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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투세·거래세 개편 넘어…“주주 배당확대 시급”
-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정부가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증권거래세 개편 카드를 내놨지만, 증시 선진화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이대로 21대 국회가 끝나면 제대로 된 논의도 없이 폐기될 자본시장 관련 법안이 산적하다.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해소하려면 주주배당 확대를 비롯한 증시 선진화를 위한 종합적인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그래픽=김일환 기자)◇공매도·상법·주가조작 ‘뜨거운 감자’25일 국회에 따르면 자본시장 불공정거래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거나 거래 공정성을 높이는 법안, 시장을 활성화 시키고 규제를 합리화하는 법안 등 10개 주요 법안이 정무위원회 등에 계류돼 있다. 금융위원회 정책 자문기구인 금융발전심의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려면 금투세·거래세 등 조세 개편뿐 아니라 불공정한 증시 제도 전반을 재검토 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선 공매도 제도개선은 지난달 5일 법안심사1소위에 상정됐지만 소위를 통과하지 못했다. 8개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지만, 여야는 △상환기간·담보비율 일원화 △불법 공매도 차단 전산 시스템 구축 △불법 공매도 제재 강화 및 제재 수단 다양화 등 쟁점을 놓고 합의를 못한 상황이다. 한국거래소는 “현실적 어려움”을 거론하고 있지만,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 대표는 “의지 문제”라고 꼬집었다. 상법 개정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일 “소액주주의 이익 제고를 위한 상법 개정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급부상했다. 앞서 법무부는 작년 11월 △상장사가 총자산액의 10%를 초과하는 물적분할을 할 때 반대하는 주주에 주식매수청구권 부여 △주주총회 전자화 내용을 담은 상법 개정안을 국회에 냈다. 아울러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수정하는 법안(이용우·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안)을 놓고선 소액주주의 이익 제고 효과와 경영권 침해 우려가 충돌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상생의 금융, 기회의 사다리 확대’ 주제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과도한 세제들을 개혁하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지난해 3차례 주가조작 사태 이후 추진된 법안도 국회에 계류돼 있다. 금융위원회·서울남부지검·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는 작년 9월21일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대응체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개선 방안에는 주가조작 등 불공정행위 전력자의 △최대 10년간 자본시장 거래 금지 △상장사 임원 선임 금지 등이 담겼으나, 관련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국회 계류 중이다. ‘제2 라덕연’ 방지를 위해 유사투자자문업자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리딩방 근절 법안도 국회 통과를 못한 상황이다. 우진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주가조작단이 주가조작으로 개미들 피눈물을 흘리게 해도 솜방망이 처벌 때문에 죄의식조차 없는 것”이라며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극복하려면 개미들은 피눈물 나는 행태부터 엄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쟁 과열에 시장 활성화 법안 주춤업계에서는 자본시장을 활성화하는 법안 처리도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금융위는 작년 2월에 토큰증권발행(STO)을 추진하는 ‘토큰증권 발행·유통 규율체계 정비방안’을 냈다. 이후 정무위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작년 7월 관련 법을 대표 발의했다. 하지만 관련 전자증권법·자본시장법 개정안 모두 정무위를 통과하지 못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인프라 비용이 상당한 데 STO 법안 처리가 늦어질수록 비용 부담이 크다”고 토로하고 있다. 관련해 천성대 금융투자협회증권·선물본부장은 “조속한 STO 법안 처리로 제도 불확실성을 해소해야 한다”며 “발행·유통 분리 규제 완화와 투자한도 확대를 비롯한 시장 활성화 대책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복도를 함께 걷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정쟁이 과열되면서 자본시장 활성화 법안이 유탄을 맞기도 했다. 