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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변호사시험 낙방..日공주 마코, 맞벌이 나서나
  • 남편 변호사시험 낙방..日공주 마코, 맞벌이 나서나
  •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일반인과 결혼해 왕족에서 평민이 된 마코 전 일본 공주가 14일 남편 고무로 게이와 함께 미국 뉴욕으로 떠났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고무로 부부는 이날 오전 도쿄 하네다 공항을 출발해 미국 동부시간 14일 오전 뉴욕 존 F 케네디 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두 사람은 뉴욕 맨해튼의 원룸 아파트에서 신혼 생활을 시작한다. 결혼으로 왕실을 떠난 전 왕족이 해외에 거주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아사히신문은 이날 공항에 100여명의 취재진이 모였지만, 고무로 부부는 기자들에게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탑승구로 들어갔다고 보도했다.앞서 두 사람은 지난달 26일 결혼 후 도쿄 시부야의 한 아파트에 살면서 뉴욕행 준비를 해 왔다. 마코 전 공주는 기자회견에서 해외생활은 자신이 원했던 것이라며 “마음 편하게 지낼 수 있는 환경에서 따뜻한 가정을 이뤄나가고 싶다”고 바람을 내비쳤다.다만 물가가 비싸기로 유명한 뉴욕에서의 생활은 두 사람에게 금전적으로 부담이 될 가능성이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마코 전 공주는 마코는 왕실에서 이탈할 때 받을 수 있는 15억원가량의 일시 정착금을 포기한 상태다.특히 뉴욕의 한 법률사무소에서 사무원으로 일하던 고무로가 뉴욕주 변호사 시험에 합격하면 안정적인 수입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고무로는 지난 7월 치러진 시험을 통과하지 못해 내년 2월 다시 시험을 볼 예정이다.이와 관련, 일본 왕실 업무를 담당하는 궁내청의 한 간부는 두 사람의 생활 안정에 크게 영향을 미칠 일이라며 고무로의 낙방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일본 언론은 전했다.스포니치아넥스는 “(고무로는) 변호사 자격을 얻지 못해 수입 면에서 영향이 있어 생활 계획의 재검토를 강요당하고 있다”며 “신혼 생활의 스타트가 순탄치 않다”고 보도했다.이에 따라 일각에선 마코 전 공주가 뉴욕에서 취직해 맞벌이로 생계를 도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마코는 고무로를 처음 만난 일본 국제기독교대학(ICU)에서 미술·문화재 연구를 전공하고 학예원 자격을 갖고 있다.마코(왼쪽) 전 일본 공주가 14일 도쿄 하네다공항에서 신랑 고무로 게이와 함께 탑승구로 향하고 있다. 두 사람은 미국 뉴욕에서 신혼 생활을 시작한다. (사진=AFP)
2021.11.14 I 피용익 기자
성난 민심에 곤혹…與, 대선 전 대출규제완화 카드 꺼낼까
  • 성난 민심에 곤혹…與, 대선 전 대출규제완화 카드 꺼낼까
  •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가파른 가계대출 금리인상에 소비자 불만이 폭주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의 대출 옥죄기 정책이 동력을 잃을 수 있단 관측이 나오고 있다. 요소수 대란과 함께 대출규제 정책이 민심이반의 한 요인이 되고 있단 분석이 나오고 있어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측에서도 대출 규제와 관련한 입장 표명을 꺼리는 등 악화된 민심에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재명 후보 캠프의 한 의원은 9일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조기 시행 등 대출정책에 관한 입장은 아직 정리가 안됐다”며 “추후에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정부의 대출규제 강화 기조를 계승할지 여부에 대해서도 “지금은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이 후보는 부동산투기 근절을 강조해왔던 만큼, 부동시장 과열을 막기 위한 금융당국의 대출규제 강화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최근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정권출범 후 최저치 수준까지 떨어진데다, 대선 후보 지지율 조사에서도 이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의 격차가 두자릿수 차를 기록하는 등 여론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표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제엔 신중히 접근하는 모양새다. 김태기 단국대 교수는 “현 정부의 대출정책은 금융 취약계층에 굉장히 가혹한데, 이재명 후보의 취약계층 배려 기조와 맞지 않고 대선 표심에도 악영향이 예상된다”며 “대선 전에 이 후보와 민주당측 요구로 대출 옥죄기가 일부 완화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금융당국은 올 하반기 들어 대출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은행권에 대한 대출총량규제는 물론 DSR 규제 시행도 앞당기기로 했다. 당장 내년 1월부터 총대출액이 2억원을 초과하는 차주엔 DSR(은행 40%)을 규제 대상에 포함하고, 내년 7월부터는 총대출액 1억원이 넘는 차주도 DSR 규제를 적용하겠단 계획이다. 본래 시간표보다 시행 시기를 6개월에서 1년 앞당긴 셈이다. 대출 총량규제로 대출길이 막히고 주택담보대출 등의 금리가 오른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최근 고가 전세 대출 보증도 손질하겠다고 밝히면서 반발은 더 커지는 상황이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지난달 국정감사에서도 대출규제 강화로 서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단 지적들이 나왔다”며 “대출규제책이 부동산시장에선 조금 효과를 내는 분위기인데 시장의 흐름에 따라 일부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윤석열 후보 측은 집권 시 현재의 대출규제 등 금융정책 방향을 전면 재검토하겠단 입장이다. 금융당국의 총량규제 등에 대대적 손질을 예고하고 있다.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나 신혼부부엔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80%로 높여주는 대출규제 완화책 등도 펼 계획이다. 이 후보 측은 “금융당국은 법적 근거도 없이 은행권의 ‘자발적 협조’를 앞세워 총량규제를 벌이고 있다”며 “당선되면 총량규제, DSR 규제 등은 원점 재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계와 금융사의 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상환능력 등을 꼼꼼히 따질 것”이라며 “필요한 곳에 필요한 돈을 제때 공급하는 금융의 역할을 되찾도록 방향을 재설정하겠다”고 덧붙였다.
2021.11.10 I 김미영 기자
난임부부 지원 실질화…민주당, 정일영 대표발의 `소득세법 개정안` 당론 결정
  • 난임부부 지원 실질화…민주당, 정일영 대표발의 `소득세법 개정안` 당론 결정
  • [이데일리 이성기 이유림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5일 오후 정책 의원총회를 통해 정일영 의원이 지난 9월 대표발의한 난임 부부 지원을 위한 `소득세법 일부 개정안`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이를 통해 반복된 난임 시술로 여러 심적·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부부들에 대한 지원이 더욱 두터워질 것으로 기대된다.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정일영 의원실)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정일영 의원(인천 연수을)이 대표발의한 개정안은 난임 시술을 받는 모두에게 세액공제를 확대 적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구체적으로 △현행법상 난임 시술 비용에만 인정되는 공제 혜택에 `처방 의약품 구매 비용`을 포함하도록 하고 △난임과 관련된 세액공제 한도를 20%에서 30%로 상향하는 내용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지난해 기준 합계 출산율이 0.84명으로, OECD 국가 중 1.0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유일한 나라다. 감사원에 따르면 2047년 전국 모든 지자체는 인구 소멸 위험 단계에 접어든다. 이러한 저출산 상황을 극복하고자 정부는 올해만 46조원에 달하는 저출산 관련 예산을 투입했지만, 상황은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현재 정부가 운영하는 난임 부부 관련 지원은 보건복지부 소관의 `난임 부부 시술비 지원 사업`이 있다. 그러나 난임 지원 대상이 기준 중위소득 180% 이하이거나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생계, 의료, 주거, 교육) 및 차상위 계층에 한정돼 있어 상당수의 맞벌이 부부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 실정이다. 지원을 받을 수 있더라도 지원 가능 시술 횟수가 제한되는 등 현재 국가 재난 수준인 저출산 상황을 고려할 때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많았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난임 시술을 받는 사람은 누구든 확대된 세액공제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정 의원은 “난임으로 고통받는 부부들이 매년 증가하고 있고, 이에 따른 해결책과 지원에 정부가 앞장서야 한다는 의견에 당이 당론으로 힘을 실어주어 진심으로 기쁘다”면서 “이번 소득세법 개정안을 통해 출산 의지가 강한 난임 부부들의 경제적 부담이 완화되고, 출산율 상승에도 기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2021.11.04 I 이성기 기자
이재명 측 "원희룡 부부, 막말 공동명의…몇표 얻겠다는 행동 안쓰러"
  • 이재명 측 "원희룡 부부, 막말 공동명의…몇표 얻겠다는 행동 안쓰러"
  •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와 부인 강윤형 씨를 향해 “막말마저 공동명의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캠프의 대변인을 맡은 바 있다.3일 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막말마저 공동명의하는 참부부”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하며 “원희룡 후보 부부가 이재명 후보를 향해서 쏟아내는 ‘막말’이 국민을 어지럽게 하고 있다. 이들 부부가 합창하듯 내뱉는 막말을 보며, ‘부부마타도어단’이냐는 비판도 있다”고 말했다.이어 ‘부부마타도어단’이란 단어를 처음 들어본다고 하면서 “이들 부부의 막말엔 일고의 대응할 가치도 없다”고 덧붙였다.원희룡 전 제주지사와 부인 강윤형씨.(사진=연합뉴스)또 전 의원은 “아무리 개인의 생각과 평가가 자유롭다지만, 밖으로 나온 표현에는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고 일침하면서 “이미 국민들은 이들 부부의 발언이 ‘금도를 넘어섰다’, ‘무리하고 치졸하다’고 보고 있다. 선거 막판에 몇 표라도 얻겠다고 하는 행동이 일견 안쓰럽기도 하다만, 그래봐야 ‘부부마타도어단’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냉철한 이성은 바뀌지 않는다”고 공격했다.끝으로 전 의원은 원 전 지사 부부의 발언을 “한심한 작태”라고 표현하면서 “뉴스를 보니 원희룡 후보는 모든 것을 포기한 듯 국토대장정을 떠나셨던데 부인께서도 부군과 함께 국토대장정이나 떠나시는 것이 부부 금슬에 더 좋지 않을까 싶다”고 비꼬았다.원 전 지사 부부의 ‘막말 논란’이 점화된 시점은 강씨의 ‘소시오패스’ 발언부터다. 지난달 지난달 20일 매일신문 공식 유튜브 코너 ‘관풍루’에 출연한 강씨는 이 후보에게 ‘소시오패스’라고 말해 뭇매를 맞은 바 있다.신경정신과 전문의인 강씨는 이 후보에게 “약간 소시오패스라고 정신과적으로 얘기한다”면서 “반사회적 성격장애라고 얘기하는데, 사실 성격적 문제를 갖고 있고 장애를 일으키는 분들의 특징이 뭐냐면 자신은 괴롭지 않고 주변이 괴로운 거다. 그래서 병원을 잘 찾아오지 않고 치료가 안 된다”고 말해 파문이 일었다.또 이 후보가 지난달 28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로봇 간담회 ‘2021 로보월드’에 참석해 4족 보행 시연 로봇을 넘어뜨리는 모습을 보고 “폭력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장면이 있다”고도 말했다.(사진=조선일보 공식 유튜브)지난 2일 조선일보 유튜브 코너 ‘팩폭시스터’에 출연한 강씨는 “마음이 불편했다”면서 “(로봇은) 무생물이지만 모양을 보면 생명체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무의식적으로 투사하게 된다. 가슴이 철렁하고 무서움을 느끼게 된다. 모든 것이 숨겨지지 않는다. 그것을 인성이라고 한다”고 주장했다.그러나 이같은 발언으로 강씨가 구설에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원 전 지사는 여러 차례 아내를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지난달 23일 MBC라디오 ‘정치인싸’에 출연했던 원 전 지사는 “‘소시오패스’ 발언은 인신공격이 아니냐”고 문제를 제기한 현근택 변호사와 생방송 중 말싸움을 벌여 도중에 자리를 이탈하는 일까지 발생했다.또 이날 진행된 CBS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한 원 전 지사는 강씨의 발언을 “공적 영역”이라고 말하면서 “객관적으로 나타난 현상이기에 환자의 정보를 공개하는 것과 다르다”고 해명하며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
2021.11.04 I 권혜미 기자
청약 대기자들이 '분양 늦춰져라' 바라는 이유는?
