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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검색결과 88건

가계부채 1500조 돌파…KDI “‘빚내서 집사라’ 부작용”
  • 가계부채 1500조 돌파…KDI “‘빚내서 집사라’ 부작용”
  • 한 시민이 시중의 한 저축은행 대출창구에서 상담을 받고 있다.[연합뉴스 제공][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1500조원을 돌파한 가계부채가 주택시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무리하게 빚을 내 집을 사도록 한 과거정부의 정책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김영일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19일 ‘금융 사이클에 대한 분석과 거시건전성 관리체계의 개선방향’ 보고서에서 “가계신용시장과 주택시장 사이에 강한 상호작용이 있다”며 “주택가격의 증가세가 가계신용 갭의 확대에 중요한 배경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김 연구위원이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과 국민은행의 주택매매가격지수를 1986년 1분기부터 2017년 1분기까지 비교 분석한 결과다.가계신용은 우리나라 가계부채 통계의 대표 격이다. 예금은행을 비롯해 상호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상호금융, 새마을금고, 신탁·우체국예금, 생명보험사, 손해보험사, 공무원연금관리공단, 카드사, 할부사, 증권사, 대부사업자 등 국내 모든 금융기관의 가계대출을 망라한 것이다.김 연구위원 분석 결과 가계부채 수준을 보여주는 가계신용 갭(국내총생산 대비 가계신용)이 주택 가격과 비슷하게 움직였다. 김 연구위원은 “(가계신용 갭이) 최근 지방 주택가격 순환변동과의 상관관계는 약화된 반면, 서울 아파트 가격과의 상관관계는 높아졌다”며 “최근 가계신용 갭의 확대가 서울지역 아파트 가격의 증가세와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다. 가계부채는 2008년 3분기 713조원에서 지난해 3분기 1514조원으로 급증했다. 이 같은 가계부채 증가와 관련해 김 연구위원은 박근혜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을 문제 삼았다. 당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빚내서 집사라”며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김 연구위원은 “당시 정부가 미래에 닥칠 상당한 부작용을 인지하고 있었을 것”이라며 “그런데도 먼 미래는 상관 없다며 당시의 경기 부양에만 나섰다”고 꼬집었다. 김 연구위원은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대출 규제·보유세 강화’ 정책에 대해 “당장 불만이 많을 수 있지만 방향은 그렇게 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선거에 민감한 현실 정치구조는 단기 성과를 우선적으로 고려한다”며 “단기 성과를 선호할수록 실효성 있는 가계부채 정책을 채택할 가능성이 낮다. 그렇게 되면 사회적 후생이 감소할 것이다. 소비는 약간 살아날 수 있지만 미래에 부작용, 경기침체 폭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가계신용과 실질주택가격의 순환변동이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는 김영일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이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의 국민계정 및 물가와 국민은행(KB)의 주택매매가격지수를 이용해 계산한 것이다.[출처=KDI]
2019.02.19 I 최훈길 기자
  • [스냅타임] [고양이정원]냥이들의 일상 프롤로그…“함께 보실래요”
  • 박서영 고양이정원 대표 (사진= 고양이정원)국민 5명 중 1명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펫팸족 1000만명 시대. 1인 가구, 홀몸노인 가구 증가와 맞물리면서 가족이 사라진 빈자리를 반려동물이 채우고 있습니다. 스냅타임은 100여 마리 고양이를 키우고 있는 박서영 ‘고양이정원’ 대표의 ‘행복한 묘생’을 연재합니다. 고양이정원은 야외에서 고양이들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오픈형 공간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기존 고양이 카페와 차별화해 펫팸족 사이에 큰 관심을 끌고 있죠. 고양이정원에서 펼쳐지는 박 대표와 고양이들의 엎치락뒤치락 일상 속 이야기 한번 보실까요. (사진=고양이정원)이른 아침. 끼익 문을 열고 들어가면 밤새 자고 놀고 있던 녀석들이 ‘집사’의 출근을 반기듯 기지개를 켜고 총총히 모여든다. 반가움의 표시로 한껏 꼬리를 추어올린 채 “냐아아앙. 집사 왔냥. 마침 일어난 참이었다옹.”한 마리 한 마리 이름을 불러주며 엉덩이를 토닥토닥 해주고 잘 잤느냐고 문안(?)을 여쭌다. 집사와 100여 마리 고양이의 일과는 그렇게 서로의 인사를 나누며 시작된다.집사와 고양이의 일상은 나뉜다. 환기를 위해 문을 열고 밤사이에 냥이들이 우당탕 어질러놓은 휴식처를 집사는 열심히 청소한다. 쓸고 닦아도 도돌이표처럼 끝나지 않을 청소의 연속이지만 집사는 “이놈들 이게 뭐야. 누가 이렇게 지저분하게 해놨어.” 하면서도 반은 얄미움과 반은 사랑스러움으로 아이들을 보며 힘을 내 오늘도 손에 걸레를 달고 산다.집사가 청소하는 사이 고양이들은 아침 햇살을 받으며 정원을 산책하며 탐색한다. ‘오늘은 무엇을 해볼까, 무얼 사냥해볼까, 오늘은 저 나무에 올라가 볼까, 여기서 광합성을 해볼까’하는 것처럼 말이다. 따뜻한 햇살이 내리쬐는 곳에 고양이가 잘 준비를 하고 있는 모양이다. (사진=고양이정원)고양이정원에는 아이들 모두 자연이란 환경에서 자유롭게 산다. 스스로 잘 곳을 정하고 놀 곳을 정하고. 그게 나무 위던 풀숲이던 쓸어 놓은 낙엽 더미 속이던 말이다.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서로 장난치며 뛰어다닌다.나무를 이용해 발톱을 벅벅 다듬기도 한다. 가끔은 잠자리도 물어보고 나비도 잡아보고 5m 가까이 되는 높은 나무를 순식간에 올라가 매미를 잡아오기도 한다. 사람에게도 적당한 양의 햇빛을 쐬는 것과 운동이 필요하듯 고양이들도 땅을 밟고 햇빛을 쐬고 야생 본능인 사냥도 마음껏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고양이의 신체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자연환경으로 말이다. 집사의 바람대로 고양이들은 정원에서 야무진 하루를 보낸다. 고양이들의 그런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고생스러움은 잠시. 흐뭇한 엄마 미소를 짓게 된다.그렇게 집사도 고양이도 분주한 오전이 지나면 따뜻한 햇살이 내려오는 정오쯤 깨끗해진 공간으로 고양이들이 잠을 자청하러 온다. 하루에 최대 18시간을 자는 냥이의 습성 때문이다.저마다의 자세로 누가 지나가거나 건드려도 모른 채로 깊은 잠에 빠져든다. 고양이가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고 여유롭게 누워서 자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마음속 근심마다 눈 녹듯 사라지는 것 같다.꿈을 꾸는지 잠꼬대를 하기도 하며 간혹 코를 고는 아이들도 있다. 따스한 햇살 아래 최대 약점인 배를 벌러덩 내놓고 누워 있는 모습을 보면 또 한 번 엄마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다. (사진=고양이정원)집사는 꿀잠 자는 아이들을 깨워 영양제와 영양식을 먹이고 아픈 아이에게는 약을 먹이고 한 마리 한 마리 신경 써서 빗질해준다. 관리하기 싫어 반항아에게는 따끔한 꾸중을, 눈을 마주 보며 대화를 하기도 한다.고양이는 사람과 함께 공존한다. 고양이가 내게 일방적으로 즐거움을 제공하는 존재도 아니고 반대로 내가 고양이를 떠받드는 것도 아니다. 더욱이 고양이정원은 자연이란 한 공간에서 사람과 고양이가 함께하는 곳이다.고양이정원 냥이들의 사계절은 다채롭다. 봄에는 푸른 잎과 꽃밭 속에서 휴식을, 여름에는 나무를 그늘 삼아 단잠을, 가을에는 잠자리를 잡아보기도 하고 겨울에는 따스한 사람 품을 찾아 무릎 냥이가 되기도 한다.오늘도 모두가 잠든 밤, 100여 마리의 고양이들은 내일은 뭐 하고 놀지 자기네들끼리 집회를 열지도 모른다. 집사는 내일 또 무슨 일이 벌어질까 걱정을 하는지도 모른 채.글·사진=박서영 고양이정원 대표
2018.12.22 I 배진솔 기자
내년엔 '레깅스남자'가 '세포마켓'에서 '패스트힐링' 한다
  • 내년엔 '레깅스남자'가 '세포마켓'에서 '패스트힐링' 한다
  •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1. 이 남자를 관찰하면 세상이 보인다. 눈이 빠지게 들여다볼 필요는 없다. 그냥 보인다. 여성의 전유물이던 ‘립스틱’을 사서 바르고, 20세기 초까지 가장 남자다운 컬러였다는 ‘분홍색’ 재킷을 다시 꺼내 입고, 옷맵시를 망가뜨리는 소지품을 넣은 ‘클러치백’을 쥐었다. ‘레깅스’도 즐긴다. 쫄쫄이의 민망함을 각선미로 덮는 거다. 재미있는 것은 이 아이템들이 굳이 남성·여성용을 구분하지 않는다는 거다. 굳이 꼽는다면 ‘젠더 뉴트럴’ 용이다. #2. 오래전 구멍가게가 그랬다. 혼자 물건 떼다 혼자 팔고. 그땐 ‘가게’라도 있었다지만 이젠 그조차도 없다. SNS를 기반으로 한 1인 사업자가 줄지어 판을 벌이고 있다. 혼자 콘텐츠 만들어 혼자 판다. 영상 기반 플랫폼을 적극 활용하지만 전통 오프라인을 마다하진 않는 이른바 ‘1인 마켓’이다. 배경에는 ‘세포마켓’이란 개념이 있다. 빠르게 세포분열을 진행하는 시장, 쪼개질 만큼 쪼개진 유통이란 뜻이다. #3. ‘힐링=천천히’란 공식은 부당하다. 시간은 여전히 금이니까. 빠르고 간편한 힐링이라면 더 좋겠다. 눈치를 챈 건 서비스업계다. 제한된 시간에도 확실한 행복, 편의를 보장해 주겠다는 ‘패스트힐링’ 비즈니스가 뜨는 거다. 분초를 다투는 점심시간에 받는 ‘레이저스킨케어’가 뉴욕에서 성업 중이고, 도쿄에선 세상에서 가장 빠르게 몸짱으로 만들어준다는 ‘초단기간 운동 프로그램’이 인기를 끈다. 하다못해 마음 다스리기에 그만이라는 ‘천 피스 퍼즐’을 대신 맞춰주겠다는 업체도 생겨났다. 어떤가. 그럴 듯한가. 그런데 이 모두는 멀지 않은, 아니 당장 2019년에 뜰 그림이란다. 이 세 가지를 묶어 한 줄 정리를 하면 이렇게 될 거다. “내년엔 ‘레깅스남자’가 ‘세포마켓’에서 ‘패스트힐링’ 한다!” 이듬해 국내외서 일어날 일상·문화·소비·비즈니스 동향을 미리 가늠해보는 ‘트렌드 분석서’가 올해도 쏟아져 나오는 중이다. 그중 대표적인 세 권을 골랐다. 해마다 변화를 거듭하는 라이프스타일 중심으로 세상 흐름을 내다보는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장의 ‘라이프 트렌드 2019’, 다음 해 찾아올 띠의 단어를 해체해 다시 조합하는 독특한 방식으로 소비경향을 짚어보는 김난도 서울대 교수와 서울대소비트렌드분석센터의 ‘트렌드 코리아 2019’, 세계 각국에 퍼져 있는 주재원들이 날려온 시장분석으로 지구촌을 이미 움직인 비즈니스의 한국화를 점쳐보는 코트라의 ‘2019 한국인이 열광할 세계 트렌드’다. △경기침체 반영한 ‘개인화’ 추세 두드러져 이들이 공통적으로 꼽은 내년은 “경제위축이 계속되고”다. 치고 나가기에는 여전히 불안한 경기침체가 시장의 발목을 잡을 거라 전제한다. ‘함께’ ‘다같이’ 굴러가기보단 ‘나홀로’ ‘나만’ ‘싱글’ ‘독립’ 등으로 실속을 챙기는 개인·개별화에 비중을 싣는다. ‘라이프 트렌드’에선 ‘싱글 오리진’을 내세웠다. 