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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둘기적인 12월 FOMC, 주식시장에 호재"
-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3회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 가운데, 물가와 통화정책 부담 완화가 주식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14일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 이번 FOMC 회의는 고금리 장기화 국면에서 이제 완화를 논의할 수 있는 국면으로 전환됐다는 의미가 크다”며 “위험자산 가격에 우호적”이라고 판단했다.앞서 13일(현지시간) 열린 12월 FOMC 회의에서 연준은 3회 연속으로 금리를 동결했다. 기준금리는 5.25~5.50%였으며 12명이 만장일치로 동결에 손을 들었다. 허 연구원은 “성명서와 기자회견 내용은 예상보다 더 비둘기적이었다”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연설에서 인플레에 대한 승리를 선언하기에는 이르지만, 금리 정점 가능성과 향후 통화정책 완화를 논의할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분석했다. 성명서에 따르면 연준은 ‘경제활동이 강한 속도에서 둔화됐다’고 밝혔으며, ‘물가(인플레이션)는 높지만, 지난 1 년간 완화됐다’고 인정했다. 또한 어떤 추가적인 정책 강화의 정도를 결정함에 있어 누적된 통화정책 영향과 시차를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이와 함께 2023~2024년 점도표는 100bp(1bp=0.01%포인트) 하향했다. 허 연구원은 “올해 성장률 전망은 기존 2.1%에서 2.6%로 상향하는 반면, 올해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상승률 전망은 기존 3.7%에서 3.2%로, 2024년 근원 PCE 물가 상승률 전망은 기존 2.6%에서 2.4%로 하향했다”며 “올해 점도표는 5.6%에서 5.4%로, 내년 점도표는 5.1%에서4.6%로 낮아졌으며 올해와 내년 점도표는 총 100bp 낮아졌다”고 강조했다.이와 함께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인플레 저점이 이전 국면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해, 인플레 저점이 3%가 아닌 2%대임을 시사했다. 또한 정책 실수를 하지 않는 데에 초점을 주고 있다며, 다음 정책 논의 국면은 완화임을 시사했다.허 연구원은 “연준 정책 국면이 바뀌고 있다. 지난 11 월까지 고금리 장기화 국면이었다면, 이제는 완화 가능성을 논의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비둘기파적”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간밤 미국 10 년 국채금리와 2 년 국채금리는 각각 18~29bp 하락했고 미국 달러인덱스도 0.9% 내렸다. 그는 “미국 증시도 사상최고치를 앞두고 기술적 저항이 예상되지만, 물가와 금리 전망 하향은 기업 이익과 밸류에이션에 긍정적”이라며 “최근 중국 증시 영향으로 부진한 국내 주식시장을 둘러싼 연말과 연초 분위기는 하방보다 상방우위일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기대했다.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AFP)
- "물가 둔화 나타나는 美…내년 상반기 경기 조정 우려"
-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미국의 소비자 물가지수가 둔화하는 등 물가 부담이 완화하는 가운데, 상반기는 경기 조정과 고금리 노이즈가 확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14일 김호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24년 상반기는 경기의 조정과 고금리에 따른 노이즈가 확대될 시점”이라며 “결국 경착륙에 대한 우려와 이를 피하기 위한 정책 전환 요구는 높아지는 상황이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11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대비 3.1% 상승했다. 컨센서스에 부합한 수준으로 10월(3.2%) 대비 소폭 둔화한 수치다. 근원 소비자물가 역시 전년 대비 4.0% 상승하며 컨센서스에 부합했다.김 연구원은 “세부항목별로 살펴보면, 에너지 기여도가 마이너스(-)0.43%포인트(p)를 기록하며 헤드라인 물가 둔화에 기여했다”며 “지난 10월 재차 상승했던 근원 상품 물가의 기여도는 11월 들어 다시 둔화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설명했다.한편 9개월 연속 둔화 흐름을 보이던 근원 서비스 물가의 기여도가 11월들어 소폭 상승 전환했다. 김 연구원은 “교육 서비스와 운송 비용이 기여도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확인되는데, 일시적 요인으로 큰 부담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그는 “정리하자면, 뚜렷한 추세에 일부 방해되는 요인들이 발견되고 있지만 기조적 하락을 저해할 수준은 아니며 현 추세에서 특별한 충격이 없는 한 내년 1분기에 충분히 2%대 후반으로 안착이 가능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 가운데 미국의 가계와 기업 역시 물가 부담에서 벗어나고 있다. 