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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T “올해 인도·캄보디아·몽골서 농식품 신시장 개척”
-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지난해 4월 태국 고급 슈퍼마켓 ‘고메마켓’에 연 ‘케이 프레시 존(K-Fresh Zone) 태국’ 모습. 국산 딸기 등 신선농산물 23종을 상설 판매한다. aT 제공[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농식품 유통기관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올해 인도, 캄보디아, 몽골 등 신남방·신북방 지역을 중심으로 농식품 수출시장 다변화 노력을 강화한다.aT는 26일 발표한 ‘2019년 주요업무 추진계획’에서 인도, 캄보디아, 몽골 3개국을 올해 수출 다변화 최우선 전략국가로 선정하고, 유망 품목 시장조사와 현지 구매자(바이어) 발굴, 시장조사, 매장 입점 등 전 과정을 원스톱 지원한다고 밝혔다.aT는 국산 신선농산물 판매 거점인 ‘케이 프레시 존(K-Fresh Zone)’을 베트남, 홍콩 등 5개국 30개 매장까지 늘린다. 특히 아세안(동남아)에선 신선농산물 수출을 위한 현지 물류지원사업도 새로이 시작한다.농식품 수출액은 지난해 전년보다 1.7% 늘어난 93억1000만달러(약 10조4000억원)로 3년 연속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 1월에도 우리나라 전체 수출 부진 속 농식품만은 5.9% 늘어난 5억7600만달러(약 6480억원)가 해외로 판매됐다. 특히 신선농산물이 전체 실적을 주도하고 있다.aT는 국내 수급·유통 안정화도 계속 추진한다. 국내산 감자, 밀 등 농산물을 사들여 농가 수익을 지탱한다. 국내산 밀 수매는 올해 35년 만에 부활했다. 강화된 농약 규제인 농약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PLS)에 맞춰 비축한 농산물 위생·안전검사도 강화한다.우리정부는 지난해에 이어 식량원조협약(FAC), 애프터(APTERR) 등 국제기구를 통해 쌀 5만t도 국제 원조할 예정이다. 쌀 원조는 국제적인 역할 강화 측면과 함께 국내 수급 조절 역할도 있다.지역 농산물을 그 지역에서 소비해 소비자는 더 신선한 농산물을, 농가는 더 높은 소득을 올리자는 취지의 ‘푸드 플랜’ 확대도 모색한다. aT는 로컬푸드 직매장 컨설팅·정보화를 지원하고 더 다양한 모델 발굴을 추진한다. aT가 운영하는 학교급식전자조달시스템(eaT)은 올해부터 공급업체에 대한 2년 주기 전수검사와 배송차량 전수등록제를 시행해 안전성을 높인다.aT는 그밖에 농공상융합형 중소기업의 온·오프라인 판매망 확대, 식품·외식기업 산지 직거래 및 공동구매 확대 지원, 식품업체의 국산 농산물 사용 유도, 전통주·김치 같은 우수 전통식품 발굴 지원 등 사업도 추진한다.이병호 aT 사장은 “우리 농업이 꾸준히 발전하려면 농업과 농식품산업의 연계 강화가 중요하다”며 “신선농산물과 국내산 원료를 사용한 농식품 수출 등 농가소득과 직접 관련 있는 사업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국내 한 로컬푸드 직매장 모습.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제공
- 대상, 완전자회사 대상베스트코 흡수합병
-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대상이 완전 자회사인 대상베스트코를 흡수합병한다고 25일 공시했다. 합병방식은 관계 법령에 따라 소규모 합병으로 진행되며 합병기일은 오는 5월 1일이다.지난 2010년 설립된 대상베스트코는 대상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식자재유통 전문기업이다. 식자재 마트 운영과 직거래 배송, 외식 프랜차이즈 맞춤형 상품 개발, 원료 도매 사업 등을 진행해 왔다.대상은 “제조와 유통 영역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국내 식품사업과 고객 맞춤형 솔루션 요구가 커지고 있는 기업간 거래(B2B) 식품사업 환경 변화를 고려한 결정”이라고 합병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합병을 통해 제조기반의 대상과 유통기반의 대상베스트코가 각 사의 강점을 극대화 해 B2B 시장에서의 지위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국내 외식시장은 해외 식문화 확대와 소비자 외식 경험 증가로 한식과 일식, 중식을 중심으로 한 전통적인 외식업은 감소하고 서양식과 기타 외국식이 증가하는 등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소비자의 다양한 수요를 고려한 차별화 된 형태의 고객맞춤형 솔루션 요구가 늘고 있으며, 급식시장에서도 가정간편식(HMR)의 인기를 반영해 메뉴와 조리방식을 간소화 한 식단에 대한 요청이 커지고 있다.대상은 대상베스트코와의 합병을 통해 제조기반의 연구개발(R&D)과 외식마케팅 사업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맞춤형 솔루션 중심의 외식시장 변화를 주도할 계획이다. 국내외 소싱을 통해 제조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대상의 브랜드 인지도를 활용해 외식사업 카테고리를 다각화하겠다는 전략이다.대상베스트코는 최근 5년간 지점 통폐합, 인센티브제도 도입, 판관비 절감 등을 통해 꾸준히 실적을 개선해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실제로 2015년 360억 원 규모의 영업 손실액은 지난해 86억 원 규모로 대폭 감소했으며 수익률 또한 2015년 7.8% 수준에서 지난해 1.8% 수준으로 개선됐다. 대상베스트코 자체만으로도 올해 흑자를 기대할 만한 상황에서 대상이 흡수합병 함으로써 흑자수익에 대한 기대는 더 커질 전망이다.대상은 대상베스트코와의 합병을 통해 2023년까지 B2B 사업부문에서 연매출 2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합병 전 대상과 대상베스트코의 B2B 사업은 각각 5200억 원과 4800억 원으로 전체 1조원 규모다. 대상은 채널과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제조와 유통의 시너지를 확대해 사업효율성을 높이면 향후 5년 내 2조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외식, 학교급식, 단체급식, 식자재 사업 외에 현재 검토 중인 신규 사업도 매출성장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임정배 대상 식품BU 대표는 “대상은 그동안 종가집, 라이신 등 성장 사업에 대한 선제적 투자 진행으로 지속 성장을 달성해 왔다”며 “변화하는 국내 식품외식 시장에서 단순 식자재 판매와 공급 등 전통적인 방식의 B2B 사업 구조로는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만큼 이번 합병을 통해 제조와 유통의 핵심역량을 극대화해 향후 국내외 B2B 식품외식 사업을 주도하는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대상의 이번 합병은 향후 합병 계약서 체결, 합병 승인 이사회 결의, 이의제출 등의 절차를 거쳐 최종 완료되며, 합병에 따른 신주 발행과 합병교부금은 없다.
