨를 뚝 치며 건네는 몇 마디 말로 지난 시간이 용서가 되었으니까요. 렌터카 안에서 아이들과 나눈 추억은 잊지 못해요.”어릴 때부터 아이들과 여행을 많이 다녔다. 하지만 아이들 기억속의 여행은 아주 흐릿한 형체만 남아 있을 뿐이다. 그러나 잠재의식 속에 남아있는 여행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것으로 표현되고 발휘된다. 여행의 경험이 성장하면서 구체화되고 자신감을 갖게 해주는 것 같다고, 여행은 사람이 성장하기 위해 몸으로 익히는 지식이라고 여기는 황대표. 그의 말처럼 여행은 아이들의 꿈을 만들어주기 위한 가장 귀한 시간이었다. 큰 아이는 여행을 통해 구호활동을 하고 싶어 스페인어를 전공하고, 둘째는 더 많은 사람과 여행을 하고 싶다며 스튜어디스가 되겠다고 승무원 학과에 다니고 있으니.”혼자 스페인으로 자전거 여행을 간 적이 있어요. 이 건물을 계약한 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바르셀로나로 570km를 자전거로 다녔어요. 외곽으로 가니까 흙 길이었어요. 첫날은 너무 힘들어 숙소에서 빨리 쉬고 싶다는 마음뿐이었어요. 스페인 어느 외딴곳에 와인 양조장을 겸한 호텔에서 묵었는데 너무 건물이 이쁜 거예요. 그 기억이 남아 ‘커피 플라워’ 건물을 짙은 겨자색으로 칠하는 것으로 결정하게 되었어요. 아무튼 다음날부터 여정은 미치도록 힘들고 미치도록 아름다웠어요. 자전거 바퀴가 수시로 펑크가 날 만큼 험난한 길이었고 하루 종일 사람 한 명 만날 수 없는 스페인 산골 오지의 길을 갔어요. 때로는 끌고, 때로는 자전거를 메고 다녔어요. 70년대 새마을 운동할 때나 보았던 비포장도로를 아름답다던 유럽의 자전거 도로에서 만나게되다니. 맨땅에 자갈길인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그때 보름간 다녔던 자전거 여행은 해병대 6개월 훈련보다 더 힘들었고, 헬스클럽 일 년 동안 다진 근육량 보다 더 많이 만들어진 것 같았죠. 상상할 수 없을 일들이 일어나더니 길동무가 생겼어요. 펑크를 때우는 어댑터를 챙기지 못한 나에게 어댑터를 가진 자전거 여행자는 천사 같았어요. 스페인 친구도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자전거 사랑에 빠졌는데 제가 몬스터라고 별명을 지어 줬었죠. 어찌나 다리 힘이 센지 끝이 없는 오르막길을 난 죽을 것 같았는데, 그 친구는 묵묵히 쉬지 않고 자전거로 올라가더라고... 괴물 같은 그 친구도 나중에는 엉덩이가 아파서 제 자전거와 바꿔 타고 가자고 이야길 하더군요. 먼 타지에서 만난 그 이앙키 inaki 친구와는 얼굴 표정, 손짓, 발짓으로 모든 대화가 통했죠. inaki 친구와 헤어진 후 외로움과 두려움도 있었지만 바다처럼 끝없이 펼쳐진 노란 해바라기 밭과 자전거로 몇 시간을 달려 보았던 보라색으로 펼쳐진 라벤더 밭, 사람보다 자연이 주는 장관에 다시 힘을 얻어 페달을 밟을 수 있었어요. 오지에서 사람을 찾아다니며 보았던 풍경, 아~~~ 그 풍경들이 너무 좋았어요. 다시 여행을 떠나고 싶어지네요.” 커피 플라워에 있는 모든 것에 의미가 있다. 삶이란 원치 않은 방향으로 흐를 때가 있다. 황 대표의 인생철학은 ‘두 가지 길이 있다면 늘 어려운 길을 선택한다’라는 것이다. 살아보니 못할 것도 안 할 것도 피할 것도 없는 것이 인생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에 좌절했던 남자도하루가 지나고 계절이 바뀌고, 1년, 5년이 지나공개수업이 있는 날 세반을 뛰어다녔던 학부모도,능력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열공 했던 아빠도함께 여행하며 멋진 풍경을 보고, 상상할 수 없는 일들로 흉터를 새기게 된 시간도,자전거를 타고 강 따라 본점까지 달리는 남자도아이덴티티가 사랑인 ‘커피 플라워’에 있었다.