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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분노한다면 투표해야…文정부 폭주 막아달라"
  • [전문]김종인 "분노한다면 투표해야…文정부 폭주 막아달라"
  •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오는 7일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분노한다면 투표해달라. 나와 내 가족의 미래를 위해 투표해달라”고 호소했다.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2일 오전 국회에서 4·7 재보선 투표 참여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1)김 위원장은 2일 오전 국회 본관에서 4·7 재보선 투표 참여 대국민 호소문 발표를 통해 “오늘부터 양일 간 사전투표가 중요하다. 문재인 정부의 잘못된 폭주를 막아달라”고 이같이 말했다.그는 “본 투표일은 공휴일이 아니다. 직장 등 생계 활동으로 불가피하게 투표에 참여하지 못하는 기권자가 다수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오늘(2일)부터 양일 간 사전투표가 중요하다. 문재인 정부의 잘못된 폭주를 막아달라”고 주장했다.아울러 그는 “코로나 장기화로 모두가 힘든 지금, 혈세 824억원이 들어가는 재·보궐선거 왜 실시되고 있나”라며 “더불어민주당 출신 서울·부산시장의 추악한 권력형 성범죄를 심판하는 선거이며, 지난 4년간 문재인 정부의 참담한 실정을 심판하고 정권 교체의 서막을 알리는 선거다”고 지적했다.이어 “아마추어 같은 정책으로 경제 전반이 망가지고 말았다. 일자리가 사라지고 기업이 활력을 잃고 자영업은 위기에 빠졌다”며 “양치기 소년의 거짓말처럼 4년 내내 ‘경제가 좋다. 내일은 괜찮아질 것이다’고 했으나 돌아온 건 심각한 양극화와 엔포(N포) 세대의 확산이다”고 일갈했다.다음은 김 위원장 호소문 전문.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서울·부산시민 여러분!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김종인입니다.코로나 장기화로 모두가 힘든 지금,혈세 824억원이 들어가는 재보궐선거 왜 실시됩니까?이 정권이 아무리 감추려고 해도우리 국민 모두는 너무나 잘 알고 계십니다.이번 선거는 민주당 출신 서울‧부산시장의 추악한권력형 성범죄를 심판하는 선거이자,지난 4년간 문재인 정부의 참담한 실정을 심판하고정권교체의 서막을 알리는 선거입니다.문재인 정권 4년 국민의 삶, 국가의 미래, 법치와 민주주의단 하나라도 나아진 것이 있습니까?경제를 모르는 사람들의 아마추어 같은 정책으로경제 전반이 망가지고 말았습니다.일자리는 사라지고, 기업은 활력을 잃었으며, 자영업은 위기에 빠졌습니다.양치기 소년의 거짓말처럼4년 내내 경제가 좋다, 내일은 괜찮아질 것이라고 했지만돌아온 것은 심각한 양극화와 N포 세대의 확산입니다.취업, 결혼, 출산, 내집마련 국민들은 무엇을 더 포기해야 합니까?언제까지 고통을 견뎌야 정부가 말하는 좋은 경제가 옵니까?이 정권이 할 줄 아는 것은 빚을 내어 살포하는 것이었습니다.갈 곳 잃은 자금은 부동산과 주식으로 흘러갔습니다.25번의 부동산 정책은 실패할 수밖에 없었습니다.투기를 막아야 할 공직자와 여권 인사들은도리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악용해 자신들의 배를 채웠습니다.청와대 고위공직자와 여당 의원들은 국민에게 임대료를 높이지 말라고 법을 만들어놓고 본인들은 법이 통과 전에 임대료를 높여 받기도 했습니다.자기들이 투기를 하고, 범죄를 저질러 놓고국민과 공무원들을 잠재적 범죄자와 적폐로 몰아세우며‘감시하고’, ‘세금을 높이고’, ‘규제하겠다’고 합니다. 적반하장도 유분수입니다.K-방역은 건강보험제도 등전임 정부부터 수십년간 쌓여온 의료시스템과헌신적 의료진, 국민의 참여가 이뤄낸 성과였습니다.그러나 이 정부는 자신들의 성과처럼 포장하고자만하여 가장 중요한 백신확보에 실패했습니다.현재 세계 최하위의 백신접종 수준을 보이고 있습니다.미국 월스트리트저널 같은 외신은 느린 접종으로 인해 우리나라가 경제회복 기회를 놓쳤다고 분석하고 있으며경제 구렁텅이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를 하고 있습니다.정부가 그동안 단순계약을 백신 확보같이 홍보했지만세계적으로 백신 부족현상이 심화 되면서우리나라에 언제, 얼마의 백신이 들어올지 모르는 상황입니다.정부가 공언해온 11월 집단면역이 가능할지 의문입니다.백신 격차는 곧 경제 격차로 이어집니다.정부는 더욱 냉정한 상황인식과 비상한 각오로백신 확보에 나서는 한편 접종 속도를 높여야 할 것입니다.문재인 정권이 입법부와 사법부를 장악하면서삼권분립은 사실상 형해화 되었습니다.법치와 민주주의가 새로운 형태의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우리 사회의 공정과 정의가 무너지고,공동체의 신뢰가 땅에 떨어지고 말았습니다.180석의 거대여당, 일당독주의 지방의회,코드인사로 장악된 행정부와 사법부의 「친문장벽」 속에서이 나라를 지킬 수 있는 것은 오직 국민뿐입니다.존경하는 국민 여러분분노하신다면 투표해주십시오.대한민국을 걱정한다면 투표해주십시오.나와 내 가족의 미래를 위해 투표해주십시오.4월 7일은 상식과 정의가 승리하는 날이 되어야 합니다.이번 보궐선거 본 투표일은 공휴일이 아닙니다.직장 등 생계 활동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투표에 참여하지 못하는 기권자가 다수 발생할 우려가 있습니다.오늘부터 양일간 진행되는 사전투표가 중요합니다.꼭 투표하셔서 문재인 정부의 잘못된 폭주를 막아주십시오.나라가 위기에 빠질 때마다현명한 우리 국민은 스스로 이 나라를 지켜왔습니다.국민의힘은 위대한 우리 국민의 저력, 그 국민의 힘을 모으는 큰 그릇이 되겠습니다.개혁과 변화를 통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정당으로 끊임없이 거듭나겠습니다.위대한 대한민국, 국민의 행복을 위해더 낮은 자세로 최선을 경주하겠습니다.꼭 투표해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21.04.02 I 권오석 기자
<8>한양시절에도 내 집 없는 설움이…
  • [손태호의 그림&스토리]<8>한양시절에도 내 집 없는 설움이…
  • 19세기 초·중엽에 그려진 ‘한양전경’. 북산 김수철의 작품으로 추정만 할 뿐 작가는 정확치 않다. 남산 기슭에서 한양 일대를 한눈에 바라보고 있는 작품은 화면을 위·아래 둘로 분할해 산악과 도시를 배치하는, 이전 화가들과는 ‘확연히 다른’ 한양을 그리고 있다. 종이에 그린 수묵담채화로, 가로길이 130㎝를 훌쩍 넘긴 대형화면(57.6×133.9㎝)이 눈길을 끈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혹독한 세상살이에 그림이 무슨 대수냐고 했습니다. 쫓기는 일상에 미술이 무슨 소용이냐고 했습니다. 옛 그림이고 한국미술이라면 더했습니다. 하지만 우리 사는 일을 돌아보면 말입니다. 치열하지 않은 순간이 어디 있었고, 위태롭지 않은 시대가 어디 있었습니까. 한국미술은 그 척박한 세월을 함께 견뎌온 지혜였고 부단히 곧추세운 용기였습니다. 옛 그림으로 세태를 읽고 나를 세우는 법을 일러주는 손태호 미술평론가가 이데일리와 함께 그 장면, 장면을 들여다봅니다. 조선부터 근현대까지 시공을 넘나들며, 시대와 호흡한 삶, 역사와 소통한 현장에서 풀어낼 ‘한국미술로 엿보는 세상이야기’ ‘한국미술로 비추는 사람이야기’입니다. 때론 따뜻한 위로로 때론 따가운 죽비로 매주 금요일 독자 여러분을 아트인문학의 세계로 안내합니다. <편집자주> [손태호 미술평론가] 누가 ‘집은 그저 거주공간일 뿐이다’라고 했던가요.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집을 바라보는 대다수는 이 말에 동의하지 않을 듯합니다. 나날이 치솟는 아파트 값을 보면 집을 소유한 사람이나 무주택자나 모두 예민해지고 심기가 사나워집니다.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주택 수요는 점차 줄어들 수밖에 없는데 최근 몇 년 동안 주택가격의 급등은 이웃 일본의 사례와 비교해도 좀 이상하긴 합니다. 최근에는 국민에게 주택 공급을 담당하는 공기업 직원들이 내부정보를 이용해 투기를 했다는 뉴스로 많은 국민을 공분케 하고 있습니다. 이래저래 대한민국은 ‘부동산공화국’이란 오명을 쉽게 벗기 어려울 듯합니다. 부동산의 가장 뜨거운 진원지는 역시 서울입니다. 서울은 그야말로 부동산 불패의 도시입니다. 땅은 한정돼 있는데 너도나도 서울에만 거주하려다 보니 주택난이 해결되기 힘든 구조입니다. ‘사람은 나면 서울로 보내고 말은 나면 제주로 보내라’란 속담이 아직도 작용하고 있어서일까요. 그런데 ‘서울 집중’ 현상은 비단 요즘 문제만은 아닙니다. 조선시대 특히 조선후기에 한양의 주택난이 심각했습니다. 한양도 조선의 교육·문화·경제의 중심지였습니다. 그래서 인구는 계속 늘어났고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됐습니다. 과연 그 모습이 어땠을지 궁금하지 않습니까. 당시 한양의 모습을 큰 화폭에 담아낸 ‘한양전경’은 그래서 의미가 있는 작품입니다. ◇촘촘하게 들어찬 수많은 민가를 주인공으로 그린 ‘한양전경’ 작품은 19세기 한양의 전경을 한 화면에 담으려 가로가 긴 구도를 선택했습니다. 맨 오른쪽 도봉산부터 응봉, 삼각산, 구준봉, 백악산, 인왕산이 연이어 서 있고, 가장 왼쪽에 안산이 있으니 그 옆으로 살짝 안개 낀 곳이 무악재일 것입니다. 백악산에는 성곽을 표현하지 않았지만 인왕산에는 태점으로 성곽을 올렸습니다. 화면의 대부분에는 촘촘한 민가들이 들어차 있는데 민가의 방향을 다양하게 묘사해 단조로움을 피하려 노력했습니다. 많은 건물 중 그래도 알아볼 만한 것으로는 ‘창덕궁 인정전’이 있습니다. 응봉 아래 중층의 건물로 들어서 있습니다. 또 그 아래쪽 방향으로 탑이 하나 그려져 있는데, ‘백탑’이라 불렸던 탑골공원의 ‘원각사지십층석탑’입니다. 다만 백악산 아래 반듯이 놓였어야 할 경복궁은 보이지 않고 풀숲만 우거져 있어 이 그림이 제작된 시기가 경복궁이 중건된 1868년 이전임을 짐작케 합니다. ‘한양전경’을 그린 이가 누구인지는 확실치가 않습니다. 생애가 잘 알려지지 않은 북산 김수철(?∼1862 이후)의 작품이지 않을까 추정만 하고 있습니다. 남산 위에서 내려다본 한양을 그려낸 화가는 남산 앞 가까운 집은 짙은 먹으로 크게, 먼 집은 가는 선으로 작게 그려 원근감을 살리고자 했습니다. 전체적으로는 가옥 사이에 나무를 배치하고 안개가 낀 듯한 효과를 내 운치를 더했습니다. 묽고 연한 색으로 산뜻하고 맑은 분위기를 낸 수작입니다. ‘한양전경’ 중 일부를 확대해 클로즈업했다. 화면 대부분을 촘촘한 민가들로 채웠다. 그중 가운데 우뚝 선 탑이 ‘백탑’이라 불렸던 탑골공원의 ‘원각사지십층석탑’이다.◇정약용이 자식에게 보낸 편지엔…“절대 한양 사대문 안을 떠나지 말라”조선후기 한양은 향촌을 떠난 사람들이 몰려들고 화폐경제의 활성화로 상업이 발달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도시적 면모가 눈에 띄게 증가합니다. 돈과 물자가 돌아가는 곳에 사람이 몰리는 건 자연스러운 과정입니다. 그래서인지 당시 실학자 정약용(1762∼1836)은 유배지에서 자식들에게 보내는 편지에 “절대 한양 사대문 안을 떠나지 말라”고 당부했다고 합니다. 그만큼 한양은 늘 ‘핫플레이스’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늘 집이 부족했습니다. 이런 기록도 보입니다. “(한양에서는) 집 없는 백성들이 한 뼘의 땅을 얻고자 해도 얻을 수가 없습니다”(승정원일기 1679년 6월 23일 기사). 특히 조선후기 한양 수비를 담당하는 삼군영을 확대하고자 지방에서 대거 군인을 차출하면서 한양의 주택난은 가중됐습니다. 그래서 남의 집에 세 들어 사는 전세살이는 흔한 형태였고 내 집이 없는 서민은 늘 이집 저집을 떠돌아다녔습니다. 이런 한양의 모습은 조선전기와는 다른 풍경을 만들었고 시와 그림의 중요한 주제로 자주 등장했습니다. 정조가 신하들에게 한양 그림을 보고 짓게 한 ‘성시전도시’(城市全圖詩)를 통해서도 알 수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당시의 그림은 전하지 않지만, 규장각 검서관이던 실학자 박제가(1750∼1805)가 남긴 ‘성시전도시’를 통해 유추해볼 수 있습니다. “도성 4만호의 모습이 물고기 비늘 같다”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겸재 정선이 1741년에 그린 ‘장안연우’. 북악산 서쪽에서 남산 방면으로 바라본 한양의 모습이 담겼다. 19세기 초·중엽에 그려진 ‘한양전경’에 영향을 준 그림으로 꼽힌다. 서울 근교와 한강변 명승명소를 그린 진경산수화 등을 묶은 정선의 ‘경교명승첩’(보물 제1950호)에 실린 33점 중 하나다. 종이에 먹, 39.8×30.0㎝, 간송미술관 소장.‘한양전경’은 겸재 정선(1676∼1759)이 그린 ‘장안연우’(長安烟雨·1741)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여겨집니다. ‘장안연우’는 ‘한양전경’의 시점과 반대로 북악산 서쪽에서 남산 방면으로 바라본 한양의 모습입니다. 가운데 진한 산이 남산이고 오른쪽 원경이 관악산입니다. 원경에 산봉우리들을 배치하고 그 아래는 안개를 깔았으며, 먹을 진하게 사용한 근경 등이 ‘한양전경’과 흡사합니다. 바로 앞에 세운 소나무 두 그루도 ‘한양전경’에서 똑같이 차용했습니다. 다른 점은 ‘규모’입니다. ‘장안연우’의 한양은 ‘한양전경’보다 도시의 규모가 작고 민가도 적습니다. ‘한양전경’의 배경을 정선이 활동한 18세기보다 도시화가 더 진행한 19세기 초·중엽으로 보는 이유입니다. ◇네덜란드 화가가 그린 ‘서울풍경’…한양의 도시화 엿볼 수 있어 한양의 도시화는 20세기까지 확대됐습니다. 그 20세기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작품도 있습니다. 네덜란드 화가 휘베르트 보스(1855∼1935)가 1899년에 그린 ‘서울풍경’입니다. 유럽과 미국에서 이름을 날리며 활동했던 보스가 조선을 방문한 건 1898년입니다. 고종황제 초상화를 비롯해 여러 작품을 그렸습니다. 그중 ‘서울풍경’은 당시 한양의 모습을 담고 있어 주목을 받는 작품입니다. 이곳이 한양 어디서 본 풍경인지에 대한 단서는 저 멀리 산 아래 들어선 3개의 큰 건물에 있습니다. 맨 앞의 중층 문루의 건물이 광화문이고 그 뒤가 경복궁의 근정전, 맨 뒤가 경회루입니다. 네덜란드 화가 휘베르트 보스가 1899년에 그린 ‘서울풍경’. 20세기를 앞둔 한양 풍경이다. 앞쪽 가옥들이 들어선 현재의 신문로·태평로 일대를 비롯해 광화문, 경복궁의 근정전과 경회루까지 들였다. 캔버스에 유화, 31×61㎝, 국립현대미술관 소장.경복궁이 이런 방향으로 보이는 것은 광화문 서쪽, 미국 공관이 있던 정동 쪽에서 바라봤기 때문입니다. 좀더 정확히는 옛 경기여중 옆 언덕으로, 지금의 미 대사관저에서 바라본 모습입니다. 그러니 그림 앞 가옥들이 늘어선 곳은 신문로와 태평로 일대일 겁니다. 