- [경제학자에게 묻다]②"서울역 대형마트도 휴일휴무 불합리…맞춤형 규제해야"
- [이데일리 신태현 기자] 전현배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가 12일 서울 마포구 서강대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좋은 질문에는 본질을 건드리는 힘이 있습니다. 이데일리는 연중기획으로 <경제학자에게 묻다>를 연재합니다. 경제학자의 시선으로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다양한 문제를 바라보려 합니다. 때로는 도발적인 질문도 던지겠습니다. 한국 경제가 나갈 방향을 함께 고민하는 장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편집자주][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전현배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개별 산업의 미시 데이터를 가지고 실증분석하는 경제학자다. 지난 2015년 발표한 ‘대형마트의 진입이 어떻게 소매업 고용을 증가시키는가’라는 제목의 논문은 대형마트의 진입이 지역 사회 고용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 결과로 골목 상권 침해로만 여겨졌던 기존 인식에 변화를 가져왔다.이처럼 한국 산업에 대한 정확한 분석 및 이해가 동반돼야 정책도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전 교수는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제도를 도입할 때 관련 산업 구조에 대한 정확한 실증분석이나 종합적인 이해 없이 도입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또 국가마다 산업 발전 측면에서 특수성이 존재한다. 선진국 사례를 무작정 한국에 적용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이미 한국 경제에선 산업 간 융·복합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온·오프라인 경계가 허물어지는 등 구조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새로운 시대를 맞이해 적절한 규제를 펼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지난 12일 전 교수의 서강대 연구실에서 이데일리와 진행한 일문일답 내용이다. - 서비스업 관련 연구가 많다△산업이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여서 변화한다는 관점에서 바라보는 게 내 연구의 핵심이다. 서비스업 구조변화는 제조업과 다르다. 새로운 기술 발현이 스마트폰과 같은 새로운 상품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소매업의 경우 ‘판매 형식의 변화’가 기술 변화를 그대로 반영한다. 구멍가게는 당시 기술 수준을 반영한다. 이후 체인화된 슈퍼마켓이 등장하는데, 이는 운송망이나 재고관리 등이 가능한 IT기술이 등장한 데 따른 것이다. 대형마트 등장도 마찬가지다. 미국에서도 1990년대까지 월마트나 코스트코의 독점 폐해 우려가 컸다. 하지만 나타나지 않았다. 소매업 기술 변화가 예상보다 빠르게 이뤄졌고 아마존이 등장했다. 이후 대형마트와 온라인 상점이라는 ‘포맷 간 경쟁’이 시작됐다. 산업 구조가 변한 것이다. -기술발전엔 산업구조 변화가 필연적으로 뒤따르는가.△산업구조 변화는 다양하게 나타난다. 때로는 기술발전(변화)일 수 있고, 때로는 대외여건 변화일 수도 있다. 또 어떤 때는 규제개혁이 산업구조 변화를 이끌어낼 수도 있다. 주로 기술발전과 함께 나타난다. 기술발전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연구개발(R&D)을 통한 단계적 혁신(step by step innovation), 즉 큰 줄기 안에서 조금씩 개선되는 변화다. 다른 하나는 기존의 산업구조 자체를 뒤엎는 기술발전(파괴적 혁신)이다. 최근 나타나고 있는 기술변화, 온라인 쇼핑이나 공유경제는 후자 쪽일 가능성이 높다. 4차 산업혁명은 일종의 오프라인과 온라인 간 구별이 없어지는 현상이다. 예를 들면 쇼핑은 온라인에서도 오프라인에서도 즐길 수 있다. 에어비엔비를 통한 숙소 선정이나 카카오택시로 택시를 잡는 일에서도 온·오프라인 경계가 사라진 것을 볼 수 있다- 당시 대형마트의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있었다.△국가별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대형마트 때문에 영세 상인이 피해를 봤다는 논란은 한국만의 특이한 상황이다. 미국에선 체인점이 약 100년 전에 처음 나타났다. 당시엔 소위 구멍가게와 그로서리(Grocery·식료품) 체인이 경쟁했다. 그 결과 슈퍼마켓 체인(로컬 체인)이 나왔다. 그러다가 월마트 같은 대형마트(내셔널 체인)이 등장했다. 한국은 이런 발전 단계를 모두 건너뛰었다. 외환위기 이전엔 백화점 외엔 사실상 대형마트가 없었다. 갑자기 등장한 대형마트는 바로 구멍가게와 경쟁했다. 미국에선 전국구의 월마트와 지역구의 슈퍼마켓 체인 간의 경쟁 구도, 다시 말해 ‘현대화된’ 소매업체 간의 경쟁이었다. 일본에서 대형마트가 발달할 수 없었던 것도 자전거로 쇼핑하는 문화적 특수성 때문이다. 물건을 많이 싣지 못한다. - 연구 결과에서 유통업 구조변화가 어떻게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는가△대형마트 진입은 기본적으로는 고용을 줄였다. 하지만 새로운 서비스와 수요를 일으키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체험 위주의 복합쇼핑몰 형태. 쇼핑 온 고객들이 앉아서 커피를 마시고,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다가 갈 수 있도록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고객들의 소비도 늘어났다. 시장 확대 효과다. 과거 전통시장에선 불가능한 일이었다. 대형마트 주도의 창조적 파괴가 기존 상권의 후퇴를 야기했지만 새로운 서비스 제공에 따른 신규 일자리 창출로 소매유통업 전체로 봤을 때는 고용이 늘었다. 그런데 이런 시장 확대 효과를 해외에서 발표했더니 이해를 못했다. 해외에선 이미 현대화한 소매업을 보다 더 현대화한 소매업을 대체하는 방식으로 구조 변화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미국의 월마트는 현재 아마존과 포맷 간 경쟁을 벌이고 있다. 소매유통업에선 생산성이 낮은 업체가 빠져나가고 생산성 높은 업체가 들어오면서, 즉 창조적 파괴 과정을 겪으면서 선순환이 이뤄진다. 서비스업 생산성을 높이려면 자유로운 진입과 퇴출이 필요하다. - 한국의 경우 대부분 진입규제다. 또 사회 갈등이 규제 형태로 표출되는 경우가 많다.△상황에 맞게 규제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으로 산업 간 융·복합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온·오프라인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일괄 규제는 맞지 않다. 소매업 규제의 경우 온라인 쇼핑이 확산하는 현 시점에서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규제 시스템이 과연 효율적인지 고민해봐야 한다. 지역 경계는 이미 모호해졌다. 대형마트도 관광객들이 더 많이 찾는 서울역 같은 곳은 무조건 휴일에 쉬게 하는 것이 효율성과 형평성 차원에서 올바른 방법이 아닐 수 있다. 또 공유경제 사례를 보면 우버나 에어비엔비는 소비자들이 대부분 리뷰(고객평가)에 의존해 서비스를 이용한다. 우버는 정확한 편이지만 에어비엔비는 최근 부정확하다는 논란이 많다. 이 경우 서비스 질을 보장해주기 위해 서비스 인증제, 즉 호텔 등급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우버는 다양한 연구 결과를 보면 등급제가 필요없는 것으로 나타난다. - 최근에는 온라인 독과점 논란이 새로운 화두가 되고 있다.△새로운 기술에 따른 산업 구조 변화로 아마존, 구글 등과 같은 플랫폼 기업의 독과점 문제도 다시 바라볼 필요가 있다. 과거에도 철강 등 대기업들이 나오고 난 뒤 공정거래위원회 관련 법들이 후행해서 생겼다. 지금도 똑같다. 새로운 산업에서 나온 플랫폼 기업들 중 경쟁에서 살아남은 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건 기정사실화됐다. 어떻게 잘 받아들일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우려되는 점은 플랫폼 회사가 우리나라 기업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규제를 시행하든 부작용을 해결하기 위해 정책을 펼치든 정확한 정보가 수집돼야 정확한 분석이 이뤄지는데 정보 수집이 어려울 수 있다. 해당 기업에겐 자산이 될 수 있는 정보를, 그것도 외국 기업에게 달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오히려 이런 문제를 더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 후학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인가. △경제학이 사회과학의 꽃이라고 한다. 최근 느낀 건데 경제학은 인문·사회 계열이지만 자연과학을 빠르게 받아들인 분야다. 융합해서 꽃을 피운 학문이다. 경제학 특성 중 하나가 합리성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새로운 분야를 받아들이기 아주 좋다. 경제학계에서 새롭게 성장하는 분야로 진출이 늘어날 것이다. 실제로 최근 미국 IT회사들이 경영학자들보다 오히려 경제학자들을 더 많이 고용했다. 경제학과 공학을 병행해보는 것도 추천한다. 새로운 산업들이 많이 태어나고 있는 만큼 장래성이 충분하다.