남과 다른 자신만의 취향을 드러내고 싶은 욕망을 알아채는 상품과 서비스를 원한다는 거다. 먹고 마시는 식품·음료가 선두주자다. 커피·와인·초콜릿 등 공산품뿐만 아니라 쌀·과일·달걀·채소 등 농산물에까지 개인의 까다로운 선택조건을 들이댄다. 표제어로 뽑은 ‘젠더 뉴트럴’도 이와 무관치 않다. 전통적인 성 구별을 벗겨낸 건 물론, 타인의 시선을 의식한다면 절대 따라하지 못할 취향을 드러내는 거니까. 과거 얼리어답터와 트렌드세터의 전유물이던 것을 이젠 누구든 대놓고 ‘내 멋대로’ 취한다는 얘기다. ‘트렌드 코리아’에선 ‘나나랜더’를 주목했다. 나만의 시선을 절대기준으로 삼는 이들이다. 기성세대가 누누이 강조해온 삶의 형태에 반기를 들고, 타인의 지향·평가에 의존하던 전통식 소비패턴도 버렸다. 해외직구족 중 4050 남성층이 늘어나는 현상(2018년 상반기에 전체 구매자의 37%를 찍었다), 플러스사이즈 모델·제품의 급증세 등이 꼽혔다. 폭발하는 1인 미디어가 이끄는 ‘세포마켓’도 이와 연결된다. 온라인 안에서라면 누구나 독립사장이 돼 눈치 보지 않고 자신의 콘텐츠를 파는 거다. 내 감정을 상하지 않게 하려는 보호장치도 성행할 거란다. 소위 ‘감정대리인’이 뜰 거란 소린데. 이모티콘 사업, 동네책방의 책 추천 프로그램, AI 기반의 감성 컴퓨팅 기술 등이다. ‘세계 트렌드’는 ‘매치메이커스’로 개인화 경향을 꿰뚫는다. 한 사람이 필요로 한 것을 기꺼이 공급과 연결해주는 서비스 말이다. 잠재 수요와 공급을 매칭해주는 것만으로도 비즈니스 아이템이 될 수 있다는 건데. 일본에서 뜬다는 ‘뭐든 빌려준다’는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주차공간을 내어주고 반려동물을 대여하기도 한다. 이뿐인가. 인도에서는 환자와 중소제약회사를 연결하고, 말레이시아에서는 귀차니즘을 해결해줄 각종 집사서비스까지 나왔다고 소개했다. △Z세대·갬성·쉬코노미…키워드 향연 ‘트렌드’로 묶어냈지만 각각의 색깔은 있다. ‘라이프 트렌드’가 대중의 일상에서 숨은 욕망을 긁어내 아직 입 밖으로 내지 않은 현상을 헤집어 ‘공식화’하려 한다면, ‘트렌드 코리아’는 소비환경을 분석하고 소비흐름을 쪼개고 세분화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세계 트렌드’는 말 그대로 나라밖에서 슬슬 입질이 오는 산업·사업의 국내 연착륙 가능성을 잰다. 덕분에 제각각의 독특한 키워드가 시선을 붙드는데. X세대의 자녀로 역사상 가장 강력한 10대가 될 거란 ‘Z세대’, 독립서점·빨래방 등으로 부활한 ‘살롱문화’(라이프 트렌드), 자기 연출에 푹 빠진 이들이 추구하는 ‘갬성’, 과거를 새롭게 해석한다는 ‘뉴트로’(트렌드 라이프), 껍데기를 빼버리고 알맹이만 챙기는 ‘무포장·무매장·무경계·무사람’, 여성 중심으로 시장이 돌아가는 ‘쉬코노미’(세계 트렌드) 등이다. 필요에 따라 골라 보는 재미가 있다. 다만 기대와 효과를 구분하는 건 반드시 따라야 할 과정이다. 다른 ‘트렌드 분석서’를 대할 때도 크게 다르지 않을 거다. 이젠 유행이 되다시피 한, 넘쳐나는 ‘트렌드 분석서’로 인해 트렌드 분석의 혼란이 생길 만도 하지 않겠나. 시절이 불안하면 점집을 찾는 이들이 많아지듯,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시대를 공략한 ‘트렌드 분석서’가 트렌드가 돼버렸으니까. 옥석 가리기는 전적으로 독자 몫이 됐다. 맞더라, 틀리더라를 따지는 건 의미가 없다. 내년을 설계하는 데 내 살이 될 만한 것만 빼내면 된다는 얘기다.
2018.11.14 I 오현주 기자
檢, 'MB' 징역 20년·벌금 150억원 구형…10월 5일 선고(종합)
  • 檢, 'MB' 징역 20년·벌금 150억원 구형…10월 5일 선고(종합)
  • 다스 자금 횡령과 삼성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결심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110억원대 뇌물과 350억원대 횡령 혐의로 기소된 이명박(77) 전 대통령에 대해 검찰이 징역 20년의 중형을 구형했다. 이 전 대통령은 “부정부패와 정경유착은 내가 가장 싫어하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검찰은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정계선) 심리로 열린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이 전 대통령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대통령의 직무 권한을 사유화했다”며 “죄에 상응하는 엄중한 책임만이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바로잡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징역 20년에 벌금 150억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판부는 1심 판결을 오는 10월 5일 오후 2시에 선고키로 했다.검찰은 “이 사건은 대한민국 최고 권력자였던 제17대 대통령의 총체적 비리 행각이 낱낱이 드러난 권력형 비리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아울러 이 전 대통령이 수사 및 재판기간 동안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도 문제 삼았다. 검찰은 “대통령 퇴임 후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도 혐의 일체를 부인하며 한 차례 검찰 조사에만 응했을 뿐 아니라 법정에서 신문조차 거부하는 등 자신의 범행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책임 있는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수감 중인 이 전 대통령은 최후진술에 나서며 “부당하게 돈을 챙긴 적도 없고 공직 통해 사적 이익 취한 적도 없다”며 “어린시절 끼니도 제때 먹지 못하는 가난 속에서도 비굴하게 남에게 구걸하거나 남의 것을 탐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다스의 실소유주 의혹에 대해서도 “다스 주식을 한 주도 가져본 적도 없고, 배당받은 적도 없다”며 “경영 경험을 갖고 형님(이상은)에게 자문해 준 적은 있지만 그게 문제가 될 수는 없다”고 부인했다.그러면서 “부정부패와 정경유착은 제가 가장 싫어하는 것이고 무엇보다도 경계하는 것으로 살아온 저에게는 (이런 혐의가 적용된 것이) 치욕스러운 일”이라고 강조했다.변호인단은 최후 의견진술에서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 전 대통령 변호인은 “검찰이 진위여부가 불분명한 언론보도에 의해 수사에 들어갔다”며 “검찰 사무규칙 제69조에 따라 각하해야 할 업무처리였음에도 수사를 개시했고 과거 수사와 달리 다스가 이 전 대통령의 소유라고 결론 내렸다”며 검찰수사 자체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이번 재판 과정에서 ‘스모킹건’으로 여겨졌던 김백준 전 대통령 총무기획관의 진술에 대해서도 “김 전 기획관은 53회 조사를 받았기 때문에 가혹 수사를 받은 것”이라면서 “조사가 자정이 넘은 심야 시간에 이뤄지는 등 형사소송법을 침해한 위법수사”라며 신빙성을 문제 삼았다.이 전 대통령을 대리하는 강훈 변호사는 구형 직후 기자들과 만나 “검찰은 처음 기소할 때부터 20년을 구형하겠다고 정한 것 같다”며 “재판과정에서 많은 부분이 해소됐다는 것을 검찰이 알았을 텐데도 이같이 구형한 것에 유감”이라고 말했다.이 전 대통령은 친형과 처남 명의로 자동차부품회사 ‘다스’를 차명 보유하며 미국에서 진행된 투자회사 BBK의 투자금반환소송 과정에서 삼성으로부터 변호사 비용 585만 달러(약 67억원)을 대납받은 혐의(특가법상 뇌물)를 받고 있다. 아울러 자신의 집사인 김백준 전 총무기획관 등 측근을 공직에 임명한 후에도 이들에게 다스의 미국 소송에 관여하도록 한 혐의(직권남용권리방해행사)도 있다.이 전 대통령은 또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7억원을 상납받고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에게 22억6000만원을 수수한 혐의 등도 받는다. 또 다스에서 339억원 상당의 비자금을 조성해 이를 사적으로 사용하는 등 모두 349억원을 횡령한 혐의가 있다. 직원의 횡령금을 돌려받는 과정에서 허위 회계처리를 통해 31억원의 조세를 포탈한 혐의도 있다. 이밖에도 퇴임 후 국가기록원에 넘겨야 할 청와대 생산 문건을 빼돌린 혐의까지 모두 16가지 공소사실로 기소됐다
2018.09.06 I 송승현 기자
MB, 징역 20년·벌금 150억원 구형…檢 "대통령 권력 사유화"(상보)
  • MB, 징역 20년·벌금 150억원 구형…檢 "대통령 권력 사유화"(상보)
  • 다스 자금 횡령과 삼성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결심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110억원대 뇌물과 350억원대 횡령 혐의로 기소된 이명박(77) 전 대통령에 대해 검찰이 징역 20년을 구형했다.검찰은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정계선) 심리로 열린 이 전 대통령 결심공판에서 “이 전 대통령은 주권자인 국민에 의해 선출됐음에도 자신의 이익을 위해 대통령의 직무 권한을 사유화했다”며 징역 20년에 벌금 150억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이 사건은 대한민국 최고 권력자였던 제17대 대통령의 총체적 비리 행각이 낱낱이 드러난 권력형 비리 사건”이라고 지적했다.검찰은 “국민에게 자신과 무관함을 강변하던 다스의 투자금 회수를 위해 국가기관을 동원하고 자신의 권한과 영향을 부당하게 사용하여 사적 이익을 취득했다”며 “(이번 사건으로 인해) 대통령 직무의 공정성과 청렴성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여지없이 무너졌다”고 질타했다.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수사 및 재판기간 동안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도 문제삼았다. 검찰은 “대통령 퇴임 후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도 혐의 일체를 부인하며 한 차례 검찰 조사에만 응했을 뿐 아니라 법정에서 신문 조차 거부하는 등 자신의 범행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책임 있는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이 전 대통령은 친형과 처남 명의로 자동차부품회사 ‘다스’를 차명 보유하며 미국에서 진행된 투자회사 BBK의 투자금반환소송 과정에서 삼성으로부터 변호사 비용 585만 달러(약 67억원)을 대납받은 혐의(특가법상 뇌물)를 받고 있다. 아울러 자신의 집사인 김백준 전 총무기획관 등 측근을 공직에 임명한 후에도 이들에게 다스의 미국 소송에 관여하도록 한 혐의(직권남용권리방해행사)도 있다.이 전 대통령은 또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7억원을 상납받고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에게 22억6000만원을 수수한 혐의 등도 받는다. 또 다스에서 339억원 상당의 비자금을 조성해 이를 사적으로 사용하는 등 모두 349억원을 횡령한 혐의가 있다. 직원의 횡령금을 돌려 받는 과정에서 허위 회계처리를 통해 31억원의 조세를 포탈한 혐의도 있다. 이밖에도 퇴임 후 국가기록원에 넘겨야 할 청와대 생산 문건을 빼돌린 혐의까지 모두 16가지 공소사실로 기소됐다.
