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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배우의 드라마틱한 변신 도운 다이어트템은 '곤약밥'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는 드라마 ‘더 글로리’와 함께 곤약밥이 다이어트식으로 조명 받고 있다. 주연 배우가 캐릭터의 충실도를 높이기 위해 곤약밥으로 식단을 조절했다는 사실이 화제가 된 탓이다.사실 곤약은 체중조절용으로 인지도가 높은 식재다. 특히 젤리 형태로 가공된 곤약젤리는 다이어터 상비식의 대명사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그에 반해 곤약밥은 생소한 아이템으로 대중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부산365mc병원 박초롱 영양사의 도움말로 곤약밥의 효과와 다이어트 식단으로의 활용법 등에 대해 알아본다.◇ 묵, 젤리에서 쌀로…곤약의 변신은 무궁무진흔히 곤약하면 묵 형태의 물컹한 음식을 떠올린다. 하지만 곤약의 원천은 땅속 줄기식물의 일종인 ‘구약’이다. 구약을 가공한 곤약은 90% 이상의 수분과 식이섬유로 구성돼 있다.100g당 칼로리는 5㎉ 내외. 워낙 칼로리가 낮아 똑같은 양을 먹어도 자연스럽게 열량 조절이 가능해진다. 또한 수분을 흡수하면 팽창하는 곤약의 특성상 조금만 먹어도 물을 잔뜩 마신 듯 포만감을 느낄 수 있고, 위장에 머무는 시간도 길어서 과식을 예방할 수 있다 .곤약은 풍부한 식이섬유로 장 운동을 도와 다이어터가 피할 수 없는 변비 해소에 유리하다. 수분이 풍부해 적정량을 챙겨 먹으면 피부 보습에 도움이 된다. 영양 전문가들에 따르면 곤약 속에는 ‘글리코실세라마이드’가 다량 함유돼 있는데 이는 피부의 유연함과 보습력을 높이는 세라마이드 공급에 도움을 준다. 해당 성분은 쌀이나 밀에도 들어 있지만 곤약에서의 함유량이 단연 높다.묵이나 국수, 떡, 젤리 형태로 익숙하던 곤약의 또다른 변신은 쌀이다. 곤약쌀은 곤약을 쌀 모양의 알갱이 형태로 가공한 것으로 밥으로 지어 취식할 수 있다. 기존의 밥 짓는 방식과 동일하되 다만 곤약쌀을 ‘불린 쌀’로 생각해 일반 쌀보다 물을 적게 잡는 것이 포인트다. 완성된 곤약밥은 일반식으로 취식하거나 김밥, 리조또, 죽 등 다채롭게 활용할 수 있다.◇ 곤약밥에만 의존 시 영양 불균형 초래다만 곤약에는 영양소가 부족하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박초롱 영양사는 “기존의 쌀처럼 먹을 수 있지만 식이섬유와 수분이 전부라서 곤약밥 위주로만 식사할 경우 영양소가 매우 부족해 신체에 에너지 공급을 할 수 없다”며 “곤약밥은 보조적으로 함께 양질의 단백질, 채소를 곁들여 식사하는 게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100% 곤약쌀을 지어 먹는 것보다 곤약, 귀리, 현미 등과 섞는 것도 영양과 맛의 밸런스를 취하는데 도움이 된다. 앞서의 재료들을 6:2:2 비율로 섞어 밥을 지은 뒤 약한 불에서 누룽지 상태로 만들면 저열량 간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잡곡 없이 쌀과 곤약을 3:1 비율로 섞어 밥을 짓는 것만으로도 칼로리를 20% 줄일 수 있다.곤약은 다이어터에게 좋은 친구지만 모두에게 100% 맞을 수는 없다. 곤약 자체는 난소화성으로 체내에 흡수되지 않고 장으로 그대로 내려가는 식품이다. 곤약 속 ‘글루코만난’ 성분은 과하게 섭취할 경우 복부팽만, 복통, 장폐색, 설사, 위경련, 구토 등을 일으킬 수 있어 적정량을 섭취하면서 충분한 수분섭취가 필요함에 유의해야 한다.박 영양사는 “곤약으로만 식단을 꾸릴 경우 절대적인 칼로리 섭취량이 줄어들어 체중 감소가 가능하지만 저혈당, 영양실조 등을 초래할 수 있어 일반인이 다채로운 배역을 소화해야 하는 배우들처럼 무리하게 식단을 이어갈 필요는 없다”며 “살을 빼기 위해 단기간 곤약밥에만 집중한 식단에 의존하다 일반식으로 돌아갈 경우 자칫 요요현상을 겪을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 '사랑을 했다'에 전국 들썩…아이콘 '초통령' 등극 그 앨범[김현식의 서랍 속 CD]
-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가요계 현장 곳곳을 누비며 모아둔 음반들을 다시 꺼내 들어보면서 추억 여행을 떠나보려 합니다. [편집자 주]오늘 꺼내 들어본 서랍 속 CD는 그룹 아이콘(iKON)이 2018년 1월 25일 발매한 정규 2집 ‘리턴’(RETURN)입니다. 아이콘이 앨범 발매 다음 날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한 카페에서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을 때 받은 CD로 기억합니다.‘리턴’은 아이콘의 대표곡이자 메가 히트곡인 ‘사랑을 했다’(LOVE SCENARIO)가 수록된 바로 그 앨범입니다. 타이틀곡 ‘사랑을 했다’를 포함해 ‘뷰티풀’(BEAUTIFUL), ‘돗대’(ONE AND ONLY), ‘나쁜놈’(JERK), ‘베스트 프렌드’(BEST FRIEND), ‘에브리씽’(EVERYTHING), ‘안아보자’(HUG ME), ‘잊지마요’(DON’T FORGET), ‘시노시작’(SINOSIJAK), ‘나를 사랑하지 않나요’(LOVE ME), ‘저스트 고’(JUST GO), ‘롱 타임 노 씨’(LONG TIME NO SEE) 등 총 12곡이 담겨 있죠. 수록곡 중 ‘돗대’는 팀의 리더였던 비아이의 솔로곡입니다.이 앨범을 낼 당시 아이콘은 꽤 긴 시간 동안 일본 활동에 주력하느라 국내에서의 입지가 좁아진 상태였습니다. 싱글이었던 전작에 담은 강렬한 힙합곡 ‘블링 블링’(BLING BLING)과 ‘벌떼’(B-DAY)가 음원 차트에서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기도 했고요. 인터뷰 당시 김동혁은 “한국에서 공백기가 길기도 했고, 오랜만에 정규 앨범을 내는 것인 만큼 초심으로 돌아가 진실성을 담고자 했다. 친숙한 모습으로 팬들 곁으로 돌아가자는 마음도 있었다”면서 앨범명을 ‘리턴’으로 택한 이유를 밝혔습니다. 김진환은 “긴 공백기로 인한 조급함보다 팬들에 대한 미안함이 더 컸다. 빨리 컴백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지냈다”고 했고요.