- [대체투자 부실 주의보]'경력자 돌려막기' 급급…인력양성계획 시급
-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이데일리 송길호 기자] 대체투자는 이미 자산운용전략의 핵심으로 자리잡았다. 부동산 실물자산 등 많은 대체자산들은 인플레이션 헤지기능을 내재하고 있고, 주식에 비해 가격 변동성도 작다. 대체자산 군간 다양한 전략과 조합을 통해 전통자산과의 상관관계를 낮출 수 있어 포트폴리오의 선택지를 넓힐 수도 있다. 그러나 투자기간이 대부분 5∼6년 이상 장기로 이뤄져 유동성에 제약을 받는 경우가 많다. 벤치마킹으로 삼을만한 지표가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상품구조도 복잡해 투자자는 물론 전문운용역조차 모니터링과 가치평가에 한계를 느낀다는 얘기다. 대체투자 운용에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는 건 바로 이 때문이다. ◇대체투자 파이는 커지는데 인력풀은 제한글로벌 자본시장의 흐름에 따라 금융위기 이후 국내 대체투자 시장 규모는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사모펀드(PEF), 헤지펀드, 사회간접자본(SOC)투자, 사모펀드 내 특별자산, 리츠 등을 포함한 국내 대체투자 규모는 2010년대 이후 매년 15%이상 급증, 2018년말 현재 40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추정된다.(한은 내부분석) 대표 투자 방식인 PEF의 경우 2015년 10월 사모펀드 제도개편을 계기로 진입장벽이 낮아져 2018년말 현재 583개사(약정액 74조5000억원)에 달한다.(금감원 분석) 금융위기 직후 자본시장법이 시행된 2009년(110개·20조원)이후 5.3배, 약정액 기준으로 3.7배 가량 성장한 셈이다.자연스럽게 전문운용사들이 급증하며 제한된 풀속에서 인력이동이 빈번해지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PEF를 운용하는 GP는 2018년말 현재 256개사로 3년전에 비해 80개사(53.3% ) 늘어난 상태. 이중 PEF 전업 GP만 전체의 3분의 2가 넘는 174개사에 달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나 운용사 자문사 등에서 대체투자에 조금이라도 발을 걸쳐 놓은 인력들이 삼삼오오 빠져나와 운용사를 차리고 있다”고 말했다. C운용사의 대체투자 담당임원은 “PEF나 헤지펀드 분야에선 전문성 있는 인력이 절대 부족하다”며 “새로 세팅하는 운용사의 경우 대체투자 경력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적극 영입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이 같은 상황에서 일부 중소형 기금에선 일반 공무원이 순환보직의 형태로 대체투자 운용을 맡는 경우도 있다. 운용자산 규모 120조원이 넘는 우정사업본부도 우체국 업무를 담당하던 직원이 로테이션을 통해 헤지펀드 등 고도의 전문성을 요하는 자리로 옮겨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운용사 우후죽순, 투자 부실 우려 신성환 홍익대(경영학) 교수는 “대체투자는 딜을 만들어갈 수 있는 기본 네트워크는 물론 투자프로세스 초반부터 내부통제시스템이 잘 작동될 수 있도록 철저한 리스크관리가 필요하다”며 “동일 규모의 자산을 운용한다고 할때 전통자산에 비해 5∼6배의 인력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전문성이 부족한 인력들이 경쟁적으로 시장에 뛰어들면서 투자의 부실화가 우려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외 경기 하강, 유동성 제약 등 올해 투자환경이 악화되는 상황에서도 대체투자 분야엔 고수익을 기대하는 대기자금이 계속 몰리며 일부 과열조짐을 보이고 있는 상태. 이는 곧 역량이 검증되지 않은 GP들이 난립하면서 부실운용, 부실투자의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실제 헤지펀드 전문 GP 160개사 중 절반 가량인 74개사(46.3%)가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2018년 9월말 현재) 금감원 관계자는 “시장진입 초기라 펀딩이 충분치 못한데다 인력, 전산설치 등 초기 비용이 만만치 않다”며 “진입요건이 완화되다 보니 경쟁력 없는 회사들이 많이 생긴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정삼영 대체투자연구원장은 “능력 없는 운용사들이 무분별하게 난립하면서 운용사 숫자만 보면 이미 버블 수준”이라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경제학) 교수는 “고도의 전문성을 요하는 사모펀드 시장에서 정부는 시장의 사이즈를 넓히는 데만 급급한 측면이 있다”며 “자칫 묻지마 투자를 양산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위탁운용 절대 의존…장기적으론 직접 운용 능력 배양 해야 연기금· 공제회 등 주요 LP들이 위탁운용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현상도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과도한 수수료부담은 물론 전문역량 축적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엄밀히 보면 직접운용은 거의 없다”며 “위험 대비 수익률 차원에서, 특히 인력의 전문성 제고라는 측면에서 직접운용을 확대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대체투자 위탁운용 수수료는 PEF를 기준으로 기본 보수 2%, 성과보수는 20%에 달한다. 주식형 펀드의 경우 통상 기본보수 0.5∼1%내외, 성과보수는 거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체투자를 위한 위탁운용이 비용측면에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장동헌 행정공제회 부이사장(CIO)은 “간접투자를 하기 때문에 인력이 적더라도 그나마 버틸 수는 있다”며 “그러나 (위탁운용은) GP와 LP간 이해관계가 달라 이를 조율해야 할 필요성이 있고 무엇보다 내부역량 축적이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창훈 공무원연금 자금운용단장(CIO)은 “프로젝트파이낸싱 등 전문성을 요구하는 투자의 경우 사업성과 타당성을 판별할 수 있는 의사결정 능력 정도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전문가들은 결국 전문인력 양성을 통해 장기적인 시각에서 인재풀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정삼영 원장은 “전문가집단의 기본교육과 현장의 실전 경험이 연결될 수 있는 산학 협력체계를 통해 전문인력을 길러낼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성환 교수는 “투자의 글로벌화를 통해 실력있는 해외 기관과 공동투자(Co-investment)를 확대, 그들의 노하우를 배우며 내부 역량을 축적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성태윤 교수는 “트랙레코드를 잘 갖춘 전문인력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며 “ 결국 해당 분야의 인재들이 적절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보상체계를 마련, 역량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양질의 외부 인재를 적극 유인할 수 있는 선순환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PEF(Private Equity Fund·사모투자펀드) 소수의 개인이나 기관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기업이나 부동산, 실물자산 등에 투자한뒤 이를 되팔아 차익을 올리는 펀드. 재무적 투자자(연기금·보험 등)인 LP(Limited Parther·유한책임사원)가 출자하면 GP( General Parther·무한책임사원)가 이를 운용하는 일종의 파트너십 형태로 이뤄진다.
- [대체투자 부실 주의보]대기자금 몰리는데…돈 굴릴 인재가 없다
- [이데일리 송길호 기자] 국내 유수의 A운용사 대체투자를 총괄하고 있는 K전무는 대체투자 전문인력 확보를 위해 요즘 24시간 안테나를 세우고 있다. PEF(Private Equity Fund·사모투자펀드)나 PDF(Private Debt Fund·사모부채펀드)의 딜을 전문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인력 2∼3명이 더 필요하지만 좀처럼 적임자를 찾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는 “해외 운용사들이 제안하는 (PEF나 PDF의) 딜 자체에 대한 분석 능력이 없어 일단 해당 운용사들의 브랜드만을 보고 투자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며 “한 단계 더 높은 비즈니스를 위해선 이를 입체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전문인력을 확보하는 일이 급선무”라고 말했다.PE, 헤지펀드 등 국내 대체투자는 우후죽순 늘고 있지만 정작 전문인력이 태부족하다. 대체투자시장이 급팽창하면서 민간 운용사든 공적 연기금 등 업계의 전문인력 수요는 증가하고 있지만 공급이 미처 따라주지 못해 인력난이 심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가뜩이나 대체투자에 대한 경보음이 울리고 있는 상황에서 전문 인력 부재에 따른 운용역들의 질적 하락은 운용사 난립, 묻지마 투자로 이어져 부실자산을 양산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24일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제로인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체투자 규모는 2010년대 들어 15∼25%씩 증가, 2018년말 현재 대략 400조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대표적인 대체투자 방식인 PEF의 경우 2015년말 규제완화를 계기로 급증, 그해 말 316개(약정액 58조5000억원)에서 2018년말 583개(약정액 74조5000억원)로 3년만에 배 가까이 늘었다. 반면 인력풀은 제한적이다. B운용사의 한 임원은 “대체투자는 직접 상품을 구매하고 구조화하고 위험관리를 철저히 해야 하는 등 전 과정이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한다”며 “제한된 풀 속에서 영입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내부 인력 유출 방지, 외부인재 영입에 한계를 느낀다”고 말했다. 공적 연기금이나 공제회도 예외는 아니다. 국민연금의 경우 기금운용본부의 지방이전까지 겹치면서 지난해 대체투자 인력의 20%에 가까운 10여명이 한꺼번에 조직을 떠난 상태.문제는 대체투자를 위한 대기자금은 밀려드는데 이를 적절히 운용할 양질의 인력이 부족, 무분별한 투자가 양산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전문인력 풀이 제한된 상황에서 지난 3년간 PEF를 운용중인 운용사 GP(General Partner·무한책임사원)는 89개사(167→256개), 이중 PEF 전담 GP만 80개사(94→174개)가 늘어나는 등 우후죽순 난립하면서 운용역들의 하향평준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헤지펀드를 전문으로 운용하는 160개 GP중 절반에 가까운 74개사(46.3%)가 적자를 낸 것(2018년9월말 현재)은 이 같은 맥락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성태윤 연세대(경제학) 교수는 “대체투자의 성패는 과거의 트랙레코드를 잘 갖춘 전문인력을 어떻게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전문성 있는 인력의 부족은 미흡한 리스크 관리로 이어져 부실운용의 가능성을 높인다”고 말했다. ▶대체투자(Alternative Investments) 주식·채권 등 공모시장에서 거래되는 전통적인 투자대상을 제외한 다른 모든 대상에 투자하는 방식. PE(사모주식), RE(부동산), 헤지펀드, 인프라, 천연자원 등 사모시장에서 거래되는 다양한 자산군이 대상이다. 전통자산에 투자하더라도 공매도나 차익거래, 헷징 등 비전통적인 전략을 구사한다면 대체투자에 해당한다.
