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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尹측 "청와대, 국민 자긍심 심어주는 곳으로 재탄생"[일문일답]
- 김은혜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이 30일 오전 서울 통의동 인수위에서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인수위사진기자단)[이데일리 김호준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은 31일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 이전과 관련 “앞으로 청와대는 대한민국 역사를 한눈에 바라보고 국민 자긍심을 심어주는 곳으로 재탄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청와대를 개방하면 국민에게 돌아가는 경제적인 이익이 2000억원에서 1조원까지 이를 것이란 자료가 여러 단체를 통해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당선인은 이날 오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 분과 업무보고를 받는다. 오후에는 청년 무역인들과 만나 중소기업 수출·무역 확대를 위한 업계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김 대변인은 “인수위 분과별 업무보고가 오늘을 기점으로 시작한다”며 “윤 당선인의 입장은 부모세대의 부와 지위가 대물림되는 양극화 문제를 해결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비약적으로 우리 경제가 성장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김 대변인은 “저성장 구조를 벗어나려면 산업 구조가 고도화해야 하고, 첨단 과학기술 확보가 뒷받침돼야 한다”며 “그래서 경제 1·2분과가 업무보고 참석대상이지만, 과학기술교육 분과도 참석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인수위 분과별 업무보고 이후 윤 당선인은 한국무역협회를 방문해 청년무역국가대표와 만날 예정이다. 청년무역국가대표는 한국무역협회가 미래 청년 무역인 성장을 지원하는 육성 프로그램이다. 김 대변인은 “당선인의 무협 방문은 지난 경제6단체장과 오찬에서 있었던 요청에 따른 것”이라며 “당선인과 만나는 청년 무역인은 5명으로 예정돼 있는데, 이분들 의견을 경청하고 청년 무역인들의 꿈을 전달받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아래는 이날 오전 진행한 김 대변인 정례브리핑 일문일답.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차기 정부 첫 총리로 유력하며, 일요일에 이를 당선인이 직접 발표한다는 보도도 있다.△내각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대통령의 국정 운영, 부처 간 유기적 협력을 이끌 사람을 찾을 것으로 생각한다. 4월 초쯤 국민이 너무 기다리시지 않게끔 발표하도록 하겠다. 대통령 당선인이 총리 후보자를 발표하거나 내정하는 게 많은 관례였던 것으로 안다.-김태일 장안대 총장이 인수위에서 사의를 표명했는데. 여가부 폐지에 대한 비판 입장이 영향을 미쳤는지. △어떤 이유로 사의 표명했는지 파악한 바 없다. 여가부와 관련해서도 많은 분 문의가 있는데, 여론을 수렴하고 안철수 인수위원장도 여성단체와 간담회를 한 것으로 안다. 모든 국민이 동등하게 존중받고 국민 안전을 앞장서서 해결해야 한다는 문제에 있어서, 기능을 재편하든 체제를 정립하든 그 과정을 밟는 것으로 이해해달라. -청와대 특활비에 대한 당선인의 구상이 있는지. 청와대 제2부속실 폐지가 공약이었는데. △특활비에 대해서는 답변이 준비될 때 말씀드리겠다. 제2부속실 폐지는 공약이다. 폐지는 폐지다.-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 회동 이후 실무협상이 진행된다고 했는데, 집무실 이전이나 추경 등 세부 안건 논의 진행 상황은.△만찬에서 두 분이 확인했던 ‘신뢰관계 속에서 협조 틀을 유지해간다’는 말을 믿는다. 앞으로도 그렇게 진행해 나가겠다고 말씀드린다. 제가 알기엔 조만간 청와대에서 지난번 회동에서 나왔던 후속조치를 이행하기 위한 만남이나 접촉이 이행될 것으로 안다.-한미 합참의장이 하와이에서 회동을 하는데, 한미일 삼각 협력에 대한 당선인 입장은. △한미일 안보협력과 공동군사훈련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 새 정부에서 효과적인 안보 협력을 이뤄낼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생각한다. -경제분과 업무보고가 있는데, 지난번 윤 당선인이 산업은행 (이전) 로드맵을 지시했다. 그 내용도 논의하나?△알아보겠다. 산은 이전에 대해선 부산지역발전을 효과적, 혁신적으로 이끌기 위한 여론을 수렴해서 나왔던 공약으로 안다. 들어봐야 알 것 같다. -내달 1일 정부에서 거리두기 조정안을 발표한다. 인수위가 영업시간 제한 폐지 필요성을 제기했는데, 내주부터 영업시간 제한이 폐지되는지.