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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새벽배송]미 증시, CPI 예상 상회에 '롤러코스터'… S&P 2.6%↑
-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미국 뉴욕 증시가 역대급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일제히 상승했다.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월가 예상보다 뜨겁게 나오면서 국채금리가 폭등했지만, 증시는 오히려 고공행진을 했다.다음은 14일 개장 전 주목할 뉴스다.(사진=AFP 제공)◇역대급 변동성에 3대 지수 폭등-13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83% 상승한 3만38.72에 마감.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60% 오른 3669.91에 거래를 마침.-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2.23% 오른 1만649.15를 기록. -S&P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최근 6거래일 연속 하락했다가, 이날 7거래일 만에 반등.◇미 물가 8.2%↑ ‘예상 상회’-13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8.2%를 기록.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8.1%)를 상회.-전월과 비교한 상승률은 0.4%를 기록, 0.3% 상승했을 것이라는 월가 전망을 웃돌아. -지난 7월(0.0%)과 8월(0.1%) 당시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인플레이션 정점론이 일각에서 나왔지만, 다시 큰 폭 상승.-휘발유 가격이 한달새 4.9% 폭락하는 등 에너지 부문은 2.1% 떨어짐. -교통서비스(1.9%), 의료서비스(1.0%), 주거비(0.7%) 등 서비스 물가가 폭등. -식료품(0.8%), 신차(0.7%) 등의 가격도 올라. 기름값이 떨어진다고 해도 전반적인 인플레이션 상방 압력은 여전하다는 방증.-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6.6% 뛰어. 전월과 비교한 수치는 0.6%를 보이며 예상치(0.4%)를 웃돌아.◇울트라스텝 전망 새로 나왔다-13일(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지난달(9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나온 직후인 이날 오전 현재 시장이 예상하는 다음달 연준의 울트라스텝 전망은 2.2%로 새로 반영. -전날까지만 해도 연준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때 100bp(1bp=0.01%포인트)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은 0.0%로 아예 없었음.-50bp를 올리는 빅스텝 확률은 사라졌고, 75bp를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 가능성은 전날 97.8%까지 치솟아. 전날 자이언트스텝 확률은 84.5%로 집계됐는데, 확 뛴 셈.◇IMF 총재 “‘폭주기관차’ 인플레 맞서 금리 확 인상해야”-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연차총회 기자회견에서 “비정상적인 대혼란의 시기에 (경기 침체 같은) 고통이 따르더라도 물가 상승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경고.-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세계 경제는 코로나19 팬데믹,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인플레이션의 부활 등으로 일련의 충격을 받았다”며 “그럼에도 물가를 안정 시키지 못하면 성장 전망을 저해할 것이기 때문에 물가 억제를 우선해야 한다”고 설명.◇다이먼 회장 “미국 경제 연착륙 어렵다”‘월가 황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은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국제금융협회(IIF) 멤버십 연례 총회에서 “미국 경제의 연착륙은 어렵다”고 언급.-다이먼 회장은 “인플레이션이 너무 뛰고 있다”며 “많은 이코노미스트들은 연준이 금리를 4.00~4.50%까지 올릴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는데, 개인적인 직감으로는 그보다 더 높이 인상할 것 같다”고 강조. 5% 이상의 최종금리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국제유가, 재고감소·달러 하락 반전에 상승 -1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84달러(2.11%) 오른 배럴당 89.11달러로 거래를 마쳐.-WTI 가격은 3거래일 만에 상승 반전했다.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웃돌았음에도 주식시장이 급반등하고, 달러화 가치가 하락 반전하면서 오름세로 전환.지난달 대구 북구 영진전문대학교 백호체육관에서 열린 2022학년도 취업박람회에서 취업준비생이 채용알림판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국내 9월 취업자 70.7만명↑…증가폭 넉 달째 둔화-14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838만 9000명으로 1년 전보다 70만 7000명 증가. -취업자 증가세는 이어지고 있지만 증가 폭은 둔화. -취업자 수 증가 폭은 지난 5월 93만 5000명에서 6월 84만 1000명, 7월 82만 6000명, 8월 80만 7000명으로 줄어든 데 이어 9월까지 넉 달째 감소.◇9월 수입물가, 환율 급등에 석 달 만에 상승 전환-1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수입물가는 원화 기준으로 전월비 3.3% 올라. -7월과 8월 각각 2.6%, 0.9% 하락했으나 석 달 만에 상승 전환한 것. -전년동월비로도 24.1% 올라 8월(22.9%)보다 상승폭이 커. -국제유가가 하락했음에도 환율이 오르면서 광산품,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등이 오르면서 전월비 물가가 상승세로 전환. -두바이유는 9월 평균 배럴당 90.95달러로 전월비 5.9% 하락했으나 원·달러 환율이 1391.59원으로 5.5% 오르면서 유가 하락 혜택을 못 누리게 됨.◇北, 동·서해 완충구역에 포병사격-북한이 14일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물론 동·서해상 완충구역에 포병 사격을 감행한 것으로 확인.-우리 군은 전날 다수의 북한 군용기가 전술조치선 이남에서 비행활동을 한 것에 대한 대응에 이어 이날 오전 1시 49분쯤 북한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 비행거리는 700여㎞, 고도는 50여㎞, 속도는 약 마하 6으로 탐지. 현재 세부제원은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우리 군당국은 북한의 이날 포병 사격을 명백한 9·19 군사합의 위반이라고 보고 있어.
