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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민 급전창구 이자부담 커진다”...2금융, 자금조달 비상
-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이데일리 전선형 기자] 제2금융사들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장금리 상승으로 조달비용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카드사들의 자금조달 창구인 여신전문금융채권(여신채) 금리의 경우 대부분의 등급이 5%대 수준을 넘기며 부담이 늘었다. 카드론ㆍ현금서비스 등 서민들의 급전 대출상품의 금리가 대거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美금리인상 앞두고 여전채금리 급등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여전채(무보증) AA+ 3년물 금리는 전날 기준 5.060%를 기록했다. 이는 여전채 AA+ 3년물 금리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0년 5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여전채 AA+ 3년물 금리는 지난 6월 초 2012년 4월 2일(4.02%) 이후 1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연 4%대에 진입한 이후 3개월 만에 연 5%대에 도달했다.여전채 AA 3년물 금리의 경우 지난 1일에 이미 5%를 넘겼다. 1일 기준 금리는 5.047%며, 이는 지난 2010년 3월 2일(5.11%) 이후 12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5ㆍ10년물 또한 지난 1일 각각 5.098%, 5.086%로 5%를 이미 넘었다.여전채 금리가 상승하는 건 기준금리 인상 여파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에서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를 한번에 인상)을 넘어, 울트라스텝(기준금리를 1%포인트 한번에 인상) 가능성이 나오면서 채권시장이 들썩인 것이다. 미국이 금리를 대거 올리게 되면 한국은행도 빅스텝(기준금리를 0.5%포인트 한번에 인상)을 추가로 밟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국고채, 여전채 금리를 밀어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카드사들은 은행 같은 수신기능이 없어 대출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채권을 발행해 조달한다. 최근에는 기업어음(CP) 발행을 늘리는 식으로 조달처 다변화를 시도하고 있으나, 회사채 의존 비율은 70%일 정도로 절대적이다. 여전채 금리가 상승하면, 그만큼 채권을 산 사람들에게 줘야 할 이자가 높아 비용을 더 써야한다는 의미다. 조달비용이 오르면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 등의 대출금리 산정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8월 기준 국내 카드사들의 카드론 평균 금리는 12.14~14.70%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그동안 카드사들은 카드론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 포함되면서 카드론 위축을 막기 위해 우대금리나 특판금리 등을 줘왔다”며 “하지만 조달비용이 계속 늘어나게 되면 수익성이 가라앉게 돼, 현재같은 금리를 계속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저축은행, 수신금리부담에 유상증자까지조달비용에 대한 부담은 저축은행도 마찬가지다. 저축은행들은 보통 예금 등 수신금으로 자금을 조달해 대출에 사용한다. 하지만 최근 기준금리 인상으로 4%대 예금까지 등장하면 부담이 커진 상태다. 일부 저축은행은 수신금리 부담에 유상증자까지 고민하고 있다. OK저축은행은 최근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OK저축은행이 유상증자를 실시한 건 지난 2016년 이후 약 6년만이다. 유상증자로 조달비용을 줄이겠다는 복안이다. 실제 저축은행들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조달비용 증가로 인해 순익도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 5대 저축은행(SBI·OK·웰컴·페퍼·한국투자)의 상반기 순익은 363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5.6%가 감소했다. 조달비용 부담이 지속될 대출금리 상승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의 경우 저원가성 예금도 많고 채권 발행도 활발한 편이라 조달비용 부담이 덜한 편”이라며 “반면 2금융사들은 기본적으로 금리가 높은데다가, 채권시장에서 인기도도 낮아 부담이 크다. 금융사 조달비용이 커지게 되면 대출 등의 여신상품 금리가 상승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라고 말했다.