지금은 고층건물뿐이지만 이 시절에는 민가들만 있었습니다. 그림의 우측 공터에는 흰옷을 입은 사람들이 제법 눈에 띕니다. 보스는 흰옷을 입고 다니는 사람들이 인상적이었는지 ‘1911년에 쓴 자전적 편지’에서 “그곳(조선)에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민족 중 하나가 살고 있는데, 항시 유령처럼 흰옷을 입고 마치 꿈속에서처럼 아무 말 없이 걸어다녔다”라고 쓰며 당시를 회상했습니다. 만약 그림에 흰옷 입은 인물들이 없었다면 생동감이 많이 떨어진 그림이 되고 말았을 것입니다. ‘한양전경’이 뛰어난 작품인 이유 중 하나는 기존 도성도처럼 궁궐을 비롯한 기념비적 건물 중심이 아니라 수많은 민가를 주인공으로 삼았기 때문입니다. 한양은 궁궐, 종묘, 사직단, 관청이 주인이 아니라 바로 한양에 거주하는 수많은 백성이 주인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사실은 세월이 무수히 흐른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여전히 서울의 주인은 시민입니다. 곧 서울에 새로운 시장을 뽑는 선거가 있습니다. 아무쪼록 서울의 주인인 시민들이 겪고 있는 집 걱정을 덜어내줄 수 있는 적임자가 뽑히기를 바랍니다. ※ 성시전도시 城市全圖詩 1792년 4월 24일, 조선 정조가 규장각 문신들에게 숙제를 낸다. 한양 전체를 그린 ‘성시전도’(城市全圖)를 주제·소재로 사흘 안에 ‘시’(詩)를 지어 바치라는 거였다. 그저 재미삼아 몇줄 쓱쓱 처리할 게 아니었다. “각자 200구 1400자가 넘는 장편시를 제출하라”는 지엄한 왕명이었으니까. ‘성시전도시’는 당시 정조의 명에 따라 신하들이 한양의 풍경·풍물그림을 보고 쓴 시를 통칭한다. 현재 남아 있는 ‘성시전도시’는 모두 12편. 신광하, 박제가, 이만수, 이덕무, 유득공, 서유구, 정동간, 이희갑, 김희순 등 규장각 문신들이 지은 9편과 신택권, 이학규, 신관호가 규장각 문신들의 ‘성시전도시’를 모방해 지은 3편이다. 이후 정조는 직접 답안지를 체크하고 등수도 매겼는데, 병조정랑 신광하가 1등을, 검서관 박제가가 2등을 차지했다. 정조는 1등 신광하의 시를 두고 ‘소리가 있는 그림’(유성화 有聲畵), 박제가의 시에는 ‘말할 줄 아는 그림’(해어화 解語畵)이란 코멘트도 달아줬다. 이중 박제가는, 정제한 언어로 한양을 표현한 다른 이들과는 달리 ‘있는 그대로의 적나라한 묘사’로 후대에 한양의 실제 모습을 전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성시전도시’의 모티프가 된 ‘성시전도’는 대형그림으로 그려져 병풍 등의 형태로 제작됐지만 현재는 남아 있지 않다. △손태호 미술평론가는… 30대 중반 도망치고 싶던 때가 있었다. 세상살이가 버겁고 고달파서. 막막하던 그 시절, 늘 그렇듯 삶의 퍼즐은 우연을 가장한 필연으로 풀렸다. 그즈음 눈에 띈 옛 그림이 우연이었고 그 흔적을 좇아 미술관·고서화점 등을 누비고 다닌 게 필연이었다.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에 찍힌 인장 ‘장무상망’(長毋相忘·오래도록 서로 잊지 말자)을 보고 어째서 ‘그림이 삶, 삶이 그림’이라 하는지 깨달았다.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과학도의 길은 그날로 접혔다. 동국대 대학원 미술학과로 진학해 석·박사학위를 받은 뒤 한국미술 전문가가 됐다. 조선회화·불교미술에 기둥을 세우고 그 안에 스민 상징 같은 ‘옛 그림’은 거울로 곁에 뒀다. 지금은 한국문화예술조형연구소 학술이사로 있으면서 이론·현장을 연결한 연구, 인물·지리·역사를 융합한 글과 강연에 매진하고 있다. 저서로 ‘조선불상의 탄생’(한국학술정보·2020), ‘다시 활시위를 당기다’(아트북스·2017), ‘나를 세우는 옛 그림’(아트북스·2012) 등이 있다.
2021.04.02 I 오현주 기자
 4월부터 백신 휴가 시행...최대 이틀까지 가능
  • [밑줄 쫙!] 4월부터 백신 휴가 시행...최대 이틀까지 가능
  • 읽고 싶은 기사를 포털에서 골라보는 시대. 쏙쏙 이해하고 있나요? 항상 요약을 찾아 나서는 2030세대를 위해 준비했습니다. 어제의 뉴스를 지금의 언어로 쉽게 전하는 시간. 밑줄 쫙, 집중하세요! 31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선거관리위원회에서 직원들이 4.7 재·보궐선거 투표용지를 검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첫 번째/4·7 재보궐선거 D-6...여론조사 ‘블랙아웃’ 앞두고 吳 우세4·7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어요. 1일부터 공직선거법에 따라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되는데요.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20% 포인트 넘게 앞서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31일 발표됐어요. 오 후보는 모든 연령대에서 박 후보보다 높은 지지율을 보였어요.부산시장 여론조사도 비슷한 추세입니다.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의 지지율이 과반을 넘어 김영춘 후보를 19%포인트 앞섰어요.박 후보는 TV 토론 등을 통해 오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를 강화하고 있지만 지지율 격차가 줄어들지 않는 모습이에요. 이낙연 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사태와 관련해 31일 대국민 사과를 하며 ‘민심 달래기’에 나섰어요.◆朴 “거짓말로 논점 흐리고 있다” vs 吳 “프레임 씌우려고 한다”박 후보는 오 후보의 ‘내곡동 땅 보상특혜 의혹’을 재차 언급하며 네거티브 공세를 이어가고 있어요.박 후보는 31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두 번째 TV 토론회 상황을 언급하며 “제가 ‘측량 현장에 갔었느냐, 안 갔었느냐’ 질문을 했을 때 오 후보의 얼굴 표정을 보고 ‘아, 이분이 갔었구나’ 이런 확신이 오는 순간이 있었다”고 말했어요.하루 앞선 지난 30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박 후보는 기조연설부터 "내곡동 땅 문제는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태도 문제"라며 "거짓말하고 논점 흐리는 불공정한 공인 의식이 문제의 본질"이라며 오 후보의 내곡동 땅 셀프보상 의혹을 언급했어요.그러자 오 후보는 당시 그린벨트 해제가 서울시 국장 전결로 결정됐다는 기존 해명을 내놓으면서 "거짓말 프레임을 씌우려고 한다"고 반박했는데요.이어 "입만 열만 내곡동으로 가는데 제가 박 후보에 대해서 단 한마디라도 부정적이거나 흑색선전에 가까운 얘길 한 적이 있나"라며 "마음가짐을 좀 바꿔서 제대로 된 정책과 비전으로 승부하셨으면 한다"고 상대의 네거티브 전략을 지적하기도 했어요.◆막판 여론조사는 朴 32.0% vs 吳 55.8%...끝까지 ‘신중’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일주일 앞둔 시점에서 막판 여론조사 결과는 오 후보의 손을 들어줬어요.리얼미터가 29~30일 이틀에 걸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후보 중 누구에게 투표하겠느냐'고 묻는 질문에 응답자 32%가 박영선 후보를, 55.8%가 오세훈 후보를 꼽았어요. △20대(오세훈 45.4% vs 박영선 24.4%) △30대(50.2% vs 34.7%) △50대(54.6% vs 39.2%) △60세 이상(72.4% vs 22.7%) 등 모든 연령대에서 오 후보가 박 후보를 앞섰어요.‘당선 가능성’을 두고는 두 후보 간 격차가 두 배 넘게 벌어졌어요. ‘서울시장 선거에서 누가 당선될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오 후보를 선택한 응답은 62.1%인데 비해 박 후보를 선택한 응답은 28.2%에 그쳤어요. 앞서 박 후보에게 투표하겠다고 응답한 지지층 일부도 당선 여부는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해석이 나와요.박 후보는 31일 서울 이수역 앞에서 동작구 집중유세에 나선 뒤 여론 조사 결과에 대해 “현장의 분위기는 (여론 조사 결과와) 다르다. 사실 선거는 끝까지 가봐야 안다”며 “결과를 지켜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했어요. 오 후보도 우세로 나타나는 여론조사 결과에 자만하지 않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요.◆이낙연 “부동산 정책 실패” 대국민 사과로 민심 호소한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은 31일 정부와 여당의 부동산 정책이 실패했음을 인정하며 대국민 사과를 했어요. 여당에게 불리하게 전개되고 있는 선거 판세에 위기감을 느껴 직접 민심에 호소하기로 결정했다는 분석이 나와요.이 위원장은 “정부 여당은 주거의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했고 정책을 세밀히 만들지 못했다”며 “무한책임을 느끼며 사죄드린다”고 말했어요. 또 “(국민의) 화가 풀릴 때까지 저희는 반성하고 혁신하겠다”고 자세를 낮췄어요.이어 부동산 정책을 보완하기 위해 주거를 국가가 책임지는 내용의 '내 집 마련 국가책임제'를 제안했어요. 청년과 신혼 세대를 대상으로 '50년 만기 모기지 대출 국가보증제'를 추진할 방침도 밝혔는데요. 최근 지지층에서 이탈한 청년 세대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돼요.국민의힘은 논평을 내고 “국민은 문재인 정권의 뒤늦은 ‘악어의 눈물’에 속지 않는다”며 이 위원장의 대국민 사과를 비판했어요. 31일 오후 서울 성동구청에서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센터 개소를 하루 앞두고 접종 예행연습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두 번째/ 1일부터 ‘백신 휴가제’ 도입...의사 소견서 없어도 신청 가능1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이상반응을 느낀다면 이틀의 '백신 휴가'를 쓸 수 있어요. ‘백신 휴가제’를 도입한 건데요. 의사 소견서·진단서 없이 신청만으로 사용이 가능해 앞으로 접종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대가 나와요.하지만 일각에서는 백신 휴가가 의무 휴가가 아니라 ‘권고 휴가’라는 점을 두고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어요. 민간기업이나 자영업·소상공인의 경우 휴가를 사용하기가 사실상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우려에요.정부는 이같은 지적에 대해 오히려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해 백신 휴가를 의무화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어요.◆이상반응 계속되는지 살펴 최대 이틀 사용 가능지난 3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1일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이 나타난 접종자는 별도의 의사 소견서나 진단서 없이 신청만으로도 ‘백신 휴가’를 받을 수 있어요.백신 이상반응은 주로 접종 후 10~12시간 이내에 나타나는데요. 이를 고려해 접종 다음날 하루 휴가를 쓰고, 이상반응이 지속될 경우 추가로 하루 더 사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러한 조치는 일반적인 접종 후 이상반응이 2일 이내 호전되며, 만약 48시간 이상 지속될 경우에는 의료기관에 방문해야 한다는 원칙에 따른 거예요.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이 예방접종을 시작한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25일까지 한 달간 신고된 이상반응 의심사례를 분석한 결과 전체 접종 건수 대비 이상반응 신고 비율은 1.31%였어요. 이상반응 발생 시점은 접종 당일(50%)과 다음 날(42%)이 가장 많았어요.◆감염병예방법 개정으로 법적 근거 마련 예정백신 휴가제는 △사회복지시설 종사자·보건교사 △항공 승무원 △경찰·소방·군인 등 사회필수인력 등 4월 이후 백신 접종 대상자에게 폭넓게 적용될 전망이에요.정부는 백신을 맞는 당일 소요되는 시간에 대해서도 공가·유급휴가 등을 적용하도록 권고하고 있어요. 공가는 병가 이외의 원인에 해당하는 정당한 사유가 있을 때에 허가하는 휴가를, 유급휴가는 일정한 조건을 갖춘 근로자가 임금을 받으면서 쉴 수 있는 휴가를 말해요.또한 기업 등 민간 부문에도 임금 손실이 없도록 별도의 유급휴가를 주거나 병가 제도를 활용하도록 권고 및 지도키로 했어요. 또한 감염병예방법 개정을 통해 접종 후 휴가 부여를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할 예정이에요.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는 백신 휴가제를 두고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으로 힘든 사람들이 진단서 없이도 병가를 사용하고, 또 예방 접종으로 시간을 비워야 하는 경우에는 쉽게 연차나 공가를 쓸 수 있도록 풀어준 것”이라며 “의료기관, 요양병원·시설 종사자 등이 좀 더 쉽게 접종을 받을 수 있도록 물리적인 장애물을 없애준 조치”라고 평가했어요.◆의무 아닌 권고...민간 동참폭에 실효성 달려한편 백신 휴가가 접종자 전원에 대한 의무 휴가가 아니라 ‘권고’ 수준이라는 점에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어요. 공공기관과 달리 민간기업·자영업·소상공인 등 민간 부문에서는 휴가 사용이 사실상 쉽지 않을 거라는 지적인데요.정부는 오히려 형평성 논란 등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해 백신 휴가를 의무화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내놨어요.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정규직 근로자가 아닌 프리랜서나 가사노동에 종사하는 주부 등에 대해서는 휴가를 부여할 방법을 마련하기가 어렵다”며 “현 상황에서 의무 휴가를 적용한다면 오히려 (직업·업종별) 형평성 논란을 야기할 위험도 있다”고 설명했어요.백신 휴가를 활성화하기 위해 민간 부문과 협력해 유인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밝혔습니다.