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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닥, 美 폭락에 개인 ‘팔자’ 2%대↓…‘730’선
- [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코스닥 지수가 급락 출발하고 있다. 개인이 5거래일 만에 매도세로 전환했고 개장 직후엔 720선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12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오전 9시 23분 현재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95%(22.37포인트) 내린 734.69를 기록 중이다.간밤 뉴욕 증시는 ‘만스닥(나스닥 1만 선)’의 축포를 터뜨린 지 하루 만에 큰 조정을 받았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9%(1861.82포인트) 폭락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5.89%(188.04포인트) 추락,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도 5.27%(527.62포인트) 급락 마감했다. 이는 코로나 19 팬데믹에 지난 3월 16일 폭락한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률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유행 가능성과 경제 회복 속도가 느릴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수급별로는 개인이 1498억원 순매도를 보이고 있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667억원, 50억원 순매수 중이다. 업종별로는 오르는 업종 없이 전부 하락세다. 오락문화, IT부품, 운송, 금속, 정보기기가 4%대 이상 내리고 있으며 비금속, 반도체, 통신방송서비스, 방송서비스, 통신서비스, 통신장비, 기계장비, 일반전기전자, 금융, 의료정밀기기, 소프트웨어, 인터넷, 건설, 운송장비부품, 컴퓨터서비스 등이 3% 넘게 하락 중이다. 섬유의류만 1%대 미만 하락 중이며 유통은 1%대 내리고 있다. 이외의 종목은 모두 2%대 하락 중이다.시가총액 상위 종목들 역시 대부분 하락세다. 시총 1위인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는 보합권이며 2위 셀트리온제약(068760)은 1% 미만 오르고 있다. 3위인 에이치엘비(028300)는 2%대 하락 중이다. 이외에 알테오젠(196170)이 4% 넘게 내리고 있으며 펄어비스(263750), 에코프로비엠(247540), CJ ENM(035760), 케이엠더블유(032500), 스튜디오드래곤(253450)등이 3%대 하락 중이다. 반면 씨젠은 4%대 오르고 있다.종목별로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바르는(국소용) 비마약성 진통제(1% MDR-652gel)의 임상 1상 시험계획(IND) 승인을 받았다는 소식에 메디프론(065650)이 7% 넘게 오르고 있다. 반면 바른손(018700)은 영업실적 부진으로 관리종목 지정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장 초반 15% 넘는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 [특징주]셀트리온, 다케다제약 아태지역 사업권 인수소식에 '52주 신고가'
-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셀트리온(068270)이 다국적제약사 다케다제약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18개 제품 사업권을 인수했다는 소식에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12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오전 9시15분 현재 셀트리온(068270)은 전거래일보다 6500원(2.26%) 오른 29만4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29만9500원까지 오르면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전날 셀트리온은 케미컬의약품(화학합성의약품) 사업 역량 강화를 위해 다케다제약의 아시아태평양지역 프라이머리(Primary Care) 사업과 관련 자산을 3324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11일 밝혔다. 이에 따라 셀트리온은 다케다제약으로부터 한국, 태국, 대만, 홍콩, 마카오, 필리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호주 등 9개 시장에서 판매 중인 전문의약품 및 일반의약품 브랜드 18개 제품의 특허, 상표, 판매 권리를 확보하게 됐다. 이들 제품은 9개 지역에서 2018년 기준 1억4000만달러(약 17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셀트리온은 앞으로 18개 제품을 셀트리온제약과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통해 판매할 예정이다. 셀트리온이 인수하는 제품군에는 당뇨병 치료제 ‘네시나’와 ‘액토스’, 고혈압 치료제 ‘이달비’ 등 전문의약품은 물론 일반의약품인 감기약 ‘화이투벤’, 구내염 치료제 ‘알보칠’ 등이 포함돼 있다.
