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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에 태우고 석회 바르고"…한국화의 파격은 '무죄'
  • "불에 태우고 석회 바르고"…한국화의 파격은 '무죄'
  • 김민정의 회화 ‘페이징’(2017·왼쪽)과 이재훈의 설치작품 ‘초원의 결투를 위해’(2017). ‘페이징’은 먹 흠뻑 묻힌 붓으로 내려 그은 필선을 그대로 잘라낸 한지에 수없이 불자국을 내고 붙여 완성했다. ‘초원의 결투를 위해’는 프레스코화기법으로 모던걸과 화신백화점, 축음기와 전차노선도 등 근대의 단면을 460㎝ 기념비로 세웠다(사진=현대화랑·아트사이드갤러리).[이데일리 오현주 선임기자] 한 사람은 향을 켜두고 그 앞에 조심스럽게 다가선다. 오려낸 한지 조각 하나하나에 구멍을 내고 곁가지를 태운다. 숨 한번 잘못 쉬고, 눈 한번 딴 데로 돌리면 홀라당 태워버릴 수 있다. 그런데 이것이 수백, 수천 장이다. 그저 한두 장 그을리고 말았다면 ‘태웠다’고 내세울 일도 아니다. 또 다른 사람은 프레스코화를 종이에 그린다. 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 천지창조’ 같은 벽화에서나 봤던 그거다. 장지 위에 석회를 얇게 바르고 그 뒤에 색을 올려 은은하게 배어나오도록 하는 배채법이 그이의 작업방식. 덕분에 자신의 주제를 잊은 종이는 거친 질감을 얻었다. 마치 돌 위의 그림인 양 우툴두툴 제멋대로다. 전통을 깬 독특한 방식으로 영역을 확장한 두 명의 한국화가가 각각 개인전을 열고 특별한 작품을 내보이고 있다. 작가 김민정(55)은 서울 종로구 삼청로 현대화랑에서 ‘종이, 먹, 그을음’이란 타이틀로 먹과 불이 결합한 거대한 한지의 장을 펼쳤다. 작가 이재훈(39)은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아트사이드갤러리에서 ‘초원의 결투를 위해’란 저돌적인 제목을 내걸고 손끝의 감각을 부르는 두툼한 질감의 ‘조각회화’를 선뵈고 있다. ▲“재료가 완벽한데 더 얹어봤자…” 숙원을 이뤘다. 대학시절부터 현대화랑은 꿈의 무대였다. 드디어 그곳에 작품을 걸었다. 세월의 깊이가 말해주듯 여기까지 오는 일은 녹록치 않았다. 유럽에서 활동하는 작가 김민정은 한지 콜라주 작업을 한다. 거대한 한지 위에 수없이 작은 한지를 겹쳐 붙여 작품을 완성한다. 먹 머금은 대붓으로 내리쳐 얻은 붓자국을 다른 한지에 그려서 오려낸 것(‘페이징’ 2017), 오방색 보자기인 양 색색의 한지를 조각낸 것(‘스토리’ 2011), 비 오는 날 높은 곳에서 내려다본 알록달록한 우산을 모양대로 잘라낸 것(‘스트리트’ 2010). 여기서 빠질 수 없는 것이 ‘그을리고 태운다’는 행위. 찢고 조각낸 한지도, 큰 획의 필선을 따라 잘라낸 한지도 마무리는 ‘그을리고 태우는 것’으로 한다. 김민정의 ‘스토리’(2011). 오방색 보자기를 보는 듯한 작품은 색지 하나하나를 오리고 붙여 완성했다(사진=현대화랑),“같은 행위에 집중해 수없이 반복하면 잡념이 사라진다. 이것이야말로 수행이고 성찰”이라고 말한다. ‘통찰’(Insight)이란 제목이 유독 많은 건 그 때문일 터. 자신이 마치 공장서 반복작업을 하는 ‘공순이’가 된 느낌이 좋단다. 태울 때도 잡념이 없고 붙일 때도 잡념이 없다. 관건은 역시 한지다. “한지 자체가 완벽한데 뭐가 더 필요할까” 싶었단다. “이미 다 돼 있는데 쓸데없이 뭘 한다고 난리를 친 거구나” 했단다. 그러니 작업은 종이가 가지고 있는 물성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일이었다. 양지로는 도저히 안 되는 일이란다. “종이도 와인과 같다”는 철학도 펼쳤다. 와인이 그런 것처럼 종이가 살기 좋은 데에선 사람도 살기가 좋다는 뜻이다. 어쩌다 한 번씩 한국 나들이를 할 때마다 족히 100㎏쯤 되는 한지를 공수해간다. 서양화의 본 고장에서 한국화의 전통을 한지로 지켜낸 셈이다. 김민정의 ‘스트리트’(2010). 어느 비오는 날 높은 데서 내려다 본 거리풍경을 모티브로 삼았다. 잘라낸 한지를 빼곡하게 붙여 우산살 하나하나를 완성했다(사진=현대화랑).“이탈리아말을 참 전라도식으로 한다”는 얘기를 들을 만큼 고향 전남 광주의 명랑한 억양은 빼버리질 못했다. 활달한 성격과 스스럼없는 태도로 첫눈에 호감을 준다. 그런 김 작가의 지난한 작업을 이해하려면 그이의 살아온 세월을 곁들여 봐야 한다. 인쇄소를 운영하던 아버지와 이불집을 하던 어머니의 야무진 손끝을 물려받았다. ‘마지막 빨치산’이었다는 어머니의 교육열 덕에 서울 유명 미대에 진학했지만 열아홉 살 너무 일찍 한 결혼이 끝내 발목을 잡았다. 결국 파경. 작품도 가족도 지키지 못한 고단한 삶의 마지막에서 선택한 것이 유럽행이었다. 이탈리아에 정착하고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비행기 탈 때 품고 갔던 한지를 꺼냈다. 밀라노 시내 중심가 화랑에서 첫 작품을 판 이후 26년, 결국 영국박물관이 그이의 작품을 3점이나 소장할 만큼 유럽행은 성공적이었다. 그럼에도 그이는 여전히 반성 중이다. 30여년을 초와 향 앞에 앉았지만 아직도 “원래의 고요한 상태로 돌아가기 위한 일”이 필요한 모양이다. 전시는 그렇게 세상에 태어난 그이의 분신 30여점으로 꾸렸다. 10월 8일까지다. 작가 김민정이 ‘페이징’(2016) 곁에 섰다(사진=현대화랑).▲근대 사건·사고를 벽화로 기록하듯 어느 날 문득 100여년 전이 보였다. 신문을 여니 온갖 기사와 광고가 눈에 들어왔다. 모던걸이 보이고 화신백화점이 자주 등장했다. 신기한 건 그 모두가 요즘과 별반 다르지 않더란 거다. ‘폭주족’에게 혀를 끌끌 차는 내용이며 전차에 사람을 더 태우려 동원한 ‘푸시맨’ 얘기가 튀어나왔다. 가장 심각한 것은 ‘주택문제’였단다. 100여년이 지나도 해결이 안 되고 있는 집 문제라니. 작가 이재훈이 이번 전시에서 비중을 둔 것은 소재다. 이를 위해 근대로 떠났다. 가장 현실적인 이야기, 지금과 가장 가까운 이야기를 찾는 게 좋겠다 싶어 찾아간 시간이 근대였다는 거다. 어찌 보면 근원을 찾는 일이었다. 왜 굳이? 지금이란 시간을 살고 있지만 과거는 결코 현재와 무관치 않을 테니. “예술이 아무리 대단해도 사는 것 이상일 수는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다만 근대의 사람을 대면할 순 없지 않나. 자연스럽게 인식할 수 있는 건 사물이다. 그래서 작품도 정물로 표현한 거고.” 전시작인 회화 12점과 설치 1점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이재훈의 ‘붉은 사랑’(2017). 1920년대에 스타킹이 한국에 처음 들어왔다는 1930년대 신문기사를 보고 작업했다. 전통 수묵채색에 프레스코기법을 접목한 작품이다(사진=아트사이드갤러리).더 이상 기법의 고민은 안 하는 듯하다. 이 작가는 미대 3학년인 2000년부터 ‘벽화기법’이란 프레스코화를 시도했다. 실험과 시행착오 끝에 완성은 2007년 봤다. 회칠은 같지만 흔히 서양벽화에서 보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서양식은 젖은 상태에서 색을 올리는 ‘습식’이지만 이 작가는 말려놓은 뒤 색을 붙이는 동양식 ‘건식’으로 작업한다. 거기에 그만의 방식으로 하나 더 추가. 석회를 바르는 지지판을 장지로 바꿔버린 거다. “물질적인 느낌을 주고 싶었다”는 이 작가는 ‘만지는 그림’을 지향한다. 손으로 느낄 수 있게 한 것이다.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서 가져온 이미지를 뒤엉켜놓은 ‘동물의 왕국’(2017), ‘가드닝’(2017), 옛 신문광고 이미지를 모은 ‘붉은 사랑’(2017) 등 2m에 육박하는 대작이 그렇다. 하지만 4m60㎝의 거대한 기둥을 이룬 설치작품은 단연 압권이다. 전시명과 같은 제목을 단 ‘초원의 결투를 위해’(2017)다. 아무 지표 없이 뒤죽박죽 모호하게 들인 느낌이랄까. 축음기·전차노선도·백화점 등 신문물은 물론 모던걸과 모던보이가 활보하는 인물상까지 새겨 넣었다. 이재훈 ‘가드닝’(2017). 전체주의의 허상을 빗댄 조지 오엘의 ‘동물농장’을 모티브로 삼은 작품이다. 전통 수묵채색에 프레스코기법을 접목했다(사진=아트사이드갤러리).“시간이 흐르고 눈에서 멀어지면 기억은 흐려진다.” 그래서 이 작가의 작업은 기념비를 세우는 일이었다. 어차피 역사라는 건 평화스러워 보이는 초원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전투니까. 기록해야 한번 더 들여다볼 시대상이니까. 근대성 극복? 이 작가가 볼 땐 사실 그 말도 우습다. 열어봤더니 현대와 다를 것 없는 근대를 극복하자는 거 아닌가. 전시는 24일까지다. 작가 이재훈이 ‘동물의 왕국’(2017) 곁에 섰다(사진=오현주 선임기자).