손 반장은 “상위 경제단체나 한국경영자총협회·대한상공회의소 등과 함께 기업의 협조를 끌어낼 계획”이라며 “기업 입장에서도 (직원들이) 얼마나 많이 백신을 접종하는가가 작업 현장의 안전성·생산성과도 직결되는 부분이 있어 큰 애로가 있을 것으로 보진 않는다”고 말했어요. 학생 간 폭력 문제가 발생한 경남 하동군 청학동 한 서당 입구 (사진=연합뉴스) 세 번째/‘서당 폭행·가혹행위’ 논란 지속...관리감독 부재 지적경남 하동에 있는 청학동 기숙사형 서당에서 엽기적인 학교폭력 사건이 발생했다는 사실이 지난달 알려졌는데요. 관리 책임이 있는 원장까지 학생들을 상습 구타했다는 등 추가 폭로가 이어지고 있어요.교육 당국과 지방자치단체가 기숙 시설을 편법으로 운영하는 서당을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어요. 관계기관이 서로 책임을 미루며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탓에 사건이 되풀이된다는 해석도 나와요.경찰은 피해자가 고소장을 접수하는 대로 관련 의혹과 함께 서당 학교폭력 사건을 광범위하게 조사할 계획이에요. 경남교육청 또한 경찰과 협조해 청학동 서당과 관련 학생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어요.◆뒤늦게 드러난 ‘서당 엽기 학교폭력’...국민청원 통해 추가 폭로지난해 2월 청학동 한 서당에서 16세 남학생 2명이 또래 동성 학생에게 체액을 먹이고 옷을 벗기는 등 엽기적으로 괴롭히고 구타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어요. 창원지검 진주지청은 아동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가해 학생들을 지난해 말 기소했으며 곧 재판이 열린다고 29일 밝혔어요.공소장에 따르면 피해 학생은 지난해 4월 집으로 돌아와 서당에서 있었던 일을 가족에게 말하며 학대 사실을 알렸습니다. 경찰 조사 당시 해당 기억을 떠올리면 이성을 찾기 어려워 진술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어요.피해 학생은 3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청학동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을 고발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는데요. 청원에서 해당 학생은 자신이 또래로부터 당한 폭행과 학대 말고도 원장이 온갖 부당한 명령과 구타를 지속했으며, 학생을 관리하는 의무 등 서당 내부 일에는 소홀했다고 추가로 폭로했어요. 이같은 내용을 고소장에 담아 경찰에 제출하고 경남교육청에 감사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어요.한편 하동의 또 다른 기숙형 서당에서도 10대 여학생 3명이 같은 방을 쓰는 여학생을 학대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어요. 이들 역시 피해 학생에게 변기 물에 머리를 담그고 청소용 솔로 이를 닦게 시키는 등 엽기적인 폭행을 저질렀어요.해당 서당과 관련한 추가 피해 증언도 나왔어요. 다른 피해 학생의 부모는 2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하동 지리산 청학동 기숙사 추가 폭행 피해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지난해 초등학교 2학년 아들을 서당에 보냈으나 다른 학생에게 흉기로 협박을 받는 등 가혹 행위가 있었다고 알렸어요.◆지자체·교육당국 관리감독 부실했나서당 학교폭력 관련 폭로가 이어지는 가운데 관리·감독 기관이 부재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어요. 서당이 기숙사 건물을 편법으로 운영해 발생한 사각지대를 지자체와 교육 당국이 파악하지 못했다는 지적입니다.최우성 학교폭력예방연구소장은 YTN과의 인터뷰에서 “(서당이) 교육청과 지자체의 판단 실수로 인한 규제 사각지대가 됐다”며 “교육청에서는 서당을 미인가 대안교육시설로 판단하고 지자체는 집단 거주시설로 판단해 그동안 지도·감독이 소홀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어요.미인가 시설은 인가받지 못한 교육 시설을 가리키는데요. 교육청이나 지자체에서 어떤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지 실태를 점검하거나 파악하기 어려워요. 이번 엽기 폭력 논란에서도 서당이 기숙사 건물을 '학원' 등으로 신고하지 않아 교육 당국 감독 사각지대에 놓인다는 점이 문제가 된 거예요.박종훈 경상남도 교육감은 29일 기자간담회에서 “과거 서당 내 성폭행 사건 뒤 우리가 직접 개입하려 했지만, 일부 시설만 학원으로 등록을 하는 등 방법으로 우리 지도·감독을 피하려는 꼼수를 썼다”고 설명했어요.경남교육청 관계자도 “현행법상 초·중·고교생은 학교 기숙사를 제외한 시설에서 24시간 기숙이 불가하기 때문에 서당이 신고를 누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어요.◆경남교육청 “경찰과 청학동 서당 전수조사할 것”경남교육청은 서당 기숙사 시설 폐쇄 등은 아직 검토하고 있지 않지만 편법 운영·폭행 등 발생한 사건에 대한 문제와 실태를 파악해 조치한다는 계획이에요.경남교육청 관계자는 "사고가 발생한 서당 한 곳은 편법으로 운영한 정황이 보여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며 ”또 한 곳은 이전에도 유사한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사안이 반복돼 교습정지를 시키려고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어요.그러면서 “청학동 서당과 관련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경찰과 함께 전수조사할 예정”이라며 “1년 2회 정기 학교폭력 조사를 이들 학교에는 분기별로 진행하고 지자체와 협의해 앞으로 서당들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도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어요. /스냅타임 윤민하 기자
2021.04.01 I 윤민하 기자
김윤식 전 시장, 투기의혹 반박 “미분양 해결하려고”
  • 김윤식 전 시장, 투기의혹 반박 “미분양 해결하려고”
  • 김윤식 전 시흥시장이 31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시흥=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김윤식 전 시흥시장이 배곧신도시 투기 의혹에 대해 반박하고 나섰다.김 전 시장은 31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4년 배곧신도시 아파트 한 채를 구입한 것은 미분양 사태 해결을 위한 것이었다”고 밝혔다.그는 “당시 천신만고 끝에 배곧신도시에 지은 시범단지 아파트가 미분양됐다”며 “배곧신도시는 시흥시가 시행한 공영개발사업으로 아파트를 꼭 팔아야 하는 절박함으로 공직자 등 많은 분에게 아파트 구매를 호소했다”고 설명했다.이어 “나 역시 아파트 계약을 했고 부동산 경기가 호전돼 배곧의 가치가 높아져 분양이 완료됐다”고 덧붙였다. 김 전 시장은 “부끄러운 일이지만 아파트를 더 이상 소유할 여력이 되지 않아 분양이 마무리되면서 처분했다”며 “배곧에 집을 산 시민은 투기꾼이 아니다”고 말했다.또 “시흥시의 배곧신도시 사업과 서울대 유치를 투기사업으로 몰아가는 것은 시흥시민에 대한 모독이다”며 “LH 사태에 대한 분노에 편승해 자신들의 이익을 얻으려 하는 것은 공공의 이익을 해치는 행위이다”고 비판했다. 한편 ‘시흥 배곧신도시 부동산 투기 의혹 규명을 바라는 서울대 학생들’은 지난 29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발정보를 이용해 이익을 얻은 의혹을 제기하며 김 전 시장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또 김 전 시장을 경찰에 수사의뢰 했다.학생들은 “김 전 시장은 은행에서 대출받은 1억1600만원의 채무를 넘겨주고 현금 4240만원을 받는 대가로 분양권을 제3자에게 양도했다”라며 “대출 및 분양권 전매로 현금 2640만원을 1년여만에 4240만원으로 불렸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은 “김 전 시장이 아파트 분양권을 취득한 2014년은 서울대 시흥캠퍼스 유치가 본격적으로 탄력을 받기 시작한 때이다”며 “캠퍼스 추진 상황에 대한 많은 정보를 알았을 시흥시장이 예정 부지로부터 약 1㎞밖에 떨어지지 않은 아파트를 매입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문제가 될 일이다”고 주장했다.김 전 시장은 2009년 4월 보궐선거를 통해 시흥시장에 취임했고 2018년 6월까지 3선으로 연임했다.
2021.03.31 I 이종일 기자
예술가는 가고 사진은 남아…카메라로 그린 장욱진·김창열·천경자
  • 예술가는 가고 사진은 남아…카메라로 그린 장욱진·김창열·천경자
  • ‘인물사진의 거장’ 문선호가 ‘한국 근현대미술의 거장’ 장욱진을 카메라로 그려낸 ‘장욱진’(1975·2021 리프린트, 젤라틴 실버 프린트)(사진=가나문화재단).[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 1. 앙상한 몸에 큰 키, 슬쩍 굽은 어깨와 콧수염. 길을 가다가도 한눈에 알아볼 저이는 장욱진(1917∼1990) 화백이다. 그림 그리는 일을 평생 업으로 삼고 자신을 ‘환쟁이’ 그 이상, 그 이하로도 여기지 않았던 사람. 소박하고 순진한 화풍으로 집·가족·길·나무·까치를 수없이 그렸던 사람. 그렇게 심플·단순의 미학으로 한국 근현대미술사에 우뚝 솟아오른 사람. # 2. 저때가 언제쯤이려나. 무심한 듯 잘 다듬은 얼굴의 수염도 그대로고, 곧 떨어질 듯 영롱하게 맺힌 캔버스의 물방울도 그대로다. 맞다. 김창열(1929∼2021) 화백. 유독 일상을 잘 내보이지 않았던 저이는 또 결국 작업실 한쪽을 지키고 있다. 무슨 생각에 저리 골몰한가. 면벽 9년 만에 득도해탈한 달마대사에 빗대며 자신을 탓하는 중인가. 생전 어느 자리에서 화백은 “수십년 미친놈처럼 캔버스를 마주하고 앉아 물방울을 그렸어도 득도 근처도 못 갔어” 했더랬다. 문선호의 ‘김창열’(2021 리프린트, 젤라틴 실버 프린트)(사진=가나문화재단).그림도 아닌 화백을 ‘작품’으로 만든 건 ‘인물사진의 거장’으로 불린 문선호(1923∼1998)의 카메라다. 거장은 거장을 알아본다고 했나. 굳이 사진이 필요 없는 이들일지도 모른다. 이미 자신의 모든 것을 붓으로 표현한 거장들이 아닌가. 굳이 손사래를 쳤을 그들을 향해, 아니 그들도 눈치 채지 못했을 찰나에 카메라를 들이대고 셔터를 누른 이는 또 다른 거장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문선호는 한 시대를 풍미한 ‘한국인’을 줄곧 렌즈에 담아왔다. 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 등 정치인, 이병철·구자경 회장 등 기업인을 비롯해 김지미·김혜자·윤정희·최불암·이순재 등 배우, 여기에 시인 조병화, 성악가 조수미, 건축가 김수근 등등. 그중 김창열·천경자·오지호·남관·유영국·윤형근·서세욱·최만린·최종태·박서보 등, 미술인이 대거 눈에 띄는 건 스스로를 그들과 다르지 않다고 여겼기 때문일 터. 문선호의 ‘천경자’(1975·2021 리프린트, 젤라틴 실버 프린트)(사진=가나문화재단).1940년대 초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 서양화로 예술의 길에 들어섰던 그이는 1950년대 사진으로 도구를 바꿨다. 이후 ‘카메라로 그림을 그리는 예술가’의 삶은 75세 타계할 때까지 이어졌다. 사람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없었다면, 시대를 향한 통찰과 소통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작업이다. 그래서인가. 그이의 사진 속 인물들은 편안해 보인다. 그이의 카메라가 그렇게 봤다면, 그랬던 거다. 4월 5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인사아트센터서 여는 회고전 ‘문선호 사진, 사람을 그리다’에서 볼 수 있다. 인물사진 180점, 순수사진 20점을 걸었다. 생전에 사용했던 카메라도 내놨다. 문선호의 ‘서세옥’(2021 리프린트, 젤라틴 실버 프린트)(사진=가나문화재단).문선호의 ‘윤정희’(2021 리프린트, 젤라틴 실버 프린트)(사진=가나문화재단).
2021.03.31 I 오현주 기자
'애로부부' 무속인 아내 "남편과 만날 때도 신령님 허락 받아야"
  • '애로부부' 무속인 아내 "남편과 만날 때도 신령님 허락 받아야"
  • ‘애로부부’(사진=채널A, SKY)[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채널A와 SKY가 공동 제작하는 본격 19금 부부 토크쇼 ‘다시 뜨거워지고 싶은 애로부부(이하 애로부부)’가 사상 처음으로 등장한 무속인 아내와 그 남편의 상상초월 ‘속터뷰’를 공개할 예정이다. 현직 무속인 아내는 “‘애로부부’는 MC들의 기운이 너무 좋아 앞으로 더 잘 될 것”이라고 ‘덕담’까지 건넸다.29일 방송될 ‘애로부부’에는 무속인 3년차 아내 이의진과 그녀의 남편 강연창이 ‘속터뷰’에 나선다. 아내는 “저한테 ‘노래하는 동자’가 있는데, 이 동자가 요즘 계속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하고 노래를 하더라”며 “그래서 내가 뭔가 TV에 나올 일이 있나 했는데 ‘애로부부’일 줄은 몰랐다”며 웃었다.제작진은 “저희 ‘애로부부’가 앞으로 더 잘 될까요?”라고 조심스럽게 질문을 던졌고, 이에 아내는 “MC분들의 기운이 너무 좋아요. 특히 기운이 좋은 분은 이용진 씨인데, 얼굴이 화사해진 게 앞으로 더 승승장구하실 분이에요”라고 답했다. 처음 사귈 때는 아내가 무속인인 줄 몰랐던 남편과의 만남 스토리 또한 범상치 않았다. 아내는 “만나기 시작하고 나서 남편이 집에 자꾸 오겠다는데, 속이 빤히 보였다”며 “하지만 신령님에게 허락을 받아야 해서 계속 거절했다”고 돌아봤다. 하지만 결국 남편이 집에 찾아오는 일이 벌어졌고, 아내는 “집 문을 열기 전에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말했다. “숨겨둔 남자나 아이가 있는 것만 아니면 다 괜찮다”고 했던 남편은 집 안에 있는 ‘신당’을 본 순간 할 말을 잃었지만, 곧 두 사람의 운명을 결정지을 말을 꺼냈다. MC들은 “처음 간 여자친구 집에 신당이라니 어떤 마음이었을까”라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현직 무속인 아내 이의진과 그 남편 강연창의 남다른 만남 이야기와 본격적인 고민을 담을 ‘속터뷰’는 채널A와 SKY에서 3월 29일 월요일 오후 10시 방송되는 본격 19금 부부 토크쇼 ‘애로부부’에서 공개된다.
