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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국힘 사무처 노조 "김종인과 함께 한 11개월이 `별의 순간`"
-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국민의힘 사무처노동조합은 8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함께 한 지난 11개월이 `별의 순간`이었다”며 4·7 재보궐 선거 압승을 이끈 데 대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지난해 5월 비대위 출범 후 반대는 호시탐탐 기회를 노렸고 의심은 발목을 잡았다”면서 “팔순 노구의 정치인은 아랑곳하지 않고 서두르지 않으며 신중하게 한 발 한 발 나아갔다”고 돌이켰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퇴임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노조는 이어 “민심을 읽는 정확한 시선, 상식과 원칙에 따른 정치,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거목을 곁에서 지켜보는 것은 한마디로 `일할 맛 나는` 즐거운 경험이었다”며 “당의 변화와 쇄신 그리고 재보선을 승리로 이끌어 준 `김종인 매직`에 감사하고, 함께 한 동지들에게 리더의 책임과 배려를 보여 준 김종인 위원장을 존경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노조는 이날 비대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나는 김종인 위원장을 향해 “`국민 통합`과 `약자와의 동행`이 방향을 잃지 않고, 국민들과 함께 하는 데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슬픔을 달래려 한다”면서 “국민의힘이 방향을 잃지 않도록 항상 관심과 애정으로 살펴 주시리라 믿는다”고 당부했다. 다음은 사무처 노조 성명 전문. 앞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당원들은 길은 잃었고, 국민들은 기댈 곳이 없었습니다. 2020년 5월 27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했습니다.- 반대는 호시탐탐 기회를 노렸고, 의심은 발목을 잡았습니다. 광주행과 대국민 사과에 당 안팎의 저항과 반발도 있었습니다. - 팔순 노구의 정치인은 아랑곳하지 않고, 서두르지 않으며, 신중하게 한 발 한 발 나아갔습니다.김종인 위원장님과 함께 한 지난 11개월이 ‘별의 순간’이었습니다. - 민심을 읽는 정확한 시선, 상식과 원칙에 따른 정치,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거목을 곁에서 지켜보는 것은 한마디로 ‘일할 맛 나는’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당의 변화와 쇄신 그리고 4.7 재·보궐선거를 승리로 이끌어 주신 ‘김종인 매직’에 감사하고, 함께한 동지들에게 리더의 책임과 배려를 보여 준 ‘김종인 위원장님’을 존경합니다.어제는 기뻤고, 오늘은 슬픕니다. -붙잡고 싶지만 목소리가 작고, 가진 힘이 없어 슬픕니다.-김종인 위원장님의 ‘국민통합’과 ‘약자와의 동행’이 방향을 잃지 않고, 국민들과 함께 하는데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슬픔을 달래려 합니다.- 김종인 위원장님께서도 국민의힘이 방향을 잃지 않도록 항상 관심과 애정으로 살펴 주시리라 믿습니다.이제 시작입니다. -당과 운명을 같이하는 사무처 당직자로서, 막연하고 불안했던 시간을 지나 다시 국민의 선택을 받았다는 사실에 큰 감사와 벅찬 감동을 느낍니다.-동시에 문재인 정권의 위선과 반칙에 지친 국민들의 한숨과 분노를 희망과 미소로 바꾸는 일은 이제 시작이란 각오를 다집니다.국민에게 봉사하는 국민의힘이 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그 길을 알려주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님께 감사와 존경을 전합니다.
- [인터뷰]태영호 “대선 이기려면 ‘빅텐트’ 쳐야…尹도 들어와야”
- [이데일리 김미경·권오석 기자] “차기 정권 창출을 위해서는 손을 잡을 수 있는 모든 세력과 함께 ‘빅텐트’(정치 연합체)를 쳐야 합니다.”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사무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탈북 외교관 출신의 태영호(사진·59)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재·보선 승리, 정권 교체 성공에 임하는 각오에 대해 “정권 탈환이 가장 중요하다. 모든 세력들과 사람들과 손을 잡아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오는 7일 재·보선을 마쳐도 여야 정치권은 숨 돌릴 틈이 없다. 특히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비롯한 새 지도부 구성에 들어가야 하며, 동시에 바로 대선 정국을 준비하게 된다. 야권에는 집권 여당에 맞설 ‘대항마’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지난달 퇴임한 그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야를 통틀어 대선 후보 지지율 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국민의힘이 그에게 러브콜을 꾸준히 보내는 이유다.일각에서는 윤 전 총장이 이명박·박근혜 전임 대통령을 구속시킨 장본인임을 거론, 그가 보수 지지층의 환영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에 태 의원은 “정권 탈환이라는 목표를 위해선, 모든 것을 잊고 하나의 빅텐트에 들어와야 한다. 이것저것 따지고 균열이 되면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고 조언했다.이어 그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서는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격차를 유지하는 것도, 아름다운 단일화를 해냈기 때문에 국민이 기회를 주는 것이다”고도 설명했다. 오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단일화에 성공하고, 선거 운동에서도 안 대표가 오 후보를 적극 지원하면서 중도와 보수가 연대하는 그림이 만들어졌다.그런 태 의원은 이번 보궐선거를 앞두고 ‘랩’(Rap)을 하면서 지원 유세를 해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2(이)번에는 2번이네, 2번찍어 2(이)겨내세, 2번만이 2(이)기는길’이라는 가사로 본인의 지역구(강남 갑)인 역삼동, 논현동 등에서 2030 세대에 어필했다. 미국의 전설적인 래퍼인 ‘에미넴’의 이름을 본 따 ‘태미넴’(태영호+에미넴)이라는 별명도 생겼다.그는 “선거는 기본이 홍보이기 때문에 시민의 눈길을 받아야 한다. 또 선거를 재밌고 즐겁고 지치지 않게 하기 위해서 랩을 하기로 의견을 모았다”며 “유동 인구가 가장 많은 강남의 지역적 특성을 어떻게 이용할지 고민하다가 사람들의 이목을 끌 수 있는 건 노래와 춤이라는 데 착안했다”고 배경을 말했다.아울러 서울시장 보궐선거 전망에 대해선 “이번 선거는 다른 이유도 아니고 민주당 소속 전임 단체장의 성범죄로 이뤄진 선거이며, 선거 진행과정에서 땅투기 등 부동산 위선이 드러나고 있다”며 “민주당에서는 우리 후보의 과거를 가지고 네거티브를 하고 있는데, 부동산 문제는 현재 진행형이다”며 야권의 승리를 예상했다.