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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TV) 청결한 구강관리를 위해, 가글리필 무점포 창업아이템
  • (이데일리TV) 청결한 구강관리를 위해, 가글리필 무점포 창업아이템
  • [이데일리 EnterFN 강동완기자] “ 집 밖에서도 양치 끝~ 편리함이 돋보이는 간편한 구강 관리 ” 소자본 창업은 경험이나 기술에 구애받지 않고, 일정한 자금만 준비되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다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지난 9일, 돈이보이는창 이데일리TV '창업이 Money' 2회에 방영된 미소가 예쁜그대를 위한 가글리필사업인 ‘이코라이프’는 식사이후 가글을 통해 간단히 구강관리를 할수 있는 소자본창업아이템이다. 무전원 원터치 방식의 가글 자동이용기를 음식점 또는 일반 서비스업소에 설치해 간편하게 입안청소를 할수 있다. 가글리필창업은 대리점 없이 소자본으로 시작할수 있으며, 기계는 무상으로 지원하고 가글 리필을 통해 수익을 얻기 때문에 설치업소에서도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것. 이와관련해 이코라이프 이준호 대표는 “가글제품인 마이센스는 연세대학교 치과대 구강내과와 공동으로 개발한 천연가글이다”며 “에티켓문화가 보편화 되면서 화장실이 있는 곳이라면 어느곳에서나 설치가 가능하여 시장은 무궁무진하다”고 소개했다. 수익성에 대해 이 대표는 “매출액대비 50%정도의 수익이 발생함으로 약4~50군데만 설치해도 충분한 수익을 올릴수 있다”고 강조했다. &nbsp; 소상공인지원센터 박찬규 팀장은 “일상 생활자체를 아이템으로 하고 있어 그만큼 강점이 있다”며, 시장성에 대해선 “단순히 요식업소나 유흥업소와 같이 먹는 업체만이 영업의 대상은 아니며 관공서, 기업체, 요식 유흥업소, 숙박업소, 교육기간, 피부샵, 병원 등등 설치 후 효과를 볼 수 있는 시장은 무한하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창업시 유의사항으로 박 팀장은 “창업주들 본사와 꾸준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제품과 사업 관련한 모든 사항을 숙지해야 한다”며 “개인이 얼마나 상권 파악을 잘 하여 영업했느냐에 따라 그로 인한 수익률은 천차만별이 될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데일리 TV에서 방영된 '창업이 Money'는&nbsp;이데일리 성공창업 네트워크(www.enterfn.com) 에서 다시볼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이데일리TV) 웰빙액자, 소자본창업아이템 적합☞(이데일리TV) 달려라 마이카, 기동성살린 무점포 창업아이템
2007.10.12 I 강동완 기자
(이데일리TV) 웰빙액자, 소자본창업아이템 적합
  • (이데일리TV) 웰빙액자, 소자본창업아이템 적합
  • [이데일리 EnterFN 강동완기자] “친환경 웰빙 인테리어 용품에 대한 관심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난 9일 돈이보이는창 이데일리TV '창업이 Money' 2회에 방영된 BSL시스템(album.bslsystem.com)의 웰빙액자는 ‘지혜로운 인테리어! 똑똑한 인테리어!! 살아 숨쉬는 웰빙 액자’가 소개됐다. 소자본창업아이템으로 새집증후군 문제가 늘어나면서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실내 환경이나 공기에 액자를 통해 음이온을 방출해 자연효과를 만들어낸다는 것. BSL시스템 이인성 이사는 "일반적으로 말하는 쾌적한 자연 환경일 경우 공기 1cc 당 대략 800~2000개 정도의 음이온이 분포한다"며, "웰빙액자는 이에 30배나 많은 300만개 이상을 분포한다"고 말했다.&nbsp; 음이온 발생기 내장으로 실용성 겸비한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위탁 판매점에 제품을 설치해놓고, 점포 없이 운영할 수 있는 아이템이다. 초기 물품 비용 외에 기타 비용이 없다는 것. &nbsp;소상공인지원센터 박찬규팀장은 “인테리어나 친환경 사업 등 관련 사업에 종사하는 분들이 유리하다”며, “무점포, 소자본으로 할 수 있는 창업이고, 특별한 전문 기술이 필요한 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누구나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는 아이템이다”고 소개했다. 창업의 유의사항으로 박 팀장은 “공기정화 기술을 지원해주는 아이템인 만큼 장치가 안정적인지, A/S가 철저한지 반드시 점검을 해야 한다”며 “유동 인구가 많은 상권을 조사하여 위탁 판매점을 찾는 고객들의 구매력를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박팀장은 “본사의 지원 시스템과 신제품 개발, 판매 제고 관리 등의 전반적인 체크가 필요하다”며 “본사와의 지속적인 정보 교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07.10.11 I 강동완 기자
(피용익기자의 체험!해외투자)⑤매매주문은 이렇게!
  • (피용익기자의 체험!해외투자)⑤매매주문은 이렇게!
  • [이데일리 피용익기자] 모든 국가 주식투자를 다 체험해 볼 수는 없으므로 투자대상을 H주(홍콩에 상장된 중국 기업 주식)로 한정키로 했다. 미국, 일본, 인도네시아 주식시장도 매매방법이 크게 다르지 않으므로 여기서 소개하는 중국(홍콩) 주식투자 방법을 참고하면 충분할 것이다. 첫 매매를 하기 위해 굿모닝신한증권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 굿아이차이나에 접속했다. 굿아이차이나는 스타일과 사용법에 있어서 기본적으로 국내용 굿아이와 동일하다. 다만 기능과 정보의 양이 국내용에 비해 다소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실제로 매매를 해보니 필수적인 기능은 모두 갖춰져 있으므로 사용하는 데에 불편함은&nbsp;없었다. 이제 마이클 김 굿모닝신한증권 해외주식팀장이 추천해준 종목들을 매수할 차례. 먼저 광주조선인터내셔널, 대당인터내셔널파워, 중국알루미늄, 시노펙의정화학섬유, 중신은행을 관심종목에 등록했다. 관심종목 화면(1000)을 열고 등록 버튼을 클릭해 새 창이 열린 후 기업명을 찾아 등록하면 끝이었다. 4일 오후 1시21분. 광주조선인터내셔널(0307) 주식부터 사기로 했다. 관심종목 창에서 종목명을 클릭하자 `현재가` 창이 새로 떴다. 창 우측상단에 있는 주문 버튼을 클릭하니 주문종합 창으로 연결됐다. 거래 가능 수량은 최소단위가 2000주였다. 현재가가 50홍콩달러이니 우리 돈으로 6000원 가량. 6000원 곱하기 2000주면&nbsp;총 1200만원. 예산 초과다. 아쉽지만 포기했다. 거래량을 보니 65만주에 불과했다. 비싸서 포기하는 게 혼자만은 아닌 것 같아 다행스러웠다. 그렇다면 A주(중국 본토 증시에 상장된 주식으로 중국 국적 보유자만 살수 있음) 대비 할인율이 58.2%에 달하는 대당인터내셔널파워(0991)를 사볼까. 이 종목 역시 2000주 단위였지만 가격은 8.99홍콩달러에 불과했다. 주문 창을 띄우고 매수 수량을 입력했다. 그러나 그 다음 단계인 주문 단가 입력이 문제였다. 무료서비스를 신청한 관계로 홍콩 주식에 대해 15분 지연시세라는 점을 잠시 잊고 있었던 것이다. HTS 상단을 보니 "본 시세는 홍콩 15분 지연시세, 중국 B주 실시간 시세입니다. 실시간 시세 확인후 주문(3772-2525)"라고 적혀 있었다. 바로 해외주식 콜센터 번호다.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연결이 쉽지는 않았다. 2분 가량 대기하는 동안 "모든 상담원이 통화중입니다"라는 메시지가 반복해서 흘러 나왔다. 그만큼 주문 전화가 많다는 뜻. 해외주식 직접투자에 대한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 굿모닝신한증권 해외주식 콜센터 상담원이 피용익기자의 매매주문을 받고 있다.드디어 상담원과 연결됐다. "성공투자를 기원하는 ○○○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상담원의 친절한 말투와 예쁜 목소리를 듣자 기다림으로 인해 생긴 짜증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하루종일 전화를 받느라 힘들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래서 친절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것 아닐까. 상담원은 대당인터내셔널파워의 현재가를 알려줬다. 다행히 15분 지연시세에 나오는 현재가와 같은 8.99홍콩달러였다. HTS로 주문을 넣었고 곧바로 체결됐다. 해외주식 직접투자를 드디어 하게 된 것이다. 흥분되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상담원을 통해 주문을 해보기로 했다. 전화로 하는 주문은 오프라인 계좌가 따로 개설돼 있어야 한다. 기자는 계좌 개설시에 오프라인 계좌도 만들었으므로 아이디를 알려준 후 주문을 할 수 있었다. 이번엔 시노펙의정화학섬유(1033)을 사기로 했다. 현재가는 3.77홍콩달러였고 최소단위는 역시 2000주였다. "체결됐습니다".&nbsp;이같은 방법으로 중신은행(0998) 1000주를 5.85홍콩달러에 추가로 매수했다. 중국알루미늄(2600)도 사고 싶었지만 가격이 22.2홍콩달러에 달하고 최소단위가 2000주여서 포기했다. 이날 매수한 주식은 대당인터내셔널파워 2000주(주당 8.99홍콩달러), 시노펙의정화학섬유 2000주(주당 3.77홍콩달러), 중신은행 1000주(5.85홍콩달러) 등 총 3종목. 투자한 금액은 3만1370 홍콩달러, 우리 돈으로 370만6000원 가량이었다. 그런데 잔고를 확인해 보니 돈이 모자랐다. 아뿔싸! 최소수수료를 생각하지 못했던 것. 오프라인 거래 최소수수료 5만원씩과 온라인 최소수수료 400홍콩달러를 합하니 15만원에 달했다. 이 돈이면 코스닥 잡주 300개는 사는데…. 아깝지만 학습비용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가격제한폭이 없는 홍콩 증시에서 15만원 쯤은 금방 회복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도 들었다. 예산이 조금 남았다. 그래서 회사 선배로부터 추천받은 종목을 사보기로 했다. `아시아 황금시장에 투자하라` 저자인 김현동 이데일리 기자는 페트로차이나, 차이나라이프, 자금광업그룹 등을 추천했다. 5일 HTS에 접속해 추천받은 종목들을 찾아봤다. 그러나 페트로차이나와 차이나라이프는 예산 부족으로 매수할 수 없었다. 다만 자금광업그룹(2899)는 주당 11.98홍콩달러에 2000주를 살 수 있었다. 5만원에 달하는 최소수수료를 아끼려면 4000주를 사는 게 좋았겠지만, 돈이 부족했다. 투자라는 것이 늘 그렇지만 중요한 순간에 돈이 발목을 잡는다.&nbsp;이렇게 해서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 이 종목들의 주가가&nbsp;앞으로 어떤 움직임을 보여줄지 지켜보자.
2007.10.08 I 피용익 기자
  • (이데일리TV) 달려라 마이카, 기동성살린 무점포 창업아이템
  • &nbsp;[이데일리 EnterFN 강동완기자] “기동성을 최대한 살린 무점포 경영이 성공창업의 키워드입니다” 지난 10월2일 돈이보이는창 이데일리TV '창업이 Money' 1회에 방영된 오토크리너는고객을 직접 찾아가는 자동차 출장 외관관리 전문회사이다.&nbsp;오토크리너의 가맹점주인 윤인철 사장은 미니승합차가 움직이는 사무실이다. 좁은공간에서 고객의 차량을 손쉽게 관리를 해주는 장점이 있다.&nbsp;&nbsp;&nbsp;윤 사장은 “따로 점포가 있는 것이 아니라, 차안에 장비가 있으므로 고객이 부르는 곳은 어디든 찾아가 일할수 있는 사업이다”며 “고객이 부르는 어디든지 달려가서 꼼꼼히 살피고 정확한 내용으로 흠집제거, 광택, 유리막코팅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처음 창업이후 윤 사장은 “처음부터 기술은 없었고, 본사에서 9주간의 교육을 받은후 창업을 하게 됐다”며 “특히 칼라매치, 광택, 흡집제거등 철저한 교육이후 테스트를 거쳐야 비로서 시작할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관련해 이종철 오토크리너 대표는 “기술이라는 것이 어떤 이론과 판넬하나만 가지고 연습해서 되는 것은 아니다”며 “실차적인 이론습득과 기술을 반복적인 연습하고, 실제차량에 도입해 배운기술을 응용을 해나가는 반복학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완벽한 기술습득만이 성공포인트라는게 이대표의 말이다. 끝으로 시장전망성에 대해 이 대표는 "움직이는 집이라 할만큼. 현대인의 생활에서 빠질수 없는 자동차이다"며 "무한히 펼쳐진 시장성 역시 사업의 성공을 일구는 열쇠중의 열쇠이다"고 강조했다.&nbsp;<이데일리 TV에서 방영된 '창업이 Money'는&nbsp;이데일리 성공창업 네트워크(www.enterfn.com) 에서 다시볼수 있습니다.>
2007.10.08 I 강동완 기자
이코노미석에도 비즈니스석 `살짝` 뺨치는 `명당 자리`가 있다
  • 이코노미석에도 비즈니스석 `살짝` 뺨치는 `명당 자리`가 있다
  • &nbsp;[조선일보 제공] 명당(明堂)은 땅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요즘은 하늘에도 있다. 비행기 좌석 이야기다. 돈이 넉넉해서 비즈니스 클래스, 심지어 퍼스트 클래스를 이용할 수 있다면 어느 좌석에 앉든 대부분 쾌적한 여행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일 년에 한 번 비행기 타기 어려운 직장인이나 학생에게는 언감생심, 꿈 같은 소리. 이코노미 클래스도 겨우 이용하는 것 아니던가. 그런데 똑같은 이코노미 클래스더라도 조금 더 편하고 넓고 쾌적한 좌석, 즉 '하늘의 명당 자리'는 분명 존재한다. 반대로 모두 피하고 싶어하는 좌석도 있다. ::::: 비행기 최고의 명당 좌석은? 단연 비상구 옆 좌석. 벌크석(bulk seat)이라고 한다. 비상구 공간 확보를 위해 앞 좌석이 멀찌감치 떨어져 있다. 다리를 쭉 뻗을 수 있고, 좌석을 드나들 때 옆 승객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된다. 이·착륙시 승무원이 앉은 좌석과 마주보고 있어, 젊은 남성들이 특히 선망한다. 아무나 앉지는 못한다. '비상시 비상구를 개방하고, 승무원을 도와 다른 승객들의 탈출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이 앉아야 한다'고 건설교통부 고시에 규정돼 있다. 청력과 시력, 언어 장애가 없어야 하고, 비상구를 열거나 장애물을 제거하는데 문제가 없어야 한다는 소리다. 국내 항공사의 경우 15세 이상 신체건강한 승객에게 이러한 내용을 체크인 카운터에서 알려주고 "따를 의사가 있느냐"고 확인한 다음 배정한다. 이런 확인 절차를 거치기 때문에 인터넷 예약이 불가능하다. 남성이든, 여성이든 조건만 갖추면 비상구 옆 좌석에 앉을 수 있다. 성별에 따라 좌석을 배정하는 규정은 없다. 외국 항공사에서는 영어 의사소통이 가능한지 확인하기도 한다. 비상석이라고 해도 창문 바로 옆은 별로다. 가끔 두 좌석만 배치하는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비상구가 안쪽으로 튀어나와 무릎이 닿을 만큼 공간이 협소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nbsp;::::: 최고 명당은 아니지만 사람들이 탐내는 자리는? ▲ 사진제공=여행블로거 박종규(www.jjongpig.com)이코노미석은 대개 화장실과 갤리(galley·승무원들이 기내식 등을 준비하는 공간)를 가운데 두고 세 구역으로 나뉜다. 