2018.09.06 I 송승현 기자
국민연금 스튜어드십코드 도입…기업 반발 부른 '3대 쟁점'
  • 국민연금 스튜어드십코드 도입…기업 반발 부른 '3대 쟁점'
  •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국민연금기금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방안 공청회’에서 박영석 서강대학교 교수가 패널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데일리 성선화 기자] 국민연금 635조원을 굴리는 기금운용본부가 ‘집사(스튜어드)’로서 목소리를 낼 경우 기업들은 어떤 영향을 받게 될까. 17일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코드 지침 핵심 내용을 밝힌 가운데 상장회사와 자산운용사 등은 이해타산을 따지느라 분주하다. 특히 회사의 경영권을 지나치게 간섭할 수 있다는 우려 속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자체에 반발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자본시장법상 경영권에 직접 참여하는 사외이사·감사 선임, 의결권 대결 등의 내용은 빠졌지만 국내 시장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내용들이 다수 포함됐기 때문이다.①의결권 행사 사전 공시…주총 미개최 등 부작용 상장사들이 우려하는 핵심 쟁점 중 하나는 올해 하반기부터 즉각 시행에 들어가는 ‘의결권 행사 사전 공시’ 사항이다.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가 결정한 의결권 행사 방향을 미리 공개하겠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주주총회 이후 14일 이내에 사후 공시가 원칙이었다. 다만 예외적으로 기금운용본부의 의결권전문위원회 결정은 사전에 공개 가능했다. 대표적 사례가 올 상반기 현대차와 현대글로비스 합병 관련 이슈다. 현대차의 지분 8%를 보유한 국민연금은 주주총회 이전 글로비스와의 합병에 반대한다는 의결권 행사 방향을 사전에 공시했다. 하지만 이 같은 국민연금의 ‘의중’이 공개되자 현대차는 주총을 취소해 버렸고 합병 계획은 무산됐다. 상장사협의회는 국민연금이 사전에 의결권 행사 방향을 공지하는 것은 부작용이 훨씬 더 크다며 반발하고 있다. 정우용 상장회사협의회 전무는 “국민연금의 의결권 사전공시는 시장 의견을 한쪽으로 쏠리게 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반면 사전공시만으로 다른 기관투자가들이 다 따르지는 않을 것이란 의견도 존재한다. 황인학 기업법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여부를 위탁운용사 평가 잣대로 삼지 않는다면 쏠림 현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운용사 선정 심사 기준에 포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②자산운용사 선정 기준에 ST 반영…연금 입맛대로 의결권행사 우려올 하반기부터 당장 시행되는 또다른 안건이 바로 운용사 선정시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가점제다. 국민연금이 위탁운용사를 선정하고 평가할 때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과 이행 여부를 평가하기로 했다. 황 연구위원은 “운용사 선정에 이행 여부를 평가하면 하는 수없이 국민연금의 눈치를 보며 입맛에 맞는 주주권을 행사하게 될 것”이라며 “결국엔 국민연금의 입김대로 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국가의 공적 연금이 아닌 위탁 운용사들까지 수익률이 아닌 사회적 책임 투자의 잣대로 평가하는 것은 문제라는 것이다. 반면 찬성 의견도 존재했다. 국내 운용사 중 세번째로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메리츠투자자산운용의 존리 대표는 “국민연금의 운용사 선정에 가점을 주는 것은 바람직하다”며 “스튜어드십 코드는 주주 이익 극대화를 위한 방법을 명문화한 것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③이사 감사 선임 가이드라인 제시 …실질적 경영권 간섭 같은 효과내년 상반기부터는 이사회 구성과 이사·감사 선임 등 관련 가이드라인이 마련된다. 이는 당초 도입 예정이던 이사·감사 직접 선임에서 후퇴해 선임과정에 대해서만 관여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조차도 경영권 간섭과 동일한 효과를 내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황 연구위원은 “국민연금이 제시한 가이드라인은 상당히 모호해 이현령비현령식”이라며 “선임 과정에 참여할 때는 반드시 구체적 지침을 마련해 객관적으로 투명하게 해야한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나 외국계 헤지펀드가 ‘자기 사람’을 심을 경우 그 자체 보다는 영업기밀 유출 등의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경영참여형 프라이빗에쿼티펀드(PE) 최초로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선언한 JKL파트너스의 정장근 대표도 “이사나 감사 직접 선임 등은 경영권을 흔드는 효과를 낼 수 있어 부작용이 클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예상치 못한 기업 가치 훼손 명문화도 일부 ‘갑질 재벌’을 확대해 일반화의 오류를 범한 것이라고 지적이 나왔다. 황 연구위원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에 따르면 좋은 지배구조와 나쁜 지배구조의 정답은 없다”며 “기업을 지나치게 도덕적 잣대로 들이대고 일부 재벌을 극단적으로 일반화 해 몰아붙여선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2018.07.18 I 성선화 기자
국민연금 스튜어드십코드 도입…기업 반발 부른 '3대 쟁점'
  • 국민연금 스튜어드십코드 도입…기업 반발 부른 '3대 쟁점'
  •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국민연금기금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방안 공청회’에서 박영석 서강대학교 교수가 패널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데일리 성선화 기자] 국민연금 635조원을 굴리는 기금운용본부가 ‘집사(스튜어드)’로서 목소리를 낼 경우 기업들은 어떤 영향을 받게 될까. 17일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코드 지침 핵심 내용을 밝힌 가운데 상장회사와 자산운용사 등은 이해타산을 따지느라 분주하다. 특히 회사의 경영권을 지나치게 간섭할 수 있다는 우려 속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자체에 반발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자본시장법상 경영권에 직접 참여하는 사외이사·감사 선임, 의결권 대결 등의 내용은 빠졌지만 국내 시장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내용들이 다수 포함됐기 때문이다.①의결권 행사 사전 공시…주총 미개최 등 부작용 상장사들이 우려하는 핵심 쟁점 중 하나는 올해 하반기부터 즉각 시행에 들어가는 ‘의결권 행사 사전 공시’ 사항이다.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가 결정한 의결권 행사 방향을 미리 공개하겠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주주총회 이후 14일 이내에 사후 공시가 원칙이었다. 다만 예외적으로 기금운용본부의 의결권전문위원회 결정은 사전에 공개 가능했다. 대표적 사례가 올 상반기 현대차와 현대글로비스 합병 관련 이슈다. 현대차의 지분 8%를 보유한 국민연금은 주주총회 이전 글로비스와의 합병에 반대한다는 의결권 행사 방향을 사전에 공시했다. 하지만 이 같은 국민연금의 ‘의중’이 공개되자 현대차는 주총을 취소해 버렸고 합병 계획은 무산됐다. 상장사협의회는 국민연금이 사전에 의결권 행사 방향을 공지하는 것은 부작용이 훨씬 더 크다며 반발하고 있다. 정우용 상장회사협의회 전무는 “국민연금의 의결권 사전공시는 시장 의견을 한쪽으로 쏠리게 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반면 사전공시만으로 다른 기관투자가들이 다 따르지는 않을 것이란 의견도 존재한다. 황인학 기업법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여부를 위탁운용사 평가 잣대로 삼지 않는다면 쏠림 현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운용사 선정 심사 기준에 포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②자산운용사 선정 기준에 ST 반영…연금 입맛대로 의결권행사 우려올 하반기부터 당장 시행되는 또다른 안건이 바로 운용사 선정시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가점제다. 국민연금이 위탁운용사를 선정하고 평가할 때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과 이행 여부를 평가하기로 했다. 황 연구위원은 “운용사 선정에 이행 여부를 평가하면 하는 수없이 국민연금의 눈치를 보며 입맛에 맞는 주주권을 행사하게 될 것”이라며 “결국엔 국민연금의 입김대로 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국가의 공적 연금이 아닌 위탁 운용사들까지 수익률이 아닌 사회적 책임 투자의 잣대로 평가하는 것은 문제라는 것이다. 반면 찬성 의견도 존재했다. 국내 운용사 중 세번째로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메리츠투자자산운용의 존리 대표는 “국민연금의 운용사 선정에 가점을 주는 것은 바람직하다”며 “스튜어드십 코드는 주주 이익 극대화를 위한 방법을 명문화한 것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③이사 감사 선임 가이드라인 제시 …실질적 경영권 간섭 같은 효과내년 상반기부터는 이사회 구성과 이사·감사 선임 등 관련 가이드라인이 마련된다. 이는 당초 도입 예정이던 이사·감사 직접 선임에서 후퇴해 선임과정에 대해서만 관여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조차도 경영권 간섭과 동일한 효과를 내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황 연구위원은 “국민연금이 제시한 가이드라인은 상당히 모호해 이현령비현령식”이라며 “선임 과정에 참여할 때는 반드시 구체적 지침을 마련해 객관적으로 투명하게 해야한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나 외국계 헤지펀드가 ‘자기 사람’을 심을 경우 그 자체 보다는 영업기밀 유출 등의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경영참여형 프라이빗에쿼티펀드(PE) 최초로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선언한 JKL파트너스의 정장근 대표도 “이사나 감사 직접 선임 등은 경영권을 흔드는 효과를 낼 수 있어 부작용이 클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예상치 못한 기업 가치 훼손 명문화도 일부 ‘갑질 재벌’을 확대해 일반화의 오류를 범한 것이라고 지적이 나왔다. 황 연구위원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에 따르면 좋은 지배구조와 나쁜 지배구조의 정답은 없다”며 “기업을 지나치게 도덕적 잣대로 들이대고 일부 재벌을 극단적으로 일반화 해 몰아붙여선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2018.07.18 I 성선화 기자
법정에 선 MB "삼성 뇌물 의혹은 모욕"…12분간 조목조목 반박
  • 법정에 선 MB "삼성 뇌물 의혹은 모욕"…12분간 조목조목 반박