- 코스닥, 외국인 매수세 유입 상승 전환
- [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코스닥 지수가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날 약보합 출발한 코스닥 지수는 한때 740선을 밑돌기도 했지만 외국인의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장 초반 매도세를 보이던 외국인은 오전 10시30분부터 매수세로 전환했다.5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오전 13시54분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82%(6.1포인트) 내린 748.47을 나타내고 있다.수급별로는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199억원, 442억원의 순매수를 보이고 있다. 기관은 541억원을 매도 중이다. 개인의 매수세는 오전 11시 33분을 기점으로 꺾이기 시작했으나 외국인의 매수세는 정반대로 전반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업종별로는 기타서비스가 2% 이상, 운송, 제약, 정보기기는 1%대 상승 중이다. 그 외 의료정밀기기, 반도체, 기계장비, 제조, 금융, 화학, 오락문화, IT부품, 컴퓨터서비스, 음식료 담배, 유통 등이 1%대 미만의 소폭 상승 중이다. 종이·목재와 비금속, 디지털콘텐츠, 금속, 인터넷, 기타제조 등은 약보합을 보이고 있다. 섬유·의류는 1% 가까이 하락하고 있다.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오름세다. 상위 10개 종목 중 시총 1위인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0.32%), 2위인 에이치엘비(028300)(2.88%), 3위 셀트리온제약(068760)(-0.69%)를 보이고 있으며 그 외 나머지는 알테오젠(196170)(11.5%). CJ ENM(035760)(0.33), 펄어비스(263750)(1.09%), 에코프로비엠(247540)(0.34%), 케이엠더블유(032500)(0.82%)로 오르고 있다. 장 초반 3%대 상승하던 알테오젠은 두자릿수 대 강세를 보이고 있다.종목별로는 이지바이오(353810)와 이지홀딩스(035810)가 분할 상장한 첫날 상한가를 기록했다. 아이에스동서(010780)에 인수된 코엔텍(029960)도 9% 넘게 오르며 강세다. 또한 오는 3분기부터 코로나19의 영향에서 벗어나 5G 스마트폰 출시 등을 계기로 높은 성장세를 보여줄 수 있다는 증권가 분석이 나온 와이솔(122990)이 11% 넘게 오르고 있다. 다만 보통주 1주에 신주 0.2주를 배정하는 방식으로 무상증자를 결정했다고 이날 공시한 퓨쳐켐(220100)은 7%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 [정다슬의 글로벌pick]코로나가 끝나면 일자리도 돌아올까?
- △“넌 해고야!”는 미국 유명 리얼리티쇼 ‘어프렌티스’에 출연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만든 유행어가 됐다.[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최근 영화관에 가보신 적 있으신 분 있나요? 저도 영화관에 안 간지 꽤 오래됐는데요, 그래도 영화관에서 봐야 제맛인 영화가 있지요.최근 기대가 되는 영화가 하나 개봉했기에 예매를 하려고 영화관 사이트에 접속했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영화 상영 회차가 너무 적었기 때문인데요. 제가 보려고 했던 영화는 주말인데도 불구하고 딱 한 번 상영하더라고요. 조조나 심야할인이 적용되는 시간대에는 영화 상영이 아예 없었고요. 