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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8분간 연설서 트럼프 집중 견제한 바이든…중산층에 구애
-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오는 11월 대선 본선 채비에 나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국정연설에서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각을 세우며, 집권 1기에 이룬 업적을 강조하고, 집권 2기를 위한 청사진을 제시하며 지지를 호소했다.68분간의 연례 국정연설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부자증세’ 계획으로 중산층을 공략했으며, 이민, 임신중절 등 논쟁적인 이슈도 언급하며 지지자들을 설득했다. 외교 정책에선 ‘2개의 전쟁’을 언급하며, 우크라이나에 지원을, 가자지구에 2국가 해법을 재차 강조했고, 중국과의 불공정한 경제 관행에 맞서겠다고 강조했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의 미 의사당 하원 회의장에서 열린 의회 합동회의에서 국정연설을 하고 있다.(사진=로이터)◇“트럼프, 푸틴에 머리 조아려” 직격…“난 굴복 안 해”바이든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미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진행한 국정연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의 민주주의를 위협했다고 비난하면서 백악관에서 4년 더 일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번 국정연설은 작년 2월 연설에 이어 바이든 대통령의 임기 중 세 번째 국정연설이다.바이든 대통령은 국방비 지출을 요구하며 다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국가들을 압박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으로 연설을 시작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내 전임자인 전직 공화당 대통령’으로 칭하면서 “푸틴에게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했다”며 “터무니없고, 용납할 수 없다”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그는 “러시아의 지도자에게 머리를 조아렸다”면서 “나는 푸틴에게 머리를 조아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는 지속적인 지원 방침을 밝혔다. 그는“자유와 민주주의가 세계에서 공격받고 있다”고 지적한 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서 도망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 대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이 의회에서 막혀 있다고 지적한 뒤 “푸틴에 대항해야 한다”며 의회에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 처리를 촉구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에 대해선 이스라엘의 공격을 지지하는 한편, 무고한 민간인 보호책임도 강조했다.이를 위해 바이든 대통령은 미군에 인도적 지원을 확대하기 위한 임시 항구를 가자지구 해안에 건설하라고 지시한 사실을 언급하며 “매일 가자지구로 들어가는 인도적 지원의 양을 크게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각각 독립국으로 병존하는 ‘두 국가 해법’을 재차 강조했다.이밖에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2개의 전쟁에 미군을 파병하지 않을 것이라고 재확인했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의 미 의사당 하원 회의장에서 열린 의회 합동회의에서 국정연설을 하고 있다.(사진=로이터)◇“법인세 최저세율 21% 인상”…중산층 공략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선거 구호를 의식한 듯 자신의 임기 중에 ‘위대한 컴백’을 이뤘다고 주장했다.그는 “미국인들은 전에 듣지 못한 가장 위대한 컴백 스토리를 쓰고 있다”며 “미국의 컴백은 미국인의 가능성의 미래, 중산층으로부터의 경제, 하향식이 아닌 상향식 경제를 만들고 있다”고 역설했다.그러면서 “내 목표는 대기업과 매우 부유한 사람들이 최종적으로 정당한 몫을 지불하도록 함으로써 연방 적자를 3조 달러(약 4000조원) 더 줄이는 것”이라며 현재 15%인 법인세 최저세율을 21%로 인상하겠다고 약속했다. 11월 대통령 선거를 위한 사실상의 공약이며, ‘부자 증세’로 자신의 핵심 지지층인 중산층의 표심에 호소하는 선거 전략으로 내세운 것이다. 백악관에 따르면 많은 부유층은 모든 소득에 대해 실질 평균 소득세율이 8%에 불과하다.바이든 대통령은 중·저소득층과 소상공인에 대해 강조하며 “우리는 경제를 밑바닥부터 중간까지 건설할 것”이라며 “전국의 모든 미국인에게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바이든 대통령은 표심이 나뉘는 논쟁적인 이슈인 낙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미국인들이 만약 내게 ‘선택의 권리’를 지지하는 의회를 만들어 준다면 나는 ‘로 대(對) 웨이드’를 이 땅의 법률로서 회복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여성의 임신 6개월까지 낙태권을 인정한 해당 판결은 재작년 대법원에서 폐기됐다.이어 이민 문제와 관련해서는 ‘이민자들이 조국의 피를 오염시킨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을 언급하며 “나는 이민자들을 악마화하지 않을 것이며, 가족 구성원을 떼어 놓지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의 미 의사당 하원 회의장에서 열린 의회 합동회의에서 국정연설을 마친 뒤 퇴장하고 있다.