  • [뉴스+]청약 대기자들이 '분양 늦춰져라' 바라는 이유는?
  •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이 기사는 이데일리 홈페이지에서 하루 먼저 볼 수 있는 이뉴스플러스 기사입니다.경기 과천시에 사는 맞벌이 신혼부부 A씨 내외는 요새 청약 전략을 새로 세우고 있다. 그동안 A씨 부부는 과천시 갈현동에서 분양하는 ‘과천 한양수자인(옛 우정병원)’ 아파트 분양을 기다리고 있었다. 과천 한양수자인은 수도권 전철 4호선 정부과천청사 역세권에 속한 데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알짜단지로 꼽힌다.과천 한양수자인 시행사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12일로 예정됐던 이 아파트 입주자 모집 공고일을 19일로 연기했다. 기다리던 분양이 늦춰졌지만 정작 A씨 부부는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다. 15일부터 바뀌는 특별공급 제도를 적용받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현행 제도에선 소득 제한 때문에 특별공급을 신청하지 못하는 A씨 부부에게도 특별공급 기회가 열렸다.분양 늦추자청약 대기자들 발 동동..왜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15일부터 신혼부부·생애최초 소득 요건 풀린다청약 대기자들이 분양 예정 단지에 ‘속도 조절’을 요구하고 있다. 새로 바뀌는 특별공급 혜택을 받기 위해서다.국토교통부는 1일 ‘신혼부부·생애최초 주택 특별공급 운용지침’ 개정안을 행정 예고했다. 신혼부부·생애최초 특별공급 물량을 확대하고 신청 자격도 완화하는 게 핵심이다.개정안에 따르면 현재 민영주택 생애최초 특별공급 물량이 공공택지에선 전체 물량의 15%에서 20%로, 민간택지에선 7%에서 10%로 늘어난다.특별공급을 신청할 수 있는 문턱도 낮아진다. 현재는 소득이 도시 근로자 평균 소득의 160% 이하여야 특별공급을 신청할 수 있지만 앞으론 자산이 3억3000만원 이하면 소득에 상관없이 신혼부부 특별공급이나 생애최초 특별공급에 도전할 수 있다. 국토부는 신혼부부·생애최초 특별공급 물량의 30%는 소득이나 가족 수에 무관하게 추첨제로 당첨자를 정하도록 했다.특별공급 제도가 바뀌면 20·30대 맞벌이 신혼부부가 최대 수혜층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그간 소득 제한 때문에 특별공급을 신청하지 못했던 이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생기기 때문이다. 그동안 맞벌이 부부는 대부분 특별공급을 신청하지 못하고 청약 가점으로 당첨자를 정하는 일반공급만 바라봐야 했다. 청약 가점은 무주택 기간과 가족 수로 점수를 매기기 때문에 20·30대 가구는 일반공급에서 40·50대에 밀리기 일쑤였다. 특별공급 물량 확대와 함께 추첨제가 도입되면서 20·30대 가구가 청약에 당첨될 기회는 전보다 높아졌다. 특별공급 자격자는 일반공급도 중복으로 신청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분양 일주일 밀린 덕에 청약 기회 ‘한 번 더’새로운 특별공급 제도는 15일 입주자 모집 승인을 신청하는 단지부터 적용된다. 그전에 입주자 모집 승인을 신청한 단지에선 기존 규정에 따라 특별공급이 시행된다. 며칠 차이로 청약 당첨 확률이 갈리는 셈이다. 청약 대기자들이 어느 때보다 입주자 모집 공고일에 주목하고 있는 건 이런 배경에서다.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경기 과천시 갈현동에서 분양하는 ‘과천 한양수자인’ 투시도. 이 단지는 새로 개편되는 특별공급 제도를 적용받기 위해 입주자 모집 공고를 연기했다. (자료=한양)분양업계도 이런 청약자들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과천 한양수자인만 해도 이번 주 초까지 12일 입주자 모집 공고를 염두에 두고 분양을 준비했다가 특별공급 개편 때문에 급작스레 일정을 미뤘다. 분양 관계자는 “새로 바뀌는 특별공급 제도를 적용받기 위해 19일 입주자 모집 공고를 내는 것으로 잠정 결정했다”고 말했다. 일주일 차이로 A씨 부부 등은 특별공급 기회를 새로 얻게 됐다.전문가들은 청약 대기자들이 확대된 특별공급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추첨제 물량이 생기면서 운에 따른 당첨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당첨 확률이 낮아도 관심 있는 단지에 꾸준히 도전해 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병기 리얼하우스 분양평가팀장도 “일반공급과 중복청약이 가능하므로 특별공급을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고 권했다.다만 추첨제 물량이 30%로 제한된다는 점은 부담거리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주택 공급량이라는 모수가 한정된 상황에서 특별공급 자격만 완화하면 경쟁만 치열해질 뿐”이라고 지적했다.
2021.11.04 I 박종화 기자
11월 5만4798가구 분양…연내 월간 최대
  • 11월 5만4798가구 분양…연내 월간 최대
  •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이달 전국 총 5만4798가구(3차 사전청약 4000가구 제외)가 분양에 나선다. 연내 월간 최대 물량이다. 3차 사전청약 단지인 과천주암, 하남교산 등 총 4000여가구의 공급과 올해 공급을 계획했던 단지들이 막바지 분양이 몰리면서 분양시장은 다시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1일 직방에 따르면 11월 76개 단지, 총 5만4798가구 중 4만4947가구가 일반분양을 준비하고 있다. 작년 동월과 비교해 총 가구수는 2만5969가구(90% 증가) 늘어나고, 일반분양은 2만1424가구(91% 증가)가 더 분양한다. 특히 지난 9월 29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 심사제도 일부 개선으로 정비사업 단지들이 개선된 제도에 따라 분양을 재개하며 11월에는 분양일정을 연기하던 정비사업이 집중적으로 공급될 것으로 전망된다.이어 앞서 지난달 시행한 3기 신도시 2차 사전청약(총 1만105가구)에 이어 11월에도 총 4000여가구의 3차 사전청약이 예정돼 있다. 그 밖에 정부가 수도권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도입한 ‘사전청약’이 11월에도 진행된다. 1차 사전청약(총 4333가구)과 2차 사전청약(총 1만105가구)이 지난달 마무리됐고, 11∼12월에 총 1만8000가구 이상 규모의 3차·4차 사전청약이 진행될 예정이다. 생애최초 특별공급, 신혼부부 특별공급 조건도 완화된다. 대표적으로 30% 추첨 물량에 대해 1인 가구도 생애최초 특별공급 청약을 허용하고 추첨제를 통해 현행 소득기준을 초과하는 맞벌이 가구도 신혼부부·생애최초 특별공급 청약기회를 제공한다. 전국 분양 물량 중 수도권에서만 2만2473가구가 공급된다. 경기도에서는 17개 단지, 1만1674가구가 분양을 준비하고 있다. 광명제2R구역지역주택조합이 시행하고 대우건설·롯데건설·현대엔지니어링이 컨소시엄으로 시공하는 ‘베르몬트로광명’은 경기도 광명시 광명동 12-2번지 일원에 위치한 가운데 총 3344가구 중 726가구가 일반분양한다. 전용면적 36~102㎡로 구성돼 있다.서울에서는 5개 단지 2530가구가 분양이 이뤄질 예정이다. 서울시 은평구 역촌동 일대에 들어서는 ‘센트레빌아스테리움시그니처’는 총 752가구 중 454가구가 일반분양되며, 전용면적 46~84㎡으로 구성된다.지방은 경상남도(6969가구), 경상북도(5197가구), 부산시(5196가구) 중심으로 비교적 많은 신규아파트가 공급될 예정이다. 중봉건설이 시행하고 중흥건설이 시공하는 ‘김해내덕지구중흥S-클래스’는 총 1040가구가 전부 일반분양되며, 전용면적 59~84㎡로 구성돼 있다. 부산 동래구 온천동 100번지 일원에 위치한 ‘래미안포레스티지’는 총 4043가구 중 2331가구를 일반분양한다. 전용면적 49-132m2로 구성돼 있다.
