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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에 태우고 석회 바르고"…한국화의 파격은 '무죄'
- 김민정의 회화 ‘페이징’(2017·왼쪽)과 이재훈의 설치작품 ‘초원의 결투를 위해’(2017). ‘페이징’은 먹 흠뻑 묻힌 붓으로 내려 그은 필선을 그대로 잘라낸 한지에 수없이 불자국을 내고 붙여 완성했다. ‘초원의 결투를 위해’는 프레스코화기법으로 모던걸과 화신백화점, 축음기와 전차노선도 등 근대의 단면을 460㎝ 기념비로 세웠다(사진=현대화랑·아트사이드갤러리).[이데일리 오현주 선임기자] 한 사람은 향을 켜두고 그 앞에 조심스럽게 다가선다. 오려낸 한지 조각 하나하나에 구멍을 내고 곁가지를 태운다. 숨 한번 잘못 쉬고, 눈 한번 딴 데로 돌리면 홀라당 태워버릴 수 있다. 그런데 이것이 수백, 수천 장이다. 그저 한두 장 그을리고 말았다면 ‘태웠다’고 내세울 일도 아니다. 또 다른 사람은 프레스코화를 종이에 그린다. 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 천지창조’ 같은 벽화에서나 봤던 그거다. 장지 위에 석회를 얇게 바르고 그 뒤에 색을 올려 은은하게 배어나오도록 하는 배채법이 그이의 작업방식. 덕분에 자신의 주제를 잊은 종이는 거친 질감을 얻었다. 마치 돌 위의 그림인 양 우툴두툴 제멋대로다. 전통을 깬 독특한 방식으로 영역을 확장한 두 명의 한국화가가 각각 개인전을 열고 특별한 작품을 내보이고 있다. 작가 김민정(55)은 서울 종로구 삼청로 현대화랑에서 ‘종이, 먹, 그을음’이란 타이틀로 먹과 불이 결합한 거대한 한지의 장을 펼쳤다. 작가 이재훈(39)은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아트사이드갤러리에서 ‘초원의 결투를 위해’란 저돌적인 제목을 내걸고 손끝의 감각을 부르는 두툼한 질감의 ‘조각회화’를 선뵈고 있다. ▲“재료가 완벽한데 더 얹어봤자…” 숙원을 이뤘다. 대학시절부터 현대화랑은 꿈의 무대였다. 드디어 그곳에 작품을 걸었다. 세월의 깊이가 말해주듯 여기까지 오는 일은 녹록치 않았다. 유럽에서 활동하는 작가 김민정은 한지 콜라주 작업을 한다. 거대한 한지 위에 수없이 작은 한지를 겹쳐 붙여 작품을 완성한다. 먹 머금은 대붓으로 내리쳐 얻은 붓자국을 다른 한지에 그려서 오려낸 것(‘페이징’ 2017), 오방색 보자기인 양 색색의 한지를 조각낸 것(‘스토리’ 2011), 비 오는 날 높은 곳에서 내려다본 알록달록한 우산을 모양대로 잘라낸 것(‘스트리트’ 2010). 여기서 빠질 수 없는 것이 ‘그을리고 태운다’는 행위. 찢고 조각낸 한지도, 큰 획의 필선을 따라 잘라낸 한지도 마무리는 ‘그을리고 태우는 것’으로 한다. 김민정의 ‘스토리’(2011). 오방색 보자기를 보는 듯한 작품은 색지 하나하나를 오리고 붙여 완성했다(사진=현대화랑),“같은 행위에 집중해 수없이 반복하면 잡념이 사라진다. 이것이야말로 수행이고 성찰”이라고 말한다. ‘통찰’(Insight)이란 제목이 유독 많은 건 그 때문일 터. 자신이 마치 공장서 반복작업을 하는 ‘공순이’가 된 느낌이 좋단다. 태울 때도 잡념이 없고 붙일 때도 잡념이 없다. 관건은 역시 한지다. “한지 자체가 완벽한데 뭐가 더 필요할까” 싶었단다. “이미 다 돼 있는데 쓸데없이 뭘 한다고 난리를 친 거구나” 했단다. 그러니 작업은 종이가 가지고 있는 물성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일이었다. 양지로는 도저히 안 되는 일이란다. “종이도 와인과 같다”는 철학도 펼쳤다. 와인이 그런 것처럼 종이가 살기 좋은 데에선 사람도 살기가 좋다는 뜻이다. 어쩌다 한 번씩 한국 나들이를 할 때마다 족히 100㎏쯤 되는 한지를 공수해간다. 서양화의 본 고장에서 한국화의 전통을 한지로 지켜낸 셈이다. 김민정의 ‘스트리트’(2010). 어느 비오는 날 높은 데서 내려다 본 거리풍경을 모티브로 삼았다. 잘라낸 한지를 빼곡하게 붙여 우산살 하나하나를 완성했다(사진=현대화랑).“이탈리아말을 참 전라도식으로 한다”는 얘기를 들을 만큼 고향 전남 광주의 명랑한 억양은 빼버리질 못했다. 활달한 성격과 스스럼없는 태도로 첫눈에 호감을 준다. 그런 김 작가의 지난한 작업을 이해하려면 그이의 살아온 세월을 곁들여 봐야 한다. 