황대표가 생각하는 성공의 요건은 무엇일까?“첫째는 감수성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감수성에는 사랑이 들어가야 하는데, 사랑 없이 커피숍을 한다는 것은 성공하기 어렵다고 봐요. 카페라는 공간은 찾는 사람에게 무언가를 더 주고 싶은 마음이 있어야 해요. 또 다른 배려라 할 수 있죠. 자신이 꽃을 싫어한다고, 잔디 관리가 힘들다고, 다 안 한다면 안 되죠. 내가 싫어도 손님이 좋아하는 것을 해야 카페를 오래도록 유지할 수 있다고 봐요.둘째는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있느냐는 건데. 창업하는 사람 옆에는 항상 도움이 되는 사람이 필요해요. 힘들면 토닥거려 줄 사람이 필요하고, 단 5분이라도 카페를 봐 줄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가능해요. 혼자서는 하기엔 힘든 일이 많이 일어나니까요. 셋째는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해요. 항상 웃을 수 있는 마음, 다정하게 인사할 수 있어야 해요. 아무리 커피가 맛있어도 다정하게 인사를 건네지 못한다면 손님은 더 이상 오지 않죠. 공구도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해요. 드릴은 기본, 건물 유지 보수, 화장실 변기 뚫는 것, 정원 잡초 제거하기, 화단에 물줄기, 잔디 관리하기 등 만능이 되어야 롱런할 수 있어요. 제 창고에는 없는 공구가 없을 정도로 많아요. 넷째는 장, 단기적 계획과 목표가 명확해야 해요. 미리 계획하지 않으면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어요. 꼼꼼하게 카페 운영 시스템을 잘 파악하고 있는지 점검해 봐야 하구요. 계획을 세우더라도 잘 안되는 경우가 허다하니까요.다섯째. 카페는 마음의 수양처라고 생각해야 해요. 생각지도 뜻하지도 않은 일들이 벌어져요. 마음을 내려놓고 현실을 직시하고 차근차근 헤쳐갈 수 있는 강인한 정신력이 필요하죠. 이 모두를 두루 갖추었다면 카페 창업을 해도 된다고 생각해요.“만약 가게를 안 한다면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물었다. “중남미 코스타리카 쪽으로 가서 히피가 되어도 좋겠다고 생각해요. 과테말라에 여행 갔을 때 현지인들의 삶이 너무 평온해 보여서 이민 가서 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현지인처럼 살고 싶어요. 다시 남미 여행을 계획 중인데 그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어요. 가게를 좀 더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게 해 놓고 또다시 여행을 떠나려 구요”때마침 남미 여행서가 차 안에 있었다. 단숨에 읽었던 책이라 선물하고 싶었다. ‘남미히피로드’ 책을 보더니 색감이 너무 좋다며 딱 자기 스타일이라고 한다. 자신이 먼저 읽고 아들에게 보여줘야겠다며 환하게 웃었다.좋은 사람과 좋은 커피를 마시고 싶다면, 하늘과 땅, 사람이 만든 특별한 커피 맛을 경험할 수 있는 사랑의 카페로 가보자. 봄이면 프로포즈 하듯 향기로운 꽃들이 유혹하고, 여름이면 짝을 찾아 재잘거리며 한 쌍의 새가 날아다닌다. 가을이면 노오란 은행나무 풍경 속 주인공이 된다. 겨울이면 따뜻한 커피를 음미하며 창가에 앉아 담쟁이가 남겨둔 흔적에 자신의 시간을 돌이켜 보게 되는 곳, 바로 ‘커피 플라워’다. 인간은 삶을 가치 있게 만들려는 본능을 가진 존재라 한다. 부케향 가득한 사랑이 황대표에게 찾아오기를 바라본다. 영화 ‘맘마미아 2’ 주인공 샘처럼.
