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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4년 만에 최고치’ 日 증시…“하반기엔 내수株가 주도”
-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일본 증시의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Nikkei225)지수가 최근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운 상황에 올해 하반기부터는 내수 종목이 증시를 주도하리란 전망이 나왔다. 장기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으로부터의 탈출이 기대되는 데다 가계의 지출 여력이 실질적인 회복세를 보이리라고 전망되면서다. 지난 22일 일본 도쿄 시내에서 행인이 증시 현황판을 휴대전화로 찍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24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22일 닛케이225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836.52(2.19%) 오른 3만9098.68로 마감했다. 장중엔 39156.97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로써 닛케이225지수는 거품 경제 때인 1989년 12월 29일 기록한 장중 사상 최고치와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 기록을 단번에 모두 갈아치웠다. 약 34년 2개월 만의 기록 경신이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일본 증시 활황 근원을 엔화 약세로 꼽으며 일본 증시 전망에 가장 중요한 변수로 꼽았다. 민 연구원은 “일본은행은 디플레이션 탈출을 위해 2016년부터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하며 인내해왔고 최근 결실이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물가 판단의 주요 척도들이 동반 상승한 건 1990년대 버블 붕괴 이후 처음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 해제 시점에 대해 신중하게 여기는 이유는 이번 물가 상승이 코로나19 사태, 전쟁 등 외부요인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이라며 “일본은행은 이번 사이클을 내부 요인으로 연결해 지속성을 유지하려고 계획하고 있는데, 이를 위한 마지막 관문으로 춘투 임금 협상이 지목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일본 최대 노동조합인 렌고는 올해 춘투 협상 목표를 ‘5% 이상’으로 설정하고 있다. 산토리홀딩스, 닛폰생명 등 대기업이 이미 7% 내외의 임금 인상을 결정했다는 점에서 올해 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해제 조건은 충족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는 게 민 연구원의 의견이다. 구직자 우위의 시장인 일본은 근로자의 정당한 임금 인상 요구를 외면하기 어려워서다. 민 연구원은 0.1%포인트(p)의 기준금리 변화가 엔화 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봤다. 그는 “대외금리 차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으로, 연준은 6월 금리 인하 사이클에 돌입할 것”이라며 “2022년 3월 이후 차별화됐던 양국의 통화정책이 반전되는 것으로, 엔화 강세는 예정된 경로”라고 판단했다. (표=유안타증권)민 연구원은 이처럼 엔화 강세가 나타나게 되면 일본 증시를 주도하는 종목도 수출 관련 종목에서 내수 관련 종목으로 변화하리라고 내다봤다. 일본은행은 올해 물가상승률을 2.4%로 전망하고 있는데, 올해 춘투 임금 협상이 지난해(3.58%)와 유사한 수준에서 결정되면 일본 가계의 지출 여력이 실질적인 회복세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일본의 소비자심리는 2022년 11월을 저점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기시다 후미오 정부 역시 소득세·주민세 감세, 저소득층 현금 지원, 에너지 보조금 지급, 사회보험료 손질 등 내수 회복을 위한 정책 지원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최근 장기 추세를 크게 벗어나는 정도의 부동산 가격 상승도 내수 활력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일본 내수 시장에 대한 기대감은 기업 이익 전망치에도 반영되고 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기준 24개 업종 중 올해와 내년 주당 순이익(EPS) 증가율 전망치가 가장 높게 형성되고 있는 업종은 소매·가정용품·통신·제약·반도체다. 이중 소매와 통신 업종은 최근 3개월간 2024년 EPS 증가율 전망치가 가장 크게 상향됐다. 일본의 장단기금리가 15년 만에 의미 있는 상승세를 보이는 만큼 금융 부문 역시 꾸준한 우위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민 연구원은 “일본 증시의 주도 종목이 내수 관련 종목으로 변하는 과정에서 지수의 모멘텀은 약화할 것”이라며 “올해 닛케이225지수의 변화 폭은 3만3000~4만1000포인트 수준으로, 연말 목표치는 3만6000포인트로 제시한다”고 말했다. (표=유안타증권)
- 3000선 되찾은 中 증시…외국인 '이 종목' 샀다
-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두달 여 만에 3000선을 회복했다. 주식 가격이 싸진 데다 부동산 지원·인프라 투자와 함께 ‘중국판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등 증시 부양책 기대가 맞물렸다는 평가다. 올 들어 최대 규모 순매수를 기록한 외국인은 미국 규제 리스크가 있는 헬스케어 등 성장주는 팔고, 본토 가치주 종목을 담은 것으로 나타났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상하이종합 8거래일째↑…12월 이후 3000선 회복24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23일 전 거래일보다 0.55% 상승한 3004.88을 기록했다. 상하이종합지수가 3000선을 회복한 것은 지난해 12월4일(3022.91) 이후 처음이다. 8거래일 연속 상승했고 이 기간 11.2% 반등했다. 홍콩 항셍지수는 지난 14일부터 이날까지 19, 23일을 제외하고 상승했다. 상하이종합지수와 홍콩H지수의 지난 21일 기준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각각 11.3배, 7.5배로 5년 평균인 12.2배, 9.1배를 하회했다. 박수현 KB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매수세가 작년보다 부각되고 있는 주요 요인”이라며 “주식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기업이익, 밸류에이션 멀티플, 유동성 중 지난해 대비 가장 주요한 변화를 보인 부분”이라고 말했다.다만 단순히 ‘저렴하다’는 이유만으로 주가가 반등한 것은 아니라고 봤다. 중국 인민은행의 기준금리 (LPR) 5년물 25bp(1bp=0.01%포인트) 인하에도 반응하지 않던 시장이 반등한 것은 부동산 지원, 인프라 투자, 증시 부양 등 호재가 맞물린 영향으로 분석했다.부동산 부양 정책 중에서는 개발 프로젝트를 지정해 화이트 리스트를 적용하는 점을 주목했다. 해당 방안은 정부가 부동산 프로젝트 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무담보 대출 등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현재까지 162개 프로젝트로 294억위안이 지급된 것으로 공개됐다.또한 지난해 10월 투입된 1조위안 추경으로 대도시 낙후지역 개발, 지진 등 재해지역 재건 등으로 전통 인프라 투자가 확대됐다. 여기에 증안기금 투입 가능성, 증감회 주석 교체, 국유기업 개혁(중국판 밸류업 프로그램, 국유기업 상장사 대상 시가총액 제고 방안 도입) 등이 연이어 발표되고 있다. 아울러 미국 대형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인 크래인셰어즈의 최고경영자(CEO)가 중국주식 매수 의견을 강하게 주장하는 이메일을 투자자들에게 공유했다는 내용도 작용했다는 해석도 있다.중국 마오타이주.(사진=이데일리DB)◇외국인, 올해 최대 순매수…가치주 ‘줍줍’지난 21일 매수 주체 중 외국인은 올해 들어 가장 큰 규모인 136억위안(2조5000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날 증시 상승은 교육(+4.1%), 주류(+3.9%), 보험(+3.0%), 은행(+2.6%), 가구(+2.3%) 등 산업이 주도했다.박 연구원은 “최근 몇 년간 지속된 중국 주식 회피 현상이 일단락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외국인은 가치주 비중이 높은 상하이거래소 상장 종목 (후구통)을 355억4000만위안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반대로 성장주 비중이 높은 선전거래소 상장 종목(선구통)은 217억7000만위안 순매도했으며, 미국 상하원 의원들이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는 명분으로 제재 법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보도된 헬스케어 종목(야오밍캉더 603259 CH, 야오밍바이오 02269 HK)은 순매도했다.중화권 증시의 상승 추세는 오는 5~6월 부동산 데이터 반등 이후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3월 양회를 앞두고 단기 경기 반등 및 증시 부양 정책 발표로 인해 소비주(레저·의복·음식료) 및 국유기업 테마에 해당하는 고배당주 위주의 반등을 예상했다.박 연구원은 “단기 관점에서 홍콩 주식의 밸류에이션 멀티플은 본토와 달리 -1 표준편차 아래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홍콩 주식의 반등 폭이 더 크게 형성될 수 있다”고 전했다.
