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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중호우 피해 서울 강남권…尹 '특별재난지역' 선포할까
-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9일 오전 정부세종2청사에서 긴급상황 점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행안부)[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서울 강남권 등을 중심으로 지난 8일부터 이어진 400㎜에 달하는 기록적 집중 호우로 강남·서초·관악·구로구 등에서 침수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 지역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면 국고의 추가지원과 의료·방역·방제 및 쓰레기 수거 활동 등에 대한 지원이 이뤄진다. 또 재난복구계획의 수립·시행 전에 재난대책을 위한 예비비 지원 등이 가능해진다. 서울에서는 지난 2011년 7월 집중호우에 따른 우면산 사태 등으로 서초구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바 있다.특별재난지역 선포 절차. (자료=행안부)중앙대책본부장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9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2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서 집중 호우 대처 긴급 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했다. 특별재난지역 선포는 재난및 안전관리 기본법 제 60조에 의해 중대본부장이 자연재난으로서 국고 지원 대상 피해 기준 금액의 2.5배를 초과하는 피해가 발생하는 등 특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인정할 경우 검토될 수 있다. 이후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중앙안전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대통령에게 건의된다. 대통령은 이 건의를 받아 특별재난지역 선포 및 공고를 하게 된다.자연재난이란 태풍, 홍수, 호우, 강풍, 풍랑, 해일, 대설, 한파, 낙뢰, 가뭄, 폭염, 지진, 황사, 조류 대발생, 조수, 화산활동, 소행성·유성체 등 자연우주물체의 추락·충돌, 이밖에 이에 준하는 자연현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재해를 뜻한다.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면 선제적으로 재난지원이 가능해진다.관련 대통령령에 따르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면 국고의 추가지원과 의료·방역·방제 및 쓰레기 수거 활동 등에 대한 지원도 이뤄진다. 또 재해구호법에 따른 의연금품의 지원, 농어업인의 영농·영어·시설·운전 자금 및 중소기업의 시설·운전 자금의 우선 융자, 상환 유예, 상환 기한 연기 및 그 이자 감면, 중소기업에 대한 특례보증 등의 지원 등도 이뤄진다. 이밖에도 재난응급대책의 실시와 재난의 구호 및 복구를 위한 지원도 이뤄진다.중대본부장은 지원을 위한 피해금액과 복구비용의 산정, 국고지원 내용 등을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과의 협의 및 중앙대책본부회의의 심의 등을 거쳐 확정한다. 또 중대본부장 및 지역대책본부장은 특별재난지역이 선포시, 재난응급대책의 실시와 재난의 구호 및 복구를 위해 재난복구계획의 수립·시행 전에 재난대책을 위한 예비비, 재난관리기금·재해구호기금 및 의연금을 집행할 수 있다.최근 자연재해로 인한 특별재난지역 선포는 2020년 2회로 그해 7월 28일~8월 11일 호우 관련 경기 안성, 강원 철원, 충북 충주·제천·음성, 충남 천안·아산, 전북 남원, 전남 구례 등지에서 선포된 바 있다. 또 같은해 9월 1~3일 제9호 태풍 마이삭과 6~7일 제 10호 태풍 하이선 관련 피해로 강원도 삼척·양양, 경북 영덕·울진·울릉, 부산 기장, 강원 강릉·인제·고성·속초, 제주 등에 선포되기도 했다.서울에서는 2011년 7월 26~29일 집중 호우로 우면산 사태 등 대규모 피해가 발생한 서초구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사례가 있다. 당시 정부는 서초구 피해를 168억원 상당으로 추정했지만, 애초 구에서 주장한 1000억원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기도 했다.(자료=행안부)