그는 “가계의 재무 전망도 개선됐는데 향후 3개월 이내 대출 상환 연체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1년 후 가계의 신용 여건에 대한 개선 의견도 전월대비 증가했다”며 “노동 시장과 관련해서는 수입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실직에 대한 우려는 커지며 향후 경기에 대해서는 우려가 반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미국의 11월 소기업심리도 하락세가 지속됐다. 공급 물가 전망은 낮아지는 흐름이지만, 향후 신용 상태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전망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단기 차입 금리의 상승세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고, 자본지출 계획 역시 감소하고 있다.김 연구원은 “가계와 기업이 물가 부담에서는 벗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경기에 대한 기대와 움직임은 위축되고 있다”면서 “심리지표의 내용이 실물지표에 온전히 반영되는 것은 아니지만 경기에 대한 눈높이는 낮아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김 연구원은 “아직 인플레이션 타깃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인플레이션은 더 이상 연준의 주된 고민이 아닐 것”이라며 “현재 경제는 아직 견조한 상황이지만 둔화 가능성도 노출되고 있어 연준의 관심은 점차 경기(고용)에 맞춰질 것”이라고 전망했다.아울러 “경기 측면에서 부담을 노출할 또 다른 부분은 신규 조달 관련 부분”이라며 “높아진 금리로 신규 대출과 채권 발행의 어려움은 예상되는 내용인데, 문제는 내년부터 기업들의 팬데믹 당시의 발행한 물량의 리파이낸싱이 본격적으로 도래하기 때문에 관련된 부담은 더 크게 노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항공모함' 방향타 돌리는 파월..다우지수 사상 최고치[월스트리트in]
-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연방준비제도(연준)가 ‘항공모함’으로 불리는 통화정책의 방향타를 돌리기 시작했다. 지난해 3월부터 시작한 긴축 사이클을 사실상 종료하고 기준금리 인하 논의에 착수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연준이 금리 인하에 대한 적절한 시점에 대해 논의를 시작하고 있다”며 “분명히 오늘 회의에서 논의한 주제이고 언제부터 긴축 강도를 낮추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논의가 가시화(come into view)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인플레이션과 전쟁 승리를 선언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밝히긴 했지만, 사실상 긴축 사이클이 끝났음을 시사했다.연준은 내년 최종금리(중간값) 예상치를 기존 5.1%에서 4.6%로 낮춰 잡으며 최소 세 차례 인하 가능성을 내비쳤다. 예상보다 조기 금리 인하도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1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40% 상승한 3만7090.24에 거래를 마쳤다. 사상 최고치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37% 오른 4707.09에,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도 1.38% 상승한 1만4733.98에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도 장중 한때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채금리는 급락 중이다. 오후 4시기준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되는 2년물 국채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무려 28.8bp(1bp=0.01%포인트) 급락한 4.443%를 나타내고 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18bp 내린 4.026%, 30년물 국채금리는 12.3bp 하락한 4.181%를 기록 중이다.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AFP)◇파월 “금리 사이클 정점..금리인하 시기 논의”연준은 12일~13일(현지시간) 이틀 일정으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연 직후 성명을 통해 기준금리를 5.25~5.50%로 유지하면서 지난 9월 이후 세 차례 연속 동결 카드를 꺼냈다. 연준이 금리를 동결함에 따라 한국 기준금리(3.50%)와 차이는 200bp로 유지됐다.금리 동결은 이미 상수였다. 시장은 연준이 긴축사이클 종료를 선언할지, 내년 금리 인하를 몇 차례 할지에 집중했다.파월은 화답했다. 파월은 우선 “연준 정책이 제약적인 영역(restrictive territory)에 들어갔다”고 언급했다. 기존에는 연준의 긴축이 물가를 끌어내릴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제약적인지 확신이 없다고 했지만, 이날 발언은 긴축이 충분한 수준에 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그는 “금리가 사이클의 정점 또는 그 부근에 왔다”며 “FOMC 참가자들은 금리를 너무 오랫동안 유지할 위험에 매우 집중하고 있다. 연준은 인플레 둔화에 따라 금리 인하 시기를 보고 있다. 이는 분명히 논의 주제다”고 했다. 긴축 사이클이 사실상 끝났음을 분명히 한 셈이다.연준 점도표이는 성명서에서도 드러난다. 연준은 이날 성명서에서 “위원회는 향후 인플레이션을 2%로 회복하는 데 적절할 수 있는 어떤(any) 추가적인 정책 강화 정도를 결정할 때 통화정책의 누적 긴축, 통화정책이 경제활동과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시차, 경제 및 금융 상황 등을 고려한다”고 밝혔는데, 기존과 달리 ‘어떤’(any)이라는 문구를 추가했다. 