2021.11.01 I 하지나 기자
수능 이후 전면등교…맞벌이 부부 “돌봄부담 줄까 했는데”
  • 수능 이후 전면등교…맞벌이 부부 “돌봄부담 줄까 했는데”
  • 서울시내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데일리 김의진 기자] “11월부터 위드 코로나로 전환된다고 해서 학교도 매일 등교하겠구나 기대했는데 교육 분야는 수능 이후부터 위드 코로나를 시작한다고 해서 당황했습니다. 아이가 매일 학교에 나갈 날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더 미뤄졌다는 생각에 아쉬움이 큽니다.”오는 11월 1일부터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전환이 시작됨에 따라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 학교의 전면 등교수업이 가능해진다. 3주간 학교별 준비기간을 거친 뒤 대학수학능력시험(11월 18일) 이후인 오는 11월 22일부터 전국 학교의 전면등교를 허용할 방침이다. 하지만 학교 위드 코로나도 11월부터 적용될 것이라 기대했던 맞벌이 부부들은 돌봄부담이 당분간 더 지속될 것이란 소식에 실망감을 나타냈다. 교육부는 지난달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교육분야 단계적 일상회복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정부의 위드 코로나 전환이 이날부터 추진되면서 교육당국 역시 이에 맞춘 학교 일상회복 계획을 마련한 것이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내년 1학기 교육활동의 완전 정상화를 목표로 단계적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전국 모든 유치원과 초·중·고 학교들은 3주간 준비기간을 거쳐 오는 22일부터 전면등교를 시행하게 된다. 학교별 방역작업이 필요하다는 점과 11월 18일로 예정된 수능이 안전하게 치러져야 한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11월 22일부터는 토론수업, 동아리·체험학습 등 교과·비교과 활동도 더 늘어난다. 유치원의 경우 신체활동인 또래·바깥놀이를 정상 운영하고 초·중학교의 소규모 체험활동, 토의·토론 수업을 늘려 교육활동을 정상화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올해 겨울방학을 거쳐 내년 3월 신학기에는 완전한 학교 일상으로 회복하겠다는 것이 교육부의 계획이다.하지만 학교 위드 코로나 적용 시기가 수능 이후라는 점이 알려지자 맞벌이 부부들은 볼멘소리를 냈다. 앞서 올해 2학기부터 비수도권은 사실상 전면 등교수업으로 전환한 반면 수도권 초·중학교는 대부분 원격수업을 병행했다. 이러한 이유로 수도권에 사는 맞벌이 부부들은 그동안 자녀의 재택수업으로 인한 돌봄 부담이 컸다. 서울 구로구에서 초등학생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 조모(42)씨는 “격주 단위로 아이가 집에서 공부하니까 그때마다 부모들도 아이를 챙겨야 해 생활패턴이 불규칙해졌다”며 “맞벌이 부모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까지 고려한다면 전면등교를 앞당기는 게 맞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서울 마포구에 사는 초등학생 학부모 최모(36)씨도 “아이들이 온라인 줌으로 수업한다고 할 때마다 장모님께 자녀를 맡기고 출근하곤 했다”며 “매번 돌봄부담을 떠맡기는 것 같아서 죄송스러웠는데 11월부터 전면등교가 시작되지 않고 수능 이후까지 더 기다려야 한다는 소식에 실망했다”고 말했다.교육부는 위드 코로나 전환과 동시에 학교 전면등교를 실시하는 것은 위험 요소가 뒤따른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셋째 주부터 다시 급증하기 시작한 학생감염 사례가 대표적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하루 평균 학생감염 추세는 지난달 초까지 감소세를 유지하다 같은 달 21~27일 269명의 학생감염 사례가 발생하며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12세~17세 학생들에 대한 코로나 백신 접종 예약률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도 전면등교를 수능 이후로 미루는 데 영향을 미쳤다. 교육부가 지난달 26일 공개한 16~17세 청소년 백신 접종 예약률은 62%였고, 12~15세 학생의 예약률은 23.1%로 나타났다. 교원단체는 학교 방역인력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윤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은 “단순히 등교만 늘린다고 일상이 회복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학교 위드 코로나에 따라 학생·교직원 감염이 증가하면 혼란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청소·소독·급식 등 학교방역 지원 인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1.10.31 I 김의진 기자
83년생 공대 출신 CEO 공유오피스 실험 "이젠 스벅과 경쟁"
  • [줌인]83년생 공대 출신 CEO 공유오피스 실험 "이젠 스벅과 경쟁"
  • 김대일 패스트파이브 대표. (사진=김태형 기자)[이데일리 김호준 기자] “패스트파이브는 ‘다음 세대를 위한 업무공간’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김대일 패스트파이브 대표)지난 2010년 미국 뉴욕에서 설립한 ‘위워크’(WeWork)는 사무실 공유라는 독특한 문화를 만들며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빌딩이나 큰 건물을 빌려 공간을 나눠 창업을 준비하는 스타트업에 다시 임대해주는 사업 모델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유독 한국에서는 한 때 ‘철수설’이 나도는 등 고전하고 있다. 바로 토종 공유오피스의 약진 때문이다.지난 2015년 설립한 패스트파이브는 위워크를 제치고 국내 공유오피스 업계 1위(지점 수 기준)를 차지하고 있다. 포항공대를 졸업하고 벤처캐피털 ‘스톤브릿지캐피탈’에서 투자 심사역으로 경험을 쌓은 김대일(38) 패스트파이브 대표, 박지웅(39) 패스트트랙아시아 의장이 의기투합했다. 스타트업을 직접 창업하고 운영하는 ‘컴퍼니 빌더’(company builder) 패스트트랙아시아에서 일하며 부동산 비즈니스를 고민하던 중 위워크를 벤치마킹해 패스트파이브를 창업했다. 둘은 대학 시절 같은 창업·경영 동아리에서 만나 나란히 회장직을 맡기도 했다. 이렇게 탄생한 패스트파이브는 서울 서초동 남부터미널역에 1호점을 낸 이후, 6년 만에 36개 지점을 보유한 국내 최대 공유오피스 기업으로 성장했다. 현재 패스트파이브에 입주한 회사는 2070개, 멤버 수는 1만8000여명에 이른다. 매출은 지난 2017년 74억원에서 지난해 607억원으로 3년 만에 8배나 성장했다.이 같은 패스트파이브의 고속 성장에는 무엇보다 한국 기업 문화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가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한 예로 해외 공유오피스 기업의 경우 ‘야근’ 문화에 익숙하지 않아 오후 6시면 냉·난방을 끄지만, 패스트파이브는 이를 24시간 가동한다. 또한 아이를 키우는 맞벌이 부부를 고려해 입주사 전용 직장 유치원을 운영한다. 해외 기업과 달리 근무 공간 노출을 꺼리는 한국 특성을 고려해 공간마다 반투명지를 붙여 내부를 가리는 등 작은 부분도 놓치지 않았다.유연한 사업 모델도 성장 요인으로 꼽힌다. ‘빌딩 솔루션’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빌딩 솔루션은 건물주와 파트너십을 맺고 매출을 나누는 서비스로, 건물주는 공실을 해결하는 동시에 패스트파이브의 리모델링과 인테리어 노하우를 활용해 건물 가치를 높일 수 있다. 실제로 패스트파이브가 지난해 9월 전 지점 건물의 전체 공실률을 조사한 결과, 패스트파이브 입점 후 공실률은 입주 전보다 약 5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패스트파이브가 지난 6월 첫 출시한 라운지형 오피스 ‘파이브스팟’ 전경. (사진=패스트파이브)이처럼 진화를 거듭하던 패스트파이브는 최근 카페와의 경쟁을 선언하며 ‘패스트파이브 2.0’을 내세웠다. 그간 강남이나 여의도 등 수도권 주요 업무지역에서 지점을 늘려왔다면, 앞으로는 유동 인구가 많은 번화가나 주택가에 소규모 라운지 오피스를 마련해 1인 프리랜서부터 기업 프로젝트팀 등 다양한 사무공간 수요를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지난 6월 출시한 카페형 오피스 ‘파이브스팟’은 최근 지점을 13개까지 확대했다. 파이브스팟은 1인 프리랜서나 거점 오피스 조성을 원하는 기업이 주요 고객층으로, 멤버십에만 가입하면 어느 지점에서든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일반 카페처럼 이용할 수 있는 ‘오픈 시트’와 코딩이나 디자인 등 집중 작업이 필요한 이들을 위한 ‘포커스 시트’, 휴식이나 격식 없는 미팅을 위한 ‘컴포트 시트’ 등 업무 공간을 이용 목적에 따라 다양하게 구성했다. 코딩 및 디자인 작업에 필요한 듀얼 모니터와 개인 물품 보관을 위한 ‘스마트 락커’ 등 카페에서는 갖추기 어려운 업무 인프라도 갖췄다. 자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출입이나 결제, 회의실 예약이 가능해 편의성도 높였다. 현재 월 단위로 이용이 가능하지만, 향후 시간~일 단위로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또 다른 토종 공유오피스 스파크플러스도 지난달 라운지형 오피스 ‘스플라운지’를 출시하며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아주호텔앤리조트가 2016년 설립한 스파크플러스는 최근 SK텔레콤, 미래에셋벤처투자로부터 약 650억원 규모 투자를 받으며 2000억원 수준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 스플라운지 역시 번화가와 주택가에 위치해 접근성은 높이고 가격 부담은 낮춘 실속형 업무 공간이다. 최근에는 주거 밀집 지역인 수도권 주요 지하철역 4개소(공덕역·마들역·왕십리역·영등포구청역)에도 지점을 마련해 고객 접근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회사는 스플라운지를 연내 15개까지 확대할 예정이다.스파크플러스 라운지형 오피스 ‘스플라운지’. (사진=스파크플러스)이 같은 공유오피스 업계의 ‘라운지 경쟁’은 전통적인 사무공간에 대한 고정관념이 깨지는 흐름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근무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사무실 이외에도 업무공간이 필요한 기업이나 프로젝트팀, 1인 프리랜서 등 수요가 갈수록 늘어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미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기존 공유오피스를 임차하거나 자체 거점오피스를 마련하면서 집과 회사가 아닌 ‘제3의 공간’ 마련에 분주하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지난 2017년 600억원 수준이던 공유오피스 시장 규모가 내년까지 7700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공유오피스 업계 관계자는 “기업의 근무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공유오피스 역시 이에 발맞춰 다양한 수익 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다”며 “라운지형 오피스를 통해 단순 전대차 수익으로 비판받았던 기존 공유오피스의 단점을 보완하고, 기업공개(IPO)도 한층 속도를 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1.10.27 I 김호준 기자
"유리천장 넘으니 유리벽도 있더라"
  • [10th W페스타]"유리천장 넘으니 유리벽도 있더라"