대표적인 게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법안이다. 앞서 정무위는 작년 9월12일 법안1소위를 열기로 했다가 여야 이견으로 돌연 취소했다. BDC(Business Development Company)는 성장 기업에 투자하는 상장 펀드다. BDC 법안은 자금 수혈에 어려움이 큰 벤처업계에 숨통을 트여주는 법안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총선을 앞두고 제대로 된 논의조차 안 되고 있다. 신탁 관련 법안 처리도 처리가 불발됐다. 초고령 시대 종합재산관리를 지원하고 다양한 노후 관련 신탁 서비스도 마련하는 취지로 추진된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법안이 처리되면 병원, 법무법인, 회계법인, 세무법인, 특허법인도 신탁 업무를 할 수 있어 업계 관심이 크지만, 정쟁 때문에 법안 논의가 밀리고 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법안 처리돼야”배당기준일 결정 전에 배당액부터 확정토록 하는 자본시장법 개정도 연초 소액 주주들의 관심사이지만, 제대로된 법안 논의가 실종된 상태다. 상장지수펀드(ETF)처럼 한국거래소에 상장돼 손쉽게 사고팔 수 있도록 하는 ‘공모펀드 경쟁력 제고방안’도 제대로 추진되려면 자본시장법 개정이 선행돼야 한다. 금융위는 상장을 앞둔 기업 주식의 일정 지분을 기관투자자에게 배정하는 ‘코너스톤 투자자(초석 투자자)’ 제도도 추진하기로 했으나,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국회가 증시 선진화 위한 지배구조개선, 공정한 거래를 위한 기울어진 운동장 개선, 배당 확대를 비롯한 주주 이익 활성화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우량한 주식에 장기투자 하는 문화가 만들어졌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 김주현·이복현 간담회…“PF 부실 증권사 CEO 책임 묻겠다”
-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금융당국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관련해 증권사가 신속하고 과감한 부실 정리를 할 것을 촉구했다. 리스크 관리에 실패한 증권사 경영진에 대해서는 엄중 책임을 물을 방침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24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증권업계 및 유관기관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KB증권,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006800), 삼성증권(016360), 한국투자증권, DB투자증권, 대신증권(003540), 신영증권(001720), 모간스탠리, JP모간 등이 참석했다. 이복현 원장은 “PF사업장에 대한 철저한 리스크 분석을 통해 부실 사업장은 신속하고 과감하게 정리해 주시기 바란다”며 “위기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충당금도 충분히 적립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일부 회사의 리스크관리 실패가 금융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한다면, 해당 증권사와 경영진에 대해 엄중하고 합당한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김주현(오른쪽)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사진=노진환 기자)이 원장은 “최근 (증권사) 검사를 통해 다양한 형태의 불건전 영업행위와 사익추구 행위가 발견됐다”며 “이는 금융투자업계에 만연한 성과 만능주의에 기인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내부통제 조직이 실효성 있게 작동할 수 있도록 인적·물적 자원을 확충하고, 위법행위 임직원에 대해서 단호하게 대응해달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이러한 불법행위가 적발될 경우 신분상 불이익은 물론 획득한 수익 이상의 금전 제재를 부과하는 등 강력하게 조치해 나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어 “금융투자업계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리스크 관리와 내부통제에 대한 CEO의 적극적인 관심과 의지가 중요하다”며 “금융투자업계가 새로운 경영질서 확립을 위해 노력해준다면 감독당국도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관련해 김주현 위원장은 “자본시장을 통한 국민 자산형성 지원에 보다 직접적으로 초점을 둔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김 위원장은 “정부는 관계부처 간 긴밀한 협의 하에 증시 수요기반 유지·확충을 위한 세제개편과 함께, 소액주주 권익 개선을 위한 상법 개정, 지배주주의 편법적인 지배력 확대 방지를 위한 자사주 제도개선 등을 차질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 증시의 저평가 해소를 위해서는 기업 스스로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기업의 주주가치 제고 노력을 독려·지원하기 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도입·운용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 프로그램은 기업 스스로가 자사가 저평가된 이유를 분석해 대응전략을 마련하고, 이를 