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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동산시장 변곡점?…서울·경기 아파트값 동반하락
-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는 지표가 다수 나오고 있다. 실거래가는 하락하고 매물은 늘었지만 거래는 급감하며 집값 하락세가 곧 현실화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의원실)30일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에서 받은 ‘단위면적당(㎡) 수도권 아파트 평균 실거래 가격’ 자료에 따르면 서울, 경기, 인천의 아파트 전용면적 1㎡당 평균 실거래가는 전월대비 7개월만에 동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서울 아파트의 1㎡당 평균 실거래가는 10월 현재 1277만원으로 전월대비 210만원 하락했다. 1평(3.3㎡) 기준으론 693만원이나 떨어졌다. 1㎡당 평균 실거래가 하락은 6월(-84만원) 이후 4개월만 처음이다. 또한 수도권 지역 중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경기, 인천의 경우 1㎡당 실거래가가 2개월 연속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경기 아파트의 10월 1㎡당 실거래가는 606만원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전월대비 64만 9000원 하락한 수치이다.경기 아파트 실거래가는 2개월 연속으로 하락한 데 이어 하락폭도 대폭 확대됐다. 9월에는 전월대비 5000원 하락했었다.인천 아파트 실거래가 역시 전월대비 감소폭이 확대됐다. 인천 아파트의 10월 1㎡당 실거래가는 전월대비 24만 9000원 하락한 516만원으로 나타났다. 9월 하락폭은 7만원이었다.실거래가 하락이 이어지는 가운데 거래량은 급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거래 신고기한(30일)이 거의 지난 9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658건으로 전월대비 36.5% 감소했다.경기는 9월 9980건으로 전월대비 26.7%, 인천은 2147건으로 29.3% 감소했다. 신고기한은 아직 남았지만 10월 거래량도 급감 추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현재(27일 기준)까지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838건, 경기는 3966건, 인천은 838건이었다. 아파트 매물은 점차 확대되는 추세이다.부동산 빅데이터 업체인 아실에 따르면 10월 28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4만 3575건으로 전월대비 12.8% 증가했다. 경기는 전월대비 17.5% 증가한 7만 3286건, 인천은 25.2% 증가한 1만 4932건으로 나타났다.민간 통계에서는 매매수급지수가 기준선인 100 이하로 떨어졌다. 매매수급지수가 기준선인 100보다 낮으면 매수자 우위, 높으면 매도자 우위 상태를 뜻한다.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이 발표한 지난주 수도권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1.5로 전주(100.6)대비 크게 하락하며 매수자 우위 시장을 형성했다. 19주 만에 매매수급지수가 기준선(100) 밑으로 내려간 것이다. 서울 역시 매매수급지수가 94.5에서 86.1로, 경기는 101.9에서 90.8로 하락했다. 서울은 3주 연속 기준선(100)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했고, 경기도 19주만 처음으로 기준선(100) 이하로 나타났다.김회재 의원은 “부동산 안정의 중대한 변곡점을 맞고 있다”면서 “부동산 시장의 완전한 안정세를 위해 주택 공급에 속도를 내고 시장교란행위를 발본색원해 근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송윤아→전소민 '쇼윈도 : 여왕의 집' 메인 포스터…치정 미스터리
- (사진=채널A)[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채널A 새 드라마 ‘쇼윈도:여왕의 집’ 메인 포스터가 28일 공개됐다.오는 11월 29일 첫 방송되는 채널A 새 월화드라마 ‘쇼윈도:여왕의 집’(극본 한보경, 박혜영/ 연출 강솔, 박대희 / 제작 ㈜코탑미디어 / 기획 채널A)은 남편의 여자인 줄 모르고 불륜을 응원한 한 여자의 이야기를 그리는 미스터리 치정 멜로드라마다. 송윤아, 이성재, 전소민, 황찬성이 그릴 치명적인 사랑과 짜릿한 심리게임이 예비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은다.‘쇼윈도:여왕의 집’ 측은 이날 메인 포스터를 공개해 기대감을 높였다. 드라마를 이끌어 갈 4인의 관계성을 한눈에 보여주는 메인 포스터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며 궁금증을 자극한다. 메인 포스터는 한선주(송윤아 분), 신명섭(이성재 분), 한정원(황찬성 분)의 화목한 가족사진과, 이를 바라보는 윤미라(전소민 분)를 담고 있다. 한선주, 신명섭, 한정원의 행복한 미소와 이들을 바라보는 윤미라의 서늘한 표정이 대비를 자아낸다.극중 한선주, 신명섭은 완벽한 부부다. 남부럽지 않은 재력, 사랑스러운 자녀 등 모든 것을 갖춘 이들은 주변 사람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된다. 또한 한선주와 한정원은 누구보다 서로를 의지하는 남매로, 남다른 우애를 보여줄 예정이다. 포스터 속 가족사진에서도 신명섭, 한정원이 한선주의 뒤를 지키듯 서있어, 한선주를 중심으로 한 가족의 끈끈한 관계를 느낄 수 있다.그런가 하면 액자 밖에서 사진을 바라보는 윤미라의 눈빛에는 이들의 행복을 탐하는 욕망이 서려있다. 또한 가족사진을 담고 있는 액자의 유리가 깨져 있어, 곧 이들 가족의 행복을 깨뜨리는 사건이 발생할 것임을 암시한다. 신명섭과의 잘못된 사랑으로 한선주 가족에 커다란 파장을 일으키는 윤미라의 역할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와 함께 앞서 공개된 장르 포스터와 연결되는 ‘나의 가면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라는 문구가 앞으로 펼쳐질 드라마의 전개를 기대하게 한다. 이처럼 메인 포스터는 ‘쇼윈도:여왕의 집’을 이끌어갈 4인의 관계성과 스토리라인을 한 컷에 담아내며 흥미를 자극하고 있다. 포스터 공개만으로 시청자들의 시선과 욕망을 사로잡는 강렬한 스토리를 예고한 ‘쇼윈도:여왕의 집’. 2021년 연말을 충격으로 물들일 ‘쇼윈도:여왕의 집’이 더욱 기다려진다.한편 채널A 새 월화드라마 ‘쇼윈도:여왕의 집’은 오는 11월 29일 월요일 밤 10시 30분 첫 방송된다.
