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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풍선, 이색 큐슈 테마파크 상품 출시
  • 노랑풍선, 이색 큐슈 테마파크 상품 출시
  • 노랑풍선 제공.[이데일리 문다애 기자] 노랑풍선은 이색 큐슈 테마파크 상품 ‘하우스텐보스 특급 호텔’을 선보인다고 9일 밝혔다.유럽풍 테마파크 하우스텐보스는 네덜란드의 거리를 재현해 풍차, 튤립, 유럽식 건축물 등을 만나볼 수 있는 명소다. 겨울이 되면 1000만개가 넘는 전구에 불을 밝힌 반짝이는 일루미네이션이 꾸며져 화려하고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노랑풍선은 일본 나가사키현, 하우스텐보스와 공동으로 이번 상품을 기획했다. 총 3일/4일 일정이다. 국적기인 제주항공, 에어부산, 이스타항공을 이용하며 힐튼호텔 1박을 포함한다. 아울러 하우스텐보스에서 ▲일루미네이션 ▲은백의세계축제 ▲100만송이튤립축제 ▲어트랙션 ▲천연온천 등 다채로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이색적인 관광 일정도 마련했다. 전 일정 일본 전문 베테랑 한국인 가이드의 동행하에 일본 해안의 상징으로 불리는 나가사키현의 ‘구쥬큐시마’, 특별 명승지로 지정돼 보호되고 있는 ‘니지노마쓰바라’ 등을 둘러본다.이 밖에도 독특한 지형과 역사를 간직한 일본 도자기 하사미야키의 고장인 ‘하사미쵸’, 화려한 5층 천수각이 솟아있는 ‘가라쓰성’, 후쿠오카 복합 쇼핑공간인 ‘라라포트’와 ‘마크이즈’ 등을 관광하며 역사와 쇼핑을 함께 체험할 수 있으며 카레라이스와 사세보 햄버거 등의 특식도 맛볼 수 있다.노랑풍선 관계자는 “엔데믹 이후 첫 여름휴가로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가까운 거리로 부담 없이 떠날 수 있는 일본 여행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2024.01.09 I 문다애 기자
  • 오늘의 인사 종합
  • [이데일리 편집국] ●대통령 직속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디지털플랫폼정부추진단 기획총괄과장 고광덕●교육부 △강원대 안종호 △순천대 대외협력과장 김규환 △전북대 입학과장 조의정 △장관실 김병철 △인재정책실 서우성●산업통상자원부 ◇ 과장급 전보 △김제자유무역지역관리원장 배기환●금융감독원 ◇국·실장 전보 △기획조정국장 김성욱 △인사연수국장 박지선 △정보화전략국장 위충기 △법무실 국장 정은정 △감독총괄국장 김형원 △금융시장안정국장 이 진 △제재심의국장 김욱배 △금융안전국장 백규정 △디지털혁신국장 곽범준 △IT검사국장 진태종 △보험감독국장 서영일 △은행검사1국장 김형순 △은행검사2국장 한 구 △중소금융감독국장 이종오 △중소금융검사2국장 이호진 △중소금융검사3국장 허진철 △기업공시국장 오상완 △조사1국장 이승우 △조사2국장 장창호 △회계감독국장 이 석 △금융소비자보호총괄국장 이길성 △상품심사판매분석국장 이준교 △금융민원국장 문형진 △분쟁조정1국장 원희정 △민생침해대응총괄국장 홍석린 △연금감독실장 정해석 △감사실 국장 고영집 △감찰실 국장 이영로 △부산울산지원장 서정보 △대구경북지원장 김철호 △인천지원장 구본경 △경남지원장 윤영준 △전북지원장 이 훈 △동경사무소장 이명규 ◇ 국·실장 직위부여 △공보실 국장 이행정 △국제업무국장 겸 금융중심지지원센터 부센터장 박시문 △비서실장 노영후 △금융그룹감독실장 김국년 △가상자산감독국장 이현덕 △가상자산조사국장 문정호 △보험리스크관리국장 이태기 △보험검사1국장 홍영호 △보험검사2국장 김경수 △보험검사3국장 권재순 △은행검사3국장 김시일 △외환감독국장 임종건 △여신금융감독국장 김은순 △자산운용감독국장 임권순 △금융투자검사2국장 김재형 △금융투자검사3국장 최상두 △공시심사실장 조치형 △조사3국장 임형조 △공매도특별조사단 실장 김회영 △회계감리1국장 신규종 △회계감리2국장 류태열 △감사인감리실장 권영준 △분쟁조정2국장 박상규 △분쟁조정3국장 박현섭 △보험사기대응단 실장 정제용 △자금세탁방지실장 박상현 △금융교육국장 김필환 △광주전남지원장 황인협 △대전충남지원장 안승근 △제주지원장 박동원 △강원지원장 홍장희 △충북지원장 류길상 △강릉지원장 최길성 △런던사무소장 박정은 ◇국·실장 유임 △총무국장 최강석 △비상계획실장 백승필 △은행감독국장 정우현 △금융안정지원국장 김충진 △중소금융검사1국장 이현석 △자본시장감독국장 서재완 △금융투자검사1국장 김진석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 실장 권영발 △금융사기대응단 국장 임정환 △뉴욕사무소장 박용호 △북경사무소장 정관성 △프랑크푸르트사무소장 채문석 △하노이사무소장 박종춘●특허청 △기획조정관 김지수 △산업재산보호협력국장 정인식 △산업재산정보국장 이인수 △특허심사기획국장 신상곤 △특허심판원 심판장 문삼섭 박미영 △국제지식재산연수원장 임진홍 △기계금속심사국장 박재훈●삼성전자 ◇부사장 승진 △강동훈 강태우 김성은 김평진 김형로 박태상 배일환 백종수 서보철 손태용 심재현 양병덕 여태정 육근성 윤영조 윤주한 이승엽 이주형 이형우 임성택 정진국 정혜순 조성훈 차경환 최동준 최순 홍경선 황인철 ◇상무 승진 △고현목 곽원근 김경택 김범준 김상현 김수연 김재관 김종현 김종현 김한조 나원만 명승일 문준기 박상영 박영민 박은중 박형신 박환홍 배윤수 백혜성 서현석 손왕익 송문경 신병무 안영모 윤기영 윤성현 이광재 이규철 이명재 이선웅 이승환 이영아 이재호 이태호 이현수 임윤모 장경모 전형민 정석희 정세환 정진희 정홍욱 조근수 천홍문 최명진 최민기 최상선 최연호 최원서 최종민 한석근 허정철 Charlie Zhang ◇마스터 선임 △김세현 양칠렬 이해준 천정남 홍태화 ◇부사장 승진 △강동구 강석채 김동욱 김성한 김일룡 김중정 박상권 박세근 서원주 성덕용 오재균 윤하룡 이승재 이정삼 이종호 이한관 전신애 조학주 편정우 현상진 황완구 황희돈 Balajee Sowrirajan ◇상무 승진 △권기록 권기성 김병승 김석영 김인철 김태영 김형옥 김희열 남덕우 문석진 문태호 박상욱 선종우 우준명 우현수 윤상용 이명준 이병현 정성훈 정춘화 조근휘 최종근 최효석 ◇펠로우 선임 △Shigenobu Maeda ◇마스터 선임 △김락환 김태곤 박창민 성유창 심지혜 이찬민 이천안 정재훈 지대현●삼성전기 ◇부사장 승진 △박선철 안병기 ◇ 상무 승진 △강성형 박규택 반영민 조재춘 허문석 허수영●삼성SDI ◇부사장 승진 △김윤재 김재경 김헌준 사욱환 오정원 조한제 ◇상무 승진 △권형진 김광수 김대식 김수한 김은하 김춘숙 문철환 이권열 이순률 이순재 임재광 정일형 조우진 최성욱 현장석 ●삼성벤처투자 ◇부사장 승진 △장원상 ◇상무 승진 △권장혁 이철한●HD현대 ◇전무 승진 △강석주 ◇부사장 승진 △장광필 남영준 ◇전무 승진 △남궁훈 정병용 김민성 ◇상무 승진 △이재웅 조민수 김상현(전문위원) 설정훈(전문위원) ◇사장 승진 △박승용 ◇부사장 승진 △조민수 ◇전무 승진 △정재준 이환식 설귀훈 임대준 강규환 류영석 이상기 김태진 장혁진 김관중 이준엽 김원탁 ◇상무 승진 △성창경 홍대훈 박정호 김기택 김동렬 강철웅 임형철 김상철 송운성 김장호 최호정 장창용 손원식 곽상휘 신영균 박성수 김대성 서현수 송동호 전재현(전문위원) <현대미포조선> ◇전무 승진 △황태환 윤의성 ◇상무 승진 △이상봉 유원일 송정식 우기용 홍상우 이창준 <현대삼호중공업> ◇부사장 승진 △김환규 ◇전무 승진 △심학무 ◇상무 승진 △정성호 배창현 이승훈 박한규 ◇전무 승진 △조성헌 ◇상무 승진 △민산 ◇상무 승진 △손창곤 이희태 윤후진 김용덕 ◇전무 승진 △이윤석 ◇상무 승진 △정우용 박충서 이상호 이준우 ◇부사장 승진 △박찬혁 ◇전무 승진 △이원태 ◇상무 승진 △서기호 김동록 ◇부사장 승진 △김중수 ◇전무 승진 △임형택 ◇상무 승진 △김기혁 박현상 곽규선 황순천(전문위원) ◇상무 승진 △신갑주 ◇상무 승진 △임현규 ◇부사장 승진 △김광국 ◇전무 승진 △강동순 ◇상무 승진 △윤우현 김종진 황인진 박정서 ◇전무 승진 △조남수 ◇상무 승진 △정대옥 ◇전무 승진 △송규석 ●GS그룹 <㈜GS> ◇상무 선임 △강유찬 ◇부사장 승진 △김성민 권영운 허철홍 ◇전무 승진 △장혁수 진기섭 허주홍 ◇상무 선임 △박상훈 정석진 조대경 용연경 송효학 우임경 ◇대표이사 선임 △유재영 ◇전무 승진 △허치홍 이종혁 ◇상무 선임 △전승호 김천주 김창용 김경진 박태열 ◇전입 △경영전략 SU장 허서홍 △경영지원본부장 강윤석 △어바웃펫 대표 박우현 ◇상무 선임 △조석기 박재홍 ◇대표이사 전무 승진 △정용한 ◇대표이사 선임 △허윤홍 ◇사장 승진 △김태진 ◇전무 승진 △한승헌 이태승 채헌근 ◇상,무 선임 △김재범 조창익 김진헌 이상도 이정환 김주열 김희재 기노현 성낙현 강영주 박남태 유영민 김병수 장대은 김응재 <자이C&A> ◇전무 승진 △권민우 ◇상무 선임 △정연황 남현기●중앙그룹 ◇부사장 승격 △SLL 제작부문 대표이사 박준서 ◇상무 신규 선임 △중앙일보 모바일서비스본부장 김영훈 △중앙일보M&P 대표이사 최회준 △휘닉스호텔앤드리조트 영업마케팅본부장 장재영 ◇직책 보임 △중앙홀딩스 경영관리실장 겸 콘텐트리중앙 지주부문 대표이사 남중권 △" 경영감사담당 김영일 △" 미래전략실 사업개발담당 서성인 △스튜디오아예 사업본부장 이동희 △" 제작본부장 겸 JTBC 예능제작본부장 임정아 △SLL 경영지원실장 김진규 △메가박스 경영지원실장 겸 미디어링크 대표이사 남주현 △플레이타임중앙 대표이사 이재원 △콘텐트리중앙 경영전략실장 박철한●한국서부발전 ◇처장급 △발전처장 김평기 △태안발전본부장 이상용 △서인천발전본부장 백창균 △김포발전본부장 김종성 △감사실장 김성도 △안전경영처장 이현우 △기획처장 김종균 △태안발전본부 경영지원처장 김병철 △태안발전본부 제1발전처장 오찬진 △태안발전본부 제3발전처장 서병진 △태안발전본부 IGCC발전처장 김선수 △군산발전본부장 황호연 △김포발전본부 발전기술실장 구성완 △공주건설본부장 최봉열 △상생지원처장 정문용 △수소에너지처장 박원서 △남양주건설추진단장 김용섭 △남양주SPC 파견 문제중 △경영정책전문위원 최태희 이건우 한광춘 ◇실장급 △기획조정실장 이상학 △재무예산실장 장동훈 △노사협력실장 송승남 △태안발전본부 대외협력실장 서종춘 △세남노이수력 O&M 파견 오유근 △평택발전본부 경영지원실장 이재수 △평택발전본부 복합발전실장 김경수 △서인천발전본부 발전기술실장 유광재 △공주건설본부 건설기술실장 정병철 △동반상생실장 문보현 △투자총괄실장 김선아 △발전운영실장 김상태 △환경운영실장 양진모 △태안발전본부 안전경영실장 문택근 △평택발전본부 기력발전실장 조기호 △군산발전본부 발전기술실장 하상부 △구미건설본부 건설기술실장 이권형 △ICT총괄실장 신현식 △수소사업실장 최병규 △태안발전본부 건설관리실장 박주현 △교육요원 이호준 조한권 이인용 △경영정책연구위원 정충근 박윤호
2023.11.29 I 박정수 기자
'SRT매거진'이 선정한 국내 최고 여행지 10곳은
  • 'SRT매거진'이 선정한 국내 최고 여행지 10곳은