2019.07.09 I 심보배 기자
  • [갑자기 국내여행] 7월에 겨울 제주도로 여행을 간다면!?
  • 추운 겨울에 동남아로 여행을 가면 추위 걱정을 안 해도 된다. 그럼 더운 여름에는? 어디 알래스카 같은 곳을 가면 더위 걱정이 싹 사라지지 않을까? 밖에 서 있기만 해도 땀이 줄줄 흐르는 7월, 만약 지금 제주도가 겨울이라면? 그래서 겨울 제주도로 여행을 간다면 어떨까?흰 눈이 쌓인 한라산, 바닷바람이 세게 부는 겨울 바다 등 상상만 해도 땀이 증발해서 시원해지는 느낌이다. 비록 현실엔 없지만 상상해볼 수는 있는 7월의 겨울 제주. 찬바람 부는 그곳으로 한번 여행을 가보자. 비행기는 이제 막 제주공항 활주로에 착륙했다. 차고 맑은 공기를 마시며 오르는 한라산은 일상에 지친 몸을 위한 선물이다. (사진=공태영 인턴기자)한라(014790)산 - 대한민국 꼭대기에서 도시락 먹기한라산을 빼놓고 제주도를 이야기할 수 있을까. 계절마다 다른 표정으로 사람들을 반기고, 올라가는 코스도 다양한 한라산은 쉽게 질리지 않는 매력을 갖고 있다. 한라산 하나를 보려고 제주도까지 찾아가는 사람들도 꽤 있으니 말을 다 한 셈이다. 겨울의 한라산도 매력 있기는 마찬가지다.이른 아침에 해가 뜨기도 전에 오르는 산길은 길을 밟는 사람의 발자국 소리만 들리는 적막산하다. 눈 덮인 골짜기를 오르고 내릴 때마다 풍경은 확확 바뀌고, 시간이 지나 햇빛이 비치면 숨죽여 자고 있던 숲이 조금씩 깨어나기 시작한다.꾸준히 백록담을 향해 오르다 보면 탁 트인 하늘이 나올 때가 있는데, 맑고 높은 하늘이 주는 청량감은 청량음료로도 맛볼 수 없는 것이다. 흰 눈에 덮인 산은 차갑고도 깨끗해서 미세먼지에 찌든 호흡기가 되살아나는 느낌이다. 육지로 돌아가면 마시지 못할 공기니까 괜시리 숨을 더 열심히 쉬며 올라간다.그렇게 점심때쯤 도착한 정상엔 기념사진을 찍고 도시락을 꺼내먹는 사람들로 활기가 넘친다. 백록담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남기고 뿌듯한 맘으로 먹는 점심은 세상에 이런 꿀맛이 없다. 대한민국 가장 높은 설산에서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도시락을 먹는 풍경이라니. 언제 또 이런 경험을 해볼 수 있을까? 겨울에 피는 동백꽃 덕분에 겨울 제주는 꽃놀이가 한창이다. (사진=공태영 인턴기자)동백꽃 - 제주의 겨울은 붉은색이다겨울 제주를 여행할 때 즐길거리가 많은데 그 중에서도 가장 강렬한 건 단연 동백꽃이다. 보통 봄, 여름엔 꽃구경, 가을엔 단풍구경을 가는데, 겨울엔 눈구경 말고는 딱히 할 게 없다. 하지만 제주의 겨울은 다르다. 겨울이면 동백꽃이 꽃망울을 활짝 터뜨리기 때문이다.카멜리아힐, 휴애리자연생활공원, 위미리 동백군락지 등 동백꽃 피는 곳이면 어디든지 때늦은 꽃놀이를 즐기려는 사람으로 붐빈다. 휑하고 쓸쓸한, 또는 흰색으로 뒤덮인 겨울 풍경 속에서 홀로 붉게 핀 동백꽃은 시선 강탈 그 자체다. 동백꽃을 배경으로 인생샷을 건지는 건 시간문제. 다만 다른 사람들도 모두 같은 생각으로 꽃밭에 몰리기 때문에 조용히 꽃구경만 하는 건 힘들 수 있다. 그럼에도 자꾸만 동백꽃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돌릴 수는 없다. 그곳에 겨울 제주의 진짜 색이 있기 때문에.바다 - 분위기 있는 해변 또는 자연이 빚은 예술작품제주도까지 왔는데 바다를 안 볼 순 없다. 한라산 꼭대기에 올라가도 바다가 보이는 곳이 제주다. 비록 겨울 제주의 바람은 어마무시하고 바닷가는 그 정도가 더하지만, 어쩔 수 없다. 