영화관 좌석 자체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아예 앞·뒤·옆자리는 한 칸씩 떼서 예매를 받더라고요. 연인이나 가족, 친구들이 온다고 하더라도 따로 앉도록 한다니 ‘데이트 코스의 정석’이라는 영화관은 옛말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더 씁쓸합니다. 왜 영화관이 이렇게 상영횟수를 줄였을까요? 우선은 코로나 시국에 영화를 보러 가는 사람이 적기 때문이겠죠. 게다가 손님 한 사람당 앞·뒤·옆은 다 비워둬야 하니 들여보낼 수 있는 관객 수는 4분의 1로 줄어듭니다. 영화 상영 숫자가 줄어들고 영화 한 편 상영할 때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줄어드니 가장 먼저 줄어드는 것은 직원입니다. 실제 CJ CGV와 메가박스가 공시한 올해 1분기 보고서를 보면, 올해 3월 말 기준 전체 직원이 2000명 넘게 줄었습니다. 메가박스도 1000명이 감소했습니다. 이들 대부분은 아르바이트 직원들입니다. 코로나19 상황이 비교적 빠르게 안정화되고 있는 우리나라가 이런데 과연 미국이나 유럽 등 다른 나라들은 어떨까요. ◇쉽게 해고하는 美, 쉽게 고용회복할까?미국에서 매주 실업수당 주간 청구수당이 나오잖아요. 우리나라에서는 그냥 실업이라고 분류하지만 미국에는 해고와 일시 해고, 무급휴직 등 다양한 실업 형태가 있습니다. 해고는 말 그대로 그대로 해고이고, 일시해고는 고용주의 사정으로 종업원에게 출근하지 말라고 명령하고 임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 기간은 일시적일 수도 있고, 영구적일 수도 있습니다. 요즘은 해고와 다를 바가 없어 그냥 해고의 완곡 어법 정도로만 활용된다고 하네요. 중요한 것은 무급휴직인데요, “상황이 나아지면 다시 부르겠다”고 약속하고 직원을 해고하는 것입니다. 연방정부는 각 주 정부가 코로나 바이러스로 무급휴직을 통보받은 사람에게도 실업수당을 지급하도록 허가했는데요, 이렇다 보니 기업들은 코로나19 충격으로 경영이 어려워지자 부담 없이 직원들을 휴가를 보낼 수 있었습니다. 또 정규직 근로자뿐만 아니라 자영업자나 프리랜서, 파트타임 근로자 등도 실업수당 청구할 수 있도록 해 이들도 셧다운(shut down)에 동참할 수 있도록 했죠, 이 때문에 코로나19 이전에는 한 주 20만~30만건에 불과하던 미국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단숨에 수백만 건으로 늘어났습니다. 지난 9주 동안 4000만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직업을 잃었거나 소득이 사라졌다고 신고했습니다.여기에 대해서는 두 가지 해석이 있었는데요, 하나는 코로나19 충격이 이토록 크다는 것과 그래도 이들은 사회적 안전망 속에서 최소한의 생계비를 보장받는다는 것이지요. 이는 코로나19가 안정화되고 경제활동이 재개되기만 한다면 일자리가 돌아올 것이고 경제는 ‘V자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의 원인이기도 했습니다.◇코로나19 이후 비즈니스모델 모두 바뀔 것 지난주부터 미국 50개 주에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경제 재개가 이뤄졌습니다. 이제 사람들은 물어봅니다. 일자리가 돌아올까요?오는 28일 발표되는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그 대답을 들을 수 있는 힌트입니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부정적인데요,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지난 23일 기사에서 “이것이 희망 섞인 생각이라는 것이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라고 전했습니다.