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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단풍 물러선 자리, 웅장한 자태 드러낸 바위산을 오르다
- 월출산의 명물인 구름다리와 거대한 사장암의 모습[영암(전남)=글·사진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전남 영암 들녘의 한복판에는 거대한 산이 있다. 호남의 소금강으로 불리는 월출산이다. 나무보다 기암괴석이 우거진 바위산으로, 산 전체가 국립공원이다. 최고봉인 천왕봉(809m)을 중심으로 온갖 형상의 바위들이 집결해 수석 전시장을 방불케 한다. 사시사철 많은 이들이 찾지만, 정작 월출산을 올라본 이들은 많지 않다. 거칠고 위태로워 보이는 압도적인 풍모에 주눅이 들어 오를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옛 선인들이 월출산을 오르지 않고 멀리서 보면서 노래했던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렇게 바라만 보던 월출산을 올랐다. 나무의 낙엽이 떨어지면서 그동안 가려져 있던 월출산 암릉이 우람한 자태를 드러내고 있었다.◇13개의 또 다른 이름을 지닌 월출산산행에 앞서, 월출산에 대해 알아보자. 월출산은 전남 영암과 강진군 사이에 우뚝 솟은 바위산이다. 외형적으로 어디를 둘러보나 감탄이 절로 나온다. 그도 그럴 것이 월출산은 설악산, 주왕산과 더불어 국내 대표적인 3대 바위산으로 꼽힌다. 국내에서 가장 작은 국립공원이면서, 한반도 최남단의 산악 국립공원으로 꼽힌 이유도 여기에 있다.산의 기운도 심상치가 않다. 월출산은 양의 형세에 음의 기운을 동시에 지녔다. 톱날처럼 솟은 거친 바위에서는 양의 기운이, 밤에 산허리에 걸린 달의 모습에서는 음의 기운이 가득하다. 그러면서도 이 모든 기운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것이 월출산이다.월출산의 명물인 구름다리와 거대한 암릉이런 모습에 선인들은 월출산에 여러 이름을 붙였다. 누구는 산에서 마치 달이 생겨난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월생산’이라고도 했고, 산 위로 뜬 달이 보배 같다고 해서 ‘보월산’이라고도 했다. 지금은 ‘달 뜨는 산’이라는 뜻의 월출산으로 불린다. 우리나라 산치고 달이 뜨지 않는 산이 있을까마는, 선인들은 월출산의 ‘달 뜨는 경치’를 으뜸으로 쳐왔다. 영암(靈岩)이라는 지명도 월출산의 영험한 바위에서 유래했다. 이 외에도 화개산, 금저산, 천불산, 지제산, 월산, 낭산 등등. 월출산에는 13개의 다른 이름이 있다. 월출산이 가진 오묘한 매력에 이름짓기 좋아하는 호사가들이 너도나도 이름을 가져다 붙인 결과였다.월출산의 명물인 구름다리이 산의 매력에 빠진 선인들의 평도 다양했다. 조선시대 문인인 김극기는 “푸른 낭떠러지와 자색 골짜기 만 떨기가 솟고, 첩첩한 봉우리는 하늘을 뚫어 웅장하며 기이함을 자랑한다”는 글을, 김시습은 월출산을 찾아 “호남에서 제일가는 그림 같은 산이 있으니, 달은 정천에 뜨지 않고 산간을 오르더라”라고 썼다. 또 조선시대 ‘택리지’를 쓴 이중환은 “돌 끝이 뾰족뾰족해 날아 움직이는 듯하다”고 월출산을 표현했다.국경 너머 중국에서도 월출산의 이름은 알려졌다. 동국여지승람에는 월출산을 일러 ‘본국 밖에서는 화개산이라 칭한다’고 썼는데, 산 이름에 빛날 화(華)에 덮을 개(蓋)란 이름을 쓴 것은 문수보살이 여기에 이르렀을 때 구름이 월출산 정상 위에 떠서 빛났기 때문이었다는 것이다.백룡산 자락에 들어서 있는 ‘덕진차밭’에서는 월출산의 정면으로 마주볼수 있다.◇차마 오르지 못하고, 바라볼 수밖에 없는 산월출산은 ‘오르는 산’이 아닌 ‘보는 산’에 가까웠다. 과거엔 산의 위용 자체가 너무나 대단했기에 차마 오를 엄두를 못 내서다. 최고봉인 천황봉을 비롯해 구정봉, 사자봉, 주지봉 등이 동에서 서로 하나의 작은 산맥을 형성하고 있는데, 너른 평원 위에서 보면 거칠고 험준한 바위들로 솟아 있어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위엄으로 가득했다. 거친 구간마다 철제 덱과 구름다리를 놓은 지금의 월출산도 아찔할 정도인데 예전엔 오죽했을까.월출산은 예나 지금이나 ‘영산’으로 불린다. 깎아지른 듯한 기암절벽이 많아 쉬이 그 품을 내어주지 않아서다. 그래서인지 월출산이 품고 있는 ‘영암’이라는 고장에는 신령스러운 이야기가 전해진다. 월출산에 세 개의 움직이는 큰 바위가 있었다. 이 바위들 때문에 영암에 큰 인물이 난다는 전설이 알려지자 이를 시기한 중국인이 바위 세 개를 전부 밀어 산 아래로 떨어뜨렸다. 하지만 그중 한 바위가 어느새 옛 자리로 올라갔고, 사람들은 이 바위를 신령한 바위로 불렀다. 이후 이 마을을 ‘영암’이라 했다는 것이다. 바위도, 그 바위가 이룬 산도, 그리고 그 산을 거느린 마을도 모두 범접할 수 없는 기운으로 가득했다는 뜻이다. 그런 연유인지는 모르지만 일본 아스카문화의 비조로 추앙받는 왕인 박사와 신라 말기 풍수사상의 대가였던 도선도 이곳에서 태어났다고 전해진다.월출산 천황사코스 등산로 입구 조형물◇끝없이 이어진 바윗길을 오르니 펼쳐진 선경이제 본격적인 등반에 나설 차례다. 이른 아침 서울 용산역에서 나주역까지 KTX를 타고 이동한 후, 나주에서 영암까지 다시 40여 분을 운전대를 잡고 달린다. 월출산 정상인 천황봉까지 가는 탐방로는 총 5개다. 그중 천황사에서 도갑사까지 가는 동서 종주 코스(9.5km)를 제외하면, 대개 왕복 6~7km로 짧은 편이다. 일반적인 산행이라면 2시간 안팎 거리. 하지만 월출산은 조금 다르다. 1년에 10번은 이 산에 오른다는 영암군청 소속 공무원은 “월출산은 809m의 그리 높은 산은 아니다”면서도 “하지만 해발 20~30m에서부터 산행이 시작되고, 오르내림 폭이 심해 통상 1000m 이상급 산행과 맞먹는다”고 설명했다.천황사 코스 입구에 있는 윤선도 시비와 영암아리랑 노래비이번에 선택한 코스는 천황사~구름다리~바람폭포~천황봉으로 이어지는 코스. 원래는 천황사~구름다리~사자봉~천황봉 코스를 선택했지만, 해가 지기 전, 내려오기 힘들다는 영암 공무원의 조언을 따랐다.등산화의 끈을 다시 고쳐매고 산행에 나선다. 월출산 조각공원과 천황야영장을 지나면 바로 천황사다. 여기까지는 순탄한 코스다. 천황사를 지나면 바로 급경사가 이어진다. 1시간 정도 쉼없는 오르막길이다. 거친 돌길을 가다 쉬기를 반복하며 오르면 월출산 명물인 ‘구름다리’다. 시루봉과 매봉을 연결하는 지상 120m 높이에, 길이 약 50m의 다리다. 화려한 오렌지색의 다리는 월출산의 웅장한 암릉과 대비되면서 눈에 확 들어온다. 튼튼한 철제다리인데도, 다리 위에 올라서면 아찔함에 잠시 오금이 저린다. 그래도 깎아지른 듯한 매봉과 남쪽으로 영암군의 넓은 들판을 한눈에 담을 수 있어 탐방객들에게 인기가 높은 다리다. 다리를 지나면 길은 사자봉으로 바로 이어지지만 우리는 아쉬움을 뒤로 하고 구름다리에서 내려와 바람폭포로 길을 돌렸다.천황사에서 구람다리로 가는 길은 가파른 바윗길과 철제 계단길을 1시간 가량 올라야 한다◇갖가지 모양 갖춘 기암괴석의 전시장구름다리에서 천황사 갈림길까지는 까마득한 내리막길이다. 올라온 만큼 다시 내려가려니 힘이 쭉 빠지는 기분. 이 험한 길에 덱을 깔고, 계단을 놓았을 일꾼들의 노고에 감사함이 느껴진다. 갈림길에서 바람폭포까지는 구름다리 높이만큼 다시 올라야 한다. 다시 쉼없는 오르막길을 바다만 보며 오른다. 바람폭포는 수직의 물줄기가 골짜기에서 치받는 바람에 흩날린다고 해서 붙은 명칭이다. 높이 15m의 암벽에서 물줄기를 떨어뜨리고 있다. 기대했던 장엄한 물줄기는 아니지만, 산행객의 더운 땀을 식혀주기에는 충분했다.바람폭포에서 육형제바위까지 다시 오르막길. 육형제바위 아래 전망대에 오르자, 월출산의 암릉이 한눈에 펼쳐져 보인다. 전망대 왼쪽 능선으로는 여섯 개의 바위봉우리인 ‘육형제바위’가 기묘한 모양으로 줄지어 서 있다. 정면으로는 지나온 구름다리가 눈 아래로 밟힌다. 구름다리를 중턱에 두고 골짜기에서 솟구친 사자봉이 아찔하고 우람하다.온갖 형상의 바위들이 집결해 수석 전시장을 방불케 하는 월출산의 암릉잠시 숨을 돌리고 오르면 월출산 능선 줄기다. 가파른 바윗길이 차례로 이어진다. 두갈래로 갈라지는 광암터 어름까지 오른 뒤에야 비로소 월출산의 참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맞은편으로는 영암의 드넓은 평야가 펼쳐지고, 남쪽으로는 사자봉의 우람한 바위능선이, 서쪽으로는 월출산의 천황봉으로 이어지는 뾰족한 바위들이 첩첩이 늘어서서 산행객을 맞아준다. 기암들이 파노라마처럼 흐르는 월출산의 진경을 한눈에 굽어볼 수 있다.월출산 정상인 천황봉광암터에서 천황봉까지는 가파른 절벽과 바위 봉우리들을 싸고돌며 다시 올라야 한다. 통천문을 지나 짧은 내리막과 오르막을 거치면 드디어 정상이다. 월출산 정상인 천황봉은 널찍한 암반지대다. 그 꼭대기에 올라서자 사통팔달이다. 영암·강진 주변의 산줄기와 평야가 한눈에 들어온다. 동쪽으로는 활성산 능선의 풍력발전기 무리가, 서쪽으로는 굽이치는 영암호 물길 일부가 아득하게 눈에 잡힌다. 멀리 보이는 경관도 아름답지만, 눈 아래로 펼쳐지는 가파른 산자락과 바위 봉우리 모습이 돋보인다. 저마다 그럴 듯한 사연 하나쯤은 품고 있는 모양새다. 숱한 시인 묵객들이 남긴 글처럼 여기서는 누구나 시인이 되고, 철학자가 된다. 그러고선 펜으로, 붓으로 월출산의 장엄함을 읊고, 그려내 본다. 월출산 천황봉과 그 너머로 보이는 구정봉
- [33rd SRE][Worst]호텔롯데, 코로나19 엔데믹에도 여전한 적자
-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호텔롯데가 실적 악화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2020년 이후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호텔·면세 산업 수요 위축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호텔롯데는 적자로 돌아섰다. 2년이 지난 현재 코로나19 엔데믹으로 각국의 방역조치가 점차 완화되고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본격적으로 회복되고 있으나 호텔롯데는 여전히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호텔롯데는 33회 신용평가 전문가 설문(SRE: Survey of Rating by edaily)에서 총 203명의 응답자 가운데 18명(8.9%)으로부터 신용등급이 적정하지 않은 기업(워스트레이팅)으로 평가받아 13위에 이름을 올렸다. 현재 호텔롯데의 신용등급은 ‘AA-’이고, 등급 전망은 ‘안정적’이다. 호텔롯데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실적 불확실성으로 2020년 말 ‘AA0’에서 ‘AA-’로 떨어졌다. 당시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라 외국인 입국을 제한하거나 해외 입국자에 대한 자가격리를 의무화하는 등 강력한 방역 조치로 인한 면세·호텔산업의 수요 급감 상황이 이어지면서 호텔롯데의 영업실적은 급격히 악화했다. 이에 호텔롯데의 연결 기준 2020년 영업손실은 4976억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로 돌아섰다. 2021년에는 코로나19 백신접종, 코로나19에 대한 소비자들의 적응 등에 따른 호텔·면세 수요 회복, 공항 면세점 임차료 감면 등 정부의 지원정책을 통해 적자 규모는 줄어 261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다만 높은 고객유치비용이 소요되는 중국 대리구매상에 대한 의존도가 증가하고, 판촉 경쟁이 심화된 결과 2022년 들어서도 호텔롯데의 적자 기조는 이어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호텔롯데의 연결 영업손실은 1626억원 수준이다. 