- 엘브이엠씨홀딩스, 이마트 라오스 진출 본계약 체결
-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엘브이엠씨홀딩스(900140)(코라오그룹)는 22일 비엔티안 코라오타워(KOLAO Tower)에서 한국 최대 유통기업인 이마트와 ‘마스터 프랜차이즈 사업’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라오스 현지에서 활동하는 민간기업 중 최대 규모의 기업인 엘브이엠씨홀딩스는 협업을 위해 유통사업 회사 ‘UDEE.CO.,Ltd(이하 UDEE)’를 설립하고 자회사 오토월드(KDC)가 지분을 출자했다. 이날 체결식은 엘브이엠씨홀딩스의 오세영 회장과 송만준 이마트 글로벌사업부장을 비롯한 양사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마트와 계약을 체결한 UDEE는 올해 하반기 이마트 1개점, 노브랜드 3개점 오픈을 계획하고 있다. 향후 이마트 20개점, 노브랜드 70개점 오픈을 목표로, 지속적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동남아시아 시장 내 한류 열풍 및 가성비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좋은 품질과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가진 이마트와 엘브이엠씨홀딩스의 협업은 라오스 내 K-유통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교두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특히, 노브랜드의 브랜드 포지셔닝도 마스터 프랜차이즈 사업의 매출 상승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에서는 일반 브랜드(NB) 상품 대비 가성비 상품으로 통용되지만 라오스 현지에서는 중국산, 동남아산에 비해 훨씬 높은 품질의 프리미엄 한국 제품으로 통하기 때문에 파급력이 높을 전망이다.엘브이엠씨홀딩스(코라오그룹)는 1997년 자동차 조립, 판매사업을 시작으로 현재 금융, 플랫폼, 건설, 레저 등 폭 넓은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최근에는 소매 유통업으로 사업 다각화를 시도하며 몸집을 빠르게 키워 나가고 있다.라오스 내 큰 인지도, 부동산 및 물류 역량을 바탕으로 지난해부터 소매 유통 사업으로 신사업을 시작했고, 2023년 3월 콕콕메가마켓(Kok Kok Mega Mart) 1호점을, 8월에는 편의점인 콕콕미니파트(Kok Kok Mini Mart) 1호점을 오픈했다.또한, 2025년까지 미니마트 1,000개점 오픈을 목표로 라오스 전역으로 유통망을 확장하고, 수도 비엔티안의 동덕(DongDok), 빠뚜사이(Patuxay), 돈찬(Donchan) 지역에는 대규모 쇼핑몰 3곳을 추가 개설할 계획이다. 이 쇼핑몰 중, 이마트 1호점은 빠뚜사이(Patuxay) 메가몰에 연내 입점할 예정이다.수도 비엔티안 내 중소형 유통업체 점포수는 코로나 이전 2019년 25개에서 2023년 말 기준 149개로 496% 증가하는 등 유통시장이 급 성장하는 추세다.라오스가 2024년 아세안 의장국 지위를 얻으면서 올 해 경제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당사는 이러한 기회를 놓치지 않고 소비자들의 수요를 반영한 유통 신사업의 전략적 인수합병, 이마트와의 협업 그리고 대형 메가몰 구축을 통해 사업 역량을 강화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회사 관계자는 “이마트와의 협업이 라오스 대형 오프라인 유통업의 근간을 흔들 예정이다. 이러한 새로운 변화 시도는 향후 온오프라인 유통의 융합을 통한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엘브이엠씨홀딩스의 추가 매출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현장에서]'6개월 포워드가이던스'가 주는 압박
-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5월 전망이 굉장히 중요할 것 같다.”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2일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후 기자회견에서 “당분간 물가 추세가 예측대로 가는 지에 대한 확신이 들어야 그 다음에 금리 정책 방향을 좀 더 명확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문가들 다수는 이를 두고 5월에 금리 인하 시그널을 준 후 7월에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총재는 사견임을 전제로 했지만 지난 달에는 “6개월 이상 금리 인하가 쉽지 않다”, 이달에는 “상반기내 금리를 인하하기 쉽지 않다”고 밝혔기 때문이다.금통위원들은 3개월 시계에서 포워드 가이던스를 내고 있지만 이 총재는 사실상 올해부터 ‘6개월 가이던스’를 주고 있다. ‘6개월 시계’에서 가이던스를 주는 것에 대해 아직까지 금통위원들과 합의되지 않았기 때문에 ‘사견’을 전제로 공표하고 있다. 이 총재는 “가이던스 시계 확장에 대해 금통위원들과 상의중”이라며 “연내에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6개월 가이던스’에 대한 주사위는 던져졌다. 6개월 가이던스가 경제주체들이 향후 금리 정책 방향에 맞춰 행동할 수 있는 ‘소통 강화’의 목적에 맞게 그 역할을 제대로 하려면 관건은 한은의 경제전망이다. 경제전망이 하반기께 금리 인하 환경이 마련될 수 있도록 그 근거 역할을 해줄 것인가. 경제전망이 3개월 단위로 이뤄지는 상황에서 6개월 전인 현 시점보다 3개월 뒤인 5월 한은 경제전망이 금리 인하에 가까운 근거가 돼줘야 한다는 얘기다.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내려가든, 물가상승률 전망치가 내려가든 말이다. 한은은 2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각각 2.1%, 2.6%로 석 달 전과 동일하게 유지했다. 달라진 게 없어보이지만 세부 사안을 보면 크게 달라졌다. 민간소비 증가율이 1.9%에서 1.6%로 0.3%포인트나 낮아지고 건설투자는 마이너스(-) 1.8%에서 -2.6%로 0.8%포인트 급감했다. 반면 재화수출은 세계 교역성장률이 0.2%포인트 하향 조정됐음에도 작년 4분기 반도체 수출 호조를 반영해 1.2%포인트 상향된 4.5%를 기록했다.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문구는 매번 ‘물가 전망의 불확실성’만 언급되다가 이달엔 ‘경제 성장의 전망 불확실성’까지 언급됐다. 금통위는 통방문구에서 “주요국 통화정책의 영향, IT경기 개선 속도,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과 관련한 전망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경제전망의 불확실성이 높다는 표현은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거나 하향 조정될 수 있는 여지가 크다는 의미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이지호 한국은행 조사국장이 22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경제전망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제공)문제는 ‘6개월 가이던스’가 주는 압박이다. 경제전망이 가이던스를 바꾸는 역할을 할 것인가, 아니면 경제전망이 가이던스에 영향을 받을 것인가다. 물론 후자는 국제유가가 폭등하고 전쟁이 나서 수출 물자가 제대로 유통되지 않는 등 커다란 변수가 없다는 전제에서다. 차라리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처럼 1년뒤, 2년뒤, 3년뒤 포워드 가이던스라면 이러한 의구심으로부터 자유롭다. 연준의 금리 점도표상 3년 이상의 금리 수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이 생각하는 장기 금리, 중립금리에 가까운 수준이다. 3개월 단위로 이뤄지는 경제전망과 독립돼 있다. ‘6개월 가이던스’는 금통위원과 합의됐든, 안 됐든 이미 시작됐다. 6개월 가이던스가 성공리에 안착하기 위해선 가이던스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즉 가이던스와 독립된 정교한 경제전망이 이뤄지고 있음을 증명해야 한다. 경제전망을 담당하는 한은 조사국의 어깨가 더 무거워진다.