다음은 태 의원과의 일문일답.-‘랩’을 통한 선거 유세로 관심이다.△선거는 기본이 홍보이기 때문에 주민의 눈길을 받아야 한다. 내 지역구인 강남은 20·30·40대가 다 아침에는 출근하고 저녁에는 퇴근하는 곳이다. 유권자는 적지만 유동 인구가 많다. 이 사람들에게 임팩트 있게 다가갈 방법이 뭘까 고민해보다가 보좌진들이 랩을 한번 해보자고 했다. 우리는 선거를 재밌고 즐겁고 지치지 않게 하자는 게 콘셉트다. 강남 한복판에 나가서 손팻말을 들고 인사하고 나면 금방 지친다. 그렇게 관심을 끌 수 있었다.-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오세훈 후보의 ‘내곡동 의혹’이 변수가 될까△영향을 미칠 것 같지 않다. 내곡동 의혹은 과거의 사건이다. 사실 여부를 떠나서 지금 사람들이 흥분하는 건 부동산 문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땅 투기를 비롯해 (임대료 인상 논란의) 김상조 전 실장과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있다. 상대 후보 측에서 악재가 연이어 터진다. 민주당에서는 과거를 가지고 오 후보의 네거티브를 하고 있는데, 현재진행형의 문제는 부동산이다. 두 임팩트를 보면 비교가 안 된다. 이번 선거는 다른 이유도 아니고 (민주당 소속 전임 단체장들의) 성범죄로 이뤄지는 선거이고, 선거 진행 과정에서 땅투기 등 부동산 위선이 드러났다.-남북, 북미 상황이 좋지 않다. 미국의 대북정책과 향후 남북, 북미 관계를 전망한다면△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 검토가 완전히 끝나진 않았는데, 지금까지 상황을 보면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과의 관계에서 그 어떤 실적과 성과보다는 지금까지 미국이 유지했던 원칙적인 ‘정도’(正道)로 가보자는 기조라고 생각한다. 바이든은 시종일관 원칙론자다. 임기 동안 뭔가를 반짝 해보자는 사람이 있고, 반면 모든 문제를 정도로서 원칙적으로 가자는 사람이 있는데 바이든의 지난 행적을 보면 깜짝 행보 없이 일관된다.미국과 북한의 관계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잘못한 건. 실무진의 말을 듣지 않고 자기 생각과 판단에 따라서만 하려고 했다는 점이다. 물론 대통령 재량의 문제이지만, 아무리 대통령이라도 총제적인 원칙과 흐름을 흔들면 안 됐는데 트럼프는 흔들었다. 미국은 전세계 서방 민주주의를 이끄는 지도국가다. 지도국가의 대통령이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을 어떻게 판단하느냐가 중요한데 그를 ‘나이스가이’(nice guy)라고 했고 ‘나는 그와 사랑에 빠졌다’고 표현했다. 미국의 대통령이 독재국가의 수장에 쓰는 표현이 아니다. 미국의 가치관을 버렸다는 걸 인정하는 셈이다.그러나 바이든은 이제껏 실추되고 궤도에서 탈선한 미국의 대북 정책을 하나씩 원칙적인 궤도에 올려세우고 있는 과정에 있다. 미국은 비핵화, 인권이라는 두 축을 함께 밀고 나가며 비핵화가 없는 한 제재 해제는 없다는 원칙적인 기조를 유지할 거라고 본다-북한 비핵화를 위해선 중국을 끌어들여서 남·북·중·미 4자 회담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그건 현재 미국과 중국 간 관계의 본질을 잘 바라보지 못하고 하는 말이라고 본다. 공화당이든 민주당이든 관계없이 ‘이제는 더이상 중국을 견제하는 정책을 쓰지 않으면 세계 주도적 지위를 중국에 뺏길 수 있다’는 우려가 미국 내에 강하다.미·중 경쟁 갈등 구도는 앞으로 심화될 것이다. 심화되는 과정 속에서, 가령 북핵 문제에서 미국이 중국과 손잡고 미국이 달성하는 바를 이뤄낼 수 있다거나 반대로 중국이 미국을 도와서 북한의 비핵화 문제 해결을 도와준다는 협력 관계는 기대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부르게 위해선 어떤 방법이 있나.△큰 흐름과 궤도에서 탈피해야 한다. 역대 그 어느 정부도, 북한과 대화를 해야 하고 북한의 제재 해제든 강화든 뭐든 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 이런 구도 자체가 잘못이다. 수십년간 한·미가 북한에 해볼 수 있는 건 다 해봤다. 1994년 제네바 합의 이후, 미국은 북한에 경수로를 건설해줬고 중유를 매해 50만톤씩 날라줬다. 지금 생각해보면 우습고 허황하기 짝이 없다. 이렇게 하면 북한이 달라질 거라고 생각했다. 북한은 이때 인센티브를 받았고 맛을 들였다. 그 이상의 인센티브가 제공되지 않으면 의미 있는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는 취할 수 없다.-문재인정부의 평화 프로세스에 대해 전반적으로 평가한다면.△한반도 프로세스의 가장 취약점과 허구성은, 이렇게 하면 김정은 위원장이 핵을 폐기할 것이라는 출발점과 믿음에 있다. 한반도 프로세스에서 그 어떤 걸 해도 김정은 위원장 체제가 유지되는 한 비핵화는 될 수 없다는 전제를 염두에 두고 한반도 프로세스를 추진했다면 그나마 성과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비핵화를 한다면서 결국 지금까지 돌아온 건 북한의 핵무장과 미사일 능력의 강화, 미국에 대한 핵 위험이 올라가는 결과로 돌아왔다. 과연 북한이 비핵화를 할 것이냐 안 할 것이냐를 판단하고 시작하는 게 중요한데 그 출발점이 잘못됐다.우리 정부는 북한에 대한 인도주의 문제, 정치적 협력 교류 문제를 분리해야 한다. 인도주의 문제는 생색내기 방식으로 하면 안 된다. 항상 우리는 장관이 바뀌면 식량지원을 갑자기 한다거나 뭘 지원한다고 하면서 북한이 비핵화 대화에 나오도록 유도해왔다. 인도주의라고 하면서 비핵화 문제를 동시에 한다는 건 정치적인 접근이다. 이들을 연결시키지 말고, 한 해 예산에 북한 인도주의 예산을 정해놓고 정치인들이 이용하게 하면 안 된다. 이걸 자꾸 정치화하면 이도 저도 안 된다.통일부 장관은 대북 정책을 주도하는 주무 부처의 장관이다. 장관의 모든 발언엔 무게가 있고 신중해야 한다. 이것 안 되면 저것 내보는 식으로 하면 북한의 대화에 갈망하는 모습으로 비춰진다. 장관 임기에 남북 대화를 못 해보면 자기 미래 정치 일정에 큰 차질 있을 것 같은 조급하고 그런 모습을 보여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북한은 이 장관이 실제로 노리는 게 뭘지, 정령 인도주의적 문제로 하는 건지 아니면 정치적으로 다른 목적을 노리고 남북 관계를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한 디딤돌 발판으로 보고 있지 않는지 생각한다. 이런 것을 보여주면 안 된다. 이런 건 자제해야 한다.-북한의 경제 및 인권 상황은 어떻다고 예측하나.△1990년대 북한에서 고난의 행군 때 아사자가 많았다. 배급소에 쌀이 오면 타서 먹는 게 습관이 됐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고난의 행군이 오며 배급 쌀이 안 오니 이걸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지 방법도 몰랐고 배를 곯으면서 ‘국가가 우릴 내버려두지 않겠지’ 이런 생각이었다. 근데 지금은 북한 주민이 북한 당과 정권에 대한 믿음이 없다. 내 살 길 내가 헤쳐나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5월에 아사 현상 나온다고 하는데, 그 전에 밀수를 하든 뭘 하든 살아갈 자생 능력을 갖췄다.-코로나 상황이 있어서 어렵지 않을까△북한에는 우리가 모르는 쌀 창고인 전략전쟁비축미가 있다. 올해 보릿고개가 온다고 하면 그 창고를 풀어서 보릿고개를 넘길 것이다. 창고가 비면, 다음 단계는 중국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다. 