- [뉴욕증시]올라도 불안하다…역대급 변동성에 S&P 2.6%↑
-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가 역대급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일제히 상승했다.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월가 예상보다 뜨겁게 나오면서 국채금리가 폭등했지만, 증시는 오히려 고공행진을 했다.(사진=AFP 제공)◇역대급 변동성에 3대 지수 폭등13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83% 상승한 3만38.72에 마감했다. 단박에 3만선을 돌파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60% 오른 3669.91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2.23% 오른 1만649.15를 기록했다. S&P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최근 6거래일 연속 하락했다가, 이날 7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이외에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 2000 지수는 2.41% 올랐다.3대 지수는 장 초반 급락 출발했다. 개장 전 나온 CPI가 시장 예상을 상회해서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9월) 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8.2%를 기록했다. 월가 예상치(8.1%)를 웃돌았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6.6% 뛰었다. 1982년 8월 이후 40년여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이다. CNBC는 “물가를 통제하려는 연방준비제도(Fed)의 적극적인 노력에도 인플레이션은 계속 상승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연준이 당장 다음달(11월)부터 울트라스텝을 밟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후 현재 시장이 예상하는 다음달 연준의 울트라스텝 전망은 3.0%로 새로 반영됐다. 전날까지만 해도 연준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때 100bp(1bp=0.01%포인트)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은 0.0%로 아예 없었다.50bp를 올리는 빅스텝 확률은 사라졌고, 75bp를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 가능성은 97.0%로 치솟았다. 전날 자이언트스텝 확률은 84.5%로 집계됐는데, 확 뛴 셈이다. 이에 뉴욕채권시장은 패닉에 빠졌다. 연방준비제도(Fed)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4.535%까지 폭등했다(국채가격 폭락). 글로벌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080%까지 오르며 단박에 4%를 돌파했고, 주식 투자 심리는 쪼그라 들었다.그러나 3대 지수는 이날 오전 11시를 넘으면서 극적 반전했다. 금리와 유가가 뛰면서 금융주와 에너지주 가격이 상승했고, 이는 3대 지수 전체를 견인한 것이다. 이를테면 JP모건체이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주가는 각각 5.56%, 6.13% 폭등했다. 셰브런의 경우 4.85% 뛰었다. 이에 힘입어 애플(3.36%), 마이크로소프트(3.76%), 알파벳(구글 모회사·1.43%) 등 빅테크 주가마저 덩달아 상승했고, 뉴욕 증시는 모처럼 랠리를 벌였다.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거래일과 비교해 2.11% 오른 배럴당 89.11달러로 마감했다.◇언제든 폭락 가능 ‘불안한 랠리’그러나 이날 반등은 ‘불안한 랠리’라는 관측이 많다. 시장 변동성이 이 정도로 크면 또 언제든 폭락할 수 있는 탓이다. CNBC에 따르면 이날 S&P 지수 등락 폭은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 3월 이후 2년7개월 만에 가장 컸다.‘월가 황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은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국제금융협회(IIF) 멤버십 연례 총회에서 ‘심각한 침체’ 시나리오를 가정할 경우 시장은 지금보다 20~30% 더 빠질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S&P 지수가 앞으로 20% 더 하락할 수 있다”는 발언으로 월가에 충격을 안겼는데, 이보다 낙폭이 더 클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찰스 슈왑의 리즈 앤 손더스 전략가는 “아마 인플레이션이 상승의 마지막 순간에 도달했고 지금부터는 둔화하기 시작할 것 같다”면서도 “그러나 투자자들은 더 많은 물가 지표와 실적을 소화하면서 증시 변동성은 계속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유럽의 주요국 증시는 미국을 따라 덩달아 상승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51% 올랐고,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1.04% 뛰었다.
- 외국인 자금 지난달 22.9억달러 순유출…"FOMC 점도표 충격에 1년10개월만"
