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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구권력 갈등 봉합…집무실 이전 등 정권 이양 탄력 받는다
-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28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만찬 회동을 통해 신구(新舊) 권력 간 갈등을 봉합했다. 이에 따라 정권 이양이 본궤도에 오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인사권과 집무실 이전에 협조를 확인했지만 구체적 합의가 없고,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한 언급도 없어 언제든지 갈등의 불씨가 되살아 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오후 만찬 회동을 위해 청와대 상춘재로 향하며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만찬 회동, 국민적 불안 해소에 무게대선 19일 만에 만난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2시간 51분이라는 역대 최장 시간 회동을 가졌다. 신구 권력의 전례가 없는 극한 대립으로 파장이 컸던 만큼 이번 회동은 국민적 불안 해소와 화합에 무게를 두고 양측간 갈등 봉합에 무게를 뒀다는 것이다. 이에 문재인 정부에서 차기 정부로의 정권 이양 작업도 한층 속도를 낼 전망이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29일 서울 통의동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회동) 12시간도 되지 않아서 실무협의에 조속히 착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코로나 사태 관리, 자영업자·소상공인 피해 지원을 위해서 추가경정예산안 합의를 이뤄내고, 협력해 나가야 한다는 데 두 분 공감대를 이루신 것이라고 자평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제 만남에서는 한반도 안보가 엄중하다는데 두 분의 견해가 일치했다”면서 “안보도 빈틈이 없도록 앞으로도 긴밀히 협조하자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고 전했다. 3시간 가까운 회동인 만큼 국정 전반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을 수는 있지만, 현실적으로 심도 있는 대화나 협의는 어려웠을 것이란 관측이다. 정치권에서도 허심탄회한 회동의 성격을 두고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이 민감한 현안보다는 서로 이견이 없는 현안을 중심으로 논의하거나, 사전 조율한 의제가 없다는 점에서 모든 현안을 광범위하게 다루기 위한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실제로 두 사람은 코로나 손실 보상을 위한 2차 추경 편성, 인사권 갈등 문제,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 대응 등과 같은 주요 현안에 대해 두루 논의한 반면 조국 사태나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정부조직개편 문제 등과 같은 민감한 현안은 회동 내내 언급을 자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변인도 `집무실 이전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합의된 내용이 있느냐`는 질문에 “무엇보다 국민 여러분께 정권 이양기에 현 대통령과 당선인이 맞잡은 손, 이 대화로 걱정을 좀 덜어 드리는 데 의미가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 MB 사면여부 촉각…예비비·정부조직법도 ‘뇌관’일단 신구 권력 간 갈등이 봉합된 모양새지만, 그럼에도 문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기까지 몇 차례의 큰 고비는 남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이명박 전 대통령 등의 사면 문제 등이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문 대통령 임기 종료일인 5월 9일 하루 전날이 석가탄신일인 만큼, 이를 계기 삼아 문 대통령이 이 전 대통령이나 김경수 전 경남지사 등을 사면할 것인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사면을 하든, 하지 않든 그 자체가 국민들에게 던지는 문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메시지가 될 수 있으며, 어느 쪽이든 문 대통령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 여론이 좋지 않은 데다, 김 전 지사와 동시에 사면을 할 경우 `끼워넣기 사면`이라는 비난에 처할 수 있어서다. 문 대통령으로서는 사면 카드가 일종의 `양날의 칼`인 셈이다.정치권은 또 양 측의 감정의 골이 완전히 메워진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언제든 다시 갈등이 점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사면 문제 외에도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위한 예비비 국무회의 상정 문제, 인수위의 정부조직법 대응 방안 등을 두고도 문 대통령이 계속 정치적인 결단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당장 전날 실무협의로 풀어가기로 한 집무실 이전 예비비 문제나 인사 문제 등이 다시 뇌관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김 대변인은 “사면 문제와 관련해서는 대통령 고유의 소관 사안임을 말씀 드린다”며 “관련된 시기 문제에 대해서는 특정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용산 집무실 이전과 관련해서는 앞서 얘기한 것과 같고, 그래서 먼저 예단해서 혹은 먼저 나서서 얘기할 부분은 없다”며 “실무 협의 조율 결과에 따라 추후 말씀드릴 계기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일문일답]文·尹 첫 만찬 회동…"흉금 터놓고 대화"