  • 이명박 전 대통령이 23일 오후 서울법원종합청사 417호 대법정에서 열린 1회 공판에 출석해 피고인석에 앉아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자동차 부품회사 다스 등을 통한 110억원 비자금 조성과 349억원 뇌물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명박(77) 전 대통령이 23일 법정에 처음으로 출석해 삼성 뇌물 의혹에 대해 “사면 대가로 뇌물을 받았다는 공소사실은 충격이자 모욕적”이라고 반발하는 등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정계선) 심리로 열린 1회 공판에 출석해 피고인 모두진술을 통해 “청계재단을 설립할 때도 외부 참여를 모두 거절하고 외부 돈 없이 순수하게 제 재산으로만 재단을 설립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12분 동안 이어진 모두진술을 통해 작고한 모친 등을 언급하며 혐의 일체를 인정하지 않았다. 또 이날 재판에서 변론 중간 직접 발언을 하거나 변호인단에게 수시로 의견을 전달하는 등 적극적으로 재판에 임했다. 그는 2009년 12월에 있었던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단독 특별사면에 대해 “평창동계올림픽 세 번째 도전을 결정하고 IOC 위원이던 이 회장의 사면을 강력히 요구받았다”며 “정치적 위험도 있었지만 2010년 2월 IOC 밴쿠버 총회를 앞두고 삼성전자 회장이 아닌 IOC 위원으로서 사면을 하기로 해 이 회장이 위원 자격을 유지하게 됐다”고 주장했다.이 전 대통령은 삼성 뇌물과 관련해 이학수 전 삼성그룹 전략기획실장(부회장)을 청와대에서 자신과 만나게 했다는 김백준 전 총무기획관의 진술 신빙성에 문제를 제기하며 “김씨가 무슨 대단한 권력을 가진 사람이라고 어디 삼성 부회장을 약속도 없이 대통령 방에 들어오게 하느냐”고 반문했다.또 “재직 중 청와대 본관에는 기업인이 한 사람도 들어오지 않았다. 이건희 회장이 들어왔다고 하면 모르지만 이 부회장을 김 전 기획관이 데려왔다는 건 있을 수 없다”며 “저는 이학수라는 사람이 대학 후배라고 말만 들었지 대통령 퇴임 때까지 만나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이 전 대통령은 다스의 실소유주 의혹에 대해선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30년 간 소유나 경영을 둘러싼 어떠한 갈등도 없었던 회사에 국가가 개입하는 것이 온당한 일인가 하는 의문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그는 이어 “돌아가신 어머니는 어린 시절 ‘네가 잘 되면 어려운 아이를 도와야 한다’고 수백 번 반복해 말씀하셨고 그 말은 제 마음속 깊숙이 박혔다.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던 날 약속을 지키겠다고 다짐했다”며 “어머니의 정신을 잊지 않고 늘 감사하며 살아가고 있다”고 했다.그러면서 “서울시장 시절 월급 전액을 아름다운 재단에 기부하고 하이서울 장학금을 만든 것도 어머니와의 약속 때문이었다. 2007년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전재산을 사회에 환원해 장학사업을 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이 전 대통령은 “정치를 시작하며 기업에 돈을 요구하지 않겠다고 다짐했고, 대통령 당선 후에는 대기업 회장들을 만나 ‘이제 정경유착이라는 단어는 없어졌다’고 선언한 것도 이런 마음을 실천한 것”이라며 청계천 복원·4대강 사업·제2롯데월드 관련해 감사원 감사와 검찰 수사에서 불법 자금이 드러나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그는 아울러 재판부를 향한 읍소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검찰 증거 동의라는) 내 결정과 무관하게 재판부가 검찰의 무리한 증거의 신빙성을 검토해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했다. 또 “이번 재판의 절차와 결과로 우리 사법의 공정성을 국민과 국제사회에 보여주길 바란다”며 “존경하는 대한민국 사법부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말했다.변호인단도 검찰 제출 증거에 대한 동의에도 불구하고 핵심 참고인들의 진술 신빙성을 문제 삼는 방식으로 혐의를 조목조목 반박해 향후 치열한 법종 공방을 예고했다. 특히 김 전 기획관에 대해선 정신건강 상의 판단력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며 진료기록에 대한 사실조회를 신청했다.이 전 대통령의 40년 집사로 통하는 김 전 기획관은 검찰 수사에서부터 삼성 뇌물 의혹 등 이 전 대통령의 핵심 혐의에 대해 적극적으로 진술했다. 그는 지난 3월14일 이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 당일 열린 자신의 첫 공판에서 “철저한 수사를 통해 모든 진실이 밝혀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사건의 전모가 국민들에게 알려질 수 있도록 최대한 성실하게 정직하게 남은 수사일정 및 재판일정에 참여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2018.05.23 I 한광범 기자
  • 오늘의 부고 종합
  • [이데일리 송이라 기자] △차채조씨 별세, 박완수(자유한국당 국회의원)씨 장인상=4일, 함안군 칠원면 영동병원장례식장, 발인 6일, 055-587-4447 △최금호 씨 별세, 최수영(영신금속 기획실)·수경·수미씨 부친상, 장영교(괌 거주 의사)·남창균(비즈니스워치 편집국장)씨 장인상=4일,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6호실, 발인 6일 오전 5시, 02-2227-7566△박임순씨 별세, 구삼조(경남은행 부행장)씨 모친상=3일, 부산 광혜병원 장례식장 3호실, 발인 5일 오전 9시 30분, 010-9347-8116 △김선실 씨 별세, 이영혜(뉴저지 베다니교회 권사)·영범(뉴저지 성은장로교회 장로)·영훈(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영찬(뉴저지 베다니교회 파송 케냐 선교사)·영석(안수집사)씨 모친상=3일, 발인예배 6일 오전 10시(현지시간) 미국 뉴저지 베다니 감리교회△구호서씨 별세, 정익수(삼성서울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정림씨 모친상, 백희정(이대목동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시모상, 최기호(미국 Choi, Kim & Park LLP 회계법인 대표)씨 장모상=3일 오전 2시 30분,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7호실, 발인 6일 오전 8시, 02-3410-6917△복진신 씨 별세, 조성남(여자프로농구 부천 KEB하나은행 단장)씨 장모상=3일, 경기도 고양시 명지병원 장례식장 9호실, 발인 5일, 031-810-5444△신석호(대한상공회의소 산업혁신운동중앙추진본부 산업혁신운영팀장)씨 별세=2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시연화장 장례식장 특실, 발인 5일 오전 6시, 031-218-6565
2018.03.04 I 송이라 기자
'집사부일체' 육성재, 전인권 삼시세끼 ‘누룽지 사랑’에 좌절
  • '집사부일체' 육성재, 전인권 삼시세끼 ‘누룽지 사랑’에 좌절
  • SBS ‘집사부일체’[이데일리 스타in 연예팀] SBS ‘집사부일체’ 이승기·이상윤·육성재·양세형이 전인권의 ‘누룽지 사랑’에 좌절했다.7일(일) 오후 6시 25분에 방송되는 SBS ‘집사부일체’에서 첫 번째 사부 전인권과 함께 동거동락 인생 과외에 나서는 ‘청춘 4인방’ 이승기·이상윤·육성재·양세형의 모습이 그려진다. 40년 록 외길 인생을 살아온 사부 전인권은 그에 걸맞은 강한 카리스마와 포스로 결코 쉽지 않은 하루를 예고했다. 전인권은 누룽지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과시했다. “난 매일 누룽지만 먹어”라며 괴짜 면모를 드러낸 것. 이때까지만 해도 멤버들은 이후에 벌어질 참사를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 전인권의 누룽지 사랑에 양세형은 “사부님은 누룽지 박사님 같다”고 너스레를 떠는 등 전인권이 내놓은 누룽지를 맛있게 먹으며 시작했다. 멤버들은 채 하룻밤이 지나기도 전에 멘붕(?)에 빠졌다. 말 그대로 ‘삼시세끼’ 모두 누룽지만 먹는 전인권의 독특한 스타일 때문. 사부의 라이프스타일을 따라 해야 하는 멤버들은 점심은 물론 저녁까지 매끼 누룽지를 먹으며 배고픔에 힘겨워했다. 육성재는 “일 년 동안 먹을 누룽지를 다 먹은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2018.01.06 I 연예팀 기자
  • [목멱칼럼]수능 연기보다 중요한 대입제도 개선
  • [김성수 시사문화평론가]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수능을 하루 앞둔 날 교육부가 긴급회의를 열어 1주일 간 시험날짜를 연기하자 건의하고 이를 청와대와 정부가 받아들인 것이다. 이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도 동남아 순방에서 돌아오는 전용기 안에서 지진 발생 사실을 보고받고, 귀국 즉시 긴급회의를 소집해 관련 대책을 논의했다고 한다. 급작스런 수능 연기에 대해 일부 언론에서는 논란이 심한 것처럼 보도하고 있지만, 실제 교육 현장에서는 발표 초기의 혼선이 빠르게 진정되고 있고, 발 빠른 결정이 더 큰 화를 막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것은 수능을 강행했을 때의 문제가 얼마나 클지 누구보다 현장의 교사들과 전문가들이 더 잘 알기 때문이다. 사실 대학입시를 위한 전국 단위의 시험이 하루 전에 미뤄진 일은 92년에도 있었다. 1992학년도 후기 대학입학 학력고사 때였는데, 시험을 하루 앞둔 1992년 1월 21일, 서울신학대학교에서 보관 중이던 학력고사 문제지의 포장 박스 겉면이 뜯겨져 있는 것을 학교 경비원이 발견하여 경찰에 신고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경찰 조사 결과 문제지가 각 교시별로 1부씩 없어진 것이 확인되었고, 이에 교육부에서는 전국 각 대학에서 보관 중이던 문제지를 긴급 회수하여 파기했다. 물론 1월 22일로 예정되어 있던 후기 대입 학력고사는 2월 10일로 연기되었다. 당시에도 시험 연기에 대한 비판은 있었다. 단 1부 유실로 시험 전체가 연기되는 것에 대해 반발이 적지 않았던 것이다. 후에 밝혀진 것이지만, 범인이던 대학교의 야간 당직 경비원은 평소 알고 지내던 교회 집사의 딸이 장학금을 받고 입학할 수 있도록 도울 심산으로 시험지를 훔치긴 했는데, 일이 커지니 두려워서 바로 불태워 버렸다고 털어 놓았다. 이런 해프닝으로 우리 사회는 엄청난 손실을 치렀다. 예비소집을 위해 올라와 있던 수험생들은 헛걸음을 치고 되돌아가야 했고, 학력고사 출제위원들은 20일을 더 붙잡혀서 문제를 재출제해야 했다. 많은 수험생들 및 출제 위원들은 2월 2일부터 시작된 설 연휴에도 쉬지 못하고 수험 공부와 문제 출제에 매달려야 했고, 후기대 입시 관계자들 역시 합격자 발표 예정일인 2월 15일까지 불과 5일 안에 입학 사정을 끝마치고 합격자를 발표해야 했으며, 전문대 입시 관계자들도 일정 연기로 불과 3일이라는 촉박한 시간 안에 입학 사정을 마무리해야 했다. 덤으로 많은 대학들이 편입학 시험을 취소하거나 연기해서 도미노처럼 피해가 이어졌고 경제적 손실도 막대했다. 그러나 이 때에도 다수는 시험 연기를 당연한 일로 받아들였다. 그것은 이 시험이 수험생들의 일생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사건 중 하나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당시에는 대학의 전형방식도 다양하지 않았기에 시험 점수가 곧바로 대학의 당락을 좌우하는 상황에서 단 한 명의 부정 출발을 사회가 용납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이번 수능의 연기도 역시 기본적 맥락은 다르지 않다. 교육부에서 제일 먼저 명분으로 삼은 것은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시험장들이 있기에 학생들의 안전이 걱정된다는 것이었지만, 가장 중요한 연기 이유는 불공평한 시험 환경이 방치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었다. 영어 듣기 평가 시간에 비행기도 뜨지 못하는 나라에서, 불확실성을 방치한 채 혹시라도 시험을 강행하다가 형평의 원칙이 무너져 버리면, 평가의 신뢰성이 떨어지면서 그 후폭풍이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커질 수 있는 것이다. 사실 학력고사가 수학능력시험으로 변화하게 된 방아쇠 중 하나가 92년 시험지 유출사건이었음을 반추해 본다면, 시험의 공평성과 평가의 권위는 어떤 사회적 손실을 치르더라도 정부가 보장해야 할 기본적 약속이라고 하겠다. 그래서 당장은 부담이 있지만 일정한 경제적 손실을 치른다고 해도 공평과 권위를 지키겠다는 정부의 이번 결정은, 신속하고 과감했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사실은 이번 결정은 대증요법일 뿐, 이번 혼란의 근원적인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92년도에 수없이 쏟아놓았던 질문을 25년이 지나서 다시 또 꺼내놓고 있는 이 상황이 왜 종료되지 않는 것일까? 그것은 전국 수험생들을 일렬로 줄 세우는 방법을 포기하지 않는 어른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을 뒤에서 조종하는 엘리트들의 기득권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에서 혼란을 이슈로 보도를 쏟아내는 언론들이 제대로 질문을 하지 않는 이유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대학가는 방법이 완전히 달라지고 평가의 철학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에 이제는 우리 사회가 올바른 대답을 해야 한다. 25년 뒤에 다시 이 사태를 맞이하지 않기 위해서