결과적으로 ‘리턴’은 기대 이상의 대박이 터졌고, 이 덕분에 아이콘은 데뷔 이후 최고의 전성기를 맞았죠. ‘사랑을 했다 ~ 우리가 만나 ~ 지우지 못할 추억이 됐다 ~ ♪’ 발매 직후 음원 차트를 강타한 뒤 1위 자리에서 장기집권한 타이틀곡 ‘사랑을 했다’의 인기가 특히 어마어마했습니다. 사랑의 시작과 끝을 막에 비유한 노랫말과 돌림노래처럼 반복되는 중독성 넘치는 후렴구가 돋보이는 감성 힙합곡인 ‘사랑을 했다’는 전국의 유치원생과 초등학교생들까지 ‘떼창’하면서 따라불렀을 정도죠.해당 곡의 인기에 힘입어 아이콘은 ‘초통령’이라는 수식어를 얻으며 ‘아이돌계의 뽀로로’급 위치에 올랐고, 그해 연말 ‘멜론 뮤직 어워드’에서 첫 대상(올해의 베스트송)의 감격을 누리기도 했습니다. 비아이가 인터뷰에서 “미끼를 두고 월척을 기다리는 낚시꾼의 자세로 컴백을 기다렸고, ‘은둔형 외톨이’로 살면서 작업을 엄청나게 했다”고 언급했는데 그의 바람대로 아이콘은 ‘리턴’으로 ‘월척’을 낚은 셈이 됐죠.‘사랑을 했다’의 폭발력이 워낙 강했던 터라 ‘리턴’에 담긴 수록곡들은 상대적으로 큰 주목을 받지 못한 편인데요. 앨범을 ‘정주행’해보면 ‘사랑을 했다’ 못지 않게 매력 넘치는 곡들을 연이어 접할 수 있습니다. ‘뷰티풀’, ‘베스트 프렌드’, ‘에브리씽’ 등을 풍성하고 다채로운 사운드가 귀를 즐겁게 하는 곡으로, ‘나쁜놈’, ‘안아보자’, ‘잊지마요’, ‘저스트 고’ 등을 감성 힙합 곡의 애절하고 깊은 맛을 느끼게 해주는 곡으로 꼽고 싶네요. 완성도 높은 곡들이 한가득 담긴 앨범인 ‘리턴’은 비아이가 전곡 작사, 작곡에 직접 참여해서인지 감성 및 구성의 통일감도 좋습니다. 김요비 작가의 ‘그거면 됐다’(사랑을 했다), 이정하 시인의 ‘낮은 곳으로’(뷰티풀), 이정현 작가의 ‘모르겠다’(베스트 프렌드), 김준 작가의 ‘스치는 생각/상실’(잊지마요) 등의 구절을 인용한 시적인 가사가 인상적인 곡들이 많다는 점도 앨범의 특징. 곡의 핵심을 찌르는 해당 구절들 덕에 사랑과 이별을 다룬 곡들의 감성이 가슴에 한결 묵직하게 다가옵니다.아이돌계에서 단연 발군의 랩 실력을 자랑했던 비아이와 바비가 앨범의 중심을 제대로 잡아줬습니다. 감정표현력이 좋아 몰입도가 높은 비아이의 쏘아붙이는 듯한 랩과 멜로디컬한 스타일까지 소화가능한 바비의 그루비 넘치는 랩이 각 곡의 적재적소에 배치돼 있어 전곡 모두 타격감이 좋고 듣기에 지루함이 없습니다. 이 가운데 묵직한 보컬로 짙은 감성을 더해준 구준회, 깔끔한 고음 처리를 자랑한 김동혁, 유니크한 음색으로 담백한 맛을 살려준 김진환 등 보컬 라인의 활약 또한 뛰어났고요.‘리턴’으로 전성기를 열었던 아이콘은 어느덧 햇수로 데뷔 9년차 그룹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비아이가 빠진 6인 체제(구준회, 김동혁, 김진환, 바비, 송윤형, 정찬우)로 팀을 유지 중인데요. 데뷔 당시 소속사였던 YG엔터테인먼트를 떠난 이들은 올해 1월 1일 143엔터테인먼트에 새 둥지를 틀었다는 사실을 알리면서 끈끈한 의리와 ‘완전체’ 팀 활동 지속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줬습니다. 아이콘은 최근 5월 대만에서 포문을 연 뒤 9월까지 일본, 필리핀, 싱가포르, 프랑스, 태국, 말레이시아, 미국 등지에서 공연을 펼칠 예정인 새 월드 투어 개최 소식을 알려 전 세계 ‘아이코닉’(팬덤명)을 열광케 했습니다. 이달 21일에는 바비가 솔로 싱글을 내고 컴백할 예정이라고 하네요. 앞으로 이들이 새 둥지에서 펼쳐낼 음악 활동에도 기대가 모아집니다.
- 고물가에 제품 용량 '양극화'…쟁일 땐 대용량·폐기 줄이려 소용량
-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살인적 고물가가 올해에도 이어지면서 식음료 제품들의 용량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폐기물을 줄이기 위한 소용량 제품, 또 쟁여두고 먹을 수 있는 대용량 제품이 각각 인기를 끌면서 관련 제품 출시가 이어지는 모양새다.서울 시내 한 편의점에 진열된 소포장 반찬.(사진=연합뉴스)8일 홈플러스에 따르면 지난해 6월 20종 수준이었던 축산·채소·수산류 소포장 상품 수는 지난달 기준 72종으로 급증했다. 한 끼 식사를 준비하면서 폐기량을 최소화해 가계 부담을 줄이려는 소비자들의 수요가 늘어난 데 따른 이른바 ‘소용량’ 전략의 결과다.실제로 소용량 상품들의 매출 신장률은 괄목한 만하다. 상대적으로 보관 기간이 짧은 축산과 수산류 소포장 상품의 경우 지난 1월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각각 15배, 18배나 늘어났다. 같은 기간 1인용 밀키트, 소용량 즉석밥이나 미니 컵라면과 같은 가공식품도 20~40% 가량 매출이 늘었다.이같은 트렌드를 겨냥해 국내 주요 식음료업체들도 소용량 제품들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롯데네슬레코리아는 지난달 말 기존 제품보다 절반 용량인 ‘테이스터스 초이스 오리지날 50g’을 출시했다. 하이트진로음료는 지난해 말 무알콜 맥주맛 음료 ‘하이트제로’의 소용량 버전인 240㎖를, 편의점 CU는 통상 와인 용량의 절반 수준인 360㎖의 ‘와인 반병’을 선보였다.도시락 프랜차이즈 한솥은 지난해 말부터 소비자가 밥 양을 조절해 주문할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원할머니 보쌈족발은 1인 보쌈 메뉴를, 파파존스도 2조각 분량의 샌드위치 스타일 ‘파파디아즈’를, 또 면사랑은 1인 가구도 간편하게 조리가 가능한 한식·중식 잡채 냉동팩면을 각각 선보였다.간단하게 요리를 할 수 있도록 돕는 소스·육수·치킨스톡 등 제품도 소포장이 대세다. 하림의 ‘치킨스톡’, 동원F&B의 ‘국민의신’, CJ제일제당의 ‘비건다시다’는 모두 별도의 식자재 구매를 최소화하면서도 소량을 요리할 때 편하게 소포장해 선보인 ‘홈쿡’ 관련 제품들이다.서울 시내 한 편의점에 진열된 대용량 생필품들.(사진=연합뉴스)대용량 제품들도 주목을 받고 있다. 통상 대용량 제품은 상대적으로 할인 비중이 높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주로 보관기간이 긴 제품들을 중심으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실제로 G마켓의 경우 올해 1~2월 대용량 냉동식품과 김치 등 거래액이 전년동기대비 각각 3배 이상 껑충 뛰었다. 같은 기간 라면과 생수, 식용유·오일 등 이른바 ‘쟁여두기’ 좋은 제품들도 거래액이 2배 안팎 늘었다.이를 겨냥해 쟈뎅은 지난달 말 ‘클래스 핸드드립커피 블렌드’ 2종을 40개입 대용량으로 선보였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의 대용량 가공유 ‘검은콩 블랙라벨’, BBQ의 보이차 음료 ‘스파클링 레몬보이’ 대용량 버전, 매일헬스뉴트리션의 ‘셀렉스 코어프로틴 락토프리 대용량’ 등 다양한 종류의 대용량 제품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쟈뎅 관계자는 “고물가 시대 크면 클수록 좋다는 거거익선 트렌드에 맞춰 대용량을 선호하는 소비자를 위해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 "털 빠진 값싼 붓으로 수없이 그어"…산·구름이라더니 사람이었구나
