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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아나 존스' 레고로 만난다…신제품 3종 내달 출시
  • '인디아나 존스' 레고로 만난다…신제품 3종 내달 출시
  •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영화 ‘인디아나 존스’ 속 명장면을 레고로 되살린 ‘레고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신제품 3종이 다음 달 출시된다.레고그룹(LEGO Group)은 액션 모험물의 대명사 영화 ‘인디아나 존스’ 속 명장면을 레고로 되살린 신제품 3종을 다음 달 1일 출시한다고 밝혔다.이번 신제품은 영화의 1편 ‘레이더스’와 3편 ‘인디아나 존스와 최후의 성전’의 주요 배경이 된 고대 문명과 탐험 장비를 정교하게 재현했다. 함정과 비밀 통로 등 각종 장치를 직접 작동시켜 영화 속 액션을 생생하게 연출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기능도 곳곳에 숨겨져 있다.먼저 1편의 유명한 오프닝 장면을 재현할 수 있는 ‘레고 인디아나 존스 황금 우상의 사원(77015)’은 성인 팬을 위한 대형 디오라마 제품이다. 총 1,545개 브릭으로 신비롭고 웅장한 고대 사원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표현했다. 바위가 굴러 떨어지고 대좌의 손잡이를 돌리면 우상에 불이 켜지는 등 다양한 기능도 갖췄다. 팬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명대사가 새겨진 명판도 제공한다.‘레고 인디아나 존스 잃어버린 무덤에서의 탈출(77013)’은 1편에서 봉인된 성궤를 찾기 위해 뱀이 들끓는 영혼의 우물로 떠난 존스 일행의 모험을 담았다. 거대한 아누비스 조각상을 넘어뜨려 비밀 통로를 찾고 미이라를 피해 탈출하는 연출도 가능하다.‘레고 인디아나 존스 전투기 추격전(77012)’은 3편에서 존스 부자가 전투기의 추격을 피해 구형 컨버터블 자동차를 몰고 결전을 벌이는 장면을 재현했다. 스터드 슈터 2개, 우산과 권총이 든 상자 등 다채로운 액세서리로 실감나는 액션을 연출할 수 있다.신제품 3종에는 트레이드 마크인 갈색 페도라와 채찍, 가죽 재킷을 착용한 인디아나 존스 미니피겨가 모두 포함됐다. 각 세트별 명장면에 등장하는 주요 캐릭터 미니피겨도 함께 소장할 수 있다. 신제품 3종은 다음 달 1일 온오프라인 공식 레고스토어와 이마트를 통해 출시된다.
2023.03.22 I 한광범 기자
'모형총으로 협박' 장호권 광복회장 "정당방위"…혐의 부인
  • '모형총으로 협박' 장호권 광복회장 "정당방위"…혐의 부인
  • [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모형총으로 광복회원을 위협한 독립운동가 고(故) 장준하 선생의 장남 장호권(74) 광복회장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장호권 광복회장.(사진=연합뉴스)22일 서울남부지법 형사9단독 김윤희 판사는 특수협박 혐의를 받는 장 회장에 대한 첫 심리를 진행했다. 장 회장은 피해자와 몸싸움 도중 비비탄 권총을 꺼낸 사실은 인정하지만 협박하진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면서 피해자인 광복회원 이모(73)씨가 과거 김원웅 전 광복회장 재임 시절에도 회장실에서 난동을 부렸던 인물이란 점에서 ‘정당방위’였다고 강조했다. 장 회장의 변호인은 “피해자와 피고인이 언성 높여 충돌한 사실은 있지만 위험한 물건을 꺼내서 협박을 했다든가 해악을 고지한 사실이 없다”며 “피고인의 행위는 누군가에게 해악을 고지하려던 행위라기보단 해악을 가하려던 자에게 그러지 못하도록 한 소극적인 자구행위나 방어행위이기 때문에 민법상의 위법성 조각 사유 해당된다”고 덧붙였다.‘위법성 조각 사유’는 불법 행위라도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 인정되는데, △정당 행위 △정당방위 △긴급 피난 △자구행위(自救行爲) △피해자의 승낙 등이 양형 참작 사유에 해당한다. 피해자 이씨는 과거 광복회장실 문을 차고 난입해 명패 등 사무집기를 손괴하고 준비해온 2L 인분을 뿌리는 등 난동을 부려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앞서 장 회장은 지난해 6월 서울 여의도 광복회관에서 회원들과 면담하던 중 자신의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한 이씨를 상대로 모형총을 꺼내 위협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전기면도기 케이스라고 주장했지만, 경찰 조사 결과 모형총으로 드러났다. 다만 CC(폐쇄회로)TV 확인 결과 상대방을 직접 겨누거나 쏘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장 회장은 별세한 김 전 회장이 비리 의혹으로 사퇴한 지난 5월 보궐선거에서 신임 광복회장으로 선출됐다. 그러나 선거 과정에서 담합행위 의혹이 제기되며 법원이 지난해 10월 가처분을 받아들여 직무가 정지된 상태다. 이후 차순위 득표를 했던 백범 김구 선생의 장손 김진(74)씨가 광복회장 직무대행을 맡았지만 일부 회원들과 소송으로 직에서 물러나 현재 촤광휴 관선 변호사가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광복회는 오는 5월 정기총회에서 신임 회장을 선출할 방침이다.
2023.03.22 I 조민정 기자
인천공항 여객기에 권총탄 반입 미국인, 체포영장 신청
  • 인천공항 여객기에 권총탄 반입 미국인, 체포영장 신청
  • 인천공항 전경.[인천=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경찰이 인천공항 여객기로 권총탄 2발을 반입한 용의자로 70대 미국인을 특정했다. 인천공항경찰단은 항공보안법 위반 혐의로 A씨(70대·남·미국 국적)에 대한 체포영장을 신청했다고 21일 밝혔다.A씨는 지난 10일 오전 인천공항에서 필리핀 마닐라로 떠날 예정이었던 대한항공 여객기에 9㎜ 권총탄 2발을 반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경찰은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검색대 엑스레이(X-RAY) 기록과 주변 CCTV 영상 등을 통해 A씨를 용의자로 특정했다.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국내로 입국했던 A씨는 10일 오전 권총탄이 발견된 대한항공 여객기를 타고 필리핀으로 떠난 것으로 조사됐다. 애초 이 여객기는 10일 오전 7시45분 필리핀으로 출발할 예정이었으니 기내에서 권총탄이 발견돼 이륙 직전 여객터미널로 돌아왔다. 여객기에 타고 있던 A씨 등 승객 218명, 승무원 12명 등 230명은 긴급히 대피했다가 실탄 발견 외에 특별한 문제가 없어 다시 탑승해 필리핀으로 떠났다. 경찰 관계자는 “A씨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되면 인터폴과 협조해 검거에 나설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10일 오전 여객기로 반입된 권총탄 2발을 제대로 검색하지 못한 혐의(항공보안법 위반)로 인천공항공사 자회사 소속 보안검색요원 B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2023.03.21 I 이종일 기자
인천공항 출국장서 또다시 실탄 1발 발견
  • 인천공항 출국장서 또다시 실탄 1발 발견