이에 33회 SRE에서는 등급이 적절하지 않다고 표를 던진 18명 모두 호텔롯데 등급을 하향해야 한다고 답했다. 크레딧애널리스트(CA) 7명과 비CA 11명 전원 호텔롯데의 등급을 하향해야 한다고 봤다.32회 SRE에서는 총 154명의 응답자 가운데 11명(7.16%)으로부터 등급이 적절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이 가운데 8명이 등급을 하향해야 한다 답했다. SRE자문위원은 “호텔·면세 업황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하다 보니 호텔롯데의 신용등급 전망도 좋지 않다”며 “다만 호텔롯데가 소유한 자산 규모를 고려하면 등급 하락을 방어할 여력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NICE신용평가는 호텔롯데에 대해 계열사 지분과 보유 유형자산 등을 고려하면 재무적 융통성이 매우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올해 3월 기준 호텔롯데가 보유한 계열사 등에 대한 주식 규모가 약 3조8000억원, 유형자산은 약 7조3000억원, 투자부동산은 약 1조1000억원 수준이다. SRE자문위원은 “최근 부동산 시장 경색으로 롯데건설의 유동성 우려가 불거졌다”며 “이에 대한 방안으로 롯데건설이 주주 대상 유상증자를 결정했는데 여기에 호텔롯데가 포함되면서 부정적 인식도 커졌다”고 설명했다. 지난 10월 롯데건설은 롯데케미칼과 호텔롯데 등의 주주사를 대상으로 20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최대주주인 롯데케미칼로부터 5000억원 규모의 단기차입도 밝혔다. 이외에 은행권 등의 일반대출과 담보 차입 등 1조원 이상의 자금조달도 추진하는 것으로 파악된다.SRE자문위원은 “다만 최근 해외여행 재개에 대한 시그널이 포착되고 있다”며 “업황 회복을 언급하기엔 시기상조이나 개선된 영업환경을 바탕으로 점진적인 실적 회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미 한국은 3월 21일부터 입국자 격리 조치를 해제했고, 4월 1일부터 해외 접종 완료자 격리 면제 등 입국 규제를 완화했다. 중국을 제외한 대다수 국가도 하늘길에 대한 빗장을 풀고 있다. 미국은 6월부터, 캐나다는 9월 말부터 입국자에 대한 백신접종 요건 등을 전면 해제했다. 일본과 대만도 각각 10월 11일, 9월 29일부터 외국인 무비자 입국을 허용했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 9월까지 우리나라 입국객 수는 172만2741명, 출국객 수는 334만5777명을 기록했다. 작년 한 해 입국객 수는 96만7003명, 출국객 수는 122만2541명 수준이다. 이에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 면세점 매출은 1조7682억원을 기록하면서 작년 말 1조3780억원 대비 28.3% 늘었다. 한국기업평가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호텔업이 비정상적인 업황 침체기를 겪은 가운데, 2022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정상화 궤도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며 여행수요 재개에 따른 업황 회복 효과는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인한 소비둔화를 상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33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책자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 긴축 속도조절 유효?…FOMC의사록·경제지표 주목 [이정훈의 美증시전망]
-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지난주 뉴욕 증시 3대 지수가 주간으로 소폭 하락 반전하며 연말 상승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한풀 꺾인 가운데 이번주 추수감사절 주간에 거래가 한산해진 상황에서 시장이 지난주 후반의 반등세를 이어갈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이번주에는 목요일인 24일이 추수감사절이라 모든 금융시장이 휴장하고, 그 다음날인 블랙 프라이데이인 25일에 시장이 조기 폐장하는 만큼 주중 거래량이 줄면서 한산한 시장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서도 이번주 예정돼 있는 몇몇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고위 인사들의 연설과 지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의사록이 2주일 여 앞으로 다가온 12월 FOMC 회의와 그 이후 통화정책에 대한 전망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연준 내 매파들의 잇단 발언에 다소 약화하기 시작한 연준의 통화정책 피봇 기대감이 이번주에 어떤 방향으로 향할 것인지도 관심사다. 이번주에는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등 매파적 인사들의 발언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책금리를 75bp 인상하면서도 금리 인상 속도 조절론을 공식화했던 지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의사록이 공개되면서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이번주엔 23일에 발표가 몰려 있는 주요 경제들이 둔화 양상을 보이면서 연준 통화긴축 속도 조절론을 정당화해줄 것인지도 지켜봐야할 대목이다. 올 들어 지금까지의 S&P500지수 추이23일엔 10월 내구재 수주와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 11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글로벌 제조업과 서비스업 구매관리지수(PMI) 예비치, 11월 미시건대 소비자신뢰지수 확정치, 10월 신규주택 판매 등이 예정돼 있다. 줄리언 이메뉴얼 에버코어ISI 선임 이사는 “이번주는 경제지표에 따라 시장 방향성이 결정되는 한 주가 될 것”이라며 “지난주 후반에도 그런 성향이 보였지만, 경제지표가 나쁘게 나온다면 연준의 매파적 성향이 약화하면서 주식시장이 상승 쪽으로 치우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아울러 막바지로 향해 가는 이번 3분기 어닝시즌에서 몇몇 유통업체들의 실적 발표도 주목해야할 이벤트다. 앞서 지난주 월마트와 홈디포, 메이시스 등의 대형 유통업체들이 좋은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서도 타깃과 콜스 등은 부진한 실적을 내기도 했다. 이번주에도 어번 아웃피터스와 베스트바이, 딕스 스포팅굿스, 노드스트롬, 어메리칸 이글 아웃피터, 달러트리 등 유통업체들의 실적 발표가 이어지는 만큼 이를 주목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댄 스즈키 리처드 번스타임 어드바이저스 부(副)최고투자책임자(CIO)는 “앞으로 거시경제나 기업 이익 성장세가 지속적으로 둔화하면서 증시에 부정적 영향이 더 나타날 수 있다”면서 “지금 시장이 보고 있는 이 고요하고도 파란 하늘은 마치 태풍이 몰아치기 전의 상황과도 같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시장은 이익 침체를 제대로 시장에 반영하지 않았던 만큼 앞으로 1~2개 분기 뒤에 올 이익 침체가 하향 압박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33rd SRE][Industry]부동산 PF 도미노 공포…건설 업황 악화 1위
- [이데일리 김대연 기자] 건설 업종이 33회 SRE에서 향후 1년 내 업황 악화가 예상되는 산업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 강원도 레고랜드 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 등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건설사와 증권사, 캐피탈사 등을 중심으로 유동성 위기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자금시장이 급속도로 경색되면서 건설사가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ABCP와 자산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 등 유동화 증권을 발행한 증권사가 디폴트를 막기 위해 팔리지 않은 물량을 직접 매입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반면 항공 업종은 32회 SRE에 이어 33회에서도 업황 개선 기대 산업 1위를 차지했다. 코로나19가 잦아들면서 각종 방역 완화 조처를 통해 해외여행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는 기대 덕분이다. 자동차, 은행, 전기전자, 음식료, 조선 등에 대한 업황 개선 기대감도 컸다.◇부동산 PF 시한폭탄 터질까…건설 업종 ‘빨간불’33회 SRE에서 응답자들은 향후 1년 내 업황이 악화할 것으로 예상하는 산업으로 건설업을 가장 많이 꼽았다. 18개 업종 중 2개를 선택하는 설문에서 총 203명 가운데 127명(62.6%)이 건설업에 표를 던졌다. 32회에서 같은 질문에 4위를 기록했던 건설업이 올해 1위로 3계단 오른 것이다. 2위인 캐피탈(112명·55.2%)과의 격차는 7.4%포인트다.건설 업황 악화 가능성을 크게 점치는 이유는 레고랜드발 디폴트 사태로 인해 자금시장이 빠르게 경색되면서 자금조달 어려움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금리 상승과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부실 우려가 확산하면서 부동산 PF 시장 전반에 위기감이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정부가 당장 급한 불을 끄기 위해 50조원 이상 규모의 유동성 프로그램을 가동하며 자금 경색 막기에 나섰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SRE 자문위원은 “부동산 PF와 관련한 유동성 리스크가 커질수록 건설사가 직접적으로 영향받는 부분이 크다”며 “정부 대응책이 위축된 투자심리를 일부 완화하는 데 기여하겠지만, 레고랜드 사태로 자금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상당해서 안도하기엔 이르다”고 말했다.