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검색결과 10,000건 이상
- AI 그림 ‘커미션’ 받고 팔면 불법일까 [팩트체크]
- [이데일리=김혜선 기자] AI가 그린 그림을 팔 수 있을까. 스테이블 디퓨전 AI로 그린 숲속의 소녀. (사진=드림스튜디오) 최근 그림을 그려주고 보수를 받는 커미션 플랫폼 ‘콜리(ccoli)’에 AI그림으로 추정되는 작품이 나타났다. 이 작가는 “원하시는 그림 다 가능하다”며 그림 1건당 1만원~100만원의 보수를 정했다. 그런데 예시로 올린 그림 손가락이 4개 뿐이었다. 손가락 표현이 어색한 것은 AI그림의 특징이어서 곧바로 ‘AI그림을 돈 받고 판다’는 논란이 일었다. 해당 작가는 계정을 삭제하고 사라졌다. (사진=콜리 커미션 페이지 캡쳐) 작가 피땀 먹은 AI그림, 저작권은 누구에게 AI그림 프로그램은 지난해 OpenAI가 ‘달리(DALL·E)’를 발표한 이후 꾸준히 발전해왔다. 자연어를 입력하는 것으로 원하는 그림을 생성해주는 인공지능에 사람들은 열광했고, 뒤이어 비슷한 프로그램들이 만들어졌다. 미국에서는 AI프로그램인 미드저니(Midjourney)를 이용해 그린 그림이 콜로라도 주립 박람회 미술대회 ‘디지털 아트’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인공지능을 이용해 더욱 정교한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되자, AI그림 저작권에 대한 논쟁도 커졌다. 특히 지난 8월 영국 개발사 Stability AI의 ‘스테이블 디퓨젼(stable diffusion)’이 대중에 무료로 공개되면서 AI로 그린 그림이 쏟아지자 ‘예술계 존폐’까지 언급되고 있는 상황이다.실제로 라이브 드로잉의 대가 김정기 작가의 안타까운 죽음 이후, 한 트위터 이용자가 스테이블 디퓨전으로 김 작가의 화풍을 학습시킨 그림을 여럿 발표했다. 이 이용자는 ‘그림을 퍼갈 때는 내 이름을 표기하라’는 요구도 덧붙여 공분을 샀다.그러나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는 AI로 그린 그림은 저작권을 주장할 수 없다. 저작권법 상 저작물은 ‘인간’이 표현한 것으로 제한되기 때문에, 인간이 아닌 AI가 그린 그림은 저작권 보호를 받지 못한다. 스테이블 디퓨전 역시 해당 프로그램으로 만든 이미지는 저작권 프리(free)라고 명시하고 있다. 상업적으로 이용하든, 무료로 배포하든 법적 다툼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얘기다.실제 AI그림이 만들어지는 기술을 살펴봐도 특정 작가의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이의를 제기하기 어렵다. AI그림이 사용하는 디퓨전 모델 방식은 기존 그림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노이즈를 추가한 뒤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기존 작가의 그림이나 사진 등이 마구 뒤섞이기 때문에, ‘누구의 작품을’ ‘어느 정도로’ 가져왔는지 기여도를 따지기 어렵다. 이 과정에서 사람이 특정 입력어(프롬포트·prompt)를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에, 이를 ‘창작’의 일종으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OpenAI 연구원 알렉스 니콜(Alex Nichol)의 출판 전 논문 '개선된 노이즈 제거 확산 확률 모델'에서 표현한 디퓨전 모델의 이미지 생성 방식. (사진=코넬대학교 아카이브) 다만 저작권 관련 전문가는 AI그림이라고 하더라도 ‘상업적 이용’을 하는 순간 다른 법률을 적용받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한국저작권위원회 법제연구팀 관계자는 11일 이데일리 스냅타임과의 통화에서 “세계적인 논의로는 저작물성을 인정하는 기준이 인간이기 때문에 저작물법으로 AI그림을 저지하기는 어려우나, 부정경쟁방지법 등 다른 법률에 의해서는 저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AI그림이라고 하더라도 다른 사람의 성과를 도용해서 만들었고, 그로 인해 경제적 이익을 취했다면 개별적 사안에 따라 부정경쟁방지법을 적용받을 수 있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예를 들어, 디즈니와 같이 지적 재산권(IP)이 명확한 경우, AI를 통해 그림을 그렸다고 해도 ‘디즈니’를 알아볼 수 있다면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다.다만, 부정경쟁방지법은 ‘널리 알려진’ 타인의 상표·상호를 부정하게 사용할 때 적용된다. 영세한 작가의 경우 부정경쟁방지법을 적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영국의 AI저작권 논의 살펴보니 AI그림에 대한 저작권을 인정해야 하느냐는 논의는 현재 진행중이다. 아직까지 AI그림은 ‘인간’의 창작물이 아니기에 저작물로 인정을 받을 수 없다는 목소리가 주를 이룬다. 미 저작권청 관행 개요서에도 “인간 저자의 창의적인 입력이나 개입 없이 무작위로 생성된 저작물을 등록하지 않는다”는 가이드라인을 두고 있다.반면 영국에서는 AI그림도 ‘저작물’로 봐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다. 영국은 인간이 아닌 컴퓨터가 생성한 저작물에 대한 보호 조항(CGWs)이 있기 때문이다. 영국 지식재산청은 각계 전문가와 자문회의를 열었고, AI가 생성한 저작물을 CGWs로 보호해야 하느냐는 격론이 벌어졌다. 당시 기술 업계에서는 AI가 만든 저작물은 시스템 소유자나 사용자에게 저작권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고, 예술계에서는 AI가 단독으로 생성한 저작물은 보호를 받을 수 없다고 맞섰다.이를 두고 영국 지식재산청은 지난 6월 “AI단독 저작물은 창작성이 불분명할 뿐만 아니라 인간 창작자의 가치를 떨어트릴 수 있다는 우려에 동의한다”면서도 “논의를 추후 진행한다”는 모호한 결론을 내놨다. 