투자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설명·소통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실질적인 기업가치 제고로 이어지도록 거래소를 중심으로 면밀히 모니터링·관리해 나갈 계획”이라며 “상장사들도 진정성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해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증권사의 역할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혁신기업과 국민 자산형성 지원 강화를 위한 자본시장 체질 개선에는 증권사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증권사들이 위탁매매, 부동산 중심의 영업 관행에서 벗어나 ‘종합 기업금융 서비스 제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확대해 나가달라. 정부도 증권업계와 함께 제도개선 방안을 논의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김 위원장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자본시장이 역동성을 유지하면서 발전하기 위해서는 시장의 자율적인 규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국민들이 우리 자본시장을 장기적인 자산형성의 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신뢰회복을 위한 업계의 강도 높은 자정 노력을 해달라”고 강조했다. 관련해 증권사와 금융투자협회는 고객 맞춤형 자산관리·신탁 서비스 강화, 국민들이 안심하고 장기투자할 수 있는 상품 개발 등 업계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과제를 발굴·추진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일부 증권사는 ISA 제도 개선에 발맞춰 신규 고객에 대한 수수료를 감면하는 방안도 검토·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증권업계는 불공정거래 문제 해소를 위한 정부 방침에 공감을 표시했다. 시장의 최전선에서 불공정거래를 차단하고 투자자를 보호할 수 있도록 IT 시스템 고도화, 내부통제 강화 등을 추진해 나갈 계획임을 밝혔다. 또한 불완전판매가 발생하지 않도록 상품판매 관련 심의·사후관리 강화 등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국거래소는 상장사의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거래소는 시가총액·업종별 주요 투자지표 비교 공시, 기업가치 개선 계획 공표 권고, 기업가치 제고노력 우수 기업으로 구성된 코리아 프리미엄 지수(가칭) 개발 등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상장사들과 긴밀한 협의를 거쳐 2월 중 세미나를 통해 세부방안을 발표하겠다고 전했다. 한국상장사협의회·코스닥협회는 “기업이 자본시장 발전의 객체이자 주체”라며 공감을 표시했다. 이들 협회는 배당절차 선진화, 전자주주총회 안착 지원, 회계투명성 제고 등을 통해 주주 친화적인 경영문화가 정착되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성공을 위해 한국거래소 등과 적극 협력하겠다고 강조했다.
- 국금센터 "국내 증시 상대적 급락, 연말 되돌림일 뿐"
-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국제금융센터는 올해 들어 국내 증시가 여타 증시대비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 연말 랠리에 따른 일시적 차익실현의 결과라고 평가했다. 연간 전체적으로 보면 국내 증시 여건은 우호적이라는 분석이다. 출처: 한국은행이은재 국금센터 부전문위원은 ‘최근 국내 증시의 상대적 부진 배경 및 평가’ 보고서에서 “세계 주가가 올 들어 17일까지 1.2% 하락했지만 코스피 지수는 8.3%나 급락해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컸다”고 밝혔다. 미국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0.6% 하락하고 신흥국 지수가 4.9% 하락하고 일본 니케이225지수가 6% 오른 것과는 차원이 다른 폭락세다. 일본은 소액투자 비과세 제도 등으로 개인투자자를 중심으로 증시에 투자금이 늘어나고 있다. 이 부전문위원은 “코스피 지수가 작년 11~12월 두 달간 무려 16.6% 급등하면서 강세를 보였으나 올 들어 8.3% 하락하면서 주요 증시 중 홍콩 다음으로 가장 부진하다”고 설명했다.업종별로 보면 화학, 철강이 각각 12%씩 하락했고 운수장비가 10%, 전기전자가 9% 하락하는 등 수출주와 경기민감주 중심으로 떨어졌다. 국내 기관투자가의 순매도가 3조6000억원으로 가장 컸고 외국인도 옵션만기일(11일)을 제외하면 전자전자 업종을 중심으로 9000억원 순매도했다. 이 부전문위원은 “단기 급등 후 차익실현 확대, 수출주 중심의 실적 부진 등 대내요인과 디스인플레이션 및 금리 인하 전망의 일부 되돌림 영향 등 대외 요인이 합쳐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작년 마지막 두 달간 코스피 지수가 16.6% 급등, 세계(12.2%) 및 미국(13.7%) 주가를 큰 폭으로 상회해 관련한 차익실현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반도체, 2차전지, 철강 등 대형 수출기업들이 예상치를 크게 하회하는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이에 최근 일주일간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화학, 철강, 전기전자가 각각 4.4%, 3.2% 2.0% 순으로 하향 조정됐다. 