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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JY “내달 손정의 만나 ARM 인수 제안 들을 것”
-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다음은 22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뉴스다.△1면-JY “내달 손정의 만나 ARM 인수 제안 들을 것”-유망 투자처도 돈이 안 모인다-지방 부동산 규제, 세종 빼고 다 풀었다 △종합-“연준, 韓만 추가 통화스와프 체결 안할 것”-“强달러 계속…‘인플레 잡기’가 급선무”-푸틴의 야욕…2차 대전 이후 첫 軍동원령 전격 발동△국토부, 규제지역 2차 해제 -부동산 거래 절벽에 규제 지역에 대폭 줄였지만…수도권 빠져 효과 제한적-대출·청약기준 완화…지방 미분양 해소될까-세종·인천서 15억원 넘는 집 살 때 주담대 가능해진다 △종합-중견 운용사 ‘유동성 낙수효과’ 실종에…돈줄 마른 스타트업마저 위태-추경호 “한미 통화스와프, 섣부른 언급은 부적절”-금감원 ‘文정부 5조 규모 태양광 대출’ 전수조사 착수△흔들리는 수출 코리아-반도체·휴대폰 수출 고꾸라지는데…고환율에 기업 비용까지 치솟아-“수출기업 750곳 물류비 120억 신속 지원 대출 수출 부진, 근본 대응책 마련할 것”△정치-이준석 ‘성접대 의혹’ 불송치 처분…李측 “윤리위 징계 가처분 신청 검토”-“이재명 대표 사법처리 후 대책, 누구나 생각할 것”△송길호 논설위원의 파워인터뷰-“반도체 10년 후면 기술적 한계, 패키징시장서 활로 찾아야”△경제-통화 약세 방어할 실탄 확보하나 안전자산 美국채 던지는 한중일-국민연금, 한은서 달러 빌려 해외투자 하나△금융-코로나대출 만기연장 3년 더 원리금 상환 유예는 1년 더 -‘서민 급전 창구’ 2금융사 자금 조달 비상△글로벌-푸틴, 유엔 총회 맞아 보란 듯 ‘강공’…美 “나약함 드러낸 것”-獨, 러 공급 중단에 가스기업 국유화 △산업-JY 승부수…반도체 두뇌 설계 1위 ARM 품고 위기 돌파-거대 LNG탱크 옆 수소복합단지 ‘탈탄소 큰 그림’ 그리는 SK가스△ICT -“답정너 플랫폼 규제 우려 커…기업 주도 방식으로 추진해야”-애플에 한국 소비자는 여전히 ‘호갱’인가△제약·바이오-프레스티지바이오 “차별화된 CDMO 서비스 자신있다”-“직원이 주인 되니 고성장 회사로 변신”△과학카페-소행성에 꽝!…탐사선 충돌시켜 지구 지킨다-“글로벌 과학기술 패권경쟁 치열 과학의전당 설립 더 미루면 늦는다”△증권-악재 뚫고 달린다…외인 올라탄 배터리·자동차-손병두 “상장 中企 회계지원센터 설치할 것”△이데일리 문화대상-긴 ‘코로나 터널’ 지나 일상 회복 성큼…더 뜨거워진 무대, 더 커진 관객 함성△부동산-“고품질 임대주택 위해 ‘표준형 건축비’ 올려달라”-‘모아주택’도 세입자 보상대책 마련된다△피플-“미래에도 통할 인재상…만족 않고 도전하는 ‘헝그리 정신’”-에미상 댄스 화제? 오영수 “분위기 감화돼 좀 흔들었다”△오피니언-P2E, 신기루인가 신세계인가-건설현장 재해 ‘비극의 사슬’ 끊을 때 △전국-“넥타이 풀고, 청바지 입고…38개 읍면동 현장 누빈다”-‘아들 살해’ 자백한 70대 여성 무죄 확정…피고인 허위진술에 진범 놓친 검·경△사회 -“징역 9년 받아 인생 망가져”…전주환, 피해자 탓했다-‘김건희 수사’ 검토만 두 달째인데…김진욱 공수처장은 영국 출장 왜?