- 조각과 사진이 만나니…유아인이 '다섯'
- ‘권오상의 ‘Y의 흉상들’(2016∼2018). 스티로폼을 다듬어 세운 골격 위에 일정치 않은 사각형으로 자른 유아인의 사진을 수십 장 붙인 ‘사진조각’이다. 서울 종로구 평창동 김종영미술관의 올해 첫 특별기획전 ‘미디어아트: 제3의 이미지’ 전에 나왔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실리콘을 뒤집어쓴 듯한 반질한 조각이 줄줄이 들어서 있다. 머리부터 가슴까지만 보인 채 앉은 이들은 모두 다섯. 모양과 형태를 달리했을 뿐 한 인물이다. 가까이 다가서니 비로소 ‘누구’가 확실해진다. 배우 유아인이다. 하얀셔츠, 푸른셔츠, 그조차 다 벗어버리고 상반신을 드러낸 형상까지. 그뿐인가. 같은 표정이지만 같은 얼굴은 하나도 없다. 울퉁불퉁한 입체감으로 볼륨을 준 게 마치 두 개 이상의 조각품을 한덩이로 뭉쳐놓은 듯하다. 그런데 그가 굳이 흉상의 모델이 돼 어느 미술관 공간을 차지한 이유가 뭔가. 서울 종로구 평창동 김종영미술관이 이제까지와는 좀 다른 시도로 관심을 끌고 있다. 이름 하여 ‘미디어아트: 제3의 이미지’ 전이다. 최근 부쩍 늘어난 영상설치작업 정도려니 생각하면 섭섭하다. 흔히 예술을 고민할 때 나올 법한 근본질문부터 짚어낸 전시니. 바로 이거다. 조각이니 회화니 하는 전통장르로 구분하는 ‘미술’, 문명의 이기를 입고 탄생한 ‘사진’, 그들의 경계가 과연 어디에 있는가. 맞다. 전시의 변수는 사진이고 비디오다. ‘사진과 연결한 조각·그림’ ‘비디오를 빌린 입체·설치’ 등 미술과 사진이 각자 그어놓은 금을 덥석 침범한 작업을 선뵈는 거다. 권오상의 ‘Y의 흉상들’(2016∼2018) 중 일부. 일정한 모양을 해체해 다시 조합한, ‘큐비즘조각’이라 하겠다. 전체를 균일하게 재현하는 사진과 달리 부분적으로 살필 수밖에 없는 인간의 시각체험에 방점을 뒀단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를 위해 한자리에 모인 작가는 강영길·권오상·김정희·박진호·유비호·윤영석·장유정·정정주 등 8명. 이들 중 사진전공자는 강영길과 박진호, 나머지는 정·칼·붓의 놀림이 몸에 밴 미술전공자란다. 하지만 이력서 따윈 떼버리고, 이들에게 공통으로 던진 키워드는 하나다. ‘이미지’. 전시는 그 하나의 주제어를 확대재생산한 ‘제3의 이미지’를 다채롭게 꺼내놓은 자리다. △사진과 미술, 합쳐야 살 수 있는 작품 ‘Y의 흉상들’(2016∼2018)이라 이름을 단 유아인의 흉상을 들인 작가는 권오상이다. 시작은 이랬단다. 전통조각의 특징이자 고민이라 할 무게감에서 벗어나 보자는 것. 작품은 돌을 쪼고 청동을 녹이는 자리에 대신 앉힌 ‘새로움’인 것이다. 그런 만큼 조각의 기본개념을 깬 그의 실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스티로폼을 다듬어 세운 골격 위에 일정치 않은 사각형으로 자른 유아인의 사진을 수십 장 붙인 ‘사진조각’이니까. 작품이 일정한 모양을 해체해 다시 조합한 듯한 것은 이 때문이다. 일종의 ‘큐비즘조각’이라고 할까. 권 작가의 작품은 한 점이 더 있다. ‘리버’(2015)란 여인상이다. 전시장 바닥 나무판자 위에 누워있는 여인 역시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냈다. 깎아낸 실물 스티로폼에 인터넷에서 찾은 슈퍼모델의 사진을 잘게 잘라낸 뒤 다시 붙여내는 식. 권오상의 ‘리버’(2015). 전시장 바닥 나무판자 위에 누워있는 여인 역시 유아인 흉상과 방식으로 만들어냈다. 깎아낸 실물 스티로폼에 인터넷에서 찾은 슈퍼모델의 사진을 잘게 잘라낸 뒤 다시 붙여내는 식이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권오상의 ‘리버’(2015) 뒷모습. 슈퍼모델의 사진을 모두 쓰고 모자란 부분은 다른 모델의 사진을 촬영해 조달했단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묘한 색감으로 거대한 추상화를 그려낸 듯한 평면작품은 작가 강영길의 카메라에서 나왔다. 연작 ‘더 다이내믹스’(2019)는 모두 잠수 중인 사람들을 물 밖에서 촬영한 것이란다. 굳이 손을 댄 건 일렁이는 물속에 번지는 색조를 다듬어낸 것뿐. 작가는 양수에서 태어난 인간에 주목한다. 물에서 나왔다지만 인간은 다신 물속으로 돌아가 살 수가 없다. 결국 현대를 사는 인간의 양상이 그게 아니겠느냐는 거다. 태생을 거스르며 사는 현대인의 모습이라고. 사진에서 회화를 뽑아낸 강 작가와 유사한 작업을 한 이는 작가 박진호다. 칠흑 같은 배경에 노랗고 파란 원통형의 빛 흐름을 이리저리 흘려놓았다. ‘내가 저 달을 움직였다’(2016) 시리즈다. 작품명 그대로 중심에는 ‘달’을 올렸다. 작품은 그 달을 빙빙 돌려 좌우로 또 위아래로 남긴 흔적을 좇은 것이다. 카메라를 들고 일필휘지 같은 붓그림을 그렸다고 할까. 하늘은 종이고, 달은 먹이고, 카메라는 붓인. 강영길의 ‘더 다이내믹스’(2019). 잠수 중인 사람들을 물 밖에서 촬영했다. 흔들리는 물속 흐름의 색조까지 도드라지게 잡아낸 거대한 추상화 같다(사진=김종영미술관).장르적 혼합이 보다 명쾌한, 사진과 미술의 이색적인 콜래보레이션을 꾀한 작품은 작가 김정희에게서 나왔다. ‘청춘’(2017), ‘공존’(2018), ‘선택’(2018), ‘카니발Ⅰ·Ⅱ’(2018), ‘선물Ⅱ’(2018) 등은 내용과 색, 형상은 다르지만 일괄적인 작업방식을 따랐다. 여러 장의 사물을 촬영한 뒤 칼로 정교하게 하나씩 오려내 캔버스에 입체감 있게 쌓아낸 거다. 덕분에 작품은 정면에서 보느냐 측면에서 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감흥을 주는데. 정면에선 평면, 측면에선 부조의 느낌을 내뿜는 거다. 수없이 쌓아둔 그릇·도자기를 한 가지로, 작품에는 바다·산·풍선·불상·새·양·커튼 등 뜬금없는 소재를 대거 들였다. 모두 작가의 ‘추억거리’란다. 김정희의 ‘카니발Ⅰ’(2018). 여러 장의 사물을 촬영한 뒤 칼로 정교하게 하나씩 오려낸 뒤 캔버스에 입체감 있게 쌓아내 완성했다(사진=김종영미술관).김정희의 ‘카니발Ⅰ’(2018)을 측면에서 바라봤다. 한 겹씩 커튼으로 만든 배경, 한 점씩 붙여낸 도자기가 영락없이 부조다(사진=김종영미술관).이외에도 작가 정정주의 ‘전일빌딩’(2018). 다섯 살이던 1980년 5월 광주의 기억을 더듬었단다. 당시의 역사적 건물인 ‘전일빌딩’을 실측해 모형으로 세웠다. 그 안에 장치한 4대의 비디오카메라는 관람자가 건물 안에 있는 듯한 시점을 벽면 프로젝트에 계속 투사한다. 이들 옆을 지키는 것은 작가 유비호의 흑백영상 ‘꽹그랑꽹꽹깽’(2018). 독일 베를린의 어느 광장에서 지나가는 행인에게 손거울을 쥐어주고 빛을 반사하게 한 뒤 편집한 독특한 영상이다. ‘행인 1’ ‘행인 2’의 고독한 존재감을 서정적으로 담았다고 할까. 정정주의 ‘전일빌딩’(2018). 1980년 5월 광주 당시의 ‘전일빌딩’을 실측해 모형으로 세웠다. 뒤쪽 영상은 건물 안에 장치한 4대의 비디오카메라가 건물 안에서 밖을 내다보는 장면을 투사한 것이다. 오른쪽으로 유비호가 베를린의 한 광장에서 촬영했다는 비디오영상 ‘꽹그랑꽹꽹깽’(2018)이 보인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또 인공자연인 ‘식물원’을 촬영한 풍경과 직접 제작한 인공물을 나란히 걸어 허상인 자연의 딜레마를 드러내려 한 장유정의 ‘흐름’(2019) 시리즈, 인간이 범하는 감각의 오류를 빛과 착시현상을 이용한 렌티큘러 작업으로 잡아낸 윤영석의 ‘창 안의 한나’(2018), ‘네온’(2018) 등도 나왔다. △순혈주의 고집은 비극적 종말일 뿐 “기계로 재현한 이미지라는 태생적 한계만 보는 분위기, 서로 섞는 일은 상상조차 하지 않는 순혈주의.” 전시를 기획한 박춘호 학예실장의 말이다. 사진계와 미술계가 따로 놀 수밖에 없는 현실을 꼬집어낸 거다. 사진과 동영상이 차고 넘치는 시대에 이들이 없는 셈 친다고 과연 미술이 고고히 살아남겠느냐는 생각을 에둘렀다. 게다가 시대도 바뀌지 않았나. 처음 발명한 1839년 즈음 사진은 부와 기술의 상징이었으니까. 그 후로 180년. 사진은 누구나 찍고 소유할 수 있는 소모품이 된 지 오래다. 뒤늦었지만 사진과 미술이 제대로 협업하는 의기투합이 절실하단 뜻. 전시는 그 충실한 보고다. “순혈주의의 고집은 비극적 종말이더라”는 세상살이의 단순한 법칙을 흥미롭고 감각적으로 꺼내놨다. 4월 7일까지. 서울 종로구 평창동 김종영미술관의 올해 첫 특별기획전 ‘‘미디어아트: 제3의 이미지’ 전 전경. ‘Y의 흉상들’이 바닥의 ‘리버’, 벽면의 ‘더 다이내믹스’, 또 멀리 유영석의 ‘네온’을 바라보고 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