2017.11.20 I 선상원 기자
 "오스틴·카프카 뒤섞여"…가즈오 이시구로 수상의미(종합)
  • [2017노벨문학상] "오스틴·카프카 뒤섞여"…가즈오 이시구로 수상의미(종합)
  • 스웨덴 한림원은 5일 2017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일본계 영국작가 가즈오 이시구로)를 선정했다(사진=스웨덴 한림원).[이데일리 오현주 선임기자] 반전은 없었다. 파격도 없었다. 2017년 노벨문학상이 일본계 영국 소설가 가즈오 이시구로(63)를 올해의 수상자로 선정하면서 노벨문학상의 판도를 다시 본류로 되돌렸다. 스웨덴 한림원은 이시구로를 올해의 수상자로 선정하면서 “위대한 정서적 힘을 가진 소설을 통해 세계와 닿아있다는 우리의 환상 밑의 심연을 드러냈다”고 밝혔다. 이로써 한림원의 선택은 ‘파격’에서 ‘전통’으로 돌아왔다. 지난해 수상자로 선정한 미국의 대중음악가 밥 딜런(86)이 세계 모든 문학인과 음악인을 격분과 흥분으로 몰아넣었던 터. 올해의 노벨문학상 선정에 앞서 과연 한림원이 파격을 이어나갈지 아니면 전통으로 돌아설지 여부가 수상자 못지않은 관심을 끌어왔다. △상복 많은 일본계 영국작가 1954년 일본 나가사키에서 태어난 이시구로는 1960년 다섯 살이 되던 해 아버지가 영국국립해양학연구소 연구원으로 근무하게 되면서 영국으로 이주했다. 1978년 영국 켄터베리 켄트대에서 영문학과 철학을 전공하고 1980년 이스트잉글리아대에서 문예창작으로 석사학위를 받은 그는 싱어송라이터를 꿈꾸기도 했고 사회복지사로 일한 경력이 있다. 하지만 스물여덟 살인 1982년에 발표한 첫 번째 장편소설 ‘창백한 언덕풍경’(A Pale View of Hills)은 그를 촉망받는 작가의 반열에 덥석 올려놨다. 영국에 거주하는 일본 출신 중년여인 에츠코의 시선을 통해 2차대전 중 일본 나가사키의 피폭과 재건을 그린 작품은 당시 일본의 황량한 풍경을 투명하고 절제된 감성으로 그려냈다. 그렇다고 전쟁이나 폭격을 직접적으로 묘사한 건 아니다. 그저 과거를 회상하고 싶지 않다며 딸에게 일본이름 붙이기를 반대했던 에츠코의 기억을 파고들 뿐이다. 이 단 한편의 작품으로 이시구로는 그간 숨겼던 문학적 재능을 온전히 드러내게 된다. 같은 해 그는 영국의 위니프레드 홀트비 기념상을 수상하면서 문학계의 비상한 주목을 받게 된다. 두 번째 장편인 ‘부유하는 세상의 예술가’(An Artist of Floating World·1986) 역시 세계대전이 배경. 당시 선전예술을 통해 정치에 휘말리게 되는 마스지 오노라는 화가의 이야기다. 결혼을 앞두고 과거의 인물들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전범이던 옛 행적이 하나둘씩 드러나고. 이 틈새서 이시구로는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속의 인간 행동방식과 그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 이 작품으로 이시구로는 영국의 휘트브레드 상과 이탈리아 스칸노 상을 받았으며 부커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3년 뒤인 1989년에 발표한 세 번째 장편 ‘남아 있는 나날’(The Remains of the Days)을 통해 이시구로는 비로소 일본에 머물던 시선을 영국으로 옮겨온다. 1930년대 격동기를 배경으로 한 소설은 영국의 한 대저택 집사로 평생을 보낸 주인공 스티븐스가 주인의 호의로 6일간의 생애 첫 여행을 떠나면서 복원한 과거 이야기다. 스티븐스의 인생과 기억에도 두 차례 세계대전은 집요하게 파고든다. 1989년 부커상의 영광까지 안긴 이 작품은 이후 제임스 아이보리가 감독을 맡고 영국 유명배우 앤서니 홉킨스, 엠마 톰슨이 주연으로 나선 동명영화(1993)로도 제작돼 대중성까지 얻었다. 7년여 동안 발표한 3편의 장편소설로 이시구로는 동시대 영국 현대문학계를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한다. 배경과 인물이 서로 다른 세 작품을 두고 이시구로는 “같은 책을 세 번 썼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일관되게 관통한 주제 ‘인간성 상실·복원’ 1995년에 발표한 ‘위로받지 못한 사람들’에서 이시구로는 새로운 실험에 나선다. 과거와 현재·미래가 없는 초현실적 가상도시가 배경. 유명 피아니스트가 성공을 위해 버려야 했던 가치를 되살리려 하지만 실패하고 마는 과정을 담담하게 서술했다. 현대인의 쓸쓸한 자화상이기도 한 이 소설은 ‘카프카적’이란 평가와 함께 첼튼햄상을 그에게 안겼다. 이후 연달아 발표한 장편 ‘우리가 고아였을 때’(2000), ‘나를 보내지 마’(2005)에 이어 최근의 ‘파묻힌 거인’(2005)까지 이시구로의 소설 7편이 일관되게 관통하는 주제는 인간성 상실과 복원의 문제다. 특히 ‘나를 보내지 마’는 복제인간의 슬픈 운명과 사랑을 통해 인간의 존엄성에 의문을 던진 이시구로의 대표작. 이 작품은 그해 타임이 선정한 ‘100대 영문소설’ ‘2005년 최고의 소설’로까지 뽑히기도 했다. 2017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일본계 영국 소설가 가즈오 이시구로(사진=민음사).7편의 장편소설을 통해 이시구로는 인간과 문명에 대한 비판을 작가 특유의 문체로 잘 녹여내며 현대 영미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반열에 오르게 된다. 상복도 많은 작가다. 여러 문학상을 두루 섭렵한 것도 모자라 1995년엔 대영제국훈장을, 1998년엔 프랑스문예훈장을 받은 데 이어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의 영예까지 거머쥐게 됐다. △파격서 전통으로…‘노벨문학상’ 다시 본류로 잊히고 왜곡된 기억을 복원해 인간 내면을 들여다보는 작가. 이시구로를 향한 총평이 그렇다. 실제 벌어진 사건을 들이대지만 그에게 역사는 어디까지는 그저 장면일 뿐이다. 그의 작품은 역사의 직접적인 개입을 자제한, 철저히 인간성 자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때문에 이시구로의 작품에서 배경과 사건은 사실상 본질이 아니다. 차라리 왜곡될 수 있고 망각할 수 있고 침묵할 수도 있는 인간기억의 여러 가능성에 방점을 찍었다는 것이 맞다. 그의 소설 속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회상을 통하여 과거를 이해하며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상실감, 전쟁으로 인한 상실감 등을 극복하려 한다. 이시구로는 이런 작업에 대해 “직업적인 면에서 소모적인 삶을 사는 인간을 통해 한 개인이 불편한 기억과 어떻게 타협하는지를 그리려 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시구로의 작품세계를 두고는 제인 오스틴, 프란츠 카프카, 마르셀 프루스트가 동시에 언급되기도 한다. 영국적 환경을 배경 삼아 섬세한 감정의 움직임을 잡아낸다는 점에서는 오스틴을, 인간의 소외·고독을 그로테스크하게 그려낸다는 점에선 카프카, 1인칭 화자를 통해 내면의 풍경을 섬세하게 포착한다는 점에서 프루스트가 뒤섞여 보인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름과 외모 탓에 일본작가로 종종 오해받은 때문인지 이시구로는 “민족과 언어를 넘어서 인간의 보편적 정서에 호소하는 작가이고 싶다”고 자주 말하기도 했다. “때때로 인간은 틀릴 수도 있는 신념을 전력으로 붙잡고 자기 삶의 근거로 삼는다. 내 초기 작품들은 이런 인물들을 다룬다. 그 신념이 결과적으로 잘못된 것이었다고 할지라도 환멸에 빠져서는 안 된다. 그건 그저 그 탐색이 어렵다는 걸 발견한 것뿐이고 탐색을 계속해야 한다는 의미인 것이다.” 작품성은 물론 대중성까지 확보한 이시구로가 올해 노벨문학상으로 수상자로 선정되면서 한림원의 선택을 두고 벌이던 논쟁도 일단은 수그러들게 됐다. 지난해 밥 딜런이란 파격을 넘어 순수문학의 명망 있는 작가에게 수여하던 노벨문학상의 전통으로 돌아갔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한편 노벨문학상 발표 직후 가진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시구로는 “노벨문학상 수상은 내가 앞서 살았던 대단한 작가들의 발자취를 밟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대단한 영광이자 훌륭한 표창”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매우 불확실한 순간에 있는 우리 세계에 노벨상이 긍정적인 어떤 힘이 되기를 희망한다”며 “내가 그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일부가 될 수 있다면 그 자체로 매우 감동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벨상 시상식은 매년 창시자인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다. 노벨상 각 부문에 수여하는 상금은 900만크로나(약 12억 7000만원)다.
2017.10.05 I 오현주 기자
서울 집값이 얼만데..실수요자들 ‘부글부글’
  • [6억원의 덫]서울 집값이 얼만데..실수요자들 ‘부글부글’
  • [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정부가 주택시장 과열을 잡기 위해 내놓은 8·2 부동산 대책이 ‘6억원’이라는 기준 맞추기 덫에 갇혀 시장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6억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6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대출·세금 차별은 투기 수요뿐만 아니라 실수요자까지 옥죌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10년간 오른 집값, 정책에 반영 안돼정부는 집값 급등의 주범을 투기 수요로 지목하면서 다주택자와 고가주택을 8·2 대책의 주요 타깃으로 삼았다. 주택 수요 억제를 위해 대출 제한과 세금 부과 등 대책 적용 기준을 집값 6억원 초과로 정하고 규제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주택 면적, 지역, 소득 수준에 관계없이 규제 대상을 주택 가격 ‘6억원’이라는 획일적 기준에 맞추다 보니 거래시장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애꿎은 실수요자까지 피해를 본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집값 6억원 기준이 등장한 것은 노무현 정부가 부동산 과열을 잡기 위해 보유세를 강화하면서부터다. 2005년 여름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하늘이 두 쪽 나도 집값은 잡는다”면서 내놓은 8·31 부동산 대책에서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을 기준시가 9억원에서 6억원 초과로 낮췄다. 고가주택의 기준을 6억원으로 못박은 것이다.문재인 정부도 이번 8·2 부동산 대책을 통해 6억원이 넘는 주택에 대해 금융 대출 기준 강화 등 강력한 규제 카드를 꺼내들었다. 하지만 대출 제한과 세금 부과 등 규제를 적용받는 가격 기준이 어떤 근거로 6억원으로 정해졌는 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주택 가격 6억원 기준은 10년 전인 2007년 당시 금융감독위원회(현 금융위원회)가 감독 규정을 통해 도입했다”며 “당시 6억원 이상을 고가주택이라고 본 기준이 지금까지 이어져 적용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민 대출 껴도 자기돈 3억원 있어야 집 살 수 있어하지만 10년 전보다 집값이 많이 오른 주택시장 현실을 반영하지 않은 채 과거 기준을 부동산 정책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KB국민은행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중위가격(아파트 가격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한가운데에 위치하는 값)은 지난달 말 6억2888만원을 기록했다. 연소득 7000만원 이하의 서민 실수요자로 인정받더라도 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40%에 10%를 추가해도 자기 돈 3억원은 확보하고 있어야 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다는 얘기다.최근 맞벌이와 자녀 육아문제로 부모와 함께 동거하는 가정이 늘면서 중대형 아파트를 찾는 실수요도 꾸준하다. 그러나 주택 규모에 관계없이 6억원이라는 가격이 일괄적으로 적용되면서 높아진 대출 문턱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서울에서 전용 85~135㎡ 규모의 중대형 아파트 평균 매맷값은 8억3085만원으로 한강 이남(11개구·9억5901만원)은 물론 한강 이북지역(14개구·6억3955만원)도 대출 규제를 피할 수 있는 6억원 이하 아파트를 찾기 힘들다.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서민·실수요자 주거 안정을 위한다며 내놓은 부동산 대책이 중산층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계획까지 차질을 빚게 한다면 문제”라며 “정부가 6억원이라는 확일적인 규제 기준을 내놓기 전에 서울 집값 수준을 제대로 파악해 봤는지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2017.08.16 I 이진철 기자