- [마켓인]"부울경 가업승계·M&A 봇물…지역밀착 법률자문 뒷받침돼야"
- [이데일리 마켓in 김연지 기자] “당분간 부산과 울산, 경남(부울경) 지역에서의 가업승계와 기술 스타트업 인수·합병(M&A)이 두드러질 겁니다. 지역 밀착형 법률자문이 필수적으로 뒷받침되어야 하는 이유죠. ”최근 서울 강남구 법무법인 디라이트 본사에서 만난 조숭희 변호사는 부울경에서의 기업 법률자문이 늘어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올해 가업승계 세제 혜택이 일부 확대되면서 관련 문의가 몰라보게 늘어나는 것이 현실이고, 경기침체로 스타트업들이 매각 카드를 만지작거리며 관련 전략에 대한 자문 수요가 들끓고 있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포스텍에서 산업경영공학을 전공하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한 조숭희 변호사는 기업 법률자문에 특화된 변호사다. 그는 부동산개발사업을 영위하는 회사의 사내변호사 및 여러 계열사를 보유한 지주회사의 법무총괄임원으로 재직하며 다양한 기업 법무 경험을 쌓았다. 그 과정에서 화장품과 소비재, 식음료(F&B), 컨설팅, 콘텐츠 제작, VC, 부동산 개발 등 전 분야에 걸친 다양한 계열사들의 법적 이슈를 관리하며 다수 M&A와 스타트업 투자, 부동산 매각 등을 진행한 바 있다.이데일리는 최근 법무법인 디라이트로 둥지를 틀고 부울경 기업 및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기업 법률자문을 제공하고 있는 조숭희 변호사(부산사무소 소장)를 만나 업계 분위기를 전해들었다.법무법인 디라이트 부산사무소장인 조숭희 변호사가 이데일리와 만나 지역 중견기업 및 스타트업의 M&A 현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조 변호사는 경기 침체로 후속 투자 유치 시 다운라운드(down round·기업이 후속 투자를 유치할 때 이전 라운드에서 인정받은 가치보다 낮게 평가되어 투자를 받는 것)를 택하거나 매각 카드를 꺼내 드는 스타트업들이 부쩍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연구·개발(R&D)에 자금이 많이 투입되는 기술 스타트업일수록 이러한 경향이 있다”며 “금리가 내려가지 않다 보니 재무적 투자자(FI)들은 좀처럼 움직이지 않고 있고,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에선 관련 분야 스타트업을 관심 있게 지켜보는 모양새”라고 설명했다.그는 이런 상황일수록 스타트업들이 기업자문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 변호사는 “(스타트업이) 금전적으로 여유가 없으면 법률자문을 고려하기 어려울 수 있다”면서도 “이러한 시기일수록 전략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여러 대안을 적기에 제공 받는다면 돌파구를 찾아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그간 법과 비즈니스를 모두 충족시키는 다양한 대안을 도출해왔는데, 비즈니스에 문제가 생겼을 때 이에 대한 답이 하나만 있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며 “일이 터진 다음에 수습하기 보다는 사전에 자문을 받고 방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다만 법률자문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부울경 지역은 그간 법률 서비스 접근성 측면에서 서울과 괴리가 컸다. 조숭희 변호사는 “부울경 인구가 700만명인데 등록 변호사 수는 2000명이 채 되지 않는다”며 “반면 서울·경기 인구는 2000만 이상에 변호사는 2만명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부울경 내 변호사 대부분이 송무에 집중하다 보니 지방에 위치한 기업들은 법률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서울로 올라와 법률 자문을 받아왔다”며 “기업이 속한 지역별 특성에 맞춰 기업 자문을 받아오지 못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외 전역으로 활동 범위를 넓히는 법무법인 디라이트에 그가 합류한 이유다. 조 변호사는 가업승계 자문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부울경 지역에는 가업승계를 고려하는 해운·제조업 분야의 전통 기업이 즐비하다”며 “승계 과정의 복잡함과 세금 부담 측면에서 자문이 무엇보다 필요한 분야”라고 말했다. 법무법인 디라이트는 이러한 트렌드에 따라 최근 ‘가업승계 TFT’를 꾸리기도 했다. 유럽 패밀리 오피스 클라이언트들을 대상으로 가업승계 자문을 담당해온 디라이트 외국 변호사 등을 주축으로 하는 해당 TFT는 앞으로 국내 기업을 상대로 관련 자문 서비스를 수행할 예정이다.조숭희 변호사에게 목표를 물었다. 그는 “수도권에서는 기업에 이슈가 생기면 법률 자문을 당연히 받아야 한다는 인식이 있는데 지역은 아직 그렇지 못하다”며 “기업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법률 자문을 받음으로써 더욱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조력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
- 장원재 메리츠證 "부동산 침체 장기화…사업 다각화 박차"
- 장원재 메리츠증권 대표이사.(사진=메리츠증권)[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메리츠증권이 부동산 시장 침체 속 올해 기업금융(IB) 부문에서 비부동산 사업 비중을 지속 확대하는 등 노력을 통해 대응할 전략이다. 장원재 메리츠증권 대표이사는 22일 진행된 메리츠금융지주 지난해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부동산 침체 속 올해 IB 부문 전략에 대해 “기업금융은 전반적으로 활동성이 떨어지고 있지만, 그동안 수익성이 양호한 딜에 접근할 역량을 다졌다”며 “다양한 딜을 성사시킬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장 대표는 “일반 기업금융 시장은 그룹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과 지배구조 개편 관련 사회적 이슈가 맞물려 딜이 증가할 전망”이라며 “기업 보유한 우량자산, 유동화를 통한 자금조달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데 증권사 입장에서 안정적 대출 기회가 될 것이다. 부동산뿐 아니라 비부동산 기업금융 비중 점차 확대하고 있고 앞으로도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올해 메리츠증권의 부동산 PF와 실물 부동산 관련 충당금과 추가적 리스크에 대해서 장원재 대표는 “현재는 부동산 시장 정확 예측 쉽지 않아 추가적 비용 구체는 어렵지만 급격하게 늘어날 가능성은 적을 전망”이라며 “고정 이하 자산에 대한 채권 회수절차 진행하고 있고, 부동산 경기 침체로 회수 시간이 과거보다 늘어나고 있지만 이자를 포함한 원리금 회수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메리츠증권은 지난해 실적이 감소세를 보이면서, 2년 연속 ‘1조원’ 영업이익 달성은 이루지 못했다. 다만 부동산 침체 등 어려운 시장 환경 속 보수적인 리스크 관리로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증권업계 영업이익 규모는 1위였다.메리츠증권은 2023년도 연결기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8813억원과 59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9.3%, 28.8% 감소한 수준이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비우호적 영업 환경 속 대출 관련 선제적 충당금 적립과 해외 수익증권 감액으로 실적이 부진했고, 예상 손실을 즉각 반영하는 보수적 리스크 관리 결과이기도 하다”며 “세일즈앤트레이닝(S&T) 부문은 양호한 성과로 업계에서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냈다”고 설명했다.신규 딜이 감소했고 충당금 적립과 손상 인식 영향으로 기업금융 수수료수익은 전년 대비 감소하면서, 지난해 4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금융수지는 고금리 영향에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 금리 상승과 변동성 확대와 전년도 캐피탈 배당금과 파생거래 실적 기저효과로 인한 운용 실적이 감소했다. 거래대금과 예탁자산 증가로 위탁매매와 자산관리 수수료 수익은 증가했다. 다만 메리츠증권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증권업계에서 각각 1위, 2위를 차지했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차액결제거래(CFD),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사전 리스크 관리로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트레이딩, 금융수지, 리테일 등 각 부문에서 선방했다”고 전했다.