  • [이데일리 특별취재팀 기자] 자화자찬부터 진지한 인생 경험담까지…. ‘제10회 이데일리 W페스타’에 참석한 인사들은 화려한 입담을 과시하며 행사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이날 행사의 ‘말말말’을 모아봤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곽재선 이데일리 회장(앞줄 왼쪽 일곱 번째)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비롯한 내빈들이 26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10회 이데일리 W페스타’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창원 한성대 총장, 임홍재 국민대 총장, 조경선 신한은행 디지털개인부문장, 한경아 한국방문위원회 사무국장, 박은정 경희대 의과대학 교수, 김상경 한국국제금융연수원 원장, 김은희 IBK기업은행 부행장, 유영대 국악방송 사장, 양보경 성신여대 총장, 김영곤 국립국제교육원 원장, 김경선 여성가족부 차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유명희 경제통상대사, 곽재선 이데일리 회장,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복실 세계여성이사협회 한국지부 회장,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표창원 표창원범죄과학연구소 소장,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이용빈 더불어민주당 대변인.△“내가 W페스타에 나름 기여한 게 있다. 2018년에 패널로 토론 참여한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그 이후로 지난 3년 간 우리 사회에서 소위 젠더 문제라는 게 더 대두됐고, 여의도에서도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루기 시작했다.”(이준석 국민의힘 대표)△“33년 동안 맞벌이 부부로 살다 보니 가사 일이나 육아 일이 어느 한쪽 편의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먼저 퇴근하는 사람이 집안일을 하는 게 너무나 당연했다. 30년 전 사회 분위기가 그렇지 않았지만 우리 부부에겐 당연한 일이었다.”(안철수 국민의당 대표)△“통상업무 발령 후 밤을 새워 인터뷰 준비를 했는데, 첫 질문이 ‘야근은 할 수 있느냐?’였고, 두 번째 질문이 ‘술은 좀 마시냐?’였다. ‘유리 천장’ 뿐만 아니라 ‘유리 벽’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 버티기 위해선 실력밖에 없다고 생각했다.”(유명희 경제통상대사)△“저는 한 어머니의 아들이고, 한 배우자와 함께 살아가는 남성이기도 하고 한 딸아이의 아빠이기도 하다. 이 모든 걸 떠나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국적, 성별, 인종 무엇이든 간에 차별받는다는 자체로 가슴 아프고 슬프다.”(표창원 표창원범죄과학연구소 소장)△“공직을 꿈꿨던 건 제가 대학을 졸업한 1980년대만 해도 여성이 갈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대기업을 가고 싶었지만, 대기업에서 뽑는 인재 기준은 거의 전부 군필자였다. 선택지가 없었다.”(이복실 세계여성이사협회 한국지부 회장) △“‘나는 여성이라서’, ‘아이가 있어서’라는 식으로 한계를 짓는 순간 그게 바로 자기 위치가 돼 버린다.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결심하기만 하면 나를 도와주는 사람이 보이고 딛고 일어날 힘이 나온다. ”(이진숙 인천경찰청 프로파일러)△“가끔 ‘모성애’가 도움이 될 때가 있다. 개인적인 노력, 조직력에 모성애까지 발휘되면 개별 직원과의 유대관계를 강화시킬 수 있다.”(김희 포스코 생산기술전략실 생산기술기획그룹장) △“사업의 성장은 ‘운칠기삼’이라고 할 정도로 운이 정말 중요하다. 저는 그 운을 지금 저희 세대 용어로 다시 변환하자면 트렌드로 해석할 것 같다.”(이혜민 핀다 대표) △“저도 만화를 보면 엄마가 만화책을 불태웠던 그런 세대였다. 웹툰 작가가 됐을 때도 엄마는 ‘얘가 돈은 버는데 방구석에 처박혀서 뭘 하나’ 생각하셨다.”(서이레 웹툰 작가)△“믿을만한 회사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좋은 직장(카카오)을 그만두고 도전하기로 결심했다.”(연현주 생활연구소 대표)△“주부로 살다가 가족들이 아파 우리 생활을 위협하는 질환이 어떻게 생기는지 궁금했다. 환경오염이 갈수록 심해지면서 나노물질이 우리 몸에 끼치는 연구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던 게 독성학 연구의 시작이다.”(박은정 경희대 의과대학 생화학교실 교수)◇특별취재팀=윤종성, 김영환, 노희준, 윤기백, 강민구, 김범준, 김보영, 이은정, 권오석, 김정현, 김연지, 김보겸, 배진솔, 공지유, 김대연
2021.10.27 I 윤종성 기자
맞벌이 부부 유용했는데…내달부터 시차출퇴근제 정부 지원 폐지된다
  • 맞벌이 부부 유용했는데…내달부터 시차출퇴근제 정부 지원 폐지된다
  •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맞벌이 부부들의 활용도가 높았던 유연근무제인 시차출퇴근제에 대한 정부의 간접노무비 지원이 다음 달부터 폐지된다. 시차출퇴근제는 기업의 간접노무비가 적게 들고, 제도 자체도 대체로 정착해 지원이 더는 필요하지 않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그러나 경영계에서는 기업과 업종별로 상황이 다를 수 있다며 일괄적인 지원 폐지는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서울 아침 최저기온이 영상 6도까지 내려간 22일 오전 서울시 광화문 네거리 인근에서 직장인들이 두꺼운 옷을 입고 출근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26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내달 1일부터 시차출퇴근제에 대한 정부 지원이 폐지된다. 시차출퇴근제는 유연근무제의 일종으로, 주 5일 근무와 소정근로시간을 준수하면서 출퇴근 시간을 조정하는 근무제도를 뜻한다.예를 들어 출근 시간을 오전 8시부터 11시까지로 유연하게 설계하고, 육아문제·업무특성·자기계발·건강상 이유·장거리 출퇴근 등의 사유에 따라 오전 8시부터 11시 사이에 출근할 수 있도록 근무시간을 조정하는 형태 등이 있다.앞서 고용부는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되면서 유연근로제 도입 확대를 위해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간접노무비를 지원했다. 중소·중견기업에게 30명 한도 내에서 시차출퇴근 적용되는 1인당 6개월간 120만원 씩 지원된다. 고용부가 지원하는 유연근로제는 시차출퇴근제 외에도 △1개월 또는 1주의 근로시간을 조절할 수 있는 선택근로제 △주거지 업무공간에서 근무하는 재택근무제 △사무실이 아닌 장소에서 기기를 활용해 근무하는 원격근무제 등이 있다.유연근무제 도입도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이날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임금근로자 중 유연근무제를 활용하는 근로자는 353만4000명으로, 16.8%를 차지하고 있다. 전년동월대비 2.6%포인트 오른 수치다.특히 시차출퇴근제는 육아 문제를 겪는 맞벌이 부부들에게 인기가 좋다. 출근 시간과 등교 시간이 겹치는 등 현실적인 육아 문제를 출·퇴근 시간을 조절해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체 유연근무제 중 시차출퇴근제의 활용 비중은 29.9%로 코로나19로 빠르게 비중이 늘어난 재택·원격근무제(32.3%)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지난해 8월까진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기도 했다.자료=통계청 제공이 같이 기업 활용도도 높고, 근로자의 호응도 좋은 시차출퇴근제에 대해 고용부는 더 이상 지원하지 않기로 했다. 이유는 이 제도가 다른 유연근무제에 비해 출퇴근 시간만을 조절하기 때문에 기업의 간접노무비가 적게 든다는 것이다. 또 시차출퇴근제가 대체로 대체로 정착되면서 지원 필요성이 떨어졌다는 게 고용부 설명이다.고용부 관계자는 “유연근무제 지원은 도입한 기업에 인센티브 차원으로 하는 것”이라며 “시차출퇴근제는 이미 많이 정착한데다 제도 적용을 할 때 기업에서 사용해야 할 간접노무비도 크지 않아 지원 자체가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남은 지원금은 재택근무나 원격근무 등 다른 유연근무제 확대 지원에 활용할 방침”이라며 “유연근무제 제도 자체를 효율화하고 구조조정하는 차원에서 시차출퇴근제 지원을 폐지하게 됐다”고 전했다.그러나 고용부의 지원 폐지 결정에 대해 경영계는 업종이나 기업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일괄적인 지원 폐지는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간접노무비 기준도 업종별로 상이해 여전히 지원 필요성이 큰 기업들이 존재한다는 것이다.장정우 한국경영자총협회 노동정책본부장은 “중소·중견기업 전반에 지원하는 시차출퇴근제 지원에 대해 획일적으로 간접노무비가 적다고 보기 어렵다”며 “서비스업종 등 일부 업종에선 특정 시간대가 업무 여부가 중요한 경우도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장 본부장은 이어 “시차출퇴근제 지원을 일괄적으로 중단하기 보단 각 기업과 업종의 재정 요건이나 운영 실태 등을 살펴서 유동적으로 조절해 나가는 게 적절하다”며 “더 나아가 여러 형태의 유연근무제를 기업이 처한 형태에 따라 동시에 선택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2021.10.26 I 최정훈 기자
황희승 잡플래닛 대표, ‘2021 W페스타’ 연사로 참여
  • 황희승 잡플래닛 대표, ‘2021 W페스타’ 연사로 참여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황희승 잡플래닛 대표(오른쪽)·이혜민 핀다 대표기업 정보 플랫폼 잡플래닛 황희승 대표가 제10회 이데일리 W페스타에 연사로 참여해 다양한 인사이트를 전한다.‘리부트 유어 스토리(Reboot Your Story)-다시 쓰는 우리 이야기’를 주제로 열리는 W페스타는 내일(26일)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하모니볼룸에서 열린다. 이번 행사는 좌장과 패널이 무대 위 자리에 착석해 자유롭게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연사로 나선 잡플래닛 황희승 대표 외에도 핀다 이혜민 대표가 공동 연사로 나섰다. 황대표와 이대표는 스타트업 업계에서 잘 알려진 동갑내기 CEO 부부이다. 맞벌이 부부 CEO의 일상을 공유하고 일과 가정의 양립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토론한다. 제10회 이데일리 W페스타 참여를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황대표는 부부 CEO의 가장 큰 장점으로 ‘공감’을 꼽았다. 특히 “믿을 수 있는 사람으로부터 지속적으로 피드백을 얻을 수 있어 실제로 큰 도움을 얻는다”고 밝혔다.한편 잡플래닛은 사내문화, 워라밸 등 전/현직 임직원의 솔직한 기업리뷰와 부서별·직급별 연봉, 면접후기, 자소서 준비 등 취업준비생들이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는 취업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650만개의 기업 정보를 보유하고 있으며 10인 이상 기업은 95%, 100인 이상 기업은 약 100%를 갖고 있다.
2021.10.25 I 김현아 기자
3기신도시 2차 사전청약 시작... 총 1만가구 규모
  • 3기신도시 2차 사전청약 시작... 총 1만가구 규모
  •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내일부터 수도권 공공택지와 3기 신도시에서 2차 사전청약 접수가 시작된다. 2차 사전청약은 지난 7월 진행한 1차(4333호)보다 공급물량이 두 배 이상 늘어난 1만 102호에 달한다. 늘어난 공급수에 중형 주택형 공급도 많이 포함돼 있어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서울시 송파구 장지동에 마련된 3기 신도시 사전청약 접수처에서 시설 관계자가 신도시 위치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25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2·3기 신도시와 성남시 등 관심 지역에서 2차 사전청약을 진행한다고 24일 밝혔다. 지구별 물량은 △남양주 왕숙2 1412호 △성남 신촌 304호 △성남 낙생 884호 △성남 복정2 632호 △수원 당수 459호 △의정부 우정 950호 △군포 대야미 952호 △의왕 월암 825호 △부천 원종 374호 △인천 검단 1161호 △파주 운정3 2149호 등이다.이번 2차에서는 ‘국민주택형’으로 불리는 전용면적 84㎡ 물량이 2382호로 전체의 23.6%를 차지한다. LH 측은 2차 사전청약 분양가격이 주변 시세 대비 약 60∼80% 수준에 책정됐다고 설명했다. 남양주 왕숙2지구의 분양가는 주택형에 따라 4억∼5억원대, 인천 검단은 3억원 후반∼4억원대, 파주 운정3은 3억∼4억원대다.다만 성남지역은 전반적으로 땅값이 비싸 분양가도 높은 편이다. 성남 신촌 전용 59㎡는 분양가가 6억 8268만원으로 이번 2차 사전청약 단지중 가장 높고, 성남 복정2는 전용 56㎡가 5억 5489만원, 성남 낙생 전용 59㎡는 5억 1030만원에 분양된다.전체 공공분양 물량 중 15%는 일반공급으로 배정되며, 나머지 85%는 신혼부부(30%), 생애최초(25%), 다자녀(10%), 노부모 부양(5%), 기타(15%) 특별공급으로 공급된다.특공 대상자의 소득 요건은 신혼부부의 경우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의 130%(맞벌이는 140%), 생애최초는 130%, 노부모 공양·다자녀는 120% 이하다. 자산 기준은 부동산 2억1550만원, 자동차 3496만원 등이다. 신혼희망타운은 월평균 소득 130%(맞벌이는 140%) 이하가 대상이며 총자산 기준액은 3억700만원이다.사전청약 접수는 공급유형(공공분양·신혼희망타운), 신청자격(특별공급·일반공급)과 해당지역 거주여부 등에 따라 청약 일정이 다르기 때문에 반드시 본인이 신청을 원하는 공급유형 및 신청자격과 청약 접수일을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공공분양주택은 25일부터 29일까지 5일간 특별공급(생애최초·신혼부부·다자녀·노부모·기타) 대상자부터 청약 접수를 한다. 이어 다음 달 1일에는 일반공급 1순위 중 ‘해당지역 거주·무주택기간 3년·청약저축납입금액 600만원 이상 납입자’를 대상으로, 2일에는 1순위 중 해당지역 거주자 전체를 대상으로 청약을 받는다. 수도권 거주 1순위자는 내달 3일부터 5일까지 청약하면 된다.신혼희망타운은 25일부터 29일까지 해당지역 거주자를 대상으로 우선 청약 접수가 진행되며, 수도권 거주자는 다음 달 1일부터 5일까지 신청할 수 있다. 2기 사전청약의 당첨자 발표는 다음 달 25일이다.LH 관계자는 “사전청약은 당첨되면 다른 지역 사전청약에 신청할 수 없고, 본 청약까지 무주택 자격을 유지해야 하니 유의해야 한다”면서 “지역 우선 공급을 위한 의무기간도 단지 규모와 위치, 투기과열지구 지정 여부 등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반드시 청약 공고문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라고 전했다.