- 한미 금리 0.75%p 역전…美 연말 금리 상단 4.5%, 한은 내달 빅스텝하나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2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CNBC)[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한국은행은 정부로부터는 독립됐지만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으로부터는 독립하지 못했다.”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5일 금융통화위원회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연준이 시장 예상대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정책금리를 3.0~3.25%로 0.75%포인트 올리면서 한미 금리가 0.75%포인트 역전됐다. 8월에 이어 추가 역전이다. 문제는 11월에도 추가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등 내년 연준 금리 상단이 최악의 경우 5%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금리 점도표 쇼크’에 한은이 당장 내달 추가 빅스텝(0.5%포인트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한은의 최종 금리 전망도 최대 3.5%에서 추가 수정될지 주목된다. 금리 점도표 (출처=연준)◇ 한은도 내달 추가 빅스텝 하나 연준은 22일 새벽에 공개된 FOMC 회의 결과 정책금리를 0.75%포인트 올린 3~3.25%로 끌어올렸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물가가 2%를 향해 내려가고 있다고 확신하기 전까지 금리 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파월 의장의 강한 매파 발언은 금리 점도표가 뒷받침했다. 19명의 FOMC 위원들의 내년 최종 금리 수준은 중간값 4.6%로 석달 전 3.8%에서 크게 상향 조정됐다. 19명 중 6명은 내년 금리를 4.75~5.0%로 내다봤고 나머지 6명은 4.5~4.75%, 또 다른 6명은 4.25~4.5%로 전망했다. 최소환 4% 후반대까지 인상하고 상황에 따라 5%로 올릴 수 있다는 의미다. 연말 금리 중간값은 4.4%였다. 19명 중 9명이 4.25~4.5%를, 8명이 4~4.25%를 내다봤다. 11월, 12월 두 차례 남은 FOMC 회의에서 1.25%포인트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는 11월에도 추가 자이언트 스텝이 이뤄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한은도 당장 내달 추가 빅스텝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9월 FOMC 결과로 인해 한미 금리는 0.75%포인트 역전됐지만 10월 한은이 금리를 0.25%포인트로 올리고 11월에 미국이 다시 자이언트 스텝을 한다면 한미 금리는 1.25%포인트로 벌어지기 때문이다. 연말엔 최대 1.5%포인트 벌어진다. 한미 금리 역전폭을 1%포인트 이상 벌리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8월 기자회견에서 “역사적으로 볼 때 한미 금리 격차가 크게 벌어졌을 때 1%포인트 중심으로 왔다갔다 했기 때문에 너무 격차가 커지지 않는 정도로 부정적인 영향을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총재가 ‘당분간 0.25%포인트씩 금리 인상’이라는 포워드 가이던스를 밝혔지만 이를 수정할 것으로 보인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 전망 경로를 9월과 11월 각각 0.75%포인트 인상, 12월 0.5%포인트 인상으로 상향 조정한다”며 “한은 금리 전망도 10월과 11월 0.5%포인트, 0.25%포인트로 조정, 연말 금리를 3.25%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금리 점도표대로 라면 한은의 기준금리도 내년 추가 인상이 불가피하다. 최종 금리 전망이 3.25%에서 3.5%로 상향 수정됐지만 미국이 금리를 4.75~5.0%까지 올리는 최악의 상황이 된다면 이마저도 추가 상향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 최종금리는 내년 상반기께 3.5%에 달할 것”이라며 “이는 미국 연말 금리가 4%, 최종금리가 4.5%일 것이란 전제에서다”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환율 1400원 돌파하나…4%대 미 금리, 자본 유출 우려 커져 한미 금리 역전폭이 커졌을 때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원·달러 환율 폭등이다. 연준의 긴축 쇼크에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4.2%에 육박하며 15년 만에 4%를 돌파했다. 이에 달러인덱스는 111선을 넘어섰다. 2002년 이후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수준까지 높아졌다. 이에 따라 외환당국이 꾹꾹 누르던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하며 2009년 이후 최고 수준을 넘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미 금리가 역전되더라도 한은에선 자본이 유출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과거 세 차례 한미 금리차가 역전됐지만 외국인의 주식·채권 등 증권 투자금은 오히려 유입됐다. 1999년 6월부터 2001년 3월까진 169억달러가, 2005년 8월부터 2007년 9월까진 305억달러, 2018년 3월부터 2020년 2월까진 403억달러의 자금이 들어왔다. 올 들어 7월까지만 보면 150억달러가 유입됐다.그러나 과거 한미 금리가 역전됐을 당시와 현 상황은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위기 이후 2015년말부터 금리 인상을 시작했을 때를 보면 2018년말 최종금리는 2.25~2.5%에 불과했다. 그러나 연준의 최종 금리 수준은 최악의 경우 4.75~5%로 예측된다. 2007년 이후 볼 수 없었던 숫자다. 미국 금리 4~5% 수준은 그 자체로 수익률 측면에서 매력적이라 신흥국에서 자금이 빠져 미국으로 갈 유인이 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미 금리 역전에 따른 환율 급등, 그로 인한 자본유출 등 금융시장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가 요구되고 있다. 이날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창용 한은 총재 및 금융당국 수장들은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FOMC 회의 결과에 따른 금융시장 영향 등을 논의키로 한 만큼 어떤 내용들이 오갈지 주목된다.