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 디램(DRAM) 출하량, 가격이 각각 35%, 13% 분기 상승률을 기록했음에도 글로벌 세트수요 둔화 등으로 비메모리, 낸드를 중심으로 실적이 부진했다. 2차 전지는 유럽 등 전방 수요가 부진에 수익성이 악화됐다. HSBC는 글로벌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와 전자제품 PMI는 아직까지 사이클 최저 수준에 머물고 있고 인공지능(AI) 등 고사양 반도체 품목을 제외하면 전반적인 한국 수출 회복 강도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발표한 1월 제조업 업황 지수도 -43.7로 전달보다 무려 29.2포인트 하락, 코로나19 팬데믹 직후인 2020년 5월 이후 3년 8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조기 금리 인하 기대도 후퇴했다. 미국 연방기금금리선물시장 참가자들이 예상하는 3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금리 인하 확률은 연초 80% 수준에서 54%로 하락했다. 이 부전문위원은 “최근 국내 주가 하락은 연말 다소 과도했던 시장참여자들의 낙관적 기대가 조정되는 과정”이라며 “연간 전체로는 국내 증시를 둘러싼 수출 개선, 실적 성장 등이 여전히 긍정적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제조업 사이클과 함께 한국 반도체 사이클 회복에 대해 긍정적 전망이 유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 尹 “ISA 납입 대상·비과세 대폭 확대…과도한 주식 세제도 개혁”(종합)
-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17일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이하 ISA)의 가입 대상과 비과세 한도를 확대하고, 주식세제 개혁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부동산에 70% 가까이 몰려 있는 유동자금을 자본시장으로 끌어와 투자를 활성화 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국민들의 자산 형성을 돕고, 나아가 기업 성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한국 사회의 역동성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지난 2일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서 언급한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주식 저평가)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 번 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 - 네번째, 상생의 금융, 기회의 사다리 확대’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상생의 금융, 기회의 사다리 확대’를 주제로 개최한 올해 네 번째 민생 토론회에서 “국가와 사회가 계층의 고착화를 막고 사회의 역동성을 끌어올리려면 금융투자 분야가 활성화 돼야 한다”며 “ISA의 가입 대상과 비과세 한도를 대폭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기존에 연 2000만원, 총 1억원인 ISA의 납입한도를 연 4000만원, 총 2억원으로 각각 2배씩 늘리기로 했다. 토론회 주제처럼 국민들에게 자산 형성 기회의 사다리를 확대한다는 취지다. 윤 대통령은 “기업은 자본시장을 통해서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해 성장하고, 국민은 증권시장에 참여함으로써 자산 형성을 할 수 있다”면서 “기업은 쉽게 자본을 조달하고, 국민은 투자를 통해 과실을 공유하며 번영을 이룩한 미국 경제를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본시장 활성화를 통해 국민 통합도 이룰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마무리 발언에서 “금융투자라는 분야가 자본가와 노동자, 기업과 근로자의 계급적 갈등을 완화해 주고 국민을 하나로 만든다”고 설명했다.특히 윤 대통령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으로 상속세,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등 과도한 주식 세제와 주주 보호 미흡을 꼽았다. 대주주 입장에서는 주가가 너무 오르면 막대한 상속세를 물게 되고, 가업 승계도 어려워져 기업 발전은 물론 근로자들의 고용 상황도 불안해진다는게 그의 생각이다. 또 금투세 폐지도 정부 정책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내비쳤다. 윤 대통령은 “주식시장 발전을 저해하는 과도한 세제는 결국 중산층과 서민에게 피해를 준다”면서 “과도한 세제들을 개혁하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며 관계 부처에 과감한 세제 개혁을 지시했다. 또 소액주주들을 위해서는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전자주주총회를 제도화하는 등 상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공매도 금지 조치와 관련, “총선용으로 일시적인 금지 조치가 아니라 확실한 부작용 차단 조치가 구축되지 않으면 재개할 뜻이 전혀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밝혀드린다”고 했다.