- 작가 정주영이 서울 종로구 삼청로 갤러리현대서 연 개인전 ‘그림의 기후’에 건 자신의 작품 ‘M22’(2021·170×210㎝) 앞에 섰다. 산을 그리던 작가가 ‘산 너머’ 하늘을 바라본 ‘M’ 연작 중 일출의 다이내믹한 순간을 색채스펙트럼으로 펼쳐낸 작품이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분명 유화라고 하지 않았나. 도대체 어디에 유화물감을 썼는데? 유화라면 본디 첩첩이 캔버스를 타고 오른 물감이 엉켜 색을 씌우고 두툼한 질감을 만들어 자칫 부조회화처럼 보이기도 하거늘. 찐득거리고 끈끈한 그 맛을 도저히 찾아볼 수가 없지 않은가. 두툼은커녕 얇고 가벼워 속이 다 들여다보일 정도인데. 되레 수채화 분위기가 난다고 할까. 가만있자. 그래서 저 바닥에 깔린 게 다 보이는 건가. 캔버스에 연필로 밑작업이라도 한 듯 거칠게 그어낸 수많은 선이 눈에 훤히 들어오니. 시작이 이랬다. 작가 정주영(54·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교수)과 마주치기 전까진, 작가가 오래도록 머금었을 그만큼 길게 토해낸 안팎의 스토리를 듣기 전까진 ‘제멋대로 난리부르스’였단 얘기다. 정주영의 ‘M38’(2022·100.5×80.5㎝·왼쪽)과 ‘M11’(2022·100.5×80.5㎝). 창에 걸린 구름(M38), 하늘을 가로지르는 구름(M11)을 잡아채듯 캔버스에 걸었다. 성긴 평붓을 수없이 그어 생긴 잔선이 가득하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넓적한 평붓을 쓴다. 값싼 붓이라 오래 쓰다 보면 털이 빠져 듬성듬성해지는데 그 상태로 계속 그어대 붓자국이 생긴 거다. 칠하고 지우기를 반복했다고 할까.” 정리해보면 이런 얘기다. 성긴 붓으로 수없이 긋고 그어 캔버스에 물감이 채 차오르기도 전에 쓸어버린다는 거 아닌가. 밑작업처럼 캔버스 바닥에 놓인 잔선들은 붓이 숱하게 긁어대며 만든 ‘상처’ 같은 거고. 서울 종로구 삼청로 갤러리현대. ‘붓이 낸 상처’를 품은 크고 작은 회화작품 60여점을 걸고 작가는 개인전 ‘그림의 기후’를 열었다. 개인전만으로는 2년 남짓, 갤러리현대에선 6년 만이다. 굳이 ‘지난날을 센’ 건 그 시간의 변화가 ‘드라마틱’해서다. ‘털 빠진 값싼 붓’으로 그린 풍경이 지상을 넘어 이제 천상을 향했다고 하니까. 작가 정주영이 갤러리현대 개인전 ‘그림의 기후’에 건 자신의 작품들을 배경으로 섰다. 작가 뒤로 왼쪽부터 ‘M11’(2022·100.5×80.5㎝), ‘M36’(2022·35×27.5㎝), ‘M38’(2022·100.5×80.5㎝), ‘M22’(2021·170×210㎝)가 차례로 걸렸다. 작가는 기상학(Meteorology)에서 따온 영문자 M으로 ‘변화하고 반복하고 순환하는 기상현상’ 연작을 만들어내고 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작가는 산을 그렸고 산을 그린다. 앞의 산은 서울과 인근의 북한산·인왕산 등이고, 뒤의 산은 유럽 여러 나라를 관통하는 알프스다. 작가의 이름에 따라붙는 ‘산의 작가’란 타이틀은 괜히 붙은 게 아니다. 다만 ‘산 그림’이라면 으레 연상되는 흔한 풍경과는 좀 거리가 있다. 깎아지를 듯한 바위산이나 눈 덮인 봉우리로 세운 환상적인 절경과는 한참 떨어져 있단 얘기다. 그렇다고 바위산이나 봉우리를 그리지 않은 건 아니다. 그저 시선이 다를 뿐. 풍경이 아닌 풍경의 초상이었던 거다. 북한산·인왕산에선 세상 만물이 생성·소멸하는 형체를 보려 했고, 알프스에선 우주의 시간이 생성·소멸하는 순환을 보려 했다니까. 정주영의 ‘알프스 No.31’(2021·210×170㎝). 솜털처럼 부드러운 화면에 사람의 살갗색을 띤 알프스 전경을 옮겨놨다. 풍경 그대로가 아닌 풍경의 초상이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상처 같은 무수한 선으로…풍경 아닌 풍경의 초상‘드라마틱한 변화’는 사실 이제부터다. 2018년부터 붓길을 내기 시작했다는 ‘알프스’ 연작을 지나 ‘산 너머’의 공간으로 확장한 작품을 이번 개인전에 처음 꺼내놨으니까. 바로 하늘, 그 하늘이 들인 구름·일출·일몰 등 날씨·기후를 총체적으로 부르는 ‘기상학’을 화면에 올린 거다. 작가 정주영이 갤러리현대 개인전 ‘그림의 기후’에 건 자신의 작품 ‘M19’(2021·120.5×115㎝)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하늘 가운데에 박혀 가장 밝고 빛나는 순간을 맞은 해를 표현했다고 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퀀텀점프’란 게 이런 건가. 산에서 비약적으로 뛰어올라 하늘에 가닿았으니. “2006년 알프스를 답사하고 2018년부터 연작을 내던 그때부터, 계절과 시간의 변화를 고스란히 드러낸 그때부터 ‘산에서 바라본 하늘’에 관심을 가졌더랬다. 산봉우리의 빙하가 밝은 흰색으로 보이는 것도 기상·기후와 연결됐기 때문이라지 않은가.”결국 작가의 작업은 시간과의 싸움, 아니 시간과의 합의를 이루는 과정처럼 보인다. 지각변동과 침식작용이 오랜 세월 빚어낸 봉우리·바위도 모자라 이젠 그보다 더 오랜 세월 ‘변화하고 반복하고 순환하는 기상현상’까지 포착했으니. 기상학(Meteorology)의 영단어에서 따왔다는 ‘M’ 시리즈는 그렇게 탄생했다. 정주영의 ‘M21’(2021·170×210㎝). ‘산 너머’ 하늘을 바라본 ‘M’ 연작 중 일몰의 다이내믹한 순간을 색채스펙트럼으로 펼쳐낸 작품이다. 일출을 그린 ‘M22’(2021)와 짝을 이루는 작품이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해가 뜨고 또 그 해가 지는 순간의 하늘을 웅장한 색의 변천으로 묶어낸 ‘M22’(2021)와 ‘M21’(2021), 떠오른 그 해가 세상을 꽉 채운, 또 떨어진 그 해가 세상을 텅 비운 찰나를 잡아낸 ‘M20’(2021), ‘M19’(2021) 등은 그저 한 토막에 불과하다. 긴 구름이 푸른 하늘을 가르고(‘M11’ ‘M12’ 2020), 창가에 머물기도 하며(‘M38’ 2022), 붉은 석양을 가리다가(‘M18-1’ ‘M18-2’ ‘M18-3’ 2020), 마침내 어둠에 스며드는(‘M14’ 2020) 과정이 마치 ‘기상일지’처럼 펼쳐진다. 