아직까지 AI그림에 CGWs법을 적용한 사례가 적다는 것도 논의를 미룬 이유였다. (사진=영국 지식재산청 논의 내용) 결국 영국에서 AI그림에 저작권을 적용할지, 적용하지 않을지는 앞으로 AI그림이 확산되며 나타나는 사회 현상을 보고 결정하는 ‘열린 결말’로 마무리된 셈이다.한국저작권위원회 관계자는 “AI 저작물이 최근 이슈화가 되고 있다”며 “기존 저작권법은 인간을 상정하고 만든 법률체계이기에, 앞으로 AI저작권이 어떻게 정립될 지는 논의가 진행되는 중”이라고 전했다. [검증 결과]현행법 상 AI그림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지만, 지적 재산권(IP) 침해가 명확하면 부정경쟁방지법을 적용할 수 있다. 또한, 현재 AI그림이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해외 일부 국가에서는 AI 작품을 저작물로 인정할지 논의를 벌이고 있다. 이에 ‘AI그림을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주장은 ‘판단 유보’로 결정한다.
- '연대'로 대응한다, 청년 세입자 시민단체 '민달팽이'
- [이데일리 안수연 인턴기자] "내가 뭔가 불편했는데 그게 무엇이었는지를 알려주는 언어들이 있다. 주거에서도 ‘이건 세입자의 권리야’ , ‘이건 당연히 우리가 누려야 되는 주거권이야’라고 얘기해 줄 수 있는 언어를 만드는 게 우리가 하는 일"- 지수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 지난 2011년 연세대학교 내에서 주거 문제로 고민하는 대학생들이 모여 청년 세입자 당사자 연대인 ‘민달팽이유니온'을 출범했다. 연세대 내 주거 취약 대학생, 원생을 선발하여 주거보조금 성격의 장학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시작해 청년 주거정책 전반과 세입자 권리보호를 위해 활동하는 민달팽이유니온. 민달팽이 주택협동조합을 만들고 비영리 주거 모델을 공급하고 있기도 하다. 북아현동에 위치한 민달팽이유니온 사무실에서 위원장 지수씨를 만나 청년 주거권에 대해 물었다. 사진=주거권대행진에 참여중인 지수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 본인제공지수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은 원래 살던 집에서 급히 나가야 하는 상황에 우연히 민달팽이에서 운영하는 주택협동조합을 알게 됐다. 당시 가지고 있던 보증금과 월세로 들어갈 수 있는 곳은 고시원밖에 없었지만 '민달팽이유니온'에서 추진하고 있는 비영리주거모델 덕분에 집다운 집에서 살 수 있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민달팽이 집에 살게 된 입주자였지만 집을 돈벌이 수단으로 쓰는 기존 질서를 거부하고 변화를 만들기 위해 시도하는 활동가들의 모습에 매료돼 활동가를 선택했다.Q 민달팽이 유니온은 어떤 단체인가A 민달팽이유니온은 새롭게 주거취약계층으로 대두된 청년층 당사자 연대로 청년 주거권 보장과 주거불평등 완화를 미션으로 하는 단체다.Q 민달팽이유니온은 어떤 계기로 출범하게됐나A: 청년들이 겪고 있는 이 시대의 주거 문제는 개인이 노력해서 자신의 주거 문제를 해결하는 걸 넘어서 구조적으로 불평등한 문제가 있다. 개인이 노력해서 해결할 수 없다는 문제 인식에 공감하고 실제로 제도 개선이나 사회적 실험을 같이 실천할 수 있는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으로 민달팽이유니온이 시작됐다.민달팽이가 처음 만들어질 때 제일 주목했던 것 중 하나가 대학교 기숙사 문제였다. 한국에서 왠만큼 교육받고 일자리를 얻으려고 하면 대도시를 가야 하고 그중 많은 것이 서울에 집중되어 있다. 그런데 서울에 있는 대학교들은 기숙사를 제대로 마련하고 있지 않다. 1학년들은 웬만하면 다 살 수 있게 해주는 학교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대학교도 많다.그렇다보니 타지로 독립을 해야 하는 선택을 아예 못하는 사람들이 생기기도 한다. 또는 기숙사에 들어가지 못 가는 청년이 마련할 수 있는 최대의 비용으로 선택할 수 있는 주거 환경은 너무나 열악하다. 이런 공간을 집이라고 부르는 것이 우리 사회의 상식인가 라는 것에 문제 인식을 가졌던 것이 민달팽이의 시작을 함께 했고 그 인식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Q 민달팽이유니온은 어떤 일을 하는가A 주거 문제에서 지금 가장 취약한 상태에 놓여 있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당사자들을 직접 만나 제도적으로 허점이 큰 부분에 대해 같이 고민하고 그 문제를 정말 해결하기 위해서 연대해 같이 목소리를 낸다.청년 세대를 중심으로 주거 교육, 주거 상담을 진행하면서 부당하게 겪고 있는 임대인, 중개사와의 갈등·분쟁에 관해서 현안 대응을 같이 하기도 하고 주거 정책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청년들의 권리 보호를 위해서 제도 개선 요구를 하기도 한다.진짜 변화를 만들기 위해서 뭔가 발휘하는 과정을 주도하기도 하고 더 많은 사람들과 문제 인식을 공유하기 위해 대중을 상대로 캠페인도 꾸준히 하고 있다.Q 청년 주거 상담을 진행하다보면 어떤 유형의 상담주제가 많은가A 청년 세대 안에서 살게 되는 집의 형태는 다양하게 분포하지만 겪고 있는 주거 문제는 양상이 크게 다르지 않다. 요즘 전세 사기가 많이 회자되는데 전세 사기로만 청년이 세입자로 사는 불안을 다 설명할 수 없다. 전세 사기가 아니어도 보증금을 제때 못 돌려받는 청년들 정말 많기 때문이다. 계약이 끝날 때가 됐는데 집주인이 “다음 세입자 못 구하면 보증금 절대 못 준다. 배 째라” 는 식으로 나오거나 카카오톡을 차단하고 연락 두절하는 경우도 있다. 세입자가 고장 내지 않은 기존의 주택 하자 문제를 들먹이면서 “보증금 일부를 떼고 주겠다”라고 우기는 일도 많이 겪는다.