- 코스피 종목장세 돌입…이달 오른 종목봤더니
-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 결정을 앞두고 관망 심리가 짙어진 가운데 종목장세가 나타나고 있다. 공격적인 긴축 정책으로 위험 자산 기피 현상이 심화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이익 성장이 기대되는 종목으로 수급이 쏠리는 양상이다. *시총 상위 100개 기업 대상 9월1일 종가 대비 21일 종가 기준, 출처=마켓포인트2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날 대비 20.64포인트(0.87%) 하락한 2347.21에 마감했다. 코스피는 장 초반부터 약세를 보이더니 낙폭을 확대하면서 2340선 아래로 후퇴했다. 종가 기준 코스피가 2340선 아래로 내려간 건 지난 7월15일 이후 두 달여 만이다. 이날도 증시 하락을 이끈 건 외국인으로 2728억원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6거래일 연속 코스피에서 매도세를 유지하고 있다. 기관도 658억원 내다 팔았다. 반면 개인만 3250억원 순매수했다. 코스피가 좀처럼 반등할 여지를 찾지 못하는 건 상승 모멘텀이 부재한 데다, 9월 FOMC를 앞두고 고강도의 긴축 정책에 대한 부담감이 커지고 있어서다. 간밤 뉴욕증시 3대 지수 역시 3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부담감에 약 1%포인트 하락했다.코스피 지수가 답답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개별 종목만 오르는 종목장세가 두드러졌다. 이달(9월1일~21일) 시가총액 상위 100개 기업 중 주가 상승률이 높은 업체를 보면 대다수는 수출에 따른 이익 성장이 기대되는 종목이었다. 가장 상승률이 높은 종목은 F&F(383220)로 8.07% 상승했다. F&F는 중국 청두 및 다례시의 코로나 봉쇄 조치가 해제된 가운데, 3분기부터 중국 소비 회복이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기대감에 주가가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포스코케미칼(003670)(6.85%)과 팬오션(028670)(6.41%)이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포스코케미칼은 3분기 양극재 부문 실적 성장이 예상되는 데다, 지엠(GM)과 조인트벤처(JV) 협력을 통한 북미 시장 진출 시 인플레감축법(IRA) 수혜 전망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팬오션은 중국의 경기 부양 의지와 유럽의 석탄 수요 확대로 주가가 상승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밖에 오리온(271560)은 6%대 상승해 4위를 기록했다. 오리온 역시 4분기부터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해 중국, 베트남 등에서 매출이 확대되고, 러시아에서 가격 인상과 신공장 가동 효과로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외에 LG에너지솔루션(373220)이 3%대 상승해 5위를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및 유럽에서 2차 전지 배터리 매출 확대 기대감에 주가가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가에선 9월 FOMC를 소화하면서 국내 증시가 추세적으로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기존에 예상했던 수준에서 기준금리와 점도표에 따른 최종금리가 결정되더라도 전반적인 매크로(거시경제) 악화로 장기 펀더멘털 환경은 부정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는 레벨업되고 기업 이익 전망은 하향 조정되고 있어 증시의 하락 추세, 우하향 흐름에 무게감이 더 실리고 있다”며 “단기 트레이딩 측면에서 낙폭과대, 소외주 중심의 짧은 매매는 가능하겠지만, 중장기 하락 추세는 더욱 견고해지고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 서슬 퍼른 연준…리플(XRP) 나홀로 랠리 언제까지 [이정훈의 코읽남]
- [코인 읽어주는 남자=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블록체인 기반의 해외송금 플랫폼인 리플랩스의 토큰인 리플(XRP)이 가상자산시장 하락 속에서도 나홀로 상승랠리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20년부터 지루하게 이어오고 있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의 소송이 마무리되면서 법적 문제나 규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걷힐 것이라는 기대감인데, 전문가들은 그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만큼 시세의 연속성엔 자신하지 못하고 있다. 21일 시장데이터업체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20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이 24시간 전에 비해 3.4%나 하락하면서 1만8890달러 수준에 머물러 있고, 이더리움과 BNB, 카르다노, 솔라나 등 주요 알트코인들도 동반 하락하고 있다. 특히 시장 벤치마크인 비트코인은 지난 15일 다시 2만달러를 회복한 이후 등락을 반복하다 다시 1만8000달러대로 추락하며, 최근 닷새간 6.1% 이상 하락 중이다. 이런 가운데 이날 XRP는 24시간 전 대비 6.44%나 상승하며 0.410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16일 0.3달러대까지 내려갔다가 저점대비 30% 가까운 상승세를 타고 있다. 특히 장중 한때 0.42달러까지도 올라, 지난 5월 이후 근 넉 달 만에 최고 수준을 찍기도 했다. 이 같은 XRP의 상대적 강세는, 2년여를 끌어온 SEC와의 법정 분쟁이 드디어 그 끝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020년 12월 크리스 라슨 리플랩스 회장과 브래드 갈링하우스 최고경영자(CEO)를 미등록 증권 거래로 막대한 수익을 거뒀다는 혐의로 제소한 SEC가 리플랩스와 함께 뉴욕남부지방법원에 각자 주장을 뒷받침할 문서를 제출하면서 약식 판결을 내려 달라고 요청한 것이 법원을 통해 지난 16일 공개된 것이 출발점이었다. 최근 7일 간 XRP 시세 추이그리고 사흘 뒤인 19일에 리플랩스와 SEC가 각각 요구한 수정사항을 반영한 약식판결 서류가 공개되기도 했다.쟁점은 분명하다. 