靑, "부동산 가격 앙등 비정상적…물러서지 않겠다”(종합)
  • 靑, "부동산 가격 앙등 비정상적…물러서지 않겠다”(종합)
  •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강남권을 포함한 일부 지역의 부동산 가격 앙등은 지극히 비정상적이다. 새 정부는 어떤 경우든 부동산 가격 문제에 대해 물러서지 않겠다.”(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 3일 기자간담회)청와대가 8.2 부동산대책의 성공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참여정부의 정책실패를 교훈 삼아서 내놓은 만큼 대책인 만큼 또 한 번의 실패는 없다는 각오다. 이른바 8.2대책을 물밑에서 조율해온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은 3일 오전 춘추관을 찾아 정부의 대책 발표 이후 쏟아지고 있는 야당의 비판과 시장의 우려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참여정부 시절 이른바 ‘종합부동산세’의 설계자였던 김 수석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정책의 일관성이란 점에서 최소한 5년 동안 부동산 시장을 새로운 구조로 안착시키는데 확고하고 안정적인 방식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靑, 참여정부 악몽 되풀이 않겠다…공급확대 비판론 조목조목 반박부동산정책은 문재인정부의 최대 트라우마이자 아킬레스건이다. 윤승용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참여정부의 수많은 업적이 아파트 가격 폭등으로 좀 먹은 사실을 문재인 정부는 잊지 말아야 한다”며 “특히 부동산 대책을 관장하는 청와대 김수현 사회수석은 뭐하고 있는가? 시간이 없다”고 대책 마련을 촉구할 정도였다. 실제 청와대는 새 정부 출범 초기 부동산가격의 이상급등에 적잖은 부담감을 느꼈다. 이른바 ‘6·19 대책’의 약발이 전혀 먹히지 않았기 때문. 이 때문에 종부세 도입 등 초강력 규제에도 부동산 가격안정에 실패하면서 세금폭탄이라는 오명만 썼던 참여정부의 악몽을 되풀이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올 정도였다. 오죽하면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달 27일 주요 기업인과의 호프타임 회동에서 “부동산 가격을 잡아주면 제가 피자 한 판씩 쏘겠다”고 김동연 경제부총리에게 농담을 건넬 정도였다. 김 수석은 우선 참여정부 부동산정책 실패를 쿨하게 인정했다. 김 수석은 “참여정부 기간 크고 작은 부동산 대책을 17번을 발표했는데 부동산가격이 많이 오른 점에서 명백한 실패”라면서도 △김대중 정부의 경기부양 △세계적인 과잉 유동성에 고찰없는 수요억제·공급확대 정책을 원인으로 꼽았다. 다만 최근 가격급등과 관련,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참여정부가 만든 규제와 부동산 시장의 질서를 완화하는 정책을 폈다”며 “지난 3∼4년간 초이노믹스로 빚내서 집사라는 부추김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김 수석은 “이번 대책은 투기나 가격불안, 과잉유동성 등 참여정부의 혹독한 경험을 거치면서 준비를 해뒀던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공급확대가 전제되지 않으면 또다시 실패할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에 “주택 공급을 적게 하면 부동산 가격이 다시 오를 것이라는 비판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지난 3년간 공급된 주택량은 단군 이래 최대이지만 세계적으로 수도와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오르고 있는데 이는 수요 공급의 문제와 다른 차원의 과도한 양적 완화에 따른 머니 게임”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공급 문제에 대해서는 불이 나서 불을 진화해야 하는데 그 자리에 왜 집을 짓지 않느냐고 묻는 격이다. 지금은 불을 끌 때”라고 강조하면서 “불이 꺼지면 적절한 장소에 적절한 계층을 대상으로 공급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유세 인상 “조세저항 심하다” 신중…“서울시 협력, 참여정부 당시보다 나은 조건”김 수석은 이번 대책에서 보유세 인상이 포함되지 않아 시장안정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지적에는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김 수석은 “양도세 중과는 발생한 소득에 부과하는 세금이지만 보유세는 정규소득에서 내는 만큼 조세저항이 심하다”며 “여기에 손을 대는 것은 상당한 우려가 예상된다. 부동산 상황이 더 나빠지면 시행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있지만 어떤 경우도 예단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아울러 보유세 인상이 이번 대책 발표에서 제외된 것과 관련, “정부 정책은 모두 만장일치”라고 당정청간 합의를 이뤘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유세 인상 없는 양도세 중과 방침 관련, “양도세의 제일 큰 부작용은 동결효과다. 안 팔면 그만”이라면서 “동결효과 완화 차원에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여러 정책 중 제일 늦게 내년 4월 1일부터 시행한다. 그 때까지 팔 수 있는 사람은 팔라는 퇴로를 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매물이 더 나와야 시장이 안정되는 효과가 있다. 다주택자가 없으면 주택시장이 안정되지 않는다”면서도 “다주택을 하려면 사회적 책무를 함께 해달라”고 당부했다. 김 수석은 아울러 이번 대책과 관련해 지방정부와의 협력이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참여정부 시절 부동산대책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재임할 때라 엇박자가 났지만 현 박원순 서울시장과는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수석은 “노무현정부는 분명히 안좋은 조건이었다”며 “중앙정부는 집값을 잡으려고 하는데 이명박 시장의 뉴타운정책과 강남 재건축 등에서 엇박자가 났다”고 지적했다. 특히 “어제 대책발표에서 새 정부의 핵심공약인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투기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에는 적용하지 않겠다는 폭탄선언을 했다”며 “아무리 새 정부가 중요하게 여기는 사업도 부동산 가격보다 더 중요한 우선 가치는 없다고 본 것이다. 서울시도 그런 상황을 수긍하고 부동산 가격안정을 위해 힘을 합치기로 했다. 그런 것만 해도 참여정부 당시보다 나은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2017.08.03 I 김성곤 기자
내달 규제 완화 일몰…LTV·DTI 강화되나
  • [좋아요 부동산]내달 규제 완화 일몰…LTV·DTI 강화되나
  •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LTV·DTI 규제를 푼 것이 지금의 가계부채 문제를 낳은 요인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달 30일 후보자 지명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LTV(Loan To Value·담보인정비율)·DTI(Debt To Income·총부채상환비율) 에 대해 이 같은 의견을 밝혔다. LTV·DTI 규제 완화 일몰 시한이 7월로 다가온 가운데 정부도 8월까지 가계부채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나서면서 향후 LTV·DTI 규제 강도에 부동산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LTV, DTI는 모두 주택담보대출에 적용하는 규제 지표다. LTV는 은행에서 돈을 빌릴 때 담보로 하는 부동산의 가치 대비 대출 금액의 비율을 말한다. DTI는 대출자의 상환 능력을 평가하는 지표로, 연간 소득 대비 주택담보대출의 주택담보대출 원리금과 기타 대출의 이자 상환액 비율이다. LTV·DTI가 상향 조정되는 것은 대출자가 같은 담보, 소득인 상태에서 대출받을 수 있는 금액이 많아지는 것을 의미하는 셈이다. 지난 2014년 당시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LTV·DTI 규제를 두고 “한겨울에 여름옷을 입고 있는 격”이라며 완화를 단행했다. 최 부총리는 당시 부동산 시장 상황을 ‘한겨울’로 규정, 시장 활성화를 내세우며 LTV를 종전 50~60%에서 70%, DTI는 종전 50%에서 60%로 상향 조정했다. LTV·DTI 조정을 통해 정부에서 ‘빚내서 집사라’는 정책을 펼친 것이다. 유효 기간이 1년인 행정지도 형태로 단행된 LTV·DTI 완화 조치는 일몰 시점마다 두 차례 연장됐고 내달 다시 연장 여부를 결정 시점을 맞는다. 새 정부는 시장 안정화를 부동산 정책 기조로 삼고 있는 데다 최근 집값 상승세가 계속되며 ‘과열’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규제 완화 조치를 이어갈 지를 결정해야 할 시기가 돌아온 것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내달 LTV·DTI 규제 강화 효과에 대한 의견은 엇갈린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장관 후보자 발언과 시장 흐름 등을 살펴봤을 때 완화돼 있던 LTV·DTI가 종전 수준으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기본적으로 시장 참여자들의 자금 마련이 어려워지는 것으로 부동산 거래가 위축될 수 있으며 여유 자금이 있는 수요자들이 몰리는 과열 지역과 기타 지역의 양극화 현상이 더 뚜렷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역시 “기본적으로 LTV·DTI는 금융 건전성을 위한 수단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이를 과도하게 부동산 시장 조정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하반기에 금리 인상과 입주물량 증가라는 부동산 시장 악재가 남아 있는 만큼 상황을 보고 강화를 결정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송인호 KDI(한국개발연구원) 공공투자정책실장은 “분양 시장 과열이 전체 부동산 시장을 왜곡하는 현상을 막기 위해서 LTV·DTI를 기존 수준으로 되돌리는 것을 넘어 DTI를 신규 분양의 중도금 대출 등에 대해서도 확대 적용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2017.06.03 I 원다연 기자
  •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文대통령 "5·18정신, 헌법 전문에 넣을 것"