청년들이 이런 일을 겪을 때 주변에서는 “어쩔 수 없다. 세상 배우는 값이라고 생각하고 일단 주고 빨리 나와라” 혹은 보증금 못 받은 경우에는 일단 나와서 기다리라고 조언한다. 오랫동안 형성된 ‘관행’ 때문에 세입자들에게 그렇게 말하는데 우리는 이걸 세입자에 대한 일종의 가스라이팅이라고 말 한다. 세입자에게 열악한 위치를 계속해서 강제하는 구조가 있다고 생각했다.그래서 청년주거 교육에서 주로 다루는 것은 이 나라에서 주거권이 어떻게 보장되고 있고 청년들이 세입자로 살면서 겪게 되는 권리 침해에 대해서 짚어준다. 당신이 무엇을 권리로 보장받을 수 있고, 관행은 그럴 수 있어도 원칙적으로 부당한 것에 대한 대응 방법에 대해 함께 얘기한다.Q 민달팽이유니온에서 상담한 사례 중 해결된 청년 주거 상담 사례는 어떤것이 있나A 역세권 청년주택 민간사업차 측에서 입주 청년들에게 계약서에 없는 비용을 요구한 사례가 있었다. 역세권 청년주택이 전부 서울시나 공공이 소유한 것이 아니고 80% 정도는 민간 사업자가 운영하는 집이다. 청년들에게 계약서에 없는 관리비 명목 요금을 요구하면서 이 돈을 지불하지 않으면 보증금 잔금을 전부 내도 입주할 수 없다라고 강제하던 상황이 있었다.변호사와 서울시 모두 청년 세입자에게 이 상황이 ‘어쩔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현행법과 제도권 내에선 그렇지만 너무 부당했다. 민달팽이가 시민단체이기 때문에 발휘할 수 있는 것과 노력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어 언론, 서울시의원 등과 간담회를 열어 우리가 중재하는 내용이 결국 수용됐었다.결과적으로 부당하게 요구 받았던 돈을 내지 않아도 청년들이 청년 주택에 입주할 수 있었고 이미 돈을 냈던 사람들도 반환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제도적으로 무언가가 보장되었기 때문에 청년들의 세입자로서의 권리를 지켰다라고 말할 수 없지만 우리는 계속해서 이런 노력을 하는거다.법, 제도가 개선되는 게 더디다고 해서 우리 삶의 시계가 천천히 도는 것이 아니지 않나. 우리는 그럴 때마다 그 순간 순간 할 수 있는 것을 시도한다. 민달팽이가 시민단체로 있어서 누군가에게는 비빌만한 언덕이 되어 주는 것. 그게 우리가 하는 활동의 일환이다. Q 청년 주거 문제 중 해결 돼야 할 시급한 사안이 뭐라고 생각하나A 계속해서 나쁜 집은 늘어가고 집값은 더 빠른 속도로 올라간다. 이런 상황에서 부모가 나에게 주거 마련 자산을 지원할 수 없다는 것이 누군가한테는 엄청난 무기력이 되기도 한다.청년 세대를 자산을 기준으로 상위, 하위 20%씩 묶어 비교를 하면 35배 정도의 격차가 생긴다. 소득도 6~7배 정도의 격차가 나는데 이 정도 소득 격차만으로는 자산 격차를 설명할 수가 없다. 이 자산은 세습되는 불평등에서 기반한 것이다.특정 자산과 특정 소득 수준에 놓여 있는 사람들은 공공임대가 아니고서는 살 만한 집을 마련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런 계층을 위해 국가에서 공공임대주택을 지어야 하는 거다.이처럼 어떤 청년에게는 공공임대주택이 필요한데 지금 윤석열 정부에서는 공공임대주택 예산 30%를 삭감해놓고선 청년 원가 주택을 짓는다고 정책 홍보를 하고 있다. 6~7억짜리 원가 주택이 지어지면 50년 동안 월 100만 원, 200만 원씩을 부담해야하는데 하위 20%의 청년들이 현실적으로 그게 가능한지를 짚어봐야 한다.청년 주거 문제는 대출 늘려주고 분양 주택 몇 개 짓는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대출 늘리고 분양 주택 짓는 것으로 청년 주거 문제를 해결하는 것처럼 생색내는 건 우리 청년 세대와 이 사회에 대한 기만이다. 지금 이런 생색을 내고 있는 사람들은 우리가 왜 이런 주거 불평등 상황에 놓여 있는지를 뻔히 다 아는 사람들이다. 최소한 청년의 탈을 쓰고 투기꾼이나 집 많이 가진 사람들이 개발을 통해서 이익을 보는 것을 대변하는 정책은 그만 나와야 한다.앞으로 청년 세대에 필요한 건 본인이 갖고 있는 자산이나 소득이 어느 수준이든 간에 내 삶을 안전하게 계획하고 미래에 어느 지역에서 계속 정착하면서 살 수 있을지를 주체적으로 고민하며 살 수 있는 환경이다.Q 민달팽이유니온의 최종목표는A 청년들이 함부로 안 쫓겨났으면 좋겠고 보증금, 월세를 임대인 마음대로 못 올렸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런 시도가 있을 때 민달팽이든 제도든 누군가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 세입자나 청년 ‘혼자’ 그 문제 앞에 놓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왜 그렇게 세입자들을 함부로 내쫓고, 보증금이나 월세를 많이 올리고, 많은 동네를 갈아엎고 고가 아파트를 짓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목소리를 가진 사람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민달팽이가 이야기하는 것에 동의하고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을 더 많이 마주쳤으면 좋겠다.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은 전체 주택의 40%가 공공임대주택이라고 한다. 네덜란드에 다녀온 활동가분한테 들었었다. 너무 충격이었다. 한국에서 볼 땐 판타지 세계관이니까. 그런데 판타지 세계관이 아니다. 이미 주거권이 보장되고 있는 해외사례도 많고 우리나라에서도 할 수 있다. 그런 변화를 만들어내는 데에 많은 시민이 언젠가 함께 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고 그때까지 민달팽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겠다.내가 가지고 있는 노동권이 뭐고, 내가 마땅히 누려야 하는 권리들이 무엇이 있는지 알게 되는 데에는 중요한 지점이 있다. 주거에서도 이 전환점은 올 것이다. 누군가는 대중이 우매하다고 하지만 집단으로 학습해서 다 같이 더 나은 다음 단계를 밝는 순간은 분명히 온다. 왜냐하면 결과적으로 집을 가진 사람들이 또 집을 가지게 되고, 계속 집값이 오르면 그 돈을 부담할 수 없는 사람들은 더 많이 생기게 된다. 그때 사람들이 겪고 있는 불평등을 타인에게 말할 수 있는 언어가 필요할 것이고 민달팽이 활동가들이 하는 일은 사람들이 자기가 겪는 불안이나 문제의 원인이 무엇인지 말할 수 있게끔 그 언어를 여기저기 알리는 것이다.
