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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나, 작년 화물 타고 날았다…3년 만 영업익 흑자전환 성공
-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아시아나항공(020560)이 코로나19 대유행(펜데믹)에도 항공 화물 특수에 힘입어 3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아시아나항공은 15일 지난해 별도 기준 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액이 전년보다 15.5% 늘어난 4조 1104억원이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4565억원을 올리면서 적자였던 전년과 비교해 흑자로 전환했다.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선 건 미·중 무역갈등과 일본 불매운동 등으로 항공여건이 어려웠던 2019년 이후 3년 만에 거둔 성과다.지난해 흑자 전환은 화물 사업이 이끌었다. 글로벌 공급망 정체로 항공화물 수요가 증가한 결과 화물 사업 매출액이 전년보다 47.0% 늘어난 3조 148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기존 화물 사업 매출 최대 기록인 2020년(2조 1407억원)을 가볍게 상회한 수치다. 지난해 4분기 실적도 항공화물 호조에 힘입어 영업이익 2126억원을 기록, 3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아시아나항공의 흑자 전환은 항공 화물 수요 급등에 발 빠르게 대응했기 때문으로 평가된다. 2020년 A350-900 여객기 2대를 화물기로 개조한 데 이어 지난해 A350 여객기 2대와 A330 여객기 3대를 추가로 개조했다. 그 결과 화물 수송력을 항공기 한 편당 각각 46톤, 16~20톤을 추가로 확보하고, 여객기 벨리(하부 화물칸)를 활용한 화물 전용 여객기 운영을 통해 늘어난 항공화물 수요에 대응했다.특히 개조한 화물 전용 여객기를 상대적 수익성이 높은 미주, 유럽 노선에 우선 투입해 △전자기계 및 기계부품 △반도체 및 제조장비 △전자상거래 물품 등에 공급한 결과 해당 노선 매출액이 전년 대비 각각 57%, 20% 증가했다. 또한 극저온, 냉동, 냉장 수송 콜드체인을 구축해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외에도 고부가가치 화물인 미주 지역 체리, 계란 등 신선식품을 운송하는 방식도 수익성 향상에 도움을 줬다.여객 수요는 최근 코로나19 변종 바이러스 오미크론 확산 여파로 감소했다. 다만, 국제선 여객 수요 감소와 수익성 개선을 위해 △무착륙 관광 비행 실시 △국내 기업 인력 수송을 위한 특별 전세기 유치 △트래블버블 협약 지역 운항 재개/확대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올해는 화물 사업뿐만 아니라 여객 사업도 코로나19 상황 변화에 맞춰 빠른 대응과 탄력적인 노선 운영으로 실적 개선을 이어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베이징동계올림픽, 신장 면화 쓴다…자원봉사자 '폐쇄루프' 진입
-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다음달 4일 개막을 앞둔 가운데 중국 선수단이 신장(新疆)에서 생산한 면화로 만든 유니폼을 입을 예정이다. 미국 등 서방국이 신장의 인권 문제로 베이징동계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했지만 중국 정부는 오히려 이를 역으로 활용하는 모습이다. 신장 지역의 면화 농장(사진=AFP)13일 중국 신장 우루무치TV에 따르면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한 달도 남지 않는 지난 6일 신장 기업이 제작한 올림픽 중국 선수용 유니폼 2000여벌이 조직위에 납품됐다. 해당 유니폼은 스키복과 장갑, 모자, 귀마개 등 6개 제품이 한 세트로 구성돼 있다. 유니폼을 제작한 신장의 회사는 “최고의 설계, 최고의 외부과학기술 및 내부 과학기술, 신장의 최고의 원재료로 동계올림픽 전용의 보장된 의상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영국 텔레그래프는 신장산 면화가 이번 올림픽에 대한 미국과 영국, 호주, 캐나다, 일본, 리투아니아 등이 인권문제를 이유로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하게 한 요인이지만 동시에 중국엔 애국심을 표현하는 상징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버버리와 나이키, 아디다스, H&M 등 주요 글로벌 의류업체는 시장에서 생산된 면화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밝히며 중국에서 불매운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중국은 전 세계 면화의 약 20%를 생산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85%가 신장지역에서 나온다. 