2021.10.24 I 신수정 기자
남자의 서재 여자의 서재, 그 오만과 편견<7>
  • 남자의 서재 여자의 서재, 그 오만과 편견[이윤희의 아트in스페이스]<7>
  • 안토넬로 다 메시나가 1474년경 그린 ‘성 제롬’(St. Jerome). 15세기 르네상스시대 이탈리아를 대표하던 화가 메시나는 종교화·초상화를 다수 남겼다. 미묘한 분위기를 뿜어내는 화풍은 그가 어린 시절 플랑드르 미술을 접한 영향으로 본다. 여기에 공간배치에 공을 들이고 사실적 묘사를 추구하는 이탈리아 미술을 결합해 그만의 독특한 경향을 창조해낸 것. 영어이름인 ‘제롬’ 대신 서재에서 연구에 몰두하는 성인이란 뜻을 담아 ‘연구실에 있는 성 히에로니무스’라고도 불리는 작품은 화가 특유의 기하학적 구조를 구현한 공간에 빛의 움직임을 따른 방식으로 그려졌다. 나무패널에 유채, 45.7×36.2㎝, 영국 런던 내셔널갤러리 소장.200여년 전 소설 ‘오만과 편견’이 탄생한 곳은 낡은 책상이었답니다. 종이 몇 장과 잉크병, 깃대펜이 전부인 그곳이 바로 영국작가 제인 오스틴의 작업실이었던 셈입니다. 장서가 그림처럼 꽂힌 책장, 큼직한 책상이 근사한 ‘서재’란 공간은 남성 작가만 차지할 수 있던 시절이었습니다. 서재뿐인가요. 화가의 공간이던 ‘아뜰리에’도 그랬고, 누구에게나 열려있다는 ‘카페’와 ‘술집’ ‘광장’도, 한 가정집의 ‘부엌’과 ‘식당’ ‘침실’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속해 있던 공간이지만, 그곳이 모든 이들에게 늘 공평했던 것은 아니었던 겁니다. 오랜 시간 미술관을 일터로 삼아온 이윤희 학예연구관이 이데일리와 함께 그 장면, 장면을 들여다봅니다. 때론 객관적 기록으로, 때론 상징을 담아, 때론 비틀린 풍자를 숨겨낸 ‘그림으로 읽는 공간이야기’ ‘그림으로 읽는 사람이야기’입니다. 주말 독자 여러분을 아트인문학의 세계로 안내합니다. <편집자주> [이윤희 수원시립미술관 학예과장] 남자가 부엌에 들어가면 뭐가 떨어진다는 협박성 속담은 이제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 시대가 왔다. 요즘 남자 연예인들은 어찌나 요리를 잘하는지. 게다가 외식요리의 대가로 명성이 높은 이도 남성이고, 요리 경연프로그램에서 채점을 하는 전문요리사도 남성인 세상이다. 남성이 손을 대면 수천년 동안 여성의 영역이던 요리조차도 전문성을 가지게 되는 것일까. 하지만 한 가정으로 돌아오면, 아무리 맞벌이 부부라도 가족식사를 책임지는 이는 여전히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을 것이기 때문에 아직도 부엌은 여성이 더 많이 머무르는 공간이다. 공간은 그 자체로 중성적이지만 부엌처럼 특정한 성별과 연관짓는 경우는 분명히 있다.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서재’도 유사하다. 부엌과는 달리 대표적인 남성의 공간으로 여겨왔던 것이다. 서재는 침해받지 않은 권리를 가지는 사적 공간이다. 거실이나 침실 등에서 분리돼 나온 서재는 인간으로 하여금 생각 그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시간을 만들어준다. 이미 중세의 끄트머리인 14∼15세기, 궁전 혹은 부르주아의 가옥에서 발견됐는데, 대체로 가장인 남성이 홀로 자신의 독서와 집필, 사색의 공간으로 활용했고 열쇠로 채워 다른 가족이 드나들지 못하게 하기도 했다. 과거 그림들 속에서도 책에 둘러싸여 머리를 싸맨 채 글을 쓰거나 지구본을 놓고 세계의 원리를 고민하는 주체는 남성이었다. 자신만의 서재에서 책상에 앉아 있는 인물로 가장 많이 등장하는 이 중 하나는 성 제롬(St. Jerome·347?~420)이다. 그는 수십년간 구약성경을 히브리어에서 라틴어로 번역해 서방세계에 기독교 교리를 안착시키는 데 커다란 공을 세운 사제였다. 번역사전이 있을 리 만무했던 서기 1세기에 일반인은 다 읽기도 어려운 구약성경의 내용을 번역했다는 것은 어마어마한 학식을 필요로 했을 테고, 이러한 필생의 업적 때문에라도 그의 모습을 그리는 데는 책상이 있는 서재가 등장하는 경우가 많았다. 르네상스시대의 화가 안토넬로 다 메시나(1430?~1479)가 그린 ‘성 제롬’(1474년경)은 수도원 안에서 책을 읽는 모습으로 등장하고 있다. 추기경 복장을 하고 있는 그는 아치가 뾰족한 고딕식 건물 안에 있는 서재의 책상에 앉아 허리를 꼿꼿이 편 자세로 책을 읽고 있다. 붉은색 추기경의 모자는 책상 뒷선반에 얹혀 있다. 책상의 앞과 옆으로는 책장이 있는데, 한치도 빈틈없이 묘사한 건물의 구조와 인물의 자세에 비해 책장의 책들은 금방 읽고 급하게 얹어놓은 듯 펼쳐져 있다. 번역이란 이러저러한 자료를 고루 참조해야 가능한 일이라, 화가는 그가 일하는 방식이 이러했으리라 생각했던 것 같다. ◇가시를 빼준 성 제롬을 평생 따라다녔다는 사자주변에 그를 방해하는 것들은 없으나, 여러 동물이 그림 속에 배치돼 또 다른 재미를 준다. 그의 발치를 따라가 보면 두 개의 화분 앞에 회색 고양이가 얌전히 앉아 있고, 화면 앞쪽에는 새 두 마리가 두드러져 보인다. 또 멀리 오른쪽 회랑에서는 그림자에 가려진 검은 동물이 다가오고 있는데, 그것은 실제로 건물 안에서는 키울 수 없는 동물, 사자다. 성 제롬이 사막에서 수도하던 시절, 발에 가시가 박혀 괴로워하는 사자의 가시를 빼줘 살렸고, 그 사자가 평생 그의 곁을 따랐다는 일화에서 비롯된 도상이다. 그래서 어느 그림에서 책상에 앉은 남성 곁에 뜬금없이 사자가 보인다면 그 사람은 반드시 성 제롬인 것이다. 안토넬로 다 메시나의 ‘성 제롬’(St. Jerome) 중 부분. 그림에 등장하는 여러 동물 상징 중 사자를 클로즈업했다. 성 제롬이 수도시절 사자의 발에 박힌 가시를 빼내 살려줬고, 그 사자가 평생 그의 곁을 따랐다는 일화를 반영하고 있다.이에 반해 성 제롬과 거의 동시대를 살았던 학자라면 히파티아(Hypatia·355∼415)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당대 철학자이자 수학자이며 천문학자였던 그는 여성이다. 17세기 독일의 천문학자 요하네스 케플러가 공전의 곡선이 원형이 아니라 타원형임을 발견해 천문학의 혁명을 이뤘다면, 그보다 1400년 먼저 이 법칙을 발견한 사람은 히파티아였다고 알려져 있다. 학자인 아버지로부터 교육을 받고 여러 나라를 옮겨 다니며 학식을 쌓았을 뿐 아니라, 학생들에게 인기있는 교수기도 했던 히파티아의 최후는 비극적이었다. 마녀로 몰려 길거리에서 머리채를 몽땅 뽑히고, 옷이 벗겨진 채 날카롭게 간 조개껍데기로 베어낸 살에서 피를 철철 흘리며, 종국에는 화형으로 일생이 끝나버린 것이다. 하지만 히파티아의 학문적 업적은 후대에도 남겨져, 르네상스의 대가 라파엘로가 바티칸성당 내 교황의 개인서재 벽에 그린 ‘아테네학당’(1510∼1511)에도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와 더불어 여러 사상가 중 한 명으로 그려져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히파티아의 일생에서 화가들이 가장 그리고 싶어했던 것은 학자로서의 모습보다는 벌거벗은 최후의 모습이었을까. 영국 화가 찰스 윌리엄 미첼(1854∼1903)이 그린 ‘히파티아’(1885)는 벗겨진 맨몸을 긴 머리카락으로 가리며 온몸으로 뭔가를 호소하는, 극도로 당황한 모습으로 그려졌다. 인류사에 남긴 학문적 업적, 비극적인 죽음을 그려내는 데 미첼이 그린 희고 늘씬한 맨몸은 방해가 될 뿐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여성이 고초를 겪다니 안타깝다는 것 이외에 이 그림이 학자로서의 히파티아에 대해 무엇을 표현하고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찰스 윌리엄 미첼의 ‘히파티아’(Hypatia·1885). 인류 역사에서 식별 가능한 인물 중 최초의 여성 수학자로 꼽히는 히파티아가 죽임을 당하기 직전을 그렸다. 히파티아의 죽음이 ‘자유로운 고대 학문이 지고 중세 암흑시대를 예고한 사건이 됐다’는 분석 외에, 젊고 아름다운 여성으로 히파티아를 이미지화한 남성 중심 시각은 왕왕 도마에 올랐다. 캔버스에 유채, 244.5×152.5㎝, 영국 뉴캐슬 랭아트갤러리 소장.현대 이전에는 여성의 공교육이 제한됐고, 최근까지도 종교적 신념이나 교리 또는 빈부격차로 인해 여성은, 교육은 물론 정상적인 사회활동마저 불가능한 지역이 없지 않다. 그럼에도 따로 방법을 찾은 여성이 있으니, 교회에 수녀로 들어가는 일이었다. 결혼에 따른 제약을 피해 독신의 삶을 살면서 자기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흔치 않은 직업이 수녀였던 것이다. 17세기 스페인 식민지였던 멕시코에서 수녀의 삶을 선택한 후아나 이네스 델라 크루스(1648∼1695)는 뛰어난 저자고, 시인이며, 작곡가였다. 일명 소르 후아나로 불리는 그는 일찌감치 자신의 재능을 펼치고 지속적인 공부를 하기 위해 남장을 해서라도 대학에 입학하고자 했다. 그러한 무모한 시도가 좌절되자, 한 가정에 예속된 삶을 거부하고 역설적으로 좀더 자유로운 학문과 활동이 가능한 수녀원에 들어가기로 결심했다. 소르 후아나를 담은 그림은 여러 점 남아 있지만 사후에 그려진 것으로 멕시코 화가 미구엘 카브레라(1695∼1768)의 ‘후아나 이네스 델라 크루스의 초상’(1750년경)이 있다. 미구엘 카브레라의 ‘후아나 이네스 델라 크루스(Sor Juana Ines dela Cruz)의 초상’(1750년경). 존경받는 멕시코 수녀이자 뛰어난 학자로 꼽히던 후아나 이네스 델라 크루스를 그렸다. 한 손은 묵주를 쥐고, 다른 손은 책장을 넘기고 있는 동작 외에도 앞을 향해 시선을 똑바로 고정한 눈빛에서 당당한 자신감이 묻어나온다. 캔버스에 유채, 70×50㎝, 멕시코 멕시코시티 역사박물관 소장.흥미로운 점은 서재에 앉아 있는 초상이란 것이다. 이 그림에서 소르 후아나는 수녀복장을 하고 있지만 사제의 보조로서가 아니라 거대한 서가에 둘러싸여 자신만의 집필을 하는 책상 앞에 앉은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 후대의 문학가 버지니아 울프는 소르 후아나가 매우 적대적인 상황 속에서도 ‘자기만의 방’을 만드는 데 성공했던 여성으로 평가하고 있다. ◇제인 오스틴·브론테 자매도 서재 없이 식탁에서 글 써 서재는 매우 사적이면서도 생각을 목적으로 하는 공간이다. 하지만 오랫동안 남성만의 공간이었다. 대개 남성 문필가들이 자기만의 서재를 당연하게 가지고 있던 데 반해, 제인 오스틴이나 브론테 자매처럼 잘 알려진 여성작가들조차 공용 식탁이나 좁은 다탁을 집필공간으로 삼을 수밖에 없었다. 1993년 흑인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토니 모리슨도 결혼 이후 음식물이 덜 치워진 식탁에서 글을 쓸 수밖에 없었다니. 과연 언제쯤 여성들은 당연히 주어지는 서재를 가질 수 있을 것인가. 여성 역시 자기만의 시간이 필요하고, 자기만의 시간이 있어야 한 인간으로서 영혼의 심연을 들여다볼 수 있지 않겠는가. △이윤희 학예연구관은… 1970년생. 대학을 다니던 20대 어느 겨울, 해외여행 자유화 덕분에 유럽행 비행기에 오른 것이 인생에 미술을 들인 결정적 계기가 됐다. 누구나 들렀던 어느 미술관에서 뜻밖에 렘브란트의 ‘어머니 초상’이란 작품이 발을 붙들었다. 뭔가 꿈틀거리는 게 올라왔다. 세상을 감동시킨 그 수많은 작품을 설명하는 언어를 가지고 싶다는 열망도 함께였다. 이화여대에서 독문학과를 졸업한 뒤론 동대학원 미술사학과에 진학해 본격적으로 미술의 역사, 미술의 말을 공부했다. 이후 ‘공간’ 지 미술기자를 시작으로 대전시립미술관 학예실장, 아트센터 화이트블럭 학예실장, 청주시립미술관 학예실장 등을 거치며 오래전 그 렘브란트의 감동을 현장으로 옮겼다. 지금은 수원시립미술관 학예과장으로 일한다. 일터에 나가면 미술작품들이 바로 곁에 있다는 것에 만족하며 전시기획을 하고, 글을 쓴다. 번역서로 ‘그림자의 짧은 역사’(2006), ‘포토몽타주’(2003), ‘바디스케이프’(1999)가 있으며 저서로 ‘여성의 눈으로 보는 미술 키워드’의 출간을 앞두고 있다.
