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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징어게임 열풍에 韓 관심도↑…두바이엑스포, 3만여명 몰려
- 한국관광공사가 ‘2020 두바이엑스포’ 현장에서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을 패러디해 방문객들이 딱지치기와 달고나 게임 등 한국의 놀이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체험관을 조성했다.(사진=한국관광공사)[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오징어게임의 열풍이 한국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중동 현지에서 열린 한국관광 홍보행사에 3만여명이 몰리는 등 한국에 대한 열기가 여전히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관광공사는 ‘2020 두바이 엑스포’ 참가와 연계해 한국관광 홍보행사 ‘필 코리아(Feel Korea) 2021’을 지난 10월 14일부터 16일까지 두바이 현지에서 개최했다고 18일 밝혔다.두바이의 핫 플레이스인 팜 주메이라 인공섬에서 열린 이 행사는 방한관광에 대한 현지 갈증을 해소하고 한국에 대한 관심도 및 잠재수요 제고를 위해 기획했다.이 행사는 한국관광공사 두바이지사와 현지 국영 개발회사 나킬, 한류 스타트업 스프링스15 및 현지 한류 커뮤니티 최고클럽이 공동 주관하고, 주 두바이 대한민국 총영사관, 아랍에미리트 재외한국문화원, 한국국제교류문화진흥원이 후원했다.코로나19 이후 중동에서 처음으로 개최된 이 대규모 오프라인 한국관광 홍보행사엔 3만 명이 넘는 방문객과 현지 언론 및 유명 인플루언서들의 취재 행렬 등이 이어져 중동 내 한국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가장 눈길을 끈 것은 광화문, 삼청동, 홍대 등 한국의 주요 관광지를 구역별로 조성한 ‘코리아 빌리지’(1500㎡ )였다. 방문객들은 각 관광지 구역을 걸으며 한국 전통 의상 및 헤어 스타일링, 서예 및 공예, 한식, K-팝 및 전통공연 등 다양한 한국 문화를 경험했는데 그중 인기 콘텐츠는 단연 ‘오징어게임’이었다. 중동 지역에서도 인기몰이 중인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을 패러디해 방문객들이 딱지치기, 달고나 게임 등 한국의 놀이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조성한 체험관은 행사 기간 내내 줄이 끊이지 않았다.한국관광공사가 ‘2020 두바이엑스포’ 현장에서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을 패러디해 방문객들이 딱지치기와 달고나 게임 등 한국의 놀이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체험관을 조성했다.(사진=한국관광공사)AR 기술에 트릭아이를 접목한 ‘한국여행 트릭아이 갤러리’도 인기를 끌었으며 지난 해 ‘범 내려온다’로 화제가 된 한국관광 홍보영상 ‘Feel the Rhythm of Korea 시즌1’의 댄스 플래쉬몹과 함께 현지 K-팝 퍼포먼스 그룹들의 게릴라 댄스 공연이 행사장 곳곳에서 펼쳐졌다. 또한 15일에는 인기 한류스타 슈퍼주니어 은혁, 규현의 공연이 포인테 분수광장에서 펼쳐져 행사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켰다.행사에 참여한 UAE 국적의 아프라 알두비(Afra Aldoobi)는 “중동 현지에서 다양하고 멋진 한국문화를 몸소 체험할 수 있어 너무 짜릿하다. 해외여행이 자유로워지면 이번 행사에서 느낀 감흥을 한국에서 또 한 번 느끼고 싶다”며 소감을 전했다.이번 행사 공동 주관기관인 현지 한류 커뮤니티 ‘최고클럽’ 회장 아라 아라와디는 “대규모 한국관광 홍보 행사에 주최 측으로 참여하게 돼 너무 기뻤다. 중동의 한국 트래블리더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한국 관광과 문화를 알리는 데 일조하겠다”고 밝혔다.홍현선 두바이지사장은“중동 시장은 의료·웰니스 등 고부가가치 관광수요 비중이 높아 향후 방한관광의 질적 성장에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지역”이라며, “이번 행사가 중동 로컬 및 두바이 엑스포 방문객 대상 한국관광 인지도 제고와 방한관광 재개 시 실수요 창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 ‘250억 들여 1조 벌었다’ 오징어게임으로 넷플릭스 40배 '잭팟'
-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넷플릭스가 자체 제작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가치를 약 9억달러(약 1조원)로 추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비용(2140만달러)에 비해 40배 넘는 효과를 본 것이다. 오징어게임이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제작사인 넷플릭스도 큰 효과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AFP)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넷플릭스의 내부 문건을 분석한 결과 오징어게임의 ‘임팩트 밸류’(impact value)가 8억9910만달러로 평가됐다고 보도했다. 