- 서울·경기·인천에만 2600만여명…수도권 쏠림 지속
-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인구 감소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수도권 인구 쏠림 현상은 더 심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들의 경우 수도권 거주 비율이 내국인보다 더 컸다.(이미지=통계청)통계청이 28일 발표한 2021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수도권 인구는 2608만2000명으로 청인구 약 5174만명의 50.4%를 차지했다. 국내 거주하는 인구 중 절반 이상은 서울·경기·인천에 몰려 살고 있다는 의미다.총인구대비 수도권 인구 비중은 전년대비 0.1%(3만8000명) 늘어 중부권(-0.1%), 호남권(-0.5%), 영남권(-0.8%) 등 4대 권역 중 유일하게 증가했다.특·광역시 인구는 전년대비 0.7%(16만3000명) 감소한 반면 도 지역 인구는 0.2%(7만2000명) 증가했다. 동·읍·면별로는 동과 면 지역 인구는 각각 0.1%, 2.5% 감소했지만 읍 지역 인구는 1.4% 늘었다.가구별로는 수도권에 전체 가구(2202만3000가구)의 49.5%인 1090만1000가구가 거주하고 있다. 전년에 비해서는 2.8% 늘어난 수준으로 4대 권역 중 증가폭이 가장 컸다. 도 지역의 가구수는 전년대비 3.0% 늘어 특·광역시(1.9%) 증가폭을 웃돌았다.시·도별 가구수를 보면 경기가 549만3000가구로 가장 많고 이어 서울 419만1000가구, 부산 144만7000가구 등 순이다.전년대비 시·도별 가구 증가율을 보면 세종이 4.4%고 이어 경기(3.7%), 인천(3.2%), 제주(3.0%), 광주(2.8%), 충남(2.7%) 등 순으로 높았다. 세종의 경우 인구 유입이 지속 늘어나고 있는 지역으로 가구 증가율도 자연스럽게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이미지=통계청)지난 1년간 전체 229개 시·군·구 중 216개 지역에서 가구가 증가했다. 경기 화성시(2만가구), 평택시(2만가구), 수원시(1만5000가구) 등 순으로 가구가 증가했다. 반면 강원 삼척시(-1만가구), 경기 광명시(-1만가구) 등 12개 지역은 감소했다. 외국인도 전체 61.7%인 101만9000명이 수도권에 거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구성비는 전년에비해 0.1%포인트 감소했다.지역별로는 인천이 1000명, 대전 300명 각각 증가했고 서울·경기 등 15개 시·도는 줄었다. 외국인 감소율이 큰 지역은 제주(-6.0%), 울산(-5.6%), 서울(-5.3%) 등이다.시·군·구 중 외국인이 가장 많은 곳은 경기 안산시로 전체 4.8%인 8만명이 거주하고 있다. 이어 수원시 5만4000명(3.3%), 시흥·화성시 각각 5만3000명 순이다.외국인 비율이 높은 시·군·구는 충북 음성군(12.8%), 경기 안산시(11.1%), 서울 영등포구(10.8%) 등이다.
- 강원 규제자유특구, 전주기 액화수소산업 생태계 구축 실증
-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중소벤처기업부와 강원도는 오는 13일 강원 액화수소산업 규제자유특구에서 ‘액화수소 저장제품 제작 및 액화수소 저장·운송 실증’에 착수한다고 11일 밝혔다.탱크로리용 저장탱크(사진=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에 따르면 강원 액화수소 특구는 국내 최초 액화수소 분야에서 실증을 추진하는 것으로, ‘액화수소 생산·저장·운송·활용 등의 실증을 통한 전주기 산업 상용화’를 목표로 지정됐다.현재 우리나라는 수소경제 초기 단계로 아직까지 기체수소가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향후 대량의 수소 수요 발생 시 기체수소에 비해 저장 및 운송 효율이 높은 ‘액체수소’의 필요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그러나 ‘고압가스 안전관리법’ 등 현행법상 액화수소 생산, 저장 등의 관련 법령 및 기준이 없어 해외에서는 액화수소 제품이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액화수소 제품 개발이 불가능해 수소 산업 성장에 제약이 있었다.