  •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필리핀행 여객기에서 실탄 2발이 발견된 데 이어 인천공항에서 또다시 실탄이 발견됐다.(사진=연합뉴스)16일 인천공항경찰단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오후 4시 23분께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3층 출국장에서 실탄 1발이 발견됐다는 신고를 접수했다.인천공항공사 자회사 소속 환경미화원이 3층 출국장 쓰레기통 분리수거를 하다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를 접수한 인천공항 대테러상황실은 경찰에 즉각 전파했다. 경찰은 해당 실탄을 소총용으로 추정하고, 3층 출국장 일대를 수색했으나 추가로 발견된 실탄은 나오지 않았다. 경찰은 실탄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해 정밀 감식을 할 예정이다.인천공항에서 실탄이 발견된 건 올해만 2번째다. 앞서 지난 10일 인천공항을 출발해 필리핀 마닐라로 가려던 대한항공 여객기에서도 9㎜ 권총용 실탄 2발이 발견된 바 있다.당시 탑승해 있던 승객은 여객기 좌석 밑에서 발견한 실탄 1발을 승무원에게 건넸으나, 승무원은 상급자에게 보고하지 않았다. 이후 여객기가 활주로로 이동하던 중 또 다른 승객이 실탄 1발을 추가로 발견하고 나서야 승무원은 뒤늦게 경찰에 신고했다. 이에 대해 승무원은 실탄을 금속으로 된 쓰레기로 착각해 신고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2023.03.16 I 송승현 기자
美 3살 아이가 장전된 총 만져…4살 언니 총탄 맞아 사망
  • 美 3살 아이가 장전된 총 만져…4살 언니 총탄 맞아 사망
  •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미국에서 보호자의 허술한 총기 관리로 3살 여아가 장전된 총을 만지다가 총탄이 발사돼 4세 언니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사진=로이터)13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께 텍사스주 휴스턴의 한 아파트 안에서 3세 여아가 부모의 총을 만지다 총탄이 발사돼 옆에 있던 4세 언니가 맞아 숨졌다. 수사 당국은 3세 여아가 침실 안에 놓여 있던 장전된 상태의 반자동 권총을 만지다 사고가 벌어졌다고 밝혔다. 당시 아파트 안에는 아이의 부모를 비롯한 부모의 지인 등 성인 5명이 있었지만 아이들과 다른 공간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아이들은 보호자 없이 방 안에 남겨진 상태였다. 부모들은 한 발의 총성을 들은 뒤 곧장 아이들이 있는 방으로 달려왔지만 4살 아이는 움직이지 않았다고 한다. 수사 당국은 이 4세 아이가 현장에서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해리스 카운티 보안관 에드 곤살레스는 이번 사건에 대해 “아이가 총기에 접근해 누군가를 다치게 한 또 하나의 비극적인 이야기”라고 표현했다. 이어 “총기 소유자들은 총이 안전한 곳에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며 “아이에게 총을 만지지 말라고 얘기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우리는 이러한 사고를 너무 많이 목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한편 미국 가구의 약 40%가 총기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를 안전하게 보관하는 비율은 절반이 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 리서치에 따르면 미국 가구의 약 40%가 총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존스홉킨스대학 연구를 보면 총기를 안전하게 보관하고 있는 가구는 절반에 미치지 못한다. 이번 사고가 발생한 텍사스주는 총기 규제가 약한 지역으로 지난달에도 한 쇼핑몰에서 총격이 벌어져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2023.03.14 I 이재은 기자
범행 배경엔 층간소음…독일서 10대 소년 아랫집 노인 총격에 숨져
  • 범행 배경엔 층간소음…독일서 10대 소년 아랫집 노인 총격에 숨져
  •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독일에서 10대 소년이 81세 이웃집 노인의 총격에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노인의 범행 배경에는 층간소음으로 인한 다툼 등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지난달 28일 독일 브람슈에서 16세 소년이 총격을 당한 사건이 발생한 뒤 당국 관계자가 증거를 확보하고 있다. (사진=dpa via AP)2일(현지시간) 독일 빌트와 AP 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오전 7시 30분께 독일 북서부 오스나브뤼크 인근 브람셰에서 학교에 가던 지난(16)군은 아랫집에 사는 주세페(81)씨의 총격 세 발에 머리를 맞고 쓰러졌다. 당시 주세페씨는 총소리를 듣고 집 밖으로 나온 지난군의 어머니에게도 총격을 가했지만 빗나갔고, 자신에게 총을 겨눈 것으로 알려졌다. 주세페씨는 중상을 입고 입원 중인 상태로 경찰은 그를 살인, 살인미수 등 혐의로 체포했다.지난군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다가 2일 사망했다. 빌트는 주세페씨의 범행 배경에 대해 오랜 기간의 다툼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주민들은 주세페씨가 소음 문제를 두고 반복적으로 불만을 토로했으며 자신의 윗집에 살던 지난군의 어머니와 자주 다퉜다고 말했다. 다만 오스나브뤼크 지방 검찰 대변인은 주세페씨의 범행에 대한 최종 동기가 불문명하다고 밝혔다. 또 주세페씨가 범행 도구로 사용한 소구경 권총 면허증을 가지고 있었는지도 파악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탈리아 시민인 주세페씨는 전 레스토랑 소유주로 사격을 취미로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2023.03.03 I 이재은 기자
‘대전 은행 강도살인’ 이승만 무기징역, 이정학 징역 20년 선고
  • ‘대전 은행 강도살인’ 이승만 무기징역, 이정학 징역 20년 선고
  •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22년 전 발생한 ‘대전 국민은행 권총 강도살인 사건’의 피고인들에게 중형이 선고됐다.22년 전 대전 국민은행 강도살인 피의자의 사진. 왼쪽부터 이승만, 이정학. (사진=대전경찰청 제공)17일 대전지법 형사12부(나상훈 부장판사)는 강도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승만(53)과 이정학(52)에게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 20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20년과 10년을 각각 명령했다.이승만과 이정학은 지난 2001년 12월 21일 오전 10시께 대전 서구 둔산동 국민은행 지하 주차장에서 현금 수송차량을 승용차로 가로막은 뒤 은행 출납과장 김모(당시 45세) 씨를 38구경 권총으로 살해하고, 현금 3억원이 든 가방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2001년 대전 서구 둔산동 국민은행에서 발생한 권총 강도 살인사건의 피의자 이승만이 지난해 9월 2일 오전 대전 동부경찰서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기 전 심경을 밝히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들은 범행 두 달 전인 10월 15일 자정께 대덕구 송촌동 일대에서 도보 순찰 중이던 경찰관을 차로 들이받은 뒤 권총을 빼앗은 혐의도 받고 있다. 이때 훔친 권총으로 두 달 뒤 강도살인 사건을 벌인 것이다.21년 동안 장기미제사건으로 남아 있던 이 사건은 지난 2015년 이정학이 불법 게임장에 버린 담배꽁초에서 검출한 DNA와 경찰이 증거물로 보관 중이던 마스크의 DNA가 일치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이후 검찰은 지난달 16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이승만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이정학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하고 30년간 전자발찌 부착을 명령했다. 