2017.09.11 I 오현주 기자
시공미디어 유·초등 학습 콘텐츠 "네이버에서 바로 본다"
  • 시공미디어 유·초등 학습 콘텐츠 "네이버에서 바로 본다"
  • 네이버TV ‘초등 교과서 음악’ 배너 이미지. 시공미디어 제공.[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디지털 교육기업 시공미디어는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초등 교과서 음악’ 등 총 1000여 개의 유·초등용 학습 영상 및 음원 콘텐츠를 공급했다고 8일 밝혔다.초등 음악 교과에 나오는 곡들을 총망라한 ‘초등 교과서 음악’과 야생 동물 관찰 영상인 ‘동물의 세계’, 초등 교과 내용을 쉽게 익히도록 만든 ‘유익한 사회·과학 과목송’ 등이 주요 골자다. 총 950여 개의 HD 영상 콘텐츠 및 음원 동요 등을 네이버 스쿨잼TV와 네이버 지식백과에서 무료로 시청할 수 있다.유아를 대상으로 한 70여 개의 HD 영상 콘텐츠도 쥬니버에 탑재된다. 어린이의 호기심을 바탕으로 과학 실험을 하는 ‘출동 호기심 해결’을 비롯, 동화와 우화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동화 애니메이션’, 퀴즈를 풀며 동물의 특징을 살펴보는 ‘나는 누구일까요’, 종이접기로 동물을 만들어보는 ‘동물 종이접기’ 등 재미와 학습 효과 모두 만족시킬만한 라인업으로 아이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 낼 전망이다.이번 공급은 올 3월 론칭한 네이버 스쿨잼의 수준 높은 콘텐츠 확보에 대한 수요에서 비롯했다. 이에 방대한 교육 콘텐츠를 다양하게 활용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시공미디어의 입장이 맞아떨어져, 어린이들을 위한 양질의 콘텐츠 서비스가 가능해졌다.네이버에 탑재된 시공미디어의 콘텐츠는 전국 90% 이상의 초등 교실에서 활용되는 디지털 교육 플랫폼 ‘아이스크림S’와 유아용 디지털 교수활동지원서비스 ‘누리놀이’에서 유·초등생이 가장 선호하는 학습 콘텐츠로 선별한 것이 특징이다.박기석 시공미디어 회장은 “국내 최대 포털인 네이버를 통해 더 많은 어린이들이 당사의 유·초등 대표 콘텐츠를 시청 학습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AR·VR, AI 등을 적용한 교육 콘텐츠를 제작해 에듀테크 기업으로 한층 더 도약할 것”이라 말했다.
2017.09.08 I 정태선 기자
박범신·공지영·이승우…중견작가 올가을 문학시장 흔든다
  • 박범신·공지영·이승우…중견작가 올가을 문학시장 흔든다
  • 박범신(왼쪽부터), 공지영, 이승우 작가(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DB).[이데일리 채상우 기자] 올해 상반기 문학시장은 무라카미 하루키·베르나르 베르베르·유홍준·황석영 등 굵직굵직한 작가들이 신작을 내면서 예년보다 좋은 분위기를 형성했다. 지난해 출간해 올 상반기까지 이어진 이기주·조남주까지 가세해 상반기 문학시장 분위기를 더욱 뜨겁게 달궜다. 남은 하반기는 박범신 공지영 이승우 등 중견작가들의 신작들이 견인해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박범신·공지영 등 장편소설 ’고산자’(문학동네·2009)’ ‘소금’(한겨레출판·2013) ‘은교’(문학동네·2015) 등의 작가 박범신(71)은 장편 ‘유리’(은행나무·11월 출간 예정)를 들고 2년 만에 독자에게 돌아온다. ‘유리’는 무자비한 독재권력을 피해 여러 나라는 떠도는 한 남자의 방랑과 성장을 그린 작품이다. 친일파인 할아버지와 큰아버지 밑에서 자란 주인공이 그들이 자행하는 끔찍한 행태에 분노를 느끼고 만주로 도망가는 것으로 소설은 시작한다. 그는 중국 만주와 대만, 유신독재 시절의 대한민국을 거치며 그곳에서 일어나는 독재와 탄압의 현장을 눈으로 목격하고 아나키스트로서의 삶을 이어간다. 150㎝ 정도밖에 되지 않는 작은 키에 기인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유연한 몸은 그가 국경을 넘나들고 몸을 숨기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박 작가는 “43년 작가 인생의 획을 그은 작품”이라고 ‘유리’를 소개했다. 박 작가는 “내가 소설로 표현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담아내고 쏟아낸 작품이 ‘유리’”라며 “굉장히 장대한 작품으로, 고통스러운 근대사를 대중에게 조금이나마 흥미롭게 전달하기 위해 글을 쓰게 됐다”고 말했다. 당초 이 장편은 지난해 10월 출간 예정이었으나 박 작가의 성추문 논란으로 인해 1년 늦게 출간한다. 그 사이 320여쪽이었던 분량은 540쪽으로 늘어났다. 한국전쟁과 관련된 이야기가 추가됐다. 지난해 카카오페이지에 사전 연재해 15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모았다. 장애인을 상대로 벌인 끔찍한 성폭행 사건을 담은 ‘도가니’(창비·2009) 100쇄를 기록한 작가 공지영(54)은 이번에도 ‘악(惡)’을 소재로 한 장편 ‘해리’(창비·근간)를 낸다. ‘해리’에는 ‘도가니’의 배경이 된 가상도시 ‘무진’이 다시 등장한다. 해리성 인격장애를 가진 주인공의 이야기를 담았다. 해리성 인격장애란 다중인격장애라고도 하며 한 사람 안에 다수의 정체감이나 인격상태가 존재하는 것을 말한다. 공 작가는 “이번 장편은 ‘악’이라는 감정을 들여다본 작품”이라며 “악을 소재로 이야기인데, 요즘 너무 실제적 악들이 창궐해서 집필을 잠깐 멈췄다. 무엇을 쓰든 설명할 수 없는 아픔을 지닌 사람들을 위로하는 책무를 버리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승우·이기호·김숨 소설집 신과 인간, 구원과 초월, 원죄와 죄의식 등 무겁고 관념적인 주제에 천착해 왔던 작가 이승우(58)는 ‘신중한 사람’(문학과지성·2014) 이후 3년 만에 10번째 소설집 ‘모르는 사람들’(문학동네·2017)을 출간했다. 표제작인 ‘모르는 사람들’은 오해·무지·기억의 불안정성 등 인간이 가지고 있는 결점을 꼬집는다. 이 작가는 “‘모르는 사람들’은 우리가 가까이 지내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오해와 오류에 관한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한 편인 ‘넘어가지 않습니다’는 폭력을 일삼는 동거남으로부터 도망친 여성이 외국인 노동자로부터 불안을 느끼는 내용이다. 사실 외국인 노동자는 가족과 스마트폰으로 연락하기 위해 와이파이를 찾아 여자의 집 근처를 서성거렸던 것뿐이다. 여자는 나중에 이 사실을 알게 되고 나서도 내면의 불안을 이기지 못한다. 최근 이호철 통일로 문학상 특별상을 수상한 작가 김숨(43)은 동물실험 등 사회문제를 조명한 소설집 ‘나는 염소가 처음이야’(문학동네·근간)를 출간한다. 염소·자라·벌·노루·나비·쥐 등 6마리 동물을 소재로 사회의 이면에 숨어 있는 사회문제를 풀어냈다. 표제작인 ‘나는 염소가 처음이야’는 동물실험에 사용되는 염소를 두고 해부를 시작하려는 두 연구자의 대화가 주요 내용이다. 인간의 이익을 위해 죽어야 하는 동물. 이제는 죄책감마저 사라진 인간의 모습을 담았다. 김 숨 작가는 동물을 소재로 한 이유에 대해 “너무 무거운 주제의 부담을 덜기 위해 동물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작가 이기호(45)는 인간의 ‘수치심’을 키워드로 한 소설집을 집필하고 있다. 총 8편으로 구성돼 이번 소설집은 수치심이 일어나는 에피소드와 수치심 속에 숨겨진 진심을 표현하는 방식에 대해 풀었다. ◇“사회문제 관심 높아져…상승세 당분간 지속할 것” 백원근 출판평론가는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작품으로 ‘유리’를 꼽았다. “최근 역사적인 사건과 사회적 문제를 다룬 책이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이 모든 요소를 다룬 ‘유리’가 화제작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백 평론가는 “하반기에 출간을 앞둔 작가들이 모두 자신의 작품세계와 고정 독자를 가지고 있는 중견급이기 때문에 지금 문학계의 상승세를 이어가기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이어 “작가 개개인이 소셜미디어나 인문학콘서트, 강의 등을 통해 독자와 소통하고 있다는 것도 하반기 문학시장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7.09.08 I 채상우 기자
`유엔 안보리 동결` 김정은 자산 규모는
  • `유엔 안보리 동결` 김정은 자산 규모는
  • [이데일리 김대웅 기자]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대응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자산을 동결하는 방안을 추진함에 따라 그의 자산 규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한미 정보당국 등에 따르면 김정은의 해외 비자금은 줄잡아 약 40억~50억달러(4조5200억~5조65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는 통치자금으로 스위스와 중국을 비롯해 러시아, 싱가포르, 오스트리아 등 전세계 수십개 국가의 은행에 수백개의 차명계좌를 지닌 것으로 전해진다.2014년 유엔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2012년 한해 동안 6억4580만달러 어치의 사치품을 해외로 사들였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해외 고가품 구입은 김정은의 사금고에서 나오는 돈이라고 보고있다. 북한이 전 세계에서 불법적인 수단으로 벌어들이는 돈을 김정은의 사금고에 쌓아두고 있다는 것이다.북한은 은행 해킹이나 무기 판매, 마약거래, 달러 등 외국 화폐 위조, 심지어는 멸종동물 위반 등 갖가지 불법행위를 통해 수억 달러를 긁어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검은 돈은 북한의 핵개발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데도 쓰인다. 지난 2008년 미 의회조사국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매년 5억~10억달러 정도의 검은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지난 2005년 미국이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을 북한의 위조지폐를 제작·유통할 우려가 있는 `돈세탁 우려 기관`으로 지정했을 때 마카오 당국이 동결시킨 북한 자금은 약 2500만달러였다. 당시 크게 반발하며 고통을 호소했던 북한으로서는 이번에 스위스가 김정은의 비자금을 찾아내 동결할 경우 더욱 큰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무엇보다 북한 지도자들의 자산동결은 핵무기 개발에 쓰이는 검은돈을 차단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김정은의 자산 동결 및 제재는 그의 국외 이동도 금지하기 때문에 향후 김정은의 중국 등 해외방문에도 제약을 줄 수 있다.한편 유엔 안보리는 6일(현지시간) 대북제재 결의안 초안에 북한에 대한 원유 수출 금지와 김정은의 자산동결 등을 포함시켰다. 김정은과 함께 4명의 북한 고위 관리도 제재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작성한 이번에 초안은 나머지 안보리 14개 이사국을 상대로 회람 절차에 들어갔으며 오는 11일 표결을 추진한다.