이에 지역 내 인프라(삼척 LNG 인수기지 등) 등을 활용한 액화수소 생산·저장·운송·활용의 단계별 실증을 통해 강원도에 전주기 액화수소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고자 한다.안전한 실증 착수를 위해 산업부 및 한국가스안전공사와 긴밀히 협력해 ‘고압가스 안전관리법’ 및 해외기준 등을 준수하는 자체안전기준안을 마련했다. 안전점검위원회 및 위험성 평가 등을 수시로 진행했다.전체 특구 사업 중 이번에 착수하는 실증은 ‘액화수소 용기 및 저장탱크 제작’과 ’액화수소 저장·운송‘이다. 액화수소를 담을 수 있는 용기, 탱크, 탱크로리 등을 제작하고 운송하는 과제이다.액화수소의 극저온(영하 253도 이하) 상태를 견딜 수 있도록 티타늄 및 기타 금속 등을 사용해 드론용 및 중·대용량용 용기, 탱크, 탱크로리를 제작하고 액화수소의 저장 및 운송이 가능하도록 단열, 수소취성(부식), BOG(Boil-Off Gas, 증발가스) 기준 등에 대한 안전성 검증을 철저히 진행할 계획이다.이번 실증 착수는 액화수소 산업 생태계 조성에 기초가 되는 액화수소 생산 및 저장을 위한 부품 제작 단계다. 추후, 다른 세부사업인 액화수소 생산, 충전소 제작, 모빌리티(선박 및 드론) 제작·운항 등은 관계기관과 신속한 협의를 통해 자체안전기준안을 마련한 후 연내 실증 착수를 추진할 예정이다.아울러, 강원 액화수소 특구의 성공적인 실증을 통해 액화수소 산업의 안전성을 입증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수소 관련 규제 소관부처와 긴밀히 협의해 액화수소 관련 법규를 마련해 액화수소 상용화 기반을 다져 나갈 계획이다.권혜린 중기부 규제자유특구단장은 “그간 신산업·신기술 분야인 액화수소에 대한 기준이 부재해 해당 분야의 기술개발 및 상용화에 큰 제약이 있었지만 이번 실증 착수가 우리나라 액화수소 산업이 한 단계 발돋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아울러, “강원도 내에서 추진 중인 ’수소시범도시 인프라 기술개발사업‘, ’수소생산시설구축사업‘, ’수소 저장운송 클러스터 조성 사업‘ 등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들도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 서울 34도, 대구 36도…전국 7개 시·도 폭염경보(종합)
- [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2일 본격 여름 무더위로 전국에 올해 첫 폭염주의보가 발령됐다. 서울과 대전, 광주 등 주요 도시가 낮 최고기온 34도 이상을 기록 중인 가운데 무더위로 유명한 대구는 36도까지 치솟았다.서울 낮 최고기온 34도 등 전국 곳곳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2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성내천 물놀이장을 찾은 가족단위 나들이객들이 물놀이를 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사진=뉴시스)이날 행정안전부는 오후 12시를 기해 폭염 위기경보 수준을 ‘주의’ 단계에서 ‘경계’ 단계로 상향 조정했다. 폭염 위기경보 단계는 기온에 따라 관심→주의→경계→심각 순으로 상향된다. 이날 전국 178개 구역 중 164개 구역(92%)에 폭염특보가 발령됐다. 오는 4일까지 일최고체감온도가 33℃ 이상 지속되는 곳이 82개(46%)일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의 경우 낮 최고 기온이 34도까지 치솟았고 무더위로 유명한 대구는 36도까지 치솟았다.대전 역시 낮 최고기온이 34도까지 치솟으며 대전·충남 모든 지역에 폭염주의보가 발령된 가운데 충남권 해수욕장은 피서객들로 북적였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대전 아침 최저 기온은 24도, 낮 최고 기온은 34도로 폭염주의보가 발령됐다. 광주·전남 지역도 올해 첫 폭염 경보가 발효됐다. 광주기상청은 이날 오전 11시를 기해 광주·전남 담양에 폭염 경보를, 전남 지역(신안 흑산도 제외)에 폭염주의보를 발표했다. 