- “가격 낮춰도 안 사는데”…삼성·SK, 공급 조절이냐 Vs 차세대 공정 집중이냐
- [이데일리 최영지 김응열 이다원 기자] 고물가·고금리 여파로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며 국내외 반도체 제조기업들의 실적둔화가 확실시되는 모습이다. 마이크론, 키옥시아 등 외국기업들이 투자 축소 및 생산감소 등을 전격 결정하고 있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우리 기업들도 곧 있을 3분기 실적발표에서 감산 내지 공급조절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감산을 택한 경쟁업체와 달리 전략적으로 차세대 공정 개발에 집중함으로써 위기를 타개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실적 악화, 내년까지 이어진다”…기업들, 잇단 감산·설비투자 결정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실적 부진에 따른 타개책을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는 3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10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1.73% 감소했다고 7일 밝혔다. 영업이익은 2019년 4분기 이후 약 3년 만에 전년 동기 대비 역성장했다. 매출액은 76조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73% 늘었지만 반도체 가격 하락에 수익성이 크게 저하됐다. SK하이닉스도 오는 26일 3분기 실적발표가 예정돼 있지만 전망은 어둡다. 이날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익은 2조2842억원으로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5.25% 떨어진 수치다.증권가에서는 이같은 실적 악화가 내년까지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소비자들의 제품 소비가 급감하며 세트업체들이 메모리반도체를 구매하기보다 계속해서 재고를 쌓아두고 있어서다. 신한투자증권의 최도연 연구위원은 “2023년 실적 눈높이가 추가적으로 하향할 수 있다”며 “반도체 주문 축소 속도가 매우 빠르며 이는 재고 부담에 의한 주문 축소 폭이 상당히 큰 것으로 해석된다”고 했다.기업들은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감산에 돌입했다. 경쟁업체인 미국 마이크론은 내년 설비투자 규모를 30% 축소하고 연말연초 공장 가동률을 5% 줄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에 이어 낸드플래시 시장 2위 업체인 일본 키옥시아도 이달부터 생산량을 30% 줄였다. 반도체 가격 하락과 수요 위축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생산량을 줄임으로써 가격 방어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주완 포스코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마이크론과 키옥시아 등은 월단위 생산량을 줄이려고 하는 것으로 보이며, 2~3개월이 지나야 감산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우 재고 수준이나 새 수주 물량을 보고 생산량 및 가격 하락폭을 계산할 것”이라고 했다.우리 기업들 역시 이번 달 중 예정돼 있는 실적발표에서 특단의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삼성전자는 감산 논의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 테크데이’ 미디어 브리핑에서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이 이같이 밝힌 것. 그는 이어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게 삼성전자의 기조”라며 “다만 시장에 심각한 공급 부족이나 과잉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이를 두고 삼성전자 역시 공급 조절로 가닥을 잡은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가) 인위적 감산은 없다고 했지만 방점을 ‘인위적’이란 표현에 찍을 필요가 있다”며 “상황이 좋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감산을 해야 하지 않나 싶다”고 했다.SK하이닉스가 입주하는 용인반도체산업단지 조감도(사진=용인시)◇“‘업계 우위’ 삼성·SK, 오히려 호황 대비할 것”…“시스템반도체 경쟁력 필요”삼성전자는 삼성 테크 데이에서 내년 5세대(1b) 10㎚(나노미터·1나노는 10억분의 1m)급 D램을 양산하겠다고 밝히며, 공급 조절보다 차세대 공정 개발·양산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 감산 기조가 퍼지고 있음에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제품 경쟁력에 몰두해 위기 때 메모리 주도권을 굳히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서버, 자율주행차 등 신규 솔루션에서 