당시 이승만은 “저는 3 대 1로 붙어도 제압할 수 있어 총이 필요 없다. 총을 쏜 건 제가 아니다”라며 살인 혐의를 부인한 바 있다.22년 만에 붙잡힌 대전 국민은행 권총 강도살인 피의자 이정학이 포승줄에 묶인 채 지난해 9월 2일 오전 대전 둔산경찰서를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를 두고 재판부는 “이승만은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하고 주도적으로 추진했을뿐더러 피해자에게 살상력이 높은 권총을 이용한 점에 따라 죄질이 나쁘다”며 “그럼에도 모든 잘못을 이정학에게 돌리는 등 개선의 정이 없다”고 판시했다.공범 이정학에 대해선 “이정학은 살인의 가능성을 예측했음에도 범죄에 관여했다”며 “그러나 사건 경위를 자백함으로써 20년 만에 사건의 경위를 밝히는 데 도움이 됐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그러면서 “고인이 된 피해자는 높은 책임감과 성실감으로 강도 범행을 막으려다 숨졌다”며 “피해자의 정의롭고 선한 행동의 결과가 이런 비극을 야기한 만큼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2023.02.17 I 송혜수 기자
'널스라이팅', 진용진 '없는 영화제' 1위…특별 상영회 개최
  • '널스라이팅', 진용진 '없는 영화제' 1위…특별 상영회 개최
  • ‘널스라이팅’[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뉴미디어 콘텐츠 스튜디오 3Y코퍼레이션이 젊은 창작자 지원을 위해 개최한 ‘없는 영화제’의 수상작을 선정하고, 오는 28일 관객들과 소통의 자리를 마련했다. ‘없는 영화제’ 수상작 3편의 시사회에 이어 GV를 갖고 관객들과 직접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질 예정. ‘없는 영화’ 시리즈인 ‘감성 주점’에서 열연을 펼친 바 있는 배우 현재이가 GV 모더레이터로 참여해 더욱 다채로운 이야기를 나누며 특별한 시간을 선사한다.이날은 ‘없는 영화제’ 수상작 3편 외에 진용진이 연출하는 신개념 무비 시리즈 ‘없는 영화’ 미공개 작품 특별 상영회도 함께 진행하며 관객들에 특별한 시간을 선사한다. ‘없는 영화’는 지난해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초청을 통해 처음 오프라인에서 관객을 만난데 이어, 이번에 두 번째로 대형 스크린에서 공개되는 것으로, ‘없는 영화’ 시리즈를 아끼는 시청자들의 뜨거운 기대를 모으고 있다.‘없는 영화제’는 3Y코퍼레이션이 크리에이터 진용진과 함께 제작하는 ‘없는 영화’ 시리즈 론칭 1주년을 기념해 개최한 것으로, 틀을 깨는 아이디어와 톡톡 튀는 연출력을 가진 젊은 창작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기획했다. 유수 크리에이터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약 100편 이상의 출품작이 접수됐으며, 본선에 오른 약 20편의 작품들 중 ‘없는 영화’ 제작진의 내부 평가와, 유튜브에 공개된 작품의 시청 데이터 등을 종합적으로 산출해 선정했다.최종 1위를 차지한 작품은 간호사들의 이야기를 현실적으로 그린 ‘널스라이팅’(감독/극본 김수환). 매일 쉴 틈 없이 돌아가는 응급실에서 ‘그저 좋은 간호사가 되고 싶다’는 소박한 꿈을 가진 신규 간호사 ‘유정’이 교육이라는 명목 하에 시작된 이른바 ‘태움(간호사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실제 일어날 수 있을법한 일들을 담담하지만 현실감 있게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1위 수상작에는 2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2위는 ‘냄새’(감독 박금강, 극본 박금강/한재승), 3위는 ‘졸업’(감독/극본 김민수)이 차지했다. 2위 수상작 ‘냄새’는 서울 한복판에 떨어진 직경 70M의 운석에서 나는 엄청난 악취로 인해 서울시가 재난 사태를 선포하고, 이 냄새를 없애기 위해 노력하는 내용을 담았다. 3위 ‘졸업’은 엄격한 분위기 속에서 통제를 받으며 수업을 받는 10대 학생들이 “권총을 자신의 머리에 쏘면 졸업시켜준다”는 교수의 말에 사투를 벌이는 내용을 담았다.3Y코퍼레이션은 “수상작들은 ‘없는 영화’ 시리즈만큼이나 신선하고 이색적인 소재를 뛰어난 연출력으로 심사 과정에 참여한 시청자들에게 높은 호응을 얻었다”며, “3Y코퍼레이션은 앞으로도 참신한 감각과 뛰어난 연출력을 가진 역량 있는 창작자 분들이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오는 2월 18일 토요일 메가박스 성수에서 진행되는 ‘없는 영화제’ 수상작 상영회 및 GV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유튜브 ‘진용진’ 채널 커뮤니티탭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23.02.15 I 김가영 기자
"총알 있으면 쐈다"…부대원 머리에 권총 겨눈 '폭군' 중대장
  • "총알 있으면 쐈다"…부대원 머리에 권총 겨눈 '폭군' 중대장
  •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국방부 영내에서 근무하던 한 위관급 장교가 소속 중대원들을 폭행 ·협박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이 장교는 중대원들을 괴롭히는 과정에서 실제 권총을 겨누기도 했고, 모형 총으로 위협을 가했다.10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국방부 영내의 한 부대에서 중대장으로 근무한 A씨는 소속 부대원들의 업무능력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수차레 폭행과 협박을 가했다.A씨는 2020년 10월 부대 행정반 내에서 실탄이 장전되지 않은 K5권총을 꺼내 소속 부대원 B씨와 30㎝ 거리에서 이마 명치, 사타구니 부위를 향해 총구를 겨눈 후 “머리에 한발, 가슴에 한발, 그리고 사타구니에 한발”이라고 위협했다.또 다른 날에는 다른 부대원 C씨에게 1m 거리에서 권총을 겨눈 후 “총알이 있었으면 너희를 쏴버렸을 건데”라고 말했다. 2020년 11월에도 B씨와 10~20㎝ 거리에서 관자놀이에 총구를 겨눈 후 “마음 속에선 이미 수백 번 쏴 죽였다. 탄창이 있었으면 이미 쏴 죽였다”고 겁박했다.A씨는 같은 날 C씨가 자신에게 질문을 했다는 이유로 권총을 꺼내 들어 얼굴 쪽으로 총구를 겨눈 후 고함을 치기도 했다. 그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다른 부대원 D씨에겐 모형 K2 총기의 총구를 이마에 대고 위협을 가하기도 했다.총기를 이용한 위협뿐 아니라 실제 폭행을 가하기도 했다. A씨는 완력기를 부대원 댄 후 이를 조이거나, 타카를 실제 부대원에게 발사하기도 했다. 또 행정병이 오타를 냈다는 이유로 ‘진압봉’으로 머리를 치거나, 부대기 깃대봉으로 부대원 명치를 때렸다. 아울러 부상을 당해 의무대 진료를 가려던 부대원을 향해선 부상 부위에 소독제를 뿌리고 “내가 상처에 소금을 뿌린 격이네”라고 비웃는 방법으로 가혹행위를 했다.A씨는 운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운전병을 때리거나 욕설을 가하기도 했으며, 다른 부대원들이 보는 앞에서 특정 부대원에 대해 “평소에 마음에 들지 않아 죽여버리고 싶다”고 모욕을 하기도 했다.A씨의 범행은 참다못한 부대원들이 부대에 신고하며 드러났다. 군사경찰이 수사에 나섰고, 군검찰은 A씨에 대해 직무수행군인 등 특수폭행·협박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기소 후 그는 전역처분을 받았고, 사건은 민간 법원으로 이송됐다.A씨는 법정에서 권총 협박에 대해선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폭행에 대해선 “사용한 도구가 위험한 물건으로 볼 수 없다”며 특수폭행이 아닌 일반 폭행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재판 과정에서 대부분 피해자와 합의를 했다.수원지법 여주지원 형사합의2부(재판장 조정웅)는 공소사실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하고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에게 수치심, 모멸감, 공포감 등을 야기해 인격, 자존감 등을 크게 훼손했다”며 “피해자들은 상명하복과 폐쇄적 군대 문화로 인해 단호하게 저장하거나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한 채 상당한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고 질타했다.그러면서도 “A씨가 범행의 객관적 사실관계는 대체로 인정하면서 잘못을 반성하고 있고, 합의한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하고 있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며 집행유예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2023.02.10 I 한광범 기자