- '1+1' 행사 우유 10억어치 빼돌린 사기 일당 처벌은
-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하나를 사면 하나를 더 주는 마케팅에 이용되는 두유와 우유 등 제품을 3년간 뒤로 빼돌려 10억원가량의 이익을 얻은 사기 일당은 법정에서 어떤 처벌을 받았을까.(사진=이미지투데이)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재판장 김병철)는 지난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를 받는 유제품 업체 직원 A(48)씨, B(48)씨, 이들의 거래처인 전국 슈퍼마켓 체인의 직원 C(40)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또 A씨에겐 사회봉사 200시간, B씨와 C씨에게는 사회봉사 120시간씩을 명령했다.사기 일당의 범죄는 2016년 1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A씨와 B씨가 재직 중이던 유제품 회사는 마케팅을 위해 하나를 사면 하나를 더 주는, 일명 ‘1+1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었다. 만약 거래처가 이 마케팅을 통해 제공되는 ‘무상증정품’이 필요하다면 각 회사의 지점에 제품을 주문하고, 각 대리점으로 제품을 받아볼 수 있는 구조다.A씨와 B씨는 서울시 송파구의 한 카페에서 C씨와 만나 이러한 구조를 악용할 수 있음에 착안했다. 이들은 가짜로 1+1 행사계획을 수립하고, 회사를 속여 무상증정품을 받은 후 이를 처분해 이익을 나눠 갖기로 공모했다.먼저 영업정책 수립 담당자인 B씨가 행사계획을 거짓으로 올리면 입·출고 및 재고 관리 담당자인 A씨가 전산시스템에서 출고를 지시한다. 이후 C씨는 전국 슈퍼마켓 영업 담당자로서 1+1 행사 상품을 지속적으로 주문해 출고량을 늘리는 역할을 맡았다.이러한 방법을 통해 이들은 2017년 1월 검은콩 두유 제품을 시작으로 2020년 2월까지 총 175회에 걸쳐 약 10억원에 달하는 유제품을 무상증정품 명목으로 빼돌렸고, 이를 판매한 대금을 셋이서 나눠 가졌다. 재판에 넘겨진 이후 A씨는 3명에서 똑같이 돈을 나눠 가졌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제출된 물류센터 비용, 배송비 등을 제외하더라도 증거 등을 종합해 보면 A씨가 더 많은 돈을 가져간 것으로 판단했다. 또한 이들은 피해를 본 회사와도 합의하지 못했다.다만 재판부는 “사건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있으며, 피해금 전액을 공탁하는 등 회복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 아름다움과 민낯 사이…미술관을 뒤집다[이수연의 아트버스]<17>
- 작가이자 사회운동가로 활동한 프레드 윌슨이 기획하고 작업해 1992년 매릴랜드역사학회 미술관에 전시한 ‘미술관 발굴하기’ 중 ‘담배가게 원주민들이 바라보는 미국 원주민 후손의 초상’. 미국 역사에서 자주 또 흔히 왜곡돼온 원주민의 나무조각상을 뒷모습만 보이게 설치했다. 이 앞에서 관람객은 나무조각상이 바라보는 대로 원주민 후손의 사진만 볼 수 있다. 윌슨은 미술관 수장고에 묵혀뒀던 소장품에서 흑인노예역사 유물, 백인지배층을 상징하는 오브제를 꺼내 병치하는 방식으로, 기존 역사관과 편견을 뒤집고 해석의 주체를 이동하는 ‘파격’을 전시했다. 미국 볼티모어 매릴랜드역사학회 미술관 소장.까마득히 오래전, 이름도 모르는 누군가가 그린 동굴벽화에서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예술의 기원’이란 것을 말입니다. 문자를 대신한 소통이 예술의 목적, 그 전부였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내 예술은, 또 미술은 다른 날개를 달기 시작했습니다. 종교를 달고, 휴머니즘을 달고, 상상력을 달았습니다. 20세기쯤 오자 미래를 내다보는 데까지 이르렀습니다. 과학과 기술을 딛고 서서 인간의 꿈이 도달할 그 너머를 꿈꿨던 겁니다. 이제 현대미술은 영역의 한계를 두지 않습니다. NFT에다가 메타버스에까지 닿아 있지 않습니까. 오랜시간 현대미술의 진격을 지켜봐온 이수연 학예연구사가 이데일리와 함께, 그 지점 그 장면을 들여다봅니다. 과학기술과 문명의 발달로 비로소 가능했던, 예술의 창조적인 경계의 확장을 가져온 미술거장의 삶과 작품 읽기를 통해 예술로 꾸는 꿈과 희망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매주 금요일 독자 여러분을 그 드넓은 ‘아트버스’의 세계로 안내합니다. <편집자 주>[이수연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미술관은 무엇을 하는 공간일까. 우선 아름다운 작품을 감상하고 멋진 건축을 만날 수 있다. 인류문명의 최정점을 찍은 거장들의 마스터피스를 보고 인간의 지혜와 감성에 탄복하게 된다. 이처럼 아름다운 것을 찾고, 그 아름다움에 위안을 받고자 하는 것이 미술관을 찾는 중요한 이유다. 그러나 미술관이 아름다운 것을 보기 위한 공간만은 아니다. 