◇캐피탈 또 ‘2위’…유동성 위기에 건전성 우려 탓캐피탈업은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2위를 기록했다. 32회 SRE에서는 총 154명 가운데 41명(26.6%)의 선택을 받으며 2위에 올랐지만, 올해는 이보다 2배가 넘는 112명(55.2%)의 표를 얻었다. 지난 회차 설문 당시에는 시장 금리 상승으로 예금 수신 기능이 없는 캐피탈 업종의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는 것이 주된 원인이었지만, 올해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부동산 PF 대출 부실 우려까지 겹치면서 득표율이 올랐다.캐피탈사는 부동산 PF 대부분이 브릿지론인데, 시공사가 디폴트를 선언해 본PF로 전환되지 않으면 대출금 회수가 어려워진다. 일각에서 부동산 PF 대출이 대규모 부실로 이어지면 제2의 저축은행 사태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이번 사태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증권도 업황 악화 전망 업종 3위에 올랐다. 증권은 32회에서 28표(18.2%)로 5위를 기록했으나 이번 회차에서 두 계단 상승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오는 12월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증권사의 PF-ABCP와 PF-ABSTB의 규모는 약 34조원으로 집계됐다. 정부 대책 발표 이후 최악의 고비는 넘겼다는 분위기이지만, 이처럼 증권사들이 저금리 당시 공격적으로 부동산 PF 비중을 늘린 만큼 업계에선 불안감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모습이다.SRE 자문위원은 “현재 상황에선 당국의 대응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면서도 “지금 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 유동성 공급 정책은 상반된 측면이 있어 앞으로 후속 대처들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업황 악화가 예상되는 업종 4위에는 26표(12.8%)를 받은 화학이 차지했다. 화학은 32회 SRE 때 9표(5.8%)를 받으며 10위를 기록했지만, 33회 SRE에서는 무려 6계단이나 올랐다. SRE 자문위원은 “유가 상승에 따라 석유화학 업종의 제품 스프레드가 축소돼 영업 현금흐름이 줄어든 상황이며, 제품 수요까지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지난 회에 1위를 차지했던 공기업 발전은 19표(9.4%)를 받아 5위로 내려왔다. 올해 전기료가 인상되며 지난해보다 상황은 나아졌지만, 경기 둔화로 산업용 전력 수요가 감소하면서 여전히 공기업 발전사들의 수익성이 악화할 우려가 있다고 내다보기 때문이다.◇항공 업황 개선 기대 1위…2년 연속 긍정적 전망항공은 지난회에 이어 33회 SRE에서도 향후 1년 내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는 산업 1위로 뽑혔다. 총 72표(35.5%)를 얻어 1위를 차지했지만, 32회 때 91표(59.1%)라는 압도적인 득표율보다는 다소 못 미치는 모습이다.항공은 지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이 불거진 이후 여객 수요가 급감하면서 대규모 침체에 빠졌다. 아시아나항공(020560)도 경영난에 시달리다 결국 산업은행 등 금융기관에 3조6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받고 대한항공과 기업결합을 앞둔 상태다.하지만 코로나19가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면서 정부는 지난달부터 입국 후 유전자증폭(PCR) 검사 의무를 해제하는 등 국내 입국 관련 방역 조처를 모두 해제했다. 그동안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폭발하면서 항공업이 서서히 회복해나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는 모습이다.SRE 자문위원은 “하늘길이 뚫리면서 해외여행이 서서히 재개되고 있다”며 “원화 강세 폭이 더 확대되지 않는다면 엔데믹 여행 수요 영향력이 클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자동차 업종은 55표(27.1%)로 3회차 연속 2위를 기록했다. 자동차는 32회 SRE에서 26.6%의 득표율로 2위를 차지한 바 있다. 마찬가지로 은행도 46표(22.7%)를 얻으며 지난 회에 연이어 3위에 올랐다. 일반적으로 은행은 금리 상승기에 순이자마진(NIM)이 오르면서 수익성 개선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전기전자 업종은 41표(20.2%)로 업황 개선 기대 산업 4위에 올랐다. 전기전자는 30회와 31회 SRE 때 같은 질문에 연속 1위를 기록했지만, 32회 때 9.7% 득표율로 8위로 떨어진 바 있다. 이 밖에도 음식료와 조선 업종은 나란히 38표(18.7%)를 얻으며 향후 1년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는 산업 공동 5위를 기록했다.[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33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책자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 췌장암 10명 중 3명 치료포기…10년 내 완치율 2배 높이려면
-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세계적인 성악가 루치아노 파바로티, 애플사의 창업자 스티브잡스, 국가대표 축구선수 유상철 등과 같은 유명인은 모두 같은 질환으로 하늘이 별이 됐다. 바로 췌장암이다. ‘걸리면 죽는 암’이라는 악명이 높은 암이지만, 국내 전문가들은 적극적인 치료에 나선다면 완치율을 높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10년 내 목표도 ‘완치율 두배로’로 잡았다.17일 서울 소공동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췌장암 완치율 10년 내 두배로’ 다짐 선언 캠페인에는 한국췌장암네트워크, 대한췌장담도학회, 한국간담췌외과학회, 한국췌장외과학회, 대한암협회 등 암 전문가들이 총출동했다.캠페인을 주도한 김선회 한국췌장암네트워크 대표는 “30년이 넘게 췌장암 수술을 해왔지만, 완치율이 10% 전후에 머물고 있다는 점에서 자괴감이 든다”며 “완치율을 높이려면 전문가들의 노력만으로 안 된다. 국민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알리려고 캠페인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17일 오후 서울 소공동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췌장암 완치율 10년 내 두 배로’ 다짐 선언 캠페인에 참석한 전문가들이 손으로 ‘두 배로’를 표시하고 있다. (사진=이지현 기자)국립중앙암등록본부 암 데이터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암발생자 25만명 중 췌장암 환자는 8099명이다. 암 발생 순위로는 8위다. 하지만 사망자수를 기준으로 보면 6911명이 숨지며 암 순위 5위로 세 계단을 오른다. 한성식 국립암센터 간담도췌장암센터장은 “걸리면 거의 대부분이 사망하는 병”이라며 “간과되어서는 안 되는 병”이라고 지적했다.연령표준화발생률을 보면 췌장암환자는 연평균 1.6%씩 매년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걸리면 모두 죽는 것은 아니다. 비교적 초기에 발견해 치료를 받으면 생존율이 44.3%까지 높아진다. 하지만 일찌감치 치료를 포기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2017년 기준으로 췌장암환자의 29.5%가 아무 치료를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진 대한췌장담도학회 이사장은 “조기진단 시 완치율을 높일 수 있다”며 “만약 치료가 곤란한 환자에게도 치료가 중요하다. 삶의 양과 질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병의 진행에 관계없이 열심히 치료받는 게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발표된 췌장암의 발생 미래예측 모델에 따르면 최장암 환자는 현재 1만명 이하로 관리되고 있지만, 2030년 1만2450명, 2040년 1만6623명으로 늘 것으로 예측됐다. 현재는 남성환자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앞으로 급격히 여성환자가 늘면서 남성환자만큼 발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대로 계속되면 2030년 사망률은 현재 5위에서 2위로 오를 것으로 분석됐다. 게임체인저가 될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는 이상 아직 췌장암 치료는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하지만 현재 진행 중인 국가건강검진으로는 췌장암 발견이 어려운 상태다. 다빈도 발생 5대암에 포함되지 않아서다. 암 발생률이 높지 않다 보니 국민에게 정기적인 검사를 받게 하는 것 자체가 비용부담 등으로 이어져 논란을 발생시킬 수 있는 부분이다. 일반인이 정기검진을 통해 암 발생 여부를 확인하는 게 쉽지 않은 셈이다. 간혹 복부 초음파를 통해 우연히 발견되고 있다. 이런 경우는 운에 좋은 사례로 꼽힌다. 췌장의 위치가 안쪽에 있는데다, 복부에 가스가 차있는 경우가 많아 췌장의 병변 확인이 쉽지 않은 것이다. 이진 이사장은 “위험인자가 있는 경우 정기적인 검진이 필요하다”며 “갑자기 없던 당뇨가 발생했거나, 가족 중 췌장암 환자가 있는 경우, 만성췌장염, 췌장낭종 있는 환자들은 검진을 통해 조기 발견하면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 조기진단과 맞춤치료가 이뤄진다면 10년대 완치율 2배로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전문가들은 췌장암 환자 증가를 대비한 준비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우선 췌장암 전문 의료진 육성이 시급하다고 봤다. 한성식 센터장은 “환자가 2배 이상 늘면 관련 의사도 늘어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관련 의사 수가 점점 줄고 있다”며 “국가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선회 대표는 “지난 30년 동안 완치율이 2~3% 오르는데 그쳤지만, 우리의 목표는 완치율이 10년 내 2배로”라며 “모든 국민이 관심을 갖고 췌장암에 대해 이해하고 있어 너무 늦게 진단되는 경우를 막고, 진단 시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는다면 분명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원하는대로' 정주리 "넷째 출산할 때 되니 낳는 타이밍도 조절되더라"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원하는대로’ 정주리가 다산왕으로 출산 전문가가 다 된 노련함을 뽐냈다. MBN ‘무작정 투어-원하는대로’ 신애라-박하선과 개그계 18년 절친 심진화-정주리가 강원도 양양으로 여섯 번째 여행을 떠나, 강풍을 뚫은 ‘극한 여행기’와 결혼 생활에 관한 생생한 토크로 역대급 몰입감을 선사했다.