리플랩스가 XRP를 판매하고 거래한 것이 미국 금융당국이 연방증권법 상 투자계약, 또는 증권으로 판단한 근거인 대법원의 `하위 테스트(Howey Test)` 판례를 충족하느냐 여부다. SEC는 리플랩스가 XRP를 투자자들에게 팔았고, 투자자들은 이를 보유하면 가치가 뛸 것을 기대했다는 것이다. 반면 리플랩스는 회사와 투자자 간에 계약이 없었고, 하위 테스트 기준 중 하나인 `공통된 기업`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데도 소송이 장기화하자 SEC는 법원이 양측 입장을 판단해 리플랩스 측이 증권법을 어겼다고 신속하게 판단해 달라는 것이고, 리플랩스는 문제 없다며 SEC 제소를 기각해 달라는 얘기다. 양 측이 약식판결에 합의함에 따라 이르면 수개월 내에 최종 판결이 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특히 20일에는 캐롤라인 팸 미국 연방상품선물위원회(CFTC) 위원이 리플랩스 측을 찾아 갈링하우스 CEO와 찍은 사진을 SNS에 올리면서, 소송이 리플 측에 유리해진 것 아니냐는 억측까지도 낳았다. 증권을 규제하는 SEC와 달리 CFTC는 상품으로 인정되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규제하는 쪽으로 정리되고 있는 만큼, XRP가 증권이라는 혐의를 벗은 것처럼 비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일련의 재료들이 하나로 합쳐지면서 XRP가 법적 문제나 규제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쌓였고, 이런 기대가 해당 코인의 시세를 끌어 올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만약 최근 기대처럼 리플랩스 측이 소송에서 승리할 경우 이는 XRP는 물론이고 가상자산시장 전체에 호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EC가 “대부분의 가상자산은 증권”이라고 하거나 “지분증명으로 바뀐 이더리움도 증권법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며 규제 엄포를 놓고 있는 상황이라, 법원이 XRP 손을 들어줄 경우 SEC의 예봉이 무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리플 측은 소송 결과를 낙관하고 있다. 회사 측 변호인단은 “SEC는 XRP가 투자계약(증권)이라는 걸 입증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대법원 판례인 하위 테스트 요건 4가지 중 단 하나도 충족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본질을 제외한 다른 것들은 모두 잡음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기술적으로도 XRP가 1차 저항선이라 여겨졌던 0.4달러선을 돌파한 만큼 0.426달러와 0.479달러에 형성돼 있는 매물대를 돌파할 경우, 판결 결과에 대한 기대감을 안고 추가적인 상승을 노릴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애널리틱스 인사이트는 “최근 한 주 간 강세를 보였던 만큼 XRP는 이번주 숨고르기를 하면서 반등을 모색할 것”이라며 “일단 강세장의 분위기가 갖춰졌고, 그동안 낙폭이 컸던 만큼 반등 잠재력은 충분하다”고 봤다. 다만 이번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또 다시 한꺼번에 75bp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전반적인 위험자산 가격 하락을 염두에 둬야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실제 판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는 만큼 막연한 기대에 산 사람들은 차익실현을 고려하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는 쪽도 있다. 가상자산 전문매체인 FX엠파이어는 “가상자산업계어샤 빠른 소송 결과를 예상하고 있겠지만, 양 측 합의가 없다고 가정할 경우 실제 판결은 2023년 내에 끝날 지도 확실치 않다”고 점쳤다. 가상자산 분석가이자 트레이더인 체즈는 “증시에서 말하는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아라’는 격언이 임박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 비트코인, 연준 기준금리 발표 앞두고 1만8000달러 추락
-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결정을 앞두고 위험자산 회피 경향이 강해지면서 비트코인이 1만8000달러 대로 떨어졌다.21일 암호화폐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오전 7시 30분 기준) 비트코인 시세는 24시간 전 대비 2.87% 하락한 1만8938달러를 기록했다. 비트코인에 이어 두 번째로 시가총액이 큰 이더리움도 4.01% 하락한 1323달러에 거래 중이다. 시총 상위권 내 주요 암호화폐인 카르도, 솔라나, 폴가닷 등도 2~3% 가량 하락했다.암호화폐 시장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결정을 앞두고 얼어붙었다. 연준이 3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면서, 위험회피 경향이 커진 탓이다.연준 기준금리 발표를 앞두고 비트코인이 1만8000달러 대로 떨어졌다.(사진=픽사베이)미국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연준이 긴축정책에 고삐를 쥘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앞서 미국 노동부는 13일(현지시간)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8.3%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6월과 7월 각각 9.1%, 8.5%에서 두 달 연속 둔화된 것이지만, 다우존스의 전망치 8.0%를 웃돌았다. 시장에서는 그동안 강력한 긴축 정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인플레이션이 심각하다는 신호로 해석됐다.8월 CPI 발표 후 1%포인트 인상 가능성도 점쳐졌으나, 지금은 0.75%포인트 인상 전망이 우세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확률은 80%, 1%포인트 인상할 확률은 20%다.비트코인과 커플링(동조화) 현상이 강해진, 미국 뉴욕 증시도 20일(현지시간) 하락마감했다. 대형주 위주의 S&P 500은 1.13%,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0.95% 떨어졌다.