부산 지역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부산기상청은 2일 오전 11시를 기해 부산에 폭염주의보를 발효했다. 폭염 경보는 하루 최고 기온이 35도 이상을 기록하고, 하루 최고 열지수가 41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때 발효된다. 폭염주의보는 하루 최고 기온이 33~35도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때 발령된다.이에 폭염경보가 발효된 지역은 △대구 △광주 △경상북도 △전라남도(담양), △충청북도(제천, 증평, 단양, 음성, 충주, 영동, 옥천, 청주), △강원도(강원남부산지, 삼척평지, 강릉평지) △경기도(안성)이다.폭염주의보 지역으로는 △세종 △울릉도, 독도 △울산 △부산 △대전 △인천(강화군,옹진군 제외) △서울 △제주도(제주도동부, 제주도북부, 제주도서부) △경상남도(진주, 양산, 사천, 합천, 거창, 함양, 산청, 하동, 창녕, 함안, 의령, 밀양, 김해, 창원) △전라남도(거문도.초도, 담양 제외) △충청북도(진천, 괴산, 보은) △충청남도 △강원도(강원남부산지, 삼척평지, 강릉평지, 태백 제외) △경기도(안성 제외) △전라북도(장수 제외)로 대부분의 국내 지역이 해당된다.이에 행안부는 관계부처와 지자체에 폭염 3대 취약분야인 공사장 야외근로자, 논밭 고령층 작업자, 독거노인 등에 대한 관리대책을 세우도록 했다. 또 농·축·수산업 예방대책, 정전 대비 및 도로·철도 등 기반시설 관리대책을 마련하는 등 소관 분야별 폭염대책 강화를 지시했다.특히 주말에는 공공시설에 설치된 무더위 쉼터들이 운영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독거노인, 노숙인 등 취약계층에 대한 관계부처와 지자체의 각별한 대책을 촉구했다. 김성중 행안부 재난대응정책관은 “폭염 시 야외활동 자제, 물 자주 마시기 등 국민행동요령을 참고해 폭염으로 인한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기상청이 예보한 전국 낮 최고기온은 △서울 33도 △춘천 33도 △강릉 34도 △대전 34도 △청주 34도 △대구 37도 △부산 30도 △전주 34도 △광주 35도 △제주 30도다. 대부분 지역이 최고기온 30도를 넘어섰고 대구는 37도까지 오르는 등 무더운 날씨가 예보된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 [여행]인간에 이기에 갇힌 '비밀의 폭포'로 들어서다
- 강원도 삼척의 도계리의 아주 깊은 산속에 있는 무건리 이끼폭포. 무건리 이끼폭포는 하단폭포인 제1폭포와 상단폭포인 제2폭포로 나눠져 있다. 영화 ‘옥자’의 마지막 장면을 촬영한 곳으로도 알려진 곳이다.[삼척(강원도)=글·사진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2017년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영화 ‘옥자’. 순진무구한 ‘미자’와 착한 괴물인 ‘옥자’를 통해 자본주의의 폐해와 부조리를 가감없이 보여주는 봉준호 감독의 수작 중 하나다. 무거운 주제의 영화지만, 관객들이 가장 인상 깊은 장면으로 꼽은 것은 영화의 주된 내용에서 조금 비켜나 있다. 산골 소녀 미자가 돼지·하마의 유전자를 합쳐 만든 슈퍼 돼지 옥자와 물고기를 잡으면 물놀이하던 마지막 장면이다. 청량한 산골의 향내가 온몸을 감싸는 듯한 그 장면에서 자연의 신비와 함께, 인간의 이기라는 그림자도 동시에 볼 수 있어서다. 관객들의 뇌리에 깊게 박힌 이 장면은 오지 중의 오지인 강원도 삼척 도계읍 도계리의 아주 깊은 산속에서 촬영됐다. 정확하게는 국내 3대 이끼폭포로 알려진 무건리 이끼폭포를 품은 무건리 계곡이다.◇가장 깊게 숨겨진 비밀의 폭포를 찾아가다온통 초록 이끼로 뒤덮인 바위를 타고 계곡의 물이 쏟아져 내린다. 국내 깊은 산중이나 인적 드문 곳에서 볼 수 있는 이끼폭포다. 국내 이끼폭포 중에서도 최고로 꼽히는 곳은 단 세곳이다. 지리산의 ‘실비단폭포’, 가리왕산의 ‘장전폭포’, 육백산의 ‘무건리 이끼폭포’다.무건리 이끼폭포 가는 길은 차로 이동한 후 다시 임도로 4km 더 걸어서 들어가야 한다.그중 무건리 이끼폭포는 아름다운 경관에 비해 유명세는 요란하지 않다. 폭포로 가는 길이 너무 멀고 험한 탓이다. 오지 중 최고의 오지로 꼽히는 강원도 삼척의 도계읍 도계리. 여기서 해발 1200m가 넘는 육백산 자락인 두리봉과 삿갓봉 줄기 사이 깊숙한 협곡에 폭포가 있어서다. 들키면 안되는 보물처럼 누군가가 꼭꼭 숨겨둔 듯한 비밀의 폭포지만 일부 개념 없는 사진가들이 이끼와 주변 경관을 훼손해 삼척시가 한동안 출입을 전면 통제하기도 했다. 