중국은 대량 아사 상태가 일어나서 북한의 시스템이 흔들리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최근 김정은의 정책 흐름과 구도를 보면 대단히 시진핑과의 관계를 중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부적으로 인사문제에서도 북한에서 중국통인 김성남을 국제부장으로 올렸다. 북한 역사에서, 당 국제부장을 중국 유학생 출신이 해본 적이 없다. 중국을 알고 중국말이 가능하고 중국 사람과 소통이 가능한 사람을 배치한 건, 김정은 위원장이 앞으로 내가 살 길은 중국이며 중국을 끌어들여 위기를 돌파한다는 전략을 세우는 중이라는 의도를 엿볼 수 있다. 김정은 위원장이 평양에 대대적인 주택 건설을 시작했다. 나라의 쌀 창고가 마르면 이렇게 대규모 주택건설이 가능하겠나.-현 정부의 경제 기조가 사회주의를 띄고 있다. 특히 부동산 관련 세금 문제에 있어서 서민들의 부담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우선, 우리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출발점부터 잘못됐다고 본다. 우리나라는 특이한 경제구조를 갖고 있다. 몇 개 안 되는 대기업이 수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수출주도형 경제 국가인데다가, 반대로 국내 경제를 보면 자영업자들이 대단히 많다. 소득 주도형 경제 정책을 잘못 실시하면 경제 성장을 억제하고 경제가 침체되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대표적인 게 최저임금제다. 임금을 갑자기 올렸는데, 한 정부 임기 내 최저임금을 16%를 올리는 건 잘못이다. 일본은 1엔을 올리는 데에도 내각에서 오래 심의한다. 유럽도 최저임금을 올린다 하면 정말 협의와 협의를 거친다. 최저임금이 급격히 오르면 자영업자들이 진짜 자영업자가 된다. 우리나라 자영업자는 남을 고용하는 구조인데, 이들이 최저임금 때문에 남을 고용할 형편이 못 되고 순수 자영업자로 돌아가면 우리나라 노동자들은 취업이 안 되고 노동시장이 축소될 수 밖에 없다. 소득을 만들어 경제성장을 이뤄야 하는데 소득이 줄고 취업률이 떨어지고 노동시장 유연화가 경직화되면 전반적인 경제 흐름이 막힐 수 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소득주도성장 경제가 맞지 않다.-공공 부문을 확대하는 등 재정 건전성에 악영항을 주는 경제 정책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우리나라 채무 구조가 위험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 2022년이 되면 국가 채무가 1070조원이 된다고 한다. 국민 1인당 국가에 진 채무가 2400만원이라는 얘기다. 국산 준중형차 한 대 값이다. 아이가 태어나면 차 한 대를 부모에게서 받는 게 아니라 차 한 대 값을 국가에 물어야 할 의무를 지는 것이다. 빚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국가 공무원을 늘리고 더 나아가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면 채무 부담에서 벗어날 수 없다. 지금 국가가 풀고 있는 재난지원금도 앞으로 미래 세대에 빚으로 돌아올 수 있다.-의정 활동을 한지 곧 있으면 1년이다. 그간의 소감은.△우리 당에 매우 감사히 생각한다. 특히 주호영 원내대표와 당 지도부에 고마움을 느낀다. 초선이 언론과 전국민의 관심을 받을 수 있는 건 대정부질의 때다. 누구나 대정부질의를 하겠다고 한다. 내가 21대 국회 정기회의 첫 대정부질문 첫째 날에 우리 당에서 4명 중 3번째로 나갔다. 초선에 그런 기회가 주어졌다. 지난해 대북전단금지법 관련 필리버스터도 내가 하게 됐다. 내가 한다고 하면 해보라고 다른 의원들이 비켜주니 감사함을 느낀다.-탈북민 출신 최초의 지역구 의원이 됐다. 다음 행보는 무엇인가 △내가 다른 의원들에 비해 법안을 많이 발의해서 국회 입법 조사처 상패도 받았다. 내가 발의한 법안 분포도를 보면 상임위인 외교통일위원회 관련 법안 등 여러 가지 문제들에 대한 법안이 많다. 그 중에서도, 내 지역구인 강남갑 주민이 가장 아파하는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 종부세와 재산세다. 종부세와 재산세를 다 낮추자는 일방적인 주장은 하지 않겠다. 강남 주민의 세금 구조를 보면, 집 한 채 있고 소득이 없는 연금 수령자들이 공시지가가 오르는 데 따라 종부세를 올려 내게 됐다. 형평성의 원칙에 맞게 한 세대에서 오래 실거주한 사람들에는 종부세를 대폭 할인해주는 등 특별법을 만들어야 한다. 내가 국회에 입성하고 첫 번째로 발의한 법안이 1세대 1주택 장기 실거주자들에 대해 종부세를 면제해주자는 법안이었다. 이것도 안 되면 현재 기준을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것이라도 해주자고 했는데 민주당 반대로 안 됐다.-내년 대선을 앞두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연대해야 하나. 그는 전임 대통령들을 구속시킨 인물이다.△대선에서 이기려면 손을 잡을 수 잇는 모든 세력들과 사람들과 다 ‘빅텐트’(정치 연합체)를 쳐야 한다. 가장 중요한 건 정권 탈환이다. 이 목표를 위해 모든 것을 잊고 하나의 빅텐트에 들어와야 한다. 이것 저것 따지고 균열되면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격차를 유지하는 것도 아름다운 단일화를 이뤄내서 국민이 기회를 주고 있는 것이다.
- 교원 웰스, 홈카페족 위한 '웰스더원 홈카페' 출시
- [이데일리 강경래 기자] 교원그룹이 운영하는 가전 브랜드 웰스(Wells)가 ‘웰스더원 홈카페’를 출시한다고 1일 밝혔다.웰스 측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고 가정에서 차와 커피를 즐기려는 홈카페족이 늘어난다”며 “웰스더원 홈카페는 홈카페족이 다양한 맛의 차와 커피를 취향에 따라 언제나 편리하게 하나의 기기로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신제품은 분리한 유로와 추출 코크, 차·커피 전용 드로워를 사용한 듀얼 추출 방식을 적용했다. 차와 커피를 하나의 기기로 이용하지만, 맛 섞임 없이 각 음료 본연의 맛을 구현한다. 커피머신과 티메이커 등 각각 전용 기기를 따로 구비할 필요 없이 이용 가능하다.또, 간편한 조작만으로 차는 연한맛과 보통맛, 진한맛 3단계로, 커피는 룽고와 에스프레소, 리스트레토 등 각각 3단계로 추출할 수 있다. 커피 전문점에서 사용되는 19바(bar) 고압추출 방식을 적용해 풍부한 크레마와 진한 맛을 제공한다. 웰스더원 홈카페는 정수기 또는 정수 필터링 본체와 직접 연결하는 자동급수 방식을 적용, 저수조에 매번 물을 채워야 하는 번거로움이나 세균 오염 가능성을 낮췄다. 추출 유로는 수동 세척이 가능하며, 차와 커피 추출 후 캡슐을 고정시키는 드로워는 분리 세척도 가능하다. 렌탈 이용 시 6개월마다 웰스매니저가 방문해 홈카페 외부와 주요 부분 관리서비스를 제공한다. 웰스더원 홈카페 월 렌탈료는 3년 약정 기준으로 웰스 정수기 이용객은 1만 1900원에, 별도 이용을 원하는 고객은 월 1만 69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30개 캡슐을 묶어 매월 배송하는 정기구독 서비스도 진행한다.웰스 관계자는 “웰스더원 홈카페는 정수한 물을 이용해 위생적인 환경에서 차와 커피 등 취향에 따라 먹을 수 있는 제품”이라며 “맛과 위생, 편의성까지 갖춰 계속 증가하는 홈카페족 취향에 맞는 제품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 [식품박물관]①1초에 7개 팔리는 '윌'…'노벨상 발효유' 마신다