미국 메릴랜드주 록빌에서 실내 놀이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미켈 블레어는 지난 11일 결국 사업을 접기로 했습니다. 그 주는 메릴랜드주가 경제활동을 재개한 시점이었습니다. 그러나 블레어는 “아이들이 마스크를 쓰고 놀기를 기대할 수 없고, 아이들이 넘어질 때마다 사업장을 소독할 수도 없다”며 더이상 이같은 사업모델은 지속 불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55명의 직원이 모두 해고됐습니다. 영국 컨설팅회사인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그레고리 다코는 미국에서 지난 3~4월에 일시 해고되거나 무급휴직을 떠난 고용자 중 절반, 최소한 1000만명 이상이 옛날 직장으로 돌아오지 못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는 2007년에서 2009년 사이 줄어든 일자리 규모와 비슷한 숫자입니다.물론 사라지는 일자리가 있다면 코로나19로 생겨나는 일자리도 있습니다. 식당에서 해고된 사람들은 아마존의 물류창고나 우버이츠의 배달원이 될 지 모릅니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코로나19로 10명이 해고되고 3명이 신규고용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월마트나 아마존, 드럭스토어를 운영하는 CVS헬스는 코로나19 속에서 고용을 늘리는 기업들입니다.기업들 역시 비즈니스 모델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독일 폭스바겐은 4월 말부터 재개된 유럽 최대 공장인 볼프스부르크 공장에서 작업자 간 거리를 1.5미터 이상 유지하도록 생산라인을 조정했습니다. 지금까지는 사람과 물건이 얼마나 단시간에 이동할 수 있느냐에 초점을 뒀다면 이번에는 접촉을 줄이기 위해 일부러 동선을 길게 늘려놓았습니다.미국 대표적인 의류기업인 갭(GAP) 역시 5월 말까지 미국 매장 30%에 해당하는 800개 점포의 영업을 재개합니다. 다만 그 풍경은 예전과는 달라질 전망인데요. 대면 접객을 금지하고 화장실을 폐쇄, 시착도 금지합니다. 반품된 물건은 24시간 이상 경과된 이후에야 매장으로 되돌릴 수 있습니다.△코로나 19로 중국 내에서 보급이 확대되고 있는 키논 로보틱스의 서빙로봇 [사진=키논 로보틱스]떨어진 생산성은 결과적으로 스마트공장, 로봇, 인공지능(AI), 인터넷을 통한 비즈니스 등으로 메워질 것입니다. 문제는 그 때 인간이 설 곳이 있을까요? 슈미트 퓨처스의 미사 김벨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미국에서 실업이 발생한 일자리는 산업이 사라질 위기에 있다”고 지적합니다. ◇“성공적” 임상실험결과 발표하고 스톡옵션으로 300억 챙긴 모더나 경제활동이 재개된다고 하지만,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사람들은 ‘백신’과 ‘치료약’의 존재를 간절히 원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주말 사이 우리를 울고 웃게 만들었던 모더나의 신규 백신에 대한 새로운 소식이 들어왔는데요. 코로나 대통령이라고 불리죠?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모더나의 코로나19 1차 임상시험 데이터에 대해 “희망적”(promising)이라며 연말까지 백신 개발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재차 확인했습니다.로이터통신은 미국이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인 주요 제약사와 함꼐 10만명 이상이 참여하는 임상시험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고요. 