△데이터를 기반으로 해서 코로나 감염자 수와 관련, 최정점에서 내려왔다고 방역당국이 판단하면 폐지가 맞다. 그래서 철폐 위주로 말씀을 드린 것으로 안다. 위중증 환자 관리 또한 가능한 영역 내에서 최선을 다하되 비과학적 거리두기라든지, 영업시간 제한으로 민생에 어려움을 가중하지 않도록 철폐에 대한 입장은 지금도 일관된다. -청와대를 개방해서 시민에게 돌려준다면 어떻게 활용되는지. △청와대를 개방하면 국민에 환원하는 경제적 이익이나 부가가치가 2000억원에서 1조원에 이른다는 자료가 여러 단체를 통해 나오는 걸로 알고 있다. 군사보호구역 규제가 풀어짐과 동시에, 경복궁에서 시작해 북악산까지 이어지는 등산로, 역사가 묻은 상춘재, 녹지원까지 국민 여러분께 돌아갈 것이다. 더 아름답고 좋은 공간일수록 우리 아이들에게 산 교육의 장이 될 것이다. 대한민국 역사를 한눈에 바라보는, 그런 장으로 국민의 자긍심 심어주는 곳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 역대 대통령 퇴임후 고초 청와대 터가 안좋아서?[궁즉답]
-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Q: 제20대 대선이 끝난 후 시작된 대통령 집무실 이전 논란이 여전히 뜨겁습니다. 여야의 갈등, 신구권력간 갈등을 넘어 여론도 갈리고 있습니다. 논란 과정에서 이 같은 결정이 무속, 풍수지리 등에 따른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는데요. 우리나라는 과거부터 도시, 건물을 짓거나 묫자리를 쓸 때 풍수지리를 따진 것이 사실입니다. 역대 대통령들 중 퇴임후 고초를 겪은 이들이 많았던 것도 청와대 터가 안좋아서라는 얘기도 나옵니다. 실제 현 청와대와 용산 국방부 청사의 풍수는 어디가 좋은가요?[이데일리 김은구 기자] A: 이 문제와 관련해 두명의 풍수지리 연구가에게 문의를 했습니다. 전항수 한국풍수지리연구원 원장과 주역, 풍수 등을 오랜 기간 공부한 노해정 휴먼멘토링 대표인데요. 두 사람은 풍수지리적 관점에서 봤을 때 용산 국방부 청사가 청와대보다 터가 좋다고 밝혔지만 이전과 관련해서는 엇갈린 의견을 내놨습니다.◇ 국방부 : 전 “한강이 감싼 지형 좋아”-노 “공격에 좋은 자리” 전항수 원장은 이번 논란으로 인한 관심으로 지난 22일 국방부를 직접 방문했다고 합니다. 민간인이 청사에 들어갈 수 없어 육군회관 자리만 보고 왔다고 하는데요.주택 구조의 길흉을 판단할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준은 동사택(東四宅)과 서사택(西四宅)의 구분인데요. 사택은 건축주의 성별, 출생연도(사주)에 따라 조합이 달라지는데 일반적으로 동사택은 명예나 승진, 서사택은 재물에 유리하다고 합니다.(사진=이데일리DB)전 원장은 국방부 건물이 정남에서 서쪽으로 5도 정도 틀어져 있는 동사택궁이고 용산 지형이 한강이 감싸고 돌아가는 지형이라며 입지가 상당히 좋다고 평가를 했습니다.노해정 대표는 용산이라는 지명이 삼각산에서 남산을 타고 해방촌으로 이어지는 구불구불한 길이 용같다고 해서 지어졌다고 했습니다. 또 1882년 임오군란 당시 청나라 군대가 진을 쳤던 곳이고 쩡일전쟁 때는 일본군이, 해방이후엔 미군이 주둔했던 곳으로 공략하기 위해 진을 치는 자리라고 설명했습니다.◇ 청와대 : 전 “북악의 험한 살기” vs 노 “내부에도 좋은 터 있어”현재 청와대에 대한 두 사람의 평가는 어땠을까요? 노해정 대표는 청와대 건물들의 경우 풍수지리적 측면에서 평가가 엇갈린다고 말했습니다. 관저는 터가 좋지 않지만 집무실은 그 보다 낫다고 평가를 했습니다.전항수 원장은 “청와대는 춘추관 정도를 제외하면 내부 건물의 위치와 방향성이 전부 파악은 안된다”면서도 “청와대 뒤 북악산이 굉장히 험하다. 북악산의 험한 살기를 피하려면 경복궁 근정전까지는 나와야 한다. 박환이 덜됐다”고 말했습니다. ‘박환이 덜됐다’는 표현은 ‘예쁘게 바뀌지 않았다’는 의미라고 합니다.(사진=이데일리DB)◇ 이전은? 전 “옮기는 게 나을 듯” vs 노 “사람이 중요”때문에 전항수 원장은 현재 청와대보다 국방부 청사로 옮기는 게 좋다고 했습니다. 대통령 관사도 지금 거론되고 있는 한남동보다 국방부 내부에 지금 건물들과 같은 방향으로 신축하는 게 나을 거라고 말했습니다. 전항수 원장은 “사람의 기운이 어떻게 자연을 이기겠느냐”고 했습니다.노해정 대표는 다른 의견을 냈는데요. 터만 보면 청와대 내에도 용산보다 나은 터가 있다며 사람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갈등을 빚어가면서까지 옮길 일이 아니라 내부 건물의 용도변경, 재건축 등이 좋은 방법이 아니겠느냐고 말했습니다. 노해정 대표는 또 “청와대나 용산보다 못한 터에서도 잘 사는 사람은 얼마든지 있다”면서 “운을 결정하는 데 천시(타고난 것, 천명), 지리, 인화(사람의 능력) 세가지가 영향을 미친다. 지리는 비중을 많이 둬야 3분의 1 정도이고 결국 사람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두 사람에게 만약 새로운 대통령 집무실, 관저의 터로 추천하고 싶은 곳도 물어봤습니다. 노해정 대표는 충남 계룡대를 꼽았습니다. 조선시대 ‘신도안’으로 불리며 수도 입지로 선정됐던 곳으로 현재 육해공 3군 통합본부가 있는 곳입니다. 전항수 원장은 지금 청와대에서 멀지 않은 종로구의 정독도서관 자리를 꼽았는데요. 정독도서관은 과거 고등학교 중 최고 명문으로 불리던 경기고등학교가 있던 자리에 들어섰습니다.