2021.03.29 I 김가영 기자
'모델'의 '꿈수저' '길을 걷다'가 '굿모닝'…예술은 삶이다
  • '모델'의 '꿈수저' '길을 걷다'가 '굿모닝'…예술은 삶이다
  • 서울 강남구 논현동 건설회관에 최근 문을 연 대경뮤지엄의 개관전 ‘21세기 예술지성’ 전경 중 일부. 앞쪽에 이혁진의 조각 ‘모델’(2016)이 섰다. 뒤쪽으로 권치규의 ‘만월’(2017·오른쪽부터)과 나형민의 ‘렌티스케이프-지평’(2017), 박순철의 ‘소나무’(2020)가 보인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1. 발랄한 휘몰이라고 할까. 불같은 소용돌이를 머리에 올린 ‘걸’(2018)이나 거세게 용솟음치는 바다를 입은 ‘모델’(2016)이나. 말은 없지만 여인들이 내는 소리는 들리는 듯하다. 우리에겐 꿈이 있다고 욕망도 있다고, 세상을 향해 보란 듯이 솟아오를 거라고. 그 끝이 어딘지는 중요하지 않다. 묵묵히 나아가겠다는 의지가 읽히니 말이다. 이는 곧 작가 이혁진(51)의 이야기일 거다. 납작한 그림으론 만족하지 못해 캔버스에 조각을 올린 ‘그림조각’으로 ‘감정의 자화상’을 빚고, 결국에는 그 형상을 빼내 ‘꿈의 자조상’까지 세우며 자신만의 장르를 개척하지 않았나. #2. 이곳은 다른 세상인 듯하다. 긴 그림자를 앞세워 더딘 발걸음을 내딛는 저 ‘노인’을 보고 있자니 말이다. 뒷짐 진 구부정한 허리와 축 늘어진 어깨는 세월 그 자체다. 노인에겐 꿈도 욕망도 이미 다 지나버린 ‘일장춘몽’일지 모른다. 하지만 지금 안 보인다고 처음부터 없었다고 하겠는가. 인생에 거저 얻어지는 것은 없는 법. 누구에겐 남루하게 보일 뿐인 저 풍경 ‘길을 걷다’(2017)가 누구에겐 첩첩이 쌓인 삶의 클라이맥스처럼 보일 수 있다. 작가 박순철(58)은 그 무거운 의미를 누구보다 잘 안다. ‘종이에 수묵담채’란 올곧은 재료와 기법으로 한평생 우직하게 붓 가는 길을 내주고 있는 이가 아닌가. 박순철의 ‘길을 걷다’(2017·왼쪽)와 이혁진의 ‘걸-레드스카이’(2018). ‘길을 걷다’는 세월이 내려앉은 인생에 대한 관조를 먹빛 단 하나로 묘사한 수묵담채화다. ‘걸-레드스카이’는 캔버스에 레진을 올리고 아크릴물감으로 색을 입혀 ‘그림조각’으로 완성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중견작가 26명의 다른 개성이 만든 ‘조화’ 과연 어울릴 수 있는 조화인가. 여인과 노인, 알록달록한 컬러와 흙보다 깊은 먹. 그런데 이 둘만이 아니다. 저들 사이엔 붉은 향 뚝뚝 떨구는 장미 한 송이를 거대한 화면에 클로즈업한 ‘사이’(2017·박훈성)가 중심을 잡고 있고, 수저와 도깨비방망이를 콜래보한 위풍당당한 ‘꿈수저’(2020·김성복)가 입구를 지키고 섰다. 서양과 한국의 앙상블이 돋보이는 ‘버터플라이 블루’(2007·클로드 아바)를 지나면, 살포시 눈을 감고 생각에 잠긴 돌부처 같은 ‘소녀M’(2020·정봉기)의 수줍음에도 취할 수 있다. 이들뿐인가. 어디서도 결코 빠지지 않는 중견급 미술가가 대거 모였다. 권희연, 김성복, 김지현, 나형민, 박성수, 박훈성, 송현화, 신현국, 이동재, 이사라, 이종진, 장은경, 장지원, 정봉기 등 국내작가 19명, 알랭 본느푸, 더그 스트래트포드, 존 뉴먼, 캐리 킴, 조르지오 스칼코, 퍼터 코로스테렐레프 등 해외작가 7명 등 총 26명이다. 프랑스작가 클로드 아바의 ‘코리안 레이디’(2006·왼쪽)와 ‘버터플라이 블루’(2007). 전시에 나온 해외작가 7인 중 한 명인 아바는 서양과 한국의 앙상블이 돋보이는 작품 두 점을 내놨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각기 강렬한 개성의 색채·형상이지만, 기꺼이 한자리에 모인 이들은 모두 같은 말을 한다. “예술은 그냥 삶이다, 삶이 자주 예술인 것처럼.” 이 단순하고 선명한 주제를 확인케 하는 여기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 건설회관에 최근 문을 연 대경뮤지엄. ‘21세기 예술지성: 삶과 예술의 찬란한 만남’이란 타이틀로 개관전을 펼치고 있다. 작가마다 회화·조각작품 한두 점씩 걸고 세워 총 51점을 선보이는 자리로 마련했다. 벽을 치고 문을 단 가둔 공간이 아닌 오다가다 들를 수 있는 ‘건물 로비’를 활용했다. 덕분에 문턱이 한껏 낮아진 전시장이 됐다. 대경뮤지엄 관계자는 “장소의 성격상 상주하는 관계자들과 수시로 방문하는 외부인들이 고정 관람객이 될 수 있다”며 “바쁜 일상을 잠시 내려놓고 미술로 충전할 수 있는 예술 쉼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 건설회관에 최근 문을 연 대경뮤지엄의 개관전 ‘21세기 예술지성’ 전경 중 일부. 오른쪽에 붉은 향 뚝뚝 떨구는 장미 한 송이를 100호 화면에 클로즈업하고 구멍을 뚫어낸 ‘사이’(2017·박훈성)가 보인다. 그 옆으로 송현화의 ‘매직 에어’(2015·2020)가 차례로 걸렸다. 브론즈조각은 김경민의 ‘굿모닝’(2020)(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미술평론가이자 전시기획자로 활약하는 김윤섭 아이프미술경영연구소 대표가 전시의 윤곽을 잡았다. 취지에 걸맞게 익히 잘 알려진 작가들의 편안한 작품을 선정해 부담감을 덜어냈다. 테마는 ‘자연과 생명’ ‘인간과 희망’. 경외감이 절로 생기는 산과 물을 옮겨낸 ‘풍경’은 물론, 사는 일의 의지를 붓과 정에 실어낸 ‘인물’, 독특한 기법과 양식으로 구상과 추상을 넘나드는 ‘꿈·소망’이 다채롭다. ◇유명 부부작가 두 커플의 ‘작품 행진’ 전시에는 부부작가 두 커플이 등장해 또 다른 얘깃거리를 만든다. 구자승(80)·장지원(75) 부부화백과 권치규(55)·김경민(50) 부부조각가가 그들이다. 극사실주의 표현으로 한국 구상미술의 대가로 꼽히는 구 화백은 나무상자에 와인병과 꽃병, 카메라와 주전자 등을 올리고 조명빛까지 잡아낸 ‘정물’(2020), 도자항아리에 만개한 꽃을 가득 꽂아둔 ‘꽃’(2020)을 내놨다. 나무와 풀, 새와 집을 소재로 ‘정감있는 몽환’을 오돌토돌한 화면에 실어내는 장 화백은 연작 ‘숨겨진 차원’ 중 두 점(2014·2017)을 옮겨왔다. 전시에는 부부작가 두 커플이 등장해 시선을 끈다. 그중 원로화백 구자승·장지원의 그림이 나란히 붙어 정겨움을 더한다. 아내 장지원의 ‘숨겨진 차원’(2014·왼쪽)과 남편 구자승의 ‘꽃’(2020)이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미술계에 이미 소문난 커플인 권치규·김경민 작가는 세 점을 꺼냈다. 추상인 듯 구상인 듯 물체에 어린 그림자까지 심어내는 권 작가는 스테인리스스틸에 우레탄도장을 입혀 물가에 늘어진 버드나무에 서정성을 채운 ‘바이오-레질리언스’(2020), 역시 같은 소재로 푸른 나뭇가지가 잡아둔 달빛을 뽑아낸 ‘만월’(2017)을 내보인다. 국내서 가장 대중적인 조각가라 할 김 작가는 예의 ‘생활인 작품’을 한 점 세웠다. 날렵하게 차려입은 한 직장인의 연두색 재킷과 싱그러운 미소가 주위를 환히 밝히는 ‘굿모닝’(2020)이다. 전시는 4월 30일까지. 전시에는 부부작가 두 커플이 등장해 시선을 끈다. 조각가부부인 권치규·김경민이 그중 한 커플. 남편 권치규의 ‘만월’(2017·왼쪽)에서 멀지 않은 곳에 아내 김경민의 ‘굿모닝’(2020·오른쪽)을 세웠다. ‘만월’과 나란히 자리한 작품은 정봉기의 ‘소녀M’(2020)이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
2021.03.29 I 오현주 기자
<7>미나리 같은 아낙네도 "밥이 하늘이다"
  • [손태호의 그림&스토리]<7>미나리 같은 아낙네도 "밥이 하늘이다"
  • 윤두서가 그린 ‘나물 캐기’. 정확한 제작시기는 전해지지 않고 18세기 초로만 알려졌다. ‘채애도’(採艾圖)란 이름으로 ‘윤씨가보’에 전한다. 모시에 먹으로 그린 그림으로 30.4×25㎝ 크기다. 해남 윤씨 종가가 소장하고 있다.혹독한 세상살이에 그림이 무슨 대수냐고 했습니다. 쫓기는 일상에 미술이 무슨 소용이냐고 했습니다. 옛 그림이고 한국미술이라면 더했습니다. 하지만 우리 사는 일을 돌아보면 말입니다. 치열하지 않은 순간이 어디 있었고, 위태롭지 않은 시대가 어디 있었습니까. 한국미술은 그 척박한 세월을 함께 견뎌온 지혜였고 부단히 곧추세운 용기였습니다. 옛 그림으로 세태를 읽고 나를 세우는 법을 일러주는 손태호 미술평론가가 이데일리와 함께 그 장면, 장면을 들여다봅니다. 조선부터 근현대까지 시공을 넘나들며, 시대와 호흡한 삶, 역사와 소통한 현장에서 풀어낼 ‘한국미술로 엿보는 세상이야기’ ‘한국미술로 비추는 사람이야기’입니다. 때론 따뜻한 위로로 때론 따가운 죽비로 매주 금요일 독자 여러분을 아트인문학의 세계로 안내합니다. <편집자주> [손태호 미술평론가] 봄의 향기가 진동합니다. 봄에 피어나는 향기는 봄꽃 때문이기도 하지만 봄나물 때문이기도 합니다. 파릇하고 여려 보이지만 얼어붙은 동토를 뚫고 나온 봄나물이 퍼트리는 진한 향은 그 어떤 식재료보다 매혹적입니다. 이맘때가 되면 어머니는 직접 담근 된장으로 쑥국을 끓여주시곤 했습니다. 냉이나물과 고들빼기김치도 봄 식탁에서 빠지지 않았습니다. 이뿐인가요. 쑥부쟁이, 소루쟁이, 민들레, 참죽순 등등. 이런 봄나물은 모두 강인한 생명력을 품은 먹거리라 춘곤증으로 나른한 시기에 제대로 효능을 발휘합니다. 원기를 회복시키고 면역력을 높여줍니다. 이렇게 산과 들에서 파릇한 나물들이 올라오기 시작하면 떠오르는 그림이 있습니다. ‘나물 캐기’를 주제로 한 그림들입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을 꼽으라면, 단연 공재 윤두서(1668∼1715)의 ‘나물 캐기’라 할 겁니다. 윤두서는 ‘자화상’으로 유명한 조선중기 선비화가입니다. ◇노동하는 여성의 고단함…남의 집 여인 뒷모습 그린 파격도작품은 봄날에 나물 캐는 두 아낙네를 그리고 있습니다. 나물 캐는 그림이란 뜻으로 ‘채애도’(採艾圖)라고도 합니다. 왼쪽 여인은 한 손에 다래끼를, 다른 손에는 칼을 들고 허리를 굽혀 막 나물을 캐려는 모습입니다. 오른쪽 여인은 캘 나물을 찾는 듯 뒤를 돌아보고 있습니다. 두 여인 모두 허리까지 내려온 저고리를 입었고 치마는 거추장스러운 듯 무릎 위까지 걷어 올렸습니다. 또 머리에는 수건을 썼는데, 조선후기 문인화가이자 평론가로 활동한 이하곤(1677∼1724)은 이 수건을 호남의 풍속으로 소개하며 “남쪽 지방에선 유독 머리에 수건 두르기를 좋아한다”란 기록을 남겼습니다. 이런 수건은 지금도 농가에서 일하는 여성에게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그림 속 배경도 한번 볼까요. 산은 산등성이를 윤곽선만으로 간결하게 표현했고 아낙네들이 서 있는 비탈은 풀과 자갈이 조금일 뿐 역시 간결하게 표현했습니다. 다만 비탈의 경사가 매우 가팔라 조금은 위태로워 보입니다. 윤두서는 이 가파른 경사를 통해 여인들의 고단하고 위태로운 삶을 보여주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왼쪽 상단이 조금 허전했던지 새 한 마리 날려 두고 ‘방형백문’(方形白文)으로 호인 ‘공재’와 자인 ‘효언’을 낙관했습니다. 가파른 산등성이와 비탈로 불안정해진 구도는 오른쪽 여인이 고개를 뒤로 돌린 덕에 적잖이 해소가 됐습니다. 왼쪽으로 쏠리는 무게를 덜어낸 것입니다. 윤두서는 ‘나물 캐기’ 외에도 ‘짚신삼기’ ‘경전목우도’ 등을 그려 김홍도·조영석보다 훨씬 이전부터 풍속화를 개척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사실 ‘나물 캐기’는 민가의 생활상을 묘사한 풍속화의 개척을 넘어서 당시로선 파격적인 소재를 다룬 작품입니다. 남녀유별이 엄격하던 시대에 선비가 아녀자의 뒷모습을 그린 점은 매우 도전적인 시도이기 때문입니다. 노동하는 여성, 여성노동의 현장을 담아냈다는 점에서 선비화가 윤두서가 알고 느낀 노동과 땀의 가치라고 해도 무리는 없을 것 같습니다. ◇질끈 동여맨 수건, 야무지게 걷은 소매…‘여성의 땀’을 안 조부와 손자 해남 윤씨의 이런 화풍은 윤두서의 후대에도 이어졌습니다. 손자 윤용(1708∼1740)은 ‘협롱채춘’(挾籠採春)을 남겼는데 ‘나물 바구니를 끼고 봄을 캐다’란 뜻입니다. 배경 없이 넓은 화면의 아래쪽에만 그려져 혹시 미완성이 아닐까 의문도 들지만 낙관까지 마무리한 것으로 봐선 완성품입니다. 화면에는 오직 뒷모습의 여인 한 사람만 있습니다. 여인은 선 채로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려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머리에는 흰 누비수건을 쓰고 뒤로 단단히 묶었는데 수건 아래로 머리카락이 살짝 보입니다. 왼손은 농기구를 들고 오른쪽 어깨는 망태기를 끼고 섰습니다. 농기구는 언뜻 낫처럼 보이지만 낫이 아닌 호미입니다. 예전에는 그림처럼 목이 긴 호미도 많이 사용했습니다. 최근 세계 최대 온라인쇼핑몰 아마존에서 우리나라 영주대장간에서 제작한 호미가 돌풍을 일으켰는데, 그 호미도 그림처럼 목이 깁니다. 정원을 꾸미는 도구로 고작 꽃삽을 사용한 외국에서 한국의 호미를 사용해 본 이들은 “어메이징”과 “원더플”을 외쳤다고 합니다. 윤용의 여인 역시 소매를 접어 올렸고 치맛자락은 위로 올려 허리춤에 찔러 넣었습니다. 그 아래로 속바지를 입었는데 속바지도 무릎 아래까지 올려 단단히 묶은 상태입니다. 여성치고는 단단한 종아리 근육이 보이고, 발에는 짚신을 신었습니다. 주위에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파릇파릇한 봄나물을 놔두고 여인은 허리를 세운 채 오른쪽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과연 여인은 어디를 보고 있을까요. 함께 나온 아이를 찾는 걸까요. 어디선가 새소리를 들었을까요. 아니면 앞으로 더 일해야 할 넓은 땅을 봤던 걸까요. 여러 가지 상상을 불러일으키지만 분명한 것은 화가는 여인의 강인함을 표현하고 싶어했다는 것입니다. 머리에 단단히 묶은 수건, 야무지게 들고 있는 날 선 호미, 씩씩한 옷차림, 단단한 종아리 근육 등이 어떤 힘겨움도 견뎌내겠다는 당찬 여성의 의지를 보여줍니다. 300여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화면 밖으로 뿜어내면서 말이지요. 윤용이 그린 ‘협롱채춘’(挾籠採春·18세기). 나물 바구니를 끼고 봄을 캔다는 뜻이다. 주로 산수화를 그린 그가 남긴 유일한 풍속화로, 윤두서의 화법을 잘 계승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종이에 그린 수묵화로 27.5×21.2㎝ 크기다. 간송미술관 소장.한국에서 여성의 삶은 지금도 힘들지만 조선후기에는 훨씬 고단했습니다. 엄격한 성리학의 틀로 여성의 삶을 옭매었고 가정경제까지 책임져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래서 서민 여성들은 끝도 없는 노동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여기에다 눈물 쏟게 하는 시집살이, 빨래, 바느질, 육아, 남편수발, 제사 준비까지 한시도 쉴 틈이 없었습니다. 들밥을 준비하는 것도 여성의 몫이었습니다. 하지만 먹을 것은 늘 부족하기만 했습니다. 그러니 먹을거리가 부족한 보릿고개에 땅을 뚫고 올라오는 봄나물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던 겁니다. 그렇게 나물을 캐던 중 잠시 허리를 펴 보지만 아직 더 캐야 할 봄나물만큼 어깨는 천근만근입니다. 힘들다고 호미를 놓을 수는 있었겠습니까. 주린 배를 움켜쥐고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들 생각에 호미를 다잡았을 겁니다. 아낙이 캐는 것은 나물만이 아닙니다. 가족의 삶과 희망도 함께 캤습니다. 아무리 삶이 고단해도 내 아이들만은 지키겠다는 의지가 솟아오릅니다. 그런 모습을 윤씨 가문 화가들은 멀리서 지켜보고 마음에 담아 그렸습니다. ◇윤두서의 애민정신, 외증손자 정약용에 이어져 조선시대 호남 최고 금수저 집안 장손인 윤두서는 어릴 적부터 따뜻하고 아름다움 심성을 가졌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노비의 자식이 무조건 노비가 되는 것은 부당하다고 여겼고, 꼬박꼬박 노비의 이름을 불러줬으며, 노비문서를 태워버리기도 했습니다. 어머니가 받아오라는 빚 문서도 찢어버렸고 대규모 기근이 들자 가문의 나무를 땔감으로 바닷물을 이용한 소금을 생산해 많은 사람들을 구제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가문의 정신은 직계자손뿐 아니라 외증손자인 정약용에게도 영향을 끼칩니다. 정약용의 애민정신은 이런 영향과 무관치 않을 것입니다. 해월 최시형(1827∼1898)은 “밥 짓고 밥 먹는 일이 가장 으뜸가는 제사”라 했으며 민주화 운동가이자 생명운동가인 무위당 장일순(1928∼1994)은 ‘밥이 곧 하늘’이라 했습니다. 코로나19로 서민의 삶이 너무 힘겨워졌습니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의 피해는 이루 말할 수가 없다고 합니다. 정부에서 이러저러한 지원책을 마련하곤 있지만 그나마도 한쪽에서는 포퓰리즘이네 세금낭비네 하며 비판하고 있습니다. 서민의 삶이 다 무너진 다음 다시 회복시키려면 지금보다 몇 배의 비용이 발생한다는 지적을 먼저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습니다. 건강하게 잘 먹는 것만으로도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용기가 생깁니다. 그래서 밥이 하느님이고 부처님입니다. ‘나물 캐기’를 통해 고단했던 옛 시절을 생각하며, 코로나19가 만든 현대판 춘궁기를 슬기롭게 잘 이겨나가길 응원해봅니다. ※ 해남 윤씨 전라남도 해남군의 토착 성씨다. 강진에 거주하던 윤효정(1476∼1543)이 해남 정씨 집안의 사위가 돼 해남으로 이주하면서 정착했다. 이후 경연검토관과 춘추관기사관 등을 지낸 윤구(1495∼?), 경상도관찰사와 예조참판 등을 역임한 윤의중(1524∼1590), 경상도관찰사와 예조참판 등을 지낸 윤광계(1559∼?)를 비롯해, 윤선도(1587∼1671), 윤두서(1668∼1715) 등 걸출한 인물을 배출해 당시 해남 기반의 명문사족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연시조 ‘어부사시사’(1651)의 저자로, 시가문학의 최고봉으로 꼽혔던 윤선도는 해남 윤씨 중 가장 잘 알려져 있다. 윤선도의 출현으로 크게 빛을 낸 가문은 윤선도의 증손인 윤두서에 이르러 다시 천재적인 예술혼을 꽃피우며 명성을 높인다. 당쟁으로 인한 시대풍파를 겪으며 일찌감치 벼슬길을 포기하고 화가로만 산 윤두서는 시·서·화 모두에 능했다. 자화상·풍속화·사생화는 물론, 남종화풍 산수화, 화론과 서법, 전각과 지도 등 다방면에 재능을 발휘했다. 작품에 농사나 실생활에 대한 관심을 많이 표현한 것은 윤선도 이후 집안의 자부심이 된 예술을 통해 현실참여 의지를 내보인 것으로 보인다. 뒤이어 아들 윤덕희(1685∼1766)와 손자 윤용(1708∼1740)까지 3대에 걸친 가문의 예술혼은 조선 문인화의 맥을 잇는 중추적 역할을 했다.
