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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정, 만족한 순간 후퇴"..'책임 리더십' 표본[차관열전]
- 차관의 사전적 정의는 ‘소속 장관을 보좌해 소관 업무와 공무원을 지휘하는 정무직 공무원’입니다. 정무직이면서도 실질적인 행정적 업무도 수행하기에 안팎살림을 모두 맡고 있지만, 장관의 그늘에 가려 알려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데일리는 아직은 대중에게 친숙하지 않은 각 중앙행정부처의 차관을 소개하는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주>고기동 행정안전부 차관(사진 앞줄 왼쪽)이 지난해 12월 22일 오전 ‘온기나눔 범국민 캠페인’ 일환으로 대전시 동구 소재 ‘행복한 어르신 복지관’을 방문해 위문품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행정안전부)[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지난해 8월 22일. 고기동 행정안전부(이하 행안부) 차관이 임명됐다. 준비 미흡으로 행안부뿐 아니라 범정부 차원에서 곤욕을 치른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폐막 후 딱 열흘 만이었다. 고 차관 임명 소식 직후 행안부 간부에게 고 차관은 어떤 사람인지 물었다. 첫마디가 “부드러운 사람입니다”였다.◇유쾌하고 진솔한, 격 없는 리더 고기동 행안부 차관지난해 9월 7일, 고 차관 주재로 행안부 출입기자단 첫 만찬이 열렸다. 행안부 실국장들이 대거 참석한 이 자리에서 고 차관은 단연 분위기 메이커였다. 유쾌했고 진솔했으며 격이 없었다. 앞장서 그럴듯한 건배사를 외쳤고 시종일관 우스갯소리로 분위기를 띄웠다. 누가 묻지도 않았는데 본인의 어린 시절 얘기부터 술술 풀어놨다. 그러면서 대뜸 “제 별명이 ‘까부남’입니다”라더니 “까페라테처럼 부드러운 남자”라고 설명했다. 행안부 간부들과 기자들 너나없이 웃을 수 밖에 없었다.고기동 차관은 1971년 대구 출생으로 수원고와 연세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미국 위스콘신대학교에서 행정학 석사 학위를, 연세대에서 행정학 박사학위를 각각 받았다. 1994년 5급 공채(행정고등고시 38회)로 공직에 입문한 고 차관은 공직 생활 대부분을 행안부에서 근무했다. 행안부에서 지방공무원과장, 장관 비서관, 기획재정담당관, 장관 비서실장, 지역경제지원관, 정부혁신기획관, 인사기획관 등을 역임했다. 노무현 정부와 박근혜 정부에선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및 선임행정관으로 근무하기도 했다.세종특별자치시에서도 근무하며 지방 행정에 대한 이해의 폭도 키웠다. 지난 2016년 3월~7월과 2017년 7월~2019년 12월 두 번에 걸쳐 기획조정실장을 지내고 행안부에서 근무하다 지난 2022년 8월부터 1년 간 세종시 행정부시장으로 일했다. 실장급인 세종시 행정부시장으로 승진한 지 1년밖에 지나지 않아 행안부 본부 실장을 거치지 않고 차관으로 발탁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이 많았다.이처럼 빠른 승진 외에도 지난해 8월 고 차관의 행안부 차관 임명은 여러 의미에서 파격 그 자체였다. 행안부에서 1970년대 생 첫 차관이 된 고 차관은 행시 기수를 무려 네 기수나 뛰어넘었기 때문이었다. 고 차관의 전임 차관인 한창섭 전 차관은 34기였고 고 차관 임명 당시 행안부 실장급이 36~37기였다.국가 행정망 마비 사태 직후인 지난해 11월 29일 서울시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고 차관을 만나 당시 상황에 대해 물었다. 고 차관은 “장관님께서 잠깐 세종청사로 들어오라고 연락이 와서 갔더니 그 얘길 하시더라. 깜짝 놀라서 그 자리에서 아무런 답을 하지 못했다. ‘좋다’라든가 ‘싫다’라든가 하는 그런 말은 물론 아예 말이 안 나왔다. 그러다 그냥 나왔다. 나와서 생각해 보니 20명 정도 선배들이 제 기수 앞에 있더라. 고민이 돼 장관님께 ‘다른 분 쓰시면 안 되겠습니까’라고 했더니 안 된다며 그냥 하라고 하셨다”고 회고했다.그렇다면 고 차관이 이처럼 ‘파격’이라는 말까지 들으며 깜짝 발탁된 배경은 뭘까. 