하마터면 말 걸 뻔했다…리움미술관에 죽친 노숙자들에게
  • 하마터면 말 걸 뻔했다…리움미술관에 죽친 노숙자들에게
  •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조각작품 ‘동훈과 준호’(2023) 중 하나. 나무·스티로폼·스티인리스스틸 등으로 실물 크기의 형체로 제작해 리움미술관에 로비에 앉혔다. 나머지 하나는 현관 초입에 놓았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왜 여기서 이러고 있소? 딱한 사정 한번 들어나 봅시다.” 하마터면 이럴 뻔했다. 한겨울 찬바람을 피해 어쩌다 여기까지 들어왔다 해도 말이다. 명색이 대한민국 최고의 사립미술관, 그것도 현관 초입에 얇은 점퍼차림의 한 노숙자가 벌러덩 드러누워 있으니 그 사연이 어찌 궁금하지 않겠는가. 어쩌다 못 보고 지나쳐 그대로 로비로 들어섰다고 치자. 대략난감한 상황은 끝이 아니다. 이번엔 중앙 기둥에 기댄 채 바닥에 웅크리고 앉은 또 다른 노숙자가 보이니까. 도대체 뭐 이런 일이 있나. 그래 맞다. ‘말린’ 거다. 누구에게? 마우리치오 카텔란(63)에게. 세계 미술계가 고개부터 절레절레 젓는 이탈리아 출신 설치미술가 카텔란에게 시작부터 한방 먹은 거다. 저 노숙자들은 다름 아닌 카텔란의 조각작품이니까. 나무·스티로폼·스테인리스스틸로 실물 크기의 형체를 빚은 뒤, 옷 입히고 모자 씌우고 마스크까지 끼워 ‘속이자’ 작정하고 내놓은 ‘동훈과 준호’(2023)니까. 리움미술관에 들어서는 현관 초입에 놓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조각작품 ‘동훈과 준호’(2023) 중 하나. 나무·스티로폼·스티인리스스틸 등으로 실물 크기의 형체로 제작했다. 나머지 하나는 로비에 앉혔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그나마 손을 내밀어 그이를 일으키려 하지 않은 건 그날 운이 좋았기 때문이다. 그 ‘딱한 사정’이 자칫 ‘그에게서 나에게로’ 긴박하게 옮겨올 수도 있었단 얘기다. “몰라서 한 일”이라고 변명을 해봐도 ‘작품 훼손’의 혐의에선 자유로울 수 없었을 테니. 서울 용산구 한남동 리움미술관. 국내서 처음 펼친 카텔란의 ‘우리’(WE) 전은 그렇게 문을 연다. 개인전에서조차 작품 2∼3점 내놓는 게 전부일 만큼 까탈스럽기 그지없다는 그이에게서 ‘한국 첫 개인전’에 무려 38점을 얻어냈다. 덕분에 1990년대 데뷔 이후 30여년에 걸쳐 작업한 조각·설치·회화·벽화 등 주요 작품을 단단히 챙겨서 걸고 세울 수 있었고. ‘한쌍의 노숙자’는 그저 맛보기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바닥에서 얼굴만 빼꼼히 내놓은 침입자를 유머러스하게 포착한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조각설치 ‘무제’(2001). 비현실적인 설정으로 미술계에 어정쩡한 위치에 있는 카텔란 자신을 투영했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조각설치 ‘무제’(2001)의 침입자를 뒤에서 내려다봤다. 리움미술관은 이 작품 설치를 위해 개관 이래 처음으로 바닥을 뚫는 공사를 했단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금기는 깨는 것…‘논쟁적 작품’ 수두룩카텔란을 두고 왕왕 붙이는 별칭이 있다. ‘뒤샹의 적자’. 철물점에서 사온 소변기(‘샘’ 1917) 하나 달랑 전시장에 들여놓고 현대미술계의 패러다임을 바꿔버린 마르셀 뒤샹(1887∼1968)의 뒤를 잇는 후예란 말은 꽤 적절해 보인다. 2019년 ‘아트바젤 마이애미’ 현장, 근처 식품점에서 사온 바나나(‘코미디언’ 2019) 하나를 벽에 덕테이프로 붙여두고 12만달러(현재 약 1억 5000만원)를 부른 누군가에게 냉큼 팔아버렸으니 말이다. 100년을 사이에 두고 미술계는 또 한번 폭풍에 휩싸였더랬다. 작품과 작품 아닌 것의 경계, 미적·경제적 가치를 결정하는 기준에 다시 트집을 잡힌 셈이니까.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바나나. 벽에 덕테이프로 고정한 이 바나나에 카텔란은 ‘코미디언’(2019)이란 이름을 달았다. 2019년 ‘아트바젤 마이애미’에서 12만달러(현재 약 1억 5000만원)에 팔렸던 작품이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다만 그 수준에 그쳤다면 영 섭섭했을 터. 카텔란의 발칙한 세상은 예술영역을 뛰어넘는다. 배배 꼬인 위트·유머로 각이 딱 잡힌 종교·정치·사회의 틀을 휘저으며 폼나는 기성체계를 조롱하고 풍자하는 작업을 ‘본업’으로 삼은 거다. 그뿐인가. 죽고 사는 일, 외로움과 불안한 내면에 빠진 ‘우리’ 이야기까지 서슴없이 털어놓았으니. 다시 말해 그이의 작품에는 ‘논란·논쟁’이 마를 날이 없었다는 뜻이다. 이런 식이다. 교황이 붉은 카펫 바닥에 쓰러져 있다. 지병으로? 천만에. 하늘에서 떨어진 운석을 맞아서(‘아홉 번째 시간’ 1999). 그저 상징적인 교황이어도 난리가 났을 텐데, 그 모델이 1999년 작품을 처음 선뵀던 당시 요한 바오르 2세였으니 세상의 반응이 과연 어땠겠는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아홉 번째 시간’(1999). 작품을 제작하던 당시 바티칸 교황이던 요한 바오로 2세를 모델로 했다. ‘교황이 운석에 맞아 쓰러진다면’이란 발칙한 상상력을 보탠 대표적인 카텔란의 문제작이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단정하게 두 손을 모으고 무릎을 꿇고 앉은 남자. 얼굴을 확인하니 낯이 익는다. 콧수염 하나로 단박에 알아볼 아돌프 히틀러(‘그’ 2001). 누구도 어디서도 다시 세우기 꺼려 하는 그 인물은 등장 자체로 화제가 됐더랬다. 그러거나 말거나 카텔란은 저토록 깔끔하게 빚어놓은 히틀러의 등 뒤에서 대놓고 묻고 있다. ‘그가 이렇게 나온다면 이제 용서할 건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조각작품 ‘그’(2001). 아돌프 히틀러의 무릎을 꿇렸다. 다소곳하게 앉아 깊이 반성하는 표정을 한 히틀러를 통해 카텔란은 이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한 ‘역사적 반성’에 관해 묻는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흰 천을 덮어 나란히 바닥에 내려놓은 아홉 개의 조각. 굳이 천을 들춰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어느 참사에서 옮겨다 놓은 시신이란 것을(‘모두’ 2007). 하지만 그 사고가 어떤 것이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보는 이라면 누구나 자신이 직·간접적으로 겪고 기억에 남긴 가장 참혹한 비극을 떠올릴 테니까. 거꾸로 선, 아니 머리를 땅에 박고 벽에 기댄 경찰관 둘도 보인다(‘프랭크와 제이미’ 2002). 한 경관은 팔짱을 끼고 한 경관은 두 손을 내린 채다. 그다지 심각한 얼굴들도 아니다. 바로 여기에 포인트가 있다. 2002년 9·11테러 직후에 내놓은 작품은 당시 손 놓고 있을 수밖에 없던 공권력을 우스꽝스럽게 비꼰 거다. 붉은 카펫 위에 놓인 하얀 조각작품 9점. 마우리치오 카텔란이 ‘모두’(2007)라 이름 붙인 작품은 한눈에 ‘천으로 덮인 시신’을 알아챌 수 있게 한다. ‘익명의 죽음에 대한 기념비’라고 했다. 