- '한창나이 선녀님', 나무꾼 없어도 괜찮아[스크린PICK]
-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 개봉 영화를 소개합니다.◇한창나이 선녀님새끼 낳은 소도 돌보고, 지붕에 널어둔 도루묵도 걷어야 하고, 나무에 올라 감도 따고, 택시 타고 한글 배우러 시내도 나가야 하고. 강원도 삼척 어느 산속에서 혼자 사는 선녀님은 앉아서 쉴 틈이 없다. 몸이 열 개여도 부족한 선녀님이 또 한번 일을 냈다. 평생 산 하나 밖에 못 넘어 본 그녀가, 오랫동안 살던 집을 떠나 새집 짓기를 결심한다. 또박또박 뚝딱뚝딱 오늘도 바쁜 선녀님의 하루.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법. 남편과 사별한 뒤 한글 공부를 시작한 68세 임선녀 할머니의 만학 열정이 무기력하게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삶에 대한 의지와 용기를 불러일으킨다. 대상을 따뜻하게 보듬는 감독의 사려 깊은 시선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올해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관객상 수상작이다.감독 원호연. 러닝타임 83분. 등급 전체 관람가. 개봉 10월 20일.◇듄10191년, 아트레이데스 가문의 후계자로 전 우주를 구원할 운명을 타고난 폴(티모시 샬라메 분)은 어떤 계시처럼 매일 꿈에서 아라키스 행성의 한 여인을 만난다. 물 한 방울 없는 사막인 아라키스에는 우주에서 가장 비싼 물질인 신성한 환각제 스파이스의 유일한 생산지로 이를 차지하기 위한 전쟁이 한창이다. 폴과 아트레이데스 가문은 황제의 명령으로 죽음이 기다리는 아라키스로 향한다.SF 걸작으로 평가받는 1965년 프랭크 허버트의 동명 원작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 전 우주를 거느릴 왕좌에 오를 운명을 지니고 태어난 폴의 장대한 여정을 그린다. 2부작으로 기획된 ‘듄’은 이번 영화에서 본격적인 스토리를 풀어내지 못했지만 경이로운 비주얼의 세계관과 티모시 샬라메·레베카 퍼거슨·오스카 아이삭·죠슈 브롤린·제이슨 모모아·하비에르 바르뎀·젠데이아 콜먼 등 화려한 캐스트만으로 충분히 매력을 선사한다. ‘컨택트’ ‘시카리오:암살자의 도시’의 드니 빌뇌브 감독의 작품이다.감독 드니 빌뇌브. 러닝타임 155분.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개봉 10월 20일.◇라스트 듀얼:최후의 결투부조리한 권력과 야만의 시대, 14세기 프랑스. 유서 깊은 카루주 가의 부인 ‘마르그리트’(조디 코머 분)는 남편 ‘장’(맷 데이먼 분)이 집을 비운 사이, 불시에 들이닥친 장의 친구 ‘자크’(아담 드라이버 분)에게 씻을 수 없는 모욕을 당한다. 용서받지 못할 짓을 저지른 자크는 마르그리트에게 침묵을 강요하지만, 마르그리트는 자신이 입을 여는 순간 감내해야 할 불명예를 각오하고 용기를 내어 자크의 죄를 고발한다. 권력을 등에 업은 자크는 강력하게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고, 가문과 자신의 명예를 지키기 위한 장은 승리하는 사람이 곧 정의로 판정받게 되는 결투 재판을 요청한다.여성이 남편의 도움 없이 법적 지위를 가질 수 없었던 때 성폭력에 침묵하지 않은 한 여성의 이야기. 하나의 사건을 각기 다른 세 개의 시점으로 풀어낸 구조가 흥미롭다. 진실게임 끝에 맞게 되는 뜻밖의 진실에는 시대를 관통하는 거장의 날카로운 통찰력이 담겨 있다. 세 사람의 운명을 쥔 후반부 결투 재판은 이 영화의 백미다.감독 리들리 스콧. 러닝타임 152분.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개봉 10월 20일.
- '너의 밤' 정인선→밴드 루나 6人 6色 캐릭터 포스터 공개
- (사진=SBS ‘너의 밤이 되어줄게’)[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SBS 일요드라마 ‘너의 밤이 되어줄게’가 각자의 개성이 녹아있는 캐릭터 포스터를 공개해 본 방송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22일 SBS 일요드라마 ‘너의 밤이 되어줄게’(연출 안지숙/ 제작 빅오션ENM, 슈퍼문 픽쳐스) 측은 배우 정인선과 밴드 루나(LUNA) 5인방의 캐릭터 포스터를 22일 공개했다.‘너의 밤이 되어줄게’는 몽유병을 앓고 있는 월드스타 아이돌과 비밀리에 이를 치료해야 하는 신분위장 입주 주치의의 달콤 살벌한, 멘탈 치유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다.이날 공개된 캐릭터 포스터에는 신분위장 입주 주치의 인윤주로 분한 정인선을 비롯해 밴드 루나 5인방 역을 맡은 이준영(윤태인 역), 장동주(서우연 역), 김종현(이신 역), 윤지성(김유찬 역), 김동현(우가온 역)의 모습이 담겨 있다.특히 포스터 속 ‘음악’에 관한 질문의 답으로 각 캐릭터를 나타내는 카피들은 이들이 각각 어떤 개성과 사연을 가진 캐릭터일지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먼저 인윤주는 ‘’음악이요? 그런 거 잘 몰라요. 그런 나보고, 음악 천재의 주치의를?!‘’이라고 답했다. 자타공인 효도관광계의 아이돌이자 힐링 가이드로 불리는 인윤주가 어떤 사연이 있어 윤태인의 입주 주치의가 됐는지 궁금증을 자아낸다.밴드 루나의 리더이자 인윤주로부터 멘탈 치료를 받게 될 윤태인은 ‘’음악은 숨 쉬듯이 자연스러운 거요. 그게 곧 나니까‘’라고 말하며 천재 음악 프로듀서의 자신감을 보여주고 있다.이밖에도 서우연은 ‘’순수하게 돌진하는 첫사랑‘’, 이신은 ‘’나를 가장 자유롭게 하는 것‘’, 김유찬은 ‘’유명해지기 위해 하는 것‘’, 우가온은 ‘’잊게 해주는 것‘’이라고 ‘음악’을 표현했다. 이렇듯 각기 다른 캐릭터들이 만나 한 집 안에 살며 어떤 조합의 케미를 선사할지 기대감을 한껏 높이고 있다.이처럼 ‘너의 밤이 되어줄게’는 각자의 뚜렷한 개성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들의 좌충우돌 성장기로 안방극장에 웃음과 힐링의 시간을 선사할 계획이다.한편 ‘너의 밤이 되어줄게’는 오는 11월 7일 밤 11시 5분 첫 방송 예정이다.