- "청와대 공원 생기나" 활짝 핀 주민들…'기대반 우려반' 자영업자들
- [이데일리 이소현 김형환 기자] “이제 청와대라는 큰 공원을 얻게 될 것 같아서 더 행복해요.”청와대 인근 서울 종로구 옥인동에서 10년 가까이 살아온 김모(53·남)씨는 대통령 집무실이 용산으로 이전한다는 소식에 이렇게 말했다. 김씨는 “(수성)계곡도 근처에 있고 서울에 이런 동네가 어디 있느냐”며 “(청와대가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면) 더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 집무실을 기존 종로구 청와대에서 용산 국방부로 이전하겠단 공약을 재확인한 후 21일 이데일리가 만난 청와대 인근 주민들은 이처럼 대부분 환영을 뜻을 밝혔다. 다만 일부는 상가 임대료 인상, 치안 약화 등을 우려하기도 했다.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 국방부로 이전한다고 발표한 20일 오후 시민들이 청와대를 보고 있다.(사진=연합)◇365일 집회·시위 중인 청와대 인근…소음·교통 불편은 주민 몫청와대 인근은 집회·시위의 성지다. 정치·경제·사회·문화 관련 전국의 모든 목소리는 대통령이 머무는 이곳으로 집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의 집회 후 청와대 방향으로의 행진은 집회·시위에서 일종의 공식처럼 여겨졌다.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 시위, 2016~2017년 탄핵정국의 촛불시위 등 역사에 획을 긋는 굵직한 사건마다 종착지는 청와대였다.이러한 이유로 광화문 광장에서 청와대로 향하는 삼청동길은 물론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인근 효자로 등에선 집회·시위 단체의 확성기 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날씨가 더우나 추우나 청와대 앞 분수대에는 각자 저마다의 사연으로 1인 시위를 하는 이들로 북적였다. 목소리를 내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해방구가 됐지만, 집회가 열릴 때마다 교통이 통제되고 주변 소음에 큰 불편을 겪은 것은 청와대 인근에 사는 지역 주민 몫이었다. 효자동에서 20년 넘게 산 김모(78·여)씨는 “데모(시위)가 자주 있다 보니 너무 시끄러웠다”며 “(옆에 지나가는 시위대를 가리키며) 저 사람들도 절박하겠지만, 매일 고통받는 주민은 어떻겠냐”고 토로했다. 이날도 국내 인종차별 근절과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대회가 열려 150여명이 광화문에서 집회하고 청와대 인근까지 약 2㎞를 행진 시위를 진행했다. 이어 김씨는 “데모가 많은 날은 가까운 지하철역에서 내릴 수도 없고 그냥 지나쳤는데 이제 그럴 일 없으니 너무 행복하다”고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 조합원들이 지난 2월 25일 오후 서울 청와대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CJ대한통운을 규탄하며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효자동에서 7년째 거주 중인 강모(31·남)씨도 “지하철역에서 내리지도 못하고 돌아가고 불편한 점이 많았다”며 “이제 시위는 좀 그만 보고 싶다”고 말했다. 창성동에서 27년 가까이 산 윤후명(76·남)씨는 “매일 시위대들이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악기를 두드리고 너무 시끄러워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며 “이제는 발 뻗고 잘 수 있겠다”고 기대했다.궁정동에서 5년 가까이 거주한 박모(75·여)씨는 “워낙 시위가 많다 보니 시끄러워서 제대로 살 수가 없었다”며 “청와대가 옮겨간다는 이야기가 나오니까 주변 주민이 모두 두 손을 들고 환영했다”고 주변 분위기를 전했다.6·25전쟁 때 북에서 내려와 70년 가까이 옥인동에서 살았다는 정경자(83·여)씨는 “김신조가 인왕산을 통해서 내려올 때 총소리를 생생하게 들었다”며 “전쟁을 겪다 보니 북한군의 공격 대상이 되는 공포감이 있었는데 이제 그런 공포를 안 느껴도 돼서 좋다”고 말하기도 했다.대통령 집무실 이전 소식에 인근 부동산 시장도 들썩이는 조짐을 보였다. 효자동에 거주하는 한모(79·여)씨는 “효자동, 신교동, 옥인동 이쪽에 부동산 문의가 폭주하고 있어 아주 난리라고 한다”며 “이제 드디어 동네가 좀 발전할 모양”이라고 손뼉을 치며 반겼다. 효자동에 사는 김모(78·여)는 “5층 다세대주택이 있는데 지난 1년 동안 시끄럽다는 이유로 세가 안 나갔었는데 이제 나갈 것 같다”며 “앓았던 이가 빠진 것 같다”고 말했다.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4월 3일 청와대 본관 인왕실에서 경제계 원로와의 오찬간담회를 마친후 경내를 산책하고 있다. (사진=청와대)◇서울 도심 한복판에 ‘시민공원’…발전하면 임대료 오를까 ‘걱정’윤 당선인의 발표대로 차기 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가 국민이 언제든지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하면 서울 도심 한복판에 ‘시민공원’이 생기는 셈이다. 청와대를 거쳐 북악산으로 등반로 역시 개방되면 등산이나 휴식을 위해 찾는 시민의 발길이 늘어날 전망이다.이 같은 소식에 청와대 인근 상인들의 반응은 기대 반, 우려 반이었다. 유동 인구가 늘어나 “장사가 더 잘될 것”이라는 긍정적 반응과 “임대료가 올라갈 것”이라는 부정적인 반응이 교차했다.