당시 그의 차관 영전을 두고, 고 차관이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인 디지털플랫폼 정부와 지방시대 실현에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았다는 설명이 나왔다. 행안부 내부적으로는 고 차관 발탁이라는 일종의 충격 요법을 통해 대대적인 조직 혁신을 꾀할 필요도 있었다. 실제 고 차관 임명 얼마 후 단행된 간부 인사에서 그의 동기인 38기가 대약진하며 행안부 본부 대부분의 실장 자리를 꿰찼다. 고 차관은 “동기들이 옆에 있으니 든든하고 마음이 편하다. 속마음을 얘기할 수 있으니 의견 조율도 쉽고 든든한 조력자들이 생긴 것 같다”고 언급했다.여기까지는 고 차관이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차관으로 낙점된 표면적인 이유다. 고 차관은 행안부 여느 간부들과 비교해 봤을 때 좀 색다른 이력이 있다. 대통령비서실에서만 3번을 근무했고, 실질적 행정 수도 역할을 하는 세종시에서도 3번을 근무했다.고 차관은 “제가 비서실 같은 데서 오래 있었다. 청와대에는 참여정부 때 두 번, 박근혜정부 때 한 번 있었고 장관실에서도 비서관과 비서실장으로 근무했다. 합하면 약 8년 가까이 된다. 남들과는 좀 다른 경력을 갖다 보니까 다르게 보일 수는 있겠단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유독 같은 곳에서 여러 번 중임된 이유데 대해 묻자 고 차관은 “윗분들이 쓰시기 편하셨나 봐요”라며 자신을 낮췄다.30대 초반에 청와대에 행정관으로 처음 들어가게 된 이유에 대해서도 “짜장면 자리를 깔다가”라고 했다. 직원들과 짜장면을 먹다가 싹싹하게 신문지도 열심히 깔고 단무지도 펼치는 모습을 눈여겨본 한 상사가 자리가 나자 “저번에 그 짜장면 자리 깔던 애 보내”라고 해서 청와대에 처음 가게 됐다는 것이 고 차관의 설명이다. 그는 그런 자신에 대해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했다.고기동 행정안전부 차관이 지난해 12월 12일 오후 서울시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12층 중회의실에서 열린 ‘행정전산망 개선 범정부 대책 TF’ 실무 회의에 참석해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행정안전부.◇“행정은 만족 순간 후퇴한다”...“행정망 사태 반면교사 삼아 전자정부 더욱 발전할 것”하지만 차관은 단순히 운이나 부드러운 리더십 혹은 뛰어난 사교성만 갖췄다고 될 수 있는 자리가 절대 아니다. 마찬가지로 합리적이고 온화한 성품에 후배들이 많이 따랐다는 점은 그의 차관 발탁을 거들뿐이었다.그의 출중한 실력이 뒷받침됐기에 그의 차관 발탁은 가능한 일이었다. 실제 행안부 안팎에선 그의 업무 스타일이 꼼꼼하며 치밀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직원들에게 질문을 많이 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대면 보고는 시간이 많이 걸리니까 일단 자료를 달라고 한다. 집에서든 어디서든 찬찬히 보다 보면 궁금한 게 많이 생기고 그것들을 계속해서 물어본다. 저도 머릿속으로 정리를 하고 질문을 하니 서로 시간을 아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또 고 차관이 직원들에게 늘 하는 얘기라며 기자에게 소개한 두 가지는 ‘행정은 만족하는 순간 후퇴한다’와 ‘조직은 탄생 순간부터 개혁의 대상이다’ 등이다.고 차관은 지난해 11월 사상 초유의 국가 행정망 마비 사태 때 국외 출장으로 자리를 비운 이상민 행안부 장관을 대신해 태스크포스팀(TFT)을 이끌며 사태를 무난하게 수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장관이 행정망 마비 사태가 터지자 미국에서 급히 귀국 후 사태를 수습하다 며칠 뒤 다시 영국으로 출장을 떠난 것도 고 차관에 대한 절대적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 가능한 일로 해석된다.고 차관은 “우리 전자정부가 2000년대 초반부터 뒤는 안 돌아보고 빠른 발전만 거듭하다보니 그 사이 누적됐던 잘못된 관행들을 너무 쉽게 생각한 경향이 있었다”며 “세계 일등이긴 한데 뒤돌아볼 틈이 없었고 이제서야 뒤돌아보니 허점들이 있는 것이다. 이번 기회를 반면교사 삼아 전자정부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 금투세 이어 ‘코인 과세’ 손본다…비트코인 ETF는 불허