2017.09.07 I 김대웅 기자
 20세기 한국사와 동고동락한 두꺼비의 내력
  • [식품박물관①] 20세기 한국사와 동고동락한 두꺼비의 내력
  • 하이트진로의 참이슬은 국내 소주의 대명사였던 진로의 진로 소주에서부터 명맥을 이어온 한국의 대표적인 소주다. 진로 소주에서부터 참이슬까지 시대별 라벨 모습(그래픽=이미나 기자@)[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1923년 초 약관 20세의 청년 장학엽(1903~1985)은 황해도 진남포공립상공학교 상과를 졸업했다. 평안남도 용강 출신으로 과수원을 하던 집안에서 6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난 장학엽은 교사의 꿈을 키웠다. 그해 4월 황해도 곡산공립보통학교의 조선어 교사로 부임한다. △일제 식민지 치하, 조선어 교사 사업에 뛰어들다식민지 지배를 노골화 하던 일제의 압박 속에서 조선어 담당이던 장학엽은 민족의식이 남다를수 밖에 없었다. 조선의 독립을 위해 젊은이들의 ‘실력’을 양성해야 한다는 도산 안창호의 ‘실력양성운동’에 깊이 동감했던 장학엽은 학생들의 민족의식을 고취할 수 있는 사립학교를 세우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사립학교를 설립하려면 자본이 필요했다. 집안의 가업인 과수원으로는 사립학교를 세울만한 돈을 마련하기에 역부족이었다. 상업을 배웠던 장학엽은 사업을 구상한다. 당시 이른바 돈이 되었던 탄광이나 운수, 벌목 사업 등은 일본의 자본이 들어와 독점하고 있던 상황. 진로 소주의 개발자이자 진로의 창업자인 우천 장학엽. 1977년 비매품으로 발간한 자서전 ‘항심의 세월’에 담긴 사진장학엽은 기술집약적이지 않으면서 창업에 큰돈이 들지 않는 사업을 고민한다. 고려시대 몽골로 부터 전래한 소주가 눈에 들어왔다. 소주는 한반도의 기후 풍토와 지역민들의 음식특성 덕에 춥고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는 서북 5도를 중심으로 발전해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양조업은 지역을 거점으로 안정적인 판매처를 확보할 수 있고 창업 자본이 다른 제조업에 비해 적게 들었다. 조선사람의 입맛에 맞는 술은 조선사람이 만들어야 한다는 의무감도 들었다. 학교에 사표를 던지고 고향에 돌아온 장학엽은 1924년 10월 3일 평남 용강군 진지면 진지동에서 2명의 동업자와 함께 ‘진천양조상회’를 설립했다. 제품명을 고민하던 장학엽은 진지동(眞池洞)의 진(眞), 증류 방식으로 술을 빚는 과정에 술방울이 이슬처럼 맺히는 것에 착안한 로(露). 두 글자를 합쳐 ’진천양조상회에서 나오는 술의 상표 이름을 ‘진로’라고 정한다. 대한민국 격동의 현대사에서 서민들의 애환을 달래주었던 진로 소주는 이런 사연을 가지고 세상에 태어났다. 그리고 현재 하이트진로의 참이슬 소주로 면면히 이어지면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소주의 역사를 계속 써내려가고 있다. △소주의 쓴맛 진로를 통해 자리잡다 동업체제로 운영하던 진천양조상회는 1928년 후반부터 장학엽이 단독으로 경영하게 된다. 공동 출자자였던 동업자들이 자기출자분을 회수했기 때문이다. 자본금이 줄어들어 경영이 난관에 빠진 상황에서 장학엽은 결국 술맛 개선만이 어려움을 타개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믿고 연구에 매진한다. 1928년 조선주조협회에 따르면 전체 조선의 주류시장에서 소주의 비율은 비율을 16.35%였다. 탁주인 막걸리의 비율이 74.52%였던것과 비교하면 4분의 1수준 밖에 되지 않았다. 장학엽은 생산단가를 낮추고 막걸리가 지니지 못한 맛을 소주에서 느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당시 일본에서 유행하기 시작한 흑국(黑麴)소주에 눈을 돌린다. 쌀이나 좁쌀,수수나 누룩으로 소주 술덧을 만들어 증류한 조선 본래의 증류식 소주와 달리 흑국소주는 거무스름한 흑국을 사용해 쓴맛이 나고 생산비를 절감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었다. 여기에는 조선총독부가 1924년 연속증류기를 사용해 순도 높은 알코올인 주정(酒精)을 뽑아내 그 주정에 물을 타서 만드는 희석식 소주의 판매를 허가하면서 일본인이 조선의 주류시장을 잠식한데 따른 절박함도 작용했다. 장학엽은 제조 단가가 높고 고급 주종으로 평가받았던 증류식 누룩소주 대신 흑국소주 제조에 명운을 건다. 장학엽은 흑국소주를 도입하면서도 진로 소주만의 독특한 맛을 찾기 위해 실험을 거듭한다. 결국 약간 씁쓸하면서도 짜릿한 맛이 나는 소주의 대량 생산에 성공했다. 서북 5도의 양조장 중에서 장학엽이 만든 진로 소주는 술맛으로 인정받아 생산량을 늘여나갔다.1930년 동생 장학연이 진천양조상회의 생산부문을 책임지면서 진천양조상회는 발전의 계기를 마련했고 한해 3000석의 소주를 생산하는 주류업체로 성장했다.△소주의 대명사 두꺼비… 소주 세계 1위장학엽은 해방 이후에도 북한에서 사업을 이어갔다. 그러나 한국 전쟁이 터졌고 일가를 이끌고 월남해 부산까지 내려왔다. 가진 것을 모두 버리고 온 장학엽은 일제강점기 일본계 자본이 희석식 소주 생산기지로 삼았던 부산에서 재기를 모색한다. 피난민 출신에 대한 차별을 이겨내고 이북식 소주의 명맥을 보여준 장학엽은 한국전쟁이 끝나고 1954년 서울로 상경한다. 동업자를 구한 장학엽은 서울에 공장터를 물색하다가 영등포구 신길동에 터를 정한다. 당시 신길동은 한강 이남의 지역으로 인구가 없던 지역으로 예전부터 물이 좋기로 소문이 났던 곳이었다. 진로 소주의 유명한 두꺼비 라벨장학엽의 제조 철학은 간명했다. 소주의 도수가 대개 25도이기 때문에 75%는 물로 구성되었고 결국 좋은 물을 사용하는 것으로 제품의 품질이 갈린다는 것이었다. 진천양조상회를 세웠던 평남 용강군 진지면은 참못으로 불리던 곳. 즉 좋은 물이 나는 샘이란 뜻에서 유래했다. 공장을 완성한 장학엽은 회사 설립을 추진해 1954년 6월 15일에 서쪽의 빛이란 이름을 담아 ‘서광주조주식회사’를 설립했다. 서북 지방 사람들이 피난지에서 갖는 고향에 대한 향수와 자존심을 나타내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다시 진천양조상회의 상표였던 ‘진로’를 부활시키로 결정한다. 장학엽은 진로 상표를 부활시키며 로고에 쓰인 동물을 바꾸기로 한다. 원숭이는 서북 지방에서 영특함을 상징했지만 남한에서는 일본과 교활함의 상징으로 이미지가 좋지 않았다. 장학엽은 동물사전을 펼쳐놓고 고심 끝에 전래동화 ‘콩쥐팥쥐전’과 영국동화 ‘두꺼비 왕자’에서 인간을 이롭게 해주고 아침저녁으로 차고 깨끗한 이슬만 받아먹고 산다는 점에서 두꺼비를 상징 동물로 결정한다. 이후 두꺼비를 앞세운 진로 소주는 한국의 전후 경제개발 기적과 함께 성공 신화를 쓴다. 1965년 박정희 정부가 양곡을 원료로 한 소주 판매를 금지하고 희석식 소주 판매만 허용하면서 진로는 희석식 소주의 선두주자로 부상한다. 당시 진로 소주는 “두꺼비 한 병을 까자”, “두꺼비 한 마리를 잡자”라는 식의 유행어를 만들 정도로 사랑을 받기 시작했고 진로는 소주의 대명사처럼 자리를 잡는다. △IMF 파고 넘은 ‘참이슬’ 신화1924년 첫 출시 당시 진로 소주의 도수는 35도였다. 이후 소주의 도수는 1965년 30도, 1973년에 25도로 점차 낮아졌다. 1960년대와 70년대 식량부족 문제로 정부가 양곡을 원료로 한 증류식 소주 생산을 금지해 알코올을 물에 희석시키는 지금의 희석식 소주가 대량생산에 돌입해서다. 이후 25도 소주가 30년간 사랑받았다. 25도의 벽은 1998년 23도의 ‘참이슬’ 출시로 깨졌다. 진로 소주의 적자로 참(眞) 이슬(露)에서 이름을 따온 참이슬은 출시 14년 만에 누적 판매량 200억병을 돌파하며 소주 역사상 최고 판매고를 기록했다. 진로 소주의 명맥을 잇고 있는 하이트진로의 참이슬대나무숯 여과공법을 도입해 잡미와 불순물을 제거하고 부드럽고 깨끗한 맛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 온 참이슬은 그동안 9차례에 걸친 제품 리뉴얼을 통해 국내 소주 시장 1위 제품으로 변치 않는 위상을 자랑하고 있다. 그동안 진로는 1990년대 중반 총매출이 3조 5000억원, 임직원 6000여 명을 거느린 재계 순위 20위권 안의 그룹으로 성장했으나 IMF로 직격탄을 맞아 기업이 공중분해 되고 인수 합병 등의 곡절을 겪으며 지금의 종합주류회사인 하이트진로 그룹으로 변신을 거듭했다. 하이트진로의 참이슬에는 이처럼 한국사의 격동과 숱한 뒷이야기들이 녹아있는 셈이다. 창업자이자 진로 소주의 개발자였던 장학엽은 1985년 타계했다. 장학엽은 1974년 자신의 아호를 딴 학교법인 우천학원을 세워 서울 구로구에 우신중·고등학교를 세웠다. 일제강점기 조선의 독립을 위해 실력양성을 꿈꾸던 조선어 교사의 꿈을 이룬 것이다. 그리고 1977년 비매품으로 발간한 자서전 ‘항심의 세월’을 통해 한국의 근현대사와 동고동락 했던 진로의 역사를 증언해놨다.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은 “진로가 걸어온 길은 대한민국 주류의 역사이기도 하다”며 “진로 소주의 명맥을 잇는 참이슬을 국내 시장 뿐 아니라 글로벌 브랜드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2017.09.07 I 김용운 기자
  • 코디엠, 퓨쳐메디신 투자…'해외 제약사 기술이전 러브콜'
  • [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바이오플랫폼 업체 코디엠(224060)이 신약개발 업체 퓨쳐메디신 주식을 20억원어치 취득하며 2대 주주로 올랐다고 6일 밝혔다. 바이오 사업 확장과 기술이전에 속도를 낼 우량 기업을 발굴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퓨쳐메디신은 국내 유명 약학대학 교수 중심의 신약 연구개발과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을 목적으로 지난 2015년 설립했다. 9명의 전문연구인력을 중심으로 퍼스트-인-클래스(First in Class) 합성신약과 줄기세포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뉴크레오사이드를 기반으로 하는 항염증, 항섬유화, 항바이러스와 항암제를 개발 중이다. 동물실험을 통해 효능을 입증한 비알콜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 녹내장 치료제 후보 물질까지 특허 등록을 마쳤다. 현재 유럽 임상 1상 진입을 위해 준비 중이며 해외에서 효능이 검증된 지카, 메르스 치료제 후보물질도 발굴해 특허출원했다. 비알콜성 지방간염은 북미나 유럽에서 수년간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아직 치료제가 없다. 퓨쳐메디신 후보물질은 보건복지부 주관 ‘2017년 제4차 보건의료기술연구개발사업’의 신약개발 비임상·임상시험 지원과제로 선정됐다. 코디엠 관계자는 “전 세계 시장 규모는 약 40조원으로 추산한다”며 “대형제약사가 앞다투어 개발하는 상황에서 투자를 진행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내년 하반기 증시 상장을 추진 중인 퓨쳐메디신과 함께 성장할 기반을 다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조영국 바이오사업부문 대표는 “퓨쳐메디신은 코디엠이 확보한 파이프라인 가운데 기술이전(라이센스 아웃)을 가장 빠르게 진행하는 단계”라며 “해외 대형제약사에서 기술이전 러브콜이 들어오고 있기 때문에 상업화가 생각보다 빨리 진행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2017.09.06 I 박형수 기자