지난 10일 방송된 ‘원하는대로’에선 여행 가이드로 나선 신애라-박하선과 여행 메이트 심진화-정주리, 인턴 가이드 이성종의 강원도 양양 여행기 1탄이 펼쳐졌다.이날은 시속 20km의 ‘강풍주의보’가 발효된 상황이었다. “여행 계획대로 일정을 못 이어나갈 수도 있겠다”는 가이드 박하선의 걱정 속, 이성종-심진화-정주리가 차례대로 등장했다. 이성종은 아버지의 도시락 가방에 누님들을 위한 메이크업 도구들을 한가득 들고 오는 준비성과 센스로 시작부터 신애라-박하선을 만족시켰다. 반면 심진화는 “여행 프로그램은 거저 먹는 방송 아니냐”고 시작부터 2MC를 도발해 폭소를 안겼다. 이어 심진화-정주리는 “18년 전 개그 프로그램 ‘웃찾사’에서 만나 지금은 술을 먹는 사이”라고 밝혔고, “정주리 남편이 잘 안 씻는다”는 심진화의 폭로에 정주리가 “우리 남편은 더티 섹시 스타일”이라고 응수하며 ‘찐친’임을 입증했다.오프닝부터 강풍에 날아갈 뻔한 이들은 첫 번째 목적지인 죽도정과 죽도 전망대로 향했다. 넷째를 출산한 후 다섯 달 만에 외출에 나선 정주리는 “숨통이 트인다”고 즐거워했지만, 컨디션 상 끝없는 계단을 올라야 하는 전망대 등반을 포기하고 중간 지점에서 휴식을 취했다. 결국 신애라-심진화-이성종만 전망대 ‘완등’에 성공한 가운데, 죽도정에서 3인방을 기다리던 정주리는 아이 엄마 박하선과 ‘출산 토크’로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때 정주리는 “첫째는 30시간을 진통해서 낳았지만, 넷째를 출산할 때가 되니 남편이 잠시 일을 나갔다 돌아올 때쯤 아이를 낳을 수 있게끔 조절이 되더라”며 ‘출산의 신’다운 생생한 후기를 전했다. “국가 유공자인 만큼 죽으면 현충원에 묻어달라”는 정주리의 농담에 박하선은 “신과 이야기하는 기분”이라며 리스펙(?)을 표현했다.이후 이들은 자연산 섭전골과 전복솥밥으로 점심을 먹었다. 이 자리에서 “섭이 입 안에서 춤을 춘다”며 ‘폭풍 먹방’을 펼친 심진화는 “국가대표급 고무줄 몸무게”라며 “결혼 후 임신한 적 없이 28kg가 쪘다가 22kg를 감량하고, 이후 20kg가 쪘다 17kg를 감량하는 삶이 반복되는 중”이라고 솔직히 고백했다. 또한 심진화는 ‘날씨가 추우니 점퍼를 따뜻하게 입고 다녀라’는 남편 김원효의 실시간 문자 메시지를 공개하며, 여전한 부부 금슬을 자랑해 모두의 부러움을 자아내기도 했다.점심 식사 후 액티비티 체험을 위해 집라인 체험장으로 향한 5인방은 더욱 거세진 강풍에 움직이기도 힘들어했다. 그야말로 ‘재난 영화급’ 상황 속, 이들은 다른 여행객들의 거침없는 집라인 탑승을 지켜보며 고민 끝에 ‘도전’을 결단했다. 결국 첫 주자인 성종에 이어 신애라-정주리-심진화까지 짜릿한 체험을 안전하게 마무리했다. 무서움을 극복하고 집라인 탑승에 성공한 정주리는 “도전하길 잘했다, 안 했으면 후회했을 것”이라며 짜릿함을 표현한 반면, 울며 겨자 먹기로 체험을 진행한 심진화는 “다시는 탑승하지 않을 것”이라는 정반대의 소감을 내비쳤다. 이후 이들은 양양의 갈대밭으로 이동, 이성종표 ‘인생 사진’을 남기며 오랜만의 여유를 즐겼다.저녁 식사 장소로 이동하던 중 심진화와 정주리는 결혼 전 자신과 남편의 경제력에 관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심진화는 “당시의 내가 수중에 가진 돈이 1200만 원이었는데, ‘1억 원이 있으니 결혼하자’던 김원효가 알고 보니 1100만 원밖에 없더라. 하늘에 욕을 하고, 총 2300만 원으로 결혼했다”는 놀라운 스토리를 밝혔다. 정주리는 한술 더 떠 “혼전임신으로 결혼하려고 보니 연애 기간 2년 동안 빚만 6천이 늘었던 상황”이라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날의 마지막 코스는 ‘대게 한 상’ 차림이었다. 먹기 쉽게 손질된 대게 다리에서 속살을 쏙쏙 빼먹던 정주리는 “음식을 향상 아이들 입으로만 넣어줬는데, 내 입으로 먼저 들어가는 게 되게 오랜만”이라며 황홀함을 드러냈다. “주리야, 많이 먹어~”라며 음식을 챙겨주는 여행단의 훈훈한 모습과 함께 이날의 즐거운 일정이 마무리됐다.방송 후 시청자들은 “누나들에게 메이크업까지 직접 해주는 인턴 가이드 이성종의 센스가 만점이네요”, “서로의 부부 금슬까지 파악하고 있는 개그계 ‘찐친’ 심진화-정주리의 케미가 너무 편안했네요”, “아이 넷을 집에 두고 오랜만에 힐링에 나선 정주리 씨! 저까지 스트레스가 녹아내리는 듯 했어요”, “역대급 강풍을 뚫고 재밌는 추억을 남긴 ‘무작정 여행단’ 최고시다! 다음 주 펼쳐질 남은 일정도 너무너무 궁금합니다!” 등 5인방의 찰떡궁합 여행에 따뜻한 반응을 보였다.한편 MBN ‘무작정 투어-원하는대로’는 순도 100% ‘무계획-NO 설정’ 연예계 찐친들의 여행기를 담은 하이퍼리얼리즘 여행 예능으로, 매주 목요일 오후 10시 20분 방송된다.
- 하늘길 더 넓어졌는데…카지노 웃고 여행 울고
-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지난 4월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된 이후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관련주들의 주가가 엇갈리고 있다. 경기 민감도가 낮은 카지노 기업들은 주가가 반등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여행사 주가는 바닥을 기며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보다 더 떨어졌다. 국제선 하늘길이 열리고 있는 가운데 실적 회복 속도차가 주가 흐름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이데일리 김일환 기자][이데일리 김일환 기자]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카지노업체인 GKL(114090)와 파라다이스(034230) 주가는 지난 26일부터 이날까지 각각 3.19%, 3.58% 올랐다. 반면 하나투어(039130)와 모두투어(080160)는 3.05%, 2.33% 하락했다. 리오프닝이 본격화한 이후 카지노주는 코스피·코스닥 지수보다 낮은 주가 하락률을 보이며 선방했다는 평가다. GKL와 파라다이스는 4월 초와 비교해 각각 2.02%, 12.69% 빠지는 데 그친 반면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각각 42.55%, 37.84% 떨어졌다. 같은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15.24%, 26.50% 하락했다. 거리두기 전면 해제가 리오프닝주의 상승 동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주가 향방은 달랐던 셈이다.두 업종의 희비를 가른 것은 사업 회복 속도다. 10월 파라다이스와 GKL의 외국인 카지노 칩구매액은 각각 4129억원, 261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63%, 280% 증가했다. 특히 파라다이스는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칩구매액이 4000억원을 넘어섰다. GKL 역시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는 등 2019년 월평균 칩구매액의 70% 수준까지 회복했다. 이달부터 항공사들이 일본노선을 대폭 증편해 실적 회복 속도가 더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여행주들은 패키지(PKG) 상품 예약 증가율이 지난 7월 정점을 찍고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10월 패키지 예약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3606%, 3188% 증가했다.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이 7월보다 각각 87%포인트(p), 76%p 급감했다. 문제는 패키지 예약률이 지난 2019년의 10%대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점이다. 국제선 항공 운항 횟수가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이전과 비교해 30%에 불과해 여행사 실적에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제선 정상화는 빨라도 내년 상반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여 여행사들 역시 내년 하반기쯤 적자에서 벗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더딘 회복세에 투자심리도 식어가고 있다. 모두투어의 주요 주주인 JP모건은 지난 달 28일 지분율을 5.76%에서 4.67%로, 국민연금도 지난달 초 하나투어 지분을 6.27%에서 4.23%로 줄였다. 리오프닝 효과가 기대에 못 미치자 보유 지분을 일부 축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까지 업종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은 매크로(거시경제)의 영향 유무와 차입 규모인데, 경기 영향을 받지 않는 카지노가 이 기준에서는 여행주보다 우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 이인실 "구조적 전환, 복합위기 韓경제…개혁 미루다 더 큰 위기 자초"[송길호의 파워인터뷰]
