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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진우의 FX칼럼)상반기 장사 끝난 느낌
- [edaily] 115엔 하향돌파를 노린 달러 숏은 달러/엔 시장에서도 달러/원 시장에서도 모두 실패했습니다. 그럼 이제 달러약세는 마무리되었느냐는 의문이 생길 만 하지만 거기에 대한 답도 쉽게 내리기 어렵습니다.
몇 주 뒤에는 얘기가 달라질 수도 있겠으나 지금 당장의 느낌은 “달러 투기로 돈 벌기는 당분간은 힘들다”는 것입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그 이유를 몇 가지 측면에서 살펴봅니다.
◈ 확인이 필요한 두 가지 사안
첫째, 글로벌 달러약세가 계속 이어질 것인가?
이 말은 다른 말로 표현하면 달러약세가 미국의 경기회복에 도움이 된다는데 과연 달러약세가 미국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은 없는가, 또 다른 관점으로는 과연 유로/달러 1.17 달러와 달러/엔 115엔 레벨이 돌파되는 달러 추가급락이 가능한가하는 문제제기이다.
존 스노우 미 재무장관은 최근 “달러약세가 미국의 수출업체들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 지금 환율은 아주 적정한 조정국면을 거치고 있다고 본다”고 발언함으로써 국제환시에서의 달러 매도세를 촉발시켰다. 그런데 5월19일(월요일) 뉴욕증시는 근래 보기 드문 낙폭을 기록하며 최근 랠리에 급제동이 걸렸고, 뉴욕증시를 설명하는 시황에서는 ‘달러약세가 해외 투자자금의 유출을 가속화 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주가급락의 배경’이라는 대목들이 눈에 뜨인다.
아닌게 아니라 이미 상식화 되어버린 달러/엔 115엔 붕괴 이후 110엔 아래까지도 달러가 급락하는 장세가 펼쳐진다면 해외 자본들이 달러표시 자산에 투자하여 얻는 수익은 환차손을 능가하기 어려워진다 이미 오를 만큼 오른 미국 국채시장에서 요즘 같은 금리환경하에 누릴 이자수익이나 채권매매에서 기대되는 자본이익이 웬만해서는 환율에서의 손실을 보전하기 어렵다.
증시 또한 아직은 베어 마켓 랠리(Bear market rally)의 성격을 탈피하지 못한 상황에서 이미 작년 10월 이후의 랠리를 통해 제법 낙폭을 회복하고 있는 와중에 급격한 달러약세는 추가랠리에 있어서 1차적인 걸림돌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금융시장과는 무관한 경력을 쌓아온 스노우 재무장관으로서는 수출업체의 환호와 지지를 받는 대신 월街의 따가운 눈총을 각오해야 할 것이고, 무역수지의 지속적인 적자 하에 그나마 전체적인 경상수지의 적자폭을 줄이는 역할을 해야 할 자본수지에서마저 적자가 커진다면 부시 행정부도 만만치 않은 부담감을 느낄 수 있다.
유로/달러 1.17 달러를 능가하는 레벨이나 115엔 아래의 달러/엔 환율이 유로존이나 일본에 부담스러운 것 또한 부인하기 어려운 사실이다. 미국 못지않게 경제상황이 나쁜 유럽도 실업률이나 성장률 등 경제지표가 계속 실망스러운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 하에서 유로화 출범 당시의 레벨인 1.17 달러를 넘어서는 유로 강세는 일단 당혹스럽다.
최근 유럽 각국 중앙은행 관계자들이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인하를 요구하는 것은 금리인하가 경기침체기에 일단 생각해 볼 수 있는 가장 손 쉬운(?) 방안일 뿐만 아니라 미국 연방기금금리(1.25%)의 두 배에 달하는 유럽의 기준금리(2.5%)를 낮춤으로써 금리차이(Interest differential)에 따른 유로화 수요를 줄여 유로강세를 완화시키자는 목적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극심한 디플레이션으로 고민 중인 일본으로서는 더 이상의 엔화강세는 디플레이션을 심화시킬 우려가 큰 데다가 115엔 이하의 환율에서는 일본 수출업체들이 물건을 내다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게 된다는 얘기도 단순한 엄살로만 보기에는 너무 절박한 내용이다.
둘째, 우리 경제와 대북문제에서 원화강세를 제한할 만한 요인은 사라졌는가?
쓸데없이 불안감만 조성하는 잡문이 될 수 있고 또 독자들의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다 같을 수 없기에 무슨 소리인지 이해가 갈 정도만 언급하고 넘어간다. 5월 금통위에서는 시장이 기다리던(?) 콜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연 4.25%의 콜금리가 4%로 25b.p. 내려 달라진 것이 무엇인가? 기업의 투자가 살아날 기미가 보인다는 소식은 찾아보기 어려운 대신, 부동산 값만 치솟는다는 기사로 연일 신문이 도배되고 있다.
매주 로또 복권으로 수백억원이 날아가는 판국에 땅으로 아파트로 돈들이 몰려가니 주가는 지수 620 근처에만 가면 자빠진다. 이미 들어본 적 있는 내용에 대해서는 반응하지 않는 시장의 속성으로 인해 별 문제없는 것처럼 어영부영 넘어가고 있지만 기업 회계분식과 카드채 부실문제는 아직까지 해결된 것이 하나도 없다. 물류대란의 해결과정에서 확인된‘원칙 없는 파업행태’와‘원칙 없는 정부대응’도 언젠가는 문제시 될 불씨다.
북한?…… ‘땡깡 부리기’하나로 버텨온 그들로서는 이번 한-미 정상회담 과정을 지켜보면서 변심한(?) 애인에 대한 분한 마음을 어떻게든 풀어야 하겠는데 막상 현실적으로 백수 건달에 불과한 자신의 처지를 알기에 일단 침묵하고 있는 상황이다. 큰 소리는 쳤지만 막상 공이 울리니 링 밖으로 도망쳐 버리고 지금은 살았는지 죽었는지조차 세상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후세인의 경우를 얼마 전에 보았기에 지금은 주눅이 들어 있지만,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만한 집단이 못 된다면 결국은 자신들의 주특기인 ‘땡깡 부리기’로 회귀할 수 밖에 없다고 보인다. 셔츠 끌어올려 자기 배를 그어대는 자해에 가까운 짓거리를 행하겠지만, 괜히 옆에 있다가 보면 그 칼부림에 상처를 입을 수 있고 튀는 피에 옷을 버릴 수도 있다.