-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용변을 잘 못 보거나 지나치게 자주 보는 속이 불편한 주변 사람들을 보면 누구나 으레 하는 말이 있다. “유산균(프로바이오틱스) 좀 챙겨 먹어.”장(腸) 건강에 좋은 식품이라고 하면 프로바이오틱스(유산균)가 풍부하다고 알려진 발효유 ‘요구르트’가 우선 떠오른다. 위(胃) 건강 하면 프로바이오틱스 발효유 ‘윌’이 꼽힌다. 모두 발효유 전문 식품 기업 한국야쿠르트가 개척하고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는 발효유 시장 브랜드들이다.위 건강 기능 식품 프로바이오틱스 발효유 음료 ‘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사진=한국야쿠르트 제공)◇최초 위 건강 발효유 ‘윌’…일 평균 60만병, 누적 43억병한국야쿠르트는 지난 2000년 9월 위 건강 기능 식품 ‘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이하 윌)’을 처음 선보였다. 1995년 ‘한국형 유산균’을 개발한 이후 기존 장 건강 중심이었던 발효유 시장 구조를 다른 기능성 발효유 영역으로 확대하기 위해서다.한국야쿠르트는 자체 기술로 약 5년에 걸쳐 100억원이 넘는 연구·개발비를 투입해 발효유 제조 기술 특허를 받고 국내 최초 위 건강 발효유 ‘윌’을 출시했다.위 건강 발효유 시장 첫 개척을 두고 내부에서 의견이 엇갈린 적도 있었다. 동네에서 판매를 담당하는 일명 ‘야쿠르트 아줌마’(프레시 매니저)는 다른 제품보다 높은 가격대인 윌의 판매를 걱정했다.하지만 우려와 달리 윌은 출시 보름 만에 하루 평균 30만개가 팔려나가는 등 소비자들의 호응이 이어졌다.당시 한국야쿠르트 공장의 하루 생산능력이 15만개인 상황에서, 공장을 24시간 풀 가동해도 물밀듯이 몰리는 수요에 비해 제품은 턱없이 부족했다. 출시 한 달이 지나자 제품이 없어서 못 팔 정도였다. 위 건강에 대한 소비자의 니즈를 제대로 짚었다는 평가가 따랐다.윌은 첫 출시 5개월 동안 누적 4600만병, 출시 1년 만에 1억 6000만병 판매를 돌파했다. 윌 판매량은 꾸준히 늘면서 지난해 말 기준 누적 판매량 약 43억병을 기록했다. 연간 2억병 이상, 하루 평균 60만병, 1초당 7개 꼴로 팔려나간 셈이다. 개당 11.8cm 길이의 포장 용기를 세로로 이으면 달까지 닿을 수 있고, 지구는 12바퀴 이상 돌 수 있는 길이다.(그래픽=김정훈 기자)이처럼 윌이 꾸준히 소비자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최초의 기능성 발효유와 시장점유율 1위 타이틀에 머무르지 않고 끊임없는 제품 개선을 통해 혁신을 거듭했기 때문이다.윌은 출시 이래 지난해까지 20년 동안 유산균 강화, 성분 추가, 맛 개선, 당·지방 함량 저감 등 꾸준히 제품 업그레이드를 진행했다. 현재 시판 중인 윌은 자체 개발 특허 유산균 HP7(헬리코박터 프로젝트 7) 함량을 기존 대비 20배 높이고 20주년 기념 패키지를 적용한 ‘9세대’ 제품이다.◇헬리코박터균 억제 ‘차조기’ 찾아라…“생선 아닙니다”윌은 한국인 50% 이상, 성인 70% 이상이 보균자지만 그간 생소했던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Helicobacter pylori, 이하 헬리코박터균)을 대중에게 알린 제품이기도 하다.헬리코박터균은 호주 병리학자 워런과 마셜 박사에 의해 처음 발견된 균으로 위장 점막에 서식하는 매우 작은 나선 모양의 균이다. 이 균은 위 점막의 점액층인 상피세포 표면에 붙어 독소를 배출해 기생하는 부위의 위세포를 손상시킨다. 위염이나 위·십이지장궤양, 위암 등을 유발하는 주범으로 지목받는 세계보건기구(WHO) 지정 1급 발암인자다.연구 초기 한국야쿠르트 중앙연구소는 위 건강을 위한 윌에 사용할 유산균을 찾기 시작했다. 그래서 명칭도 ‘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이라고 붙었다. 헬리코박터균을 억제할 수 있으면서도 안전성을 고려한 천연 소재를 찾기 위한 프로젝트에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했다.한국야쿠르트 연구원들은 217개 균주를 1차 선발하고 이 중 헬리코박터균 증식과 위내 부착성 억제 효과가 가장 뛰어난 2개 균주를 최종 선발했다. 유아와 성인의 분변에서 추출한 ‘한국형 유산균’이기 때문에 인체 내 활성이 매우 뛰어났다.천연물에서도 증식 억제물질을 찾았다. 61종 후보 물질 중 시행착오 끝에 선발한 것이 바로 ‘차조기(소엽)’. 한국야쿠르트 중앙연구소 연구원들은 차조기 성분 추출과 제품화를 시도하던 당시 실험실이 오랜 기간 각종 한약재와 약 달이는 냄새로 뒤덮여 흡사 ‘한약방’과 같았다고 회상한다.물을 끓여서 유효 성분을 추출하는 ‘열수추출법’으로 차조기의 엑기스만 추출해 제품에 첨가했다. 이렇게 위장 내 헬리코박터균 억제에 도움을 주는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 발효유 윌이 탄생했다.지난 2000년 9월 첫 출시 당시 ‘윌’ 제품 모습.(사진=한국야쿠르트 제공)제품화에 성공하고 윌 판매가 시작되자 한국야쿠르트 중앙연구소에는 다음과 같은 소비자들의 문의 전화가 이어졌다는 에피소드도 전한다. “차조기는 어느 나라 생선인가요?”차조기의 명칭이 흡사 참조기, 백조기 등 일반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생선 명칭과 비슷해서다. 소엽이라고도 불리는 차조기는 들깨와 닮은 쌍떡잎식물 통화식물목 꿀풀과의 한해살이풀이다. 조선시대 의서 ‘동의보감’에 따르면 차조기는 발한, 진해, 해열, 지열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윌’ 마셜 박사, 노벨의학상으로 ‘노벨상 발효유’ 별칭위 건강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부원료도 인기 비결이다. 윌은 면역력 증진을 위해 항체를 함유한 난황을 특별한 기술로 가공해 사용했다. 난황은 헬리코박터균을 닭에 주입하면 모자 보호 본능으로 달걀 노른자에 항체가 생기는 기전이다.문제는 맛이었다. 기능성을 생각해 여러 부원료를 첨가했더니 특유의 씁쓸한 맛이 강해졌다. 세간에 ‘몸에 좋은 것이 입에 쓰다’는 말이 있다고는 하지만, 상품성과 대중성을 위해서는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원유(原乳) 함유 비중이 높아 텁텁한 끝 맛도 개선해야 했다.한국야쿠르트 중앙연구소는 각종 과일과 채소 등 소재를 가리지 않고 맛 개선을 위한 다양한 배합을 반복했다. 연구를 거듭한 끝에 매실과 배과즙 조합을 첨가해 누구라도 먹기 편한 지금의 상큼하면서도 달달한 맛을 만들어 냈다.윌의 빠른 대중화에는 노벨(Nobel)생리의학상을 수상한 호주 병리학자 베리 마셜(Barry J. Marshall) 박사의 역할도 있었다.한국야쿠르트는 윌 출시 후 인지도와 신뢰성 제고를 위한 제품 모델을 찾던 중 마셜 박사를 적임자로 낙점했다. 마셜 박사는 호주 헬리코박터파일로리재단 이사장으로 재직하면서 헬리코박터균을 처음으로 발견하고 배양에 성공한 인물이었기 때문이다.출시 이듬해인 지난 2001년 한국야쿠르트 광고팀은 섭외를 위해 호주로 가서 마셜 박사를 만나 유산균을 이용한 윌 제품의 헬리코박터균 억제와 임상실험 결과치를 설명했다. 마셜 박사는 광고 모델 출연료는 재단 운영 기금으로 활용하겠다며 선뜻 응했다.마셜 박사를 주인공으로 한 TV CF는 2001년 5월 첫 방영됐고, 윌의 효능이 효과적으로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의 선호도와 매출 신장을 끌어올렸다.이후 마셜 박사의 연구는 헬리코박터균이 위산 때문에 위 안에서 서식할 수 없다는 당시 학계의 지배적 의견을 뒤집고, 2005년 10월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이후 윌은 ‘노벨상 발효유’라는 별칭을 얻으며 급격한 성장세를 그렸다. 2000년 9월 출시 이후 2005년 5월까지 누적 10억개 판매가 이뤄지면서, 식품 업계 내 ‘1000원짜리’ 단일 제품으로 매출 1조원을 기록한 ‘빅히트’ 제품으로 기록됐다.