- 이인실 한국경제학회 명예회장은 “한국경제는 미증유의 복합위기와 패러다임의 전환기에 직면했다”며 “제때 개혁을 못하면 외환위기 때처럼 빠르게 위기의 터널속으로 빨려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송길호 논설위원 겸 에디터] 한국경제에 혹독한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 대내외 경제환경의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금융 외환시장이 요동치고 실물부문으로 침체가 전이되고 있다. 고금리·고환율·고물가 3고 파고 속에 스태그플레이션의 늪 속으로 점차 빠져들며 본격적인 침체의 먹구름이 드리워지는 모습이다. 지정학적 불안,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의 재편 등 경제 외적 요인으로 경제생태계도 근본적인 변화의 소용돌이에 휩싸이고 있다. 경제위기 극복과 구조개혁이라는 난제에 직면한 한국경제. 정부는 어떤 리더십으로 대응해야 할까. 개혁의 골든타임이 속절없이 흘러가는 지금, 개혁과제는 어떻게 드라이브를걸어야 할까. 이인실 한국경제학회 명예회장으로부터 해법을 들었다. 그는 최근 강남의 집무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한국 경제상황과 관련, “위기는 항상 다른 얼굴을 하고 온다는 말처럼 지금은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미증유의 복합위기와 패러다임의 전환기에 직면했다”며 “대통령이 주도하는 비상대응시스템을 구축, 현안에 빠르게 대응하고 미시적인 부문까지철저히 통제하고 있다는 점을 시장에 정확히 알려 불안을 불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제때 개혁을 못하면 대외신인도가 크게 떨어진다”며 “위기를 동력 삼아 경제 사회구조 변화에 대응한 개혁작업을 과단성 있게 밀어붙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힘있는 경제컨트롤타워의 구축, 이를 통한 신속하고 효율적인 위기대응, 실상을 정확히 알리는 투명한 소통, 구조적 전환기 개혁과제의 해결을 통해 시장의 신뢰를 이끌어내는 일이 위기극복을 넘어 경제시스템을 한단계 도약시키는 첩경이라는 얘기다.◇예상보다 빠르게 하락하는 잠재성장률 ▶거시경제 환경은 외환위기나 금융위기때 보다 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외환위기 때는 미국 등 세계 경제 상황이 좋았고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중국의 성장세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전 세계가 위기에 직면해있습니다. “전 세계 경제가 하향곡선을 그리며 저성장기조로 가고 있어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에요. 계속 경기 부양한다면서 돈을 풀어 인플레이션이 왔잖아요. 코로나 오면서 또 더 풀었고…. 위기의 징후는 이미 나타나고 있어요. 외환위기 때처럼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섰고 기업 수익성이 마이너스로 떨어지고 있어요. 여기에 인플레이션까지 극성을 부리고 있으니. 외환위기 땐 그래도 기업 부채는 높았지만 재정은 튼튼했고 가계부채도 낮았는데 지금은 정부 기업 가계 모두 부채비율이 높아요. ‘위기는 항상 다른 얼굴을 하고 온다’는 말이 있잖아요. 지금이 그런 상황이에요. 다만 모두 위기라고 하니 자기실현적 예언(self-fulfiling prophecy)이 이뤄지지 않도록 오히려 ‘괜찮다’는 말을 하려고 해요” ▶펀더멘털은 괜찮다는 얘기가 데자뷔처럼 흘러나오고 있군요. “크게 3가지 측면에서 외환위기 때와는 다르죠. 일단 대외채권국이에요. 대외충격을 완화하는데 충분한 수준이에요. 단기외채비중도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비율은 아니에요. 외환위기 때는 장단기 미스매칭이 심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아요. 무엇보다 금융시장이 개방되고 투명해졌어요. 모르는 게 갑자기 튀어나올 건 없어요. 옛날엔 도대체 부채가 얼마고 외환보유고가 얼마인지 시장에 공개되지 않아 불확실성을 심화시켰어요. 이런 요인들이 그나마 3대 신용평가사에서 한국의 신용등급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근거가 될거예요. 최근 피치가 신용등급을 (AA-로) 유지했고 무디스와 S&P도 기존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해져요. 전 세계 시장이 흔들리고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국가가 20여개국이나 된다는데 이런 점에서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사실상 오른거나 마찬가지입니다” ▶대외 균형을 우선시해야 할 우리나라 입장에선 환율의 변동성이 초미의 관심입니다. “대내균형은 다양한 미시 정책을 통해 대응할 수 있어요. 우리나라처럼 개방 국가는 대외 균형에 초점을 맞추는 게 맞아요. 대외변수는 우리가 관리할 수 없잖아요. 특히 환율은 누구도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이론적으로 환율은 그 나라의 펀더멘털과 수급에 영향을 받아요. 펀더멘털 측면에서 원화가치는 지금보다 높게 평가받아야 되요. 하지만 미국이 계속 돈줄을 죄고 수출이 부진한 지금, 수급차원에서 보면 원화가치는 계속 하락하고 환율은 올라갈 수밖에 없어요. 이런 고환율 상태가 내년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요. 다만 향후 미국의 통화정책을 감안하면 심리적 마지노선은 대략 1500원정도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이 선을 넘기면 시장이 매우 위축될 수 있습니다. 미국과의 통화스왑(통화교환) 체결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많은데 궁극적으로 한국이 타격을 받으면 피해가 전이될 수 있기 때문에 상황이 닥치면 미국도 돕지 않을 수 없을거예요”▶IMF도 최근 세계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에 진입했다고 진단했습니다.“우리나라도 스태그플레이션 초입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보여요. 물가는 높고 저성장은 계속되고 있죠. 내년 경제상황은 더 어렵구요. 향후 2년간은 침체기조에 빠질 거에요. 수출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로선 세계 경기가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는 게 큰 타격이에요. 중국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시진핑 1인 영도체제 이후 통제경제로 복귀하면서 더욱 힘들어질거예요. 길게 보면 지금 우리는 12번째(2020년 5월 이후) 경기사이클에 들어와 있어요. 경기는 올라갈 때는 천천히 올라가고, 내려갈 때는 빨리 떨어져요. 경기수축기는 빠르게 오고 길게 갑니다. 다만 각 나라가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요. 우리로선 내년 성장률은 2%만 넘기면 다행이에요. 잠재성장률 수준만 성장해도 선방하는거예요” IMF는 지난달 11일 내년 세계경제성장률을 올해 전망치(3.2%)보다 0.5%포인트 하락한 2.7%로 전망했다. 한국경제도 올해 2.6%에서 내년 2.0%로 내리막을 탈 것으로 내다봤다. ▶잠재성장률은 계속 하락하고 있어요. 경제체력이 약화됐는데요.“잠재성장률은 1% 후반 정도에요. 문재인정부시절 2%이상 성장을 한건 재정으로 엄청 펌프질을 했기 때문이예요. 이전부터 민간 수요는 바닥을 헤맸는데 정부나 국민이나 저성장을 견디지 못했던 것 같아요. 정부가 중립적인 정책만 썼어도 그렇게 갈 수 없어요. 잠재성장률은 KDI, 한국은행, 예산정책처 등에서 계속 모형을 돌리는데 걱정스러운 건 3∼5년 측정할 때마다 그 하락 속도가 기대치를 뛰어넘는다는 거예요. 경제 시스템이 망가지기 시작하니 예상보다 더 빠르게 하락하는 거죠. 2%든 3%든 잠재성장률 수준 그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시스템이 무너지고 있다는 게 더 큰 문제예요”▶자본과 노동투입 요소 모두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그래서 인구절벽이 초래하는 파장이 심상치 않습니다. “성장을 위해선 더 많은 사람이 일하든지 동일한 사람이 더 많이 일해 투입노동량을 늘려야 하는데 지금 정책은 거꾸로 가고 있어요. 생산인구가 감소하고 노령화 사회가 빠르게 진행되는데 주 52시간 근무제를 적용하면 투입노동량은 줄 수밖에 없잖아요. 1980년대 합계출산율이 떨어졌는데도 계속 산아제한정책을 쓴 것처럼 (성장측면에서 보면) 시대흐름에 역행하는 정책이죠. 전 세계에서 최하위권인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을 끌어올리고 정년연장을 통해 일을 더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해요. 인구정책도 리셋할 골든타임이 5∼10년이에요”이 명예회장은 최근 저출산 고령화문제의 해법을 마련하기 위한 민간 싱크탱크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을 맡았다. 그는 지금 한국은 10년이 지나면 부산시 전체에 해당하는 생산연령인구가 없어지고 2047년이 되면 299개 시군구중 3분의 2에 달하는 199개가 사라진다며 국민들이 인구문제의 실상을 여전히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인구문제는 교육·노동 등 구조개혁과 연관된다며 사회문화적 인식 개선을 통해 인구절벽 해소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대변화에 대응한 재정· 조세 개혁 필요 ▶재정의 책임있는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2006년부터 재정학자들이 건전재정법과 재정 준칙 법제화(재정수지 3%)의 필요성을 계속 얘기했어요. 지금 시행령에 규정돼 있는 재정준칙을 법으로 못박아 지키지 않을 수 없도록 강제해야 합니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방법이에요. 재정전략위원회든 재정전략기구든 재정을 들여다보는 독립적 기구를 유럽처럼 따로 둬야 해요.중요한 건 거시정책에서 재정 통화정책 외에 국가채무정책 3가지를 같이 고려해야 한다는 거예요. 국가 채무 비율이 20∼30% 선이었을때는 국가채무정책이 부각되지 않았아요. 반면 국가채무비율이 30%를 넘으면 빚이 빚을 부르게 되니 재정건전성에 큰 타격을 줍니다. 이자를 갚기 위해 채권을 발행하고 그 이자를 갚기 위해 채권을 또 발행하는 악순환이 발생하기 때문이에요. 일본이 그랬습니다. 우리도 지금 그럴 타이밍입니다. 후대에 빚더미 나라를 물려줄 수는 없잖아요”▶재정포퓰리즘을 극복한다면서도 ‘병사 월급 200만 원 지급’ 등 선심성 정책을 여전히 남발하고 있습니다. “전형적인 포퓰리즘이죠. 예전에 쓴 논문이 있는데 정권별로 경기조절형(counter cyclical policy) 재정정책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분석해보면 침체에 대응하기 위한 재정확장정책은 모든 정권이 잘 해요. 반면 호황일때는 지출을 잘 줄이지 못해요. 재정 건전성 구현이 쉽지 않다는 얘기예요. 표가 날아가면 모든 게 날아간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그 정도는 희생시켜도 좋다는건데 정치에서 자유로운 학자 입장에서 본다면 당연히 그렇게 가면 안되는 거죠. 지금은 긴축으로 가야 해요. 건전재정 꼭 필요합니다. 큰 정치인이라면 그런 부분까지 길게 봐야 해요. 그런 리더가 없으니 국민에게 부담과 고통이 돌아가고 특히 젊은세대에게 부담을 안기게 됩니다. 무책임한거죠. 그러니 건전재정을 위한 마지노선을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경제사회구조 변화에 대응한 조세 개혁도 필요할텐데요. “시대변화에 대응한 근본적인 세제개혁(Fundamental tax reform)이 필요해요. 김영삼 정부 시절 이후 제대로 된 개혁이 이뤄지지 않았어요. 지금 저성장시대에 진입했지만 여전히 자본과 노동을 대량 투입하던 고성장시대의 조세시스템을 유지하고 있어요. 자본 노동이 부족한 상태에서 계속 세금을 때려 투자나 근로 유인을 떨어뜨리면 경제는 작동하지 않아요. 