  •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수서고속철도(SRT) 차내 잡지 SRT매거진이 올해 국내 최고 여행지 10곳을 선정한 ‘2023 SRTm 어워드’를 발표했다고 5일 밝혔다.선정지는 △목포 △부여 △신안 △여수 △영덕 △영월 △완주 △울주 △익산 △해남(‘가나다’ 순)이다.목포는 밤바다를 화려하게 물들이는 불꽃놀이, 노래가 어우러진 목포해상쇼, 목포항과 유달산을 지나는 목포해상케이블카, 드라마 ‘호텔 델루나’를 촬영하며 젊은 층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는 목포근대역사관 등 문화와 낭만이 있는 여행지로 매력을 드러냈다.백제의 정취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부여는 서동과 선화공주의 사랑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는 궁남지와 백마강(금강)을 흐르는 황포돛대로 다양한 연령층에게 선택받았다. 특히 궁남지는 반려동물 입장도 가능해 인스타 스폿으로 주목받았다.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어워드에 오른 신안은 각 섬의 이야기를 담은 꽃을 식재해 사계절 다른 매력을 전한다. 여름은 홍도에 노란색 원추리 꽃이 피고, 가을의 병풍도는 맨드라미로 붉게 물든다. 퍼플섬으로 잘 알려진 안좌도 일대는 세계적 관광지로 명성을 얻고 있기도 하다.여수는 깎아지른 듯한 기암괴석과 푸른 바다가 어우러진 금오도가 연간 20만 명이 방문하는 트레킹 코스로 거듭난 점이 인기비결로 꼽혔다. 남해의 비경이 펼쳐지는 거문도 등대와 국가 명승으로 지정된 백도도 여수의 자랑이다.트레킹 마니아들에게 영덕은 성지와 다름없다. 도보 여행을 위해 65km 길이로 조성된 영덕 블루로드는 총 4개 코스로 영덕의 자연, 문화, 일상, 맛을 경험할 수 있다.영월은 한반도지형을 품은 선암마을부터 인스타 성지로 유명한 젊은달와이파크, 동강 뗏목 체험 등으로 주목받았다. 여기에 청령포 인근의 영월관광센터는 전시관, 체험관, 카페까지 갖춘 복합문화공간으로 영월 여행 시 꼭 들러보면 좋을 곳으로 꼽힌다.완주는 대아저수지, 낙조에 물든 비비정, 만경강의 허파 신천습지 등 힐링 여행지로 각광받고 있다. 전통과 모던함을 넘나드는 오성한옥마을과 유휴공간을 재활용한 삼례문화예술촌 등은 완주의 문화예술 거점지로 매력을 드러낸다.울주는 신비의 섬 명선도가 인기를 끌었다. 해가 지면 명선도 일대는 형형색색 조명과 미디어아트로 ‘아바타의 섬’이라고 불린다. 명선도 앞의 진하해수욕장은 서핑 명소이자 아름다운 일출을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백제역사유적지구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익산은 백제 무왕 대에 지은 익산 미륵사지 석탑과 신비로운 야경을 만날 수 있는 왕궁리 유적 등이 새로운 관광명소로 떠올랐다. 여기에 떡케팅(떡+마케팅) 열풍을 일으킨 익산농협 생크림찹쌀떡도 익산을 알리는 데 한몫했다.해남은 지역 대표 농수산물을 활용한 해남미남축제와 가을 여행지로 대흥사, 사찰에서 차로 40분 거리의 땅끝전망대로 매력을 드러낸다. 지난 9월에는 땅끝전망대와 땅끝탑 사이에 스카이워크, 해안처음길도 개통했다.SRT매거진은 국내 여행문화 활성화를 위해 2018년부터 SRTm 어워드를 개최해 왔다. 올해는 9월 한 달간 후보지 39곳에 대해 독자 1만152명의 추천을 반영한 1차 심사와, 여행 작가 및 여행전문기자 등 10인의 전문가 평가를 반영한 2차 심사를 거쳤다고 전했다.한편 이번 어워드에선 관광잠재력을 갖춰 내년이 기대되는 2024 방문 도시 10곳도 추가 발표됐다. △고창 △고흥 △무주 △아산 △울산 남구△청도 △태백 △파주 △함안 △함평이다.고창은 국내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유산 7관왕을 달성했으며, 평균 해발 고도 900m에 이르는 태백은 산소 도시로, 함안의 말이산 고분군이 지난 9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자세한 내용은 SRT 좌석에 비치된 SRT매거진 11월호와 웹진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23.11.05 I 박경훈 기자
'댕댕이 천국'으로 거듭나는 오수면
  • [목멱칼럼]'댕댕이 천국'으로 거듭나는 오수면
  • [정재숙 전 문화재청장] 토백이는 한국 구조견 이름이다. 금세기 최악의 지진 현장 중 한 곳으로 기록될 튀르키예에 파견됐다 지난 달 18일 대한민국 해외긴급구호대 1진과 나란히 귀국했다. 티나, 토리, 해태 등 함께 했던 다른 구조견보다 토백이가 더 주목받았던 까닭은 부상 투혼이었다. 오른쪽 앞발에 붕대를 감고 건물 잔해 사이를 수색하는 토백이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구조견이 위험한 지역에서도 보호 장비를 착용하지 못하는 건 개의 발바닥이 예민한 감각기관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신발을 신으면 오히려 미끄러질 수 있어 더 위험하다는 조련사의 설명이 있었지만 토백이를 기특하게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했다. 토백이처럼 특수 훈련으로 위급 상황에서 도움을 주는 개가 아니더라도 이제 한국 가정에서 애완견이 차지하는 비중은 꽤 크다. 한국인의 개 사랑은 1인 가족이 급증하고 있는 최근 들어 더 진해지는 추세다. 가까운 지인의 반려견이 죽으면 부의금을 보내거나 장례에 필요한 용품을 사서 보내는 새 풍속도도 보인다. 소셜 미디어의 메신저 채팅방에는 손자들 사진과 자랑 못지않게 반려견에 대한 애정을 토로하는 글이 늘어난다.이 땅에서 한민족과 같이해 온 토종개의 역사는 길다. 2012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받은 동경이는 신라시대부터 경주 지역에서 자랐다고 전해지는데 신라 고분에서 나온 토우에도 등장한다. 토우에는 꼬리가 뭉툭한 개들이 많이 나오는데 바로 동경이가 꼬리가 짧아 ‘꼬리 없는 개’라 불린다. 1962년 천연기념물이 된 진돗개는 지능이 높고 주인에 대한 충성심이 두터워 수천 km 떨어진 곳에서도 집을 찾아온다.삽살개는 털이 긴 토종개다. ‘삽’이 쫓아낸다, ‘살’이 귀신이나 액운을 뜻해 잡귀를 쫓는 퇴마견으로 알려져 있다. ‘경산의 삽살개’는 1992년 천연기념물로 인정받았다. 털이 긴 개 얘기 중에 가장 유명한 것이 ‘충견 오수의 개’ 설화다. 오수(獒樹)라는 지명을 낳을 만큼 그 유래가 오래됐다. 고려 고종 41년인 1254년에 간행된 시화집인 최자의 『보한집』에는 주인 목숨을 구하고 죽은 털이 긴 개가 등장한다. 전라도 남원부 거령현(현 전북 임실군 시자면 영천리)에 살던 김개인은 충직한 개를 기르고 있었는데 어느 날 잔치에 갔다가 만취해 돌아오는 길에 둔남면 상리(현 오수면 오수리) 인근 풀밭에서 잠이 들었다. 이때 들불이 나 그가 누운 곳까지 불이 번지기 시작했고 돌아오지 않는 주인을 기다리다 찾아 나선 개가 위험에 처한 김개인을 위해 근처 개울가로 뛰어들어 몸을 적신 뒤 들불 위를 뒹굴어 자신은 죽고 주인은 살렸다. 잠에서 깬 김개인은 충견을 기억하려 자신의 지팡이를 개의 무덤 앞에 꽂았는데 나중에 나무로 자라게 돼 ‘개 오(獒)’자와 ‘나무 수(樹)’자를 더해 이 고을의 이름을 오수라 부르게 되었다는 얘기다.지금 임실군 오수면은 ‘세계적인 반려동물의 성지’로 거듭나려는 지역민의 활기로 새 봄을 맞고 있다. 스토리텔링이 훌륭한 문화유산의 전통을 현대 애완견 산업과 연결해 지역 활성화의 에너지로 삼겠다는 것이다. 반려동물 테마파크·장묘시설·추모공원·문화지구·동반호텔·특화용품 산업단지를 만들고 ‘세계 반려동물 산업 엑스포’를 유치하겠다는 계획이 지역 주민들의 자발적인 노력으로 진행 중이다. 올해 문화재청은 기존 문화재란 명칭 대신 ‘국가유산’이라는 큰 틀 아래 문화유산, 자연유산, 무형유산의 세 갈래로 분류체계를 정리했다. 또 동물, 식물, 지질, 명승 등의 기념물을 비롯한 자연유산을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활용하기 위한 기본원칙과 규정을 담은 ‘자연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안’이 지난 달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코로나19 이후 인류가 새 문명으로 거듭나는 길 위에서 문화유산을 활용하는 미래전략은 국력을 키울 핵심 인자다. 오수면 주민들이 자연유산을 활용해 공동체를 회복하고 경제적 가치를 창출해내는 과정은 다른 지역민에게도 큰 힘이 되리라 믿는다.
2023.03.03 I 이윤정 기자
"억눌렸던 수요 터졌다"…中, 춘제 연휴기간 소비 급증
  • "억눌렸던 수요 터졌다"…中, 춘제 연휴기간 소비 급증
  •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중국 정부가 방역을 대폭 완화한 이후 춘제(중국의 설) 연휴 기간 동안 소비가 급증했다. 지난해까지 억눌렸던 수요가 보복 소비로 한꺼번에 풀려나고 있다는 진단이다. 필리핀 마닐라 니노이 아키노 국제공항이 지난 24일(현지시간) 중국인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AFP)블룸버그통신, CNBC, 차이나데일리 등 주요 외신들은 26일(현지시간) 제로코로나 정책 폐기 이후 처음으로 맞이하는 중국 춘제 연휴 기간(21~27일) 첫 나흘 동안 여행과 영화관람 등과 관련한 소비가 급격하게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알리바바그룹의 여행 플랫폼인 플리기에 따르면 21~24일 중국 내 장거리 여행은 전년 동기대비 6배 이상, 해외여행 예약은 2배 이상 각각 증가했다. 중국 온라인 여행사 트립닷컴의 집계에서도 같은 기간 중국 내 숙박 예약이 전년 동기대비 2배 이상, 관광지 티켓 판매는 무려 5배 이상 늘었다. 해외 항공권 예약은 1년의 4배, 해외 호텔 예약은 2배 증가했다. 중국 안후이성의 한 관료는 위챗을 통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황산에 지난 24일 3만 4400명의 방문객이 몰려 춘제 연휴 기준 201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같은 날 후난성의 한 국가삼림공원에는 6만명이 방문, 일부 관광객들은 몇 시간이나 산 정상에 갇혀 있었다고 소셜미디어(SNS)에 호소하기도 했다. 노무라홀딩스가 잠정 집계한 자료에선 춘제 연휴 귀성객 이동이 시작된 지난 7일 이후 하루 평균 3680만명이 여행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직전 해인 2019년보다 47% 감소한 것이지만 작년과 비교하면 50% 증가한 것이다.중국은 매년 춘절 전 15일, 춘절 후 25일, 총 40일간을 ‘춘윈’ 기간으로 지정해 이동인구를 특별관리하는데, 중국 교통운수부는 이 기간 동안 21억건의 여행이 이뤄져 지난해의 두 배 수준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영화 관람 등 문화생활 소비도 크게 늘었다. 알리바바그룹의 티켓 예매 사이트에 따르면 연휴 기간 동안 영화 예매액이 27일 오전 기준 50억위안(약 9122억원)을 웃돌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상 회복 추진 이후 중국 내 코로나19 감염이 폭발적으로 늘었음에도 중국인들의 여행을 하려는 욕구를 막지 못했다고 평했다. 노무라의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CNBC에 “중국 인구의 약 80%가 이미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추정이 나오며 집단면역에 빠르게 도달하고 있다”며 “많은 중국인들이 명승지로 몰려들고 불꽃놀이를 관람하고 식당과 호텔을 찾는 등 억눌렸던 수요가 풀려나고 있다”고 말했다. 당분간 보복소비가 지속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경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인지 주목된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인들의 저축액은 17조 8000억위안(약 3251조 7040억원)으로 2021년 9조9000억위안(약 1808조 5320억원)의 2배 가까이 늘어난 상태다. 국제환경법센터(CIEI)의 우샤오밍 부국장은 차이나데일리에 “올해 중국인 1인당 소비지출이 작년보다 8~12%, 소비재 소매판매는 7~11% 각각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산하 거시경제연구원의 왕윤 연구원은 “중국 소비 시장이 눈에 띄게 회복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면서 “올해 소비 모멘텀이 유지돼 6% 이상 성장률에 도달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2023.01.27 I 방성훈 기자
세종대 한희섭·명승택 교수, 세계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연구자 선정
  • 세종대 한희섭·명승택 교수, 세계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연구자 선정