◈ 대충 짐작되는 남은 상반기 장세
먼저 위쪽으로는 달러/엔 환율의 120엔 상향돌파 혹은 달러/원 환율의 1220원 돌파 이전에는 계속 ‘의심’과 ‘갈등’이 지배하는 장세가 될 것이다. 글로벌 달러약세라는 대세가 진행되는 와중에 일본의 강력한 개입으로 인해 달러 하락세가 주춤해진 것이라는 인식을 쉽게 떨치기 어려울 것이며 그래서 기술적 반등 차원이 아닌 추세반전이 사람들 입에서 오르내리려면 위에 언급한 레벨들의 돌파가 이루어져야 한다.
화요일 달러/원 환율은 전일 대비 5.60원 상승에 그치며(종가 1198.60원) 1200원대 회복에 실패했다. 밤 사이 달러/엔 환율이 2 Big 이상 올랐으니 예전 엔화약세(달러/엔 상승세)가 시장의 관심을 끌던 때 같으면 20원도 오를 수 있는 환율이 5원 남짓 상승에 그쳤다.그 동안 달러/엔 낙폭이 커지는 동안 서울에서는 외환당국의 개입으로 환율낙폭이 제한 받았기 때문인 데에다 시장 내의 달러 매물부담 및 여전히 환율반등은 고점매도의 기회로 여기는 시장 참여자들의 마인드가 아직 전환되지 않았다는 데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그리고 웬만한 달러매수 헷지(hedge)는 금년 환율 급등기에 대충 다 이루어졌고 사상 최고치나 다름없는 거주자 외화예금에 비해(5월15일 현재 147억4000만 달러) 계절적으로도 이렇다 할 달러 매수주체는 찾아보기 힘든 점도 “웬만해서는 환율 급등은 없다”라고 얘기할 수 있는 배경이 된다.
아래쪽으로는 115엔의 확실한 붕괴가 이루어지면 ‘편안한 숏’을 낼 수 있는 모멘텀이 갖추어지는 것은 여전하다. 그 때에도 당국 개입의 강도에 따라 달러/엔 낙폭을 제대로 반영 못하는 엔/원 급등장세가 가능하기도 하지만 그 동안 1,190원이 인위적으로 막혔던 후유증으로 인해 겁나게 환율이 빠지는 장세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러나 며칠 내로 당장 115엔이 밀린다고 예상하기에는 월요일 일본 재무성의 시장개입 이후 달러/엔 환율이 급하게 되밀리지 않는다는 사실에 주목할 만 하다. 정말 여기서 달러가 더 떨어져야 하는 것이 답이라면 시장이 저렇게까지 ‘개입’이라는 변수에 고분고분하게 대응할 수는 없다.
”펀더멘털 이상의 투기적 달러매도세가 국제외환시장에 숨어 있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러우며 적어도 그러한 뒤늦은 달러 매도세의 손절과정을 거치고 일본 외환당국을 압도할 정도의 결집된 달러 매도세가 나타나야 115엔이 무너질 것이다.
이쯤 되면 “너는 뭐하러 이 글을 썼으며 나는 왜 이런 하나마나 한 글을 읽는가?” 하는 짜증이 날 만하다. 그렇다. 지금 장세가 바로 전망도 무의미하고 돈도 안 되는 짜증나는 장세이다. ‘숏’도 못 낸 와중에 환율만 흘러내렸고, 당장이라도 115엔이 무너질 것 같은 생각에 큰 마음 먹고 숏으로 이월하니 개입으로 달러/엔은 2엔이나 튀어 오르고…… 왜 이렇게 시장은 야속하게 움직이나 싶지만, 따져 보면 변곡점이나 큰 장의 초입은 이런 식으로 손절매란 희생양이 늘 필요하다.
반등을 노린 롱플레이가 손절매도로 이어지며 환율의 낙폭을 키웠듯이 환율의 반등에 대해 의심하는 세력들의 손절매수가 반등의 폭을 키우며 시장은 굴러간다. 돈 안되고 짜증나는 장세가 얼마간 이어지면 누군가가 깃대를 메고 나서기 마련이다. 늘 그래왔듯이 ‘역외’가 그 역할을 또 감당할 가능성이 크지만, 적어도 작년 이후로는 백전백승의 전적을 이어오는 당국이 마음만 먹으면 ‘쓸데없이 과도한 환율의 등락’은 잠잠해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업체들은 좀 느긋하게 장세를 지켜봐도 될 만한 시기이지만 벌어놓은 것 없는 투기세력들로서는 초조해질 만한 시장 구조이다.
- (채권분석)"이제부터 시작" vs "이것으로 충분"
- [edaily 정명수기자] 이번주(6~10일) 채권시장에서는 국고3년 수익률이 4%대에 진입했고, 국채선물이 108.01에 도달하기도 했다. 심리적으로 의미있는 가격대에 도달한 것이다.
주식시장이 힘을 쓰지 못한데다, 북한이 전격적으로 NPT 탈퇴를 선언, 주식·채권시장을 뒤흔들었다. 금통위는 콜금리를 동결했지만, 한국은행은 넌지시 "수급에 기댄 수익률 랠리"를 견제하기도 했다.
◇이제부터 시작
지난달 말부터 시장 일각에서 꾸준히 제기됐던 `4% 진입`을 이룬 만큼 "게임은 지금부터"라는 의견이다.
우선 수급이 좋다. 국고3년 8200억원 입찰을 끝으로 이달에는 국고채 입찰이 없다. 통안채가 변수이기는 하지만 이달 만기인 6조원 정도를 차환 발행한다면 특별한 부담은 아니다. 1월 중순 이후 국고환수로 단기 유동성이 줄어들겠지만 기본적으로 채권 공급이 부족하다.