그만큼 폭포까지의 여정은 멀고 험하다. 일단 대중교통으로는 접근 자체가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차를 타고 폭포까지 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차로 이동할 수 있는 곳은 이끼폭포로 이어지는 임도까지다.무건리 이끼폭포 가는 임도길에 있는 숲속 낙서장에는 다양한 사람들의 낙서들이 쓰여져 있다. 임도 앞까지 가는 여정도 그리 편하지 않다. 2차선 좁은 도로 위에선 대형 트럭과 자주 마주해 가슴이 철렁할 정도다. 도로 주변에 석회석 채굴 광산이 있어서다. 그래도 석회석 광산이 보이면 도로가 거의 끝나가는 지점이다. 여기서 1km 정도 더 오르면 주차장이 있다. 주차장 벽에는 ‘무건리 작은갤러리’라고 쓰였다. 폭포의 모습을 찍은 사진 벽화가 옹벽을 가득 채우고 있다. 이곳에 주차장이 있는 이유는 단순하다. 여기서부터는 차량 교행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마을 주민은 예외다. 마을 주민이라고 해봤자 10명 남짓. 총 6가구가 등록돼 있지만, 실제 거주하는 집은 3가구에 불과하다. 그것도 폭포까지 이어지는 산길에 드문드문 흩어져 있다.무건리 이끼폭포 가는길 임도에서 잠시 쉬고 있는 여행객◇임도를 따라 더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다주차장에서 폭포로 이어지는 임도 끝까지 거리는 대략 4km. 초반 2km 정도는 매우 가파르다. 구시재 고갯길을 오르는 오르막 임도로 시멘트 포장도로다. 나머지는 비포장 흙길로 그나마 걷기가 편하다. 제법 가파른 산길을 두 발에 의지해서만 들어가야 한다. 산길을 걷는 데만 대략 1시간 30분 거리다. 폭포 하나 보러 가는데 왕복 3시간 넘게 걷고 또 걸어야 하는 셈이다. 그래도 아무도 없는 산속을 걷다 보면 도심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마음의 여유를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여럿이 걸을 때는 미처 몰랐던, 여러 생명들이 말을 걸어온다. 그렇게 숲속의 정령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어느새 임도의 끝이다. 임도 끝 지점에는 약수터가 있다. 우물에 달린 문고리 안쪽에 플라스틱 바가지로 시원한 약수를 한모금 들이킨다.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약수지만, 마치 여기까지 오는 수고를 잠시나마 위로해주는 듯 그동안의 갈증이 씻겨내려가는 기분이다.무건리 이끼폭포 가는 길 임도 끝에 있는 약수터임도 끝에는 길 아래로 표지목이 서 있다. 여기서 오솔길을 따라 이끼폭포까지는 대략 500m. 이 표지판을 따라 10분쯤 가파른 경사를 내려가면 무건리 이끼폭포가 있다. 길이 다듬어지기 전에는 험한 비탈길로, 매우 미끄러웠다. 지금은 난간을 받치고 나무 계단을 놓아 폭포까지의 길이 한층 편해졌다. 오솔길 옆에는 초등학교 분교 터가 있다. 1966년 11월 16일 개교했다가 학생 수 감소로 1994년 3월 1일 폐교돼 그해 10월 철거된 소달초등학교 무건분교장이다. 분교장 자리에는 철거하고 미처 치우지 못한 잔해 일부를 모아두었다. 마치 거기에 학교가 있었음을 믿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꺼내놓은 듯하다. 지금은 떠나고 없지만, 당시 마을에는 300여명이 모여 살았다. 학교 건물도 5동이 됐다. 폐교 이전까지 무건분교를 졸업한 학생은 모두 89명. 22년간 졸업생의 수이니, 한해 평균 4명이 이 학교를 졸업한 셈이다. 무건리 이끼폭포 하단폭포 왼쪽 옆으로 상단폭포로 향하는 덱이 설치되어 있다◇별천지에 들어서다나무 덱을 따라 내려가면 점점 물소리가 커져 온다. 덱을 다 내려가면 이끼폭포가 있다. 시원한 바람을 일으키는 부채처럼 생긴 폭포와 그 옆의 이끼가 가득한 폭포, 그리고 깎아지른 절벽 사이로 쏟아지는 물줄기가 있는 상단 폭포로 이뤄져 있다. 나무를 짜서 놓은 광장에 세워둔 안내판에는 둥글고 너른 바위 위를 물이 치마처럼 흘러내리는 하단 폭포를 ‘제1이끼폭포’, 바위 위의 깊은 협곡 안쪽에서 길게 떨어지는 상단 폭포를 ‘제2이끼폭포’로 이름 붙여 놓았다.제1이끼폭포는 투명한 오빛의 소(沼)로 부채처럼 쏟아져 내린다. 화사하고 우아한 모습이다. 반면 나무 덱 계단 위쪽에 놓인 전망대에서 보는 제2이끼폭포는 바위마다 뒤덮인 초록의 신비로운 이끼들로 비밀스러운 분위기다. 