각 구역 맨 앞자리 도 사람들이 선호하는 좌석이다. <사진> 앞에 승객이 없으니, 뒤로 젖히는 등받이 때문에 짜증날 일도 없고 다른 좌석보다 넓은 듯한 느낌을 준다. 요즘은 개인 스크린이 대세이긴 하지만, 스크린이 코 앞이라 영화 보기도 좋다. 하지만 비행기에서 유일하게 요람을 걸 수 있는 자리라 어린아이를 동반한 부모에게 배정되는 경우가 많다. 아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거나 조용하게 여행하고 싶다면 짜증날 수 있다. 조용하게 여행하는 아이는 바늘귀 통과하는 낙타보다 더 찾기 어렵다. 스크린 불빛이 수면을 방해할 수도 있다. ::::: 명당을 차지하려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자사 홈페에지에서 사전좌석배정서비스를 실시한다. 대한항공 홈페이지(www.koreanair.co.kr)에 접속해 '구매' 단계에서 선택하거나, 구매 완료 후 '나의 예약 보기'에서 원하는 좌석을 선택한다. 예약센터에서 항공편 예약시 직원에게 요청해도 된다. 아시아나 홈페이지(www.flyasiana.com)에서는 '항공권 구입'을 클릭한 다음 다시 '인터넷 좌석배정'을 누르면 3차원 입체 영상으로 비행기 내부를 보면서 좌석을 직접 고를 수 있다. 공항에 일찍 나가는 방법도 있다. 인터넷 사전예매가 안되는 비상구 옆 좌석의 경우 이 방법으로만 차지할 수 있다. 출발시각 3시간 전까지 카운터에 도착하면 안전하다. 체크인이 대개 출발 3시간 전 시작하기 때문이다. 일부 외국 항공사에서는 '명당' 예약시 별도 요금을 부과한다. ::::: 비즈니스 클래스에도 명당석이 있나? 비즈니스석의 경우는 창가석 을 선호하는 편. 앞·뒤 좌석 간격이 넓어 드나들기 불편하지 않은데다, 좌석과 창문 옆에 물건을 놓을 공간이 복도석보다 넉넉하다. 비즈니스 이상을 이용할 여유가 있다면 유럽이나 미주 항공사 를 고려할 만하다. 이코노미석은 대개 31~32인치로 아시아권 항공사(33~34인치)보다 좁지만, 대신 비즈니스와 퍼스트는 훨씬 넓다. 등급별 차별화를 확실히 하는 셈. 루프트한자 항공사 퍼스트석은 90인치, US에어는 무려 94인치나 된다. 스카이트랙스에서 운영하는 웹사이트 플랫시트 (Flat Seats·www.flatseats. com) 에서는 어떤 항공사 퍼스트와 비즈니스 좌석이 편안한지에 대한 승객 평가를 분석해 별점을 매겼다. 어떤 항공사가 완전히 수평으로 펴지는 좌석(lie-flat)을, 180도 펴지기는 하지만 약간 아래로 기울어지는 좌석(angled lie-flat)을 설치했는지도 보여준다. 별 5개(great sleep)부터 1개(uncomfortable)까지 5개 등급이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퍼스트와 비즈니스 모두 별 4개 'good sleep' 등급에 올라있다. ::::: 비행기 '명당 좌석' 차지하는 법 1. 인터넷 사전좌석배정서비스 항공사 홈페이지 접속 => 사전좌석배정서비스 => 예약번호·회원번호(또는 주민번호) 확인 => 좌석 선택 - 비상구 옆 좌석은 안 됨. - 대한항공 이코노미석은 출발일 기준 90일 전부터 출발시각 48시간 전까지, 일등석·비즈니스석은 90일 전부터 24시간 전까지 예약 가능. 출발 1시간 30분 전까지 탑승수속 못하면 취소됨. 아시아나는 354일 전부터 국내선은 출발 2시간 전까지, 국제선은 3시간 전까지 가능. 국제선은 항공기 출발 70분, 국내선은 20분 전까지 공항 카운터에서 수속 완료해야. 2. 공항에 일찍 나간다. - 비행기 출발시각 3시간 전까지 도착한다. 카운터가 대개 이때 체크인 수속 시작한다. - 대부분 항공사는 '최고 명당' 벌크석을 이 방법으로만 내어준다. 3. 예약센터에서 비행기표 구매시 직원에게 요청
  • 10명 중 1명이 동거
  • [조선일보 제공] 서울 신촌 B오피스텔의 큰 창과 복층식 구조가 마음에 들었던 H대 박모(24·여)씨. 9000만원이라는 비싼 전세금이 문제였다. 때맞춰 떠오른 얼굴이 평소 친동생처럼 여기던 지금의 동거남인 Y대 공대생 김모(20)씨였다. 마침 새로운 전셋집을 구하려 했던 김씨는 그녀의 제안을 거리낌 없이 받아들였다. 올 3월부터 지금까지 두 사람은 다달이 들어가는 관리비와 생활비를 공동으로 부담하며 함께 살고 있다. 지난 16일 박-김씨의 오피스텔을 찾아가보니 두 사람은 집안에서 강아지도 함께 키우며 여느 부부처럼 생활하고 있었다. 69㎡(21평) 오피스텔에서 박씨는 내부 계단으로 연결된 윗방을 자신의 방으로 따로 꾸며놓았다. 하지만 화장실, 식탁, 냉장고, 소파 등이 있는 아래층이 주된 주거공간. 붙박이 식의 냉장고에는 두 집에서 보내온 반찬 통이 빼곡히 들어차 있고, 온종일 켜져 있다는 컴퓨터 앞에는 먹다 남긴 치킨과 콜라가 널려있었다. 또, 함께 사용하는 화장실에는 남성용 화장품과 여성 목욕용품이 함께 진열돼 있다. 박씨는 “친구들 대부분이 미국이나 유럽에서 유학한 경험이 있어서인지 동거에 대해 아무렇지 않게 본다”며 “생활비도 절약하고, 동성끼리는 채울 수 없는 부분을 충족시킬 수 있는 현재의 동거 생활이 만족스럽다”고 했다. K대생 이준희(21·가명)씨는 올 2월부터 여자 친구와 동거 중이다. 양쪽 부모님 모두 동거 사실을 알고 있고, 조씨의 아버지는 여자 친구에게 ‘며느리’라고 부른다. ‘문란하다’며 조씨를 비난하던 주변 친구들도 지금은 “혼전 동거가 꼭 나쁘지만은 않은 것 같다”고 말한다. 조씨는 “아플 때나 심각하게 무언가를 결정해야 하는 때 옆에 믿고 의지할 사람이 있다는 점과 생활비를 아낄 수 있다는 것이 동거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했다. 그는 평생 함께 살 사람이라면 동거 후 결혼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대학생 동거는 이젠 더 이상 색다른 사회 현상이 아니다. 대학가 주변에서는 어렵지 않게 “동거를 하고 있다”고 당당히 밝히는 대학생 커플을 만날 수 있다. 부동산 업자들 역시 “최근 들어서는 그들만의 ‘보금자리’를 찾는 동거 커플이 특별한 손님은 아니다”고 말한다. 사법고시를 준비하고 있다는 대학생 김모(24)씨는 “내가 사는 원룸 건물의 절반 이상은 함께 동거하는 고시 커플들이 사용하고 있다”며 “저녁 늦게 근처 편의점에 가면 운동복 차림으로 라면이나 빵 등을 사러 오는 동거 커플들과 자주 마주친다”고 했다. 왜 숨겨요?”… 흔하디 흔한 동거 각종 설문조사에서도 20~30대 미혼남녀들은 당당히 “필요하다면 혼전 동거도 가능하다”는 대답을 내놓고 있다. 최근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수도권에 거주하는 25~35세 미혼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59%가 “결혼할 연인이 있을 경우 미리 동거해 보는 것이 좋다”고 응답했다. 성별에서도 남성 64%, 여성 54%로, 상당수의 젊은 여성들 또한 혼전 동거에 대해 개방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었다. 지난 5월 경상북도의 K대학교 학생 17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에서도 응답자의 67%가 “혼전 동거에 찬성한다”고 답했다.실제 ‘Why?’가 지난 15일부터 사흘간 서울의 신촌, 종로, 대학로 일대를 돌아다니며 200여명의 대학생들을 직접 만나본 결과, 총 21명의 대학생들이 동거를 하고 있거나 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1명을 제외하곤 양쪽 부모님들이 이 사실을 모르고 계셨지만, 20쌍의 커플은 떳떳이 그들의 동거 관계를 밝혔다.3개월 전부터 남자 친구와 동거 중인 모여대 3학년 김모(23·여)씨는 1개월간의 교제 후 동거를 결정했다. 그는 지방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수년간 혼자 지내다 보니 외로움이 컸다고 했다. “왜 동성 친구와 함께 지내지 않느냐”고 질문하자 김씨는 “나를 가장 잘 배려해주고 이해해주는 사람이 내 남자친구”라며 “굳이 이성 친구와 동거를 해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남자 친구와 결혼까지 생각하고 있는 터라 서로에 대해 더욱 깊이 알고 싶다는 바람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그녀는 함께 사는 이와의 결혼에 대해 ‘확신’이 없다. 김씨는 “나중에 정말 더 좋은 사람이 생겨서 지금 남자 친구와 헤어진다고 해도 특별히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 때 가서도 또다시 동거를 고려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사랑하니까… 같이 살고 싶으니까대학생들은 “왜 동거를 하느냐”는 질문에 으레 “사랑하기 때문에” “함께 있고 싶어서” 라고 대답한다. 결혼이라는 형식적인 구속에서 벗어나 뜻이 맞고,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이 같으면 함께 살 수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꼭 결혼을 해야 할 아무런 의무도 없고, 헤어져도 친한 친구 몇 명만 동거 사실을 알기 때문에 별다른 불안감도 없다. 지난해 8월 Y대생 이성준(25)씨는 “서로 사랑하는데 함께 사는 건 당연하다”면서 3개월간 사귀던 여자 친구를 설득해 동거 생활을 시작했다. 같이 있고 싶고, 생활비도 아낄 수 있겠다는 마음으로 그간 혼자 생활하던 원룸에서 함께 지냈다. 결혼하기에는 어린 나이였고, 또 딱히 힘들게 결혼까지 하고 싶지는 않았다. 이씨는 “매일 볼 수 있고, 생활비도 줄어들어 처음 몇 달간은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이씨는 6개월 만에 동거 생활을 끝냈다. 차츰차츰 여자 친구의 단점이 보였고 옷차림, 말투, 만나는 사람 등 부지불식간에 여자 친구의 미운 점이 크게만 느껴졌다. 식사, 청소, 빨래, 쓰레기 버리기 등 사소한 문제로 자주 싸우던 이들 커플은 “헤어지자”는 한마디 말을 끝으로 동거 생활을 접었다. 그는 “부모님도 동거 사실을 모르셨고, 친한 친구 몇 명만 입조심을 해주면 되는 상황에서 헤어지는 일이 어렵진 않았다”고 말했다. 동거 대학생 중 일부는 실리적인 이유에서 동거를 선택한다. 이들이 꼽는 동거의 가장 큰 장점은 ‘생활비 절약’이다. 자취, 하숙방을 하나로 합치거나, 상대방이 사는 전셋집에 들어가 집값을 절약하는 것이다. 생활비 역시 각자 30~50만원 가량을 내놓고 정해진 금액 안에서 함께 쓰기 때문에 낭비를 줄인다. 현재 군 복무중인 이진우(22)씨는 “작년 초 여자 친구의 전셋집으로 들어가 함께 살 때에는 하숙비도 아끼고, 생활비도 절반씩 분담해 그 규모에 맞춰 생활했기 때문에 금전적 여유가 있었다”고 했다. 성적 욕구의 해소 또한 대학생 동거의 한 원인이다. 대학생 김승연(28·가명)씨는 “동거를 통해 심리적인 안정감도 얻을 수 있지만 성적인 욕구를 충족할 수 있다는 점 또한 무시할 수 없다”며 “문제는 이성에 대한 신비감이나 환상이 사라져 결혼도 별것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준희씨도 “동거를 시작할 때부터 서로 원할 때 성관계를 가지자고 약속했고, 그런 일로 문제가 생긴 적은 없었다”고 했다. 생활비·집세 절반씩… ‘각방 동거’도 많아 대다수 대학생 동거 커플은 동거 결정 후 생활비를 절반씩 부담하고, 집안일도 나눠서 맡는다. 여학생이 식사 담당을 맡으면 설거지는 남학생 몫이고, 집안 청소도 한 명이 청소기를 돌리면 한 명은 물걸레질을 하는 식이다. 상대방의 전셋집으로 들어갈 때에는 생활비를 조금 더 내거나 가사일을 도맡아 하지만 정해진 것은 아니다. 또, 둘이 합친 생활비는 한 사람 명의의 통장에 넣어 두고 함께 사용한다. 부모님이 마련해준 전셋집에서 여자 친구와 함께 살고 있다는 H대 4학년 김모(26·가명)씨는 “부모님께 매달 40만원씩 용돈을 받고, 여자 친구는 학생 과외로 매달 50만원씩 벌어서 둘이 모은 돈으로 함께 지낸다”고 했다. 대학생 김모(23·여)씨도 “식사는 학교에서 해결하거나 집에서 해먹고, 함께 있을 공간이 있어서 찻집이나 영화관을 자주 안 가게 되기 때문에 데이트 비용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했다. 동거 대학생의 생활 방식은 으레 외식이 줄고, 외부에서의 유흥비가 줄어들어 생활비가 절약된다는 것이 이들의 얘기다. 하지만 대학생 동거라고 해서 모두가 똑같은 방식으로 생활하진 않는다. 비싼 집값 때문에 집만 같이 구한 다음, 방을 따로 쓰면서 엄격히 사생활을 구분하며 지내는 ‘각방 동거생’도 상당수다. 이들은 “함께 식사를 하고, 영화를 보며 여가를 같이 보낼 수는 있어도 이성 친구로 보지 않고 더욱이 성관계는 갖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달 초부터 20평 대 아파트에서 여학생과 함께 지내고 있는 대학생 이모(26)씨는 “방이 2개인데 각자 자신의 방에서 생활하고, 가끔 밥을 같이 먹거나 거실에서 텔레비전을 함께 본다”며 “집세와 관리비만 반반씩 내고, 상대방의 방에는 절대 안 들어가는 것을 원칙으로 정했다”고 했다. 김씨에 따르면 대학가에서 집만 같이 공유하는 커플들도 상당수다. 동거인을 구하는 인터넷 사이트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성 관계만을 바라며 노골적으로 접근하는 성인들도 있지만, 하숙비를 아끼고 색다른 동거 경험을 바라는 대학생들도 이런 사이트를 이용하고 있다. 올 3월 한 인터넷 동거인 모집 사이트에 ‘신촌입니다. 동거 구해요’ 라는 제목으로 여성 동거인을 구한다는 글을 올린 Y대학생 이모(25)씨는 비싼 월세금과 몇 년간의 집안일을 둘러싼 남자 룸메이트와의 잦은 다툼으로 여성 동거인을 원했다. 이씨는 “현재 사귀는 여자 친구도 있지만 동의를 구해서 여자 동거인을 구하게 되었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동거 대학생들은 부모님에게는 물론 친구들에게도 동거 사실을 비밀에 부친다. 상대방의 부모님이 방문할 때면 다른 친구 집을 전전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친한 친구들에게는 동거 사실을 밝히고, 이를 부러워하는 친구들도 있다고 당사자들은 증언한다. 동거 대학생 강모(26)씨는 “동거를 나쁘게 보는 친구들도 있지만 동거 커플을 부러워하는 친구들이 대부분”이라고 했다. K대학생 조모(23)씨도 “바로 옆방에서 같은 과 동기 커플이 살고 있는데,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 가족처럼 챙겨주는 모습이 부럽기만 하다”고 말했다. 부모들은 반대… 부부관계 가볍게 여길 수도 반면 자식이 어떻게 생활하는지 알 길이 없는 자취생 부모님들은 걱정이 앞선다. “동거하는 여자 친구의 낙태수술 이후 아버지의 권유로 정관수술을 했고 지금도 동거는 계속하고 있다”고 밝힌 이준희씨도 “주변 친구들을 보면 대부분의 부모님이 동거에 반대한다”고 했다. 대학생 자녀를 둔 윤도경(50)씨는 “학생들이 서로 학업에 지장을 주지 않으면서 건전하게만 지낸다면 동거를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내 자식이 동거를 하겠다면 어떻게든 말릴 것”이라고 했다. 대학가 인근 부동산 업자들은 한결같이 “대학생 동거가 최근 크게 늘어나고 있으며, 당사자들 또한 과거와 다르게 당당하게 행동한다”고 말한다. 신촌에서 5년간 부동산을 운영했다는 이두연씨는 “5년 전만 하더라도 부끄러워하며 어렵게 집을 구하고 다녔다”며 “하지만 요즘은 손잡고 같이 와서 함께 살 집을 알아볼 정도”라고 했다.“올 1학기 내가 담당한 교양수업에서 절반 이상의 학생들이 혼전 동거에 찬성했다”고 밝힌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는 “대학생 동거는 수년 전부터 지속적인 증가 추세”라며 “하지만 개방적이지만은 않은 우리 사회에서 이런 문화에 익숙해지다 보면 진정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 상대방에게 미안함을 느끼게 되고, 또 결혼 후에도 부부 관계를 가볍게 여기게 되기 쉽다”고 말했다.