그러면서도 작가가 그린 형체는 잡힐 듯 잡히지 않는다. 말 그대로 ‘반은 구상이고 반은 추상’. 그런데 그 절반인 ‘구상’이란 것도 상당히 흥미롭다. 있는 그대로의 형상이 아닌 보이는 그대로의 형상이라니 말이다. 이번 개인전에 건 대표작 ‘M40’(2022)과 ‘M41’(2022)이라면 설명이 될까. 정주영의 ‘M18-1’ ‘M18-2’ ‘M18-3’(2020·각각 50×40㎝). 붉은 석양이 시간에 따라 색을 달리하는 순간을 포착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대형 캔버스로 나란히 건 두 작품이 담아낸 건 ‘먹구름’이란다. “지난여름 어느 날 높은 온도 때문인지 비가 그치니 거대한 먹구름이 몰려나왔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시커먼 먹구름이란 표현은 적어도 여기선 틀렸다. 연보랏빛, 거기에다가 붓끝이 낼 수 있는 가장 부드러운 촉감까지 입고 있으니. 그런데 이 구름이 만든 형상이 말이다. 얼핏 사람으로 보이는 거다. ‘M40’에선 누군가의 얼굴, 구체적으로 코와 입이 보이는 옆모습이, ‘M41’에선 누군가가 누워있는, 구체적으로 다리를 포갠 채 반대편을 보고 있는 뒷모습이 잡힌다. 작가 자신이 의식을 했든 못 했든 말이다. 오래도록 올려다본 구름이 양 모양, 곰 모양을 다 지나쳐 때마침 ‘사람’으로 형체를 바꾼 그 순간을 포착한 거다. 그렇게 ‘구름’ 그림에서 정작 구름은 추상으로 보내고 기어이 사람을 구상으로 데려왔다고 할까. 정주영의 ‘M40’(2022·210×160㎝·왼쪽)과 ‘M42’(2022·210×160㎝). 지난 여름날 비온 뒤 먹구름이 몰려든 한때를 포착했다는 작품들에선 여지없이 사람의 형체가 잡힌다. ‘M40’에선 누군가의 얼굴 속 코와 입이, ‘M41’에선 누워서 다리를 포갠 채 반대편을 보고 있는 인체의 굴곡이 보인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내 손의 뼈는 봉우리 같고 힘줄은 물 같고” 작가의 그림에 ‘사람’이 배여 나온 건 우연이 아니다. “한동안 산을 그려 무감각해졌던 어느 때, 문득 손을 내려다보니 산처럼 보이더라. 뼈는 봉우리 같고 힘줄은 물 같고.” 산을 인간의 신체와 연결한 게 ‘구름’보다 앞섰단 얘기다. 작정은 하지 않았단다. “추구했다기보단 그렇게 흘러가더라”고 했으니까. 결국 누구나 보고 싶은 대로 보게 되는 법인가. 작가가 산·구름에서 사람을 봤던 것처럼, 감상자들 역시 ‘알프스’ 연작 중 유독 사람의 살갗색을 띤 ‘알프스 No.31’(2021), ‘알프스 No.39’(2022)에 한번 더 시선을 던질 듯하니. 서울 종로구 삼청로 갤러리현대서 연 정주영의 개인전 ‘그림의 기후’ 전경. 2018년부터 그리기 시작했다는 ‘알프스’ 연작이 걸렸다. 왼쪽부터 ‘알프스 No.31’(2021·210×170㎝), ‘M1’(2020·27×25.5㎝), ‘알프스 No.35’(2022·지름 30㎝), ‘알프스 No.32’(100.5×80.5㎝), ‘알프스 No.24’(2021·210×170㎝)(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정주영의 ‘알프스’ 연작 중 ‘알프스 No.31’(2021·210×170㎝·왼쪽)과 ‘알프스 No.24’(2021·210×170㎝)를 확대해서 들여다봤다. 그렸다기보다 지워낸 듯한 수많은 붓선이 보인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대학(서울대 서양화과)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독일로, 네덜란드로 날아가 줄창 서양화를 그려댔지만 “아무리 유럽의 풍경을 그려도 동양적이더라”고 했다. 멀리 보고, 너머 보고, 종국엔 투영된 다른 걸 봤으니 화면에 무엇이 옮겨질진 자명하지 않았겠나. 그렇게 작가는 풍경을 그렸으나 풍경만 그리진 않았다. 사람 닮은 풍경이었으니 말이다. 결국 그이의 그림에서 풍경은 사람이었던 거다. 전시는 3월 26일까지. 작가 정주영이 서울 종로구 삼청로 갤러리현대서 연 개인전 ‘그림의 기후’에 건 자신의 작품 ‘M40’(2022·210×160㎝·왼쪽)과 ‘M42’(2022·210×160㎝) 사이에 섰다. “삼원색을 중첩해 먹구름의 오묘한 회색을 뽑아냈다”지만 결국 먹구름은 환상적인 연보랏빛으로 마무리됐다. 붓끝이 낼 수 있는 가장 부드러운 촉감으로 사람의 형상까지 빚어놓고선(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
- '더 글로리' 파트2도 청불…상영시간 51분 늘었다
- ‘더 글로리’[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 파트2가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으로 공개된다.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는 ‘더 글로리’의 파트2의 관람 등급을 이같이 결정한 것에 대해 “폭력피해자들의 연합과 응징, 가해자들의 파멸의 과정을 담고 있으며 흡연 및 약물 사용이 반복적으로 표현되고 성적 표현과 욕설이 지속적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또한 “살인 방조 및 살인, 범죄 교사 등의 불법 행동들과 폭력과 살상 등의 신체 위해 요소가 노골적, 직접적, 구체적으로 그려지고 있어 전체적으로 주제, 폭력성, 대사, 약물, 모방위험 항목에서 청소년들이 관람하기에는 부적절하고, 유해한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으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또한 영등위에 기재된 정보에 따르면 상영 시간은 435분 14초로 , 384분 7초였던 파트1에 비해 총 51분 7초가 늘어났다. 두 파트가 똑같이 8회로 방송된 것을 감안하면, 한 편당 약 6분 38초가 길어진 것이다.유년 시절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한 여자가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처절한 복수와 그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파트1가 공개된 후 김은숙 작가 표 말맛과 배우 송혜교의 열연 등이 주목 받으며 뜨거운 화제몰이를 했다.기대 속에 공개되는 ‘더 글로리’ 파트2는 오는 3월 10일 공개된다.