(사진=로이터)◇대(對)중국 관계서 “대만평화” 강조바이든 대통령은 대(對)중국 관계와 관련 “우리는 중국과의 경쟁을 원하지 대결을 원하지 않는다”며 “중국의 불공정한 경제 관행에 맞서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만 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을 지킬 것”이라고 부연했다.또 “나는 태평양에서 인도, 호주, 일본, 한국, 도서국 등 동맹과 파트너십을 재활성화했다”며 “나는 미국의 최첨단 기술이 중국의 무기에 사용될 수 없도록 확실히 했다”고도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해 “내 전임자는 중국에 대한 거친 발언에도 이렇게 할 생각을 못 했다”며 “우리는 중국이나 다른 나라와 21세기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위치에 있다”고 밝혔다.한편, 현재 81세인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미국 역사상 ‘최고령 대통령’이 되는데 ‘고령논란’을 의식한 듯 장시간 연설에 집중했으며, 곳곳에 목소리에 힘을 줘 발언하려 노력하는 모습이 엿보였다.그는 이번 국정연설에서 “정치인으로서 자신이 때때로 ‘너무 늙었다’라거나 ‘너무 젊다’라는 말을 모두 들었다”며 “젊든지 늙었든지 언제나 지향할 곳이 어디인지를 알고 있다”고 나이보다 방향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모두가 평등하게 창조되고, 생애에 걸쳐 동등하게 대우받을 자격이 있다”는 미국의 이상을 나아갈 방향으로 제시하며 “완벽하게 부응한 적은 없지만, 물러선적도 없다”고 했다.또 2차 세계대전 기간에 출생한 점, 마틴 루서 킹 목사와 케네디 전 대통령이 암살되는 모습을 지켜본 점 등 미국의 굵직한 역사를 거친 경험을 들며, 연륜을 강조하기도 했다.
- "한국, 여성노동력 활용해 생산인구 감소 막아야"
-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남녀간 임금 격차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3개국 가운데 최하위를 차지하는 등 한국의 여성 고용환경이 여전히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되고 있는 한국이 여성 노동력을 적극 활용해 저출산으로 인한 생산가능 인구 감소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여성 고용환경 지수.(사진=삼일PwC)글로벌 회계·컨설팅 네트워크 PwC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OECD 33개국의 여성 고용 성과를 측정하고 평가한 ‘여성 고용환경 지수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이날 밝혔다. ‘여성 고용환경 지수’는 PwC가 직장 내 성평등과 관련된 5개 지표를 바탕으로 OECD 국가의 변화 추이를 측정해 2011년부터 매년 발표해오고 있다. 5개 지표는 △성별 임금 격차(남녀의 시급 중앙값 차이) △여성 노동 참여율 △남녀 노동 참여율 격차 △여성 실업률 △여성 정규직 고용률 등으로 이뤄졌다. 올해 보고서는 2022년 통계 데이터를 바탕으로 작성됐으며, 조사 대상 국가는 OECD 38개국 가운데 콜롬비아, 코스타리카,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터키를 제외한 33개국이다.지난 10년간 5개 지표의 평균 점수가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린 가운데, 2022년 평균 점수(68점)는 전년(66점)보다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여성 노동력 참여율 향상과 여성 실업률 하락에 힘입은 결과다.반면, 성별 임금 격차의 개선은 다른 지표 가운데 가장 더디게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과 2022년 사이 OECD 전체의 평균 성별 임금 격차는 3% 포인트 줄어든 반면, 2022년 성별 임금 격차는 13.5%로 전년보다 오히려 0.3% 포인트 늘었다. 이는 여성의 경제 활동이 전반적으로 늘어난 데도 불구하고, 양질의 고임금 일자리에 밀린 여성이 노동시장의 수익률 측면에서 여전히 남성보다 취약하다는 뜻이다. 보고서는 현재 추세라면 OECD 국가 전체에서 평균 성별 임금의 격차를 줄이는 데 반세기 이상 걸릴 수 있다고 예측했다.특히 한국의 성별 임금 격차는 OECD 33개국 가운데 가장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2022년 성별 임금 격차는 31.2%를 기록했다. 남성 직장인의 평균 임금이 100만 원이라면, 여성의 평균 임금은 68만8000원이라는 뜻으로 OECD 꼴찌를 차지했다. 5개 지표를 포함한 여성 고용 환경지수에서 OECD 33위를 기록한 멕시코의 성별 임금 격차(16.7%)보다도 2배 가까이 높다.윤훈수 삼일PwC 대표이사는 “한국의 여성 고용환경 지수와 출산율 모두 OECD 국가 가운데 최하위라는 점은 두 지표 간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노동 인구 감소에 대해 여성들의 경제 활동 참여가 주요 해법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은 여성의 발전과 승진을 독려하는 포용적 조직문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한편, 여성 고용환경 지수가 가장 높은 국가는 룩셈부르크였으며, 아이슬란드와 슬로베니아가 그 뒤를 이었다. 룩셈부르크는 모든 지표에서 전년보다 개선됐으며 OECD 국가 중 성별 임금 격차가 -0.2%로 가장 낮았다. 이는 여성의 임금 중간 값이 오히려 남성보다 높다는 뜻이다. 또한 가장 큰 진전을 보인 국가는 호주로 2021년 17위에서 2022년 10위로 7계단 상승한 반면, 영국은 2021년 13위에서 2022년 17위로 4계단 하락하며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여성 고용환경 지수가 가장 낮은 국가는 멕시코였으며, 그 다음은 한국으로 5년 연속 32위를 기록했다. 전체 순위와 국가별 분석결과의 상세 내용은 삼일PwC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손내미는 바이든, 견제하는 트럼프…팝의 여왕, '킹메이커' 등판?