인쇄소를 운영하던 아버지와 이불집을 하던 어머니의 야무진 손끝을 물려받았다. ‘마지막 빨치산’이었다는 어머니의 교육열 덕에 서울 유명 미대에 진학했지만 열아홉 살 너무 일찍 한 결혼이 끝내 발목을 잡았다. 결국 파경. 작품도 가족도 지키지 못한 고단한 삶의 마지막에서 선택한 것이 유럽행이었다. 이탈리아에 정착하고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비행기 탈 때 품고 갔던 한지를 꺼냈다. 밀라노 시내 중심가 화랑에서 첫 작품을 판 이후 26년, 결국 영국박물관이 그이의 작품을 3점이나 소장할 만큼 유럽행은 성공적이었다. 그럼에도 그이는 여전히 반성 중이다. 30여년을 초와 향 앞에 앉았지만 아직도 “원래의 고요한 상태로 돌아가기 위한 일”이 필요한 모양이다. 전시는 그렇게 세상에 태어난 그이의 분신 30여점으로 꾸렸다. 10월 8일까지다. 작가 김민정이 ‘페이징’(2016) 곁에 섰다(사진=현대화랑).▲근대 사건·사고를 벽화로 기록하듯 어느 날 문득 100여년 전이 보였다. 신문을 여니 온갖 기사와 광고가 눈에 들어왔다. 모던걸이 보이고 화신백화점이 자주 등장했다. 신기한 건 그 모두가 요즘과 별반 다르지 않더란 거다. ‘폭주족’에게 혀를 끌끌 차는 내용이며 전차에 사람을 더 태우려 동원한 ‘푸시맨’ 얘기가 튀어나왔다. 가장 심각한 것은 ‘주택문제’였단다. 100여년이 지나도 해결이 안 되고 있는 집 문제라니. 작가 이재훈이 이번 전시에서 비중을 둔 것은 소재다. 이를 위해 근대로 떠났다. 가장 현실적인 이야기, 지금과 가장 가까운 이야기를 찾는 게 좋겠다 싶어 찾아간 시간이 근대였다는 거다. 어찌 보면 근원을 찾는 일이었다. 왜 굳이? 지금이란 시간을 살고 있지만 과거는 결코 현재와 무관치 않을 테니. “예술이 아무리 대단해도 사는 것 이상일 수는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다만 근대의 사람을 대면할 순 없지 않나. 자연스럽게 인식할 수 있는 건 사물이다. 그래서 작품도 정물로 표현한 거고.” 전시작인 회화 12점과 설치 1점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이재훈의 ‘붉은 사랑’(2017). 1920년대에 스타킹이 한국에 처음 들어왔다는 1930년대 신문기사를 보고 작업했다. 전통 수묵채색에 프레스코기법을 접목한 작품이다(사진=아트사이드갤러리).더 이상 기법의 고민은 안 하는 듯하다. 이 작가는 미대 3학년인 2000년부터 ‘벽화기법’이란 프레스코화를 시도했다. 실험과 시행착오 끝에 완성은 2007년 봤다. 회칠은 같지만 흔히 서양벽화에서 보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서양식은 젖은 상태에서 색을 올리는 ‘습식’이지만 이 작가는 말려놓은 뒤 색을 붙이는 동양식 ‘건식’으로 작업한다. 거기에 그만의 방식으로 하나 더 추가. 석회를 바르는 지지판을 장지로 바꿔버린 거다. “물질적인 느낌을 주고 싶었다”는 이 작가는 ‘만지는 그림’을 지향한다. 손으로 느낄 수 있게 한 것이다.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서 가져온 이미지를 뒤엉켜놓은 ‘동물의 왕국’(2017), ‘가드닝’(2017), 옛 신문광고 이미지를 모은 ‘붉은 사랑’(2017) 등 2m에 육박하는 대작이 그렇다. 하지만 4m60㎝의 거대한 기둥을 이룬 설치작품은 단연 압권이다. 전시명과 같은 제목을 단 ‘초원의 결투를 위해’(2017)다. 아무 지표 없이 뒤죽박죽 모호하게 들인 느낌이랄까. 축음기·전차노선도·백화점 등 신문물은 물론 모던걸과 모던보이가 활보하는 인물상까지 새겨 넣었다. 이재훈 ‘가드닝’(2017). 전체주의의 허상을 빗댄 조지 오엘의 ‘동물농장’을 모티브로 삼은 작품이다. 전통 수묵채색에 프레스코기법을 접목했다(사진=아트사이드갤러리).“시간이 흐르고 눈에서 멀어지면 기억은 흐려진다.” 그래서 이 작가의 작업은 기념비를 세우는 일이었다. 어차피 역사라는 건 평화스러워 보이는 초원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전투니까. 기록해야 한번 더 들여다볼 시대상이니까. 근대성 극복? 이 작가가 볼 땐 사실 그 말도 우습다. 열어봤더니 현대와 다를 것 없는 근대를 극복하자는 거 아닌가. 전시는 24일까지다. 작가 이재훈이 ‘동물의 왕국’(2017) 곁에 섰다(사진=오현주 선임기자).