- 尹대통령 “자본시장 활성화로 국민·기업 함께 성장해야”
-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17일 “자본시장 활성화를 통해 국민과 기업이 함께 성장해야 하며, 경쟁을 통해 이권 카르텔을 혁파하고 부당한 지대 추구를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 - 네번째, 상생의 금융, 기회의 사다리 확대’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국민과 함께 하는 네 번째 민생토론회를 개최하며 금융정책의 두 가지 원칙을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지난 2일 증시개장식에 참석한 이후 약 2주 만에 다시 여의도 한국거래소를 찾아, 개장식에서 밝힌 우리 증시의 도약과 투자자 보호를 위한 방향을 중심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정책 방향을 제시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우리 자본시장의 도약을 위해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지 않지 않는 규제를 과감히 혁파하고 경제 논리에 맞지 않는 세제도 바로잡아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또 “소액 주주들이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온라인 전자주주총회 제도화, 이사들의 사익 추구행위 차단 등 상법 개정을 추진하는 한편,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납입한도와 비과세 한도를 두 배 이상으로 늘리고 가입대상을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또 금융권이 사상 최대 이익을 거두고 있는 것은 경쟁의 부재에 기인한 측면이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국민의 이자 부담 경감을 위해 취임 직후부터 추진해 온 ‘비대면 대출 갈아타기 플랫폼’을 신용대출, 주택담보대출에 이어 전세대출까지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은행권이 자율적으로 2조 원+α 상생 패키지를 마련했고, 제2금융권도 3000억원 규모의 이자 경감 계획을 추진할 예정”이라며 “특히 성실하게 빚을 갚으신 분의 재기를 지원하고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연체이력정보를 삭제할 것”이라고 했다.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상생의 금융, 기회의 사다리 확대’를 위한 정책 방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에는 자본시장 도약을 통해 국민 자산형성을 지원하고, 민생 금융을 강화해 고금리 부담을 경감시키는 한편, 상생 금융으로 취약계층의 재기를 지원하는 내용이 담겼다.이어서 개인투자자, 핀플루언서(Finfluencer, Finance와 Influencer의 합성어로 SNS 등을 통해 금융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 소상공인, 주담대 대출자, 청년 서민금융 이용자 등 다양한 금융소비자들이 의견을 제시했다. 자본시장 투자자들은 세금 부담, 불법 공매도 피해,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주식 저평가) 등 투자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과 답답함을 털어놓았고, 정부 관계자들은 자본시장의 공정성 제고 방안과 투자자들의 권리 보호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또한 참석자들은 고금리에 따른 부담을 토로하면서, 대출 갈아타기 플랫폼을 이용한 경험, 금융기관으로부터 이자 경감을 받은 경험, 서민금융과 고용 지원을 연계해 이용한 경험 등을 공유했다.윤 대통령은 참석자들이 금융 이용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과 문제점에 대해 깊이 공감하면서, 관계부처 담당자들에게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대안을 신속히 추진할 것을 당부했다. 그러면서 “금융시장의 낡은 관행과 제도를 투자자, 금융소비자 관점에서 세밀하게 살피고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전업투자자, 회사원, 소상공인·자영업자, 청년 등 금융서비스를 이용하는 다양한 직업과 연령대의 국민 50여명이 참석했다. 정부에서는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김주현 금융위원장, 대통령실에서는 이관섭 비서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박춘섭 경제수석, 장상윤 사회수석 등이 참석했다.