  •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한희섭 세종대 호텔관광경영학전공 교수와 명승택 나노신소재공학과 교수가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에서 발표하는 2022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연구자’(Highy Cited Researchers)로 선정됐다고 세종대가 21일 밝혔다.한희섭 세종대 호텔관광경영학전공 교수(왼쪽)과 명승택 나노신소재공학과 교수. (사진=세종대 제공)HCR은 정보 분석 서비스 기업인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가 매년 각 분야에서 11년 간 피인용 횟수가 가장 높은 상위 1% 논문을 기준으로 대상을 선정한다. 올해 선정된 연구자는 6938명으로 한국 대학과 연구기관 소속 연구자는 총 63명이다.한희섭 교수는 2019년부터 4년 연속 사회과학 분야 HCR에 이름을 올렸다. 한 교수는 호텔관광 분야에서 지속 가능한 소비자 행동, 무슬림 관광, 녹색 마케팅 등을 연구하고 있다.명승택 교수는 올해 크로스 필드 분야 HCR에 선정됐다. 크로스 필드 분야는 다른 분야 연구자에 큰 영향력을 준 것을 기준으로 선정된다. 명 교수는 에너지 저장 분야에 수준 높은 논문을 게재했다.한 교수는 “앞으로 한국의 관광을 포함해서 인문 사회 분야는 과학기술만큼이나 빠르게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관광 및 인문 사회 분야에 더 많은 관심과 투자가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명 교수 역시 “이번 선정 전후로 심경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다. 더 열심히 하라는 메시지로 받아들여질 뿐이다”며 “앞으로도 연구와 교육에 정진하며 후학 육성과 학교발전에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22.11.21 I 김형환 기자
농협금융, 출범 10주년 VIP고객 초청 세미나 개최
  • 농협금융, 출범 10주년 VIP고객 초청 세미나 개최
  • [이데일리 전선형 기자] 농협금융 지난 10일 부산 시그니엘 호텔에서 출범 10주년을 맞이해 거래고객들을 위한 초청 세미나를 개최했다고 11일 밝혔다.농협금융은 10일, 부산 시그니엘 호텔에서 출범 10주년을 맞이해 거래고객들을 위한 초청 세미나를 개최했다. 손병환 농협금융 회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사진=농협금융)이날 세미나에는 농협금융그룹 계열사인 농협은행과 농협생명, NH투자증권의 VIP고객과 자산관리사들을 포함해 약 100여명이 한자리에 모였다.세미나는 ‘NH WM마스터즈’ 김효선 전문위원(농협은행 NH All100자문센터)의‘2023 부동산 트렌드 키워드 및 대응전략’이라는 주제의 부동산 강연으로 시작됐다. 내부 강연 이후 명승권 국립암센터 교수의 ‘건강을 위한 올바른 생활습관과, 건강기능식품의 올바른 섭취 및 효과’ 라는 주제 강연으로 세미나의 풍성함을 더했다.NH WM마스터즈는 고품격 자산관리 서비스 제공을 위해 농협금융지주와 계열사인 농협은행, 농협생명, NH투자증권, NH-Amundi자산운용 등 5개사에서 선발된 업계 최정상 자산관리 관련 전문가 집단으로 지난해 9월에 출범했다. 손병환 회장은 “올해 농협금융 출범 10주년을 맞이해 항상 곁에서 함께 해주시고 성원해주신 고객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며 “앞으로도 농협금융은 고객의 자산관리를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하며, 고객 만족을 위해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2.11.11 I 전선형 기자
대한가정의학회 "무증상 환자에 CT 권하지 않습니다"
  • 대한가정의학회 "무증상 환자에 CT 권하지 않습니다"
  •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대한가정의학회는 30일 서울 홍은동 서울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2022년 추계학술대회에서 불필요한 진단이나 치료를 피하고, 근거에 기반한 양질의 진료를 제공하기 위한 캠페인을 시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이 캠페인은 2012년 4월, 미국내과학위원회(ABIM) 재단의 9개 전문학회에서 불필요한 진단이나 치료 ‘탑5 리스트’를 발표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국내에서는 2016년에 대한민국의학한림원과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의 주도 하에 캠페인이 시작됐다. 대한가정의학회는 근거중심의학위원회에서 2021년 5월부터 현명한 선택 권고안 개발과정에 착수해 대한가정의학회 회원 및 상임이사 설문조사를 거쳐 최종적으로 7가지 권고안을 제정했다.권고안에는 △감기와 같은 바이러스성 감염에 항생제를 일상적으로 쓰지 않는다 △임상적 근거가 확실하지 않은 건강기능식품을 권하지 않는다 △무증상 환자에서 암 선별검사 목적으로 양전자방출단층촬영/전산화단층촬영(PET/CT)을 권하지 않는다 △무증상 성인에서 뇌동맥류, 뇌종양, 치매 등의 선별검사 목적으로 뇌 MRI 검사를 권하지 않는다 △무증상 성인에서 암 선별검사 목적으로 갑상선 초음파 검사를 권하지 않는다 △적응증이 아닌 경우 포도당, 생리식염수, 아미노산 및 비타민 등을 함유한 수액제제를 주사하지 않는다 △외래에서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당뇨 등의 생활습관병을 처음 진단했을 때 (약물 처방이 즉시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 우선적으로 수주내지 수개월 동안 생활습관 개선을 시행한다 등이 담겼다. 이번 권고안 개발과정을 주도한 대한가정의학회 근거중심의학위원회 명승권 이사(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대학원장)는 “후보 권고안 30여 가지에서 최종 권고안 7가지를 정하기까지 일부 의견 차이가 있어 쉽지는 않았지만, 미국, 캐나다, 호주, 영국, 일본 등 국외 가정의학회의 현명한 선택 권고안과 우리나라 상황에 필요한 권고안을 최신 문헌과 지침을 토대로 근거에 기반해 대한가정의학회 회원과 상임이사의 의견을 수렴해 최종안을 마련했다”고 소개했다. 선우성 대한가정의학회 이사장은 ‘1차 진료에서 심심치 않게 발생하는 불필요한 진단이나 치료를 피할 목적으로 제정됐다“며 ”환자는 의사와 적극적인 대화를 통해 불필요한 의료비용의 발생을 줄이고, 적절한 진료를 받을 권리가 있으며, 우리 대한가정의학회가 선도적으로 이 캠페인에 동참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2022.09.30 I 이지현 기자
 산지천 물길따라 옛 멋이 흐른다
  • [여행] 산지천 물길따라 옛 멋이 흐른다
  • 제주 도심을 관통하는 제주 3대 하천인 ‘산지천’[제주=글·사진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제주도 제주시의 산지천. 한라산 북사면 해발 약 720m에서 시작해 제주 시내를 지나 제주항을 통해 바다로 빠져나가는 하천이다. 과거 제주 성안에서 가장 큰 식수원 중 하나였고, 서민들의 빨래터였다. 제주의 역사와 문화가 산지천 일대를 중심으로 발달해 온 이유다. 근래 들어 산지천 일대는 빈집과 빈 가게가 즐비한 우중충하고 후미진 뒷골목으로 추락했다. 인구 감소와 경기 불황, 상권 이전으로 급속히 쇠퇴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누군가에겐 애잔한 추억과 슬픔이 깊숙이 서려있는 곳이기도 하다. 30여 년간의 기나긴 복원 끝에 옛 모습을 조금씩 찾아가고 있는 산지천 일대를 걸어본다. ◇제주의 낭만과 정취가 오롯이 살아 있는 산지천 일대낡고 오래된 번화가들이 요즘 새삼 빛을 발하고 있다. 문화유산이 돼가는 삶의 흔적들이, 낡은 거리 골목에서 걸어 나와 여행자들에게 굳은살·속살을 거침없이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너무 후져서, 개발의 삽날이 비켜간 덕에 살아남은 거리 구석구석에, 온전히 또는 마구 덧칠된 채 선인들 발자취가 널려 있다. 제주의 원도심 일대도 그런 곳이다.산지천 인근에 오래된 동네 ‘무근성’이 있다. 탐라시대의 성터가 있던 자리로, 조선시대에 와서 조선읍성을 새로 쌓으면서 새 성에 ‘묵은 성’이라는 이름을 얻게 된 데서 동네 이름이 유래했다. 무근성은 지도에서 보면 마치 버선 한짝을 그려놓은 모양새다. 탑동 바다 쪽이 버선 바닥에 해당한다. 근대에 이르기까지 제주의 중심이었다. 관덕정과 제주목관아를 비롯해 제주의 8학군으로 불렸던 ‘제주북초등학교’와 한두기로 넘어가는 ‘배고픈다리’, 제주 최초의 호텔 ‘동양여관’, 그리고 ‘탐라호텔’도 모두 이곳에 있었다. 여기에 제주시청과 법원, 경찰청 등 주요 공공기관도 품고 있었다. 옛 명승호텔 옥상에서 내려다본 산지천과 구도심제주 시민들의 삶의 터전도 이곳에 있었다. 무근성 일대에서 쉬이 만날 수 있는 좁은 골목길, 그 오랜 시간을 품고 있는 집들의 대문과 지붕이 시간의 여정을 말해준다. 삶의 흔적을 품고 있는 이 오래된 동네에는 제주만의 낭만과 정취가 오롯이 살아 있다. 좁은 골목을 사이에 두고 정겹게 맞닿은 주택가와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건물, 돌담은 사람들이 이곳을 지날 때마다 정겹게 반겨주는 것만 같다.산지천 근처 골목길 사이로 거닐다 보면 전통 가옥 형식의 고씨 주택을 만난다. 기와지붕을 한 대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서면 초록색 잔디가 깔린 마당이 펼쳐진다. 마당을 사이에 두고 안채와 바깥채가 서로 마주 보고 있는데, 안채는 현재 제주 도민의 모임 장소인 사랑방으로 활용되고, 바깥채는 제주 책방으로 운영되고 있다.산지천 변 제주 시민의 사랑방으로 재탄생한 ‘고씨주택’제주목관아 주차장 안쪽에는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제주북초등학교가 자리하고 있다. 2019년 5월, 이 학교에 마을도서관인 ‘김영수도서관’이 들어섰다. 원도심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된 도서관이다. 원래는 북초등학교 내 도서관과 사용하지 않던 창고와 관사였던 곳을 활용해 리모델링했다. 2층으로 확장된 이 공간으로 제주 시민은 물론 관광객들의 발걸음도 늘고 있다.도서관 명칭에 들어간 김영수라는 인물은 누구일까. 김영수 씨는 제주북초등학교 20회 졸업생으로, 지난 1968년 제주북초등학교 내 도서관을 건립해 기증한 인물이다. 이에 도시재생사업으로 재탄생한 도서관 명칭을 김영수 씨의 이름을 따 지었다고 한다. 100년된 제주북초등학교에 제주 시민의 도서관으로 재탄생한 ‘김영수도서관’도서관 내부의 모습도 독특하다. 마치 한옥에 들어와 있는 느낌이다. 공간 곳곳 나무에서 묻어나는 따스함과 예스러움이 고즈넉한 분위기를 더해준다. 1층에는 2층으로 이어진 계단에서 앉아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 2층에는 눈에 띄는 공간이 있는데, 바로 커다란 파노라마 창이다. 이 창으로 제주목관아를 한눈에 관람할 수도 있다. 아름다운 원도심의 풍경과 더불어 그 앞에서 책을 읽을 수 있는 테이블도 마련돼 있다. 독서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공간이다.산지천변에 자리한 제주 최초의 관광호텔인‘ 명승호텔’◇제주 최초의 호텔 ‘명승호텔’의 마지막 작별 인사산지천을 건너자 금방 무너질 것 같은 오래된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1962년 3월 문을 연 제주 최초의 현대식 호텔인 ‘명승호텔’이다. 초가집과 여관밖에 없었던 제주의 사정과 달리 명승호텔은 서양식 침대와 좌변기, 넓은 테라스와 정교한 기둥머리 장식의 아치형 천장 등에 이르기까지 첨단 시설을 두루 갖췄다. 유명 연예인들을 비롯한 유명인들이 제주도에 오면 반드시 명승호텔에서 묶을 정도였다. 제주의 산업화와 경제성장을 상징하는 건물이 바로 ‘명승호텔’이었다. 이후 상권의 몰락과 쇠락 등 시대의 흐름에 밀려 1990년대 폐업한 이후 오랜 시간 빈 건물로 남아있던 장소다.옛 명승호텔의‘시간과 공간의 기억’ 전시회60년 역사를 간직한 이 건물에 최근까지 한 전시회가 열렸다. 지금은 보기 힘든, 손대지 않은 예전 그대로의 공간과 추억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과 기억의 공간, 산지로 31’이라는 전시회였다. 