이명박, 가난 속에서 이룬 샐러리맨의 신화
  • 이명박, 가난 속에서 이룬 샐러리맨의 신화
  • [조선일보 제공] “이명박(李明博)의 삶은 대한민국의 현대사와 닮았다”고 이명박 캠프의 박형준 대변인은 말한다. 일제 때 일본에서 태어나 6·25 때는 폭격에 형제를 잃었고, 찢어지는 가난 속에 공부로 일어서서 ‘샐러리맨의 신화’가 된 이명박의 삶이 한국의 발전과정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가난…가난…가난 이명박은 노동을 했던 이충우씨의 4남3녀 중 다섯째로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났다. 이명박은 “네 살 때인 1945년에 가족 전체가 일본에서 귀국하는데 배가 침몰해 그나마 남은 재산도 바다에 빠뜨리고 알몸으로 시작해야 했다”고 말한다. 다른 형제는 이름이 상(相)자 돌림인데 본인만 ‘명박’인 이유에 대해선 “어머니가 보름달이 치마폭에 들어오는 태몽을 꾸시고는 ‘밝을 명(明), 넓을 박(博)’자를 넣어 지었다. 족보엔 상정(相定)으로 돼 있다”고 했다. 고향인 경북 포항에서 초등학교에 다닐 때 6·25가 터졌는데 미군의 폭격에 바로 위의 누나와 동생을 눈앞에서 잃었다. 단칸방에서 한 식구가 살며 하루 두 끼는 술지게미로 때워야 했다. 그 때문에 학교선 “술 냄새 풍긴다”며 구박을 받기도 했다. 살림을 돕기 위해 초등학교 때부터 성냥, 김밥, 밀가루떡을 팔러 다녀야 했다. 초등학교 동창생 박이득씨는 “명박이는 그런 생활에서도 구김이 없었다”고 했다. ▲ 이 전 시장의 고려대 재학 시절(오른쪽에서 두 번째).◆끈질긴 학업에의 꿈 이명박은 “중학교 때 가난 때문에 영양실조로 쓰러져 넉 달간 일어나지 못한 적도 있었지만 성적은 전교 2등을 했다”고 했다. 집에서는 형편상 고등학교 진학을 못 하게 했지만 3년 내내 전교 1등을 하면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는 조건으로 동지상고 야간부를 다녔다. 끝까지 1등을 했다. 동지상고 동기인 강원구씨는 “명박이가 친구들이 놀릴까봐 밀짚모자 눌러쓰고 행상을 했지만 공부는 정말 잘했다. 동급생들이 대부분 서너 살씩 많은 직장인들이었는데 ‘저놈 나중에 한 자리 할 것’이라고 말하곤 했다”고 전했다. 당시 친구 김칠복씨는 “학교 배구선수들이 시험거부를 주동하며 명박이에게도 시험을 못 보게 한 적이 있었다. 선생님은 ‘시험 안 보면 장학금 안 준다’고 명박이를 다그쳤지만 명박이는 용감하게 시험거부에 동참했다”고 했다. ▲ 이 전 시장이 고려대 재학 시절인 1964년 6·3 운동 법정에서 국가내란죄로 6개월형을 선고받기 전, 죄수복을 입고 시위 주동자들과 함께 선고를 기다리는 모습(오른쪽에서 두 번째). 주요 신문에 게재됐다.◆꿈을 안고 상경(上京) 형 상득(현 국회부의장)씨를 공부시키기 위해 가족들은 서울 이태원으로 이사했고, 이명박도 서울로 왔다. 돈을 벌기 위해 기말시험만 치고 올라와 고교 1등상과 졸업장도 친구가 대신 전해줬다. 대학 진학은 꿈도 못 꿨던 당시 그의 꿈은 “매일 출근하고 월급 받을 수 있는 월급쟁이가 되는 것”이었다고 한다. 함께 상경했던 친구 김창대씨는 “집이 좁아서 내 하숙방과 노동자 합숙소를 전전했다”며 “하지만 노동하고 와서 늦게 자고 피곤해도 새벽이면 항상 나보다 먼저 일어나서 책도 읽고 했다. 늦게 자고 새벽에 일어나는 습관이 그때 붙은 거 아닌가 싶다”고 했다. 이명박은 “돈이 없어 중퇴하더라도 고졸보다는 대학 중퇴가 낫지 않겠느냐”며 청계천 헌책방에서 수험서를 사서 대학에 도전, 고려대 상대에 붙었다. 그의 합격 소식을 들은 이웃 이태원 시장 상인들이 새벽에 쓰레기 넝마주이 일을 맡겨준 덕에 학비를 벌 수 있었다.&nbsp;▲ 이명박 전 시장이 현대건설 사장 시절인 1981년(40세), 정주영 회장(왼쪽)과 함께 강원도 신입사원 수련회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 ◆학생회장에서 현대 신화까지 고려대 친구였던 천신일(현 교우회장)씨는 “명박이는 말수가 적고 건강도 늘 안 좋아 보여서 넝마주이하며 어렵게 생활하는 줄 모를 정도였다”고 했다. 이명박은 대학 3학년 때 상대 학생회장에 뽑혀 4학년 때 학생회장 직무대행으로 6·3 데모를 주동했다.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 받고 서대문 형무소에서 6개월간 살기도 했다. 당시 죄목은 국가내란선동이었다. 이명박과 함께 감옥살이를 했던 김도현 강서구청장은 “이 전 시장은 감옥에서도 쾌활했다. 말도 많았지만 시국 얘기보다는 ‘누가 면회 왔느냐’, ‘아침밥 어땠냐’는 신변 얘기를 많이 나눴다”고 기억했다. 이로 인해 대학 졸업 후 중앙정보부의 ‘블랙 리스트’에 올라 취직을 못 하다가 현대건설에 입사할 당시 박정희 당시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 취업의 벽을 뚫었던 일화는 유명하다. 현대건설에 입사해서는 1년차 때 태국 현장에서 폭도들로부터 목숨을 걸고 회사 금고를 지킨 일부터 청와대의 부당한 지시에 불도저로 맞서며 경부고속도로 건설을 했던 일 등의 ‘샐러리맨 신화’를 만들었다. 5년 만에 이사, 12년 만에 사장이 됐다. 이명박의 정치 스타일도 현대에서 형성된 측면이 크다. 그를 잘 아는 한 작가는 “이 전 시장은 마치 사람 영혼을 빼먹을 듯이 쥐어짜는 스타일”이라며 “밑에서 일하는 입장에선 정말 죽이고 싶도록 밉다”고 했다. 현대건설 이사가 된 뒤인 1970년 부인 김윤옥씨를 만나 마포의 14평 새서울아파트에서 사글세로 신혼을 시작했다. 이명박은 부인 김씨와 결혼할 때 어머니 산소가 있는 공동묘지에서 프러포즈를 했다는 일화가 있다. 이 전 시장은 “집사람을 묘지 아래 두고 혼자 어머니 묘소에서 ‘결혼을 하려 한다’고 보고를 드리고 있는데, 집사람이 무섭다며 뒤따라 올라왔다가 들은 것”이라고 했다. ▲ 이명박 전 시장의 셋째딸 수연(32)씨의 결혼식 기념사진. 뒷줄 왼쪽부터 아들 시형, 둘째딸 승연, 수연씨 부부, 큰딸 주연씨 부부다.◆순탄치 않았던 정치… 군사정권과의 악연은 그가 현대 사장이 된 뒤에도 이어졌다. 1980년대 신군부는 현대그룹에 “3김씨에게 준 정치자금을 대라”며 추궁했다. 현대자동차를 포기하라는 압력도 넣었다. 정주영 회장은 포기 각서에 도장 찍는 일을 이명박에게 맡겼다. 하지만 그는 “내 손으로 넘겨줄 수 없다”며 끝내 버텼다. “그날 밤 회사로 돌아와 정 회장을 만나니 말로만 듣던 피눈물이 정말로 눈에서 나더라”고 했다. 그러나 현대 관계자들 중에는 현대를 그만둔 이명박 얘기를 좋게 하는 이와 그렇지 않은 이로 나뉜다. ▲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동지상고 시절 학생기록부.그는 이처럼 악연이 있던 정치판에 1992년 민자당 전국구 국회의원으로 입문했다. “고르바초프라는 한 인물로 인해 세계에 생긴 변화를 지켜보면서 나도 뭔가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됐다”는 것이 정치입문 출사표였다. 그는 이미 그때부터 대통령에 대한 꿈을 꾸었던 것 같다. 하지만 정치인 이명박의 길은 그리 순탄치 않았다. 95년 지방선거 때는 정원식 전 국무총리와의 민자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패배했다. 96년 총선에서 노무현 후보를 물리치고 정치1번지 종로에서 당선됐지만 선거비용 초과 지출 혐의로 당선 무효 판결을 받았다. 이로 인해 서울시장 출마의 꿈도 16대 국회의원 출마도 접어야 했다. 와신상담(臥薪嘗膽). 미국에서 공부하며 몸을 추스른 이 전 시장은 2002년 서울시장에 선출되면서 정치에서도 ‘성공신화’를 다시 꿈꾸고 있다. 그러나 여론지지율 1위를 질주하던 이 전 시장은 11일 국회에서 384억원 횡령사건 관계회사인 BBK와의 관련설(說) 때문에 여당의원들의 집중타를 맞는 등 또 한 번의 위기를 맞고 있다. -----------------------------------------------------------------------이명박 프로필 1941.12.19 일본 오사카 출생 54 2 포항 영흥국민학교 졸업 57.2 포항중학교 졸업 60.2 동지상고(야간) 졸업 65.2 고려대 경영학과 졸업 65 현대건설 입사 70.12.19 김윤옥씨와 결혼 77~88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 78 인천제철 대표이사·한국도시개발 사장 겸임 88~92 현대건설 회장 92~95 14대 국회의원(민자당 전국구) 92~94 6·3 동지회 회장 96~98 15대 국회의원 (신한국당 종로) 2000~현 캄보디아 훈센 총리 경제고문 02~06 32대 서울시장 07 매헌 윤봉길의사 기념사업회장 아호: 일송(一松) 별명: 컴도저(컴퓨터+불도저), 훈남(훈훈한 남자) 본적: 경북 포항시 북구 홍해읍 의창면 덕성동 537 본관: 경주 병역: 면제(입소 후 기관지 확장증으로 의병 퇴소) 혈액형: B형 신장: 173㎝ 체중: 70㎏(허리 32인치) 시력: 좌1.0 우1.0 신체비밀: 남보다 손바닥 길이만큼 팔이 길다 종교: 기독교(장로) 주량: 맥주 1병 흡연: 안 피움 취미: 테니스·수영·조깅·고전음악 가족: 부인 김윤옥씨와 1남3녀 존경인물: 안창호, 간디 좌우명: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한다 가훈: 정직 첫사랑: 초등학교 5학년 때 짝 감명 깊은 책: 슈바이처 전기, 무소유(법정 스님) 좋아하는 시: 그 사람을 가졌는가(함석헌) 감명 깊은 영화: 오아시스, 집으로 선호음식: 순두부, 비빔밥, 스파게티 애창곡: 사랑이여(유심초) 아침이슬(양희은) 이거야 정말(윤항기) 좋아하는 가수: 조용필, 보아, 비 좋아하는 배우: 안성기, 장동건, 송강호 스트레스 해소법: 운동, 친구와 전화통화 살면서 가장 고마운 사람: 어머니 학교 때 가장 못했던 등수: 3등 가장 창피했던 때: 고교 시절 여학교 앞에서 뻥튀기 장사할 때 몇 살까지 살고 싶나: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다 나의 패션: 가정의 평화를 위해 아내가 챙겨주는 대로 입는다 어린 시절 꿈: 선생님, 소방관 잊을 수 없는 친구: 어려운 시절 달걀을 매일 갖다 주었던 양계장 집 친구 잃고 싶지 않은 것 세 가지: 가족·건강·친구 인생에서 가장 후회되는 일: 어머니 살아계실 때 새 옷 한 벌 못해드린 것 내 일생 3대 사건: 좋은 어머니를 만난 것, 중학교 선생님의 야간고 입학 권유, 정주영 회장을 만난 것 은퇴 후 나의 모습: 초등학교 선생님(명예직으로라도) 외국어 구사: 영어(상) 저서: 신화는 없다(96) 절망이라지만 나는 희망이 보인다(02), 청계천은 미래로 흐른다(05), 온몸으로 부딪쳐라(07), 어머니(07) 학위: 고려대 경영학사, 서강대 명예경영학박사, 카자흐스탄 국립유라시아대 명예박사, 몽골국립대 명예경제학박사, 목포대 명예경제학박사 상훈: 체육훈장 백마장(82) 민족훈장 석류장(84) 금탑산업훈장(85) 50년을 만든 50대 인물(98 조선일보) 세계의 인물 대상(05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 몽골정부 우정훈장(05) 코리아베스트드레서(05 모델라인) 자랑스런 한국인 대상(05 한국언론인연합) 대한민국 뉴스위크 아시아판 차세대 리더(05) 정책인대상(06 고려대) 한국관광진흥대상(07 한국관광학회)
일본의 봄은 핑크다
  • 일본의 봄은 핑크다
  • [조선일보 제공] 일본의 봄은 핑크색이다. 총리가 직접 나서 ‘올해 벚꽃은~’이라며 멘트를 날리고 주요 벚꽃 명소에서는 벚꽃놀이 자리잡기 경쟁이 벌어진다. 꽃만 핑크색이 아니다. 거대한 ‘벚꽃놀이 마케팅’이 시작되면서 매장에는 핑크색 상품들이 쏟아진다. 초콜릿, 맥주 등이 겉 포장에 분홍색 ‘벚꽃’ 디자인을 달고 등장하는가 하면 백화점부터 편의점에 이르기까지 먹기 아까울 정도로 예쁘장한 ‘하나미(벚꽃놀이)’ 도시락이 진열되기 시작한다. ‘엔화 급 강세’ 뉴스가 들려오긴 하지만, 올 봄 일본 여행을 계획했다면 이왕이면 핑크색 벚꽃 구름으로 유명한 동네로 행선지를 잡아보자. * 구니타치 * 도쿄 위성도시에는 신주쿠공원을 필두로 치도리가후치, 고가네이 등 벚꽃 명소가 많다. 하지만 도쿄 서쪽에 자리한 구니타치(國立)시만큼 낭만적인 분위기를 간직한 곳도 드물다. 공원은 말할 것도 없고 끝없이 펼쳐진 신작로와 도심 한 복판에까지 피어있는 벚꽃은 다른 세상으로 여행을 떠나온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영화 ‘4월 이야기’의 무대이기도 하다. →인천과 김포공항에서 도쿄 나리타, 하네다 공항까지는 2시간쯤 걸린다. 신주쿠와 도쿄역에서 구니타치까지는 JR주오센(中央線)을 이용하면 35~45분. →구니타치에도 비즈니스호텔이 있지만 도쿄 시내에서 숙소를 정해 놓고 주변을 둘러보는 것이 편리하다. 아사쿠사에 위치한 ‘사다치요 료칸(www.sadachi yo.co.jp)’은 저렴한 가격으로 일본 숙박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곳. ‘게이오 프라자’(www.keioplaza.co.jp)는 신주쿠 도쿄청사 옆에 자리한 호텔로 구니타치 지역으로 이동하는데 편리한 고급 호텔. →미야자키 하야오 애니메이션 팬이라면 꼭 가봐야 하는 ‘지브리 미술관’이 신주쿠와 구니타치 중간에 자리잡고 있다. 신주쿠에서 주오센으로 18분이면 도착. * 하코네 * 온천 마을 하코네(箱根)에서는 웅장한 후지 산을 배경으로 핀 벚꽃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아시노 호수를 오가는 유람선상에서 바라본 산벚은 탄성이 나올 정도로 아름답다. →기차와 버스, 등산열차, 유람선 등 모든 교통편을 이용할 수 있는 ‘하코네 프리패스’를 구입하는 것이 편리하고 저렴하다. 도쿄 신주쿠 오다큐역에서 하코네 관문인 하코네 유모토까지 90~100분이 걸린다. →하코네 지역에는 고급 료칸과 호텔은 물론이고 중저가 숙소도 많이 있으나 워낙 유명한 관광지라 숙박비는 조금 비싼 편이다. ‘후지 하코네 게스트 하우스(www.fuji hakone.com)’는 조용하고, 아늑한데다가 노천탕까지 갖춘 저렴함 숙소. ‘후지야 호텔(www.fujiyahotel.co.jp)’과 ‘미가와야 료칸(www.hakone.or.jp/mikawaya)’은 둘 다 전통을 자랑하는 고급 숙소다. * 교토 * 3월 말이면 도시 전체가 벚꽃에 파묻혀 버린다. 교토에서도 동쪽에 해당하는 히가시야마(東山) 지역이 최고다. 기요미즈데라(淸水寺)와 마루야마공원으로 상징되는 히가시야마 지역을 찾아갔다면, 흩날리는 벚꽃 잎을 온 몸에 맞으며 낭만적인 산책에 나서보자. →오사카 간사이 공항에서 교토까지는 기차나 버스로 이동. 인천에서 간사이 공항까지는 1시간 40분, 간사이 공항에서 교토까지는 1시간 20분~2시간쯤 걸린다. →벚꽃이 만개하는 3월 하순부터 4월 초순에 방문할 예정이라면 서둘러 숙소를 예약해야 한다. ‘료칸 아오이 소 인(075-431 0788)’은 비즈니스 호텔보다 저렴한 요금으로 숙박이 가능한 료칸으로 아담한 정원이 딸려 있다. ‘교토 최고’로 꼽힐 만한 ‘히라기야 료칸(www.hiiragiya.co.jp)’은 교토의 정수를 경험할 수 있는 곳. 단 1인당 3만엔 이상으로 굉장히 비싸다. * 오카야마 * 오카야마(岡山)시에 위치한 고라쿠엔(後樂園)은 혼슈 서남부 지역을 대표하는 벚꽃 명소다. 3월 말이면 고라쿠엔은 벚꽃놀이 나선 인파로 꽉꽉 차 버린다. 잘 다듬어 놓은 관상수와 인공 연못을 이어주는 나무다리 사이에 피어 있는 벚꽃, 그리고 일본 3대 성(城)으로 꼽히는 오카야마성을 배경으로 피어있는 벚꽃이 아름답다. →인천공항에서 오카야마까지 직항편이 있다. 비행시간은 1시간 25분쯤 걸린다. 공항에서 고라쿠엔까지는 택시나 버스로 40분. →이왕이면 구라시키 미관지구에 자리한 전통 료칸에서 묵자. 그중에서도 ‘료칸 구라시키(www.ryokan-kurashiki.jp)’는 극진한 서비스와 맛깔스러운 음식, 온천시설로 유명하다. 1박2식 기준으로 1인당 2만8000엔부터. * 가고시마 * 가고시마현 사쿠라지마(櫻島)는 그 지명에서 알 수 있듯 규슈를 대표하는 벚꽃 명소다. 사쿠라지마의 매력은 신록과 어우러진 벚꽃을 감상하며 산책이나 트레킹에 나설 수 있다는 것. 운동 후에는 심신의 피로를 풀어주는 온천욕으로 진정한 ‘디톡스’에 나설 수 있다. 특히 해변에 마련된 노천 온천에서 바라보는 노을은 환상 그 자체다. →인천에서 가고시마까지 직항이용(1시간 30분). 가고시마에서 페리를 타고 30분이면 사쿠라지마 도착. →섬에서 묵어도 되고 그냥 가고시마에서 오갈 수도 있다. ‘후루사토 료칸(www.fu rukan.co.jp)’은 사쿠라지마에 위치한 곳으로 아름다운 풍광과 노천 온천이 일품이다. ‘캐슬 파크 호텔(www.shiroyama-g.co.jp)’은 가고시마 도심과 사쿠라지마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에 자리잡고 있다. 노천온천과 전망대를 갖추고 있다. * 추천! 벚꽃명소 18곳 * 1) 구니타치: 끝없이 벚꽃이 펼쳐진, 영화 ‘4월 이야기’의 무대다. 2) 하코네: 아시노 호수 위 유람선에서 바라보는 산벚 풍경이 아름답다. 3) 히가시야마: 분홍의 벚꽃구름에 둘러 쌓인 고풍스런 유적지에서 꽃놀이를 즐기자. 4) 오카야마 고라쿠엔: 다듬은 나무와 인공 연못 둘레로 벚꽃이 피었다. 5) 마쓰마에 마쓰마에성: 벚꽃 종류가 일본에서 가장 많다. 250종이나 되는 벚꽃 8000그루가 성을 두르고 있어 한 달 동안 벚꽃이 피고 진다. 6) 히로사키 히로사키성: 16세기 초에 만들어진 ‘조쇼우 절’을 비롯해 31m를 넘는 오층탑 등 역사가 깊은 사적이 많다. 고성(古城)을 무대로 펼쳐지는 벚꽃이 장관을 이룬다. 7) 아이즈 와카마쓰 쓰루가성: 쓰루가성에서 시내를 내려다보는 벚꽃 놀이로 유명하다. 일본의 유명한 술 생산지인 만큼 작은 식당에서도 토속 술을 맛볼 수 있다. 8) 오다와라 오다와라성터공원: 싱싱한 생선살로 만드는 수제(手製) 어묵으로 이름난 곳. 매년 봄 어묵과 벚꽃이 어우러진 ‘어묵 벚꽃 축제’를 연다. 9) 가나자와 겐로쿠엔: 고성(古城)과 어우러진 아름다운 정원은 밤 벚꽃 구경으로 특히 유명하다. 10) 사카이 마루오카성: 400여 그루의 벚꽃이 아지랑이처럼 마루오카성을 둘러싸고 있다. 봄이면 마치 안개 속에 성이 떠올라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11) 나가노현 고모로 가이공원: 시내에 시나노강이라는 작은 강이 흐르는 조용한 거리 풍경으로 유명하다. 고즈넉한 벚꽃놀이에 제격이다. 12) 나가노현 다카토 다카토성터공원: 1500그루의 벚꽃이 만개하면 적막한 성터공원에 꽃의 야경을 펼치는 ‘라이트 업(light up)’ 축제가 열린다. 13) 나고야 나고야성 메이조공원: 벚꽃 철에는 나고야성 지붕에 설치된 유명한 ‘샤치(범고래)’ 모형을 아래층으로 내려 모두가 볼 수 있게 한다. 14) 오사카 오사카성 니시노마루 정원: 벚꽃이 한창일 때 한 주씩 야간개장을 한다. 4300그루의 벚꽃이 3월 말부터 4월 초까지 차례차례 핀다. 15) 히메지시 히메지성: 백로가 날개를 펼친 듯한 아름다운 흰 성은 1993년 유네스코 세계 유산으로 등록되기도 한 명물이다. 16) 마쓰에 마쓰에성+신지호수: 마츠에는 수로가 잘 정비된 물의 도시다. 수로를 따라가는 유람선에서 물놀이와 함께 벚꽃놀이를 즐길 수 있다. 17) 마쓰야마 마쓰야마성+도고온천: 산등성이를 깎아 만든 리프트를 타고 10분 정도 산으로 오르며 벚꽃을 내려다보게 했다.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온천인 ‘도고 온천’도 들렀다 오자. 18) 오이타현 다케다시 오카성: 오카성은 일본을 대표하는 창가 ‘황성의 달’ 무대로 유명하다. 병아리 축제가 함께 열린다. 사무소(www.jnto.or.kr 02-777-8601) 일본 벚꽃놀이 상품 도쿄 >> ●롯데관광은 ‘정통 벚꽃놀이’를 즐기고 싶은 이들을 위해 도쿄 우에노공원과 하코네를 들르는 4일짜리 상품을 내놓았다. 전 일정 특급호텔에 묵는다. 104만9000원부터. (02)2075-3001 ●벚꽃놀이도 주말 자유여행으로 즐기자. 자유투어는 우에노공원, 야스쿠니 신사 등 도쿄의 벚꽃놀이 명소를 중심으로 한 주말 상품을 선보인다. 34만9000원. (02)3455-0004 규슈 >> ●넥스투어는 후쿠오카·유후인 료칸에서 온천욕과 함께 시골 마을의 한적한 벚꽃놀이를 즐길 수 있는 3일짜리 상품을 선보인다. 42만9000원. (02)2222-6651 ●여행박사는 가이드가 함께하는 ‘규슈 패키지 여행’을 단돈 18만원에 내놓았다. 비행기 대신 부산과 시모노세키를 잇는 ‘부관페리’로 왕복한다. 후쿠오카 시내의 벚꽃 명소를 둘러보고 유명 온천지 벳부에 들르는 3박4일 일정. 1588-5780 ●롯데관광이 규슈 최고의 벚꽃 명소로 꼽히는 구마모토성 주변을 여행하는 3박4일 상품을 준비했다. 해발 453m에 위치한 한적한 전원 마을 유후인도 간다. 64만9000원부터. (02)2075-3001 교토, 오사카, 나라 >> ●일본 벚꽃놀이와 남진의 노래가 어우러지면…. 레드캡투어는 오사카성의 벚꽃과 함께 오사카 국제교류센터에서 단 한번 열리는 남진 스페셜 콘서트를 포함하는 3일 상품을 선보인다. 4월 11일 출발(배편 이용시 10일 출발)하는 3일짜리 일정으로 3월 17일까지 예약한 사람 중 3명을 추첨, 10만원에 패키지를 제공한다. 항공 64만9000원, 배편 44만9000원. (02)2001-4750~3 ●700그루의 다양한 벚꽃이 어우러진 나라공원와 오사카성의 벚꽃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5일짜리 상품을 하나투어가 선보인다. 일본 특급 호텔서의 온천욕도 포함. 89만9000원부터. 1577-1233 홋카이도 >> ●부모님과 함께 가는 벚꽃 여행이라면 온천욕이 필수. 자유투어는 홋카이도의 벚꽃 명소 하코다테에서 온천욕을 함께 즐길 수 있는 4일짜리 상품을 내놓았다. 84만9000원. (02)3455-0004 마쓰야마 >> ●하나투어는 주말을 이용해 마쓰야마에서 벚꽃과 온천을 즐길 수 있는 3일짜리 상품을 59만9000원에 선보인다. 마쓰야마 시내 증기기관차를 체험하고 아사히 맥주공장에서 갓 나온 생맥주를 시음하는 시간도 갖는다. 1577-1233