효자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강모(28·여)씨는 “이제 청와대를 공원처럼 쓸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앞으로 데이트나 나들이 코스로 서촌이 더 ‘핫’해질 것 같아 빨리 청와대를 개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종로 지역에서만 장사를 50년가량 한 곽금자(77·여)씨는 “만날 시위가 있으니까 종로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은 ‘청와대 근처에서 장사하지 마라’라는 말을 하곤 했다”면서 “청와대가 공원이 되면 사람도 많아지지 않겠나”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에 위치한 한 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마친 후 안철수 인수위원장, 권영세 인수위 부위원장, 원희룡 기획위원장 등과 함께 산책을 하고 있다.(사진=국회사진취재단)반면 유동인구가 늘어나면 서촌 일대와 통인시장 부근 영세상인들이 내몰리는 상가 내몰림(젠트리피케이션)을 우려해 마냥 환영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과거에는 경리단길, 최근에는 연남동이나 망리단길, 송리단길 등 그 지역에서만 누릴 수 있었던 독특한 분위기를 자랑해 이른바 ‘핫 플레이스’가 된 곳이 급격한 임대료 상승을 보이며 내몰린 사례를 심심치 않게 봐왔기 때문이다. 효자동에서 카페를 운영 중인 박모(38·여)씨는 “서촌이 더 커지면 월세도 올라가지 않겠나”며 “지금도 비싼데 더 오르면 감당할 자신이 없다”고 토로했다. 인근에서 고깃집을 운영 중인 김홍철(54·남)씨는 “우리 가게는 동네 사람들이나 경비대 경찰들이 많이 오는 가게라 청와대가 옮겨가면 경찰들이 아예 안 오지 않겠느냐”며 “그만큼 매출이 떨어질 텐데 코로나19로 힘들었는데 경찰 손님도 사라지면 속상할 것 같다”고 우려했다. 효자동에서 카페를 운영 중인 김모(32·여)씨도 “결국 테이블은 한정돼 있어 받을 수 있는 손님은 한정적”이라며 “청와대가 옮기고 동네가 발전하면 임대료가 엄청 올라가든지 쫓겨나지 않겠느냐”고 걱정했다.치안 약화를 우려하는 이도 있었다. 옥인동에서 5년째 살고 있는 윤모(39·여)씨는 “일 특성상 밤 늦게 귀가할 일이 많은데 경찰이 워낙 잘 지켜주니 걱정 없었다”며 “이제 경찰 분들도 다 떠나면 골목골목이 조금 위험해지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 국방부 청사로 靑 이전에 민주당 "안보해악 근원…즉각 중단하라"
- [이데일리 배진솔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인수위원회가 대통령 집무실을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에 대해 “안보 해악의 근원이 될 것이고, 소통은커녕 단절의 벽만 더 높아질 뿐”이라고 지적했다. 20대 대통령 선거 다음 날인 10일 경복궁 뒤로 보이는 청와대.(사진=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 국방위원회는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당선인은 국민과의 소통을 이유로 광화문 시대를 열겠다고 해놓고, 현실적인 어려움이 생기자 아무런 계획도 없이 용산 국방부로 청와대 집무실을 이전하겠다는 황당한 선택지를 해법인 양 내놓고 있다”며 “취임 두 달여를 남겨놓고 급박하게 청와대 이전을 결정하고 추진하겠다는 것도 황당하지만, 국방부 청사 내에 청와대 집무실을 두게 되면 많은 부작용과 불필요한 혼란이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 당선인에게 청와대 이전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아집을 버리고 국민을 기만하는 것을 즉각 중단하길 바란다”라며 “북한의 도발이 가장 큰 지금 시기에 청와대를 국방부로 이전하겠다는 생각은 어불성설이다”라고 지적했다. 국방위원회는 `안보 공백·소통 단절·주민 기본권 제한` 등의 이유를 들어 국방부 청사 내 청와대 집무실을 두는 것을 비판했다. 이들은 “대통령 집무실의 국방부 졸속 이전은 안보 해악의 근원이 될 것”이라며 “대통령 집무실이 국방부로 이전하게 되면 현재 국방부 내에서 임무를 잘 수행하는 사이버사령부, 시설본부, 국방부 근무지원단 등이 모든 업무를 중지하고 3월 말까지 이사를 해야 한다. 일부 부대에서는 갑작스런 부대 이전 준비로 야근을 하면서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또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 안보위협이 가중된 상황에서 부대 전 장병의 이사 준비 문제도 꼬집었다. 국방위원회는 “ 국민과 소통하기 위해 국방부로 이전하겠다는 주장은 거짓이며, 소통은커녕 단절의 벽만 더 높아질 뿐”이라며 “국방부 주변 고층 건물은 청와대 이전과 동시에 추가적인 보안 조치를 따라야 하고 인근 지역주민들의 기본권은 더욱 제한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경호를 위한 조치로 용산 인근 주민의 기본권도 제한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방위원회는 “대통령 경호를 위해서는 현재 대통령 경호부대인 1경비단의 재배치가 불가피하다”며 “특히, 용산지역 상공은 비행금지구역으로 재설정되어 이 지역 상공은 철저한 통제 대상이 될 것이고 이에 따른 레이더와 방공무기의 재배치가 따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현재 청와대 주변지역은 5층이상의 건축이 불가능해 진행중인 용산지역개발계획과 재건축도 전면 백지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들은 청와대 집무실 졸속 이전 추진은 전형적인 대통령발 `갑질`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당 국방위원회는 “윤석열 인수위에서는 국방부에 3월 말까지 국방부 건물을 비워주고 4월 한 달간 리모델링하고 5월에 입주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3월 말이면 고작 10일 후”라며 “청와대의 단순 이전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기존건물에 지휘통제라인을 설치하고 설정하려면 적어도 2달 정도가 필요하다. 