- [이데일리 최훈길 김보겸 기자] 정부가 내년 1월로 예정된 가상자산 과세와 관련해 전면 재검토 필요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내년부터 주식에 부과하기로 했던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와 맞물려 가상자산 과세 계획도 국회 차원의 재검토 논의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미국에서 승인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해선 거래 불가를 못박았다.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 - 네번째, 상생의 금융, 기회의 사다리 확대’에서 “세제 개혁을 좀 과감하게 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사진=연합뉴스)정정훈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은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주재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 토론회’ 관련 사전 브리핑에서 ‘금투세는 폐지하는데 가상자산 과세는 내년 1월에 기발표한 대로 과세하나’라는 질문을 받자 과세 재검토 입장을 밝혔다. 정 실장은 “가상자산 과세를 재작년 국회의 세법 심사 과정에서 금투세와 연계해 (2025월 1월로) 2년을 유예시켰다”며 “우선적으로 정부는 금투세를 폐지하겠다는 입장이고, 가상자산의 경우에도 같이 국회에서 논의돼야될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브리핑 직후 기자들과 만나 가상자산 과세 관련해 “국회에서 이제 구체적으로 논의를 해봐야 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앞서 기재부는 2022년 7월 세제개편안을 통해 가상자산 과세 시행을 2025년 1월로 2년 유예하기로 하고, 소득세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여야는 2022년 말 국회에서 금투세와 가상자산 과세 도입 시점을 2023년 1월에서 2025년 1월로 함께 유예했다. 이에 따라 현행 소득세법에 따르면 내년 1월1일부터 가상자산을 양도·대여해 발생하는 소득이 기타소득으로 분류돼 과세 된다. 250만원을 초과하는 가상자산 소득에 대해 지방세를 포함해 22%의 세금이 부과된다. 과세대상 소득은 총수입 금액(양도·대여 대가)에서 필요 경비(실제 취득가액과 부대비용)를 뺀 금액이다. 예를 들어 한 투자자가 1000만원어치 비트코인을 사서 2000만원에 팔아 1000만원의 양도차익을 얻었을 경우, 250만원까지는 공제되고 750만원에 대해 세율 22%가 적용돼 165만원의 세금을 내야 한다. 한 청원인은 2021년 2월10일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2023년부터 주식 투자 이익은 5000만원이 넘을 경우 20%의 과세가 부과되는데 왜 비트코인(가상자산)은 250만원이 넘을 경우 20%의 과세를 하냐”며 “왜 세금을 내는 데에 차별을 두는지 묻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주식 투자자에 비해 인원이 적어 목소리를 못 내니까 세금을 왕창 걷으려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5000만원 넘는 주식 투자 이익에 대한 과세인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가상자산 과세는 당초 2023년에 도입되려고 했다가 2025년 1월로 2년 유예됐다. 윤석열정부 계획대로 5000만원 넘는 주식 투자 이익에 과세를 하는 금투세가 폐지되고 가상자산 과세는 그대로 두면, 과세 형평성 논란이 다시 불거질 전망이다. (사진=청와대 청원게시판)그런데 주식에 붙는 금투세를 폐지하고 가상자산 과세를 그대로 할 경우 ‘과세 차별’ 논란이 재점화될 전망이다. 앞서 2021년 2월 문재인정부 당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주식 비과세는 5000만원인데 비트코인 비과세는 250만원이라며 과세 차별하지 말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당시 5만명 넘는 국민들이 참여해 불공정 과세 해소를 촉구했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 때인 2022년 1월19일에 가상자산 개미투자자 안심투자 정책 공약을 발표하면서 “코인 수익 5000만원까지 완전 비과세로 하겠다”고 약속했다. 