하지만 이 면화는 신장 지역 내 ‘재교육 수용소’에 구금된 수백만 명의 위구르인과 무슬림 소수 민족의 강제 노동에 의해 생산되는 것으로 알려지며 세계적인 관심을 받게됐다. 중국은 2018년 테러 분자를 갱생하는 데 필요하다며 수용소의 존재를 인정했지만도 ‘강제 노동’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중국 외교부는 “면화를 따는 노동자들은 모두 자원해서 평등한 노무 계약을 맺기 때문에 강제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중국 신장에서 생산된 상품의 수입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위구르족 강제노동 금지법’에 지난달 23일(현지시간) 서명했다. 한편 베이징 동계올림픽 자원봉사자 1만9000명은 이번주부터 올림픽 기간 별도의 방역 구간인 ‘폐쇄루프’에 입장해 오는 23일 첫 임무를 시작한다. 폐쇄루프는 경기장, 선수촌, 훈련장을 마치 거대한 거품을 덮어씌운 것처럼 외부와 접촉을 엄격히 차단하는 방식이다. 자원봉사자들은 폐쇄루프에 입장한 뒤에는 올림픽이 폐막하는 다음 달 20일까지 이곳에서만 머물러야 하고, 폐막 후에도 방역을 위해 21일간 추가 격리해야 한다.
- '멸공' 진화나선 정용진…신세계 불매에 '일베' 기름 부은 가세연
- [이데일리 이선영 기자]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으로 시작된 ‘멸공’ 발언이 정치권으로까지 번지고 신세계 주가가 하락하는 등 ‘오너리스크’ 이슈가 현실화되자 정 부회장은 “관련 발언을 더는 하지 않겠다”고 수습에 나섰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모양새다. 이러한 가운데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이하 가세연)이 정 부회장을 위한 지원 사격에 나섰으나 오히려 누리꾼들의 역풍을 맞고 있다. 가세연이 그를 위한 응원의 목소리를 내며 극우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인 ’일베‘의 손가락 모양을 해보인 까닭이다. (사진=유튜브 ‘가로세로연구소’ 캡처)10일 유튜브 채널 가세연은 정 부회장이 구단주로 있는 프로야구 구단 SSG랜더스 유니폼을 입고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이날 방송에서 강용석 변호사는 “여당 지지자들이 스타벅스를 불매한다고 한다”며 “처음에는 신세계 모든 계열사 보이콧을 하자더니 이마트를 비롯해 다른 곳을 안 가기는 어려우니까 괜히 스타벅스를 불매한다고 한다. 주변에 한 서너명 있을까 말까”라고 꼬집었다.이에 가세연 김세의 대표는 “그래서 저희가 앞에 있는 스타벅스에 가서 텀블러 20만원어치를 사왔다. 직원들이 좋아한다”면서 스타벅스 텀블러들을 화면 앞쪽에 노출시키고 정 부회장을 옹호했다.이후 두 진행자는 카메라를 향해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일베‘의 손모양을 만들어 보이며 환하게 웃기까지 했다.이를 본 누리꾼들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온라인 커뮤니티 ’더쿠‘ 이용자들은 “정용진이 겨우 해명하고 나섰더니 가세연이 불붙이네” “이제 스타벅스 로고 볼 때마다 저 일베 사진이 생각날 것 같다” “스타벅스 불매에 별생각 없었는데 가세연이 저러고 있으니까 갑자기 절대 가기 싫어진다” “있던 기프티콘도 그냥 환불받아야겠다”라며 경악의 눈초리를 보냈다.정 부회장은 지난 해 가세연이 제작한 ’뮤지컬 박정희‘를 관람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서로 댓글을 달며 친분을 과시한 바 있다. 그 해 6월 정 부회장이 “미안하고 고맙다”는 표현을 써서 논란이 된 가운데 ’가세연‘은 “너무 멋지다”며 그를 극찬했고, 정 부회장은 ’가세연‘의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했을 뿐 아니라 지난 해 11월에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가세연 보세요”라는 댓글을 남긴 적도 있다.