- '잣대 없는 생리대 유해성' 논란에 소비자 불안
-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여성환경연대 회원들이 정부에 생리대 모든 유해성분 규명 및 역학조사를 촉구하는 ‘내 몸이 증거다, 나를 조사하라’는 기자회견을 하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깨끗한 나라의 ‘릴리안’으로 시작된 유해성 생리대 논란이 일파만파 퍼지고 있지만 이를 판단할 기준조차 없어 소비자의 불안감만 커지고 있다. 하지만 생리용품에 대한 관리기준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어디에도 없다. 미국과 유럽에서도 여성환경·소비자단체 등이 ‘생리용품의 전성분 공개 및 안전성 검사’를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생리용품 안전성 악영향 물질 “증명된 것 없어”이번 생리대 사태는 검증되지 않은 조사 결과와 소수 피해자들의 주장이 급속도로 확산되며 걷잡을 수 없게 됐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여기에 최근 논란의 중심이 된 여성환경연대와 강원대 김만구 교수팀이 분석한 여성의 생리용품 함유 물질 가운데 여성의 생리불순, 다낭성 난소증후군, 자궁근종 등의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확인된 물질은 일체 없다는 주장이 나왔다. 환경호르몬 대체물질 개발사업단,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 주최로 지난 4일 열린 ‘여성 생리용품 안전성’ 관련 간담회에서 최경철 충북대 수의대 교수는 “벤젠, 톨루엔 등 생리대에 포함된 8가지 유해물질 중에서 여성의 생식 건강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증명된 물질은 없다”며 “대부분의 생식 독성 연구는 실험동물에게 해당 물질을 소량 먹인 뒤 생식기에 어떤 독성을 나타내는지를 관찰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또 “여성의 생리대에 든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여성의 생식 건강에 어떤 피해를 주는지 알려면 쥐 같은 설치류가 아니라 원숭이를 이용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생리대에서 검출된 유해물질 중에서 환경호르몬으로 의심받고 있는 것은 ‘스티렌’이다. 하지만 스티렌이 환경호르몬인지 대해서도 전문가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린다. 계명찬 한양대 생명과학과 교수는 “스티렌을 환경호르몬으로 보기 힘들다는 연구도 많다”면서 “지금까지의 연구결과를 종합해 볼 때 생리대를 통해 노출되는 정도의 스티렌이 여성에게 생식 독성을 일으킬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평가했다. 서울 중구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여성환경연대가 지난달 24일 ‘일회용 생리대 부작용 규명과 철저한 조사’를 위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미·프·일, 여성소비자 유해성 지적..객관적 기준 없어생리대의 유해성 논란은 미국에서도 환경단체가 처음으로 제기했었다. 지구를 위한 여성의 목소리’(WVE)가 2014년 8월 미국에서 생리용품 점유율 44%를 차지하는 피앤지(P&G)사의 제품 가운데 생리대 브랜드인 ‘올웨이스’ 4종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 스티렌, 염화에틸, 클로로포름 등 ‘휘발성유기화합물질’(VOC)이 검출됐다고 밝힌 것. 스티렌은 세계보건기구가 발암물질로 분류했으며, 염화에틸, 클로로포름 역시 발암·생식 능력 저하를 유발하는 독성물질로 알려져 있다. 