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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정맥은 지나치기 쉬운 증상 많아 더 위험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심장의 정상적인 박동 리듬이 깨져 불규칙하게 뛰는 상태를 ‘부정맥’이라 한다. 심장의 전기 신호 전달에 문제가 생겨 발생한다. 부정맥은 종류와 증상이 다양하기 때문에 무조건 위험한 질환으로 인식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증상이 일상에서 흔히 겪을 수 있는 것들이어서 인지하지 못하고 방치하면 위험하다. 놓치면 안 되는 부정맥 증상들과 증상을 방치하면 어떻게 위험한지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심장혈관내과 양소영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빠르거나, 느리거나...노년층 환자 많은 부정맥심장의 박동이 빠르고, 불규칙적이고, 부르르 떨리는 현상이 발생한다면 ‘심방세동’일 수 있다. 심장의 전기 신호가 비정상적으로 생기거나 전달되어 발생한다. 심방세동은 부정맥 중에서도 매우 흔한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3년 심방세동(질병코드 I48, 심방세동 및 조동) 환자 중 약 84%에 해당하는 246,776명이 60세 이상일 정도로 노년층에 흔한 질환이다.반대로 심장박동이 분당 50회 미만으로 느리게 뛰는 경우는 ‘서맥’이라고 한다. 심장의 전기 신호가 비정상적으로 느리게 생기거나 전달이 잘되지 않아서 생긴다. 대부분 노화로 인해 발생한다. 2022년, 서맥의 대표적인 치료법인 인공심장박동기 수술을 받은 환자(진료행위코드 O2005, 경피적인공심박동술) 중 약 82%가 60세 이상(출처 :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인 것으로도 알 수 있다.◇ 피로감, 어지러움, 숨 가쁨 공통 증상...심하면 흉통에 실신도부정맥은 심장의 비정상적인 박동으로 생긴 질환이기 때문에 유형은 달라도 비슷한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공통적인 증상으로 피로감을 호소하고, 어지러움, 숨이 찬 느낌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더하여 흉통을 호소하거나 실신하는 경우도 있다. 심방세동은 가슴이 두근거리는 심계항진 증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난다. ◇ 특별하지 않은 증상이라 놓치기 쉬워...반복 시 반드시 내원해야문제는 어지럽거나 가슴이 두근대고 숨이 차는 등의 증상이 일상에서 쉽게 경험할 수 있는 증상이란 점이다. 스트레스로 인한 불안증세, 심실조기수축 등 가벼운 질환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경미한 부정맥으로 알려진 심방 및 심실 조기수축도 심장박동에 이상을 느껴 위험하다고 생각할 순 있지만, 위험한 현상이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만, 증상이 심하거나 기저질환으로 심장질환이 있다면 치료가 필요하다.그러나 부정맥 증상이 반복해서 나타난다면 반드시 부정맥 전문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노년층이라면 더 주의해야 한다. 양소영 교수는 “특히 심방세동은 노화와 관련 있어 노년층에서 흔한 질환이다”라면서 “더욱이 노년층은 부정맥 증상에 대한 인지 자체가 부족해 치료를 놓치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치료가 필요한 부정맥을 방치하면 합병증 위험이 커진다. 심방세동은 방치하면 뇌졸중을 유발할 수 있다. 심방세동으로 심방이 충분히 수축하지 못하면 심방 내부에 혈액이 정체되어 혈전이 생기고, 혈전이 혈류를 타고 이동하다가 뇌의 혈관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서맥은 심한 경우 심장이 몇 초간 멈출 수 있다. 이러면 의식을 잃고 쓰러질 수 있어 위험하다. 그래서 부정맥 증상이 있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심전도 검사로 진단...스마트워치 심전도 기능도 유용부정맥은 심전도 검사를 통해 진단한다. 병원에서 받는 심전도 검사도 있지만, 부정맥 증상이 대부분 간헐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장기간 관찰하는 검사가 많다. 24시간에서 72시간 동안 가슴에 기계를 부착하는 생활심전도(홀터) 검사, 평소 장비를 휴대하고 다니다가 증상이 발생하면 기록하는 이벤트 레코더 검사, 심장 부위 피하에 작은 칩을 넣고 최장 3년까지 기록하는 삽입형 심전도기록장치 검사도 있다. 스마트워치의 심전도 측정 기능도 부정맥 진단에 유용하다. 양소영 교수는 “가슴이 두근대거나 이상한 증상이 느껴질 때마다 스마트워치로 기록해 두고 의료진과 공유하면 부정맥 진단, 치료 계획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수술보다는 약물·시술 치료가 보편적부정맥은 유형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다르다. 치료를 요하지 않는 부정맥의 경우 자주 발생하지 않는다면 경과를 관찰한다. 심방세동은 약물로 치료할 수 있는데, 약물이 효과가 없다면 고주파 전극도자 절제술, 냉동풍선시술 등을 시행하고 있다. 또한 심방세동은 뇌졸중 위험도를 평가하여 항응고제를 처방해서 혈전 형성을 예방하는 치료를 시행하기도 한다. 대부분의 서맥은 노화로 심장의 전기 신호 생성·전달 기능이 약해져 발생하기 때문에 약물 치료는 어렵다. 그래서 인공심장박동기 시술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스텐트 삽입술처럼 카테터를 통해 심장에 삽입하는 무선 인공심장박동기도 있어 환자의 선택 폭이 넓어졌다. 양 교수는 “인공심장박동기 시술은 시술 자체의 위험도가 낮은 편이다”며, “심장이 몇 초라도 멈추면 의식을 잃고 쓰러질 수 있기 때문에 고령의 서맥 환자는 시술을 미루지 말고 빨리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부정맥은 범주가 매우 넓은 질환이다. 어지럽고 가슴이 두근대는 등의 증상이 반복된다면 가벼이 여기지 말고 즉시 병원에 방문하여 검사를 받아 자신의 병을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 환자가 자신의 병에 대해 과학적으로 잘 이해하고 치료에 임하면 부정맥은 충분히 치료 가능하다. 일상에서도 부정맥 증상을 기록하고 관리하는 습관을 들이면 건강을 지키는 데 큰 도움이 된다.
