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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종과 박연의 팩션 사극 뮤지컬 '낭만별곡' 내달 19일 개막
-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공연제작사 파크컴퍼니는 뮤지컬 ‘낭만별곡’을 오는 3월 19일부터 6월 9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스24 아트원(옛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공연한다고 6일 전했다.뮤지컬 ‘낭만별곡’ 캐스팅. (사진=파크컴퍼니)‘낭만별곡’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한 ‘2022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 스토리 부문에서 111대1의 경쟁률을 뚫고 최우수상을 받은 작품이다. 영상화도 진행 중인 가운데 뮤지컬로 먼저 선보인다.작품은 조선을 배경으로 세종대왕이 즉위 전 청년 이도로서 악기 연주를 즐겼다는 태종실록 기록을 모티브로 한다. 세종과 함께 조선 음악의 기틀을 세운 실존 인물 박연, 그리고 허구의 인물인 예성과 동래를 통해 역사에 상상력을 가미한 팩션 사극이다.조선의 음악기관 장악원의 전신인 이원(梨園)에 성별·출신·신분·나이에 상관없이 오직 음악 안에서 음악으로 낭만(浪漫)을 이야기하는 인물들의 이야기다. 가야금, 대금, 해금, 피리 연주로 저마다의 사연을 별곡(別曲)으로 완성하며 음악으로 하나 되는 과정을 그린다.신분을 숨기고 이원에 들어가는 이도 역은 이종석, 반정모, 김우성이 맡는다. 갑작스럽게 이원으로 발령받아 악사들을 관리하는 박연 역에는 박유덕, 장민수가 캐스팅됐다.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남장을 하고 이원의 악사가 된 예성 역으로는 전하영, 박주은이 출연한다. 천민 출신으로 이원의 악사가 된 동래 역은 황두현, 정백선, 정지우가 연기한다. 무용수 유다혜, 배상경이 이원의 상징인 배꽃의 의인화 및 음악의 존재 자체로 표현될 무용을 선보인다.신재아 작가의 스토리를 한국뮤지컬어워즈 극본 및 작가상과 차범석희곡상 등을 수상한 박해림 작가가 뮤지컬로 대본화했다. 김은영이 작곡·연출·음악감독을, 신선호 안무감독이 안무를 맡았다. 오는 13일 예스24와 인터파크를 통해 1차 티켓 오픈을 진행한다.
- G마켓, 명절 전 ‘선물하기’ 1위 품목은 무선 이어폰
-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G마켓이 설을 앞두고 ‘선물하기’ 트렌드를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이 판매된 품목은 ‘무선 이어폰’으로 나타났다.마켓이 설을 앞두고 ‘선물하기’ 트렌드를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이 판매된 품목은 ‘무선 이어폰’으로 나타났다. (사진=G마켓)6일 G마켓은 최근(1/22-2/4) e쿠폰을 제외한 일반상품을 대상으로 ‘선물하기’ 판매량을 살펴본 결과 누적 판매량 1위는 ‘무선 이어폰’이 차지했다고 밝혔다. 그 뒤로 △한라봉·천혜향 △스마트워치 △한우 △캔선물세트 순이었다. 지난해 설 전 동기간(23/1/3-1/16)에는 ‘홍삼’ 선물하기가 가장 많았고, △한라봉·천혜향 △캔선물세트 △한우 △배가 뒤를 이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여파에 건강식품 선물이 인기를 끌었지만, 올해는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활용도와 선호도가 높은 디지털기기가 인기를 끈 것으로 보인다. ‘선물하기’ 판매량은 전년 대비 2배 이상(175%) 급증했다.‘설 빅세일’ 프로모션은 6일이 마지막 날이다. 6일 밤 12시까지 빅세일 15% 쿠폰을 활용해 합리적인 가격으로 마음을 전할 수 있다. 행사 상품 대부분이 ‘선물하기’로 구매 가능하다. 특히, 매일 하나의 카테고리를 지정해 ‘최저가 도전’에 판매하는데, 6일은 ‘패션템 사는 날’로, 총 8개 인기 상품을 특가에 선보인다. G마켓은 △탑텐 티셔츠/팬츠 특가전 △에고이스트 겨울템 베스트 △루시앙 겨울 아우터 등을, 옥션은 △노스페이스 반팔티 균일가 △푸마 파이널 특가 △엘림모피 천연모피 등을 판매한다.선물하기 이벤트도 마련했다. 오는 9일까지 선물하기 이용 고객 중 추첨을 통해 총 5명에게 순금 1돈(3.75g)을 증정한다. 행사 기간 내 선물하기로 상품을 구입하면 이벤트에 자동 응모되며, 많이 선물할수록 당첨기회는 올라간다. 정현우 G마켓 라이프사업팀 팀장은 “명절을 앞두고 배송지와 배송일자를 신경 쓰지 않고도 편하게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선물하기’가 인기” 라며 “특히 G마켓의 ‘선물하기’ 서비스는 가전, 패션, 뷰티, 가구 등 다양한 상품 구색을 갖추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 JW생명과학, TPN 수출 확대 통해 글로벌기업 도약