겨울 바다가 부르니 갈 수밖에. 달이 뜨는 바다 월정리는 이제 너무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고 있다. (사진=공태영 인턴기자)해변을 찾는다면 월정리가 핫플이다. 비록 카페나 식당이 해변을 잠식하고 사람과 차가 몰려들어 예전의 그 월정리가 아니라지만, 사람들이 많이 찾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달이 뜨는 바닷가(月汀里)’란 이름 뜻처럼 초승달 모양으로 뻗어 있는 백사장에 산호색 바닷물이 넘실거리고, 그 뒤로 풍력발전기가 돌아가는 모습은 평소 사진을 안 찍던 사람도 카메라를 찾게 만드는 풍경이다. 해질녘엔 여기에 타는 듯한 붉은 하늘까지 가세해서 정취를 극대화한다. 그 하늘 위로 작은 달이 떠오르면 이곳은 말 그대로 ‘달이 뜨는 바닷가’다.모래와 파도가 있는 평범한 바닷가 말고 좀 특색 있는 곳을 찾는다면 중문 주상절리대와 용머리해안이 제격이다. 육각형 검은 돌들이 해안을 가득 메운 주상절리대는 누가 일부러 조각한 예술작품 느낌이 나는 곳이다. 검은색 돌에 부딪히는 푸른 파도를 보고 있자니 겨울인데도 가슴이 뻥 뚫리는 듯 시원해진다. 맑은 날은 맑은 날대로, 궂은 날은 궂은 날대로 분위기가 있어서 언제든 가기 좋은 곳이다. 주상절리대를 뒤덮고 있는 육각형의 돌들은 푸른 바다와 어울려 볼수록 신비롭다. (사진=공태영 인턴기자)용머리해안은 주상절리대와는 또 다른 매력의 예술작품이다. 해안을 따라 서 있는 암벽엔 파도와 바람의 흔적이 층층이 새겨져 있다. 마치 그랜드캐니언의 일부분을 떼어 온 듯한 느낌도 든다. 그곳과 차이가 있다면 여긴 사암층 바로 옆으로 파도가 철썩인다는 점. 암벽의 색깔은 밝은 회색, 짙은 갈색, 베이지색 등으로 알록달록해서 용머리해안의 신비한 맛을 더해준다. ‘한국에 이런 곳이 있었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바다에 접해 있어서 좋은 점도 있지만 바닷바람이 거세기도 하고, 파도가 심한 날엔 입장이 제한되니 미리 확인할 필요가 있다.이외에도 협재, 함덕, 곽지해수욕장 등의 해변이나 섭지코지, 성산일출봉 등 바다와 맞닿아 있는 명소에서도 겨울 제주 바다의 정취를 맛볼 수 있다.억새 - 억새의 바다에서 하루종일 헤엄치기겨울 제주가 뽐내는 또 하나의 매력 포인트는 바로 억새다. 제주도에서 억새를 만나기 좋은 곳으로는 동쪽의 산굼부리, 서쪽의 새별오름이 유명하다. 사실 산굼부리는 백록담보다도 더 큰 분화구가 있어 관광, 학술적 가치가 높은 곳이지만 사람들에겐 억새 명소로 더 잘 알려진 곳이다.잘 정비된 길을 산책하듯이 걸으면 여길 봐도 억새, 저길 봐도 억새다. 길에 난 울타리 안쪽으로는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억새들이 바람에 출렁거린다. 가까이서 보면 억새의 끝부분은 마치 머리칼처럼 부드럽게 휘날린다. 다른 오름(측화산)과 달리 6000원이란 입장료가 있긴 하지만 산굼부리는 그 가격이 전혀 아깝지 않은 억새의 향연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새별오름은 그 자체가 거대한 억새의 바다다. (사진=공태영 인턴기자)또 하나의 억새 핫플레이스인 새별오름은 멀리서 봐서는 야트막한 언덕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하지만 가까이 가보면 그 언덕 전체가 억새로 뒤덮여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오름 정상으로 향하는 길은 산굼부리처럼 잘 포장된 게 아니고 그저 사람이 많이 지나다니면서 생긴 길이다.억새를 구경한다기보단 억새밭에 파묻히는 느낌으로 새별오름을 돌아다니다 보면 ‘억아일체(억새+물아일체)’를 느낀다. 빛이 비치는 각도에 따라 억새의 빛깔은 수시로 달라지고, 억새밭은 하나의 큰 파도처럼 바람에 출렁인다. 산굼부리가 억새를 보기 좋은 곳이라면, 새별오름은 억새에 빠지기 좋은 곳이다./스냅타임