반도체제품의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메모리반도체 시장에는 항상 호황과 불황이 있지만 삼성전자는 불황일 때도 호황에 대비해 제품 개발을 이어나갔고 지금의 1등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했다. SK하이닉스 역시 쉽게 감산을 결정하진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형준 차세대반도체사업단장(서울대 명예교수)은 “현재 경기 침체가 회복되거나 향후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면 줄어든 반도체 수요도 자연스레 회복할 것”이라며 “반도체 호황에 대비해 생산을 줄이는 결정은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또한, 경기 불황에 미국의 반도체 규제가 가시화하는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이 시스템반도체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역량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게 업계 다수 목소리다. 삼성전자의 경우 이번 분기에 처음으로 대만 TSMC에 반도체 전체 매출 1위 자리를 내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파운드리 사업에 주력하는 TSMC는 그간 수차례 고객들을 상대로 계약가격을 올려서 결과적으로 좋은 매출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메모리반도체 하락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것을 보면, 삼성전자도 앞으로 시스템반도체와 파운드리에 집중해야 할 필요성이 반증된 것”이라고 했다.김양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역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금의 입지를 유지하려면 시스템반도체 사업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메모리는 메모리대로 우리가 기술 발전을 통해 경쟁력 강화해 선두를 유지하는 전략을 이어가야하며 PIM이나 CXL 등 메모리를 뛰어넘는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부분에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이자 올라 적자 불가피"..고금리에 신음하는 중소기업
- [이데일리 강경래 기자]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인해 적자 전환까지 우려하고 있습니다.”의료기기 중소기업 A사 재무 담당 임원은 다음 달 은행 대출 만기를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2018년 설립된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액 10억원 수준에 손익분기점을 조금 넘는 정도로 이익을 거뒀다. 회사 운영을 위해 은행에서 차입한 금액은 매출액의 절반에 달하는 5억원 규모다. 이 임원은 “신용등급이 낮은 탓에 지난해에도 3.5%라는 비교적 높은 수준의 이자를 냈다. 하지만 다음 달 대출을 갱신하면 금리는 6% 이상으로 올라간다. 이제 겨우 이익을 조금 내는 수준인데, 은행 금리가 2배 정도 오르면서 올해 손실을 볼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중소기업들이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인해 경영난을 호소한다. 정부 금융당국이 올해 사상 처음으로 4회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영세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이자 부담 증가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기준금리 오름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중소기업 사이에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이데일리 김일환 기자]◇중소기업 10곳 중 7곳, 금리 인상 ‘부정적 영향’11일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발표한 ‘중소기업 정책 제언’ 자료에 따르면 금리 인상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부정적’이라는 응답이 69.2%에 달했다. 중소기업 10곳 중 7곳이 금리 인상으로 인한 악영향을 받는 셈이다. 이어 ‘영향 없음’이란 응답이 30.6%였으며, ‘긍정적’이란 답변은 0.2%에 불과했다.금리 인상 대응 방안을 마련했는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절반 이상인 56.4%가 ‘전혀 없다’고 응답했다. 이어 ‘마련하고 있지만 불충분’이란 응답이 43.2%였으며, ‘충분히 마련했다’는 답변은 0.4%에 머물렀다. 이는 중소기업 대다수가 금리 인상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실제로 금리 인상으로 인해 경영난을 겪는 사례는 중소기업계 곳곳에서 관측된다. 정밀부품을 생산하는 B사는 최근 금리가 3배 정도 올랐다. 차입한 은행마다 차이가 있지만, 지난해만 해도 1∼2%에 불과했던 금리가 최근 5∼6%까지 오른 것이다. 이 회사 관리 담당 임원은 “통상 연간 7∼8% 정도 이익률을 이어왔지만, 올해는 금리 인상 등 악재로 인해 예년보다 이익률이 2%가량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금리 인상을 반영해 투자를 연기하는 사례도 있다. 반도체 장치를 생산하는 C사 임원은 “은행 금리가 기존 1.25%에서 최근 2배 이상인 2.56%로 올랐다. 