- [김보영의 키워드]인종차별·올가미 논란...'미닝아웃' 외면한 패션계
- 끊이지 않는 사건 사고로 한 주 간 수많은 정보들이 홍수처럼 넘쳐 흐르고 있습니다. 아울러 빠르게 변하는 세태를 반영한 시사 용어와 신조어들도 끊임없이 나오고 있죠. 스냅타임에서 한 주를 강타한 사건과 사고, 이슈들을 집약한 키워드와 신조어들을 알기 쉽게 정리해주는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매주 일요일 하나의 키워드를 한 주 간 발생한 이슈들과 엮어 소개해보려 합니다. 최근 런던 패션쇼에서 선보였다가 '자살 패션' 논란으로 물의를 빚은 버버리의 후드티. (사진=뉴시스)구찌의 '흑인 비하 패션' 등 전통 명품 브랜드들이 최근 인종차별 논란으로 잇따라 구설에 오른 데 이어 최근 영국 명품 브랜드인 버버리에서도 런던 패션쇼에서 선보인 후드 티셔츠의 목에 '자살', '교수형' 등을 연상케 하는 올가미 모양 매듭 장식을 달아 전세계적인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이들 브랜드는 논란이 불거지자 곧바로 공식 사과 입장을 밝히고 해당 제품들을 판매 중단 및 회수 조치했지만 여파가 금방 가라앉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소식이 급속히 퍼지면서 유명인들은 물론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이들 브랜드를 보이콧하겠다는 움직임까지 보이는 추세이기 때문입니다.단순히 '먹고', '입고', '걸치기' 위해 가성비와 전통, 품질만을 따져 소비를 하던 시대는 저물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고자 이들의 '시각적 취향' 뿐 아니라 '사회적 가치관'까지 읽어내야만 기업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가 찾아왔다고 말합니다. 자신의 사회적 가치관과 신념을 소비를 통해 표현하려는 '미닝아웃'(Meaning Out)이 전세계적 트렌드가 되고 있기 때문이죠. 수십, 수백년 전통을 자랑하는 해외 명품 브랜드 기업도 이같은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가격·품질 대신 '가치'에 지갑 연다...'미닝아웃' 소비 대세미닝아웃은 '신념'을 의미하는 '미닝(Meaning)'이란 단어와 '벽장 속에서 나오다'란 뜻을 지닌 '커밍아웃(Coming out)'이란 단어를 결합해 탄생한 신조어입니다. 자신이 간직한 정치적, 사회적 신념과 가치관을 소비 행위를 통해 표현하고 이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타인에게 적극적으로 노출함으로써 인식 변화를 촉구하려는 문화적 행태를 말하죠.2019년을 사는 소비자들은 이제 자신의 신념과 가치관에 부합하는 사회적 행동을 보이는 기업에 지갑을 열고, 그에 맞지 않는 기업의 상품과 서비스는 거릅니다. 이같은 현상은 특히 2030 청년 세대들 사이에서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습니다.기존 세대가 자신의 정치적, 사회적 생각을 드러내기를 꺼리는 사회적 분위기에서 자라왔다면, 지금의 젊은 세대는 거침없이 자신의 감정과 신념, 의견을 타인에게 표현합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발달은 이같은 현상을 더욱 강화하고 있죠. 청년들은 자신의 SNS에 해시태그()를 달아 다양한 현안에 목소리를 냅니다.아울러 소비를 자신의 표현하는 하나의 방식으로 여기는 문화적 트렌드도 확산하고 있습니다. 정치, 사회적 논란에 휩싸인 브랜드와 기업이 제공하는 상품 소비는 당당히 거부하고, 친환경·성평등·인종 간 화합 등 가치관을 구현해내려는 기업의 상품을 적극적으로 소비하려 합니다. 또 이를 SNS 해시태그로 적극 알려 타인의 동참을 유도하기도 합니다. 디올의 ‘We Should All Feminist(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돼야 한다)’ 티셔츠 (사진=디올)미닝아웃 소비의 중심 패션계...'메시지 패션' 화두 미닝아웃 활동은 최근 들어 더욱 생활 속 깊이 자리잡아 소비자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특히 패션계는 미닝아웃의 영향을 받는 대표적인 영역입니다. 특정 가치관을 담은 슬로건을 표방한 패션 아이템으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패션계의 화두가 '메시지 패션'이었을 정도입니다.해외 명품 브랜드 디올에서 이같은 현상을 먼저 포착해 'We should all be feminists(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돼야 한다)'는 문구가 담긴 티셔츠를 선보여 미닝아웃 소비에 탄력을 불어넣었습니다. 많은 유명인들이 해당 티셔츠를 입어 인증샷을 올렸고 비슷한 가치관을 담은 다른 업체들의 상품들이 잇따라 출시되기도 했죠.국내에서는 세월호를 상징하는 노란 리본 아이템과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돕는 마리몬드 제품, 수익금 일부를 유기 동물을 위해 쓰는 'SAVE US'(세이브 어스) 상품 등이 지금도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한 업계 관계자는 "패션과 광고 분야는 소비자의 동향을 발 빠르게 읽고 반영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만큼 달라지는 사회의 흐름과 변화에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미닝아웃족을 사로잡고자 사회적 공헌 활동 및 캠페인에 열을 올리는 움직임이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흑인을 인종차별적 이미지로 표현해냈다는 논란에 직면해 판매가 중단된 구찌의 스웨터. (사진=인스타그램화면 갈무리)명품 브랜드의 시대착오...인종차별·자살패션 뭇매에 보이콧그럼에도 명성과 전통, 고가(高價)를 표방한 주요 해외 명품 브랜드 기업은 이같은 변화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는 듯합니다.최근 세계적인 명품 패션 브랜드 버버리가 '자살 패션', '노예 패션' 논란에 직면해 비난을 받았습니다. 이에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명품업계의 '무개념 디자인'에 분노해 패션계 전반에 자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버버리는 지난 15~19일 영국에서 열린 런던 패션 위크에서 후드가 달린 의상을 선보였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습니다. 털이 달린 따뜻한 겨울 의상에 달린 후드 끈과 매듭이 모델의 목에 올가미를 걸어둔 것을 연상케 했기 때문이죠.쇼에 출연한 모델 리즈 케네디는 지난 1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해당 의상 사진을 올려 문제를 먼저 알렸습니다. 그는 "자살은 패션이 아니다. 화려하거나 멋지지 않다. 이번 쇼가 청년에게 그들의 목소리를 내라는 메시지에 주안점을 뒀던 만큼 말한다"며 "특히 어린 층을 겨냥한 이번 라인에서 어떻게 이 제품을 간과하고 (통과시켜도)괜찮다고 생각한 것인가)"라고 강하게 비난했습니다.네티즌들의 분노에 마르코 고베티 버버리 CEO는 이틀이 지난 19일 성명을 내고 "2019 가을·겨울 시즌 런웨이 컬렉션 '템페스트(tempest)'에서 선보인 옷 중 하나에서 발생한 논란에 깊이 사과한다"며 "해당 제품은 컬렉션에서 빠졌으며 관련 이미지도 모두 삭제했다"고 입장을 밝혔지만 논란을 잠재우지는 못했습니다. 흑인 비하 논란으로 판매가 중단된 프라다의 키링. (사진=프라다)버버리 논란이 빚어지기 불과 며칠 전에는 구찌, 프라다 등 명품 브랜드의 인종차별 논란이 불거졌습니다.지난 7일(현지시간) BBC 보도에 따르면 구찌는 최근 흑인 얼굴을 형상화한 스웨터를 출시했다가 인종차별 논란이 거세지자 사과 성명을 내고 해당 제품의 판매를 중단했습니다.문제가 된 제품은 목부터 눈 아래까지 부위를 덮는, 입 주변에 구멍을 내고 붉은 입술 패턴을 새겨넣은 검정 스웨터였습니다. 이 옷은 지난해 2월 열린 '2018 가을·겨울 패션쇼'에도 등장해 검정 피부에 커다란 입술로 상징되는 흑인의 인종차별적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습니다. 