인간의 지성·감성을 뽐내기 위한 공간만도 아니다. 그런 목적이라면 그토록 많은 돈과 인력을 쏟아부어 성전 같은 건축물을 짓고 수많은 전문가를 고용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다시, 미술관은 무엇을 하는 공간일까. 미술관은 문명사를 정리한다. 역사적으로 의미 있고 문화적으로 중요한 사물을 수집하고, 연구해 전시한다. 또 그 사물이 훼손되거나 파괴되지 않게 보존해 미래의 인류에게 축적된 지식으로 전달한다. 인간의 문화·역사는 말과 글로만 전달할 수 없을 만큼 복잡다단하다. ‘석굴암’의 불상이 얼마나 독창적이며, 어떤 과정으로 만들어졌는지 글로만 정리할 수 있을까. ‘분청사기’에 얽힌 구구절절한 사연을 구전민요로만 전달할 수 있을까. ◇인간의 문명사 정리하는 공간 ‘미술관’, 과연 합리적인가 하지만 미술관이 수집·연구·전시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따라붙는 게 있다.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구조로 분류하고 체계화하는 일이다. 이미 근대부터 그랬다. 시대·장르별로 구분해 합리적인 설명을 제공하는 미술관이야말로 교육·계몽을 통한 유토피아적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믿었던 것이다. 미국의 사진작가 에드워드 스타이켄(1879∼1973)이 기획한 미국 뉴욕현대미술관(MoMA)의 전설적인 전시 ‘인간가족’(The Family of Man·1955)이 좋은 예다. 2차대전 이후 팍스아메리카나가 제시한 사회 모습을 잘 정리한 이 전시에서 스타이켄은 사진을 통해 사람이 겪는 공통적인 경험과 감정을 끌어내 보편적인 근대사회의 인간을 정의하고 있다. 그리고 19세기 발명한 이래 예술과 기록, 상업 사이에서 애매하게 떠돌던 사진이란 장르를 당당히 회화를 대체할 예술로서 미술관에 입성시켰다. 그렇다면 미술관의 분류체계는 얼마나 합리적일까. 가령 한반도 청동기시대 무구 중 하나인 청동방울이 있다고 치자. 만약 당신이 큐레이터라면 미술관 어디에 놓겠는가. 아마 거리낌 없이 ‘청동을 재료로 한 도구’란 곳에, 또 ‘한국’이란 국가의 하위장르에 놓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청동방울은 만들어졌을 당시 제사장만 쓸 수 있던 신성한 물건이다. 청동으로 만든 무기·화로와 섞일 수 있는 아무것이 아니다. 게다가 청동방울은 제사장이 흔들 때만 비로소 본래의 기능을 발휘한다. 청동방울이 본래 기능인 ‘신령함’을 잃는다면 아무리 합리적인 설명이 따라붙는다고 한들 반쪽짜리 진실에 불과할 것이다. 더구나 ‘한국’이란 섹션은 당시 관점에서 보자면 허구에 불과하다. 한반도에 살던 청동기인들은 국가란 개념조차 없었다. 근대 미술관의 맹점은 아이러니하게도 지식의 보편성과 합리성을 맹신할 때 발생한다. 프레드 윌슨이 기획·작업한 전시 ‘미술관 발굴하기’(1992) 중 ‘메탈 워크’. 미국 남부 노예제를 한눈에 들여다보게 한 이 설치작품은 백인지배층이 사용하던 ‘은으로 만든 식기류’와 흑인노예층이 차고 있던 ‘족쇄’를 한자리에 놓아, 당시 상황과 현재 역사·문화에 대한 담론이 자연스럽게 섞이게 했다. 서로 다른 맥락에서 제작됐으나 역사에서 불가분한 관계에 있는 두 종류의 사물을 나란히 배치한 윌슨은 기존 미술관의 ‘보여주기’ 식 전시개념을 벗겨내며 미술계 안팎에 새로운 화두를 던졌다. 미국 볼티모어 매릴랜드역사학회 미술관 소장.프레드 윌슨(68)의 전시이자 작업인 ‘미술관 발굴하기’(Mining the Museum·1992)는 이러한 통찰에서 출발했다. 미국 볼티모어의 매릴랜드역사학회(Maryland Historic Society) 미술관의 소장품을 재배치하는 과정에서 그는 미술관이 정리한 문화와 문명사가 얼마나 편견에 가득 차 있는지, 얼마나 지배계층(주로 백인)의 목소리만을 담고 있는지 고발하고자 했다. ◇여느 미술관 해오던 것과 다른 전시로 ‘새로운 역사’ 발굴윌슨은 뉴욕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스스로의 정체성을 아프리카, 원주민, 유럽인이 섞인 역사적 배경과 문화적 혼종에서 찾는다. 물론 자신의 정체성을 현재의 미국 국적, 작가에 두기도 하지만, 유색인종으로 미국땅에 정착하기까지 선조가 겪어온 역사 속에서 형성된 유서깊은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는 바로 그 ‘역사적 정체성’에 기반해 여느 미술관이 해오던 것과는 다른 새로운 역사를 발굴하고자 했던 것이다. 1844년 개관한 매릴랜드역사학회 미술관은 미국 역사를 대표하는 오브제와 작품을 수집해 소장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식민지시기나 노예제 등과 관련한 유물이 대표적이다. 윌슨은 전시를 앞두고 몇개월에 걸쳐 뉴욕과 볼티모어를 기차로 왕복하며 미술관의 유물을 상세히 관찰했다. 한 인터뷰에서 그는 “처음에는 유물을 보기 위해, 이후에는 그 유물을 매일 다루고 분류하는 큐레이터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라고 말하기도 했다. 