둘째, 주식시장이 `북한 핵` 앞에서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주식시장을 괴롭히고 있는 한 자금이 채권시장을 빠져나가 다른 곳으로 이동할 가능성은 낮다.
셋째, 금통위가 밝혔듯이 당분간 콜금리는 현 상태를 유지할 것이다. 경제 외적인 리스크가 남아있는한 금리 인상은 어렵다. 오히려 중기 물가 목표를 2.5~3.5%로 50bp 가량 높인 것은 리플레이션 정책을 의식했다고 할 수 있다. 하반기 설비투자가 회복된다고 하지만, 북한 핵 문제나 이라크 전쟁이 시간만 끌고 해결이 미뤄진다면 콜금리를 낮춰야할지도 모른다.
◇이것으로 충분
반면 "국고3년 4%도 봤고, 국채선물 108도 봤으면 그것으로 됐다"는 의견도 있다. 수익률이 예상보다 빨리 내려와서 더 먹을 것이 없다는 것.
우선 연초 수익률 랠리를 이끈 `자금의 성격`에 의문을 제기한다. 단기자금이 풍부하다고 하는데 이 돈은 언제든지 시장을 떠날 수 있다. MMF나 단기펀드에 잠시 머무는 자금만으로는 4% 금리를 지탱할 수 없다.
둘째, 북한의 NPT 탈퇴는 역으로 "해결도 머지 않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미국이 이렇다할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북한이 최후의 카드를 꺼낸만큼 양자가 대화의 테이블에 마주앉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주식시장 주변의 불확실성이 사라지면서 주가는 반사적으로 튀어오를 것이다.
셋째, 한국은행의 견제다. 한은은 이번 수익률 하락이 수급 측면의 공급 부족에서 기인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 기회에 통안2년 등 장기물을 공급, 통화정책에서 이니셔티브를 쥐고 싶어한다. 수익률 하락 자체를 막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서 정책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속셈이다.
◇신중하게 그러나 단호하게
투신권의 한 펀드매니저는 "고시되는 CD 금리와 달리, 시장에서 실제로 거래되는 CD는 4.7%대"라며 "단기금리가 어느 정도 내려왔기 때문에 장기채 수익률도 랠리를 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장이 의외로 신중하게 랠리를 이끌어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계 외국은행의 한 딜러는 "자금이 풍부하다고 하는데 월말로 갈수록 유동성은 빨려들어갈 것"이라며 "미국 채권수익률도 떨어질때는 조금씩, 반등할 때는 크게 튀어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포지션을 한 쪽으로 가져가기에는 리스크가 있다는 것.
다음주 미국에서는 15일 산업재고, 생산자물가, 베이지북 등이 나온다. 16일에는 소비자물가, 필라델피아 연방은행 서베이, 17일에는 산업생산, 소비자전망조사가 나온다.
안팎의 지표를 보고 신중하게 생각하되, 단호하게 행동해야 급변하는 시장에 휘둘리지 않고 대처해 나갈 수 있다.
- (이진우의 FX칼럼)또 하나의 데칼코마니를 기대
- [이진우 농협선물 리서치팀장] 5년 전 오늘(1997년 11월21일)이 `제2의 국치일(國恥日)`로 기억되는 IMF 구제금융 신청일이군요. 개장과 동시에 일중 환율상승폭을 다 채우고 팔겠다는 달러물량 없이 시장이 개점휴업에 들어가거나 이후 환율변동폭이 없어지면서 12월 한달동안 800원 넘게 환율이 치솟던 `그 때 그 시절`이 지금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요즘 환율, 무엇을 판단기준으로 삼아 거래에 나서는지요? 최근 2년 정도는 서울 외환시장의 절대 변수인 달러/엔을 무시하고서는 환율이야기가 진행될 수 없습니다. 그 동안 이렇다 할 뷰가 없었는데 모처럼 엔화 주간차트를 살피다가 나름대로의 공상소설 한 편이 떠올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공감하실 만한 내용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만.
◆ 환율이 어디로 튈 것인지는 며느리도 몰라
일주일 전(11월13일, 수요일) 119엔이라는 강력한 지지선의 하향돌파를 두고 달러/엔 시장이 고민하고 서울에서는 1200원과 1205원 사이의 일중 거래폭을 형성하며 1200원이 정말 지지되는 레벨인지로 끙끙 앓고 있을 때, 어떤 매체의 마감시황에서 달러/엔 환율의 120엔 붕괴로 모든 차트 보조지표가 무너졌고 추가적인 달러하락은 만일(IF)의 문제가 아니라 타이밍(WHEN)의 문제라고 언급하였던 것을 인상 깊게 읽은 적이 있다. 일본 3분기 GDP의 0.7% 상승은 엔화강세에 고무적이며 미국의 경상적자와 재정적자를 합친 쌍둥이 적자가 GDP의 6%에 이르는 상황에서 달러화의 추가약세는 불을 보듯 훤하다는 식의 배경설명도 논리정연하게 이뤄졌기에 웬만한 사람들로서는 그런 기사 읽고서 달러매수에 나서기가 쉽지않을 정도였다.