- [손태호의 그림&스토리]<6>"네 올가미에 네 목이 걸리리라"
- 정선이 1729년에 그린 ‘의금부’. 종이에 엷게 색을 올린 수묵채색화다. ‘조선의 화성’이라 불린 진경산수화의 대가가 그린 기록화로 의미가 큰 작품이다. 그럼에도 정선만의 장기를 살린, 여느 금오계첩과는 확실히 다른 운치 있는 묘사가 곳곳에 박혀 계회도의 격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34.5×46.5㎝, 개인소장.혹독한 세상살이에 그림이 무슨 대수냐고 했습니다. 쫓기는 일상에 미술이 무슨 소용이냐고 했습니다. 옛 그림이고 한국미술이라면 더했습니다. 하지만 우리 사는 일을 돌아보면 말입니다. 치열하지 않은 순간이 어디 있었고, 위태롭지 않은 시대가 어디 있었습니까. 한국미술은 그 척박한 세월을 함께 견뎌온 지혜였고 부단히 곧추세운 용기였습니다. 옛 그림으로 세태를 읽고 나를 세우는 법을 일러주는 손태호 미술평론가가 이데일리와 함께 그 장면, 장면을 들여다봅니다. 조선부터 근현대까지 시공을 넘나들며, 시대와 호흡한 삶, 역사와 소통한 현장에서 풀어낼 ‘한국미술로 엿보는 세상이야기’ ‘한국미술로 비추는 사람이야기’입니다. 때론 따뜻한 위로로 때론 따가운 죽비로 매주 금요일 독자 여러분을 아트인문학의 세계로 안내합니다. <편집자주> [손태호 미술평론가] 지난해에 이어 여전히 언론의 정치면을 뜨겁게 달구는 뉴스는 법무부와 검찰의 공방입니다. 행정부에 소속된 같은 계열 상하 조직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비난하는 것도 모자라 고소·고발까지 하는 모습은 참 어이가 없습니다. 두 조직 간의 충돌이 복잡해 보이지만 본질은 권력다툼입니다. 그 권력다툼 한가운데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일명 ‘공수처’라는 조직이 있습니다. 법무부는 공수처를 통해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지고 있던 검사의 권한을 축소하고자 하고 검찰은 자신의 권한 약화를 우려해 반발하고 있습니다. 힘겨운 하루를 살고 있는 서민이나 생존의 벼랑 끝까지 몰려 있는 자영업자가 볼 땐 정말 한심스러운 광경입니다. 국민 입장에서는 어떤 결론이 나든 살림 형편이 크게 달라질 게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을 보면서 생각나는 조선시대의 관청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사법기관인 ‘의금부’(義禁府)입니다. 의금부는 고려시대 말 원나라가 고려의 내정간섭을 위해 설치했던 감찰기관인 순마소(巡馬所)에서 시작했습니다. 그 후 치안유지와 친위군으로 역할이 바뀌었다가 조선 건국 후 태종 때 의금부로 명칭이 바뀐 뒤 조선 말 갑오경장 때까지 존재했던, 국왕직속 사법전담기관이었습니다. 의금부는 왕명을 직접 받아 죄인 체포부터 심문, 형벌 집행까지 수행했던 조선 최고의 권력기관이었습니다. 그런 의금부를 ‘조선의 화성’ 겸재 정선(1676∼1759)이 붓을 들어 그린 그림이 있습니다. ‘의금부’(1729)입니다. ◇의금부에 버드나무 우거진 배경은…화면 자욱한 안갯속에 의금부 건물이 있고 그 주변으로 민가들이 보입니다. 오른쪽 위로는 멀리 산이 있고 그 중간에는 안개가 내려앉은 듯 묘사를 생략했습니다. 건물은 네모난 구역에 담장을 세웠는데 오른쪽이 대문이고 그곳으로 들어와 마당을 지나면 중앙에 ‘ㄴ’자형의 배치가 보입니다. 그중 세로로 긴 건물이 중심인데, 위쪽부터 판서가 있는 동아방, 대청, 낭청방이 이어져 있습니다. 대청 중앙에서 대문 방향으로 툭 튀어나온 곳은 ‘호두각’(虎頭閣)이라 불리던, 다른 관청에서는 볼 수 없는 특별한 장소입니다. 바로 죄인을 심문하고 공초를 받던 곳으로 의금부의 상징적인 공간입니다. 중심 건물과 붙어 있는 아래쪽 가로 건물은 경범죄인을 가두는 서간이고 위 담장 쪽 건물은 중죄인을 다뤘던 동간입니다. 그림 하단에 별도 담장으로 구획한 건물은 ‘부군당’(附君堂)이란 곳입니다. 여기선 관아의 수호신을 모셔놓고 복을 빌었는데 조선시대에는 관아별로 이런 부군당이 있었습니다. 중심건물 뒤로는 방형 연못이 있고 곳곳에 큰 버드나무 여러 그루를 심어놨습니다. 매를 때릴 때 사용하는 곤장은 보통 버드나무로 만드는데 의금부에 버드나무가 심겨져 있으니 연관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정선의 ‘의금부’(1729) 중 ‘호두각’을 클로즈업했다. 죄인을 심문하고 공초를 받았던 곳으로, 다른 관청에서는 볼 수 없던 의금부의 상징적인 공간이다.조선전기 문신 유성원(1428∼1466)의 ‘의금부제명기’(義禁府題名記)에 따르면 의금부는 특수조직으로, 반역사건이나 처결이 어려운 사건만을 담당했다고 합니다. 형조가 일반인 범죄를 다뤘고, 포도청이 도둑·강도·야간순찰 등을 맡은 데 비해 의금부는 양반·관리 등 사회지도층에 대한 비리나 대역죄, 강상죄 같은 사회질서를 위협하는 중죄를 다뤘습니다. 주로 왕의 명령을 받아 왕권을 위협하는 반대세력을 제거하는 왕실친위대 역할을 수행해 ‘왕부’(王府)란 별칭으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그 외에도 미제사건이나 중대사건의 최종판결도 맡았습니다. 오늘날 행정조직으로 보면 공수처와 대검찰청, 국가정보원의 일부 역할을 합치고 거기에 대법원의 역할까지 겸했으니 얼마나 막강한 권력을 가졌겠습니까. 인원은 판의금부사를 비롯한 당상관 3명과 낭청·서리·나장으로 구성됐는데 그중 의금부도사인 10명의 낭청이 실제 실무를 책임지는 중요한 직책입니다. 의금부도사는 ‘금오랑’(金吾郞)이라 부르기도 했는데 신입 낭청이 들어오면 ‘신참을 면하게 하는 의식’인 면신례를 꼭 시행했습니다. 이는 신입 도사가 선배들을 대접하는 일종의 신고식으로 이때 반드시 준비해야 하는 게 있는데, 모임을 기념하는 화첩인 ‘금오계첩’(金吾契帖)을 만들어 선배 낭청 모두에게 선물해야 했던 것입니다. 지금도 공무원이 되면 선배들에게 떡을 돌리는 관행이 있어 떡 때문에 조직생활에 문제가 생긴다는 이야기도 합니다만, 면신례의 전통이 지금껏 이어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한 가지 후대에게 다행인 건 이런 관행 덕분에 금오계첩이 꽤 많이 만들어져 당시 의금부에 대한 많은 정보를 전해주고 있다는 겁니다. 정선이 그린 ‘의금부’ 역시 금오계첩입니다. 그림 오른쪽 위에 ‘의금부’란 제목과 서명을 적어뒀습니다. 아마 이 작품과 같은 그림 10장을 그려 낭청에게 나눠줬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선비화가인 정선이 왜 굳이 금오계첩을 그렸을까요. 그 이유는 한때 의금부도사로 발령받았기 때문입니다. 이 그림의 별지에 올린 참석자 명단에도 정선의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정선은 41세에 처음으로 관료가 됐지만 과거시험이 아닌 추천이었습니다. 이를 음직(蔭職)이라 합니다. 그래서 별지 이름 아래에 다른 사람들은 ‘무과’ ‘사마’ 등 과거시험에 대한 기록이 있지만 정선의 이름 아래는 ‘병진’이라고 태어난 해만 적어 뒀습니다. ◇기록화도 산수화처럼…‘계회도’의 격을 높여 정선은 관직에 오른 후 관상감 교수, 조지서, 사헌부, 하양현감, 한성부 주부를 지냈습니다. 그리고 1729년 종6품 의금부도사가 됐습니다. 정선의 의금부도사 임명은 새로 즉위한 영조가 자신의 그림 스승인 정선을 예우한 조치였을 겁니다. 그렇게 새롭게 의금부도사가 됐으니 면신례를 위한 금오계첩을 제작해야 하는데 아무리 기록화라 할지라도 아마추어처럼 그릴 순 없지 않았겠습니까. 의금부의 위치는 지금 서울 종로1가 SC제일은행 본점자리였습니다. 대부분 금오계첩은 현재 영풍문고와 종각, 다시 말해 남쪽에서 바라본 모습이거나 건물 설계도처럼 위에서 내려다본 시점으로 그려졌습니다. 그러나 정선은 서쪽, 광화문 사거리 공중에서 동쪽으로 바라본 모습으로 그렸습니다. 방향을 생각하면 저 멀리 보이는 산은 아차산일 것입니다. 비록 단순 기록화지만 자신의 장기를 살려 색다르고 운치 있게 그려 계회도의 격을 높였습니다. 다만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하고 흥이 나면 붓부터 들었던 예술가가 죄인을 심문하고 추국하는 일을 했다니 상상이 되질 않습니다. 적성에 맞지 않아서인지 정선은 얼마 못 가 의금부도사 직을 그만두게 됩니다. 다른 이가 그린 ‘금오첩’(1739)도 한 번 들여다볼까요. 정선의 ‘의금부’ 이후 10년 뒤에 그려진, 작자 미상의 ‘금오첩’입니다. 방향으로 보아 지금의 종각 공중에서 바라본 모습입니다. 청사와 주변의 실경을 충실히 묘사했는데 아마 정선의 진경산수화가 크게 유행하던 시기였기 때문일 겁니다. 건물의 형태와 배치도 정선의 그림과 거의 동일합니다. 