그런 면에서 생산요소에 세금을 많이 부과하는 건 성장을 저해하는 거예요” ▶그런 면에서 정부도 법인세 인하를 추진하고 있지만 야당의 부자감세 프레임에 막혀 있군요.“중요한 건 과세 자체가 아니라 세금의 귀착점이 어디에 있느냐에 있습니다. 법인세는 과연 누구의 부담으로 돌아갈까요. 법인은 실체가 없지요. 결국 자연인 누군가가 부담해야 합니다. 국내외 무수한 연구결과를 보면 법인세 부담의 귀착지는 자본 보다는 노동이라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예컨대 법인세를 인상하면 기업으로선 재원 마련을 위해 노동자들의 임금을 깎아야 되요. 반면 법인세를 인하하면 노동자들이 이득을 보지요. 그러니 법인세 인하를 부자감세라고 하는 건 정말 넌센스예요”▶법인세를 인상해도 힘 있는 노조가 있는 대기업들은 피해를 덜 보겠군요. “그 부문이 가장 고질적인 문제예요. 법인세가 인상되면 노조의 힘이 큰 대기업들은 비용을 해당 근로자들이 아닌 하청기업, 중소기업 근로자들에게 떠넘기게 됩니다. 지금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임금격차가 과도하게 벌어진 이유중의 하나도 여기에 있어요. 노동시장의 분절적 이중구조지요. 법인세 인상은 결국 중하층 근로자들의 부담으로 전가됩니다. 동일 노동의 몫에서 대기업이 많이 가져가고 중소기업이 덜 가져가는 구조 아닌가요. 소득세도 마찬가지예요. 열심히 일해 번 사람에게 세금을 많이 매기면 어떻게든 세금회피의 유인이 있어요. 고소득자는 정보도 많고 조세회피처도 널려 있고. 돈은 빠져나가게 마련입니다. 그래서 소득재분배를 위한 형평성은 저소득 취약계층에 대한 선별적 복지지출을 통해 이뤄지는 게 효과적입니다. 경제학계에선 이미 끝난 논쟁입니다”◇속절없이 흘러가는 개혁 골든타임 ▶한국경제가 구조적 전환기에 들어선 것 같습니다. “1930년대 대공황 때 경제사의 흐름이 바뀌면서 케인지언이 나오고 다시 신고전학파가 나왔잖아요. 지금은 그 정도 수준으로 경제학의 패러다임이 변하는 시기예요. 경제 이론을 새로 써야 할 정도로 중요한 포인트에 도달했어요. 지금 우리는 한 번도 겪어보지 않은 일들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에요. 인구문제, 과학기술발전, 여기에 각종 사회시스템이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졌어요. 특히 지정학(geopolitical)이 정치뿐 아니라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주는 시기가 됐어요. 경제학자로서 40년 동안 공부했지만 이렇게 비경제적 요인에 의해 경제현상이 좌우된 걸 본 적이 없어요. 이렇게 큰 불확실성(uncertainty)에 직면한 적이 없어요. 매우 어렵고 중요한 시기에요. 시대 흐름을 읽는 사람, 시대 흐름을 읽는 국가만이 살아남아요”▶정치 리더십의 역할이 역시 중요하겠군요. 정부가 위기의 실상을 알리고 긴장하고 챙기는 모습을 보여야 경제주체들도 심리적으로 덜 불안할텐데요. “레고랜드 사태처럼 마이크로 한 부분에서 사고가 터져 일이 크게 벌어지는거예요. 디테일을 챙기고 정보를 모으고 시장과 계속 소통해야 돼요. 경상 수지가 적자가 날 것 같으면 해외 여행에 대한 규제를 좀 조절한다든지…. 해외 투자자들에게 한국은 유연하게 결정하고 미세조정 잘하고 위기를 잘 통제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줄 필요가 있어요. 그런 면에서 내부에서 너무 정부를 흔들고 너무 걱정된다는 말은 자제하는 게 전략상 좋습니다. 우선 위기관리기구부터 필히 만들어 비상대응시스템을 가동해야 합니다. 대통령이 직접 챙겨야 해요. 지금처럼 대외 불균형이 올때는 박정희 대통령시절 (매달 진행한) 수출진흥 확대회의처럼 정부가 직접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야 해요. 이명박정부시절 서별관회의처럼 워룸(war room·위기상황실)이라도 만들어 매일 챙기는 모습을 보여야 해요. 겨울이 오고 있잖아요. 국민들에게는 지금 어려우니 최선을 다해 겨울을 짧게 만들어드리겠다고 소통하는 일이 중요해요. 못 알아들을 국민이 아니에요. 2030세대들에게 중점적으로 이야기하고 기성세대들도 조금씩 양보하고 참고 견디자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해요.”▶정교하게 국민과 소통하며 미시적인 부분 잘 챙기면서 경제시스템을 개선해야 된다는 얘기군요. “가장 뼈 아픈 부문이 경제규모 10위의 대국이 됐는데 금융업이 경제수준을 여전히 못 따라가는 거예요. 관치금융이 여전히 하늘을 찔러요. 문재인정부시절 특히 심했지요. 박근혜정부시절 금융부문의 경쟁력을 나타내는 금융심화도(GDP대비 금융 부가가치)가 7% 정도였는데 당시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10%까지 올리겠다고 했어요. 그런데 10년이 다된 지금 7% 밑으로 떨어졌습니다. 금융산업이 오히려 후퇴했다는 얘기예요. 당장의 위기 못지 않게 미래 먹거리를 위한 산업 구조가 보이지 않는다는 게 더 문제예요. 금융부문 등이 이를 선도해야 하는데 규제때문에 막혀 있어요” ▶정부도 국가 대개조 수준의 구조 개혁을 천명하고 있습니다만 미흡해 보입니다.“국민만 보고 간다고 하는데 아직 결연한 의지가 보이지 않아요. 연금개혁부터 이미 골든타임을 놓친 게 아닌지 우려돼요. 정권초부터 밀어붙여야 하는데…. 물론 정략적으로 행동하는 거대 야당에 발목이 단단히 잡혀 있어요. 하지만 대통령 의지도 강해 보이진 않아요. 그러니 시장에선 또 이익단체들에 밀리겠구나라는 생각들이 확산하고 있어요. 어차피 단임 정부잖아요. 더 이상 잃을 게 없으니 한번 해보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보여주었으면 합니다.” ▶지금과 같은 격변기는 위기이면서도 기회가 될 수 있겠지요“점프 안 하면 방법이 없습니다. 외환위기 직전 금융개혁 노동개혁이 야당의 반대로 모두 무산됐어요. 글로벌 투자자들이 볼 때 한국은 경제기적을 이뤘다고 해서 괜찮은 나라인 줄 알았는데 저 정도 개혁 하나 못하나라면서 신인도가 확 떨어졌어요. 지금도 똑같아요. 경제 시스템이 전환되는 상황에서 개혁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는 무성하지만 아직 진전이 없어요. 그러니 저 나라는 희망없네라고 볼 수 있고 투자를 거둬들이는 것 아니겠어요. 개혁을 제때 못 하면 대외신뢰도가 확 떨어져요. 외환위기 때처럼 빠르게 위기의 터널속으로 빨려들어갈 수 있어요. 개혁을 해야 신인도가 올라가고 투자자들이 돌아옵니다”▶그래서 외환위기를 ‘위장된 축복’이라고 했던가요. “고통스러운 과정을 거쳤지만 구조조정을 통해 한국 경제와 기업의 체질이 이전과 근본적으로 달라졌잖아요. 당면한 구조개혁을 제2의 ‘위장된 축복’으로 만들 수 있느냐 없느냐는 우리 하기에 달려 있어요. 위기상황이 오히려 개혁을 할 타이밍이에요. 지난 정권 탓 하자면 끝도 없어요. 이제 정권 받았으니 책임감 있게 끌고 나갔으면 해요. 그리고 판단은 역사에 맡기면 돼요”이 명예회장은…△1956년 서울 출생 △경기여고, 연세대 경제학과 졸업 △미국 미네소타대 경제학 박사 △하나금융연구소 금융조사팀장 △한국경제연구원 재정금융연구센터소장 △규제개혁위원회 위원, 금융발전심의위원회 위원, 세제발전심의위원회 위원 △국회 예산정책처 초대 경제분석실장 △한국여성경제학회 회장 △통계청장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 △한국경제학회 회장 △한국경제학회·한국여성경제학회·한국경제연구학회 명예회장, 지속가능경제사회개발원 이사장,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 원장
- 영종국제도시 제일풍경채 디오션, 11월 7~9일 당첨자 계약
- 영종국제도시 제일풍경채 전망 (사진=제일건설)[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제일건설 ‘영종국제도시 제일풍경채 디오션’이 계약을 앞뒀다. 제일건설 영종국제도시 제일풍경채 디오션은 영종국제도시 A26블록에 들어서며, 지하 1층~지상 25층, 전용면적 84~116㎡ 총 670가구로 조성된다. 타입별 분양 가구 수는 △84㎡A 119가구 △84㎡B 271가구 △84㎡C 148가구 △110㎡ 90가구 △116㎡ 42가구다. 실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84㎡ 위주로 구성된다.당첨자는 지난 25일에 발표했으며, 정당계약은 오는 11월 7일부터 9일까지 3일간 진행된다. 특히 내 집 마련을 앞둔 실수요자를 위한 다양한 혜택도 제공한다. 계약금 500만 원 1차 정액제, 중도금 60% 이자후불제를 적용하고, 특히 중도금 대출에 대해 금리 안심 보장제(3.8%) 혜택을 제공해 계약자들의 자금 부담을 획기적으로 낮췄다.제일건설 영종국제도시 제일풍경채 디오션은 서해바다와 접해있는 만큼 내 집에서 오션뷰와 수려한 일몰을 즐기기가 좋다. 바로 앞에 레일바이크, 캠핑장 등으로 유명한 씨사이드파크가 있어 여의도공원 면적의 약 7.6배(1,771천㎡) 규모의 공원 조망도 확보했다. 단지 주변으로 다수의 근린공원이 에워싸고 있고, 영종둘레길도 해안가를 따라 위치해 쾌적함을 더했다.또한 중심상업시설이 가깝고 인근에 행정타운, 공공시설, 유통시설 등이 조성 예정이라 생활 인프라도 지속적으로 개선된다. 초교 부지(예정)가 근거리에 위치하고, 운남초, 영종중, 하늘중 등의 학교가 들어서 있다. 영종고, 하늘고, 인천국제고, 인천과학고 등 명문대 진학률이 높은 최고의 학군도 강점이다.우수한 상품성도 돋보인다. 우선 남향위주의 4베이 판상형 설계와 넉넉한 동간거리를 확보해 일조권과 개방감을 극대화했다. 여기에 알파룸, 대형 드레스룸, 현관 창고, 주방 대형 팬트리 등도 일부 타입에 마련돼 공간 활용도를 높였다.지상에 차가 없는 공원형 단지로 조성되며, 잔디광장, 메이플가든, 소풍뜰, 스프링가든, 라운지 가든 등 다양한 조경시설을 선보여 입주민의 쾌적한 주거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입주민들의 풍요로운 생활을 돕는 다채로운 커뮤니티 시설도 눈에 띈다. 실내골프연습장과 스크린골프를 비롯해 피트니스 등이 마련돼 여가를 즐기며 건강한 생활을 누릴 수 있다. 자녀들의 학업 증진을 위한 스터디룸, 독서실, 작은도서관도 계획돼 있으며, 북카페, 어린이집&다함께 돌봄센터, 경로당 등도 마련될 예정이다.단지 주변으로 풍부한 개발호재도 대기하고 있다. 복합리조트 및 마리나와 연계한 해양레저 복합관광도시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세계한상드림아일랜드(예정) 등이 추진 중이다.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따라 공항철도 고속화 사업(150㎞)도 추진 계획이다.특히, 영종국제도시와 청라를 연결하는 제3연륙교가 2025년 준공을 목표로 개발이 한창이라 제3연륙교 개통 효과를 톡톡히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제3 연륙교가 개통되면 청라국제도시 인프라를 가깝게 누릴 수 있고, 신월여의지하도로와 연계를 통해 서울 여의도까지 차량으로 30분 이내로 도착 가능해 강남권까지 이동시간도 1시간으로 대폭 줄어들게 된다. 아울러 인천 도심 및 서울 서부권에도 영종대교나 인천대교를 거치지 않고 이동이 가능해 교통여건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한편 제일건설 영종국제도시 제일풍경채 디오션의 견본주택은 인천 서구 왕길동 일대에 위치한다.