- 장원재 메리츠證 "부동산 충당금 리스크 제한적…홍콩 ELS 충분히 대응"
-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메리츠증권이 부동산 관련 충당금에 대해 구체적으로 예상하기엔 어렵지만 급격하게 늘어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봤다. 올해 상반기 만기가 도래하는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는 일부 손실이 있지만, 불완전 판매가 없으며 상품과 채널 다변화로 대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장원재 메리츠증권 대표이사.(사진=메리츠증권)장원재 메리츠증권 대표이사는 22일 진행된 메리츠금융지주 지난해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현재는 부동산 시장 정확 예측이 쉽지 않아 추가적 비용을 구체화하기 어렵지만 급격하게 늘어날 가능성은 적다”며 “고정 이하 자산에 대한 채권 회수절차 진행하고 있고, 부동산 경기 침체로 회수 시간이 과거보다 늘어나고 있지만 이자를 포함한 원리금 회수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메리츠금융지주는 국내 부동산 PF 익스포저는 14조6000억원으로, 96%가 선순위 대출이라고 밝혔다. 평균 담보인정비율(LTV)은 40%로 낮고, 연체율 2.3%다. 국내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은 2095억원으로, 적립 비율은 2.4%다. 해외부동산 익스포저는 4조2000억원이며, 이중 해외 상업용 부동산은 1조7000억원이다. 오종원 메리츠증권 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CRO) 전무는 “부동산 PF 관련해 충분히 보수적으로 적립하고 있다고 본다”며 “해외 부동산은 주기적 감정평가 받고 바로 반영하고 충당금 적립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부동산 PF와 해외 부동산 리스크 관리에 대해서는 “지금과 같은 부동산 가치 하락 시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리스크 관리는 평가한 부동산 시가에서 손실을 발견하면 신속하고 투명하게 재무회계에 반영하는 것”이라며 “주변 거래 시세와 낙찰가율을 주도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해외 상업용 부동산 4분기 손실은 추가적으로 약 1558억원을 반영했다. 해외 상업용 부동산은 고금리가 계속되면서 가치 하락이 컸고, 이러한 손실을 선반영했다는 설명이다. 부동산 가치 하락 여파는 금리 하락 반전될 때까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오 전무는 “시장은 미국과 유럽에서 올해 안에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며 “상업용 부동산 안정화 시점은 내년 초를 예상하고 있다. 부동산 하락이 내년 말까지 계속될 수 있다는 가정 아래 보수적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올해 메리츠증권의 부동산 PF와 실물 부동산 관련 충당금과 추가적 리스크에 대해서 장원재 대표는 “현재는 부동산 시장 정확 예측 쉽지 않아 추가적 비용 구체는 어렵지만 급격하게 늘어날 가능성은 적을 전망”이라며 “고정 이하 자산에 대한 채권 회수절차 진행하고 있고, 부동산 경기 침체로 회수 시간이 과거보다 늘어나고 있지만 이자를 포함한 원리금 회수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메리츠증권의 홍콩 ELS 익스포저는 2조1000억원, 상반기 만기 도래 금액은 1조1000억원, 자체 헤지 규모는 3758억원이다. 장 대표는 “올 상반기 만기 도래하는 홍콩 H지수 ELS는 일부 손실이지만, 고객 직접 판매 상품이 없어 불완전 판매에 대한 손실 보상 책임에서 자유롭다”며 “시장 축소가 예상되면서 ELS 통한 자금 조달 어려워질 수 있어 상품 개선한 원금 보장을 늘리고자 한다. 홍콩 ELS 관련 불완전 판매와 자체 헤지가 거의 없고 상품 및 채널 다변화로 충분히 대응 가능하다고 본다”고 전했다.
- '사상최고' 日증시…'잃어버린 30년' 탈출 자신감
-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일본의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지수가 3만9000선을 돌파하며 34년 2개월만에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버블 경제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이어서 ‘잃어버린 30년’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22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이날 일본 대표 지수인 닛케이225지수(이하 닛케이지수)는 전일대비 2.19% 오른 3만9098.68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일본 버블 경제가 절정이었던 1989년 12월 29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3만 8915.87)를 다시 쓴 것이다. 같은 날 기록한 장중 최고가(3만 8957.44)도 넘어섰다. 닛케이지수는 지난해 28% 상승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이날까지 16.8% 올랐다. 최근엔 3거래일 연속 하락했지만, 이날은 간밤 엔비디아의 ‘어닝서프라이즈’가 닛케이지수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사진=니혼게이자이신문)◇정부·기업 합심 가치 제고 노력 ‘성과’…해외 투자 대거 유입일본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울 여건은 충분했다는 평이 나온다. 지난해부터 기업실적 개선 및 정부의 기업가치 제고 노력, 일본은행(BOJ)의 양적완화 정책 재검토 등 3박자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는 일본 주식에 대한 재평가 및 외국인 투자자 유입이란 결과로 이어졌다. 외국인 투자자 유입이 시작된 계기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지난해 4월 일본 5대 종합상사 지분 확대 사실을 알리며 향후 일본 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겠다고 선언하면서부터다. 이후 글로벌 투자자들 사이에서 일본 기업을 재평가하는 움직임이 확산했고, 대형주를 중심으로 외국인 투자자금이 대거 유입됐다. 특히 경기침체 우려로 중국에서 빠져나온 해외 투자자금 상당액이 일본으로 이동했다. 미 달러화 대비 엔화가 약세를 보인 것도 해외 투자자 유입에 기여했다. 지난달 외국인들은 일본 주식을 2조 693억엔(약 18조 310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월간 기준 1982년 이후 7번째 규모다. 버핏 회장의 투자 확대에 발맞춰 일본 정부는 기업 지배구조 개선 노력을 강화했고, 일본 기업들 역시 자사주 매입 및 배당 확대 등 자본 수익성 제고에 나서며 호응했다. 그 결과 2022년 말에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미만이었던 상장사 중 169곳이 1배 이상을 회복했고, PBR 1배 미만 기업 비중도 51%에서 44%로 떨어졌다. 닛케이는 “MSCI가 대표 글로벌 지수인 ‘MSCI 올컨트리 월드 인덱스’(ACWI)에서 중국 주식 66개를 제외하면서 해외 투자자들은 아시아 자산을 재분배하게 됐는데, 중국에 투자됐던 자금 대부분이 인도와 일본을 향했다”며 “최근엔 인수·합병(M&A) 과정에서 ‘기업 간 합의’라는 전통 관례를 깨고 주주 의사에 따라 진행하는 등 해외 투자자들에게 자본주의 논리가 통한다는 인식을 심어준 것도 불투명성을 해소시켰다”고 설명했다.◇BOJ 통화정책 변화 시사 등 디플레 탈출 기대감 ‘UP’일본 경제가 호황을 누렸던 시절의 주가지수를 회복한 만큼 ‘잃어버린 30년’을 끝낼 수 있다는 희망도 커지고 있다. 일본 경제는 1980년대 후반 버블 경제를 맞이했다. 1985년 플라자합의 이후 엔화 강세에 따른 수출 부진 우려가 확산하자 BOJ가 경기부양을 위해 1987년 2월까지 기준금리를 5%에서 2.5%로 낮췄고, 이에 주식·부동산 자산 가치가 비정상적으로 상승했다. 부동산의 경우 1987년부터 1990년까지 3배 가까이 폭등했다. 경기가 지나치게 과열되자 BOJ는 1989년~1990년 기준금리를 다시 2.5%에서 6%까지 가파르게 올렸고, 1990년 3월 정부의 부동산 대출 총량규제까지 시행되며 자산 거품이 꺼지기 시작했다. 이후 일본 경제는 인구 고령화, 금융시장 부실화 등까지 겹쳐 약 30년 동안 저성장·저물가의 장기 불황에 빠졌다. 일본 정부는 이 기간 동안 디플레이션 탈출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다. 2012년 말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재집권 이후 시작한 대규모 양적완화, 이른바 ‘아베노믹스’도 그 일환이다. 