리모델링 등을 진행하면 더욱 더 긴 시간이 필요한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인수위에서 예산 소요 문제에 대해 정확히 밝혀야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청와대 이전을 위한 직접비용만 계산해 수백억만 소요된다며 최소 비용으로 이전하겠다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라며 “군사시설 재배치 및 군인, 군무원, 공무원들의 가족 이사 등 간접비용도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기자회견문 전문. 윤석열 인수위가 대통령 집무실을 국방부 청사로 옮기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윤석열 당선인은 국민과의 소통을 이유로 광화문 시대를 열겠다고 해놓고, 현실적인 어려움이 생기자 아무런 계획도 없이 용산 국방부로 청와대 집무실을 이전하겠다는 황당한 선택지를 해법인 양 내놓고 있습니다.취임 두 달여를 남겨놓고 급박하게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결정하고 추진하겠다는 것도 황당하지만, 국방부 청사 내에 대통령 집무실을 두게 되면 많은 부작용과 불필요한 혼란이 따를 것입니다.첫째. 대통령 집무실의 국방부 졸속 이전은 안보 해악의 근원이 될 것입니다.안보 공백이 따른다는 것입니다. 국방부와 합참은 우리 군의 최고 사령부입니다. 평시 작전권을 가진 합동참모본부는 예하 사령부와 참모 부서 간의 일사분란한 지휘체계와 지휘통신을 위한 C4I 체계(컴퓨터 체계)를 유지해야 합니다. 만일, 대통령 집무실이 국방부로 이전하게 되면 현재 국방부 내에서 임무를 잘 수행하는 국방부와 합참의 많은 부서와, 시설본부, 국방부 근무지원단 등이 모든 업무를 중지하고 3월 말까지 이사를 해야 합니다. 일부 부대에서는 갑작스런 부대 이전 준비로 야근을 하면서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 안보위협이 가중되어 대비태세 유지에 집중하고 실시간 상황에 대비해야 하는데 부대 전 장병이 이사 준비를 하고 있는 현실에 참담함을 느낍니다.지금도 우리 장병들은 불철주야 나라를 지키고 있습니다. 한마디 말도 없이, 한마디 상의도 없이 이전 소식을 접한 국군장병들에게 윤 당선인을 대신하여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둘째, 국민과 소통하기 위해 국방부로 이전하겠다는 주장은 거짓이며,소통은커녕 단절의 벽만 더 높아질 뿐입니다.국방부는 군사시설로 지정되어 전면적인 개방이 제한되는 지역입니다. 국방부 청사는 시민 접근이 차단되는 지역으로 소통이 제한되는 지역입니다.국방부 주변 고층 건물은 대통령 집무실 이전과 동시에 추가적인 보안 조치를 따라야 하고 인근 지역주민들의 기본권은 더욱 제한될 수 있습니다. 즉흥적인 대통령 집무실 이전 결정으로 국민들이 겪지 않아도 될 고통을 강제하며, 명분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셋째, 경호를 위한 조치로 인근 주민의 기본권이 과도하게 제한됩니다. 집무실 이전 시 용산 주변과 남산 일대에 추가적인 군사시설을 구축해야 합니다.대통령 경호를 위해서는 현재 대통령 경호부대인 1경비단의 재배치가 불가피합니다. 특히, 용산지역 상공은 비행금지구역으로 재설정되어 이 지역 상공은 철저한 통제 대상이 될 것이고 이에 따른 레이더와 방공무기의 재배치가 따를 것입니다.현재 청와대 주변지역은 고도제한으로 5층 이상의 건축이 불가능합니다. 그렇다면 현재 진행 중인 용산지역개발계획과 재건축은 전면 백지화될 것입니다.넷째, 대통령 집무실 졸속 이전 추진은 전형적인 대통령발 `갑질`입니다.윤석열 인수위에서는 국방부에 3월 말까지 국방부 건물을 비워주고 4월 한 달간 리모델링하고 5월에 입주하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3월 말이면 고작 10일 후입니다. 아파트에 살고 있는 우리 국민들의 입주자 보호도 이렇게 하지 않습니다.대통령 집무실의 단순 이전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기존 건물에 지휘통제라인을 설치하고 설정하려면 적어도 두 달 정도가 필요합니다. 리모델링 등을 진행하면 더욱 더 긴 시간이 필요합니다.신혼부부도 새로 이사를 하려면 몇 개월을 고민합니다. 두 달도 채 안 남은 5월에 입주하겠다는 계획은 보안성 검토 및 작업 등의 검토 없이 졸속으로 하겠다는 것입니다. 계약도 수의계약으로 그냥하려는 것입니까? 이것이 윤석열 당선인이 말하는 공정입니까? 그리고 공사 일정의 고려 없이 데드라인만 던지고 공사를 끝내라는 것은 갑질 중의 갑질입니다.마지막으로, 국방부 청사로 대통령 집무실을 이전하면서 비용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것입니다. 인수위에서는 현재 용산에 위치한 국방부와 합참을 향후 어떻게 하겠다는 발표나 계획이 없습니다. 계속 함께하는 것인지 어느 곳으로 이전할 것인지에 대한 언급이 없습니다. 예산이 얼마나 소요되는지도 없습니다.현 청와대는 외국 국빈영접 및 의전행사, 경호 등을 위해 40만㎡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북악산 주변의 군 부대를 제외한 면적입니다. 반면 국방부 부지는 전체 면적이 27.6만㎡입니다. 이 좁은 부지에 국방부본부, 합참, 국방부 근무지원단, 조사본부, 시설본부, 사이버사령부, 심리전단, 군사법원, 검찰단, 군비통제단 인원 등 4천여명 이상의 장병, 공무원, 군무원이 생활하고 있습니다.국방부, 합참 및 국방부 직할부대 이전에 따라 직간접적인 예산이 1조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합참이 이전한다면 EMP방호가 필요한 지휘통제시설을 다시 구축해야 합니다. 군사시설 재배치 및 군인, 군무원, 공무원들의 가족 이사 등 간접비용도 불가피합니다.그런데도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위한 직접비용만 계산하여 수백억만 소요되어 최소 비용으로 이전하겠다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입니다.윤석열 당선인은 아집을 버리고 국민을 기만하는 것을 즉각 중단하길 바랍니다.안보는 말로 지켜지는 것이 아닙니다. 북한의 ICBM 발사 등 추가적인 도발이 임박한 안보 위기 시기에 대통령 집무실을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겠다는 발상은 과연 무엇을 위한 것인지, 아니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대한 윤 당선인의 의지가 확고하다면, 문재인 정부가 채택했던 방식을 적극 수용해야 합니다. 전문기관의 연구용역, 이해당사자의 의견 수렴 등을 통한 사회적 합의와 국민적 공감대를 마련할 수 있도록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단계적으로 진행할 것을 촉구합니다.2022년 3월 17일국회 국방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의원 일동민홍철 기동민 김민기 김병기 김병주 김진표 설 훈 안규백 윤호중 홍영표