가상자산 과세 한도를 주식 투자 과세 한도와 맞추겠다고 한 것이다.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도 2022년 1월19일에 취재진과 만나 “현재의 (과세 기준인) 250만원은 지나치다는 것은 분명하고 면세점(면세기준)도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관련해 정정훈 세제실장은 16일 브리핑에서 “1월 말 또는 2월 초에 금투세 폐지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어서, 총선 전에 2월에 처리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금투세 폐지 논의와 맞물려) 가상자산의 경우에도 같이 국회에서 논의돼야 될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17일 토론회에서 정 실장의 보고를 들은 뒤 “세제 개혁을 좀 과감하게 해 주길 바란다”며 “그렇게 해서 우리 시장에 자본이 많이 들어오고 수위가 높아지게 되면 거기서 많은 기회가 창출되고 정부는 더 많은 세수를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김주현 금융위원장(오른쪽)과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상생의 금융, 기회의 사다리 확대’ 민생토론회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한편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비트코인 현물 ETF 거래 불가 방침을 못박았다. 미국 금융당국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했지만, 한국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가상자산은 변동성 등을 이유로 기초자산에 포함돼 있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김 위원장은 17일 브리핑에서 “여러 차례 입장을 냈으며 더이상 더하거나 뺄 것이 없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11일 보도참고 자료를 통해 “국내 증권사가 해외 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ETF를 중개하는 것은 가상자산에 대한 기존의 정부 입장 및 자본시장법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비트코인 현물 ETF 허용 시 코인 시장 ‘머니무브’로 인한 한국 증시 충격,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현상), 기업 자금난 등도 우려하고 있다. (참조 이데일리 1월14일자 <“韓 증시 충격”…비트코인 ETF 금지 ‘금융위 속내’[최훈길의뒷담화]>)
- "尹, DJ·YS 리더십 배워야…민생 '올인'해야 총선 승리"[만났습니다①]
-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윤석열 대통령에겐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열린 리더십이 필요하다. 하나회를 정리했던 김영삼 전 대통령(YS)의 과감한 결단력도 배워야한다”국내 대표적인 대통령 리더십 연구자인 최진(사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이 본받아야 할 리더십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 같이 답했다.과거 언론인과 청와대 보좌진, 교수 등을 거친 최 원장은 30여년간 대통령의 리더십을 집중적으로 연구해 온 국내 최고 전문가이자 정치 평론가이다. 연구원을 세운 지도 20년이 넘었다. 그는 역대 대통령들의 리더십을 심리학적으로 분석하고 연구해 한국 정치의 발전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최 원장은 윤 대통령 리더십의 장점으로 추진력 등을 꼽으면서, 한일 관계를 개선하는 과정에서 특히 잘 발휘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위험을 무릅쓰고 한일 관계를 풀었다”면서 “주식양도소득세 등 정책 부분에서도 상당히 속도감 있게 리더십을 발휘했다”고 말했다.