- 조단위 유상증자에 개미 피눈물…연초부터 주가 '뚝뚝'
-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상장사들이 자금 조달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채권 발행이나 금융 대출 대신 유상증자를 선택하는 사례가 늘어나며 시장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래 사업 투자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금 조달이 아닌, 빚을 갚거나 인수합병(M&A) 등을 위해 유상증자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지며 자칫 유상증자 자체에 대한 인식이 악화할 수 있어서다. 안 그래도 유상증자를 결정하면 주식 수 확대에 따른 지분 가치 희석 우려에 주가가 약세를 보이는데, 차입금 상환과 M&A에 부족한 자금을 끌어쓰는 용도로 변질하며 주가 하락을 부추기는 일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최근 유상증자 진행에 대한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유상증자 목적과 사업 성장 여력을 따져 증자 참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고금리에 유증 택하는 상장사들…개미는 뿔났다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12월15~1월15일) 주주배정 및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한 국내 상장사는 6곳으로 집계됐다. 코스피에선 LG디스플레이(034220), 삼성제약(001360), 대한전선(001440),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003060) 등 4곳이, 코스닥에선 케이에스피(073010), 애머릿지(900100) 등 2곳이 유상증자를 추진하기로 했다. 상장사 6곳의 유상증자 규모는 총 합계는 2조529억원, 신규 발행주식수는 3억155만주로 집계됐다.유상증자 규모가 가장 큰 곳은 LG디스플레이다. LG디스플레이는 시설자금과 운영자금, 채무상환자금 조달을 위해 1조3579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증자를 단행하기로 했다. 이번 유상증자로 발행되는 주식수는 1억4218만주이며, 예정발행가는 주당 9550원이다.뒤이어 대한전선의 유상증자 규모가 5258억원을 기록해 두 번째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전선은 시설자금 조달을 위해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발행되는 신주는 6200만주로, 신주 발행가는 주당 8480원이다.코스닥 상장사 중에선 케이에스피의 유상증자 규모가 가장 컸다. 케이에스피는 시설자금 조달을 위해 104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발행되는 신주는 400만주이며, 신주 발행가는 주당 2590원이다. 상장사들이 연초부터 대규모 유상증자에 잇따라 나서는 것은 고금리 국면에서 타인자본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보다 자본금을 확충하는 게 유리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회사채 발행이나 금융기관에서 자금을 빌릴 경우 이율 부담이 크기 때문에 유상증자가 자금 조달 창구 대안으로 부상한 셈이다. 소액 주주들은 이 같은 상장사들의 대규모 유상증자에 반발하고 있다. 유상증자를 통해 기존 주가보다 할인된 가격을 적용한 주식이 대거 발행되면 기존 주주들의 가치 희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이 벌어들이는 이익은 같은데 주식 수가 늘어나면 주당순이익(EPS)이 줄어들어 주가가 하락할 여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 경영 실패의 책임을 주주의 돈으로 메운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기도 하다. ◇유증 말만 스쳐도 주가 ‘주르륵’…“증자 사업성 따져라”실제 유상증자 결정 이후 상장사들의 주가는 약세를 나타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2월18일 유상증자 결정 공시한 날 주가가 6.1% 하락했으며, 다음 날에도 3.9% 떨어졌다. 대한전선은 지난 12월14일 유상증자 결정 공시 뒤 다음 날 주가가 16.6% 급락했다. 유상증자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만 해도 주가가 떨어지기도 한다. 하림그룹이 해운사 HMM(011200)을 인수하기 위해 자회사인 팬오션(028670) 유상증자를 통해 최대 3조원 규모의 인수 자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뒤 지난 19일에 팬오션의 주가는 10% 넘게 큰 폭 떨어졌다. 팬오션의 시가총액이 2조원을 못 미치는데, 이보다 더 큰 규모의 유상증자를 시행하면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기업들의 증자를 참여하기 전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꼼꼼하게 따져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황영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고금리 상황에서는 유상증자가 기업들의 재무구조 안정화나 현금흐름 측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에 유상증자를 하지만, 주식수 확대로 주가가 하락할 수 있는 점은 맹점”이라며 “실적 개선 여부나 투자 성과에 따라 주가 등락이 결정되는 만큼 살펴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유상증자를 한 이후 주가가 다시 회복하는 기업들은 자금을 활용을 제대로 했다는 의미”라며 “기업 인수, 투자, 채무 상환 등 유상증자 조달 목적 그 자체에 대한 가치판단보다는 그 목적을 통해 불확실성을 얼마냐 줄였는지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