  • "美 약세장 논하려면 S&P500 15% 더 내려야"-블룸버그
  • [뉴욕=이데일리 하정민특파원] 지난 2월27일 `검은 화요일` 이후 미국 주식시장에서만 1조달러의 돈이 증발했지만 아직 조정이나 약세장 진입을 논할 정도로 많이 하락한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 나왔다. 약세장을 논하려면 S&P500 지수가 현 수준에서 15%는 추가 하락해야 한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특히 많은 주식 전문가들은 미국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이 여전히 매력적이라는 점을 들어 최근 흉흉한 시장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주가의 추가 상승 여지가 있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5.9% 하락가지고 약세장을 논하지 말라"블룸버그의 마이클 창 칼럼니스트는 6일(현지시간) "지난 일주일 동안의 뉴욕 주식시장 급락을 `조정(Correction)`이라고 평가하긴 이르다"며 "약세장을 언급하려면 S&P500 지수가 앞으로 15%는 더 하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라크 전쟁이 발발했던 지난 2003년 봄 S&P500 지수는 당시 최고치에서 10% 이상 하락했다. 당시 주식시장은 이를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고 평가했다. 지난 2002년 11월27일부터 2003년 3월11일에도 S&P500 지수는 15% 하락했다. 그러나 이후 지수는 지난 2월20일까지 무려 82% 급등했다. 러시아가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하고 헤지펀드 롱텀 캐피털 매니지먼트(LTCM)가 파산했던 지난 1998년 7월17일부터 8월31일에도 S&P500 지수는 19% 급락한 바 있다. 그러나 현재 S&P500 지수는 지난 2월20일 기록했던 6년 최고치에서 불과 5.9% 떨어졌을 뿐이라고 창은 지적했다. 5.9%를 가지고 주식시장이 약세장에 접어들었다고 논하는 것은 성급하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보스턴 소재 베어링 자산운용의 샘 라만 매니저도 동조했다. 라만 매니저는 약세장을 논하려면 최소한 주가가 20% 이상 하락해야 한다며, 최근 급락으로 약세장이 시작됐다고 보긴 어렵다고 평가했다.그는 "S&P500 지수가 올해 최고치에서 20% 떨어진 1167.74선까지 내려가야 약세장을 논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美 밸류에이션 여전히 매력적..추가 상승 가능"핍스 서드 자산운용의 스티븐 폴커 매니저도 "우리는 아직 주식시장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지 않았다"며 일각의 과도한 반응을 지적했다.그는 특히 미국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이 여전히 낮다며 낙관론을 설파했다. S&P500 기업은 현재 올해 이익 전망의 14.8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4개월 최저 수준이다.지난 10년간 S&P500 기업들이 실제 이익의 27.3배에서 거래됐다는 점을 감안해도 밸류에이션이 낮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고 폴커는 주장했다.나스닥 버블이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2000년 3월 S&P500 기업들은 이익 전망의 31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었다. 공교롭게도 이는 약세장의 시발점이 되기도 했다. 2000년 3월24일 1527.46으로 최고점을 기록했던 S&P500 지수는 2002년 10월9일까지 49% 추락한 바 있다.그러나 미국 주식시장은 2002년부터 다시 호조를 보이고 있다. 조사기관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002년 10월9일부터 시작된 미국 주식시장의 랠리는 2차 대전 후 두 번째로 긴 랠리다. 월가 전문가들도 대부분 낙관론에 동의하는 분위기다. 블룸버그가 15명의 주식 스트래티지스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올해 S&P500 지수가 평균 13%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푸르덴셜의 에드 키언 스트래티지스트는 "미국 주식의 낮은 밸류에이션은 몇몇 악재에 대한 완충 작용을 할 것"이라며 "아직 주식시장에는 기회가 많다"고 주장했다.월가에서 가장 낙관적인 스트래티지스트로 꼽히는 그는 올해 S&P500 지수가 1630까지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2007.03.07 I 하정민 기자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장애) 에 걸린 어른들
  •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장애) 에 걸린 어른들
  • [조선일보 제공] 결혼생활 10년 차인 강 모(35)씨는 항상 가족들을 불안하게 한다. 어느 날 갑자기 부인에게 “집을 계약했으니 이사 준비를 하라” “퇴근해서 해외 여행을 떠날 테니 지금 당장 가방을 꾸려라”고 말한다. 직장생활도 문제투성이다. 수시로 동료들과 다투거나 문제를 일으키는 바람에 회사도 여러 번 옮겨야 했다. 박 모(32)씨는 어린 시절부터 화를 못 참았다. 요즘도 부인과 말다툼을 시작하면 물건을 부수고 폭력으로 끝을 맺는 일이 다반사다. 은행 등에서 차례를 기다리다 조금만 늦어져도 화를 내며 물건을 집어 던져 주위 사람을 당황케 한다. 김 모(여·29)씨는 중요한 물건을 수시로 잊어버린다. 작년에는 직장에서 중요한 서류를 잃어버려 해고당했고, 2년 전에는 은행에서 전세 계약금을 찾아 오다 잃어버렸다. 학창시절을 돌아보면 늘 무언가 실수해 야단맞은 기억들뿐이다. 세 사람은 현재 서울의 한 정신과 의원에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주의력 결핍, 산만함, 충동성, 과잉 행동 등이 주 증상인 ADHD(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는 소아·청소년들만의 병이 아니다. 성인들도 ADHD 진단을 받는다. 환자 수는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추세. 미국의 ADHD 약 공급관리 업체 메드코 헬스 솔루션사는 2005년, 미국 20~64세 성인 중 150만 명 정도가 ADHD 약을 복용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2000년, 이 회사가 발표한 성인 ADHD 수는 75만8000명이었다. 현재 국내 환자 통계는 전무한 편이다. 전문가들은 치료 받지 않고 있는 환자까지 포함하면 성인의 1~5%가 ADHD를 갖고 있을 것으로 추산한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과 홍성두 교수는“환자 수가 늘었다기보다는 예전보다 많이 발견되는 것”이라며“산만하고 충동적인 증상을 단순히 성격 탓으로만 여겼던 성인들이 ADHD를 의심하며 의사를 찾아오고 있다”고 말했다.이들의 뇌는 일반인과 다르다.‘ 양전자방사단층촬영(PET scan)’을 하면 뇌의 포도당 대사 활성도가 일반인에 비해 떨어진다. 두뇌를 많이 쓰지 않는다는 뜻이다. 특히 주의, 계획, 실행, 논리적 사고 등을 담당하는 뇌 앞부분(Dosal Anterior Cortex)이 일반인보다 덜 활성화 돼 있다. 류한욱소아청소년클리닉 류 원장은“지능이 일반인에 비해 떨어진다는 뜻이 아니라 갖고 있는 지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라며“천재적인 지능을 갖고 있더라도 ADHD가 있으면 평범하게 살아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성인 ADHD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유전적인 요인이다. ADHD 집안을 연구한 결과 부모가 ADHD 일 때 자녀가 ADHD일 확률은 57%였다. 일란성 쌍둥이는 80%, 이란성 쌍둥이 30%, 형제 30%였다. 유전자를 연구한 결과 도파민 유전자에 변형이 있었는데, 이 변이 유전자가 부주의함, 실행능력 저하, 신기함 추구 등과 관련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환경적인 요인이다. 산모가 흡연이나 음주를 할 경우 ADHD 발생률이 높아진다는 보고가 있고 임신 중 스트레스, 저체중 출산도 연관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성인 ADHD는 정확하게 진단하고 치료하면 단기간 내에 많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완치를 못하더라도 잘만 다스리면 축복이 될 수도 있다. ‘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장애의 축복(The Gift of ADHD)’의 저자인 라라 호노스웹은“모범생들이 생물 시간에 광합성의 원리를 배우는 동안 ADHD 학생들은 창 밖을 쳐다보며 광합성이 흐린 날에도 가능할까 궁금해한다. 이런 사고방식을 지닌 학생들이 성인이 되면 기발한 사업 아이디어를 내는 사업가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할인 항공사의 선구자로 e티켓을 창안한‘제트블루’의 데이비드 닐먼은 자신의 ADHD를 최대 자산으로 여긴다. ‘ 주의력 결핍에서 구원 받다(Delivered From Distraction)’의 저자이자 하버드 메디컬 스쿨의 정신과 교수인 에드워드 할로웰존과 존 레이티는“ADHD를 갖고 있는 사람들의 장점은 창의성, 통찰력, 왕성한 에너지다. 단점은 다양한 치료로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 교수들도 ADHD 환자였다. 그러나 효과적으로 다스리지 않으면 삶의 질이 떨어지고 심한 경우 우울증, 알코올 중독 등에 빠지게 될 수 있다.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게 될 뿐 아니라 충동적 행동 등으로 대인관계에 지속적으로 실패, 좌절감에 사로잡힐 수 있기 때문이다. 치료는 약물, 상담, 생활 적응 훈련 등으로 이뤄진다. 약으로는 두뇌의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을 활성화시키는 성분이 처방된다. 충동 및 과잉행동을 조절하고 주의집중력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 복용 초기에 식욕 저하, 두통, 소화가 안 되는 느낌, 짜증이 날 수도 있다. 수일간 복용 후에도 이런 느낌이 계속 되면 약을 바꾸게 된다. 성인 ADHD 환자들은 대부분 스스로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상담치료가 필요하다. 대인관계 실패로 인한 외로움, 피해의식, 열등감 등을 치유해야 한다. 가정, 직장 등에서의 적응훈련도 필요하다. 생활하면서 부딪히게 될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에 대한 대처방법을 익혀야 한다. 성인 ADHD 체크 리스트 (12개 이상이면 전문가 진단 필요)1. 일을 순서대로 진행하기 어렵다. 2. 새로운 일을 시작하고 준비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린다. 3.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시작하지만 끝마치기 어렵다. 4. 책을 읽거나 대화하는 도중 쉽게 주의가 분산된다. 5. 어떤 일에 과도하게 집중한다. 6. 정밀한 일에 주의를 기울이지 못한다. 7. 조심성이 없어 실수를 많이 한다. 8. 다른 사람의 말을 귀 기울여 듣지 않는다. 9. 지속적인 정신력을 요하는 작업을 피하거나 싫어한다. 10.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머리에 떠오르는 생각을 즉각적으로 말한다. 11. 지루함을 견디지 못한다. 12. 불필요하게 끝없이 걱정한다. 13. 위험을 고려하지 않고 행동한다. 14.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불쑥 대답해버린다. 15. 차례를 기다릴 때 초조하고 답답하다. 16. 술, 담배, 게임, 쇼핑, 일, 음식 등에 깊이 빠져든다. 17. 가만히 있지 못하고 손발을 움직이거나 몸을 뒤튼다. 18. 말을 지나치게 많이 한다. 19. 가끔 창조적이고 직관적이며 지적으로 우수해 보인다. 20. 가족 중 우울증, 조울증, 약물남용, 충동조절장애가 있는 사람이 있다. 21. 돈을 충동적으로 쓴다. 22. 과속, 음주운전을 자주 한다.
(권소현의 일상탈출)(20)C.S.T역과의 악연
  • (권소현의 일상탈출)(20)C.S.T역과의 악연
  • [이데일리 권소현기자] "메이 아이 헬프 유?" 뭄바이 콜바 거리에서 버스를 타고 C.S.T역에 내리자마자 같은 버스를 탔던 한 남자가 말을 건다. 커다란 배낭을 메고 버스에서 내리면서 중심 못잡고 휘청했던 내가 안쓰러웠나보다. 밤 늦은 시간에 짐을 모두 챙겨서 둘러메고 기차역으로 간 것은 뭄바이보다 더 남쪽에 있는 해변 휴양지, 고아에 가기 위해서였다. 밤 11시에 기차를 타면 12시간을 달려 점심때쯤 고아에 내려준단다. 여행이 막바지에 이를수록 짐은 더 커져만 갔다. 가방을 10분만 메고 있어도 어깨가 빠질 것만 같은 통증이 느껴졌다. 게다가 버스가 선 곳은 C.S.T역 맞은 편이다. 도로를 건너야 하는데 아무리 둘러봐도 횡단보도가 없다. 도로 한 가운데 있는 허리&nbsp;높이의&nbsp;중앙 분리대만 눈에 띈다. 버스에서 내린 인도인들은 좌우를 재빨리 살피고는 무더기로 도로를 무단횡단해 중앙 분리대를 넘어 다시 반대차선 도로를 건넌다. 무거운 가방과 함께 하자니 중앙 분리대는 만리장성보다 더 높아 보인다. 가방만 아니었다면 아마 이 남자의 호의를 거절했을 것이다. 그러나 고난이도로 도로를 횡단하는 모습을 목격하고는 나도 모르게 '땡큐'라고 답해버렸다. 거대한 가방은 그 남자의 어깨로 옮겨갔고 나는 해방감을 만끽하며 다른 인도인들을 따라 무단횡단을 감행했다. ▲ 인도 기차역 대합실 풍경, 바닥에 아무렇게나 드러누워 있다.C.S.T역은 상당히 복잡했다. 남부로 가는 모든 열차가 이 역에서 출발하는 데다 교외선까지 있어 사람들로 북적였다. 플랫폼까지 걷는 동안 이 남자는 쉴새 없이 말을 했다. 영어가 유창하지는 않았지만 기초적인 호구조사 수준이니 그럭저럭 말은 통했다. 짧은 시간 동안 그 남자는 내가 한국인이라는 것, 아직 미혼이라는 것, 고아로 가기 위해 곧 기차를 탄다는 것, 벌써 1달째 여행중이라는 정도의 정보를 얻었고 나는 그 남자가 뭄바이에서 일한다는 것, 집이 외곽이라 늘 C.S.T역에서 교외선으로 출퇴근 한다는 것, 나이가 25살이라는 것 정도를 알게 됐다. 이 남자 대뜸 이렇게 묻는다. "뭄바이에서 하루 더 자고 가는게 어때?" "안돼. 나 고아 가는 기차 타야 한다니까. 예매까지 다 했다고" "나 니가 좋아. 하루 더 있다가 가" 피식 웃음이 나왔다. 이 남자는 점점 끈적끈적해진다. "나 진짜 니가 좋아. 사랑해. 너를 만나서 행복해" "....." 어이없는 내용으로 실갱이를 벌이는 사이 고아행 기차가 대기하고 있는 플랫폼까지 왔다. 기차 입구에 붙어있는 예약표에서 내 이름 석자와 좌석번호를 확인했다. 이제 기차를 타야 하는데 이 남자 가방을 넘겨줄 생각을 안한다. 예약표에 있는 이름 보여주면서 "봤지? 나 이 기차 타야해. 빨리 가방 줘" 뭔가 아쉽다는 표정의 이 남자, 마지못해 가방을 건네준다. 가방을 넘겨받은 순간, 새삼 가방의 무게를 실감하며 거듭 고맙다는 말을 하고는 기차에 오르려고 돌아섰다. 뒷통수에 대고 이 남자는 또 말을 걸었다. "저기..할 말이 있어" 속으로 "아..또 무슨 소리를 하려는 거야"하면서 돌아선 순간. 그 남자 입에서 나온 말은 "나에게 돈을 좀 줄 수 없겠니? 가방 들어줬잖아" 갑자기 너털웃음이 났다. 뭐야 그럼 아르바이트였어? 그럼 그렇지..사실 가방을 처음 넘겨줬을 때에는 눈물나게 고마워서 뭔가 선물을 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한국에서 가져온 부채 정도면 괜찮겠다 싶었다. 그러다 점점 끈적해지자 선물을 주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졌다. 그런데 돈을 달라는 이 남자 앞에서 지갑을 꺼내기가 갑자기 두려워지는 것이다. 결국 나는 가방을 뒤져 부채를 선물이라고 줬다. "이게 전부야?" 실망한 기색이 역력하다. "이 부채 비싼거야. 한국돈으로 3000원 정도니까 인도 루피로 하면 100루피나 한다고" 인도에서 100루피면 평범한 식당에서 두끼 정도를 먹을 수 있고 허름하긴 하지만 물가 싼 도시에서 하룻밤 묵을 수 있는 수준이다. "나는 배낭여행자야. 돈 없어. 잘가" 냉랭하게 말하고는 돌아서 후다닥 기차에 올랐다. 왠지 기차 안까지 따라와서 돈을 달라고 할것만 같아 심장이 떨렸지만 다행히도 거기서 포기했나보다. 기차는 출발했고 C.S.T역은 시야에서 멀어졌다. ▲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지정된 C.S.T역, 화려한 외관을 자랑한다.고아에서 한가롭게 시간을 보내고 다시 뭄바이로 돌아왔다. 이번엔 델리까지 17시간 달리는 기차를 타기로 했다. 델리는 뭄바이 북쪽에 있어 델리행 기차는 C.S.T가 아닌 센트럴역에서 출발한다. 뭄바이 시내를 둘러보다가 C.S.T역까지 왔다. 차트라파티 시바지 터미너스를 줄여서 C.S.T라고 부르는데 기차역이지만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지정됐을만큼 유서깊은 건물이다. 뭄바이를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자세히 보고 싶었다. 공작새와 원숭이, 사자 등 각종 동물의 형상이 기차역 기둥과 돔천장, 첨탑, 스태인드 글래스 창 등에 조각돼 있다. 고딕 양식의 화려하고 섬세한 건물이다. C.S.T역에서 버스를 타고 센트럴 역까지 갈 참이었다. 두 역을 연결하는 124번 버스를 기다렸다. 워낙 C.S.T역이 큰데다 교통 중심지여서 버스 정류장이 일정 간격을 두고 여러개 있다. 게다가 아라비아 숫자가 아닌 현지 문자로만 쓰여져 있어서 사람들에게 물어 물어 124번 버스 정류장을 찾았다. 보니까 고아로 떠나기 전 버스에서 내렸던 바로 그 장소다. 124번 버스가 선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는 서 있는데 수염 덥수룩하고 이빨이 듬성듬성 빠진 아저씨가 나타나 싱글벙글 웃으면서 말을 건다. 어디가냐, 몇번 타냐, 거긴 왜가냐고 묻는다. 여기가 바로 124번 버스 서는데가 맞다면서 이미 다 알고 있는 사실을 선심쓰듯 가르쳐준다. 그러더니 도쿄에서 왔냐고 묻는다. "노. 서울, 코리아"라고 답하고는 버스가 오나 살피는데 갑자기 껴안으면서 볼에 입을 맞추려 하는 것이다. 잽싸게 피하긴 했지만 갑작스러운 상황에 어안이 벙벙해졌다. 너무 놀라서 토끼눈에 경직된 표정으로 그 자리에 망부석처럼 얼어붙어 있는 내 모습을 보고는 그 이상한 아저씨는 싱글벙글 웃으면서 유유히 사라졌다. 정신 차리고 보니 버스 스탠드에 길게 앉아있던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나를 향해 있다. 주변에 서 있던 사람들도 모두 시선 고정이다. 왜 C.S.T역 앞에만 오면 이런 어처구니 없는 끈적이는 남자들을 만날까. 짜증이 몰려오고 있는 찰나, 버스 한대가 왔다. 갑자기 버스 스탠드에 앉아있던 사람들이 동시에 일어나면서 나를 향해 '뭄바이 센트럴'을 외친다. 124번이 아니라 125번이었는데 이것도 가니까 타라고 손짓한다. 버스 앞으로 다가갔더니 모두 먼저 타라고 길을 비켜준다. 한 동양 여성이 인도인들의 호위를 받으면서 버스를 타는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버스에 올랐더니 뒤따라 탄&nbsp;한 인도 남자가 빈 자리를 가리키며 앉으라고 길을 만들어준다. 쭈뼛쭈뼛 가서 자리에 앉았는데도&nbsp;여전히 놀란 가슴은 진정이 되질 않는다. 버스는 사람들을 가득 태운채 출발했고 창밖에는 어둠이 내리기 시작했다. 갈수록 황당했던 그 아저씨보다는 '뭄바이 센트럴'을&nbsp;동시에 외치며 길을 만들어줬던 인도인들이 떠올랐다. 빠르게 뛰었던 심장 박동수는 점점 제속도를 찾기 시작했고 나는 어느새 미소를 짓고 있었다.