시세를 가장 뒤늦게 반영하는 MACD를 제외한 RSI나 스토캐스틱 등은 달러의 반등 가능성을 보이던 시점에 모든 보조지표가 무너졌다고 한 대목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었지만, 언제 어떤 식으로 안면몰수하며 나설지 모르는 시장에 대해 그토록 강하게 쓴다는 사실 자체가 경이롭게 다가왔다. 다음날부터 달러/엔은 120엔대 안착을 이뤄내었고 19일 뉴욕환시에서는 122엔대중반까지 치솟음으로써 119엔의 하향돌파 타이밍은 상당히 뒤로 미루어지게 되었다. 그리고 엔화의 급격한 약세전환에 대해 시황 쓰는 사람들은 52조엔에 달한다고 알려진 일본 은행권의 부실채권 문제에 대한 우려가 점증하며 일본 증시에서 금융주가 폭락하였다는 사실과 그에 따라 일본경제의 회복 가능성이 더욱 희박해졌다는 점을 들기 시작한다. 마치 일본 은행권의 부실채권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는 듯이……
지금은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시기`라기보다는`엔화가 갑자기 유로화와 미 달러화 대비 약세를 띠기 시작한 때`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서울의 원화도 덩달아 약세로 돌아서고 있다. 2000년과 2001년 두 해에 걸쳐 연말에 경험했던 환율 급등장에 대한 기억을 애써 떠올리며, 그래도 일본보다는 형편이 좀 낫다는 막연한 판단 하에 엔화보다 몇 걸음 뒤쳐져 아무 생각 없이(?) 따라가고 있는 중이다. 만약 지금 달러/엔이 119엔을 하향돌파 한 상태로 117엔이나 118엔대 정도에서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면 서울에서도 지금쯤 1200원 아래의 환율을 갖고 거래하며 연말 환율이 어디까지 낮아질 수 있을까 하는 문제로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정말 환율이 어디로 튈 것인지는 며느리도 모른다. 이왕 너도 모르고 나도 모르는 미래 환율을 얘기하는 마당에 그럴듯한 공상소설 한 편 써 볼 참이다. “투자는 자신의 판단 하에”라는 좋은 문구가 이미 상식화 되어 있고, 아직은 우리나라 외환시장에서 글 값을 쳐주지 않는 대신 나중에 가서 틀리면 “아님 말고”로 때우면 될 것 같아서이다.
◆ 또 하나의 데칼코마니란?
이 칼럼을 계속 읽어오신 분들이라면 잘 아시겠지만 데칼코마니란 용어가 낯선 분들은 지난 5월8일자 “데칼코마니의 완성을 향하여”라는 제목의 칼럼을 참조하시길 권한다.
아래에 게재한 차트는 수요일 아침까지의 달러/엔 시세를 반영한 주간 차트(Weekly chart)이다. 우선 확인되는 사실은 1999년 말 101.30을 바닥으로 하여 상승세로 돌아선 달러/엔 환율의 저점끼리 연결한 장기 상승추세선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이다. 금년 7월중순 115.50의 연중저점 또한 아슬아슬하게 그 추세선을 의미 있는 선으로 만드는데 일조하였고, 향후 `글로벌 달러약세`의 본격적인 재현을 운운하기 위해서는 이 상승추세선의 하향돌파가 선행돼야 한다.
(USD/JPY Weekly Chart) (차트 인용 : Telerate)
필자가 또 하나의 데칼코마니를 상상해 보는 근거는 금년 2월 135엔대에서 거래되던 시점을 중심으로 하여 달러/엔 차트를 접으면 그럴듯한 대칭형을 이룰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119.10엔에서 반등한 달러가 작년 4월 초 서울이 1365원까지 치솟던 무렵의 레벨인 126.80 언저리까지 오르다 급하게 꺾이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그야말로 누가 작정하고 만든 대칭형 차트가 완성된다.
어차피 믿거나 말거나 식의 상상으로 시작한 만큼 좀 더 우겨보자면, 126엔대까지 오르기 위해 다소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고 그 때까지 앞서 말한 장기 상승추세선이 우상향을 계속해 나간 만큼 126엔대에서 돌아선 달러/엔이 120엔이나 121엔 정도만 하향돌파 해도 추세선이 무너지는 새로운 하락 모멘텀을 제공할 것이다. 그 여파로 115엔대 까지도 무난히(?) 달러가 밀리고 나면 그 때 가서는 패턴분석상 아주 큰 헤드 앤 쇼울더(Head & Shoulder)가 보이면서 달러가 100엔대나 그 이하로까지 추락해야 하는지의 여부를 가지고 시장이 시끄러워질지도 모른다.(지금으로서는 당연히 황당무계한 소설이다. 그러나 3~4개월 후에 다시 한 번 이 칼럼을 읽어봐야 하는 상황이 도래할지도 모른다)
이렇게 먼저 그림을 펼쳐놓고 상상력을 발휘한 다음에 그러한 시나리오의 배경을 `끼워 맞추는 식`으로 만들어 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새삼스럽게 부각되는 일본 은행들의 부실채권 문제를 우려먹으면서 시장은 내친 김에 125엔대 이상을 위협해 볼 수 있다. 물론 줄기차게 오름세를 유지한다는 것이 아니라 조정국면도 거쳐가며 많은 사람들을 헷갈리게 해가면서 꽤 오랜 기간을 필요로 할 것이다. 다케나카 헤이조 금융상의 개혁방안을 갖고서도 시장이 이렇게 저렇게 상황에 따라 엔화강세 요인이나 약세요인으로 써 먹었듯이 향후 BOJ(일본은행)의 구조조정 및 은행권 부실처리 방안을 갖고서도 단기적으로는 엔화약세 요인으로, 어느 정도 가다가는 궁극적으로 일본 경제가 강해지는 조치라는 그럴듯한 해석을 붙여가며 엔화강세 전환요인으로 탈바꿈 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무역수지 적자에 시달리는 미국의 통화가 강세로 갈 이유가 없다라든지 디플레이션(경기침체 하의 물가수준 하락현상) 우려가 커져 가는 미국 경제에 강한 달러보다는 약한 달러가 도움이 될 것이며(강한 달러로 인한 수입물가의 하락은 디플레이션을 심화시킬 수 있다) 그래야 미국 수출업체들도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따위의 적당한 이유를 둘러대면 잘 오르던 달러/엔 환율이 급격히 꼬리를 내리는 것도 여반장(如反掌)이다. 거기에다 내년 3월쯤 시장에서 본격화될 중국 위안화의 절상문제까지 감안하면 달러/엔 환율이 125엔이나 126엔대 정도에서 꺾일 시점이 2003년 2월 정도가 아닐까 하는 상상의 나래까지 펼쳐보게 된다.