-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지난달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 채권시장에서 총 22억9000만달러를 팔면서 코로나19 발생 첫 해인 2020년 12월 이후 1년10개월 만에 증권투자자금이 순유출로 전환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점도표를 통해 최종금리 수준이 내년까지 최대 4.75%까지 오를 수도 있다고 밝히면서 금융시장이 출렁인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113일 발표한 ‘2022년 9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은 22억9000만달러 순유출을 기록했다. 주식자금은 16억5000만달러 순유출을 기록하면서 지난 6월(30억1000만달러 순유출) 이후 3개월 만에 순유출로 전환했다. 채권 자금은 6억4000만달러 순유출 돼 8월(13억1000만달러 순유출)에 이어 두 달째 순유출을 기록했다. 주식, 채권 자금이 동시에 순유출 된 것은 코로나19 발생 첫 해인 2020년 12월(23억6000만달러 순유출) 이후 1년10개월 만에 처음이다. 주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산이라고 여겨지는 채권시장에서까지 외국인 투자 자금이 빠져나간 것은 미국 연준의 고강도 통화 긴축 공포 확대가 주효했다. 지난달 FOMC 이후 연준은 7월 이후 세 달 연속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것도 모자라, 최종 금리 수준을 내년까지 최대 4.5~4.75%까지 올릴 수 있다고 발표했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달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이 주식, 채권 동시에 순유출로 전환한 것은 9월 FOMC 이후 환율, 채권 금리가 많이 오른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28일 장중 고가, 종가 기준 1442.2원, 1439.9원까지 오르면서 2009년 3월 16일(1488.0원, 1440.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한은의 자료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8월말 1337.6원에서 9월말 1430.2원으로 큰 폭 올랐다. 10월 11일 기준으로도 연준의 고강도 긴축 우려가 이어지면서 1435.2원을 기록 여전히 1400원대를 유지하는 중이다. 10월 11일 대비 8월말 기준 환율을 비교해보면 원화 가치는 6.8%나 떨어졌다. 환율 변동성도 전월보다 더 커졌다. 원·달러 환율 변동폭, 변동률은 기간중 평균 기준으로 8월중 6.2원, 0.47%에서 지난달 8.7원, 0.62%로 확대됐다. 외환(FX) 스왑레이트는 3개월물 기준 8월말 -0.66%에서 9월말 -1.66%로 떨어졌다. 이달 11일 기준으로도 -1.60%를 기록, 8월말 대비 94bp(1bp=0.01%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내외금리차 역전폭 확대(-68bp), 투자심리 위축, 기관투자자의 해외투자 목적 외화자금수요 등의 영향이 주효했다. 3년물 통화스왑(CRS) 금리는 스왑레이트 큰 폭 하락, 기관투자자의 해외투자 목적 외화자금수요 등에도 불구하고 3년물 국고채 금리가 큰 폭 상승하면서 8월말 3.38%에서 9월말 3.45%로 올랐다. 이달 11일 기준 3.52%를 기록해 8월말 대비 14bp 올랐다. 글로벌 국채 금리 상승에 더해 한국은행의 통화긴축 강화 예상에 국고채 3년물 금리는 8월말 3.69%에서 9월말 4.19%까지 올랐다. 이달 11일엔 4.34%를 기록했다. 한편, 국내은행의 차입 가산금리는 전월 대비 상승했다. 국내 8개 주요 은행의 외화차입 가산금리는 1년 이내 단기물의 경우 전월 대비 16bp 올랐다. 8월 상승폭(3bp)에 비해 큰 폭 오른 것이다. 1년 초과 중장기의 경우에도 62bp 상승해 8월(31bp)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뛰었다. 국가의 신용 위험도를 보여주는 외평채 5년물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전월 0.37%포인트에서 0.40%포인트로 상승했다.
- 정덕구 "안보·경제 시계제로, 정치 바로서야 위기 넘어설 수 있다" [송길호의 파워인터뷰]
-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은 “1997년 외환위기때처럼 지금도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으며 위기가 증폭되고 있다”며 “위기의 블랙홀인 정치가 제대로 작동해야 이를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이데일리 송길호 논설위원 겸 에디터]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세번째 대관식이 오는 16∼22일 제20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열린다. 덩샤오핑(鄧小平)이후 연성화된 집단지도체제를 이어오던 중국이 자국 특색 사회주의를 표방하며 마오쩌둥(毛澤東)식 1인 영도체제로 회귀하고 있는 모습이다. 국내 경제엔 비상벨이 울리고 있다. 미국의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환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외환시장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인플레이션의 확산 속에 실물경제의 둔화, 금융시장 불안과 자산가격 폭락, 최후의 보루격인 경상수지마저 적자로 돌아서며 외환위기의 재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대내외 정세가 요동치며 안보와 경제 모두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시계제로. 