신공장을 짓기 위해 추가적인 차입이 필요하지만, 이미 금리가 너무 많이 올라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여기에 원자잿값 상승 등이 더해져 올해 연간 이익률이 전년보다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결국 금리 인상 등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연말로 예정했던 신공장 착공 시기를 내년 이후로 연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이데일리 김일환 기자]◇기준금리 3% 되면 ‘한계 소상공인’ 6만명 늘어이에 금리 인상에 따른 중소기업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중소기업 우대금리 적용 확대, 정책자금 지원 확대 등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추문갑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중소기업 금융비용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는 은행권이 기준금리 이상으로 과도하게 대출금리를 올리는 행위를 규제해야 할 것”이라며 “아울러 중소기업 우대금리 적용 확대와 함께 정책자금 지원 확대 등이 절실하다”고 말했다.중소기업뿐 아니라 소상공인 역시 금리 인상으로 인한 경영난에 고스란히 노출될 수밖에 없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금리 인상에 따른 부실 소상공인 추정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2.5% 기준금리에서 한계에 처한 소상공인은 118만명(17.3%)에 달했다. 향후 기준금리가 3%까지 오를 경우 한계에 처할 소상공인은 124만명(18.2%)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폐업 위기에 내몰리는 소상공인이 6만명이나 늘어나는 셈이다.정은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금리가 상승하면 경영 상태가 양호한 소상공인들 역시 이자 비율을 감당하지 못하고 한계 상황에 진입할 수 있다”며 “소상공인은 부실이 발생하면 규모가 매우 크고 사회에 미치는 파장 역시 크다. 금리 인상에 따른 관리와 예방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전 중소기업학회장)는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물가상승)과 함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 부정적인 이슈로 인해 경제 상황이 안 좋으며, 이는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이로 인해 금리 인상 기조 역시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중소기업·소상공인 금융 비용 상승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럴수록 한계 중소기업·소상공인이 부도·폐업 위기에 내몰릴 수 있다. 정부가 정책 금융을 확대하는 등 특단의 방안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 [르포]60돌 맞은 SK이노 심장 ‘울산CLX’, “그린팩토리로 탈바꿈한다”
- [울산=이데일리 박민 기자] “아직은 허허벌판이지만 오는 2025년 하반기에 세계 최초로 3대 화학적 재활용 공정을 모두 갖춘 ‘폐플라스틱 재활용 클러스터’가 완공돼 가동될 예정입니다. 가정에서 배출되는 연간 25만 톤(t)의 폐플라스틱이 이곳에서 석유화학제품 원료로 재탄생하게 됩니다.”SK이노베이션 울산컴플렉스(CLX) 내 폐플라스틱 재활용 클러스터 공장 부지 현장.(사진=SK이노베이션)지난 6일 찾은 울산 남구 장생포항 일대에 있는 SK이노베이션 울산컴플렉스(CLX). 여의도 3배 면적 규모(826만㎡·옛 250만평)의 울산CLX 한편에선 절토 및 평탄화 작업으로 드러난 황토빛 흙이 광활하게 펼쳐졌다. 폐플라스틱을 다시 석유로 만드는 ‘도시 유전 기업’을 실현하기 위해 짓는 ‘폐플라스틱 재활용 클러스터’의 부지다. 이날 박천석 SK지오센트릭 G스퀘어센터 팀장은 “공장 부지 면적만 21만5000㎡(옛 6만5000평) 규모로 축구장 22개 크기에 달한다”며 “향후 이곳에서는 고분자 형태의 플라스틱에 화학적 반응을 가해 기존 원료였던 단량체로 되돌리는 화학적 재활용이 이뤄지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페트(PET), 복합소재를 모두 재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2027년까지 5조 투자해 넷제로 달성대한민국 최초 정유공장으로 지난 60년간 국내 정유·화학산업 발전의 한 축을 담당해온 SK이노베이션 울산CLX가 ‘친환경 에너지&소재’ 회사로 탈바꿈하고 있다. 탄소(카본) 기반 사업을 축으로 하고 있는 정유·화학공장을 글로벌 탄소중립 시류에 따라 친환경 연료와 온실가스 감축을 실현하는 ‘그린 플랜트’로 탈바꿈시키겠다는 비전이다.현재 울산CLX의 원유정제 생산능력은 단일공장 기준으로 세계 3위 규모로서 하루 84만 배럴의 원유를 처리하고 있다. 이는 대한민국 일일 석유 소비량의 약 40%에 해당하는 규모다. 