-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JW생명과학(234080)은 종합영양수액(TPN)의 매출 증가에 힘입어 올해부터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진입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아직 내수 비중이 압도적인 만큼, 수출 확대를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게 관건이다.[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5일 JW생명과학의 지난해 잠정 실적을 살펴보면 지난해 이익률이 TPN 덕에 상당히 개선됐다. 지난해 매출은 2069억원으로 전년 대비 9.5%, 영업이익(309억원)은 13.9% 늘었다. 관계사인 JW바이오사이언스의 사업구조 개편 덕에 같은 기간 순이익도 234억원으로 56.7% 늘었다.◇엔데믹으로 실적 회복…TPN 수요 증가로 매출 성장JW생명과학은 실적 개선의 주요 원인으로 핵심 품목인 TPN의 내수와 수출이 증가한 것을 짚었다. TPN이란 식사가 불가능한 환자에게 영양분을 공급하는 종합영양수액제다. 기초수액에 비해 고부가가치 의약품에 속해 JW생명과학의 수익성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JW생명과학은 2020년 1835억원이었던 매출이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2021년 1698억원으로 줄었다 2022년에는 1889억원으로 돌아왔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억제됐던 TPN의 성장세가 지난해부터 정상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국내 전체 병원입원일수는 2020년 일시적으로 감소했지만 2022년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JW생명과학의 지난해 매출은 2069억원으로 전년 대비 9.5% 늘면서 성장세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JW생명과학은 엔데믹으로 수액 수요가 급증할 것에 대비해 2022년 10월 당진 공장에 TPN 자동화 생산설비 ‘TPN 3라인’ 증설을 완료했다. 해당 라인의 본격 가동으로 JW생명과학의 TPN 연간 최대 생산량은 기존 1020만개에서 1400만개로 37% 증가했다. 이러한 조치는 실제 수요가 증가하면서 빛을 발했다. TPN 증설라인은 현재 풀가동에 가까운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뿐만 아니라 JW생명과학은 지난해 1월 TPN 신제품으로 아미노산 함량을 높인 ‘위너프 에이플러스주’를 출시했다. 위너프는 3챔버수액으로 각각의 구획(chamber)에 포도당과 아미노산, 지질 등을 담아뒀다가 투여 직전에 골고루 섞이게 만든 제품이다. 하나의 용기에 3개의 영양소를 간편하게 혼합해 사용할 수 있는 3챔버수액은 세계적으로도 소수의 회사만 생산하고 있다.종합영양수액 ‘위너프’ (사진=JW중외제약)위너프는 2013년 출시된 이후 2015년 6월 독일 프레지니우스카비의 ‘스모프카비벤’을 제치고 국내 점유율 1위로 올라선 이후 현재까지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 JW생명과학은 수약제 전문 제약사로서 국내 TPN 시장점유율이 2022년 기준 48.9%에 달한다. 같은 기간 국내 기초수액 시장점유율은 41%로 집계됐다. JW생명과학의 내수용 수액은 대부분 국내 판매를 담당하고 있는 JW중외제약(001060)에 판매되고 있다.◇내수 비중 90%대…수출 확대 통해 글로벌화에 ‘방점’JW생명과학의 과제는 글로벌화다. JW생명과학이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고품질의 TPN을 연구개발해온 것도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것이었다.그러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JW생명과학의 매출에서 JW중외제약이 차지하는 비율은 82.2%에 달한다. 그 다음으로는 수액 위탁생산(CMO)이 12.4%, 수출이 3.8%의 비율을 차지했다. CMO 사업의 고객사들이 대부분 국내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90% 이상이 내수 매출에 의존하는 셈이다.JW생명과학은 올해부터 해외 수출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우선 박스터향 수출 물량이 다시 증가할 전망이다. 여기에 자체적으로 수출 활로를 뚫은 중국, 몽골 등의 수출도 해외 매출 증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현재 JW생명과학의 수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업체는 글로벌 수액제조사인 미국의 박스터다. JW생명과학은 2013년 박스터와 유럽지역 수액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기간은 10년이었으며, 자동 연장된 것으로 추정된다. 계약 당시에는 박스터가 전 세계 공급권을 가져갔으나 2020년 계약 국가를 조정했다. 이에 따라 박스터는 미국, 유럽, 오세아니아 지역에 위너프를 공급하기로 하고 나머지 지역은 JW생명과학이 수출하기로 했다.JW생명과학이 직접 수출할 수 있는 국가는 중국, 몽골 등이다. JW홀딩스는 2020년 10월 중국 뤄신제약그룹(Luoxin)의 자회사인 산둥뤄신제약그룹(Shandong Luoxin)과 위너프 기술수출·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산둥뤄신과 중국 판매를 위한 준비 단계에 있다. JW홀딩스는 2021년 12월에는 몽골 아시아파마(AsiaPharma LLC)와 위너프 몽골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 몽골에 위너프 수출을 개시했으며,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수출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여기에 박스터향 수출물량이 다시 증가할지가 관건이다. 