이와 관련 파월은 “‘어떤’ 단어를 추가한 것은 FOMC가 금리 사이클의 정점 또는 그 부근에 있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라고 말했다.연준은 경기 둔화가 시작된 점도 언급했다. 연준은 성명서에서 최근 지표에 따르면 경제 활동 성장이 3분기에 강한 속도에서 둔화됐음(slowed from its strong pace)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둔화됐다는 표현은 연준이 긴축을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최근 물가 둔화세에 대해서도 파월 의장은 “주거를 제외한 서비스인플레이션이 진전을 보이고 있다. 물가 둔화 진전을 환영한다. 진전을 보이고 있는 점은 정말 좋은 일”이라고 했다. 인플레이션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한 것은 물가 급등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물론 파월은 “필요하다면 추가로 긴축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 아직 인플레이션과 싸움에서 승리를 했다고 선언하지 않았다. 시기상조다”며 여지를 남기긴 했지만, 전반적인 발언은 긴축이 끝났다는 데 방점을 둔 것으로 해석된다.볼빈 웰스매니지먼트 그룹의 지나 볼빈 사장은 “연준이 오늘 처음으로 인플레이션에 대해 긍정적으로 언급하면서 시장에 선물을 안겨줬다”며 “연준이 시장의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산타 랠리는 계속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스튜어드 파트너스 글로벌 어드바이저의 자산관리 총괄 이사인 에릭 베일리는 “투자자들은 금리 사이클이 끝났다는 확신을 가지면서 주식시장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며 “내년에 금리가 더 낮아질 것이고 주식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다”고 평가했다.뉴욕증권거래소에서 한 트레이더가 모니터를 유심히 바라보고 있다. (사진=AFP)◇내년 최종금리 전망치 5.1→4.6%…“최소 세차례 인하”실제 연준 인사들이 예상하는 금리 전망을 표시한 점도표를 보면 지난 9월에 비해 금리 인하 속도 전망은 빨라졌다금리 인상을 예상하는 FOMC 참가자들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연준은 내년 최종금리(중간값) 수준은 4.6%로 제시했다. 3개월 전 예측(5.1%)에서 내려 잡았다. 내년에 최소 세 차례 금리 인하가 단행될 수 있음을 암시했다. 기존 두 번 가량 내릴 수 있는 전망에서 보다 눈높이를 낮춘 셈이다.FOMC 위원 19명 중 가장 많은 6명은 내년 기준금리 수준을 4.5~4.75%로 예상했다. 5명은 4.75~5.0%이었고, 4명은 4.24~4.5%였다. 가장 낮은 전망치를 제시한 1명은 3.75~4.0%였다. 가장 높은 전망치는 5.25~5.5%로 2명이었고, 나머지 1명은 5.0~5.25%를 전망했다.연준은 내년 근원 인플레이션 예상치도 소폭 하향 조정했다. 내년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 상승률 예상치를 석 달 전인 9월 2.5%에서 2.4%로 소폭 낮췄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물가 전망치는 2.6%에서 0.2%포인트 낮춘 2.4%로 잡았다. 근원물가는 기조적 물가 추세를 볼 수 있어 연준이 중시하는 수치다.올해 PCE 상승률도 3.3%에서 2.8%로 대폭 낮췄고, 근원 PCE상승률 전망치 역시 3.7%에서 3.2%으로 하향 조정했다.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1.5%에서 1.4%로 낮췄다. 내년 실업률 전망치는 4.1%로 9월과 마찬가지로 유지했다.전반적으로 인플레가 보다 빠르게 완화되고 있고, 미국 경제와 노동시장은 여전히 강력한 것으로 본 것이다.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이른바 ‘연착륙 시나리오’가 강화된 셈이다. 파월 의장은 “지금 미국 경제가 침체기에 있다고 생각할 근거는 거의 없다”고 평가했다.연준 경기전망◇국제유가 반등·달러약세…달러·엔 143엔국채금리가 급락하면서 기술주들이 대체로 모두 올랐다. 테슬라(0.96%), 애플(1.67%), 엔비디아(0.90%), 아마존(0.92%), 메타(0.16%) 등이 상승했다. 구글(0.04%), 마이크로소프트(0.0%)는 보합을 나타냈다.국제 유가는 모처럼 올랐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86센트(1.25%) 오른 배럴당 69.4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원유재고가 2주 연속 감소했다는 소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미 에너지정보청(EIA)과 다우존스에 따르면 8일로 끝난 한 주간 원유 재고는 전주 대비 425만8000배럴 줄어든 4억477만3000배럴로 집계됐다. 월가에서는 120만배럴 감소를 예상했다. 연준이 인하 논의를 시작했다는 소식에 달러는 약세를 보였다. 오후 4시40분 기준 주요 6개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 대비 0.9% 급락한 102.93을 나타내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1.7%나 하락한 142.98엔에서 거래되고 있다.FOMC 결과가 반영되지 못한 유럽증시는 대체로 약보합에 거래를 마쳤다. 범유럽 지수인 Stoxx600은 0.06%, 프랑스 CAC 40 지수는 0.16%, 독일 DAX 지수는 0.15% 하락했다. 영국 FTSE100지수는 0.08% 상승한 보합이었다.