- 산·숲·해안에서 상큼한 유자향과 곱게 물든 단풍길을 걷다[여행]
- 늦가을 정취를 누릴 만한 한적한 숲길인 전남 고흥의 팔영산 편백치유의숲. 1시간여 만에 짧고 굵게 숲의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전남 고흥 용암마을에 있는 바위산인 ‘용바위’의 해안 암반. 용이 암벽을 타고 승천했다는 전설이 내려와 용바위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절벽 한쪽에 용이 승천했을 때 남겼다는 자국이 있다. 용바위 하단부를 빙 둘러 드넓은 암반층이 형성되어 있어 관광객들과 낚시꾼들이 많이 찾고, 입시철에는 자녀들의 합격을 위해 치성을 드리는 이들이 모여든다.[고흥(전남)=글·사진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추수를 끝낸 들녘의 적막한 풍경에 더없이 스산해지는 늦가을이다. 중부 산간에서는 이미 폭설이 내렸다. 마치 동장군이 대군을 몰고 당장 남하할 태세다. 따사롭고 온화한 가을 햇살이 더 그리워진다. 남해안 끝자락에 자리한 고흥반도로 운전대를 잡은 이유다. 남도 끝 고흥의 산길과 숲길, 그리고 해안길은 아직 따스한 가을 햇살로 덮여 있다. 그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가을 햇살 바스러지는 소리에 귀와 눈이 따가울 정도다. 이 길을 걷고 쉬며 살며시 호사를 누려볼 참이다. 여기에 제철 맞은 유자의 상큼한 향기와 길에서 가끔 만나는 곱게 물든 단풍은 여행길의 소소한 즐거움이다.◇늦가을 정취 가득한 숲길과 산길을 걷다고흥에는 늦가을 정취를 누릴 만한 한적한 숲길과 산길이 수두룩하다. 난대림, 온대림이 함께 분포한 지역으로, 편백·삼나무 등 상록침엽수와 비자나무·후박나무·동백나무 등 상록활엽수들이 늘 푸르고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먼저 완만하고 경치 좋은 숲길로 간다. 고흥에는 1시간여 만에 짧고 굵게 숲의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는 곳이 제법 있다. 그중 고흥의 명산인 팔영산 자락에는 다양한 숲 탐방로가 있어 가볍게 산책하기 좋다. 팔영산국립공원 안에는 팔영산자연휴양림이 있고, 그 안에 편백숲도 있다. 이 편백숲은 제지회사에서 1980년 초에 조림했다. 몇 곳에 탐방로가 만들어져 있는데, 대표적인 곳이 성기지구 편백숲이다. 150㏊의 성기지구·금사지구 편백숲 일부를 한바퀴 돌아내려올 수 있다. 비록 아름드리나무들은 아니지만, 빽빽하게 우거진 키다리 편백들이 어두컴컴한 숲을 이루고 있어 편백 향에 흠뻑 젖었다 나오게 된다.팔영산 아래 자리한 단아한 절집인 ‘능가사’여기까지 갔다면 팔영산 아래 단아한 절집 능가사도 방문지 목록에 포함해야 한다. 평지에 들어선 이 사찰은 사천왕문 너머로 대웅전 법당 하나와 그 뒤로 응진당이 덩그러니 서 있다. 어찌 보면 좀 초라하다 싶기도 하지만 불사로 어지럽혀지지 않아 정갈한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새로 지은 요사채며 부속 건물이 있긴 하지만 빈 공간을 그대로 놔둔 채 담을 짓고 멀찌감치 비켜 들여놓아서 절집의 적요한 분위기를 해치지 않았다. 마당에 파쇄석을 깔아 자그락 거리는 소리가 적요한 침묵에 끼어드는 게 굳이 흠이라면 흠이다. 기암괴석과 다도해 전망으로 유명한 마복산 조선(흔들)바위를 밀고 있는 산행객말이 엎드려 있는 형상이라는 의미의 마복산은 가을에 다녀오기 좋은 산이다. 마복산은 기암절경으로 제법 이름난 곳. ‘꽃보다 아름다운 기암절경’이라는 소개문구가 있을 정도로 뛰어난 경관으로 유명하다. 조금 과장되게 말하자면, 금강산의 만물상이나 설악산의 공룡능선과 비교할 정도다. 산 정상에는 갖가지 기암들이 떡 하니 자리잡고 있다. 바위마다 이름도 제각각. 거북이, 물개, 스핑크스, 툴구바위, 조선바위, 왕바위, 신선대, 장군석, 성곽바위, 수문장바위 등등이다. 어떤 것은 기둥처럼 곧추 섰고, 떡하니 드러누운 것도 있다. 그중 가장 사람들이 흥미를 끄는 바위는 흔들바위다.기암괴석과 다도해 전망으로 유명한 마복산 설악산의 흔들바위처럼 조금만 힘주어 밀면 벼랑 아래로 떨어질 것 같은 형상의 바위다. 정상에 올라선 이들 중 열에 아홉은 여기서 힘자랑을 한다. 그 모습을 하늘에서 본다면 금강산이나 설악산의 축소판이라고 감탄할 정도다. 마복산의 별칭이 ‘소개골산’(小皆骨山)이라고 불리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다도해의 전경도 마복산의 자랑거리다. 마복산 남쪽 바다는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돼 있을 만큼 아름다운 곳이다. 산등성이에 올라 푸른 바다 위를 떠다니는 듯한 올망졸망한 섬들과 부드러운 선으로 이어지는 해안선, 그리고 그 사이사이에 들어앉은 포구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보는 이마저도 바다에 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고 만다. 고흥우주발사전망대 일몰 풍경◇남열에서 우천까지, 바다향 품은 해안길을 달리다바다 정취 가득한 길을 따라 바닷바람을 맞으며 달린다. 고흥 드라이브 코스 중에서 영남면 남열에서 우천으로 이어지는 해안도로는 단연 최고로 꼽힌다. 이 일대는 지난 2012년 산림청이 ‘우리나라 100대 산림경관관리지역’으로 꼽은 곳이다. 길을 따라 다도해가 주르륵 펼쳐지고 인근에는 남열해돋이해변과 우주발사전망대, 사자바위, 용바위 등의 명소도 이곳에 몰려 있다.이 해안도로를 달리다 보면 남열해변 해안절벽 위에 세워진 우주발사전망대를 만나게 된다. 지하 1층, 지상 7㎦층 건물로 지난 2013년 1월 1일 개관했다. 나로우주센터 우주발사체장면을 볼 수 있는 곳으로, 나로우주센터와 해상으로 17km 직선거리에 자리해 있다. 하지만 이 전망대는 본래 목적과 달리 주변의 빼어난 해안 경관을 바라보는 데 더 이름나 있다. 전망대에 오르면 낭도, 목도, 증도, 장사도, 하화도 너머로 여수 일대가 한눈에 펼쳐진다. 발아래로는 해안가 다랑논의 계단과 남열해변의 경관이 그림 같다. 전망대에서 보는 일몰과 일출도 놓치지 말아야 할 볼거리다. 고흥우주발사대 전망대 1층에 있는 ‘라이카’ 동상우주발사대 전망대 1층에는 강아지 동상이 세워져 있다. 미국과 경쟁적으로 우주발사체를 띄운 소련에서 세계 최초로 우주에 나갔던 생명체인 라이카의 동상이다. 라이카는 러시아 모스크바의 떠돌이 개로, 1957년 11월 3일 소련의 스푸트니크 2회에 태워졌다. 하지만 라이카는 우주선 발사 후 몇 시간 만에 극심한 고열과 스트레스로 공포에 질려 죽었다는 안타까운 이야기도 있다. 인류의 경쟁적인 우주개발의 이기심으로 희생된 동물을 애도하는 마음으로 이 동상이 세워졌다고 한다. 우주도서관과 우주체험 공간도 마련돼 있다. 전망대 7층 회전카페에서는 다도해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고흥우주발사전망대에서 자동차로 5분 거리에 있는 영남용바위는 용이 승천했다는 전설을 간직한 작은 바위산이다. 해안가로 뻗어 나온 바위에는 공룡 발자국 화석을 닮은 돌개구멍이 보인다. 이는 바위틈이나 암석이 빠져나간 자리에 작은 돌이 들어갔다가 거센 파도에 의해 맴돌며 깎아 만든 지질 현상이다.영남 용바위 정상에는 용형상의 조형물이 있다영남용바위에는 돌개구멍 말고도 주상절리와 기공 등 화산활동이 만든 기암괴석이 여럿이다. 바로 옆에는 용의 머리 형상을 한 용두암도 있다. 제주도 용두암보다 사뭇 작지만 비슷한 모양이 눈길을 끈다. 영남용바위 일대는 1년 열두 달 낚시꾼이 끊이지 않는 갯바위 낚시 명소이기도 하다. 마을에는 용의 머리를 닮은 바위 용두암도 있다.잠깐 차를 세워두고 해안산책로인 미루마루길을 걸으면 영남면 일대 앞바다의 다도해를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우주발사전망대가 있는 곳에서부터 해안절벽으로 난 길을 따라 사자바위, 몽돌해변길, 용굴(미르전망대)을 거쳐 용암마을의 용바위가 있는 곳까지 약 4km, 편도 1시간 정도 되는 해안 탐방로다. 영남 용바위에는 주상절리와 기공 등 화산활동이 만든 기암괴석이 여럿있는데 그중에서도 용이 승천한 흔적처럼 새겨진 기암이 가장 유명하다.
- 외래객 3000만명 가능할까…문체부, 방한 관광 토론회 개최
- 여행객으로 붐비는 인천공항...일본 여행객은 감소(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정부가 코로나19 세계적인 범유행 이후 우리나라가 세계를 선도할 관광매력 국가로 도약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연속토론회를 열어 현장 의견을 수렴한다.문화체육관광부는 27일 국립현대미술관 회의실에서 ‘코로나 이후 방한 관광 재도약’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문체부는 올해 ‘제6차 관광진흥기본계획(2023~2027)’(이하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이를 위해 그동안 전문가 정책 토론회, 관광업계 간담회, 시도 관광 관계자 회의, 대국민 설문조사 등을 통해 다양한 현장 의견을 수렴했다. 이번에는 현장이 직면한 고충과 정책 개선사항을 기본계획에 더욱 짜임새 있게 담기 위해 주제별 연속토론회를 마련한 것. 토론회에서 나온 관광업계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올해 안에 기본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1차 토론회에서는 최근 국제관광 여건 정상화 흐름에 대응해 국제관광수요를 빠르게 선점하고 방한 관광시장의 조기 회복과 재도약을 이룰 방안을 논의한다.토론회 개최안올해 10월부터 해외 입국자에 대한 코로나19 진단검사 의무가 전면 폐지되고, 11월부터는 기존 방한 관광 규모 2~3위 핵심시장인 일본과 대만을 포함해 방한 무사증입국제도를 적용하는 국가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완전히 복원된다. 국제선 항공편은 계속해서 증편되고 있고, 크루즈(10월 24일)와 한일 간 여객선(10월28일) 운항이 재개되는 등 방한 관광객을 맞이하는 하늘길과 바닷길도 계속 넓어지고 있다.토론회에서는 ‘국제 관광시장의 회복 동향 및 전망’(한국문화관광연구원)과 ‘한국문화(케이컬처) 연계 방한 관광매력 제고’[하나투어 아이티시(ITC)]에 대한 주제 발표에 이어, 주요 권역별 외국인 국내 관광(인바운드) 전문 온오프라인 여행사 관계자와 항공·숙박업계, 문화축제 분야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한다. ,문체부 관계자는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업계가 체감하고 있는 방한 관광시장의 동향과 세계 여행 흐름을 공유하고, 한국문화(케이컬처)와 관광의 융합 등 관광매력국가로 나아가기 위한 전략과 이를 위한 건의 사항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라면서 “방한 여건이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가운데 문체부는 현장과의 소통을 강화해 2027년 방한 관광객 3000만 명을 달성하기 위한 범국가적 역량을 지속적으로 결집해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편 11월 2일에 열리는 제2차 토론회에서는 지역관광 활성화를 위한 관광 흐름 변화와 대응 방향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11월 8일에 열리는 제3차 토론회에서는 코로나 이후 관광산업 분야 인력 수급이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극복 방안과 정책과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11월 16일에 개최할 예정인 제4차 토론회에서는 관광산업 제도 개선 방안을 살펴본다.