이후 P&G사는 2015년 생리대 흡착 패드에 대해 자체 안전성 평가를 실시한 후 피부 자극, 세포 독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1980년 미국에서는 탐폰(삽입형 생리대)로 인한 독성쇼크신드롬(TTS)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었다. 현재 미국에서 생리용품은 식품의약청(FDA)이 관리하는 의료기기에 포함되어 있지만 모든 성분을 공개할 의무는 없다.프랑스에서도 소비자를 중심으로 유해성 논란이 커지자 지난 5월 프랑스 경제부 산하기관인 ‘경쟁·소비·부정방지국’(DGCCRF)은 시판 중인 생리용품 27종에 대한 성분검사를 진행했다. 모두 20종에서 화학첨가제인 프탈레이트나 다이옥신 등의 유해물질이 검출됐다. 하지만 DGCCRF는 최종 결과 보고서에서 “검출된 화학물질에 대한 허용 최대치 등 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식품환경노동위생안전청(ANSES)에 안전성 검사를 요구했다”면서 “검출한 유해물질은 극히 소량으로 심각하거나 즉각적인 위험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발표했다. 네덜란드 국립보건조사국(RIVM)도 2000년 생리대가 인체에 미칠 위해성은 없다고 평가했다. 일본에서도 2014년 생리대 7종에서 각종 화학물질 중 독성이 가장 크다고 알려진 다이옥신이 검출돼 사회적 이슈가 됐지만, 당시 생리대에서 검출된 다이옥신의 양이 극소량이어서 건강상 위험성은 거의 없다고 평가했다. 주요 유통업체들이 부작용 논란이 불거진 깨끗한나라의 생리대 ‘릴리안’을 지난달 24일부터 판매중단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여성 40년간 사용하는 생리대, 극소량 유해물질도 우려..신뢰할 수 있는 기준 나와야하지만 생리대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40여년 동안 사용해야 한다. 또 화학물질의 흡수가 용이하며, 아주 예민하고 건강 문제가 생기기 쉬운 부위에 밀착 사용되는 제품이라 국내 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극소량의 유해성분에도 여성들이 안전성에 대해 염려하고 있다. 생리대 생산업체 한 관계자는 “극소량의 화학물질이더라도 인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정부의 객관적인 검사결과가 나오고 기준이 이른 시일내 마련돼야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유해물질에 대한 국내 소비자의 반감이나 불신이 워낙 크기 때문에 기업들도 예민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예컨대 연초 논란이 됐던 유한킴벌리 아기물티슈는 기준치를 넘는 메탄올이 검출돼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가 판매중단 및 회수조치를 내렸다. 물티슈의 경우 검출된 메탄올 함량은 극히 적어 몸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 특히 제조과정에서 일부러 첨가한 게 아니라 보존제인 에탄올이 발효되면서 자연적으로 생성됐을 가능성이 컸다. 문제가 된 하기스 제품들은 0.003~0.004% 가량의 메탄올이 검출됐는데, 국내법상 허용되는 메탄올 함량 기준은 0.2% 이하였다. 다만 영유아용 물티슈는 제품 특성상 100분의 1 수준인 0.002% 이하로 관리되기 때문에 극약처방이 내려진 것이다. 하지만 유럽에서는 5% 이하, 미국은 기준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생리대의 경우, 이런 기준치마저 없어 의혹만 난무하는 가운데 자칫 소비자와 생산업체 모두 피해만 입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식약처의 뒤늦은 대응을 질책하는 목소리가 크다. 환경운동연합 한 관계자는 “일회용 생리대의 안전 관리 책임이 있는 식약처는 이번 사태가 불거지기 전에 시민단체와 소비자가 전성분 공개나 안전성 규정 강화 등을 요구했지만 묵살해 왔다”면서 “환경단체가 자비를 들여 조사하고 정책 개선을 건의했는데 이런 노력을 비과학적이라고 공격하는 것은 적반하장”이라고 비난했다.