- '금리인하 논의' 들어간 美 연준…한미 금리 역전폭 줄어드나
-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한미 금리 역전폭이 6개월째 2%포인트로 지속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7월 정책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올린 이후 9월, 11월, 12월 3회 연속 금리를 동결했다. 연준은 물가와의 전쟁에서 아직 승리를 선언하긴 이르다고 평가하면서도, 최종금리에 근접해 있다며 사실상 금리 인상 종료를 선언했다. 연준은 내년 최소 세 차례 금리인하가 단행될 수 있음을 암시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은 통화정책 운용에 있어서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AFP)◇연준 3차례 연속 금리 동결…‘비둘기’ 파월연준은 우리나라 시각으로 14일 새벽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통해 정책금리를 연 5.25~5.5%로 동결했다. 3회 연속 금리 동결로, 사실상 금리 인상 싸이클이 종료됐음을 시사했다.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인플레이션 승리 선언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등 추가 금리 인상 여지를 남겨두며 ‘매파적’(긴축 선호)인 입장을 보이는 듯했지만, “최종금리에 들어섰다고 평가하고 있다”며 사실상 추가 인상 가능성을 일축했다. 더욱이 파월 의장은 “언제 정책 완화를 시작할지 고민하고 있다”며 “금리인하는 경제 악화가 아닌 정상화 신호일 수 있다”라고도 밝혔다.연준 이사들은 점도표(금리 전망을 점으로 표시한 도표)를 통해 내년 최종금리 수준을 4.6%로 제시했다. 3개월 전 예측(5.1%)보다 낮춰잡으며 내년 중 최소 세 차례 금리인하가 단행될 수 있음을 암시한 것이다. 기존 두 번 가량 내릴 수 있다는 전망보다 눈높이를 낮춘 셈이다.FOMC 위원 19명 중 가장 많은 6명은 내년 기준금리 수준을 4.5~4.75%로 예상했다고 밝혔다. 5명은 4.75~5.0%이었고, 4명은 4.24~4.5%였다. 가장 낮은 전망치를 제시한 1명은 3.75~4.0%였다.특히 연준은 물가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내년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 상승률 예상치를 석 달 전(2.5%)에서 2.4%로 소폭 낮췄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물가 전망치도 2.6%에서 0.2%포인트 낮춘 2.4%로 잡았다. 경제성장률은 1.5%에서 1.4%로 낮췄다.이에 시장은 환호했다. 파월 의장 기자회견 직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 나스닥지수는 1%초반대의 상승세를 보였다. 2년물과 10년물 미국채 금리는 각각 15~25bp(1bp=0.01%포인트) 정도 하락했다.◇추가긴축 끝…관심은 금리인하 시점으로시장의 관심은 연준이 언제부터 금리 인하에 들어갈 지로 모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패드워치에 따르면 내년 1월 FOMC회의에서 금리가 인하될 확률은 16.1%로 전일(4.0%)보다 확대됐다. 당장 연초부터 금리 인하에 들어갈 수도 있다는 시각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시장에선 미국 물가상승률이 목표치(2%)에 진입하는 시점을 점점 앞당기는 분위기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그 시점을 2026년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했지만, 내년 하반기 달성을 예상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2% 물가 목표 진입 시점은 2025년 상반기로 예상된다.한국은행 입장에선 이번 FOMC 결과로 통화정책을 보다 여유 있게 운용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다만 한은이 연준보다 먼저 금리를 내릴 가능성은 높지 않다. 연준의 금리완화 시점이 앞당겨지는 만큼, 현 수준에서 금리를 유지하다가 연준이 통화정책 완화에 나서는 것을 본 뒤 금리인하에 나서도 늦지 않기 때문이다.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통화정책방향 문구를 통해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하겠다고 명시했다. 직전 ‘상당기간’에서 변화를 준 것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에서 긴축 기조가 6개월 이상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그는 “시장에선 ‘상당기간’을 6개월 정도로 생각하는데 물가상승률이 2%대 목표 수준으로 충분히 수렴한다는 확신이 설 때까지 긴축 기조를 지속할 것”이라며 “현재로선 6개월보다 더 길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 [김학균의 투자레슨]투자 기회는 버스와도 같다