- 포스코그룹, 미래세대들과 ‘ESG레벨업그라운드’ 개최
-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포스코그룹이 지난 5월 31일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2024년도 1학기 ‘포스코 ESG 레벨업그라운드’ 발표회를 개최했다.포스코그룹이 지난 5월 31일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2024년도 1학기 ‘포스코 ESG 레벨업그라운드’ 발표회를 개최했다. 사진은 행사당일 단체사진 모습. 사진=포스코포스코그룹은 지난 2021년부터 전국 주요 대학에서 ESG 정규과목 운영을 지원하고 있으며, ESG 레벨업그라운드는 대학생들이 학기 중 수행한 ESG 관련 프로젝트 아이디어를 상호 공유하는 행사이다.이날 행사에는 올해 1학기 포스코ESG 지속경영 교과목을 수강 중인 덕성여대, 목포대, 부산대, 서울여대, 성신여대, 숙명여대, 순천대, 연세대, 전남대, 충남대, 포스텍, 한동대, 한양대(가나다순) 대학생들과 협업 프로젝트를 수행한 포스코그룹 임직원 등 총 25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가진 발표대회에서는 우수 프로젝트로 선정된 13개 팀이 △Vision AI 기술을 활용한 조류 충돌 방지 방안 △K-리그 쓰레기 배출문제 해결을 위한 알루미늄 캔 재활용 방안 △전동 보장구 충전소 개선 아이디어 △이주민을 위한 다문화 소셜벤처 투자 방안 등 탄소중립·사회적 가치 ·지역 발전 등과 관련한 참신한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포스코그룹이 지난 5월 31일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2024년도 1학기 ‘포스코 ESG 레벨업그라운드’ 발표회를 개최했다. 사진은 한양대학교 대학생들과 기념촬영 중인 이시우 사장(왼쪽 두번째) 모습. 사진=포스코‘Vision AI 기술을 활용한 조류 충돌 방지 방안’은 한양대와 포스코DX가 함께 제시한 아이디어로, 포스코DX의 IT기술을 활용해 인천공항 활주로 내 조류를 감지하고 조류 이동 방향을 분석하여 사전에 조류 충돌을 방지하는 제안이다. 또 한동대와 포스코엠텍은 축구 관람객 가정과 축구장에서 발생하는 알루미늄 캔을 수거하여 포스코엠텍이 알루미늄 탈산제를 만드는 자원순환 방안을 제시했다.이시우 포스코 사장은 “포스코는 ESG 경영과 탄소중립 대전환 시대를 맞아 신뢰받는 ESG 경영체제를 바탕으로 미래세대 대학생 여러분이 지속가능한 사회의 주역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포스코그룹은 앞으로도 미래세대를 위해 ESG 교육 프로그램을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산학 간 다양한 협력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포스코그룹이 지난 5월 31일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2024년도 1학기 ‘포스코 ESG 레벨업그라운드’ 발표회를 개최했다. 사진은 행사당일 포토부스에서 사진촬영을 하는 대학생 참가자들 모습. 사진=포스코
- 괌정부관광청, 괌 마이크로네시아 축제 개최
-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괌정부관광청은 1일부터 2일 양일간 정오부터 저녁 9시까지 이파오 해변에서 제36회 괌 마이크로네시아 축제(GMIF)를 개최된다고 2일 밝혔다.올해 마이크로네시아 축제의 주제는 ‘리제너레이팅 마이크로네시아’(Regenerating Micronesia). 제13회를 맞이한 태평양 예술&문화 축제(FestPac)의 리제너레이팅 오세아니아(Regenerating Oceania)와 동일한 주제다. 북마리아나 제도, 마이크로네시아 연방(추크, 폰페이, 코스라에, 얍), 마셜 제도, 팔라우 등 자매 섬 간의 강한 유대감을 엿볼 수 있다.축제에서는 문화 예술 거장, 장인, 그리고 상인들이 축제에 참여해 지역 특산품을 선보인다. 다양한 먹거리를 즐길 수 있는 푸드트럭과 어린이들을 위한 체험 활동이 준비되어 있다. 또한 파커 요베이(Parker Yobei), 켄달 테티멀(Kendall Titiml), KPV, 퍼시픽 쿨(Pacific Cool), 그리고 믹스 플레이트(Mix Plate) 등 인기 연예인과 전통 댄스 그룹의 라이브 공연이 펼쳐진다. 이들은 아일랜드 스타일과 어울리는 특별 무대를 선보이며 축제를 빛낼 예정이다. 또한 축제 기간 무료 셔틀버스 서비스가 정오부터 오후 10시까지 프리덤 파크에서 이파오 해변까지 제공되어 방문객의 편의를 돕는다.괌정부관광청 박지훈 한국 지사장은 “괌 마이크로네시아 축제는 괌을 주축으로 자매 섬들이 함께 모여 서로의 문화를 공유하고 축하하는 뜻깊은 축제이다.”라고 말하며 “마이크로네시아의 전통과 문화를 한자리에서 경험해 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이니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이 기간에 방문객들에게 마이크로네시아의 독특한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전통 음식, 공예품과 라이브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돌입하는 尹[통실호외]