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사진=연합뉴스)최근 “공산당이 싫어요” “멸공” 등의 발언을 연일 이어온 정 부회장은 지난 6일 중국 국가주석인 시진핑 사진이 들어간 기사를 캡처해 ’멸공‘ ’방공방첩‘ ’승공통일‘ 등의 해시태그를 달았다. 논란이 확산되자 정 부회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과 함께 “’멸공‘은 중국이 아닌 우리 위에 사는 애들(북한)을 겨냥한 것”이라고 해명했다.이를 접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지난 8일 신세계 이마트에서 장보는 사진과 함께 ’멸공‘을 연상시키는 멸치, 콩 등의 해시태그를 달았고, 이후 나경원 전 의원, 정갑윤 전 국회부의장, 최재형 전 감사원장 등이 이같은 정 부회장의 ’멸공 챌린지‘에 참여했다. 윤 후보는 11일 서울 성수동의 한 카페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마친 뒤 “멸치와 콩 해시태그를단 것에 대한 정치적 의도는 없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저는 무슨 해시태그라든가 이런 건 달아본 적이 없다”는 다소 모호한 답변을 내놨다. 이는 정치적 의도를 부인하는 차원에서 실무자가 SNS를 관리해 해시태그 개념을 잘 몰랐다는 뜻으로 풀이된다.이에 여당 의원들과 지지자들은 정 부회장 ’멸공‘ 발언에 반발해 불매 운동에 나섰다. 남영희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11일 페이스북에 ‘동네 카페’를 방문한 사진을 올리고 “커피는 동네 커피가 최고입니다. 카페마다 고유의 맛과 향이 있고 멋진 청년도 만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해시태그로는 ‘커피맛집’ ‘아듀별다방’ 등을 올렸다. ‘아듀’는 프랑스어로 작별 인사에 쓰이는 말이고, 별다방은 스타벅스의 별칭이다.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 “커피는 동네커피가 최고”라며 동네 카페를 방문한 사진을 올렸다. 따로 스타벅스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해시태그로 ‘작별’을 달았다.같은 당 진성준 의원 역시 전날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국무총리 사회특보)의 글을 공유하면서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스타벅스를 가지 않을 생각”이라고 적었다. 김 교수는 페이스북에 “제가 동의하지 않는 것은 낡고 철 지난 색깔론”이라며 “당분간 신세계백화점, 스타벅스, 이마트는 안 가겠다. 소비자로서의 권리를 사용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여권 성향 인사로 분류되는 맛칼럼니스트 황교익씨도 전날 “태극기 부대나 일베에게 스타벅스의 공간을 양보하겠다”며 불매운동 동참 의사를 밝혔다. 현근택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지난 9일 트위터에 “앞으로 스타벅스 커피는 마시지 않겠다”고 적었다.결국 정 부회장은 지난 10일 “나는 사업가로 살다 죽을 것이니 정치 운운 마시라”라며 화재 진압에 나섰다. 당시 “더 이상 해당 발언을 하지 않겠다”고 내부에 알린 그였지만, 정 부회장은 전날 ’11일 오전 7시27분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미상의 발사체를 발사했다‘는 기사 캡처 사진을 게재하고 내용에는 ’멸공‘이 암시되는 ‘OO’이라는 문구를 적어 다시 한번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이후 그는 해당 글을 삭제했다.더불어 정 부회장은 자신을 비판하는 내용의 문구가 담긴 ‘NO 정용진’ 포스터를 올리면서 “업무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라고 적은 게시물도 “누가 업무에 참고하란다”로 바꿔달았다. 정 부회장이 올린 이미지는 지난 2019년 일본 불매운동 당시의 ‘노재팬’ 포스터를 모방한 것으로, 정 부회장의 ‘멸공’ 발언이 논란이 된 이후 온라인상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이에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신세계그룹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6.80% 하락하며 신세계인터내셔날 역시 장중 52주 신저가를 갱신하며 5.34%가 급락했다.