- 주식투자자는 장기적으론 낙관론의 편에 설 필요가 있다. 복잡한 분석에 앞서 여러 도전이 있어도 세상은 이를 극복하고 조금이라도 나은 쪽으로 발전해왔고, 주식시장도 이를 반영해 왔다는 의지로서의 낙관이 중요하겠지만, 간단한 분석적 도구를 활용하더라도 이를 뒷받침하는 논거를 찾을 수 있다.주가에 영향을 주는 변수는 매우 많지만, 그래도 장기적으로 주가지수는 한 국가의 명목 국내총생산(GDP)성장률에 수렴하는 경향이 있다. 1980년 이후 한국의 명목 GDP는 연평균 8.4% 증가했고, KOSPI는 연평균 10.4% 상승했다. 미국의 경우 1946년 이후 연평균 명목GDP 성장률과 S&P 500지수 상승률은 각각 6.3%와 7.7%에 달했다. 일본은 1961년 이후 명목GDP와 토픽스지수의 연율화 성과는 6.0%와 5.7%였다. 국가별로 명목GDP와 주가지수를 확보할 수 있는 기간을 대상으로 해 비교 기간은 차이가 있지만, 장기적으로 주가지수는 명목GDP 성장률과 비슷한 궤적을 그려왔다는 결론을 도출하는 데는 무리가 없다.주가지수는 경제 규모가 커지는 만큼 상승했다고 볼 수 있는데, 경제는 웬만하면 뒷걸음질치지 않는다. 한국의 GDP가 마이너스 성장을 했던 경우는 1980년 2차 오일쇼크, 1998년 IMF 외환위기, 2020년 코로나 위기 등 단 세 차례에 불과했다. GDP는 결국 속도의 문제이지 줄어들기 보다는 커지게 마련이고 주가지수는 이를 반영해 우상향의 궤적을 그리곤 한다. 한해 한해 주식시장의 성과를 살펴봐도 그렇다. 1972년부터 올해까지 52개년 동안 KOSPI가 상승했던 해는 36개년이고, 하락했던 해는 16개년이다. 미국 S&P500지수도 1928년 이후 96년 동안 상승 65개년, 하락 31개년이 기록되고 있다.주가지수의 궤적은 대체로 우상향, 1년 단위의 단선적 주가지수 등락 기준으로도 하락보다 2배 이상 많은 상승 횟수 등이 한국과 미국 증시에서 공통적으로 관찰되고 있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장기 낙관론의 편에 서는 게 올바른 선택이었던 셈이다. 다만 주가지수가 굴곡 없이 평탄하게 우상향해 왔던 것은 아니다. 상승과 하락이 교차되고, 탐욕과 공포가 시장을 지배하는 울퉁불퉁한 길을 거치는 와중에서 결과적으론 장기 낙관론이 승리했던 것이다. 주식시장은 상승(bull market)과 하락(bear market), 또는 횡보(sideways market)의 사이클을 오간다. 또한 지속 기간으로 보면 2~3년 정도의 순환(cyclical) 사이클과 5년 이상의 장기(secular) 사이클이 존재한다. 도식적이지만 이런 기준에 맞춰 현재 한국 주식시장을 구분해 보면 2020년 4월부터 2021년 6월까지 전개됐던 순환적 강세장이 끝나고, 2021년 7월부터 시작된 순환적 약세장(cyclical bear market)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보다 긴 사이클의 관점에서 보면 한국 증시는 2007년 이후 장기 횡보세를 나타내고 있다. KOSPI는 2007년 7월에 처음으로 2000p대에 올라섰지만, 16년이 넘은 2023년 12월 현재 2500p대에 머물러 있다. 연평균 1.4%에 상승에 불과하다. 배당이 빠진 수치이기는 하지만, 배당을 고려하더라도 3% 내외의 부진한 성과이다. 코로나 팬데믹 직후에 KOSPI가 일시적으로 3300p대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이는 극단적 저금리 형성에 따른 일시적 모르핀 효과로 보는 게 온당할 듯하다. 한국 증시는 언제 강세장으로 복귀할 수 있을까. 한국 증시는 역사적으로 세 차례의 장기 강세장을 경험했다. 1차 강세장은 1972년부터 1978년까지 7년 동안이나 지속됐다. 당시 KOSPI는 연평균 28.9%나 급등했는데, 상승의 동력은 중동특수에 따른 오일머니 유입이었다. 1970년대 세계 경제는 국제 유가 급등으로 심각한 불황을 경험했는데, 한국은 돈벼락을 맞은 중동 산유국들로부터 받은 수혜로 인해 경기가 나쁘지 않았고 주가도 크게 올랐다.2차 강세장은 1985~88년에 찾아왔는데, 이 기간 KOSPI의 연율화 상승률은 무려 58.8%에 달했다. 당시 한국 경제는 단군 이래 최대 호황이라고 불릴 정도로 개발 연대의 최전성기를 구가했는데, 저금리·저유가·저원화가치로 대표되는 3저 호황이 강력한 경기 팽창을 가져왔고, 주식시장도 이를 반영해 크게 올랐다. 3차 강세장은 2004~07년에 나타났다. 연평균 KOSPI 상승률은 23.6%였고, 중국 고성장의 수혜를 받으면서 나타났던 강세장이었다. 세 차례 시기의 뚜렷한 공통점이 있다. 한국 경제의 활력이 넘칠 때 주식시장은 장기 강세를 나타냈다. 이런 점에서 보면 한국 증시의 장기 횡보세는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 한다. 중국 특수가 끝난 이후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은 장기적으로 우상향하지만, 그야말로 ‘장기’라는 시간 범주에서 그랬다. 오히려 역사적으로 보면 강세장보다는 횡보장에서 보낸 시간이 더 길었다. 1972년 이후의 52년 동안 장기 강세장은 1~3차를 통틀어 15년이었고, 이보다 훨씬 긴 37년이 장기 횡보장의 범주에 속했다. 이번 국면에서도 KOSPI가 의미있는 레벨업을 이루기 위해서는 인내의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KOSPI와 무관하게 철저하게 보텀업으로 접근하는 투자자가 아니라면, 장기 박스권에서는 다소의 역발상이 필요하다. 대중들이 주식에 대해 겁을 낼 때 용기를 내지 않으면 기회가 없다. 모두가 주식을 살 때 동참하면 마음은 편하겠지만 수익을 내기는 어렵다. 투자의 기회는 버스와 같아서 지나가면 언제든지 온다. 최근 5년을 돌아보더라도 2018년 10월, 2020년 3월은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좋은 시기였고, 2022년 8월은 상대적으로 소소한 기회였지만 그래도 투자하기에 좋은 시기였다. 필자는 KOSPI의 PBR과 내재ROE를 고려했을 때 2450p 내외를 적정 가치로 보고 아래 위 10% 정도의 등락을 시장이 직면한 박스권으로 생각하고 있다. 좋은 가격이 올 때까지 기다릴 수 있는 태도는 장기 박스권에서 요구되는 중요한 덕목이다.