흔들리는 거대한 체스판 위에서 고난도의 게임을 진행하고 있는 대한민국은 어떤 전략적 선택을 모색해야할까. 1997년 외환위기 당시 국제통화기금(IMF) 외채협상 수석대표로 위기 극복의 선봉에 섰고 산업자원부 장관과 17대 국회의원을 거쳐 16년째 중국 전문 싱크탱크 니어재단을 이끌고 있는 정덕구 이사장으로부터 해법을 들었다. 최근 서울 강남의 집무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는 “시진핑 체제이후 강화된 중국의 대국주의는 (사드사태에서 보듯) 한국을 테스트케이스로 삼고 있다”며 “국익에 근거한 원칙있는 외교로 돌파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진핑 체제의 중국과 공존의 틀을 유지하기 위해선 “정경분리를 바탕으로 한미 동맹을 더욱 굳건히 하되 중국에게 꼭 필요한 10개 이상의 고도 핵심 기술을 개발, 범접할 수 없는 기술력으로 그들의 필수국가가 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 이사장은 경제위기론에 대해선 “경상수지 적자가 이어질때 급격한 자본이동을 막을 금리정책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시장의 신뢰를 잃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내균형에 집중하다 위기대응에 실패한 외환위기때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며 “대외균형에 초점을 맞춰 경상수지 방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 이사장은 특히 “국가 리더십이 흔들릴때 위기는 더욱 증폭된다”며 “위기의 블랙홀인 정치가 제대로 작동해야 이를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외환위기때처럼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은 리더십을 회복하고 여야 정치권은 정쟁에서 벗어나 위기극복에 한몸으로 나서야 한다는 얘기다. ◇ 1인 영도체제로 전환하는 中, 어디로 갈까▶이번 당대회를 통해 시진핑 3연임이 확정됩니다. 의미와 관전 포인트는. “덩샤오핑은 정경분리(정치는 사회주의, 경제는 자본주의)를 통해 실용주의 노선을 채택했어요. 장쩌민(江澤民)과 후진타오(胡錦濤)는 이런 연성화된 집단지도체제를 통해 집권 10년이 되면 물러났지요. 시진핑체제 들어 정경분리가 흔들리면서 이 같은 권력분점의 원칙이 무너졌어요. 여기에 미국과의 충돌로 공산당 체제에 대한 불안감이 조성되면서 독자적인 생존권을 확보하는게 절실해졌지요. 시진핑 1인 영도체제는 최소 10년은 더 갈거에요. 시진핑은 그동안 정적들을 제거해나가면서 끊임없이 세대교체라는 무기를 썼지요. 이번 당대회에서 어떤 사람들이 중용되는지 보면 향후 그림을 그려볼 수 있겠지요.” ▶1인 영도체제로 전환하는 중국은 어떤 모습으로 변할까요. “시진핑은 자신이 추구하는 중국의 미래를 완성하려고 할거에요. 한마디로 중국 특색 사회주의, 중화 민족주의, 과학기술 중국몽, 디지털 공산주의 등… 이런 목표들이 중국몽(中國夢)이라는 형태로 설정돼 있는데 지난 5년동안 이를 실현하기 위해 당규도 바꾸고 각종 통치기반을 조성하면서 정지 작업들을 많이 했어요. 가장 큰 정책상의 변화는 (성장을 우선시하는) 덩샤오핑의 선부론(先富論)에서 (분배를 중심으로 한) 공동 부유(共同富裕)로 전환하는 거지요.중국 특색 사회주의를 실현하는 거에요. 6억명에 달하는 절대 빈곤층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선도적인 국가가 될 수 없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격화되는 미중충돌과 다가오는 경기침체 등을 감안하면 험로가 예상됩니다. 자칫 집권 동력을 상실할 수도 있어요.”▶마오쩌둥식 회귀군요. 성장보다는 분배에 치중하게 되면 경제의 활력은 떨어질텐데요. “반쯤 회귀하는 거지요. 가난했던 과거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고 부강한 중화민족주의를 실현한다는거에요. 그러나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은 매우 폐쇄적이거나 축소지향적일 수 있습니다. 중요한 변화는 (‘중국제조2025’에서 볼 수 있듯) 탈허향실(脫虛向實·허세를 탈피해서 실질을 숭상한다)이에요. 제조업중심의 실물경제를 강화하는 전략이지요. 경제가 발전할 수록 서비스부문의 비중이 커지는데 중국은 산업의 확장보다는 제조업 중심의 축소형으로 가고 있어요. 미국은 제조업이 약하기 때문에 제조업으로 미국을 누르면 된다는 인식이 깔려 있어요. 그래서 과학기술의 선진화를 통해 제조업을 중심으로 나라를 부강하게 하면 미국과 대등한 위치에서 새로운 생존 방정식을 도출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지요.”▶미국의 압박으로 중국식 글로벌밸류체인(GVC)이 깨지고 있는데 이런 목표가 가능할까요. “지금까지는 세계화를 전제로 중국식 GVC가 형성돼 있었어요. 그런데 탈 세계화로 중국 중심의 GVC가 깨지는 건 불가피해요. 미국이 그 약한 고리를 때리고 있지요. IPEF, 칩4등은 중국의 핵심 공급망을 깨는거지요. 중요한 핵심 틈새 원천 기술의 고리를 끊어버리면 독자생존력이 약한 중국은 고사될 수밖에 없다는 게 미국의 판단이에요. 실제 중국은 핵심 부품 소재를 만들지 못하기 때문에 공급망이 무너지면 과학기술 중흥을 이룰 수 없어요.”▶실제 중국 경제에 위기론이 팽배합니다. “중국의 잠재성장률을 6%정도로 보면 최근 투자 위축이나 노동생산성 저하로 1%포인트 정도 떨어졌다고 봐요. 