청사는 반측면으로 바라보는 정면사선투시를 사용해 입체감과 공간감을 높였고, 낭청의 의금부도사들은 상공에서 바라본 모습으로 그려 현장감도 놓치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 기록화 범주치고는 꽤 감상할 맛이 나는 그림입니다. 1739년에 그려진 작자 미상의 ‘금오첩’. 정선의 진경산수화가 크게 유행하던 시기를 반영한 듯 청사와 그 주변을 충실히 묘사한 실경이 돋보인다. 청사 안에 들인 10명의 낭청이 눈길을 끈다. 종이에 엷게 채색해 완성했다. 30.5×20㎝, 고려대박물관 소장.의금부는 조선의 떠들썩한 사화와 옥사에 대부분 관련돼 있습니다. 단종복위운동으로 처형된 사육신, 이후의 다산 정약용, 추사 김정희도 바로 이곳 의금부에 끌려와 저 호두각 앞에서 심문을 받았을 것입니다. 조선의 많은 시국 사건들은 임금과 신하, 신하와 신하 사이의 권력다툼이며 반대세력을 제거하는 방식입니다. 그러나 의금부를 이용해 정적을 제거한 당파도 결국 의금부 오랏줄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유성원이 ‘의금부제명기’를 지을 때만 해도 자신이 나중에 의금부에 의해 추살돼 사육신의 한 명으로 이름을 올릴지 몰랐을 것입니다. 권력투쟁이란 그런 것입니다. 상대를 옥죄는 도구에 결국 자신도 자유롭지 못합니다. 대한민국에서 지금 벌어지고 있는 모습이 우려스러운 이유입니다. 아무쪼록 차분하고 평화롭게 사법개혁을 마무리하길 기대해 봅니다. ※ 금오계첩 흔히 ‘금오계첩’을 말할 땐 둘 중 하나다. 일반명사인 ‘금오계첩’과 고유명사인 ‘금오계첩’. 일반적으로는 ‘조선후기 의금부에서 근무하던 관원들의 모임을 그림과 글로 기록해 둔 책자’를 통칭해 금오계첩이라고 했다. ‘금오첩’으로 줄여 부르기도 했다. 1714년에 제작한 금오계첩, 1817년(순조 17년)에 제작한 금오계첩 등 시대와 시기별로 폭넓게 제작됐다. 고유한 것으론 겸재 정선이 그린 시화첩이 있다. 1742년 의금부 관헌들의 계회 장면과 참석자들의 시문을 모아 엮은 책자의 제목이 ‘금오계첩’이다. 당시 의금부도사였던 심사주는 서문에 “새로 의금부에 입사한 이시중을 환영하고 서로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 음력 3월 17일 인왕산 계곡의 필운대에 모여 술과 시를 즐겼다”고, 또 “이를 기념하기 위해 당대 제일의 화가인 정선에게 부탁해 그림으로 그리고, 당대 제일의 서가 이의병에게 부탁해 참석 계원들이 읊은 시를 글씨로 쓰게 했다”고 썼다. 정선이 금오계첩으로 ‘의금부’를 그린 뒤 13년 후에 제작한 것이다. 66세의 정선이 그린 계회 장면은 이전의 기록화적인 특성과는 달리 감상화적인 성향이 짙다. 남산과 성안의 전경을 조망해 특유의 실경산수화를 들여다보는 듯하다. △손태호 미술평론가는… 30대 중반 도망치고 싶던 때가 있었다. 세상살이가 버겁고 고달파서. 막막하던 그 시절, 늘 그렇듯 삶의 퍼즐은 우연을 가장한 필연으로 풀렸다. 그즈음 눈에 띈 옛 그림이 우연이었고 그 흔적을 좇아 미술관·고서화점 등을 누비고 다닌 게 필연이었다.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에 찍힌 인장 ‘장무상망’(長毋相忘·오래도록 서로 잊지 말자)을 보고 어째서 ‘그림이 삶, 삶이 그림’이라 하는지 깨달았다.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과학도의 길은 그날로 접혔다. 동국대 대학원 미술학과로 진학해 석·박사학위를 받은 뒤 한국미술 전문가가 됐다. 조선회화·불교미술에 기둥을 세우고 그 안에 스민 상징 같은 ‘옛 그림’은 거울로 곁에 뒀다. 지금은 한국문화예술조형연구소 학술이사로 있으면서 이론·현장을 연결한 연구, 인물·지리·역사를 융합한 글과 강연에 매진하고 있다. 저서로 ‘조선불상의 탄생’(한국학술정보·2020), ‘다시 활시위를 당기다’(아트북스·2017), ‘나를 세우는 옛 그림’(아트북스·2012) 등이 있다.
- [밑줄쫙!] 2021 공동주택 공시가격안 발표...공시가 쇼크
- 읽고 싶은 기사를 포털에서 골라보는 시대. 쏙쏙 이해하고 있나요? 항상 요약을 찾아 나서는 2030 세대를 위해 준비했습니다. 어제의 뉴스를 지금의 언어로 쉽게 전하는 시간. 밑줄 쫙, 집중하세요! 세종시 1생활권 아파트 모습. (사진=뉴스1)첫 번째/2021 공동주택 공시가격안 발표...공시가 쇼크공동주택 공시가격이 평균 19.08% 상승했습니다. 세종시는 약 70.68% 올랐고 경기지역은 23.96%, 서울지역은 19.91% 올랐어요. 이에 따라 보유세와 건강보험료도 연쇄 인상됩니다.◆공시가 20%가까이 급등국토교통부는 15일 ‘2021년 공동주택 공시가격안’을 발표했어요. 발표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평균 19.08% 상승합니다. 지난해 상승률(5.99%)과 비교하면 어마어마한 상승세죠?공시가격은 정부가 매년 전국의 토지와 건물을 조사해서 발표하는 부동산 가격을 말해요. 정부는 시세를 반영해서 공시가격을 정해요. 시세는 부동산이 실제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이고, 공시가격은 정부가 조사·산정해 공개하는 가격인거죠.공시가격은 왜 급등했을까요? 시세가 높아졌기 때문이에요. 공시가격은 시세에 현실화율을 곱해서 산출한답니다. 현실화율은 70.2%로 지난해 69%에서 1.2%포인트 증가했는데, 시세가 높아졌으니 공시가격도 급등한 것입니다. 전국에서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은 곳은 세종시에요. 무려 70.68%가 오른답니다.◆보유세 폭탄 현실화공시가격이 올라가니 ‘보유세 폭탄’도 현실화되었어요. 공시가격은 보유세를 정할 때 기준이 돼요. 보유세는 납세의무자가 갖고 있는 부동산에 부과하는 조세입니다.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가 보유세에 속하죠. 예를 들면 마포 1주택 보유세는 247만원에서 376만원으로 52% 뛴다고 합니다.보유세 부담이 크게 늘면서 보유세를 피하기 위한 급매물이 부동산 시장에 나올지 관심이 쏠리고 있어요. 보유세 부담이 최고조에 이르면서 매도냐 보유냐 결정의 갈림길에 선거죠. 그런데 한편에서는 보유세 폭탄이 예견된 일이기 때문에 시장에 큰 충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답니다.◆건강보험료 인상, 은퇴자 2만 명 건보료 월 12만원 새로 내야공시가격이 올라가니 건강보험료도 오른답니다. 공시가격은 건강보험료와 기초연금 등의 사회복지에도 사용되기 때문이에요. 건강보험 지역가입자 127만 세대의 건강보험료가 오른답니다.직장인 피부양자(직장에 다니는 가장의 수입에 의존해 생계를 유지하는 가족 구성원)로 등재된 은퇴자 2만 여명이 월 12만원가량의 건강보험료를 새로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사진=연합뉴스)두 번째/김여정 “3년 전의 따뜻한 봄날 돌아오기 어려울 것”...한미훈련 비난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한미연합훈련을 비판하는 개인 담화를 냈습니다. 이에 따라 남북관계에 따뜻한 봄날이 오기 어려워졌어요. 김여정 부부장은 바이든 행정부에도 경고하는 메시지를 덧붙였습니다.◆한미연합훈련 맹비난김여정 부부장은 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개인 담화를 냈어요. "남조선 당국이 8일부터 우리 공화국을 겨냥한 침략적인 전쟁연습을 강행하는 길에 들어섰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했죠. 이는 지난 8일부터 진행 중인 한미연합훈련을 비난하는 내용이에요. 김 부부장의 대남 비난 담화는 지난 1월 12일 이후 약 2개월 만입니다.또 "남조선 당국과는 앞으로 그 어떤 협력이나 교류도 필요 없으므로 금강산국제관광국을 비롯한 관련 기구들도 없애버리는 문제도 검토하고 있고 이러한 중대조치들은 이미 우리 최고수뇌부에 보고드린 상태"라고 말했어요.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드러낸 거죠.◆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언급도 덧붙여이날 담화에는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언급도 있었어요. “앞으로 4년간 발편잠(근심걱정 없이 마음놓고 편안히 쉬는 잠을 뜻하는 북한말)을 자고 싶은 것이 소원이라면 시작부터 멋없이 잠설칠 일거리를 만들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바이든 행정부가 대북정책 관련 한미일 공조를 강조하고, 북한 인권 문제 등을 언급했었는데요. 