- ‘비둘기'로 돌변한 파월…“금리인하 논의 시작”(종합)
-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연준이 금리 인하에 대한 적절한 시점에 대해 논의를 시작하고 있다”며 “분명히 오늘 회의에서 논의한 주제이고 언제부터 긴축 강도를 낮추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논의가 가시화(come into view)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인플레이션과 전쟁 승리를 선언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밝히긴 했지만, 사실상 긴축 사이클이 끝났음을 시사했다.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AFP)◇세차례 금리 동결…한미 금리차 200bp 유지연준은 12일~13일(현지시간) 이틀 일정으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연 직후 성명을 통해 기준금리를 5.25~5.50%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지난 9월 이후 세 차례 연속 동결카드를 꺼낸 것이다. 연준이 금리를 동결함에 따라 한국 기준금리(3.50%)와 차이는 200bp로 유지됐다. 금리 동결은 이미 상수였다. 시장은 연준이 긴축사이클 종료를 선언할지, 내년 금리 인하를 몇 차례 할지에 관심이 컸다.파월은 화답했다. 파월은 우선 “연준 정책이 제약적인 영역(restrictive territory)에 들어갔다”고 언급했다. 기존에는 연준의 긴축이 물가를 끌어내릴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제약적인지 확신이 없다고 했지만, 이날 발언은 긴축이 충분한 수준에 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추가적인 금리 인상은 어렵다고 판단한 셈이다. 그러면서 그는 “금리가 사이클의 정점 또는 그 부근에 왔다”며 “FOMC 참가자들은 금리를 너무 오랫동안 유지할 위험에 집중하고 있다. 연준은 인플레 둔화에 따라 금리 인하 시기를 보고 있다. 이는 분명히 논의 주제다”고 했다.연준은 이날 성명서에서 “위원회는 향후 인플레이션을 2%로 회복하는 데 적절할 수 있는 어떤(any) 추가적인 정책 강화 정도를 결정할 때 통화정책의 누적 긴축, 통화정책이 경제활동과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시차, 경제 및 금융 상황 등을 고려한다”고 밝혔는데, 기존과 달리 ‘어떤(Any)’이라는 문구를 추가했다. 이와 관련 파월은 “‘어떤’ 단어를 추가한 것은 FOMC가 금리 사이클의 정점 또는 그 부근에 있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 연준은 경기 둔화가 시작된 점도 언급했다. 연준은 성명서에서 최근 지표에 따르면 경제 활동 성장이 3분기에 강한 속도에서 둔화됐음(slowed from its strong pace)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둔화됐다는 표현은 연준이 긴축을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최근 물가 둔화세에 대해서도 파월 의장은 “주거를 제외한 서비스인플레이션이 진전을 보이고 있다. 물가 둔화 진전을 환영한다. 진전을 보이고 있는 점은 정말 좋은 일”이라고 했다. 파월이 인플레이션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은 물가 급등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물론 파월은 “필요하다면 추가로 긴축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 아직 인플레이션과 싸움에서 승리를 했다고 선언하지 않았다. 시기상조다”며 여지를 남기긴 했지만, 전반적인 발언은 긴축이 끝났다는 데 방점을 둔 것으로 해석된다. ◇내년 최종금리 전망치 5.1→4.6%…“최소 세차례 인하”실제 연준 인사들이 예상하는 금리 전망을 표시한 점도표를 보면 금리 인상을 예상하는 FOMC 참가자들은 단 한명도 없었다. 파월은 “연준 이사들이 금리인상을 적지 않고 있다는 점은 우리가 할 만큼 했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준은 내년 최종 기준금리 수준은 4.6%로 제시했다. 3개월 전 예측(5.1%)에서 내려 잡았다. 내년에 최소 세차례 금리 인하가 단행될 수 있음을 암시했다. 기존 두번 가량 내릴 수 있는 전망에서 보다 눈높이를 낮춘 셈이다.FOMC 위원 19명 중 가장 많은 6명은 내년 기준금리 수준을 4.5~4.75%로 예상했다. 5명은 4.75~5.0%이었고, 4명은 4.24~4.5%였다. 가장 낮은 전망치를 제시한 1명은 3.75~4.0%였다. 가장 높은 전망치는 5.25~5.5%로 2명이었고, 나머지 1명은 5.0~5.25%를 전망했다. 연준은 내년 근원 인플레이션 예상치도 소폭 하향 조정했다. 내년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 상승률 예상치를 석 달 전인 9월 2.5%에서 2.4%로 소폭 낮췄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물가 전망치는 2.6%에서 0.2%포인트 낮춘 2.4%로 잡았다. 근원물가는 기조적 물가 추세를 볼 수 있어 연준이 중시하는 수치다. 올해 PCE 상승률도 3.3%에서 2.8%로 대폭 낮췄고, 근원 PCE상승률 전망치도ㅠ 3.7%에서 3.2%으로 하향 조정했다.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1.5%에서 1.4%로 낮췄다. 내년 실업률 전망치는 4.1%로 9월과 마찬가지로 유지했다. 전반적으로 인플레가 보다 빠르게 완화되고 있고, 미국 경제와 노동시장은 여전히 강력한 것으로 본 것이다.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이른바 ‘연착륙 시나리오’가 강화된 셈이다.파월 의장은 “지금 미국 경제가 침체기에 있다고 생각할 근거는 거의 없다”고 평가했다. ◇돌아온 ‘비둘기 파월’…시장 환호시장에서는 파월 의장이 다시 ‘매파적 동결’ 스탠스를 취할 것으로 예상해왔다. 물가 둔화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기조적 물가 흐름인 근원물가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4.0%를 유지하고 있는 데다 지난달 연준이 추가 긴축이 필요 없다고 거론했던 금융여건 긴축 상황이 상당히 완화됐기 때문이다. 5%를 넘었던 10년물 국채금리는 4.2~4.3%까지 내려온 상황이다.하지만 파월이 긴축 종료를 사실상 선언하면서 시장은 환호했다.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이 끝난 직후인 오후 3시15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09% 상승하고 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12% 올랐고,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도 1.11% 상승하고 있다.국채금리는 급락 중이다.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되는 2년물 국채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24.4bp(1bp=0.01%포인트)나 급락한 4.487%를 나타내고 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15.9bp 내린 4.047%, 30년물 국채금리는 10.5bp 하락한 4.2%를 기록 중이다.