-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이제는 아프리카 국가들과 대규모 외교전에 돌입한다. 한일중 정상회의와 아랍에미리트(UAE)와 정상회담에 이어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주재하며 국내에서 이뤄진 릴레이 외교전의 마침표를 찍을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줄리어스 마다 비오 시에라리온 대통령과 환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시에라리온과의 오찬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관련 일정에 본격 돌입했다. 시에라리온은 아프리카 서부 대서양 해안에 위치해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한 줄리어스 마다 비오 시에라리온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어 무역과 에너지 분야 등에서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한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에 우려를 표하고 안보리 대북 제재를 철저히 이행할 필요가 있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정부는 내달 4~5일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개최한다. 아프리카 국가 중 48개국 정도가 참석할 예정으로 정부는 잠재력이 큰 아프리카 국가들과 동반성장, 지속가능성, 연대 등을 중심으로 협력 강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번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래 최대 규모의 다자 정상회담이며, 우리나라가 최초로 아프리카를 상대로 개최하는 다자 정상회의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윤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22년 11월 아프리카의 밤 행사에서 이번 정상회의 개최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25개 나라에서 국가원수가 한국을 찾는다. 윤 대통령은 이들과 릴레이 양자회담을 가질 계획이다. 이날 시에라리온을 시작으로 2일 탄자니아, 에티오피아와 각각 오찬, 만찬 회담을 갖고, 5일에는 정상회의 공동 주재국인 모리타니와 오찬을 갖는다. 윤 대통령은 한-아프리카 정상회의가 끝나는 5일까지 다양한 국가들과 정상회담을 진행하게 된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지난 30일 브리핑에서 “이번 회의에 초대받은 나라 대부분이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표현한 것은 한국과의 협력에 대한 아프리카의 높은 기대감이 작용했을 것”이라며 “이런 기회에 최고위급 간에 우의와 연대를 돈독히 함으로써 향후 아프리카와 긴밀히 협력을 도모하는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계기로 아프리카 국가들과 경제협력, 산업 인프라 및 디지털 전환, 기후·식량 등 도전과제에 공동 대응 체제 구축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아프리카 국가들과 우리의 경제 발전 경험을 공유하고, 우리의 선진화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아프리카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고 미래 청년 육성 프로그램도 추진할 예정이다. 아울러 식량자급률 강화, 보건 안보 등에 대해서도 협력하고 공급망 안정을 위한 대화체 설립도 구체화할 계획이다. 한-아프리카 정상회의가 정례화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2~3년 단위로 개최하기에는 거리도 멀고 상당히 벅찬 프로젝트”라며 “아프리카의 50여개 나라를 초청하고 한 자리에 모으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만약 목표로 하면 한 4~5년 정도에 한 번, 현 대통령 임기 시스템 내에서 정부별로 한 번 정도 주최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부엌신’ 비운 집, 행복이 깃들었다 [생활속산업이야기]