- [마켓인]돈방석 앉은 VC들…운용자산 '1조 클럽' 속속
- [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올 한 해 돈방석에 앉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규모가 커지는 만큼 부담도 있지만, 무엇보다 광범위하고 다양한 투자가 가능해진다는 것이 가장 의미 있는 진전 아닐까요.”국내 벤처캐피털(VC)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한 관계자의 말이다. VC 업계가 올해 내내 이어진 풍부한 유동성에 함박웃음을 짓는다. 운용자산(AUM) 규모 확대로 수수료 수익이 덩달아 늘어나면서다. 그간 국내 VC 중 운용자산 규모가 1조원을 돌파한 곳은 10곳 남짓이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그 수준을 서서히 넘어서는 모양새다. 창업 생태계와 자본시장 사이에서 교두보 역할을 하는 VC의 운용자산이 증가한다는 것은 곧 VC가 보다 다양한 산업 분야에 광범위한 투자를 집행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관련 생태계가 보다 활성화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셈이다.(그래픽=문승용 기자)◇AUM 1조원 돌파…“투자 분야 늘리고 가치 더하고”21일 VC 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운용자산 1조원을 돌파한 VC는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와 미래에셋벤처투자, 인터베스트 등이다. 이로써 국내 VC 중 1조원 이상의 운용자산을 굴리는 곳은 14곳 남짓으로 늘었다.가장 최근 1조 클럽에 입성한 곳은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다. 이 회사는 최근 470억원 규모의 ‘스마일게이트 엑스알(XR) 콘텐츠펀드 2호’를 결성했다. 해당 펀드는 메타버스 산업과 관련된 가상융합기술 및 애드테크 투자를 위한 것이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는 이 외에도 색다른 신규 펀드를 조성하며 투자 분야를 무서운 속도로 확대하고 있다. 올해에만 게임 콘텐츠에 중점적으로 투자하는 ‘스마트룬샷게임콘텐츠펀드(390억원 규모)’, ‘스마일게이트스마트오렌지펀드(150억원 규모)’, ‘스마일게이트글로벌유니콘1호펀드(130억원 규모)’, ‘스마일게이트넥스트커머스1호펀드(72억원 규모)’, ‘스마일게이트로켓부스터 1호펀드(22억원 규모)’ 등 신규 펀드를 다수 조성했다. 이번 엑스알 콘텐츠 펀드 2호까지 더하면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가 운용하는 펀드 규모는 1조원을 소폭 웃돌게 된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는 이러한 기세를 이어나가 현재 500억원 규모의 뉴딜펀드 결성도 추진하고 있다. 이르면 11월 초 안으로 결성 여부를 확정할 예정이다.올해 1조 클럽에 입성한 곳은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뿐만이 아니다. 리디북스와 무신사, 마켓컬리, 오늘의 집 투자로 ‘포트폴리오 맛집’이라는 별명이 붙은 미래에셋벤처투자도 신규 펀드를 결성하면서 지난 8월 1조 클럽에 가입했다. 회사는 해외 유니콘 기업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펀드인 ‘미래에셋 글로벌 유니콘 투자조합’을 비롯해 당시 923억원 규모로 신규 펀드들을 결성했다. 여기에 산업은행 위탁운용사로 선정되면서 약정총액 1000억원 규모의 반도체 소부장 사모펀드(PEF) 결성이 확정, 운용자산이 총 1923억원 늘어나면서 1조 클럽에 입성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분야를 가리지 않고 투자를 집행하는 인터베스트도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 560억원 규모의 ‘인터베스트 글로벌 스케일업 펀드’ 결성을 마무리 지으면서다. 해당 펀드는 해외 진출을 추진하는 국내 중소·중견 기업을 위한 것으로, 회사는 이를 통해 4차산업 관련 기업 투자를 추진할 계획이다. 근래 1조 클럽에 입성한 VC의 한 관계자는 “VC 덩치가 커질수록 경쟁력 있는 피투자 기업에 투자를 단행할 수 있는 시대”라며 “피투자사 입장에서도 믿고 오랜 기간 함께 할 투자사를 선호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어 자금력이 충분하고, 운용 역사가 있는 VC가 경쟁력을 쥐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운용 규모 늘수록 인력난 위기의식 우려도다만 운용자산 규모가 늘어날수록 VC 업계의 해묵은 난제인 ‘인력난’도 덩달아 심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규모가 늘어날수록 인당 처리할 업무가 가중되면서 인력 이탈이 심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VC 업계 한 관계자는 “인력난은 이 업계에서 여전히 고질적인 난제로 꼽힌다”며 “인력 충원 속도가 신규 펀드 조성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가운데 인당 관리해야 하는 운용 규모만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업무 과중으로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이직을 하는 경우도 빈번해 일각에서는 성과보상 체계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라면서도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업계 간 인재 확보 전쟁도 치열해져 시장 상황이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 [미리보는 이데일리신문]돈풀기, 인플레 촉발…나랏빚 다시 줄여야