2019.07.07 I 공태영 기자
  • 갑질 배달 리뷰에 결국.. 사장님 분노 "딴 데 가서 먹어라"
  • (사진=이미지투데이)"배달 리뷰에 욕설, 조롱.. 배달 요구 사항에 사소한 심부름까지 요구.."배달 음식을 시켜 먹는 것이 일상이 된 요즘 음식에 대한 고객 리뷰가 논쟁이 되고 있다.30일 한 커뮤니티에서는 배달 리뷰에 분노한 사장님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현재 20만 6000여 명이 조회한 인기글로 올라와 있다. (사진=요기요 리뷰)이에 대해 대다수가 리뷰 쓴 고객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드러냈다. 네티즌들은 "사장 열받을 만하네, 저런 진상한테 고객 대접해줄 필요 없다", "시대가 어느 시댄데.. 저 리뷰 쓴 사람 머릿속엔 아직도 고객이 왕이다라는 문화가 있는 건가.. 황당하다"등의 반응을 보였다.또 몇몇 네티즌은 사장의 댓글이 좀 너무하다고 밝혔다. 한 네티즌은 "둘 다 수준 똑같다.. 맛이 좀 별로였다는 리뷰에 사장 댓글이 공격적으로 적혀있는 업체가 은근히 많다 "며 "그곳은 주문 안 한다"고 말했다.조롱 어린 리뷰를 올리는 것뿐만 아니라, 욕설은 기본이다. 잘생긴 배달원을 보내달라고 하거나 심지어 오는 길에 무엇을 좀 사 오라고 시키기까지 한다. 이에 대해 이민주(가명·22·여) 씨는 "가끔 배달 리뷰를 보면 과도한 악성 리뷰가 많다"며 "그런 사람들은 음식을 먹지도 않고 하나하나 꼬투리 잡아서 문제를 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유민(가명·28) 씨는 "평소에 배달 앱을 이용해 음식을 많이 먹는다"며 "리뷰를 꼼꼼하게 읽고 주문하기 때문에 리뷰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라고 밝혔다. "좋지 않은 리뷰나 댓글싸움을 볼 때마다 피로감이 오른다"며 "그러한 리뷰를 남긴 분도 좋아보이지는 않지만 똑같이 안 좋게 대응하는 사장님도 많고 너무한 리뷰를 쓴 것 같아도 뭔가 꺼림직한 것이 있어 그 곳에서 주문하기가 망설여진다"고 말했다."좋은 리뷰에 대한 유혹도... 리뷰 대행 서비스"한 곱창집 점주는 "좋지 않은 리뷰가 달리면 바로 매출에 타격이 온다"며 "입맛에 안 맞는다는 평이 올라오면 다음 날 주문이 단 한 건도 들어오지 않는다"고 밝혔다. 범람하는 리뷰 속에서 소비자가 갈팡질팡하는 사이, 리뷰를 조작해서 올리는 대행업체까지 등장했다.업계에 따르면 " '배달의 민족'이 지난해 2월부터 올해 5월까지 1년2개월 간 약 1만 2000건의 불법 리뷰를 적발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배달의 민족' 관계자는 "리뷰가 소비자에게 중요한 정보가 되다보니 이를 악용하는 점주가 생기고 있다"며 "허위 리뷰는 이용자의 권리를 침해하고 앱의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에 단호히 조치하고 있다"고 밝혔다.