- 尹 방문 계기 한-네덜란드 반도체·원전 협력 MOU 19건 체결
-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1~14일(현지시간) 일정으로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 중인 가운데 한국과 네덜란드 기업·단체가 이를 계기로 반도체부터 원자력발전소(원전)에 이르는 19건의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헤이그 총리실에 도착해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악수하며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1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무역협회는 13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외교부 및 현지 경제단체 VNO-NCW와 함께 현지서 ‘한국-네덜란드 비즈니스 포럼’을 열고 양국 경제협력 확대 기회를 모색했다.전날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네덜란드의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 회사인 ASML과 1조원 규모의 국내 연구소 신설을 비롯한 협력 확대 협약을 맺은 데 이어 반도체 분야에서의 MOU가 이어졌다. ㈜이솔은 현지 광원 개발 기업(ISTEQ B.V)와 차세대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위한 광원 공동 개발과 상용화에 협력기로 했다. 산업부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은 양국 정부 간 반도체 분야 인재 교류 업무협약에 발맞춰 현지 에인트호번 공과대와 5년 간 500명의 인재교류 협력 의향서(LOS)를 맺었다.메가존클라우드와 아이톡시는 현지 ICT 기업과 3건의 협력 MOU를 맺고,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도 현지 전기차 충전기 표준개발 기관(OCPP)과 협력기로 했다. 물류 분야에선 두산로보틱스와 로비고스, 오로라월드가, 농업 부문에선 농업회사법인 영풍과 티앤지랩, 희창유업이 각각 현지 기업과 손잡기로 했다.에너지 분야에서의 협력도 눈길을 끈다. 원전 공기업 한국수력원자력은 네덜란드 경제기후정책부(EZK)와 신규 원전 도입을 위한 기술타당성 조사 수행 협약을 맺었다. 네덜란드는 현재 원전 1기를 운영 중인데, 탄소중립 목표 이행 차원에서 지난해 말 2028년 착공, 2035년 완공을 목표로 원전 2기 추가 건설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 일정대로라면 내후년께는 사업자 선정에 착수해야 한다. 서방 세계에서 원전을 건설할 수 있는 곳은 한수원과 미국 웨스팅하우스, 프랑스전력공사 3곳으로, 이들은 발표 직후부터 물밑 경쟁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한국원자력연료도 이날 현지 원자력 혁신 컨설팅 기업인 NUCLIC과 현지 인·허가 정보 공유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 또 올 3월 유럽 최대 암모니아 생산 기업인 OCI글로벌과 손잡은 롯데정밀화학은 이날 이곳과 추가 업무 협약을 맺었다.한편 이날 비즈니스 포럼에는 협약 당사기업 관계자는 물론 삼성전자와 SK㈜, 롯데정밀화학, ASML, NXP, 악조노벨 등 양국 주요 기업 경영진 200여명이 찾아 양국 경제협력 확대 기회를 모색했다.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과 미키 아드리안센스 네덜란드 경제기후정책부 장관도 함께 하며 19건의 MOU에 임석했다.
- “취약 계층에게 ‘연탄은 곧 밥’…850원 사랑 베풀어주길”
-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작년 11월까지는 연탄 330만 장 정도가 기부됐는데, 올해 같은 기간엔 160만 장 정도뿐이에요. 경기가 어렵다고 하니까 이해는 되는데 그저 안타깝죠.”고물가·고금리 등 경제 한파 속 추위마저 본격화되면서 에너지 취약계층의 피해가 가시화되고 있다. 특히 연탄은행에 따르면 연탄을 때는 전체 가구(7만 4167명) 중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등 가구(6만 3991명)가 86%로 가장 많아 연탄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허기복(67) 밥상공동체·연탄은행 대표가 지난 1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개미마을에서 연탄 나눔 봉사를 시작하기 전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사진=황병서 기자)허기복(67) 사회복지법인 밥상공동체·연탄은행 대표는 에너지 취약계층이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도록 연탄 지원을 하는 조력자다. 그는 2002년 12월 연탄은행을 설립한 후 대표를 맡으며, 전국 17개 시도·31개 지역에서 연탄지원 사업을 벌이고 있다. 개인·기업 등의 후원을 받아 구매한 연탄을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나눠주는 활동을 21년째 하고 있다.