북한, 中거점 '외화벌이 네트워크' 구축.."도박 사이트로만 1조원"
  • 북한, 中거점 '외화벌이 네트워크' 구축.."도박 사이트로만 1조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AFP[이데일리 e뉴스 최성근 기자] 유엔이 제6차 핵실험을 단행한 북한에 대해 추가 제재를 검토 중인 가운데 중국을 거점으로 한 북한의 외화벌이 네트워크를 차단해야 실효성 있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일본 언론이 6일 보도했다.산케이 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대중 주요 수출품으로 석탄에 이어 ‘연체동물’이 올랐다. 해삼과 전복으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수산 사업에 주력한 영향으로 풀이된다.8월 안보리 결의로 석탄과 해산물도 제재 항목에 포함되면서 북한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왔다. 하지만 북한과의 거래에 정통한 한 북중 관계자는 “이들은 국제 사회의 보이는 부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1970년대부터 북한 외교관들은 통관을 받지 않는 외교관 면책 특권을 방패 삼아 금괴와 마약 밀수를 진행했다. 이로 인해 각국에서 불법 행위로 추방된 외교관이 속출했다 .북중 관계자는 “북한은 제재 강화를 기대 중국을 중심으로 외화벌이망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국적을 가진 화교 계열 북한 주민이나 친척 이름으로 회사를 등록하고 ‘중국 기업’으로 제한 없이 거래하는 방식이다”고 설명했다.IT 기술자로 중국 기업에 근무하면서 뒤 공작에 종사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도박 사이트 운영 등으로 북한이 연간 1조원을 번다는 견해도 있다. 최근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을 얻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바이러스를 보내는 사이버 공격의 배후에 북한 공작 기관이 있다는 보고도 있다. 한국 당국자는 이에 대해 “무기 개발을 위한 외화 획득 수단으로 사용하려 한다”고 분석했다.지난 6월 강원도에서 발견된 북한 무인기에는 소니 카메라가 탑재돼 있었다. 일본산 민간 레이더 안테나가 북한 군함 선에 설치돼 있는 것도 판명됐다.미국의 북한 전문 뉴스 사이트는 “싱가포르에 있는 무역 회사가 중국 등을 통해 ‘중국의 수출품’으로 북한에 일본 제품을 밀수하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일본산 기기도 이러한 경로로 북한에 유입됐을 가능성이 크다.전문가들은 “중국이 본격적으로 북한의 외화 네트워크에 메스를 넣지 않으면 제재의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2017.09.06 I 최성근 기자
'잣대 없는 생리대 유해성' 논란에 소비자 불안
  • '잣대 없는 생리대 유해성' 논란에 소비자 불안
  •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여성환경연대 회원들이 정부에 생리대 모든 유해성분 규명 및 역학조사를 촉구하는 ‘내 몸이 증거다, 나를 조사하라’는 기자회견을 하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깨끗한 나라의 ‘릴리안’으로 시작된 유해성 생리대 논란이 일파만파 퍼지고 있지만 이를 판단할 기준조차 없어 소비자의 불안감만 커지고 있다. 하지만 생리용품에 대한 관리기준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어디에도 없다. 미국과 유럽에서도 여성환경·소비자단체 등이 ‘생리용품의 전성분 공개 및 안전성 검사’를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생리용품 안전성 악영향 물질 “증명된 것 없어”이번 생리대 사태는 검증되지 않은 조사 결과와 소수 피해자들의 주장이 급속도로 확산되며 걷잡을 수 없게 됐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여기에 최근 논란의 중심이 된 여성환경연대와 강원대 김만구 교수팀이 분석한 여성의 생리용품 함유 물질 가운데 여성의 생리불순, 다낭성 난소증후군, 자궁근종 등의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확인된 물질은 일체 없다는 주장이 나왔다. 환경호르몬 대체물질 개발사업단,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 주최로 지난 4일 열린 ‘여성 생리용품 안전성’ 관련 간담회에서 최경철 충북대 수의대 교수는 “벤젠, 톨루엔 등 생리대에 포함된 8가지 유해물질 중에서 여성의 생식 건강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증명된 물질은 없다”며 “대부분의 생식 독성 연구는 실험동물에게 해당 물질을 소량 먹인 뒤 생식기에 어떤 독성을 나타내는지를 관찰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또 “여성의 생리대에 든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여성의 생식 건강에 어떤 피해를 주는지 알려면 쥐 같은 설치류가 아니라 원숭이를 이용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생리대에서 검출된 유해물질 중에서 환경호르몬으로 의심받고 있는 것은 ‘스티렌’이다. 하지만 스티렌이 환경호르몬인지 대해서도 전문가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린다. 계명찬 한양대 생명과학과 교수는 “스티렌을 환경호르몬으로 보기 힘들다는 연구도 많다”면서 “지금까지의 연구결과를 종합해 볼 때 생리대를 통해 노출되는 정도의 스티렌이 여성에게 생식 독성을 일으킬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평가했다. 서울 중구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여성환경연대가 지난달 24일 ‘일회용 생리대 부작용 규명과 철저한 조사’를 위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미·프·일, 여성소비자 유해성 지적..객관적 기준 없어생리대의 유해성 논란은 미국에서도 환경단체가 처음으로 제기했었다. 지구를 위한 여성의 목소리’(WVE)가 2014년 8월 미국에서 생리용품 점유율 44%를 차지하는 피앤지(P&G)사의 제품 가운데 생리대 브랜드인 ‘올웨이스’ 4종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 스티렌, 염화에틸, 클로로포름 등 ‘휘발성유기화합물질’(VOC)이 검출됐다고 밝힌 것. 스티렌은 세계보건기구가 발암물질로 분류했으며, 염화에틸, 클로로포름 역시 발암·생식 능력 저하를 유발하는 독성물질로 알려져 있다. 이후 P&G사는 2015년 생리대 흡착 패드에 대해 자체 안전성 평가를 실시한 후 피부 자극, 세포 독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1980년 미국에서는 탐폰(삽입형 생리대)로 인한 독성쇼크신드롬(TTS)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었다. 현재 미국에서 생리용품은 식품의약청(FDA)이 관리하는 의료기기에 포함되어 있지만 모든 성분을 공개할 의무는 없다.프랑스에서도 소비자를 중심으로 유해성 논란이 커지자 지난 5월 프랑스 경제부 산하기관인 ‘경쟁·소비·부정방지국’(DGCCRF)은 시판 중인 생리용품 27종에 대한 성분검사를 진행했다. 모두 20종에서 화학첨가제인 프탈레이트나 다이옥신 등의 유해물질이 검출됐다. 하지만 DGCCRF는 최종 결과 보고서에서 “검출된 화학물질에 대한 허용 최대치 등 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식품환경노동위생안전청(ANSES)에 안전성 검사를 요구했다”면서 “검출한 유해물질은 극히 소량으로 심각하거나 즉각적인 위험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발표했다. 네덜란드 국립보건조사국(RIVM)도 2000년 생리대가 인체에 미칠 위해성은 없다고 평가했다. 일본에서도 2014년 생리대 7종에서 각종 화학물질 중 독성이 가장 크다고 알려진 다이옥신이 검출돼 사회적 이슈가 됐지만, 당시 생리대에서 검출된 다이옥신의 양이 극소량이어서 건강상 위험성은 거의 없다고 평가했다. 주요 유통업체들이 부작용 논란이 불거진 깨끗한나라의 생리대 ‘릴리안’을 지난달 24일부터 판매중단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여성 40년간 사용하는 생리대, 극소량 유해물질도 우려..신뢰할 수 있는 기준 나와야하지만 생리대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40여년 동안 사용해야 한다. 또 화학물질의 흡수가 용이하며, 아주 예민하고 건강 문제가 생기기 쉬운 부위에 밀착 사용되는 제품이라 국내 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극소량의 유해성분에도 여성들이 안전성에 대해 염려하고 있다. 생리대 생산업체 한 관계자는 “극소량의 화학물질이더라도 인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정부의 객관적인 검사결과가 나오고 기준이 이른 시일내 마련돼야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유해물질에 대한 국내 소비자의 반감이나 불신이 워낙 크기 때문에 기업들도 예민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예컨대 연초 논란이 됐던 유한킴벌리 아기물티슈는 기준치를 넘는 메탄올이 검출돼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가 판매중단 및 회수조치를 내렸다. 물티슈의 경우 검출된 메탄올 함량은 극히 적어 몸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 특히 제조과정에서 일부러 첨가한 게 아니라 보존제인 에탄올이 발효되면서 자연적으로 생성됐을 가능성이 컸다. 문제가 된 하기스 제품들은 0.003~0.004% 가량의 메탄올이 검출됐는데, 국내법상 허용되는 메탄올 함량 기준은 0.2% 이하였다. 다만 영유아용 물티슈는 제품 특성상 100분의 1 수준인 0.002% 이하로 관리되기 때문에 극약처방이 내려진 것이다. 하지만 유럽에서는 5% 이하, 미국은 기준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생리대의 경우, 이런 기준치마저 없어 의혹만 난무하는 가운데 자칫 소비자와 생산업체 모두 피해만 입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식약처의 뒤늦은 대응을 질책하는 목소리가 크다. 환경운동연합 한 관계자는 “일회용 생리대의 안전 관리 책임이 있는 식약처는 이번 사태가 불거지기 전에 시민단체와 소비자가 전성분 공개나 안전성 규정 강화 등을 요구했지만 묵살해 왔다”면서 “환경단체가 자비를 들여 조사하고 정책 개선을 건의했는데 이런 노력을 비과학적이라고 공격하는 것은 적반하장”이라고 비난했다.