실제로 기념비에 자주 쓰는 카카라 대리석으로 제작했단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뉴욕 경찰관을 머리를 바닥에 박은 채 거꾸로 세웠다.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프랭크와 제이미’(2002)는 결정적 순간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마네킹 같은 공권력을 꼬집었다. 물구나무선 모양새로 9·11테러로 무너진 쌍둥이빌딩을 연상케 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들 하나하나가 가진 아찔한 수위에 비한다면 ‘애교’처럼 보이는 작품도 여럿이다. 세발자전거를 타고 전시장 곳곳을 헤집고 다니는 꼬마(‘찰리’ 2003), 7분마다 양철북을 시끄럽게 두들겨대는 소년 오스카(‘무제’ 2003), 바닥에서 얼굴만 빼꼼히 내놓은 침입자(‘무제’ 2001), 냉장고에 들어앉은 채 밖을 내다보는 여인(‘그림자’ 2023) 등등. ◇비틀어댄 가벼움, 단순화한 급진성굳이 한 줄 특징으로 꼽으라면, 심각하게 비틀어댄 가벼움, 천연덕스럽게 단순화한 급진성이랄까. 주변 혹은 문화·역사 속 인물을 불러들여 ‘부조리 희극’ ‘블랙 코미디’처럼 연출한 작업이 말이다. 그렇다고 날 세운 비수를 찔러 대는 범위가 이토록 광범위할 수 있나.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그림자’(2023·왼쪽)와 ‘찰리’(2003). 냉장고 안에 들어앉아 밖을 내다보는 여인은 20대 초반에 여읜 카텔란의 어머니. 자신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그리움을 표현했다. 세발자전거를 타고 미술관을 종횡무진 누비는 꼬마는 카텔란의 어린 시절을 닮았다고 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양복 입은 두 남자를 침대에 나란히 눕힌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우리’(2010). 카텔란의 얼굴을 닮았다는 두 얼굴은 또 서로 다르다. 이른바 ‘2중 자화상’을 통해 카텔란은 삶과 죽음, 개인과 사회, 권위에 대한 오마주와 전복 등 두 가지 잣대를 한 침대에 들였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그러니 한시도 방심할 수 없다. 천장부터 바닥, 사각공간의 구석까지 샅샅이 헤집어보지 않으면 놓치게 될 작품도 여럿이니까. 박제한 말 한 마리를 천장에 매달아두고(‘노베첸토’ 1997), 희생을 상징한 두 발을 7m 가까이 되는 벽화로 그리고(‘아버지’ 2021), 바티칸의 시스티나 성당을 축소해 통째로 옮겨낸(‘무제’ 2018) 대형작품 사이사이에 말이다. 앙증맞은 또 다른 세상이 있다. 창가에 화분처럼 놓고 식물을 심어둔 부츠(‘무제’ 2008), 어느 벽에 설치한 정강이 높이의 베이비 엘리베이터(‘무제’ 2001), 권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다람쥐의 미니어처 살림집(‘비디비도비디부’ 1996) 등이 숨어 있는 거다.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노베첸토’(1997·왼쪽)와 ‘무제’(2018). 카텔란은 진짜 말을 박제해 공중에 매달고, 바티칸의 시스티나 성당을 축소해 통째로 옮겨내기도 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카텔란의 대담한 공격성 덕에 미술관으로서도 ‘안 해본 일’들을 했다. 바닥을 파내 속살을 보여주고 벽을 뚫어 틈새까지 열어내는. 작가와 ‘코드’가 맞았다고 할까. 이런 안팎의 장치까지 더해 모처럼 ‘리움’의 이름값에 대한 의심을 빼낼 자리가 되지 않을까 싶다. 비정상을 비틀고 비틀어 정상으로 되돌리는 관록은 아무나 다 가진 자질이 아니다. 멀쩡한 미술관을 가히 난장으로 만들어두고도 역시 작가는 말이 없다. 아무리 “아트스트의 이야기는 절대 듣지 말라”고 설파했다지만. 하긴 굳이 말이 필요하겠나. 노숙하는 동훈과 준호가 어디 이곳에만 있겠는가. 전시는 7월 16일까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분신이라 할 ‘찰리’(2003·아래)가, 카텔란이 아버지를 떠올리며 극사실적 회화로 그린 ‘아버지’(2021) 앞에 세발자전거를 잠시 멈춰 세웠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
2023.02.02 I 오현주 기자
캘리포니아 서부서 총격사고로 7명 숨져…60대 용의자 체포
  • 캘리포니아 서부서 총격사고로 7명 숨져…60대 용의자 체포
  •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미국 캘리포니아주 서부에서 23일(현지시간) 오후 60대 노동자가 총기를 난사해 7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쳤다.경찰이 23일 총격 사건의 용의자 자오춘리를 연행하고 있다. (사진=로이터)AP·AFP통신과 뉴욕타임스(NYT), CNN 등에 따르면 이번 총격 사건은 이날 오후 2시 30분께 샌프란시스코에서 남쪽으로 48㎞가량 떨어진 도시 해프문베이 외곽의 농장 지역에서 발생했다.샌머테이오 카운티 보안관실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두 곳에서 총격 사건이 벌어져 각각 4명, 3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으며, 사건 용의자인 자오춘리(67)를 체포해 구금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의 범행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앞서 현지 언론은 버섯농장과 트럭 운송업체에서 각각 총격이 발생했다고 보도했으나 범행 장소는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고 있는 상태다. 두 범행장소 간의 연관성도 알려지지 않았다. 범행 현장 두 곳은 3㎞가량 떨어져 있으며, 자오춘리는 이 거리를 차량으로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23일 발생한 총격 사건의 용의자 자오춘리가 체포되고 있다. (사진=로이터)자오춘리는 범행 2시간가량 뒤 해프문베이 경찰 지구대로 차를 몰고 가 주차장에서 체포됐다. 언론이 확보한 체포 당시 영상에는 그가 별다른 저항 없이 경관 세 명에게 제압되는 모습이 담겼다.수사 당국은 이번 범행을 자오춘리의 단독 범행으로 보고 있다. 또한 차량에서 발견된 반자동 권총 한 정이 범행에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크리스티나 코퍼스 보안관이 23일 발생한 해프문베이 총격 사건에 대한 언론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AP)크리스티나 코퍼스 보안관은 용의자가 두 범행장소 중 한 곳의 어린이 돌봄 공간에서 일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범행 당시 농장 일꾼들은 물론이고 어린이들도 현장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코퍼스 보안관은 “아이들이 하교한 후인 오후에 사건이 벌어졌다”며 “아이들이 이를 목격하다니 (참담함을) 이루 말할 수가 없다”고 했다.AP통신은 카운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사건이 발생한 두 장소의 관련성은 아직 분명하지 않지만, 용의자는 이들 중 한 곳에서 일하고 있으며 모종의 불만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한편 자오춘리의 범행은 올해 미국에서 발생한 6번째 총기 난사 사건으로 기록됐다. 앞선 지난 21일에는 몬터레이 파크의 중국계 춤 교습소에서 휴 캔 트랜(72)이 총기를 난사해 11명이 숨진 바 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총기 난사 사건 희생자들과 병원에서 만나던 중 옆으로 불려 나와 또 다른 총격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며 “연이은 비극”이라고 말했다.