임팩트 밸류는 넷플릭스가 내부적으로 개별 작품의 성과를 평가할 때 쓰는 지표다.이 문건은 오징어게임이 넷플릭스에 얼마나 큰 성공을 안겨줬는지를 강조하고 있으며, 회사가 작품의 성공을 어떻게 판단하는지에 대해 현재까지 알려진 가장 명확한 그림을 제공한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넷플릭스는 극히 일부 작품의 시청률 측정 지표를 공개한 적이 있긴 하지만, 언론·투자자·프로그램 제작자들에게도 구체적인 지표는 공개한 적이 없었다.자료에 따르면 오징어게임을 공개한 지 23일 만에 이 작품을 2분 이상 시청한 사람은 1억3200만명에 달했다. 앞서 넷플릭스는 1억1100만명이 오징어게임을 시청했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는 조금 더 오래된 데이터를 기준으로 한 수치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오징어게임을 보기 시작한 시청자 중 89%는 적어도 1개 이상(75분 이상)의 에피소드를 봤다. 시청자 중 66%에 해당하는 8700만명은 첫 공개 후 23일 안에 마지막 9화까지 ‘정주행’을 마친 것으로 집계됐다.전 세계 시청자가 오징어게임을 보는 데 소요한 시간을 모두 합치면 14억시간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연으로 환산하면 15만9817년이 된다.(사진= AFP)오징어게임은 또 넷플릭스의 내부 지표인 ‘조정 시청 지분’(AVS)에서 353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 작품이 9∼10의 AVS를 얻으면 이미 높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AVS는 넷플릭스를 자주 사용하지 않거나, 최근에 새로 가입한 사용자가 작품을 시청할수록 더 높은 점수가 부여된다. 미국에서는 오징어게임의 ‘가성비’(가격대비 성능비)에도 주목하고 있다. 오징어게임은 넷플릭스가 투자해 제작한 오리지널 시리즈인데, 미국 시리즈물에 비해 적은 제작비로 큰 효과를 봤기 때문이다. 오징어게임의 제작비는 2140만달러(253억원)로, 238만달러(28억원) 꼴이다. 디즈니플러스(+)의 마블 시리즈 ‘완다 비전’, ‘더 팰컨’ 등에는 회당 2500만달러(296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됐으며, 아마존 프라임이 조만간 출시할 드라마 ‘반지의제왕’ 제작비도 4억6500만달러(5503억원)가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한편, 오징어게임의 성공은 안정적인 수익을 위해 슈퍼히어로 영화와 오래된 TV쇼의 재탕에 의존해 온 산업에 답답함을 느꼈던 크리에이터들에게도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동영상 스티리밍 서비스(OTT) 업체들은 전 세계 곳곳에서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아 나섰고, 이는 아티스트와 회사측에 모두 이익이 되는 새로운 성장 수단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다. 디즈니는 디즈니플러스(+)와 아시아 스트리밍 서비스인 디즈니플러스 핫스타에 공급하기 위한 TV 시리즈와 영화 27편을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촬영하기로 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 [맛있는TMI]라면 한봉지가 2200원…사먹을까?
- [이데일리 김보경 기자] 최근 라면 시장에 진출한 하림의 ‘The미식 장인라면’은 편의점 기준 1봉지 2200원이다. ‘신라면 블랙’ 등 기존 프리미엄 라면 가격이 1500~1600원인 것에 비해도 30% 정도 높은 가격이다. 편의점이 PB(자체 브랜드) 상품 중 일부 제품을 2000원대에 선보인 적은 있지만 식품회사가 라면시장에 도전장을 내면서 1봉지에 2000원을 넘는 가격을 책정한 것은 꽤나 모험적이다.하림은 ‘The 미식 장인라면’을 출시했다. 가격은 편의점 기준 1봉에 2200원. 전 세계적으로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오징어게임’의 배우 이정재를 모델로 발탁했다.(사진=하림)지금은 프리미엄 라면도 많이 출시되지만 여전히 라면은 가격 저항이 높은 제품이다. 라면 한 봉지 가격 1000원대 벽을 가장 처음 깬 것은 농심이다. 농심은 2011년 ‘신라면 블랙’을 1600원에 내놨다. 야심차게 내놓은 신라면 블랙은 출시 4개월만에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장광고 시정명령 영향으로 판매 중단됐다. 과장광고 논란이 된 것의 배경에는 1600원이나 받을만한 재료가 들어갔냐는 가격 논란이 있었다. 물론 이후 해외에서 오히려 신라면 블랙에 대한 호응이 좋으면서 2012년 10월 판매가 재개됐다. 가격대가 한번 깨지자 다음 타자는 비교적 순탄하게 프리미엄 라면을 출시할 수 있었다. 2015년 농심의 ‘짜왕’, 오뚜기 ‘진짬뽕’ 등 프리미엄 짜장·짬뽕 라면이 경쟁적으로 출시되면서 1500원대 라면이 나왔다. 