박스터향 수출액은 2022년 106억원에서 지난해 70억원 수준으로 감소했다. JW생명과학은 올해 유럽 수출국이 10개국에서 19개국으로 늘면서 박스터향 수출물량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JW생명과학 관계자는 “JW생명과학은 아시아 최초로 TPN 생산시설에 대한 유럽연합 우수 의약품 제조·품질관리 기준(EU-GMP) 인증을 획득해 세계적 수준의 생산 인프라를 인정받았다”며 “이를 기반으로 기존 수출 시장 확대를 포함한 새로운 수출 시장 개척을 통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 1000만원 30년 투자하면…韓 4300만원, 美·日 1억 7500만원
-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30대 직장인 A씨가 노후를 위해 모아둔 1000만원을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한다고 가정해보자. 우리 주식 시장의 지난 10년 총주주수익률(주주들이 일정 기간 얻을 수 있는 수익률) 인 ‘복리 기준 연 5%’를 적용하면 30년 후 투자원금은 4300만원으로 늘어난다. 만약 우리 주식시장의 총주주수익률이 미국과 일본 수준인 ‘복리 기준 연 10%’까지 오를 수 있다면 어떨까. 30년 후 A씨의 1000만원은 1억7500만원으로 불어난다. 수령액의 차이가 4배에 이른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증시 저평가가 만들어낸 결과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5일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제대로 진행해야 한다며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정은보 신임 한국거래소 이사장에게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개서한을 보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美·日 대비 총주주수익률↓…피해는 국민 몫기업거버넌스포럼은 서한을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가장 큰 피해자는 국민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연금이 국민의 은퇴자금을 매월 적립해 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은퇴자금의 상당 부분이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틀린 얘기는 아니다. 기업거버넌스포럼에 따르면 지난 3년간 한국 증시는 총주주수익률(배당포함) 기준 연 2%의 손실을 주주에게 안겼다. 같은 기간 미국의 수익률은 9%, 일본의 수익률은 12%에 이른다. 지난 10년으로 기간을 확대해도 미국의 수익률은 12%, 일본은 9%인데 반해 한국의 수익률은 5%에 불과하다. 기업거버넌스포럼 측은 “청년들에게 금융자산 축척 관점에서 상장기업의 과실을 공유할 수 있는 안정적인 주식 투자 성과가 중요하다”며 “국민연금을 통한 간접투자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핵심은 ‘주주환원’기업거버넌스포럼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범이 주주환원을 하지 않는 상장사라고 지적하며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판단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따라 주요 상장사가 재무상태표의 비효율성을 없애고 제대로 주주환원만 해도 주당 펀더멘털 가치가 50~120% 상승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주가가 2배 이상 뛸 수 있다는 얘기다. 일본이 진행한 정책 효과보다 주가 상승 폭이 클 수 있다는 주장이기도 하다. 특히 기업거버넌스포럼은 주주총회를 거치지 않고 이사회에서도 토론하고 결의할 수 있는 안건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를테면 기업거버넌스포럼은 현대차가 △현금 19조원 중 8조원을 투입해 우선주 전량을 매입해 소각하고 △일반주주 의사에 반하는 삼성동 부지를 매각하고 △순이익의 30~50%를 주주환원하는 밸류업 프로그램에 나서면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6배에서 1.0배로 오를 수 있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현재 20만원대인 주가가 50만원까지 상승할 수 있는 수치다. 