-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테일러 스위프트가 다시 돌아올 수 있는지는 기밀입니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NBC 방송의 ‘레이트 나이트’ 쇼에 출연해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에서 “인기 팝가수 테일러 스위프트의 지지를 다시 받을 수 있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스위프트가 자신을 지지하는 ‘미국 정부 비밀요원’이라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층과 극우성향 미디어의 음모론에 대해 재치있게 응수한 것이다.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지난 2월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에라스 투어’ 공연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입 연 스위프트, ‘슈퍼화요일’ 투표 독려글로벌 정세를 뒤흔들 미 대선이 8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테일러 스위프트에 대한 관심도 뜨거워지고 있다. 미 정치·사회에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 만큼 그가 누구를 지지하느냐에 따라 표심이 움직일 수 있어서다.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리턴매치가 사실상 확정되면서 스위프트를 사이에 두고 양측간 기싸움이 치열해질 전망이다.뉴욕타임스(NYT)는 지난 5일(현지시간)을 테일러 버전의 ‘슈퍼화요일’이라고 평가했다. 스위프트는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이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해 치르는 초대형 경선인 슈퍼화요일을 맞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투표 독려 메시지를 남겼다. 자필로 “여러분이 당신들을 가장 잘 대표하는 사람에게 투표하기를 바란다”며 “아직 투표하지 않았다면, 오늘 투표하라”고 당부했다. NYT는 스위프트가 남긴 메시지에 대해 “짧고 초당파적인 내용이었으며, 어떤 지지후보도 포함하지 않았다”고 전하면서 “그러나 이 자체만으로도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비롯해 폭스뉴스 등의 분노를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스위프트는 지난 2020년 대선 당시 조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했으나 이번 대선에서는 아직 대선과 관련해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았다. 이번 투표 독려 글은 그가 처음으로 내놓은 메시지다. 다만 NYT는 한 가지 문구에 주목했다. 그는 “테네시를 포함한 16개주와 미국령 사모아에서 프라이머리(예비선거)가 열린다”고 언급했는데, 이날 프라이머리를 포함한 경선이 열린 주는 두 정당 모두 15개씩이었다. NYT는 “이론적 본다면 민주당 코커스(당원투표) 방식인 아이오와도 (경선에) 포함될 수 있다”며 “투표 독려 비영리 단체 포트닷오알지에서는 우편투표를 하는 아이오와를 화요일에 투표하는 주에 포함시킨다”고 설명했다. 공화당만 보면 이날 경선은 15곳이었는데, 스위프트는 민주당만 의식해 아이오와까지 포함해 16개주라고 적었다는 의미다. NYT는 그러면서 스위프트가 노래 가사와 뮤직비디오 등에 비밀스러운 의미를 숨겨놓는 것으로 유명한 스타라고 부연했다. 스위프트가 바이든 지지를 우회적으로 표현했다고 볼 여지가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구애하는 민주 vs 비밀요원 음모 공화 트럼프 지지층 사이에선 여전히 음모론이 확산하고 있다. 지난 2월 뉴저지주 몬머스대학교가 미국 성인 902명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6%는 ‘스위프트가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을 돕기 위한 정부 비밀요원이라는 소문을 들었다’고 응답했다. 5명 중 1명에 해당하는 18%는 ‘스위프트가 정부 비밀요원이라는 사실을 믿는다’고 답했다. 18%에 해당하는 응답자의 71%는 공화당 성향 응답자였다. 스위프트가 미 정가의 높은 관심을 받는 이유는 가수 인생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며 정치·사회·문화적인 영향력이 막강하기 때문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중 하나인 인스타그램 팔로워만 3억명에 육박하고, 미국 성인 52%는 스위프트의 팬을 자처한다. 