2021.10.23 I 오현주 기자
“아이 볼모로 파업하나” 돌봄·급식 공백에 학보모들 부글부글
  • “아이 볼모로 파업하나” 돌봄·급식 공백에 학보모들 부글부글
  • 학교 비정규직 노조원들의 파업으로 급식이 중단된 20일 경기도 한 학교에서 학생들이 급식실로 들어가고 있다.(사진=뉴시스)[이데일리 신하영 김의진 기자] 서울 마포구에 사는 맞벌이 부부 최모(36)씨는 20일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학비연대)의 파업으로 큰 불편을 겪었다. 최 씨는 이날 점심 무렵부터 자녀가 다니는 초등학교 정문 앞에서 아이를 기다렸다. 점심시간에 맞춰 아이 도시락을 전해주기 위해서다. 그는 “다시 회사에 들어가야 해서 오후에는 아이 엄마가 반차를 내고 학교에 오기로 했다. 방과 후 아이를 돌봐줄 데를 찾기가 쉽지 않아서다”라고 토로했다. 학교 급식조리원·돌봄전담사 등 학비연대가 이날부터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전국 곳곳에서는 급식·돌봄 공백이 생겼다. 학비연대는 교육공무직노조·전국여성노조·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가 모인 단체로 조합다. 이날 서울교육청에 따르면 학교 급식조리원·돌봄전담사 등 교육공무직노조의 파업 참가율은 7.2%(1740명)에 그쳤다. 하지만 서울 외 지역에서의 파업 참가율은 대체로 10%를 상회했다. 경기도의 경우 관내 학교 2616개교 중 1115개교(42.6%)에서 대체급식을 하거나 단축수업을 진행했다. 파업 참여인원은 전체 3만7357명 가운데 7459명(20.0%)으로 파악됐다. 교육부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을 대상으로 집계한 결과 이날 파업에는 전체 교육공무직(16만8597명)의 14.9%인 2만5201명이 참가했다. 이날 급식조리사 3명 중 2명이 파업에 참가한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선 대체급식이 이뤄졌다. 학생들에게는 샌드위치와 포도주스가 배식된 것. 이 학교 영양교사 김모 씨는 “제대로 된 끼니를 배식하지 못하고 간편식을 나눠줘 아이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 학교 2학년 학생 오모 양은 “내일부터는 급식이 나왔으면 좋겠다”라며 “급식이 더 든든하고 음식종류도 많은데 급식을 못 먹어서 아쉽다”고 말했다. 학비연대는 올해 기본급 9% 인상을 요구하며 지난 7월부터 교육당국과 임금교섭을 벌였지만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이들은 기본급 인상에 정기상여금·명절휴가비 등을 올려달라고 요구하고 있어 접점을 찾기 힘든 상태다. 학부모들은 코로나19로 가뜩이나 등교가 정상화되지 않고 있는데 학비연대까지 파업에 나서자 반감을 나타내고 있다. 아이들을 볼모로 처우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인천의 초등학교 학부모 이모(43)씨는 “다들 자녀 키우는 입장일 텐데 아이들의 학습권까지 침해하면서 이익을 관철하려는 태도가 너무 이기적”이라고 지적했다. 경기도 부천의 초등학교 학부모 황모(45)씨도 “가뜩이나 코로나 확산으로 격주 등교를 하고 있어 돌봄 부담이 큰 데 파업이라니 기가 막힌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날 민주노총 주도의 총파업에 참가한 학비연대는 오는 27일부터 17개 시도교육청과 교섭을 진행했다. 여기서도 접점을 찾지 못하면 11월 중 2차 파업에 나설 예정이다.
2021.10.20 I 신하영 기자
"옷장 속엔 100만원 봉투"…AZ 백신 접종 후 돌아가신 母의 선물
  • "옷장 속엔 100만원 봉투"…AZ 백신 접종 후 돌아가신 母의 선물
  •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70대 어머니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 이틀 뒤 숨졌다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국민청원이 올라왔다.지난 1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백신 접종 후 돌아가신 어머니의 마지막 선물’이라는 제목으로 청원이 올라왔다.충북에 거주한다는 청원인 A씨는 “73세 어머니가 AZ 백신을 접종받고 이틀 뒤에 사망했다”고 말문을 열었다.(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A씨에 따르면 어머니 B씨는 지난 5월 31일 AZ 백신을 접종했다. 그런데 B씨는 이틀 뒤인 6월 2일 오후 4시께 손녀를 데리러 가기 위해 어린이집으로 향하던 중 갑자기 길거리에서 쓰러졌다.이를 본 행인들이 심폐소생술을 하며 119에 신고했지만 B씨는 병원에 도착한 지 2시간 만에 숨졌다.A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의사는 어머니의 사망원인이 뇌출혈(지주막하)이라고 했다. 시간의 개연성을 볼 때 백신 때문에 숨진 걸로 추측된다고 했다”며 “어머니는 백신 맞기 전에는 혼자 밭에 가서 파와 상추도 심고, 손주들을 보살펴 주실 정도로 건강하던 분이었다. 너무 분하다. 어머니가 백신을 맞지 않으셨다면 이틀 후에 돌아가셨겠냐”고 반문했다.A씨는 장례식장에 찾아온 어머니의 지인으로부터 가슴 아픈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어머니가 생전 지인에게 “만약 내가 백신 맞고 잘못되면 집에 100만 원을 숨겨놨으니, 아들에게 그 말을 꼭 전해달라”는 말을 건넸다는 것이다.A씨는 “그 말이 어머니의 유언이 될지는 몰랐다. 한 달에 한 번씩 어머니께 용돈으로 10만 원씩 드렸던 것”이라며 “옷장 속에서 돈 봉투를 발견하고 가족들은 울음바다가 됐다. 옷 한 벌 사지 않고 손주들 간식 사주고 남은 돈을 조금씩 모아놓으셨더라. 그 돈은 도저히 쓸 수 없어서 아직 보관하고 있다”고 호소했다.이어 그는 “효도도 제대로 못 하고 손자 손녀 뒷바라지하시느라 고생만 하시고 이렇게 허망하게 가신 것에 대해 너무 가슴이 아프다”라며 “저희 부부는 맞벌이로 자녀 4명과 정신질환이 있는 형을 보살피고 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아내는 직장을 그만두고 집안 살림과 3살 딸아이 육아에 전념하고 있다. 3살 딸아이는 엄마보다 할머니를 찾는다. 어머니의 그 빈자리가 너무나 크다”고 했다.그러면서 A씨는 “어머니는 국가를 위해 주위 사람을 위해 손주를 위해 접종한 것이 한 줌의 재가 돼서 돌아가셨다”며 “부디 저희 어머니의 억울한 죽음을 제대로 밝혀 주시고, 또한 저처럼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귀를 기울여 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한편 지난 18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에 따르면 백신을 맞은 뒤 이상반응이 의심된다고 보건당국에 신고한 신규 사례는 지난 16∼17일 이틀간 총 2121건이고 사망신고는 6건 추가됐다. 이날 0시 기준 누적 사망신고는 787건이다.당국은 접종과 사망 간 인과성을 조사할 예정이다.
2021.10.20 I 김민정 기자
 "뛰고 싸우며 한 점 샀다"…키아프 역대급 흥행요인 셋
  • [아트&머니] "뛰고 싸우며 한 점 샀다"…키아프 역대급 흥행요인 셋
  •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국제아트페어 ‘키아프 2021’ 셋째 날인 15일 일반관람객들이 가나아트 부스에 걸린 작가 노은님의 회화작품들을 살펴보고 있다. 40호 크기 ‘고양이와 생선 먹기’(2015), ‘무제’(1999) 등은 이미 판매가 완료된 뒤였다. 미술품 투자열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린 올해 ‘키아프’에서 ‘완판’을 기록한 작가는 차고 넘쳐 화젯거리도 되지 못할 정도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1. “첫날 가장 뜨거웠던 작품이다. 진짜 문 열자마자 물 밀듯 달려들어 한 점씩 찍었다. 당연히 실랑이가 벌어졌다. 순식간에 20점이 싹 팔려나갔다.” 미친 듯이 판매했다는 이 작품은 일본작가 마이코 코바야시의 ‘드로잉 #23-21’(2021). 앙증맞은 동물들을 감각적 묘사와 색채로 그린 29.7×21㎝의 드로잉 소품 연작이다. 한 점당 300만원씩이었으나 가격에 망설이는 이는 없었다고 했다(‘키아프 2021’ 갤러리조은 부스).#2. “요즘 투자 좀 한다는 친구들이 다들 ‘미술품 투자’를 말해 안 와볼 수가 없었다. 그런데 이미 다 휩쓸고 간 다음이라 예산에 맞출 작품들은 거의 팔렸고…. 그래도 왔으니 한 점이라도 사보려고 한다.” 초보컬렉터라고 자신을 소개한 30대 중반의 관람객(회사원)은 북적이는 인파에 적응하려 애쓰는 듯 보였다. 아직까지 특정작가에 대한 선호보다 눈길이 가는 ‘예쁜 그림’ 위주로 관심을 갖는 단계라고 했다(‘키아프 2021’에서 만난 한 관람객). 그림 한 점 사는 일이 ‘달리기 실력’에 달렸다는 건 새삼 알게 된 사실이다. 이쯤 되면 한 해 한두 번씩 외신을 타는 ‘블랙프라이데이’ 풍경과 다를 바가 없다. 기필코 사고야 말겠다는 소비자들이 상품을 향해 전력 질주하는 전경. 일단 ‘잡고야 본다’ ‘사는 게 남는 거다’란 목적의식도 비슷하다. ‘키아프(KIAF·한국국제아트페어) 2021’이 닷새간 일정을 끝냈다. 대기록도 세웠다. 2002년 출발해 20주년을 맞은 올해 최고점을 찍으며 650억원어치를 팔아치우는 기염을 토한 거다. 다녀간 관람객도 8만 8000명으로, 아트페어사상 최다다. 이로써 올해 초 바닥부터 끌어올린 미술시장의 분위기는 최고조로 달아올랐다. 시작 전부터 기대감을 부풀린 ‘최대 매출’도 현실이 됐다. 과연 무엇이 이런 성황을 이루게 했을까. 역대급 흥행을 만든 요인 ‘셋’을 꼽아봤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국제아트페어 ‘키아프 2021’ 셋째 날인 15일 일반관람객들이 갤러리조은 부스에서 작가 채지민·오세열 등의 작품들을 둘러보고 있다. 왼쪽으로 VVIP 관람일에 실랑이를 벌이며까지 순식간에 20점을 매진시켰다는 일본작가 마이코 코바야시의 ‘드로잉 #23-21’(2021) 소품 연작이 보인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①미술품 투자열기 최고조…“과열인 줄 알지만 기회기도” 올해 초부터 스멀스멀 삐져나오던 ‘반전’의 움직임이 가장 강하게 감지된 곳은 ‘미술품 경매시장’이었다. 지난해까지 바닥을 쳤던 낙찰총액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게 눈으로 보였다. 상대적으로 비싼 미술품이 사고팔리는 장이지만 굳이 경매시장을 들여다보는 이유는 ‘즉각적인 반응’에 있다. 오늘 저녁에 얼마나 팔렸는지를 내일 아침이면 알 수가 있는 거다. 컬렉터의 지갑이 어느 정도 열렸느냐에 따라 미술시장의 내일을 가늠할 수도 있다. 그렇게 상반기에만 1483억원어치로 집계됐다. 지난해에는 상·하반기를 탈탈 털어도 1153억원에 그쳤던 터다. 이에 부응하듯 국내 양대 경매사는 격월로 열던 메이저경매를 매달로 당기고 매회 100억원 안팎의 낙찰총액을 쏟아내며 열기를 부추겼다. 여기에 또 하나의 신호가 나왔다. 아트페어다. 지난 3월 ‘화랑미술제’, 그 두 달 뒤 ‘아트부산’이 역대급 성과를 내며 선전했던 거다. 화랑미술제에선 4만 8000여명이 들러 예년의 두 배가 넘는 72억원어치를 사들이더니, 아트부산에선 한술 더 떴다. 8만명이 다녀가면서 아트페어사상 최고치인 350억원어치를 싹쓸이했던 거다. 