어느 정도는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가파른 긴축에도 BOJ는 완화적 통화정책을 지속했는데, 이에 따른 엔화 약세가 수출 기업들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닛케이에 따르면 지난 8일까지 지난해 4분기(10~12월) 실적을 공개한 207개 상장사 가운데 121개사(58.5%)의 순이익이 시장 전망을 웃돌았다. 이와 더불어 BOJ가 지난해 말부터 여러 차례 대규모 양적완화 정책에 변화를 주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도 일본 경제에 대한 자신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닛케이는 “일본 경제의 탈(脫)디플레이션 가능성이 해외 투자자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AI 열풍 등 美증시 호조도 영향…4만선 돌파도 관심이외에도 전 세계적인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 및 이에 따른 미 증시 호조세도 일본 증시 상승에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생성형 AI 수요가 증가하면서 도쿄일렉트론, 소프트뱅크 등 관련 기업들이 연초부터 일본 증시 상승을 주도했다. 이날도 간밤 엔비디아의 어닝 서프라이즈에 힘입어 이들 기업을 중심으로 지수가 상승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매그니피센트7’처럼 일본 증시를 주도하는 ‘사무라이7’을 선정하기도 했다. 스크린홀딩스, 어드반테스트, 디스코, 도쿄일렉트론, 토요타, 스바루, 미쓰비시상사가 이름을 올렸다. 이들 모두 최근 3년 간 꾸준히 흑자를 기록해 유동성이 풍부하고 지난 1년 동안 주가가 크게 오른 종목들이다.일본 증시가 4만선에 바짝 다가서면서 이를 넘어설 것인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다이와증권의 아베 겐지 애널리스트는 “일본 증시 전체적으로 예상 주당순이익(EPS)가 상승하고 있으며, AI 관련 주식에 대한 매수세가 지수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무라증권은 올해 연말엔 닛케이지수가 4만선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 금리 인하 출구 연 금통위…'인하 시점' 7월로 모아진다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출처: 한국은행)[이데일리 최정희 하상렬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사실상 7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 특히 금통위원 6명 중 1명은 ‘내수 둔화’를 고려해 석 달 내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제시했다. 금리 인상 사이클이 시작된 후 첫 금리 인하 포워드 가이던스(Forward guidance·선제적 안내)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이 뒤로 밀리더라도 한은은 국내 상황을 고려해 먼저 내릴 수 있음을 시사했다.◇ “5월 성장·물가 하향 가능성”…7월 인하 시사금통위는 22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금통위원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했다. 작년 2월 이후 1년째 금리 동결이지만 한은은 하반기를 목표로 금리 인하 메시지 작업에 나섰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달 1월과 마찬가지로 “개인적으로 상반기에는 금리 인하가 쉽지 않다는 입장”이라고 언급했다. 2월 통화정책방향에서도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할 것”이라는 문구가 유지했다. 그러나 미국이 먼저 금리를 내린 다음에 한은이 할 수 있다는 메시지는 달라졌다. 이 총재는 2월 1일 제2회 한국최고경영자포럼 기조연설을 통해 “미국, 유럽 등의 국가가 빨리 금리를 내린다고 해도 한은이 빨리 내릴 것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고 매파(긴축 선호)적 입장을 보였는데 이날엔 “미국이 피봇(Pivot·정책 전환)을 하면 역사적으로 볼 때 각국별 차별화된 통화정책을 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밝혔다. 미국의 1월 물가지표가 시장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서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 전망이 6월, 그 이상으로 미뤄지자 미국이 먼저 금리를 내릴 때까지 마냥 기다리기는 어렵다는 관측이다.특히 총재를 제외한 6명의 금통위원 중 1명의 위원은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 총재는 “이 위원은 소비가 당초 전망보다 부진해서 물가 압력이 약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내수 부진에 대해서도 사전적으로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한은이 제시한 올해 경제, 물가 전망치는 각각 2.1%, 2.6%로 석 달 전과 다르지 않았지만 내용은 상당히 달라졌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문구를 통해 경제 전망과 관련해선 ‘전망의 불확실성이 높아졌다’고 표현한 반면 물가 전망에 대해선 ‘둔화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총재도 “물가 하락세가 생각한 것보다 조금 더 안정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그러한 이유 중 중요한 것 하나가 내수가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IT부문을 제외한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7%에서 1.6%로 낮아졌다. 특히 이 총재는 “당분간 물가 추세가 예측하는대로 가는지 확신이 들어야 금리 정책 방향을 좀 더 명확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5월 전망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밝혔다. 5월엔 성장과 물가가 하향 조정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한은은 올해 세계 교역신장률을 3.4%에서 3.2%로 하향 조정했음에도 재화수출을 3.3%에서 4.5%로 1.2%포인트나 상향 조정했다. 동시에 설비투자 역시 4.1%에서 4.2%로 높였다. 여기에는 공급과잉 논란이 있는 전기차, 2차 전지 등의 투자 확대를 포함한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반도체, 기계류, 자동차는 글로벌 교역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 교역신장률 감소와는 다르게 수출이 진행될 수 있고 배터리 뿐만 아니라 화공품, 석유 등도 공급 과잉 이슈가 있지만 꾸준한 수요가 있어 투자가 개선된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올해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근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2.3%에서 2.2%로 낮췄다. 특히 하반기 소비자 물가와 근원물가 전망치는 각각 2.3%, 2.0%로 목표치에 가까워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석 달 전과 비교하면 소비자 물가는 같고 근원물가는 0.1%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 너무 이른 ‘인하’ 가이던스…국고채 금리 하락시장 전문가들은 ‘5월 금리 인하 소수의견, 7월 금리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이 총재가 강조한 5월 수정 경제전망이 발표된 이후 개최되는 금통위가 7월에 있다”며 “5월 금리 인하 소수의견이 등장한 후 7월에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은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 이연이 반드시 한은의 정책 전환을 늦출 요인은 아니다”며 “5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한은의 성장, 물가 경로가 하향 조정될 경우 7월 금리 인하 기대가 높아질 공산이 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장중 3.322%에 호가되며 전 거래일(3.402%) 대비 8bp(1bp=0.01%포인트)나 밀렸다. 그 만큼 금통위 분위기가 비둘기(완화 선호)적으로 해석됐다는 얘기다. 한은 관계자는 “생각했던 것보다 시장금리가 많이 떨어졌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선 하반기 금리 인하치고는 ‘금리 인하’ 가이던스가 빠르게 나온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부동산 프로젝트(PF) 구조조정 등으로 시장금리가 과도하게 올라가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 이창용 "상반기 금리인하 어렵다…5월 전망 보고 판단"[일문일답]