반면 모더나 경영진이 백신 임상실험 1상 발표 후 스톡옵션을 행사해 지분을 확보한 후 바로 매각해 300만달러(300억원)의 차익을 챙겼다는 소식도 이어졌습니다.이번 주에는 연준 미국 경제상황 보고서인 베이지북이 발표되고요, 5월 미국 개인소득·지출 데이터로부터 소득, 소비 감소 폭 외 저축률이 얼마나 올랐는지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8일에는 중국 전국인민대회가 폐막합니다. 마지막 날 리커창 총리의 기자회견을 눈여겨보면 좋을 듯 합니다. 코로나19로 불거진 미·중 갈등은 가뜩이나 코로나19로 불확실한 세계 경제에 부담이 되고 있는데요. 아직은 말 폭탄 수준으로 머물고 있지만, 미·중 무역합의가 깨진다거나 홍콩이나 대만 문제를 놓고 무력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에 시장은 주목하고 있습니다.유럽에서는 독일과 프랑스가 코로나19 회복기금을 만드는데 합의했지만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등이 반대하면서 좀처럼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유럽의 코로나19 경제 협력 부분도 살펴봐야 할 주요 이슈 중 하나입니다.
- [진서우의 제주살이]④ 바람이 키운 산수국, 사려니숲길
- [이데일리 트립 in 진서우 기자] ‘너와 함께한 시간 모두 눈부셨다.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모든 날이 좋았다.’라는 드라마의 대사처럼 숲과 함께하는 모든 날이 좋았다. 햇살이 따스해서, 날이 흐려서, 바람이 불고 비가 내려서, 눈이 내려서, 숲은 모든 게 적당해서 모든 날이 좋았다. ‘사려니숲길’이라는 이름은 사려니오름 가는 길이라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동안은 사려니오름을 오르지 못한 채 사려니숲길을 걸었는데 드디어 오늘, 사려니오름 가는 길 위에 있다. 길이 평탄해서 걷기 좋은 숲길은 입구부터 삼나무가 피톤치드를 뿜어내며 맞이한다. 고도가 높은 지대라 5월의 마지막 날인데도 활엽수들이 연한 초록으로 물들어 있어 숲은 더 생생하고 더 깊다.사려니숲길의 화산송이는 자연적으로 깔려있던 것이 아니다. 숲길을 조성하면서 깔았다고 하는데, 색감도 예쁘지만 사그락 사그락 나는 소리가 음악소리처럼 들린다. 비가 와도 물 빠짐이 좋아서 질퍽대지 않는다. 화산송이길과 함께 사려니숲길의 산수국은 환상적이다. 파랗고 하얀 산수국이 길 양쪽을 따라 끝도 없이 늘어서 있다. 꽃봉오리만 잔뜩 맺힌 채 아직 피지 않아서 2주만 늦게 왔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컸다.입구에서 3.6km 지점에 있는 월든삼거리이다. 옆 길로 빠지면 사려니오름 가는 길이지만 물찻오름을 향해 직진했다. 한낮인데도 햇빛은 숲을 장악하지 못한다. 초록 잎새 사이로 보이는 하늘이 청량하다. 하늘을 이불 덮고 살아가는 사려니숲에는 오래된 침묵이 있다. 때로는 침묵보다 더 큰 위로는 없을 것이다.드디어 물찻오름 입구다. 남조로 쪽 입구에서 5.4km 떨어져 있다. 뱀이 자주 출몰하는 곳이라고 안내판이 떡하니 있지만 여행자들은 사진 찍는데 열중하고 있다. 이곳에서 모여 30분 간격으로 물찻오름에 오른다. 일 년에 한 번뿐인 기회를 놓칠 수 없는 여행자들이 삼삼오오 즐거운 표정으로 모여 있다. 물찻오름은 전체 길이가 1.42km이고 50분 정도 소요되는 작은 오름이다. 분화구에 물이 고인 화구호를 가지고 있다. 물찻은 ‘물이 차있는 성’이라는 뜻이다. 오랜 세월 분화구의 화산송이(스코리아)가 점토질로 바뀌면서 물이 고이게 되었다고 한다. ‘오랜 세월’이라고 표현했지만 겨우 몇 십만 년 전일까? 아님 겨우 몇 만 년 전일까? 내 머리로는 느낌이 오지 않는다. 물찻오름에 들어서자마자 박새꽃이 기다리고 있다. 숲을 여행한다고 해서 단번에 모두와 친구가 되는 건 아니다. 