그 수준까지 회복하는데 3~4년 이상 걸릴거에요. 실제성장률과의 디플레 갭이 2∼ 3%포인트 존재하지요. 이 갭을 메울 수 있는 방법이 간단치 않아요. 현실적으로 코로나 봉쇄를 풀고 이후에 생존 자원의 생산에 필요한 모든 물자들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더라도 세계경제침체, 미국의 압박 등으로 국내 소비나 투자가 획기적으로 늘어나기는 어렵지요. 앞으로 중국 경제는 4∼ 5%의 중저성장 체제로 갈 겁니다. 그런데 이런 중저성장으로는 6억 명에 달하는 빈곤층 문제를 해결할 수 없어요. 특히 앞으로 세계경제는 2∼ 3년 동안 극심한 침체에 빠질텐데 그 기간 중국 경제가 버텨낼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중국식 사회주의…전략적 선택은 ▶중국식 사회주의로의 회귀는 한국에겐 새로운 기회가 되지 않을까요. “경제적으로 한국과 중국은 상호 의존적이에요. 어떤 면에서 보면 중국식 사회주의로의 회귀는 한국에게 새로운 지평을 열어줄 수도 있어요. 한국의 양극화는 우리나라 산업구조에 따른 원인이 절반, 나머지 절반은 중국 때문이었지요. 우리의 저부가가치 노동력을 중국이 다 뺏아가면서 중소기업과 중산층이 무너진 거예요. 중국과의 거래는 우리에게 많은 부를 가져다주었지만 중하층 계층에겐 타격을 준 셈입니다. 그런 면에서 중국 중심의 GVC가 깨지는 건 우리로선 기회가 될 수도 있어요.” ▶외교적 대응도 달라져야겠군요. “중국은 기본적으로 주변국을 얕잡아보는 대국주의(소국은 대국이 만든 질서의 순응해야 한다)· 복속주의(작은 나라는 복속해야 된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요. 중국은 지금 다른 나라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한국을 테스트 케이스로 삼고 있는 거에요. 중국이라는 나라는 가시 많이 달린 장미꽃과 같아요. 박근혜 대통령 후반기와 문재인 대통령 전반기는 장미꽃의 향기만 봤어요. 그렇게 접근하다 가시에 찔린 거예요. 절대 서두르지 말라는 게 교훈이지요.” ▶이를 북핵문제에도 적용할 수 있겠군요. “한국이 중국에게 북한의 비핵화를 막아달라는 건 과잉기대에요. 중국은 오히려 이를 역이용해 우리를 장악하려고 합니다. 중국은 절대로 한국을 위해 북한을 압박하지 않을 거에요. 중국의 국익은 아직도 북한이 방파제 역할을 해 주는거에요. 중국은 두 개의 한국을 공평하게 대우한다고 하지만 속지 말아야 합니다. 70%이상의 무게추는 북한에 가 있어요. 북한은 동맹국이고 한국은 경제적 의존성 때문에 관계를 맺고 있을뿐이에요. 북한 핵 문제를 풀기 위해선 중국을 활용할 수밖에 없으니 우리는 다소 만만하게 보일 수 있지요. 그런데 북한이 현실적으로(de facto) 핵 보유국이 되면 남북한 간에는 핵 균형이 필요합니다. 독자적인 전술핵을 갖든 미군 핵함정을 정박시키든 간접 보유를 할 수밖에 없어요. 핵 균형이 없으면 평화는 없어요. 지금처럼 어정쩡한 스탠스로는 거대 중국이나 북한의 극악스러움을 이겨낼 수 없습니다. 물론 미국은 일본 등 동북아지역의 핵도미노를 우려해 이를 반대할 겁니다. 앞으로 대협상이 기다리고 있는 셈입니다.”▶우리 사회에선 지나치게 중국에 대한 공포심이 있는 것 같아요.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사태 그에 따른 한한령(限韓令) 이후 일말의 공포심이 생겼어요. 그들의 농간에 준비없이 질질 끌려다니며 굴욕만 당한거에요. 하지만 윤석열정부는 미국과 더 밀착하면서 중국에 대해 겁 먹지 말고 할 말 다 해야 합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최근 ‘우리는 3불 (사드 추가 배치 없음, 미국의 미사일 방어 체제· 한미일 군사동맹 불참)은 없다’고 선언하니 기정사실화됐잖아요. 원칙 있는 외교지요. 국익에 근거해 원칙을 제시하는 과정에서 중국과의 분쟁은 불가피한 것으로 받아들여야해요.”▶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 주도의 공급망, IPEF나 칩4 와 달리 안보동맹 성격의 쿼드에 대해선 어떻게 대응해야 합니까. “철저하게 정경 분리 원칙을 지켜야 합니다. 쿼드 부분 중에 과학 기술이나 전염병 대책 등 비정치적 부문에 대해서는 적극 동참하되 대중국 압박 등 정치적 문제에 대해선 의사 결정을 상당히 유보해야 합니다. 쿼드나 쿼드플러스는 상당 기간 한국이 동맹 체제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는 과정에서 서서히 문이 열려야 합니다. 미국도 이런 부분을 이해하고 있을 겁니다.”▶중국과 공존의 틀은 어떻게 짜야합니까. “우리나라는 지정학 지경학적 리스크가 큰 나라에요. 이를 헷징할 수 있는 길은 첫째 한미 동맹, 둘째 고도 기술이에요. 우리는 중국에 꼭 필요한 10개 이상의 핵심 원천 틈새기술을 확보해야 해요. 이를 통해 중국의 필수 국가가 돼야 합니다. 중국은 자기들의 생존에 꼭 필요한 나라라고 하면 못 건드립니다. 그동안 한중간엔 갈등은 있었어도 특유의 보완적 생존 관계 , 보완적 산업 관계를 형성했어요. 중국의 미래에 대한 기대감도 있었고. 하지만 이젠 시진핑 체제하에선 그런 기대와 가능성이 완전히 불식됐어요. 정체성의 대립이 생기면서 이질적인 나라가 돼 버렸어요. 중국 사람들이 어느 정도 먹고 살게 되고 민족주의로 넘어가며 우월감을 뽐내면서 약소 국가를 폄하하기 시작했기 때문이에요. 중국이 전 세계에 약속했던 정경분리 원칙이 깨지면서 중국 투자에 대한 리스크도 엄청나게 커졌죠. 우리는 이 과정에서 중국 의존을 최소화하며 보완적 생존 관계, 보완적 산업관계를 유지해야 해요.” ◇복합위기에 빠진 한국경제...돌파구는▶한국경제에 비상등이 켜졌습니다. “매크로한 관점에서 보면 1997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같은 사태는 오지 않을 것 같아요. 무역수지는 6개월째 마이너스이고 경상수지도 적자로 돌아섰지만 아직 위기 국면이라고 판단하기엔 이릅니다. 