2006.12.08 I 권소현 기자
상하이, 어제와 오늘을 넘나드는 짜릿한 48시간
  • 상하이, 어제와 오늘을 넘나드는 짜릿한 48시간
  • [조선일보 제공] 상하이의 관능적인 올드 스타일과 하루가 다르게 탄생하는 예측불허의 뉴 스타일을 체험하러 떠났다. 금요일 오후 4시, 상하이행 비행기를 탔다. 후다닥 제공되는 기내식을 먹고 숨 돌릴 즈음 상하이 푸둥 공항에 도착했다(비행시간 1시간 20분). 현지시각 오후 4시50분. 금요일 저녁 교통체증으로 시내 중심까지 무려 1시간 30분이 걸렸다(택시비는 180위안. 1위안=우리 돈 약 130원·상하이 가는 분께는 시내까지 7분만에 연결되는 초고속 열차를 타라고 권하고 싶다). ▲ `뉴 상하이`의 상징, 푸둥의 불타는 야경. /그랜드 하얏트 상하이 제공첫째날 밤 9시 /상하이NEW 호텔에 짐을 풀고 와이탄으로 나섰다. 황푸강을 따라 서편으로 길게 이어지는 와이탄 거리는 고색창연한 유럽풍건물들이 조명으로 후끈 달아올라 있고, 강 건너 푸둥의 초현대식 마천루들은 오색찬란한 불빛을 쏘아 올리고 있었다. 와이탄의 많은 명소 중에서도 최고의 전망으로 소문난 니신 쉬핑 빌딩(Nissin Ship ping Building) 6층, 글래머 바(The Glamour Bar, 5 The Bund at Guangdong Road)에 들어섰다. 고혹적인 꽃분홍색 조명을 드리운 모던한 바에는 검은 탱크 톱을 입은 여성이 샴페인을 홀짝이고 있다. 양초 몇 개만 반짝이는 실내. 덕분에 창마다 걸린 야경이 한창 도드라졌다. 코코넛 마티니와 샌드위치를 주문했다. 데리야키 소스 돼지고기 요리를 터질 듯이 끼워 넣은 넉넉한 샌드위치는 136위안. 자정이 가까워지자 홀 중앙에서 재즈 라이브 공연이 벌어졌다. 숙소인 그랜드 하얏트 상하이<사진>에서도 6615호 객실(그랜드 디럭스 리버뷰)은 콕 찍어 예약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복도 끝 코너에 위치해 있어 일반 객실보다 평수도, 창도 넓어 한결 쾌적하다. 침대 옆과 맞은편 벽 2면이 모두 유리창이라 전망이 시원하게 들어왔다. 불을 끄고 침대에 누워 야경과 마주했다.&nbsp; 둘째날 오전 8시 /상하이NEW 아침 일찍 예약해 둔 물리치료사 닥터 구오(Guo)의 ‘딥 티슈’마사지를 받으러 하얏트 호텔 57층의 클럽 오아시스로 갔다. 구오씨는 의학과 기공에 관한 전문 지식을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손놀림이 섬세해 호텔 단골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며 컨시어지가 추천했다. 1인용 작은 마시지룸에서 구오씨가 양쪽 엄지손가락에 기를 모아 전신의 뼈 마디마디를 자극하며 긴장과 피로를 풀어주었다. 마사지가 끝나고 (통역을 통해)건강 상담에 이어 관상도 봐줬다. 닥터 구오의 마사지는 70분에 500위안 선(팁·세금 별도). 오전 11시 /상하이NEW 상쾌한 기분으로 상하이의 ‘소호’라 불리는 M50(50 Mogan shan Lu)으로 향했다. 옛날 섬유 창고 밀집 지역에 20여개의 현대미술 갤러리 들이 들어서며 명성을 누리는 곳이다. 낡은 골격의 건물 안에 최첨단 중국 현대 미술 작품이 걸려 있다. 그 중 아트 씬 웨어하우스(Art Scene Wearhouse)의 전시장은 눈부시게 희고 모던했다. ▲ 쇼핑몰 `타임즈 스퀘어`에 들어선 크리스탈 전문 매장 `바카라` /필립스탁 디자인 제공오후 1시 /상하이NEW 점심식사는 호텔 컨시어지를 통해 와이탄에 위치한 스타 셰프 장 조지의 레스토랑 장 조지 상하이(Jean Georges Shang hai)에 예약해 두었다. 몸에 딱 붙은 검은 빌로드 드레스를 입은 리셉셔니스트를 따라 어둡고 긴 바를 통과해 걷는 순간, 무슨 비밀기지로 들어가는 묘한 기분이 들었다. 오묘한 청색과 와인색이 근사한 레스토랑에 자리를 잡고 4가지 코스요리가 한꺼번 에 나오는 ‘런치 박스’(128위안)를 주문했다. 송이 수프와 유기농 닭 구이, 도미찜과 치즈 케이크가 사각 양식에 아주 소량 담겼다. 다이어트 중이 아니라면 간에 겨우 기별이 갈 정도니 198위안 짜리 일반 세트메뉴가 낫겠다 싶었다. 뉴욕의 ‘머서 키친’에서 히트친 ‘프레시 진저소다’(생강과 라임즙을 이용한 홈메이드 탄산음료·1잔 40위안)가 메뉴에 있어 반가웠다. 오후 3시 /상하이OLD 구시가지의 올드 상하이 티 하우스(Old Shanghai Tea House, 385 Fangbang Zhong Road)로 차를 마시러 갔다. 화장대, 전축, 손거울 등 고가구와 낡은 소품으로 아기자기하게 꾸민 실내가 영화 세트장 같다. 밖에서는 정신 없고 혼잡하기만 했던 구시가지의 풍경도 이곳 창으로 걸러보니 이국적이고 운치 있다. 가장 예쁜 차를 달라고 하니 ‘상하이 바베 자스민 차’를 권했다. 웨이트리스가 뜨거운 물을 붓고 찻잔을 살살 돌리자 꽃잎이 활짝 피어나며 숨겨뒀던 분홍색 화려한 꽃술을 드러냈다. 흑백영화에 색이 입혀지는 듯 짜릿한 순간이었다(자스민 차 1잔과 4가지 모듬 과자가 125위안).&nbsp;▲ 독특한 매장과 레스토랑이 들어선 `프랑스 조계`(왼쪽) 지역은 산책하기 좋다.오후 5시 /상하이NEW 쇼핑몰 타임즈 스퀘어(www.shtimessquare.com)에 갔다. 새로 입점한 초대형 자라(ZARA) 매장 때문. 체크무늬 모직 원피스를 970위안에 샀다. 쇼핑몰 에는 디자이너 필립스탁이 꾸민 크리스탈 전문 바카라 매장도 있다. 클로에와 입셍로랑의 백을 비롯, 유명 브랜드의 제품을 조금씩 골라 놓은 레인 크로포드(Lane Crawford) 매장도 있었지만 가격은 서울과 비슷해 별다른 매력은 없었다. 단, 브랜드 섹션마다 할인 제품을 교묘하게 섞어 놓아서 눈을 부릅뜨고 살폈다. ‘폴앤조’ 면 재킷이 6700위안→2010위안, ‘필로소피’ 저지 블라우스가 2900위안→1400위안. 오후 7시30분 /상하이OLD 고전적인 상하이 스타일의 저녁을 체험하기 위해 선택한 곳은 프랑스 조계지역의 레스토랑 1931(112 Maoming Nan Road). 테이블 10여개 정도가 들어선 아담한 규모. 중국과 프랑스풍 고가구와 촛대 등으로 사랑스럽게 꾸몄다. 애잔하게 흐르는 빌리 홀리데이의 ‘글루미 선데이(Gloomy Sunday)’와 치파오를 입고 서빙하는 여성들이 잘 어울렸다. 매니저가 밀전병에 싸먹는 소고기요리와 아스파라거스 볶음요리를 추천했다. 간장소스에 아삭아삭하게 볶은 아스파라거스 요리가 입에 잘 맞았다. 올드 재즈와 샹송에 빠져 와인을 천천히 홀짝였다(소고기와 버섯 전병 쌈+아스파라거스 요리+하우스 와인 1잔이 총 186위안). 셋째날&nbsp;▲ 서울 신사동 가로수 길을 연상시키는 ""타이캉루""의 샛길이 시작되는 곳.오전 9시 /상하이OLD 뤼진 게스트 하우스에서 눈을 떴다. 1920년 대 영국식 대저택을 개조한 호텔이다. 정원 쪽 전망이 아닌 객실이라 창밖에 낡은 공장 같은 건물이 떡 하니 버티고 있어 좀 우중충했다. 얼른 샤워를 하고 산책을 하러 정원으로 나갔다. 연못, 위엄 있는 고목에 새의 지저귐이 어우러진 조용한 풍경이었다. 오전 11시 /상하이OLD&NEW 뤼진 게스트 하우스에서 10분 거리의 타이캉루를 따라 내려갔다. 나이든 가로수가 그림자를 드리운 좁고 긴 거리에 낡은 상점과 노천 음식점이 뒤섞여 이어진다. 가래침을 퉤퉤 뱉는 아저씨들과 꼬릿한 중국 길거리 음식 냄새, 그리고 질주하는 자전거떼를 피해 걸었다. 타이캉루 210번지 옆(Lane 210 Taikang Road, 새빨간 건물이 있어서 찾기 쉽다)으로 난 작은 샛길로 프랑스어를 하는 여자들을 따라 들어갔다. 데님 소재의 치파오 등을 선보이는 ‘라오 상하이’, 아기자기한 동남아풍 소품으로 가득한 ‘하리 라부’ 등 작고 예쁜 매장과 카페 10여개가 줄지어있다. ‘카페 코뮨’(Kommune)의 야외 테이블. 토스트, 감자, 베이컨이 그릴에서 지글지글 익는 냄새가 진동했다. 오후 1시 /상하이OLD&NEW 프랑스 조계지 역에서도 패션 피플이 몰린다는 타파즈 레스토랑 아줄(Azul·18 Dongping Road)<사진>로 브런치를 먹으러 갔다. 배우처럼 잘 생긴 프랑스 매니저 프랭크가 20~30대 손님들 사이를 오간다. 프랭크의 추천으로 ‘2코스’ 브런치(119위안)를 주문했다. 거품 넉넉한 카푸치노, 베이비 시금치와 고트 치즈 샐러드, 그리고 이곳 별미인 ‘오픈 오믈렛’(달걀, 치즈, 야채가 어우러진 일종의 부침개)이 나왔다. ● 상하이 여행 팁 ▣푸둥공항에서 도심까지 단 7분만에 닿는 자기부상열차를 이용할 것. 시속 431㎞까지 달리는 초고속 열차로 20분마다 출발한다. 일반석 편도 50위안(당일 비행기표가 있으면 40위안). ▣고급 호텔과 레스토랑을 제외하고는 영어가 통하지 않는다. 호텔 컨시어지를 괴롭혀 정보를 알아낼 것. 중국어를 못한다면 무조건 목적지의 영어주소를 모두 한자로 써달라고 하자. 지도에 표시까지 받아낼 수 있으면 여행은 한층 수월해 진다. 레스토랑 예약도 해준다. ▣유명한 레스토랑은 반드시 예약을 하는 것이 좋다. 가격은 서울의 고급 레스토랑의 3분의2 수준. 최고급 레스토랑의 경우, 저녁 보다는 점심에 가서 세트 메뉴를 주문하는 것이 ‘스타일에 대한 욕망은 있지만 비교적 주머니는 가벼운 여행자들’의 식사법. ▣택시비가 저렴하다. 30분 정도 시내를 달려도 15~20위안(우리돈으로 2000~3000원대)쯤 나온다. 한자 주소를 택시기사에게 보여주면 편하다. ▣구시가지와 프랑스 조계지역에는 오래된 건물을 고가구로 장식한 1930년대 풍 레스토랑과 바가 많다. 프랑스 조계지역에 갔다면 독특한 매장과 레스토랑이 모여있는 마오밍루(Maoming Lu)와 흥샨루(Hengshan Lu)를 어슬렁거리며 산책할 것. ▣상하이 뉴 스타일의 대표주자였던 ‘신텐디’(新天地)는 여전히 관광객들로 넘쳐났지만 일부러 꾸며놓은 듯한 인공적인 맛 때문에 점차 매력이 시들하다. 예상하이(Ye Shanghai)나 T8 같은 기존의 스타 레스토랑 외에는 딱히 볼 만한 곳이 없어 휙 둘러보고만 나왔다. ▣‘여행박사’의 2박3일짜리 ‘상하이 자유여행’ 상품은 토요일 출발이 22만원부터, 금요일 출발은 25만원부터(세금은 9만5000원선). 아시아나 항공 이용해 오전 10시45분 출발. 남방항공을 이용하는 3박4일짜리 일정은 매일 출발하며 28만원부터. 오후 12시55분 인천 출발. 숙소는 상하이 ‘24K’ 호텔. 2인 1실 기준. ‘뤼진 게스트 하우스’ 숙박시 1박당 8만5000원쯤 추가비용이 있다. ‘여행박사’가 운영하는 ‘상하이 버스 투어’의 경우 4명 출발시 1인당 5만5000원. 1명 추가될 때마다 5000원씩 할인된다. 1588-5780, www.tourbaksa.com
호텔, 디자인과 동거하다 - 전국 호텔 룸 투어
  • 호텔, 디자인과 동거하다 - 전국 호텔 룸 투어
  • [조선일보 제공] 요란한 장식, 복잡한 무늬를 확 빼 버린 ‘클린 컷’ 디자인의 고급 호텔이 전국에 속속 생기고 있다. 단순히 잠만 자고 부랴부랴 떠나는 숙박업소가 아니라,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 체험’으로 접근하며 디자인과 스타일에 힘을 준 호텔 방 구경을 떠났다. ▲ 남해에 등장한 첨단 디자인? `힐튼 남해 골프 앤 스파 리조트`의 로비 건물.힐튼 남해 골프 & 스파 리조트 반짝거리는 은빛 바다, 마늘밭 덕분에 겨울 초입에도 푸른 벌판, 또 다랭이 논과 죽방렴. 전형적인 남해 풍경 속으로 달리다 경남 남해군 덕월리 ‘힐튼 남해 골프 & 스파 리조트’에 도착했다. 남해에 힐튼? 올초 남해에 갔다가 ‘힐튼 리조트 부지’라고 적힌 지도를 보고는 ‘하이야트’ ‘힐톤’ 식의 ‘가짜’인 줄 알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정식 ‘힐튼’이다. 릿츠칼튼 CC 등 골프장을 거느린 ‘에머슨 퍼시픽 그룹’ 소유. 관리와 운영은 ‘힐튼 월드와이드 리조트’가 맡는다. 사진기자가 “건물이 아주 포토제닉하다”고 말한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2~4층짜리 숙박동은 소박하고 정겨운 남해 풍경 속에서 크게 튀지 않지만 따로 떨어져 있는 로비 건물은 첫 인상이 프랭크 게리가 설계한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의 다소 얌전한 버전이랄까. 해가 지면 터키석 블루와 라임, 보라색 등 시시각각 변하는 조명을 받아 ‘W호텔 풍’으로 펑키하게 변신한다. 실내에는 라운지 음악이 나른하게 흐른다. 여기 남해 맞아? 스위트룸 150개·프라이빗 빌라 20개를 갖춘 호텔 측은 “특급 호텔은 특급호텔이되, 남해와 잘 어울려야 한다”며 “스페인 풍이니 뭐니 하는 과장되고 이국적인 분위기는 피했다”라고 설명한다. 35평짜리 스튜디오(원룸형·2명이 묵을 경우 세금·조식 포함 61만1050원·비회원 가격)부터 방 2개짜리 45평·52평 스위트룸에 이르기까지 밝은 톤 원목과 콘크리트, 돌, 유리 등 소재를 섞은 인테리어는 깔끔하다. 폭신하고 새하얀 오리털 이불 깔린 침대, 벽걸이 TV, 은은한 부분 조명, 니은(ㄴ)자 소파…. 취사시설도 갖추고 있지만 밥 해먹으라고 냄비, 후라이팬을 구비해 놓은 건 아니다. 요즘 손님들은 침실 못지 않게 욕실을 까다롭게 평가한다. 창 밖 풍경을 감상하며 목욕을 즐기도록 욕조는 창문 옆에 바짝 붙였다. 