- 금리급등에 투자환경 급변…위기서 기회 찾는 대체투자
-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예상치 못했던 인플레이션에 각국이 앞다퉈 금리를 올리면서 유동성 가뭄이 들고 투자환경도 급변했다. 앞으로도 당분간 금리인상은 이어질 전망이다.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이 아니라 0.75%포인트의 자이언트스텝, 심지어 1%포인트 인상하는 울트라스텝 전망까지 나오는 등 각국이 금리인상 속도전에 나선 모양새다. 자산가격을 결정하는 가장 핵심 변수인 금리가 급등세를 보이는 가운데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주식과 채권이 동시에 약세를 보인 건 1970년대 이후 50년 만에 처음이다. 전통자산만으로는 분산투자가 쉽지 않은 시대가 된 것이다. 이에 대체투자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오는 22일 서울 더플라자에서 열리는 글로벌대체투자콘퍼런스(GAIC)2022는 ‘급변하는 금융환경, 대체투자 길을 찾다’를 주제로 열린다. 크게 세 개의 토픽 아래 기조연설과 4개의 세션으로 나눠 진행된다.◇ 예비 유니콘 발굴…투자기업 고르는 안목 중요먼저 모토하시 카즈유키 도쿄대 교수가 ‘글로벌 기술패권 흐름, 세상을 바꿀 혁신에 투자하라’를 주제로 기조연설에 나선다. 모토하시 교수는 기술혁신, 기업가정신의 대가로 꼽힌다. 과학과 산업을 연계한 국가혁신시스템이나 정보기술의 경제적 영향, 중소기업 혁신 등을 연구해왔다. 국내 사모펀드와 벤처캐피탈(VC)간 경계가 모호해지는 가운데 될성부른 기업, 그래서 유니콘으로 성장할만한 기업을 누가 먼저 알아보고 투자에 나서는가에 투자 성패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투자만 하면 몸값이 뛰어 평가이익이 나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금리인상으로 유동성이 위축되고 기업들 몸값 거품도 빠지는 양상이다. 때문에 미래를 바꿀 혁신적인 기술을 가진 기업을 초기에 알아보는 안목이 중요해졌다. 모토하시 교수는 GAIC2022를 앞두고 진행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성공할만한 기업을 골라내려면 보이지 않는 영역을 잘 들여다봐야 한다”며 “대기업 솔루션이 구현되다가 막히는, 드러나지 않은 영역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콘퍼런스에서 그가 눈여겨보고 있는 혁신 기술과 분야를 공유할 예정이다. 대담자로는 진대제 스카이레이크 회장이 나선다. 삼성전자 반도체 신화를 이끌어 ‘미스터 반도체’라고 불리는 진 회장은 노무현 정부에서 초대 정보통신부 장관을 역임하면서 우리나라의 ICT 정책 밑그림을 그렸고 이후 사모펀드인 스카이레이크를 설립해 혁신기업을 발굴하고 투자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진 회장은 지금의 녹록지 않은 투자환경이 최소 내년까지는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그 과정에서 기업 거품도 상당히 빠질 것이고 기업을 골라내는 안목이 더 중요해질 것으로 본다. 진 회장은 “금리인상으로 상장사 주가가 반토막이 나기도 했는데 비상장사 몸값은 여전히 높다”며 “특히 공유경제나 암호화폐 분야에 버블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양국의 IT 구루간 대담을 통해 앞으로 주목할만한 유망한 기술, 그리고 투자분야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어지는 본 세션 첫번째 토픽은 ‘발상의 전환, 새로운 투자 패러다임 찾기’다. 주제는 ‘경계 허물어진 PE와 VC, 넥스트 유니콘 발굴’로 기조연설에서 논의한 혁신기술 찾기를 좀 더 구체화한다. 알렌 챈 포선캐피탈 플래그쉽펀드 회장이 투자할만한 기업을 발굴하는 기준을 소개한다. 포선캐피탈은 중국 포선그룹(復星集團, 푸싱그룹)에 속해 있는 투자사다. 