- [살충제 계란]만성 독성 '안전' VS '모르는 일'
- [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살충제 검출계란의 장기적 위험과 관련해 정부와 전문가들 주장이 엇갈리고 있어 소비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지난 21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살충제 계란의 급성 및 만성 위해도를 평가해 “검출되긴 했지만 양이 미미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대한의사협회는 “소량이라고 해도 독성물질이 몸에 들어가면 어떻게 작용하는지 알려진 바가 없기 때문에 ‘하루에 몇 개까지 먹어도 안전하다’는 식약처 발표는 성급하다”고 지적한다. 홍윤철 대한의사협회 환경건강분과위원장(서울의대 예방의학과 교수)은 “살충제의 만성독성평가는 동물실험을 기반으로 한 자료로 사람에게 확신을 가지고 적용을 하는 것은 무리”라며 “식약처는 사람에게 안전하다고 강조할 게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관리를 할 것인지 대책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구용의 식약처 식품위해평가과장은 “현재로서는 가능한 방법이 기존 동물실험으로 밝혀진 살충제의 독성값을 가지고 추정하는 것이 유일하다”며 “사람에 대한 살충제의 만성적인 영향을 직접 관찰하려면 앞으로 20~30년이 걸려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해명했다. 권훈정 한국독성학회 회장(서울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도 “살충제를 비롯한 농약은 원칙적으로 사람에게 쓰는 약이 아니라 해충이나 식물에 쓰는 약”이라며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지 않을 정도의 양을 정하고 관리하는 것인데 살충제가 인체에 미치는 자료가 없어서 만성 위해성 평가 결과를 사람에게 적용하는 게 무리라고 하는 주장 자체가 모순”이라고 말했다.이에 앞서 식약처의 만성위해도 평가결과가 나오자 이튿날 한국환경보건학회는 “계란 살충제의 만성적인 영향에 대한 주의와 대책이 필요하다”며 성명문을 발표했다. 최경호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농가에서 닭에게 살충제를 뿌리면 처음에는 농도가 높았다가 나중에는 낮아진다”며 “이번에 검출된 양이 어느 수준인지 알지 못한 채 이를 최대치로 적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학회가 주장하는 식약처의 만성위해성 평가의 오류는 또 있다. 최 교수는 “식약처가 매일 먹어도 안전한 양으로 제시한 피프로닐 검출 계란 2.6개는 전체 국민에 대한 평균치일 뿐 몸무게가 적고 민감도가 높은 어린 아이의 특성을 보정하지 않았다는 문제가 있다”며 “이를 감안하면 어린아이는 2.6개가 안전한 수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권 회장은 “만성독성 동물실험은 몸무게에 비례해 노출량을 늘려 진행한다”며 “만성독성 자체가 평생 노출되는 개념이기 때문에 평생 체중을 감안해야지 몸무게가 10㎏도 안 되는 1~2세 체중에 맞춰 만성독성 위해성을 평가를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국독성학회는 살충제 만성독성 위해성에 대해 식약처에 공개토론을 제안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식약처가 진행한 살충제 만성 위해평가 방법을 소개하면, 살충제가 ‘가장 많인 검출된’ 계란(피프로닐의 경우 0.0763ppm), 국민영양 조사에서 나온 국민 평균 계란 성취량 중 상위 2.5%에 대항하는 ‘극단섭취량’(1~2세 2.06개, 3~6세 2.17개, 20~64세 3.03개), 평생 매일 먹어도 건강에 위험이 없는 ‘일일섭취허용량’을 가지고 계산한다. 위해도는 ‘최대검출량*계란 평균 섭취량/체중*일일섭취허용량’으로 계산하는데 일일섭취허용량에 대한 노출량의 정도를 의미한다. 식약처가 제시한 각 살충제별 만성 위해도는 피프로닐 17.5%, 비펜트린 1.25%, 피리다벤 0.08%, 에톡사졸 0.01%, 플로페녹수론 0.03%이다. 