- “아 그랬구나!” 일상 곳곳에서 우리 삶을 지탱해 주지만 무심코 지나쳐 잘 모르는 존재가 있습니다. 페인트, 종이, 시멘트, 가구, 농기계(농업) 등등 얼핏 나와 무관해 보이지만 또 없으면 안 되는 존재들입니다. 우리 곁에 스며 있지만 숨겨진 ‘생활 속 산업 이야기’(생산이)를 전합니다. 각 섹터(페인트-종이-시멘트-가구-농업·농기계)별 전문가가 매주 토요일 ‘생산이’를 들려줍니다. <편집자주>[이소영 한샘 R&D본부 부엌상품부 부장] 양귀자 작가의 에세이 ‘부엌신’을 좋아한다. 2000년도 즈음 발간된 것으로 기억한다. 작가가 음식점을 운영했던 경험을 담은 책인데, 담백한 필체와 감칠맛 나는 문장들이 인상 깊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중 한 구절은 아직까지 잊지 못한다.‘어머니가 있어서, 저렇게 어머니가 저렇게 부엌을 지키고 있어서, 이 세상 무서울 것이 하나도 없었다. 어머니는 내게 부엌신이었다.’1980년대 한샘이 선보인 유로 옐로우 부엌 (사진=한샘)작가의 말처럼 부엌은 어머니의 공간이었다. 양귀자 작가가 1955년생이니, 당시의 부엌은 아궁이를 사용하는 형태였다. 불을 직접 지펴야 하기 때문에 거주 공간과 부엌이 분리되어 있는 경우가 많았다. 부엌에서 음식을 만든 후 거주 공간과 연결된 작은 쪽문으로 음식을 내주는 식이었다. 때문에 당시의 어머니들은 다른 가족들과 함께 식사하는 경우가 드물었다.1960년대 말 국내에 아파트 건설 붐이 일었다. 주거 환경이 변화하며 부엌도 바뀌었다. 부엌의 위치는 거주 공간 밖에서 집 한가운데로 이동했고, 쪼그려 앉아 불을 피우던 부엌에서 입식 부엌으로 모습도 바뀌었다. 부엌신도 드디어 집 안으로 들어와 허리를 펴게 된 것이다.필자가 몸담은 한샘이 주목 받기 시작한 것도 이 즈음이다. 한샘은 입식부엌의 개념조차 낯설었던 때에 국내 최초로 ‘블록형 주방’을 선보였다. 가장 효율적인 작업 동선을 고려해 싱크대 위아래 공간에 맞는 캐비닛을 배치하고, 개수대와 조리대, 가열대로 공간을 세분화하는 실용적인 설계를 선보였다. 한샘은 ‘싱크대’로 통칭되던 부엌가구 시장에 ‘시스템키친’, ‘인텔리전트 키친’이라는 새로운 용어를 도입했다. 그렇게 한샘의 주방은 ‘꿈의 주방’으로 불리며 부엌의 변화를 주도하기 시작했다.1981980년대 한샘의 시스템키친 신문 광고 (사진=한샘)2000년대로 넘어오며 부엌은 한번 더 진화했다. 웰빙 트렌드와 맞닿아 ‘킨포크(Kinfolk)적 삶’이 주목 받으며 부엌은 온 가족이 한 데 모여 맛있는 요리를 나누고, 행복을 공유하는 공간으로 자리잡았다. 다만 부엌의 주인은 여전히 어머니였고, 다른 가족들은 잠시 들르는 ‘손님’인 경우가 많았다.2024년의 부엌은 또 다른 모습이다. 팬데믹을 거치며 공간에 다양한 삶의 모습을 담으려는 시도가 많아지고 있다. ‘요리와 식사’라는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면서도, 아늑한 호텔 라운지로 변신하거나 일을 할 수 있는 홈 오피스가 되기도 한다. 커피 한 잔과 함께 취미 생활을 즐기는 홈 카페가 되는 경우도 있다.그 만큼 부엌을 꾸미는 데 정성을 쏟는 이들도 많아지고 있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됨에 따라 부엌 가구 시장은 2021년 3조 규모에서 2023년 2.5조 규모로 성장세가 주춤한 분위기다. 그러나 브랜드, 중고가 사제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34%에서 2023년 38%로 높아지고 있다. ‘나에게 딱 맞는 좋은 주방’에 대한 선망이 커져가고 있는 것이다.[한샘 부엌 신제품 유로300 애쉬월넛으로 꾸민 ‘서재형 부엌’ (사진=한샘)부엌 가구 기업들도 사람들의 선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다양한 상품을 출시 중이다. 한샘의 경우 나무나 대리석, 돌 같은 천연 소재의 질감을 살린 ‘유로300’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다. 다양한 특수장을 통해 부엌을 색다르게 완성할 수 있도록 돕는다. 개수대 자체를 숨길 수 있는 오픈 벽장과 연계형 식탁을 활용해 부엌을 서재나 카페처럼 꾸미는 식이다.이제 부엌의 주인은 더 이상 어머니가 아니다. 부엌신은 없다. 대신 가족 모두의 행복이 그 자리를 채웠다. 부부가 서로의 요리 솜씨를 자랑하고, 혼자 재미있는 영상을 보며 편안한 휴식 시간을 만끽한다. 한샘이 100주년을 맞이할 2070년 즈음, 부엌이 어떤 모습일지 예상하기는 아직 어렵다. 다만 여전히 가족의 삶에서 중심이 되는, 행복이 가득한 공간일 것이라는 점은 확신한다.이소영 한샘 R&D본부 부엌상품부 부장 (이미지=김정훈 기자)