삼성전자의 경우 PBR이 1배가 넘는 기업이지만, 기업거버넌스포럼은 대만의 반도체 기업인 TSMC로부터 거버넌스와 주주환원을 배울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기업거버넌스포럼은 삼성전자에 대해 현금 92조원 중 50조원을 투입해 우선주 전량을 매입하고, 이 중 20조원을 소각해 주주환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향후 순이익의 30~50% 규모의 주주 환원을 약속하고 이사회도 한국계에서 외국계 등 글로벌 리더들로 구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경우 PBR을 2.2배까지 높일 수 있고, 현재 7만원대인 주가는 13만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추정했다. ◇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금융당국 역할 중요”특히 기업거버넌스포럼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시행할 때 추진하는 주체를 경영진이 아닌 이사회임을 명확히 하는 한편, 금융당국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당국이 프로그램을 최소 3년 이상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프로그램의 실효성이 보장된다는 의미다. 이와 함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제대로 시행하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의 리스트를 정기적으로 공시하는 등의 관리도 필요하다고 봤다. 또한 기업거버넌스포럼은 상장사들이 주가 디스카운트 해소에 나선 후 징벌적 상속증여세를 경감해줘도 늦지 않다는 주장도 펼쳤다. 상속세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원인 중 하나인 것은 맞지만 주요한 원인은 아니라서는 이유에서다. 박소연 신영증권 자산배분전략팀장은 “최근 정책은 금융시장 관점에서도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주장하고 있다”면서 “높은 상속세 때문에 대주주가 낮은 주가를 선호한다는 의심에서 ‘상속세 개편’이 밸류업 프로그램과 맞물려 논의되고 있는데, 이는 정책 목표가 일반 주주의 후생을 높이는데 있다는 것으로 과거보다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 "AI가 판결문 데이터 러닝..재판 지연 획기적 해소 기대"
- [이데일리 백주아 성주원 기자] “법원이 하급심(1·2심) 판결문을 공개하고 방대한 데이터를 인공지능(AI)·챗GPT가 요약하는 등 기초 업무만 도와줄 경우 업무량 상당 부분이 줄어들 것이다. 공적 영역에서의 리걸테크 산업 투자가 뒷받침돼야 한다.”강석훈(61·사법연수원 19기) 법무법인 율촌 대표 변호사는 5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사법부가 추진하는 재판 지연 해소책을 두고 이같이 말했다. 강석훈 법무법인 율촌 총괄 대표변호사가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헌법 제109조에 의거 재판의 심리와 판결은 공개가 원칙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법원은 하급심 판결문을 제한적으로 공개한다. 재판이 대법원 선고까지 평균 5년 이상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재판 지연으로 재판받는 국민과 대리인 로펌의 피해 손실은 상당하다. 공개된 판결문 데이터와 리걸테크 산업을 접목할 경우 판사 숫자를 많이 늘리지 않더라도 재판 지연을 획기적으로 해소할 수 있다는 게 강 변호사 판단이다. 강 변호사는 “미국은 모든 판결문을 공개해 웨스트로, 렉시스넥서스 등 법률 서비스 제공 기업이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다”며 “AI 기술을 활용해 교통사고, 폭력, 이혼 등 수십만 건의 하급심 판결문과 서면을 데이터 러닝을 할 경우 어지간한 선례를 찾아 답을 줄 수 있는 만큼 판사 업무 상당 부분이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율촌은 2015년부터 선제적으로 리걸테크 관련 투자를 이어왔다. 법률 서비스에 AI 기술 활용 시 얻는 효용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현재는 광범위한 법률 데이터 검색, 법률 문서 생성 등을 돕는 법률 AI 구축을 추진 중이다. 다만 불확실성 등 민간 영역의 투자는 한계가 있는 만큼 리걸테크 발전을 위한 공적 영역의 투자가 확대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법원이 보유한 데이터를 잘 가공해 국민과 변호사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할 경우 재판도 빨라지고 전체적으로 얻는 이익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AI 기술 발전으로 법률 시장 질서가 왜곡될 것이란 일부 우려는 기우라고 봤다. 강 변호사는 “지난 1990년 판사 임관 당시만 해도 판결문 초본을 손으로 쓰고 대법원 판결 요지집을 찾아 판례 검색을 했다”며 “워드 프로그램이 나오고 판례 검색이 수월해지면서 판사 업무가 수월해질 것이란 전망과 달리 일은 오히려 더 늘었다. 단순 반복적인 일은 기계에 미루고 사람은 창의적·종합적·통섭적인 일을 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다음은 일문일답.-2023년을 돌아보면 어떤 해였나.△노동시장에서는 중대재해처벌법, 노란봉투법, 직장 내 괴롭힘 등 이슈가 많아서 노동팀이 성장을 견인한 부분도 있다. 전통적으로 조세 분야도 강한데 조세 관련해서도 매출이 늘었다. 전체적으로 보면 2023년은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PEF(사모펀드)·M&A(인수합병) 시장이 위축되다보니까 딜 자문보다는 송무 분야가 약진한 해였다. -올해는 어떤 새로운 이슈를 마주치게 될까.△기업이 비용을 줄이려고 할 것이고 맨 먼저 줄이는 게 컨설팅·법무 비용이다. 