시간을 두고 하나하나 이름을 알아가야 하고 이름을 불러줘야 한다.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친구가 되기 어렵다는 걸 안다. 이 아이도 ‘박새꽃’이라는 것을 아는데 1년이 넘게 걸렸다. 추위가 물러가지 않은 이른 봄, 사려니숲길에 연둣빛 잎을 피워내는 모습이 신기했었는데 이제야 이름을 알았다.물찻오름 탐방로는 두 사람이 지나가기에 매우 좁다. 그래서 올라가는 길과 내려오는 길이 따로 있다. 가파른 오르막길이 연속으로 이어진다. 말 잘 듣는 아이처럼 야자수 매트 위로만 걸었다. 숲은 나무와 조릿대로 빽빽하고 빛이 들어설 자리가 없다. 물찻오름의 화구호를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에 도착했다. 우거진 나무 사이로 호수에 하늘이 잠겨있다. 봄에 새로 깨어난 초록들도 잠겨있다. 마음이 설레었다. 호수로 내려가는 길이 있지만 통행로가 제한 구역으로 되어 있다. 올해부터는 평상시에도 개방하려고 했는데 심하게 훼손된 오름의 복원 속도가 늦어서 어쩔 수 없이 개방이 연기되었다고 한다.물찻오름 정상이다. 어둡고 깊은 숲을 한참을 지나온 후 바라보는 한라산이 눈부시다. 이 느낌이 좋아서 오름을 오른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하늘과 숲, 알콩달콩 모여 있는 오름들과 바닷가 마을까지 모두 내게 주어진 선물이다. 보라. 한라산 자락을 타고 내려온 초록의 원시림에 마음이 설레지 않나? 저 끝없는 깊은 숲은 무엇을 감추고 있을까?물찻오름에서 내려와 월든삼거리 쪽으로 갔다. 사려니오름 가는 길을 평소에는 갈 수 없다니 아쉽다. 해마다 초여름에 열리는 에코힐링 체험 기간을 기다려야 한다. 길은 넓지만 공중 위에 천막이라도 쳐놓은 듯 시원하다. 사려니숲길은 여름에도 걷기 좋다.사려니오름으로 가는 월든삼거리이다. 사려니오름까지 8킬로미터를 가야 한다. 이미 8킬로미터를 걸어왔는데 앞으로 걸어온 만큼 더 걸어야 하고, 오름까지 올라야 한다. 이때 아니면 들어갈 수 없는 숲길인 지라 어떻게든 걸어야겠지.사려니오름 가는 길에 접어들자 평평한 곳부터 찾았다. 아까부터 몰려온 허기를 채우려 돗자리를 깔고 김밥과 김말이 튀김, 닭강정을 꺼내놓았다. 막걸리로 목부터 축이니 행복한 기분이 두 배로 부푼다. 지나가는 어느 부부가 맛있겠다며 말을 건넸다. 시선이 돗자리 위에 잠시 머물렀다. 몇 초 후에 같이 먹자는 말을 하지 못한 걸 후회했다. 행동과 생각이 엇박자가 잘 나는 편이라 굼뜨고 곧잘 후회가 뒤따른다.화산송이 밟는 소리가 경쾌하다. 동영상을 찍어도 배경음악이 따로 필요 없다. 화산송이의 노래가 더 근사하니까. 때때로 내가 사려니숲길을 걷는 건지 사려니숲길이 나를 걷는 건지, 집에 돌아와 누우면 내 마음을 오래도록 붙들고 놓아주지 않는 그 길이 생각난다.숲길을 걷다 보면 밝은 곳에서 어두운 곳을 향해 걸어갈 때도 있고 어두운 곳에서 밝은 곳을 향해 걸어갈 때도 있다. 마치 우리 인생처럼. 지금 나도 어두운 곳을 통과해 가고 있다. 다섯 달 전, 상실감에 망가진 마음으로 제주에 내려왔다. 숲에서 울고 또 울었는데, 뿌려진 눈물만큼 숲은 나를 위로했다. 마음이 가득 채워져서 제주를 떠나는 날에는 더 이상 슬프지 않겠지. 그리고 제주에 다시 돌아오는 날에는 강해진 모습으로 숲을 여행하겠지.오래되어 갈라진 표피층과 이끼를 뒤집어쓰고 있는 이 나무는 몸통을 봐서는 알아보기 쉽지 않다. 잎을 보니 후박나무 같다. 이 정도 굵기가 되려면 아마 백 개의 나이테를 몸에 숨기지 않았을까. 봄이 되면 내면에 잠들어 있는 연둣빛 싹을 깨워서 사려니 숲을 온통 초록으로 뒤덮었을 테지. 후박나무를 어루만지며 빛나고 있는 저 태양은 백 년 동안 교감을 나누고 있는 친구일 테지. 사약의 재료로 쓰였던 천남성이라는 독초가 숲에 널려있다. 머리를 쳐들고 있는 독사의 형상이라 더 신기하다. 작년에 치유의 숲에서 빨간 천남성 열매가 예뻐서 손에 들고 걸었던 일을 생각하면 아찔하다. 열매의 맛이 궁금했는데 먹어보지 않은 것은 조상의 은덕이다. 