- '경복궁 낙서'배후 이팀장, 이씨 아니었다…"불법사이트 홍보 목적"[사사건건]
-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지난해 12월 국민들을 화나게 한 사건이 있었죠. ‘경복궁 낙서 테러’였는데요. 늦은 밤 경복궁 담벼락에 낙서를 하고 도망간 이들에 대해 따가운 비난의 시선이 쏠렸습니다. 또 잡힌 이들 중 청소년이 있어 경악케 했지요. 경복궁 낙서 테러를 지시한 배후 ‘이팀장’이 지난 22일 잡혔습니다. 지난해 12월 10대들에게 경복궁 낙서를 지시한 혐의를 받는 ‘이 팀장’ A 씨가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경찰은 31일 이팀장에 대해 화재보호법 위반 및 성폭력처벌법 위반 등의 혐의를 달아 검찰에 송치했는데요.이팀장으로 알려진 이는 강모(30)씨로 불법사이트 운영자였습니다. 경찰은 강씨 등 일당 8명을 검거해 이중 4명을 송치했는데요.경찰은 경복궁 담장에 낙서한 임모(17)군과 그의 여자친구, 경복궁 낙서훼손 대금을 송금한 공범 조모(19)씨도 검찰에 넘겼고 강씨의 불법 사이트 운영을 도운 일당과 문화재 낙서 훼손 미수자 등 4명을 붙잡아 수사하고 있습니다. 총책 강씨는 지난해 12월 10일 텔레그램에서 만난 임군에게 경복궁 영추문과 국립고궁박물관, 서울경찰청 담장에 낙서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습니다. 강씨는 임군에게 500만원을 주기로 약속하고, 조씨를 통해 범행도구 준비와 교통비 명목으로 10만원을 송금했는데요. 조씨로부터 돈을 받은 임군은 지난해 12월 16일 오전 1시 42분부터 약 1시간 동안 경복궁 영추문 담장 등 지시받은 3개소에 스프레이로 영상 공유 사이트의 인터넷 주소 등을 낙서했습니다. 강씨는 임군과 그의 여자친구가 낙서를 실행하는 동안 차량으로 따라다니면서 구체적인 범행을 지시하기도 했습니다.강씨는 지난해 12월 14일에도 또 다른 미성년자인 A(15)군에게 숭례문과 경복궁 담장, 광화문 세종대왕상에 낙서하도록 지시했지만 A군이 경찰과 인파 때문에 범행을 중간에 멈춰 실패했습니다. 경찰은 그를 문화재보호법 예비음모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강씨가 왜 이런 짓을 했는지 ‘범행 동기’에 대해 특히 의문이 제기됐는데요. 강씨가 문화재 훼손을 지속적으로 교사한 이유는 그가 운영하는 불법 영상 사이트를 홍보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이때문에 많은 분이 허탈해하기도 했죠.불법사이트 운영자인 강씨에겐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가 적용되기도 했습니다. 사기 등 전과 8범인 강씨는 지난해 출소 후 누범 기간인 그해 10월부터 박모(21)씨와 배너 광고 대금으로 돈을 벌기 위해 불법 영상 공유 사이트 5개와 불법 음란물 공유 사이트 3개를 구축해 운영했습니다. 이들은 이곳에서 영화 등 저작물 2368개와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 3개, 불법 촬영물 9개, 음란물 930개를 유통했습니다. 해당 사이트들은 로그인 없이 무료로 접속해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강씨는 검거 직전까지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텔레그램의 불법 정보 대회방에서 배너 광고를 신청받아 한 건당 500~1000만원씩 총 2억 5000만원의 범죄수익을 모으기도 했습니다. 강씨와 범행 일당은 경찰의 추적을 피하고자 슬로베니아 등 해외 클라우드 서비스와 VPN을 통해서만 사이트를 운영하는 치밀함을 보였습니다. VPN은 인터넷망을 전용선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특수 통신체계와 암호화기법을 제공하는 서비스로 데이터를 송신하기 전 내용을 암호화하는 방식입니다. 이들은 또 텔레그램으로만 대화해 서로 일면식 없이 범행을 이어갔습니다. 텔레그램 결제 대행업을 하는 조씨와 홍모(24)씨, 이모(22)씨 등의 대포통장을 이용해 사이트 운영자금과 수익금을 가상자산으로 바꿔 관리하기도 했습니다. 강씨는 해외 도피를 준비하던 중 붙잡혔는데요. 그는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공범들에게 텔레그램 대화를 조작하도록 지시하고, 자신이 긴급체포됐다는 허위 소문을 유포하도록 해서 수사에 혼선을 유발하기도 했습니다. 강씨는 지난 28일 조사 중 도주했다가 2시간 만에 다시 붙잡히기도 했는데요. 근처 교회 2층 옷장에 숨어 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도주 당시 수갑은 전부 채워져 있었으나, 강씨가 왼쪽 수갑을 강하게 빼며 도주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경찰은 공범과 여죄, 범죄수익 등에 대해 수사할 예정입니다.