평소에는 이렇게 물줄기가 이끼를 적시지만 비가 온 뒤에는 협곡의 곳곳에서 비단으로 만든 커튼을 펼쳐놓은 듯 아름다운 물줄기가 퍼져 초록의 이끼에 생기를 불어넣는다.무건리 이끼폭포 하단폭포인 제1폭포 옆의 또다른 폭포제1이끼폭포 왼쪽 덱을 타고 조심스럽게 올라서면 또 다른 세상으로 통하는 길인 듯 어둑한 바위절벽 사이로 물줄기가 이어진다. 전망대 아래로 흐르는 물길을 따라 눈동자를 들어올리면 아름다운 이끼폭포가 초록 치마를 드리우고 있다. 제2이끼폭포다. 이 모습에 이끌려 많은 이들이 이곳을 찾는다. 덱이 놓이기 전에는 하단폭포에서 아슬아슬하게 밧줄을 잡고 올라야 했다. 이 과정에서 이끼를 밟을 수밖에 없어 하단폭포의 이끼는 이때 대부분 망가졌다. 이끼는 성장속도가 매우 느린 편이다. 한번 훼손되면 원상복귀에만 자그마치 20년이 걸릴 정도다. 이에 삼척시는 출입을 통제하려고 했다. 하지만 몰래 숨어드는 이까지는 막을 수 없었다. 지금은 산불감시요원을 두고 더 이상의 훼손을 막고 있다. 또 하나 제2이끼폭포에 전망대를 두었다. 이제 전체 모습을 두눈으로 볼 수는 없지만, 밖에서 그 모습을 조금 엿볼 수는 있다. 아기자기한 이끼폭포와 검푸른 용소가 강렬한 대조를 이루며 보는 사람의 넋을 쏙 빼놓는다. 마치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별천지를 들여다보는 느낌이다.영화 ‘옥자’의 촬영 장소로 알려진 강원도 삼척의 무건리 이끼폭포. 국내 최고의 이끼폭포 세곳 중 한 곳으로 꼽히는 곳이다.
- KT, 산불피해 지원 팔 걷어…지역 특산물 판매
- KT가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사옥과 라이나생명 사옥에서 산불 피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한 ‘지역사랑 나눔장터’를 개최한다고 9일 밝혔다. 사진 왼쪽부터 김무성 KT ESG경영추진실장 상무, 신현옥 KT 경영지원부문장 부사장, 하대성 경상북도 하대성 경제부지사, 이희범 경북문화재단 대표, 이정우 경상북도 메타버스정책관, 서기홍 KT대구경북법인고객본부장 상무가 지난 8일 광화문 KT사옥에서 진행된 지역사랑 나눔장터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KT가 올해 대형 산불로 피해가 큰 경북 울진과 경남 밀양, 강원도 지역 이재민을 돕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KT는 지난 8일부터 9일까지 양일간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 사옥을 비롯해 광화문 원팀 소속 라이나생명 사옥에서 산불 피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한 ‘지역사랑 나눔장터’를 열었다고 밝혔다. 착한 나눔 플랫폼 ‘나눠정’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한 온라인 판매도 22일까지 병행한다. 이번 나눔장터에서는 경북에서 올라온 자연산 돌미역, 금강송 벌꿀, 노루궁뎅이버섯 분말과 안동의 백진주쌀, 김천 호두먹빵 등 경상 지역 특산물 9종과 삼척 수제 오란다, 묵호항 먹태 등의 강원 지역 특산물까지 총 12개 품목을 판매한다. 이날 소속 기관 임직원들은 지역 농산물과 특산품 구매에 참여하며 지역 농산물 생산자들이 어려운 시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탰다. KT는 임직원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도록 물품 당 5000원에서 1만원까지 판매 지원금을 내놓았다. 인근 취약계층 가정에도 2000만원 상당의 농수산품을 기부하는 등 총 1억원 상당을 지원했다. 김무성 KT 환경·사회·지배구조(ESG)경영추진실 상무는 “광화문 원팀 소속 기업 임직원 모두가 산불 피해지역의 빠른 복구를 응원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산불 피해 지역의 경제 활성화와 주민들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하는 등 임직원 모두가 참여하고 실천하는 ESG 경영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 시멘트 공장도 막아선 화물연대…"출하 거의 없어"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7일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시멘트 공급에 심각한 차질을 빚게 됐다. 