긴 화폭에 남긴 하늘에서, 땅을 거쳐 바다로 이어지는 산지천의 모습을 표현한 그림과 특별한 공간에서 경험했던 감각의 기억을 떠올릴 수 있는 미디어아트 등 다양한 설치 작품을 건물 곳곳에 전시했다. 이 전시회를 마련한 사람은 이 건물의 주인인 고승호 씨. 제주에서 오랫동안 레미콘 회사를 운영하는 그는 지난해 이 건물을 사들였다. 그는 “산지천 일대는 저뿐만 아니라 제주 사람들의 어릴 적 추억이 깃든 장소”라면서 “이 건물을 리모델링해서 쓰려고 했지만, 소방법 등 안전진단상 문제가 많아 원형 훼손이 불가피하다”고 아쉬워했다. 실제 명승호텔의 건물은 60년 세월을 거스를 수 없을 만큼 벽면 곳곳에 생긴 균열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건물 일부분은 안전상 문제로 이미 철거됐다. 고 대표는 “그래도 원형을 조금이나마 남겨 리모델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옛 명승호텔 옥상에서 내려다본 산지천과 구도심명승호텔을 나와 안쪽 골목길을 걸어가 언덕길로 오르면 W360이다. 원래 제주지방 기상청이 있던 구청사 건물로, 옛 제주지방 기상청 구청사 건물. 2015년 기상청 신청사가 들어선 이후 활용되지 않던 곳을 지역기반 혁신창업 지원과 스타트업 육성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제주시의 원도심 재생사업 일환으로, 이 터에 9억원 투입해 도심 속에 거대한 ‘보물창고’를 확보하게 됐다. 젊은 창업가들의 사업 기반이자, 원도심 재생사업의 핵심 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제주드림타워 앞 미디어아트◇여행메모▲잠잘곳= 제주에서 가장 ‘핫’한 호텔은 제주드림타워 복합리조트다. 국내 첫 도심형 복합리조트인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는 총 1600실과 레스토랑 14개 등 부대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무엇보다 공항에서 택시로 10분 거리라는 점이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셀럽이나 인플루언서 사이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최근 FT아일랜드의 리더 이홍기가 사진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제주드림타워에서 호캉스를 즐기고 있는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2022.01.21 I 강경록 기자
축제와 통제 사이…공산당 창립 100주년 맞은 중국
  • [르포]축제와 통제 사이…공산당 창립 100주년 맞은 중국
  • 중국 중산공원에 사회주의 핵심 가치관이 적혀있는 보드판이 세워져있다. 사진=신정은 기자[베이징·난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중국 전역이 공산당 창당 100주년(7월1일)을 기념하는 축제로 가득 찬 지난 24일. 중국 국민당 정부의 수도였던 난징시를 찾았다. 1912년 중화민국을 건국한 중산(中山) 쑨원(孫文·손문)의 무덤인 중산릉(中山陵)이 위치한 중산공원에는 중국 공산당 100주년을 기념하는 플래카드와 사회주의의 핵심 가치관이 적힌 보드판이 곳곳에 설치돼 있었다. ◇축제 분위기 속 통제 강화…“특수 시기라”막상 중산공원에 ‘국민혁명군유족학교’가 있던 곳은 기념비 하나만 덩그러니 남아 있었다. 그 앞에선 작업자들이 보수작업을 하고 있었고, 이곳을 찾는 이는 많지 않았다. 유적지와 관련된 설명도 찾아볼 수 없었다. 혹시나 건물 안을 들어갈 수 있을까 살펴봤지만 작업자들은 “안에 아무것도 없다”며 다른 곳을 구경하라고 권했다. 중국인들이 ‘중국 건국의 아버지’라 부르며 쑨원을 존경하고 기념하고 있지만, 공산당의 100주년보다 중요한 건 없어 보였다. 중국 국민혁명군유족학교 유적지 앞. 사진=신정은 기자베이징은 물론 상하이, 우한, 칭다오 등 중국 전역의 명승지와 초고층 건물에서는 지난주부터 매일 창당 100주년을 축하는 레이저쇼 등이 열리며 축제 분위기를 돋우고 있다. TV 황금시간대에는 공산당 역사 드라마와 관련 프로그램이 점령했다.시진핑 국가주석은 28일 저녁 창당 100주년 관련 공연을 관람한데 이어 29일엔 ‘당과 인민을 위해 공헌한 당원’ 등을 선정해 ‘7·1 훈장’을 수여했다. 중국 각 지역은 공산당 100주년을 축하하는 것과 동시에 삼엄한 경비태세에 접어들었다. 난징에서 호텔 체크인을 할 때는 가장 최근 중국에 입국한 날짜와 방문 목적 등을 꼬치꼬치 캐물었다. 두달 전 방문했을 때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항의하자 “특수시기잖아요. 중국 공산당 100주년 기념일(7월1일)까지는 저희도 어쩔 수 없습니다. (정부가) 시키는 대로 해야 하는 걸요”라는 호텔측 답변이 돌아왔다.후베이성 우한 시내가 공산당 100주년을 기념해 붉은 색으로 물들었다. 사진=CCTV 캡쳐◇자유화 역사는 지워져…“백신 없으면 입장불가” 철통 방역중국 수도 베이징은 더욱 심각하게 통제하고 있다. 공산당 100주년 기념 에어쇼가 성대하게 열릴 예정인 베이징의 톈안먼(天安門·천안문)이 있는 창안제(長安街) 근처에서는 일찌감치 외부 지역 차량에 대한 불시 검문이 시작됐다. 인근 건물에 회사에서는 한달 전부터 출입할 때 출입카드를 꼭 지침하고 보안에 주의하라는 경고가 돌기 시작했다고 한다.유흥업소도 대부분 문을 닫았고, 마작 등 오락시설도 자취를 감췄다. 28일부터는 지하철과 버스 노선도 일부 조정했다.중국 공산당의 결정에 반대하고 정치 자유화를 지지했던 역사는 감춰지고 있다. 6.4 톈안먼 민주화 시위를 지지했던 자오쯔양(趙紫陽) 전 중국공산당 총서기의 가족이 베이징 둥청(東城)구에 있는 자택에서 퇴거 명령을 받고 이사를 시작했다는 소식도 전해진다. 홍콩 일간지 가운데 가장 공격적으로 공산당을 비판해온 빈과일보는 정부의 자산동결로 24일 사실상 폐간했다. 지난 20일 중국 경찰이 창안제 인근을 검문하고 있다. 사진=신정은 기자코로나19로 인한 방역조치도 강화됐다. 중국 남부 지역인 광둥성에서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까지 확인되며 확산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외신 기자들에 대한 요구사항도 까다로워졌다. 지난 3월 중국 최대 정치 이벤트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때만 해도 외신 기자들에게 백신 접종을 요구하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이를 현장 통과 기준으로 삼았다. 신청 접수때는 별다른 언급이 없다가 뒤늦게 이같은 조건을 내걸어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백신 맞으셨나요. 어떤 이유에서든 백신을 맞지 않았으면 공산당 100주년 관련 행사에는 들어갈 수 없습니다.” 중국 공산당 100주년을 나흘 앞둔 27일 외신기자들에게 행사 관련 안내를 맡은 중국 정부 관계자는 이렇게 경고했다. 중국 공산당 100주년 행사 취재를 안내하는 표지판. 사진=신정은 기자
2021.06.30 I 신정은 기자
北김덕훈 내각총리, 금강산행…"우리식 건설" 독자개발 재시사
  • 北김덕훈 내각총리, 금강산행…"우리식 건설" 독자개발 재시사
  •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북한 김덕훈 내각총리가 금강산관광지구를 방문해 개발사업 현장을 점검했다. 김 총리는 “우리 식으로 관광지구를 건설하겠다”며 남측을 배제한 독자 개발 의지를 재시사했다.특히 북한이 코로나19 방역 등 내치에 집중하는 와중에 금강산관광 개발 문제를 다시 거론하면서 내년 1월 제8차 당대회에서 금강산관광지구 추진계획을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0일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보도를 통해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이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내각 총리인 김덕훈 동지가 금강산관광지구의 개발사업을 현지에서 요해했다”고 밝혔다.이들 매체는 김 내각총리가 고성항해안관광지구, 해금강해안공원지구, 체육문화지구 등을 돌아보면서 “명승지들을 개발해 인민들의 문화정서적 요구를 최상의 수준에서 충족시킬 데 대한 당의 구상을 금강산관광지구총개발계획에 정확히 반영하고 집행하는 데서 나서는 실무적 문제들을 토의했다”고 소개했다.현지에서 진행된 협의회에서는 “총개발계획안이 작성된 데 맞게 개발사업의 선후차를 바로 정하고 세계적 수준의 호텔, 골프장, 스키장 등의 설계와 시공에서 주체적 건축사상과 건설정책을 철저히 구현하기 위한 대책들이 논의됐다”고 통신은 전했다.이어 김 총리는 “금강산지구를 현대적이며 종합적인 국제관광문화지구로 훌륭히 꾸리기 위한 개발사업을 연차별, 단계별 계획에 따라 밀고 나가며, 인민들이 자연경치를 한껏 즐기면서 휴식할 수 있게 건설에서 ‘선 편리성, 선 미학성’의 원칙을 철저히 지킬 것”을 언급했다고 전했다.아울러 “관광지구를 금강산의 자연경관에 어울리면서도 민족적 특성과 현대성이 결합된 우리 식으로 건설함으로써 민족의 명산 금강산이 인민을 위해 복무하는 명산, 온 세상이 부러워하는 문화휴양지로 되게 할 데 대해 강조했다”며 우리측을 배제하고 금강산지구를 독자 개발하겠다는 의사를 재차 밝혔다.앞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10월 23일(북한 매체 보도일 기준) 금강산 시찰 과정에서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을 싹 들어내도록 하라”고 지시한 이후 북한은 ‘시설 완전 철거·문서 협의’를 남측에 요구한 바 있다.이어 작년 12월에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올해 2월까지 금강산의 남측 시설물을 모두 철거하라고 요구하는 대남 통지문도 발송했다.이에 남측은 ‘대면 협의·일부 노후시설 정비’ 입장을 견지한 채 북측의 통지문에 회신하지 않았고, 이후 북한이 올해 1월 30일 코로나19 전염 위험을 방지하고자 금강산 시설 철거를 당분간 연기한다는 통보문을 보내오며 협의는 중단됐다. 북한이 코로나19 방역과 태풍피해 복구 등 내치에 주력해온 와중에 갑작스럽게 금강산관광지구 개발 문제를 꺼내면서, 내년 1월 제8차 당대회에서 발표하는 새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에 따라 금강산관광지구 개발을 본격 추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통일부는 이날 북한 보도와 관련, “남북이 금강산 지역 현안 문제를 해결하고 국제적인 관광지로 발전시켜 나갈 필요성에 대해 서로 공감하고 있는 만큼, 코로나 상황 등을 고려해 적절한 시기에 만나 협의해 나갈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북한 김덕훈 내각총리가 금강산관광지구의 개발사업 현장을 시찰했다고 20일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신문은 김 내각총리가 고성항 해안관광지구, 해금강 해안공원지구, 체육문화지구 등을 돌아보고 금강산관광지구총개발계획 집행을 위한 실무적 문제들을 토의했다고 전했다(사진=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2020.12.20 I 김미경 기자
 옛 담 따라 흐르는 고고한 선비 정신
  • [강경록의 ‘콕’] 옛 담 따라 흐르는 고고한 선비 정신