2023.01.24 I 이재은 기자
'LA 총기난사' 72세 노인 단독 범행…반자동권총 확보
  • 'LA 총기난사' 72세 노인 단독 범행…반자동권총 확보
  • 미국 경찰이 공개한 LA 총기난사 사건 용의자 사진.(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의 소도시 몬터레이 파크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은 72살 아시아계 노인의 단독 범행인 것으로 드러났다.22일(현지시간) 미국 LA 카운티 보안관실은 사건 브리핑을 통해 총격 사건 용의자가 아시아계 남성 휴 캔 트랜(Huu Can Tran·72)이라고 밝혔다. 로버트 루나 보안관은 트랜이 단독으로 행동했고 사건 현장에서 반자동 돌격형 권총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트랜이 캘리포니아주 토런스의 한 쇼핑몰 야외 주차장으로 이동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범행 동기를 아직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트랜이 음력설 전날인 21일 몬터레이 파크 시내의 한 댄스클럽에서 반자동 총기를 난사했다. 이 사고로 남성 5명과 여성 5명이 사망했고, 10명이 부상을 입었다. 트랜은 총격 사건 이후 흰색 밴 차량을 타고 달아났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타임스(LAT)에 따르면 트랜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차량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경찰은 사상자들 신원에 대해선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 사망자와 부상자 대다수는 중국계로 추정되고 있다. 제임스 안 LA 한인회 회장에 따르면 한인 피해 접수는 아직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2023.01.23 I 이은정 기자
알렉 볼드윈, '촬영장 총격' 과실치사로 징역형 위기
  • 알렉 볼드윈, '촬영장 총격' 과실치사로 징역형 위기
  • 알렉 볼드윈(사진=AP)[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영화 촬영 세트장 총격 사고로 촬영 감독을 숨지게 한 할리우드 배우 알렉 볼드윈이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다.20일(한국시간) 외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뉴멕시코주 검찰은 이날 성명을 내고 실탄이 장전된 소품용 총기의 안전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알렉 볼드윈과 무기류 소품 관리자 해나 쿠티에레즈 리드를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알렉 볼드윈은 2021년 10월 뉴멕시코주 샌타페이 세트장에서 서부영화 ‘러스트’ 촬영 리허설 때 소품용 권총을 쏘는 장면을 연습하던 중 공포탄이 아닌 실탄이 발사되면서 맞은편에 있던 헐리나 허친스 촬영감독이 가슴에 총탄을 맞고 숨졌다.메리 카맥-알트위스 검사장은 “뉴멕시코주 법률을 철저히 검토한 결과 볼드윈과 다른 제작진에 대해 형사 기소를 할 충분한 증거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아무도 법 위에 있지 않고 누구라도 정의 구현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밝혔다.뉴멕시코주 법에 따르면 과실치사 혐의에 대해 유죄가 확정되면 볼드윈은 최대 1년 6개월 징역 및 5000달러 벌금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여기에다 배심원 재판 과정에서 검찰이 과실을 넘어서는 범죄 혐의를 추가로 입증할 경우 최대 5년 징역형도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하지만 알렉 볼드윈 변호인은 성명에서 “이번 결정은 허친스의 비극적인 죽음을 왜곡하는 끔찍한 실수”라면서 법정에서 다투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실탄이 장전되지 않은 ‘콜드 건’이라는 얘기를 듣고 소품용 총을 전달받았고, 방아쇠를 직접 당기지 않았다면서 형사 기소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해왔다.허친스 촬영 감독의 유족은 검찰의 기소 결정에 대해 “우리는 기소를 지지하고 검찰에 전적으로 협조할 것”이라며 “사법시스템이 법을 어긴 사람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기를 강력히 희망한다”고 말했다.
2023.01.21 I 윤기백 기자
'미스터트롯2' 시청률 20.9%+4주 연속 전 채널 1위+화제성 석권
  • '미스터트롯2' 시청률 20.9%+4주 연속 전 채널 1위+화제성 석권
  • ‘미스터트롯2’[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미스터트롯2-새로운 전설의 시작’이 시청률 20.9%(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4주 연속 전 채널 1위의 위엄을 달성했다. 또한 주요 포털 인기 동영상 차트를 올킬하는 한편, 1월 1주차 TV-OTT 통합 화제성, 비드라마 TV 화제성 순위 1위를 석권하며 2023년을 뜨겁게 장악하고 있다.12일 방송된 TV조선 ‘미스터트롯-새로운 전설의 시작’에서는 마스터 예심에서 발굴한 트롯 원석들이 본선 1차전 팀 미션에 돌입, 팀의 사활을 걸고 모든 것을 쏟아부으며 거칠게 격돌하는 각 부서의 모습이 그려졌다. 1월 6일부터 11일까지 진행된 1주차 온라인 응원투표 결과 1위 박서진, 2위 황민호, 3위 박지현, 4위 안성훈, 5위 김용필이 선두권을 달리고 있다.고정우, 왕준, 승국이 세 명의 멤버로 팀을 이룬 나이야가라부는 정통 트롯 장르, 설운도의 ‘마음이 울적해서’를 선택했다. 악극을 보는 듯 공중전화와 포장마차까지 동원한 짝사랑 퍼포먼스와 상상치 못한 전개로 유쾌한 무대를 선보였지만 11개의 하트를 기록한 나이야가라부는, 노래는 물론 골치였던 ‘ㅅ’ 발음 교정까지 놀라운 발전을 보인 고정우 한 명만이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다.세미 트롯 장르 연분홍의 ‘못생기게 만들어 주세요’로 무대를 꾸민 국가대표부(정민찬, 김시원, 윤대웅, 김홍종)는 퍼포먼스 최강자들이 모인 팀인 만큼 발레 턴, 다리 찢기, 비트박스, 대흉근 오픈 등 자신들의 무기를 대방출하며 여느 클럽 부럽지 않은 흥을 폭발시켰다. 또, 왕자병과 자기애를 컨셉으로 개사한 재치 만점 가사로 큰 재미를 선사하며 국가대표의 품격을 확인시킨 국가대표부는 12 하트를 받아 정민찬이 합격의 기쁨을 맛봤다.4명의 ‘슈퍼 대디’ 최대성, 진웅, 김민진, 이하준으로 구성된 대디부는 7080 장르 심신의 ‘오직 하나뿐인 그대’를 선곡, 레트로 의상으로 먼저 이목을 집중시켰다. 대디부는 아빠들의 능글미를 바탕으로 곡의 포인트인 쌍권총 춤과 박력 넘치는 칼각 안무, 휘몰아치는 화음을 선보이며 ‘가장 한팀 같았다’는 평가와 함께 12개의 하트를 획득했다. 대디부에서는 매력적인 허스키 창법으로 노래의 맛을 살린 이하준 홀로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실력으로 성인 참가자도 올킬하는 ‘무서운 트롯 새싹’ 유소년부(박성온, 정예준, 송도현, 서지유, 권도훈)는 정통 트롯 장르 김양의 ‘흥부자’에 맞춰 귀염뽀짝한 율동과 반전 괴물 가창력을 선보이며 레전드 무대를 탄생시켰다. 