- 한양증권, 임직원 대상 시티투어 ‘마실’…경의선 나들이
-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한양증권(001750)은 임직원을 대상으로한 시티투어 프로그램을 진행해 경의선 숲길에서의 첫 일정을 마쳤다고 27일 밝혔다.한양증권에 따르면 ‘한양길에 마음을 실다’의 줄임말인 ‘마실’로 명명한 해당 프로그램은 지난 22일 경의선 숲길에서의 첫 여정을 마쳤다. 이번 프로그램은 맛집 기행을 위한 준비와 서울 시내 주요 명소, 걷고싶은 길 탐방으로 15명을 모집하는 사내 공지에 수많은 지원자들이 몰렸다. 경의선 숲길은 과거 한반도의 남북을 관통하던 경의선 철로를 문화 산책길로 재탄생시킨 공간이다. 마포구 가좌역부터 용산구 효창동까지 6.3km길이의 숲길이 조성되어 있다. 서울 도시 한복판에 위치해 있지만, 110년의 역사가 살아 숨 쉬는 곳이다. 한양증권이 ‘마실’의 첫 장소로 경의선 숲길을 택한 이유도 이와 맥락을 같이한다. 1958년생부터 2004년생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구성원들이 함께 역사적 공간을 걸으며 교감하고, 배움을 얻자는 취지다. 임재택 대표 외 15명의 임직원들은 경의선 숲길에 위치한 맛집부터 기찻길 옆 예술마을, 땡땡거리 등의 명소를 탐방하며 다양한 지식과 정보를 교류했다.성공적으로 마친 한양증권의 시티투어는 ‘뛸락’과 ‘싼타’의 패밀리 프로그램이다. 한양증권은 지난해 말 임직원을 대상으로 러닝 프로그램인 뛸락을 오픈했다. 동작대교까지 뛰어갔다 오는 10km 단축 마라톤 프로그램이다. 본사에서 여의도 한강공원이 도보로 5분거리에 위치해 있을 만큼 입지 또한 최적이다. 뛸락은 제주도 방언으로 달리기를 의미한다. 임 대표는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즐길 수 있는 야외활동을 고민한 끝에 익숙한 러닝 카드를 꺼냈다.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참여 인원도 회당 15명으로 제한했다. 참가한 크루들에게는 시작 전 기념 티셔츠 등 달리기 용품도 구매하여 지급했다. 굿즈를 통해 통일감과 참여 의욕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다. 시티투어와 러닝 외 한양증권에는 국내 주요 명산을 다니는 트래킹 프로그램 ‘싼타’도 마련되어 있다.한양증권의 기업문화 프로그램은 도보여행, 달리기, 산행 등으로 형식과 성격이 제각기 다르지만 ‘체험을 통한 학습’을 지향한다. 단순히 지식과 정보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단체 활동을 통한 ‘원 팀 스프릿’, 완주가 주는 성취감 등이 해당한다. 지식생태학자인 유영만 한양대학교 교수는 “책상에서 얻은 지식은 무기력한 관념의 파편에 불과하며, 참된 지식은 머리 대신 몸을 움직이는 체험으로만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임 대표는 “좋은 사람들과 어울려 먹고, 걷고, 뛰고, 배우며 삶의 긍정적 변화를 몸소 강렬하게 느껴보길 바란다”며 “유니크한 기업문화 프로그램들이 주는 설렘은 한양증권의 역동성을 유지하는 힘”이라고 말했다.
- '혜미리예채파' 혜리 "막내 벗어나…맏언니가 오히려 편해"
- 혜리(사진=ENA)[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배우 혜리(이혜리)가 3월 첫 방송을 앞둔 ENA 신규 예능 ‘혜미리예채파’ 출연진과의 호흡을 “완벽하다”고 표현하며 방송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3월 12일 첫 방송되는 ENA ‘혜미리예채파’는 외딴 산골에서 안락한 정착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혜미리예채파의 ‘복작복작 살림살이’를 담아낸 예능이다. 혜리, (여자)아이들 미연, 리정, 최예나, 르세라핌 김채원, 파트리샤는 각종 미션을 통해 주거에 필요한 용품을 얻고 텅 빈 집을 채워넣으며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놀라운 토요일’ 하차 이후 2년 반 만에 예능 복귀를 하게 된 혜리는 서면 인터뷰를 통해 “‘놀라운 토요일’을 하차한 후에도 마음 한편에는 ‘언젠가는 예능을 다시 하게 될 것’이라는 막연한 계획이 있었다”면서 “오래 전부터 여자 출연자들끼리 모여 케미를 보여줄 수 있는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싶었는데 마침내 ‘혜미리예채파’로 바람을 이룰 수 있게 되어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늘 파워 막내 역할을 했던 혜리의 언니미(美)’는 연출자인 이태경 PD가 꼽은 기대 포인트 중 하나다. 최근 공개된 온라인 티저 영상에는 혜리가 ‘혜미리예채파’ 맏언니로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코믹하게 담겨 기대를 더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혜리는 “제가 어린 나이에 데뷔를 해서 걸스데이뿐만 아니라 어디를 가던 막내였던 적이 많았다. 처음 막내에서 벗어나기 시작했을 때는 조금 이상한 기분이 들기도 했지만 사실은 집에서도 첫째이고, 성격도 막내보다는 맏언니에 가까워서 요즘에는 오히려 맏언니인 쪽이 편하다”고 솔직한 속내를 전했다. 혜리부터 미연, 리정, 최예나, 김채원, 파트리샤로 구성된 참신한 멤버 조합에도 큰 기대감이 쏠리는 게 사실. 어느 예능에서도 볼 수 없던 신선하고 핫한 조합의 케미스트리가 눈 뗄 수 없는 재미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가끔 카메라가 있다는 것도 잊을 정도로 녹화 현장이 화기애애하다는 혜리는 “멤버들이 가진 의외의 모습들이 재미있게 느껴지는 것 같다. 지금까지 방송에서 보인 모습이나 제가 상상한 이미지와 전혀 다른 매력을 느낄 때가 있고, 또 어떤 멤버들은 특히 케미가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다들 솔직하게 녹화에 참여하고 있어서 각자 가지고 있는 다양한 매력들을 보여줄 수 있는 것 같다”며 ‘혜미리예채파’에 대한 기대를 당부했다. 다음은 ‘혜미리예채파’ 혜리와 나눈 일문일답Q. ENA 신규 예능 ‘혜미리예채파’로 예능 복귀를 하게 됐는데 소감이 어떤지 궁금하다.A: 오래 전부터 여자 출연자들끼리 모여 케미를 보여줄 수 있는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싶었는데 마침내 ‘혜미리예채파’로 바람을 이룰 수 있게 되어 기대가 크다. 제가 기대하는 만큼 시청자 분들도 재미있게 봐주고, 사랑해주시기를 바라고 있다.Q. ‘놀라운 토요일’ 이후 2년 반 만의 예능 복귀이기도 한데?A: ‘놀라운 토요일’을 하차한 후에도 마음 한편에는 ‘언젠가는 예능을 다시 하게 될 것’이라는 막연한 계획이 있었다. 