  • [이데일리 이성기 기자] 다음은 5월 19일자 이데일리 주요 신문 기사다. △1면-‘최저임금 1만원 공약’ 속도 조절-‘제8회 이데일리 세계전략포럼’ 산업혁명, 제4의 길을 묻다-文대통령 “5·18정신, 헌법 전문에 넣을 것”-‘트럼프 게이트’에…세계증시 뒷걸음 -[사설]‘임을 위한 행진곡’ 논란 끝낼 때 됐다-[사설]‘돈봉투 회식’으로 뒷덜미 잡힌 검찰 △줌인&-‘돈봉투 만찬’ 일파만파…제 발등 찍은 檢-경찰은 수사권 독립 준비 착착 △청사진 밝힌 김상조-“재벌 해체가 목표 아냐…공정한 시장 경제 확립할 것”-“골목 상권 보호 총력” 납작 엎드린 대형 유통사들-쏟아지는 기업 문의…로펌, 대책 마련 밤샘회의 △특검 앞에 서는 ‘트럼프’-트럼프 얼굴에서 닉슨이 보인다…45년 전 ‘워터게이트 악몽’ 데자뷔-뮬러 특검, 코미와 막역…“백악관은 패닉”-‘트렉시트’(트럼프 탄핵) 확률은 56%-‘트럼프 리스크’…내달 美 금리인상 가능성 94%→62%로 뚝△정치-추도사에 눈물, 유가족 안아주고…文 “헬기사격 진상 반드시 규명”-목청껏 부를 수 있었던 ‘임’…작년과 180도 달라진 기념식-킬체인의 ‘눈’ 정찰위성…2023년까지 5기 띄운다 △경제-문재인표 ‘공공 일자리 지도’ 만든다-文, 靑집무실서 ‘일자리 상황’ 실시간 체크-‘반도체 호황’ 없고 충청·경기 봄바람 △금융-실적 압박 심한 정규직보다 ‘칼퇴근 중규직’(무기계약직)이 좋아요-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의 용단, 신상훈 전 사장에 스톡옵션 지급 결정 △산업&기업-정유 넘어 전기車·카셰어링…허진수(GS칼텍스 회장) ‘100년 기업’ 야망 -OLED 수요 멈칫…LGD·삼성D 공장 증설 머뭇 -미래차 찾아 삼만리…정의선, 이번엔 이스라엘 △산업-뽀로로 만나 양치질 배워요…TV로 들어온 ‘VR놀이터’-식당 찍으면 메뉴가 쑥~ 구글, 인공지능에 눈 달다-한달 걸리던 클라우드 구축…10분 만에 뚝딱 △소비자생활-내 衣·食·住 여기 다 있다냥~ 온라인쇼핑몰 ‘냥집사’ 유혹 -야구보러…드론 날리러…난 호텔로 간다△중소기업·벤처-“람보르기니폰은 B2C 진출 신호탄”…남민우 승부수-中企업계 “공정위, 갑질문화·불공정거래 바로잡아주길”△증권&마켓-‘트럼프 쇼크’에도 코스피 선방…“단기조정 땐 매수기회로”-상장 5일 만에…넷마블 반등 성공-지배구조 개편 기대감…다시 달리는 현대차 △마켓in-文정부 출범…박삼구, 금호타이어 품을 기회 다시 잡나 -동부대우전자, 中 투자 유치 ‘빨간불’-캡스톤운용, 영국 와인물류센터 900억원에 인수△문화&스포츠-말 많은 okja씨, 봉준호 감독 새 영화 ‘옥자’ 뜨거운 감자-‘옥자’ 상영도 전에…수상 물거품 되나-SBS 또 ‘일베’ 사진 논란, 열 번째 실수도 실수인가△여행-구름다리 위로 떠오른 ‘그때 그 바닷가’…개장 104년 부산 송도해수욕장△FIFA U-20 월드컵 내일 개막-승승욱욱…‘신의 무기’ 죽음의 조 넘어 4강 간다△People&-제70회 칸영화제 개막…영화보다 빛난 영화제 조연들-이정미 전 헌법재판관 “탄핵, 민주주의 도약 계기 될 것”-‘포르테 디 콰트르’ 첫 음반 발표 △오피니언-[이익원 칼럼] 쾌도난마식 경제 정책은 없다-[목멱칼럼] 중소기업과 ‘4차 산업혁명’-[기자수첩]‘청년주택’ 비싼 임대료는 어쩌나△부동산-젊어진 ‘중리단길’…상가보증금 넉 달 새 2배 올라-지하철 종로3가역 출입구땅, 경매 나온 사연… △사회-조기대선·김영란법·묻지마유치…U-20월드컵 흥행 ‘3중고’-‘비선진료’ 김영재 원장 집유…부인 박채윤은 징역 1년-‘음주 뺑소니’ 강정호, 항소심도 집행유예…메이저리그 복귀 ‘빨간불’
2017.05.18 I 이성기 기자
박근혜, 내곡동 자택으로 이사..이영선·윤전추 도와
  • 박근혜, 내곡동 자택으로 이사..이영선·윤전추 도와
  • 사진=연합뉴스 제공[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23년간 거주해오던 삼성동 자택에서 새로 사들인 내곡동 자택으로 이사를 완료했다. 이사는 대통령경호실이 주관했고, 이영선 경호관·윤전추 전 행정관 등 최측근 인사들이 막후에서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7일 청와대·경호실 등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 측은 전날(6일) 오전 7시30분께부터 서울 삼성동 자택의 짐을 내곡동 자택으로 옮기기 시작했고, 오후 5시쯤 마무리됐다. 이삿짐은 모두 5톤(t) 트럭 2대와 1t 트럭 1대분이었다. 현재 언제 올지 모를 주인을 맞이하고자 인테리어 공사가 진행 중이다. 이 경호관과 윤 전 행정관이 각각 삼성동, 내곡동을 찾은 것으로 미뤄봤을 때 두 사람이 박 전 대통령 이사에 적지 않게 관여한 것으로 추정된다. 오래전부터 삼성동 자택을 지켜 ‘오 집사’로 불리는 60대 남성도 내곡동에 나타났다. 자택 주변엔 관할인 서울 서초경찰서 소속 경찰 10여명이 배치됐다.한적한 전원마을에 위치한 내곡동 자택은 2008년 지어진 지하 1층(257㎡), 지상 2층짜리 단독주택으로, 1층(153.54㎡)과 2층(133.48㎡)에 각각 방이 2칸과 3칸씩 있으며, 규모는 삼성동 자택과 엇비슷하다. 지난해 매물로 나왔을 당시 가격은 25억원선이었지만, 실제 거래는 약 28억원에 이뤄졌다. 박 전 대통령이 삼성동 자택을 67억5000만원에 판 만큼 이번 주택 매매로 약 39억5000만원의 차익을 올리게 됐다. 이와 관련, 박 전 대통령 측 관계자는 “차액은 변호사 비용 등에 쓰이지 않겠느냐”고 했다.이와 별도로 경호실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경호·경비를 위해 내곡동 자택의 뒷집을 약 21억원에 사들였다. 경호실은 박 전 대통령 구속사태로 인적 경호를 중단했지만, 자택에 대한 물적 경비는 지속하고 있다. 경호실 관계자는 “애초 20여 명이었던 인력을 줄여가고 있다”고 했다. 수감기간이 ‘경호기간’(5년+5년)에 포함되는 탓에 박 전 대통령 경호는 최장 2027년3월까지로 한정된다.박 전 대통령은 청와대 퇴거 이후 이사를 결심했다고 한다. 삼성동 자택이 워낙 낡은 데다, 근처 초등학교 학생들과 주변 이웃들에게 많은 불편을 끼쳐왔던 만큼 조용한 곳으로 거처를 옮기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삼성동 자택은 홍성열 마리오아울렛 회장이 사들였다. 한 관계자는 “대통령이나 대통령의 친인척, 박근혜 정부와는 인연은 없는 사람”이라고 했다. 아울렛시장의 실력자로 통하는 홍 회장은 2015년 전두환 전 대통령 아들 전재국씨의 경기도 연천 허브농장을 매입해 눈길을 끌었다.
2017.05.07 I 이준기 기자
 고로 나는 존재하는 고양이 외
  • [200자 책꽂이] 고로 나는 존재하는 고양이 외
  • ▲고로 나는 존재하는 고양이(진중권|336쪽|천년의상상)SNS를 통해 고양이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감추지 않았던 인문학자인 저자가 쓴 ‘고양이 집사’를 위한 지침서. 고양이의 태생, 문학과 철학에서 수없이 묘사해온 고양이에 관한 일화 등을 정리하며 고양이와 인간의 관계를 인문학적인 시선으로 풀어낸다. 타자를 타자로 인정하지 못하고 ‘인간화’하려는 인간중심주의를 극복하고 동물에 대한 철학적 논의가 필요함을 조곤조곤 말한다. ▲창의성, 내 아이의 미래에 마법을 부리다(문정화|198쪽|영진미디어)아이의 창의성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호기심·상상력·집중력을 씨앗으로 삼아 모험심과 도전정신을 불어넣고 열정과 몰입을 함께 심어준다면 아이의 창의성은 자연스럽게 피어오른다. 이를 위해선 부모가 먼저 창의적이어야 한다. 유창성·융통성·독창성·정교성 등이 그 기본바탕을 이룬다. 아이의 10년 뒤 모습을 생각하며 쓴 창의성 교육 가이드다. ▲카프카답지 않은 카프카(묘조 기요코|336쪽|교유서가)독일의 유명작가 프란츠 카프카는 1912년 9월부터 11월까지 약 두 달 반 동안 여느 때보다 왕성한 작품활동을 펼쳤다. 편지·일기·산문 등을 통해 당시 카프카의 내면을 파헤치고 그의 작품을 새롭게 독해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거짓말과 연기에 능하고, 사랑에 대한 욕망을 밀어붙이며, 강한 아버지에게도 결코 짓눌리지 않은, 우리가 몰랐던 카프카가 있었다고 말한다.▲코끼리의 여행(주제 사라마구|304쪽|해냄)1551년 포르투갈 국왕 부부는 오스트리아의 사촌 막시밀리안 대공에게 코끼리 ‘솔로몬’을 선물한다. 솔로몬과 긴 여정을 떠난 호송대는 몸무게 4t이 넘는 코끼리의 안전을 지키려 멀리 돌아 느리게 이동한다. ‘눈먼 자들의 도시’ ‘카인’ 등으로 유명한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의 소설. 인간에 떠밀려가면서도 인간보다 절제된 코끼리를 통해 인간의 허영·위선·욕망을 비꼰다.
2017.01.25 I 장병호 기자
‘상보상성·마부정제'…각 기업총수들이 선택한 사자성어는
  • ‘상보상성·마부정제'…각 기업총수들이 선택한 사자성어는
  • [이데일리 최선 기자] ‘상보상성(相補相成)’ ‘마부정제(馬不停蹄)’ ‘집사광익(集思廣益)’ ‘부국강병(富國强兵)’…. 각 기업의 총수들이 신년을 맞아 꼽은 사자성어들이다. 화합, 노력, 합심 등 각기 다른 뜻을 지녔지만, 기업 총수들은 회사가 처한 현실을 바탕으로 조직이 가장 필요로 하는 가치를 이처럼 추려냈다. 특히 악화된 경영 환경을 돌파하기 위한 기업 마다의 해결방안을 고전의 어귀로 표현해 주목된다. 총수들은 공통적으로 ‘조직원의 힘을 한 데 모아 회사의 목적을 달성해야 한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최태원 회장이 2017년 SK 신년회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SK 제공.2일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은 ‘상보상성(相補相成)’을 인용했다. ‘서로 도와서 모두가 함께 더 큰 발전을 이뤄낼 수 있다’는 의미다. 평소 ‘딥 체인지(deep change)’를 강조해 온 최 회장은 이번 신년사에서도 “변화와 혁신의 출발점은 바로 구성원 여러분”이라며 “딥 체인지를 위해 스스로 마음과 자세를 바꿔 패기로 무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상보상성을 언급한 데에는 2017년을 변화의 시기로 삼은 최 회장이 전사적인 혁신 드라이브를 걸기 위한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최 회장은 “개개인의 변화가 조직으로 확장돼 경영시스템 업그레이드로 이어질 것”이라며 “회사별로 일하는 방식과 문화를 재정의해 실행해야 한다. 결국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을 촉발하게 되고 자산효율화도 자연스럽게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권오준 포스코 회장권오준 포스코(005490) 회장은 “2017년을 사업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고 미래 성장기반을 다지는 한해로 삼아야 한다”며 “지난 50년의 성장을 발판 삼아 ‘마부정제(馬不停蹄)’의 마음으로 다음 50년의 도약을 준비하자”고 했다. 마부정제란 ‘달리는 말은 말굽을 멈추지 않는다’는 뜻으로 포스코가 지난 성과에 안주하지 말고 더욱 발전하고 정진하자는 의미를 담은 것. 권 회장은 경쟁사와의 수익력 격차 확대, 그룹 사업구조조정 지속, 미래 성장엔진 준비, 유연하고 창의적인 기업문화 정착 등을 주문했다. 허창수 GS 회장허창수 GS(078930)그룹 회장은 고전인 ‘中庸(중용)’의 구절을 인용, 부단한 노력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인일능지 기백지 인십능지 기천지(人一能之 己百之 人十能之 己千之).’ 이는 ‘남이 한 번에 성공할 때 나는 백 번을 하고 남이 열 번을 하면 나는 천 번을 하겠다’라는 뜻으로 허 회장은 “이런 열정과 각오로 (사업을) 실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이는 올해 △‘진화의 DNA’ 정착 △수익기반 다변화·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 △실행력이 곧 최고의 경쟁력 등 세 가지 과제를 제시한 허 회장이 강한 실행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아무리 전략이 훌륭하고, 역량이 뛰어나다 하더라도 강력한 실행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결코 성공할 수 없다”며 “실행력이 곧 최고의 경쟁력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했다.이웅열 회장이 2017 코오롱그룹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코오롱 제공.이웅열 코오롱(002020)그룹 회장은 ‘생각을 모아 이익을 더한다’는 의미의 ‘집사광익(集思廣益)’을 핵심 가르침으로 삼았다. 는 “2017년은 새 시대를 준비하는 매우 중요한 한 해로 하루하루 매 순간이 결정적 기회가 될 것”이라며 “이 위기를 잘 견디고 버텨내야 지금껏 심혈을 기울인 사업들을 완성시키고 미래를 손에 넣을 것”이라고 했다.특히 이 회장은 “우리 각자의 아이디어와 의지가 하나로 뭉쳐지면 해내지 못할 것이 없다. 남극의 황제펭귄들조차 견디기 힘든 혹한이 닥쳐올 때는 모두가 몸을 맞대고 한 데 뭉쳐서 온기를 나누는 허들링(Huddling)에 돌입한다”며 “바깥쪽에 있는 무리가 매서운 눈폭풍에 맞서다 지치면 다른 무리가 번갈아 그 자리를 대신하면서 서로의 생명을 지켜낸다”고 강조했다.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이 2일 서울 을지로 페럼타워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동국제강 제공.장세욱 동국제강(001230) 부회장은 ‘부국강병(富國强兵)’을 거론했다. 부유한 나라와 강한 군사라는 뜻처럼 임직원 모두가 정유년을 자신의 능력과 제한을 뛰어 넘어 100년 기업의 초석을 다지는 한 해로 삼자는 의미에서 장 부회장은 이 같은 사자성어를 골랐다.장 부회장은 유리컵에 갇혀 있던 벼룩이 그 이상을 뛰어넘지 못하는 자기 제한을 사례로 들며 “동국제강의 자기 제한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그것을 뛰어넘기 위한 능력을 키워달라”고 전했다. 그는 부국강병을 위한 다섯가지 키워드로 원칙과 신뢰를 갖자는 ‘윤리경영’, 맡은 바 임무를 완수하자는 ‘책임경영’, 의사결정의 신속성을 뜻하는 ‘스피드경영’, 직원의 경쟁력을 키우자는 ‘인재경영’, 몰입과 창의적 소통으로 미래를 준비하자는 ‘미래경영’ 등을 제시했다.