- 강도현 과기정통부 차관, ‘영국 AI 안전연구소’ 방문해 협력 논의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강도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이 31일 영국 런던의 과학혁신기술부(DSIT) AI 안전연구소(AISI)를 방문하여 AI 안전성 확보를 위한 양국 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이번 회의는 5월 21일과 22일 윤석열 대통령과 영국 리시 수낙 총리가 공동으로 주재한 ‘AI 서울 정상회의’의 후속조치로, ‘서울선언’의 핵심 의제였던 AI 안전연구소 설립과 글로벌 협력 방안을 구체화하기 위해 개최됐다.강도현 과기정통부 2차관이 영국 과학혁신기술부(DSIT) AI 안전연구소(AISI)를 방문했다. 사진=과기정통부영국 과학혁신기술부(DSIT) AI 안전연구소(AISI)모습이다.윤석열 대통령은 ‘AI 서울 정상회의’에서 대한민국도 AI 안전연구소 설립을 추진하여 글로벌 AI 안전성 강화를 위한 네트워크에 동참할 의지를 밝혔으며, 과기정통부는 이를 신속하게 구체화하기 위해 AI 안전 전담조직의 선도모델인 영국 AI 안전연구소를 방문했다.영국은 작년 11월 ‘AI 안전연구소’를 설치하고 AI 안전성 테스트와 과학적 연구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 영국은 AI 안전연구소 설립을 위한 사전 준비사항, 조직 및 인력 구성, AI 안전테스트 관련 기술 세부사항 등을 공유했으며, 양국은 향후 AI 안전연구소 간 협력 채널을 구축·운영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과기정통부는 이번 영국 AI 안전연구소 방문을 시작으로, 미국, 일본 등 주요국 AI 안전연구소와도 논의를 이어가면서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한국 AI 안전연구소의 세부 조직과 기능을 구체화해 나갈 계획이다.강도현 2차관은 “이번 방문은 AI 안전연구소 설립을 위한 세부 사항을 직접 현장에서 보고 점검하여, 향후 국내 AI 안전연구소 설립 과정에 반영하고, 영국 정부와 긴밀한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면서 “이번 방문 결과를 토대로 앞으로 미국, 일본 등 선도 사례를 면밀히 분석해 ‘서울 선언’의 핵심 성과인 AI 안전연구소 설립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한편 과기정통부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내에 신속하게 최소한의 필요한 인력으로 AI안전연구소를 설립할 예정이다. 이종호 장관은 지난 22일 AI 서울 정상회의 및 AI 글로벌 포럼 한국-영국 합동 브리핑에서 “AI안전연구소는 대응해야 할 범위가 넓어지면 ETRI 산하이든, 과기정통부 산하이든 큰 규모의 기관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 '원더랜드' 감성장인→최고 앙상블로 완성…그리움에 관한 애틋한 상상력[종합]
- 배우 정유미(왼쪽부터)와 최우식, 박보검, 수지, 탕웨이, 김태용 감독이 3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원더랜드‘ 언론 시사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스1)[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과학 기술로 기억도 영원히 남길 수 있게 된 시대, 미래를 살아갈 우리가 그리움과 추억을 대하는 올바른 방식은 무엇일까. 건강히 기억을 간직하고, 소중히 누군가를 떠나보냄에 관한 고민과 화두를 던진다. 감성장인의 연출과 믿고 보는 배우들의 앙상블로 구현한 꿈인 듯 현실과 맞닿은 아름다운 이야기, 영화 ‘원더랜드’(감독 김태용)다. 31일 오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열린 영화 ‘원더랜드’(감독 김태용)의 기자간담회에는 김태용 감독을 비롯해 배우 탕웨이, 수지, 박보검, 정유미, 최우식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원더랜드’는 죽은 사람을 인공지능으로 복원하는 영상통화 서비스 ‘원더랜드’를 통해 사랑하는 사람과 다시 만나는 이야기를 그린다.‘원더랜드’는 ‘가족의 탄생’, ‘만추’를 통해 독보적인 휴머니즘과 로맨스를 선보인 감성장인 김태용 감독의 신작으로 개봉 전부터 많은 관심을 모았다. 특히 탕웨이부터 수지, 박보검, 정유미, 최우식, 특별출연인 공유, 홍콩 베테랑 배우 니나 파우, 최무성, 탕준상까지. 주연부터 특별출연까지 한 작품에서 만나기 힘든 톱배우들이 만난 멀티 캐스팅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원더랜드’는 남겨진 사람들과 이별을 앞둔 사람들이 소중했던 인간관계에 그리움을 느끼고, 떠나간 이의 부재와 이별로 인한 상실감에 대처하며 성장하는 과정들을 ‘AI’(인공지능)란 소재로 풀어냈다. 