탑 볼 세면대와 유리 문 달린 샤워 부스, 정수리로 물이 곧장 떨어지는 ‘해바라기’ 샤워기, ‘크랩트리 앤 이블린’의 목욕용품을 갖췄다. 요즘은 함께 여행 온 친구든, 한 가족이든 점차 프라이버시를 따지는 추세다. 다리 건너 초미니 섬에 따로 옹기종기 모여있는 ‘프라이빗 빌라’(78평)는 침실이 4개. 화장실도 4개다. 요즘에는 어딜 가나 방에 미니 수영장이 딸린 ‘풀 빌라’가 인기다. ‘프라이빗 빌라’는 어른 무릎 정도 깊이의 수영장을 갖추고 있다. 작은 자쿠지도 있다. 2명이 이 큰 빌라에 머물면 세금·조식 포함 1박에 116만7650원. 8명이 묵을 경우 129만8330원이다.&nbsp;▲ 몸을 물에 푹 담근채 골프장과 남해 풍경을 즐길 수 있다. `힐튼 남해` 52평형 스위트룸 욕실.창 밖 풍경 보며 목욕 즐기는 욕실…배가 동동 바다가 보이는 골프장 이곳은 바다에 바짝 붙은 18홀 골프 코스가 자랑이다. 야자수가 서 있는 휴양지풍 바다 대신에, 작은 어항과 귀엽게 웅크린 산, 배가 동동 떠다니는 남해가 보이는 골프장이다. ‘힐튼 남해’는 점차 늘어나는 여성, 혹은 가족 단위 골프 손님들에게 어필할 만한 리조트. 앞으로 수상레포츠 시설도 갖출 예정이라지만 현재는 골프에 주력한 굉장히 세련된 부대시설 같다는 느낌이다. ‘오션 뷰’를 골프장에 내준 야외 수영장(여름에 오픈할 예정)은 객실 건물들 사이에 들어앉아 있다. ‘힐튼 남해’에서는 골프를 치지 않으면 손해다(비회원의 경우 그린피는 16만원선). 앞으로 수상레포츠 등을 마련할 예정이지만 당장은 골프코스가 하이라이트다. 지난 10월 24일 문을 연 ‘힐튼 남해’는 아직 부분 부분 공사중이다. 정식 이름은 ‘골프 앤 스파 리조트’이지만 스파 시설은 아직 반만 가동된 상태. 마사지 룸은 텅 비어있다. 12월은 돼야 테라피스트들이 상주할 예정이라고 한다. 지금은 녹차탕과 노천탕, 불가마·황토방·얼음방을 갖춘 찜질방 시설만 이용할 수 있다. 숙박하지 않아도 1만80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시설은 작지만 고급 멤버쉽 피트니스 클럽 휴게실 같은 분위기. 말레이시아의 힐튼 리조트에서 자리를 옮긴 총지배인 닐스-아르네 슈로더씨는 “주말을 이용해 한 사흘 정도 가족과 ‘퀄리티 타임’을 즐기려는 한국 손님들을 위한 곳”이라고 리조트를 소개했다. “이 가격이면 해외여행도 가겠다”라고 하자 “(돈은 있지만)여권에, 항공권 예약 등 이것저것 준비하기 귀찮은 가족들이 쉽게 오기 좋다”라고 말했다.&nbsp;▲ 머리 받침이 놓인 `삼성거제호텔` 주니어 스위트룸 욕조. (사진 왼쪽) `남해 힐튼` 프라이빗 빌라의 1층 침실. 수영장 위에 섬 처럼 떠 있다.삼성거제호텔 경남 거제시 삼성중공업 바로 옆에 붙은 ‘부티크형’ 비즈니스 호텔. 삼성중공업을 찾는 손님들이 많아 ‘비즈니스 호텔’이지만, 분위기는 산뜻하다. 객실은 총 80개. 기본적으로는 다크 브라운 톤인데 엘리베이터 등 곳곳에 청록색을 섞어 경쾌한 분위기를 살렸다. 아티스트 석철주·문범 등의 서구적이고, 현대적이면서 한국적인 그림이 호텔과 잘 어울린다. 서울 호텔신라가 운영을 맡고 있다. 여름 휴가철에는 관광객 대 중공업 손님 비율이 7대3이지만, 평소에는 역시 출장 온 비즈니스맨들이 많다. 그래서 그런지 오히려 피트니스 클럽(서울 타워팰리스 내 ‘반트’에 들어간 운동기구라는 설명)과 수영장을 똑 떨어지게 갖추고 있다. 호텔 관계자는 “부산 웨스틴 조선 호텔에 가보니 우리와 분위기가 비슷했다”라고 말한다. 스위트룸 목욕용품은 ‘불가리’(그런데 손님들이 ‘샴푸인지 뭔지 알아보기 힘들다’고 해 겉에 검은 글씨로 큼지막하게 ‘샴푸’라고 붙여 놓았다), 디럭스룸의 경우 ‘아베다’다. 디럭스룸 침실에 걸린 대형 거울부터 목욕탕의 투명 체중계까지 소품 하나하나까지 신경을 썼다. 스탠다드 룸은 21만원부터, 디럭스룸은 26만원부터. 할인 가격은 전화로 문의할 것. 현재 세금·조식 등 포함한 1박 17만5000원짜리 패키지 등을 마련하고 있다. www.sghotel.co.kr, (055)631-2114 그 밖의 호텔 증도 엘도라도 리조트 신안군의 보석 같은 섬 증도. 숙소 때문에 섬 여행이 꺼려졌다면 지난 7월 문을 연 ‘엘도라도 리조트’가 있다. 15~45평형까지 객실이 총 121개. 세련된 실내에 들어 앉아 서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 최고의 매력. 비회원의 경우 2인용 15평형 숙박료가 16만5000원선, 4인용 26평형은 26만~28만6000원 선이다. 리조트 내에 손맛 좋은 ‘남도식당’, 또 해수온천사우나·노천탕·게르마늄 불가마·불한증막 등을 갖춘 ‘오션스파랜드’도 있다. (061)260-3300, www.eldoradoresort.co.kr 울릉도 대아리조트 육지서 멀고도 먼 울릉도. 유람선 타고 섬 일주를 하다 보면 사동 쪽에 하얀 목조 건물이 옹기 종기 바다를 향해 몰려있는 이국적 풍경을 만나게 된다. 호텔 오너가 “이탈리아, 스위스 여행 당시 영감을 받아 지었다”는 리조트. 유리 샤워부스 등을 갖춘 객실은 깔끔하다. 샴푸 등 욕실 용품이 따로 없고(호텔서 구입 가능) 수건이나 비누 등 소프트웨어만큼은 특급호텔과는 거리가 멀다.(물이 너무 차가워서 문제라지만)선베드가 놓인 대형 야외 수영장도 있다. 객실에서 편안하게 해돋이를 감상할 수 있다. 숙박료는 6만원부터(내년 2월까지). www.daearesort.com, (02)518-5000 호텔현대 목포 지난 8월 문을 열어 ‘새 호텔’ 분위기가 물씬하다. 목포서 영암 가는 길에 있다. 로비가 웅장하고 객실이 깔끔하지만 여행객이나 가족단위 관광객에게 크게 어필하는 부분은 없다. 욕실에는 비데 등이 설치돼 있다. 커피숍과 양식당 정도는 갖추고 있지만 제대로 목포 별미를 즐기려면 차로 한 30여분 넘게 떨어진 북항 등으로 나서야 한다. 미니바에 ‘무료’라고 표시된 생수병은 ‘개봉’이 돼 있어 의아했다. 현대삼호중공업 옆이라 그런지 ‘오션 뷰’ 룸에서 내다본 풍경은 휑하다. 한편으론 그만큼 낯설어 매력적이다. 영산강 하구와 서해가 보이고 그 위에 갈치잡이 배들이 떠 있었다. 밤이면 그 불빛이 아름답게 반짝이다. 압권은 안개가 몰려온 아침 풍경. 베란다 문을 열면, 이건 완전히 구름 속, 꿈 속이다. 세금 포함, 주말 패키지가 15만원선부터. www.hyundaihotel.com, (061)463-2233 ▲ 남해 힐튼 리조트 서울에서 리조트까지 대전~통영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막히지 않을 경우 차로 4시간 30분쯤 걸린다. 여수공항에서는 1시간, 진주 공항에서는 50분쯤 걸린다. 리조트의 유료보성 다비치 콘도 녹차밭을 지나, 율포해수욕장에 도착하면 ‘다비치 콘도’가 있다. 숙박을 하는 손님도 있고,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해수탕’에서 목욕만 하고 가는 사람들도 많다. 콘도측은 “지하 암반 해수에 매일 녹차를 12㎏씩 우려낸다”라고 설명한다. 인테리어가 ‘젠’ 풍으로 깔끔하다. 방에 드라이어 등 소품을 비치했고 역시 ‘유리 샤워 부스’를 갖추며 트렌드를 따라가려 한다. 17·18·22·33·35·41·75평형 객실 숙박료는 18만(평일 할인가 10만8000원)~75만원(평일 할인가 45만원)선. www.dabeach.co.kr, (061)850-1100
''반지의 제왕''속 풍경…뉴질랜드 영어배낭여행
  • ''반지의 제왕''속 풍경…뉴질랜드 영어배낭여행
  • [조선일보 제공] ▲ 퀸즈타운 완카타푸 호수의 토요일은 여유로왔다. 산책나온 두 소녀가 신발을 벗어놓고 참새처럼 지저귄다.1. 케빈은 과격했다 100여 마리 양떼가 53인승 코치(coach)의 길을 막았을 때, 우리의 드라이버는 신경질적으로 엑셀을 밟아댔다. 그냥 고개를 창 밖으로 돌렸다. 뉴질랜드의 알프스라는 마운트 쿡은 순결한 흰색이었다. 뉴질랜드 남섬을 일주하는 패키지 ‘컨티키 시닉 서던’(Contiki Scenic Southern) 이틀째. 나고야에서 혼자 왔다는 일본 여대생 유키가 “왜 혼자 왔느냐”고 탐색하듯 캐묻는다. “당신과 같은 이유”라고 다시 ‘공’을 던져주고 창 밖으로 시선을 넘겼다. 투명한 강물에 우유를 부은 듯 하다고 ‘밀키 블루’라는 이름을 얻은 테카포 호수의 푸른 물결이 햇볕을 튕겨내고 있었다. Tip 1 저렴한 가격의 뉴질랜드 남섬 여행상품 호주에 본사를 둔 이 패키지 배낭여행상품을 선택한 이유는 우선 가격 대비 성능 때문. 남섬을 일주하는 7박 8일 일정이 67만9000원이다. 상품 종류에 따라 물론 가격대는 다양. 한국에서 뉴질랜드까지의 왕복 항공편은 개인이 알아서 구입. 여행기간 내내 이동은 53인승 대형버스다. ‘우등’보다는 못하지만, 일반 고속버스보다는 쾌적하다. 전 일정 숙박·교통·아침식사 전부·저녁식사 4회가 포함되어 있다. 옵션과 점심식사는 개인 부담. 하지만 일부 까다로운 조건이 붙어있다. 자격은 18~35세, 그리고 사용 언어는 영어다. 한국인은 한 상품에 7명까지만 신청 가능. 외국 친구들과의 ‘강제적 친교’를 위해 붙인 조건이다. www.contiki.co.kr (02)3481-9680&nbsp;▲ 빙하가 빚은 피요르드 협곡. 밀포드 사운드엔 무지개가 반짝인다.2. 조안은 그 방이 맘에 들었다 겨울이면 스키어들의 보금자리로 변하는 레이크 오하우(Lake Ohau) 호텔. TV도 없고 카펫도 고급은 아니었지만, 무엇보다 믿을 수 없을 만큼 아름다운 창을 가지고 있었다. 아일랜드 처녀 조안은 키보다도 더 큰 통유리창 앞에서 펄쩍펄쩍 뛰었다. 지우개로 살짝 지운 것처럼 고혹적인 초승달과 선명하게 빛나는 북두칠성, 그리고 오하우 호수가 같은 프레임 안에 담겨 있었다. 뉴질랜드 남섬 여행의 매력은 뭐니뭐니해도 매혹적인 자연의 풍경이 빚어내는 하모니. 8일간의 여정은 흰 눈으로 덮인 마운트 쿡(제 2일)-열대우림의 거대한 습지 밀포드사운드(제 3일)-영화 ‘반지의 제왕’을 찍은 와카티푸 호수(제 4일)-퀸즈 타운 자유일정(제 5, 6일)-빙하지대 방문(제 7일) 등으로 꾸려져 있다. 뉴질랜드의 허파인 양 맑은 공기를 내뿜는 만년설, 밑둥부터 실가지 끝까지 이끼로 뒤덮인 밀포드 사운드의 나무들 앞에서 정신 없이 셔터를 눌러대다 카메라를 내렸다. ‘기록’하기 보다는, 지금 이 순간을 ‘기억’하고 싶었다. <지도 참조> Tip 2 풍경 좋은 스파에서 크루즈 여행까지 배낭여행에 가까운 가격인 탓에 숙소에 대한 공포가 있었다. 당연히 독방은 아니고, 사정에 따라 2인용 혹은 4인용 방을 쓴다. 첫째 날 크라이스트처치의 퍼시픽파크 호텔은 수도꼭지가 불량이었지만, 둘째 날 숙소부터는 합격점이었다. 특히 3일째 밀포드 사운드의 ‘배 위에서의 하룻밤’을 잊을 수 없다. 오후 4시 30분 출항해 피요르드를 가로지르며 17시간 30분을 보내고 다음 날 아침에 돌아오는 크루즈 여행이다. 퀸즈타운 롯지에서는 ‘무료 공동 스파’ 강추. 비록 플라스틱으로 만든 10인용 욕조지만, 출입구 반대쪽 문을 열어 제치면 우람하게 솟아있는 마운틴 리마커블의 웅장한 위용이 한 눈에 들어온다. 야외 온천 느낌이다. 남녀 공용. 수영복 필수. ▲ 데카포 호수의 명물 `착한 양치기의 교회`에서는 마침 결혼식이 열리고 있다.3. 후들거리는 내 육체를 이사벨이 안았다 왼쪽 귀에 피어싱을 한 독일 친구는 “난 죽어도 못해. 네 용기가 부럽다”라며 응원했다. 난생 처음 시도해 본 번지 점프. 그것도 ‘번지의 고향’이라고 불리는 퀸즈타운 인근 카와라우 다리(Kawarau Bridge)에서. 높이는 43m. 교관은 “하기 싫으면 돌아갈 수 있다. 뛰는 것은 네 의지”라고 반복했다. 하지만 이미 지불한 135 NZ$(약 8만7000원)는 돌려주지 않는다. 다리가 후들거린다는 표현이 어떤 것인지를 육체가 보여주고 있었다. ‘타이타닉’에서 팔 벌렸던 케이트 윈슬렛의 포즈로 추락했다. 롤러코스터 몇 배의 쾌감이 왼쪽 발가락 끝에서 뒤통수까지 치밀어 올라왔다. 번지 점프 팁 하나. 티셔츠를 밖으로 빼 입지 말 것. 추락 순간 몸보다 먼저 일어서는 셔츠는 얼굴을 휘감으며 시각을 빼앗는다. Tip 3 ‘액티비티의 천국’ 퀸즈타운 남섬 퀸즈타운은 ‘액티비티·activity의 천국’이라 불리는 도시. 가격은 만만치 않다. 마운트 쿡의 빙하를 하늘 위에서 관람하는 에어 사파리-45분·240$, 초원에서의 말타기-90분·89$, 제트보트 탑승 1시간을 포함한 ‘반지의 제왕’ 코스 사파리-4시간·189$ 등이다. 모두 뉴질랜드 달러. 1 NZ$는 24일 현재 약 635원. 4. 미즈호의 입이 튀어나왔다 방학 동안 아르바이트한 돈으로 왔다는 이 스무 살 일본 처녀는 “영어가 서툰 사람들을 위한 배려가 부족하다”고 투덜거렸다. 53인승 코치에 탑승 인원은 운전사와 투어가이드까지 모두 36명. 대다수가 유럽과 미국, 그리고 호주 출신이다. 게다가 소위 ‘키위(kiwi) 잉글리시’라고 불리는 뉴질랜드 영어는 상당히 난해한 편. 뉴질랜드 태생의 투어가이드 케이트는 “궁금한 건 언제든지 물어보라”며 친절했지만, 그녀의 육성을 이해하는 건 난이도 별 다섯(물론 별 다섯 만점이다) 퀴즈를 푸는 것과 비슷했다. 자기 성격을 파악한 뒤, 여행을 결정해야 한다. 영어는 서툴지만 외향적인 성격이라면 유쾌한 기회. 친구와 영어를 함께 사귈 수 있다. 영어도 잘 못하고 내성적인 캐릭터인 경우. 한국인 친구 한 명과 함께 갈 것. 이 때는 자연관광에 더 무게중심을 둘 것.