-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하반기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 상반기 내 금리인하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기존 견해를 유지하면서, 5월 경제전망 데이터를 보고 하반기 ‘피벗’(통화정책방향 전환)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더욱이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중 1명은 앞으로 3개월간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통화정책방향을 설명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제공)이 총재는 22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의 9차례 연속 기준금리 동결(연 3.5%) 결정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이 총재는 “11월 이번 2월 경제전망과 작년 11월 전망이 크게 다르지 않다면 올 상반기에는 금리인하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었다”며 “2월 전망이 미세한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11월 전망과 변화가 없기에 개인적으로 상반기 내 금리인하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의견을 유지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이후는 5월 수정경제전망 때 숫자를 보고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5월 이후 금통위인 7월 금리를 인하할 수도 있다는 의중을 드러낸 셈이다.특히 이 총재는 기자회견 말미에 스스로 얘기를 꺼내며 경제 전망이 작년 11월 전망과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전체적으로 11월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며 “다음 5월 전망을 확인해보면 정책 방향이 확실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이날 이 총재는 향후 3개월간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낸 금통위원이 1명 있었다고 전했다. 이 총재에 따르면 다른 5명 위원은 현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이 총재는 “저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5명은 3개월 후에도 기준금리를 3.5%로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했고 나머지 1명은 3.5%보다 낮은 수준으로 인하할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이었다”며 “5명은 여전히 물가상승률이 목표(2%)보다 높은 수준이고 물가가 전망대로 둔화할지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기에 아직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했지만, 위원 1명은 소비가 당초 전망보다 부진해 물가 상승 압력이 약화될 것으로 보고 내수 부진도 사전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조기 금리인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을 냈다”고 했다.이 총재는 이전보다 물가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줄어들었다고도 평가했다. 그는 “불확실성이 줄어든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변할 수 있겠다”며 “물가가 내려가는 속도는 현재 우리 상황이 다른 나라에 비해서 나쁜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통화정책방향을 설명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다음은 이 총재와의 일문일답이다.-금통위원들의 3개월 금리 전망이 궁금하다.△저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5명은 3개월 후에도 기준금리를 3.5%로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했다. 나머지 1명은 3.5%보다 낮은 수준으로 인하할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5명은 여전히 물가상승률이 목표(2%)보다 높은 수준이고 물가가 전망대로 둔화할지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기에 아직은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했다. 나머지 1명은 소비가 당초 전망보다 부진해 물가 상승 압력이 약화될 것으로 보고 내수 부진도 사전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조기 금리인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을 냈다.-지난달 사견을 전제로 6개월 이내 금리인하가 어렵다고 했다. 견해에 변화가 있는가.△6개월이라는 표현은 작년 11월 처음 했다. 이번 2월 경제전망과 11월 전망이 크게 다르지 않다면 올 상반기에는 금리인하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늘 발표대로 2월 전망이 미세한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11월 전망과 변화가 없다. 개인적으로 상반기 내 금리인하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의견을 유지한다. 그 이후는 5월 수정경제전망 때 숫자를 보고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금통위에서 금리인하 논의가 시작됐는지 궁금하다. 지난 금통위 이후 금리인하 기대가 커진 모습이었는데, 최근에는 미국이나 호주 중앙은행에서 금리인상 의견도 나온다.△대부분 금통위원들이 금리인하 논의는 시기상조라고 했다. 물가가 목표 수준보다 높고 전망대로 내려갈지 살펴봐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단계에선 금리인하를 논의하긴 시기상조라고 했다. 전체적으로 ‘라스트 마일’에서 물가가 어떻게 될지, 평탄하게 움직이지 않고 울퉁불퉁한 길을 내려오는 상황이기에 물가가 우리 예상대로 내려가는지를 확인하고 그 다음에 금리인하를 고민하는 것이 대부분 금통위원의 생각이었다.-미국의 경우 1월 물가 하락 속도가 둔화하면서 인하 기대 시점이 뒤로 밀리고 있다. 한국은 하반기에나 금리인하가 가능하다는 예상이 나오는데 어떻게 평가하나.△미국의 경우 시장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 생각보다 앞서갔다. 지난 한 달 사이 얼마나 많은 변화가, 시장 인식이 바뀌었는지 봤을 것이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는 시장 기대와 우리 예측이 미국에 비해 커뮤니케이션이 잘 됐다고 생각한다. 다만 우리의 경우도 발표문에서도 얘기했지만, 앞으로 물가가 점진적으로 선형으로 내려오는 것이 아니라 여러 국내외 요인들에 의해 변화가 있을 수 있기에 당분간 물가 추세가 저희 예측대로 가는지에 대한 확신이 들어야 금리정책 방향을 좀 더 명확하게 설정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5월 전망이 중요할 것 같다. 그때 보고 자세히 말씀 드리겠다.-금통위원 1명이 3개월 내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언급했다. 현재로선 금리 인하 소수의견을 낼 정도의 강한 의견은 아닌 것인가.△오늘 금리에 대해선 동결하기로 합의를 봤다. 그 뒤는 내수나 이런 데이터를 보고 판단해야 한다는,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것이다. 그 때 가서 (금리를) 내린다는 것은 아니다. 3월에 성장이나 물가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보고, (금리인하) 여력을 열어놔야 한다고 말씀하셨다.