-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오후 만찬 회동을 위해 청와대 상춘재로 향하며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김호준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오후 6시부터 약 2시간 36분간 만찬 회동을 했다.이날 청와대와 윤 당선인 측에 따르면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이날 오후 5시59분 녹지원에서 만나 8시50분까지 청와대 상춘재에서 만찬을 겸한 회동을 가졌다. 만남 시간은 역대 대통령과 당선인 간 회동 중 가장 길었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회동 종료 이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두 분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흉금을 털어놓고 이야기를 하셨다”며 “과거 인연 등을 주제로 반주도 한두 잔 곁들였다”고 했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단독 회동은 없었다.먼저 윤 당선인이 추진하고 있는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문제가 이날 회동에서 언급됐다. 장 실장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윤 당선인에게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대한 판단은 차기 정부의 몫이라고 생각한다”며 “현 정부는 이전 계획에 따른 예산을 면밀히 살펴 협조하겠다”고 했다. 또한 양측이 갈등을 빚었던 공공기관장 인사 문제와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추경) 마련에 대해선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과 장 비서실장이 실무협의를 이어나가기로 했다.다음은 장 비서실장이 진행한 회동 결과 브리핑 일문일답.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 간 단독 회동은 있었는지.△없었다. 네 사람(문 대통령·윤 당선인·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이 2시간36분간 만찬을 곁들이며 이야기를 나눴다.-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문제도 논의했는지. △자연스럽게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이야기가 나왔고, 문 대통령께서는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대한 판단은 차기 정부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정부는 계획에 따른 예산을 면밀히 살펴 협조하겠다”고 말씀하셨다.-추경 문제는 논의했나.△구체적인 언급은 안 됐다. 다만 실무적으로 계속 논의하자고 말씀을 나누셨다. 추가적인 실무 현안 논의에 대해선 이철희 정무수석과 제가 실무 라인에서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인사권 관련 논란이 있었고, 안보 문제를 강조했는데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관련 의견을 교환했는지.△인사 문제 관련해서는 이 수석과 제가 실무적으로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안보 문제에 대해서도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이 논의했다. 안보 관련 문제에선 한치의 인수인계 과정에서 누수가 없도록 최선을 다해서 협의하기로 했다. -이철희 정무수석과 함께 배석했는데, 기억 남는 이야기나 앞으로 중점 과제가 있다면.△의제없이 (두 분이) 흉금을 터놓고 만나자고 했고, 그야말로 흉금 없이 과거 인연을 주제로 두 분이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나눴다. -흉금 없이 이야기했다면 두 분께서 아쉬웠던 부분도 이야기를 나눴나.△전혀 없었다. 두 분 과거 인연이 많은데, 그 이야기를 하면서 의견 차이는 못 느꼈다.-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관련 대화가 오갔는지.△사면 문제는 일체 거론 없었다.-집무실 용산 이전 관련 문 대통령이 협조하겠다고 했는데, 예비비를 국무회의에 올리는 수준까지 논의됐나.△그런 구체적, 절차적인 이야기는 없었다. 다시 말씀드리면, 대통령 집무실 이전은 오롯이 차기 정부가 할 문제고, 지금 정부는 이전 계획에 따른 예산을 면밀히 살펴 협조하겠다고 강조하셨다. 이전 시기라든지 내용을 공유하면 문 대통령께서 협조하겠다는 말씀으로 저는 이해했다.-취임식 전에 실제로 집무실 이전이 가능할 것으로 보는지.△두 분이 시기까지 언제 가능하다 하지 않다 이런 말은 없었다. 문 대통령께서 협조를 하고, 실질적인 이전 계획에 따른 예산을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말씀하셨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오후 만찬 회동을 위해 청와대 상춘재로 향하며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는데, 이와 관련한 이야기는 있었는지. 또 차후 양측이 만나기로 했는지.△따로 또 만날 계획은 잡지 않았다. 다만 문 대통령은 자신이 당선인에게 협조할 일이 있으면 언제든 연락 달라고 하셨다. 코로나19 관련해선, 문 대통령이 참 숨 가쁘게 달려왔는데, 임기 동안 잘 관리해서 정권을 이양하는 게 가장 큰 숙제로 알고 있다. 그런 부분에서 최선을 다해 정권 인수인계하겠다고 말씀하셨다. -정부조직개편 논의는 있었나.△전혀 없었다.-과거에도 두 분이 만났는데, 특별히 소회를 나눈 부분이 있는지.△소회도 나눴고 토리(반려견) 얘기도 나눴다. 두 분이 키우는 반려견 이름이 같다. -두 분이 옛 이야기할 때 조국 전 장관 이야기도 나왔는지.△전혀 없었다. -신·구 갈등이란 표현까지 나왔고, 장 비서실장이 물밑 조율을 했는데, 이번 회동을 평가한다면.△두 분이 서로 너무 존중하시는 느낌이었다. 국민 걱정을 덜어 드리기 위해서 현 정권과 차기 정부의 인수인계를 원활하게 잘 해야겠다는 의지가 두 분에게 있는 것 같았다. 언론이 느끼는 갈등이나 이런 부분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굉장히 존중하는 가운데서 화기애애한 대화를 나누셨다.-인사권 관련 문제는 실무적으로 논의한다고 했는데, 감사위원이나 한국은행 총재 지명 관련 당선인이 입장을 표명했는지.△구체적으로 어떤 인사를 어떻게 하자 이런 이야기는 전혀 없었다. 문 대통령은 남은 임기 인사 문제 관련 이철희 수석과 장제원 비서실장이 잘 의논해주길 바란다고 말씀하셨다. 윤 당선인도 두 실장이 잘 협의해주길 바란다고 말씀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