(권소현의 일상탈출)⑩설사..델리 벨리(Delhi Belly)
  • (권소현의 일상탈출)⑩설사..델리 벨리(Delhi Belly)
  • [이데일리 권소현기자] 어딜 가도 물갈이를 해본 적이 없는데다 음식도 잘 안 가린다. 어디든 머리만 대면 곯아떨어져 후진 잠자리 같은건 문제되지도 않는다. 여행하기에 딱 좋은 체질이다. 그래도 인도에서는 양치질도 끓인 물이나 생수로 해야 한다는 얘기를 들은 터라 잔뜩 긴장했다. 수도물로 입을 헹궜다가는 당장 설사병에 고생한다는 것이다. 돈 주고 사먹는 미네랄 워터도 짝퉁이 있어서 조심해야 한다는 소리도 들었다. 오죽하면 델리 벨리(Delhi Belly)라는 말도 있겠는가. 델리 벨리를 영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이렇게 나온다. 《속어》(인도에서의 외국 여행자의) 설사(tourista) 인도에 와서 보니 정말 그랬다. 다 사람 사는 곳인데 큰 병 걸리겠냐며 다들 맞고 온다는 이질 예방접종을 건너뛴 것이 후회될 정도였다. ▲ 버스가 정류장에 도착하면 잡상인들이 몰려든다. 창문 너머로 리치를 사라며 하나 뚝 떼어줬던 아저씨.물가가 싼 나라를 여행할때의 즐거움은 몇 백원에 싱싱하고 맛난 과일을 맘껏 사먹을 수 있고 길거리에 늘어선 노점상에서 처음 본 음식들을 부담없이 시도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인도에서는 꾹 참았다. 그래도 결국 인도에 온지 일주일만에 누구든 피해갈 수 없는 그 벽에 부딪히고 말았다. 인도에서 국경을 넘어 네팔 포카라에 도착하자마자 일행 4명이 일제히 설사를 시작한 것이다. 그래도 정도의 차이는 있었다. 모두 비슷한 음식을 먹었지만 얼마나 더 먹었냐에 따라 설사의 강도가 정해진 듯 하다. 가만히 생각해봤다. 어떤 음식에서 비롯된 것일까. 갑자기 떠오른 것은 네팔 국경도시 소나울리에서 포카라로 향하는 버스에서 산 사과였다. 정류장에 잠시 버스가 정차한 사이 잡상인들이 몰려들었다. 아이스크림, 과일, 빵, 과자 등 먹을 것부터 볼펜, 모자, 전통 기념품까지 종류도 다양했다. 사과 4개를 샀다. 옷으로 빡빡 닦아서 한명이 한개씩 먹기로 했다. 사과가 제법 커서 두명은 하나를 반으로 갈라 먹었고 한명은 한입 베어먹더니 입맛이 없다고 안 먹었다. 나머지 한명이 자기 몫의 사과 하나를 맛있게 해치우고 나서 한입 베어먹고 남은 사과까지 깨끗하게 먹어치웠다. 사과를 제일 많이 먹은 사람은 포카라에 도착하자 마자 드러누웠다. 조용하고 한가로운 폐와호수가 보이는 창가 침대에 누워 물끄러미 창밖을 바라보는 모습이 영락없이 오헨리의 '마지막 잎새' 여주인공 잔시다. 그러다 10분도 안돼 화장실로 뛰어간다. ▲ 결국 밤중에 병원을 찾은 그녀, 링겔 3병을 맞았다.심한 탈수증세로 결국 자정이 넘은 시각에 병원을 찾았다. 이런저런 검사를 해본 결과, 보통사람들은 1~2개 있는 박테리아가 그녀의 몸에서는 17~18개 발견됐단다. 병원에서 준 약을 밤새 모두 게워낸 그녀는 그 다음날 아예 병원에 입원해 링겔을 3병이나 맞고서야 살아났다. 나머지 3명도 그다지 괜찮은 상태는 아니다. 설사병이 완전히 낫기 전에 트래킹을 떠난 탓에 누구는 안나푸르나 산줄기 어딘가에 노상방변(?)을 하기도 했다. 목이 타도 짝퉁 생수에 잘못 걸릴까봐 그나마 믿을만한 콜라만 마셔댔다. 이 가운데 한명 역시 트래킹 이후 병원신세를 지다가 결국 여행 시작 2주만에 편도 비행기티켓을 끊어 한국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렇게 설사병을 앓고 난 이후에는 뭘 먹어도 크게 아프지 않았다. 네팔과 티벳을 여행하고 인도로 돌아와서는 음식이 두렵지 않았다. 길거리에서 사탕수수즙에 라임을 넣어서 파는 라임쥬스를 한번 맛보고는 중독된 것처럼 계속 마셔댔고 기차가 역에 정차할때마다 몰려드는 장사꾼들한테 거리낌없이 싸구려 음식을 사먹었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 읽은 책에서 델리 벨리에 관한 흥미로운 대목이 있었다. 퀴즈로 인도 문화에 대해 알아보는 것이었는데 문제는 이러했다. "당신의 하녀는 아직도 세살배가 아기에게 필요할때마다 모유를 먹인다. 당신은 도움을 주려고 마음을 먹고 당신의 아이들이 우유를 마실때마다 그 아기에게도 우유 한잔을 주었다. 그러나 아이는 체중을 얻기는 커녕 갈수록 야위어 가고 계속 설사를 한다. 이유가 뭘까" 답은 "다양한 세균에 대한 면역을 키워온 인도 아이들에게는 서양인이 아무 문제없이 마시는 포장 우유가 소화하기 너무 힘든 것일 수도 있다"였다. 나에겐 오히려 다양한 세균에 대한 면역력이 생긴 모양이다. 길거리에서 파는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게 되자 인도 여행이 한결 편해지고 행복해졌다.
2006.09.22 I 권소현 기자
'투스카나의 태양' 이탈리아
  • [세계영화기행]'투스카나의 태양' 이탈리아
  • [포시타노(이탈리아)=조선일보 제공] 작품 속 공간에 꼭 가보고 싶게 만드는 영화들이 있다. 이탈리아 관광청에서 돈을 대어 만든 홍보영화라고 해도 믿을 법한 ‘투스카니의 태양’을 봤을 때, 언젠가 영화의 흔적을 좇아 이탈리아 곳곳을 누비리라 결심했다. 토스카나(투스카니는 영어 이름) 지방의 피렌체와 코르토나에서 남부의 포시타노까지. 로마와 베네치아만 방문한 뒤 이탈리아를 알게 됐다고 여겼던 이전 판단은 경솔한 착각이었다. 피렌체의 햇살 피렌체 두오모(대성당)를 나설 때 비가 쏟아졌다. 다양한 색상의 외벽에 붉은 돔을 지닌 이 성당은 웅장하면서도 예쁜 흔치 않은 매력을 지녔다. 남편으로부터 이혼을 요구받고 삶의 바닥에서 이탈리아로 도망치듯 떠났던 미국 여성 프랜시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투스카니의 태양’. 피렌체 두오모는 그녀의 첫 여행지인 동시에 일본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의 연인들이 10년 후 재회하기로 약속했던 장소이기도 했다. ▲ 먹거리를 파는 간이상점이 줄지어 선 폼페이의 거리갑작스런 비에 당황할 때 아랍계 우산 장수들이 몰려들었다. 5 유로(6000원)를 치른 뒤 붉은색을 집어들었다. 투어 버스에서 내리며 프랜시스가 펴든 것도 붉은색이었으니까. 하지만 그녀의 것은 우산이 아니라 양산이었다. ‘색깔’은 흉내낼 수 있어도 ‘용도’까지 맞출 순 없는 것. 환상과 현실은 의지로 간신히 만나 우연으로 쉽사리 헤어졌다. 베키오 다리와 우피치 미술관을 지나 갖가지 조각상들로 공간 전체가 야외 미술관 같은 시뇨리아 광장에 이르는 사이 하늘이 맑게 개었다. 비가 올 땐 시 전체가 텅 비고 우울한 느낌이었지만, 어느새 광장엔 햇볕을 만끽하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부챗살처럼 퍼져서 쏟아지는 빛 속에서 모두들 행복해 보였다. 날씨가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훨씬 크다. 상상의 낙원에서 환희에 젖기도 하고 관계의 지옥에서 몸부림칠 때도 있지만, 인간 내면은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프랜시스라면 어땠을까. 수십년 믿어오던 삶으로부터 배신당한 뒤 처음 발디딘 이 피렌체의 눈부신 햇살 속에서, 그녀는 무엇을 떠올렸을까.&nbsp;코르토나의 지붕 ▲ 꽃과 그림과 사람이 어우러진 포시타노의 꽃길코르토나는 들어갈 때와 나올 때가 완전히 다른 느낌을 주는 곳이었다. 한밤에 도착한 산꼭대기의 소도시 코르토나는 거대한 벽으로 둘러싸인 성채였다. 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가는 작은 성문을 지나 급경사 골목길로 차를 몰다보니 요새 같은 구조에 위압감이 느껴졌다. 하지만 다음날 아침 호텔 창을 열고 밖을 내다볼 때부터 완전히 바뀌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창 아래 내려다보이는 집들의 붉은 기와였다. 저 멀리 탁 트인 평원과 정감 어린 농촌 마을로 이뤄진 원경이, 세월의 더께를 이고서 자연을 닮아가는 기와의 근경과 어울리면서 잊지 못할 그림 하나를 그려줬다. 프랜시스가 피렌체에 이어 들른 이 도시에 반해 충동적으로 집을 구입할 만했다. 이 영화 영향인지, 묵었던 호텔 로비엔 부동산 매물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담장 틈 사이 탐스럽게 핀 들꽃에 경탄하며 프랜시스가 구입했던 성 밖 전원주택 ‘브라마솔레’로 갔다. 코르토나 주민들은 그곳에서 촬영한 ‘투스카니의 태양’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브라마솔레로 가는 4㎞ 남짓 산길이 쉽지 않아 몇 차례 멈췄을 때, 이탈리아 사람들은 과도하다 싶을 정도의 친절로 안내를 해줬다. 5분 가까이 장광설을 늘어놓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올바른 방향을 놓고 언쟁까지 벌이는 커플도 있었다. 굼베이 댄스 밴드의 시디에서 흘러나오는 익숙한 노래 ‘Sun Of Jamaica’를 듣다가 문득 자메이카의 태양을 상상했다. 이런 투스카니의 태양을 보러와서 또다시 자메이카의 태양을 상상하다니. 어처구니없지만 환상은 늘 원심력으로 작동했다. 가까스로 찾은 브라마솔레는 주황색 칠이 군데군데 벗겨진 고택이었다. 그러나 산 중턱의 탁월한 전망을 가진, 잘 단장된 정원 위에 부드럽게 얹힌 2층집은 대단히 매력적이었다. 이 집을 산 프랜시스는 인부를 고용해 대대적으로 손을 본다. 어차피 여행이란 삶을 수리하는 기간이니까. ▲ 색색으로 절벽에 박힌 집들이 아름다운 포시타노의 해변 포시타노포시타노의 바다 소렌토에서 시작하는 40㎞의 코스티에라 아말피타나(아말피 해안)는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였다. 해안 절벽을 끼고 굽이굽이 돌며 감겼다 풀리는 해안 도로는 탁월한 풍광을 내내 선사했다. 가장 예쁜 풍경은 ‘투스카니의 태양’에 등장했던 작은 마을 포시타노가 빚어냈다. 색색으로 아름답게 박힌 절벽의 집들은 강렬한 햇살을 조명 삼아 뽀얗게 빛났고, 미로 같은 골목은 천장까지 4면을 둘러싼 꽃 장식과 개성 넘치는 가게들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해변으로 난 길을 따라 걷다가 온통 하얀 산타 마리아 아순타 성당을 지날 때 때마침 예식을 끝낸 하객들이 쏟아져 나왔다. 때마침 오후 4시가 되자 맑은 종소리가 푸르게 울려퍼졌다. 포시타노만큼 결혼식에 어울리는 곳도 없을 것이다. 프랜시스 역시 이곳에서 만난 멋진 이탈리아 남자 마르첼로와의 낭만적 결혼을 꿈꿨다. 최악의 상황에서 다시 찾아온 사랑에 중년 여인은 가슴 설레며 달콤한 기대에 젖었다. 이곳으로 프랜시스를 데려온 마르첼로는 그녀에게 지역 특산주인 레몬첼로를 맛보게 하며 감미롭게 유혹했다. 음료수와 술을 파는 곳에 들어가 첼로 모양의 유리병에 담긴 레몬첼로 한 병을 샀다. 한 모금 맛보니 먼저 레몬향이 입천장으로 퍼지며 휘발된 뒤 돗수 높은 알코올이 혀를 골고루 찌르며 가라앉았다. 단맛은 짧게 머물렀고 쓴맛은 길게 남았다. 마르첼로는 레몬첼로가 25%의 설탕과 75%의 알코올로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삶 역시 그런 게 아닐까. 25%의 단맛과 75%의 쓴맛. 출산을 앞둔 친구 때문에 마르첼로와의 약속을 미룰 수밖에 없었던 프랜시스는 사랑을 찾아 다시 포시타노에 오지만, 그 사이 마르첼로가 결혼해버린 사실을 알게 된다. 결국 그녀는 모든 좌절을 이겨낸다. 거듭 사랑을 잃고서야 이국 마을에서 새 인생행로를 발견한다. ‘투스카니의 태양’은 프랜시스의 내레이션으로 끝났다. “뜻밖의 일은 항상 생긴다. 그로 인해 인생이 달라진다. 다 끝났다고 생각한 순간조차 좋은 일이 생길 수 있다. 그래서 더 놀랍다.” 그리스의 섬 카스텔로리조에서 뉴질랜드의 도시 크라이스트처치까지, 각지를 다니다 보면 여행왔다 그대로 눌러앉아 새 삶을 사는 사람들과 종종 마주쳤다. 마음만 고쳐 먹으면 정말 달라질 수 있을까. 훌훌 털고 미지의 세계로 떠나면 진짜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는 걸까.레몬첼로 값을 치르려 가방을 뒤지다 손에 비행기표가 걸렸다. 다음날 오후 2시30분. 내가 떠나온 곳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 거기 적혀 있었다. 저 멀리 바다의 실존이 홀로 시퍼렇게 빛났다.‘투스카니의 태양’은… 오드리 웰스가 감독하고 다이안 레인이 주연한 ‘투스카니의 태양’은 새로운 삶을 개척하는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 일종의 성장영화. 남편으로부터 이혼을 통보받고 괴로워하던 프랜시스는 친구들의 강권으로 이탈리아 여행을 떠난다. 소도시 코르토나에 들렀다가 매물로 나온 집에 끌려 덜컥 구입한 그녀는 폴란드 인부들을 고용해 대대적으로 집 수리에 나서는 한편 이탈리아 남자 마르첼로와 뜨거운 사랑에 빠진다. ★여행수첩=이탈리아 토스카나는 예술 역사 자연이 멋지게 어우러진 지방이다. 중심도시 피렌체는 장엄한 두오모(대성당),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을 소장하고 있는 우피치 미술관, 활기로 가득한 시뇨리아 광장, 보석과 기념품 가게들이 들어선 베키오 다리, 시가지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는 미켈란젤로 광장 등 볼거리로 가득하다. 중세 성곽 풍모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코르토나, 사탑으로 유명한 피사, 보석 산업으로 유명한 아레초 등도 토스카나에서 들를 만한 도시다. ‘투스칸 선 페스티벌’이 8월5일부터 20일까지 열린다. 이탈리아 남부 휴양지 포시타노는 자동차로 로마 남쪽 3시간 정도 거리에 있다. 빼어난 경관에 예쁜 집들이 어울려 마을 전체가 아름답다. 포시타노로 가는 길에 폼페이의 고대 유적과 소렌토의 탁 트인 전망을 즐길 수 있다.