2021.03.26 I 오현주 기자
안정신 이대목동병원 외과 교수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맞은 3일간의 후기
  • 안정신 이대목동병원 외과 교수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맞은 3일간의 후기
  • [이대목동병원 외과 안정신 교수]필자는 이대여성암병원 유방암갑상선암센터에서 유방암 보고 수술을 하고 코로나19 관련 안심진료도 시행하고 있는 외과 의사다. 백신을 맞기 전에 여러 이야기들이 들렸다. 근육통이 심하다는 것과 다른 백신과 다르게 부작용이 심하다는 것이다. 백신을 맞고 근육통이 심해 일정을 취소한 선생님의 소식도 들렸다. 백신 맞기 하루 전날, 이미 백신을 맞은 신경과 교수님을 복도에서 만났다. 선생님은 아직 아무렇지 않다고 하셨고 보통은 밤에 열나고 할 테니 그때쯤 증상이 있지 않겠냐고 20%에서 근육통이 있으니 기다려 본다고 하셨다. 백신 맞는 날, 수술 일정이 있었지만 다행이 백신 맞기 전에 모두 끝났다. 가벼운 마음으로 백신을 맞으러 갔고 체온을 잰 후, 문진을 하고 백신을 맞았다. “팔에 힘 빼세요 빼세요.. 따끔” 따끔했지만 주사 놓는 간호사분이 잘 놓아주셔서인지 지난번 독감백신보다 덜 아픈 느낌이었다. 앉아서 15분을 대기하면서 경과관찰을 했다. 알레르기 병력이 있는 분들은 30분을 경과관찰 하라고 한다. 14분 뒤 일어나서 옷을 가지러 갔더니 간호사분이 괜찮으시냐고 물어보신다. 15분 정확히 채우고 나왔는데, 다른 분들은 꽤 오랫동안 앉아서 경과관찰 하는 것 같았다. 백신을 맞고 30분 지났을 때, 수술하느라 점심을 못 먹었기 때문에 이른 저녁 식사를 하러 갔다. 식사 중에 가슴이 답답한 느낌이 들어 심박동수를 재어봤는데 분당 98회다. 심박동수의 정상범위는 분당 60~80회. 잠깐 ‘심전도를 확인해야 하나’ 고민했다. 땀이 좀 나는 듯 하고 더웠고 곧 증상이 호전되는 것 같아 발열에 의한 증상일 것이라 결론내고 연구실로 갔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이때쯤 열이 난 것 같은데 체온을 재볼 걸 생각이 들었다. 백신을 맞으시는 분들은 체온계를 준비하는 것이 좋겠고, 주사 맞은 이후 30분 정도는 의료진이 있는 곳에서 경과관찰 하는 것도 방법일 듯하다. 백신을 맞고 1시간 경과한 즈음에 연구실에 앉아서 내일 아침 컨퍼런스 발표를 준비하는데 옷을 얇게 입었는데도 불구하고 더운 느낌이 들었고 땀이 났다. 타이레놀을 1정 먹었고 곧 증상이 좋아졌기에 또 하던 일을 계속하였다.주사 맞은지 4시간쯤 지날 무렵에 다리에 근육통이 생겼다. 어렸을 적 지리산 노고단을 오른 적이 있었는데 지리산 노고단을 반쯤 올랐을 즈음의 근육의 피로함과 유사한 뻐근한 통증이 순식간에 찾아 왔다.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싶었다. 근육통이 심해지기 전에 타이레놀을 1정 더 복용하였다. 통증은 곧 가라앉았다. 팔이 조금 뻐근한 듯 했는데 괜찮아졌다. 퇴근하는 길에 병원 입구의 체온 재는 곳에서 체온을 쟀더니 36.1도였다. 6시간쯤 지나서 부모님께 전화가 왔다. 하룻밤 지나면 근육통이 더 심해질 수 있으니 무리하지 말 것을 당부하셨다. 말씀을 들어보니 뉴스를 보시면서 백신에 대해 많이 공부하신 것 같다. “괜찮아요 잘 살아 있어요”라고 생존 신고를 하고 주사 맞은 자리를 살펴봤는데 발적 부종은 없었다. 심박동수는 분당 78회 였다. 9시간 지난 후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 심박동수를 측정했으며 분당 88회로 증가해 열이 나려고 하나 싶어 타이레놀을 추가 복용하기로 했다. 타이레놀의 지속시간은 8시간인데 정확하게 처음 복용 8시간이후 다시 증상이 생긴 것이다. 이때에는 근육통은 없었다. 이튿날, 주사를 맞고 15시간 경과한 무렵, 출근하면서 타이레놀을 미리 1정 먹었는데 병원 입구에서 잰 체온은 36.3이었다. 입구에서 잰 체온이 평소 한번도 36.1이상 나온 적이 없기 때문에 이 체온은 필자에게는 0.2도 높은 체온이다. 첫날과 다르게 주사 맞은 좌측 상완의 통증이 시작되었다. 어제 맞은 다른 선생님도 근육통이 있다고 했다. 그렇지만 서로 살아 있으니 되었다고 안부를 확인했다. 오전 외래가 끝날 무렵 팔 다리가 모두 욱신욱신 아프기 시작했다. 오후 외래가 시작되기 전에 타이레놀을 1알 더 먹었다. 오후 외래를 보고 있는데 온몸이 욱신거려 앉아 있는 것이 힘이 들었지만 무사히 외래가 끝났다. 백신을 맞고 26시간 경과한 무렵, 퇴근하고 버스를 타러 가는데 땅을 디디는 걸음걸음마다 발바닥이 아팠다. 팔다리의 근육통은 익숙한데 이에 더해진 발바닥의 통증은 처음 경험했다. 탁산계열의 항암제를 맞는 유방암 환자분들이 하시는 말이 “모래를 밟고 있는 것 같이 저려요, 디딜 때 발바닥이 아파요”이다. 그 말을 늘 머리로 이해했는데 처음으로 몸으로 이해하는 순간이었다. 통증으로 인해 지금껏 잊고 지내던 발바닥의 존재를 느끼며 집에 도착하였다. 이날은 타이레놀을 먹고 저녁에 일찍 잠들었다. 백신 접종 삼일 째, 일어나니 몸이 가뿐했다. 오전 외래가 있었는데 어제처럼 몸이 힘들지 않았다. 점심때쯤 되니 의욕이 떨어지면서 몸이 조금 무거워져서 다시 타이레놀을 복용했다. 그렇지만 이전과 다르게 견딜만했다. 친한 의료진은 주사 맞고 대기하는 동안 알러지 반응으로 두드러기가 있어서 응급실 방문하여 응급처치를 시행하였다고 한다. 평소 알러지가 있는 사람들은 주사 맞은 후 대기시간을 늘여 경과 관찰을 잘 하고 경우에 따라 이상 반응 시 응급실 방문 등 신속한 대처가 필요하겠다. 정리를 하면 필자는 열감, 심계항진(가슴 두근거림), 근육통이 있었고 맞은 당일은 열감과 심계항진 (체온은 정상), 이튿날은 근육통이 심하였다. 삼일째는 회복해 약간의 근육통이 남았지만 견딜만했다. 코로나 백신을 맞을 때에는 미리 체온계와 진통제를 준비하실 것을 권유하며 일상 생활을 방해할 정도의 이상 반응 시에는 응급실 방문 등 신속한 대처를 하시기를 당부 드린다. 한편 이상반응에 대한 체크는 질병관리청 홈페이지의 <코로나(COVID-19)백신 예방접종 후 건강상태 확인하기>에서 해당 사항에 체크하여 의료기관 방문이 필요한지 여부를 점검할 수 있다.안정신 이대목동병원 외과 교수
2021.03.25 I 이순용 기자
급성 간부전 투병 윤주 "흉추골절, 뼈 많이 약해져"
  • 급성 간부전 투병 윤주 "흉추골절, 뼈 많이 약해져"
  • (사진=윤주 SNS)[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급성 간부전으로 투병 중인 것으로 알려진 배우 윤주가 흉추골절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윤주는 지난 16일 SNS에 “그나저나 흉추골절이라니. 나한테 왜 이러시나이까. 누워만 있으니 곤욕이다. 너무나 아프다”라는 글을 남겼다. 그는 지인들의 걱정이 이어지자 추가 글을 올려 “한 달 전이면 거뜬 들었을 무게의 상자를 집안으로 들어 날랐을 뿐인데 간부전 특성상 영양흡수가 안 되다 보니 뼈가 많이 약해져 있었나 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물건을 들어 올리는 순간 ‘윽’ 했는데 등에 담이 오더라. 통증이 있었는데 평상시 순환이 잘 안 되는 편이라 담이 잘 와서 곧 괜찮아지겠거니 했는데 그게 골절이었다”고 덧붙였다.윤주는 “건강은 건강할 때 챙겨야 의미가 있다”며 “다들 ‘난 건강하니까 괜찮아’ 생각마시고 칼슘 잘 챙겨드세요”라고 당부했다. “건강합시다. 우리 모두 화이팅”이라는 글과 ‘건강하자’ ‘잘먹기’ ‘아자자’ 등의 해시태그도 덧붙였다. 윤주는 2010년부터 연기 활동을 시작해 영화 ‘나쁜 피’, ‘미쓰 와이프’, ‘나홀로 휴가’, ‘더 펜션’, ‘13일의 금요일 : 음모론의 시작’, ‘아나운서 살인사건’, ‘디엠지:리로드’, ‘블러드 사쿠라’ 등에 출연했다. 지난해 4월 건강문제로 활동을 중단했다는 사실을 알려 안타까움을 샀다.