- '모르고 가면 손해', 서울 도보해설관광 '베스트4'
-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이 있다. 여행지에 흐르는 이야기를 통해 그곳의 역사와 문화를 알고 나면 여행은 더욱 알차고 풍요로워진다. 서울도보해설관광을 통해 서울이라는 도시 안에 흐르는 역사적인 사실부터, 전설까지 알 수 있다. 무심코 지나쳤을 풍경들을 걸으며 그 이면의 숨겨진 이야기들도 발견 가능한 코스다. 이에 서울관광재단은 이번 설 연휴에 가족, 연인, 친구 또는 혼자라도 가볍게 떠나기 좋은 서울도보해설관광 코스 4곳을 추천했다. 기존에는 총 예약인원이 3인 이상일 경우 출발 확정이 되었지만, 코로나 방역지침에 따라 소수로 인원이 제한되면서 최근에는 한 명만 신청을 해도 해설사가 배정되면 출발이 확정된다. 서울도보해설관광은 서울의 주요 관광명소를 문화관광해설사의 해설을 들으며 도보로 탐방하는 무료 관광 프로그램이다.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문화관광해설사가 서울의 역사, 문화, 자연 등 여행 코스에 깃들어 있는 이야기를 알기 쉽게 들려준다. 경복궁 광화문의 해치◇지난해 가장 많은 이용객이 찾은 코스인 ‘경복궁’서울도보해설관광 코스 중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곳은 단연 고궁이다.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 등은 2021년 이용자 순위 톱10에 들었다. 그중 1위는 조선 왕조의 찬란한 시작을 알렸던 경복궁이다. 경복궁 매표소에서 해설사님을 만나 본격적인 경복궁 투어를 시작한다. 홍례문을 지나 가장 먼저 만나는 장소는 금천교다. 금천교를 지나면 근정문 지나 근정전을 만나다. 근정전 앞에는 벼슬 위치를 나타내는 품계석이 좌우로 놓여있다. 품계석을 보며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있으니 조선 시대 왕과 문무백관이 만나는 조참(朝參) 행사의 풍경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경복궁 근정전, 우측 대각선 방향으로 바라보는 것이 인왕산과 북악산의 능선이 어우러져 가장 아름답다경복궁의 정전인 근정전 앞에 서면 오른쪽 끝으로 이동해 대각선으로 바라보는 것이 가장 아름답다. 근정전의 처마가 살짝 들려 있어 좌측으로는 인왕산, 우측으로는 북악산의 능선과 하나같이 이어진다. 근정전이 상징적인 공간이었다면 뒤쪽의 사정전은 실제 업무를 보는 정무 공간이었다. 매일 주요 관리들과 정사를 논하고 유교 경전을 공부하였다. 사정전 바닥에는 마루가 깔려 있어 겨울에는 상당히 추웠다. 이에 사정전 양쪽에 온돌시설을 갖춘 만춘전과 천추전을 두고 이곳에서 정무를 봤다. 사정전 왼쪽으로 빠져나가면 아름다운 풍경을 갖춘 경회루가 나타난다. 경회루는 나라에 경사가 있을 때 연회를 베풀던 특별한 장소다. 2020년에는 그룹 방탄소년단이 경회루에서 퍼포먼스를 펼쳤다. 경회루의 전경, 연못에 비친 경회루의 모습을 음악과 함께 어울려 전 세계에 화제가 됐었다.복원공사를 마치고 3년만에 다시 돌아온 경복궁 향원정경복궁 코스를 끝내면 경복궁 북측의 향원정을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3년에 걸친 복원 공사를 마치고 작년 11월에 공개되었다. 향원정에서는 향기가 멀리 간다는 그 이름처럼 우리 궁궐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경복궁 코스는 설 연휴 기간에는 정상 운영한다. 단 2월 3일인 목요일에는 휴무다. 운영시간은 오전 10시 30분, 오후 2시 30분 두 타임으로 나눠 운영한다.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창덕궁◇다섯 개 궁궐 중 유일하게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창덕궁창덕궁은 태종 때 경복궁의 이궁으로 세워진 두 번째 궁궐이다. 임진왜란 때 도성의 궁궐이 모두 불타 없어진 이후 경복궁이 아닌 창덕궁을 중건해 왕들은 이곳에서 생활했기에 조선 후기에는 조선의 정전 역할을 했다. 창덕궁은 서울의 다섯 개 궁궐 중에 유일하게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자연의 지형을 훼손하지 않고 조화롭게 배치, 우리만의 건축미를 살렸다는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창덕궁 인정전의 모습창덕궁 역시 경복궁과 마찬가지로 금천교를 지나 궁궐 안으로 들어간다. 창덕궁의 금천교는 1405년에 창건된 이래 그대로 남아있는 가장 오래된 건축물로 의미가 있다. 인정문과 인정전에는 어질 인(仁)을 써서 경복궁의 근정전이 근면하게 정치를 다스린다는 뜻이라면 창덕궁은 어질게 백성을 다스리라는 뜻을 담았다. 창덕궁의 편전인 선정전은 왕이 집무를 보던 곳으로 조선 후기에 정조 순조 철종 등의 위패를 모시면서 입구가 지붕으로 바뀌었다. 선정전에 위패를 모시면서 침실이었던 희정당이 편전의 기능을 겸하게 되었다. 창덕궁의 전각과 전각, 기와지붕이 계속 이어진다희정당 앞에 지붕이 튀어나온 공간은 순종 황제가 타고 다니던 자동차를 주차하던 공간이다. 근대화가 되면서 궁궐 내부에 가마가 아닌 자동차가 들어왔다는 사실이 재밌게 다가온다. 낙선재는 궁궐의 다른 건물과는 달리 단청을 하지 않은 독특한 건물이다. 헌종이 경빈 김씨를 후궁으로 맞이하면서 지었다고 전해진다. 낙선재에는 단청은 없지만, 왕과 후궁이 머물렀던 장소인 만큼 창살이나 창호, 마루 난간 등에 다양한 장식을 새겨 넣었다. 