기존 제품보다 좋아진 맛과 재료의 차이에 소비자들의 가격 저항은 크지 않았고 이후로 프리미엄 라면 가격대는 1500~1600원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가장 많이 팔리고,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먹는 신라면, 진라면, 삼양라면 등은 모두 700~800원 수준으로 1000원이 넘지 않는다. 1000원 이하의 제품은 상시적으로, 1500~1600원대의 프리미엄 라면을 간간히 사는 소비 트렌드가 오랜기간 나타나고 있다. 라면업계 한 관계자는 “편의점에서도 자체브랜드(PB) 상품으로 프리미엄 라면을 내놓고, 라면회사들도 테스트 차원에서 맛의 차이점을 내세워 다소 높은 가격의 용기면을 출시한다”며 “하지만 신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은 일시적이고 결국은 ‘먹던 제품’ ‘익숙한 가격의 제품’으로 돌아간다”고 설명했다. 라면 가격 인상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지난 7월 라면업체들이 잇따라 라면 가격을 인상했을 때도 확인됐다. 원재료 가격의 인상으로 오뚜기는 13년, 농심과 삼양라면은 5년여만의 가격 인상이었지만 업체들은 소비자들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었다. 밀가루 등 원재료 값 이상이라는 명분이 있었지만 소비자단체 등이 반대성명을 내면서 반발했다. 하림은 라면시장의 가격 저항이나 진입장벽이 높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차별화’로 극복하겠다는 계획이다. 분말스프가 아니라 신선한 재료를 20시간 끓인 육수를 농축한 액상스프로, 닭육수로 반죽한 건면으로 기존 라면들과 차별화를 시도했다고 강조했다. 좋은 재료를 쓰고 건강한 제조 과정을 거치다보니 가격은 기존 제품보다 비쌀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윤석춘 하림 대표는 “소비자 조사를 해보면 비싸더라도 제대로 된 라면이라면 소비자가 전체의 30~40%가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가격 인하를 위한 부분도 검토할 계획은 있다”고 덧붙였다. 후발주자로서 2조 5000억원의 라면시장 세분화에 초점을 맞춘다는 전략이다. 윤 대표는 “현재는 매운맛, 순한맛 등으로만 시장이 나눠져 있는데 (하림은) 육수, 면, 건더기에서 차별점을 찾았으면 향후 등 꾸준히 차별점을 찾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 오징어게임 지적재산권 침해?…카피 모바일 게임들 인기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모바일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을 컨셉으로 한 모바일 무료 게임 ‘케이게임즈 챌린지’, ‘456:서바이벌’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출처: 모바일인덱스 한국 플레이스토어 기준 화면캡처국내 게임사 111퍼센트자회사인 수퍼센트가 만든 ‘케이게임즈 챌린지’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 열풍에 수많은 모바일 카피 게임이 등장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 모바일 게임사가 만든 것도 있고, 베트남이나 러시아 게임업체가 만든 것도 있다. 17일 모바일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의 구글 플레이 순위 분석에 따르면 <오징어게임>을 본 딴 카피 게임 ‘케이게임즈 챌린지’, ‘456:서바이벌’, ‘캔디챌린지3D’ 등이 주요 국가에서 인기게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케이게임즈 챌린지’는 국내 게임사 111퍼센트 자회사인 수퍼센트가 만든 모바일 아케이드 게임이다.뽑기나 줄다리기 같은 <오징어게임> 속 다양한 게임을 이용자가 직접 플레이할 수 있다. 화면 터치만으로도 쉽고 간단하게 즐긴다. 17일 기준 한국 구글 플레이스토어 2위, 미국 구글플레이 6위, 일본 애플 앱스토어 24위를 차지했다.‘456:서바이벌’은 베트남에 있는 욜로게임스튜디오가 개발한 게임이다. 베트남 욜로게임스튜디오가 개발한 ‘456:서바이벌’이날 한국 구글플레이 인기게임 3위, 미국 구글플레이 인기게임 2위를 기록했다.일본과 미국, 대만 애플 앱스토어에서 각각 인기게임 3·4·2위에 오른 러시아 게임개발사 이들모글의 ‘캔디챌린지3D’는 달고나 뽑기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유리다리 건너기 게임이 들어가 있다. 이들 모바일 카피게임들은 <오징어게임>이 인기를 끈 10월 둘째 주 이후 출시됐다. 모두 무료이며, 단계가 넘어갈 때 광고 영상을 봐야 한다.이용자들은 “오징어 게임 같아서 좋지만 광고가 너무 많다”, “한 단계 할 때마다 광고가..해도 너무하다”라고 반응했다.한편 <오징어게임>은 넷플릭스 역대 최고인 1억1100 만 시청자수를 돌파하며 94개국에서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이에 따라 쇼설커머스 업체 티몬이 20일까지 독특한 게임 콘셉트의 프로모션 ‘티모니게임’을 진행하는 등 유통가에서도 인기다.티몬에서 제시하는 총 6가지 미션을 수행해 모두 성공하면 추첨을 통해 총 200명에게 경품(문화상품권 5000원권)을 증정한다. 미션을 하나씩 통과하는 재미도 경험하고 추억의 옛 게임들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관련 상품도 구매하도록 기획됐다.