2021.03.18 I 김현식 기자
"오토바이 나가" 아파트 갑질에…경비원·배달원 '乙의 싸움'
  • [단독]"오토바이 나가" 아파트 갑질에…경비원·배달원 '乙의 싸움'
  • [이데일리 박기주 김대연 기자] 강남구 청담동 한 아파트단지가 배달 오토바이 출입을 막으면서 경비원과 배달원 간 폭행으로 번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주민의 요구를 들어야 하는 경비원과 배달시간이 곧 돈과 직결되는 배달원, 이른바 ‘을과 을의 갈등’이 빚은 씁쓸한 촌극으로 확인됐다. 16일 오후 서울 청담동의 한 아파트 단지 앞에 배달 오토바이들이 서 있다. 이 아파트는 단지 내에 배달 오토바이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 (사진=김대연 기자)◇20억원대 초고가 아파트 경비원, 폭행 혐의 피고소서울 강남경찰서는 오토바이를 타고 있는 배달원의 옷을 잡아당겨 넘어지게 한 청담동 한 아파트단지 경비원 최모(69)씨를 폭행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과 사건 관계인 등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 14일 음식을 배달하러 온 A씨가 오토바이를 몰고 아파트 단지 내로 진입하려 하자 “들어오면 안 된다. 당장 밖으로 나가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A씨가 이를 무시했고 화가 난 최씨는 A씨의 옷에 달린 모자를 잡아당겨 넘어뜨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A씨는 최씨를 폭행죄로 고소했고, 최씨는 지난 16일 경찰에 출석해 이러한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를 토대로 조사를 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형사 절차에 따라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은 해당 아파트단지 주민 협의체에서 정한 규칙에서 시작됐다. 지난해 7월 이 단지 동대표회의에서는 주민 안전 등을 이유로 배달 오토바이의 단지 출입을 막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아파트는 최근 실거래가가 약 20억원에 달하는 초고가 단지다. 하지만 이러한 결정을 내린 이후 경비원과 배달원과의 갈등은 커지고 있다. 제지하려는 경비원과 이를 거부하는 배달원의 말싸움은 일상이고, 몸싸움으로 번져 경찰의 조사를 받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최씨와 마찬가지로 지난 1월 배달원과 시비가 붙어서 경찰서에 다녀왔다는 경비원 B(64)씨는 “동대표회의에서 결정된 내용이라고 하는데, 위에서 시키니까 그대로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단지 안으로 들어간 오토바이 배달원을) 쫓아가서 얘기해도 대꾸도 안 한다”며 “‘거지 같은 아파트’ 등 욕을 하도 많이 해서 차마 입에 담기도 어렵다”며 혀를 내둘렀다. 또 다른 경비원 C씨도 “(오토바이를) 못들어오게 하면서 싸움이 벌어진 적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이러한 불편한 분위기는 주민들에게도 감지되고 있다. 아파트 주민 김모(14)군은 “집이 2층이라서 싸우는 소리가 잘 들린다”며 “(배달원과 경비원이 서로)반말은 기본이고, 초면인데 사람 취급도 안 하고 욕까지 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서울 청담동 한 아파트 단지에 ‘배달 오토바이 출입금지’를 알리는 안내판이 서 있다. (사진= 김대연 기자)◇“시간이 돈인데”…아파트 갑질에 배달원 분노 배달시간이 곧 돈과 직결되는 배달원들은 이러한 아파트에 대한 불만을 토해냈다. 이날 아파트 단지 앞에서 만난 배달원 허모(51)씨는 “단지가 넓으면 일반 아파트보다 10분은 더 걸린다”며 “시간이 돈이고, 한 군데 더 갈 수 있는데 못 가는 상황이 벌어져서 일부러 안 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거기 간다고 돈을 더 주는 것도 아니라 기분이 안 좋다”며 “심지어 화물칸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오토바이를 타고 들어가려다가 안내판을 보고 정차한 배달원 황모(40)씨도 “이 아파트는 워낙 커서 105동까지 200m 넘게 걸어가야 한다”며 “인도는 아이들이 많아 위험하니까 그렇다고 해도 지하 주차장까지 허용이 안 된다는 건 너무 힘들다”고 고충을 토로했다.고가 아파트 단지 주민의 ‘갑질’로 보일 수 있는 이 같은 모습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앞서 지난달 배달대행기사 노동조합 라이더유니온은 이 아파트 단지처럼 출입을 막는 ‘갑질 아파트’ 36곳에 대해 정책 개선을 해달라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은 “걸어서 가야 하는 아파트는 보통의 배달지보다 배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고, 화물칸을 타게 하는 경우 수치심과 모멸감을 호소하는 이들도 있다”며 “서로의 인격을 존중하며 배달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2021.03.18 I 박기주 기자
안철수 "이준석, 잘리겠네"..李 "文대통령 아들 사건 잊었나"
  • 안철수 "이준석, 잘리겠네"..李 "文대통령 아들 사건 잊었나"
  •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는 17일 자신의 아내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를 언급하며 “안 대표를 조종하는 여자 상황제”라고 한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최고위원에 “곧 잘리겠다”고 맞받았다.이 전 최고위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의 ‘상왕’이라고 언급한 안 후보를 향해 “본인을 조종하는 여자 상황제가 있단 말은 들었나”라고 비꼬았다.이에 대해 안 후보는 이날 서울 양천구의 한국방송회관에서 열린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자 초청토론회’에서 “집에서 정치적인 얘기를 전혀 하지 않는다”며 “(아내가) 정치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안 후보는 “정치인의 가족을 공격하는 게 가장 위기에 몰렸을 때 마지막으로 꺼내는 카드”라며 “참 마음 급했구나, 이제 많이 몰리고 있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이어 “처음 의사를 그만두고 벤처기업을 했는데 아내와 상의해봤다. 해결책을 알 리는 없는데 사흘 밤잠을 못 자는 모습을 봤다”며 “그래서 이 문제는 나 혼자 괴롭더라도 스스로 해결해야지 가족에게 알리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2016년 4월 5월 당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서울 노원구의 인덕대학교에서 열린 노원병 후보 TV 토론회에 참석해 행사시작 전 새누리당 이준석 후보와 마주쳤다 (사진=연합뉴스)안 후보는 “실례되는 말인지 모르겠지만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사모님이 제 아내와 이름이 같다”며 “정치적 영향력에 대한 얘기도 여의도에 퍼져 있다. 그분과 착각하신 것 아닌가 한다”고 응수하기도 했다.그러면서 “그렇게 얘기한 분이 자기 위원장을 ‘디스’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곧 잘리겠다”고 꼬집었다.안 후보의 이 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이 전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2018년 바른미래당 공천 때 집에서 정치적 얘기 안 해도 아내가 공천과정에 개입해서 후보와 돌아다니셨던 건가? 실망이다”라고 의문을 제기했다.이 전 최고위원이 이러한 글과 함께 공유한 온라인 기사에는 2018년 5월 당시 “바른미래당 공천 논란의 중심지인 서울 노원병에서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의 부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가 논란의 당사자인 노원병 예비후보 김근식 경남대 교수를 돕는 모습이 포착됐다”는 내용과 사진을 담고 있다.보도에 따르면 안철수 후보 캠프 측에선 “김미경 교수와 김근식 교수가 원래 친분이 있던 사이였기 때문에 가졌던 만남”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당시 노원병 재보궐 선거에서 유승민 대표의 측근인 이준석 위원장이 이 지역에 유일하게 공천을 신청했으나 바른미래당이 특별한 결격 사유 없이 공천을 미뤘다. 이에 당 안팎에선 ‘유승민계’와 ‘안철수계’가 기 싸움을 하고있는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안 후보에 이런 안 좋은 기억이 있는 이 전 최고위원은 “지난 대선 때 (문재인 대통령 아들) 문준용 씨 채용 특혜 의혹을 조작했던 국민의당 사건을 잊으셨는가?”라고 반격했다.이어 “그 때문에 문준용 씨에게 사과해야 했던 기억을 잊으셨다면 그 역시 안철수의 내로남불”이라고 덧붙였다.이 전 최고위원은 또 “(안 후보가) ‘이준석 곧 잘리겠네요’라고 하셨다는데 이건 유치해서 반응할 가치도 없다”고 쏘아붙였다.
2021.03.17 I 박지혜 기자
'젤라또→시판 제품' 메뉴 항의에 "꺼져라"…'적반하장' 카페 논란
  • '젤라또→시판 제품' 메뉴 항의에 "꺼져라"…'적반하장' 카페 논란
  • [이데일리 이재길 기자] 배달앱을 통해 음식을 주문한 고객이 시판 아이스크림을 젤라또로 표기해 판매한 업체 측에 항의했다가 ‘꺼지세요’라는 답변을 받은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사진=온라인 커뮤니티)1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슈퍼 아이스크림을 젤라또로 판 배민 사장이 저보고 꺼지래요’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게시글에 따르면 작성자 A씨는 배달앱을 통해 한 카페에서 크로플과 바닐라 젤라또를 주문했다. 하지만 A씨가 받은 것은 바닐라 젤라또가 아닌 시판 아이스크림 ‘엑설런트’였다.이에 A씨는 “어떻게 추가로 주문하는 바닐라 젤라또가 슈퍼 아이스크림 엑설런트인가. 심지어 다 녹았다”라며 “표기를 바닐라아이스크림으로 다시 하셔야 할 듯하다”는 내용의 리뷰를 남겼다. 당시 해당 카페의 리뷰에는 스쿱으로 뜬 아이스크림이 제공됐다는 글은 있었지만 엑설런트를 받았다는 내용은 없었다.A씨의 리뷰에 카페 사장은 “엑설런트가 크로플과 가장 잘 어울리며 다른 고객들은 불만이 없었다”는 답변을 달았다. 또 A씨를 향해 “지극히 부정적인 개인적 의견 같다”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이에 A씨는 “젤라또라고 표기해놓고 시판 아이스크림을 받는 게 잘못된 거다. 카페 사장님께서 젤라또랑 아이스크림의 차이를 모르실리 없다”며 “고객 응대하는 거 최악인 가게다. 젤라또 표기를 아이스크림이라고 바꾸기만 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재차 항의했다.(사진=온라인 커뮤니티)오히려 카페 사장은 적반하장식의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이거 곧 블라인드 될 거다. 어디가서 이딴 리뷰 쓰지 좀 마라. 할말 있으면 와서 하라”며 “장사하면서 이런 것도 한두번도 아니고 아무렇지도 않아서 괜찮다. 리뷰이벤트 신청해놓고 아메리카노도 공짜로 먹었으면서 말이 많다. 꺼지라”라고 적었다.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누리꾼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특히 일부 누리꾼들은 해당 카페 SNS에 비난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에 카페 사장은 “죽여버린다. 진짜로 그만해라 너 어디 사는 거 다 안다”라는 등의 협박성 댓글을 남겼다.현재 해당 글은 삭제된 상태다. A씨는 “사장님께서 집으로 찾아오셔서 눈물을 호소하시며 사과하셔서 사과 받았다”고 글을 지운 이유를 밝혔다.카페 측의 사과에도 누리꾼들의 비판은 이어지고 있다. 카페 측이 사과를 한다면서 고객의 집을 직접 찾아간 것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이들은 “집으로 찾아간 거 너무 소름이다”, “배달 장사하는 가게들이 내 주소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니 무섭다”, “고객정보를 이렇게 이용해도 되는 거냐”, “원글쓴이가 착해서 사과를 받아준 거 같은데 엑설런트를 젤라또로 속여 판매한 건 다른 고객들에게도 공개적으로 사과해야 한다” 등의 반응을 내놨다.
2021.03.15 I 이재길 기자
“푸른 잔디 보니 설레…푹 쉬었으니 다시 일해야죠”
  • [문경준의 유럽 다이어리]“푸른 잔디 보니 설레…푹 쉬었으니 다시 일해야죠”
  • 문경준(가운데)과 장이근, 이태희. (사진=문경준)[이데일리 스타in 임정우 기자] ‘문경준의 유럽 다이어리-①커머셜 뱅크 카타르 마스터스.’ 2019년 제네시스 대상 수상자 문경준(39)은 올해 유러피언투어와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아시안 투어까지 3개 투어를 누빈다. 올 시즌 첫 발걸음을 내딛는 곳은 유러피언투어다. 2019년 제네시스 대상을 차지한 문경준은 유러피언투어 16번 카테고리를 받았다. 퀄리파잉 토너먼트를 거쳐 올라온 선수들보다 카테고리 순번이 높은 문경준은 시즌 중 시드 순번이 재조정 되는 리랭킹 대상자가 아니다. 유러피언투어에서 첫 시즌을 보내게 된 문경준이 현장에서 전해오는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한다. ◇“아빠 일하러 다녀올게.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어”아내와 아이들에게 인사를 하고 집을 나왔다.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집을 나설 때마다 하는 인사지만 이번에는 다르게 느껴졌다. 지난해 11월부터 가족들과 오랜 시간을 보내고 코로나19의 대유행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회에 출전하게 돼 그런 것 같다. 유러피언투어 커머셜뱅크 카타르 마스터스 출전 선수들은 특별 비자를 받아 격리 대상에서 제외됐다. 그러나 카타르에 도착한 뒤 코로나19 검사를 한 뒤 결과가 나오는 하루 동안은 지정된 숙소에서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했다. 다행히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았고 월요일부터 연습 라운드를 할 수 있었다. 이번 대회가 열리는 카타르 도하 에듀케이션 시티 골프 클럽은 1년 만에 다시 오게 된 만큼 크게 어색하지 않았다. 그러나 골프장을 제외하고는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게 변해있었다. 식당에서는 음식을 직접 담을 수 없었고 식사를 실내가 아닌 실외의 지정된 장소에서 2인 이하로 해야 했다. 숙소에서 골프장을 이동할 때도 한 칸 이상씩 떨어져 앉아야 했다. 코로나19 이전 생활이 정말 편했다는 생각이 문뜩 들었다. 골프장과 숙소 등 대회 조직위원회가 정해놓은 버블에서 생활해야 했지만 대회에 나갈 수 있다는 사실이 기뻤다. 또 골프장에 도착했을 때 다시 한 번 깜짝 놀랐다. 지난해 11월 이후 약 5개월 만에 푸른 잔디를 밟아서 그런지 연습 라운드를 하는 내내 미소가 끊이질 않았다. 버스를 타고 숙소에서 골프장으로 이동하는 문경준. (사진=문경준)코스는 티잉 그라운드부터 페어웨이, 그린, 벙커까지 모든 게 완벽했다. 골프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100점을 줄 수 있을 정도의 완벽한 코스였다. 연습장도 최고였다. 모든 타석에 타구를 분석할 수 있는 트랙맨이 준비돼 있고 원하는 시간에 수백 개의 공을 칠 수 있다는 사실이 정말 행복했다. 이태희, 장이근, 김시환과 함께 연습 라운드를 돌았는데 1년 전에 쳐본 경험 덕분에 골프장이 크게 낯설지 않았다. 페어웨이와 그린 등 한국과 다른 잔디에만 빠르게 적응한다면 만족스러운 성적을 낼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번 대회에서 함께 호흡을 맞출 스코틀랜드 출신 캐디도 만났다. 월요일과 화요일에 함께 연습 라운드를 돌았는데 거리와 그린의 경사를 정확하게 보는 능력이 있어 믿음이 갔다. 2021시즌을 시작하는 첫 대회인 만큼 캐디에게 열심히 해보자고 했다. 5개월 만에 출전하는 공식 대회인 만큼 이번 대회 목표는 나흘 완주로 잡았다. 지난겨울 그린 주변 어프로치 연습을 많이 한 만큼 자신 있게 쳐보려고 한다. 또 드라이버와 아이언을 교체했는데 빠르게 적응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이번 대회를 마치고는 아프리카 케냐로 이동할 예정이다. 아직 비자가 나오지 않았지만 케냐에서 열리는 유러피언투어 두 개 대회 출전 신청을 해놨다. 한국 나이로 올해 40세가 된 만큼 골프 선수로서 기념되는 기록을 내고 싶다. 올해부터 NH농협은행이라는 최고의 메인 스폰서와 함께 하고 경기력이 계속해서 좋아지고 있는 만큼 전성기가 곧 올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카타르에서 2021시즌 첫 단추를 잘 끼울 수 있도록 온 힘을 기울여보겠다. 유러피언투어 커머셜뱅크 카타르 마스터스가 열리는 카타르 도하 에듀케이션 시티 골프 클럽. (사진=문경준)
2021.03.11 I 임정우 기자
북적이는 백화점, '손님 0명' 자영업자…봄날 맞은 주말 엇갈린 풍경
  • 북적이는 백화점, '손님 0명' 자영업자…봄날 맞은 주말 엇갈린 풍경
  • [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만물이 깨어난다는 절기상 경칩이 지난 뒤 첫 주말. 오랜 거리두기에 지친 시민들이 봄을 맞아 도심 곳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대형 쇼핑몰과 공원은 인파가 몰려 붐볐던 반면 도심 번화가는 사람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한산해 극명한 대비를 보였다.휑한 거리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영세 자영업자들은 거리두기 강화 조치로 시민들이 쇼핑몰·관광지나 지방으로 빠져나가며 오히려 풍선효과가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현재 논의 중인 거리두기 개편 조치도 실효성이 부족하다며 실질적인 매출 회복을 위한 조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7일 서울의 한 백화점이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백화점·한강은 나들이객으로 ‘북적’…번화가는 ‘텅텅’7일 이데일리가 찾은 서울 영등포구 한 대형 백화점은 외출에 나선 시민들로 북적이는 모습이었다. 지난달 26일 개장한 이 백화점은 개장 초기보다는 인파가 덜 붐볐지만 여전히 많은 내방객들이 유명 매장에 들어가기 위해 긴 줄을 서서 기다렸다.백화점 내 직원들은 손님들에게 ‘세 칸 띄워서 에스컬레이터를 타 달라’고 안내하는 등 방역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그러나 오후가 되자 사람이 점점 몰리며 식당가 등 실내시설과 휴게시설에서 거리두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 되기도 했다. 식사를 한 뒤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장시간 대화를 나누는 이들도 여럿 있었다.인근 한강공원에도 직전 주말보다 많은 인파가 몰렸다. 가족 단위로 공원을 찾은 나들이객은 돗자리를 깔고 자리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음식을 나눠 먹었다. 두 아이와 공원을 찾은 30대 정모씨는 “날이 따뜻해져 오랜만에 나왔다”며 “거리두기에 신경 써서 조심히 놀다가 곧 돌아갈 예정”이라고 말했다.반면 평소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유흥가와 대학가는 오후가 돼도 인적이 드물고 한산한 모습이었다. 서울 서대문구 신촌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모(52)씨는 텅 빈 매장을 둘러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씨는 “점심시간인데 지금까지 손님이 한 명도 없었다”며 “이게 말이 되느냐”고 하소연했다.신촌에서 국밥집을 운영하는 이모(50)씨도 “코로나19 이전에는 하루 180만~200만원씩 매출이 나와는데 지금은 50만원도 되지 않는다”며 “특히 대학생들이 (대면수업을 하지 않아) 줄어서 타격이 크다. 차라리 짧지만 강하게 규제를 해서 코로나19를 빨리 끝내는 게 낫지 않나 싶다”고 털어놓았다.이날 오후 충무로 인근 번화가 역시 상점들이 문을 열지 않은 채 굳게 닫힌 상태였다. 고깃집을 운영하는 김모(38)씨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개미 새끼 한 마리 없어 거리 가게들이 다 문을 닫은 것”이라며 “사람이 있어야 장사를 할 게 아니냐. 이곳 상권은 이제 거의 죽었다고 보는 게 맞는다”고 덤덤하게 말했다.7일 오후 서울 중구 한 거리에 사람이 없어 한산한 모습. (사진=이데일리 김민표 기자)◇“영세 자영업자만 규제…다 죽으라는 것” 방역 형평성 지적자영업자들은 거리두기 경각심이 사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자영업자만을 대상으로 규제가 이뤄지고 있다며 방역 조치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서울 송파구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김모(30)씨는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등 규제가 계속되니까 사람들이 아예 올 생각을 안 하는 것 같다”며 “새로 생긴 백화점은 오픈 전부터 줄을 선다는데, 방역수칙을 준수하고 테이블 간 거리두기를 하는 일반 가게들보다 그런 곳이 더 위험한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신촌에서 20년 넘게 노래방을 운영했다는 최문배(58)씨는 최근엔 대낮부터 가게 불을 켜놓기 시작했다. 혹시나 점심을 먹고 손님들이 노래방을 찾지 않을까 싶어 가게 문을 열었지만 그마저도 찾는 손님이 없다고 한다. 최씨는 “원래 금요일, 토요일이 사람이 가장 많은 날인데 어제(6일)는 4팀 받았다”며 “정부에서 ‘모이면 안 된다’고 하니까 사람들이 주말만 되면 경기도나 지방으로 빠져나가는 게 아니냐. 이대로는 굶어 죽을 판”이라고 토로했다.방역당국이 추진 중인 거리두기 개편안에 대해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정부가 발표한 거리두기 체제 개편 초안에 따르면 현재 5단계로 나눠진 거리두기 체계는 4단계로 간소화될 전망이다. 1단계 때는 최소 1m 거리두기를 유지해야 하며, 2단계 때는 이용인원을 8㎡당 1명으로 유지해야 한다. 3단계 때는 식당·카페·노래방 등 다중이용시설의 실내영업시간이 밤 9시까지로 제한된다.최씨는 “인원 제한은 좋지만 (3단계 때) 왜 또 9시 제한으로 돌아가는지 모르겠다”며 “괜히 혼란만 오고 사람들도 집밖에 안 나올 거다. 지금처럼 밤 10시 제한으로 하거나 자정까지로 늘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그는 또 “노래방은 2차로 오는 곳이라 빨라야 8시 반에 사람들이 오는데 10시 제한을 해도 고작 한 시간 장사”라며 “영업시간 제한도 더 늘리고 재난지원금도 빨리 풀어야 한다. 사태가 다 지난 다음에야 주는 건 죽으라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토로했다. .