덕분에 ‘키아프 2021’은 반드시 들러봐야 할 ‘성지’로 단숨에 부상했다. 미술품에 투자 중이거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면 더더욱. 아트페어의 낮은 문턱도 한몫했다. 원체 크고 작은 갤러리들이 연합한 미술장터인 만큼 주요 타깃층은 슈퍼컬렉터보단 일반 대중을 향해 있다. “다들 한다니 나도 한 번쯤”에 걸리적거리는 장애물은 별로 없는 셈이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국제아트페어 ‘키아프 2021’ 전경. 관람객들이 170여개 부스를 찾아다니며 작품들을 둘러보느라 여념이 없다. 20주년을 맞은 ‘키아프 2021’은 13∼17일 닷새동안 8만 8000여명의 관람객이 찾아 650억원어치의 미술품을 사들이며 역대 최다 관람객,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그럼에도 미술품 투자에 기대감을 끌어올린 주요 동기에 ‘몇만명’ ‘몇백억원’ 등의 ‘수치’가 작용했던 점도 무시할 수 없다. ‘키아프 2021’에서 만난 한 관람객은 “모든 매체에서 ‘미술시장 투자열기’를 다루니 발을 들이지 않으면 나만 손해란 생각을 하게 만든다”며 “지나치게 몰린다는 것을 모르진 않지만 이 또한 기회가 아닐까 싶어 찾아왔다”고 털어놨다. “솔직히 가치가 있다는 작품보단 ‘돈 된다’는 작품을 더 찾게 된다”고 말하는 관람객도 있었다. ◇② 주식·코인·부동산 기웃거리던 MZ세대 “최적의 투자 대안 찾았다” 전통적인 컬렉터가 주도하던 미술시장에 도전장을 낸 이들은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투자에 적극적인 2030세대를 통칭하는 ‘MZ세대’다. 이번 ‘키아프 2021’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주최 측이 30만원에 판매한 ‘VVIP 입장권’을 이들 MZ세대가 대거 구입하기도 했다. VVIP 입장권은 일반관람객보다 이틀 앞서 작품을 둘러보고 선점할 수 있게 ‘우선권’을 부여한 티켓. 비싼 입장권에 투자한 만큼 한 점이라도 더 찾아내려 부산히 움직였던 것도 물론이다. 다른 세대보다 MZ세대에 영향을 미치는 ‘셀럽의 움직임’도 한몫을 했다. 해마다 키아프는 놓치지 않는다고 소문 난 BTS의 RM을 비롯해 뷔가 다녀갔고, 아들과 동반한 이병헌·이민정 부부도 카메라에 잡혔다. 이외에도 유아인·전지현·성유리·청하·한지혜·고준희 등 스타 연예인들의 행차는 SNS를 통해 실시간 전송됐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국제아트페어 ‘키아프 2021’ 셋째 날인 15일 일반관람객들이 선화랑 부스에서 작가 정영주(왼쪽 2점), 김정수(오른쪽 2점) 등의 작품들을 둘러보고 있다. 정영주의 80호 회화(4900만원), 김정수의 20호 회화(2000만원)를 비롯해 선화랑이 내놓은 작품 대부분은 일찌감치 판매가 완료됐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MZ세대의 미술시장 진입은 ‘타이밍’이 컸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에 확장한 ‘온라인 거래’가 주효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책장 넘기는 것보다 쉽다는 ‘디지털기기’의 작동을 통해 온라인뷰잉룸을 둘러보고 온라인경매에 참여하고, 작가나 갤러리스트와 화상 대화를 나누는 등 ‘미술품 구매’에 대한 오프라인 부담감을 덜어냈다는 거다. 때마침 불기 시작한 투자붐도 주효했다. 주식과 코인은 물론 부동산시장까지 기웃거리던 이들이 ‘최적의 투자처’로 미술시장을 낙점했다는 얘기다. 제약과 부침이 심한 다른 투자처보다 세제혜택은 물론 자신의 취향까지 한껏 드러낼 수 있는 미술품 투자에 꽂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③ 갤러리들 “명절 앞둔 대목 격…팔릴 그림들 걸었다” 갤러리가 연합해 꾸린 ‘아트페어’의 목적은 분명하다. ‘작품을 최대한 많이 파는 것’이다. 갤러리 입장에서는 명절을 앞둔 ‘대목’인 셈이다. 가격 물어보기도 겁나는 작품보단 살까 말까 애태울 만한 작품들을 걸고 판다. 대작보단 소품, 어려운 작품보단 쉬운 작품이 전시장을 채운다. 한 갤러리 대표는 “어차피 팔리는 작가라면 진짜 좋은 작품은 빼놓고 나온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국제아트페어 ‘키아프 2021’ 셋째 날인 15일 일반관람객들이 아뜰리에아키 부스에서 작가 정성준·윤상윤 등의 작품들을 둘러보고 있다. 정성준의 50호 회화 ‘헤이! 오늘 어때? 요!’(Hey! How Are You Today? Yo!·2021·오른쪽)를 비롯해 윤상윤의 ‘주주’(JuJu·2021), ‘페이싱 유’(Facing You·2021) 등 아뜰리에아키가 내놓은 작품 대부분은 일찌감치 판매가 완료됐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작가에게 아트페어, 특히 키아프만을 위한 작품 제작을 독려하는 것도 갤러리다. 그 ‘작가’들은 그간 진행한 개인전·초대전·기획전 중 관람객에게 주목받은 이들이 대다수. 때문에 ‘팔리는 작가’의 작품을 잡기 위한 갤러리 간의 경쟁도 치열할 수밖에 없고 작가군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도 피해갈 수 없다. 결국 새로운 작가군을 알리기보단 “이미 검증된 팔릴 작가의 그림을 거는 것이 답”이란 얘기다. 역대급 매출을 쓴 ‘키아프 2021’에선 그 영업전략이 적중한 셈. 올해도 각 갤러리 대표작가들의 활약은 뚜렷했다. 가나아트가 건 노은님의 ‘동화 같은 회화’, 학고재갤러리가 건 김재용의 도자작품 ‘도넛’을 비롯해, 선화랑이 건 정영주·김정수, 아뜰리에아키의 정성준·윤상윤, 갤러리조은의 채지민 등이 완판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오세열·전광영·우국원 등 인기작가의 작품은 서너군데 갤러리가 나눠 걸고 완판행진에 동참했다.
2021.10.18 I 오현주 기자
'서울 거주자'도 지원할 수 있는 ‘사전청약’ 어디?
  • '서울 거주자'도 지원할 수 있는 ‘사전청약’ 어디?
  • [이데일리 황현규 기자] 2차 사전청약으로 11개 지구에서 1만 102가구가 풀린다. 분양가는 주변 시세의 60∼80% 수준으로 책정됐다. 접수는 25일부터 시작이다. (사진=뉴시스 제공)◇어디 지역 가장 많이 나오나1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날 모집공고를 시작으로 2차 사전청약이 본격 시작된다. 지구별로는 △파주운정2 2천150호 △인천검단 1천160호 △남양주왕숙2 1천410호 △의정부우정 950호 △군포대야미 950호 △성남낙생 890호 △의왕월암 830호 △성남복정2 630호 △수원당수 460호 △부천원종 370호 △성남신촌 300호 등이다.2·3기 신도시와 성남시 등 관심 지역에 물량이 몰려있고 수요자 선호가 높은 전용면적 84㎡ 물량이 2382호로, 전체의 23.6%를 차지한다.눈길을 끄는 건 서울 거주자도 도전할 수 있는 지역이다. 대규모 택지개발지구인 남양주왕숙2와 수원당수, 인천검단, 파주운정3은 서울 등 수도권 거주자에게도 공급된다. 구체적으로 인천 검당은 인천(2년 이상) 거주자에게 50%가 우선공급되고 서울 등 수도권 거주자에게 50%가 공급된다. 남양주왕숙2와 수원당수, 파주운정3은 해당 지역 1년(투기과열 2년) 이상 거주자에게 30% 우선공급, 경기도 6개월(투기과열 2년)이상 거주자에게 20%, 수도권 거주자에게 50% 공급된다.즉 서울 거주자들도 수도권 거주자 유형을 노려볼만 하다는 이야기다.◇분양가는?…주변시세 60~80%2차 물량의 추정분양가는 주변 시세의 약 60∼80% 수준으로 파악된다. 3.3㎡ 기준으로 보면 남양주왕숙2가 1569만∼1678만원, 성남낙생은 2002만∼2028만원, 인천검단은 1278만원 수준이다.전체 공공분양 물량 중 15%는 일반공급으로 배정되며, 나머지 85%는 신혼부부(30%), 생애최초(25%), 다자녀(10%), 노부모 부양(5%), 기타(15%) 특별공급으로 공급된다.특별공급 대상자의 소득 요건은 신혼부부는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의 130%(맞벌이는 140%), 생애최초는 130%, 노부모 공양·다자녀는 120% 이하다. 이들의 자산 기준은 부동산이 2억1550만원, 자동차는 3496만원이다.신혼희망타운은 소득 기준이 월평균 소득 130%(맞벌이는 140%) 이하다. 신혼희망타운에는 총자산 기준이 적용되며, 기준액은 3억700만원이다.사전청약은 순차적으로 진행되는데 이달 25∼29일 공공분양 중 특별공급과 신혼희망타운 해당 지역 거주자에 대한 청약을 가장 먼저 한다.공공분양 일반공급 1순위 접수와 신혼희망타운의 수도권 거주자 청약 접수는 다음 달 1∼5일 진행한다.(사진=연합뉴스)◇체크할 사항은?…최소 자격 조건·모집공고 필수사전청약은 당첨되면 다른 지역 사전청약에 신청할 수 없고, 본 청약까지 무주택 자격을 유지해야 한다. 사전청약 당첨자는 다른 주택의 본 청약이나 주택 구입이 가능하지만, 그럴 경우 사전청약으로 당첨된 주택에 입주할 수는 없다.지역 우선공급을 위한 의무거주 기간은 본 청약 시점까지만 충족되면 된다. 단지의 규모와 위치, 투기과열지구 지정 여부에 따라 의무 거주기간 등이 각기 다르기에 청약 공고문을 확인해야한다. 청약 접수는 원칙적으로 사전청약 PC 홈페이지(사전청약.kr)에서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2021.10.15 I 황현규 기자
동갑내기 부부CEO "출산·육아, 부부만의 문제 아냐"
  • [2021 W페스타]동갑내기 부부CEO "출산·육아, 부부만의 문제 아냐"
  •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황희승 잡플래닛 대표·이혜민 핀다 대표[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길을 걷다 ‘임대’라고 적힌 푯말이 보이면 그냥 지나치는 일이 없다. 여기서 무슨 장사를 하면 좋을지 의견을 나눈다. 기사를 보다가 좋은 사업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서로에게 공유한다. 스타트업 업계에서도 잘 알려진 동갑내기 부부 CEO인 황희승 잡플래닛 대표와 이혜민 핀다 대표의 이야기이다. 황희승·이혜민 부부는 오는 26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리부트 유어 스토리(Reboot Your Story)-다시 쓰는 우리 이야기’를 주제로 열리는 제10회 이데일리 W페스타 참여를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부부 CEO의 가장 큰 장점으로 ‘공감’을 꼽았다. 이들 부부는 W페스타에서 맞벌이 부부 CEO의 일상을 공유하고 일과 가정의 양립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아무리 가까운 친구라도, 피를 나눈 가족이라도 회사에서 겪는 고민을 털어놓는 건 쉽지 않은 일일 터다. 이 대표는 “서로 다른 회사를 하고 있지만 IT 스타트업이라는 배경이 비슷하고, 서로의 위치에 대한 이해도도 높다“면서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큰 도움을 얻기도 한다. 각자의 경험을 공유하면서 공동의 자산이 되는 것이다. 황 대표는 “예를 들어 PR을 하거나 인사평가 및 보상제도를 바꾸려고 하면 아내가 ‘우리는 이런 식으로 바꿨고 어떤 결과를 초래했다. 