이번에 계란에서 검출된 피프로닐 양은 매일 피프로닐을 섭취해도 안전한 양의 17.5%에 불과하다. 일일 섭취 가능 계란으로 계산하면 피프로닐의 경우 하루 2.6개, 비펜트린은 36.8개의 계란을 먹어도 인체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의미다.살충제의 만성적인 평가는 쥐에게 살충제를 3개월 정도 먹인 후 나타나는 부작용을 가지고 측정한다. 쥐의 3개월은 사람의 10년에 해당한다. 살충제를 사람에게 직접 쓸 수 없기 때문에 부득이 쥐를 이용해 실험을 하고 사람의 몸무게와 대사작용 등을 측정해 값을 보정한다. 살충제 계란 파동을 제대로 된 먹을거리 안전 대책 수립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권 교수는 “과거에 벌어졌던 일이 문제가 있긴 하지만 조사를 했더니 염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나온 것”이라며 “살충제가 나온 계란과 이를 가지고 만든 음식은 수거·폐기하고 있고 문제의 살충제는 쓰지 않도록 했으니 이제부터는 농민 교육이나 살충제 없이 닭을 키우는 대책 등을 마련하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 나노기술로 치명적인 뇌출혈도 치료한다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뇌혈관 질환은 국내에서 단일질환으로 심장질환에 이어 제2의 사망원인에 꼽히며, 전 세계적으로도 후유장애가 가장 큰 질환군이다. 뇌출혈은 뇌혈관질환의 대표적인 형태다(국내 뇌혈관질환의 30%). 뇌혈관의 약한 부분이 터져 발생하며 두통과 의식저하, 반신마비, 발작 등을 동반한다. 뇌출혈 후 이차적으로 발생하는 뇌부종은 환자를 사망에도 이르게 한다. 실제 뇌출혈 환자는 1달 내 40%가, 1년 내 나머지의 50%가 사망하며, 12~39%의 환자에서만 완전한 기능적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문제는 혈압을 조절하는 내과적 치료 외에 뚜렷한 치료법이 없다. 선택적으로 혈종제거 수술(외과적 치료)이 시행되고 있지만, 극히 일부의 환자에서만 효과가 있다.서울대병원 신경과 이승훈 교수 연구팀(제1저자: 강동완, 정한길, 김치경)은 뇌출혈 후 주변조직의 염증반응이 뇌부종 및 그에 따른 뇌손상을 일으키고, 이 뇌부종과 뇌손상이 뇌출혈의 사망률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다는 데 주목했다.즉 뇌출혈 후 주변조직의 염증반응을 억제하면 뇌출혈로 인한 사망률을 줄일 수 있다. 연구팀은 염증반응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활성산소를 제거하는데 탁월한 기능을 하는 ‘세리아 나노입자’를 치료물질로 택했다. 그리고 자체 개발한 세리아 나노입자를 뇌출혈 환경이 조성된 세포에 적용한 결과, 염증억제 및 세포보호 효과를 확인했다.뇌출혈 동물모델(생쥐) 정맥주입 결과에서도, 세리아 나노입자를 주입한 군은 그렇지 않은 군(대조군)에 비해 뇌출혈 병변 주변의 대식세포(뇌출혈 후 염증반응 초기단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함)가 감소했으며, 염증반응 시 발현되는 단백질 역시 줄었다. 염증반응이 줄면서 뇌출혈로 인한 뇌부종도 대조군에 비해 현저히 감소(68.4%)했다.이승훈 교수는 “뇌출혈 치료제에 대한 수요는 이전부터 있었고, 치료제 개발 역시 전 세계적으로 많이 이루어졌으나 현재까지도 난항을 겪고 있다”며 “본 연구는 뇌출혈 후 뇌손상의 주요 병태생리를 파악해, 그에 적합한 나노기술을 도입, ‘뇌출혈의 의학적 치료 공백을 나노기술로 극복’한 획기적인 연구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현재 동물실험에 성공한 단계로 인체에 적용하기 위해선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한국보건산업진흥원 질환극복기술개발사업(질병중심 중개 중점연구), 미래창조과학부 기초연구사업 등 정부 R&D 지원으로 추진됐으며, 우수한 성과를 인정받아 국제학술지인 ‘나노 연구’ 8월호에 게재됐으며 국내 특허는 물론 국제 PCT(특허협력조약) 출원도 완료했다.