오늘은 이렇게 황당한 얘기로 시작하여 마무리하는 만큼 달러/원 환율에 대해서는 언급을 자제하고 넘어가고자 한다. 다만 최근 일주일 정도의 장세에서 관찰되는 바는 예전에 비해 `중심 잡고` 거래에 임하는 기업들이나 은행들이 많아졌다는 고무적인 현상이다. 엔화강세라는 재료로 주변에서 바람을 잡아도 1200원 아래가 쉽지않다고 판단한 세력들은 필요한 달러를 사려 나섰고, 엔화약세가 겁나게 이루어질 것이라고 주위에서 겁을 줘도 이 정도 레벨이면 보유달러를 처분하겠다는 세력들은 매도에 나서는 모습이 보인다. 달러/엔 환율이 1엔 오른다고 우리 달러/원 환율이 10원 오르거나 10 pips 빠진다고 같이 1원 빠지자는 장세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굳이 서울에 별도의 달러/원 시장을 개설할 필요가 없지 않겠는가? 도쿄나 뉴욕환시에서의 달러/엔 종가에 따라 그 날 사고 팔 달러의 환율을 제시하면 될 터인즉……
시장참여자들의 저변이 보다 확대되고, 거래에 임하는 세력들도 보다 많은 변수들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매수와 매도에 나서는 `성숙하고 재미있는` 서울 외환시장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 (이진우의 FX칼럼)너무 취약한 시장구조
- [이진우 칼럼니스트] 올 것이 오고야 말았습니다. 3개월 보름 정도의 기간 동안 줄곧 빠지기만 하여 170원 가량의 낙폭을 기록하던 환율이 이틀 만에 35원도 튀어 오르는군요. 1170원 아래에서 달러를 던졌다면 배 아프고 억울해 이 장세를 어찌 눈 뜨고 지켜 볼 수 있겠습니까? 한 차례 중간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 도래 했습니다.
◇시장에 대한 예측보다는 시장 움직임에 대한 대응
1180원 아래로 환율이 미끄러졌을 때부터 “반등에 대한 기대”를 못 버리는 코멘트를 계속하던 필자에게 한 후배가 메시지를 보내 왔었다. “Cope with any situation! Foretelling is not important…항상 느끼는 거지만 머니게임에서 중요한 건 대응이지 예측이 아닌 듯 합니다. Nobody knows what will happen next…”
지난 번 칼럼에서 언급했던 “박찬호와 선동열論”을 주장했던 친구는 필자가 지금까지 보아 온 “딜러” 중에서 단연 한국 최고라고 서슴없이 말할 수 있는데(기계보다 정확한 손절매 원칙 준수, 3분 동안 포지션 방향이 열번도 바뀐 적 있는 순발력과 탄력성, 오랜 기간 꾸준한 수익률로 나타나는 총잡이로서의 실력), 이따금씩 그 친구에게 “지금 뷰는 어때?”라고 질문하면 돌아오는 대답은 늘 똑 같았다. “뷰? 나 그런 거 없어. 시장이 위로 가자면 사고 못 가면 파는 것 뿐…”
최근 몇 주 동안의 국내외 증시와 환시의 움직임을 지켜보면 정말 “예측이 무의미한 시장”임을 절감하게 된다. 그러나 그러한 예측과 전망을 업으로 삼는 사람들은 당장 내일 아침 아니면 오늘 오후에 헛소리로 판명될지언정 아무도 모르는 “잠시 후”에 대하여 온갖 상상력과 알량한 경험을 동원하여 썰(說)을 풀어 나갈 수 밖에 없다. 그 말 같지 않은 말들도 잘만 활용하면 트레이딩에 어떤 의미에서건 도움은 된다. 참고로 월요일 아침 모 증권사가 하반기에 종합주가지수가 580까지 밀릴 수 있다고 리포트를 내 놓았는데(그 회사가 바로 환율 폭등 직전에 연말 환율 1150원으로 하향조정 한다는 리포트도 냈었다), 한 번 지켜 볼 일이다.
◇시장이라고 부르기엔 너무 초라한 원/달러 시장
은행권의 구조조정 및 합병을 거치면서 이른바 시중은행이라 불리는 은행의 숫자가 많이 줄어 들었다. 거기에다 워낙 안 움직이기로 유명한 데에다 그 움직임조차도 일관성을 결여하고 차트도 잘 안 맞는 시장이 되고 보니 외국계 은행들 중 상당수는 아예 원/달러 시장에서 발을 뺀 곳도 많다. 먹을 것도 없을 뿐더러 잘 먹여주지도 않는 곳이기에……
그러다 보니 서울 외환시장에서 주문 좀 낸다 할 만한 은행들은 외국계를 포함하더라도 열 손가락이면 충분하다. 업체들도 마찬가지, 환율 빠지는 장에서 주목 받는 전자회사, 중공업 회사, 자동차 회사 몇 군데와 환율 오르는 장에서 무서워지는 정유사 몇 군데 빼면 시장을 움직일 만한 업체라 해 봐야 그 또한 열 손가락도 못 채운다.
이런 장에서 힘 쓸 수 있는 세력이라면 이른바 역외세력이라 불리는 해외 투자은행 몇 군데와 외환당국… 역외가 산다 판다 말도 많지만 알고 보면 골드만 삭스나 모건 스탠리 같은 투자은행 한 두 군데가 조금(?) 매수세를 늘려보거나 달러를 팔겠다고 나서는 것에 불과하다. 그러나 역외가 떴다 하면 시장은 시쳇말로 알아서 긴다. 그들은 길게 보고 방향 잡아주는 세력들이며 손절도 없는 슈퍼맨이라는 잘못 된 인식이 우리 외환시장을 지배한지 오래다. 당국 또한 욕 먹는 것으로는 세계 누구도 부럽지 않은 곳이다. 환율 빼겠다고 달려들면 국책은행 매수세 보인다 그러지 좀 위로 당길 만하면 국책은행 패밀리라 불리는 외국계 은행들 물량 털고 있지, 그래서 시장참여자들이 이런저런 사이버 공간을 통해서 당국을 원망도 많이 한다. 그러나 시장이라 부르기에도 부끄러운 수준의 우리 원/달러 시장에서 그나마 당국이라도 없으면 어찌 될까 생각해 보면 아찔해 진다. 하루 20원 안팎의 움직임으로 지난 금요일 서울 외환시장은 아수라장이 되었는데, 당국마저 없다면 우리 외환시장은 매일 하루 50원에서 100원도 움직일 수 있는 곳이다. 환율 빠질 만 하면 매수세라고는 찾아볼 수 없고 환율 좀 오른다 싶으면 그 동안 그렇게 많다던 오퍼(Offer) 물량이 눈 녹듯 사라지며 오퍼공백 상태까지 가는 이 시장에서 그나마 견딜만한 레벨에서 손절매라도 할 수 있는 것은 당국이 시장참여자들 중 큰 축을 감당해주기 때문에 가능하다.