-5월 전망이 중요하다고 했다. 5월 물가가 한은 전망대로라면, 금리인하 소수의견이 나올 수도 있다고 보는가.△그때 결정을 할 것이다. 지금 판단하긴 어려운 것 같다.-통화정책방향문을 보면, 근원물가 상승률이 0.1%포인트 하향조정됐고, 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표현에서 둔화 추세가 이어진다는 전망으로 바뀌었다. 물가 목표에 도달한다는 기대가 강화된 것인가.△지난달 물가상승률이 2.8%로 낮아지고 근원물가도 2.5%로 낮아지는 등 떨어지는 추세다. 기조적으로 낮아질 것으로 가정하고 있다.-이전보다 물가 불확실성이 줄어든 것인가. 물가상승률이 2% 초반으로 떨어지는 시점을 올해 연말로 전망했다. 기존엔 올해 연말 또는 내년 초라고 했었다.△불확실성이 줄어든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변할 수 있겠다. 물가 하락세가 저희 생각보다 조금 더 그 방향으로 가고 있다. 바람직하면서도 내수 쪽 경기 면에선 나쁠 수 있다. 언제 2% 초반대로 도달할 수 있는지는 저희가 물가상승률을 상반기 2.9%, 하반기 2.3% 정도 보고 있다. 근원물가 상승률은 상반기 2.4%, 하반기 2.0%로 보고 있다. 물가가 내려가는 속도는 현재 우리 상황이 다른 나라에 비해서 나쁜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IT 부문을 제외하면 올해 성장률 전망이 1.7% 수준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번 금통위에서 한 위원은 내수 부진을 염려했다. 내수가 나빠질 경우 통화정책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보는가. 수출을 제외한 성장률도 추정하고 있는지 궁금하다.△통화정책이 내수를 더 보고 해야 하는 것이냐는 질문 같다. 우리 경제를 결정하는 것은 전체 성장률이지 내수만 보고 통화정책을 결정하지 않는다. 일반 국민들이 성장을 느끼기엔 내수 쪽이 더 중요하고 물가상승률에 미치는 영향도 수출보다 내수 압력이 더 작동하는 건 사실이지만, 통화정책 전체를 할 때는 전체 물가 수준과 전체 성장률을 본다. 따로 내수만 보고 하지 않는다.-통화정책방향 문구에서 경기 전망과 관련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조정의 불확실성 크다고 했다. 이는 경제성장률 하방요인인가.△당연히 경기 하방 요인이다. 현재 경기 전망에 상하방 요인이 다 있다. 수출은 호조를 보이고 있고 소비는 예상보다 나쁜 쪽으로 간다. 수출은 오히려 좋은 방향으로 가서 이를 상쇄한다. 부동산 PF를 보면 하방요인이 큰데 IT 경기나 수출을 보면 상방 요인이 크다. 경기는 상하방 요인이 다 있다.-금리를 인하하게 되면 물가 안정 상황도 있겠지만 부동산PF를 고려해 내릴 수도 있는가.△부동산PF를 보고 금리를 결정하느냐고 하면, 그렇게 생각하지 않다. 태영건설 사태가 잘 진척되는 것처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잘 관리해 PF가 질서 있게 정리되고 있다. 관리가 가능한 수준으로 생각하고 있다. PF 문제는 미시적 정책을 통해 금융시장 안정을 도모해야지 금리로 안정화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시장에서 바라보는 연준의 금리인하 시점이 조정돼 6월 정도로 밀렸다. 반면 한은은 오늘 금통위원 1명이 금리인하 가능성 열어둬야 한다고 했고, 총재님도 사실상 하반기 금리인하를 열어뒀다. 연준 기대와 한은 논의가 반대로 가는 것 아닌가 싶다. 연준 금리인하 시점이 더 밀리고 한은이 금리인하 고민을 시작하게 되면 연준보다 금리를 더 빨리 금리 내릴 수 있는 것인가.△이자율 격차 벌어지면 어떻게 되는지 고민하는 것 같다. 이자율 격차와 환율이 기계적으로 자본시장을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미국과 우리의 금리정책이 기계적으로 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작년, 재작년은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가 빨랐고 국제유가가 올랐기에 미국 금리를 따라가야 하는 불가피한 면이 있었다. 미국이 피벗(통화정책방향 전환)을 언제 할지 모르겠으나 역사적으로 볼 때 차별화된 통화정책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더 켜졌다고 본다. 미국보다 먼저 내릴 수 있냐고 하면 답은 못하겠다. 국제 금융시장 움직임을 볼 때 미국이 금리인하에 들어가면 각국이 차별화된 통화정책 할 가능성은 커진다.-최근 포워드가이던스 확장 논의를 언급했다. 금통위원들과 논의가 되고 있는가.△금통위원과 상의 중이다. 내부적으로 시행착오 있을 것이다. 연내 시행은 어려울 것이다.-금리동결 최장기 지적에 대한 부담은 없는가.△금리를 올리고 내리는 것만큼 동결하는 것도 어렵다. 동결은 의사결정 고민을 많이 안 한다고 볼 수 있는데 동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논의도 금리를 올리거나 내리는 것만큼 어렵다. 최장으로 동결하는지보다 반복적으로 얘기하지만, 저희가 보고 있는 물가 경로가 예상대로 떨어지는 쪽으로 가면 저희가 할 수 있는 정책 영역이 넓어지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다른 방법도 생각해야 하기에 최장기간 관계없이 물가가 떨어지는 속도와 모양이 우리 예상대로 가는지 판단해야 한다.-지난달 기자회견과 1월 한국경영자총회(경총) 세미나에서 부동산 가격 상승 심리에 대한 경계감을 말했다. 한은의 소비자동향조사를 보면 주택가격전망심리가 작년 9월 110까지 갔다가 지난달 92까지 떨어진 뒤, 이달에서 92를 유지하고 있다. 이 숫자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주택가격은 자산가격 중 하나기에 예측하고 싶지 않다. 주택가격과 거래를 보는 것은 가계부채와 관련이 있다. 장기적으로 보면 우리나라 경제 문제점 중 하나가 부동산 쪽으로 자금이 흘러들어간다는 것이다. 기업대출 중에도 부동산 관련 대출이 많다. 지난 10여년간 자금이 어디로 투자됐는지를 보면 부가가치가 적은 부동산가격으로 갔다. 주택가격 올라가면 사람들이 관심이 간다. ‘망국’이란 표현은 안 하겠지만 언젠가는 고쳐져야 할 문제다. 통화정책을 부동산에 맞추는 것은 아니지만 유심히 보는 것은 금리정책을 잘못해 부동산가격이 인위적으로 올라 이런 문제를 해결되지 않도록 하지 않는 것이다. 이것이 한은의 중요한 역할이다. 금리를 내릴 때 부동산가격을 자극하지 않도록 정부와 함께 거시건전성정책을 잘 해야 한다. 이것이 지난 몇 년간 저희가 배운 것이다. 한은 입장에서는 금리정책을 잘못함으로써 부동산가격을 다시 올리는 일을 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최근 국내 대출금리가 미국 정책금리에 의해 변동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전문가들 사이 금리정책의 중요성이 약화된다는 말이 나온다.△미국이 피벗을 언제 하느냐로 지난달 전 세계 금리가 떨어졌다가 다시 올라갔다. 미국 금리에 영향을 받는 것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다 영향을 받는다. 우리나라 금융시장은 과거 선진국 금융시장과 다르게 움직였었다. 이제는 선진국과 많이 연계돼 같이 움직이는 정도가 과거보다 올라갔다고 볼 수 있겠다. 더 살펴봐야겠지만 오히려 정상화된다고 본다. 우리 경제가 더 국제화될수록 환율뿐 아니라 미국 통화정책에 영향받는다고 하면, 환율 경로만 생각했는데 이자율 경로 등 다양하게 영향받는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다만 최근 금리 움직임을 보면 단기금리는 조정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 3년물·5년물 국채금리가 시장금리를 따라 움직이는데 저희 판단으로는 5년물 금리가 50% 정도는 저희 금리에 따라 움직이고 50%는 국제시장에 따라 움직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면이 지속될지는 봐야 한다. 통화정책이 고려해야 할 요인이 훨씬 더 많아졌다는 건 사실이다.-최근 중국이 금리를 인하했다. 글로벌 시장과 한국에 미치는 영향이 궁금하다.△최근 몇달 사이 큰 변화가 있다면 중국의 부양정책이 더 구체화됐고 더 과감해졌다는 것이다.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선 어떤 것이 살아날 수 있는지 명시하면서 정책 변화가 있는 것 같다. 중장기적으로 중국 경제 여러 요인이 있어 예측이 어렵지만 저희가 생각하긴엔 올해는 4% 중반 이상으로 성장할수 있도록 부양책을 쓰는 것 아닌가 전망한다.-미국을 중심으로 상업용 부동산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 국내 금융시장이나 부동산시장에 미칠 요인이 궁금하다.△금감원에서 상업용 부동산 문제가 나왔다. ‘F4 회의’를 통해 점검한 것은 익스포져가 있지만 전체 자산 중에 낮은 부분이기에 우리에게 시스템 리스크로 올 것은 아니라고 본다.-4월 위기설이 있다. 