2017.09.05 I 정태선 기자
  •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막을 강력한 치료물질 찾아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최근 ‘호흡기 바이러스’를 치료할 새로운 물질이 발견돼 관심을 끌고 있다. ‘인터페론-람다’(Interferon-λ)라는 단백질이 그 주인공인데, 이는 선천성 면역체계를 활성화해 신체가 바이러스에 대항하게 도와준다. 호흡기 바이러스는 집단감염 위험성이 있어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유발한다. 전염을 통해 변종이 발생하기 때문에 근본적인 치료도 어렵다. 지난 2008년 유행했던 신종플루와 2015년 큰 이슈를 일으킨 중동호흡기증후군 모두 전염성 강한 호흡기 바이러스 질환이었다.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김현직 교수팀은 호흡기 바이러스에 ‘인터페론-람다’가 다른 인터페론보다 더 강력한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내성기전으로 항바이러스 기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인터페론-알파, 베타와 달리 호흡기 질환의 새로운 치료물질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인체에 바이러스가 침입할 경우 면역 체계가 활성화 되는데, 이를 조절하는 핵심물질이 인터페론이다. 인터페론은 바이러스 감염의 일차 방어 역할을 수행하는데, 바이러스는 이를 무력화하기 위해 다양한 변이를 일으켜 내성을 가지게 된다.연구팀은 인터페론 간 효과를 입증하기 위해 세포배양 및 동물 모델을 이용한 실험을 실시했다. 실험에서는 A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된 동물의 진행경과를 관찰했다. 인터페론-람다와 베타를 제거한 각각의 실험군을 비교한 결과, 인터페론-람다가 활성화되지 않은 쥐의 몸무게는 27% 더 감소하였고, 생존비율이 50% 더 낮아졌다. 이밖에 인터페론-람다는 호흡기로 투여 시에 강력한 항바이러스 효과를 보였으며, 다른 인터페론 보다 바이러스 감염 억제에 탁월한 능력을 보였다. 김현직 교수는 “인터페론을 이용한 선천성 면역체계 강화 기전에 대한 연구가 앞으로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아직은 실험연구 단계이지만 향후 항바이러스 약제 및 백신 개발에 많은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2017.09.05 I 이순용 기자
머스크 "3차대전, 북핵보다 AI로 발생 가능성 커"(종합)
  • 머스크 "3차대전, 북핵보다 AI로 발생 가능성 커"(종합)
  •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AFP[이데일리 차예지 기자] ‘대표적인 인공지능(AI) 회의론자’로 불리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가 또다시 AI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내놓았다. 특히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한반도에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머스크는 “3차 대전은 북한 핵보다 AI 경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발언해 주목받고 있다.머스크 CEO는 4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북한 핵실험은 현존하는 문명 위기의 우려 목록에서 하단에 위치해야 할 것”이라며 “국가 차원의 AI 우월성 경쟁이 3차 세계대전의 원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머스크 “AI가 선제공격 결정하면 전쟁 시작될 수 있어”머스크는 “선제공격이 승리할 가능성이 가장 큰 방안이라고 AI 시스템이 결정하면 전쟁이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머스크는 지난 12일에도 “AI는 북한보다 엄청나게 더 위험하다”며 비슷한 발언을 내놓은 바 있다.CNN은 4일 그의 발언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근 AI 관련 발언에 대한 반응”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인공지능은 러시아뿐 아니라 모든 인류의 미래”라며 “이 영역에서 지도자가 되는 사람이 세계의 통치자가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또 CNN은 “현재 미국, 중국, 인도가 AI 기술 경쟁을 선도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다른 국가도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그들의 기술을 따라잡을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점을 머스크가 강조한 것”이라고 풀이했다.◇“AI 애완동물 신세 될 수 있어..경종 울려도 아무도 안들어”머스크는 평소 AI를 적절히 규제하지 않으면 영화 ‘터미네이터’에서처럼 인류의 미래를 위협하게 될 것이라며 AI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말해왔다. 또 지난 7월 말에는 페이스북 CEO인 마크 저커버그와 AI의 위험성을 두고 공개적으로 설전도 벌이기도 했다.적절한 규제가 없다면 AI가 언젠가는 인간 세계를 장악하게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가 화성에 식민지를 건설하겠다고 한 이유도 인공지능이 지구를 장악하게 될 경우에 대비한 백업 플랜이라고 말할 정도로 머스크는 AI에 대해 큰 우려감을 갖고 있다.그는 지난해에는 심지어 “인공지능이 인간보다 더 똑똑해지게 되면 인간은 판단의 결정권을 AI에 빼앗겨 애완동물 신세가 될 수 있다”고까지 경고한 바 있다. 머스크는 기계가 인간의 지능을 추월하는 날이 곧 온다고 보고 이로 인한 부작용을 막기 위해 뇌 임플란트를 통해 인간 지능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믿고 있다. 이같은 생각을 바탕으로 머스크는 AI의 위험성에 대한 연구를 위해 AI와 인간의 공존을 연구하는 비영리연구소 ‘오픈 AI’와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기업인 뉴로링크를 설립하기도 했다.앞서 뉴로링크의 설립 즈음에 가진 인터뷰에서 머스크는 “꽤 오랫동안 AI에 대해 경종을 울리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확실히 아무런 영향이 없었다. 그래서 나는 ‘오 좋아, 그렇다면 좋은 방향으로 개발되도록 도와야지’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2017.09.05 I 차예지 기자
  • `케미포비아` 시대…비임상 CRO株 기대 커진다
  • [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먹거리에 이어 생활용품에서도 유해성분이 검출되면서 `케미포비아(화학 공포증)`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정부가 화학물질 유해성 여부를 분석해 통제하는 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이하 화평법)을 시행하는데 힘이 실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과도한 규제라며 반발하던 기업도 사회 분위기를 고려했을 때 유해성과 인체 환경상 영향 등 관련 시험자료를 서둘러 준비할 것으로 보이면서 동물임상시험 수탁기관(비임상 CRO)산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화평법 개정안 시행 공감대…5000억 시장 성장 기대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비임상 CRO업체인 바이오톡스텍과 켐온 주가는 지난달 16일부터 보름 동안 각각 11.9%, 10.4%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는 4.3% 오르는 데 그쳤다. 비임상 CRO시장이 커질 것이라는 기대가 관련주 주가 상승을 이끈 것으로 풀이됐다. 바이오톡스텍과 켐온 등은 의약품·농약·식품·화장품·화학물질 등의 안전성과 유효성 평가를 서비스하고 있다. 비임상 CRO는 의약품, 세포치료제, 유전자치료제, 화학물질 등 건강과 안전에 관계되는 모든 물질에 대해 세포와 동물 등을 이용해 효능과 인체 유해성을 평가해 연구하는 기관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의약품과 화학물질 등 새로운 물질 안전성 평가에 대한 정확한 실험결과를 확보하기 위해 법적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다.비임상 CRO는 특성상 초기 투자비용이 많고 연구기반 인프라 구축까지 많은 시간과 자원 필요하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높은 산업적 특성이 있다. 이병화 KB증권 연구원은 “케미포비아 현상이 확산하면서 정부에서 추진하는 화평법 개정안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될 것”이라며 “화학물질을 등록하는 데 필수 단계인 비임상 CRO 시장이 구조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앞서 정부는 지난 2015년 화평법을 개정해 등록대상 화학물질 범위를 기존 500여종에서 7000여종으로 확대했다. 기업은 한 종의 화학물질을 등록하는 데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에 달한다며 부담이 과도하다고 하소연했다. 규제 완화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최근 일련의 유해성분 사태로 화평법은 예정대로 시행할 가능성이 커졌다. 화학물질 1차 등록 마감시한이 내년이기 때문에 올 하반기부터 관련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박경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화평법은 화학물질의 연간 사용량에 따라 단계적으로 도입할 것”이라며 “관련 시장은 내년 200억원에서 오는 2021년에는 누적규모 5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바이오 육성에 효능 검증 CRO 성장 전망정부가 바이오산업을 육성하기로 했다는 점도 비임상 CRO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는 요인 가운데 하나다. 바이오 신약에 대한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전 세계 시장규모가 120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에도 국내 경쟁력은 주요 국가대비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정부는 지난달 28일 ‘100대 신약후보물질’에 10년간 5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신약 후보물질과 신약 개발 플랫폼 기술 개발을 위한 정책적 지원을 구체화하고 있다. 신약을 개발하려면 효능 검증을 위한 비임상 CRO 과정을 거쳐야 한다. 관련업계 독성을 확인하는 시장보다 효능을 검증하는 시장이 2~3배 큰 것으로 추산했다. 이병화 연구원은 “국내 CRO 시장은 태동기에 가까운 시장 형성 과정”이라며 “비임상 CRO 업체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기대했다.