- “오징어게임 美서 만들었으면 비용 10배 들었을 것”
-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이자 한국드라마인 오징어게임의 성공이 미국 본토에도 새로운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른바 ‘가성비’(가격대비 성능비) 높은 해외 제작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있다는 전언이다. 16일(현지시가) 미 경제매체 CNBC는 오징어게임의 성공으로 넷플릭스뿐 아니라 다른 스트리밍 업체들이 해외 제작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CNBC는 “스트리밍 업계의 전쟁에서 한 회사의 히트작은 다른 회사의 실패작이지만 오징어게임은 예외”라며, 오징어게임이 미국 시장에서 외국 드라마가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오징어게임의 성공이 미국에서 외국 드라마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 넷플릭스)◇역대 최고 시청률 기록했지만 비용은 10분의 1 넷플릭스에 따르면 오징어게임은 전 세계에서 인기를 얻으며 지난 13일 기준 1억1100만명의 이상이 시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넷플릭스 역대 최고 최고 시청률이다. 오징어게임의 이같은 대성공은 아마존, 디즈니, 애플, HBO 등 다른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OTT) 업체들 입장에서 배가 아플만 하지만, 경쟁자들 중 일부는 오징어게임의 성공에 환호하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미국 시청자들이 외국 드라마의 재미에 눈을 뜨게 되면서 콘텐츠 제작에 많은 돈을 절약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줬기 때문이다. 특히 이른바 ‘1인치의 장벽’이라고 불리는 자막의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외국 드라마를 선택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미 엔터테인먼트 업계 최고 경영자 가운데 한 명은 CNBC에 “만약 오징어게임에 미국 배우를 출연시키고, 노동조합 규제가 적용됐다면 총 제작비가 5~10배 수준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징어게임이 총 9화로 이뤄진 점을 감안하면, 미국에서 제작시 한국 전체 제작비가 1개 에피소드를 만드는 데 들어갈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15일 넷플릭스 내부 자료를 인용해 오징어게임에 2140만달러(약 253억원)가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회당 투자비는 238만달러(28억원)수준이다. 디즈니플러스(+)의 마블 시리즈 ‘완다 비전’, ‘더 팰컨’ 등에는 회당 2500만달러(296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됐으며, 아마존 프라임이 조만간 출시할 드라마 ‘반지의제왕’ 제작비도 4억6500만달러(5503억원)가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올재 디즈니+에서 자체 제작한 완다비전의 회당 제작비는 오징어게임 전체 제작비를 웃돈다. (사진= 마블 홈페이지)◇제작사 아티스트 모두 윈윈…디즈니, 27편 아태지역서 촬영오징어게임의 성공은 또 안정적인 수익을 위해 슈퍼히어로 영화와 오래된 TV쇼의 재탕에 의존해 온 산업에 답답함을 느꼈던 크리에이터들에게도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OTT 업체들은 전 세계 곳곳에서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아 나섰고, 이는 아티스트와 회사측에 모두 이익이 되는 새로운 성장 수단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다. 디즈니는 디즈니플러스(+)와 아시아 스트리밍 서비스인 디즈니플러스 핫스타에 공급하기 위한 TV 시리즈와 영화 27편을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촬영하기로 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컨설팅업체 EM3의 기업·기술 담당 변호사이자 상무인 아제이 마고는 “(OTT업체들은) 엄청난 출연료를 줘야 하는 할리우드 스타들 대신 각 나라 배우들을 캐스팅해 출연료를 대거 절약하고, 홍보를 하려는 나라들이 제공하는 막대한 세제혜택이나 리베이트 등도 챙길 수도 있다”고 했다. 법무법인 로마노로의 엔터테인먼트 담당 변호사이자 파트너인 도메닉 로마노는 헝가리, 오스트리아, 몰타 같은 동유럽 국가들과 캐나다는 오랫동안 할리우드 제작사들에 상당한 세제혜택과 인센티브를 제공해왔다고 소개했다. 로마노는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기 전에 각 스트리밍 업체들은 독점적인 콘텐츠를 무기로 가입자를 선점하려는 경쟁하고 있다”며 “이는 마치 ‘냉전시대’ 미국과 소련의 군비 경쟁처럼 치열하다”고 짚었다.
- '놀면 뭐하니', '오징어 게임' 오영수 출연에 시청률 1위
-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오징어 게임’ 주역인 58년차 원로배우 오영수가 ‘놀면 뭐하니?’의 ‘뉴스데스크+’ 코너에 출연해 시청자에 감동을 선사했다.16일 방송된 MBC ‘놀면 뭐하니’(사진=MBC)16일 방송된 ‘놀면 뭐하니?’에서는 신입기자 유재석, 정준하, 하하, 신봉선, 미주가 직접 만드는 ‘뉴스데스크+’가 공개됐다.이날 방송에선 최근 ‘오징어 게임’을 통해 글로벌 스타로 등극한 배우 오영수가 특별 초대석에 출연해 시청자 눈길을 사로잡았다. 오영수는 감독과의 인연으로 ‘오징어 게임’에 출연하게 된 배경과 현재 인기에 대한 소감, 과거 친구를 따라 극단에 갔다가 배우가 된 사연, 60년 동안 평행봉으로 다져온 체력 관리 비결 등 다채로운 에피소드를 들려줬다.또한 오영수는 “우리 사회가 1등 아니면 안 될 것처럼 흘러 갈 때가 있다. 그런데 2등은 1등에게 졌지만 3등에게 이겼지 않은가. 모두가 승자다. 제가 생각하는 진정한 승자는 하고 싶은 일을 최선을 다해서 어떤 경지에 이르려고 하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승자고 그렇게 살면 좋겠다”고 말해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힘들어하는 이들을 위한 따뜻한 위로를 전했다.유재석, 미주 등 출연진들은 노배우의 진정성 가득한 인터뷰에 울컥한 표정을 지었다. 오영수는 “제가 우리 말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말이 ‘아름다움’이란 말이다. 아름다운 세상, 아름다운 사람, 아름다운 사회…이 자리에 와서 아름다운 공간에서 아름다운 두 분을 만나고 아름다운 시간을 보냈다. 여러분도 아름다운 삶을 사시기를 바란다”고 ‘아름다운’ 인터뷰를 마쳤다.한편 이날 방송된 ‘놀면 뭐하니?’는 수도권 기준 시청률 6.9%(닐슨코리아 집계)로 토요일 예능 프로그램 중 1위를 기록했다. 최고의 1분은 오영수가 인터뷰 마지막에 “여러분 아름다운 삶을 사시길 바랍니다”라며 소감을 전한 장면으로 수도권 기준 9.8%까지 시청률이 치솟았다.