- 나경원 "멸공 논란, 민주당 과민반응…'공산당 싫어요' 말 못하나"
-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쏘아 올린 ‘멸공’ 논란이 정치권까지 확산한 가운데, 나경원 전 의원이 이를 비판하는 여당 측에 목소리를 높였다.11일 나 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멸공 논란에 민주당이 난리다. 과민반응이다. 혐오적 표현도 마다 않고 낙인찍기”라고 운을 떼며 장문의 글을 남겼다.그는 “정용진 부회장이 인스타에 게재한 멸공이 삭제되었다가 복귀되었다. 인스타그램 측은 시스템 오류라고 하지만 납득이 되지 않는다”면서 “SNS 플랫폼의 게시글 삭제 기준은 ‘공공의 안전에 실질적인 피해나 또는 직접적 위협에 위험이 있을 경우’다. 멸공이 이에 해당하지 않음은 명확하다”고 강조했다.(사진=나경원 전 의원 인스타그램)이어 “SNS 기업들이 편향적인 이념 잣대를 들이대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편집권을 남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하면서 2020년도 구글 투명성 보고서를 인용했다.실제 구글이 발표한 투명성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한 해 동안 정부가 구글에 삭제 요청한 콘텐츠 개수는 5만 4330개로, 미국(9482개), 일본(1070개), 독일(1941개), 영국(829개), 프랑스(5475개) 등과 많은 차이를 보였다.나 전 의원은 “자유민주주의국가에서 ‘공산당이 싫어요’를 말하지 못한다면 자유민주국가일까?”라고 반문하며 “공수처가 마음대로 주부의 통신까지 사찰하는 지금, 멸공이란 단어를 쓰는 것조차도 삭제되는 지금, 대한민국에서 표현의 자유를 이야기하는 것도 색깔론일까? 민주당이 집권해서는 안 되는 또 다른 이유”라고 강하게 주장했다.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왼쪽)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사진=뉴시스, 윤석열 후보 인스타그램)앞서 정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붉은색 지갑 사진과 함께 “뭔가 공산당 느낌인데. 오해 마시기 바랍니다”라며 난공산당이싫어요 해시태그를 덧붙인 바 있다.이후에도 정 부회장은 ‘멸공’이란 단어를 거듭 사용했는데, 해당 게시물은 인스타그램에 의해 강제 삭제되는 일까지 벌어졌다.지난 8일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이마트에 방문해 멸치와 콩을 구매했고, 일각에선 앞 글자만 따 ‘멸공’을 뜻하는 것이 아니냐며 정 부회장에게 힘을 실어준 것이라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나 전 의원도 같은 날 SNS에 장보는 모습이 담긴 사진과 “멸공!자유!”라는 글을 적었다.하지만 10일 신세계 주가가 전 거래일보다 6.80% 하락하고 신세계그룹 계열사의 불매운동을 주장하는 글이 올라오면서 정 부회장은 “더 이상 ‘멸공’ 관련 발언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윤 후보 또한 지난 9일 “가까운 마트에 가서 필요한 물건을 산 것일 뿐”이라면서 확대 해석을 하지 말라는 뜻을 밝혔다.