특히 이번 프로그램은 레귤러가 아니라 시즌제이기 때문에 출연을 결심하는 데 부담이 크지 않았다.Q. ‘놀라운 토요일’을 함께 했던 이태경 PD와 또 다시 호흡을 맞추게 됐다. A: ‘놀토’ 이후 재회를 이렇게 빨리 할 줄은 몰랐다. ‘놀토’ 마지막 녹화를 하던 날 저는 물론이고 피디님도 아쉬움의 눈물을 보이셨는데, 두 사람의 눈물이 민망해질 정도로 빨리 다시 만나게 되었다. 긴 시간동안 ‘놀토’를 함께 했기 때문에 저에 대해 잘 알고, ‘제가 특별히 신경쓰지 않아도 저를 더욱 재미있고 예쁘게 만들어주시겠지’라는 믿음이 있어서 함께 하는 데 어려움이 전혀 없었다.Q. 곱창집에서의 계약 에피소드가 공개돼 화제를 모았는데?A: 평소에도 흘러가듯 그런 말들을 많이 했었는데 그날따라 집요하게 물어보셔서 이상하게 생각했다. 곱창집도 (이태경) 피디님이 원래 알던 맛집이었다. 다 계획의 일부였던 것 같다.Q. 제작진과의 인터뷰를 통해 “예전엔 막내였지만 이제는 동생이 많아졌다”고 이야기 했다. 걸스데이 막내에서 ‘혜미리예채파’ 맏언니가 된 소감은? A: 제가 어린 나이에 데뷔를 해서 걸스데이뿐만 아니라 어디를 가던 막내였던 적이 많았다. 처음 막내에서 벗어나기 시작했을 때는 조금 이상한 기분이 들기도 했지만 사실은 집에서도 첫째이고, 성격도 막내보다는 맏언니에 가까워서 요즘에는 오히려 맏언니인 쪽이 편하다.Q. 미연, 리정, 최예나, 김채원, 파트리샤 등 멤버들과의 호흡은 어떤가. 녹화를 거듭하며 유대감도 한층 더 돈독해졌을 것 같은데?A: 완벽하다. 저는 물론이고 다른 친구들도 놀러오는 기분으로 현장에 오는 것 같다. 녹화 내내 정말 즐겁고, 가끔은 카메라가 있는 것도 잊어버릴 지경이다.Q. “최근 독립 후 나를 사랑하는 삶을 실천 중”이라고 이야기를 한 적이있다. 공간에 대한 관심도 그 일환인가? A: 그렇다. 내가 있는 공간이 안정되고 어떤 분위기인지에 따라서 나에게 영감을 주는 것들도 달라지는 것 같다. 사실 우리 프로그램은 백지에서 시작하는 고군분투에 더 가깝긴 하지만, 저 또한 최종회에서 집이 어떻게 달라질지 궁금하고 기대된다. 또 뷰가 정말 예뻐서 여행을 다니는 기분으로 촬영하고 있다.Q. 스스로 꼽는 ‘혜미리예채파’ 가장 큰 재미 포인트는 무엇인가?A: 멤버들이 가진 의외의 모습들이 재미있게 느껴지는 것 같다. 지금까지 방송에서 보인 모습이나 제가 상상한 이미지와 전혀 다른 매력을 느낄 때가 있고, 또 어떤 멤버들은 특히 케미가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다들 솔직하게 녹화에 참여하고 있어서 각자 가지고 있는 다양한 매력들을 보여줄 수 있는 것 같다.Q. 데뷔 13년 차 파워 연예인으로 맹활약 중이다. ‘혜미리예채파’를 통해 ‘예능 DNA’를 다시 한번 끌어올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되는데? A: 제가 예능에 출연하는 것을 기대해주시고, 사랑해주시는 시청자 분들이 계시다는 것 자체만으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지금까지 저를 기다려주신 분들께 보답할 수 있도록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늘 선배님들과 함께 해왔는데, 이번에는 제가 선배의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에, 함께 출연하는 동생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도 크다.Q. 첫 방송을 기다리는 시청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A: 프로그램이 공개되고 기대해주시는 반응들이 많아서 정말 기뻤다.열심히 촬영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하겠다. 감사드린다.
- 포토라인이 뭐길래? 이재명vs검찰 불꽃 신경전 [검찰 왜그래]
- [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0일 검찰 포토라인에 3번째 올라섰습니다. 현직 제1야당 대표가 검찰 소환 조사를 받는 건 헌정사상 최초인데, 최근 1달 사이에 그 초유의 사태가 연달아 일어난 것입니다. 민주당은 검찰이 이 대표를 포토라인에 세우고 망신을 주려는 목적으로 불필요한 소환 조사를 벌인다고 강하게 반발합니다. 검찰이 고의로 조사를 질질 끌어 이 대표를 반복해 부를 빌미를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 관련 2차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실제로 ‘포토라인 망신주기’는 검찰의 오랜 악폐습으로 지목돼왔습니다. 포토라인에 선 피의자는 기관총처럼 포진한 카메라들의 플래시 세례를 받으면 심적으로 엄청난 부담과 굴욕감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대표는 전날 포토라인에 서서 “사실 많이 억울하고, 많이 힘들고, 많이 괴롭다. 포토라인 플래시가 작렬하는 공개소환은 회술레 같은 수치”라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습니다. ‘회술레’는 옛날에 죄인을 참형에 처하기 전에 얼굴에 회칠을 한 후 사람들 앞에 내돌리던 행위를 일컫습니다. 그만큼 심적으로 큰 부담감을 호소한 것입니다. 특히 심약한 피의자들은 포토라인에 선 이후 기가 꺾여 검찰 조사에서 진술 태도가 달라지기도 한다고 합니다. 이를 악용한 검찰이 수사에 비협조적인 피의자를 ‘포토라인에 세우겠다’고 압박해 수사를 유리하게 이끈 사례도 전해집니다. 피의자가 포토라인에서 플래시 세례를 받는 모습을 지켜본 국민들은 그 피의자가 유죄라는 심증을 굳히게 됩니다. 피의자는 법원에서 유죄를 확정 판결받은 게 아니고 재판에 넘겨진 것도 아니지만, 이미 ‘범죄자’라는 낙인이 찍혀버리고, 나중에 무죄판결을 받더라도 훼손된 명예를 회복하긴 쉽지 않습니다.사회지도층 인사나 군인처럼 명예를 중요시하는 사람들은 굴욕감에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합니다. 대표적으로 지난 2018년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은 ‘세월호 유족 사찰’ 의혹으로 수갑을 찬 채 검찰 포토라인에 올랐다가 극단적 선택을 해 국민을 충격에 빠트렸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검찰 포토라인의 ‘인격살인’에 대한 문제의식이 본격적으로 대두되기 시작합니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 관련 2차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물론 검찰 포토라인이 처음부터 나쁜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은 아닙니다. 포토라인은 과도한 취재 경쟁으로 인한 물리적 충돌 등 불상사를 막기 위해 취재진 스스로 동선을 제한하는 ‘자율적 통제선’입니다. 포토라인은 1993년 서울 중앙지검에 소환된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취재진의 몸싸움에 휘말려 이마가 2cm 찢어진 사건을 계기로 도입됐습니다. 