- [윤정훈의 생활주식]패션 대장주 F&F의 성공이 값진 3가지 이유
-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올해 주식시장에서 F&F(에프앤에프)의 주가 움직임은 그동안 패션기업에서 볼 수 없었던 모습이다. 조그만 악재만 나와도 흔들리고, 시장이 조정을 받으면 제일 먼저 기관이 팔던 업종(섹터)이 바로 패션이었기 때문이다. 분할 후 신생회사인 F&F는 재상장 기준가인 18만원 대비 392% 상승한 88만 7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F&F의 주가는 5월 분할 상장 이후에 지속해서 우상향하면서 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뛰어넘어 상승 중이다. 증권가는 목표가 100만원을 넘어 110만원까지 예상하는 보고서를 연이어 내놓고 있다.김창수 F&F 대표이사 회장(사진=F&F)F&F의 성공은 적어도 3가지 측면에서 패션 업계에 교훈을 남겼다.첫째는 본격적인 K패션 시대를 열었다는 점이다. 한국 패션기업은 그동안 글로벌 패션시장에서 변방으로 분류됐다. 기술력이 좋은 OEM(주문자위탁생산) 업체는 많았지만, 자체 브랜드로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는 기업의 거의 없었다. 한세실업, 세아상역, 영원무역, 시몬느 등이 대표적인 OEM, ODM(제조자 개발 생산)으로 성공한 기업이다. 이들 기업과 달리 F&F는 MLB, 디스커버리 등 브랜드 상표권 계약을 맺고 의류를 만들어 성공시켰다. 국내에서 성공을 바탕으로 MLB 브랜드는 중국시장에서 진출했다. 기생충, 오징어게임 등 한국의 콘텐츠가 성공하는 시대에 K패션이 연계된다면 패션·콘텐츠 업계 모두에 이득이 되는 측면이다.(사진=MLB)둘째는 중국 시장 진출에 포문을 열었다는 점이다. 1인당 소비력이 과거와 달라진 중국시장은 스케일부터가 다르다. 제대로 성공한다면 대박이 날 수 있다는 것을 F&F가 몸소 보여주고 있다. 과거 화장품 업계의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이 보여준 바 있다. 하지만 패션업계에서는 중국에서 제대로된 성공을 맛본 경험이 적다. 휠라홀딩스가 중국 안타에 상표권을 판매한 이후에 로열티를 받는 정도다.이에 MLB의 마케팅을 표본 삼는 다면 또 다른 K패션의 중국 성공 사례도 충분히 나올 수 있다. 트렌드한 디자인에 큼지막한 로고 등을 활용한 MLB 마케팅은 중국 소비자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공격적으로 대리점을 늘리고 있는 MLB에 힘입어 올해 F&F 중국 매출은 3000억원 달성이 점쳐진다. 내년에는 5000억원 매출 달성도 가능한 속도다. 2019년 MLB 브랜드로 중국에 진출한 F&F는 올 연말에는 점포가 400개까지 늘릴 전망이다.셋째는 증권시장에서 패션 기업의 밸류에이션(평가가치) 고정관념을 깼다. 지난 15일 기준 F&F 사업회사 시가총액은 6조 8000억원 규모다. F&F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3434억원)과 비교하면 PER(주가수익비율) 20배 수준이다. 10배 정도인 동일 업종의 PER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으로 이는 가파른 성장을 보이는 네이버와 같은 테크기업에 준하는 정도다. 기관투자자들이 패션 섹터에서는 F&F만 담는다는 말이 여의도에 퍼질 정도였다. 이에 올 여름 동종업계 패션 기업 IR 담당자들은 F&F에 질투어린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테일러메이드 글로벌 사업 인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편입 등이 호재로 작용한 것도 이유다. F&F의 성공이 중장기적으로 이어진다면 패션 업계의 전체적인 밸류에이션도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러기 위해서는 F&F의 성공방식처럼 해외 진출이 필수적이다.(자료=DB금융투자)
- '오징어 게임' 오영수, '놀뭐' 출연 이유는?…"유재석, 좋아한다"