푸싱그룹은 제약바이오, 부동산, 레저 등 다양한 업종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국경을 넘나드는 크로스보더 딜에도 적극적이어서 지난 30년간 전세계 40개 이상의 상장사를 인수했고 60억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챈 회장은 중국의 경제성장 단계와 글로벌 경기 사이클에 따라 투자전략을 어떻게 가져왔는지를 제시하고 현재 상황도 진단한다. 중국은 정부의 정책적 지원에 힘입어 글로벌 유니콘, 데카콘을 다수 배출했지만 빅테크 규제, 코로나19에 따른 강력한 봉쇄정책 등으로 최근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은 약해진 상황이다. 챈 회장은 중국에 기반을 두고 있는 투자자 시각에서 중국의 현황과 투자기회에 대해 설명한다. 또 투자대상으로서 한국에 대한 시각도 제시한다. 포선은 화장품 회사인 네이처앤네이처, 라파스 등 한국 기업에 투자한 바 있다. 김세훈 BCC글로벌 대표의 사회로 김동환 하나벤처스 대표, 윤순환 국민연금 아시아사모팀장, 숀 브레클리 주한영국상공회의소 회장, 숀 자오 포선캐피탈 플래그쉽펀드 전무이사가 패널 토론자로 나선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놓칠 수 없는 ESG, 뜨는 사모신용 시장오후에는 ‘놓치면 뒤처지는 대체투자 트렌드’라는 토픽 하에 ‘지속가능한 성장, ESG에 답이 있다’를 주제로 세션을 진행한다. 와우트 칼리스 BNY멜론 아태 대체투자서비스 매니징 디렉터가 대체투자에서도 핵심 가치로 떠오른 ESG(환경, 사회책임, 지배구조)의 최근 흐름에 대해 설명한다. 칼리스 디렉터는 금융투자업계 경력 25년 중 23년을 대체투자서비스 부문에서 일해왔다. 팀버랜드(목재) 투자에 대한 아이디어로 1회 GAIC에서 호평을 받았던 안정우 스태포드캐피탈 한국대표가 3년 만에 다시 연사로 나선다. 그간 팀버랜드 투자 성과에 더해 이번엔 탄소배출권 시장에 대한 투자아이디어를 공유한다. 발표 후 이정호 한양대 교수를 좌장으로 이규홍 사학연금 CIO, 신왕건 국민연금 수탁위 위원장, 박천석 새마을금고중앙회 CIO, 김형섭 SAP 상무가 패널 토론을 벌인다. 세번째 토픽은 ‘금리인상기, 새 투자전략 모색’으로 두 개 세션으로 나눠 진행된다.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투자환경이 급격하게 변한 만큼 대체투자 전략도 다시 짜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고금리 시대, 사모신용(PCF) 전망은’을 주제로 국내에서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한 사모신용 시장에 대해 짚어본다. 소피아 박 뮬렌 엔트러스트 최고운용책임자(CIO)와 주신홍 푸른자산운용 CEO가 각각 선박대출, 부동산 대출에 대해 운용전략을 제시한다. 이어 홍기훈 홍익대 교수 사회로 이도윤 노란우산공제회 CIO, 허장 행정공제회 CIO, 백주현 공무원연금공단 CIO, 한영환 VIG파트너스 전무가 토론한다. 마지막 세션은 금리인상의 직접적 영향권에 있는 인프라와 부동산을 주제로 한다. ‘인프라와 부동산 투자, 위기인가 기회인가’를 주제로 말타이 반엘디크 JLL 아태지역 투자부문 부사장이 먼저 상업용 부동산 전망과 투자매력을 분석한다. 이어 홍라정 APC PE 대표가 한국형 토니지 프로바이더(Tonnage Provider·선주) 펀드의 필요성을 설명할 예정이다. 홍 대표는 선박을 ‘바다의 부동산’으로 보고 선박의 소유와 운용을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마지막으로 김형윤 KB자산운용 대체투자부문장이 인프라 투자에 대한 혜안을 제시한다. 김 부문장은 국내 인프라에 투자하는 토종 1호 인프라펀드인 발해인프라 상장 작업을 총괄하고 있다. 오랜기간 인프라 투자를 집행하면서 쌓은 경험을 토대로 인프라 투자 혜안을 제시한다. 발표 후 장동헌 법무법인 율촌 고문을 좌장으로 한종석 경찰공제회 CIO, 윤정규 이지스자산운용 부문 대표, 정유선 슈로더 본부장이 토론자로 나선다.