프레드 윌슨이 기획·작업한 전시 ‘미술관 발굴하기’(1992) 중 ‘캐비닛 메이킹’. 고풍스러운 의자와 노예를 채찍질했던 도구를 함께 배치했다. 미국 볼티모어 매릴랜드역사학회 미술관 소장.과연 그 결과물이 어떻게 나왔을까. 윌슨은 관람객에게 의도적으로 충격을 줄 수 있는 전시를 선보이게 된다. 그 유명한 ‘메탈 워크’(Metal Work)란 작업은 거기서 나왔다. 똑같은 금속 소재의 유물이지만 용도가 판이하게 다른 두 가지를 한 좌대에 배치한 것인데, 바로 부유한 백인지배층이 사용하던 ‘은으로 만든 식기류’와 흑인노예층이 차고 있던 ‘족쇄’다. 같은 시대에 완전히 다른 삶을 살았던 이들의 사물을 한 데 놓아 미국이 누렸던 번영의 대가를 질문한 것이다. ‘캐비닛 메이킹’(Cabinet Making)도 마찬가지다. 고풍스러운 안락의자와 노예를 채찍질했던 도구를 함께 배치해 당시를 상상하도록 했다. 윌슨은 디스플레이를 통해 관람객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기량이 탁월했는데, 특히 조각상 전시가 흥미롭다. 전시장 입구에 나폴레옹(1769∼1821), 앤드루 잭슨(1767∼1845·미국 7대 대통령), 헨리 클레이(1777∼1852·미국 정치가) 등 역사적으로 중요한 인물의 흉상은 흰색 좌대에 올리고, 흑인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프레데릭 더글러스(1817∼1895·개혁가), 벤자민 배네커(1731∼1806·천문학자), 해리엇 터브맨(1820∼1913·인권운동가) 등은 검은 좌대만 만든 채 흉상 없이 비워뒀다. 역사에 이름을 남긴 위인은 하얀 좌대 위 ‘백인의 역사’에 기여한 사람이고, 지배층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은 위인은 검은 좌대 위 ‘없는 인물’처럼 잊혀진다. 또 다른 조각상 전시도 다르지 않다. 미국 역사에서 왜곡되고 뒤틀리게 묘사돼 온 원주민을 세운 나무조각상은 아예 관람객에게 등을 보이고 서 있다. 이들 뒷모습 사이사이로 관람객이 마주할 수 있는 것은 벽에 걸린 원주민 후손의 실제 사진들뿐이다. 프레드 윌슨이 기획·작업한 전시 ‘미술관 발굴하기’(1992) 중 ‘좌대와 구체, 흉상들’. 오른쪽 하얀 좌대 위에는 백인지배층의 역사에 기여한 ‘인물의 흉상’을, 왼쪽 검은 좌대 위에는 백인지배층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은 ‘인물의 없는 흉상’을 전시했다. 미국 볼티모어 매릴랜드역사학회 미술관 소장.◇행동하는 전시, 관람객에게 새로운 의무를 부여하다이런 전시를 통해 윌슨은 무엇을 전달하고 싶었을까. 그는 “누구든 전시를 보고 현실에서 뭔가 행동해야 한다”는 것을 느끼게 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만큼 윌슨은 그가 사는 시대를 심각하게 보고 있었고 그 진단은 틀리지 않았다. 실제로 전시를 개막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흑인 로드니 킹을 백인경찰이 과잉제압한 사건에서 발단한 ‘LA폭동’이 벌어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술관 발굴하기’ 전은 5만 5000명이 넘는 관람객을 이끌며 대성공을 거뒀고, 미국미술관협회는 이 전시를 ‘올해의 전시’로 선정하고(1993), 윌슨에게 큐레이터협회상을 수여하기도 했다. 수상 이유는 “미술관에 부여되는 새로운 시대적인 요청, 역사 다시쓰기”를 해냈다는 것이었다. 미술사가 손꼽는 성공적인 전시였다. 하지만 애초 전시가 의도했던 만큼 세상이 변했는지는 의문스럽다. 여전히 차별과 억압은 존재하며, 미술관은 지배자의 담론을 즐겨 차용하기도 한다. 다만 한 가지 성과가 있다면, 1990년대 윌슨이 제기한 이 대담한 문제의식이 현재 대부분 근현대미술관이 공유하는 보편적인 어젠다가 됐다는 것이다. 미술관은 아름다운 공간에 세련된 전시를 내놓으면서도 끊임없이 스스로의 논리에 의문을 품고 문제제기를 해야 한다. 이는 미술관 전시를 찾는 관람객에게도 똑같이 부여된 새로운 의무이자 권리이기도 하다. △이수연 학예연구사는… 1979년 생. ‘문자보다 이미지’였다. 이미지의 가능성, 이미지를 읽어내는 방식에 자꾸 관심이 갔다.서울대 언어학과를 졸업한 뒤 방향을 틀었다.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미술사를 공부하고 ‘백남준 퍼포먼스 연구’란 결과물을 만들었다. 이후 미술전문기획사 사무소(SAMUSO) 등을 거쳐 2008년부터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로 일하면서 전문영역이 선명해졌다. 무빙이미지·영화·인터넷 등 미디어기술의 발전이 미술과 어떤 관계를 맺고,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파고든 일이다. 내친김에 미국 코넬대 미술사학과 박사과정에 진학해 미디어기술을 입은 시각문화가 끝없이 진화하는 현장을 학술연구와 연결하는 일에까지 욕심을 냈다. 백남준 탄생 90주년, 국립현대미술관이 올 가을에 열 ‘백남준 효과’ 전 준비에 여념이 없다.