- '내우외환' 베이징동계올림픽…“올림픽 특수도 없어요”[중국은 지금]
- 베이징동계올림픽 경기장 인근 장자커우 한 스키장에 세워진 입간판 앞에서 입장객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신정은 기자[베이징·장자커우=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베이징이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확정되자마자 지인들과 스키복 창업에 뛰어들었어요. 동계 스포츠 인기가 엄청날 줄 알았죠. 그런데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올림픽 특수’를 누릴 수 없어 매출이 예상처럼 늘지 않았어요. 동종 업계 사람들도 비슷한 상황입니다.”세계인의 축제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경기장이 밀집한 허베이성 장자커우(張家口)에서 만난 스키복 브랜드 창업자 위 모 씨는 이렇게 말했다. 장자커우는 베이징에서 북서쪽으로 190㎞가량 떨어진 도시로, 올림픽 기간 이곳에서는 스키, 바이애슬론, 크로스컨트리, 스키점프 등 설상경기가 열린다.◇외국인 관리 더욱 철저…검사에 또 검사내년 2월 4일 개막 예정인 베이징동계올림픽을 한달여 앞둔 현장은 축제 분위기가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이 올림픽에 정부 사절단을 보내지 않는 ‘외교적 보이콧’(diplomatic boycott)을 선언하면서 외교적 고립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고, 내부적으로는 코로나19 사태 재확산 우려가 커지며 ‘내우외환’에 빠졌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을 위한 중요한 과제이기도 하다.장자커우에 도착하니 험난한 방역 절차가 시작됐다. 방역 요원에게 48시간 내 검사받은 코로나19 음성 증명서와 건강코드, 지난 14일간 방문지 등을 보여준 후 신분증 검사를 받아야 했다. 중국인 신분증은 기계에 올려놓기만 하면 됐지만 여권을 가진 외국인은 별도 절차를 밟는다. 공안은 입국일자 등을 검사 한 후 ‘기자’는 특수 직업이라며 방문 목적 등을 추가로 묻고 상부에 보고까지 했다. 숙소와 연락처 등을 적은 후에서야 장자커우에 들어갈 수 있었다. 끝이 아니다.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경기장은 사전에 허가를 받아야 입장이 가능했고, 인근 스키장도 철저한 방역을 원칙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스키장에 들어가기 위해선 또다시 현장에서 코로나19 핵산 검사를 받아야 했다.베이징과 장자커우를 잇는 기차안이 올림픽 테마로 꾸며져있다. 승객은 많지 않다. 사진=신정은 기자험난한 절차를 거쳐 장자커우에 들어갔으나 올림픽이라는 축제 분위기는 찾기 어려웠다. 과거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와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였다. 군데군데 베이징 동계올림픽 팻말이 보이는 정도였다. 현장에서 만난 왕 모 씨는 “스키를 타러 상하이에서 친구들과 왔는데 입장 절차가 워낙 까다로워 특수 작전을 수행하는 기분”이라며 “올 겨울 다시 스키를 타러 이곳에 오기는 힘들 것 같다”고 토로했다. 중국 정부는 단 한 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 해당 지역을 전체 봉쇄하는 ‘칭링(淸零·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집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확진자 발생을 막기 위해 각 지방정부가 방역 정책을 강화하고 있고, 올림픽을 치르는 지역은 더욱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 중국은 베이징, 옌칭, 장자커우 등 3곳 지역에서 올림픽을 개최한다.베이징 시내도 마찬가지다. 차오양구 한 쇼핑몰에 자리잡은 베이징 동계올림픽 기념품 매장에서 만난 판매원은 “2년 전 문을 열었지만 이제야 매장을 발견하는 손님이 많다”며 “최근 국민브랜드 ‘안타’와 콜라보한 상품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기념품 매장은 중국의 애국주의 소비를 겨냥한 듯 ‘오성홍기’를 부착한 상품들이 가득했다. 베이징에 위치한 한 올림픽 기념품 샵에서 손님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신정은 기자◇연이은 보이콧에 후원기업들도 난감 중국은 외교적 보이콧이라는 대형 악재도 만났다. 미국은 중국의 신장 위구르자치구 지역 인권 탄압 등을 이유로 지난 6일 처음으로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했다. 이어 뉴질랜드, 호주, 캐나다 등이 동참했고 유럽에서는 8일 처음으로 영국이 합류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보이콧 목소리에 후원기업들은 곤란한 상황에 빠졌다. 정치적 압박이 불매운동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지나 레이몬드 미국 상무부 장관은 “개별 기업이 하는 일은 전적으로 그들에게 달려 있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많은 기업들이 인권 유린에 대한 성명을 발표하기로 결정한다면 좋은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메인스폰서인 유럽 최대 보험회사 알리안츠는 관련 광고의 축소를 검토 중이라고 독일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FAZ)이 지난 10일 보도했다. 기업입장에서는 신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만약 광고를 축소한다면 중국에서 또다른 불매운동이 일어날 것이란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중국 내 투자업계 종사자인 리 모씨는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최대한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축소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보니 기업들도 큰 홍보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며 “일부 관중을 제외하곤 대부분 집에서 경기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 제한에 여행업계도 울상이다. 