무분별한 취재 경쟁으로부터 질서를 유지하고 피의자를 보호하는 순기능이 있는 것입니다. 실제로 포토라인이 없던 그때 그 시절 사회 주요 인사들의 검찰 출석 사진을 보면 고난의 길 아수라장이 따로 없습니다. 아울러 권력자에 대한 수사를 공론화해 투명한 수사가 이뤄지도록 하는 순기능도 존재합니다. 권위주의 시대 검찰은 유력정치인, 재벌 총수 등이 연루된 사건을 권력의 입맛에 맞게 처리하곤 했습니다. 포토라인은 이들에 대한 밀실 수사, 봐주기 수사 등을 차단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고, 이처럼 부작용과 순기능이 공존하는 탓에 법조계·언론계에 끊임없는 논쟁거리였습니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 관련 2차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그런데 사실 이제는 포토라인에 서는 게 더 이상 강제가 아닙니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2019년 10월에 만든 ‘조국 훈령’은 주요 피의자가 검찰에 출석할 때 포토라인을 만들면 안 된다는 내용을 담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조 전 장관은 자녀 입시비리 의혹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검찰에 비공개 출석하면서 자신의 업적을 몸소 테스트했습니다. 그동안 조사를 받으러 온 피의자는 검찰청 1층에서 미리 진을 치고있는 취재진을 맞닥뜨릴 수밖에 없었지만, 조 전 장관은 검찰과 사전 협의해 지하 주차장을 통해 청사로 들어간 것입니다. 최근에는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 은폐’ 의혹을 받는 서욱 전 국방부장관, 대장동 일당과 유착한 혐의를 받는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검찰 수사팀과 협의하고 지하 통로를 이용해 비공개 출석한 사례가 있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이 대표의 비공개 출석 가능 여부에 대해 “요청 시 관련 규정을 종합해서 판단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 대표 측이 사전에 신청만 한다면 가능하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는 총 3차례 검찰에 출석하면서 빠짐없이 포토라인에 섰습니다. 비공개 출석은 국민들에게 떳떳하지 못하다는 인상을 남길 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포토라인에서 결백을 주장하는 입장문 낭독은 국민적 주목도가 높고 호소력을 발휘합니다.검찰은 이 대표를 망신 줄 의도가 없고 조사할 범위가 방대해 실은 2번 출석도 모자라다는 입장입니다. 검찰이 이 대표를 재차 소환한 그를 포토라인에 세워 망신 주고 굴욕감을 주려는 의도인지, 순수한 수사의 필요성에 따른 것인지는 앞으로 있을 공판에서 드러나는 수사의 완결성, 법원 판결 등을 종합해야 판단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술 자리도 '일상회복'…주류업계, "물 들어온다" TV 광고 박차
-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청정라거의 진화이자 인류의 진화, 이 정도면 감히 쏘맥 사피엔스라 할 수 있겠군요.” 물리학 박사 김상욱 교수의 사뭇 진지한 표정이 세상엔 없는 최첨단 장비들로 제조 중인 ‘쏘맥’과 교차되면서, 그 맛에 대한 유쾌한 호기심이 밀려든다.(하이트진로 ‘테라’ TV광고)“그냥 맥주 한 잔이면, 진심을 보여주는 건 어렵지 않다.” 힘겨워하는 직장 동료, 짝사랑을 표현할 길 없는 여학생, 어려워하는 딸의 남자친구를 마주한 아빠, 노력하는 동료 배우에게 맥주 한 잔은 마음의 거리를 좁히는 좋은 방법일 것이다.(오비맥주 ‘카스’ TV광고)하이트진로가 공개한 테라 쏘맥타워 신규 TV광고.(사진=하이트진로)3일 업계에 따르면 한동안 뜸했던 술 자리가 많아지는 요즘, 주류업계가 속속 브랜드 광고에 박차를 가하고 나섰다. 기존 광고를 새로운 버전으로 선보이는 것은 물론 전엔 광고를 하지 않았던 브랜드의 광고를 처음으로 게시하는 등 술 자리를 그리워하던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기 위한 총력전에 나선 모양새다.연초부터 가장 적극적으로 브랜드 알리기에 나선 것은 하이트진로(000080)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1일 주력 맥주인 테라의 새로운 버전 TV 광고를 공개했다. ‘애주가’들 사이에 ‘잇템(It item·꼭 있어야 하거나, 갖고 싶어 하는 아이템)’으로 주목받았던 병따개 ‘테라 스푸너’와 김상욱 교수가 다시 한번 광고의 주인공을 맡았다. ‘페이크 다큐’ 형태로 제작된 이번 광고는 ‘쏘맥 똥손’들이 모여 각종 최첨단 장비를 동원해 쏘맥을 제조하는 과정을 담았으며, 그 결과 ‘청정 쏘맥의 완성, 테라 쏘맥타워’를 완성해낸다.특히 하이트진로는 2016년 론칭 이후 7년만에 과일탄산주 ‘이슬톡톡’의 신규 TV 광고를 내놓았다. 또 2007년 론칭 이후 한 번도 하지 않았던 일품진로의 영상 광고도 올해 처음으로 전개했다. 이슬톡톡의 이번 TV 광고는 한때 하이트진로 대표 소주 ‘참이슬’의 ‘뮤즈’로 활약한 가수 아이유를 주인공으로 핑크빛 이슬톡톡 테마파크를 표현했다. 온라인과 옥외매체 등을 통해 선보이는 일품진로 영상광고는 생산과정을 담아 99년 노하우로 선보이는 증류주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조했다.오비맥주가 공개한 카스 신규 TV광고.(사진=오비맥주)이에 맞서 오비맥주도 지난달 20일 주력 맥주 ‘카스’의 신규 TV광고를 공개하고 나섰다. ‘맥주 한 잔’으로 칭찬과 감사, 응원 등 마음을 어렵지 않게 전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이와 함께 카스의 밀맥주 브랜드 ‘카스 화이트’는 인기 토끼 캐릭터 ‘마시마로’와 손잡고, 인스타그램과 트위터 등 SNS에 광고영상을 전개 중이기도 하다.주류업계 ‘제로슈거’ 열풍을 불러일으킨 롯데칠성음료(005300)는 열풍의 주인공인 소주 ‘새로’의 후속 TV 광고를 현재 준비 중에 있다. 해외 시장 공략을 염두해 내세운 한국적 캐릭터 ‘새로구미(새로+구미호)’를 거듭 전면에 내세울 예정이다. 주류 시장이 이같이 빠르게 일상회복에 나서면서 롯데칠성음료는 숙취해소제 시장 공략에 우선 대응하고 나섰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달 14일 숙취해소음료 ‘깨수깡’의 신규 TV 광고를 공개했다.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이번 TV 광고에는 ‘꽐라’라는 이름의 코알라가 등장해 미지의 섬 ‘취해도’를 숙취로 가득 채운다. 그때 등장한 돌하르방 ‘깨르방’이 등장해 모든 숙취를 해소하며 ‘취해도 숙취없게’란 멘트와 함께 상황을 정리한다.