이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됩니다. 게다가 미국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의 방한을 앞두고 나온 메시지라 주목됩니다. 영화 '미나리' 포스터 (사진=네이버 영화)세 번째/윤여정 아카데미 후보 지명...‘미나리’ 6개 부문 노미네이트배우 윤여정이 영화 ‘미나리’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습니다. 한국 배우로는 처음인데요. 아카데미상을 주관하는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가 발표한 후보 명단에서 ‘미나리’는 총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었습니다.◆윤여정 아카데미 후보 지명...한국 최초배우 윤여정이 다음 달 25일 열리는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재미교포 2세 정이삭 감독의 영화 ‘미나리’로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습니다. ‘미나리’는 1980년대 미국 아칸소로 이주한 30대 부부가 농장을 일구며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는 이야기입니다. 이 영화는 브랜드 피트의 플랜B 엔터테인먼트와 A24가 공동제작했죠.윤여정은 1966년 TBC TV 탤런트 공채로 데뷔했어요. 소위 작가주의 영화에서 진취적이고 개성 있는 아우라를 뽐냈습니다. ‘하녀, ’돈의 맛‘, ’다른 나라에서‘ 등으로 칸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수차례 밟았고 ’죽여주는 여자‘로 캐나다 판타지아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습니다.◆’미나리‘ 아카데미 6개 부문 노미네이트’미나리’는 작품상, 남우주연상(스티븐연), 감독상, 각본상(이상 정이삭), 음악상(에밀 모세리) 등 총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었습니다.골든글로브에서는 영어 비중을 따지기 때문에 ‘미나리’가 작품상 후보에 들지 못했죠. 그런데 아카데미는 그런 제한 없어 후보 지명이 기대됐었죠.지난해 아카데미 4관왕을 차지한 ‘기생충’에 이어 2년 연속 한국계 감독, 배우가 오스카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되었어요. 윤여정, 한예리, 정이상 감독, 스티븐 연, 아역배우 앨런 김과 노엘 케이트 조는 모두 한국계랍니다./스냅타임 안소연 기자
- 코로나 시대, 국민 10명 중 3명 ‘걷기여행’ 즐겼다
- 소백산 자락길 6구간(사진=한국관광공사)[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코로나19로 인해 지난해 걷기여행 인구는 소폭 감소했지만, 걷기여행에 대한 관심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11일 발표한 ‘2020 걷기여행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걷기 여행 참여 비율은 33.2%로 지난해보다 3.8%포인트 줄었다. 코로나 이후 걷기여행에 대한 관심도는 ‘증가함’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43.3%를 기록했다.걷기여행 실태조사는 국민들의 걷기여행 트렌드와 이용 행태 분석을 위해 2018년부터 매년 실시 중인 것으로, 이번 조사는 지난해 12월 11일부터 24일까지, 만 15세 이상 전 국민 2000 명을 대상으로 온라인과 전화조사로 진행했다.걷기여행에 참여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시간이 없어서’(43.5%)가 가장 많았다. ‘위험할 것 같아서’(28.9%)와 ‘코로나19 때문에’(27.1%) 등 위험에 대한 지각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성별·연령별 걷기여행 경험률은 남성(2.2% 포인트)보다 여성(5.3% 포인트)의 감소폭이 컸고 40대 이상에서 8.1%포인트 감소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70세 이상 경험률은 2019년보다 18.1%포인트 감소한 5.8%에 그쳤다. 반면 30대 이하에서는 오히려 2019년 대비 3.0%포인트 늘었다.걷기여행 동반자 수는 2019년 4.57명에서 2020년 3.27명으로 줄었다. 동반자 유형은 가족단위 비율이 60.1%로 2019년 50.8%보다 9.3%포인트 증가했다. 숙박시설은 호텔과 펜션 이용률이 2019년보다 각각 8.1%포인트와 5.8%포인트 증가했고, 1인당 평균소비액은 2019년 10만 2631원에서 2020년 11만 3776원으로 늘어났다.코로나19 시대 선호하는 야외관광지로 ‘걷기여행길’(50.4%)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공원(42.5%), 산(34.5%), 바다(33.8%), 캠핑장(20.3%)이 뒤를 이었다. 585개 걷기여행길 중 지난 1년간 가장 많이 방문한 곳은 제주올레였다. 제주올레는 2018년 실태조사 이후 3년 연속 방문 비율이 가장 높은 곳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도 방문 비율이 전년 대비 9%포인트 늘어났다. 부산갈맷길(8.8%), 한라산둘레길(8.1%), 남파랑길(7.2%), 해파랑길(6.5%)이 그 뒤를 이었다. 가장 필요로 하는 정보는 ‘추천 걷기여행길’(50.4%)과 ‘맛집’(45.2%) 정보였다.정용문 한국관광공사 레저관광팀장은 “올해는 코로나 블루를 극복할 수 있는 치유여행으로서 걷기여행을 활성화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들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 [여행] '산멍' 또 '물멍', 신선놀음 따로 있나
- 수승대 둘레길에서 본 수승대[거창(경남)=글·사진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위로와 격려가 필요한 시기다. 1년 넘게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웰니스’(Wellness)를 내세우는 지자체가 많아진 것도 이 때문. ‘웰니스’는 웰빙(Well-being)과 건강(Fitness)의 합성어다. 신체적·정신적·사회적 건강이 조화를 이루는 상태를 말한다. 지친 현대인을 위한 적절한 여행법이기도 하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현재 상황이 완화된다고 하더라도 한동안 유념해야 할 사항임이 틀림없다. 조금씩 일상을 되찾는다 해도 한동안 평소와 같은 방식의 여행은 곤란하다는 말이다. 산 좋고, 물 좋은 경남 거창은 웰니스로 최적의 고장. 한 시절 나대며 살던 고관대작들도, 은둔해 유유자적하던 선비들도 이곳에서 풍류를 즐겼을 정도다. 옛 선비들의 발자취를 따라 거창으로 향한다. 무엇보다 인파로 붐비는 위락지가 아닌 자연을 호흡할 수 있는 곳이다.◇옛선비들도 웰니스하며 즐기던 곳 ‘수승대’거창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곳은 수승대(搜勝臺)다. 거창읍에서 서북쪽으로 약 16km 떨어진 곳에 자리하고 있다. 정확한 위치는 위천면 황산리 황산마을 앞 구연동이다. 남덕유산의 남쪽 자락에 펼쳐진 계곡으로, 예부터 수려한 계곡 풍경 때문에 명소로 이름난 곳이다. 수승대는 물길 가운데 거북을 닮은 바위섬을 가리키는데, 이를 칭송하는 시문과 선비들의 이름이 바위에 빼곡히 새겨져 있다.원래 이름은 수송대(愁送臺)였다. 신라와 백제가 사신(또는 중국 사신)을 배웅하던 장소에서 유래했다. 사신이 돌아오지 못할 것을 근심했다 해서 근심 수(愁)와 보낼 송(送)을 썼다. 이후 1543년 퇴계 이황이 이곳을 지나면서 그 내력을 듣고 발음이 비슷한 ‘수승대’(搜勝臺)로 이름을 바꾸었다고 전해진다.수승대관광지 주차장에서 계곡을 따라 오르면 구연서원과 관수루가 눈에 들어온다. 구연서원은 신권 선생을 모신 서원이고, 관수루는 구연서원의 정문 역할을 하는 곳이다. 관수란 ‘맹자’에 “흐르는 물은 웅덩이를 채우지 않고는 다음으로 흐르지 않는다”는 문구에서 따온 이름. 군자의 학문은 이와 같아야 한다는 뜻에서 ‘관수루’란 이름을 지었다.거북바위는 관수루 옆 계곡에 자리하고 있다. 바위 위에는 소나무들이 자라고 있는데, 신권 선생이 심은 소나무로 알려져 있다. 