지방 멤버들이 많은 탓에 영상 통화로 연습을 진행하는 등 어려움 속에도 자신의 기량을 200% 발휘하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유소년부는 12 하트를 받아 박성온, 송도현 두 명이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다.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우승부(진해성, 나상도, 안성준, 재하, 박세욱, 오주주)의 설욕전으로 이슈를 모았던 남진의 ‘오빠 아직 살아있다’ 무대는 라틴 트롯으로 반전을 꾀한 우승부의 새로운 도전이 빛을 발하며 올하트를 터트렸다. 최강 팀웍으로 완성한 6명의 완벽한 합, 정열적인 라틴 댄스로 모두를 사로잡으며 건재함을 과시한 우승부의 무대에 마스터들은 “흔들림이 없었다”, “완벽했다” “그냥 공연이었다” 등의 찬사를 쏟아냈다. 특히, 염려를 자아냈던 ‘몸치’ 진해성은 맹연습을 통해 난이도 높은 라틴 댄스를 매혹적으로 소화하는가 하면, 무대 도중 윙크를 날리는 여유까지 보였다.원혁, 용호, 정형찬, 이찬성, 고강민, 최전설로 구성된 독종부는 댄스 트롯 장르 김영철의 ‘막가리’로 ‘트롯 종합선물세트’ 같은 무대를 선사했다. 특히, 간주 부분의 코믹한 자전거 퍼포먼스와 정형찬의 연체 창법은 마스터들을 경악에 빠뜨리며 독종부다운 놀라운 무대를 완성했다. 11개의 하트를 기록한 독종부는 바쁜 퍼포먼스 와중에도 뛰어난 보컬을 보여준 이찬성이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다.마스터 예심 미(美)의 주인공 김용필을 필두로 마커스강, 박상우, 이상연 4명의 ‘재즈 신사’가 모인 직장부는 재즈 트롯 장르 류지광의 ‘카발레’로 ‘젠틀 섹시’의 진수를 보여줬다. 마커스강의 매력적인 벨벳 저음이 돋보인 무반주 아카펠라와 4인 4색 멋스럽고 우아한 재즈 보컬로 찐득한 스윙의 매력을 제대로 선보인 직장부는 “노출 없이도 섹시하다”는 名심사평과 함께 12 하트를 획득, 김용필, 마커스강 두 명의 합격자를 탄생시켰다.7080 장르 김완선의 ‘리듬 속의 그 춤을’을 선택한 타장르부(황기동, 더레이, 홍승민, 성유빈, 슬리피, 길병민)는 각자의 장르를 장점화한 버라이어티한 무대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간주 부분에서는 길병민, 홍승민의 고품격 성악 파트와 슬리피의 폭풍 랩이 더해지며 화려하게 무대를 장식했지만, 멤버들의 개성이 잘 섞이지 않았다는 평가와 함께 10개의 하트를 받았다. 타장르부는 전원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결과로 아쉬움을 남겼다.압도적인 비주얼의 아이돌부(성민, 박건우, 선율, 한태이, 성리)는 정통 트롯 장르 김지애의 ‘몰래한 사랑’으로 현역 K-POP 아이돌 그룹의 축하 공연을 능가하는 역대급 무대를 만들었다. 아이돌부는 피나는 운동으로 다져진 완벽한 피지컬을 한층 돋보이게 하는 크롭 셔츠, 시스루, 상체 노출 등으로 아찔한 ‘으른 섹시’를 선보이며 눈호강을 선사했다. 그리고 오프닝 감옥 퍼포먼스에서는 뮤지컬을 보는 듯한 완성도 높은 장면을 연출, 칼군무와 댄스 브레이크로는 녹슬지 않은 아이돌 짬바를 드러내는가 하면, 멤버 개인의 뛰어난 보컬 역량으로 무대를 휘어잡았다. 아이돌부는 “초대가수 같다”, “이렇게 트로트 그룹을 만들면 안 되나”, “월드 투어를 돌아도 손색없다”, “팀 미션에 가장 적합했던 팀”이라는 찬사와 함께 올하트를 달성했다.2배 더 세진 남자들의 열정 넘치는 도전, 단 하나의 오리지널 트롯 오디션 TV조선 ‘미스터트롯2-새로운 전설의 시작’은 매주 목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2023.01.13 I 김가영 기자
25년전 마지막 사형집행…사형 선고도 크게 줄었다
  • 25년전 마지막 사형집행…사형 선고도 크게 줄었다[그해 오늘]
  •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1997년 12월 30일. 법무부가 흉악범 23명에 대한 사형을 집행했다. 같은 달 19일 김대중 대통령 당선으로 정권교체를 앞두고 있던 김영삼정부의 세 번째이자 마지막 사형 집행이었다.전국 여러 교도소에서 교수형으로 사형이 집행된 사형수들은 모두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흉악범들이었다. 1986~1988년 사이 도박빚을 이유로 아버지와 동생을 비롯해 5명을 독살한 김선자, 퍽치기 조직을 이끌며 150여차례 강도짓을 하고 2명을 살해한 태규식도 이날 형장에서 생을 마감했다.아울러 1991년 4월 울산에서 9살 여아를 강간하고 살해한 임풍식, 같은 해 5월 내연남과 짜고 남편을 독살했던 한재숙, 같은 해 6월 경찰 신분으로 원한관계였던 일가족 4명을 권총으로 살해한 김준영도 이날 사형이 집행됐다. 또 1991년 10월 대구 나이트클럽에 불을 질러 16명을 숨지게 한 김정수, 시각장애 등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며 차량으로 여의도광장을 질주해 2명을 죽이고 21명을 다치게 한 김용제도 포함됐다. 이밖에도 강간살인범 임상철·유영택·임풍식·강순철, 부산 일대에서 90여 차례 강도강간 범행을 저지른 이상수·전장호 등도 교수형에 처해졌다.◇사형 선고도 감소…2016년 임병장이 마지막이날 사형 집행 인원 23명은 단일 사형 집행 인원으로는 1977년의 28명 이후 최대 규모였다. 첫 문민정부였던 김영삼정부에서 이날 인원을 포함해 총 57명(1994년 15명, 1995년 19명)이 됐다.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형이 집행된 사형수는 총 902명이 됐다.1997년 12월 30일 사형 집행은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마지막 사형 집행으로 남아있다. 과거 정치적 탄압으로 사형 선고를 받았던 김대중 대통령이 처음으로 사형을 집행하지 않은 대통령이 됐고, 그 이후 진보·보수를 가리지 않고 어느 정권도 사형 집행을 재개하지 않았다. 노무현정부 시절인 2007년 말부터 사형 집행을 10년 이상 하지 않은 국가에게 부여되는 ‘사실상 사형 폐지국’으로 분류되고 있다. 정치권과 법조계 등에선 여러 상황을 고려할 때 사형 집행이 재개되기는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군사정권에서 정치탄압으로 사형 선고를 받았던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98년 대통령 취임 이후 사형 집행을 하지 않았다. 그 이후 진보·보수 대통령 누구도 사형 집행을 재개하지 않고 있다. (사진=이데일리DB)사형이 집행되지 않는 상황에서 법원에서의 사형 선고도 크게 줄었다. 1990년 36명, 1994년 35명 등 2000년대까지 매년 두자릿수를 기록했던 1심 사형 선고 인원은 2000년 20명, 2001년 12명을 기록한 이후 한자릿수나 없는 경우도 있다.이마저도 2010년대 이후로는 급감해 2011년부터 2021년까지 총 14명에 불과했다. 1심에서 사형 선고가 내려졌더라도 2심에서 파기 후 무기징역을 선고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우리나라에서 사형이 확정된 것은 2014년 6월 발생했던 22보병사단 총기난사 사건의 범인 임도빈이 마지막이었다.◇국민 10명 중 7명 “사형제 존치해야”무기징역의 경우 모범수 등의 이유로 감형이나 가석방이 가능한 상황에서, 사형제는 현실에선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처럼 운영되고 있다. 