2017.09.03 I 박형수 기자
명절때 가다 서다 막힌 도로, 자율주행차 안전할까?
  • 명절때 가다 서다 막힌 도로, 자율주행차 안전할까?
  • 교통안전공단이 개발한 자율주행차. 교통안전공단 제공[화성=이데일리 신정은 기자] 자율주행차의 상용화를 앞두고 안전 기준 제정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교통안전공단은 한국 대표로 유엔 산하 ‘자동차 기준 국제조화 회의(UNECE WP.29)’ 총회에 참여해 자율주행차 국제안전기준 마련에 앞장서고 있다.지난 30일 경기도 화성시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 내 시험도로에서 자율주행차 시연회를 통해 앞으로 만들어질 자율주행차 안전 기준에 대해 엿볼 수 있었다. 이날 시승은 시험도로 내 약 5km 구간에서 이뤄졌다. 거리는 짧았지만 9가지 시나리오를 설정해 다양한 상황에서 안전도를 체험할 수 있었다. 시승에 쓰인 차량은 서울대와 교통안전공단 등이 LF쏘나타를 기반으로 공동 개발한 자율주행차다. 이 차량은 전후방의 장애물을 감지할 수 있는 카메라와 라이다, 레이더 등 고성능 센서를 부착하고 경로 판단을 위한 정밀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등을 장착했다. 명절 때 막히는 고속도로 상황을 연출해 일반자동차 2대와 자율주행차 1대가 함께 고속주회로를 달렸다. 운전석에 앉은 민경찬 연구원이 일정구간 주행을 하다 크루즈컨트롤 버튼을 누르자 자율주행 모드로 전환됐다. 그 순간부터 운전자의 손과 발, 눈은 자유로워졌다. 라이더를 통해 자율차가 바라보는 세상은 디스플레이에 자신만의 언어인 개별 아이피로 표시됐다. 앞쪽 카메라는 전방 80m 물체까지 포착해 사람인지 동물인지를 식별한다. 정체구간에 다가서자 자율차는 시속 80㎞에서 30㎞로 속도를 스스로 줄였다. 이어 곡선구간에서 앞차의 속도를 맞춰 따라가고 서행차가 나타나도 안전하게 주행했다. 여기까지는 최근 출시된 고급차에 장착되는 어댑티브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ASCC) 등 반자율주행 기술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조금 더 나아가 다음 코스에서 자율차는 차로변경을 시도했다. 좌측 깜빡이를 켜자 자율차의 센서들이 주변 차량을 살핀다. 좌측에 충돌 가능성이 있는 차를 감지하고 경고음이 ‘뚜뚜’ 울린다. 자율차는 차로 변경을 해도 안전하다 판단될 때까지 속도를 조절하며 직진을 하다 안전하게 차를 옆으로 옮겼다. 민 연구원은 “자동차 기준 국제 조화 회의는 현재 자율차가 차로를 변경할 때 몇 초 만에 진입해야 안전한지 등 그 기준을 논의하고 있다”며 “향후 완성차들은 상용화에 앞서 이런 기준을 통과해야한다”고 말했다. 자율차는 카메라로 차선 종류를 인지해 실선에서 운전자가 차로변경을 명령해도 움직이지 않았다. 이어지는 곡선구간 단독주행, 전방차 차로변경 후 급제동 등 다양한 상황에서도 안전한 자율주행을 구현했다. 자율주행차는 레벨 0~5로 나뉘는데 국토교통부는 2020년까지 고속도로에서 운전대 등에서 손발을 떼도 안전한 주행이 가능한 레벨3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자동차 기준 국제 조화 회의도 자율주행차 레벨3 기술 상용화에 맞춰 기술 수준을 6범주로 구분해 안전 기준을 단계적으로 확립하고 있다.신재곤 자동차안전연구원 자율주행센터 연구처장은 “안전 기준이 기술 개발보다 너무 늦게 제정되도 문제지만, 반대로 너무 앞서가면 업체들이 그 기준때문에 구애받을 수 있다”며 “기술 개발 속도에 맞춰서 적절히 기준을 맞춰가는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교통안전공단은 이같은 자율주행차 기술개발 진원과 안전성 검증을 위해 규모 32만㎡(약 11만평)의 실험도시 K-시티(city)를 구축하고 있다. K-시티는 현재 시험도로 환경을 기반으로 실도로·시가지 상황을 반영해 자율주행 시험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K-시티에서는 각종 사고 위험 상황 등 필요한 조건을 설정하고 반복·재현실험이 가능해 자율주행차 기술개발과 검증에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토부는 올해 10월 고속도로 부분을 우선 구축하고, 내년 말까지 K-시티 전체를 완공해 민간, 학계, 스타트업 등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고자 하는 모든 기관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민경찬 교통안전공단 연구원이 자율주행차를 운전하며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신정은 기자
2017.09.02 I 신정은 기자
"서울 가로수에 '발암가능물질' 농약 살포"…서울시 "사용 허가 제품"
  • "서울 가로수에 '발암가능물질' 농약 살포"…서울시 "사용 허가 제품"
  •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사진=이데일리DB)[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서울 시내 일부 자치구의 가로수와 공원 등에서 ‘발암가능 물질’이 포함된 농약이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1일 ‘투명사회를위한정보공개청구센터’가 서울시 25개 자치구의 지난해 관할 가로수 및 공원 내 농약 살포 현황을 분석한 결과 강남구·성북구 등 5곳에서 발암가능 물질인 만코제브(강남구), 티아클로프리드(강동·성동·성북구), 티오파네이트메틸(광진구) 성분 등이 들어간 농약이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발암가능 물질은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동물실험결과에서 확실하게 암을 유발하는 게 증명 됐으며 사람에게도 가능성이 높다고 분류한 물질이다.아울러 4개 자치구에선 ‘발암의심 물질’인 뷰프로페진(강남·동작·서초·영등포구)과 아세페이트(동작구) 성분이 포함된 농약을 살포했다. 발암의심 물질은 동물실험결과에선 암을 일으키는 것이 증명됐으나 인체에는 아직까지 논란의 여지가 있는 물질을 의미한다.또 ‘꿀벌 폐사’의 원인으로 꼽혀 유럽연합(EU)에서도 사용을 금지한 ‘어드마이어 살충제’도 은평구를 제외한 24개 자치구에서 사용됐다고 정보공개센터 측은 밝혔다. 이 외에도 북서울꿈의숲·서울창포원·월드컵공원 등 6곳의 공원에서도 발암가능 물질인 티아클로프리드와 만코제브가 포함된 농약이, 광진구 어린이 대공원에는 발암의심 물질인 뷰프로페진 등이 포함된 농약이 사용됐다. 정진임 정보공개센터 사무국장은 “인체 건강에 유해성이 있는 농약들이 아무런 제한조치 없이 살포되고 있었고 시민들과 작업자들에게 상세히 안내되지 않았다”며 “안전에 대한 정보의 요구가 커져가고 있는 만큼 어떤 성분들이 사용되고 있는지, 인체와 생태에 대한 영향은 어느정도인지를 제대로 알려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서울시는 이에 대해 “거론된 농약들은 모두 산림청의 약종선정위원회에서 심의를 거치고 농약관리시스템에 등록된 제품들”이라고 설명했다.
2017.09.01 I 권오석 기자
  • ㈜케미메디, 미분화 갑상선암 연구 범부처신약개발 과제 선정
  • [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희귀난치성질환 치료용 신약개발 업체 케미메디가 연구 개발하는 미분화 갑상선암 치료제 개발 후보물질이 ‘범부처전주기신약개발사업’ 과제로 선정됐다고 29일 밝혔다.미분화 갑상선암(ATC)은 비교적 낮은 발생률을 보이지만 주변 장기 침범과 림프절로 전이가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치사율이 높은 암으로 알려졌다. 수술 치료를 포함해 마땅한 치료 방법이 없어 평균 생존기간이 3~5개월 정도에 불과하다. 케미메디는 18개월간 범부처 지원금을 포함 총 8억7000만원을 투자해 미분화 갑상선암 치료제를 개발한다. 전임상까지 최종 검증할 예정이다.공동연구기관인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행재단은 신약개발 플랫폼을 이용한 후보물질 발굴과 실험동물을 이용한 유효성 평가 검증을 지원한다.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KDDF)은 신약개발을 위해 미래창조과학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3개 부처가 공동지원하는 범부처전주기국가 연구개발(R&D)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KDDF는 오는 2020년까지 글로벌 신약 10개 이상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첨복재단은 후보물질을 도출하는 신약개발지원센터, 전임상을 지원하는 실험동물센터, GMP 시설을 갖춘 의약생산센터가 원스톱으로 신약개발을 지원하는 공공기관이다.코넥스 상장사인 케미메디는 코스닥 이전 상장도 추진하고 있다.케미메디 관계자는 “첨복재단과 협업해 미분화 갑상선 치료제를 개발할 것”이라며 “치료제 상용화로 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2017.08.29 I 박형수 기자
토종 산돌배나무 아토피 특효…기존 약제보다 약효 2배
  • 토종 산돌배나무 아토피 특효…기존 약제보다 약효 2배
  • 산돌배나무의 잎 추출물이 아토피 피부염의 가려움증을 개선하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국립생물자원관)[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자생하는 산돌배나무의 잎 추출물이 아토피 피부염의 가려움증을 완화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지난해부터 김선여 가천대 약학대학 교수팀과 공동으로 ‘국내 자생생물 유래 환경성질환 억제 소재 탐색’ 연구를 통해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27일 밝혔다.산돌배나무는 우리가 즐겨먹는 개량종 배와는 다른 장미과 배나무속 나무로, 우리나라 전역에 자생하며 예로부터 식·약용으로 이용돼 왔다.연구진은 피부 부스럼, 가려움 등에 사용된 자생식물인 산돌배나무, 개구리밥 등 7종에 대해 아토피 피부염 증상 완화에 대한 효능 연구를 수행했다.연구 결과 인간 피부각질형성세포(HaCaT)에 산돌배나무 부위별(잎, 줄기, 열매) 추출물을 처리했을 때 잎 추출물이 아토피 피부염 관련 염증유발인자를 농도에 따라 유의미하게 감소시키는 것을 확인했다.또 아토피 피부염을 유발시킨 실험용쥐에 6주 동안 주 3회 산돌배나무 잎 추출물을 발랐더니 추출물을 바르지 않은 동물군에 비해 혈중 면역글로빈 E(아토피 피부염 유발 단백질)가 74% 정도 감소했다. 또 피부 손실량 또한 40% 가량 개선되는 것을 파악했다.연구진은 피부염에 사용되고 있는 스테로이드 제제인 덱사메타손(Dexamethasone)과 비교 실험한 결과 산돌배나무 잎 추출물의 가려움증 완화 효과가 약 2.3배 뛰어난 것을 확인했다.아토피 피부염을 유발시킨 동물에 6주 동안 주 3회 덱사메타손을 바른 동물군의 가려움증이 약 30% 경감된 데 비해 같은 횟수로 산돌배나무 잎 추출물을 바를 경우 가려움증이 약 70%나 줄어든 것이다.또 실험용쥐의 피부 조직 단면을 현미경으로 관찰했을 때 산돌배나무 잎 추출물 처리군의 피부 표피가 정상군과 유사한 정도로 회복됐음을 확인했다.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지난해 10월 31일 특허출원했으며, 저명한 과학기술논문 중 하나인 ‘저널 오브 에스노파마콜로지(Journal of Ethnopharmacology)’에 이달 투고했다.연구진은 현재 아토피 피부염 가려움증 완화 및 피부 수분 개선효과를 나타내는 효능 물질에 대한 추적 후속 연구를 진행 중이다. 또 아토피 피부염 가려움을 완화하는 천연 물질을 의약품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기업에 기술이전 등을 추진하고 있다.