바위에는 한자가 빼곡하게 새겨져 있는데, 퇴계 이황의 시와 임훈의 화답시도 있다.옛 선인들이 즐겨 찾아 풍류를 즐겼던 수승대, 거대한 바위 모양이 마치 거북이를 닮았다고 해서 ‘거북바위’로도 불린다.수승대 앞 너럭바위에는 옛 선인들이 남긴 글씨로 빼곡하다. 벼루를 갈던 바위라는 뜻의 ‘연반석’과 붓을 씻던 자리인 ‘세필짐’, 막걸리를 마셨다는 ‘장주갑’ 등등. 새겨진 글씨 중에는 유독 임씨와 신씨의 이름이 많은데, 대부분은 이 주변에 터를 잡았던 퇴계 이황과 교유하던 임훈과 신권의 후손들이다.구연교 다리를 지나면 ‘요수정’(樂水停)이라는 정자가 눈앞에 들어온다. 신권 선생이 풍수를 즐기고, 때로는 제자를 가르친 곳이다. 정면 3칸, 측면 2칸의 규모로 자연암반을 그대로 초석으로 이용했다. 정자의 마루는 우물마루 형식이고 사방에 계자 난간을 둘렀다. 수승대 주변은 솔숲으로 가득하다. 소나무는 휘감겨 오르는 몸의 곡선과 비늘로 갈라진 껍질이 꿈틀거리는 한 무리의 용들과 닮았다. 기기묘묘한 암릉 사이에 들어선 우두산 출렁다리◇소머리에 얹힌 다리 위에 오르다기기묘묘한 암릉 사이에 들어선 우두산 출렁다리거창은 산 깊고 물 맑은 고산 천국이다. 해발 1000m가 넘는 고산을 무려 26개나 품었다. 거창과 합천 경계에 솟은 우두산(1046m)도 그중 하나다. 기기묘묘한 암봉이 이어지는 우두산은 상상 속 무릉도원을 연상케 할 만큼 산세가 아름답기로 유명하다.최근 우두산에 명물이 하나 더 늘었다. 지난해 5월 개장한 ‘Y자형 출렁다리’다. 해발 620m에 설치된 출렁다리는 이름처럼 깎아지른 협곡을 세 방향으로 연결한 국내 유일의 산악 보도교다. 지상 높이 60m, 총 길이 109m다. 출렁다리를 만나기 위해서는 발품을 좀 팔아야 한다. 해발 620m까지 두 발로 올라야 하기 때문. 그렇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들머리인 고견사주차장이 550m에 있기 때문이다. 여기까지 차를 타고 편하게 오를 수 있다는 말이다. 주차장에서 우두산 출렁다리까지는 높이 약 70m에 불과하다. 거리도 500m 정도로, 어른 걸음으로 10분쯤 걸린다. 가는 길도 그렇게 가파르지 않고, 턱 낮은 나무 계단이 있어 노약자나 아이도 부담없이 걸을 수 있다.Y자형 출렁다리는 등산로가 상봉과 마장재로 갈리는 지점에 있다. 주탑 없이 난간의 와이어가 다리를 지탱하는 무주탑 현수교. 위험해보이지만, 의외로 안전하다. 최대 하중 60t에 달한다. 75kg 어른 800명이 동시에 올라서도 견딜 수 있다는 말이다. 출렁다리의 매력은 역시 ‘스릴’이다. 압권은 바닥을 마감한 격자형 강철 소재, 스틸 그레이팅. 걸어본 사람은 안다. 구멍 숭숭 뚫린 이 바닥이 얼마나 오금 저리게 하는지. 아래에서 위로 부는 골바람은 Y자형 출렁다리 스릴의 화룡점정이다. 세 다리가 만나는 지점은 우두산의 절경을 두 눈에 담기 가장 좋은 장소다. 눈앞에 늠름한 장군봉, 발아래 덮시골폭포가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주차장 입구에 자리한 산림치유센터는 거창군에서 추진하는 거창항노화힐링랜드의 중심이 되는 곳이다. 건강측정실과 온열치료실, 대형 강당과 다도체험실 등도 있다. 조만간 숙박시설도 오픈한다. 숙박이 가능한 산림휴양관과 숲속의집, 자생식물원 등도 올해 완공할 예정이다. ◇여행메모▲맛집= 수승대관광지에 자리한 다우리밥상은 거창에서 제법 이름난 토속음식점이다. 청국장, 고추간장, 젓갈장과 다양한 나물류가 반찬으로나온다. 돌솥밥은 수승대 지하수와 피부에 좋은 아로니아를 넣고 7분간 끓여 나오는데, 구수한 청국장과 고추간장을 함께 비벼 먹으면 별미다. 메뉴는 여러가지지만, 다우리(반상)가 가장 무난하다. 돌솥밥과 생선구이, 불고기, 청국장, 쌈야채, 그리고 제철 반찬 12가지와 황태미역국이 나오는데 2인부터 주문이 가능하다.▲잠잘곳=거창과 인접한 합천에는 천혜의 숲과 물이 조화를 이룬 합천의 명품 유원지인 오도산 자연휴양림이 있다. 해발 1134m 오도산 북쪽 자락 기슭에 자리하고 있어 거리 두며 머물기 좋은 곳이다. 해발 700m 이상 고산지대에 있어 산림욕(피톤치드)을 누리기에도 최적이다. 휴양림에는 가성비 좋은 숲속의 집 24동이 있어 누구나 편하게 쉬어갈 수 있다. 휴양림 내 울창한 숲에서는 계곡을 거슬러 산을 오르는 산행도 할 수 있다.기기묘묘한 암릉사이에 들어선 우두산 출렁다리
- 설마 마스크 때문에...바짝바짝 마른 입안 ‘구강건조증’ 의심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병원에서 병동보조인력으로 근무하는 52세 여성 A씨는 최근 입이 자주 말라 말하기도 어렵고 식사 시에는 통증 때문에 입맛마저 떨어져 걱정이 크다. 처음에는 코로나19로 인해서 마스크를 착용하는 시간이 길어진 탓으로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신경 써서 물도 자주 마시고 양치도 자주하면서 관리를 하는 데도 건조함이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입 냄새마저 나는 것 같아 다른 사람과 말하는 것도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다. A씨처럼 이유 없이 입안이 마른다면 ‘구강건조증’을 생각해 봐야 한다. 우리 입안의 침은 중요하지 않은 것 같지만 윤활작용을 통해 음식물이 서로 잘 섞이고 덩어리지게 만들어 잘 삼킬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한 치아 및 구강 점막을 보호하는 것은 물론 침 속 항균 물질을 통해 미생물을 조절하고 자정작용으로 구강을 깨끗하게 하는 등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이처럼 인체에 없어서는 안 될 역할을 수행하는 침의 분비가 원활하지 않게 되면 입안이 마르고 이로 인해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를 구강건조증이라 한다. 흔히 나타나는 증상으로 입안이 말라 ▲음식물을 삼키기가 어려운 경우 ▲말하기 힘든 경우 ▲자다가 자주 깨서 물을 찾는 경우 ▲입안 점막에 통증이나 불편감이 있는 경우 ▲음식 맛을 잘 느낄 수 없는 경우 ▲구취 등이 있다.‘구강건조증’의 대표적인 원인은 약물 복용이다. 약 600여 종의 약물이 구강건조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알레르기 치료에 사용되는 항히스타민제와 불면증이나 우울증 등을 치료하는 정신신경계 약물은 구강건조증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흔히 젊은 층보다 고령에서 많이 발생하는 구강건조증을 노화 현상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그보다는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다양한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섭취하는 약물이 늘어나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구강건조증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먼저 구강검사를 통해 충치, 치주염, 구강 점막, 혀 등의 상태를 파악하며 타액분비율 측정을 시행한다. 침 분비가 분당 0.1ml 이하일 경우 구강건조증을 의심해보아야 한다. 경우에 따라 쇼그렌증후군 등 타 질환과의 감별을 위해 소타액선 조직검사나 CT, 타액선 스캔 등을 실시할 수도 있다. 원인 질환이 있을 경우 해당 질환에 대한 치료가 시행되어야 하며, 상태에 따라 침 분비 촉진을 돕는 약물이나 건조함을 완화하기 위한 인공 타액 등을 사용한다.대동병원 치과센터 성지윤 과장은 “입안이 건조할 경우 일상생활이 불편한 것은 물론 충치, 치주염, 구취, 구강 칸디다 등 구강질환에도 영향을 주는 만큼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입이 마르다고 해서 단순 구강건조증으로만 의심할 수 없고 쇼그렌증후군, 당뇨, 빈혈 등의 다른 원인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침 분비가 감소할 경우 가까운 치과에 내원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구강건조증 예방을 위해서는 입이 마르지 않도록 자주 물을 마시도록 하며 가습기 등을 이용해 적정 습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흡연, 음주, 과로는 피하고 입안이 건조할 경우 충치가 발생하기 쉬우므로 당분 섭취를 줄이고 구강 청결에 신경 써야 한다.출처 클립아트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