김태용 감독은 “원더랜드는 살아있는 사람이 살아있지 않은, 더 이상 볼 수 없는 사람들을 보기 위한 서비스인데. 남겨진 사람들이거나 떠날 사람들이 서비스를 어떻게 생각하게 될지를 생각했다”며 “바이리(탕웨이 분)의 경우, 떠날 사람이 본인의 삶을 이어 산다면 어떤 삶을 살까, 인공지능이라는 기계 혹은 시뮬레이션으로 정서적 소통이 가능할까를 고민했다. 그 과정에서 서비스가 이뤄진다고 생각했다”고 취지과 기획의도를 설명했다. 이어 “인공지능과 함께 사는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들을 보는 영화인데, 결국 남겨진 사람들이 어떻게 이별하고 내가 갖고 있는 그리움을 인공지능이란 기계와 어찌 나눌 것인가는 남겨진 사람들이 어떻게 헤어질 것인가에 관한 이야기라 생각했다”고 덧붙였다.배우 탕웨이가 3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원더랜드‘(감독 김태용) 언론 시사회에서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사진=뉴스1)AI로 구현된 원더랜드 세계의 사람들의 삶과 깨달음의 과정이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도 밝혔다. 김 감독은 “AI 성준(공유 분)처럼, 누군가의 주변을 떠도는 사람들이 있고, 바이리가 본인의 정체성에 대해 조금씩 깨닫고 세상을 알아가는 과정이 원더랜드 세계뿐 아니라 현실에 사는 우리 삶의 과정과도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우리가 사는 세계가 가진 유한함이 있는데, 이는 다시 생각한다면, 영원하다고 생각하면 어쩌면 진짜 영원할 수도 있는 세계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탕웨이는 ‘원더랜드’에서 어린 딸을 위해 ‘원더랜드’ 서비스를 직접 의뢰한 엄마 바이리 역을 맡아 인공지능으로 복원된 인물의 복잡한 심경을 세밀하고 흡입력 있게 표현해냈다.‘원더랜드’는 탕웨이의 세 번째 한국 작품이다. 탕웨이는 현재 남편이기도 한 김태용 감독의 작품 ‘만추’로 처음 한국 영화에 출연한 이후 두 번째 영화인 ‘헤어질 결심’을 통해 국내 영화상 시상식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휩쓸며 국내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김태용 감독과의 두 번째 작업이자 탕웨이의 세 번째 한국 영화인 ‘원더랜드’를 향한 국내 관객들의 기대감이 유독 높은 이유이기도 하다. 김태용 감독은 탕웨이와 오랜만에 한 작품에서 촬영한 소감을 묻자 “저도 신기하더라. 일상에서 만나던 사람과 또 다르게 촬영장에서의 만남은 또 다른 사람이 되어있는 것 같아서 연출자로서 신기한 경험이었다”며 “워낙 준비를 많이 하고 역할에 몰두하는 배우다. 그래서 집에서도 작품에 몰두해 있다. 촬영장과 집을 오가며 일과 일상이 구별이 가지 않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탕웨이는 “‘만추’를 찍었던 10년 전과 달라진 건 몸무게인 것 같다”는 너스레로 웃음을 안겼다. 그러면서도 “다만 변하지 않은 건 감독님이 인내심이 강하시고 자신이 생각하는 바가 분명히 있고, 굉장히 세심한 원하는 바를 위해 노력하는 지점이 분명히 있다는 점이다”라고 덧붙여 김태용 감독을 향한 깊은 신뢰와 존경을 내비쳤다. 배우 박보검과 수지(오른쪽)가 3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원더랜드‘(감독 김태용) 언론 시사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스1)박보검과 수지는 ‘원더랜드’를 통해 처음으로 한 작품에서 호흡을 맞췄고, 극 중에서 각각 정인(수지 분)과 태주(박보검 분)로 친구같으면서도 애틋한 연인 케미를 선보여 심금을 울렸다. 박보검은 “정인과 태주 입장에서 글을 읽었을 때 어떤 서사가 있었을까, 서로에 대한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왔을까 태주가 정인이를 예뻐하는 마음을 어떻게 드러냈을까 감독님과 많이 이야기하며 고민했다”며 “서로의 아름다운 추억을 담은 사진들로 많이 담아내려 노력했다”고 떠올렸다. 수지는 정인이 태주를 사랑하는 감정에 이입하기 위해 극중 정인의 ‘원더랜드’ 서비스 신청서를 직접 작성하기도 했다고. 수지는 “촬영 전 어떻게 하면 이 역할에 더 몰입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서 대본을 토대로 둘 사이에 어떤 일들이 더 있었을까를 상상하며 조금씩 써 내려갔다. 쓴 걸 감독님께 보여드리고 이런 관계였을 것 같다고 이야기 나누면서 정인의 캐릭터를 위해 제 스스로 임했던 작업이었다”고 털어놨다. 