그렇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꼭 맡겨야 하는 일이 있다. 거기서 경쟁력으로 승부해야 한다. ‘이 영역만큼은 율촌 홍길동 변호사를 찾아가야 한다’라고 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재판 지연 문제가 많이 지적되고 있다.△신임 대법원장께서 재판 지연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하셨다. 재판이 빨라지면 국가 전체적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많을 것이다. 법원 입장에서만 보기보다는 재판받는 국민, 국민을 대리하는 변호사 입장에서도 어떤 불편함이 있는지 어떤 의견이 있는지 소통할 수 있으면 해법을 찾는 데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관심있게 살펴보고 있는 이슈가 있다면.△제가 요즘 관심이 많은 분야는 AI(인공지능)다. 미국은 법률 서비스 업체가 모든 법원의 판결문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한다. 변호사가 쓰는 소장, 서면도 다 공개하고 있다. 이 방대한 데이터를 생성형AI, 챗GPT 러닝을 시키면 엄청난 결과가 나올 것이다. 미국 업체들은 우리나라에도 자회사를 두고 대법원 판결, 주석서, 법률 문헌 등 서비스를 하려고 할 것이다.-어떻게 대응해야 하나.△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는 워낙 데이터가 방대해서 일반적 영역에서는 우리가 경쟁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다만 법률은 미국법원과 우리 법원의 판결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우리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영역이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우리 법원은 하급심 판결을 공개하지 않는다. 사실 AI서비스가 가장 필요한 데이터가 하급심 판결이다. -왜 그런가.△가장 전형적인 사건이 교통사고, 폭력, 이혼 사건 등이다. 수십만건의 하급심 판결이 쌓여있다. 엄청나게 많은 사실관계가 있는 것이다. 데이터 러닝을 시켜두면 웬만한 사건은 선례를 찾아서 답을 줄 것이다. 그 많은 서면을 AI가 요약하고 판결문 러닝이 되면 판사 업무 중 상당 부분이 덜어질 것이다. -재판 지연 문제 해소에 도움이 될까.△판사 숫자를 늘리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문제다. 이런 쪽에 투자를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법원이 하급심 판결 공개만 하면 우리나라도 민간영역에서 관련 투자가 이뤄질 것이다. -로펌이 역할을 할 수 있나.△법원 다음으로 데이터를 많이 가진 곳이 로펌이다. 우리가 가진 데이터를 어떻게 리걸테크와 접목할 것인가가 숙제다.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다 보니 투자 결정 등에도 제약이 있다. 물론 안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법원도 이런 부분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AI로 인해 위기감을 느끼는 부분은 없나.△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간의 영역이 줄어들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단순 반복적인 일은 기계한테 미루고 인간은 창의적이고 종합적이고 통섭적인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 비슷한 경험이 있다. 제가 1990년 판사로 임관했을 당시만 해도 판결문 초고를 손으로 쓰고 선고 후에 사무원이 타이핑을 쳤다. 판결문을 찾아보려면 대법원 판결 요지집이라는 큰 책에서 찾아야 했다. 몇년 뒤 워드프로세서, 판례검색 프로그램이 나왔다. 이때 ‘앞으로 판사들 일이 편해지겠다. 판사 숫자를 줄여도 되겠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판사가 필요하다.-율촌은 어떻게 대비하고 있나.△2015년에 리컬테크 쪽 선두주자로 처음 만들었고 투자도 계속하고 있다. 챗GPT는 아예 상황이 다르다. 과거에는 ‘리걸테크에 투자를 해야 한다. 변화가 있을 것이다’라고 막연히 생각하고 대비했다면 최근 몇년 사이에는 구체적으로 변화 양상이 보인다. 처음해보는 것이기 때문에 고민이 많다. 공공 섹터가 투자에 더 적극적이면 좋겠다. 강석훈 법무법인 율촌 총괄 대표변호사가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강석훈 법무법인 율촌 총괄대표변호사는△1963년 대구 출생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원 △미국 조지타운대학 로스쿨 (LL.M.) △제29회 사법시험(사법연수원 19기) △서울지방법원 남부지원 판사 △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 판사 △서울고등법원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부장판사) △기획재정부 세제발전심의위원회 위원 △행정자치부 지방세예규심사위원회 위원 △(현)한국세법학회 부회장 △(현)법무법인 율촌 총괄대표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