- [뉴욕증시]"파월 극도로 매파적"…금리·달러 급등에 주식 '털썩'
-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가 하락 마감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결정을 앞두고 국채금리와 달러화 가치가 상승하면서, 주식 투자 심리는 쪼그라들었다.(사진=AFP 제공)◇“파월, 극도로 매파적일 수도”20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01% 하락한 3만0706.23에 마감했다. 3만1000선이 무너진 것이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13% 빠진 3855.93을 기록했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0.95% 내린 1만1425.05에 거래를 마쳤다. 이외에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 2000 지수는 1.40% 내렸다.연준은 이날부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었고, 3대 지수는 장 초반부터 긴축 공포감에 급락했다. 시장은 연준이 기준금리를 75bp(1bp=0.01%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을 예상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이번달 75bp 올릴 확률을 84.0%로 보고 있다. 다만 100bp를 올리는 울트라스텝 가능성 역시 16.0%로 반영하고 있다.이에 국채금리는 급등했고, 주식 투심은 억눌렸다.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3.992%까지 치솟았다. 4%가 코 앞에 온 것이다. 2007년 10월 이후 거의 15년 만의 최고치다.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3.604%까지 오르며 3.6%선마저 넘었다.달러화 가치는 덩달아 치솟으며 증시를 압박했다.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10.29까지 올랐다. 크레셋 캐피털의 잭 에블린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투자자들은 연준의 75bp 인상 가능성을 꽤 잘 소화했다”면서도 “제롬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여전히 극도로 매파적인 발언을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도미닉 윌슨 골드만삭스 주식전략가는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떨어뜨리기 위해 더 높은 실업률을 감수할 필요가 있다면 S&P 지수는 2900~3375 범위에서, 5년물 국채금리는 4.5~5.4%에서 각각 거래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S&P 지수는 3800선이고, 5년물 국채금리는 3.7%대다. 금리가 추가로 폭등하면서 증시가 더 악화하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의미로 읽힌다.이와 함께 연준이 내놓을 점도표가 관심사다. FOMC 위원들이 보는 최종 기준금리 수준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최종 금리가 5%를 넘을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FOMC 회의 직전 나온 스웨덴 중앙은행인 릭스방크의 정책 결정은 시장 예상을 깼다. 릭스방크는 이날 통화정책회의를 통해 금리를 기존 0.75%에서 1.75%로 100bp 올렸다. 이는 시장이 전망했던 75bp를 웃도는 것이다. 릭스방크가 인플레이션 목표 관리제를 시행한 지난 1993년 이후 거의 30년 만의 최대 인상 폭이다.릭스방크는 “인플레이션이 지금처럼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면 스웨덴 경제 전반은 훨씬 더 고통스러울 것”이라며 초강경 긴축의 배경을 설명했다. 침체를 각오하고 긴축에 나섰다는 뜻이다.◇‘포드 쇼크’에 자동차주 약세미국 자동차업체인 포드의 실적 경고등도 악재로 작용했다. 이날 포드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12.35% 급락한 13.0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13.01달러까지 내렸다. 이 정도 낙폭은 지난 2011년 1월 28일 이후 11년8개월 만에 가장 큰 것이라고 CNBC는 전했다.포드는 올해 3분기 예상보다 높은 비용과 부품 부족으로 약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날 발표했다. 월가는 공급망 대란이 완화하고 있다는 기대감 와중에 나온 ‘포드 쇼크’에 놀란 기색이 역력하다. 골드만삭스의 마크 델라니 분석가는 “포드가 공급망 문제에서 이룬 진전을 감안할 때 이번 발표는 놀라웠다”고 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실적 쇼크가 포드 자체의 문제인지, 아니면 자동차산업 전반의 문제인지를 두고 갑론을박을 벌일 조짐이다. 이날 GM(-5.63%), 스텔란티스(-3.53%) 등 다른 자동차 업체들의 주가도 빠졌다.유럽 주요국 증시는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03% 내렸고,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1.35% 떨어졌다.국제유가는 강달러 흐름에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1.49% 하락한 배럴당 84.4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8일 이후 최저치다.CMC 마켓츠의 마이클 휴슨 수석시장분석가는 “달러화 강세와 국채금리 상승, 원유 수요 둔화 우려가 유가에 다시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 "한미 통화스와프·빅스텝 등 강한 금리 인상으로 환율 급등 막아야"[고환율 난국]②