정유미는 ‘원더랜드’에서 ‘원더랜드’ 서비스를 설계하는 수석 플래너 해리 역을 맡아 신뢰 가는 연기로 극의 중심을 잡아줬다. 최우식은 해리와 함께 일하는 신입 플래너 현수로 친근한 매력을 과시하며 극의 활기를 불어넣었다. 정유미는 최우식과의 호흡에 대해 “부산행에서 함께했을 땐 한 공간에 있는 장면은 있었지만, 함께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장면이 없었다. 이번이 거의 처음으로 제대로 호흡을 맞춰 연기할 수 있던 작품인데 우식 씨가 같이 한다고 해서 기대가 됐다”며 “촬영을 하며 재밌는 시간도 많았지만 저희끼리 힘들고 지치는 일도 있었다. 세트장 안에서 계속 같은 걸 반복해서 찍는 게 저희의 일이지만 힘이 빠질 때가 많더라”고 고백했다. 이어 “그런데 우식이가 말한 것처럼 그런 것을 이해해주고 공감해줄 수 있는 동료가 있다는 게 제가 얼마나 복받은 배우인지 다시 알게 됐다. 엄청 긴 촬영을 한 건 아니지만 많은 분들이 아실 거라 생각한다”며 “재치, 순발력 이런 면에서 우식 씨의 연기가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된 거 같다. 언젠가 제가 계속 연기를 한다면 더 좋은 작품에서 함께 연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배우 최우식과 정유미(오른쪽)가 3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원더랜드‘(감독 김태용) 언론 시사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배우 정유미(왼쪽부터)와 최우식, 탕웨이, 박보검, 수지가 3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원더랜드‘ 언론 시사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스1)배우들의 실제 ‘원더랜드’ 서비스에 대한 생각도 들어볼 수 있었다. 김태용 감독은 “제가 만약에 세상을 떠날 때 어느 곳에 가있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면 남겨져 있을 수도 있겠다,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고 답했고, 최우식은 “저는 안 할 거 같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최우식은 “저도 처음에는 동물도 되고 사람도 되고 다 다시 볼 수 있는 게 좋을 거 같았는데 저는 제가 신청을 해서 원더랜드를 가는 건 괜찮아도 제가 남아서 그거를 못 볼 거 같다”고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도 “지금 다시 생각해봤는데 원더랜드 버전2가 나오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을 바꿔 웃음을 자아냈다. 탕웨이 역시 고민이 깊은 모습을 보였다. 탕웨이는 “저도 여러 생각을 단계별로 한 것 같다. 원더랜드에 내가 신청할 수 있다면 너무 보고싶었던 친구나 외할머니를 다시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는데 다시 생각해본다면 진정으로 내가 실제의 사람을 안고 체온을 느낄 수 없지 않나. 원더랜드에서 누군가를 만날 수 있다면 모를까, 고민이 되는 거 같다”고 말했다. 박보검은 이에 대해 “원더랜드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 보고싶은 사람, 그리운 사람을 복원해 만나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면서도 “그런데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다. 제가 해리(정유미 분)만큼 건강히 원더랜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너무 서비스에 푹 빠져서 현실에서도 휴대폰을 놓을 거 같지 않다는 생각에 신청하고 싶어도 신청하지 않으려 한다”고 답해 웃음을 안겼다. 반면 수지는 “저라면 서비스 신청할 것 같다”는 다른 답변으로 눈길을 끌었다. 수지는 “물론 서비스 때문에 힘든 일도 있겠지만 정인이처럼 나중에 어떤 방식으로든 이겨낼 수 있을 거란 막연한 확신이 있다. 오히려 제가 ‘원더랜드 속 사람이 된다면?’이란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다른 사람들이 알고 있는 내가 어떤 모습일지 잘 모르겠어서 그런 생각은 해본 적 있는 거 같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어찌됐든 저는 신청한다”고 재차 강조해 폭소를 자아냈다. ‘원더랜드’는 오는 6월 5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