이를 위해서 어떤 사람을 만나면 좋을 것 같다’라는 식의 조언을 해 준다”면서 “믿을 수 있는 사람으로부터 지속적으로 피드백을 얻는 셈”이라고 말했다. ◇CEO 부부의 출산·육아 “중요한 건 균형”황희승·이혜민 부부는 올해 아이가 태어나면서 더 바빠졌다. 다행히 아직 갈등은 없다. 아이와 가까이 있는 사람이 아이를 돌보는 것이 암묵적 규칙이다. 아이 이야기를 꺼내자 황 대표는 “아이가 ‘아빠’를 먼저 말했다”면서 자랑하는 등 반가운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직접 임신·출산·육아를 겪어보니 일과 가정의 균형점 찾기의 중요성을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느끼고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회사 직원 평균 연령대가 30대 중반이고, 기혼율도 인턴을 제외하면 70~80%가 된다”면서 “어린이집을 합쳐서 만들어 볼까라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아직 공개하지 않았지만 회사 6주년 기념으로 가정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복지 정책을 만들었다”고 귀띔했다. 황 대표는 “회사 내 패밀리데이라고 마지막주 금요일은 오후 3시까지만 근무를 한다”면서 “특히 내부적으로도 육아 이슈가 있다면 재택 근무 등이 자유로운 편”이라고 전했다. 남녀 역할 분담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고 하지만 이 대표 역시 아이를 낳기까지 두려움이 컸다. 그는 “결혼한 이후 집이 어지럽혀져 있으면 괜히 내 마음이 불편했다. 무의식적으로 내가 여자니까 집안일은 내 몫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면서 “출산 후 3개월 정도는 회사에 나올 수 없었는데 그 때도 내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긴 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는 “스스로도 고정관념을 깨트려야 했다”면서 “다행히 시부모님과 합가해서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육아는 결코 부부만의 문제가 아니다”고 덧붙였다.◇연쇄창업의 비결은..“서로의 도전을 응원”두 사람의 회사 모두 올해 큰 변곡점을 맞이했다. 대출 비교 플랫폼인 핀다의 경우 대중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매스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TV광고는 이미 입소문을 타고 있다. 이 대표는 “처음에는 매니페스토 형태의 웅장한 느낌으로 고민했다가 서비스 사용자 대다수가 일반인이라는 점에서 공감을 얻기 어렵다고 판단했고, 우리의 서비스를 잘 설명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형 드라마타이즈 광고를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대부분 마이데이터 사업을 통해 종합금융을 지향한다면 핀다는 대출만 집중하려고 한다”면서 “합치기, 쪼개기, 갈아타기 등 기존 대출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이자비용을 줄일 수 있다. 마이너스통장, 신용대출, 주택담보대출 등 분산돼 있는 대출이 마이데이터로 통합되면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잡플래닛은 올해 내실 다지기에 집중할 계획이다. 황 대표는 “기업 평판 서비스를 제공하다보니 우리 회사부터 건강해야 한다”면서 “회사가 성장하면서 어떻게 하면 조직 문화가 무너지지 않으면서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을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궁극적인 목표는 사람들에게 천직을 찾아주는 것이다. 현재 잡플래닛은 650만개의 기업 정보를 보유하고 있다. 10인 이상 기업은 95%, 100인 이상 기업은 거의 100%를 갖고 있다.황 대표는 “기업 정보는 이미 대부분 확보하고 있는 상황에서 개인의 가치관을 어떻게 객관화된 지표로 전화시켜서 적당한 기업과 매칭시켜줄 수 있을지에 관심이 많다”며 “군대식 문화를 가진 기업이더라도 남중, 남고, 해병대를 나온 사람에게는 잘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황희승·이혜민 부부는 자신들을 ‘연쇄창업가’라고 칭한다. 황 대표는 미국 에모리 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하다가 중퇴하고 스타트업에 뛰어들었다. 지난 12년간 4번의 창업을 통해 상장과 매각을 경험했다. 이 대표 역시 연애시절 황 대표를 보면서 창업에 도전했고 글로시박스, 베베앤코, 눔코리아의 대표를 거쳤다. 이들 부부가 끊임없이 도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황 대표는 “뭔가 도전했을 때 서로에게 눈치를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대표도 “우리는 기본적으로 도전을 장려하는 분위기”라고 맞장구쳤다.
2021.10.13 I 하지나 기자
안철수 “맞벌이 30년 동안 ‘밥 줘’라는 말 해본 적 없다”
  • 안철수 “맞벌이 30년 동안 ‘밥 줘’라는 말 해본 적 없다”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 어울마당로 광장에서 열린 화천대유 대장동게이트 특검 촉구 청년 버스킹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11일 맞벌이 부부 생활 30년 동안 “밥 줘”라는 말을 해본 적이 없다며 해당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안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여성 비하 대선후보들의 번지르르한 여성 공약’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여야 유력주자들의 공약을 비판하면서 이같이 밝혔다.안 대표는 “여성과 관련한 갖가지 구설과 의혹에 휩싸인 분들은 번지르르한 공약을 내놓아봐야 진정성을 느끼기 어렵다”며 “제1야당 유력 후보들은 ‘이대남의 눈치를 보느라, 여성 없는 여성 공약을 내놓았다’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성평등 공약’을 내놓았지만, 민주당의 공약에 대해서는 언급할 가치를 느끼지 못하겠다”고 비판했다.안 대표는 “정치를 시작한 후 여성정책으로 △청년일자리 만들기 △여성 고용 확대 및 남녀 임금격차 해소 △일과 가정의 양립 △사회적 돌봄 인프라 확대를 일관되게 강조해왔다. 여성 정책은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다”며 “여성 정책은 출산율 제고 정책과 마찬가지로 모든 국민이 고통받고 있는 국가적 난제에 대한 일대 도전”이라고 말했다. 특히 “제도적 완비 못지않게 성인지 감수성을 포함한 성평등 문화의 정착도 매우 중요하다”며 “저는 맞벌이 부부 생활을 한 지 30년이 넘었다. 아이 키우느라 힘든 적도 많았다. 그래도 그동안 집에서 한 번도 못 해본 말이 있다. ‘밥 줘’라는 말이다. 먼저 퇴근한 사람이 밥을 했기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안 대표는 이와 관련, “남녀가 함께 행복해져야 한다”며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제도적 개선뿐 아니라, 이러한 문화를 정착시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021.10.11 I 김성곤 기자
2차 사전청약 15일 시작…‘신혼부부’가 노려볼 지역은?
  • 2차 사전청약 15일 시작…‘신혼부부’가 노려볼 지역은?
  • [이데일리 황현규 기자] 오는 15일 2차 사전청약 모집 공고가 나온다. 1만 2000가구로 1차 사전청약보다 2배 이상 늘어난 물량이다. 그러나 신혼부부 등을 위한 신혼희망타운이 30% 이상 차지하면서 1차 때와 마찬가지로 ‘신혼부부만의 잔치’가 될 것이란 우려가 여전하다.11일 국토부에 따르면 15일 수도권 11개 지구 1만200여가구를 대상으로 2차 사전청약을 시작한다.(사진=연합뉴스)2차 사전청약 지역은 △남양주 왕숙2 1400가구 △성남 신촌 300가구 △성남 낙생 900가구 △성남 복정2 600가구 △의정부 우정 1000가구 △군포 대야미 1000가구 △의왕 월암 800가구 △수원 당수 500가구 △부천 원종 400가구 △인천 검단 1200가구 △파주 운정3 2100가구 등이다. 1차 사전청약 4333가구보다 2.4배 많은 물량이다. 다만 2차 사전청약도 ‘신혼부부’에게 배정된 물량이 절반 이상으로 보인다. 신혼희망타운은 총 4200가구로 전체의 30% 가량을 차지한다. 여기에 더해 신혼부부 특별공급, 생애최초 특별공급 등을 고려하면 절반 이상이 신혼부부에게 배정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성남낙생 △성남복정 △군포대야미 △의왕월암 △수원당수 △부천원종 등의 사전청약은 모두 신혼희망타운으로 공급된다. 신혼희망타운은 혼인기간이 7년 이내 또는 6세 이하의 자녀를 둔 무주택세대 구성원만 지원 가능하다. 혼인을 계획 중이며 공고일로부터 1년 이내 혼인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부부도 신청 가능하다.소득은 전년도 가구당 도시 월평균소득 120%(3인 기준, 월 666만원 수준) 이하, 맞벌이라면 130%(3인 가구 기준 722만원 수준)이하여야한다. 총 자산은 3억 300만원 이하여야한다.분양가는 15일 모집 공고와 함께 발표된다. 1차 사전청약과 마찬가지로 주변 시세의 60~80% 수준으로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 공식 블로그 갈무리특히 성남 신촌과 낙생, 복정2, 의왕 월암 등으로 청약자가 몰릴 것으로 보인다. 청약전문가 정지영 아이원(아임해피) 대표는 “서울 특히 강남과 가까운 성남의 복정 1, 2지구와 신촌지구, 낙생 지구 등도 눈여겨볼 만 하다”고 말했다. 특히 이 중 성남낙생 지구는 서울과 가까우면서도 분당 및 판교신도시와 인접해 생활권을 공유할 수 있는 사업지로 조성된다. 특히 용인서울고속도로ㆍ분당-수서간 도시고속화도로ㆍ분당선 및 신분당선 등 광역교통 접근성도 매우 양호하다.이 밖에도 인천 검단지구나 파주 운정3지구도 이미 인프라 조성이 완료돼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은 지역이다. 이 중 운정신도시에선 수도권광역교통철도(GTX)-A 노선이 들어설 예정이며, 검단신도시의 경우 인천지하철 1호선 검단연장선과 함께 서울지하철 5호선 연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 상황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1차 때와 같이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본인에게 유리한 공급 전형들을 따져, 당첨 가능성을 높일 방안 등을 고민해봐야한다”고 말했다.
2021.10.11 I 황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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