양반 댁에서는 볼 수 없는 이색적인 장식 무늬를 찾아보는 것도 낙선재를 돌아보는 재미를 더한다. 창덕궁 코스 설 연휴 기간 정상 운영한다. 단 2월 3일에는 휴무다. 운영시간은 오전 10시, 오후 2시 두 타임으로 운영한다.통의동 백송터, 서촌 도보관광의 시작점이다◇예술가와 역사의 흔적을 찾아가는 서촌의 오래된 골목 산책서촌은 경복궁과 인왕산 사이에 있는 마을로 골목골목이 거미줄처럼 얽혀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동네이다. 경복궁 3번 출구에서 해설사를 만나 서촌의 오래된 골목 산책이 시작된다.처음 만나게 되는 통의동 백송은 1990년 여름 태풍으로 쓰러진 후 고사 되었지만, 쓰러진 나무의 씨앗을 받아 주변에 심어놓아 서촌의 역사를 잇고 있다. 상촌재는 경찰청 소유의 옛 한옥을 복원하여 문화공간으로 재탄생된 공간이다. 아늑한 구조가 돋보이는 공간으로 우리의 전통문화를 느낄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수성동계곡, 겸재 정선의 그림과 비교해보는 재미가 있다서촌 코스 중 하이라이트는 수성동 계곡이다. 수성동 계곡은 인왕산에서 흘러 내려온 물소리가 유명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안평대군의 옛 집터가 이곳에 있었고, 아름답다고 이름난 계곡이었다고 한다. 겸재 정선도 수성동 계곡을 그렸다. 그림 속에 남아있는 돌다리를 찾아보며 오늘날의 모습과 비교하는 것도 색다른 재미가 있다. 수성동 계곡을 나오면 박노수미술관을 만난다. 겉모습은 서양식 건축물처럼 보이지만 한옥 양식을 절충한 건물이다.서촌의 마지막 코스인 이상의 집은 우리에게 소설 날개로 알려진 소설가 이상이 유년 시절을 보냈던 장소이다. 이상은 세 살 때 큰아버지의 집에 양자로 들어와 23세가 될 때까지 이곳에 살았다. 27세에 요절하여 짧고 굵은 생을 살았던 그가 남긴 작품들을 전시 자료로 만나볼 수 있어 더 뜻깊은 공간이다. 서촌 코스 설 연휴 기간 중 1월 31일은 휴무다. 운영시간은 오전 10시와 오후 2시다. 국립중앙박물관 석탑정원에 놓인 갈항사 동서 삼층석탑◇국립중앙박물관 정원에서 만나는 보물찾기국립중앙박물관 야외정원에는 자연과 어우러진 문화유산이 보물처럼 숨어있다. 우리나라의 전통 조경을 테마로 조성된 정원과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보물처럼 숨어있는 문화유산들을 만날 수 있다. 코스는 청자정을 지나 석탑정원으로 이어진다. 석탑 정원에는 통일신라부터 조선 시대까지 석탑, 석등, 석불 등 석조문화재들이 전시되어 있다. 석탑들이 잔디밭에 늘어서 있는 풍경이 꽤 이국적이다. 전시된 갈항사 동서 삼층석탑은 국보 문화재로 신라 석가탑의 계보를 이어오고 있는 귀중한 문화재이다. 보물로 지정된 고달사 쌍사자 석등은 중대석에 두 마리 사자가 웅크리고 앉아 마주 보고 있는 모습을 조각해 석등의 미를 살린 작품이다. 국립중앙박물관 야외정원에 보존되고 있는 보신각 종석탑 정원을 벗어나면 보신각종을 만난다. 매년 새해가 될 때마다 재야의 종을 올리는 그 보신각종의 진짜 종이다. 실제 종이 노후화가 되어 1985년에 새롭게 만들어 보신각에 걸고, 본래의 종은 국립중앙박물관 정원으로 옮겨서 보존하고 있다. 보신각종 옆에 있는 석불을 둘러본 후에는 마지막 코스인 승탑 정원으로 간다. 승탑은 스님의 사리나 유골을 모시는 조형물이다. 승탑 옆에는 승탑 주인의 이름과 업적, 승탑의 조성 연도가 기록된 승탑비가 세워져 있다. 문화재로 지정된 승탑과 승탑비를 둘러보며 국립중앙박물관 전시관 입구에 도착하면 도보해설관광 코스가 끝난다. 도보해설관광 코스를 끝내고 국립중앙박물관이나 한글박물관을 연계하여 방문한다면 더 풍성한 볼거리를 즐길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코스 설 연휴 기간 중 1월 31일과 2월 1일은 휴무다. 운영시간은 오전 10시와 오후 2시다.
- 호랑이 기운이 ‘쑥쑥’, 임운년 서울 해돋이 명소는?
- 인왕산 범바위에서 바라본 일출, 정상에 올라가지 않고 범바위에서도 서울의 도심과 어우러진 멋진 일출 감상이 가능하다.[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2021년도 어느덧 한 달밖에 남지 않았다. 다가오는 2022년은 임인년(壬寅年)으로 임(壬)은 검은색, 인(寅)은 호랑이를 뜻한다. 서울관광재단(대표이사 길기연)은 한 해를 마무리하고 다가오는 새해를 맞이하며 호랑이의 기운을 가득 받을 수 있는 ‘서울 해돋이’ 명소 4곳을 추천한다. 한반도 전역에는 오래전부터 호랑이가 살았다. 서울에도 호랑이와 관련된 다양한 사건과 전설이 깃든 명소들이 있다. 올 연말, 도심 속 검은 호랑이의 기운을 받을 수 있는 해돋이 명소에 방문해 힘찬 새해를 맞이해보는 것은 어떨까. 경복궁 일출의 모습◇‘경복궁’에는 호랑이가 출몰했다.조선왕조실록을 들여다보면 경복궁과 창덕궁까지 호랑이가 나타났다는 기록이 등장한다. 태종실록에는 1405년에 호랑이가 경복궁 근정전 뜰까지 들어왔고, 세조실록에는 1465년에 창덕궁 후원에 호랑이가 나왔다는 말을 듣고 북악에 가서 호랑이를 잡아 돌아왔다는 기록이 있다. 선조실록에는 1607년 창덕궁 안에서 어미 호랑이가 새끼를 낳았는데 한두 마리가 아니니 이를 꼭 잡으라는 명을 내렸다고 쓰여있다. 이후 정조 때는 성균관 뒷산에서 호환이 발생했고, 고종 때는 북악산과 홍은동에서 호랑이를 잡았다. 조선 초기부터 후기까지 끊임없이 서울에 호랑이가 등장한 셈이다.경복궁 경회루, 호랑이가 이곳까지 나타났다는 기록이 조선왕조실록에 남아있다.이런 호랑이 이야기를 떠올리며 경복궁을 방문한다면 색다른 시선으로 여행을 즐길 수 있다. 가장 먼저 경복궁의 정전인 근정전에 가서 호랑이상을 찾아보자. 근정전은 2층 구조로 이루어진 월대를 사방으로 두르고 있는데, 돌난간에 사신상, 십이지신상, 쌍사자상 장식을 조각해 넣었다. 그중 십이지상은 쥐, 토끼, 소, 뱀, 말, 호랑이, 양, 원숭이, 닭을 조각했다. 호랑이상은 근정전 월대 1층의 정면 계단 양쪽에 놓여있다. 무서운 호랑이의 모습이 아닌 귀엽게 앉아있는 호랑이를 감상하며 다른 동물들을 찾아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를 준다.경복궁 근정전으로 가는 입구근정전은 정면으로 바라보는 것을 기준으로 오른쪽 끝으로 이동해 대각선 방향으로 건물의 형태를 감상하는 것이 포인트다. 