총선 이후 공공요금 인상 등 다시 물가가 오를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작년 11월과 이번달 전망할 때 공공요금이 상반기까지 오르다가 점진적으로 올라갈 것으로 가정했다. 지금까지 정부가 발표한 내용과 아직까진 저희 전망이 일치하지 않는 것은 없다. 저희가 전망하는 것은 기재부와 어떻게 공공요금 조정할지에 대해 의견을 논의하고 전망한다. 지금까지는 공공요금 움직임을 반영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부동산 PF와 관련해 4월 건설사 줄도산 위기설도 나온다.△어떤 근거에서 그런 얘기가 나오는지 알아야 할 것 같다. 총선 이전 부동산PF를 막아뒀다는 것은 굉장히 큰 오해다. 부동산 PF는 상당수가 정리되고 있는 중이다. 총선 전과 후에 크게 바뀔 것이란 근거가 무엇인지 반문하고 싶다. -총선을 앞두고 공약들 나온다. 비트코인 ETF 투자 허용도 나왔다.△비트코인 ETF에 대해선 언급하고 싶지 않다. 한은이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금융위가 검토하는 문제다. 여러 상황 종합해서 결정할 것으로 본다.-올해 상반기 잠재성장 추정치를 발표한다고 했다. 언제 발표할지 궁금하다.△기준년도 변동이 올해 상반기다. 그 작업이 끝나면 그 데이터를 갖고 잠재성장을 추정한다. 하반기 잠재성장을 새로 발표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까지 갖고 있는 내부 모델로는 잠재성장률이 2% 정도로 보인다. 몇달 전 경제연구원 보고서를 보면 고령화 문제를 잘못 다루면 잠재성장률이 음의 숫자로 갈 수 있다. 잠재성장률은 앞으로 어떤 정책을 펴는지에 따라 바뀔 수 있다. 2%보다 올라가는 것으로 노력할 수 있는 게 많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고령화 때문에 일본이 겪었던 ‘잃어버린 20년’을 반복하는 것은 소극적인 태도라고 생각한다. 데이터도 중요하지만 구조개혁을 통해서 잠재성장을 올리는 노력이 중요하다.
- 한은, 올 성장률 2.1% 유지에도 소비·건설투자 하향 조정(종합)
-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2.1%로 석 달 전(2.1%)과 동일하게 유지했다. 그러나 내용은 크게 바뀌었다. 민간소비 등 내수, 건설투자 등이 악화되고 수출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경제 전망과 관련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표현해 언제든 조정 가능성을 열어뒀다. 세계 교역성장률을 3.2%로 0.2%포인트나 낮추면서도 재화수출을 1.2%포인트 상향한 4.5%로 높였다. 물가 전망에 대해선 이전보다 자신감이 커졌다.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2.6%로 종전과 같았지만 식료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2.3%에서 2.2%로 0.1%포인트 낮췄다. 출처: 한국은행◇ 세계 교역 성장률 낮추는데 재화 수출은 급증?한은은 22일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을 2.1%로 석 달 전 전망을 그대로 유지했다. 내년 성장률도 2.3%로 변화가 없었다. 그러나 민간소비는 예상보다 악화되고 수출은 더 개선될 것으로 예측됐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올해 성장률은 IT부문을 제외하면 1.6%로 전망된다”며 “종전 1.7%에서 더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국내총생산(GDP)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민간소비가 그렇다. 민간소비 증가율을 1.9%에서 1.6%로 하향 조정했다. 가계 실질소득이 개선되지만 고물가·고금리에 가계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소비 개선 속도를 늦출 것으로 예견됐다. 건설투자 역시 마이너스(-) 1.8% 역성장에서 -2.6%로 침체 수준이 깊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2022년 하반기 이후 부동산 경기 둔화, 건설사 및 시행사의 자금조달 여력이 약화되면서 신규 착공이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수출은 개선될 것으로 예측됐다. 재화수출은 3.3% 증가에서 4.5% 증가로 전망치가 1.2%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반도체 경기 개선, 미국 등 주요 선진국에서의 친환경·인프타 투자 확대에 따른 것이다. 재화수입은 2.4%에서 2.7% 상향 조정됐다. 내수가 부진하지만 수출, 설비투자 확대에 따라 자본재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설비투자 역시 반도체 기업들의 첨단공정 투자 확대, 전기차, 2차전지, 바이오 등 친환경·신성장 산업 투자가 지속돼 개선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설비투자 증가율을 4.1%에서 4.2%로 소폭 상향 조정했다. 한은은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3%에서 2.0%로 크게 높이면서 세계 경제성장률도 2.8%에서 3.0%로 높였다. 중국 성장률은 4.6%로 유지했고 유로와 일본은 각각 0.9%, 1.0%에서 0.7%, 0.9%로 소폭 하향 조정했다. 다만 우리나라 수출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세계 경제성장률보다 교역성장률이다. 그러나 교역성장률은 3.4%에서 3.2%로 0.2%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당초 예상보다 개선 흐름이 지연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한은은 “작년 11월 전망 시점 대비 하방리스크가 축소되고 전망 분포가 하방으로 치우친 정도가 완화됐다”면서도 “향후 성장 경로상에는 불확실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중국 부동산 경기 부진 심화, 글로벌 지정학적 갈등 확대와 함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심화 등이 하방 위험으로 꼽혔다.출처: 한국은행◇ 국제유가 전제치, 83달러로 2달러 하향 한은은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2.6%로 유지했지만 물가 안정에 대한 자신감은 종전보다 높아진 모습이다. 상반기 물가상승률은 전년동기비 2.9%로 종전(3.0%)보다 낮아졌지만 하반기에는 2.3%로 종전과 동일했다. 이는 올 연말 물가상승률이 목표치(2%)에 도달할 것이라는 기존 전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의미다. 식료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2.3%에서 2.2%로 0.1%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상반기에는 2.6%에서 2.4%로, 하반기에는 2.1%에서 2.0%로 낮아졌다. 한은은 작년 11월에는 “물가리스크에 계속 유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으나 이달엔 “‘당분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브렌트유 전제치를 배럴당 85달러에서 83달러로 낮추기도 했다. 중동정세 불안으로 유가 변동성이 높지만 수요둔화 우려, 미국 등 비(非)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 증산 등이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은은 “물가상승률은 지정학적 리스크로 최근 유가가 상승한 점, 농산물 가격이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일시적으로 다소 상승할 가능성이 있지만 유가 급등과 같은 추가적인 공급 충격이 없다면 완만한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경상수지는 520억달러 흑자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석 달 전 전망(490억달러)보다 30억달러 상향 조정된 것이다. 취업자 수는 24만명에서 25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실업률은 2.9%로 종전과 똑같이 전망됐다. 한편 한은은 ‘중동지역 등 글로벌 지정학적 갈등이 확대되는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로 오른다면 성장률이 2.0%로 낮아지고 물가상승률이 2.8%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인공지능(AI) 투자 확대 등 글로벌 IT경기가 빠르게 반등한다면 올 성장률은 2.3%, 물가상승률은 2.7%로 높아진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