신용등급도 괜찮고 국채에 대한 수요도 계속 있고…. 지금 외환시장 불안은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적기에 대응하지 못한 미국 연준의 정책실패의 결과에요. 집단 히스테리에 따른 거시경제의 불안정이라고 할까요. 다만 남미를 중심으로 신흥국 전체가 큰 파동을 일으킬 것 같습니다. 우리는 신흥국 시장에 묶여 있기 때문에 다른 신흥국이 무너지면 위기의 전염이 우려되요. 이 때문에 정책대응은 위기에 상응하는 프레임으로 대처해야 겠지요.”그는 위기대응은 모니터링(monitoring), 얼리워닝(early warning), 세이프가드(safeguard) 3단계로 진행된다며 지금은 타이트 모니터링(tight monitoring)단계라고 진단했다. ▶위기의 징후는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요. “바로미터는 무역수지 적자와 이에 연결되는 경상수지 적자가 얼마나 장기화될 것이냐에 달려있지요. 경상수지 적자가 본격화하면 단기자본 유출이 현실화되면서 위기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IMF전망에 따르면 세계경제는 이미 스태그플레이션에 진입한 상태입니다. 최소 2∼3년 수축기에 진입하고 물가압박은 내년 상반기중 어느 정도 해소된다고 해도 공급망 문제로 당분간 지속될거에요. 수출주도형 산업구조를 가진 우리나라로선 전체 무역규모가 축소되면서 적자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겁니다. 이를 얼마나 최소화하며 경상수지를 흑자로 반전시키느냐가 관건이지요. 경상수지 적자가 이어질때 급격한 자본유출을 막을 금리정책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시장의 신뢰를 잃게 됩니다.”▶대내균형보다 대외균형에 더 초점을 맞춰야 된다는거군요. “1997년 외환위기 당시 경제팀은 대내 균형에 집중했어요. 동아시아에서 큰 폭풍이 몰려오는데도 금리나 환율을 거의 고정시켰지요. 수문을 열지 않고 가만히 있다가 그냥 댐이 무너진 셈입니다. 경상수지를 탄탄히 관리하지 못해 외환위기를 맞았어요. 대외균형과 대내균형을 잘 선택해야 합니다. 대외균형과 대내균형은 국가지급 능력이 우선이냐 국내 가계나 기업 부문의 지급 능력이 우선이냐의 차이지요. 거의 완전 개방된 비교환성 통화국인 우리나라로선 지금과 같은 대외불안이 고조되는 상황에선 대외균형에 좀 더 비중을 둬야합니다. 설령 국내에서 부채 문제가 불거져 가계파산이나 기업 연쇄부도가 이어져도 대응여력이 없는 게 아니에요. 통화와 재정을 많이 풀었기 때문에 대내 부문의 위험은 상대적으로 줄고 있어요.” ▶한미 금리격차는 어느 선까지 버틸 수 있을까요. “(경상수지 등 대외요인에 문제 없다면) 1%포인트까지는 견딜 수 있어요. 외환위기 당시 생각해보면 그 정도를 넘어서면 자본 계정에서 이탈이 시작되요. 그 기간을 너무 길게 가져가면 안 돼요. 자본 계정에서 자본 이동이 촉발되지 않도록 관리해야되요. 경상에서 적자가 되면 자본에서 메꿔줘야 하는데 여기서 빠져나가면 위기가 오는겁니다. 12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면서 한미 금리격차는 0.25%포인트로 좁혀졌다. 미국이 11월 연준 이사회에서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을 한번 더 이어가도 연말 또는 내년초까진 1%포인트 정도 유지되니 극단적인 상황에 이를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정 이사장의 진단이다. 그는 “앞으로 1년 정도 잘 버텨야 된다”고 강조했다.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한미 통화스와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은데요. “통화스와프가 외환시장 불안을 완전히 해소할 수는 없어요. 다만 격류가 흐르는 강물에 수중보와 같은 역할은 할 수 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국가 디폴트 리스크에 대한 간접 보증 역할을 하는거에요. (지난 5월) 바이드 대통령 방한때 요구했어야 했어요. 바이든으로서도 국내 기업들이 대대적인 대미 투자를 약속했으니 보따리를 풀 수 있었는데 아쉬워요. 정책 외교의 실패지요. 다행히 그 이후 엘런 재무장관 방한때 논의 테이블에 올리는 등 실무적으로는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만 좀 서둘렀어야해요.”▶통화스와프는 시장의 신뢰와 연결되지요. “1997년 외환위기는 동아시아 위기라는 외풍에다 내부 거시경제 정책의 실패해서 온 거예요. 특히 미국이 세이프가드를 해 줄 것으로 믿고 별다른 방비를 하지 않다가 미국이 개입하지 않는 데 대한 실망으로 한순간에 무너졌지요. 시장의 신뢰를 잃으면 오지 않을 위기도 오게 마련입니다. 특히 정치적 고려에 의해 정책이 휩쓸리거나 거시정책이 시장흐름에 역행할때 불신을 초래합니다. 그러면 이유없는 투매가 일어날 수 있어요. 정책당국의 행동이 신뢰를 잃지 않도록 시장흐름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해야 합니다.” ▶경제의 펀더멘탈에는 문제가 없나요. “외환위기 당시 펀더멘탈 문제는 과잉 투자 그래서 빚의 문제였고 금융의 문제로 전이됐어요. 지금은 투자 감소에요. 과잉투자상황에선 위기 극복 후 금방 회복될 수 있지요. 하지만 투자가 적으면 경제의 동력이 떨어지는거에요. 무엇보다 잠재성장률이 계속 떨어지고 있어요. 앞으로 가까운 시일 내에 제로성장으로 갈 수 있어요. 일본형 축소 불균형 시대로 간다는거지요. 이를 벗어나려면 엄청난 노동생산성과 자본의 효율이 필요한데 투자분위기가 조성되지 않고 있어요.” ▶외환위기때처럼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지요. “지금은 정치가 블랙홀이에요. 