-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원·달러 환율이 16일 1399.0원까지 치솟으며 2009년 3월 이후 1400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외환당국이 전방위적인 1400원 방어전을 펼치고 있지만 1400원 돌파는 시간 문제라는 평가다. 경제학자들은 환율이 급등할 경우 자본 유출이 가장 걱정된다고 평가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환율이 오르면 자본 유출보다는 수입물가 급등이 더 걱정된다고 밝힌 것과는 상반된 분석이다. 이에 따라 경제학자들은 미국과의 통화스와프 재계약이 환율 안정을 위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 한은에 추가 빅스텝(0.5%포인트 금리 인상)을 포함한 과감한 금리 인상을 주문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10명 중 6명 ‘오버슈팅’…킹달러도 있지만 ‘느린 금리 인상’ 지적도 이데일리가 지난 11일부터 15일까지 국내 경제학자 1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10명 중 6명은 현재의 환율이 오버슈팅(과도한 가격 급등) 상태라고 평가했다. 오버슈팅이라고 보는 가장 큰 이유는 미국 정책금리가 빠르게 인상되면서 달러인덱스가 110선까지 돌파, 20년래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이번 주 정책금리를 0.75%포인트 올려 세 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1월에도 자이언트 스텝을 예상하는 시각들이 늘어나면서 연말 미 금리가 4.25~4.5%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힘을 받고 있다. 한은의 금리 정책이 오버슈팅을 만들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은 포워드 가이던스가 한미 금리 역전폭을 더 키울 것으로 해석됐다고 평가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8월 25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당분간 0.25%포인트씩 베이비스텝으로 금리 인상’을 하겠다는 포워드 가이던스를 제시했다. 미국이 자이언트 스텝을 강하게 밟아가는 것을 고려할 때 한은 금리 역전폭이 커질 것이란 우려에 역외의 원화 약세 베팅이 더 자극됐다는 얘기다. 한미 금리는 최악의 경우 연말 1.5%포인트 역전돼 2000년 5월(-1.5%포인트) 이후 가장 큰 폭의 역전을 기록할 가능성도 있다. 유혜미 한양대 금융경제학부 교수도 미국 등 주요 선진국 대비 느린 금리 인상 속도를 오버슈팅 원인으로 꼽았다. 한은은 작년 8월 금리 인상을 시작해 다른 나라보다 선제적으로 움직였으나 뒤늦게 출발한 다른 나라들이 수차례 빅스텝을 통해 금리 인상폭을 키우다 보니 상대적으로 한은의 금리 인상 속도는 느린 편에 속하게 됐다. 연초 이후 9월까지 한은은 금리를 1.5%포인트 올렸으나 미국은 9월 FOMC 회의까지 포함하면 3%포인트, 호주는 2.25%포인트나 올리게 된다. 영국도 이달 빅스텝을 포함, 2%포인트 인상이 예상된다.[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통화스와프 하는 나라, 환율 올라도 자본유출 걱정은 없어”경제학자들은 환율이 오를 경우 가장 큰 문제로 자본유출을 꼽았다. 10명 중 5명이 ‘자본 유출’을, 4명이 ‘수입물가 급등’을 우려했다. 우리나라 역사상 대규모 자본유출을 경험한 것은 외환위기, 금융위기 때였는데 지금의 환율 급등이 자본유출을 확대시켜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이창용 총재는 지난달 25일 금통위 기자회견에서 “환율 상승을 걱정해야 하는 것은 외환위기, 금융위기가 아니라 원화 가치 하락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 중간재 수입 기업들의 고충”이라고 밝혔으나 이와는 상반된 분석이다. 해결책도 달랐다. 이 총재는 달러를 제외한 전 세계 통화가 절하되는 상황에선 ‘통화스와프’가 고환율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고 평가했지만 경제학자들은 ‘통화스와프’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경제학자들은 환율 안정책을 묻는 객관식 질문에 △미국과의 통화스와프 △빅스텝 등 강한 금리 인상 △수출 경쟁력 강화 △외환당국의 환율 개입 △해결책 없음의 보기(복수응답 가능) 중 ‘통화스와프(6표)’와 ‘강한 금리 인상(6표)’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강삼모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과 통화스와프 재계약을 하면 외환공급을 늘리고 외환보유액을 확충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올 들어 8월까지 외환보유액이 270억달러 감소했는데 외환보유액이 연간 단위로 감소한 것은 1997년, 2008년 이후 처음이다. 강태수 카이스트 금융전문대학원 초빙교수는 “영국, 일본, 캐나다, 스위스, 유럽연합(EU) 등 미국과 상시 통화스와프를 맺고 있는 나라들도 환율이 급등(자국 통화가치 급락)하지만 자본유출 우려가 없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우리나라 시각으로 21일 새벽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외환시장 협력 방안을 논의키로 하면서 ‘통화스와프 재계약’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다만 대통령실에선 ‘통화스와프’를 논의하는 방안에 대해 부인한데다 5월 정상회담 공동선언문에 ‘외환시장 안정’이란 문구를 넣고도 이후 구체적인 대책이 나오지 않았다는 점에서 섣부른 기대라는 지적도 나온다.경제학자들은 한미 금리 격차를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석병훈 교수는 “미국과 금리 (역전폭이) 커지면 환율이 상승해 수입물가가 상승하고 이것이 소비자물가 상승을 유발하므로 국내 물가 안정을 위해서라도 추가 빅스텝 등으로 금리 인상 속도를 높여 미국과 금리 차이를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만이 “환율 안정책이란 게 없다”며 “그냥 둬도 큰 무리가 없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