여행 업계 종사자인 안 모씨는 “외국 관광객들이 못 오는 건 물론 국내 이동도 쉽지 않다”며 “시내 투어 같은 여행 상품만 운영하고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베이징이 지난 2015년 7월 IOC 총회에서 2022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확정됐을 때 만해도 중국 내부에서는 직·간접적 경제적 효과가 3000억위안(약 56조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현재 이같은 기대는 쏙 들어갔다. 주식시장에서 일부 올림픽 관련 테마주가 주목받는 정도다.중국은 미국 등의 외교적 보이콧에도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겠다고 자신하고 있지만, 지금과 같은 분위기로는 목표로 했던 경제적 효과를 기대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기념품샵 전경. 사진=신정은 기자
- “韓 점유율 너무 높다”…전기차 인기에 배터리 공급망 리스크 제기
-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전기차 수요가 급증하면서 한국의 높은 배터리 시장 지배력이 새로운 공급망 리스크로 떠오르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세계 시장 점유율이 높은 한국산 배터리가 원재료의 상당 부분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어서다. 배터리는 전기차의 핵심 동력원으로 전기차로의 전환 추세에 힘입어 수요가 급증할 전망이다. (사진= AFP)◇“韓 배터리 높은 점유율이 공급망 리스크 유발”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는 한국은 전 세계 충전용 배터리 생산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지만 희토류 및 기타 원재료에 있어 중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며 우려 섞인 전망을 제기했다. SNE리서치와 B3인텔리전스 자료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096770), 삼성SDI(006400) 등의 한국 배터리 기업들의 충전용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2018년 약 35%에서 2020년 44%로 늘었다.한국 기업들은 점유율을 높여가며 세계 배터리 시장을 선도하고 있지만,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점점 불안정성을 더해가는 무역 갈등과 지정학적 충격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FT는 2019년 일본의 반도체 부품 수출 금지 조치와 2016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로 촉발된 중국의 관광 금지 및 한국 기업에 대한 불매운동 등을 사례로 들었다. 한국산 배터리가 자체 기술이나 품질 등의 문제가 아니라 일본, 중국, 북한 등 주변국과의 정치적인 갈등이나 미·중 관계와 같은 외교적인 이슈에 따라 수급이 불안정해 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국내 배터리 제조업체들은 음극재, 양극재, 분리막, 전해질 등 핵심 원재료의 6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고 김경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산업자원통상자원부 자료를 인용해 밝힌 바 있다. 특히 한국산 배터리의 핵심 원재료의 상당 부분을 공급하는 중국은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소비국이자 한국에는 가장 위협적인 경쟁국이기도 하다. B3인텔리전스 자료를 보면 중국기업의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33%로 한국에 이어 2위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2030년까지 10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 AFP)◇배터리 소재 60% 수입에 의존…공급망 다변화 등 노력국내에서도 배터리 부품의 높은 수입 의존도에 대한 문제 의식이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진행 중이다. 국내 기업들이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전기차 배터리에 필요한 화학물질과 소재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소재 생산에 52억달러(약 6조3100억원)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으며, 포스코(005490)는 호주 필바라와 합작해 2차전지 양극재의 핵심원료인 수산화 리튬 생산에 나섰다. 다만, 희토류 금속을 거의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선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다. 손정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은 원자재가 부족하기 때문에 배터리 기업들이 수입에 의존하는 것은 불가피하다”면서도 “중국이 광물 공급을 중단할 경우에 대비해 주요 자재 확보에 박차를 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김경만 의원은 “한국은 배터리 강국이지만 원재료의 수입 의존도가 높아 수익을 내기 어려운 중개업자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배터리 부품의 국내 생산을 늘리고 수입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세제, 자금 조달, 연구 지원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SNE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2030년까지 10배 증가한 3047억달러(362조 9000억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세계 자동차회사들이 가솔린에서 탈피하고 각국 정부가 탄소배출제로와 그린에너지 목표를 설정함에 따른 것이다. 한국도 전기차 배터리를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여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