-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다음은 13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뉴스다.△1면-돈풀기, 인플레 촉발…나랏빚 다시 줄여야- 원자재發 인플레 공포…주식·원화·채권 ‘트리플 약세’- 현대重 ‘3세 경영’ 가속…정기선 사장 승진- ‘대장동 키맨’ 남욱 뒤엔 사조직 ‘남욱사단’ 있었다-[사설]더 벌어진 MZ세대 자산 격차, 기회의 사다리 늘려야-[사설]정부도 국회도 미룬 연금개혁, 대선 후보들도 눈 감나△종합-피아니스트 꿈꿨던 ‘40억불의 사나이’ 한국 年예산 주무르는 월가 큰손으로- ‘與든 野든 인정사정 볼 것 없다’ 대장동 의혹 저격수 ‘국힘 3인방’△‘블랙홀’된 대장동 개발사업-“유동규, 이 시장 취임 직후부터 사업 관여…주민 면담하고 현장 방문”- 끈끈한 사업관계…‘남욱사단’은 대장동 깐부?- 성남도개공 설립 ‘반대→찬성’ 돌변…수상한 변심△종합-“美 연준 테이퍼링 시작 땐 국채금리 급등 불가피”- GM과 리콜비용 1.4조원 분담 합의 LG에너지솔루션 연내 IPO 청신호- 與 “고발사주 수사” VS 野 “대장동 수사”…공수처 첫 국감서 난타전-“韓 재정준칙 마련 늦으면 신뢰도 약화”- 위드코로나 전 마지막 거리두기 15일 발표…현 단계 유지할 듯△요동치는 4분기 경제-韓 경제 ‘인플레 위협’ 초근접 한은 내달 금리인상 못박았다-1년새 유가 2배, 가스 8배 ↑…오일쇼크 오나-연쇄 악재에 투자심리 급랭…코스피, 2900도 위태롭다△정치-봉합? 파국?…李 손 안에 있소이다- “경기도 국감이후 도지사직 사퇴” 이재명 ‘대장동 국감’ 정면 돌파- 안상수, 洪캠프 합류…최재형·하태경·황교안 누구에게로-“대장동 사건, 검·경 협력해 진실규명”-정부, 베트남·태국에 AZ 백신 공여-정의당 대선후보에 심상정△글로벌-시진핑 전방위 규제 칼춤…빅테크·사교육 이어 금융기관 정조준-집값이 너무 비싸…美 밀레니얼 세대 ‘주택공구’ 급증- 전력난에 놀란 中 “탈탄소 속도조절하라”-뉴욕증시 롤러코스터 장세에도…IPO시장 여전히 호황△경제-코로나 불확실성 여전한데…기저효과 사라지자 꺾인 세수 동력-만들어도 못 쓴다…제주 풍력발전 올해만 55회 셧다운- 수출기업 지원사격…보관비 20% 저렴한 물류센터 짓는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앞두고…경사노위 ‘산업안전위’ 신설△금융-금리 상승에 예대마진 ‘쑥’ 4대 금융지주 ‘실적 신바람’-주거난에…청년 전·월세 대출 3조 훌쩍-특판예금 인기에도…저축銀, 추가 판매 안하는 이유-쌓이는 민원에…금감원, 단순 보험민원 협회로 이관하나△산업-LG전자 ‘연매출 70조 시대’ 곧 연다- ‘부회장 4각 편대’ 꾸려…현대重 3세 경영 힘 싣는다- 김승연 회장 “역전의 DNA로 위기 넘자”-새 차보다 비싼 중고차…왜△ICT-SKT 2.0 시대 개막…전체 임직원에 자기주식 100주씩 준다-삼성 vs 애플…스마트워치 ‘가을대전’ 승자는?-“AI로 고객 행동 예측”…한국후지쯔 ‘휴먼센싱’ 기술, 국내 공략 박차-AI투자 전문기업 파운트 400억원 규모 투자 유치△소비자생활-배달앱…못믿을 리뷰말고 ‘만나이츠’ 믿으세요-인디에프×정구호, 하이엔드 여성복 ‘존스’ 내년 론칭-쉰 살 새우깡, 블랙을 입다-입출금부터 체크카드 발급까지…CU, 하나은행 제휴 편의점 오픈△건강-비흡연자도 위협하는 폐암…‘다학제 협진’으로 맞춤 치료·재활 도와-속쓰리고 더부룩…헬리코박터균 검사 받아보세요-주름개선·턱선보정 2중 효과…보톡스리프팅 아시나요△증권-대주주 요건 10억 그대로 연말 매물 폭탄 줄어들까-“위드코로나 코앞…리오프닝株서 기회 찾아야”-신용등급 없는 기업도 유동화증권 발행 가능△증권-비트코인 값 ‘훨훨’…국내외 가상자산기업 M&A 열기 ‘활활’-‘CB 전환가액 상향 의무화’ 11월께 시행할 듯-국제유가 7년여 만에 80달러 넘자…붉게 물든 ‘정유주’- M&A 통해 상장 기업에 투자 ‘삼성 글로벌 M&A 펀드’ 출시△부동산-비례율 놓고 조합원 갈등…방배5 ‘연내 분양’ 물건너가나-반값 복비에도 거래절벽…곳곳 “거래세 인하” 목청-두산건설 ‘위브더제니스 센트럴 여의’ 676가구 분양-“文정부 믿고 기다렸는데…집 사려면 4.4억 더 필요”△이데일리 문화대상-지친 우리를 위로해줬던 예술의 감동 한번 더-한평생을 국악에 헌신한 ‘이시대 최고의 소리꾼’-‘현대무용은 어렵다’는 고정관념, 몸짓으로 깨다△Book-잊고 있던 나 잇고 싶어요-치솟는 집값 해법, 지방에 답이 있다- 인스타 속 나,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이데일리가 만났습니다-고령화 속도 세계 최고…노후 준비 현황 알 수 있는 ‘연금통계’ 만들 것- “집값 통계 신뢰성 논란 연말까지 재점검할 것”△오피니언-[목멱칼럼]한국 사회 대개조 ‘자영업’서 희망 찾자-[기고]한복차림 국무회의가 뜻하는 것-[기자수첩]동학개미 향한 선심성 공약, 역풍 부를 수도△피플-부부CEO 가장 큰 장점은 공감…출산·육아, 부부만의 문제 아냐-김선영·김우형 “작품 아름다워 부부 동반출연 받아들여”-이스트스프링운용, 박천웅 대표 4연임-폴 매키트니 “비틀스 해체는 존 레논 탓”- 포스코 中企에 기술 무상이전…“친환경·스마트화 속도”△사회-화천대유와 연결고리 있나…이재명 ‘변호사비 대납의혹’에 쏠린 눈-“일가족 살해했는데 사형 아니라니” 김태현 무기징역에 유가족 ‘울분’-檢, 김만배 구속영장 청구-다음주부터 ‘접종 인센티브’ 확대…수도권 야구 관람 가능해지나-유은혜 “위드 코로나 맞춰 수도권 등교 확대”
- 맹세의 자리 욕망의 해방구…聖과 性, 한끗 차[이윤희의 아트in스페이스]<5>
- 귀스타브 쿠르베가 1866년 그린 ‘잠’. 파리에 거주하던 터키(당시 오스만제국) 대사 할릴 셰리프 파샤가 주문해 제작하게 된 작품이다. 주문자는 신화 속 ‘비너스와 프시케’를 테마로 부탁했다는데, 쿠르베는 그 모티프로 금발과 갈색의 머리카락만 가져와 여성 품에 안겨 잠든 여성을 그렸다. 가로길이가 2m에 달하는 대작으로, 1800년대 중반으로선 매우 드문 큰 캔버스도 화제가 됐다. 캔버스에 유채, 135×200㎝, 프랑스 프티팔레 소장.200여년 전 소설 ‘오만과 편견’이 탄생한 곳은 낡은 책상이었답니다. 종이 몇 장과 잉크병, 깃대펜이 전부인 그곳이 바로 영국작가 제인 오스틴의 작업실이었던 셈입니다. 장서가 그림처럼 꽂힌 책장, 큼직한 책상이 근사한 ‘서재’란 공간은 남성 작가만 차지할 수 있던 시절이었습니다. 서재뿐인가요. 화가의 공간이던 ‘아뜰리에’도 그랬고, 누구에게나 열려있다는 ‘카페’와 ‘술집’ ‘광장’도, 한 가정집의 ‘부엌’과 ‘식당’ ‘침실’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속해 있던 공간이지만, 그곳이 모든 이들에게 늘 공평했던 것은 아니었던 겁니다. 오랜 시간 미술관을 일터로 삼아온 이윤희 학예연구관이 이데일리와 함께 그 장면, 장면을 들여다봅니다. 때론 객관적 기록으로, 때론 상징을 담아, 때론 비틀린 풍자를 숨겨낸 ‘그림으로 읽는 공간이야기’ ‘그림으로 읽는 사람이야기’입니다. 주말 독자 여러분을 아트인문학의 세계로 안내합니다. <편집자주> [이윤희 수원시립미술관 학예과장] 잠 자는 곳, 침실은 인간이 가장 무방비 상태로 머무르는 공간이다. 잠이 든 동안은 코를 골거나 침을 흘리거나 팔다리를 대자로 뻗거나, 그 모습이야 각자 습관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러한 날것의 광경이 그림으로 그려진 일은 거의 없다. 일부 있다면 그것은 특수한 목적에 따른 것일 뿐, 대부분 관음을 만족시키기 위한 주문자의 요구, 혹은 그림을 그리는 자의 욕망 때문일 것이다. 그 한 예로 1855년 사실주의를 선언하고 “나는 천사를 본 일이 없다. 천사를 보여준다면 그릴 것이다”라고 말했던 프랑스 화가 귀스타브 쿠르베(1819∼1877)의 ‘잠’(1866)을 들 수 있다. 마치 레즈비언 커플의 침실을 그린 것 같은 이 그림은 대단히 충격적이다. 