거문오름에서 만났던 한 해설사의 말이 생각난다. 앞으로 과학이 발달하여 이 독초로 어떤 불치의 병을 치료하는 약을 만들지 모르므로 자연이 키우는 대로 그대로 두는 게 옳다고.나는 직선의 길보다 굽은 길이 좋다. 저 길을 돌면 뭐가 있을까 상상할 수 있으니까. 때로는 구불구불한 길이 우리를 닮은 것 같기도 하다. 숲에 들면 하늘을 향해 나뭇잎 사진 찍는 일에 열중하기도 한다. 빛 때문에 나뭇잎의 농담이 수묵화를 그려놓은 것 같다. 사려니오름 가는 길에는 하천이 몸의 혈관처럼 여기저기 뻗어 있다. 제주 화산섬의 특징상 평소에는 건천이지만 오늘은 이틀 전 내린 비로 물이 고여 있다. 제주 산간지역은 비가 오면 하룻밤에도 몇 백 밀리미터씩 폭우가 쏟아지기도 한다. 그 빗물이 거대한 물길이 되어 온 숲길을 적시며 지나간다.월든삼거리에서 4km 정도 걸었을 때 여행자들을 태운 트럭이 지나갔다. 세워 달라고 손짓 한 적 없는데, 트럭이 저 앞에 멈춰 서 있다. 두 다리의 애원에 유혹을 견디지 못하고 트럭에 올라탔다. 뚜벅뚜벅 걷다가 트럭을 타고 숲길을 달려가니 편해서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한편으로는 건성으로 보고 지나쳤을 숲이 궁금하다. 트럭은 사려니오름 앞에서 멈추었다. 제주의 숲길에는 삼나무가 많다. 하지만 사려니오름에 있는 삼나무는 보기에도 아찔하다. 심한 경사 지역에서 자라고 있어서다. 화산체에 우뚝 버티고 서서 무슨 생각에 잠겨 있을까? 계단의 경사가 꽤 가파르다. 계단이 모두 770개다. 작년에 올랐던 물영아리오름의 계단은 천 개가 넘고 경사도 훨씬 가팔랐다. ‘이 정도쯤이야’ 하는 마음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계단 사이에 좁은 오솔길이 있다. 흙길을 밟는 게 좋아서 오솔길로 걷는다. 급경사를 크게 지그재그를 그리며 완만한 길을 걸어 올라가는지라 고도가 높아지지 않는다. 빽빽하게 자라는 삼나무 때문에 하늘이 열리지 않는다. 그래서 삼나무 아래 세상에는 다양한 식물이 형성되지 못한다. 어린 나무가 큰 나무로 자라지 못하고 스러진다. 삼나무가 뿜어내는 피톤치드는 새와 벌과 나비의 접근도 막는다. 삼나무 숲에 들면 새소리가 안 들리는 이유다. 그런데도 사람에게는 피톤치드가 좋다고 하는데, 과학을 잘 모르는 나는 이해하기 어렵다.결코 끝나지 않을 듯 뻗어있더니 계단 끝에 하늘빛이 보였다. 조금 후에 정상에 서 있을 내 모습이 떠올랐다. 정상에 오른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잘 모른다. 그냥 오른다. 숲을 떠나면 일상으로 돌아가겠지만 나는 아주 조금 성숙해져 있을 테지.정상에서 내려다보는 먼 바닷가 마을에는 창백한 하늘이 내려앉아 있다. 그러면 그런대로 자연이 주는 경이로움에 빠져든다. 그곳에서 아름다운 제주의 숲이 더 이상 사람들에 의해 훼손되지 않기를 빌었다. 숲에 아무것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 아이들이 울창한 숲을 걸어갈 수 있기를 소망했다.먼 길을 걷고 또 오름을 두 개나 올랐으므로 전체 여정이 19km쯤 되었을까? 트럭 타고 온 거리를 빼도 대략 15km 이상 걸은 듯하다. 관리사무소를 지나면 셔틀버스를 타는 곳이 있다. 버스를 기다리는 사이, 십여 분을 못 참고 고사리 서너 주먹을 따다가 버스 한 대 놓치고 마지막 버스를 잡아탔다. 사려니숲에 아침 10시에 들어와서 오후 5시에 떠났다. 나는 숲에 어떤 이로움도 주지 못하고 숲을 빠져나왔다. 하지만 숲은 내게 많은 것을 주었다. 내 몸의 세포들이 숲이 주는 시원으로 인하여 깨어나는 순간들은 기쁨이다. 내 안의 아픔을 강물처럼 흘려보내라는 숲의 이야기도 들었다. 다음에 사려니숲에 가면 오랜 친구처럼 진한 포옹을 해 주어야겠다.[여행 Tip]사려니 숲길은 비자림로 쪽보다 남조로 쪽에서 진입하는 것이 편하다.사려니 숲길을 끝없이 수놓을 산수국은 6월 중순 이후 활짝 필 것으로 기대된다.