다만, 이제는 ‘윤석열표 정책’을 본격적으로 보여줘야 하는 시기라고 주장했다. 역대 정권을 돌아보면, 집권 3년 차는 성공과 실패의 갈림길이 나뉘는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엔 중간평가 성격의 총선도 예정돼 있다. 총선 결과에 따라 현 정권이 국정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할 수도, ‘레임덕’(권력누수)에 빠질 수도 있다.최 원장은 총선 승리의 길은 ‘민생 제일주의’에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정치와 거리를 두고 민생에 ‘올인’(all-in) 하는 것만이 총선 승리의 길”이라며 “민생 제일주의를 뒷받침하는 프로젝트가 나와야 한다. 정교하고 체계적이고 가시적인 민생 프로젝트를 제시하고, 시시각각 국민에게 보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이 지난 5일 여의도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태형 기자)다음은 최 원장과의 일문일답.-윤 대통령이 집권 3년 차로 접어들었다.△집권 3년 차는 성공과 실패의 갈림길이 나뉘는 중요한 시기다. 국민이 본격적으로 평가하는 시기다. 3년 차 말이 되면 대통령의 리더십이 잘했는지 못했는지 최종 점수가 나온다. 취임 이후 ‘윤석열 정치’를 적극적으로 국민에게 보여주면서 장단점이 충분히 드러났다. 이제는 ‘윤석열표 정책’을 보여줘야 한다.-윤 대통령을 ‘뚝심 강한 바람의 파이터형’이라고 평가했었는데.△그런 유형은 장단점이 분명히 드러난다. 이제는 ‘뚝심 강한 정책 파이터형’으로 리더십 형태를 바꿔야 한다. 정책 파이팅을 해야 한다. 뚝심이 강하다는 건 믿음직스럽고 추진력이 강하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고집이 있고 폐쇄성이 높다는 단점이 있다. 이제는 정책적 뚝심을 발휘해 정책 중심성으로 맹렬히 달려가야 한다.-윤 대통령의 리더십 장점으로 추진력 등이 꼽힌다.△특히 한일 관계에서 잘 발휘됐다고 본다. 한일 문제는 민감하고 복잡하며 미묘한데 단칼에 정리했다. 위험을 무릅쓰고 한일 관계를 풀었다. 그 평가는 상당히 좋다. 주식양도세 등 정책 부분에서도 상당히 속도감 있게 리더십이 발휘됐다. 다만 그런 장점이 아직은 제대로 발휘되지 못했다. 전반적인 방향으로 확대돼야 한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3대 어젠다인 2030세대 삶의 문제, 주택 문제, 저출산 고령화와 같은 국가적 현안에 대통령의 장점이 훨씬 더 발휘돼야 한다. 여기에 3대 개혁 등 늦어도 올해 하반기에는 성과들이 창출돼야 한다. 집권 3년 차에는 열매가 나와야 하는 해다. 그런 점에선 상당히 급하다. 정치에 연연하고 좌고우면할 시간과 여유가 없다. 집권 4년 차부터는 평가가 끝난다.-단점으로는 인재 부족, 불통 등이 꼽힌다.△모든 리더십에는 양면성이 있다. 비판적인 사람들은 윤 대통령의 추진력과 과감함을 독선, 폐쇄성이라고 본다.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선 통합의 정치를 해야 한다. 탕평·실용의 정치를 발휘해 국민과 국가를 위해서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정파를 가리지 않고 인재를 과감히 등용해야 한다.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이 지난 5일 여의도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태형 기자)-과거 어떤 대통령의 리더십을 본받아야 하나.△김대중 전 대통령의 열린 리더십이 필요하다. DJ는 필요하면 네 편 내 편을 가리지 않고 최고 전문가를 불러서 만났다. 과거에 가수 서태지와 소통하며 주고받은 내용을 보면 놀라울 정도다. 이는 정무와 국정운영에 큰 도움이 된다. 본인을 매우 비판하는 사람이 있다면 민주당 의원이라도 부를 수 있어야 한다. 윤 대통령이 DJ의 열린 리더십, 실사구시 정신을 배웠으면 한다. 그렇게 중도층을 끌어당겨 당선된 것이다. 아울러, 하나회를 정리했던 김영삼 전 대통령의 과감한 결단력도 배워야 한다. 철저히 국민 중심으로, 국민이 원하면 과감하게 결단을 내리는 능력은 벤치마킹해야 한다.-그런 의미에서 이재명 대표를 만나야 하지 않겠나.