두 여성이 이불도 덮지 않은 누드로 몸을 기대어 자고 있는 것만으로도 깜짝 놀랄 일이지만, 그것이 사실주의를 선언했던 쿠르베의 손에 의해 그려졌다는 점도 충격이기는 마찬가지다. 두 여인이 침실에서 이런 포즈로 잠든 것을 쿠르베가 직접 보았을까. 붓과 팔레트를 든 남성 화가를 침실에 그대로 두고 두 여인은 이렇게 깊은 잠에 빠질 수 있었을까. 아니, 그보다 동성애란 것이 19세기 중반에 이렇게 과감하게 그려질 수 있는 주제였을까. 답은 간단하다. 쿠르베의 ‘잠’은 파리에 머물던 터키 대사 할릴 셰리프 파샤의 주문에 의한 그림이고, 공개를 목적으로 하지 않았다. 당시 동성애는 당연히 불법 중 불법이었고, 둘 중 최소 한 명의 실명을 알 수 있는 이 여성들이 동성애자였는지조차 의문이다. 단지 에로티시즘을 목적으로 했다면 남성과 여성이 침대에 있는 것보다 여성끼리 있는 것이 남성 주문자의 눈에 더 편안한 감상거리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 최근의 해석이다. 물론 쿠르베는 이들이 실제로 잠자는 모습을 목격하고 그렸다기보다는 두 사람의 누드를 따로 그려 합성했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신체의 형태나 기법 자체는 매우 사실적이어서 한 다리를 다른 사람에게 걸치고 그 다리에 손을 얹고 자는, 흐트러진 자세는 눈앞에서 이 광경이 벌어진 듯한 느낌을 준다. 침대 옆 작은 테이블에 놓인 술병과 잔, 침대 위에 흐트러져 있는 머리핀과 끊어진 진주 목걸이는 이 장면의 현장감을 북돋워 준다. ◇가장 성스러운 ‘수태고지’의 공간…순결함 상징하기도 이러한 예외적인 작품을 제외하면, 미술사에서 침실을 배경으로 가장 즐겨 그렸던 소재는 오히려 성스러운 의미를 가진 ‘수태고지’ 장면에서였다. 물론 현실적인 침실에 비너스나 여러 신화적 인물을 끌어들인 작품들도 있지만, 화가가 당대 침실 광경을 아무 거리낌 없이 묘사할 수 있는 소재는 성모 마리아의 방이었던 것이다. 플랑드르의 화가 한스 멤링(1430?∼1494)이 그린 ‘수태고지’(1480s)는 당시 북유럽 침실의 광경을 자세히 묘사하고 있다. 붉은 침구와 침대를 감싼 붉은 캐노피, 침대 옆 테이블과 독서대에 이르기까지 말이다. 한스 멤링의 ‘수태고지’(1480s). 사실주의에 입각한 정교한 초상화·종교화를 제작했던 멤링은 초상화에 풍경을 그려 넣은 최초의 플랑드르 화가로도 꼽힌다. 작품에서 마리아와 천사들 앞뒤로 묘사한 정교한 배경이 그 기량을 슬쩍 엿보게 한다. 나무패널에 유채, 186.1×114.9㎝, 미국 메트로폴리탄미술관 소장.그림 속 마리아는 가브리엘 대천사의 등장에 충격을 받아 쓰러지기 일보 직전이다. 마리아는 막 성경 읽기를 마치고, 평소 정갈하게 올림 장식을 했을 머리를 풀고 잠자리에 들 예정이었지만, 날개 단 천사들이 등장해 “예수를 임신하게 될 것”이라고 알려주자 놀라 두 무릎이 꺾였다. 두 천사는 마리아가 넘어지지 않도록 부축하고 치맛단을 밟지 않게 들어 올려주는 중이다. 이 와중에도 마리아는 한 손은 성경에, 다른 손은 가슴에 얹어 신의 메시지를 수용하는 자세를 잊지 않고 있다. 마리아의 머리 위에는 성령의 상징인 비둘기가 떠 있고, 뒤쪽 사이드테이블에 올려진 유리병 안 맑은 물, 앞쪽 독서대 옆의 백합이 그녀의 순결함을 상징하고 있다. 누구도 보지 않는 가장 내밀한 장소에서의 이 맹세는 곧 이뤄져 마리아는 예수를 잉태하고 그의 고난을 지켜보는 어머니가 될 것이다. 세속의 장면에서도 침실은 약속과 맹세의 장소로 그려졌다. 네덜란드 화가 얀 반 에이크(1395?∼1441)의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1434)에서 결혼을 약속하는 장면이 바로 그것이다. 한 가지 의외의 사실을 덧붙이자면, 의심의 여지없이 침실이라고 여겨지는 이 공간이 침실 겸 응접실이었다는 점이다. 진짜 사생활의 장소로 외부인이 드나들지 못하는 침실은 18세기까지 드물었고, 조반니 아르놀피니의 방처럼 거대한 샹들리에와 거울·침대, 의자가 놓인 공간이 집안에서 가장 잘 꾸며놓은 장소로 손님을 맞는 응접실을 겸했던 것이다. 그림 양 옆으로 한쪽에는 창문, 다른 쪽에는 붉은 침대가 있는 모양은 성모 마리아의 ‘수태고지’ 그림과 유사하다. 침대를 감싸는 천의 일부가 정갈하게 매여 있고, 침구는 잘 정돈돼 있다. 그렇다면 일상의 매우 평범한 공간 속 두 인물을 그린 이 장면이 왜 그냥 초상이 아니고 결혼을 맹세하는 장면이라고 추측하는 것일까. 얀 반 에이크의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1434). 부유한 상인 부부를 주인공으로 세운 작품은 옷의 질감까지 묘사한, 사물 하나하나의 살아 있는 디테일이 특징. 그 위에 도덕적·종교적 상징을 대거 들여 ‘말할 거리’가 많은 그림을 만들었다. 대부분 작품에 서명을 한 최초의 플랑드르 화가. 관찰자인 화가를 그림에 함께 그리는 형식은 후대의 초상 작품에 좋은 본보기가 되기도 했다. 나무패널에 유채, 82.2×60㎝, 영국 내셔널갤러리 소장.◇화가는 사랑의 증인…미술사 길이남을 문제적 거울 등장손을 잡고 있는, 잘 차려입은 한 쌍의 커플은 상상에 의한 인물이 아니고 틀림없는 실제 인물이다. 남성의 날카로운 눈매와 지나치게 긴 콧날, 턱의 갈라진 부분 등은 이상화된 모습이 아니라 특정 인물의 초상이란 것을 말해주며, 아르놀피니의 단독 초상이 여러 점 남아 있어 이 개성적인 얼굴을 다른 이로 착각할 순 없는 것이다. 얼핏 보이는 창문 밖 나무에 체리가 매달린 것을 보면 계절은 봄이지만 아르놀피니는 한겨울에나 입을 법한 털코트를 입었고, 여인 역시 푸른 옷 위에 녹색 겉옷을 걸쳤는데 목과 소매, 옷 안쪽이 흰 털로 마감돼 있다. 이는 두 사람 모두 실내에서 걸치는 옷이 아니라 성장을 한 것이고, 그저 일상 속 한순간을 그림으로 남긴 게 아니라 어떤 예식의 한가운데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이다. 남성은 한 손을 들어 맹세의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대개 부부의 연을 맺는 약속은 왼손이 아닌 오른손을 잡는 것이 상례기 때문에, 이 그림은 아르놀피니의 두 번째 부인과 언약을 맺는 것으로 추정되기도 한다. 하지만 약속은 약속인 것이다. 여기에는 미술사에서 가장 문제적인 거울도 한몫한다. 뒤쪽 벽에 걸린 큰 볼록거울 안에는 당연히 그림을 그리는 얀 반 에이크의 모습이 들어있어야 하지만, 화가가 아닌 주인공들을 마주보고 서 있는 두 남성이 작게 그려져 있는 것이다. 이 두 남성 중 하나가 화가 자신일 것으로 생각되는 지점은, 거울 위 벽에 적힌 문구에 숨겨져 있다. “얀 반 에이크가 여기에 있었다, 1434”라는 한 문장이 매우 장식적으로, 화가의 사인이라기에는 그 존재감이 너무도 크게 남겨져 있는 것이다. 결국 이 사인은 얀 반 에이크가 이 결혼의 증인 역할을 했다는 표시로 해석된다. 한스 멤링의 ‘수태고지’(1480s·왼쪽)와 얀 반 에이크의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1434) 부분을 클로즈업했다. 