- "0세부터 110세까지 건강한 삶을" 토탈헬스케어 기업 이니스트그룹
- 경기도 용인시 이니스트그룹 사무실에서 김국현 회장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니스트그룹)[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0세부터 110세까지 건강하고 아름다운 삶을 만든다는 사명으로 진정한 토탈헬스케어 기업으로 성장하겠습니다.”2일 경기도 용인시 이니스트그룹 사무실에 기자들을 만난 김국현(사진) 회장은 회사 비전을 묻는 질문에 “우리 회사처럼 원료 의약품(API) 개발과 완제 의약품 생산, 유통까지 아우르는 업체는 거의 없을 것”이라며 “개발·생산·유통으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통해 원가 절감은 물론 차별화된 R&D 기술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의약품 및 화장품 개발 및 제조 회사인 이니스트그룹은 원료 의약품을 개발하는 ‘이니스트에스티’와 완제 의약품을 생산하는 ‘이니스트바이오제약’, 그리고 의약품과 화장품을 유통하는 ‘이니스트팜’ 등 3개 계열사로 이뤄진 그룹사다. 지난해 기준 매출액 1253억원, 직원 450여명의 이노비즈협회 강소기업이다. 1994년 현 이니스트팜의 전신인 ‘동우약품’에서 시작한 이니스트그룹은 2000년 이니스트에스티를 설립했으며 2014년 완제의약품 회사은 JRP(현 이니스트바이오제약)을 인수하면서 위용을 갖췄다. 2013년 석탑삽업훈장 및 ‘500만불 수출탑’을 수상했으며 2015년엔 1000만불 수출탑 수상을, 2017년엔 월드클래스300에 선정되는 등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이니스트그룹의 차별화된 경쟁력은 자사 간 수직계열화된 구조에서 나온다. 이니스트에스티가 의약품 원료를 합성하고 개발하면 그 API를 이니스트바이오제약이 완제의약품으로 제조한다. 이니스트팜은 의약품 원료를 비롯한 각종 건강기능식품들을 유통시키면서 계열사 모두가 개발·생산·유통 전 과정의 한 축이 되고 있다.향남공장 전경. (사진=이니스트그룹)이니스트에스티의 주요 API로는 항궤양제인 레바미피드를 포함해 고지혈증 치료제에 쓰이는 로수바스타틴, 비뇨생식기 치료제에 들어가는 실데나필 및 타다라필 등이다. 이니스트에스티가 생산한 비뇨생식기 치료제는 한미약품의 한미 팔팔정·구구정에 납품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봉독을 이용한 천연물 신약 등 혁신신약을 개발 중이며 항암제와 백혈병 치료제의 바이오 CMO(위탁생산)에도 주력하고 있다. 김 회장은 “음성군 성본산업단지에 600억원을 투자하는 등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회사로 만들 것”이라며 “올해 안에 계열사를 상장해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니스트그룹은 2021년부터 2030년까지 600억원을 투자해 수출용 API 공장을 건립, 100명 이상의 고용창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한국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해 올 하반기 이니스트에스티 상장을 추진 중이다. 이니스트바이오제약은 이런 원료를 바탕으로 고혈압과 고지혈증용 내과 전문의약품부터 무기력증을 개선해주는 일반의약품(라라올라), 독감약 한미플루 현탁용 분말약의 CMO 생산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축 중이다. 지난해 기준 이니스트바이오제약이 생산하는 품목 수만 237개 상당이다. 특히 무기력증 개선액인 라라올라, 이니포텐(2017년 출시)과 같은 일반의약품을 자체 브랜드로 생산해 글로벌 15개국에 매해 1000만 달러(한화 120억원 상당) 이상을 수출하면서 시장 다변화에도 노력하고 있다.무기력증 개선액 라라올라. (사진=이니스트그룹)김 회장은 “현재 API 시장에서 중국과 인도에게 점유율을 뺏기고 있다. 중국은 품질보다는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며, 우리 회사가 단가에서 밀리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우수한 품질의 원료를 만들면서 원가 절감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수직계열화다. 계열사가 생산한 원료면 보다 신뢰하고 사용할 수 있으므로 생산 효율도 높다”고 설명했다.친환경 저자극 화장품인 ‘퓨어메이’ 라인과 주름·미백을 개선해주는 ‘라잇톡스’ 등 기능성 화장품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한 이니스트그룹은 API를 기반으로 한 토탈 헬스케어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포부가 있다. 김 회장은 “중소 제약 회사라고 해서 안주하기보다는 신약을 개발하는 등 꾸준히 노력하고 한계를 뛰어넘어야 생존할 수 있는 시대”라며 “‘Just Beside You’라는 모토 아래, 세상 모두가 0세부터 110세까지 건강하고 아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연 매출액의 10%이상을 R&D(연구개발)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한편 이니스트그룹은 충북 오송과 음성(이니스트에스티), 경기도 화성 향남(이니스트바이오제약)에 각각 생산 공장이 있으며 지난해 매출액 1253억, 영업이익 29억원 상당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