2017.01.02 I 최선 기자
 로맨틱한 '부산'서 달달함에 빠지다
  • [여행] 로맨틱한 '부산'서 달달함에 빠지다
  •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쇼핑왕루이’ 주인공 루이(서인국)와 복실(남지현)이 ‘보수동 책방골목’에서 키스신을 찍고 있다. 헌책 냄새가 풀풀 나는 ‘보수동 책방골목’은 부산서 가장 아름다운 거리 중 하나. 한국전쟁으로 생활이 어려웠던 피란민과 학생, 지식인이 만들어낸 아픈 역사를 품고 있다(사진=부산관광공사).[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부산은 도시 전체가 드라마나 영화세트장이다. 원도심에는 낡은 도시의 이미지가, 해운대에는 화려한 미래 도시의 이미지가 있다. 현재와 미래, 과거가 공존하는 독특한 이미지다. 도심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또 다른 세상이다. 한적한 어촌·강촌마을의 풍경이나 천혜의 자연을 담을 수 있는 곳이 바로 부산이다. 영화나 드라마 감독들이 부산을 좋아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본 촬영장이 유명 관광지가 되는 이유기도 하다. 이런 여행에는 소소한 즐거움이 많다. 스크린이나 드라마 속 촬영지와 현실이 어떻게 다른지, 주인공의 발길을 거친 호텔이나 식당은 어디인지가 여행객의 모험심을 자극한다. 이번에 소개할 부산은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쇼핑왕 루이’의 흔적을 따라가는 여행길이다. ◇추억 찾아 떠나는 ‘원도심 코스’첫 목적지는 부산 동구 초량동. 이 일대에는 다양한 문화의 자취가 깃들어 있다. 초량동은 일제 수탈과 한국전쟁으로 피폐한 피란민이 몰려들었던 ‘원도심’이다. 산비탈에 판잣집을 짓고 서로 의지하며 살았다. 좁고 허름한 골목마다 뜨겁고 진한 삶의 향기가 느껴지는 건 바로 이 때문이다. 최초의 근대식 개인 종합병원인 백제병원과 최초의 창고인 남선창고도 이곳에 있다. 드라마에서 이곳은 주인공 루이가 복실의 남동생인 복남의 치열한 추격신으로 재미를 선사하던 168계단이 있는 곳이다. 백제병원과 남선창고터, 초량교회를 지나면 가파른 산비탈을 오르던 계단이 나타난다. 가파른 계단만큼이나 힘겨운 삶을 살아야 했던 이들 삶의 애환이 녹아 있는 곳이다. 최근에는 모노레일이 생겨 쉽게 오르내릴 수 있다. 전망대, 이바구공작소 등 산복도로 일대도 둘러볼 수 있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쇼핑왕 루이’의 배경이 된 부산 동구 초량동의 168계단(사진=부산관광공사).부산 초량동 168계단(사진=강경록 기자).루이와 복실의 키스신으로 유명해진 ‘보수동 책방골목’도 있다. 헌책 냄새가 풀풀 나는 이곳은 부산서 가장 아름다운 거리 중 하나. 한국전쟁으로 생활이 어려웠던 피란민과 학생, 지식인이 만들어낸 아픈 역사를 품고 있다. 책방골목만의 아련한 추억과 낭만적인 정취 등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길 건너에는 영화 ‘국제시장’으로 유명해진 국제시장과 부평깡통시장이 있다. 볼거리와 먹거리가 넘치는 명소로 드라마 속 루이와 복실이 뜨거운 먹방을 선보인 곳도 바로 여기다. 드라마에서 인성과 마리가 데이트를 즐겼던 곳도 원도심에 있다. 감수성 예민한 여행객은 특히 ‘주의’해야 하는 곳이다. 천마산 아래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부산의 야경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처럼 심장을 마구 펌프질하기 때문이다. 감동의 방귀신이 여기서 탄생했다. 천마산 에코하우스 상달빛극장에서는 매년 ‘국제단편영화제’를 연다. 산복도로의 한가운데서 고요함과 화려한 야경을 팝콘 삼아 보는 단편영화는 부산사람도 잘 모르는 명물이다. 이외에도 감천문화마을과 용두산공원, 영도다리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쇼핑왕루이’의 촬영지 중 하나인 ‘감천문화마을’(사진=강경록 기자).최근 종영한 드라마 ‘쇼핑왕루이’의 촬영지 중 하나인 ‘감천문화마을’(사진=강경록 기자).◇달콤함에 푹 빠지는 ‘해운대 코스’달콤한 로맨틱에 빠져보고 싶다면 광안대교를 찾아가자. 광안리 앞바다를 가로지르는 이 대교는 부산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랜드마크 중 하나다. 드라마에서 복실이 넋을 놓고 야경을 감상하던 곳이다. 이곳 야경은 부산사람과 관광객에게 때로는 맛있는 안주가 되기도 하고 달콤한 디저트가 돼주기도 한다. 드라마에서 루이와 복실이 방문했던 핫한 온천 찜질방도 근처에 있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쇼핑왕루이’ 주인공 루이(서인국)와 복실(남지현)이 부산 광안대교를 배경으로 촬영한 후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가 됐다.(사진=부산관광공사)다음은 마린시티에 있는 ‘영화의 거리’다. 마린시티 해안 800m 구간에 ‘영화와 놀고 즐기기’를 주제로 만든 거리다. 영화와 관련한 재미있는 조형물 등 즐길거리가 가득하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광안대교의 전경과 야경도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드라마에서는 마리가 부산출장 중 마린시티 ‘영화의 거리’에서 광안대교를 바라보는 장면으로 나왔다. 드라마 ‘쇼핑왕 루이’의 주요 촬영지 중 한 곳인 부산 해운대 ‘마린시티’(사진=부산관광공사).동백섬은 해운대해수욕장과 마린시티 사이에 위치한 부산여행의 ‘핫스팟’이다. 해운대해수욕장 남쪽 끝에 자리했다. 2005년도 APEC 정상회담이 열린 누리마루 APEC하우스로 유명해졌다. 드라마에서는 동백섬에서 광안대교를 배경으로 복실이 최 회장과 조우했던 장면으로 나왔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쇼핑왕 루이’ 주인공 루이(서인국)와 복실(남지현)이 동백섬에서 누리마루 전망대를 배경으로 촬영 중이다. 드라마 종영 후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명소가 됐다(사진=부산관광공사).해운대해수욕장은 명실상부 국내서 가장 유명한 해변이다. 드라마에서는 호텔라운지에서 바라본 해운대해수욕장이 나왔다. 여름이 되면 전국 피서객의 발길에 몸살을 앓는 곳이지만 지금은 제법 한산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곳의 매력까지 식은 것은 아니다. 차가워진 바다는 얼핏 겨울나들이 장소로 어울리지 않아 보이지만 여름 못지않은 낭만을 품고 있다. ◇부산인 듯 아닌 듯 ‘기장 코스’ 기장 해안길에서 결코 놓칠 수 없는 게 등대다. 북쪽으로 연안을 따라 14개의 등대가 줄을 섰다. 기암괴석과 등대는 절묘하게 어울려 보는 이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낸다. 드라마에서도 기장의 등대는 어김없이 등장한다. 중원과 복실이 부산으로 출장을 와서 대변항 주변 횟집에서 식사를 하는 장면에서도, 허 집사와 김 집사가 젖병등대의 야경을 배경으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가장 유명한 것은 연화리 방파제 위 ‘마징가 Z’와 ‘태권 V’를 형상화한 이른바 장승등대 두 개다. 연화리를 거쳐 대변항 앞바다를 가로지르는 방파제에 다다르면 월드컵 등대가 나온다. 2002년 월드컵 4강 진출을 기념해 세운 것이다. 대변항에서 해안절벽을 따라 풍경을 감상하며 북쪽으로 계속 가면 죽성리다. 이곳에도 독특한 모양의 등대가 있다. 마치 현대미술의 한 작품을 보는 듯한 모양새로, 직사각형에 구멍이 뚫린 등대다. 이름은 방파제 등대. 보는 각도에 따라 등대 틈새로 비치는 어촌 풍경이 다 다르다. 이밖에 임랑항의 물고기등대를 비롯해 갈매기등대와 야구등대도 독특한 풍광을 자아낸다. 드라마 ‘쇼핑왕루이’의 촬영지 중 한 곳인 대변항 등대(사진=강경록 기자).임랑해변은 작고 한적한 어촌마을이다. 드라마에서 최 회장이 루이를 잃고 상심에 빠져 내려와 지내던 곳이다. 이름처럼 아름다운 송림과 달빛에 반짝이는 은빛파랑으로 유명하다. 인근 대룡마을의 아기자기한 조형물 또한 볼거리다. 드라마의 메인 세트장과 장안사, 기장도예관으로 이어지는 힐링코스도 있다. 특히 기장군 남쪽 끝인 용궁사에서 북쪽 끝인 대룡마을을 잇는 낭만의 드라이브 코스는 기장을 방문했다면 꼭 운전대를 잡고 둘러보는 게 좋다. ◇여행메모부산여행지도(이미지=이데일리 디자인팀)△여행팁=부산관광공사는 드라마 ‘쇼핑왕 루이’의 촬영지를 엮은 상품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부산역을 출발해 영화의거리~국제시장~부평야시장~광안리~산복도로 등 주요 촬영지를 둘러보는 일정이다. 반일투어, 전일투어, 1박2일투어, 야경투어 등 다양한 여행상품이 있다. 한세투어(1566-1390)로 문의하면 된다. △먹을곳=초량동 ‘168도시락국’(051-714-2619)에서는 도시락과 시락국, 소고기국밥을 맛볼 수 있다. 기장 연화리의 ‘손큰할매’(051-721-2959)는 전복죽과 해물모둠회가 유명하다. △잠잘곳=해운대에 있는 아르피나(051-731-9800)가 가격 대비 추천할 만한 숙소다. 유스호스텔이지만 깨끗한 시설과 호텔급 서비스를 자랑한다. 부산 동구 초량동 168도시락국의 시래기국(사진=강경록 기자).부산 동구 초량동 168도시락국의 도시락(사진=강경록 기자).부산 기장 연화리 ‘손큰할매’의 해물모둠회(사진=강경록 기자).드라마 ‘쇼핑왕 루이’의 촬영지 중 한 곳인 ‘천마산 에코전망대’에서 배우들이 연기하고 있다(사진=한국관광공사).‘쇼핑왕 루이’의 주요 촬영지 중 한 곳인 ‘천마산 에코하우스’의 달빛정원’(사진=부산관광공사).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쇼핑왕 루이’ 주인공 루이(서인국)와 복실(남지현)이 동백섬에서 누리마루 전망대를 배경으로 촬영 중이다. 드라마 종영 후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명소가 됐다(사진=부산관광공사).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쇼핑왕 루이’의 촬영지 중 하나인 부평깡통시장(사진=부산관광공사)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쇼핑왕 루이’ 주인공 루이(서인국)와 복실(남지현)이 기장 임랑해수욕장에서 촬영 중이다. 드라마 종영 후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가 됐다(사진=부산관광공사).드라마 ‘쇼핑왕 루이’의 촬영지 중 한 곳인 기장 대변항(사진=부산관광공사).드라마 ‘쇼핑왕 루이’의 촬영지 중 한 곳인 부산 해운대 ‘더베이’(사진=부산관광공사).드라마 ‘쇼핑왕 루이’의 촬영지 중 한 곳인 ‘감천문화마을’(사진=강경록 기자).드라마 ‘쇼핑왕 루이’의 촬영지 중 한 곳인 ‘감천문화마을’(사진=강경록 기자).부산 기장 연화리 손큰할매의 전복회(사진=강경록 기자).
2016.12.02 I 강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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