특히 스위프트의 음악을 들으며 성장한 ‘Z세대’ 사이에서 그의 발언은 메가톤급 효과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Z세대는 미국 전체 유권자의 16.4%(4100만명)를 차지하고 있어 트럼프 진영에선 스위프트가 위협적인 존재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스위프트는 지난 2018년 민주당 후보를 공개 지지하면서 처음으로 정치적인 목소리를 냈다. 자신이 유년 시절을 보낸 테네시주에 출마한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가 성평등 임금과 여성 폭력 방지법 재승인을 반대하자, 민주당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나서 주목을 받았다. 2020년 대선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백인 우월주의와 인종차별의 불을 지폈다”고 공개 비판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했다.작년 11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팬들이 그의 ‘에라스 투어’ 공연이 시작하기를 기다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바이든 캠프, 스위프트 美 월드투어 기회될까스위프트는 아직 특정 정당이나 후보를 지지하지 않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선거캠프가 자신의 노래 ‘온리 디 영(Only The Young)’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를 해줬다. 간접적으로나마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는 모습을 보여준 셈이다. 바이든 캠프측은 또 대통령 지지율이 최근 하락세를 보이자, 스위프트의 공개 지지 발언을 이끌어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오는 10월부터 11월까지 미국에서 열리는 스위프트의 월드투어 ‘디 에라스 투어(The Eras Tour)’ 공연에 맞춰 플로리다주 민주당원들은 유권자 등록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캠프는 에라스 투어에 바이든 대통령을 깜짝 등장시키는 방안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공연에 앞서 4월 새 앨범 발매에 맞춰 신곡 감상회와 파티를 열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경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스위프트가 국방부의 비밀 요원이거나 그의 연애가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을 위해 조작됐다는 식의 음모론을 확산시키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스위프트 효과 차단에 직접 나서고 있다. 지난 2월 SNS에 자신이 음악현대화법(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음악인들이 수익을 얻을 수 있게 저작권법을 개정한 것)에 서명했다면서 “그녀가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나쁘고 가장 부패한 대통령인 바이든을 지지함으로써 아주 많은 돈을 벌게 해준 남자(트럼프 자신)와의 의리를 저버릴 리가 없다”며 견제성 발언을 했다. 트럼프 소식통은 최근 음악잡지 롤링스톤과의 인터뷰에서 스위프트의 영향력을 약화하기 위해 ‘성전 (holy war)’을 선포할 계획이라고 밝히는 등 대선 전까지 트럼프 측의 견제는 지속될 전망이다.
- 韓 상업영화 35편 중 여성 감독 한 명 뿐…촬영감독은 제로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지난해 개봉한 규모있는 상업영화들 중 여성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던 작품은 ‘교섭’(감독 임순례) 단 한 편에 불과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가 7일 발표한 ‘2023년 한국 영화 성인지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개봉한 고예산(순제작비 30억원 이상) 한국 상업영화 35편을 연출한 감독들 중 여성은 ‘교섭’의 임순례 감독 1명(2.7%)뿐이었다.영진위는 2017년부터 매년 한국 영화산업의 성평등 현황을 조사해 성인지 결산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 상업영화의 여성 감독 비율은 최저치였다.여성 제작자(22명·23.9%), 프로듀서(13명·23.6%), 주연배우(9명·25.7%), 각본가(12명·21.8%)도 모두 30%에 못 미쳤으며, 촬영감독은 단 한 명도 없었다.