  • 무한투자와 우전시스텍 `부적절한 관계?`
  • [이데일리 배장호기자] 창업투자회사인 무한투자(034510)의 우전시스텍 경영권 매각 결정을 바라보는 시장이 시선이 곱지 않다. 업계 관행상 창투사와 피투자회사간 관계에서 오해를 살만한 상황이 무한투자와 우전시스텍 사이에서 연출됐기 때문이다.오해를 사고 있는 부분은 이번 경영권 매각이 결정되기 한달여 전에 우전시스텍이 무한투자의 구조조정조합(CRV)에 거액의 출자를 했던 사실이다.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우전시스텍(045880)은 지난 4월 19일 이사회를 열어 무한7호구조조정조합에 10억원을 출자키로 결정했다. 출자 목적으로 내세운 것은 '사업 다각화'. 현재 우전시스텍의 경영진은 대부분 무한투자의 임직원들로 채워져 있다. 대표이사 두명이 모두 무한투자의 부회장과 대표이사를 겸하고 있고, 상근 부사장도 무한투자의 지사장을 역임했다. 따라서 당시 우전시스텍의 조합 출자 결정은 사실상 무한투자가 결정한 것이나 다름없다.CRV 관련법의 주무부처인 산업자원부 관계자는 "현행법상으로는 CRC의 피투자회사가 동 CRC가 만든 투자조합에 출자하는 것을 막고 있지는 않다"며 "다만 적자가 난 상태에서 출자라면 정상적이지는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업계도 이 결정의 위법성 여부를 떠나 창투사가 피투자회사의 경영권을 이용해 자신이 운용하는 구조조정조합에 투자하게 한 것은 뭔가 석연치 않다는&nbsp;반응이다.특히 조합 투자 당시 우전시스텍은 지난해 9월 무한투자가 경영권을 인수한 후 첫 분기에 적자 전환해 투자여력이 충분했는지 의심스럽다는 반응이다.또 우전시스텍의 조합 투자 결정과 무한투자의 우전시스텍 경영권 매각 결정일간의 시간적 간격이 불과 한달여에 불과해 "매각할 회사돈으로 대주주의 영업활동에 이용했다"는 의심마저 받고 있다.이런 일각의 시각에 대해 무한투자측은 "오해 살만한 소지가 있는 건 인정하지만 우전시스텍의 조합 출자 문제와 경영권 매각 문제는 전혀 별개"라며 "조합 출자 당시 회사 매각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이어 "우전시스텍이 투자했던 창투조합 지분은 조만간 무한투자가 되사들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2006.05.24 I 배장호 기자
  • 3시간 강사료 2500만원, 부동산 강사의 비결
  • [조선일보 제공] 부동산 전문가인 봉준호(44) 닥스플랜 대표. 이 사람 만나기 참 힘들다. 부동산 개인 컨설팅 한 번 받으려면 최고 500만원, 강연에 초빙하려면 시간당 300만원의 강연료를 줘야 한다. 한 재테크 강의에선 3시간에 2500만원을 받고 강연을 한 적도 있다. 그래도 그를 만나려고 줄을 섰다. 지난 3월 중순 인터뷰를 요청하고 나서 한 달 반이 지난 4월 27일 서울 서초동 사무실에서 봉씨를 만났다. 인기의 비결을 물었다. 봉씨는 “왜 좋은지는 모르겠는데 땅을 보고 집을 구경하는 게 태어날 때부터 좋았다”며 “좋아하는 걸 맘껏 하니 경쟁력이 있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봉씨는 하루에 10가구씩 1년에 3650가구의 집을 둘러본다. 봉씨는 자신이 본 집 숫자로 계절을 안다. 그는 “3000가구쯤 보면 가을이구나 한다”라며 “그 집에 사는 사람을 만나 분위기를 느끼고 대화를 하다 보면 그 아파트 단지가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눈에 들어오는 경지가 됐다”고 말했다. 직접 방문한 아파트에 대한 정보는 수첩, 일지에 꼼꼼하게 적어 놓는다. 강남의 한 초고층 아파트는 건물 입주 15일 전에 모든 집에 다 들어가 보고 창 밖 경치까지 디지털 카메라에 담아 놨다. 이런 정보는 공인중개사 사무실에선 알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전국의 모든 아파트를 둘러보는 것은 아니다. 강남 등 20여개 핵심 지역만 꾸준하게 돌아다닌다. 그리고 부동산 공인중개사를 사귄다. 봉씨가 가깝게 지내는 공인중개사만 1100여명이다. 봉씨는 “지역 시장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아는 게 공인중개사들”이라며 “미리 쌓아둔 친분으로 아파트를 시세보다 2000만원은 싸게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자신만의 네트워크를 이용해서 바닥부터 정보를 훑는 게 봉씨의 숨은 경쟁력이었다. 봉씨는 1985년 400만원짜리 월세 단칸방에서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그것도 동생 둘과 할머니를 모시고 말이다. 홍익대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건설사에 취직했지만 생활은 나아지지 않았다. 1988년 월급을 저축해 모은 1350만원으로 서울 시흥동의 16평 아파트 한 채를 구입하려다 50만원이 모자라 다음 기회를 노렸다. 대신 1350만원을 종자돈으로 삼아 주식투자에 나섰다. 주가 폭락으로 2개월 만에 손에 쥔 돈은 550만원으로 줄었다. 봉씨가 사려던 아파트는 그 후 수직 상승해 4년 만에 5500만원이 됐다. 내집 마련에 실패한 봉씨는 ‘도대체 아파트가 뭐기에’라는 생각에 부동산 공부를 시작했다. 그러다 전세를 전전하며 전셋값을 올려주다 보니 ‘월급을 절반씩 저축해서 20년을 모아도 33평짜리 아파트 한 채를 사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회사를 그만두고 부동산 관련 사업을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봉씨는 1993년 4월 전셋집의 방 하나를 비워 1인 기업인 ‘닥터봉 부동산 연구소’를 차렸다. 집 근처 대학 도서관에 오전 6시 출근, 오후 11시 퇴근하는 생활을 하면서 부동산 관련 법 공부를 시작했다. 사무실에는 부동산 관련 서적, 카탈로그, 자료 등이 쌓여갔다. 봉씨가 돈을 버는 방법으로 세운 원칙은 두 가지였다. 첫째, 어느 한 분야에 전문적인 지식을 쌓아 자신의 쓰임새를 보여준다. 둘째, 남이 신경 쓰지 않는 일, 생각하지 않는 일을 찾아서 한다. 그렇게 찾아낸 분야가 재개발·재건축 조합에 대한 컨설팅이었다. 건설사에서 일한 경험도 살릴 수 있었다. 봉씨는 “당시는 조합이 정보를 많이 가진 시공사(건설사)에 일방적으로 당하는 분위기였다”며 “조합 입장에서 해야 할 일이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되는지 가르쳐주는 사람이 나타나자 단번에 상한가를 쳤다”고 말했다. 80여개 조합을 컨설팅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웬만한 신규 아파트 단지의 장·단점을 훤히 알게 됐다. 봉씨는 차츰 조합 컨설팅뿐 아니라 조합원 컨설팅도 하게 됐고 결국 입소문이 나자 부자들이 개인 컨설팅을 해달라고 줄을 서게 됐다. 컨설팅을 하다 보니 개인적으로 돈을 벌 기회도 생겼다. 1995년엔 한 조합 아파트의 단지 상가를 통째로 사서 쪼개 파는 프로젝트가 맡겨졌다. 30억원에 매입해서 25개 상권으로 쪼개 파는 데 성공하면 60억원이 들어오는 것이었다. 홍보비 6억원을 계산하면 60%만 분양에 성공해도 본전을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종자돈은 3억원밖에 없었다. 봉씨는 당시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데이타베이스(DB) 마케팅을 실험하게 된다. 우선 3억원을 계약금으로 해서 3개월 후에 잔금 27억원을 주기로 계약한 후에 컨설팅을 하며 알게 된 사람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었다. 봉씨는 수첩에 적힌 DB를 이용해 별다른 홍보비를 쓰지 않고도 한 달 반 만에 100% 분양에 성공했다. 봉씨는 199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집이 투자 대상으로 바뀌는 흐름에 주목하고 어떤 아파트 가격이 오르는지 연구해왔다. 봉씨는 “우연과 시류에 휩쓸려 오르는 게 아니라 질서와 원리가 있다는 걸 발견했다”고 말했다. 예컨대 1000세대 이상의 대단지, 평지에 세워진 아파트 등이 오른다는 것이다. 봉씨는 “1990년대 초반까지는 집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서 모든 아파트의 가격이 올랐다면 2000년대 들어서는 위치가 좋고 집의 상태가 좋은 우량 주택의 값이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즉 아무 데다 묻어두면 오르던 시대는 지났다는 것이다. 1999년 봉씨는 전환기를 맡게 됐다. DB 마케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닥스클럽’이라는 결혼정보회사를 차렸다. 봉씨는 “현재 100만명의 DB를 확보해 중매, 구직, 헤드헌팅 등에 활용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회원들에게 좋은 부동산을 살 수 있는 기회를 줄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대신 봉씨는 조합 컨설팅에서 강연과 칼럼 쓰기로 주무대를 옮겼다. 2004년부터는 강연에 미국식의 부동산 쇼(show) 개념을 도입했다. 봉씨의 부동산 쇼는 3시간 동안 진행되는데 딱딱한 강연만 하는 게 아니라 음악감상 시간을 갖거나 한국의 아파트 변화사(史) 등에 관한 동영상을 상영하기도 하면서 오락적 요소를 가미했다. 봉씨의 부동산 쇼는 10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진행된다. 초기엔 1000명을 모으는 데 2개월이 걸렸지만 최근엔 1주일이면 예약이 전부 찬다. 봉씨는 그 사이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를 거쳐 시가 30억원대의 서울 삼성동 아이파크 50평대에 입성했다. 보증금 400만원짜리 월세 단칸방에서 살던 직장인이 20년 만에 30억원대 이상의 재산가가 된 것이다. 봉씨는 작년 7월 자신의 경험담을 담은 ‘월세 단칸방에서 삼성동 아이파크로’라는 책을 펴냈다. 봉씨의 글은 상당히 쉽게 읽힌다. 봉씨는 “대학 때 꿈이 작가로 신춘문예에 응모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봉씨는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서 돈 많은 사람보다는 봉급 생활자, 영세 사업자 등 돈을 굴리는 데 고민할 시간적 여유가 없는 사람들이 피해를 봤다”라며 “이들에게 쉬운 정보를 주기 위해서 인터넷에 무료 칼럼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또 향후 자산운용사를 인수하거나 제휴해서 ‘봉준호’ 또는 ‘닥터봉’이라는 브랜드를 내세운 부동산 펀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자신의 현장 경험과 이론을 살려 누구의 돈이라도 불려주겠다는 것이다.
  • 현정은 vs. 정몽준..은행은 누구 손을 들어줄까
  • [이데일리 배장호기자]`현氏의 현대냐, 정氏의 현대냐` 기로에 선 현대그룹의 운명이 현대건설(000720)의 현재 주인인 외환은행(004940) 등&nbsp;은행들의 손에 의해 갈려지게 됐다.&nbsp;&nbsp;&nbsp;현대상선(011200)에 대한 현대그룹측 지분과 현대중공업을 중심으로 한 범(汎)현대가 지분이 엇비슷한 가운데, 8% 정도 지분을 보유한 현대건설이 사실상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상선은 현대그룹의 중간 지주회사로서 종전 상선의 대주주였던 현대엘리베이터를 제외하고, 현대증권, 현대아산, 현대택배 등 나머지 계열사들을 지배하고 있다. ◇ 현대상선 최대주주 현대중공업으로 변경 지난 28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현대상선의 최대주주 지위는 기존 현대엘리베이터외 8명(20.53%)에서 26.68%를 취득한 현대중공업(009540)과 현대삼호중공업으로 넘어갔다. 이들 신구(新舊) 최대주주들 이외에 현대상선의 주요주주로는 캐이프포츈(10%), 현대건설(8.69%), 금강고려화학(6.26%), 현대백화점(2.31%), 현대산업개발(1.94%), 현대해상화재(1.87%), 현대자동차(0.55%), 그리고 우리사주조합(2.64%) 등이다. 이중 홍콩 허치슨왐포아 계열의 캐이프포츈과 우리사주조합은 일단 현정은 회장 측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금강고려화학, 현대백화점, 현대산업개발, 현대해상, 현대차 등 범현대家 지분은 현대중공업 쪽에 보다 가까워 보인다. 이를 지분율로 다시 나타내면 현정은 회장측 지분은 총 33.17%인데 반해 현대중공업 등 범현대가 지분은 39.61%로 6.44% 앞선다. 문제는 현대건설 지분 8.69%의 향배다. 만약 현대건설이 현 회장측을 지지한다면 41.86% 지분율로 현 회장측이 경영권을 방어하겠지만, 반대로 현대중공업측을 지지하거나 권리 행사를 포기하기만 해도 현대상선 주인은 바뀌게 된다. ◇ 은행 의결권 행사에 따라 그룹 운명 결정 결국 현대상선을 포함한 현대그룹의 운명은 현대건설에 돈을 빌려줬다 엉겹결에 주인이 돼있는 외환은행 등 국내 은행들의 결정에 따라 갈라질 상황에 놓은 것으로 판단된다. 일단 구조조정촉진법의 적용을 받아 은행들이 주인이 된 현대건설과 같은 기업은 이런 경우 어떤 결정을 내릴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구조조정 전문가들은 "은행들이 대주주가 된 상황이라고 해서 투자한 회사의 적대적 인수합병 문제에 소극적일 이유는 없다"고 설명한다. 모 창투사 임원은 "은행들로서는 현대건설의 미래가치를 높여 투자금을 더 많이 회수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유일한 기준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현대상선의 경영권이 현정은 회장측에 그대로 남는 것과 범현대가로 넘어가는 것 중에서 선택하는 것도 결국 이 기준이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만일 현대상선이 외국 자본의 공격을 받는 상황이라면 은행들이 여론을 의식해 현 경영진을 공개 지지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도 아니다"며 "둘 중 한쪽을 일방적으로 지지할 수 없는 미묘한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또 한가지 중요한 포인트는 은행들이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에 부담을 느껴 의결권을 포기하거나 새도우 보팅(shadow voting. 어느 한쪽에도 치우치지 않도록 의결권을 행사하는 방법)을 할 경우에는 사실상 범현대가가 현대상선의 경영권을 자연스럽게 가져가게 된다는 점이다. 모증권사 투자은행(IB) 담당임원은 "현재로서는 현대건설 대주주인 은행들이 적극적 의사 결정을 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며 "이럴 경우 현재 우위를 점하고 있는 현대중공업 등 범현대가가 현대상선의 경영권을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홍콩계펀드 향방·정씨 그룹 향수도 변수 홍콩계 허치슨 왐포아 지분이 반드시 현 경영진을 지지할 것으로 단정지을 수 없는 점도 현정은 회장측으로서는 부담이다. 자금의 성격상 어느쪽이 더 좋은 투자성과를 줄 수 있느냐에 따라 언제든 결정이 바뀔 수 있다고 봐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예는 최근 한신정의 경영권 분쟁에서도 단적으로 드러난다. 경영권 안정을 위해 당시 한신정 경영진이 전략적 지분 투자자로 끌여들였던 싱가포르계 '반다'(VANDA PTE LTD)가 지난 3월 경영권 분쟁에서 캐스팅보트를 쥐고 반대편을 지지해 경영권이 바뀐 바 있다. 모 창투사 임원은 "반다, 허치슨왐포아 등 외국계 자본은 투자한 회사의 주인이 누가 되는게 더 이익인가에 따라 얼마든지 의결권을 팔아먹을 수 있는 자금들"이라며 "현대상선 사례에서 공격자인 현대중공업측이 현 경영진보다 더 큰 보상을 해준다면 현 경영진에 대한 지지는 얼마든지 철회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한가지 현대상선을 비롯한 현대그룹 계열사들의 정서도 현정은 회장측에는 적잖은 부담이다. 여타 적대적 인수합병 사례와 달리 현대그룹은 정주영 선대 회장이란 그늘을 잠재적으로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그룹 출신의 모 증권사 직원은 "현대그룹의 임직원들은 아직도 정氏 회사란 이미지가 박혀 있다"며 "노골적으로 드러낼 수 는 없겠지만 현대그룹 직원들로서는 범현대가의 적대적 인수합병 시도를 부정적으로만 보지는 않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06.05.02 I 배장호 기자
  • KT&G 경영권방어 카드 어떤게 있나
  • [이데일리 조진형기자] 주인 없는 KT&G(033780)의 경영권 방어수단은 무엇일까. 세계적 기업사냥꾼 칼 아이칸의 요구를 정면으로 뿌리쳤지만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경영권 분쟁 장기화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해야하기 때문이다. 지난9일 KT&G는 긴급 기업설명회에서 여기저기서 파고드는 경영권 위협에 애써 태연한 척했다. 그동안 주주중시 경영을 해왔다는 것이 그 이유다.&nbsp;이 때문에 외국인 지분율이 60%대에 달하지만 기존 주주들이 KT&G를 저버리지 않을 것이란 주장이다. &nbsp;그러나 내심 초조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nbsp;골드만삭스와 경영권 방어 자문계약을 서둘러 맺은 것은 이 맥락이다.&nbsp;◇ 문제는 주총 이후..경영권 대책마련 시급&nbsp;KT&G가 큰 돈을 들여가며 외부에 구조 요청(SOS)를 부탁해야하는 처지까지 몰린 이유는 아이러니컬하다. 잘 분산된 기업지배구조가 거꾸로 칼이 되어 목을 겨누고 있는 격이다. 실상 KT&G는 민영화 이후 정부 관련 지분이 계속 매각되면서 기업은행 5.85%, 우리사주조합 5.75% 이외에 뚜렷한 우호지분이 없다.&nbsp;지분 7.14%를 보유한 프랭클린뮤추얼조차도 우호지분인지 아닌지 분간하지 못하고 있다. 아이칸측은 현재 지분 6.59%를 보유하고 있다. 오는 3월 주총은 지난 12월말 주주현황을 기준으로 표대결이 벌어진다. 아이칸측이 집중투표제로 표대결을 벌이면 사외이사 1~2 자리 정도 내주는 정도로 주총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그 이후다. 매우 취약한 지분구조를 보이고 있는 KT&G는&nbsp;최대한 경영권 방어를 위한 대책마련에 서두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주가가 만약 추가로 더 오른다면 방어가 더 힘들어진다.&nbsp;이미 다양한 가능성이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nbsp;초점은 KT&G가 보유한 자사주로 맞춰지고 있다.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 9.58%를 넘기는 것이 가장 손쉬운 경영권 방어수단이기 때문이다. 관건은 이 자사주를 어떤 형태로 누구한테 넘기느냐에 달렸다. ◇ 기업은행 등 백기사 영입에 관심..자사주 8000억원 수준 부담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자사주를 인수할 수 있는 백기사 영입이다. 경영권 위협을 벗어나기 위해 SK는 삼성전자와 팬택앤큐리텔을, 대한해운은 포스코와 대우조선해양를 각각 백기사로 끌어들인 바 있다. 우선 기업은행이 유력하다. KT&G의 지분 5.85%를 보유하고 있는 공기업 기업은행은 KT&G에 적극 협력하겠다는 입장이다. 강권석 기업은행 행장은 "아직 KT&G측의 백기사 요구가 없었지만 공기업으로서 역할이나 필요한 일이 있다면 최대한 협조를 하겠다"면서 백기사에 대한 긍정적 견해를 밝혔다. 그는 "다만 추가적인 지분 매입은 철저한 검토를 할 부분이고, 백기사로 나선다면 어느 정도 선이 적정한 지도 검토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KT&G와 사업관련이 있는 협력사와 관계사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 SK와 대한해운의 경우에도 대부분 사업협력 관계회사에서 백기사로 나서줬다. 다만 자회사나 계열사는 자사주를 넘기더라도 의결권이 제한된다. 문제는 백기사 영입으로 자사주를 모두 넘기기에는 자사주 물량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전일 KT&G의 시가총액 기준(8조8044억원)으로 자사주 9.58%의 가격은 8000억원을 넘어선다. 과거 백기사로 나섰던 최대 규모가 삼성전자의 2500억원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백기사로서 KT&G의 자사주 물량을 다 소화하기는 불가능해 보인다. ◇ ESOP 도입 유력..부인 불구 자사주 교환 가능성&nbsp;남아&nbsp;&nbsp;따라서 백기사 영입과 더불어 다른 방법을 동시에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우선 직원들의 우리사주 취득을 지원하는 신우리사주조합제도(이솝, ESOP)가 유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nbsp;&nbsp;한 외국계 증권사&nbsp;대표는 "KT&G의 가장 유력한 경영권 방어수단으로&nbsp;이솝 도입이 유력해 보인다"면서 "우리사주가&nbsp;회사가 출연하는 자금을 받아 주식을 인수하는 방법 등 다양한 방법이 검토될 수 있고, 세제혜택도 받을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이솝이란 기업이 각종 정책적 지원을 제공해 근로자로 하여금 회사 주식을 취득하게 하는 우리사주제도로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도입되기도 한다.&nbsp;과거&nbsp;현대상선이 경영권 안정화를 위해 도입한 바 있다. KT&G는 이미 우리사주조합이 5.75%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 기회에 종업원지주회사 형태로 나갈 수도 있다는 얘기다. 또 대기업간&nbsp;자사주 교환도 설득력 있는 방법으로 제기되고 있다. KT&G는 이날 "포스코와 자사주 교환을 통한 경영권 방어를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검토한 바 없다"고 부인했다. 그럼에도 상호 이해관계에 따라 대기업간 자사주 교환은 그 절차도 가장 간편하면서도 부담이 덜한 방법이여서 가능성이 남아 있다. SK와 KT&G의 잇따른 경영권 위협을 지켜보면서 내심 위기의식을 느끼는 대기업들이 많기 때문이다. 포스코와 삼성전자 등이 대표적이다. 과거 포스코는 경영권 안정을 위해 SK텔레콤와 자사주 교환을 한 전력이 있다. 삼성전자도 지속적으로 인수합병(M&A) 위협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제기돼 왔다. 이외에도&nbsp;국내외 투자자들이나 사모투자펀드(PEF) 등을 대상으로 자사주를 장외에서 매각하는 것도 방법이다. 외국계 증권사 대표는&nbsp;"그러나 소수가 아닌 다수에게&nbsp;자사주를 넘길 경우에는 의결권 관리차원에서&nbsp;위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급해진 KT&G로서는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니다. 이 때문에 동원 가능한 수단은 총동원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그러나 어떤 방법을 쓰든 방어에 따른 내외적 출혈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분석이다. 적대적 M&A로 악명높은&nbsp;아이칸측의 창을 KT&G가 어떤 방패로 막아낼 수 있을지 관심이다.&nbsp;
2006.02.10 I 조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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