성스러운 침실과 세속의 침실을 각각 들여다본 두 작품 모두 정교하고 세밀한 묘사에 얹은 도덕적·종교적 상징이 특징이다.‘미술작품 속 침실’이라고 하면 그저 잠을 자는 장소로 그려지거나 갖은 에로틱한 상상들이 난무하는 장소가 아닐까 넘겨짚을 수 있지만, 전혀 다른 내용의 그림들이 수도 없이 많다. 대중에게 가장 잘 알려진 침실그림인 빈센트 반 고흐의 ‘아를르의 침실’마저도 좁고 별것 없는 초라한 광경에 눈물이 날 것 같으니 말이다. 미술작품 속 침실은 그저 잠을 자는 공간이 아니라 한 인간의 운명, 맹세와 약속, 혹은 고독한 실존을 상징하는 장소로 기능해 왔던 것이다. △이윤희 학예연구관은… 1970년생. 대학을 다니던 20대 어느 겨울, 해외여행 자유화 덕분에 유럽행 비행기에 오른 것이 인생에 미술을 들인 결정적 계기가 됐다. 누구나 들렀던 어느 미술관에서 뜻밖에 렘브란트의 ‘어머니 초상’이란 작품이 발을 붙들었다. 뭔가 꿈틀거리는 게 올라왔다. 세상을 감동시킨 그 수많은 작품을 설명하는 언어를 가지고 싶다는 열망도 함께였다. 이화여대에서 독문학과를 졸업한 뒤론 동대학원 미술사학과에 진학해 본격적으로 미술의 역사, 미술의 말을 공부했다. 이후 ‘공간’ 지 미술기자를 시작으로 대전시립미술관 학예실장, 아트센터 화이트블럭 학예실장, 청주시립미술관 학예실장 등을 거치며 오래전 그 렘브란트의 감동을 현장으로 옮겼다. 지금은 수원시립미술관 학예과장으로 일한다. 일터에 나가면 미술작품들이 바로 곁에 있다는 것에 만족하며 전시기획을 하고, 글을 쓴다. 번역서로 ‘그림자의 짧은 역사’(2006), ‘포토몽타주’(2003), ‘바디스케이프’(1999)가 있으며 저서로 ‘여성의 눈으로 보는 미술 키워드’의 출간을 앞두고 있다.
- [뉴스+]안만드나, 못만드나…LG스탠바이미 두달째 품귀 현상 왜?
- [이데일리 신중섭 기자] 이 기사는 이데일리 홈페이지에서 하루 먼저 볼 수 있는 이뉴스플러스 기사입니다.LG전자(066570)는 지난 7월 이동형 무선 TV라는 새로운 콘셉트의 제품 ‘스탠바이미’를 출시했다. 물량이 풀리는 족족 완판되며 흥행에 성공했고 TV 제품으로는 드물게 웃돈까지 붙어 중고 거래되기도 했다. 하지만 출시된 지 두 달이 넘었음에도 온라인 쇼핑몰에선 여전히 ‘품절’ 표시가 뜬다. 간간이 소량의 물량이 풀리긴 하지만 기회를 잡기도 어렵고 설령 주문하더라도 한달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 오프라인에선 원래부터 판매를 하지 않는다. ‘인기몰이’ 성공에도 마음껏 팔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웃돈 줘야 구하는 LG스탠바이미..안만드나 못만드나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출시 두 달째 ‘품귀 현상’ LG 스탠바이미27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LG전자 온라인 공식 브랜드숍에는 “LG 스탠바이미가 고객님의 큰 관심으로 준비된 수량이 모두 소진돼 일시 품절 됐다. 한정된 수량 준비로 구매 기회를 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는 알림이 띄워져 있다.알림에는 이른 시일 내에 주문을 받겠다는 설명이 함께 적혀있지만 주문 재개 일정은 ‘추후 안내 예정’으로 기약이 없다. 오프라인에선 원래부터 판매하지 않았기에 스탠바이미 구매를 위해선 온라인 물량이 풀리기만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스탠바이미는 기존 TV와는 달리 바퀴가 달린 무빙스탠드를 장착, 침실·부엌·서재 등 원하는 곳으로 옮겨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TV다. 내장 배터리를 탑재해 전원 연결 없이도 최장 3시간 동안 사용이 가능하다. 화면은 90도 회전 가능하며 터치스크린도 제공한다. 무선으로 이동해가며 나만의 공간에서 나만의 TV를 즐길 수 있다는 콘셉트로 인기를 얻고 있다. 물론 계속 판매가 안 되고 있는 건 아니다. LG전자에 따르면 앞선 7~8월 사전 예약판매와 본 판매에서 완판된 이후 이달에도 공식 브랜드숍과 11번가, G마켓, 오늘의 집, SSG 등 온라인 쇼핑 플랫폼에서 간간이 판매가 이뤄지긴 했다.하지만 여전히 소량만 판매돼 눈 깜짝할 새 사라지는 데다, 꾸준히 관심을 갖고 시시때때로 여러 온라인 쇼핑몰을 돌아다니는 사람이 아니라면 이마저도 알 방법이 없다. 운 좋게 주문을 한다 해도 수령까지 1달 대기는 기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난달부터 TV 제품에선 볼 수 없는 ‘리셀(Resell)’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리셀은 한정판, 명품 등 희소한 새 제품을 사서 웃돈을 얹고 중고 거래 플랫폼 등에서 되파는 행위다. 주로 신발이나 핸드백 등 패션 업계에서 흔한 일이지만 가전제품, 그것도 중고 TV를 웃돈 주고 구매하는 현상은 보기 드문 현상이다. 출고가는 109만원, 할인만 잘 받으면 쇼핑몰에서 90만원 대에도 구매가 가능하지만 점점 프리미엄이 붙더니 최근엔 호가가 150만~160만원까지 치솟기도 했다.LG 스탠바이미가 집 안 공간에 배치되어 있는 모습.(사진=LG전자)◇지속되는 품귀 현상 ‘왜?’ 소비자 입장에선 아무리 ‘인기 제품’이라지만 출시된 지 두 달이 흘렀음에도 제대로 구매할 수 없어 웃돈까지 줘가며 구매해야 하는 상황이 답답할 수 있다. 특히나 장인이 한땀 한땀 만드는 수제 명품 가방이나 시계가 아닌 공장에서 대량 생산되는 TV 제품 공급이 이처럼 원활하지 않은 이유가 궁금할 법하다.이러한 탓에 일각에선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동남아에 있는 해외 공장에 생산 차질이 생긴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최근 불거진 반도체 공급난으로 디스플레이 구동드라이버IC(DDI) 등 일부 부품 수급이 어려워서 그렇다는 소리도 있다.하지만 스탠바이미는 해외가 아닌 국내의 구미 공장에서 전량 생산되고 있다. 또 DDI 등 부품 공급 차질과도 무관하다는 게 LG전자 측 설명이다. 만약 DDI 부족으로 두 달째 공급 부족을 겪을 정도라면 스탠바이미뿐 아니라 다른 TV 제품 생산까지 문제가 번졌을 것이라는 것.회사 측은 특별한 상황 때문이 아니라 말 그대로 공급 수준을 뛰어넘는 수요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현재 생산 능력은 회사의 ‘예상 수요’에 맞춰져 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스탠바이미의 실제 수요가 예상보다 더 높아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생산 늘리기엔 ‘반짝 인기’ 위험 부담…그럼에도 “공급 물량 확대”소비자 입장에선 회사 측이 ‘초기 수요 예측’에는 실패할 수 있겠지만 인기가 확인됐으면 생산을 늘려 많이 파는 게 회사에도 좋은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 수 있다. 