△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만났어야 했다. 범법자든 누구든 국익을 위해서라면 뭐든 마다하지 말았어야 했다. 이 대표를 단독으로 만나기 껄끄러우면 함께 만나면 된다. 그 만남이 이 대표에게도 도움이 되겠지만 윤 대통령에게는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다.-윤 대통령에게 올해 총선 결과가 중요하다.△문제는 중도층이다. 여야 양극단의 정치 속에서, 중도층이 캐스팅보트가 돼 전국 곳곳에서 피를 말리는 초박빙 승부가 많이 나올 것이다. 중도층은 정치적 이슈에 별로 흔들리지 않는다. 민생이란 열매를 누가 더 쥐여줄 수 있느냐로 판단한다. 아직은 여야 어느 쪽도 민생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다만 정책·민생·외교·안보 등 여러 동원 수단이 많은 정부·여당이 마음먹기에 따라 더 유리할 수 있다.-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반사이익, 제로섬 전략은 이제 버려야 한다. 반사체가 아닌 발광체가 돼야 중도층을 흡수할 수 있다. 그 방법은 ‘민생 제일주의’를 구체적이고 실질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정치와 거리를 두고 민생에 ‘올인’(all-in) 하는 것만이 총선 승리의 길이다. 지금까지 보여준 민생 이벤트는 안 통한다. 민생 제일주의를 뒷받침하는 프로그램이 나와야 한다. 정교하고 체계적이고 가시적인 민생 프로그램을 제시하고, 시시각각 국민에 보고해야 한다.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이 지난 5일 여의도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태형 기자)
- 민주당, 총선 후보자 검증 통과 발표…이재명·임종석 등 89명
-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11일 이재명 대표 등 ‘중앙당 공직선거 후보자 검증위원회’(검증위) 검증 심사 통과자 89명의 명단을 공개했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을 나서며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이날 민주당 검증위 발표에 따르면 이 대표는 현 지역구인 인천시 계양구을에 검증위 심사를 신청해 통과했다.또 조정식 사무총장, 박홍근 전 원내대표, 고민정·장경태 최고위원 등 전·현직 당 지도부도 검증을 통과했다. 박주민·진성준·이해식·전재수·김윤덕·김병기·김영진·강훈식·정태호·김한규 의원 등 현역 의원들도 명단에 포함됐다.문재인 정부 청와대 참모 출신 인사들도 이번 검증에서 적격 판정을 받고 대거 통과했다. 특히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과거 자신의 지역구였던 서울 중·성동구갑에서 심사를 통과했다.임 전 실장은 이날 발표 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4월 총선에서 성동구(중구성동구갑)에 출마하기로 했다. 성동구는 제가 정치를 시작한 곳이고 저를 키워주신 곳”이라며 “성동구 구민들과 당원들께는 예비후보 등록 시점에 정식으로 인사드리겠다. 민주당 총선승리에 기여하고, 윤석열 정부 심판을 반드시 이루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은 서울 종로구에서, 노영민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충북 청주시상당구에서, 박경미 전 청와대 대변인은 경기 하남시에서,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은 전북 군산시에서, 여선웅 전 청와대 청년소통정책관은 경기 성남시분당구갑에서 각각 검증을 통과했다.이 밖에도 정동영 전 의원은 자신의 고향인 전북 전주시병에서, 정봉주 전 의원은 현역 박용진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강북구을에 각각 검증을 신청해 통과했다.문재인 정부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은 황운하 의원은 대전 중구, 뇌물·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기소돼 재판 중인 노웅래 의원도 서울 마포갑에서 검증의 벽을 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