  • 남학정에서 내려다본 남사예담촌[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한옥이 옹기종기 모인 남사예담촌은 사수천(남사천)이 휘감아 흐르는 명승에 자리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고가(古家) 마을이다. 수백 년간 사대부의 기상과 예절을 지켜온 선비의 고장으로 경북에 안동 하회마을이 있다면, 경남 지역에서는 산청 남사예담촌이 꼽힌다. 원래 남사마을로 불렸지만, 2003년 농촌 전통 테마 마을로 지정되면서 남사예담촌이란 이름으로 더 알려졌다. 여기에는 ‘옛 담’이란 표면적인 뜻 외에 ‘마을을 찾은 이들에게 예를 담아 드린다’는 속 깊은 의미도 있다.\이씨고가◇황톳빛 담장과 고택이 어우러진 골목남사예담촌은 황톳빛 담장과 고택이 어우러진 골목을 따라 고즈넉한 정취가 잔잔히 흘러나온다. 산청 남사마을 옛 담장(국가등록문화재 281호)이 굽이굽이 이어지고, 마을 어귀에는 금슬 좋은 부부처럼 엇갈려 자란 회화나무 고목이 있다. 이 나무 아래를 지나면 부부가 해로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이곳은 드라마 ‘왕이 된 남자’ ‘조선혼담공작소 꽃파당’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찾는 발걸음이 늘었다. 아치를 이룬 고목을 통과하면 시간은 단숨에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어디선가 갓 쓴 선비들이 도포 자락을 휘날리며 나타날 듯하다. 회화나무를 지나 기와지붕과 담장이 맞닿은 길 끝에 마을에서 가장 오래된 산청남사리이씨고가(경남문화재자료 118호)가 있다. 1700년대에 지은 고택이지만, 여전히 단정하고 기품 있는 분위기가 배어난다. 이씨고가는 안채와 사랑채, 외양간채, 곳간채가 ‘ㅁ 자형’으로 마주한 전형적인 남부 지역의 사대부 가옥이다. 여기에 원형과 사각형을 이용해 음양의 조화를 꾀한 선조의 지혜가 엿보인다. 이 집은 네모난 마당에 둥근 화단을 조성해 음양의 기운을 맞췄다.남사예담촌에는 이씨고가와 같은 문화재를 포함해 고택이 45채 정도 있다. 보통 한 성씨가 집성촌을 이룬 여느 고가 마을과 달리, 이곳은 여러 성씨가 대를 이어 살아온 독특한 내력이 있다. 유교 전통이 엿보이는 산청남사리최씨고가(경남문화재자료 117호)와 영일 정씨 문중 고가인 사양정사(경남문화재자료 453호)도 마찬가지다. 하씨고가는 산청 삼매 중 하나인 원정매가 있는 곳이다. 원래 고목은 이미 고사했지만, 그 옆에 자라난 후계목이 여전히 아름다운 꽃을 피워 찾는 이가 많다.남사예담촌 담장길◇국보급 문화 즐비한 남사예담촌남사예담촌에는 국보급 문화재도 전해진다. 이제 개국공신교서(국보 324호)는 태조 이성계가 개국공신 이제에게 내린 공신 교서다. 조선 시대 최초 공신 교서 형식을 보여주는 역사적 가치가 큰 자료로, 원본은 국립진주박물관에 보관 중이다. 마을에 공신 교서 원문을 새긴 비가 있다.사수천에 걸린 작은 다리를 넘으면 기산국악당과 산청 이사재(경남문화재자료 328호), 유림독립기념관까지 두루 다녀올 수 있다. 기산국악당은 국악계의 큰 별로 꼽히는 박헌봉 선생을 기념하기 위해 건립했으며, 제자들이 기증한 국악기를 전시한다. 기산국악당 옆에 자리한 이사재(尼泗齋)는 원래 밀양 박씨의 선조인 송월당 박호원을 기린 재실로, 임진왜란 때 백의종군하던 이순신 장군이 묵어갔다고 한다. 유림독립기념관은 파리 장서 사건을 일으킨 유림의 독립 정신과 잘 알려지지 않은 역사를 기록한 곳이다.남사예담촌은 한두 시간이면 구석구석 둘러볼 수 있지만, 느린 걸음으로 천천히 쉬어 가기를 권한다. 마을에 식당과 카페, 족욕 체험장이 있어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기 좋다. 고택에서 묵는 하룻밤도 잊지 못할 추억이 된다. 마을 맞은편에는 남사예담촌이 한눈에 들어오는 남학정(전망대)이 있다. 마을 주차장과 연결된 육교를 건너면 전망대까지 오르기 쉬우니, 이곳에서 마을의 전체적인 윤곽을 잡고 관람에 나서자.동의보감촌 전경◇산청에서 꼭 보고 와야할 것들산청 조식 유적(사적 305호)은 남사예담촌과 함께 둘러보기 좋은 곳이다. 퇴계 이황과 비견되는 남명 조식은 조선 시대를 대표하는 실천적 유학자이자 대학자로 꼽힌다. 원래 경남 합천이 고향이지만, 노년에 지리산 천왕봉이 보이는 이곳으로 터를 옮기고 산천재(山天齋)를 지어 제자를 가르치는 데 힘썼다. 평생 벼슬을 마다하고 학문에 정진했지만, 잘못된 일을 비판하고 백성을 위한 정치를 바라는 상소도 여러 차례 올렸다. 산천재 맞은편에 자리한 남명기념관에서 그가 남긴 학문적 성과와 실천적인 삶의 자세를 배울 수 있다.성철 스님 생가 터에 세운 겁외사도 멀지 않아 가볼 만하다. 대종사란 호칭을 받을 만큼 일생을 검소하게 수행한 스님의 흔적이 드러난다. 절 마당에 자라는 백송과 성철 스님 동상도 눈길을 끈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절’, 작은 사찰이지만 이름에 담긴 뜻이 마음을 크게 울린다.영험한 기운이 있다는 동의보감촌의 귀감석동의보감촌은 산청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코스다. 천왕봉의 기운이 모이는 지리산 중턱에 있으며, 다채로운 힐링 체험 시설을 갖췄다. 한의학의 과거와 미래를 살펴보는 엑스포주제관과 한의학박물관, 산청약초관을 비롯해 아이들이 뛰어놀기 좋은 한방미로공원, 사슴목장, 한방테마공원 등 야외 체험 시설도 다양하다.한방기체험장은 꼭 들러보기를 권한다. 삼석으로 일컬어지는 귀감석과 석경, 복석정을 만날 수 있다. 행운과 건강, 복을 가져다주는 영험한 바위라니 가족이 함께 좋은 기운을 받아보자. 한방기체험장 앞에 이어진 숲길을 따라가면 허준이 스승 유의태의 시신을 해부한 모습을 재현한 해부동굴이 있다. 동의보감촌은 규모가 크기 때문에 시간을 넉넉히 잡고 둘러봐야 한다. 청정한 자연에 둘러싸여 공원과 산책로만 걸어도 충분히 힐링이 된다.◇여행메모△여행 코스= 겁외사→남사예담촌→산청 조식 유적→동의보감촌→생초국제조각공원△가는길= 통영대전고속도로 단성 IC→단성 방면 오른쪽→남사예담촌△잠잘곳= 지리산대로의 월강고택과 신등가회로의 산청율수원은 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다. 호암로1320번길의 돌꽃담펜션, 동의보감로479번길의 산청한방가족호텔 , 친환경로 지리산신세계리조트 등이 있다. △먹을거리= 나물 뷔폐는 남명로의 열매랑뿌리랑, 흑돼지두루치기는 지리산대로의 예담촌흑돼지, 산삼약초비빕밥은 동의보감로555번지 산삼마을 등이 있다.△주변 볼거리= 목면시배유지, 대원사, 정취암 등
2020.05.16 I 강경록 기자
근대 도시 모습 간직한 '통영 근대역사문화공간', 문화재 됐다
  • 근대 도시 모습 간직한 '통영 근대역사문화공간', 문화재 됐다
  •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근대 도시의 경관과 건축 유산이 보존되어 있는 통영 근대역사문화공간이 문화재가 됐다. 문화재청은 ‘김천 나화랑 생가’와 ‘광주 구 무등산 관광호텔’, ‘통영 근대역사문화공간’ 등 총 3건을 문화재로 등록했다고 9일 밝혔다. 국가등록문화재 제775호 ‘김천 나화랑 생가’는 광복 후 한국 대중음악계를 대표하는 작곡가인 나화랑(본명 조광환)이 태어나 자란 곳으로 과거 모습을 비교적 잘 간직하고 있다.김천 나화랑 생가(사진=문화재청).제776호 ‘광주 구 무등산 관광호텔’은 한국전쟁 이후 관광산업 육성을 위해 중앙정부에서 설악산, 서귀포, 무등산 등 국내 명승지에 건립한 관광호텔 중 유일하게 아직까지 남아있는 건축물로 관광사적 의미가 크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임시 피난처로 사용되었다는 점에서 지역의 근대사적 가치도 있다. 제777호 ‘통영 근대역사문화공간’은 대한제국기부터 지속해서 조성된 매립지와 일제강점기부터 해방 이후까지 번화하였던 구시가지의 근대 도시 경관, 건축 유산이 집중적으로 보존돼 있다. 또한 공간 내 개별문화재로 등록한 ‘통영 구 통영목재’, ‘통영 김상옥 생가’ 등 9건은 근대도시 경관과 주거 건축사, 생활사, 산업사 등에서 가치가 높다.‘김천고등학교 본관’ ‘김천고등학교 구 과학관’ ‘수원역 급수탑’과 일제강점기에 간행된 대표적인 불교 종합 잡지인 ‘불교’ 등 4건은 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 30일간의 예고 기간 중 의견을 수렴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최종 등록될 예정이다.통영 중앙동 근대주택(사진=문화재청).
2020.03.09 I 이윤정 기자
반도 전체가 국립공원인 조화의 땅 부안 변산반도 여행
  • 반도 전체가 국립공원인 조화의 땅 부안 변산반도 여행
  • [이데일리 트립 in 정기영 기자] 변산반도는 우리나라의 19번째로 지정된 국립공원이다. 전라북도 서남단 고군산도 지나 99km에 이르는 해안선과 곰소만으로 둘러싸인 변산반도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반도 전체가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유일하다는 단어만큼 자연 생태계가 잘 보전되어 있다.예로부터 산세가 수려하고 해변이 아름다워 많은 이들로부터 칭송을 받아왔다. 삼국유사에는 ‘백제 땅에 원래 변산(卞山이)이 있으므로 변한(卞韓)이라 하였다’라고 하였고, 이중환의 ‘택리지’에서는 ‘많은 봉우리와 골짜기가 있는데, 이것이 변산이다’라며 기록하고 있다. 능가산, 영주산, 봉래산 등의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렸을 정도로 다양함을 간직하며 어느 기록에는 고창의 방장산, 고부의 두승산, 부안의 변산을 호남의 삼신산으로 꼽을 정도로 명승지이다.변산은 크게 반도 안쪽과 바다로 나눠 내변산과 외변산으로 얘기한다. 변산 안쪽의 남서부 산악지역을 말하는 내변산은 중첩된 산과 골짜기로 이루어져 평균 해발 400~500m의 비교적 낮은 산들로 이루어져 있지만 심산유곡을 방불케하는 기기묘묘한 산세가 내변산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최고봉인 의상봉(509m)를 비롯하여 쌍선봉과 옥녀봉, 낙조대, 월명암, 직소폭포, 내소사 일대를 거느린 내변산은 다양한 코스로 산악인들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의 발걸음이 계절에 관계 없이 꾸준이 이어진다.국립공원임에도 입장료가 없는 변산반도에서 유일하게 입장료를 받는 곳이 내소사 권역이다. 천년절집인 내소사는 절집으로 들어서는 전나무 숲길로 사랑받고 있다. 높이 22m에서 떨어지는 물줄기를 자랑하는 직소폭포는 내변산과 외변산을 통틀어 변산 최고의 자랑으로 내소사에서 직소폭포까지 가는 길은 대나무숲과 연못 등 다채로운 풍경이 이어진다. 직소폭포는 폭포 근처부터 지축을 뒤흔들 듯 들려오는 폭포 소리와 시원하게 쏟아져 내리는 폭포수가 만들어낸 시원한 바람으로 여름휴가 여행지로도 손꼽는다.외변산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관광지가 많다. 채석강과 격포해수욕장, 적벽강과 사자바위, 새만금 전시관, 변산 해수욕장, 고사포 해수욕장 등은 계절을 가리지 않고 인기 있는 관광지이다. 변산은 서해에서 몇 곳 되지 않는 일출과 일몰을 동시에 볼 수 있는 곳이다.무엇보다 외변산의 제맛은 일몰로 동해의 낙산일출, 서해의 월명낙조라고 하였다. 동해에는 낙산의 일출을 으뜸으로 치며, 서해에서는 변산 월명대에서 바라보는 낙조를 으뜸으로 친다. 하지만 아쉽게도 월명대는 내변산 묘적암 터로 비탐방 구역으로 지정되어 출입을 할 수 없지만 변산의 해변 어느 곳에서든 서해 바다 저 너머로 떨어지는 낙조를 바라 볼 수 있다. 특히 모항과 전북학생 해양수련원 앞 솔섬으로 떨어지는 낙조는 섬과 붉은 노을이 만들어내는 운치로 일몰 여행자들에게 인기가 있다.여름 늦은 꽃으로 입과 꽃이 따로 피는 상사화는 부안을 찾는 또 다른 재미이다. 부안의 부속섬인 위도에서는 위도상사화가, 변산의 바닷가를 걷는 변산 마실길에서는 붉노랑 상사화가 피며 바다와 꽃이 만드는 풍경을 볼 수 있으니 눈길과 발길이 즐겁다.고사포 해수욕장을 바라보며 외변산의 바다를 파노라마로 즐길 수 있는 부안 변산반도 더블힐링펜션은 스파 펜션으로 스페인 리빙 브랜드 라포마로 꾸며져 고급스러운 휴양지의 여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전 객실 오션뷰 객실로 객실마다 최고급 스파 시설을 자랑하며, 스파 룸에는 냉난방 시설이 따로 시설되어 계절에 관계없이 객실에서 편안하게 스파를 즐길 수 있어 커플, 가족 여행객들의 예약이 이어지는 곳이다.어른들을 위한 수심 90cm의 수영장과 아이들이 좋아하는 수심 60cm의 미니 워터 슬라이드에서는 안전하게 물놀이가 가능하며, 호텔식 침구류를 제공과 함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고객들을 위해 사전 예약 시 픽업서비스도 진행 중이다.