생산을 늘리면 소비자도, 제조업체도 좋을 테니 말이다.하지만 제조업체 입장에서도 사정은 있다. 우선 아무리 인기가 많더라도 아직 출시된 지 2달밖에 되지 않아 ‘반짝 인기’로 그칠 위험이 있다. 생산을 확대하려면 라인을 증설하거나 기존 TV 생산라인에서 다른 제품 대신 스탠바이미를 제조해야 한다. 하지만 라인 증설이 금방 되는 것도 아닌 데다, 라인을 늘리거나 다른 제품 대신 스탠바이미를 생산했다가 곧바로 인기가 식어버리면 이는 곧 손실로 이어진다.특히 스탠바이미는 일반적인 TV와 달리 ‘원하는 공간에서 자신만의 콘텐츠를 즐기고자 하는 고객’의 니즈를 반영해 만든 제품이다. 보편적인 니즈가 아닌 ‘특정’ 니즈를 기반으로 새로운 수요를 만든 셈이다. LG전자 입장에선 특정 니즈를 위해 대량 생산에 나서기보단 일시적으로 공급이 부족하더라도 ‘니즈’가 맞는 고객들의 수요를 보고 유연하게 대응하는 게 더 나을 수 있다.그렇다고 LG전자도 가만히 있는 건 아니다. 인기가 이어지자 공급 물량을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최근까지 이어진 완판 등의 영향으로 생산 물량이 수요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으나 조만간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공급물량을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 [미식로드] 母情 품은 '삼시세끼', 맛동네 옆 '완주'를 맛보다
- 순대 없는 순댓국으로 유명한 유성식당의 ‘순댓국’[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전주 옆 동네인 전북 완주. 지형적으로 완주는 마치 어머니의 품처럼 전주시를 품고 있다. 어머니의 산이라 불리는 ‘모악’(母岳)산이 완주에 있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 그래서 완주는 산, 들, 물이 큰 욕심 없이 멈추고 펼쳐지고 흐른다. 그 때문에 이곳에서 나는 음식들도 고스란히 완주의 풍광과 인정을 소박하고 정갈하게 담아내고 있다. 이 땅에서 삼시세끼 잘 챙겨 먹는다면 어떤 보양식도 부럽지 않을 정도다.어머니의 깊은 마음처럼 세심한 손길로 정성스레 음식을 내는 곳이 있다. 고산면의 골목집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저렴하고 정갈한 한정식집으로, 정겨운 어머니의 손맛을 느껴볼 수 있는 식당이다. 깔끔한 기본 반찬부터 다양한 요리까지 차례로 나오는데, 반찬 하나하나 정성이 가득하다. 솥밥부터 매생이죽, 전, 김치, 나물 등등 주인장의 손길이 느껴진다. 물론 계절에 따라 일부 메뉴가 변하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제철 재료로 푸짐하게 차려낸다. 여기에 가격 또한 착하다.완주 시민들이 자주 찾는 가성비 좋은 한정식집인 골목집의 돼지수육과 홍어회완주를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는 ‘순두부찌개’다. 완주에서 순두부찌개를 제대로 맛보려면 소양면에 자리한 ‘화심순두부’를 찾아가야 한다. 이 집의 시작은 약 50년 전. 방앗간 안주인이 만드는 순두부가 맛있다고 소문이 나면서다. 방앗간은 곧 ‘화심집’이란 간판을 걸고 순두부 장사를 시작했고, 이후 매콤한 양념장을 개발해 오늘날의 순두부찌개를 선보였다. 이 집 순두부찌개는 해물육수와 바지락을 더해 깊은 맛을 내는 것이 특징. 여기에 부드러운 순두부에 맛깔스럽게 양념한 돼지고기와 바지락을 넉넉하게 넣고 얼큰하게 끓여낸다. 청와대처럼 파란색 기와를 올린 큰 한옥이 위풍당당 원조임을 과시한다. 여기에 큼직한 입간판이 서 있어 소리 없이 사람들의 발길을 끌어당긴다.50여년간 순두부로 이름난 원조화심순두부의 순두부찌개삼례읍에는 실한 순대국밥을 내는 이름난 맛집인 유성식당이 있다. 재미있는 점은 순대 없는 순댓국이라는 것이다. 근데 고기가 한가득 수북이 담긴 제대로 된 국밥이다. 뜨거운 뚝배기에는 돼지 뼈를 오래 우려낸 국물과 내장과 머리고기가 가득 담겼다. 간은 새우젓으로 한다. 이 집 국밥의 특징은 느끼하지 않다는 점이다. 땀을 뻘뻘 흘리며 한 그릇을 다 비워도 속이 편안하다. 술을 많이 마신 다음날 아침 해장국으로도 좋을 정도다. 개운하고 시원한 국물이 어머니 손길처럼 쓰린 속을 어루만져 주기 때문이다.유성식당의 모둠순대
- [김유성의 금융CAST]신용대출 금리는 왜 뛰나
-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대출 받기가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당분간 은행들은 대출 금리를 높이고 대출 한도를 낮추는 식으로 당국의 대출 규제 방침을 따르고 있습니다. 지난해 집값을 잡겠다며 대출 규제에 나섰던 금융 당국은 어느샌가 가계대출 하나만 잡겠다며 금융권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사진 : 이미지투데이초저금리 시대가 마감되면서 은행 대출도 오르고 있습니다. 가계대출을 잡겠다는 당국의 의지와 시장 금리 상승이라는 변수까지 합쳐지면서 대출자들의 부담은 갈 수록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마냥 초저금리 대출 금리를 유지할 수 만은 없습니다. 떨어진 금리는 언젠가는 오를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금리에 안심하고 있다가 더 큰 충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당국의 가계대출 규제도 이 같은 연장선에서 이뤄지고 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신용대출 금리는 왜 주담대보다 더 널뛸까 최근 신용대출 금리는 3%대까지 올랐습니다.변호사나 의사 등 전문직 고신용자들의 대출 금리가 지난해 한 때 1.9%대까지 떨어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몇 달 사이 많이 오른 것입니다. 한도도 줄었습니다. ‘자기 연봉만큼만 빌려 갚아라’로 줄어든 것입니다. 가계대출 총량을 관리하겠다는 당국의 방침에 따라 은행들이 신용대출 규모를 줄이기 위한 조치를 취한 것입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여기서 한 가지. 유독 신용대출 금리만 널뛰든 뛴다는 점입니다. 시중은행 주담대 대출 하한 금리는 2% 중반에서 2% 중후반이나 3%대 초반으로 뛴 것과 비교해, 신용대출 하한 금리는 2% 초반에서 3% 후반대로 1%포인트 넘게 뛰었습니다. 실제 한국은행의 가계대출 동향 등에 따르면 지난 8월 신용대출 금리는 연 3.89%로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2019년 11월(연 3.9%)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반면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2.81%를 기록했습니다. 