특히 생산제품의 약 70%를 수출하면서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가 석유 수출국이 되도록 자리매김한 곳이다.SK 울산 CLX가 2050년 넷제로(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오는 2027년까지 약 5조원을 투자한다. [사진=이데일리 박민 기자]다만 전 세계적으로 기후위기에 대응한 탈탄소로의 에너지 전환이 강조되면서 사업모델 전환이 필요해진 상황이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은 2027년까지 약 5조원을 투자해 넷제로(탄소중립)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생산과정의 그린화, 생산제품의 그린화를 추진해 2030년까지 탄소를 50% 감축하고, 2050년에는 넷제로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당장 에너지 공급원으로써 석유제품을 대체할 제품이 없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설비를 변경하고, 그동안 생산해온 석유화학제품을 재활용하면서 탄소를 대폭 낮추겠다는 계획이다.유재영 울산CLX 총괄은 “넷제로를 달성하기 위해 친환경 중심의 공정개선, 연료전환 등으로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탄소감축과 관련된 신기술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있다”며 “지난 60년간 대한민국에 에너지를 공급해온 역량을 바탕으로 향후 탈탄소 에너지에 기반한 친환경 소재&리사이클 리딩 플랜트로 도약하겠다”라고 말했다.◇순환경제 구축하고, 친환경 설비 전환넷제로 달성을 위한 5조원 투자 가운데 1조7000억원을 순환경제 구축을 위해 투입한다. 오는 2025년 하반기까지 SK 울산CLX 내 축구장 22개 크기의 21만5000㎡(옛 6만5000평) 부지에 폐플라스틱 재활용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연간 폐플라스틱 약 25만톤을 재활용할 수 있는 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또 탄소에서 그린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단계적으로 전환하기 위한 설비 전환 및 신·증설에도 3조원 이상 투자한다. SK 울산CLX를 친환경 사업장으로 전환하기 위한 SHE(안전·보건·환경) 투자를 진행한다.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처리시설 신설, 환경경영개선 마스터플랜 수립 등이 대표적이다. 울산 남구에 위치한 대한민국 최초의 정유공장인 SK 울산 CLX 전경.(사진=SK이노베이션)장기적으로는 탈탄소 기조에 따른 연료 수요 구조 변화 대응책을 마련하는데 투자할 계획이다. 기후변화로 에너지전환이 진행되면 휘발유, 경유 등 육상 수송용 연료는 감소하고, 친환경 항공유(SAF)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석유제품 수요가 급감하는 시기를 대비해 SK 울산CLX는 석유제품 생산공정의 화학제품 생산공정으로의 전환, 친환경 항공유(SAF) 생산을 위한 공정 신설 등을 고려할 방침이다. 이 밖에 SK 울산CLX는 CCUS(탄소·포집·활용·저장) 사업, 넥슬렌 공장 증설 등에 투자할 예정이다. CCUS는 이산화탄소 직접 제거를 통해 넷제로 달성에 도움이 되는 기술이다.SK 울산CLX의 탄소감축 노력은 이미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고온·고압 스팀(수증기)’을 공급하고 있는 열병합 발전소 내 연료원을 탄소배출이 많은 벙커씨(B-C)에서 액화천연가스(LNG)로 교체한 것이다. 동력 보일러 11기 중 9기의 연료를 LNG로 교체하면서 지난해까지 누적 14만 4000t의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효과를 거뒀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남은 동력 보일러 2기까지 2023년까지 LNG로 연료를 교체해 연 4만t의 탄소배출량을 추가로 절감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밖에도 설비·운전을 최적화해 에너지효율을 높이면서 탄소배출량을 줄여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 뱀뱀·첸·아스트로… '렛츠 러브 인니-위 올 아 원 케이팝 콘서트' 출격
- [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K팝 인기 스타들이 K팝 콘서트 ‘렛츠 러브 인도네시아-위 올 아 원 케이팝 콘서트’에 출격한다.내달 10~12일 3일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글로라 붕 카르노 경기장(2만석 규모) 특설무대에서 열리는 이 공연은 11일 오후 7시(자카르타 현지시간) 갓세븐 뱀뱀, 갓세븐 영재, 오마이걸, 아스트로, SF9, 12일 엑소 첸, 펜타곤, CIX, 엔믹스 등 총 9팀의 최정상급 K팝 아이돌이 무대에 오른다.최근 현지에서 K팝 오디션 투모로우스타로 선발된 인도네시아 아이돌팀 CTL-ID들은 첫날인 10일 메인스타디움 옆 농구경기장(2000석)에서 특별 콘서트를 펼치며, 12일 본공연 오프닝 게스트로 출연한다.이 공연의 오프라인 티켓은 지난 6일 인도네시아의 인터파크라 할 수 있는 티켓닷컴에서 라인 오픈과 동시에 4만장이 완판, 서버가 한시간 이상 다운되는등 인도네시아 현지 폭발적 케이팝 열풍을 드러냈다. 특히 이번 콘서트는 인도네시아에서 세계 각국 정상들이 참여하는 G20 회의와 각국의 주요 기업인들이 함께 하는 B20 행사 직전에 개최되어 그 의미를 더한다.행사를 주최하는 박재현 쿠션라이브 대표는 “1분 만에 4만장 티켓 완판되는 모습을 보며 전율을 느낄 정도로 K팝이 자랑스러웠다”면서 “이번 공연이 인도네시아와의 문화, 경제적 교류 활성화의 기폭제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위 올 아 원’ 온라인 콘서트는 대한민국 응원단 레드엔젤과 구세군 전용 플랫폼 ‘쿠션라이브(COUTION LIVE)를 통해 펼쳐진다. 132개국 에 생방송되는 ‘위올아원’ K팝 콘서트 온라인 티켓은 행사 10일전부터 오픈 예정이다. 온라인 티켓 구매는 인도네시아 티켓닷컴과 한국 인터파크를 통해 가능하다.온라인 스트리밍 수익금은 인도네시아 무료 의료진료와 무상 교육사업으로 기부가 이뤄진다. 지난번 ‘렛츠러브 콘서트’ 수익금은 우크라이나 전쟁 피해자 돕기에 기부된 바 있다.