사과 성명을 내고 해당 제품의 판매를 즉각 중단했지만 래퍼 솔자보이, 러셀 시몬스 등 할리우드 유명 흑인 스타들이 모든 구찌 제품의 보이콧을 선언하는 등 떨어진 위상을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앞서 프라다에서도 지난 달 흑인의 얼굴을 인종차별적으로 묘사한 키링(Key Ring·열쇠고리)을 출시해 곤욕을 겪었습니다. 돌체앤가바나(D&C)에서도 지난해 중국인 여성이 젓가락으로 피자와 파스타 등 음식을 먹는 모습을 광고로 우스꽝스럽게 연출한 뒤 강한 반발에 직면해 중국 상하이 패션쇼가 취소된 바 있습니다.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명품 패션업계에서 이같은 일들이 반복되는 이유와 관련해 "이러한 실수가 업계 내부에서 반복되는 이유는 기업 의사결정조직 내 인종적, 문화적 다양성이 부재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미국계 헤드헌팅 업체 스펜서 스튜어트가 S&P 500 상위 2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 보고서에서도 이같은 문제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해당 보고서는 "전세계 소비층을 사로잡고 사회적 메시지를 담아내기 위해 이사회 내 다양성 확보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때보다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변화가 없다"며 "소수 인종이 관리자에 의해 대표되는 비율이 지난 5년~10년 사이 큰 변화가 없다는 점이 이를 보여준다"고 비판했습니다./스냅타임
- 文 ‘신남방’·모디 ‘신동방의 시너지…더 가까워진 한·인도(종합)
- 문재인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2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한·인도 정상 공동기자회견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손을 굳게 맞잡았다. 한국의 신남방정책과 인도의 신동방정책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양국간 ‘특별 전략적 동반자관계’의 심화를 재확인한 것이다. 특히 지난해 7월 문 대통령의 인도 국빈방문에 이어 모디 총리가 우리나라를 국빈 방문하면서 양국 관계는 한층 가까워졌다. 상호 국빈방문과 극진한 환대가 이어지면서 양 정상의 우의도 돈독해졌다. 이를 통해 요가와 명상의 나라로만 알려졌던 인도가 대한민국의 핵심 우방국으로 떠오른 것이다. 모디 총리는 26·27일 국빈 방한 기간 동안 다양한 화제를 뿌렸다. 문 대통령의 인도국빈 방문 당시 전체 일정의 절반 이상을 모디 총리와 소화하면서 돈독한 우정을 과시했던 것 이상이었다. 26일에는 서울 연세대에서 열린 마하트마 간디 흉상 제막식에 참석하고 저녁에는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로 이동해 친교만찬을 가졌다. 27일에도 청와대에서 공식환영식에 이어 단독·확대정상회담, 양해각서 서명식, 공동기자회견, 국빈오찬 등의 일정을 함께 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모디 총리가 선물한 인도 전통의상인 ‘모디 재킷’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모디 총리 역시 지난해 11월 인도 디왈리 축제에 김정숙 여사가 주빈으로 참석한 것에 사의를 표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지한파’ 모디 총리 “한국, 인도발전의 가장 모범적 모델”모디 총리는 이번 방한에서 ‘대한민국’에 대한 애정을 적극 드러냈다. 모디 총리는 지난 2000년대 초반 구자라트주 총리 시절부터 “대한민국이 인도의 롤 모델”이라며 적극적인 벤치마킹 의지를 밝혀온 지한파였다. 이번 방한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모디 총리는 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이후 이어진 공동기자회견에서 “한국의 모델이 아마도 인도 발전에 있어서 가장 모범적인 모델일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고 말했다. 한·인도 양국의 공동협력을 강조한 외교적 수사로 볼 수 있지만 더할 나위 없는 최고의 찬사다. 모디 총리는 아울러 “우리는 한국을 인도의 경제 대전환에 있어서 대단히 소중한 파트너로서 생각하고 있다”며 양국간 교역무역투자 확대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문 대통령 역시 인도와의 적극적인 협력 의지를 나타냈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비롯해 모디 총리와 함께한 일정에서 “마하트마 간디 탄생 150주년이자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인 올해가 양국 국민에게 뜻깊은 해”라면서 신남방정책 가속화 의지를 내비쳤다. 문 대통령은 특히 인도 측의 원전건설 참여 요청에 “한국은 지난 40년 동안 독자적인 기술로 원전을 건설하고 운영해왔다”며 “인도가 원전을 건설한다면 한국의 업체들이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세일즈 외교에도 나섰다. 또 우주분야 협력 의지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우리나라는 위성기술은 좋은데 발사체가 부족하다”며 “인도에 가장 원하는 협력 분야가 우주 분야”라고 말했다. 이밖에 양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체류허가 연장과 단체관광비자 발급 등 인적·문화교류 활성화 △허왕후 기념우표 공동발행 △뉴델리에 인도군 한국전 참전기념비 건립 △2030년까지 교역액 500억불 달성 △한·인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개선 협상 마무리 △철도·항만 등 인도의 인프라사업 협력 △4차산업혁명 공동 대응 등도 합의했다. ◇“형제이자 친구” 보다 끈끈해진 文대통령과 모디문 대통령과 모디 총리의 끈끈해진 모습은 22일 정상회담 이후 이어진 국빈오찬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양 정상은 서로를 “형제이자 친구”로 부를 정도였다. 문 대통령은 오찬사에서 “저의 형제이자 친구인 모디 총리님”이라며 환대했고 모디 총리도 저의 형제이자 친구인 문재인 대통령님“이라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또 오찬사를 시작할 때 “나마스까르(안녕하십니까)”라고 인사를 건넸다. 모디 총리도 이에 한국어로 “안녕하십니까”라고 또박또박 인사를 건넸다. 아울러 이 자리에는 한·인도 양국의 경제협력을 상징하듯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 우유철 현대로템 부회장, 김영주 무역협회장,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 등 재계 인사들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문 대통령과 모디 총리는 신남방정책과 신동방정책의 시너지 효과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인도의 신동방정책과 한국의 신남방정책은 서로 맞닿아 있다”며 “우리의 만남 이후 양국의 교역액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방산협력의 역사를 다시 썼다. ‘사람, 상생번영, 평화’를 위한 협력으로 양 국민이 더욱 행복하고 잘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디 총리 역시 “신남방정책과 신동방정책간에는 여러 접점이 있다”며 “더 나은 미래, 번영, 평화라는 공통의 비전이 양국 간에 계속해서 좋은 방향으로 그렇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인도는 한반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며 “지난 세월의 긴장과 여러 가지 우려들이 희망으로 변모하는 것들은 전적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리더십 덕분”이라고 추켜 세웠다.