2021.03.07 I 공지유 기자
정인이 양모 “배 밟지 않았다”, 거짓말 탐지기에선…
  • [온라인 들썩]정인이 양모 “배 밟지 않았다”, 거짓말 탐지기에선…
  •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온라인 들썩]에서 최근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다양한 사연을 소개합니다.‘정인이 사건’ 3차 공판에서 양모 장모 씨가 아이를 수 시간 동안 차에 방치하거나 밥과 상추만 먹였다는 이웃 주민의 증언이 나오며 충격을 자아냈습니다.특히 정인이를 “밟은 적 없다”고 한 장씨의 진술이 거짓말 탐지기 검사에서 거짓으로 드러나며 국민적 공분이 더욱 거세지고 있습니다.정인이 양모 장 모 씨와 양부 안 모 씨. (사진=이데일리DB)◇양모 “정인이 밟지 않았다”→거짓말탐지기 조사 결과 ‘거짓’지난 3일 생후 16개월인 정인이를 학대로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모의 공판이 서울 양천구 소재 남부지법에서 열렸습니다. 이날 재판에서 장씨 측은 정인이의 양육 과정에서 신체적·정서적 학대가 있었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살인 혐의는 여전히 강하게 부인했습니다.장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은 맹세코 (정인이) 복부를 발로 밟은 사실이 없다고 강변하고 있다”며 “감정 결과를 봐도 피고인이 피해자를 미필적 고의로나마 죽이려고 했던 것은 아니라고 판단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살인 혐의는 부인하는 입장”이라고 주장했습니다.이어 “사망 당일 배를 한 대 세게 친 적은 있다는 부분은 지난 공판기일 때 인정했지만, 사망에 이를 정도의 강한 외력은 아니었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양육 과정에서 정서적 학대가 있었다는 사실은 인정한다”고 덧붙였습니다.그러나 이날 증인으로 나온 대검 녹화분석과 소속 심리분석실장은 장씨가 내면에 공격성이 있는 사이코패스 성향을 보였고, 아이를 밟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해 거짓말탐지기 조사 결과 ‘거짓’ 반응이 나왔다고 증언했습니다.그는 “‘정인이를 발로 밟은 사실이 있느냐’고 물었고, 장씨는 ‘아니다’라고 대답했다”며 “이에 4명의 분석관이 채점을 했는데, 모두 ‘거짓’으로 판정했다”고 전했습니다.앞서 정인이에 대한 부검 재감정에서는 ‘복부를 강하게 발로 밟는 등의 행위’가 사망 원인으로 나왔습니다. 양모 장씨가 사이코패스 성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채널A 뉴스 화면 캡처)◇“정인이 사망 당일 큰 소리 나”, “수차례 방치”…이웃 증언사망 당일 상황에 대한 이웃 주민의 구체적인 증언도 나왔습니다. 정인이네 아래층 주민은 정인이 사망 당일인 지난해 10월13일 정인이 집에서 심한 진동과 수차례 ‘쿵’ 하는 큰 소음이 들렸다고 진술했습니다. 그는 “무거운 덤벨이 떨어지는 듯한 큰 소리가 대여섯 차례 나서 놀라서 위로 올라갔다”며 “장씨가 문을 살짝 열고 눈물을 흘리며 ‘죄송하다’고 했는데 큰 딸만 보이고 정인이는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이 주민은 이전에도 고성과 함께 물건이 벽에 부딪히는 소리가 온종일 들렸다고 했습니다.또 다른 증인인 장씨의 지인은 장씨가 외출할 때 아이를 데리고 가지 않거나 차에 혼자 두고 온 적이 여러 차례 있었다고 증언했습니다. 또 평소 장씨는 주변인들에게 ‘정인이가 밥을 먹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말해왔지만 자신이 본 모습은 달랐다고 밝혔습니다.그는 “장씨가 해오던 얘기와 달리 당시 정인이는 밥을 곧 잘 먹었다”며 “다만 아이에게 거의 맨밥만 먹여서 다른 반찬도 먹여보라고 권했다. 장씨는 ‘간이 돼 있는 음식이라 안 된다’며 밥과 상추만 먹였다”고 했다. 입양 초 건강하던 정인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수척해져 갔다고 설명했습니다.정인이가 입양가정에 보내지기 전(왼쪽)과 후에 극명하게 달라진 모습이 담긴 사진.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양부, 정서적 학대 행위 인정…살인죄는 강하게 부인양부인 안모 씨측도 정서적 학대 등 검찰의 공소사실 대부분을 인정했지만 “고의는 없었다”며 검찰이 적용한 살인죄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했습니다.안씨 측은 “정서적 학대를 하면서 처음부터 계획했던 것은 아니고 피해자와 친밀하게 지내려다 다소 과한 점이 있었다. 돌이켜보면 학대였다. 미필적 고의에 가까웠다”면서도 “피고인 장씨(부인)가 자신의 방식대로 양육할 것이라고 너무 믿었다”고 주장했습니다.불구속 상태인 안씨는 재판이 끝나고 취재진을 피해 도망치듯 법원을 빠져나가다 갑자기 무릎을 꿇고 사죄의 뜻을 밝혔습니다.취재진이 따라붙으며 “아랫집 주인이 쿵 소리를 들었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입장 한마디 해달라” 등 질문을 쏟아내자 안씨는 “죄송하다. 잘못했다”를 연거푸 말하며 걸음을 재촉했습니다.취재진을 피해 약 3분가량 달아나던 안씨는 걸음을 멈추더니 “너무나 죄송하다”며 무릎을 꿇고 흐느꼈습니다.◇“양부모 악행 끝도 없이 나와”…누리꾼 분노정인이를 학대한 양부모의 악행이 구체적으로 드러나며 국민들은 분노했습니다. 아이디 ‘xtin****’를 쓰는 누리꾼은 관련 기사에 “7개월 된 딸 아이가 있는 엄마다. 아이는 잠시라도 혼자 두면 안 된다. 그렇게 행동하는 엄마는 본 적도 없다. 반려견도 건강이 좋지 않으면 건강식을 먹이고, 아프면 병원에 데려가서 치료해준다. 사람인 정인이가 동물보다 못살고 고통만 받다가 죽었다. 양부모는 살인 이상의 죄를 지었다”라는 댓글을 남겨 많은 공감을 받았습니다.외에도 누리꾼들은 “양부모의 악행은 끝도 없이 나온다”, “볼수록 화가 치밀어 오른다”, “평생 괴로워하며 살길 바란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2021.03.06 I 장구슬 기자
'시세조작'이라는 TOP10 ‘신고가 취소’ 분석해보니
  • [단독]'시세조작'이라는 TOP10 ‘신고가 취소’ 분석해보니
  • .[이데일리 황현규 기자] 서울 성동구 성수동 ‘갤러리아포레’ 전용면적 271㎡ 아파트는 지난해 7월 신고가(67억원)로 실거래됐지만 곧 취소됐다. 얼마 후 같은 아파트가 같은 가격(신고가·동일 매수자)에 실거래 신고됐다. 취소 후 다시 신고한 이유는 특약조건 계약변경이었다. 성수동 C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계약을 하고 난 이후 특약을 추가하는 등 ‘재계약’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그럴 경우에는 기존 계약신고를 해제(취소)하고 다시 계약 신고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존 계약건이 취소되면서 ‘허위 계약’으로 보일 수 있으나 이는 단순 재계약”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허위 계약으로 실거래가를 올리는 수법을 차단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신고가 취소건 중 ‘재계약건’이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고의적인 실거래가 조작이 아닌 계약 조건 변경·공인 중개사 실수 등으로 불가피하게 실거래가가 취소된 경우다. 결과적으로 재계약건까지 ‘신고가 취소건’으로 집계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실거래가 조작으로 집값을 띄었다”는 정부의 주장이 과장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 성수동 갤러리아포레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 같은 전용 271㎡ 매물이 나란히 올라왔는데, 이 중 하나는 12월 취소됐다. 사유는 특약사항 변경으로 알려졌다. (사진=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갈무리)◇갤러리아포레 67억원 취소…허위 계약 아닌 단순 재계약23일 이데일리가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의 ‘2020년 실거래가 취소건’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신고가 계약 후 취소된 상위 10개 아파트 중 9곳이 재계약건으로 나타났다. 즉 허위 계약이 아니라 계약 조건 변경에 따른 재계약이라는 소리다.대표적으로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 전용 208㎡짜리는 지난해 5월 7일 44억 7500만원이 신고가를 기록, 실거래가 시스템에 신고됐다. 이후 해당 매물은 다시 취소되고, 곧바로 같은 날짜(5월 7일)로 신고가가 신고됐다. 전형적인 ‘재계약’건의 모습이다. 재계약이란 기존 계약 조건을 변경해 다시 계약하는 경우를 말한다. 명의자가 변경되거나, 특약 조건이 바뀌는 경우 등도 재계약에 속한다. 만약 기존 계약이 이미 국토부에 신고됐을 시, 기존 계약을 취소하고 다시 재계약건을 신고해야한다. 한남동 D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단독 명의로 진행하던 계약을 공동 명의로 바꾸거나, 특약 사항을 변경할 경우 재계약을 한다”며 “그렇게 드문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거래가 취소건 중 적지 않은 경우는 재계약에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국토부 관계자도 “취소된 신고가가 중복된 모습으로 나타나는 경우는 전형적인 재계약 건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앞서 설명한 한남더힐과 갤러리아포레도 취소된 신고가와 함께 재계약된 거래 내역이 나란히 기재돼 있다.[이데일리 이미나 기자]소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신고가를 기록한 취소된 아파트 중 최고가는 △한남더힐(76억원·52억원·44억원) △갤러리아포레(67억원) △래미안퍼스티지(52억원)△강남 압구정동 현대1차(46억원) △강남 압구정동 신현대 11차(45억원) △신현대12차(42억원·2건) △현대6차(42억원)로 나타났다. 이 중 재계약건은 신현대 12차(42억원)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아파트였다.◇허위 계약으로 실거래가 높이기?…많지 않을 수도공인중개사 협회 관계자는 “현장에서 신고가 갱신을 위해 허위 계약한 사례는 거의 없다”며 “취소된 건수 모두가 ‘거래가 높이기’의 의도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정부는 아파트 실거래가 신고가 취소 행위를 시장 교란이라며 강력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최근 아파트 등 부동산 ‘신고가 신고 및 취소’ 사례가 많다”며 “부동산시장이 일부세력에 의해 좌우되는 것을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국토부는 허위신고가 드러나면 부동산거래신고법 위반 사안으로 30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2021.02.24 I 황현규 기자
 "샤이니 is Back"
  • [컴백 SOON] "샤이니 is Back"
  • [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샤이니 is Back!”그룹 샤이니가 완전체로 돌아온다. 22일 공개되는 정규 7집 ‘돈트 콜 미’(Don’t Call Me)는 2018년 9월 발매된 정규 6집 이후 약 2년 6개월 만에 선보이는 샤이니의 새 앨범으로, 매 앨범마다 독보적인 음악 색깔과 트렌디한 퍼포먼스로 사랑을 받아온 샤이니의 새로운 음악을 만날 수 있는 만큼 뜨거운 관심을 얻을 전망이다. 이밖에도 ‘퀸’ 선미를 비롯해 온앤오프, 위아이, 폴킴, 치타 등도 새 앨범을 발표, 가요계를 모처럼 풍성하게 만들 전망이다.샤이니(사진=SM엔터테인먼트)◇샤이니 완전체 ‘오랜만이야’그룹 샤이니가 돌아온다. 샤이니는 22일 정규 7집 ‘돈트 콜 미’를 발매한다. 이번 앨범에는 히트메이커 유영진과 켄지는 물론, 미국 유명 프로듀서 뎀 조인츠, 최정상 프로듀싱팀 문샤인, 밀리언마켓 소속 래퍼 쿠기, 실력파 아티스트 다운 등이 함께 작업해 완성도를 높였다. 타이틀곡 ‘돈트 콜 미’는 사랑에 철저히 배신 당한 주인공이 상대에게 전화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가사가 인상적인 힙합 베이스의 댄스곡이다. 히스테릭한 감정을 표현한 샤이니의 보컬이 어우러져 곡의 몰입감을 더한다. ‘무대 장인’ 샤이니 특유의 파워풀한 퍼포먼스도 만날 수 있는 만큼, 음악 팬들의 눈과 귀를 매료시킬 것으로 기대된다.이승협(사진=FNC엔터테인먼트)◇엔플라잉 이승협 ‘솔로 데뷔’엔플라잉 이승협이 솔로 아티스트로 데뷔한다. 22일 발매되는 첫 싱글 ‘온 더 트랙’(ON THE TRACK)은 솔로 아티스트로서 새로운 여정의 궤도(Track)에 오른 이승협의 음악 세계를 상징적으로 담아냈다. 타이틀곡 ‘클리커’는 80년대 펑키 음악의 사운드를 90년대의 그루비한 힙합 장르로 재해석한 곡이다. 부정적인 생각의 틀을 ‘클리커’라는 독특한 소재를 통하여 긍정적으로 바꾸자는 내용을 가사에 담아냈다.선미(사진=어비스컴퍼니)◇선미가 보여줄 매혹적인 ‘꼬리’선미가 돌아온다. 선미는 23일 새 앨범 ‘꼬리’를 발매한다. 지난해 6월 발매한 ‘보라빛 밤’ 이후 약 8개월 만이다. 이번 앨범은 타이틀곡 ‘꼬리’와 수록곡 ‘꽃같네’로 구성돼 있다. 특히 선미는 이번 앨범에 수록된 두 곡의 작사·공동 작곡을 맡아 자신만의 음악적 감성을 담아냈다. 타이틀곡 ‘꼬리’는 ‘사이렌’, ‘날라리’, ‘보라빛 밤’을 함께 작업했던 작곡가 프란츠와 협업한 곡이다. 전작들을 통해 찰떡 호흡을 보여준 선미와 프란츠가 어떤 곡을 선보일지 관심이 높다.수란(사진=에스타시)◇수란, 새 소속사서 새 앨범가수 수란이 독립레이블 에스타시(S-TASY)에서 새 출발, 23일 새 디지털 싱글 ‘써니’(Sunny)를 발매한다. ‘써니’는 지난해 11월 발매한 싱글 ‘더 도어’(The Door) 이후 수란이 약 3개월 만에 공개하는 신보로, 반짝이며 영원히 상쾌한 사랑을 염원하는 내용의 곡이다. 