하루 아침에 해결될 문제는 아니지만 원/달러 시장이 시장답게 움직이려면 시장참여자들의 저변이 더욱 확대되어야 한다. 하다 못해 가구전문 상가나 고서적 취급 서점들이 몰려있는 곳에서 확인할 수 있는 점포 숫자는 되어야 한다. 한 두 군데에서 마음 먹기에 따라 언제든지 시장을 들었다 놓았다 할 수 있는 곳이라면 “법 보다는 주먹”이 말을 하는 곳으로 전락할 수 밖에 없고 장기적으로는 “손님들”이 다 떠날 수 밖에 없는 곳이 될 것이다.
◇기회가 왔을 때 조금 더 잘난 척을 해본다면…
우리가 매 순간 모니터를 쳐다보며 시장을 쫓아 간다고 해서 좋은 수익률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필자는 지난 금요일 미리 잡혀 있었던 가족들과의 휴가계획 때문에 목요일 뉴욕시장의 결과도 확인하지 못한 채 데일리 전망을 하루 전날 저녁에 올리고 갔다.
“하루 휴가로 목요일 저녁 시간에 뉴욕시장의 결과를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쓰는 전망이라 신뢰할 만한 데일리 전망은 될 수가 없다. 그러나 환율의 추가급락을 기대하고 믿는 시장참여자들도 다음 사항은 염두에 두어야 할 것 같다.
첫째,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는 SK 텔레콤 지분매각과 관련한 12억불 가량의 공급물량을 너무 믿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시장에서 일찌감치 노출되고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재료는 막상 그 여파가 그리 크지 않은 것이 상례다. 확인할 수는 없는 일이지만 SK 측에서 이미 지분매각과 관련한 물량을 이번 달러 급락장의 와중에 알게 모르게 처리해 왔을 수가 있고(전형적 달러 매수세력인 정유사가 그 동안 달러매도에 치중해 왔다) 당국이나 업체 측에서 밝히듯 “외환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중립적 처리”를 거친다면 당장에 달러/원 시장에 환율하락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둘째, 1달러선에서 방황하는 유로화나 115엔대 진입을 매우 두려워 하는 달러/엔 환율이나 지금 당장 달러 대비 급등세를 지속하기에는 부담스럽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말발 안 서고 시장에서 무시 당하는 폴 오닐 현 미국 재무장관을 대신하여 클린턴 행정부 시절 시장과 아주 호흡을 잘 맞춰 왔던 로버트 루빈 전 재무장관이 미국의 강한 달러 정책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 점은 주목할 만 하다. 그리고 유럽이나 일본의 통화도 마냥 달러 대비 강세를 지속할 만한 경제적 명분이 뚜렷하지 않다. 25일 발표된 경제지표만 보더라도 독일의 7월 IFO 지수가 89.9로 나타나며 2개월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고(6월은 91.3) 영국의 6월 소매매출도 예상 밖의 감소세를 나타냈다. 일본 또한 6월 소매매출이 전년 동기비 3.7%나 줄어드는 모습을 보여 최근 달러 약세는 유럽이나 일본의 경제상황이 미국보다 월등히 나아서 이루어진 현상이라고 볼 수는 없게 만든다.
셋째, 월말을 맞아 네고물량의 공급을 기대하지만 의외로 네고물량이 적고 그 동안 발을 빼고 있던 결제수요의 유입이 이루어지면 수급상 달러수요 우위로 장세가 전환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 동안 나올만한 물량은 얼추 나왔다는 계산과 달러가 필요한 세력들이 1170원 아래에서는 자꾸 막히는 환율을 보고 서서히 매수에 나설 수도 있다는 점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가정인데, 여기에 역외세력의 매수세까지 재개된다면 의외로 급한 환율의 반등도 가능하다.
달러/엔 및 NDF 시세를 확인하지 못한 상태에서 상정해 보는 일중 레인지는 막연하다. 1160원에서 1180원 사이라 해두면 틀리지는 않을 것 같다.”
아예 뉴욕시장을 안 보고 쓴 전망이 시기적절한 코멘트가 되었지만, 만약 금요일 시장 한가운데에 있었더라면 1180원이라는 황송한 레벨에서는 고점매도에 나서라고 주변에 권하다 된통 망신을 당할 뻔 했다. 절대 벗어날 수 없을 것 같던 “1160~1180원”의 일중 예상 레인지도 우스운 얘기가 되어 버렸다. “예측”보다는 “대응”이 중요한 것이다. 그리고 늘 틀리는 예측이라도 우리는 잘 이용할 필요가 있다. 본 칼럼을 통해 자주 이야기 해왔듯이 “모두”가 간다고 할 때가 제일 조심해야 할 때이다. 경제신문과 일간지를 거쳐 TV에서까지 환율 폭락세를 다룰 시점이 되었으면 달러를 매수할 시점을 조율하는 것… 시장에서 잔 뼈가 굵었다는 사람들은 이런 점을 의외로 중요시 한다. 그리고 국내 프로야구 해설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했다는 하일성 씨도 9회까지 이어지는 경기를 해설하는 동안 “이 한방이(혹은 이 한 번의 야수실책이) 지금까지의 경기흐름을 돌려 놓을 가능성이 있어요. 지금 분위기가 묘하게 흘러 가거든요.”하는 식의 가능성과 분위기 해설로 경기를 풀어가지 않는가?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시장의 흐름을 짚어가는 본 칼럼에서 매일매일의 환율 등락을 다룰 수는 없다. 필자의 데일리 시황(www. nfutures.co.kr)에 대해서도 지적과 편달을 아끼지 않는 독자 분들이 계셨으면 하는 개인적 소망을 밝힌다.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에 비해 토론 문화가 가장 뒤떨어진 외환시장에서 서로의 정보와 뷰를 교환하면서 “휘둘리지 않는 개미”가 되었으면 하는 오래 된 꿈을 같이 이루어 가고 싶다.