잔혹한 살인 범죄에 대해서도 교화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고 판단한 경우엔 사형 선고가 내려지지 않고 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판사들도 사형제가 존치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사형이란 형벌이 집행되지 않는 상황을 고려해 판결을 내릴 수밖에 없다”며 “국가가 사람의 목숨을 빼앗는 형벌을 내리는 것에 더 엄격해지고 있다”고 밝혔다.사실상 사형 폐지국이 됐지만 여전히 우리나라에서 ‘사형제 존폐’는 뜨거운 감자다. 인권단체를 중심으로 사형제 폐지를 통해 ‘사형 폐지국’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흉악범죄를 우려한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다.앞서 두 차례 사형제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던 헌법재판소는 현재 세 번째 헌법소원 심리를 진행하고 있다. 시민사회와 종교단체를 중심으로 위헌 결정을 촉구하는 상황에서 정부는 사형제 폐지 반대 의견을 헌재에 제출했다.법무부는 “사형제를 존치하는 것만으로 그 나라가 후진적이거나 야만적이라고 볼 수 없다”며 “사형은 야만적 복수가 아니라 오히려 정의에 합치된다”고 주장했다.국민 여론도 사형제 존치에 찬성이 더 많다. 올해 7월 한국갤럽이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전체 응답자의 69%가 ‘사형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2022.12.30 I 한광범 기자
교도소 담배장사로 탈옥 준비한 무기수…비극적 최후
  • 교도소 담배장사로 탈옥 준비한 무기수…비극적 최후[그해 오늘]
  •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1990년 12월 27일, 어둠이 짙게 깔린 새벽 4시30분 전주교도소에서 세 명의 남성들이 탈옥에 성공했다.이들은 몰래 반입한 쇠톱으로 수감 중이던 수형실 화장실 창문에 있던 쇠창살 2개를 자른 후 교도소 선반을 잘라 만든 사다리를 이용해 수형동을 빠져나갔다. 수형동에서 20미터 가량 떨어진 교도소 외벽까지 몰래 이동한 이들은 사다리를 타고 4.5미터 높이의 외벽까지 넘는 데 성공했다.이들이 수형동을 나와 철조망에 처진 외벽까지 통과하는 동안 교도소 감시망은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 심지어 감시초소에 근무자가 있었지만 탈옥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4개월여전부터 준비한 탈옥이었지만 교도소는 이들이 탈옥한 후 3시간가량 지난 오전 7시20분께 아침점호 시간이 돼서야 이들의 탈옥 사실을 알아챘다.박봉석 일당의 탈옥 관련 기사를 실은 1990년 12월28일자 동아일보 기사.탈옥한 이들은 박봉선(당시 30세), 신광재(당시 21세), 김모군(당시 17세)였다. 박봉선은 7년 전인 1983년 처남색을 잔혹하게 살해한 후 시체를 유기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무기수였다신광재는 1989년 5월 광주의 한 가정집에 침입했다가 발각되자 집주인을 살해한 혐의(강도살인)로 징역 1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다. 김군은 1990년 5월 술집에서 폭력을 행사해 징역 장기 10월, 단기 8월형을 선고받은 폭력사범이었다.◇탈옥 전 교도관 도움으로 사복 밀반입탈옥 당시 이들의 옷차림은 수의가 아닌 사복이었다. 수감 당시 박봉선이 교도관 도움으로 외부에서 몰래 반입해 수형실에 몰래 보관하던 옷이었다. 교도소 탈출에 성공한 이들은 전주 도심에서 만나기로 하고 각자 달아났다. 그리고 전주 도심에서 다시 만나 한 야산에 잠시 숨어있다가 옷을 새로 사입은 후 흉기를 구입했다.이들은 택시를 타고 이리역(현 익산역) 인근에 도착해 인근 카바레에서 함께 술을 마셨다. 음주 후 가게 인근에서 신문에 자신들의 탈옥 사실이 보도된 것을 알고 이들은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택시를 잡아탄 후 택시기사를 위협해 현금과 신분증 등을 빼앗은 후 차량을 몰고 대전으로 이동했다.같은 날 오전 7시10분께 터미널 부근 한 식당에서 식사를 하려던 이들에게 경찰관 2명이 접근해 검문을 시도했다. 그러자 이들은 들고 온 흉기로 경찰관을 위협해 권총을 빼앗은 후 다른 경찰관에게 흉기를 휘둘러 중상을 입혔다.이들은 곧바로 식당에서 나와 인근 도로에서 승합차를 탈취해 이를 몰고 신탄진까지 달아났다. 오전 8시30분께 이들은 신탄진 한 도로에서 경찰의 검문을 확인한 후 달아났다.경찰이 공포탄을 쏘며 이들을 추격했지만 이들은 빼앗은 총기로 응사했다. 이들은 현장 근처에 있던 또 다른 승합차를 훔쳐 달아나다가 오전 8시50분께 대청댐 인근에서 경찰 검문소가 보이자 차량을 버린 후 야산으로 도망갔다. 경찰의 포위망 속에서도 야산에서 2시간 넘게 숨어있던 이들은 오전 11시께 몰래 산에서 내려오다가 경찰관들에게 발각됐다. 이들은 인근에서 또 다른 승합차를 훔친 후 이를 몰고 대청댐으로 달아났다. 대청댐에 도착한 이들은 나룻배를 타고 주차장 맞은편 기슭으로 건너갔다.하지만 더 이상 도망갈 곳은 없었다. 이들은 경찰의 포위망이 좁혀오자 호숫가에 쪼그리고 앉아있었다. 현장에는 경찰 헬기까지 출동한 상황이었다. 무장한 경찰들이 둘러싼 후 자수를 권유하자 박봉선은 오전 11시45분께 “김군은 큰 죄가 없다. 자수하러 보내겠다. 대신 배가 고프니 빵과 술을 보내달라”고 요구했다.탈주범들 중 유일한 10대였던 김모군이 검거되는 모습을 담은 1990년 12월 28일자 경향신문 기사.김군을 경찰에게 인계한 박봉선은 계속해서 권총을 들고 있었고, 신광재는 옆을 지켰다. 경찰이 ‘자수의사가 있으면 무기를 버리고 땅에 엎드려라’고 방송을 했지만 권총을 내려놓지 않았다.경찰이 사방에서 조금씩 포위망을 좁혀오던 낮 12시17분께 권총을 든 채 쪼그리고 앉아있던 박봉선이 자신의 머리에 총구를 대고 방아쇠를 당겨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이후 신광재가 곧바로 떨어진 권총을 잡은 후 “죽어버리겠다”고 소리친 후 자신의 가슴에 총기를 발사했다. 총기 위협을 우려한 경찰들은 곧바로 신광재에게 총기를 발사했다. 신광재는 병원 후송 중 사망했다.◇교도소 내 횡포에도 ‘모범수’ 분류검경은 생존한 김군을 상대로 탈옥 관련한 의혹에 대해 강도 높은 수사를 진행했다. 김군은 수사기관에서 “1991년 1월 청송교도소로 이감 예정이었던 박봉선이 함께 탈옥하지 않으면 죽이겠다고 해서 따라갔다”고 주장했다.조사 결과 사다리 제작에 이용한 못과 쇠창살을 자를 때 사용한 쇠톱은 모두 작업장에서 몰래 반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박봉선은 교도소에서 교도관들로부터 각종 특혜를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탈옥 당시 입었던 옷도 3주 전 박봉선의 부탁을 받은 지인이 교도소 앞 가게에 맡겨둔 것을 한 교도관이 찾아간 후 박봉선에게 전달한 것이었다.전과 5범으로 교도소 내에서 다른 재소자들을 상대로 금품을 빼앗는 등의 횡포를 저질러온 박봉선은 교도소에서 모범수로 분류돼 있었다. 또 박봉선은 탈주 과정에서 택시기사에서 “교도소에서 담배를 팔아 100만원을 벌었다”는 말도 했다.탈옥 사건의 여파로 3명의 교도관이 구속됐다. 사복을 박봉선에게 전달했다 구속됐던 교도관은 수감 중이던 전주교도소 독방에서 “동료 교도관의 꾐에 빠져 저지른 잘못이었다”는 유서와 함께 스스로 생을 마감하기도 했다. 이와 별도로 당시 전주교도소장은 해임됐고 일반 교도관 10명이 파면·해임 당하는 등 34명이 징계를 당했다.
2022.12.27 I 한광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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