- '킹달러' 당분간 유지될듯…"누구도 승자 될 수 없어"
-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연일 고공 행진 중인 달러 가치에 강(强)달러가 아니라 킹(KIng)달러라는 말이 나온다.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최근 108을 돌파하면서 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 △유로와 엔의 약세 등으로 당분간 달러 강세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요국 통화대비 달러화 가치가 20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사진= AFP)◇달러 강세 미국에도 ‘양날의 검’…“여행할 때만 좋을 것”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현지시간) 주요 16개국 통화와 비교해 달러 가치를 산출하는 달러인덱스가 지난주 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월가에서는 단기적으로 달러 강세에 변화가 있을 것이란 예상을 거의 찾을 수 없다고 전했다. 달러인덱스는 지난 11일 2002년 10월 이후 약 20년만에 처음으로 108선을 돌파했으며, 지난 15일에는 108.06으로 마감했다. 이는 올해 들어 10% 넘게 급등한 수치이며, 이달 들어서만도 2.5% 치솟은 것이다. 모건스탠리는 지난주 달러화 전망치를 크게 상향 조정했으며, 달러 대비 유로 환율이 9월 말까지 97센트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달러인덱스 내 유로화의 비중은 50%를 훌쩍 넘는다. 얼핏 달러 강세가 미국 소비자와 기업에 긍정적일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현지 언론들은 지적했다. 소비자들의 경우 수입물가가 다소 내려갈 수는 있겠지만 이미 오를 대로 오른 물가와 공급망 악화로 체감이 힘들 수 있다. 또 대부분의 미국 기업들은 전 세계에서 수익을 올리는 만큼 해외 매출을 달러로 환산하는 과정에서는 같은 돈을 벌어도 감소한 셈이 된다.맥스 고크먼 알파트라이 최고투자책임자는 “미국인이 강한 달러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휴가를 떠나는 것”이라며 “하지만 기름값 상승으로 (유류할증료가 올라) 항공료는 훨씬 더 비쌀 것”이라고 꼬집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나이키는 달러 강세로 1분기 실적이 부진했다고 밝혔으며, 2분기 실적 전망치도 하향했다. 해외 매출이 전체의 60%를 차지하는 애플을 비롯한 다른 기술 기업들도 강달러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됐다. 스리랑카에서는 지난 4월 디폴트 선언을 앞두고 기름값 급등과 부족으로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사진= AFP)◇신흥국 디폴트 위기에 伊, 재정위기 리스크도↑무엇보다 달러의 급격한 강세로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것은 신흥국 등 대외 부채가 많은 국가와 기업들이다. 기축 통화인 달러의 가치가 단기간에 치솟으면서 달러로 돈을 빌린 정부나 기업은 부채 부담이 늘고 재정 운영에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이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여행자 신용카드 결제부터 대규모 해외투자에 이르기까지 세계 외환거래의 90%(2019년 기준)는 달러로 이뤄진다. 대외 부채가 많은 국가들은 추가 물가 상승 압박과 무역수지 적자 확대에 직면하게 된다. 특히 저소득국가들은 당장 원유, 원자재, 곡물 등 필수품 수입에도 타격을 받게 된다. 이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 폭등과 달러 강세 속에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험이 높아진 일부 신흥국은 국가부도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NYT는 “달러 강세로 아르헨티나, 튀르키예(터키)와 같이 통화 가치가 급격히 하락한 국가에서는 채권자에게 달러로 이자를 지급하는 것이 특히 어렵다”고 설명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튀르키예의 통화가치는 21.4%, 아르헨티나는 17.7% 각각 떨어졌다.스리랑카는 이미 지난 5월 공식 디폴트를 선언했다. 국내 정세가 불안한 가운데 달러 강세와 원자재 가격 급등이 겹치며 510억달러(약 67조원) 규모의 국가채무를 감당하지 못한 것이다. 다음 타자로는 엘살바도르, 가나, 이집트, 튀니지, 파키스탄 등이 거론된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신흥국의 30%, 저소득국가 중 60%가 채무 곤경에 빠졌거나 빠질 위험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밖에도 달러 강세는 유럽 지역의 금리 인상을 촉발시키며 부채 부담이 높은 이탈리아 등의 남유럽 국가들의 재정 위기 가능성을 키운다는 지적도 나온다.