 1400년 전 백제 왕국의 비밀을 품은 도시 ‘부여’
  • [여행] 1400년 전 백제 왕국의 비밀을 품은 도시 ‘부여’
  • 낙화암에서 바라본 금강과 황포돗배[부여=글·사진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충남 부여의 옛 이름은 ‘사비’였다. 백제는 서기 538년 성왕 16년부터 의자왕 20년까지 123년간 이곳 사비에서 부귀와 영화를 누렸다. 옛 도읍 부여는 예나 지금이나 경관이 수려하다. 발길 닿는 곳마다 명승이요, 절경이다. 문화도 찬란하다. 도처에 역사와 문화재, 그리고 전설이 있다. 부여의 산하에는 역사 속으로 스러져 간 백제의 통한이 서려 있다. 관북리 유적과 부소산성, 정림사지, 능산리고분군, 나성 등 700여년의 찬란한 역사를 꽃피운 백제. 그 백제인이 남겨놓은 흔적이자, 증언이다. 백제의 과거 모습을 담고 있지만, 아직 모든 것을 드러내지 않은 1400여년 전 백제를 만나러 간다.낙화암 바로 앞 백화정에서 바라본 백마강 모습◇700년 대백제의 꿈 관북리 유적과 부소산성부여의 진산인 부소산은 백제 왕실의 후원이자, 사비백제 최후의 보루였다. 백제인들의 아픈 역사가 고스란히 묻어나는 애잔함마저 간직한 명산이다. 1400여 년 전 백제의 영광을 보여주는 곳이기도 하다. 여기에 수많은 백제 여인들이 꽃잎처럼 떨어져 주검으로 절개를 바꾼 ‘낙화암’과 백제 영욕의 세월을 함께 한 천년 고찰 ‘고란사’도 있다.부소산 기슭에는 사비 시대의 왕궁터인 ‘관북리 유적’이 있다. 2001년부터 본격적인 발굴조사를 시작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대형건물터, 연못, 저장시설, 상하수도시설, 도로 등 다양한 유적이 나왔다. 그중 가장 주목받은 것은 ‘대형건물터’다. 전체 넓이와 초석의 크기로 보았을 때 왕궁에서 가장 큰 건물터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또 다른 유적 중 하나는 저장시설인 ‘지하창고’다. 직사각형의 구덩이로 참외, 봉숭아 등 백제인의 식습관을 엿볼 수 있다.백제 사비 시대 왕궁터였던 ‘관북리유적’관북리 유적을 뒤로하고 북쪽에 위치한 ‘부소산성’으로 향한다. 백제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이 산성은 왕궁의 배후산성이었다. 평상시에는 후원으로, 유사시에는 방어시설이었다. 산성 서쪽에는 금강이 흐르고 있는데, 다른 이름은 백마강이다. 산과 강을 활용해 천연의 방어막을 형성한 셈이다. 부소산성의 소나무숲 길에는 백제 시대의 토성을 볼 수 있다. 이곳 토성은 사비토성의 외곽성인 ‘나성’과 판축공법이 동일하다. 성질이 다른 토양을 교대로 넣어 다져주는 건축기법으로, 천 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이 길을 따라 오르면 ‘낙화암’에 이른다. 백제 멸망의 그날, 남겨진 궁녀들은 절개를 지키기 위해 이곳 백마강에 몸을 던졌다. 그 모습이 마치 꽃잎이 떨어진 것 같다고 해 ‘낙화암’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백제 여인의 넋이 담긴 백마강은 백제의 아픔을 품은 채 유유히 흐르고 있다. 낙화암 아래에는 백마강 유람선을 탈 수 있는 선착장이 있다. 이곳에서는 백마강을 일주하는 황포돛배에 몸을 실을 수 있다. 백제교류의 장이자, 백제 여인들의 혼이 담긴 백마강을 따라가면 우암 송시열 선생이 새겨놓았다는 낙화암의 붉은 글씨가 비장하게 다가온다.익산 미륵사지석탑과 함께 유일하게 남아있는 백제탑 ‘정림사지 5층 석탑’◇1400여년의 세월을 담고 있는 석탑 ‘정림사지석탑’백제는 석탑과 사찰이 많은 나라였다. 특히 사비 시대에는 불교 문화가 번성했다. 이 시대를 대표하는 사찰이 바로 ‘정림사’다. 백제가 웅진에서 사비로 수도를 옮긴 직후 지은 사찰이다. 지금은 건물터와 5층 석탑만이 남아 있다. 정림사의 명칭은 1942년 발굴조사 과정에서 ‘정림사’라고 적힌 기왓조각을 통해 밝혀졌다. 하지만 고려 시대 이름이다. 백제 시대 이름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정림사는 사비 도성의 중심이자, 왕궁으로부터 남쪽으로 일직선상에 놓여 있었다. 사비도성 어디에서도 바라볼 수 있도록 주변 지세보다 높게 설계한 것이다. 절터도 정형적인 가람배치로 중문에서 탑, 금당, 강당이 남북으로 일직선을 이루고 있다. 이를 회랑이 감싸고 있는 형태다. 회랑의 북쪽 동서편에는 승려가 공부한 ‘승방지’가 있었는데, 이는 백제 사찰에서만 볼 수 있는 특징이다.국내 최대 연꽃 서식지로 유명한 ‘궁남지’정림사지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정림사지 5층 석탑’이다. 익산 미륵사지석탑과 함께 유일하게 남아있는 백제 탑이다. 목탑에서 석탑으로 넘어가는 변화 과정을 보여주고 있어 사료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목탑 고유의 아름다움은 살리는 대신 문제점은 보완했다. 얇고 넓은 지붕돌은 경사가 거의 없이 나아가다가 끝을 살짝 올려 반전 매력을 더했다. 한 번도 해체하지 않아 그 가치 또한 매우 높다. 기단부터 5층 지붕돌까지 거의 완벽한 형태다. 여기에 1400여년의 세월까지 고스란히 담고 있다. 목조형식에서 벗어나 완벽한 구조미를 보여주는 이 석탑은 백제의 미(美)를 보여주는 대표 격이다.이 아름다움에는 완벽한 비례미가 숨어 있다. 탑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지대석. 석탑은 지대석(14척, 1척에 35cm)의 넓이 절반인 7척을 기본단위로 만들어졌다. 1층 탑신과 지붕돌의 높이, 1층 탑의 너비도 7척이다. 2층과 5층, 3층과 4층의 높이의 합도 7척이다. 이 7척을 기준으로 높이와 너비가 균형을 이루고 있다. 사람이 바라보았을 때 가장 안정감을 느끼는 비율이다. 세월이 지나도 변치 않는 아름다움을 가진 석탑인 정림사지 5층 석탑은 백제의 미와 백제 불교 문화의 상징인 것이다.능산리고분군◇찬란한 백제 문화가 남아 있는 ‘능산리 고분군’백제금동대향로시내 동쪽의 능산리에는 여러 개의 능이 있다. 백제 사비 시대의 왕릉, 능산리 고분군이다. 총 7기로 이루어져 있는데, 백제 고분 발달과정을 잘 드러내는 중요한 유적이다. 웅진 시대의 고분은 깬돌을 쌓아 만든 ‘횡열석식분’(굴식돌방무덤)이었다면, 이후 중국의 영향을 받아 ‘단면아치형전축분’(벽돌무덤)으로 발달한다. 이어 사비 시대에 들면서 단면아치형석실분, 단면육각형석실분으로 이어진다. 중국을 넘어 백제의 독자적인 고분 양식으로 발전한 것이다. 능산리고분군 1호분에는 벽화가 있다. 고분 네 벽면에는 ‘사신도’가, 천장에는 이상세계를 뜻하는 ‘연꽃과 구름’이 그려져 있다. 불교를 얼마나 중요하게 여겨졌는지 알 수 있는 대표적인 사료다.고분군 서쪽에는 능산리 사지가 있다. 성왕의 아들 창왕이 지은 사찰이 있던 자리다. 창왕은 성왕의 명복을 빌기 위해 567년에 지었지만, 660년 백제가 멸망하면서 폐허가 됐다. 하지만 1400년이 지나 현재에 이르러 백제가 다시 깨어났다. 서쪽 회랑 북단에 있는 한 물웅덩이에서 ‘걸작 중의 걸작’ 꼽히는 ‘백제금동대향로’(국보 제286호)가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더 놀라운 것은 진흙에서 발견된 덕에 거의 훼손되지 않고, 온전한 상태라는 점이었다.현재 이 향로는 국립부여박물관에 전시하고 있다. 박물관에는 백제금동대향로 뿐만 아니라 사비시대 유물들이 가득했다. 그중에서도 단연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은 백제금동대향로다. 백제인의 뛰어난 공예기술과 백제인이 꿈꿨던 이상세계를 아주 잘 담아내고 있는 귀중한 보물이다. 항로는 크게 네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용이 승천하는 형상의 ‘받침대’, 불교의 이상세계를 뜻하는 연꽃과 수중 동물이 있는 ‘몸체’,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뚜껑’은 5명의 악사와 12명의 선인, 그리고 호랑이, 사슴, 원숭이, 코끼리 등 39마리의 진귀한 동물이 함께 뛰어노는 신선 세계를 뜻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꼭대기에는 봉황이 있다. 이상세계로 비상하려는 듯 날개를 활짝 펴고 있다. 불교적 신념의 ‘극락왕생’, 도교적 이상향인 ‘신선세계’, 이를 다스리는 최고의 권위자 ‘용과 봉황’. 백제금동대향로는 백제인의 정신세계와 그들의 염원을 잘 표현하고 있는 백제의 정신과 마음의 정수다. 백제 고도의 상징물인 궁남지 포룡정 . 궁남지는 국내 최초의 인공 연못이다.◇여행메모△가는길= 수도권에선 경부고속도로 천안교차로에서 천안~논산고속도로로 갈아탄 뒤 공주교차로에서 당진 쪽으로 잠시 가다 서공주교차로에서 서천~공주고속도로로 갈아탄 다음 부여나들목에서 나가면 부여 시내로 들어갈 수 있다.△잠잘곳= 숙소는 롯데부여리조트가 좋겠다. 특급호텔 수준의 콘도미니엄이다. 백제문화재현단지 건너편에 있다. 3만2000㎡ 부지에 지하 1층~지상 10층 총 322실 규모로 호텔형 객실(234실)과 콘도형 객실(88실)로 나뉘어 있다.
2019.06.21 I 강경록 기자
 육지속 외딴 섬 갇힌 '단종'…영월 곳곳 애달픈 恨 '절절'
  • [여행] 육지속 외딴 섬 갇힌 '단종'…영월 곳곳 애달픈 恨 '절절'
  • 단종이 유배생활을 한 청령포 송림(松林)을 걷고 있는 여행객. 청렴포는 동남북 삼면이 남한강 지류인 서강의 강줄기로 둘러싸여 있고, 서쪽은 66봉의 험한 산줄기 절벽에 막혀 있어 ‘창살없는 감옥’이나 다름없는 곳이다.[영월=글·사진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강원도 영월은 여행자에게 ‘보물’ 같은 고장이다. 어라연과 청령포, 선돌, 한반도지형까지 문화재청이 지정한 명승만 4곳에 달한다. 여기에 동강과 서강, 그리고 천연동굴까지. 이뿐인가. 아름다운 별빛이 쏟아지는 천문대도 있다. 그윽한 풍류의 정자도, 28곳에 달하는 뜻밖의 박물관도 영월 여행을 풍성하게 만든다. 여기에 구름처럼 살다가 떠나간 방랑시인 김삿갓의 유적지까지. 역사와 문화, 자연까지 품은 고장이 바로 영월이다. 그중 단연 최고는 단종의 애환이 깃든 유적지다. 상왕에서 노산군으로 강봉(降封)당한 뒤 청령포에 유배되었다가 관풍헌에서 사약을 받고 장릉에 묻히기까지, 영월 곳곳에는 단종의 흔적이 남아 있다. 단종의 자취를 따라가면 슬픈 역사의 현장을 그대로 엿볼 수 있다.청령포 소나무숲에 들어선 ‘단종어소’◇조선 역사상 가장 불행했던 임금 ‘단종’단종이 청렴포로 향하는 길에 신선처럼 보여 ‘신선암’으로 불렸다는 ‘선돌’영월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가 바로 비운의 왕 ‘단종’이다. 단종은 조선 역사상 가장 불행한 임금으로 꼽힌다. 여덟 살에 세손에 올랐고, 열살에 세자로 책봉됐다. 문종이 재위 2년 만에 승하하자, 단종은 열두 살 나이에 보위를 물려받았다. 그것도 잠시. 단종은 숙부인 수양대군(세조)에게 왕위를 빼앗겼다. 멀고 먼 영월 땅으로 유배길에 올랐다. 어린 나이의 단종에게는 멀고 먼 길이었다. 창덕궁 대조전에서 유배교서를 받은 후 1456년 음력 6월 22일 돈화문을 나섰다. 한강나루에서 남한강 뱃길로 양주, 광주, 양평, 여주, 원주를 거쳐 닷새 만에 영월 땅 주천에 당도했다. 단종은 배에서 내려 이곳 우물에서 물 한모금 마시며 갈증을 풀었다. 이 우물이 바로 ‘어음정’이다.공수원 주막에서 유배길 마지막 밤을 보낸 단종은 다음날 아침 길을 나섰다. 주천면 주천리에서 한반도면 신천리로 넘어가는 고갯길인 ‘군등치’도 이때 생긴 이름이다. 단종이 노산군(魯山君)으로 강봉되어 이 고갯길을 넘었다해서 이름 붙었다. 군등치를 넘은 단종은 광전리 중심 마을인 여촌(麗村) 동남쪽에 있는 고개인 ‘배일치’에 올랐다. 이 길에서 단종은 서쪽을 향해 큰절을 했다. 자신을 위해 죽어간 사육신을 향해서였다. 다시 단종은 북쌍리의 점말과 갈골, 옥녀봉을 거쳐 선돌에 이르렀다. 충북 제천에서 영월로 이어지는 길목인 선돌은 방정리 날골마을과 남애마을 서강 강변에 서 있는 거대한 바위다. 마치 큰 칼로 절벽을 쪼갠 듯한 형상이다. 그 높이만 70m에 이른다. 여기에는 몇 가지 전설이 있다. 단종이 청렴포로 향하는 길에 선돌 근방에서 쉬어 갔는데 이때 선돌이 마치 신선처럼 보여 ‘선돌’ 혹은 ‘신선암’으로 불렀다는 이야기다. 또 하나는 한 장수가 적과 싸우다 패배해 자라바위에 투신했는데 이후 그가 선돌로 환생했다는 이야기다. 여기에 이 선돌에 소원을 빌면 이뤄진다는 전설도 있다.청렴포 선착장. 동·남·북 3면이 강물로 둘러싸여 언뜻 섬처럼 보인다.◇ 외딴 섬 같은 천혜의 유배지, 청령포단종은 유배지 ‘청렴포’에 도착했다. 유배길에 오른 지 8일만이다. 남면 광천리 남한강 상류에 자리했다. 동·남·북 3면이 강물로 둘러싸여 있어 언뜻 섬처럼 보인다. 창살없는 감옥인 셈이다. 선착장에서 배를 타면 청령포까지 3분 남짓 걸린다. 배에서 내려 빽빽한 소나무 숲에 들어서면 소나무 사이로 행랑채가 보인다. 궁녀와 관노가 생활한 공간이다. 그 옆 육단대처럼 큰 기와집이 ‘단종어소’다. 사실 지금의 단종어소는 새로 지은 건물이다. 1996년 이곳에 큰 홍수가 나서 ‘진짜’ 단종어소가 떠내려가서다. 단종어소 앞에는 ‘단묘재본부시유지’ 글자가 새겨진 ‘단묘유지비’가 있다. 단종이 기거했던 옛 집터가 있었음을 표시하는 비다. 본래 있던 건물이 소실되자 영조 39년(1763) 원주관아에서 어소가 있던 위치를 알리기 위해 비를 세웠다. 단종어소에는 눈길을 끄는 특이한 소나무 한 그루가 있다. 담장 밖에서 단정어소를 향해 절을 하듯 굽은 모양새가 눈길을 끈다. 단종의 시신을 수습해 지금의 장릉에 묻은 엄홍도의 충절을 기려 ‘엄홍도소나무’라고 불린다. 단종어소에 절을 하듯 굽은 ‘엄홍도소나무’. 단종의 시신을 수습해 장릉에 묻은 엄홍도의 충절을 기려 ‘엄홍도소나무’라고 불린다.단종의 유배생활을 지켜본 증인도 있다. 수령 600년이 넘은 ‘관음송’이다. 키가 30m에 달하는 이 나무는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소나무 중 가장 키가 크다. 아랫부분에서 두 줄기가 하늘로 높이 뻗어 오른 모습이 품위 있고 자태가 아름답다. 