근정전 왼쪽으로는 인왕산이, 오른쪽으로는 북악산이 병풍처럼 펼쳐진다. 근정전을 지나면 경복궁 북측에 있는 향원정으로 가보자. 3년에 걸친 복원 공사를 마치고 11월에 공개되었다. 복원 전과 가장 큰 차이점은 남쪽에 있던 다리를 원래의 모습대로 북쪽 건청궁과 맞닿게 옮겼고, 다리는 아치형의 흰색 나무다리로 바꾸었다. 향기가 멀리 간다는 그 이름처럼 육각 2층 정자가 내뿜는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인왕산 정상으로 가는 능선길에서 바라본 한양도성과 인왕산 범바위◇역에서 20분만 걸으면 인생 일출, ‘인왕산 범바위’조선은 한양을 건설할 때 인왕산을 우백호로 삼고 도성을 수호하는 진산으로 삼았다. 경복궁에서 바라봤을 때 바위산의 형태가 고스란히 노출되어 있어 산 전체가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특징이 잘 드러난다. 한양도성길 따라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등산 초보도 산을 오르기 좋다. 인왕산은 일출 산행으로도 인기를 끈다. 어둠 속에서 길을 나서야 하는 일출 산행은 어려워 보이지만, 인왕산은 범바위까지만 가더라도 멋진 해돋이를 감상할 수 있어 등산 초보도 쉽게 일출 산행을 도전할 수 있다. 독립문역에서 출발하면 범바위까지는 약 20분만 걸으면 도착한다.해돋이 빛이 들어오는 서울 도심일출 시간이 되면 저 멀리 어렴풋이 보이는 롯데타워 뒤쪽의 산 너머에서 해가 떠오른다. 눈앞에 보이는 N서울타워도 햇빛을 받아 반짝이고 그 아래로 광화문과 을지로 일대의 고층 빌딩 또한 빛을 머금기 시작한다.인왕산은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지형이 호랑이처럼 보인다 하여 예전부터 호랑이와 관련된 전설이 많았다. 전설에 따르면 주민들이 인왕산에 사는 호랑이 때문에 해가 저물면 사람이 문밖을 나가지 못했다고 한다. 이에 어떤 고을의 군수가 자진해서 호랑이를 잡겠다고 나섰다. 군수는 부적을 통해 늙은 스님의 형상을 하고 있던 호랑이를 불러 데려와 압록강 건너로 떠나라고 말했다. 군수가 스님에게 본 모습을 보이라 하자 집채만 한 호랑이로 변하여 서울을 떠났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전설을 바탕으로 황학정을 지나 인왕산으로 올라오는 길에 금색으로 된 호랑이 동상을 세웠으니 하산 시에 호랑이 동상을 찾아가보자. 호암산 깃대봉에서 본 일출◇태조 이성계의 전설 깃든 ‘호암산 호압사’호암산은 관악산 서쪽 끝에 있는 해발 393m의 산이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따르면 금천 동쪽에 있는 산의 우뚝한 형세가 범이 움직이는 것 같은 형세고, 산에는 험하고 위태한 바위가 있어 호암(虎巖)이라 불렀다고 전해진다. 금천구에서는 새해 첫 일출 맞이 행사를 호암산에서 진행하며 정상에 도착해 관악산 너머로 떠오르는 해돋이를 감상한다. 해발고도가 낮아 일출이 화려한 편은 아니지만, 호암사 뒤편으로 이어진 비교적 짧은 등산코스를 통해 해돋이를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호암산 깃대봉 국기봉, 깃대봉은 날카로운 바위가 쌓여있어 추락 위험이 높다.호암산 중턱의 호압사에서 등산을 시작해 데크 계단을 따라 오르다 보면 정상으로 가는 길과 호암산성으로 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정상을 향해 길을 잡고 암반 구간을 지나면 호암산의 정상인 민주동산 국기봉이 나온다. 돌무더기들이 널려 있고 가장 높은 바위에 세워진 국기봉에서 펄럭이는 태극기를 볼 수 있다. 관악산 능선에서 해가 떠오르기에 일출 예정 시간보다 10여 분 정도가 지나야 해돋이를 볼 수 있다.호압사의 조용한 풍경해돋이 감상 후 왔던 길을 따라 호압사로 내려온다. 조선 초기, 태조 이성계와 관련된 호압사 창건 유래가 전해져 온다. 궁궐을 짓는 과정에서 어둠 속에서 몸의 반은 호랑이고, 나머지 반은 형체를 알 수 없는 괴물이 나타나 눈에 불을 뿜으며 궁궐을 무너뜨리고 사라졌다. 그날 밤, 태조가 상심하며 침실에 들었을 때 한 노인이 나타나 “한양은 좋은 도읍지로다”라고 말하며 남쪽에 있는 산봉우리를 가리켰다. 노인은 호랑이는 꼬리를 밟히면 꼼짝 못 하니 산봉우리 밑에 사찰을 지으면 그 기운을 누를 수 있을 것이라 말하고 사라졌다. 이에 태조는 무학대사에게 말을 전해 호압사를 건설하고 궁궐을 완성했다는 이야기다. 사찰 마당에 있는 500년 수령의 두 그루의 보호수가 전설 같은 이야기를 입증하는 증인처럼 굳건한 모습으로 사찰을 지키고 있다.개운산에서 바라본 일출의 모습◇호랑이가 사는 산이라 불렸던 ‘개운산’개운산은 안암동과 종암동, 돈암동을 잇는 산으로 성북구의 중심부에 있다. 해발은 134m에 불과하지만, 소나무가 우거져 한낮에도 빛이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어두워 호랑이가 사는 산이라 불렸다. 개운산 자락 아래에는 고려대학교가 뿌리를 내리고 호랑이를 상징 동물로 삼고 있어 고려대학교 생들을 안암골 호랑이라는 애칭으로 부르기도 한다. 개운산에 실제 호랑이가 살고 있지는 않지만, 호랑이 이야기가 우리 곁에서 머무는 공간인 셈이다. 성북구는 개운산 입구부터 마로니에 마당까지 이르는 1km 구간을 장애인의 편의와 안전을 배려에 무장애 길로 만들었다. 성북구의회를 지나 산책로 안으로 들어서면 ‘산마루 북카페’가 나온다. 산림욕을 하면서 책을 읽을 수 있는 숲속 도서관 형태의 야외 공간이다. 배치된 의자나 평상에 앉아 책을 보거나 잠시 눈을 감고 편안한 자세를 취하며 쉬어가기 좋다. 따로 정상부가 없는 산이지만 성북구의회 위쪽 높은 지대에 조성된 운동장에 가면 아파트 단지 뒤로 길게 늘어선 북한산과 도봉산의 능선을 감상할 수 있다. 하산 길에는 산자락에 자리한 개운사에 들러보자. 태조 이성계의 왕사였던 무학대사가 동대문 5리밖에 영도사를 지었다. 시간이 흘러 조선 후기에 와서 고종이 왕위에 오르기 전 영도사에서 자랐는데, 왕위에 오른 후 ‘운명을 여는 사찰’이라는 의미인 개운사로 절 이름을 바꾸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개운산 산마루 북카페, 커피를 파는 카페라기보다는 숲속 도서관 형태로 조성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