- 벤디스, 3분기 누적거래액 700억원..."B2E 시장 선점 중"
- 벤디스 거래액 및 고객사 수 추이. 벤디스 제공.[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B2E 서비스를 운영하는 벤디스는 올해 3분기 누적 700억원의 거래액을 달성하는 등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11일 밝혔다.벤디스는 기업의 대표적인 복지 영역인 식대 지원을 모바일 서비스로 구현한 식권대장으로 주목받은 스타트업이다. 이후 임직원의 생산성이나 복지 향상을 위한 솔루션들을 식권대장 앱에 탑재하는 등 기업 복지 예산 전반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대하며 대표적인 B2E(Business to Employee, 임직원의 생산성이나 복지 향상을 위해 기업에서 도입하는 서비스들) 사업자로 거듭나고 있다.식권대장 외에도 △복지 포인트를 네이버페이 포인트로 전환 가능하게 한 개방형 복지몰 ‘복지대장’ △배달비, 가입비, 기다림 없는 오피스 거점 배달 서비스 ‘배달대장’ △법인 후불 결제가 가능한 퀵서비스 ‘퀵대장’ △휴가 시즌 숙박권, 테마파크 입장권, 필수 전자기기 특가 상품 구성 등 직장인 특화 큐레이션 커머스 ‘복지몰대장’ 등 기업과 임직원을 동시에 겨냥한 B2E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벤디스가 올해 3분기까지 식권대장 등으로 기업과 거래한 총 금액은 7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전체 거래액과 같은 수준이다. 이번 분기에만 275억원의 거래액을 기록하는 등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으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70% 증가했다. 또한 이번 분기에 처음으로 월 거래액이 100억원 수준까지 올라 올해 연 거래액은 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객사 수도 빠르게 늘었다. 지난달 기준 총 고객사 수는 2500개를 넘어서며 지난해까지의 누적 고객사 수(1049개)의 1.5배를 3분기 만에 신규로 유치했다. 벤디스 관계자는 “기업이 전사적으로 도입하는 벤디스의 복지 솔루션이 1500개의 기업에 이렇게 빠르게 확산된 것은 굉장히 고무적인 성과”라며 “이 같은 추세라면 올 연말에는 고객사 수 3000개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현재 삼성SDS, 삼성카드,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애경산업, 현대오일뱅크, 한미약품, 한솔제지 등 대기업부터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인천국제공항공사, 서초구청 등 금융, 공공기관이 벤디스와 계약 체결 후 식권대장 등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특히 구내식당을 운영하는 기업이 임직원들의 식사 선택지를 넓히기 위해 식권대장을 도입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벤디스는 이 같은 흐름에 발맞춰 구내식당 운영 사업자와 함께 대기업 사옥 단위 복지 시스템 구축 입찰에 참여하고 있다.경기 침체로 비용 절감과 업무 효율 향상을 위한 기업들의 IT 외주화 관심이 높아지는 것도 원인으로 분석된다. 복지 담당 부서에서는 식대 지급 및 정산, 복지몰 운영 등이 정기적이고 필수적인 업무이지만 많은 수기 업무를 동반하기 때문에 IT 서비스로의 전환이 큰 효율을 가져다준다.조정호 벤디스 대표는 “최근 빠른 사회적 변화를 겪으며 기업을 둘러싼 B2E 시장이 개화하고 있는 가운데, 벤디스는 모바일 식권, 개방형 복지몰 등 특유의 서비스로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직장인의 타임라인을 책임지는 선두 사업자로서 기업의 복지 만족도, 업무 생산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게 서비스를 고도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에이비엘바이오, 암 단백질 'B7-H3' 타깃 단독항체 일본 특허 취득
-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이중항체 전문기업 에이비엘바이오(298380)는 B7-H3 단독항체에 대한 일본 특허를 등록 완료했다고 11일 밝혔다. (제공=에이비엘바이오)에이비엘바이오에 따르면 B7-H3는 비소세포폐암 및 전립선암을 비롯한 여러 종류의 암 조직에서 발현되는 단백질이며, T세포 활성화에 영향을 미쳐 새로운 항암 타깃으로 주목받고 있다. 아직 B7-H3를 표적으로 한 항암제는 승인된 바 없으며, 미국 젠코(Xencor), 일본 다이이찌산쿄 등이 B7-H3 타깃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비엘바이오가 개발한 B7-H3 단독항체의 동물 모델 내 항암 효과 등에 대한 내용을 담은 특허를 2019년에 일본에 출원한 바 있다. 이번 특허 등록으로 회사 측은 일본 내 B7-H3에 단독항체 및 용도에 대한 권리를 2039년까지 보장받게 됐다. 에이비엘바이오는 B7-H3 포함하는 이중항체에 대한 연구개발을 진행하는 동시에 대한민국, 중국, 미국, 유럽 등에 출원한 관련 특허 등록 작업을 지속해 나갈 예정이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해외 여러 국가에서 자사의 항체 기술에 대한 권리를 보호하고자 특허 취득에 힘쓰고 있다”며 “혁신 신약 개발을 위해 새로운 항암 타깃을 모색하고,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을 다각화함으로써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에이비엘바이오는 퇴행성뇌질환 분야 치료제를 위한 혈액뇌관문(BBB) 셔틀 플랫폼 ‘그랩바디-B’와 이를 통한 파킨슨병 치료제 후보물질 ABL301을 발굴한바 있다. 해당 물질은 지난 1월 프랑스 사노피에 1조30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하는데 성공했다.회사 측은 면역항암제 분야에 적용 가능한 ‘그랩바디-T’와 ‘그랩바디-I’ 등을 기반으로 여러 파이프라인을 개발하는 중이다. 그랩바디-T가 적용된 ABL503과 ABL111은 미국에서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ABL101과 ABL103은 2023년 임상 1상에 진입할 전망이다. 그랩바디-I 기반 ABL501은 국내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