단종의 비참한 모습을 보고 오열하는 소리를 들었다 하여 ‘볼 관(觀)’, ‘소리 음(音)’ 자를 쓴다. 유배생활을 하던 단종이 갈라진 이 소나무에 걸터앉아 시름을 달랬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잊지 말아야 할 볼거리도 있다. 단종이 정순왕후를 그리며 막돌을 주워 쌓아 올렸다는 ‘망향탑’과 단종이 유배생활의 한을 달래주기 위해 자주 오르던 ‘노산대’, 그리고 ‘동서로 300척, 남북으로 490척은 왕이 계시는 곳이니 아무도 들어오지 말라’고 쓰인 ‘청령포금표비’도 세월의 무게를 견디며 그 자리에 있다.왕이 계시는 곳이니 아무도 들어오지 말라고 쓰인 ‘청령포금표비’◇슬픈 역사가 강물처럼 흐르는 ‘장릉’1457년 여름 청령포에 큰 홍수가 났다. 이후 단종은 관풍헌으로 옮겨졌다. 조선 초기 영월 동헌 터에 지은 객사다. 넓은 마당을 두고 큰 건물 세 채가 동서로 나란히 붙어 있다. 해방 전에는 영월군청이, 그 뒤에는 영월중학교가 들어서기도 했다. 지금은 보덕사 포교당으로 쓰이고 있다. 영월읍 중앙로에서 동강 1교 방향으로 약 700m 지점에 있다. 담장 앞으로 도로가 나고 상가 건물이 바짝 들어서서 자칫 대수롭지 않게 지나치기 십상. 그래서인지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도 뜸하다. 한적하다 못해 쓸쓸함이 가득한 것이 단종의 불행한 삶을 떠올리게 한다. 단종은 이곳에서 한 많은 짧은 생을 마감했다. 그때가 1457년 10월 24일이었다. 단종의 묘가 모셔져 있는 ‘장릉’ 가는 길관풍헌 마당 앞 좌측에는 2층 누각인 자규루가 있다. 세종 때 영월군수였던 신권근이 세운 누각으로 본래 이름은 ‘매죽루’였다. 그러다 단종이 관풍헌으로 옮겨오면서 누각에 올라 자신의 한을 담은 ‘자규사’ 라는 시를 짓고 나서 ‘자규루’라고 불린다. 단종은 죽어서도 편안할 수 없었다. 아무도 단종의 시신을 거두이가 없었다. 세조가 ‘시신을 거두는 자는 삼족을 멸한다’는 엄명을 내려서다. 그러던 중 영월 지방의 호장이었던 엄홍도가 목숨을 걸고 동강에 나가 버려진 단종의 시신을 거두었다. 그는 단종의 시신을 싣고 동을지산 능선에 노루가 잠자던 자리에 암매장했다. 이후 숙종 때 이르러서야 단종이 다시 왕이었음을 인정받게 되었고, 그의 무덤을 장릉이라 했다. 죽어서도 한을 풀지 못했던 단종이 숙종에 의해 241년 만에 제자리를 찾은 것이다. 높은 언덕 위에 자리한 장릉은 울창한 소나무 숲에 둘러싸여 있다. 무덤으로 오르는 길에도 예외 없이 소나무들이 사열하듯 늘어서 있다. 신기한 것은 소나무가 예를 갖춰 능을 향해 절을 하듯 굽어 있는 모양이 많다는 사실. 우연이겠지만 비통한 죽음을 맞은 단종의 넋을 기리는 듯하다.단종의 묘가 모셔져있는 장릉에는 버려진 단종의 시신을 수습한 엄홍도를 기린 ‘엄홍도 장려각’이 있다.◇여행메모△가는길=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원주 인근의 만종IC에서 중앙고속도로로 갈아탄다. 다시 제천IC로 빠져나와 국도를 타고 제천·영월 표지판을 따라가다가 제천 못미쳐서 영월로 가는 도로를 갈아타면 된다. 서울에서 영월까지는 승용차로 넉넉잡아 3시간 거리에 불과하다.△먹을곳= 영월읍에 있는 벌떼식당은 직접 만든 손두부와 손만두국이 유명하다. 산초두부는 산초유를 사용해 담백하지만 알싸한 맛이 일품이다. 영월읍의 평양냉면은 영월 주민들도 많이 가는 한우 생고기와 평양냉면 전문점이다. 영월에는 동강에서 잡은 다슬기로 끓여낸 해장국이 유명하다. ‘성호식당’과 ‘동강다슬기’가 손꼽히는 곳이다. 해장국뿐만 아니라 다슬기 비빔밥과 다슬기 순두부도 내놓는다.△잠잘곳= 영월에는 펜션 등 숙소가 여럿 있다. 대부분 동강을 끼고 있다. 무릉도원면 소재지에서 법흥사로 이어지는 법흥계곡에는 펜션이 줄지어 있다. 최근에 영월읍에 생긴 ‘호텔 어라연’은 깨끗한 시설과 낮은 가격으로 여행객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벌떼식당의 손만두
2019.01.25 I 강경록 기자
현정은의 한수..남북경협 `키맨` 앞세워 대북사업 强드라이브
  • 현정은의 한수..남북경협 `키맨` 앞세워 대북사업 强드라이브
  •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현정은(63) 현대그룹 회장이 ‘남북경협(경제협력)통’인 핵심 인사를 앞세워 대북사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나섰다. 그룹의 대북사업을 전담하고 있는 현대아산에 관료 출신 ‘키맨’을 수장으로 전진배치하고, 경협의 핵심인 사회기반시설(SOC) 투자에 적극 나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남북경협 인사 전진배치…7대 SOC사업권 활용 모색16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아산은 최근 배국환(62) 전 기획재정부 제2차관을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하고, 남북경협 재개에 대비해 대북사업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배국환 신임 대표이사는 공식 취임 전부터 바로 출근해 매일 사업 현안에 따른 회의를 갖고 업무를 점검하는 등 추후 대응방안 모색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업무 현황 파악은 거의 끝난 것으로 안다”면서 “남북경협에 대해 주도면밀하게 점검하면서 향후 세부적인 전략 과제 수립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남북 경협에 대한 남다른 소신을 가진 만큼 관련 사업 도약과 새로운 경협시대를 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남북경협 주도권 키를 쥐고 있는 현대아산이 7대 대북 사회간접자본(SOC) 사업권을 어떻게 활용할지도 관심이다. 현대그룹은 1차 남북정상회담 직후인 2000년 8월 북측으로부터 전력사업, 통신사업, 철도사업, 통천 비행장, 임진강댐, 금강산 수자원, 명승지 관광사업 등 7대 SOC 독점 사업권(30년간·2030년 합의)을 따낸 바 있다. 당시 사업권 대가로 5억달러(약 5350억원)를 지불했다. 현대 측은 “최근 투자전문가 짐 로저스가 사외이사로 선임돼 이슈가 된 아난티는 현대그룹이 컨소시엄(공통의 목적을 위한 협회나 조합) 형태로 운영권을 재임대한 골프 리조트회사”라면서 “SOC사업은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기 때문에 향후 이 같은 컨소시엄을 꾸려 7대 SOC사업권을 행사해 대북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돌아온 김영현 전무와 시너지…현정은 회장 재도약 의지배국환 대표이사 사장의 영입은 현정은 회장의 의사가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경협 분위기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만큼, 현대그룹의 숙원인 대북사업을 적극 추진해 재도약하겠다는 현 회장의 의지로 풀이된다. 배 대표는 ‘남북경협통’으로 불린다. 1956년생으로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행정학 석사와 미국 위스콘신대 대학원 공공정책학 석사를 취득했다. 이후 22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 기획예산처, 기획재정부, 감사원 등에서 34년 이상 기획과 예산, 감사 등 주요업무를 두루 수행한 정통 경제관료 출신이다. 특히 기획예산처 국장시절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남북경협과 관련한 폭 넓은 경험과 역량을 갖춘 것으로 평가 받는다. 김대중 정권 당시 기획예산처 예산총괄과장을 지내며 대북예산을 총괄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노무현 정권에선 행정자치부 국장, 기획예산처 본부장, 실장까지 승승장구했다. 이명박 정권 초기 약 1년간 기획재정부 제2차관을 지냈다. 아울러 오랜 기간 현대아산에 몸담았던 OB(Old Boy)맨이자, 1999년 창립 멤버인 김영현 전무를 관광경협부문에 재영입했다. 현대아산으로 돌아온 김 전무는 금강산사업소장, 개성사업소장, 관광경협본부장 등을 역임한 바 있다. 재계 고위 한 관계자는 “새롭게 선임된 배 대표는 3개 정권에 걸쳐 남북관계 업무를 직간접적으로 관여해온 인물”이라며 “풍부한 관련 경험은 물론 관료 출신인 만큼 정부와의 소통 과정에서 윤활유 역할을 해줄 것으로 예상된다. 복귀한 김 전무의 실무 노하우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표> 현대그룹 대북사업과 방북 일지연도/ 내용1989년 1월/ 고 정주영 회장 방북, 금강산관광 의정서 체결1998년 6, 10월/ 정주영 명예회장 소떼 방북 후 김정일 국방위원장 면담1998년 11월/ 금강산 관광 시작1999년 2월/ 현대아산 설립2000년 8월/ 금강산, 개성특구 지정 및 SOC 사업권 합의2005년 3월/ 개성공단 입주 시작2008년 7월/ 관광객 박왕자씨 북한군 총격으로 사망, 관광 중단2016년 2월/ 개성공단 가동 중단으로 남북경협 전면 중단2017년 7, 9월/ 현대그룹 2년만에 방북 신청했지만 두 번 모두 무산2018년 4월/ 남북정상회담(판문점 남측 평화의집), 판문점 선언 발표2018년 8월/ 정몽헌 전 회장 15주기(8월4일) 현정은 회장 방북2018년 9월/ 남북정상회담(평양), 평양공동선언발표 및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현정은 회장 방북2018년 11월/ 18~19일 금강산 관광 20주년 남북 공동 추진, 현정은 회장 방북[이데일리 이동훈 기자]배국환 현대아산 대표이사 사장리택건(왼쪽)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이 18일 금강산호텔에 도착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에게 인사를 거내고 있다.현대그룹 제공이틀간의 일정으로 금강산에서 열린 금강산 관광 20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던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19일 오후 동해선남북출입사무소로 돌아와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018.12.17 I 김미경 기자
현정은 회장 "금강산 관광 재개, 담담하게 전진…美 제재가 관건"(종합)
  • 현정은 회장 "금강산 관광 재개, 담담하게 전진…美 제재가 관건"(종합)
  • 리택건(왼쪽)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이 18일 금강산호텔에 도착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에게 인사를 거내고 있다.현대그룹 제공[금강산=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이 자신이 평생 일군 현대그룹의 자산과 역량을 아낌없이 투자했고, 남편인 고 정몽헌 회장은 대의를 위해 모든 것을 쏟아 붇고 결국 자신의 삶까지 희생했다. 민족화해와 공동번영을 위해 담담하게 그리고 당당하게 나아갈 것이다.”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지난 18일부터 1박2일간 금강산에서 진행된 ‘금강산 관광 20주년 남북공동행사’에서 이같은 소회를 밝히며, 향후 금강산 관광 재개 의지를 다졌다. 이에 행사에 참석한 북측 인사들은 ‘민족 자주’를 통해 힘을 보태겠다며 화답했다.첫날인 18일 온정각 문화회관에서 진행된 기념식에는 현 회장을 비롯한 현대그룹 임직원 30여명, 안민석 국회 체육문화관광위원장 등 정·관계 인사, 조계종, 금강산 관광 유관 기업 및 단체 관계자 등 남측 70여명이 참석했다. 북측에서는 리택건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이하 아태) 부위원장, 리금철 조선사회민주당 부위원장 및 금강산특구 관계자 80여명이 참석했다. 이외 인근 북측 주민 400며명도 자리를 채웠다.현 회장은 “일찍이 정주영 회장은 ‘길이 없으면 길을 찾고, 찾아도 없으면 만들면 된다’고 말했다”며 “모르는 길도 아니고 없는 길도 아닌데, 이대로 멈춰 서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이에 북측 역시 이에 적극 협력하겠다며 화답했다. 리택건 부위원장은 “금강산 관광이 10년이 지나도록 재개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라며 “금강산 관광을 하루 빠리 재개하는 것은 현 시기 마련된 평화적 환경을 더욱 공고히 하고 민족자주의 기치 아래 민족공조로 남북관계 개선과 공동번영의 활로를 열어나가는 관건”이라고 말했다.저녁에는 남북이 함께 주최한 공동연회가 이어졌다. 주요 참석자들의 건배사는 행사 취지에 맞게 금강산 관광 재개에 초점이 맞춰졌다. 현 회장은 “단 한분의 관광객이 있더라도 금강산 관광은 계속돼야 한다는 일념 하나로 희망과 기대를 버리지 않고 지난 10년을 견뎌 왔다”며 “열려라! 열어라! 열린다! 금강산!”으로 건배사를 외쳤다. 이에 리금철 부위원장은 “금강산 관광 정상화를 위하여! 축배!”를 건냈다.특히 현 회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기 위해서는 미국 등 국제사회의 제재가 풀려야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현 회장은 18일 연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의 제재가 풀리면 금강산 관광 문제가 해결 될 것”이라며 “제재가 풀린 시점에서 시설 점검, 안전 보강, 교육 등을 고려 3개월 후면 바로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2008년 관광객 피격 사건과 관련 “안전에 대한 확실한 보장이 담보된다면 국민들도 납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19일 오후 동해선출입사무소 입경 직후에도 “지금 시점에서 보면 올해 안에 관광이 재개되기는 어려운 상황이 되었지만, 금강산관광 재개는 머지않은 시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민간기업으로 어떠한 입장을 밝히기는 곤란하지만, 미국에서 규제를 풀어주면 곧바로 남북경협사업이 재개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한편 금강산 관광은 이날로 정확히 20년을 맞았다. 정주영 명예회장은 2008년 10월 29일 김용순 아태 위원장과 ‘금강산관광사업에 대한 합의서’을 맺은 후 그해 11월 18일 동해항에서 실향민과 관광객, 승무원 등 1400여명을 실은 금강호가 출항했다. 2002년 육로 관광을 시작했으며, 지난 2008냔 관광이 중단되기 전까지 금강산에 총 195만명의 관광객이 다녀왔다.현대그룹은 1998년 금강산 관광을 시작으로 개성공단 개발, 개성관광 등 20여년간 남북 경협의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해왔다. 2000년 8월에는 현대아산이 북측과 합의해 철도, 통신, 전력 통천비행장, 금강산물자원, 주요 명승지(백두산, 묘향산, 칠보산) 종합 관광사업 등 7대 SOC 사업권을 획득하고 원산·통천지구 협력사업 개발에 관한 합의서도 맺었다.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18일 금강산문화회관에서 열린 금강산관광 시작 20주년 기념 남북공동행사에서 기념사를 낭독하고 있다.현대그룹 제공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18일 금강산호텔 2층에서 열린 축하연회에서 건배사 후 건배를 하고 있다.현대그룹 제공