- (사진=MBC ‘놀면 뭐하니?+)[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에서 1번 참가자 오일남 역으로 ‘글로벌 깐부’로 등극한 배우 오영수가 오늘(16일) 밤 ‘놀면 뭐하니?+’의 ‘뉴스데스크+’ 초대석에 등장한다. 이를 통해 TV 첫 인터뷰에 임한 오영수는 58년차 배우의 묵직한 입담으로 한 편의 인생 수업을 펼쳐 유재석 앵커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았다는 후문이다. 오늘(16일) 저녁 6시 25분에 방송될 MBC ‘놀면 뭐하니?+‘(연출 김태호 윤혜진 김윤집 왕종석 작가 최혜정)에서는 신입 기자 유재석, 정준하, 하하, 신봉선, 미주가 만든 ‘뉴스데스크+’가 공개된다.본방송에 앞서 공개된 사진 속에는 ‘놀면 뭐하니?+’의 ‘뉴스데스크+’의 초대석 현장이 담겨있다. 초대석의 주인공은 전세계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오징어 게임’의 001번 참가자 ‘오일남 역’을 맡은 배우 오영수다.연기 경력 58년차 베테랑 배우 오영수는 ‘오징어 게임’의 글로벌 인기 속에서 TV 첫 인터뷰 매체로 ‘놀면 뭐하니?+’의 ‘뉴스데스크+’을 선택해 눈길을 끌었다. 오영수는 유재석과 첫 인사에서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라며 악수와 함께 반가움을 드러냈다. 그는 여유있는 미소와 감동을 안겨주는 입담으로 신입 기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오영수는 최근 ‘오징어 게임’으로 큰 사랑과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에 대해 “붕 뜬 기분이고, 내 스스로를 정리하면서 자제심을 가지고 있어야 되겠다”는 뜻밖의 소감을 전했다. 유재석은 이정재가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오영수 배우에 대해 ‘젊은 생각을 가진 선배님’이라고 한 인터뷰 내용을 언급하면서 현장의 분위기를 질문했다.오영수는 현장이 “배우들이 동심으로 돌아가는 기분”이라며 “실제 드라마 속 게임을 함께 즐겼다고. ‘오징어 게임’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부터 시즌 2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밝히기도. 그런가 하면 최근 가장 행복하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평행봉’이라 답해 모두를 의아하게 만들었다. 오영수는 10대 때부터 무려 60년동안 ‘평행봉’을 통해 체력관리를 한 것은 물론 이사를 할 때도 ‘평행봉’ 여부를 체크한다며 “일생의 동반자”라고 모두를 놀라게 했다.또한 평소의 유재석 앵커에 대한 느낌을 솔직하게 전해 현장을 훈훈하게 만들었다는 전언이다. 마치 인생 수업을 방불케 한 그의 말 한마디는 인터뷰를 지켜보던 모든 기자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었다. 미주 앵커는 마지막 한 마디로 자신의 팬심을 드러냈다고. 유재석이 초대석 인터뷰가 끝난 후 오영수 배우에게 직접 셀카를 요청해 해맑게 ‘V(브이)’를 그리는 모습도 포착돼 이들 사이에 또 어떤 이야기를 나눴을지 기대를 모은다.‘글로벌 깐부’ 오영수 배우와 유재석-미주 앵커의 인터뷰 현장은 오늘(16일) 저녁 6시 25분에 방송되는 ‘놀면 뭐하니?’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한편, ‘놀면 뭐하니?’는 평소 스케줄 없는 날, “놀면 뭐하니?”라고 말하는 유재석에게 일어나는 예상 밖의 상황과 이야기들을 담는다. 때로는 홀로, 때로는 누군가와 함께, 대한민국 개그맨 유재석이 펼치는 무한확장 유니버스(YOONIVERSE) 스토리가 펼쳐지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 세상 바꾸고 싶은가 '마담의 살롱'으로 오라[이윤희의 아트in스페이스]<6>
- 아니세 샤를 가브리엘 르모니에가 1812년 그린 ‘1755년 마담 조프린의 살롱’. 18세기 프랑스 계몽주의 후원자 마담 조프린이 자신의 거실 ‘살롱’에서 연 어느 날의 회합 장면을 그렸다. 당대 철학자와 사상가, 예술가 등 지성인을 초청한 이 ‘마담의 살롱’에서 세상을 움직이는 시대정신이 나왔고 담론문화가 꽃을 피웠다. 이날 살롱에선 볼테르의 ‘중국 고아’를 한 연극배우가 실감나게 읽어주는 이른바 ‘낭독 공연’을 펼쳤다. 캔버스에 유채, 125.9×196㎝, 프랑스 샤토 드 말메종 소장.200여년 전 소설 ‘오만과 편견’이 탄생한 곳은 낡은 책상이었답니다. 종이 몇 장과 잉크병, 깃대펜이 전부인 그곳이 바로 영국작가 제인 오스틴의 작업실이었던 셈입니다. 장서가 그림처럼 꽂힌 책장, 큼직한 책상이 근사한 ‘서재’란 공간은 남성 작가만 차지할 수 있던 시절이었습니다. 서재뿐인가요. 화가의 공간이던 ‘아뜰리에’도 그랬고, 누구에게나 열려있다는 ‘카페’와 ‘술집’ ‘광장’도, 한 가정집의 ‘부엌’과 ‘식당’ ‘침실’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속해 있던 공간이지만, 그곳이 모든 이들에게 늘 공평했던 것은 아니었던 겁니다. 오랜 시간 미술관을 일터로 삼아온 이윤희 학예연구관이 이데일리와 함께 그 장면, 장면을 들여다봅니다. 때론 객관적 기록으로, 때론 상징을 담아, 때론 비틀린 풍자를 숨겨낸 ‘그림으로 읽는 공간이야기’ ‘그림으로 읽는 사람이야기’입니다. 