주담대 금리도 2019년 5월(2.93%) 이후 가장 높긴 하지만 신용대출 금리보다는 낮습니다. 이 같은 상황은 신용대출과 주담대의 특성을 보면 이해할 수 있습니다. 먼저 신용대출은 주담대와 달리 담보가 없는 대출입니다. 전적으로 차주(대출자)의 상환 능력에 따라 대출 규모와 금리가 정해집니다. 반면 주담대는 못 갚을 시를 대비한 담보가 있습니다. 은행 입장에서는 차주의 부실이 발생해도 담보를 매각해 대출 원금의 어느정도를 회수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대출 금리는 ‘떼일 가능성과 원금 회수 가능성’을 동시에 고려한 상황에서 산정되며, 담보물이 있다면 그만큼 금리는 낮아진다는 얘기입니다. 이는 은행연합회가 제공하는 금리 공시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예컨대 신용점수 기준 1~2등급 7월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신한은행은 2.81%입니다. 그런데 3~4등급은 3.91%로 5~6등급은 6.08%로 크게 높아집니다. 물론 5~6등급 신용자가 신한은행에서 신용대출을 받을 가능성은 매우 희박합니다. 설사 가능하다고 해도 높은 금리를 부담해야합니다. 같은 신한은행이라도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1~2등급은 2.74%입니다. 5~6등급이 3.06%입니다. 같은 신용등급자라고 해도 담보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서 금리가 확 달라집니다.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바로 담보의 힘입니다. 사진 : 이미지투데이이 담보의 힘도 저금리 기간에는 그 힘을 좀 잃습니다. 기준금리가 0.5%까지 떨어지면서 차주들의 상환 능력이 올라가면서 신용도가 높아진 효과 덕분입니다. 같은 원금의 이자율이라고 해도 4% 이자 부담과 1% 이자 부담은 확연한 차이를 보이게 됩니다. 은행이 봤을 때 차주가 원금과 이자를 연체할 가능성이 떨어지는 것입니다. 이는 곧 금리 하락으로까지 이어집니다. ◇신용대출 금리 폭등의 이유 두번째 신용대출 금리가 널뛸 수 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는 ‘기준 금리’에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기준금리는 한국은행의 정책금리를 뜻하는 게 아니라 대출 금리를 정할 때 기준이 되는 금리에 있습니다. 신용대출 기준 금리는 6개월·1년짜리 은행채 혹은 K리보 등을 기준으로 합니다. 지금은 사용 빈도가 줄었지만 양도성예금증서(CD) 등도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이들 채권 금리는 시장에서 단기채로 분류가 됩니다. 상환기간이 짧은 채권이고 발행 주기 또한 짧다는 얘기가 됩니다. 발행주기가 짧다는 것은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변경됐을 때 바로바로 적용이 가능하다는 뜻이 되기도 합니다. 반면 주담대에 쓰이는 장기채 금리는 하락 속도가 비교적 느린 축에 들어갑니다. 한번 발행되면 적어도 5년 정도의 만기가 유지되기 때문일 것입니다. 실제 지난해 8월 시장금리가 급박하게 떨어지던 때에 주담대와 신용대출 간 금리 역전현상까지 벌어집니다. 신용대출 금리 기준으로 많이 쓰이는 AAA은행채 6월물의 경우 지난 18일 기준 0.659%의 수익률(금리)을 기록했습니다. 2019년 8월(16일, 1.347%)의 절반, 2018년 8월(16일, 1.798%)의 3분의 1 수준이었습니다. 주담대 대출 금리 기준으로 많이 쓰이는 AAA은행채 5년물 금리는 지난 18일 1.31%를 기록했다. 6월물(0.659%)의 두 배 수준입니다. 은행 대출 금리를 결정하는 요인은 또 하나가 있습니다. 기준이 되는 금리 위에 은행의 마진과 비용, 목표 수익률 등이 포함된 금리입니다. 이를 가산금리라고 합니다. 업무 원가나 법적 비용, 위험 프리미엄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가감조정금리란 것도 있는데 본점이나 영업점에서 재량껏 떼거나 붙일 수 있는 금리입니다. 신용대출 금리에 있어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인데, 어떻게 보면 고신용자처럼 신용도가 좋은 사람을 우대하기 위해 만들어진 금리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각 영업점에서 인심 쓰듯 ‘금리를 낮춰줄’ 공간을 만들어놓은 것이지요. 그런데 이 ‘공간’이 막혀버리게 됩니다. 신용대출을 줄이라는 당국의 으름장에 이를 줄여버린 것이지요. 이른바 우대금리의 축소입니다. 따라서 대출자들이 체감하는 신용대출의 금리 상승 폭은 주담대보다 클 수 밖에 없습니다. ◇최근의 가계대출 헤프닝은 초저금리 시대의 산물 금융 당국의 가계대출 조이기는 어떻게 보면 시장에 반하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애초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춘 것은 시중의 통화량을 늘리기 위한 목적에 있는데, 이를 인위적으로 막으려고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정책의 방향도 올해 들어 약간 이상해졌습니다. 지난해까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조이기 목적은 ‘집값 등 자산 거품 방지’에 있었습니다. 은행 대출이 자산시장에 직접 유입되다보니 가격 폭등이 이뤄졌다는 시각이 있었던 것입니다. 빚을 내어 투자하는 ‘빚투’, 영혼까지 끌어 대출을 받겠다는 ‘영끌’ 등에 대한 실질적인 고민이 있어 보였습니다. 그런데 집값 잡기에 사실상 실패했고 (물론 금융당국은 초저금리 시대라는 등 할 말은 많긴 합니다) 그에 따라 대출자들이 빌려야 하는 원금 규모는 커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가계대출 자체를 줄이겠다고 정책 방침이 바뀌게 되면서 여러 무리수가 나온 것도 사실이긴 합니다. (전세대출 한도 축소 등이 되겠죠.) 지금은 단지 ‘가게대출을 잡겠다’라는 정책적 목표만 분명해 보입니다. 앞으로 다가올 금리 상승기를 대비해 가계대출을 줄여야 할 필요가 분명 있습니다. 다만 초저금리 상태에서 은행 대출만 조이려고 했던 부분에서 허점이 너무나 많았습니다.초저금리 상황에서 대출 규제로 집값을 잡겠다고 했던 가정 자체가 맞지 않았던 것입니다. 금리 변동에 따른 자연스러운 집값 연착륙을 유도하고 그에 따른 보완적 금융으로 가야할 필요가 있지는 않을까요? 정부와 금융당국의 고민은 커질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