지난 6일 오전 서울의 한 시멘트 공장에 레미콘 차량들이 주차돼 있다.(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화물연대 총파업으로 인한 물류대란 우려가 현실화됐다. 화물연대가 시멘트 공장을 막아섰을 뿐만 아니라 갖은 압박으로 인해 비노조 차량 운행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출하량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파업이 하루 이틀을 넘어 길어질 경우 전국 각지 건설 현장이 멈춰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일시멘트 단양공장, 성신양회 단양공장, 아세아시멘트 제천공장, 한일현대시멘트 영월공장 등 내륙에 위치한 시멘트 공장 진입로는 모두 화물연대 소속 차량들로 막혔다.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공장 진입로가 막혀 시멘트 출하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경기 의왕에 있는 쌍용C&E·한일시멘트·성신양회·아세아시멘트 등 국내 대표 시멘트 7개 업체의 유통기지도 막혀 레미콘 업체 등으로 시멘트를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강원도 삼척, 동해 등 해안에 위치한 시멘트 공장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해안사 관계자는 “공장 진입로를 막고 있지는 않지만, 비노조 차량들도 화물연대 눈치를 보며 공장으로 들어오지 않고 있다”며 “새벽에 잠시 몇 대 드나들다가 동이 튼 이후로는 공장문이 열려 있는데도 아예 출입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화물연대 파업으로 인한 물류 차질로 시멘트·레미콘 업계가 직격탄을 맞게 됐다. 시멘트를 운송하기 위한 특수 차량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총 2700~3000대 중 1500대가량이 화물연대에 소속돼 있어 시멘트 공급은 거의 멈춰선 실정이다. 지난해 11월 화물연대 파업 당시 일 평균 출하량이 최대 80% 급감하면서 하루 피해액만 약 110억원으로 추정됐는데, 당시는 비수기인데 반해 올해는 성수기인 만큼 피해 규모는 더 클 전망이다.원재료인 유연탄 가격 급등으로 시멘트 업계가 휘청이는 상황에서 이번 파업으로 인한 타격은 더욱 클 전망이다. 지난 1분기 주요 시멘트 업체들의 매출이 증가했음에도 유연탄 가격 급등에 따라 대부분 수익이 악화했다. 쌍용C&E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8.6%나 급감했고, 한일시멘트와 한일현대시멘트는 적자로 돌아섰다.BCT를 통해 시멘트를 공급받는 레미콘 업체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당장은 일부 비축분으로 버틴다고 해도 파업이 장기화하면 생산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레미콘 업계 관계자는 “지난 4~6일 연휴에 일부 비축분을 쌓아놨지만, 비축분으로 버틸 수 있는 기간은 기껏해야 하루 이틀이다. 레미콘 공장에는 통상 하루에 BCT 15~20대씩 들어와야 하는데, 시멘트 공급이 막혀 타격이 클 것”이라며 “연쇄적으로 건설 현장도 공기 지연으로 인한 피해가 우려된다. 파업이 일주일 이상 넘어가면 전국 공사장이 다 멈춰 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이런 상황에서도 시멘트·레미콘 업계에서는 사실상 파업에 대응할 방법이 없어 손 놓고 쳐다보고만 있는 실정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시멘트 출하가 멈춘 채로 하루 이틀 지나면서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질 것으로 우려되지만, 회사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것은 (BCT 차주들에게) 파업에 참여하지 말라달라고 얘기하는 것 외에는 방도가 없다”며 “현재로서는 일단 기다리면서 가급적 빨리 정부가 해결해주기를 바라고 있을 뿐”이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