주말 독자 여러분을 아트인문학의 세계로 안내합니다. <편집자주> [이윤희 수원시립미술관 학예과장] 저녁을 먹고 거실의 소파에 퍼져 앉아 TV를 본다. 요즘 보지 않으면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는 드라마 ‘오징어게임’을 보면서 사과도 한 입 베어 문다. 굳이 마주 보지 않고도 식구들은 TV에 시선을 고정한 채 의견을 주고받을 수도 있다. “나라면 안 그럴 텐데” “쟤는 왜 저러나” 이러쿵 저러쿵…. 현대 한국인의 거실은 대부분 이런 모습이리라. 비슷비슷한 집의 구조, 넓은 거실을 중심으로 크고 작은 방들이 배치된 게 보통이다. 물론 가용자금의 여력에 따라, 생활패턴에 따라 다른 모양의 집을 짓고 살기도 하겠지만, 대개 서민들은 이처럼 유사한 공간에 머문다. 각자 방문을 열면 나오는 큰 공간인 거실에는 테이블과 소파, 안락의자 등을 두고 공동으로 이용케 하고 있다. 우리가 거실이라고 부르는 그 공간에서는 대체로 무엇을 하는가. 식당이 따로 있다면 거실은 주로 혼자 혹은 가족이 모여 앉아 쉬는 공간이다. 현대에도 그렇지만 과거에도 마찬가지였다. 귀족이나 부르주아가 아닌 다수 서민계층의 집은 거실이 따로 구분돼 있지 않았다. 특히 집에서 가내수공업을 하는 경우라면 일하는 자리와 식사하는 자리, 아이들이 뛰어노는 장소가 뒤섞여 있었다. 17세기 네덜란드 화가 아드리안 판 오스타더(1610∼1685)의 ‘식사 후 농가의 가족’(1661)에는 그런 모습이 잘 담겨 있다. ◇식당·일터와 구분 없던 서민층 거실 창에선 빛이 들어오고, 창 밖을 구경하는 큰 아이, 큰 아이처럼 밖을 내다보려 창가 의자로 올라서려 애쓰는 작은 아이가 정겹게 보인다. 그 옆의 아기식탁에는 아직은 혼자 서 있기 힘든 아기가 딸랑이를 쥐고 있으며, 식사를 마친 부부는 화덕 근처에서 담배를 나눠 피우고 있다. 둥근 식탁에는 거칠어 보이는 빵조각이 남아 있고, 바닥은 어지럽다. 눈에 띄는 것은 이들 가운데 놓인 실감개 틀이다. 이 가족은 실을 이용한 직조가 돈벌이 수단인 것이다. 식후 한때 현대인들이 거실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처럼, 이들의 식후 한때도 같은 공간에서 각자의 휴식을 취하고 있다. 식당과 거실과 일터의 구분 없이 작고 보잘것없지만 이들의 집에서는 제일 넓은 공간이다. 지금도 이런 생활 양태가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어, 신분이나 재력이 인간의 가옥과 정신적·육체적 삶에 미치는 영향은 여전히 우울한 지경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아드리안 판 오스타더의 ‘식사 후 농가의 가족’(1661). 네덜란드의 풍속화가로 활동한 오스타더는 농민과 서민층의 일상을 꾸밈없이 그렸다. 대부분 활기 넘치는 화풍이었으나 후기에는 렘브란트의 명암법을 받아들여 온화한 실내 정경을 묘사하기도 했다. 작품은 그 시기의 그림 중 한 점으로 17세기 네덜란드 서민 가정의 일터이자 식당이자 거실이던 공간을 엿보게 한다. 패널에 유채, 35.5×31.3㎝, 개인 소장.침실이나 식당과 구분된 ‘거실’은 왕궁, 또 귀족과 부르주아의 가옥에서 보였다. 특히 프랑스에서 손님을 초대해 문화예술 행사를 갖는 상류계층의 거실을 ‘살롱’(salon)이라고 불렀는데, 오늘날 우리가 ‘살롱’에 대해 가지는 이미지, ‘룸살롱’ ‘헤어살롱’ 등과는 전혀 다른 역할을 하던 공간이다. 살롱에서의 회합은 그 집의 안주인 ‘마담’(Madame)이 주관했는데, 단지 모임을 준비하고 식사를 제공하는 역할을 넘어 문화적·철학적 담론의 좌장 같은 역할이었다. 상류층 여성들 가운데 문화예술을 후원하며, 철학적 담론을 중재하며 토론으로 이끈 대단히 지적인 이들이 살롱의 주인 ‘마담’이었던 것이다. 물론 마담이란 말은 결혼한 여성을 일반적으로 부르는 명칭이기는 하나, ‘살롱의 마담’이라면 음악회나 미술전시회, 혹은 학술심포지엄을 기획하고 이끌던 인물을 지칭했던 것이다.◇살롱문화 부흥시킨 ‘마담’의 거실 프랑스 화가 아니세 샤를 가브리엘 르모니에(1743∼1824)가 그린 ‘1755년 마담 조프린의 살롱’(1812)은 그러한 대규모 회합이 이뤄지던 살롱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높은 천장과 넓은 벽이 꽉 차도록 그림들이 걸린 살롱. 앉아 있는 사람과 서 있는 사람은 모두 프랑스 학계와 문화계의 저명인사들이다. 앞줄 왼쪽 테이블 앞에 앉아 종이뭉치를 들고 있는 사람은 이 화면에서 가장 격렬한 눈빛과 자세를 취하고 있는데, 연극배우 르캥이다. 그가 감정을 섞어 읽으면서 음성연기를 하고 있는 글은 볼테르의 ‘중국 고아’란 작품으로, 때마침 살롱의 중앙 벽에는 볼테르의 석조 흉상이 놓여 있다. 