이어 "리뷰를 실시간으로 감시·감독하고 불법이 적발된 업주들에게는 계약 해지 등 처벌을 내리고 있다"며 "고객에게 쾌적한 이용 환경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이미지 투데이)"갑질 심리 있어.. 피해 의식 화풀이", "무조건 소비자 편 보다는 적절한 규제와 양보 문화 필요"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배달을 시키면 경제적인 이익을 위해 심한 요구를 할 수도 있겠지만 갑질 심리가 있을 것 같다"며 "속상한 일이 있어 박탈감이나 피해 의식을 배달 리뷰에서 화풀이하는 심리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배달 리뷰를 악용하는 것에 대한 해결 방법에 대해서는 "무조건 소비자 편을 드는 것이 아니라 공정위원회 같은 감시기관을 통해서 규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궁극적으로는 무엇보다 인터넷 문화의 성숙이 필요하다"며 "서로 양보하고 자제하는 문화를 갖추고 더 발전된 시민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야한다"고 말했다./스냅타임
2019.07.04 I 이하영 기자
 아빠의 커피, 아바분나 카페
  • [심보배의 로스팅 탐방기] 아빠의 커피, 아바분나 카페
  • [이데일리 트립in 심보배 기자] 카페를 오픈 한지는 7월 1일이면 8년이 된다. 대구시 달성군 화원읍에 있는 아바분나 카페 이야기다. 이른 아침부터 인터뷰 시간을 잡아 내심 조심스럽기도 하고 송구스럽기도 했다. 오픈 후에는 손님이 많아 인터뷰를 할 수 없기에. 그럼에도 셀레는 기분으로 아빠가 내려주는 모닝커피 한 잔으로 시작했다. 뜬금없이 갑자기 아빠라니, Ababuna는 커피의 원종 중 가장 기원이 되는 커피를 말한다. 에티오피아어로‘ Aba’는 아빠, ‘Buna’는 커피를 의미함으로 나는 그날 ‘아빠의 커피’를 마셨다.아바분나는 산 아래 꼭꼭 숨어있다. 여타의 카페와는 달리 도시와는 다른 풍경을 지니고 있다. 싱그러운 아침 이슬을 머금은 꽃이 핑크빛 인사를 건넸다. 커피향을 머금은 아늑한 실내와 산 능선이 카페 뒤뜰과 이어져 숲속 카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조용한 곳이었다. 대표님이 커피를 내리는 동안 나는 이른 아침 숲의 풍경에 젖어들었다. 이슬을 머금은 나무 냄새, 요란스럽지 않게 재잘 거리는 새소리, 마음마저 편안하게 만들어 주는 커피향은 긴장했던 나를 무장해제 시켰다. 커피 한 잔을 들고 흔들 그네에 앉아 모닝커피를 즐기는 모습이 저절로 그려졌다. 이 카페를 찾는 이의 또 다른 추억과 맞닿아 있을 것 같아 행복이 스멀스멀 느껴졌다.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아바분나’를 운영하시는 박재근 대표와의 인터뷰가 시작되었다.왜 카페를 시작했을까? 첫인상은 선생님 혹은 연구원의 이미지가 강했기 때문에 더욱 궁금해졌다. 대화가 이어지면서 지난 시간을 소환하는 대표님의 얼굴에 옅은 미소가 그려졌다. “카페를 오픈 하기 전 20년 동안 동서식품 대리점을 운영했다. 당시 믹스커피는 국민 커피로 정말 많은 사랑을 받던 시기였다. 대리점을 운영하면서 수입도 좋았고, 나름 성과도 많은 시기였다. 그러던 시기에 IMF가 터졌고 복잡한 일이 늘어났고, 사람을 상대하는 일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견디기 어려워졌다. 그때 대리점을 그만두었다. 하지만 커피에 대한 관심은 놓지 않았다.”