 귀신 드나들던 땅끝 낭떠러지, '천국의 섬' 되다
  • [여행] 귀신 드나들던 땅끝 낭떠러지, '천국의 섬' 되다
  • 하이난 싼야 다이동하이 해변 풍경. 싼야 시내와 인접해 늘 많은 사람으로 북적거리는 해변이다. 해변의 모래 입자가 가늘고 부드러워 맨발로 밟으면 발가락 사이로 파고드는 감촉이 좋다1삼아천고정 ‘송성가무쇼’.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공연을 연출한 장이머우 감독이 연출한 공연으로 중국사람이라면 일생에 한 번은 꼭 봐야하는 공연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중국 하이난의 바다를 끼고 있는 피닉스 아일랜드 리조트. 각 동마다 호텔, 리조트, 레지던스 등으로 차별화해 운영하고 있다. 이 건물 옆에 리조트의 중심이 되는 초대형 건축물이 들어설 예정이다. 새로 들어설 건물은 4동을 다 합친 것보다 더 크다중국 유일의 섬 형태의 원숭이 자연 보호 구역인 원숭이 섬까지는 케이블카를 타고 갈 수 있다. 케이블카는 생각보다 속도가 빨라 5분이면 도착한다. 케이블카에서 내려다보이는 수상가옥의 풍경이 압권이다.[하이난= 글·사진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우리나라 제주도와 중국의 하이난다오(海南島). 과거 두 나라를 대표하는 유배지였고, 지금은 유명 관광지로 주목받는 점에서 둘은 닮았다. 또 두 섬은 ‘특별도’로 지정돼 세계적인 관광지로 도약 중이고, 세계자연유산과 문화유산을 보유한 면도 공통이다. 하이난의 끝없이 이어지는 백사장과 산호초 바다,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해변 경치 또한 제주도를 연상시킨다. 오죽하면 둘 다 미국의 ‘하와이’와 빗댈 정도다. 물론 다른 점도 있다. 가장 큰 차이는 하이난이 제주보다 19배나 큰 섬이라는 점이다. 섬 하나가 우리나라 전체 면적의 3분의 1에 달한다. 인구 또한 제주의 약 14배인 900만명에 이른다. 이처럼 비슷하지만, 다른 곳이 중국의 하이난이다.하이난 최고의 관광면소로 꼽히는 대소동천의 소동천. 소동천 바위는 대소동천의 가장 인기 있는 포토존이다. 바위가 마치 공중에 떠 있는 듯해 그 앞에서 바위를 들오 올린 듯한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는다◇유배의 섬에서 휴양의 섬으로본격적인 여행에 앞서 하이난에 대해서 알아보자. 하이난은 중국 최남단에 자리했다. 1988년 광둥성에서 분리, 독립하면서 중국의 31번째 성으로 승격했다. 섬 중앙의 오지산(五指山, 1867m)를 중심으로 남쪽으로는 산지가, 북쪽으로는 평야가 펼쳐져 있다. 해안선은 굴곡이 심해 타이완섬의 해안선보다 긴 1200km에 달한다. 열대 해양성 기후로 연평균 기온은 22~27도(1월 평균은 18.9도, 7월 평균은 29.6도)로 연중 따뜻한 기후를 유지하고 있다.하이난은 중국에서 가장 열악한 유배지였다. 중국 본토와 거리가 멀어서다. 특히 하이난의 남쪽 끝 도시인 ‘싼야(삼아·三亞)’는 ‘땅끝 낭떠러지’라는 뜻의 ‘애주(崖州)’로, 고대에는 ‘귀신이 드나드는 문’이라는 뜻의 ‘귀문관(鬼門關)’이라고 까지 불렸다. 이는 고위 관료들이 유배 생활했던 곳이라 붙여진 별칭이다. 그들 중 송나라 문장가인 소동파(蘇東坡)는 이곳으로 유배 후, 자신의 애달픈 심경을 담아 ‘하늘의 끝, 바다의 끝’이라는 뜻의 ‘천애해각(天涯海角)’이라 표현했다고 한다.공포의 섬이었던 하이난은 현재 빠르게 변하고 있다. 1998년 경제특구로 중국 정부가 지정하면서부터다. 이어 2010년 ‘국제 관광섬’으로 지정하면서 지금까지 세계 최대 크기의 면세점과 최고급 호텔, 리조트 등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게다가 ‘현대판 실크로드’로 불리는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의 해상실크로드 주요 거점지역으로, 섬 전체는 큰 변화를 맞고 있다. 지난 4월에 개장한 ‘아틀란티스 리조트’. 두바이, 바하마에 이어 전 세계에서 3번째로 하이난에 문을 연 아틀란티스 리조트의 규모는 약 178만5123㎥(약 54만평)에 달한다.◇하이난의 서귀포 ‘싼야(三亞)’하이난의 성도는 ‘하이커우(海口)’이지만, 관광의 중심은 국제공항이 있는 ‘싼야’다. 하이난 최남단에 자리한 하이난 제2의 도시로 관광산업이 발달한 지역이다. 제주도와 비교하면 서귀포인 셈이다. 이 지역은 3개의 강이 합류해 바다로 흘러간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미국의 하와이와 같은 위도상에 있어 기후가 비슷할 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해변 또한 갖추고 있어 ‘동양의 하와이’라 불린다. 오죽하면 지난해 뉴욕타임스가 ‘2017년 꼭 가봐야 할 세계 명소 52곳’ 중 하나로 선정했을 정도다.싼야를 중국 최고의 휴양지로 만든 데에는 아름답고 신비로운 바다가 큰 몫을 했다. 싼야에는 바닷가를 중심으로 4개의 해변이 있다. 시내에서 가까운 ‘싼야베이(三亞灣)’에서 차례로 ‘다이둥하이(大東海)’, ‘야룽베이(亞龍灣)’, ‘하이탕베이(海堂灣)’가 동쪽으로 길게 이어져 있다. 이 해변들을 중심으로 무려 5성급 호텔과 리조트가 100여개가 들어서 있고, 앞으로 70여곳이 개장을 앞두고 있다. 더 놀라운 것은 호텔과 리조트의 규모다. 국내에서는 500실 이상의 대형 호텔조차 손꼽을 정도지만, 이곳에서는 1000실 이상의 호텔이 수두룩하다.다이동하이 해변 풍경. 싼야 시내와 인접해 늘 많은 사람으로 북적거리는 해변이다. 해변의 모래 입자가 가늘고 부드러워 맨발로 밟으면 발가락 사이로 파고드는 감촉이 좋다이 4개의 해변 중 가장 먼저 개발한 해변은 봉황국제공항 인근에 자리한 싼야베이다. 수심이 깊지 않고, 모래가 고와 수영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해변의 길이만 약 22km에 달한다. 야자수와 푸른 바다가 어우러진 이국적인 풍경을 배경 삼아 고급리조트와 호텔, 레스토랑, 카페가 줄지어 있다.다이둥하이는 늘 많은 사람으로 북적거리는 해변이다. 싼야 시내와 가까이 있어서다. 해변의 길이만 32km에 달한다. 한겨울에도 수온이 18℃ 정도라 수영을 즐길 수 있다. 또 모래 입자가 가늘고 부드러워 맨발로 밟으면 발가락 사이로 파고드는 감촉이 좋아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해변이다. 특히 러시아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다. 덩샤오핑의 개혁·개방정책을 통해 알려져서다. 해안을 따라 노천카페와 레스토랑이 이어져 있어, 여유롭게 휴식을 즐기기 좋다.아룽베이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2대 청정지역이다. 길이 7.5km의 초승달 모양의 해변으로 고운 모래와 뛰어난 주변경관으로 ‘천하제일만’이라 불린다. 이 지역에는 세계적인 체인 호텔과 리조트가 줄지어 있다. 또 호텔마다 전용 비치를 가지고 있어, 다이둥하이에 비해 비교적 조용한 편이다. 싼야 시내와 가장 멀리 떨어진 하이탕베이는 싼야 해변 중 가장 조용하고 한적한 해변이다. 하지만 파도가 높아 수영 금지 구역이다. 현재 개발이 한창 진행 중이다.중국 하이난의 바다를 끼고 있는 피닉스 아일랜드 리조트. 각 동마다 호텔, 리조트, 레지던스 등으로 차별화해 운영하고 있다. 이 건물 옆에 리조트의 중심이 되는 초대형 건축물이 들어설 예정이다. 새로 들어설 건물은 4동을 다 합친 것보다 더 크다◇하이난을 즐기는 법 ‘리조트라이프’하이난의 가장 큰 매력은 각양각색의 콘셉트를 가진 리조트가 많다는 점이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싼야에만 무려 100여개의 호텔과 리조트가 있다. 전 세계의 유명 호텔 체인은 죄다 들어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심지어 같은 브랜드의 호텔이 여기저기에 있을 정도다. 예를 들면 아코르 계열의 ‘풀먼 리조트’는 하이난섬에만 모두 3개가 있을 정도다.그렇다고 아무 리조트나 선택하면 후회하기 십상이다. 자신의 여행 취향과 목적을 먼저 결정한 후 리조트를 선택해야 한다. 예를 든다면, 싼야에서 가장 이름난 아틀란티스는 워터파크와 아쿠아리움을 갖추고 있다. 어린 자녀를 동반한 여행객이라면 더없이 좋은 조건이다. 호텔에서 쉬면서 주변 시내 관광을 하거나 주요 관광지를 둘러보고 싶다면 공항 근처의 풀만 오션뷰 싼야 베이 리조트가 좋다. 공항과 15분 거리에 있을 뿐 아니라 3박 이상 고객에게는 밤 12시까지 체크아웃을 연장해 준다. 휴양이 목적이라면 조금 한적한 하아탕베이의 ‘소피텔 리만 리조트’가 무난하다. 객실 가구 모서리를 모두 둥글게 만들어 아이들 안전에도 신경을 썼을 뿐 아니라 해변 산책로와 방콕 출신의 주방장이 만드는 타이 음식 뷔페도 근사하다. 이런 식으로 각 리조트가 가진 특성을 파악해야 하이난 여행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또 다른 방법은 여행 전 지도를 보고 어디를 먼저 갈지 순서를 정하고, 이동 동선에 따라 숙소를 예약하는 것도 방법이다.중국 유일의 섬 형태의 원숭이 자연 보호구역인 ‘원숭이 섬’에는 2800여마리이 원숭이가 자유롭게 돌아다닌다그렇다고 즐길거리와 볼거리가 부족한 것도 아니다. ‘다이사오둥톈(대소동천·大小洞天)’은 중국 정부가 자국 내 관광지 중 역사성과 자연경관 등을 감안해 등급을 정해 놓은 곳 중 가장 높은 등급(5A)을 받은 곳이다. 열대 원시 관목림이 거대한 숲을 이룬 이곳은 800년 역사를 가진 도교의 명승지로, 해안을 따라 고목과 기암괴석이 어우러져 절경을 자아낸다. 이곳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소동천(小洞天)’. 작은 동굴 위에 큰 바위가 앉은 모양새다. 동굴 안으로도 직접 들어가 볼 수 있지만, 작은 제단 외에는 별다른 게 없다. 정작 이곳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웨딩 사진 촬영을 위해 몰려든 신혼부부들이다. 가는 곳마다 온통 결혼 스냅사진을 찍으려는 이들이 많다. 오죽하면 중국 정부가 ‘웨딩사진 촬영기지’로 지정했을 정도다.원숭이 섬도 가볼만하다. 자연 상태 원숭이들이 살고 있는 섬을 중국 정부가 1965년 보호구역으로 지정하고, 공원으로 개발했다. 하이난 검은볏긴팔원숭이들이 사는 중국 유일 원숭이 보호구역이다. 이곳에는 2800여마리의 원숭이가 살고 있다. 원숭이섬까지 연결한 창문 없는 곤돌라를 타고 가야한다. 장이머우(張藝謀) 감독이 연출한 하이난 버전의 ‘송성가무쇼’도 한번은 볼만한 공연이다.싼야 시내 야경2◇여행메모△가는길= 티웨이항공, 제주항공(이상 인천 출발), 에어부산(김해, 대구 출발) 등 저가항공사만이 직항편을 운행한다. 10월부터 증편 운항한다. 비행시간은 싼야까지 4시간 40분 정도다. 비자를 받아야 하는 중국 본토와는 달리 하이난에서는 도착 비자를 받거나 면비자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여행팁= 하이난을 가장 여행하기 좋은 계절은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다. 우리나라로 치며 봄이나 가을 날씨로 기온차가 크고, 난방시설이 잘 안되어 있어 얇은 긴 소매 옷 하나씩은 반드시 챙겨가는게 좋다. 시차는 한국보다 1시간 늦다. 하이난 여행은 모두투어 등의 여행사 패키지상품이나 에어텔 상품을 이용하는게 좋다. 아직 관광 인프라 등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서다.마치 레고블록으로 지은 듯한 중국 하이난 싼야 시내에 있는 뷰티 크라운 호텔. 사과나무를 형상화한 독특한 건축으로 유명하다. 하이난에는 이처럼 랜드마크를 꿈꾸며 기발한 아이디어로 지은 건축물들이 곳곳에 있다
2018.10.05 I 강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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