장수가 위기 극복을 위해 앞에서 싸우는 모습을 보면 불안감이 덜어지는데 지금은 안에서 싸우고 있으니 불안감이 더 증폭되지요. 위기 불감증에 빠진 정치권은 정신 차려야되요. 정치와 정책은 연결됩니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국회에서 통과 안 되면 소용없어요. ‘정치-정책 프로세스’가 잘 가동되고 창조적 파괴와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생산성을 끌어올릴때 성장동력을 회복할 수 있어요. 그런데 지금 정치판을 보면 누가 투자 하겠어요.”▶정책 난맥상도 심합니다. “아직 새 정부로서 인적 체제나 정책 체제가 확립이 안 된 것 같아요. 정책을 착착 밀고 나갈 수 있을 만큼 인적 구성이 아직 덜 돼 있고 정책 프레임도 상호 간에 체계가 약해요. 무엇보다 야당이 결사항전하고 있으니 이를 방어하는데 급급한 것 같아요. 이럴때일수록 특단의 노력을 해야되요. 대통령은 정쟁에서 빠져나와야 되요. 선거에 관계없이 주요 국가 백년대계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치고 나갔으면 합니다. 신뢰를 얻는 길입니다. 지금 총선이 1년도 더 넘게 남았는데 (연금개혁 등) 각종 구조개혁을 시작도 안 한다면 말이 되겠어요. 일단 대통령이 직접 지휘하는 태스크포스를 만들고 국가관이 투철한 최고의 전문가들로 팀을 짜서 개혁 로드맵을 제시하는 게 중요합니다. 기본에 충실하면서 담대하게 뚜벅뚜벅 전진하다 보면 진실의 순간이 올 거에요.” ▶결국 정치 리더십이 관건이군요. “국가 리더십이 흔들릴 때 위기가 더 증폭되요. 대통령 임기 초에 외환위기가 왔으면 신뢰의 위기로까지 확산되진 않았을거에요. 그런데 대통령 선거 한복판에서 그런 위기가 터지니 수습 능력이 없었던 거에요. 위험을 궁극적으로 타개할 수 있는 사람은 대통령밖에 없는데 대통령이 레임덕에 빠지니 경제 전체가 무너진 겁니다. 지금 위기론이 팽배한 상황에서 대통령의 리더십이 흔들리면 정말 위험할 수 있습니다. 위기가 터져나오는 건 화산이 폭발하는 것과 같아 지표면의 가장 약한 곳을 뚫고 나오는 거에요. 경제체질이 약한 곳이 문제인데 적기에 시행 조치를 하면 위기를 막을 수 있지요. 하지만 대통령의 리더십이 약화되면 적기 시행조치를 취하기 어려워요. 그러니 대통령이 빨리 리더십을 회복하고 야당도 더 이상 무책임하게 발목잡는 일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정치가 잘 리드해야 합니다. 국가 리더십이 확실히 작동해야 합니다.”정 이사장은…△1948년 충남 당진 출생 △배재고, 고려대 상학과 △위스콘신대 경영학 석사 △행정고시 10회 △IMF 외채협상 수석대표 △재정경제부 차관 △산업자원부 장관 △서울대, 중국 베이징대, 런민대 초빙교수 △17대 국회의원 △중국사회과학원(CASS)정책고문 △니어(NEAR)재단 이사장
- 신라젠 거래재개에…바이오株 IPO도 웃을까
-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금리 인상 국면 속 제약·바이오주의 주가가 부진한 가운데, 신라젠의 거래재개 결정이 내려지면서 바이오 기업공개(IPO) 시장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될지 관심이 쏠린다. 증권사에선 실적 성장 모멘텀을 갖춘 기업을 중심으로 수혜가 두드러질 것이란 전망이다. (출처=마켓포인트)12일 마켓포인트 따르면 올해 상장한 바이오 기업은 8곳으로, 이 중 1곳을 제외하고 일제히 주가가 공모가보다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 상반기 첫 상장한 바이오 기업 애드바이오텍(179530)은 이날 3725원으로 마감해 공모가 대비 46.8% 내렸다. 지난 2월에 상장한 식물세포 유효 물질 생산 업체 바이오에프디엔씨(251120) 역시 45.9% 하락했다. 인공지능(AI) 기반 진단 플랫폼 기업 노을(376930)과 약물 설계 전문기업 보로노이(310210)도 각각 55.2%, 47.5% 떨어졌다. 하반기 상장한 기업들도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뒀다. 투자자들이 꼽은 올해 바이오 기대주였던 AI 헬스케어 기업 루닛(328130)의 이날 주가는 공모가 대비 30.8% 주저앉았다. 같은 달에 상장한 단백질 바이오신약 개발 기업 에이프릴바이오(397030)는 27.8%, 이달 상장한 페길레이션(PEGylation) 기술 기업 선바이오(067370)도 20.7% 각각 떨어졌다. 반면 연질캡슐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전문기업 알피바이오(314140)는 이날 1만3150원로 마감해 공모가 대비 1.2% 상승했다. 올해 상장한 바이오 기업 중 유일하게 공모가보다 주가가 상승한 사례다.바이오 새내기주 전반이 부진한 것은 기준금리가 인상된 탓이다. 성장주는 금리 인상 국면에서 미래 가치 할인율이 높아지는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3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시가총액 2위까지 올랐던 신라젠의 거래재개가 본격 결정되면서 IPO 시장의 투자심리도 긍정적으로 전환될지 주목된다. 실제 신라젠 거래재개 기대감에 이날 코스닥 제약업종 지수는 전날 대비 1.24% 오른 6657.66을 기록했다. 의료·정밀기기 지수도 1488.81로 집계돼 0.42% 상승했다. 제약 및 의료·정밀기기 지수는 3거래일 만에 상승전환했다.전문가들은 바이오 종목의 투자심리가 개선될 경우 실적 모멘텀을 가진 업체를 중심으로 수혜가 집중될 것이란 분석이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이오 종목의 주가는 투자자들의 심리 영향에 크게 좌우되는 경향이 있다”며 “3분기 이후에도 금리 인상이 지속되는 만큼 미래 가치가 부각되는 기업보다 실적 안정성이 높은 기업에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아울러 올해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바이오 새내기주들은 높아진 상장 기준을 충족한 만큼, 과거 업체보다 성장 여력이 크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국거래소가 2020년 말 코스닥 기술특례상장 제도 개선안 발표에 따르면 평가 항목수를 기존 26개에서 35개로 확대했다. 