- 빚투 개미 한숨 돌리나…증권사, 줄줄이 반대매매 완화(종합)
-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교보증권이 반대매매 완화의 신호탄을 쏘아올리면서 중소형 증권사들이 잇따라 완화안을 내놓고 있다. 금융당국이 증권사의 신용융자 담보비율 유지 의무를 일시적으로 면제한다고 밝힌 데 따른 후속 조치다.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 NH투자등권 등 대형 증권사들도 반대매매 완화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여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 개미들의 근심을 일부 덜어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반대매매 완화 방안이 자칫 주가 하락으로 발생하는 손실을 증권사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할 수도 있어 금융시장 리스크로 번질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5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이날부터 오는 9월 30일까지 적용 담보 비율이 140%인 계좌 가운데 익일 반대매매 비율이 130~140%에 해당하는 계좌에 대해 1회에 한해 반대매매를 1일 유예하기로 했다.이베스트투자증권과 SK증권, 하이투자증권, 다올투자증권, 케이프투자증권도 반대매매 1일 유예 조치에 동참한다. 교보증권과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유진투자증권은 전날부터 반대매매 1일 유예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하나증권과 IBK투자증권도 도입 논의를 마치고 오는 6일부터 같은 조치를 시작하기로 했다.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메리츠증권, 현대차증권 등은 관련 조치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거나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이다. 다만 대형 증권사들은 반대매매 완화 조치에 발빠르게 대응하기 보다 신중한 모습이다. 개인 고객이 많은 만큼 담보비율 완화에 따른 위험 부담을 안고 있어 검토에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대매매 완화안은 담보비율을 140%보다 낮추거나 담보비율이 정해진 기준을 밑돌더라도 반대매매를 하루 늦춰주는 식이다. 반대매매는 증권사에서 돈을 빌리기 위해 담보로 맡겼던 주식의 가치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질 경우 증권사가 일방적으로 해당 담보주식을 매도하는 것을 말한다. 최근 주가 변동성이 커지면서 반대매매로 인한 개인투자자 피해가 커진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저금리 장기화로 빚투 규모가 늘어난 가운데 올 들어 빚투족의 반대매매 규모가 급증하고 있다. 미국발 긴축정책으로 글로벌 증시가 급락한 충격파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1일 금융시장 합동점검회의를 열고 이달 4일부터 9월30일까지 3개월 간 한시적으로 증권사의 신용융자 담보비율(140%) 유지 의무를 면제하는 것을 포함한 증시 안정 대책을 발표했다. 신용융자담보비율 유지의무는 증권회사가 신용융자를 시행할 때 담보를 140% 이상 확보하고 증권회사가 내규에서 정한 비율의 담보 비율을 유지하도록 요구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유지 의무가 면제되면 증권회사는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담보 유지 비율을 결정할 수 있다.빚투 개미들은 한숨을 돌리게 됐다. 하지만 증권업계엔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반대매매를 시행하지 않으면 증권사가 주가 하락으로 발생하는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국발 금리인상 우려로 유동성이 축소된 상황에서 이를 증권사가 모두 떠안게 되면 증권사의 위험부담이 커지게 된다”고 말했다.
- '인사이더' 강하늘, 예수정 죽음에 배반 직감…내부자→복수자 예고