- "모처럼 해방감 들어요"… 마스크 벗고 영화 관람, 관객들도 반색
- 서울 용산구 CGV 아이파크몰점을 찾은 관객들(사진=뉴스1)[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모처럼 해방감이 드네요.”영화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첫날인 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만난 30대 남성 관객 이모씨는 이데일리에 “이제 영화관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해방감이 든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모씨는 “영화가 시작된 후 조명이 어두워질 때쯤 마스크를 벗고 영화를 관람했다”며 “영화 관람을 마치고 뒷좌석을 돌아보니 마스크를 다들 쓰고 있길래, 주섬주섬 마스크를 챙겨 쓰고 상영관을 나왔다”고 말했다.관객들은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로 이전보다 편안한 관람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전했다. 금일 오전 아이맥스 3D 타입으로 영화 ‘아바타: 물의 길’을 관람할 예정이라는 20대 여성 관객 김모씨는 “마스크와 3D 안경까지 쓴 상태로 3시간가량 영화를 보기엔 불편함이 이루 말할 수 없다”며 “오늘 아이맥스 3D로 ‘아바타: 물의 길’을 두 번째 관람할 예정인데, 마스크를 벗고 3D 안경만 쓴 채로 영화를 볼 수 있어 조금은 편안하고 쾌적하게 관람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영화 관람을 앞둔 30대 남성 관객 박모씨는 “오랜만에 눈치 보지 않고 팝콘 먹으면서 영화를 볼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이제야 영화 볼 맛이 제대로 난다”고 말하며 껄껄 웃었다.◇“마스크 당분간 계속 쓸래요”… 조심스러운 반응도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30일 영화관 풍경은 이전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대부분의 관객들이 마스크를 쓴 상태로 영화관을 방문했고, 영화 상영을 마친 뒤 마스크를 챙겨 쓰는 관객들의 모습을 속속 발견할 수 있었다. 실제로 영화를 보는 내내 마스크를 쓰고 관람했다는 50대 여성 한모씨는 “마스크를 벗고 영화를 본다는 게 아직은 실감도 안 나고, 조심스럽기도 하다”며 “당분간은 마스크를 쓰고 영화를 보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아이들과 함께 애니메이션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관람할 예정이라고 밝힌 30대 여성 김모씨는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첫날이기도 하고, 아이들이 감기가 걸려서 마스크를 쓰고 영화를 보는 게 나을 것 같다”며 “많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벗고 있다면 모를까, 아직 마스크를 쓰는 사람이 많은 상태에서 먼저 마스크를 벗는 건 부담스럽다”고 솔직하게 말했다.영화관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로 극장을 찾는 관객들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CGV 관계자는 이데일리에 “마스크를 벗지 못한 채 영화를 관람해야 했던 고객들의 불편과 그에 따른 극장을 향한 심리적 거리감이 이번 기회에 해소되지 않을까 기대한다”며 “그간의 불편이 해소되고 보다 편안한 환경에서 영화 관람이 가능해지니 극장을 찾는 관객들도 전보다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롯데시네마 관계자는 “관객들이 실내 마스크 해제를 계기로 편안한 마음으로 극장을 찾을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에 따라 일각에선 방역 안전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하지만 영화관 업계에선 극장이 다른 시설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감염 위험성이 적다는 입장이다. 한 영화관 업계 관계자는 “각 극장들 차원에서 상영시간 전후로 빠짐없이 환기 및 방역조치를 하고 있는 데다, 취식을 할 때도 좌석 특성상 관객들이 마주 앉을 일이 없다”며 “무엇보다 영화관람이 목적이기에 상영 시간 내내 관객들이 상대방과 대화할 일이 거의 없어 안전하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영화관 스태프들은 종전대로 마스크를 착용한 채로 관객들을 응대할 예정”이라며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다고 해서 방역 긴장감을 늦추는 일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중앙방역대책본부(이하 방대본)는 30일부터 공연장, 영화관, 실내체육시설 등에서의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했다. 다만 이는 과태료가 부과되는 국가 차원의 의무 조치만 해제된 것으로, 일상에서의 자발적인 마스크 착용은 여전히 중요함을 강조했다.방대본 지침에 따르면 △유증상자·고위험군인 경우 △유증상자·고위험군과 접촉하는 경우 △최근 확진자와 접촉했던 경우(2주간 착용) △환기가 어려운 3밀(밀폐, 밀집, 밀접) 환경 △ 다수가 밀집한 상황에서 함성, 합창, 대화 등 비말 생성 환경인 경우에는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고 있다.
- [문화대상 이 작품]폭력의 시대, 우리가 하고 싶었던 말들
- (사진=공연 배달서비스 간다)[김수미 극작가] 공연 배달서비스 간다의 ‘그때도 오늘’은 두 인물의 싸움을 다룬 4개의 이야기를 통해 폭력의 역사에서 쓰러져 간 인간을 주목한다. 이야기는 4개의 장으로 나누어져 있다. 1920년대 경성 주재소, 1940년대 제주, 1980년대 부산 유치장, 2020년대 최전방을 배경으로 네 개의 짧은 이야기들이 펼쳐지는데 이들은 모두 하나의 주제를 관통한다. 장마다 두 명의 인물이 등장해 싸운다. 각기 다른 가치관이 충돌하며 인물의 살아내고 있는 ‘그때’를 짚어낸다. 인물들의 싸움은 이념의 충돌로 보이지만 살아내는 각자의 방식임이 드러난다. 그리고 그들을 결계처럼 둘러싸고 있는 ‘그때’의 국가가 존재한다. 개인과 개인의 싸움이면서 동시에 국가와 싸우고 있다.1장 ‘1920년 경성’은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을 하다 감옥에 잡혀 온 두 학생의 이야기다. 이들은 주재소의 벽 너머에 있는 존재에 살아 있음을 확인하며 다가오고 있는 죽음의 공포와 싸운다. 2장 ‘1940년대 제주’는 해방 이후 그곳에 있다는 이유로 남로당이 돼 죽임을 당한 4.3 사건을 담아냈다. 죄가 없어도 유죄가 되는 사상으로 처단당한 시대의 폭거에 쓰러진 두 죽임이 있다. 3장 ‘1980년대 부산’은 민주화 운동으로 잡힌 대학생과 국가관이 충돌하는 중년 남성의 싸움이다. 그들은 지금까지 옳다고 계속 옳은 것인지, 무엇을 잘못했는지, 본분에 맞게 사는 건 무엇인지 ‘오늘’도 반복되고 있는 화두를 들고 싸운다. 4장 ‘2020년대 최전방’은 두 군인의 싸움을 통해 개인의 싸움을 너머 국가 간 전쟁으로 이야기를 확장한다. “전쟁 나면 다 죽으니까”라는 군인의 대사처럼 싸움의 확장인 전쟁은 인간의 종말이다. 작품 속 개인의 싸움은 “더 말하고 싶고 듣고 싶다”는 대사처럼 감정을 풀어내는 수단으로 쓰인다. 하지만 개인을 결박한 시대와 사회, 국가의 폭력은 개인을 죽이는 결과를 도출한다. 우리가 왜 싸우고 있는지, 싸우는 대상이 누구인지 묻는 동시에 “우리는 살아내고 있다”는 강렬한 외침으로 귀결한다. 무대는 간결하다. 누군가가 썼을 그러나 지금은 쓰임을 다한 의자가 무대 양쪽에 쌓여 있다. 특정 시기와 장소의 지정을 피한 소품도 눈에 띈다. 예컨대 나무, 달 등 근현대사의 시간 어느 지점과도 충돌하지 않을 오브제를 세웠다. 무대 중앙에 놓아둔 벽은 단절된 이야기의 진행에 따라 변이되면서 공간을 전환한다. 벽으로 지칭되는 구조물은 외적으로는 공간연출과 환기의 역할을 담당했으나 내적 의미로는 ‘싸움’의 이유를 상징한다. ‘충돌’의 단초가 된 단절의 ‘벽’이기도 하고, 개인과 개인에겐 부숴 버리고 싶은 벽이기도 하고, 개인이 넘을 수도 부술 수도 없는 시대의 벽이기도 하다. 8명의 등장인물을 2명의 배우가 소화하게 함으로써 연기의 보는 맛을 살렸다. 시대를 관통하게 하는 생존자이자 폭력의 시대를 살아온 인간의 역사는 ‘그때도 오늘’로 이어지고 있다는 물고 물리는 해석이 가능하게 한다. 여전히 현재형이자 재생산되고 있는 싸움과 폭력, 폭력에 파괴당한 죽음들을 현재진행형으로 만들며 묵직한 질문을 완성했다. 이는 극적 효과를 상승시키면서 살아있는 오늘 내가, 넓게는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을 생각하게 한다.답이 바뀌지 않을지 모른다. 파괴라는 정해진 길로 내달릴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제동을 걸 수 있는 것도 살아 있는 자들의 것이고 진로 변경도 살아있기에 가능하단 것이 아니겠는가. 작품은 이렇게 물으며 객석을 사유의 시간으로 밀어 넣는다. 작가 오인하의 주제를 다루는 극작술과 주제의 무거움을 담백하게 풀어낸 연출 민준호의 간결한 리듬감이 관객을 무대로 흡입시켜 ‘그때도 오늘’로 만드는 공연이다. 김수미 극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