- 文대통령, 모디 총리와 국빈 오찬…이재용·정의선 등 참석
- 문재인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2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빈 오찬에서 건배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우리나라를 국빈 방문중인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위한 오찬을 주최했다. 청와대 영빈관에서 진행된 이날 오찬에는 인도측 공식수행원을 포함해 70여명이 참석했다. 특히 우리측에서는 한-인도 협력사업과 관련해 재계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 우유철 현대로템 부회장, 김영주 무역협회장,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 등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오찬사에서 “작년 7월 인도 국빈 방문시 모디 총리님의 깜짝 제안으로 함께 지하철을 타고 노이다 신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기억이 생생하다”며 “7월 국빈방문과 11월 아내의 인도 방문을 모디 총리가 따뜻하게 환대해 준데 대한 감사 인사를 전하며, 양 정상 간의 우의만큼이나 양국 관계도 더욱 깊어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인도의 신동방정책과 한국의 신남방정책이 서로 맞닿아 있는 가운데, 작년 양국 교역액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그 어느 때보다 양국간 고위급 교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며 “사람, 상생번영, 평화를 위한 협력으로 양 국민의 행복한 삶을 위해 계속 긴밀히 협력해 나가자”고 했다. 이날 오찬 음식으로는 강된장과 초당두부, 골동반 등 우리 전통음식을 기본으로, 인도식 통밀빵, 렌틸콩과 칙피스콩 수프, 요거트 드레싱을 곁들인 샐러드 등이 함께 제공됐다. 양 정상을 비롯한 오찬 참석자들은 한국과 인도 전통악기의 앙상블 연주와 허왕후의 이야기를 담은 한국 전통무용, 그리고 양국의 미래를 상징하는 인도문화원 어린이합창단의 노래를 감상하며 양국 간 우호를 다졌다.
- 文대통령 "한-인도 세계 평화 위해 손잡고 나가자"…모디 총리와 국빈오찬
- 문재인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빈 오찬에서 참석자들과 건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한국, 인도 양국이 세계 평화를 위해 굳게 두 손을 잡고 나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우리나라를 국빈 방문중인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위한 국빈 오찬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오찬에는 특히 한-인도 협력사업과 관련해 재계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 우유철 현대로템 부회장, 김영주 무역협회장,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 등도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여름 인도를 방문했을 때 우리는 11차례 만남과 많은 대화를 통해 깊은 우정을 나눴다”며 “특히 총리님의 깜짝 제안으로 함께 지하철을 타고 삼성 노이다 신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기억이 생생하다. 인도 국민들의 따뜻한 환대에서 총리님에 대한 사랑과 존경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총리님께서 보내주신 모디 자켓도 아주 감사하다. 몸에 맞춘 듯 편해 자주 입고 있다. 제 아내의 다왈리 축제 참석 때도 여러모로 챙겨주셨다. 각별히 마음써줘서 감사하다”며 “저의 형제이자 친구인 모디총리님, 저는 우리가 나눈 우정의 깊이 만큼 양국관계도 더 깊어질거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특히 “인도의 신동방정책과 한국의 신남방정책은 서로 맞닿아 있다. 우리 만남 이후 양국의 교역액은 역대 최고치를 이루고 방산협력의 역사를 다시 썼다”며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한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양국에 중요한 해인 올해 한국과 인도가 세계 평화를 위해 역할을 하자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올해는 양국 모두에게 아주 중요한 해이다. 인도 마하트마 간디 탄생 150주년이며, 한국은 3.1 독립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해”라며 “어제 총리님과 간디 기념 동상 제막식에 참석했다. 마하트마 간디 정신을 기릴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양국이 세계평화를 위해 굳게 두 손을 잡고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모디 총리는 문 대통령의 이같은 환대에 한국말로 “안녕하십니까”라고 인사를 하며 화답했다. 모디 총리는 “제가 인도총리로서 이번에 두 번째 방한이다. 오늘 다시 서울에 오게 돼서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지난 2년간 문재인 대통령과 3번 만났고 언제든지 만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하곤 한다. 이 만남을 통해 저희의 생각과 비전이 동일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모디 총리는 “유명한 시인 타고르는 1929년 동방의 등불이란 시를 통해서 한국 국민의 힘과 저력과 밝은 미래에 대해서 전한 바 있다. 양국관계를 보여준다고 생각한다”며 “아주 오랫동안 진행됐던 한국전쟁 당시 인도인들이 한국 도울 기회 있었다. 이것은 양국관계에 있어서 새로운 장을 연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양국관계는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고 있고 함께 많은 일을 겪어왔다. 양국 간에는 친밀감과 유대감이 있고 공통된 꿈이 있다”며 “저희 양국 관계가 확대되고 있는 것은 인도의 젊은이들이 김치와 K 팝을 좋아한다는 점에서 발견할 수 있다. 이것은 양국관계의 미래가 밝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모디 총리는 또 “대통령님이 추진하는 신남방정책과 제가 추진하고 있는 신동방정책 간에는 여러가지 접점 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 사실은 양국이 동일한 소망 품고 더 나은 미래 번영, 평화를 향해 나가는 소망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모디 총리는 아울러 한반도 평화 정책에 대한 지지도 나타냈다. 모디 총리는 “인도는 한반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긴 세월 긴장과 위협이 희망으로 변모하는 것을 보고 있다”며 “이것은 전적으로 문대통령의 의지와 리더십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비핵화와 또 평화를 향한 여정을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찬 메뉴로는 강된장과 초당두부, 골동반 등 우리 전통음식과 함께 인도식 통밀빵, 렌틸콩과 칙피스콩 수프, 요거트 드레싱을 곁들인 샐러드 등이 함께 마련됐다.