- [미리보는 이데일리신문]쪼그라드는 한인타운..“중국 손님이 더 많아요”
-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다음은 23일자 이데일리신문 주요기사다.△1면-쪼그라드는 한인타운,,“중국 손님이 더 많아요”-‘아이코스·글로’ 담뱃새 내달부터 확 오른다-방사형 사육은 안전하다?-가게 팔아도 빚 못갚는 자영업자 12만명 넘어-[사설]우리도 ‘대만카드’ 활용 검토할 만하다-[사설]민방위훈련에 불평 늘어놓을 텐가△줌인&-[Zoom In]‘이더리움’ 맹위..가상화폐 ‘테스트베드’된 한국-정권에 충성말라...文대통령 ‘영혼없는 공무원’ 질타-‘우리 장관 깨질라’..국회 바닥서 쪽잠 자는 공무원△종합-순환출자 해소, 경영권 승계 ‘숙제’..현대차 지배구조 개편 속도낸다-대기업 공익법인 들여다보는 공정위-“사드 탓 말고 中 변화에 대응해야” 목소리도△수교25주년, 거꾸로 가는 한·중-균형깨진 밀당..이참에 ‘반·디·배·조’ 1위 넘보는 왕서방-베이징영화제 한국영화‘0’..한국게임 허가‘NO’-넥스트 차이나시대...문재인표 ‘J축’ 신통상전략 띄운다△수교25주년, 거꾸로 가는 한·중-사드로 꼬인 실타래...기약없는 정상회담-美견제카드로 전락한 韓..코리아패싱 우려-中군용기 이어도 수십차례 침법..우리 해군 입항도 불허△정치-“사드 요격실험 백발백중...김정은, 옳은 선택하기 바란다”-文대통령 내달 뉴욕방문..유엔총회서 기조연설한다-文 “공영방송 독립성·공공성 무너진지 오래”-“우영우 전 수석 안나왔을때 돌아보라”..조국 민정수석 국회 불룩석 질타한 野-민·관 참여 4차산업혁명委 설치...일자리 변화 예측모델도 개발-민주 적폐청산委 두번째 회의..기관별 전문가 참여시키기로△경제-‘대형교회 세무조사’ 못하나...김진표-국세청 ‘신경전’-28년 후면..셋중 한집은 ‘혼집’-중부발전 ‘일자리 창출기업’에 입찰·계약 보증금 면제-대기업 지식재산권 무역수지 첫 흑자전환△금융-낙하산 논란 잊혀졌으면..BNK금융 ‘시간끌기’-“밤에도 토요일도 은행문 엽니다”-‘비자금 의혹’ 박인규 대구은행장 자진사퇴 일축-자영업자 2명중 1명은 대출받고...10명중 1명은 연체△산업&기업-SK그룹, 인사제도 대수술 나선다-[갤노트공개 D-1..관전포인트는] 삼성폰 첫 듀얼카메라 품나..디스플레이 얼마나 커질까-“야근·잔업 많은 車업계...통상임금 확대땐 수당 50% 늘어”-삼성 “1인 가구엔 이 가전 딱이예요” VS LG “초프리미엄 주방 체험하세요”-한국GM ‘신형 트랙스’ 출시 연기△산업-‘냉장고 비서’가 바꿀 가정생활...獨베를린서 미리 엿본다-스피드 메이트 ‘착한 정비’ 캠페인-삼성 ‘빅스비’ 빅업데이트...200개국서 사용 가능해져-‘개성만점 프로필 사진 찍어줘요’...카카오톡 치즈, 1200만명 ‘찰칵’△소비자생활-세종대왕 닮아가는 배추값에..미소짓는 포장 김치-혼술족 때문일까..맥주수입 ‘술술’-‘아이스크림 먹을땐 가성비 안 따져요’ 프리미엄 제품, 두자릿수 매출 성장-바구니 대신 컵에 담았어요..1인용 포장과일 바람-임출금·이체 ATM 4000대 카뱅 지점된 세븐일레븐△중소기업·벤처-한솔 ‘영수증용지’ 열 올리고..