“2010년도에 로스팅 사업이 유행이었다. 커피를 공부하고 관심을 두면서 자연히 커피 관련 잡지를 보게 되었다. ‘커피 산지 투어’가 눈에 들어왔다. 바로 산지 투어에 신청해 커피여행을 떠났다. 그때 산지를 같이 다니며 친분을 나누었던 사람들은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이후 ‘테라로사’와 ‘전광수 커피’에서 로스팅을 배우며 커피에 대한 실력은 점점 좋아졌다.”“아프리카 현지답사를 갔을 때 현지 농부가 내려준 커피를 마시며 커피의 어원을 듣게 되었다. 그때 ‘아바분나’ 카페 명이 결정 되었다. 아빠의 커피, 카페 명에 누가 되지 않게 커피를 더욱 열심히 배우며 실력을 쌓았다. 그 자신감 때문인지 ‘아바분나’는 처음부터 도심지가 아닌 지금의 이곳, 외지에서 처음 시작되었다. ‘아바분나’ 명패를 달고, 손수 만든 테이블로 세팅하고, 분나 커피에 어울리는 커피잔까지 제작하게 되었다. 특별히 부산에서 활동 중인 도자기 작가에게 부탁해 만든 분나 커피잔은 우리 카페의 얼굴이자 손님들이 좋아하는 커피잔이 되었다. 처음 카페를 찾는 주 고객은 아파트 주민이었다. 해가 거듭될수록 가족들이 찾는 숲 속 카페가 되었고, 젊은 커플들의 데이트 장소, 중년 부인들의 모임 장소, 직장인도 찾아서 오는 곳이 되었다.“누구나 찾기 쉽고,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장소도 아닌 이곳을 선택한 이유 역시, 도심에서 줄 수 없는 여유로움을 주고 싶었다는 아바분나. 커피 한 잔의 쉼표 같은 시간, 한적한 숲 속 카페가 줄 수 있는 소소한 행복이 나에게도 전해졌다. 8년 동안 묵묵히 커피를 내리고, 사람들의 일상 어느 한 부분을 공유했던 박대표의 커피 인생은 더치커피처럼 일정한 속도와 방향으로 흐르고 있었다. 매일 이른 아침에 로스팅을 하며, 오픈 준비를 한다. 로스팅 할 때 뿜어져 나오는 커피 향 때문에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혹시 지금 커피 마실 수 있나요? ’라고 문을 열고 들어오는 손님에게는 그날의 커피를 한 잔씩 제공한다. ”동네 카페가 줄 수 있는 최고의 특권 같은 거죠” 인터뷰 도중에도 젊은 여자분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분 역시 동네 카페가 주는 ‘아빠의 커피’ 특권을 들고 즐거운 마음으로 카페를 나갔다. 횟수로 9년 차가 되었지만, 여전히 커피가 어렵다고 말하는 박대표의 얼굴에서 진중함이 느껴졌다. 오랜 시간 카페를 운영할 수 있었던 이유는 좋은 원두를 사용해 일정한 커피 맛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어쩜 더 큰 이유는 커피만이 아니라 따뜻한 온정을 나눴기 때문이 아닐까. 더치커피와 원두도 판매하고 있었다. 더치커피는 다이어트 효과도 좋고 암 예방과 니코틴 해독에도 도움을 줄 뿐 아니라 집에서 간단하게 먹을 수 있어 즐겨 찾는 사람도 많고, 선물용으로도 많이 나가는 편이라 카페 운영에 도움이 많이 된다. 로스터리 카페로 처음부터 시작해 커피를 좋아하는 분들은 신선한 원두를 사서 집에서 내려 드신다. 가끔 맛있게 내려 먹을 수 있는 방법도 물어보시는 분도 있어 가르쳐 드리기도 한다고. 카페에는 에티오피아 이가체페 콩가, 시다모 오마초, 과테말라 산 라파엘, 콜롬비아 카사 아줄, 온두라스 엘 푸엔테 등 다양한 원두도 준비되어 있다. 요즘 카페 메뉴 중 산미가 있는 커피 시다모 커피가 인기다. 