2017.08.27 I 박태진 기자
  • [특징주]오리엔트바이오, M&A로 17조 북미 CRO 공략…발모제 신약 기대 ↑
  • [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미국 바이오 기업 인수를 추진 중인 오리엔트바이오(002630)가 강세다. 전 세계 임상시험위탁기관(CRO) 시장 절반가량을 차지한 북미에서 사업을 확대할 것이라는 기대가 주가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24일 오전 10시29분 오리엔트바이오는 전날보다 5.06% 오른 1245원에 거래되고 있다.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해외 CRO 시은 오는 2019년 504억달러(한화 약 57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014년 기준 287억5000만달러(33조원)였던 시장 규모가 5년 동안 연평균 12%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시장은 2014년 시장 규모가 145억 8000만 달러(한화 약 16조 5000억 원)에 달했다. 북미시장이 전체 CRO시장의 50% 규모다. 오리엔트바이오가 인수하려는 미국 현지 생물소재 전문업체는 북미시장에 풍부한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리엔트바이오가 인수에 성공하면 폭넓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미국 현지에서 직접 실험동물과 관련 실험설비 인프라를 공급할 계획이다. 기업인수를 위한 계약은 오는 31일 최종 완료한다. 오리엔트바이오 관계자는 “미국 시장에서 세계적인 임상시험수탁기관(CRO) 기업과의 연대와 안정적인 생물소재 공급을 통해 경쟁력을 한층 높여 나갈 것”이며 “신약개발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오리엔트바이오는 발모제(OND-1) 신약개발을 위한 임상 2상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2015년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임상1상 진행 승인을 받았고 임상1상 시험은 한국에서 진행했다. 지난 1월 임상1상을 마무리했다. 지난 5월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해 300억원을 조달했다. 조달한 자금 가운데 70억원은 임상2상을 진행하는 데 투자할 계획이다.
2017.08.24 I 박형수 기자
  • [살충제 계란]만성 독성 '안전' VS '모르는 일'
  • [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살충제 검출계란의 장기적 위험과 관련해 정부와 전문가들 주장이 엇갈리고 있어 소비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지난 21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살충제 계란의 급성 및 만성 위해도를 평가해 “검출되긴 했지만 양이 미미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대한의사협회는 “소량이라고 해도 독성물질이 몸에 들어가면 어떻게 작용하는지 알려진 바가 없기 때문에 ‘하루에 몇 개까지 먹어도 안전하다’는 식약처 발표는 성급하다”고 지적한다. 홍윤철 대한의사협회 환경건강분과위원장(서울의대 예방의학과 교수)은 “살충제의 만성독성평가는 동물실험을 기반으로 한 자료로 사람에게 확신을 가지고 적용을 하는 것은 무리”라며 “식약처는 사람에게 안전하다고 강조할 게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관리를 할 것인지 대책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구용의 식약처 식품위해평가과장은 “현재로서는 가능한 방법이 기존 동물실험으로 밝혀진 살충제의 독성값을 가지고 추정하는 것이 유일하다”며 “사람에 대한 살충제의 만성적인 영향을 직접 관찰하려면 앞으로 20~30년이 걸려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해명했다. 권훈정 한국독성학회 회장(서울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도 “살충제를 비롯한 농약은 원칙적으로 사람에게 쓰는 약이 아니라 해충이나 식물에 쓰는 약”이라며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지 않을 정도의 양을 정하고 관리하는 것인데 살충제가 인체에 미치는 자료가 없어서 만성 위해성 평가 결과를 사람에게 적용하는 게 무리라고 하는 주장 자체가 모순”이라고 말했다.이에 앞서 식약처의 만성위해도 평가결과가 나오자 이튿날 한국환경보건학회는 “계란 살충제의 만성적인 영향에 대한 주의와 대책이 필요하다”며 성명문을 발표했다. 최경호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농가에서 닭에게 살충제를 뿌리면 처음에는 농도가 높았다가 나중에는 낮아진다”며 “이번에 검출된 양이 어느 수준인지 알지 못한 채 이를 최대치로 적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학회가 주장하는 식약처의 만성위해성 평가의 오류는 또 있다. 최 교수는 “식약처가 매일 먹어도 안전한 양으로 제시한 피프로닐 검출 계란 2.6개는 전체 국민에 대한 평균치일 뿐 몸무게가 적고 민감도가 높은 어린 아이의 특성을 보정하지 않았다는 문제가 있다”며 “이를 감안하면 어린아이는 2.6개가 안전한 수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권 회장은 “만성독성 동물실험은 몸무게에 비례해 노출량을 늘려 진행한다”며 “만성독성 자체가 평생 노출되는 개념이기 때문에 평생 체중을 감안해야지 몸무게가 10㎏도 안 되는 1~2세 체중에 맞춰 만성독성 위해성을 평가를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국독성학회는 살충제 만성독성 위해성에 대해 식약처에 공개토론을 제안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식약처가 진행한 살충제 만성 위해평가 방법을 소개하면, 살충제가 ‘가장 많인 검출된’ 계란(피프로닐의 경우 0.0763ppm), 국민영양 조사에서 나온 국민 평균 계란 성취량 중 상위 2.5%에 대항하는 ‘극단섭취량’(1~2세 2.06개, 3~6세 2.17개, 20~64세 3.03개), 평생 매일 먹어도 건강에 위험이 없는 ‘일일섭취허용량’을 가지고 계산한다. 위해도는 ‘최대검출량*계란 평균 섭취량/체중*일일섭취허용량’으로 계산하는데 일일섭취허용량에 대한 노출량의 정도를 의미한다. 식약처가 제시한 각 살충제별 만성 위해도는 피프로닐 17.5%, 비펜트린 1.25%, 피리다벤 0.08%, 에톡사졸 0.01%, 플로페녹수론 0.03%이다. 이번에 계란에서 검출된 피프로닐 양은 매일 피프로닐을 섭취해도 안전한 양의 17.5%에 불과하다. 일일 섭취 가능 계란으로 계산하면 피프로닐의 경우 하루 2.6개, 비펜트린은 36.8개의 계란을 먹어도 인체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의미다.살충제의 만성적인 평가는 쥐에게 살충제를 3개월 정도 먹인 후 나타나는 부작용을 가지고 측정한다. 쥐의 3개월은 사람의 10년에 해당한다. 살충제를 사람에게 직접 쓸 수 없기 때문에 부득이 쥐를 이용해 실험을 하고 사람의 몸무게와 대사작용 등을 측정해 값을 보정한다. 살충제 계란 파동을 제대로 된 먹을거리 안전 대책 수립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권 교수는 “과거에 벌어졌던 일이 문제가 있긴 하지만 조사를 했더니 염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나온 것”이라며 “살충제가 나온 계란과 이를 가지고 만든 음식은 수거·폐기하고 있고 문제의 살충제는 쓰지 않도록 했으니 이제부터는 농민 교육이나 살충제 없이 닭을 키우는 대책 등을 마련하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2017.08.23 I 강경훈 기자
  • 나노기술로 치명적인 뇌출혈도 치료한다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뇌혈관 질환은 국내에서 단일질환으로 심장질환에 이어 제2의 사망원인에 꼽히며, 전 세계적으로도 후유장애가 가장 큰 질환군이다. 뇌출혈은 뇌혈관질환의 대표적인 형태다(국내 뇌혈관질환의 30%). 뇌혈관의 약한 부분이 터져 발생하며 두통과 의식저하, 반신마비, 발작 등을 동반한다. 뇌출혈 후 이차적으로 발생하는 뇌부종은 환자를 사망에도 이르게 한다. 실제 뇌출혈 환자는 1달 내 40%가, 1년 내 나머지의 50%가 사망하며, 12~39%의 환자에서만 완전한 기능적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문제는 혈압을 조절하는 내과적 치료 외에 뚜렷한 치료법이 없다. 선택적으로 혈종제거 수술(외과적 치료)이 시행되고 있지만, 극히 일부의 환자에서만 효과가 있다.서울대병원 신경과 이승훈 교수 연구팀(제1저자: 강동완, 정한길, 김치경)은 뇌출혈 후 주변조직의 염증반응이 뇌부종 및 그에 따른 뇌손상을 일으키고, 이 뇌부종과 뇌손상이 뇌출혈의 사망률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다는 데 주목했다.즉 뇌출혈 후 주변조직의 염증반응을 억제하면 뇌출혈로 인한 사망률을 줄일 수 있다. 연구팀은 염증반응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활성산소를 제거하는데 탁월한 기능을 하는 ‘세리아 나노입자’를 치료물질로 택했다. 그리고 자체 개발한 세리아 나노입자를 뇌출혈 환경이 조성된 세포에 적용한 결과, 염증억제 및 세포보호 효과를 확인했다.뇌출혈 동물모델(생쥐) 정맥주입 결과에서도, 세리아 나노입자를 주입한 군은 그렇지 않은 군(대조군)에 비해 뇌출혈 병변 주변의 대식세포(뇌출혈 후 염증반응 초기단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함)가 감소했으며, 염증반응 시 발현되는 단백질 역시 줄었다. 염증반응이 줄면서 뇌출혈로 인한 뇌부종도 대조군에 비해 현저히 감소(68.4%)했다.이승훈 교수는 “뇌출혈 치료제에 대한 수요는 이전부터 있었고, 치료제 개발 역시 전 세계적으로 많이 이루어졌으나 현재까지도 난항을 겪고 있다”며 “본 연구는 뇌출혈 후 뇌손상의 주요 병태생리를 파악해, 그에 적합한 나노기술을 도입, ‘뇌출혈의 의학적 치료 공백을 나노기술로 극복’한 획기적인 연구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현재 동물실험에 성공한 단계로 인체에 적용하기 위해선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한국보건산업진흥원 질환극복기술개발사업(질병중심 중개 중점연구), 미래창조과학부 기초연구사업 등 정부 R&D 지원으로 추진됐으며, 우수한 성과를 인정받아 국제학술지인 ‘나노 연구’ 8월호에 게재됐으며 국내 특허는 물론 국제 PCT(특허협력조약) 출원도 완료했다.