저예산 상업영화와 독립·예술영화를 포함한 한국 영화 183편으로 대상을 확대하니 여성 감독이 49명(22.8%)으로 비율이 높아지긴 했으나 여전히 30%에도 못 미치는 현실이다. 여성 제작자(77명·24.8%), 프로듀서(71명·31.0%), 주연배우(81명·40.7%), 각본가(67명·30.7%), 촬영감독(18명·8.1%)의 비율 역시 고예산 상업영화만 산정했을 때 보다는 소폭 높았다.한국 영화를 이끌어가는 핵심 인력의 여성 비율이 저조한 현실은 한국 영화가 남성 중심적으로 치우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영진위는 “여성 인력은 저예산 및 독립·예술영화에서 상대적으로 활발한 참여를 보였지만, 상업영화로의 진출은 여전히 가로막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지난해 공개된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오리지널 영화 7편 중에서도 여성 감독과 촬영감독은 한 명도 없었다. 각본가도 1명(16.7%)에 그쳤다.다만 여성 제작자(4명·50.0%), 프로듀서(3명·37.5%), 주연배우(5명·83.3%)는 상대적으로 비율이 높았다.OTT 영화의 여성 주연 비율이 극장 영화보다 높게 나온 건 ‘정이’,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길복순’, ‘발레리나’ 등 여성 주연작이 지난해 잇달아 공개된 데 따른 것이다.영진위는 이에 대해 OTT 영화는 아직 표본이 적어 일반화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영진위는 “OTT 오리지널 영화에서 보인 여성 주연의 활약이 일시적인 유행에 그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또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영화계에서 과감한 실험을 시도하는 경향이 위축돼 여성 인력에 돌아갈 기회가 더 줄어들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영진위는 “한국 영화 창작 인력과 서사의 성별 균형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퇴보하는 조짐을 보인다”며 “영화계의 전반적인 투자가 축소되고 제작이 위축되고 있어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두 메데아' 보이콧과 연극계 백래시, 그 이후 모색한다
-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연극계가 성범죄 연루 의혹이 있는 배우, 스태프 등을 참여시켜 논란이 됐던 연극 ‘두 메데아’의 보이콧 운동과 취소 사태와 관련한 토론의 장을 마련한다.제9차 대학로X포럼 ‘연극계 백래시, 어떻게 맞서나갈 것인가-두 메데아 보이콧 운동을 경유하여’ 홍보 이미지. (사진=대학로X포럼)연극인들의 자발적인 모임인 대학로X포럼은 오는 16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술가의집 다목적홀에서 제9차 대학로X포럼 ‘연극계 백래시, 어떻게 맞서나갈 것인가-두 메데아 보이콧 운동을 경유하여’를 개최한다.대학로X포럼은 연극계 다양한 현안에 대한 연극인들의 자발적인 토론문화를 위해 만들어진 그룹이다. 2015년 첫 토론회 이후 지금까지 9회의 포럼이 발의돼 공론의 장을 만들어왔다.이번 포럼은 공연예술 관계자 343명, 관객 363명이 연명한 ‘두 메데아’ 보이콧 운동 공연의 취소 과정, 그리고 연극계 백래시와 창작현장의 안전, 대응에 대한 내용을 논의하는 자리다. 연극 연출가, 1인 창작자, 평론가, 배우 등 다양한 분야의 공연 예술인이 모여 지난달 26일 발의를 제안했고, 61명이 동의해 포럼 개최를 결정했다.1부에서는 △더 진실되고 건강하게, 멈추지 않고 나아가 모두가 살기 위해-두 메데아 보이콧운동(홍예원 연출) △연극계 백래시라는 거울: 우리가 몸담은 ‘업(業)’과 ‘계(界)’의 취약성(김민조 평론가) 등의 발제를 진행한다. 2부에서는 배우 겸 성평등 교육가 이산의 사회로 ‘내가 경험한 백래시’, ‘우리가 원하는 생태계’ 등에 대한 자유 토론, 그리고 종합 토론을 진행한다.이들은 이번 포럼에 대해 “단죄나 성토를 넘어 우리가 약속했던 서로에 대한 보호와 책임을 다시 모색하는 연극인, 공연예술인의 공론장이다”라고 설명했다. 포럼은 문자 통역과 수어 통역을 제공한다.‘두 메데아’ 보이콧 운동은 지난 1월 대학로극장 쿼드에서 공연 예정이었던 극단 서울공장의 연극 ‘두 메데아’를 둘러싸고 불거진 논란이다. 이 작품에 과거 ‘미투’ 운동에 연루돼 ‘성범죄 조력자’로 지목된 배우가 캐스팅돼 논란이 됐다. 그래픽 디자이너로 참여한 인물도 또 다른 성범죄 의혹을 받아 보이콧 운동이 일었다. 논란 끝에 공연은 결국 취소됐다. 다만 ‘성범죄 조력자’로 지목된 배우는 이후 자신의 SNS에 자신을 둘러싼 논란과 의혹을 부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