- (사진=JTBC ‘인사이더’)[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인사이더’ 강하늘이 예수정의 죽음을 계기로 내부자에서 복수자로 변신했다. 지난 9일 방송된 JTBC 수목드라마 ‘인사이더’(연출 민연홍, 극본 문만세, 제작 에이스팩토리 SLL) 2회에서는 성주교도소에 입성한 김요한(강하늘 분)의 사투가 그려졌다. 성주교도소의 실질적 권력자인 장선오(강영석 분)에게 접근하는 것을 조건으로 김요한은 건달 간부 송두철(최무성 분)과의 공조를 시작했다. 그렇게 김요한은 송두철의 권력과 돈으로 성주교도소의 리그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거듭된 패배는 그를 좌절로 몰아넣었다. 그러던 중 할머니 신달수(예수정 분)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김요한의 분노를 눈 뜨게 했다. 마침내 내부자를 넘어 복수자로의 걸음을 내디딘 김요한의 모습이 더욱 격렬해질 싸움을 기대케 했다.이날 김요한은 송두철을 비롯한 부경파 조폭들이 수감된 1상 8방에 배정됐다. 도박으로 들어왔다는 말에 그들은 장선오라는 인물을 아느냐 물었고, 김요한은 “장선오는 모르겠고, 혹시 이태광이라고는 아십니까”라고 되물었다. 그에 송두철과 수하들은 태세를 바꿔 그를 무자비하게 구타하기 시작했다. 그때 문제의 인물 장선오가 간수들과 함께 나타나 검방에 나서면서 분위기는 다시 뒤집혔다. 교도관 위에 선 듯 구는 장선오와 이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송두철, 이들의 서슬퍼런 권력 다툼은 오래 된 이야기였다.이는 김요한에게 기회로 작용했다. 그를 불러낸 송두철은 성주교도소를 둘러싼 상황들에 대해 설명했다. 2년 전 입소한 ‘천재’ 장선오가 도박 하나로 간수들까지 홀리며 성주교도소를 하우스로 만들었다는 것이었다. 송두철은 판돈을 대줄 테니 도박으로 장선오의 눈에 들어보라며 제안했다. 고민하는 김요한에게 그는 조해도(한재영 분)까지 정리해주겠다고 나섰다. 성주교에 들어온 뒤부터 조해도의 부하들로부터 지독한 폭행을 당한 데 이어 신달수의 목숨에까지 그 위협의 손길이 뻗치는 상황. 결국 그는 송두철의 말에 따라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되기로 결정했다.송두철을 스폰서로 업은 김요한은 성주교에 존재하는 세 개의 리그 중 가장 낮은 단계인 ‘3부 리그’에 투입됐다. 종목은 텍사스 홀덤. 기존에 알고 있던 세븐 포커와 비슷하다는 최소한의 정보만으로 게임을 시작한 김요한은 연패를 면치 못했다. 마치 그의 패가 투명하게 보이는 듯 구는 선수들, 줄어드는 칩과 상대의 속임수에 매번 속아넘어가는 자신의 모습에 김요한의 내면은 거세게 요동쳤다. 송두철의 이해와 신뢰도 점차 바닥을 드러냈다. 더이상 그는 조해도의 부하들로부터 그를 지켜주지 않았다. 다시 시작된 무차별적인 폭력에 김요한은 무단 이탈까지 감행해야했다. 지금의 그에게 있어 징벌방은 징계가 아닌 최후의 요새였다. 비좁고 어두운 징벌방에서야 김요한은 잠시 숨을 돌릴 수 있었다. 그것도 잠시, 의문의 목소리가 옆방 벽을 타고 들려왔다. 미지의 인물은 김요한의 침묵만으로도 도박으로 인해 수세에 몰린 그의 상황을 훤히 내다보고 있었다. 경계심 가득했던 김요한의 마음을 건드린 것은 “빵에서 벌어지는 판이라 해도 핸드 레인지 정도는 외우고 들어가야 하는데. 처음에 받는 두 장, 좋고 나쁜 거 다 순위가 있어요. 제가 좀 알려드릴까요?”라는 한 마디였다. 그러나 다가오는 교도관의 인기척에 김요한은 우선 이를 거절했다. 그를 찾아온 교도관이 전한 소식은 신달수가 사망했다는 내용이었다. 신달수의 죽음은 아버지, 노영국(유재명 분)에 이어 어김없이 자살로 결론 지어졌다. 그러나 신달수가 죽을 때 입안에 삼키고 있던 집문서는 이것이 명백한 타살임을 보여주고 있었다. 집문서에 알고 있는 사람은 김요한과 신달수, 그리고 조해도와 홍재선(강신효 분)뿐이었다. 장례식에 온 홍재선은 자신을 의심하는 김요한을 보고는 “왜 그런 줄 알아? 너 그날 절에서 양회장 삼촌, 그리고 우리 아버지 목까지 노린 거였다며?”라며 본모습을 드러냈다. 신달수에게 손자를 일찍 석방시킬 수 있다며 꾀어낸 뒤, 그 자리에 조해도를 불러낸 이가 홍재선이었던 것. 이 사실을 안 김요한은 “우리 할머니 해친 놈이 누구냐”라며 정확한 진범을 알고자 했지만 홍재선은 “네 할머니는 네가 죽인 거야”라며 또 한 번 그를 자극했다. 화를 참지 못한 김요한은 그 자리에서 홍재선에게 주먹을 날렸고 두 사람의 빗속 혈투가 이어졌다. 이를 제지한 이는 목진형(김상호 분)이었다. 그러나 김요한이 아닌 홍재선을 챙기는 그를 보며 김요한은 배반을 직감했다. 그는 “저 수사 중인 거, 공무수행 중인 거 맞습니까”라며 물었지만, 목진형은 “살면 살아진다. 네가 생각하는 그런 거 아니다. 작전상 잠시 차질이 생긴 것”이라며 무의미한 해명을 전할 뿐이었다. 모든 것이 원점보다도 더 나쁜 곳으로 추락한 그때, 김요한이 선택한 쪽은 수사를 계속하는 것이었다. 다시 성주교도소로 돌아온 그가 꺼내든 패는 자기 자신이었다. 그리고 그 첫 번째 관문으로 벽 너머의 인물에게 텍사스 홀덤을 가르쳐달라 불러냈다. 사람의 욕심이 살아있는 한 판은 끝나지 않기에, 홍재선은 물론 목진형과 윤병욱(허성태 분)까지 직접 모든 것을 끝내버리기로 마음 먹은 김요한. 왜 생각이 바뀐 거냐는 옆방의 물음에 “전 아직 끝나지 않았거든요”라며 분노로 일렁이는 눈빛을 꺼내보이는 그의 모습은 더욱 다이내믹해질 향후 전개를 기대케 했다. 그런가 하면 김요한을 주시하는 오수연(이유영 분)의 의뭉스러운 움직임도 그려졌다. 괴한에게서 신달수를 구해주는가 하면, 김요한과 그를 통화시켜주며 다리 역할까지 자처한 오수연. “곧 만나게 될 거예요”라며 나중의 인연까지 예고한 그가 김요한과 어떻게 얽힐지 이목이 집중된다. 한편, 2회 시청률은 수도권 3.4% 전국 3.3% (닐슨코리아 유료 플랫폼 가구 기준)를 기록했다. JTBC 수목드라마 ‘인사이더’는 매주 수, 목요일 밤 10시 30분 방송 된다.