- (채권폴)국고3년 6.34~6.58%..기술적 하락조정
- [edaily 정명수기자] edaily의 채권전문가 폴을 분석한 결과 이번주(25~30일) 3년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6.34~6.58%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지난주 국고3년은 6.40~6.55%, 폴은 6.33~6.57%)
5년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6.98~7.22%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지난주 국고5년은 7.08~7.19%, 폴은 7.03~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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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고3년 국고5년
lower upper lower up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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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vr 6.34 6.58 6.98 7.22
max 6.44 6.65 7.05 7.30
min 6.30 6.50 6.90 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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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avr는 폴 참가자의 lower 예상치와 upper 예상치 각각을 평균한 것임. max와 min은 lower 예상치와 upper 예상치 각각에서 최대값과 최소값임.
이번주 채권 폴에는 8명이 참여했다. 채권수익률이 급등한 후 기술적인 하락 조정을 받고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펀더멘털 측면의 수익률 상승 압력과 한국은행의 잉여 유동성 흡수에 대해서는 우려감이 여전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콜금리 인상 등을 감안해도 만기 1년 정도의 채권은 캐리(carry) 투자가 유리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국고3년 폴에는 8명이 참여했다. Lower에서는 6.30%가 5명이며 기타 6.35%, 6.40%, 6.44%가 있었다. 표준편차는 0.055533이었다. Upper에서는 6.60%가 3명, 6.50%가 2명, 기타 6.55%, 6.64%, 6.65%가 1명씩이었다. 표준편차는 0.05718이었다.
국고5년 폴에는 7명이 참여했다. Lower에서는 7.00%가 3명, 6.95%가 2명, 6.90%와 7.05%는 1명씩이었다. 표준편차는 0.0487이었다. Upper에서는 7.20%가 3명, 7.25%가 2명, 7.15%와 7.30%가 1명씩이었다. 표준편차는 0.0487이었다.
국고3년은 6.30%, 국고5년은 7.00%을 기준으로 수익률 방향을 잡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5주간 폴과 실제 수익률 추이는 아래 그림과 같다.
◇삼성증권 성기용 연구원= 향후 수익률 곡선은 한은이 유동성 관리를 지속해 나감에 따라 단기물 영역은 다소 flat 해질 가능성이 있다. 5년이상 장기물 영역에서도 높은 절대금리 수준을 노린 매수수요가 꾸준히 존재하고 있어 중장기 영역이 급격히 steep 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콜금리 인상 시점을 전후해서 정책변경에 대한 리스크가 사라질 경우 오히려 장기영역은 flat 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수익률 곡선이 각각 30bp, 50bp 상승하고 3년물을 축으로 단기영역은 기울기의 30% 정도 flat 해지고 장기영역은 30% steep해지는 경우를 가정할 경우 각 캐리(carry)를 위주로 하는 투자자에게는 잔존만기 9개월~1년 채권이 carry 메리트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금주 채권시장은 그 동안 금리급등에 따라 듀레이션을 축소한 기관들이 단기적으로 커버를 위한 매수에 나서며 금리의 박스권 상단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기회복의 가속화에 대한 정부의 입장이 확인됨에 따라 금주 발표될 2월 산업생산과 3월 소비자물가는 금리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 최재형 스트레티지스트= 금리는 1월 하반기 경기회복 전망으로 급격한 상승한 후, 2월 들어 경기회복 지연 우려 등으로 5.71%까지 하락했다. 이번 달 들어서는 급속한 경기지표 호전 및 국내외 정책당국의 정책금리 조기인상 우려가 증폭되며 금리가 다시 큰 폭 상승했다.
주가지수가 900P 안착을 시도하는 등 증시여건 여전히 긍정적이나, 미국 증시가 실적 전망 부진 등으로 하락 횡보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 가격 또한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투자와 수출이 본격적으로 호전되기 전까지는 정책금리 인상 우려가 크지 않은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외 월말 경기지표 호전이 어느 정도 금리에 선반영된 측면이 있는 반면 4월초로 예정된 미국의 1분기 기업실적 발표결과가 주가상승 수준 대비 다소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어 채권시장 금리는 급등세가 진정되는 가운데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은행 박태동 대리= 경기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주가지수가 900p 수준에 육박하고 있음에도 유상증자가 활발하지 않다. 기존 주주에 대한 가치증대를 위해서 뿐만 아니라, 대규모 자금을 필요로 하는 대부분의 수출업체가 현장에서 느끼는 해외경기가 향후 추가 수요를 일으킬 만큼의 상승세는 다소 불투명해 보이기 때문이다.
내수에 의한 경기상승만으로도 1분기 GDP 성장률이 잠재 성장률 수준에 이르렀음에도 불구하고, 수출의 본격적인 회복 사인이 나오기 전까지는 재경부측에서 안정된 물가를 바탕으로 기존 부양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주는 월말 발표될 거시경제 지표 뿐만 아니라, MMF의 환매지속 여부 및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강도 등 단기적 수급 여건에 의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며, 단기간 큰 폭 상승에 따른 제한적인 박스권 장세가 예상된다.
◇JP모건 김천수 상무= 수익률이 상승한 후 기술적으로 반락하는 분위기다. 시장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숏마인드가 강한 모습이다. 이번주에 물가와 산업생산 등이 발표되지만 시장을 놀라게할 숫자는 없을 것 같다. 기술적으로 수익률이 내려가더라도 다음주 국고3년 입찰이 재개되기 때문에 6.3%대를 중심으로 등락을 반복할 것으로 예상한다.