- 물감 쏟은 듯, 굽이굽이 붉은 길 위…가을 내려앉다[여행]
- 하늘에서 바라본 흘림골 등선대 전망대와 칠형제봉. 7년만에 재개장한 흘림골 탐방로는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남설악 최고의 단풍 명소라는 별칭에 걸맞게 단풍 구경 나온 이들로 붐볐다.이름값만 본다면 흘림골이 단풍과 기암괴석으로 더 유명하지만, 단풍만 놓고 본다면 미천골의 단풍이 더 다양한 색을 띄고 아름답다. 하늘에서 본 미천골 산자락은 이미 단풍이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다.[양양(강원도)=글·사진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가을 산길 걷는 맛은 여러 가지다. 첫번째는 험한 산길을 걷다 힘들면 앉아 쉬는 맛이다. 두번째는 시원하고 상쾌한 바람이 온몸을 어루만지듯 스치고 지나갈 때다. 그 청량감은 시원한 사이다 한 모금보다 더 상쾌하다. 마지막으로 붉고 노란 마음을 한장씩 덜어내듯 뒤돌아보는 맛이다. 산 빛깔 요란하고 물소리 소란한 산길을 걷다가 굽이쳐온 길을 돌아보면, 어느새 모두 산 그림자에 잠겨 한순간 고요해진다. 한창 가을빛에 물든 청량한 설악산 남쪽 기슭인 남설악을 오르고 내렸다. 한곳은 이름나고 또 한곳은 덜 이름났지만, 어디서든 가을은 똑같이 무르익었다. 7년 만에 문을 연 바윗길인 ‘흘림골’과 물감을 쏟아부은 듯 울울창창한 숲길인 ‘미천골’이다. 두 길 모두 앉아 쉬며 뒤돌아보기 좋은 바위가 물가에 널려 있다. 물론 깊고 험한 골짜기지만 큰 부담 없이 단풍을 즐길 수 있는 곳들이다. 첩첩산중의 한계령을 넘어 강원도 양양의 남설악으로 향한 이유다.◇7년만에 문 연 남설악 최고의 단풍명소“역시 단풍하면 설악산”. 남설악 최고의 단풍 명소로 알려진 강원도 양양의 흘림골과 주전골에서 만난 산행객은 설악산의 황홀한 비경 앞에서 연방 감탄했다. 지난 13일 찾은 흘림골은 이미 단풍이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었다. 이 모습을 눈에 새기려 나선 이들로 탐방로는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안내를 맡은 남성우 설악산국립공원 계장 또한 “흘림골과 주전골은 숱한 바위 봉우리와 어우러진 단풍이 아름다워 지금이 딱 좋은 시기”라고 소개했다.남설악은 설악산국립공원의 남쪽을 지칭한다. 대승령, 귀때기청봉, 대청봉으로 이어지는 설악산 서북능선의 남쪽이다. 흘림골과 주전골은 한계령을 넘어 동해를 바라보고 하염없이 내려가다 보면 만날 수 있다.흘림골 탐방로 간편 예약확인 시스템흘림골은 곰배령으로 잘 알려진 남설악의 중심이 되는 산인 점봉산 북쪽에 자리잡고 있다. 지난 2004년 개방했지만, 2015년 낙석사고로 다시 7년간 통제됐다가 올해 9월 6일 재개방했다. 등산객들에게 인기가 높은 탐방로로 연중 예약제를 시행하는 쉽게 가보기 힘든 구간이다.흘림골 여심바위흘림골과 주전골을 동시에 즐기는 방법은 흘림골에서 등선대와 용소폭포를 거쳐 주전골까지 완주하는 것이다. 흘림골~여심폭포~등선대~등선폭포~12폭포~주전폭포~용소삼거리~용소폭포~주전골~~오색약수를 연결한 일방향 코스다. 총 3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흘림골탐방지원센터에서 등선대까지는 오르막길, 등선대에서 용소폭포까지는 내리막길, 용소폭포에서 오색약수까지는 평탄한 길이다.들머리는 흘림골탐방지원센터. 흘림골이라는 이름은 늘 안개가 끼고 날씨가 흐린 것 같다고 해서 붙은 지명이다. 탐방로 초입부터 된비알이다. 탐방로 바로 옆으로 칠형제봉이 단풍객들을 호위하듯 높게 서 있다. 오르막은 등선대까지 쭈욱 이어진다. 여심폭포까지는 그런대로 쉽게 오르지만, 여심폭포부터 등선대 입구까지는 깔딱고개라 부를 정도로 매우 가파르다. 여심폭포는 높은 기암절벽을 타고 20m 높이에서 떨어지는 폭포. 한때 폭포수를 마시면 아들을 낳는다는 속설 때문에 신혼부부가 많이 찾던 명소다. 여기서 등선대까지 오르는 길은 숨이 턱에 걸릴 정도로 힘겹다.하늘에서 본 설악산의 암릉과 오색단풍가다 쉬다를 반복하며 신선이 날아올랐다는 등선대로 오른다. 등선대 암봉으로 이어지는 철계단을 따라 오르면 사방으로 시야가 확 트인 전망대다. 기암절벽으로 무장한 칠형제봉이 나란하고, 북쪽으로는 설악산 서북 능선이 장엄하게 펼쳐진다. 그 아래로 한계령 휴게소와 골짜기 사이로 숨어드는 44번 국도도 내려다보인다. 등선대 아래로는 송곳처럼 뾰족한 암봉들이 날을 세우고, 암봉 틈 사이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나무들이 그 풍경에 무게를 더한다. 등선대에서 펼쳐지는 설악산의 장관과 단풍은 오래도록 잊지 못할 아름다운 풍경이다. 등선대에서 용소삼거리까지는 한없는 내리막길이다. 오를 때보다 발걸음은 가볍지만, 도중에 걸음을 멈추게 하는 비경에 도무지 속도가 나질 않는다. 등선폭포, 12폭포, 주전폭포와 기기묘묘한 암릉이 계속 산행객에게 이리 오라 손짓한다.설악산 최고의 단풍 명소이자 트레킹 코스 중 하나인 주전골 계곡의 비경용소삼거리부터 오색약수까지는 주전골 탐방로다. 주전골은 승려를 가장한 도둑 무리가 위조 엽전을 만들었던 곳이라 해서 붙은 이름. 또 다른 설은 용소폭포 입구에 있는 시루떡바위가 마치 엽전을 쌓아놓은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졌다고도 한다. 용소삼거리에서 용소폭포까지는 지척이다. 용소폭포는 주전골 탐방로의 하이라이트 격. 하얀 계곡물이 붉은빛을 띠는 부드러운 암반 사이로 미끄러지듯 떨어지는 것이 압권이다. 탐방로는 바닥이 들여다보일 정도로 맑은 계곡길로 이어진다. 좌우로 기암절벽이 우뚝 솟아 병풍처럼 이어져 있다. 마치 계곡이 오랜 세월 동안 암반을 깎아내며 물이 흘러내린 듯 계곡 암반과 기암절벽이 이어진 모습이 독특하다. 거대한 암석이 차례차례 포개지며 그 사이로 물줄기를 쏟아내는 풍경도 압권이다. 넓은 소를 이루는 ‘선녀탕’과 고고하게 우뚝 솟은 ‘독주암’ 등 주전골의 비경도 차례로 이어져 걷는 맛을 더한다.주전골트레킹 하이라이트인 용소폭포길이 거의 끝나갈 즈음, 성국사에 이른다. 성국사는 오색약수라는 이름을 짓게 한 고찰이다. 오색약수는 1500년경 성국사의 승려가 발견한 약수로, 지난 2006년 집중호우 때 유실됐다가 다행스럽게도 다시 약수가 솟아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신라 시대의 삼층석탑과 돌사자, 돌계단이 돼버린 옛 석물 등 옛 사찰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오색약수는 주전골 탐방지원센터 도착 전 약수교 건너에 있다. 철분이 함유돼 쌉싸래한 맛이 독특하다. 2011년 홍천 삼봉약수, 인제 개인약수와 함께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붉은 물길 따라 형형색색 물든 숲길을 걷다 흘림골에 이어 찾아간 곳은 미천골. 흘림골이 남설악 최고의 단풍명소로 알려졌지만, 단풍만 놓고 본다면 미천골이 사실 더 낫다. 여기에 산길도 가파르지 않아 걷기에도 부담이 없다. 미천골은 백두대간 약수산과 응복산 사이에서 발원해 남대천으로 흘러가는 최상류. 계곡물은 가물어도 마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어디서든 그냥 마셔도 될 만큼 깨끗한 자연을 자랑한다. 목적지는 미천골자연휴양림. 구룡령에서 내려와 미천골자연휴양림 안내판을 보고 우회전하면 비로소 미천골이 시작된다. 반질반질한 암반이 펼쳐진 수려한 계곡 덕분에 왠지 신비의 땅으로 들어가는 느낌이다. 미천골 자연휴양림은 국립 휴양림 중에서도 최고의 인기를 자랑한다. 단풍철이면 하룻밤 머물기가 거의 하늘의 별따기 수준. 그래도 미천골 트레킹은 입장료(성인 1000원)와 주차료(경차 1500원, 중소형 3000원)만 내면 가능하다. 미천골 자연휴양림 매표소새소리 울려 퍼지는 깊은 산골 자락 휴양림에 들어선다. 초입부터 물줄기와 알록달록한 단풍이 여행객을 반긴다. 속살을 훤히 내보이며 하얀 물살을 일으키는 계곡과 그 위에 빨갛고 노랗게 물든 숲을 보고 있노라면, 자연휴양림이 들어서기 전부터 이름 날렸다는 말이 절로 이해된다. 매표소부터 최종 목적지인 불바라기 약수터까지는 편도만 약 15km. 왕복으로 걷기에는 버거운 길이다. 하지만 선림원지와 제 1·2야영장, 숲속의 집 3지구까지 차량으로 이동할 수 있다. 이곳부터는 차단기로 임도를 막고 있다. 여기서부터 불바라기 약수터까지는 약 6km, 왕복 12km로 넉넉잡아 3시간이면 왕복이 가능하다.미천골 선림원지먼저 선림원지부터 살펴보자. 매표소에서 1㎞ 정도 떨어져 있다. 이곳은 양양의 진전사, 강릉의 굴산사와 함께 신라 선종을 대표하던 선림원이 있던 자리. 통일신라 말인 804년, 2년 전 해인사를 창건한 순응법사가 터를 잡았다. 선림원은 당시 밥을 짓기 위해 씻은 쌀뜨물이 계곡을 하얗게 할 정도로, 많은 수도승이 머무르는 대사찰이었다. 이 계곡의 이름이 미천(米川)골이 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빛나는 시절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10세기를 전후한 어느 해, 선림원지는 산사태로 거짓말처럼 역사에서 사라졌다. 1000년이 지난 지금, 선림원지에 남은 선림원지삼층석탑, 선림원지석등, 홍각선사탑비 귀부 및 이수, 선림원지부도 등 보물 4점이 당시를 증명할 뿐이다. 이곳에서 발견된 신라범종은 아쉽게도 6·25전쟁 당시 월정사와 함께 타버렸다.미천골 상직폭포다시 숲속의 집 3지구. 여기서 멍에정까지는 금방이다. 잔잔한 임도를 걷다 먼저 미천골정과 그 뒤의 상직폭포와 만난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계곡에 손이 닿을 수 있을 정도로 가까이 물줄기를 두고 걸어간다. 멍에정에서 다시 한번 차단기가 나온다. 예전에는 이곳까지 차량이 올라왔는데 훼손이 심해 2012년부터 차단했다.임도는 계곡과 다정하게 붙어 있다. 중턱부터 계곡과 멀어지기도 하지만, 첩첩산중 울긋불긋한 단풍을 두 눈으로 보며 걷는 맛도 색다르고 지루할 틈이 없다. 얼마나 걸었을까. 이정표가 점점 불바라기 약수터와 가까워짐을 알린다. 사람의 발길이 드문듯한 산길과 함께 계곡 소리가 지척에서 들려온다. 하늘에서 본 불바라기 약수터 양쪽에 자리한 황룡폭포(왼쪽)와 청룡폭포임도 끝에서 불바라기 약수 이정표(280m)를 만난다. 임도를 벗어나 계곡길로 들어선다. 계류 위 징검다리를 건너 물줄기를 거슬러 올라가다 막다른 계곡에서 갑자기 폭포수와 마주한다. 왼쪽에는 청룡폭포가 오른쪽으로는 황룡폭포가 쏟아진다. 불바라기 약수는 왼쪽 청룡폭포 중턱에서 난다. 길손들이 약수 맛을 볼 수 있게 고무호스를 연결해 두었다.불바라기 약수가 샘솟는 청룡폭포 주변의 바위는 붉은색을 띤다. ‘불바라기’라는 이름도 폭포 주변이 붉다는 ‘불바닥이’에서 왔다. 눈이 번쩍 떠지고야 마는 물맛은 철분 성분 덕분. 예로부터 양양은 철의 고장으로 유명했다. 물속에 든 철분 성분은 위장병과 피부병에 특효로 알려진다. 정말 깊고 깊은 산골에 이런 약수가 솟는다는 걸 어찌 알았을까. 깊은 산속에서 삶을 일궈야 했던 화전민들 덕분에 발견됐다는 말에 가슴 한켠이 먹먹해져 온다.불가리비약수 양쪽의 폭포 중 오른쪽에 자리한 청룡폭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