아울러 지난 2015년 바이오붐의 수혜를 앉고 벤처캐피탈(VC)로부터 상당 부분 투자가 상장 전에 이뤄져 자금 조달에 대한 리스크가 낮은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공모주에 대한 열기는 식었지만 상장하는 업체들은 진화하고 있다”며 “높아지는 기술특례 상장 관문을 치열한 경쟁을 뚫고 올라왔으며, VC 펀딩을 기반으로 인적·물적 투자가 상장 전에 선행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올 연말까지 코스닥 시장에 새롭게 상장하는 바이오 기업은 5곳으로 집계됐다. 이달에는 샤페론, 비스토스, 플라즈맵 등이 상장한다. 11월 중에는 인벤티지랩, 디티앤씨알오 등이 코스닥 시장에 입성할 예정이다.
- 기시다 “엔화 약세에도 완화적 통화정책 지지”
-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엔화 약세에도 일본은행(BOJ)의 완화적 통화정책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사진=AFP)기시다 총리는 11일(현지시간) 공개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구로다 하루히코 일은 총재와 지속적으로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겠다면서 이처럼 밝혔다. 그는 하루히코 총재의 조기 퇴진설, 일은 정책 방향성에 대한 정치적 압박 가능성 등에 선을 그었다. 하루히코 총재는 내년 4월 지난 10년 동안의 임기를 마무리할 예정으로, 기시다 총리는 “현재로서는 임기를 단축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일본은 여타 선진국들과 달리 단기금리를 -0.1%로 동결하고,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0% 정도로 유도하도록 상한 없이 필요한 금액의 장기 국채를 매입하는 등 나홀로 기존의 대규모 통화 완화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 Fed)는 3차례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으며, 그 외 주요국들이 치솟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고강도 금리 인상에 나선 것과 대조적인 행보다. 특히 미국과 일본의 금리격차가 더욱 벌어지면서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24년 만에 최저치 수준으로 미끄러졌다. 이날 장중 엔화는 1달러당 145엔을 넘어 정부의 시장개입 진전 수준까지 떨어졌다. 지난달 22일 일본 정부와 일은은 3조엔(약 29조5000억원) 규모의 엔화 매수하는 시장 개입을 24년 만에 단행했다. 또한 기시다 총리는 임금이 인상될 때까지 일은이 정책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면서, 비용 상승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기업들은 임금을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일부 경제학자들이 임금·물가 스파이럴(spiral, 소용돌이), 즉 인플레이션이 높을 것이라는 기대를 바탕으로 임금 상승이 이뤄지고 그로 인해 다시 기대 인플레이션이 높아져 임금을 올리는 식으로 악순환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는 상황에서 이례적인 발언이다. FT는 “폭주하는 인플레이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애쓰는 다른 선진국들과 일본의 ‘경제적 도전’이 얼마나 대조적인 보여주는 신호”라고 평가했다.기시다 총리는 기업들이 비용 증가를 소비자에게 떠넘기더라도 기업의 임금 인상을 촉구하는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는 임금 인상을 비용으로 봤지만, 앞으로는 경제 성장과 기업 자체적인 성장을 위해 사람에게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1997년 정점을 찍은 뒤 지난 수십 년간 하락했던 일본의 임금 수준이 글로벌 에너지 위기로 인한 가격 인상 후폭풍으로 인상 압박을 받는 것으로, FT는 “일본이 역사적인 전환점에 서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일본의 8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신선식품 제외)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2.8%로, 미국과 유럽의 CPI 상승률이 8~10%대를 기록하는 것과 비교하면 양호한 수준이다. 하지만 FT는 일본에선 물가 상승으로 인한 임금 상승이 거의 없었고, 에너지 가격 상승도 액화천연가스(LNG) 대량 장기계약으로 일부를 상쇄시켰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기시다 총리는 “어느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적절한지 가늠하기 어려우나 물가 상승에 상응하는 임금 인상 없이 지속 가능한 경제를 유지하거나 국민을 보호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