무림 ‘포장재사업’ 진출-가성비甲..국내 주방용품 ‘러시아 공략’ 잰걸음-‘람보르기니 알파원(스마트폰)’ 두바이서도 팔린다-“백수오, 끊는 물로 추출하면 안전” △증권&마켓-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저무는 채권시대..단기조정, 주식투자 기회로 삼아라”-IT·금융주 펀드 1개월 수익률 마이너스 전환-삼성 VS 미래 VS 신한BNPP..연기금투자풀 운용사 3파전-빗썸 거래소 日거래량 코스닥 추월에..급등하는 가상화폐株△증권-거품빠진 바이오..특화운용사에 블라인드 자금 푼다-초대형IB ‘단비’ 기대했는데..회사채시장도 ‘기근’-신약 ‘엔다리’가 뭐길래..원료공급 주도권 다툼-오리엔트바이오 美바이오기업 인수 추진△IR라운지-[LG생활건강] 뷰티·음료·생활부문 ‘성장 삼각대’..47분기 연속 매출 상승-위기서 더 빛난 ‘뷰티풀 경쟁력’-“생활용품·음료부문 잘나가니...한반기도 성장 부탁해”△재테크-손실 줄여 돈 버는 ‘커버드콜·ETN’ 노려라-혈당관리 지원금, 합병증 보장...당뇨시장 문두드리는 보험사들△BOOK-‘감정동물’ 넌 쿨한데, 난 충동적이라고?-‘신무기돈’ 믿음·무기·돈...성공한 권력의 ‘삼지창’-‘조용히 이기는 사람들’ 조용한 사람이 조직서 살아남는 법-‘미스터퐁 수학에 빠지다’ 음식·데이트에도 수학원리 있어요△스포츠-1년만에 KLPGA 나들이 이보미 “올해부진..은퇴까지 고민했죠”..눈물 삼키고 일어선 ‘스마일 캔디’-‘괴물신인’ 최혜진, 이보미와 한솥밥-바르샤 떠나는 이승우·장결희·백승호 유망주 딱지떼고 ‘생존게임’ 나선다-프로야구 순위? 하늘을 읽어라..이달 10경기 우천 취소 ‘새변수’-루니, 에버턴 이적후 2G 연속골..EPL 통산 200골△사람&나눔-달이 해를 삼켜요..99년만의 개기일식에 美들썩-김다윗 아태 세일즈 매니저 “중후한 롤스로리스가 재미있는 브랜드란 걸 알리고파”-이회창 전 한나라 총재 회고록 출간 “정계 입문시킨 朴전 대통령에 실망”-‘폐암 투병’ 배우 신성일 부산영화제 회고전 주인공-이영표·윤미진, 평창동계올림픽 성화 봉송-‘희망, 슛 골인’..캠코, FC축구캠프에 학생 100명 참여-‘5·18 영웅’ 고 안병하 경무관 추모흉상 건립키로-美콜리어 교수, 戰後 독일경제 서적 1600권 서울대에 기증△오피니언-[목멱칼럼]‘8월 위기설’ 넘으면 대화의 문 열릴까 -[특파원의 눈]라면 소비 강국 中의 변심-[기자수첩]해운업 경쟁력 4차 산업서 찾아야△부동산-하남·고양..집값 강세 ‘스타필드 효과’-부동산 대책 허점에..피해 민원 잇따라 “8·2 대책전에 분양권 샀는데 중도금 대출승계 안된다니..” -조정대상지역도..연말부터 오피스텔 분양권 전매 금지-[Advertorial]힐스테이트 세종 리버파크 상가△사회-임신하면 퇴사인데..육아휴직 수당 올리면 뭐하나요-‘이재용 재판’ 방청권 30장..시민 454명 몰려 인산인해-김명수 후보자 “난 31년5개월 동안 재판만 한 사람”-檢 ‘국정원 댓글’ 재수사..여론조작 활동 의혹캔다-500대 기업 40%만 “연내 신규인력 채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