허 대표는 지난 12일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의 개미마을에서 진행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 발생 전에는 연탄 490만 장까지 기부가 들어왔고, 지난해엔 402만 6000장이 들어 왔다”며 “올해는 (작년만큼 연탄을 받기가) 힘들 것이라고 보고 기부 연탄 목표를 300만 장으로 잡았는데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기업에 직접 찾아가 부탁도 해봤지만, 높은 인건비와 오른 원자재 가격에 (기부활동 하기를) 부담스러워 하는 분위기”라고 말끝을 흐렸다.1998년 밥상공동체를 만들어 취약계층에게 밥을 제공하던 허 대표가 연탄에 눈 돌리게 된 계기는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300원 하던 연탄 한 장이 없어서 일주일 째 냉방에서 지내는 할머니를 목격한 뒤 그는 연탄 지원 사업에 뛰어들게 됐다. 연탄은행으로 이름을 지은 것은 은행이 돈을 받아 이자를 불려 나눠주는 것처럼, 연탄을 후원받아 나눠 주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그는 “처음엔 연탄 1000장을 나눠 주는 것으로 시작했다”며 “쌓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든 뒤 수레에 실어 나눠줬다”고 회상했다.연탄은행은 매년 주제를 정해 연탄 지원 사업을 진행하는데, 올해 주제는 ‘연탄이 밥이 되다’이다. 연탄을 밥에 비유한 이유로 허 대표는 “탄수화물 다이어트를 하는 시대라지만, 밥이라는 것은 매일 먹어야 할 만큼 소중한 존재”라면서 “연탄도 매일 갈아야 하는 데다, 겨울철 생활에 있어 기초적으로 밥만큼 중요한 존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연탄이 가난을 상징하지만 따뜻하고 흐뭇하게 느껴지는 대상”이라면서 “연탄이 말은 못하지만 스스로 태우면서 남을 따뜻하게 하는 점에서 배울 것이 많다”고 덧붙였다.그는 현장의 안타까운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지방자치단체 등이 연탄을 기름보일러로 교체해 주고 있지만, 이러한 정책이 취약계층에겐 독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기름보일러가 연탄과 비교하면 보기도 좋고 냄새도 안 나지만, 기름보일러로 한 달을 나려면 1.5드럼이 필요한데 가격이 약 50만원에 달한다”며 “연탄은 한 달 나는데 150장 정도 월 12만 5000원이 들어가는데, 차이만 해도 4배에 달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연탄 때는 분들 평균 소득이 35만원이고, 전기세 5~7만원에 월세를 내고 나면 기름값을 내기 어려운 형편”이라면서 “기름보일러로 바꿨는데 더 춥게 지내는 분들이 많은 만큼, 당국이 현장의 목소리를 많이 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마지막으로 허 대표는 후원에 대한 고마움도 전했다. 그는 “2002년 당시 연탄 가격 한 장이 300원이었는데, 지금까지 자동이체를 통해 300원씩 기부하는 분들이 있다”면서 “300원이 작아 보여도 그런 마음이 너무나 감사하다”고 했다. 이어 “개인들에게 후원을 받다가 언론을 통해 입소문이 나고 기업들이 앞다퉈 끝 전을 모아 후원하겠다고 했을 때도 고마웠다”며 “욕심 같아선 누군가가 10만 장씩 후원해주길 바라지만, 연탄 한 장 가격인 850원을 후원해주는 것으로도 참 소중하고 고마운 일”이라고 했다.
- [사설]팔 걷은 슈링크플레이션 대응, 소비자 피해 더 없어야
- 정부가 식음료업체들의 슈링크플레이션에 대한 전방위 대응에 나섰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어제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별다른 고지없이 제품 용량 등을 변경하는 편법적인 가격 인상 문제를 근본 해결하기 위해 관계부처와 공동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같은 날 한국소비자원은 자체 정보사이트와 신고,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조사한 결과, 최근 1년간 9개 품목 37개 상품의 용량이 실제 줄어든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소비자원 발표는 기재부와 지난달 중순부터 함께 진행한 주요 생필품 가격 실태 조사에 따른 것이다.가격을 그대로 유지하는 대신 크기나 용량, 함량 성분 등을 은밀히 줄여 사실상 값을 올리는 슈링크플레이션은 업체 입장에서 볼 때 우회적 가격 인상 전략이다. 정부의 감시,통제나 소비자 저항을 피하기 위해 택하는 방편일 수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 눈에는 정당하지 않은 편법, 꼼수 인상이다. 업체에 대한 신뢰를 해치고 불만을 키운다는 점에서 온당치 않다. 소비자원 조사에서 드러났듯 편법 인상의 대상 품목이 육가공품, 식용유, 유제품, 맥주, 과자 등 대부분 일상적 밥상 먹거리여서 빠듯한 살림살이에 힘겨운 서민들로서는 분노마저 느낄 수 있다.문제는 대응 방식이다. 물가 관리는 역대 정부의 공통된 최우선 과제지만 뾰족한 통제 수단이 거의 없다. 인·허가 등의 강압적 통제는 기업의 자율과 가격 결정권을 침해하고 시장 기능에 역행한다는 점에서 상당한 한계가 있다. 정부가 우유와 빵 등 28개 품목에 대해 물가관리 전담자를 지정하고 상시 가격 점검에 나서기로 한 지난달 결정에 대해 “가격 통제가 부활했다”거나 “나중에 가격을 대폭 올리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비판이 비등한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그렇다 해도 반기업 정서를 부추기고 물가 안정을 해칠 수 있는 슈링크플레이션을 방관만 할 수는 없다. 기업들이 용량, 성분 등의 조정을 정직하게 공개하고 이해를 구하도록 정부와 소비자들이 감시, 계도 등 지속적인 노력을 쏟아야 한다. 업체들도 자발적 참여로 협조해야 함은 물론이다. 적자를 감수하며 물건을 팔 순 없지만 합리적 기준을 넘는 가격 정책은 결국 외면받을 수밖에 없음을 기업들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