올해 상반기 발매를 목표로 준비 중인 첫 정규앨범에도 수록될 예정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위아이(사진=위엔터테인먼트)◇위아이의 ‘도전, 변화, 성장’그룹 위아이가 24일 미니 2집 ‘아이덴티티 : 챌린지’(IDENTITY : Challenge)를 발매하고 컴백한다. 이번 앨범은 위아이의 정체성을 알리는 ‘아이덴티티’ 시리즈의 연장선이다. 데뷔앨범에서 ‘위아이는 하나’라는 모습을 보여줬던 위아이는 이번 활동을 통해 도전과 변화, 성장을 고스란히 담아낼 예정이다. 타이틀곡 ‘모 아님 도’는 위아이의 리더이자 래퍼 장대현이 작사·작곡·편곡까지 프로듀싱을 맡아 눈길을 끌고 있다. 강석화와 김동한도 ‘모 아님 도’ 작사에 참여해 기대감을 높인다.온앤오프(사진=WM엔터테인먼트)◇온앤오프, 생애 첫 정규앨범그룹 온앤오프가 24일 첫 정규앨범 ‘온앤오프 : 마이네임’(ONF:MY NAME)으로 돌아온다. 이번 앨범은 지난해 8월 발매한 미니 5집 앨범 ‘스핀 오프’이후 약 6개월 만이다. 타이틀곡 ‘뷰티풀 뷰티풀’은 청량한 펑키 하우스 장르의 곡으로, 내 삶의 모든 외침이 곧 예술이라고 말하는 온앤오프의 에너제틱한 매력이 돋보이는 노래다. 더불어 이번 앨범에는 멤버들이 각자 자기소개 노래로 파트마다 직접 전 멤버가 가사에 참여해 자신을 이야기하는 ‘마이 네임 이즈’ 등 총 11개 트랙으로 구성돼 있다.픽시(사진=올라트·해피트라이브엔터테인먼트)◇픽시가 보여줄 ‘선과 악’신인 그룹 픽시가 24일 첫 앨범 ‘챕터01 페어리 포레스트, 위드 마이 윙스’(Chapter01 ‘Fairy forest. With my wings)를 발매하고 데뷔한다. 픽시는 전설이나 동화 속 요정을 뜻하며 때로는 장난꾸러기 같지만 화려하고 강렬한 모습까지 갖춘 반전 매력인 ‘선과 악’이라는 독특한 콘셉트로 활동한다. 또 멤버들이 서로를 유혹하며 끊임없이 선과 악을 넘나드는, 남들과는 다른 신비로운 세계관 속 스토리를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풀어낼 예정이다. 타이틀곡은 ‘날개’(WINGS)다. 정상을 향해 달려갈 여정의 시작을 담은 유니크한 퍼포먼스 곡으로, 픽시가 어떤 매력을 발산할지 귀추가 주목된다.임레이(사진=SM엔터테인먼트)◇임레이가 선사할 ‘유토피아’DJ 겸 프로듀서 임레이(IMLAY)의 새 앨범 ‘유토피아’가 24일 공개된다. 이번 앨범은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건네는 희망과 용기의 메시지를 담은 총 5곡으로 구성돼 있다. 타이틀곡 ‘투굿’(Too Good)은 퓨처베이스가 가미된 미드 템포 장르의 곡이다. 다채로운 신스 구성과 효과음, 아르페지오가 어우러져 흥겨운 분위기를 자아내며, NCT 멤버 천러가 피처링에 참여해 감미로운 보컬로 곡의 매력을 한층 배가시켰다.폴킴(사진=뉴런뮤직)◇폴킴, 다시 한번 차트 공략‘차트 변강쇠’ 폴킴이 25일 새 싱글 ‘사랑하는 당신께’를 발매한다. ‘사랑하는 당신께’는 폴킴이 작사·작곡하고 피아니스트 조윤성이 직접 편곡을 맡았다. 폴킴의 감미로운 보컬과 피아노, 기타 그리고 플루겔혼의 완벽한 조화가 리스너들의 귀를 사로잡을 예정이다. 또한 ‘사랑하는 당신께’ 뮤직비디오는 CASKA 김선혁 감독이 연출을 맡아 특유의 섬세한 감성으로 곡이 가진 진실성을 극대화할 전망이다.치타(사진=크다컴퍼니)◇치타의 강렬한 컴백 ‘빌런’가수 치타가 26일 새 디지털 싱글 ‘빌런’을 발매한다. ‘빌런’은 지난해 8월 발표한 싱글 ‘개 Sorry’ 이후 치타가 약 6개월 만에 공개하는 신보다. 곡 제목에서부터 강렬한 포스가 느껴져 팬들의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앞서 공개된 심상치 않은 콘셉트로 시선을 압도하는 치타의 모습이 궁금증을 자아내는 가운데, 신곡 ‘빌런’을 통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백아연(사진=이든엔터테인먼트)◇백아연이 부르는 웹툰 OST백아연이 다음웹툰 ‘바니와 오빠들’ 컬래버레이션 OST 일곱 번째 주자로 나선다. 백아연이 참여한 ‘바니와 오빠들’ 컬래버레이션 음원 ‘집에만 있었지’가 27일 발매된다. ‘집에만 있었지’는 웹툰 속 여주인공 ‘바니’가 갑자기 쏟아지는 남자들의 관심에 어쩌면 혼자인 게 편할지도 모른단 생각을 하고, 덩그러니 집에 남아있는 바니의 복잡한 감정을 담은 곡이다. 그동안 ‘이럴 거면 그러지 말지’, ‘쏘쏘’, ‘달콤한 빈말’, ‘썸 타긴 뭘 타’ 등의 곡으로 리스너들의 공감을 자아낸 백아연은 ‘집에만 있었지’에 자신만의 감성을 오롯이 담아 특유의 청아한 음색을 들려줄 예정이다.
2021.02.20 I 윤기백 기자
1964년 성폭행남 혀 깨물고 옥살이, 재심 기각…“항고할 것”
  • 1964년 성폭행남 혀 깨물고 옥살이, 재심 기각…“항고할 것”
  • [이데일리 김소정 기자] 자신에게 성폭력을 시도하는 남성의 혀를 깨물었다가 옥살이를 한 70대 여성이 56년 만에 재심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기각했다. 최씨 측은 항고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한국여성의전화 페이스북부산지법 제5형사부(재판장 권기철)는 재심청구인 최모씨(75)의 재심청구 사건과 관련해 기각 결정을 했다고 18일 밝혔다. 기각 이유에 대해 재심부는 “청구인이 제시한 증거들을 검토한 결과 무죄 등을 인정할 새로운 명백한 증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최모씨(74)는 18세이던 지난 1964년 5월 6일 오후 8시 자신의 집 근처에서 성폭행을 시도하던 당시 21세 남성 노모씨의 혀를 깨물어 1.5㎝ 가량을 자른 혐의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최씨는 재판 과정에서 6개월간 옥살이를 했다. 최씨는 당시 재판에서 정당방위였다고 주장했지만 인정되지 않았다. 심지어 검찰은 노씨에게 강간미수 혐의조차 적용하지 않았다. 특수주거침입과 특수협박 혐의로만 노씨를 재판에 넘겼다.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범행 장소와 집이 불과 100m 거리이고 범행 장소에서 소리를 지르면 충분히 주변 집에 들릴 수 있었다”라며 “혀를 깨문 최씨의 행위는 방위의 정도를 지나친 것”이라고 판단했다.최씨는 2018년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운동에 용기를 얻어 여성단체와 함께 지난해 5월 재심을 청구했다. 최씨는 재심 청구 직전 기자회견을 열고 “사법이 변하지 않으면 우리 후세까지 나 같은 피해가 이어질 수 있겠다는 절박한 생각에 이 자리에 섰다”라고 말했다. 이어 “저의 억울함이 풀리고 정당방위가 인정돼 무죄가 되기를 바란다”라며 “법과 사회가 변화돼 후손들에게 이런 오점을 남겨서는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최씨와 함께 재심 준비를 진행한 한국여성의전화는 18일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항고를 진행할 것”이라며 “곧 관련 입장을 내겠다”라고 전했다.
2021.02.18 I 김소정 기자
애플-현대차 협상 결렬 이유…애플-KT '갑질계약'에 힌트있다
  • 애플-현대차 협상 결렬 이유…애플-KT '갑질계약'에 힌트있다
  • 애플 자율주행차 컨셉[세종=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현대차와 애플의 협상이 결국 중단됐다. 추후 재개 가능성이 남아 있긴 하지만 당분간 협상이 이어지기가 어렵다는 게 의견이 많다.지난 8일 오전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동일한 내용의 공시를 통해 “애플과 자율주행차량 개발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외신은 협상 중단의 배경을 애플 특유의 ‘비밀유지 원칙’에서 찾고 있다. 애플은 공급자나 잠재적 파트너들에게 협상 관련 비밀유지를 강하게 요구하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제품, 서비스의 세부 내용을 유출하는 것은 물론 협력 계약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만으로도 거액의 위약금을 물리거나 계약을 즉각 파기해왔기 때문이다. 반면 계약 조건을 놓고 양측간 합의에 이루지 못했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과거 국내 통신사와 애플 간 협상 과정을 보면 이번 현대차와 애플의 협상 결렬 배경을 엿볼수 있다.◇통신사에 ‘초갑(超甲)’이었던 애플애플과 통신사 간 ‘갑질 계약’은 2009년에 시작됐다. 당시에 국내엔 생소했던 스마트폰 ‘아이폰3GS’가 출시됐고, 이동통신사 ‘만년 2위’인 KT는 반전을 노리기 위해 애플과 아이폰 독점 계약을 체결한다. 애플은 KT에 독점계약을 체결하는 대신 KT에 자사의 요구를 대부분 관철시켰다.광고비, 수리비 떠넘기기가 대표적이다. 애플은 이동통신사가 아이폰 광고 비용과 보증수리 비용을 대부분 부담하도록 계약을 맺었다. 아이폰 광고를 보면 통신3사와 상관없이 똑같다. 애플이 광고를 만들고 통신사는 광고 마지막에 잠깐 로고를 비출 뿐이다. 그럼에도 광고비용은 그간 통신사들이 대부분 부담했다. 여기에 통신사가 보유한 특허권에 대해서도 애플은 무상으로 이용할 수 있다.굴욕적인 계약이었지만 통신사들은 차례로 같은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한다. KT가 아이폰 인기에 힘입어 빠르게 점유율을 키우자 LG유플러스, SK텔레콤도 어쩔 수 없이 아이폰을 도입하기로 한다. 통신사 한 관계자는 “애초 굴욕적인 계약 조건이라 아이폰을 들여오지 않으려고 했지만 아이폰을 수입한 KT의 점유율이 빠르게 커지자 어쩔 수 없이 조건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고 돌이켰다.서울 양재동 현대차·기아 본사 (사진=현대차그룹)◇미래차 계약에서 마냥 ‘갑’은 아니네현대차와 애플의 계약도 양측과 치열한 기싸움이 펼쳐졌을 것으로 보인다. 완성차 입장에서는 애플과 협력 관계를 구축하면 기존 내연기관차 회사 이미지를 벗고 미래차 회사로 주목받을 수 있다. 애플과 협상중이라는 소식만으로 현대·기아차뿐만 아니라 일본 미쯔다, 스바루, 닛산자동차, 혼다, 도요타자동차 등의 주가가 급등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다만 차이가 있다. 아이폰은 스마트폰 시대를 연 선구자였고, 이미 시장에서 제품 성능을 인정받았다. 반면 애플의 자율주행차는 아직 실체가 없다. 단지 아이폰처럼 자동차에서도 혁신의 아이콘이 될 것이란 기대 뿐이다. 반면 미래차 상황은 다르다. 당장 전기차만 해도 ‘테슬라’가 압도적 1위다. 현대·기아차 역시 전기차 분야에서는 세계 톱5에 들어간다. 현대차가 전기차 전용으로 만든 플랫폼(G-EMP)도 곧 출시 예정이다. 차세대 전기차인 ‘아이오닉5’는 현대차의 모든 기술력을 집대성했다. 현대·기아차가 마냥 애플 자율주행차의 하청업체를 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 고거 일방적으로 ‘갑’의 위치에서 계약을 체결했던 애플이 예전과 다른 상황에서 본인이 원했던 계약 조건을 관철하지 못하자 협상을 중단했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공정위 ‘감시’도 애플 제약여기에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애플의 통신사에 대한 갑질 혐의에 대해 동의의결(자진 시정안)을 승인한 것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동의의결은 공정위가 법 위반 혐의가 있지만 위법성을 따져 과징금을 물리는 대신 기업 스스로 시정 방안을 제시·이행해 사건을 신속 종결하는 제도를 말한다. 공정위가 과징금을 부과하면 전액 국고로 귀속되지만, 기업이 자신시정안을 내면 소비자나 거래상대방을 직접적으로 구제하는 장점이 있다.공정위가 애플의 혐의는 명확하게 ‘갑질’이라고 판단을 내리진 않았지만, 동의의결을 통해 애플은 상당수 계약을 개선하기로 합의 했다. 애플 제품을 광고하기 위해 이통사와 조성한 광고기금을 협의하고 집행하는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기로 했다. 보증 수리비를 이통사가 부담하도록 한 내용은 삭제됐다. 예전에 문제됐던 ‘갑질’ 문제는 상당수 사라진 셈이다.공정위는 애플의 동의의결 이행여부에 대해 3년간 감시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애플이 우월적 지위를 앞세워 현대차·기아에 마냥 ‘갑질 계약’ 요구를 하긴 어려운 상황인 셈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애플과 현대차간 협상에서 누가 우위인지를 따져봐야하긴 한다”면서도 “한국에서 예전 통신사와 계약방식을 고수하기 어려운 것은 맞다”고 말했다.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애플코리아의 동의의결안을 최종 확정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애플-현대차 협상 다시 할까결국 양사간 이해관계가 어떤 식으로 변화하느냐에 따라 향후 애플-현대차 협상이 달라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애플이 자율주행차 파트너로 현대차와 같은 기업을 찾기 어렵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E-GMP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고, 미국 공장도 있어 당장 생산에 나설 수 있는 조건을 갖췄기 때문이다. 애플이 다른 완성차업체와 협상을 나서는 과정에서 언제든 현대차와 다시 협상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여기에 현대차 역시 애플의 소프트웨어 파워에 나름 기대감이 있다. 아직은 하드웨어에서 강점만 있는 현대차가 이번 계약을 통해 애플의 소프트웨어 기술 공유를 계속 원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결국 애플이 평평한 운동장에서 협상을 나설지, 아니면 자사에 유리한 운동장을 다시 설계한 뒤 협상에 나설지에 달려 있을 것 같다”면서 “현대·기아차의 기술력도 만만치 않은 터라 양측이 협력관계 구축이라는 공감대를 만들지가 관건이다”고 말했다.
2021.02.12 I 김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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