◇삼성투신운용 박성진 선임= 월말이지만 월말 요인이 강하지는 않을 것이다. 경제지표들도 예상했던 수준으로 나올 것이다. 4월초 장세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 월초에 MMF 자금이 안정되면 MMF 환매와 같은 마찰적인 부담도 줄어들 것이다.
◇국민은행 김영철 차장= 2주일 동안 금리 80bp(5.7% -> 6.5%) 상승을 큰 폭 상승으로 간주, 6.5%대에서 조정을 받고 있다. 한은은 발을 빼고 있다. 계속해서 4% 콜금리를 유지한다는 명목으로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는 동시에 여차하면 상환시킴으로써 금리급등시 시장에 금리안정 영향력을 유지하려고 하고 있다. 그러나 한은은 금리안정 세력보다는 중립적인 태도이다.
물론, 최근 내정된 여러 인물들은 성장론자들로서 어디로 공이 튈지 예측 불허한 상태이다. 당국자들의 행동이 예측불가하다는 것은 금융 후진국임을 표현하는 한가지 지표이기도 하다.
금통위 내정자들의 튀는 언행을 발판 삼아 일부 딜링세력들이 현선물 매수에 참여하고 있다. 이런 장세를 소위 "기술적 조정장세"라고도 한다. 펀드멘털과는 상관없이 어느 정도 큰 폭으로 금리가 상승했으니 상승 폭의 절반정도는 반락할 것이라는 통계치(?)에 기대어 매수세력이 늘어나고 있다. 4월달 주식이 그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도 한다.
사상처음으로 6개월 연속 상승했으니 미치지 않고서는 4월 한달 동안은 주식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럼 주식과 반대관계에 있는 채권금리 역시 하락 가능하다는 시각이다.
한강의 기적을 일으킨 한국이지만 전 세계에서 이 정도로 대접받은 적은 없다. 경제수장이 두개 평가기관에게 2단계 등급상승을 요구할 정도로 당당하며, 한국 IR에서 기립박수를 받을 정도이다.
외국인투자자들의 차익실현 매물을 한국 전체적인 자사주 차원에서 국내기관이 매수해 들어가도 어느 누구도 바보짓이라고 비웃지 않는다. 과거 같으면 외국인들의 차익실현 매물을 한국기관이 받아주면 또 바보짓 한다고 손가락질했겠지만.
금리는 온통 주변에 먹구름이다. 소나기가 잠시 내린 후 먹구름 사이로 햇볕이 상쾌하게 비칠 때 어떤 행동을 해야할까. 우산이 없으면 집으로 최대한 빨리 도망을 가던지, 우산을 구하던지 하여야 한다. 햇볕이 나왔으니 비가 그쳤다고 안심해서는 안된다.
미국 경제를 보자. 필라델피아 지수가 약하게 나와도 계속 도망만 간다. 솔직히 향후 금리가 어느 정도까지 상승할지는 알 수 없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7%정도까지만 가면 무조건
매수해도 된다고도 한다.
금리수준과 관련, 고려하는 단 한가지는 현재의 경제계절이다. 지금은 아무리 양보해도 초봄이다. 이제야 금리는 상승을 시작한 단계다. 총 상승기간 중 10%정도 흘렀다고 할 수 있다. 앞으로 1년 이상은 계속해서 금리 상승 추세가 유효하다. 최소한 6개월 동안 금리수준과 상관없이 듀레이션을 늘려서는 안 된다고 본다.
기업체들의 투자 성향을 animal spirit라고 한다. 그만큼 기업체들의 투자는 동물적 감각으로 이뤄진다. 이런 동물적 기질을 한국 기업들은 IMF이후 4년간 꾹꾹 참아오고 있다. 3월부터 animal들이 움직이기 시작, 4월 이후부터 본격화 될 것이다.
정부도 animal들이 움직이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Animal 장기채 출현, 수출회복과 함께 정부당국의 통화정책변화와 콜 인상은 필연적으로 금리상승을 초래, 결국 투신사 수탁고 절반이상을 차지하는 MMF 등 장부가 펀드들의 환매문제 등이 동시 작용, 금리는 정부당국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지금보다 한참 위의 수준까지 단기에 상승할 듯하다.
아무리 큰 우산(유동성)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눈앞의 소나기구름에서 피해가 없기를 바랄 것인가.
◇동양증권 금성원 애널리스트= 향후 1년간의 물가를 추정해본 결과 3분기부터 물가상승 압력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주식과 부동산 가격의 상승으로 경기의 과열논의가 고개를 들고 있다는 점에서 금통위는 콜금리 조기인상 여부를 놓고 상당히 고민할 것으로 보여진다.
2월 산업생산은 설연휴에 따른 조업일수의 감소로 전월에 비해 소폭 악화될 가능성이 있으며, 물가도 전년동월대비 2% 초반대의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점이 긍정적이다.
넘쳐나는 시중의 유동성 환수를 위한 한국은행의 행동에 대한 부담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큰 폭의 금리 하락을 기대하기는 무리일 것으로 판단된다.
◇삼성선물 최완석 과장= 이번주 채권시장은 그간의 금리 상승을 일단락 지으며 숨 고르기를 하는 한 주가 될 것이다. 이는 그간의 금리 상승폭이 컸고 지난주 6.6%가 강한 지지선 역할을 하는 것으로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중반 이후에는 다소 상승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주중반 이후 발표될 산업생산이 숫자적으로는 1월에 비해 개선되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내용면에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유지하기에 충분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수출이 일정부분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20일까지 수출이 1.6%의 증가세로 돌아섰고 정부도 공공연히 4월 수출 개선을 이야기 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주 채권시장은 박스권 장세가 예상되지만 수출이 예상외로 개선될 것으로 알려질 경우 박스권의 상단을 돌파할 가능성은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채권폴 참가자(직위생략, 순서없음)
최완석(삼성선물) 박성진(삼성투신) 박태동(하나은행) 성기용(삼성증권) 김영철(국민은행) 최재형(국민은행) 김천수(JP모건) 금성원(동양증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