- 금융 범죄 통해 전 정권 의혹 정조준하는 檢
-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검찰이 ‘금융 검찰’ 금융감독원과 손잡고 문재인 정부 인사 연루 의혹이 제기된 라임·옵티머스 등 대규모 펀드 환매 중단 사태를 정조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특수통 검사 출신 이복현 금감원장이 라임·옵티머스 사건을 다시 들여다보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검찰이 금감원과의 사실상 공동 수사를 바탕으로 전 정권 로비 의혹 재수사에 본격 착수할 것으로 전망된다.2500억 원대 대규모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로 투자자 피해를 일으킨 혐의를 받는 장하원 디스커버리자산운용 대표가 지난 8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사진=뉴시스)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권기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8일 늦은 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장하원 디스커버리자산운용 대표에 대해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2500억 원대 투자자 피해를 야기한 장 대표의 구속으로 ‘디스커리 펀드 환매 중단 의혹’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장 대표의 형인 장하성 주중대사 부부와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 채이배 전 바른미래당 의원 등도 이 펀드에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이와 함께 전 정권의 사모펀드 사건들인 라임·옵티머스 환매 중단 사태에 대한 재수사 가능성도 고조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전 정부에서 발생한 금융 스캔들에 대한 재수사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법무부가 전 정부에서 폐지됐던 증권·금융범죄합동수사단을 새 정부 출범 직후 부활시키고, 금감원장에 사상 첫 검사 출신을 앉힌 것도 이 같은 윤 대통령 기조의 연장선상이라는 분석이다.라임·옵티머스 펀드 사건은 각각 피해액이 약 1조6000억 원·5000억 원에 달했지만 지난 정권에선 개별 펀드 금융 사기 수사만 마무리한 채 정관계 로비 의혹은 전모를 밝히지 못하면서 ‘봐주기 수사’ 논란이 일었다.서울중앙지검은 옵티머스 펀드 사건과 관련해 지난해, 정관계 로비 의혹에 연루된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양호 전 나라은행장, 김진훈 전 군인공제회 이사장 등에 대해선 뚜렷한 이유 없이 종결 처리했다. 라임 사태의 배후로 지목되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로비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는 김영춘 전 국회 사무총장, 기동민·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서울남부지검의 수사도 지지부진한 상태다.이 같은 상황에서 검사 시절 검찰 내 대표적인 금융 경제 수사 전문가로 정평이 났던 이 원장이 취임 이튿날 라임·옵티머스 재검사 의지를 밝히면서 검찰과의 공조를 통한 재수사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원장은 지난 8일 오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라임·옵티머스 사건 재검사 의향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개별 사모펀드 사건들은 모두 종결된 것으로 이해하고 있지만, 사회 일각에서 문제 제기가 되고 있어 시스템을 통해서 (다시) 볼 여지가 있는지 점검해 보겠다”고 밝혔다.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전날 기자들과 만나 “라임·옵티머스 사건의 본질을 제대로 파헤치지 못했다는 게 우리 당의 시각이었고, 저도 동의했고, 저도 그런 주장을 한 바 있다”며 라임·옵티머스 재수사에 힘을 싣고 있다.법조계에서는 합수단이 남부지검과 중앙지검에서 라임·옵티머스 사건을 넘겨 받아 재수사에 착수할 가능성을 높게 본다. 금감원 소속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 등 유관기관 파견 직원들을 검사실에 직접 배치할 수 있는 합수단이 금감원과 사실상 공동 수사를 진행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대검찰청 검찰개혁위원을 지낸 한 변호사는 “합수단이 있는 남부지검의 수장(양석조 지검장)과 금감원의 수장은 모두 윤석열 사단 검사들로 그 어느 때보다 긴밀한 공조가 예상된다”며 “합수단과 금감원이 한몸처럼 움직이며 라임·옵티머스 로비 의혹 재수사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법조계는 현 정부가 대장동 의혹이나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등 전 정권 주요 권력 비리 의혹에 앞서 금융 범죄 재수사를 먼저 진행할 움직임을 보이는 데 대해 명분이 높다는 점을 든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일단 금융 범죄는 돈의 흐름을 밝히기만 하면 명확하게 규명이 가능한 데다, 자본시장에서 서민 다중 피해를 구제한다는 명분도 있다”며 “정치권을 직접적으로 겨냥하는 수사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도 부담이 덜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