청중들은 르캥의 음성연기를 집중해서 듣기도 하고 대화를 나누기도 하는데, 이들 가운데는 드니 디드로(1713∼1784), 장 자크 루소(1712∼1778) 등 잘 알려진 백과사전파 계몽주의 사상가의 얼굴이 드문드문 보인다. 이 살롱의 마담 조프린은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사상이었던 계몽주의의 후원자였던 것이다. 그림 속에서 조프린은 첫 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로 보이는, 수수한 청회색 옷을 입은 여성이다. 조프린은 이후 프랑스 사회문화의 판도를 크게 바꿔놓을 계몽주의 사상가들을 초청해 서로 생각을 나누고 토론하는 장인 살롱을 마련하고, 다음 회합을 어떤 내용으로 이끌어갈지 기획한 사람이었다. 그림 속에서 연극배우가 읽고 있는 작품의 저자 볼테르도 대표적인 계몽주의 작가였다. 아니세 샤를 가브리엘 르모니에가 1812년 그린 ‘1755년 마담 조프린의 살롱’의 부분들. 이날 살롱에 참석한 주요인사들을 클로즈업했다. 왼쪽부터 철학자 장 자크 루소, 연극배우 르캥, 작가 겸 사상가 볼테르의 흉상, 철학자 드니 디드로, ‘살롱’을 열고 회합을 주도해간 마담 조프린.마담 조프린의 살롱은 때로는 음악가를 초청해 연주를 감상하는 자리가 되기도 하고, 화가를 초청해 그림을 감상하는 자리가 되기도 했으며, 철학과 문학을 논하는 자리가 되기도 했다. 프랑스에서뿐만 아니라 외국 원수와 고위인사도 이 자리에 초청돼 국제적인 정세와 사회사상을 논할 수 있었으니, 당시 영향력 있는 인물들이 그녀의 살롱에 얼마나 초대받고 싶어 했을지는 짐작이 간다. 마담 조프린의 영향력은 18세기로 그치지만 19세기까지도 여러 가문의 여성이 살롱을 열어 문화예술과 사상을 품고 키워내는 장소를 제공했으니, 거실이 이처럼 크나큰 역할을 할 수 있던 시기가 이전이나 이후에 또 있었을까 싶다. ◇사상·문화예술 교류·회합 주선한 여성들남성과 여성이 동등한 교육을 받고 여성의 사회진출에 대한 제약이 어느 정도 사라진 것은 그후로도 한참 뒤다. 프랑스든 혹은 다른 어느 나라든 여성의 영향력이란 것은, 대부분 권력 있는 남편이나 연인, 아들이 남성으로서 얻을 수 있는 지위를 교묘히 이용하고 조종하는 것으로 그려져 왔다. 그런 여성들이 역사 속에서 그리 좋은 평가를 받는 것 또한 별로 본 적이 없다. 요즘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드라마 ‘오징어게임’에서도 여성은 노인과 더불어 최약체라, 남성에게 섹스어필해 도움을 받고 살아나갈 방법을 강구하는 모습으로 그려져 논란거리인 것으로 안다. 하지만 역사 속에 여성은 한때 자신의 거실을 열어 예술가·사상가를 초청했고, 초청인사들에 대한 보증인으로, 문화예술을 교류하고 지원한 후원자이자, 새로운 사상에 필요한 회합을 주선해 이를 발전시키는 독특한 매개자로 활약했다. 단지 한가하고 돈 많은 귀족이나 부르주아 부인의 여가생활이라고 치부하기에는 그 역할이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지대했다. 물론 마담 조프린을 비롯해 자신의 거실을 열어뒀던 여성들은 어디까지나 배후의 인물일 수밖에 없었고, 문화예술과 사상의 공급자이기보다는 그것을 펼칠 장을 마련하는 역할에 그쳤다. 또한 그것이 자신의 재력과 지위를 이용하는 것일 수밖에 없기도 했다. 하지만 흔히 역사물에서 그리는 것처럼 시기와 질투, 암투와 의존으로 얼룩진 여성의 모습은 아니었다. 그러니 이들은 마땅히 시대적 한계 속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의 정신세계를 이끌어내는 역할을 했던 여성으로 다시 기록돼야 할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살롱의 마담’이라고 할 때 지칭하는 뜻과는 전혀 다른 의미로 말이다. △이윤희 학예연구관은… 1970년생. 대학을 다니던 20대 어느 겨울, 해외여행 자유화 덕분에 유럽행 비행기에 오른 것이 인생에 미술을 들인 결정적 계기가 됐다. 누구나 들렀던 어느 미술관에서 뜻밖에 렘브란트의 ‘어머니 초상’이란 작품이 발을 붙들었다. 뭔가 꿈틀거리는 게 올라왔다. 세상을 감동시킨 그 수많은 작품을 설명하는 언어를 가지고 싶다는 열망도 함께였다. 이화여대에서 독문학과를 졸업한 뒤론 동대학원 미술사학과에 진학해 본격적으로 미술의 역사, 미술의 말을 공부했다. 이후 ‘공간’ 지 미술기자를 시작으로 대전시립미술관 학예실장, 아트센터 화이트블럭 학예실장, 청주시립미술관 학예실장 등을 거치며 오래전 그 렘브란트의 감동을 현장으로 옮겼다. 지금은 수원시립미술관 학예과장으로 일한다. 일터에 나가면 미술작품들이 바로 곁에 있다는 것에 만족하며 전시기획을 하고, 글을 쓴다. 번역서로 ‘그림자의 짧은 역사’(2006), ‘포토몽타주’(2003), ‘바디스케이프’(1999)가 있으며 저서로 ‘여성의 눈으로 보는 미술 키워드’의 출간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