상큼한 과일의 신맛과 아이스로 마셨을 때 청량감이 더위까지 날려주기 때문이 아닐까 짐작해본다.박대표의 요즘 고민은 아바분나 2호점에 집중되어 있다. “아주 오래 전 구매한 땅에 최근 건물을 올렸다. 그곳을 활용해 2호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카페에서 함께 일하는 직원들은 앞으로도 계속 커피를 하고 싶다며 나에게 힘을 주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대견스럽기도 하고 걱정스럽기도 하다. 카페 초기 그때의 열정이 생각나 다시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가끔 카페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찾아온다. 보편적으로 보면 커피를 잘 알지 못하면서 카페를 시작하려는 사람, 취업은 안되고, 부모님 돈으로 카페를 차려볼까 하는 젊은 친구들이 경우도 있다. 그럴 때는 그냥 돌려보낸다. 정말 카페를 잘 운영할 사람은 커피에 대한 지식과 실력은 물론 자신만의 차별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간혹 그런 분을 만나면 격려와 도움을 아끼지 않는다.”카페 운영은 쉽지 않은데 슬럼프 어떻게 지나왔을까? “커피를 하면서 몇 번의 슬럼프가 찾아왔다. 며칠 동안 무기력증에 힘겨워하고 맛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때, 커피인들과의 교류가 많은 도움이 된다. 카페에서 단골을 만나거나, 처음 온 손님이 ‘커피가 맛있어요’라고 말할 때 슬럼프도 서서히 꼬리를 감췄다. 요즘은 카페를 함께 운영하는 아내와 여행을 다녀올 계획이다. 잠시 제주도나 남해, 통영 쪽으로 1주일도 좋고, 한 달 살기도 좋고, 여행을 떠날 생각에 벌써부터 설렌다. 그 동안의 시간을 되돌아보며, 앞으로의 시간을 계획해 볼 시기가 온 것 같기도 하고 아내와 나에게 휴식을 주고 싶어 서기도 하다.“박대표는 커피 이외의 사진을 찍으며 여행하는 것을 좋아한다. 사진동호회를 다니며 시간 날 때 좋은 곳을 찾아 출사를 가기도 한다. “갈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우리나라는 참 좋은 곳이 많다는 생각이 든다. 군 단위도 아닌 리 단위에 예쁜 테마 마을이 잘 조성되어 있는 것을 보면 좋은 커피를 내리고 마시는 것처럼 행복해진다. 길 위에서 만나는 아름다운 풍경도,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 또한 생활의 활력소가 되어 점차 여행이 좋아지고, 사진이 좋아지고 있다.” 맛있는 커피는 좋은 원두와 로스팅, 드립에 따라 맛과 향이 달라진다. 인생도 커피처럼 한곳에 잘 정착하려면 밀도 있는 생활과 내공이 필요하다. 좋은 사진에도 적당한 빛과 안정적인 구도, 자신만의 스토리가 필요하듯, 여행과 사진을 통해 더 풍성한 인생 여정이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열정으로 내린 소중한 가치 ‘커피 한 잔’비워진 커피잔을 보며 흐뭇해지는 아바분나 일상에 늘 미소가 가득하길 소망한다. 이른 아침에 마셨던 시다모 커피, 커피잔 속에 빠져 있었던 그 여인이 어쩜 나였는지도 모르겠다. ‘아빠의 커피’ 파이팅!
2019.07.02 I 심보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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