- ‘간디 비폭력 되새기고 롯데타워서 친교만찬’…文대통령과 모디의 뜨거운 우정
- 문재인 대통령과 국빈방한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1일 오후 서울 연세대에서 열린 간디 흉상 제막식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국빈 방한 중인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친교행사를 나누며 우의를 다졌다. 문 대통령은 서울 연세대 캠퍼스에서 열린 마하트마 간디 흉상 제막식에 참석한 것은 물론 저녁에는 서울 잠심 제2롯데월드 타워를 방문, 서울시내 야경을 관람하면서 친교 만찬도 함께 했다. ‘신남방정책’을 강조해온 문 대통령과 ‘신동방정책’에 무게를 둬온 모디 총리가 우의를 다지는 뜻깊은 하루를 보낸 것이다. 문 대통령은 세계 주요국 정상 중 모디 총리와 유독 각별한 인연을 이어왔다. 지난해 7월 인도 국빈방문 당시 절반 이상의 일정을 모디 총리와 소화하는 극진한 환대를 받았다. 모디 총리는 외국 정상과는 최초로 간디기념관을 방문하는 파격도 선보였다. 이후 모디 재킷으로 불리는 옷을 문 대통령에게 선물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아울러 김정숙 여사는 지난해 11월 모디 총리의 초청으로 인도 디왈리 축제에 주빈으로 참석하기도 했다. ◇‘신남방’ 文대통령·‘신동방’ 모디 총리, 간디 위대한 정신 계승 다짐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4시 서울 연세대 신촌캠펴스 백양누리에서 열린 간디 흉상 제막식에 참석했다. 이번 흉상 제막식은 인도 정부가 세계 각국에서 추진 중인 간디 탄생 15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이다. 평화·비폭력 사상을 바탕으로 인도의 독립과 세계 평화에 공헌한 간디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열렸다. 특히 한국과 인도의 경우 식민지배와 독립운동이라는 역사적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었다. 이 자리에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허동수 GS칼텍스 회장, 김용학 연세 총장도 함께 했다. 문 대통령은 축사에서 “간디의 위대함은 어떠한 폭력과 위협에도 굴하지 않고, 진리의 편에서 평화의 길을 걸었다는 데 있다”며 “올해는 한국에도 뜻깊은 해이다. 국민의 힘으로 독립을 외친 3.1독립운동과 대한민국의 뿌리인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다. 최근에는 한반도 평화에 큰 진전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평화로 가는 길은 없다. 평화가 길이다’는 간디의 가르침들이 더 깊이 와 닿는다”며 “간디의 위대한 정신이 한반도를 넘어 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으로 실현되길 간절히 기원한다”고 희망했다. ◇靑 외부서 최초 친교만찬…서울야경 관람과 친교만찬으로 우의 다져간디 흉상 제막식에 이어 저녁에는 서울 잠실에 위치한 제2롯데월드타워에서는 친교행사와 만찬이 이어졌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 경내가 아닌 외부에서 해외정상과의 친교만찬이 열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친교만찬 장소가 롯데월드타워로 선정된 것도 이색적이다. 서울시내 야경을 바라보면서 21세기 대한민국의 발전상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모디 총리는 지난 2000년대 초반 구자라트주 총리 시절부터 “대한민국이 인도의 롤 모델”이라며 적극적인 벤치마킹 의지를 밝혀온 바 있다. 문 대통령과 모디 총리는 오후 6시 25분께 롯데월드타워에 도착해 서울스카이 전망대에서 시내 야경을 관람했다. 이 과정에서 일반 관람객들과 자연스럽게 인사도 나눴다. 문 대통령과 모디 총리는 이어진 친교만찬에서 덕담을 주고받으며 우의를 다졌다. 만찬 메뉴는 엄격한 채식주의자인 모디 총리를 배려해 채식 위주의 전통 한식이 선보였다. 솥밥과 냉이토장국을 기본으로 갓옹심이, 우엉잡채, 가지선, 무만두, 버섯구이, 두부구이, 청포묵산적이 올랐다.문 대통령과 모디 총리는 이 자리에서 양국이 공유하는 식민지배의 경험과 독립운동의 역사, 간디와 3.1운동으로 대변되는 평화·비폭력의 정신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양국이 역내 평화와 번영을 위해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가자는데 뜻을 같이 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인도 정부와 모디 총리가 우리 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변함없이 성원해주고 있다”며 사의를 표했고 모디 총리는 “양국이 이뤄 온 경제발전과 민주화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서로의 발전을 견인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한편 모디 총리는 국빈 방한 이틀째인 22일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특별 전략적 동반자관계’를 재확인하고 △교역·투자 △인적·문화 △인프라 △과학기술·우주·방산 등의 분야에서 실질협력 확대 및 미래지향적 발전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방산분야 협력도 관심사다. 정부가 인도에 3조원 규모의 대공무기 수출을 추진 중에 있지만 현지 시험평가에서 탈락한 러시아의 반발이 거세 최종 결과를 낙관할 수 없기 때문이다.
- '60주년' 이미자 "'천박하다' 꼬리표에도 잘 지탱해 왔다"
- 이미자(사진=노진환 기자)[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60년이 흐르고 나니 지금까지 잘 절제하면서 지탱해왔구나 생각이 듭니다. 자부심까지 갖게 됩니다.”‘국보급 가수’ 이미자가 데뷔 60주년을 맞아 이 같이 소감을 밝혔다. 이미자는 21일 서울 중구 소공로 조선호텔에서 열린 60주년 기념 음반 및 신곡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1960년대 초 ‘동백 아가씨’가 히트하면서 가장 바쁘고 기뻐야 했을 때 항상 꼬리표가 붙어있었다. 이미자의 노래는 질이 낮다, 천박하다, 상급 클래스 사람들에게는 창피하다, 술집에서 젓가락을 상에 두드리며 부르는 노래라는 것이었다”며 “소외감에서 힘들었고 발라드 풍 노래로 바꿔볼까라는 생각도 했지만 참고 견뎌왔다”고 말했다.1959년 ‘열아홉 순정’으로 데뷔한 소녀는 어느새 팔순을 앞에 둔 나이가 됐다. “이 자리에 온 기자들의 부모님들, 대한민국 모든 분들의 부모님들의 사랑이 컸기에 제가 이 뜻깊은 자리를 갖게 됐다”는 말에서는 연륜이 전해졌다. ‘서울의 아가씨’(63년), ‘동백 아가씨’(64년), ‘흑산도 아가씨’(65년), ‘섬마을 선생님’(66년), ‘빙점’(67년), ‘여자의 일생(68년), ’기러기 아빠‘(69년), ’아씨‘(70년), ’못잊을 당신‘(71년), ’여로‘(72년), ’낭주골 처녀‘(73년), ’정든섬‘(74년), ’안오실까봐‘(75년), ’모정‘(78년), ’노래는 나의 인생‘(89년) 등 히트곡들은 대한민국 근현대사 속 이미자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1960년대 힘들고 배고팠던 시기부터 대한민국 어머니들의 애환, 아픔을 담은 노래들로 그들을 위로했던 게 이미자였다. “60년 동안 정말 보람된 일도 많이 있었지만 힘들고 어렵고 견디기 힘든 시기가 더 많았습니다.” 이미자는 가장 힘들었던 시기로 자신의 3대 히트곡 ‘동백아가씨’, ‘섬마을 선생님’, ‘기러기 아빠’가 1968년 모두 금지곡으로 지정됐던 때를 꼽았다. 이미자는 “35주간 KBS 차트 1위를 했던 곡이 한순간에 차트에서 사라졌고 무대도 할 수 없었다”며 “목숨이 끊어지는 것과 같은 일이었다”고 말했다. 그 시기를 견뎌올 수 있었던 원동력은 팬들이었다. 금지곡으로 지정된 노래들을 팬들은 한사코 불러줬고 그 힘으로 버텼다고 했다.이미자는 60주년을 맞아 신곡 ‘내 노래, 내 사랑, 그대에게’가 포함된 기념 음반을 발매한다. 50주년 기념곡 ‘내 삶의 이유 있음을’ 발매 이후 10년 만의 신곡이다. ‘역사의 뒤안길을 함께 걸으며 동백꽃도 피고 지고 울고 웃었네. 내 노래 내 사랑 내 젊음 다시 만날 수는 없어도 나 그대와 함께 노래하며 여기 있으니 난 행복해요’라는 가사에는 가수로서 이미자의 역사와 마음이 담겼다.이미자는 이번 앨범을 3장의 CD로 구성했다. CD1은 ‘감사’라는 타이틀로 자신의 주제가, 대곡, 기념곡이라고 생각되는 노래들, CD2는 ‘공감’을 주제로 ‘동백 아가씨’부터 자신의 원조가 되는 전통가요들을 담았다. CD3은 ‘순수’을 주제로 사라져가는 전통가요들을 자신의 목소리로 녹음했다. CD 한장당 20곡씩 총 60곡이 담겼다.이미자는 특히 CD3에 의미를 부여했다. 이미자는 “한국 대중음악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노래들은 나라 잃은 설움, 배고픈 설움, 시련과 한의 위안이 됐다. 그 고마운 노래들이 사라져가는 것은 우리 가요의 뿌리가 사라져 가는 것이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어 “요즘 서구풍 노래에 우리 가요가 파묻힌다. 가사는 슬픈데 슬픈 표정도 없이 가슴 아픔을 전달하지 못한다”며 “가사와 감정이 가장 잘 전달되는 노래가 우리 가요라고 생각한다. 내가 세상에 없어도, 수십년이 흘러도 그 뿌리가 남아있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