2017.08.23 I 이순용 기자
  • [미리보는 이데일리신문]쪼그라드는 한인타운..“중국 손님이 더 많아요”
  •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다음은 23일자 이데일리신문 주요기사다.△1면-쪼그라드는 한인타운,,“중국 손님이 더 많아요”-‘아이코스·글로’ 담뱃새 내달부터 확 오른다-방사형 사육은 안전하다?-가게 팔아도 빚 못갚는 자영업자 12만명 넘어-[사설]우리도 ‘대만카드’ 활용 검토할 만하다-[사설]민방위훈련에 불평 늘어놓을 텐가△줌인&-[Zoom In]‘이더리움’ 맹위..가상화폐 ‘테스트베드’된 한국-정권에 충성말라...文대통령 ‘영혼없는 공무원’ 질타-‘우리 장관 깨질라’..국회 바닥서 쪽잠 자는 공무원△종합-순환출자 해소, 경영권 승계 ‘숙제’..현대차 지배구조 개편 속도낸다-대기업 공익법인 들여다보는 공정위-“사드 탓 말고 中 변화에 대응해야” 목소리도△수교25주년, 거꾸로 가는 한·중-균형깨진 밀당..이참에 ‘반·디·배·조’ 1위 넘보는 왕서방-베이징영화제 한국영화‘0’..한국게임 허가‘NO’-넥스트 차이나시대...문재인표 ‘J축’ 신통상전략 띄운다△수교25주년, 거꾸로 가는 한·중-사드로 꼬인 실타래...기약없는 정상회담-美견제카드로 전락한 韓..코리아패싱 우려-中군용기 이어도 수십차례 침법..우리 해군 입항도 불허△정치-“사드 요격실험 백발백중...김정은, 옳은 선택하기 바란다”-文대통령 내달 뉴욕방문..유엔총회서 기조연설한다-文 “공영방송 독립성·공공성 무너진지 오래”-“우영우 전 수석 안나왔을때 돌아보라”..조국 민정수석 국회 불룩석 질타한 野-민·관 참여 4차산업혁명委 설치...일자리 변화 예측모델도 개발-민주 적폐청산委 두번째 회의..기관별 전문가 참여시키기로△경제-‘대형교회 세무조사’ 못하나...김진표-국세청 ‘신경전’-28년 후면..셋중 한집은 ‘혼집’-중부발전 ‘일자리 창출기업’에 입찰·계약 보증금 면제-대기업 지식재산권 무역수지 첫 흑자전환△금융-낙하산 논란 잊혀졌으면..BNK금융 ‘시간끌기’-“밤에도 토요일도 은행문 엽니다”-‘비자금 의혹’ 박인규 대구은행장 자진사퇴 일축-자영업자 2명중 1명은 대출받고...10명중 1명은 연체△산업&기업-SK그룹, 인사제도 대수술 나선다-[갤노트공개 D-1..관전포인트는] 삼성폰 첫 듀얼카메라 품나..디스플레이 얼마나 커질까-“야근·잔업 많은 車업계...통상임금 확대땐 수당 50% 늘어”-삼성 “1인 가구엔 이 가전 딱이예요” VS LG “초프리미엄 주방 체험하세요”-한국GM ‘신형 트랙스’ 출시 연기△산업-‘냉장고 비서’가 바꿀 가정생활...獨베를린서 미리 엿본다-스피드 메이트 ‘착한 정비’ 캠페인-삼성 ‘빅스비’ 빅업데이트...200개국서 사용 가능해져-‘개성만점 프로필 사진 찍어줘요’...카카오톡 치즈, 1200만명 ‘찰칵’△소비자생활-세종대왕 닮아가는 배추값에..미소짓는 포장 김치-혼술족 때문일까..맥주수입 ‘술술’-‘아이스크림 먹을땐 가성비 안 따져요’ 프리미엄 제품, 두자릿수 매출 성장-바구니 대신 컵에 담았어요..1인용 포장과일 바람-임출금·이체 ATM 4000대 카뱅 지점된 세븐일레븐△중소기업·벤처-한솔 ‘영수증용지’ 열 올리고..무림 ‘포장재사업’ 진출-가성비甲..국내 주방용품 ‘러시아 공략’ 잰걸음-‘람보르기니 알파원(스마트폰)’ 두바이서도 팔린다-“백수오, 끊는 물로 추출하면 안전” △증권&마켓-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저무는 채권시대..단기조정, 주식투자 기회로 삼아라”-IT·금융주 펀드 1개월 수익률 마이너스 전환-삼성 VS 미래 VS 신한BNPP..연기금투자풀 운용사 3파전-빗썸 거래소 日거래량 코스닥 추월에..급등하는 가상화폐株△증권-거품빠진 바이오..특화운용사에 블라인드 자금 푼다-초대형IB ‘단비’ 기대했는데..회사채시장도 ‘기근’-신약 ‘엔다리’가 뭐길래..원료공급 주도권 다툼-오리엔트바이오 美바이오기업 인수 추진△IR라운지-[LG생활건강] 뷰티·음료·생활부문 ‘성장 삼각대’..47분기 연속 매출 상승-위기서 더 빛난 ‘뷰티풀 경쟁력’-“생활용품·음료부문 잘나가니...한반기도 성장 부탁해”△재테크-손실 줄여 돈 버는 ‘커버드콜·ETN’ 노려라-혈당관리 지원금, 합병증 보장...당뇨시장 문두드리는 보험사들△BOOK-‘감정동물’ 넌 쿨한데, 난 충동적이라고?-‘신무기돈’ 믿음·무기·돈...성공한 권력의 ‘삼지창’-‘조용히 이기는 사람들’ 조용한 사람이 조직서 살아남는 법-‘미스터퐁 수학에 빠지다’ 음식·데이트에도 수학원리 있어요△스포츠-1년만에 KLPGA 나들이 이보미 “올해부진..은퇴까지 고민했죠”..눈물 삼키고 일어선 ‘스마일 캔디’-‘괴물신인’ 최혜진, 이보미와 한솥밥-바르샤 떠나는 이승우·장결희·백승호 유망주 딱지떼고 ‘생존게임’ 나선다-프로야구 순위? 하늘을 읽어라..이달 10경기 우천 취소 ‘새변수’-루니, 에버턴 이적후 2G 연속골..EPL 통산 200골△사람&나눔-달이 해를 삼켜요..99년만의 개기일식에 美들썩-김다윗 아태 세일즈 매니저 “중후한 롤스로리스가 재미있는 브랜드란 걸 알리고파”-이회창 전 한나라 총재 회고록 출간 “정계 입문시킨 朴전 대통령에 실망”-‘폐암 투병’ 배우 신성일 부산영화제 회고전 주인공-이영표·윤미진, 평창동계올림픽 성화 봉송-‘희망, 슛 골인’..캠코, FC축구캠프에 학생 100명 참여-‘5·18 영웅’ 고 안병하 경무관 추모흉상 건립키로-美콜리어 교수, 戰後 독일경제 서적 1600권 서울대에 기증△오피니언-[목멱칼럼]‘8월 위기설’ 넘으면 대화의 문 열릴까 -[특파원의 눈]라면 소비 강국 中의 변심-[기자수첩]해운업 경쟁력 4차 산업서 찾아야△부동산-하남·고양..집값 강세 ‘스타필드 효과’-부동산 대책 허점에..피해 민원 잇따라 “8·2 대책전에 분양권 샀는데 중도금 대출승계 안된다니..” -조정대상지역도..연말부터 오피스텔 분양권 전매 금지-[Advertorial]힐스테이트 세종 리버파크 상가△사회-임신하면 퇴사인데..육아휴직 수당 올리면 뭐하나요-‘이재용 재판’ 방청권 30장..시민 454명 몰려 인산인해-김명수 후보자 “난 31년5개월 동안 재판만 한 사람”-檢 ‘국정원 댓글’ 재수사..여론조작 활동 의혹캔다-500대 기업 40%만 “연내 신규인력 채용”
2017.08.22 I 오희나 기자
  • [특징주]켐온, 화학물질 공포 확산…'1조 화평법 시장 열린다' 상승세
  • [이데일리 윤필호 기자] 비임상시험수탁기관(CRO)인 켐온(217600)이 살충제 계란과 생리대 안전성 논란에 상승세를 타고 있다. 화학물질에 대한 공포심을 통해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이하 화평법)’ 이 개정안을 시행하면 수혜를 볼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 영향으로 보인다.22일 오전 11시12분 현재 켐온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9.30% 오른 1645원에 거래되고 있다.최근 살충제 계란 사태와 생리대 안전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면서 유해 화학물질에 대한 공포심이 높아졌다. 이와 관련해 강화된 내용의 화평법 개정안이 올해 하반기 공포된 데 따른 수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22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의 안전과 알 권리를 위해 생리대, 마스크에 대해서도 모든 성분을 의무적으로 표시하도록 하는 전(全)성분 표시제를 추진할 것”이라며 “최근 일회용 생리대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와 관련된 연구를 작년 10월부터 하는데 내년에 최종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켐온은 비임상시험 대행뿐만 아니라 천연물신약을 연구개발 경험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안전성, 유효성 평가 서비스 중심 사업구조에 품질관리(QC), 컨설팅, 동물질병 진단시스템, 실험동물 모델 제작 및 판매, 맞춤형·동반 진단시스템 등의 신규 사업 확대도 계획 중이다.최성환 리서치알음 연구원은 “화평법 개정안이 올 하반기 공포되면 오는 2023년까지 누적 1조 원에 달하는 신규 시장이 열릴 것”으로 내다봤다.
2017.08.22 I 윤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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