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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구 옥인1구역 바위글씨 지정문화재 등록 추진
  • 종로구 옥인1구역 바위글씨 지정문화재 등록 추진
  •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서울시는 최근 재개발과 관련된 오랜 갈등을 매듭짓고 역사문화형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기로 한 종로구 옥인1구역에서 발견된 ‘옥류동’ 바위 글씨를 시 지정문화재로 등록한다고 11일 밝혔다.‘옥류동’은 17세기 이래 김수항과 김창협과 같이 당대 최고 문인들이 시문을 짓고 ‘송석원시사’, ‘일섭원시사’ 등 문학모임이 이뤄진 조선시대 대표적인 문화공간이다. 한국문학사의 중요한 위상을 차지하고 있는 역사문화적 가치가 높은 장소기도 하다. 현재 옥인동의 지역명도 ‘옥류동’과 ‘인왕동’이 합쳐진 것이다. 이 바위 글씨는 1989년 출간된 책 ‘서울 육백년’에서 사진으로만 존재가 알려져 있었다. 동호회 ‘한국산서회 인문산행팀’ 제보로 종로구 옥인동 47번지 바위 능선 일대에서 실물이 처음 확인됐다. 시는 이번에 발견된 ‘옥류동’ 바위 글씨가 조선시대 문인들이 모였던 문화공간 ‘옥류동’과 같은 장소에 있었던 바위 글씨로 사진 상의 글씨와 동일하다는 전문가의 자문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시는 당시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유물로 문화사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판단해 시 지정문화재 등록을 추진하기로 했다. 세간에는 우암 송시열의 글씨로 알려져 있으나 김수흥, 김창협 등 글씨 주인에 대해 전문가의 의견이 분분해 추가적인 고증과 함께 이 일대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한편, 종로구 옥인동은 오랜 갈등을 매듭짓고 역사문화형 도시재생사업을 막 시작한 지역으로 ‘옥류동’ 바위 글씨 발견이 역사문화마을도시로의 도시재생사업 추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옥인동 주거환경개선사업구역은 2007년부터 재개발 사업 추진을 원하는 조합과, 한양도성의 옛 기억을 보전하고자 하는 지역 시민사회 간 대립으로 사업 추진이 장기간 지연돼 오다 2017년 역사·문화적 가치 보존을 위해 주택재개발 정비구역이 해제돼 조합에서 소송을 진행하는 등 갈등이 극도로 고조됐던 지역이다.시는 시·조합 간 갈등조정 심층면담(40회), 지역·시민사회단체 등 이해당사자 갈등조정간담회(15회), 총괄코디네이터 파견 등을 통해 시-주민-조합-시공사 간의 갈등을 해결하고, 주민과 조합의 요구를 반영한 역사문화형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는 재개발 갈등을 서울시의 중재와 조합, 주민들의 이해와 합의를 통해 해결한 첫 사례다. 4개 부문 16개 단위사업으로 추진될 계획으로 올해 153억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김승원 서울시 재생정책기획관은 “역사문화자원 보존과 함께 주민들의 삶의 질과 지역의 가치가 높아질 수 있도록 주거환경개선사업을 착실히 진행해 옥인동을 역사문화형 도시재생의 성공 사례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19.02.11 I 정병묵 기자
임시수도기념관 등 피란수도 부산역사를 느껴보세요
  • 임시수도기념관 등 피란수도 부산역사를 느껴보세요
  • 부산 영도대교[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부산시와 부산관광공사는 오는 20일과 21일, 11월 3일과 4일 등 1박 2일간 2회에 걸쳐 피란수도 부산체험 투어를 운영한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체험여행은 피란수도 부산유산 홍보와 세계유산 등재 추진에 대한 전 국민 공감대를 확산하고, 최근 남북정상회담에 따른 평화 분위기 속에서 6·25전쟁의 애환과 평화의 소중함을 되새길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한 행사다.여행경비는 1인당 14만원(2인 1실 기준)이며, 참가신청은 하나투어 홈페이지를 통해서 할 수 있다.피난수도 투어코스는 피란수도 부산 유산에 관한 관심과 인지도가 낮은 수도권 관광객을 주요 타킷으로 1일차는 서울에서 출발하여 피란수도 부산유산 5개(임시수도기념관, 임시수도정부청사, 부산근대역사관, 우암동 소막마을, 40계단)및 자갈치시장 등을 방문하고, 2일차는 거제로 이동하여 거제포로수용소 및 외도 등 주요 관광지를 둘러본 후 서울로 돌아가는 코스이다.부산관광공사 관계자는 “이 투어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피란수도 부산유산뿐만 아니라 조선업 위기 지역인 거제도의 거제포로수용소 등도 코스에 포함하므로 광역권 간 상생 협업하는 사회적 가치까지 고려했다”면서 “장시간 버스 이동 중 지루함이 없도록 전쟁 관련 영화상영, 투어 중 피란수도 주제로 특별 기획한 시대극 공연 관람과 중구청의 40계단 거리공연까지 관람할 수 있도록 구성함으로써 문화·역사·관광이 융복합된 다크투어로 의미와 재미가 배가되는 시간여행이 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2018.10.08 I 강경록 기자
①대림산업 “디벨로퍼 사업 확대”..유화-건설 시너지 ‘톡톡’
  • [IR라운지]①대림산업 “디벨로퍼 사업 확대”..유화-건설 시너지 ‘톡톡’
  •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디벨로퍼 사업 확대’를 올해 경영 전략으로 삼은 대림산업(000210)이 국내외에서 디벨로퍼 사업 기회를 확장해나가고 있다. 디벨로퍼란 사업 발굴, 기획, 지분 투자, 금융 조달, 건설, 운영 관리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개발사업자를 말한다. 대림산업이 디벨로퍼 사업자로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대표적인 분야는 해외 SOC(사회간접자본)다. 작년 3조5000억원 규모의 세계 최장 터키 차나칼레 현수교 프로젝트 사업권을 따내 공사를 진행 중이다. 민간 투자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 사업에서 대림산업은 시공뿐 아니라 16년 2개월 동안 최소운영수익을 보장받으며 운영을 맡는다. 대림산업의 독자적인 현수교 기술력이 프로젝트 수주에 큰 역할을 했다. 대림산업은 지난 2013년 이순신대교를 준공하면서 세계에서 6번째,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현수교 자립기술을 완성했다. 파키스탄에서는 102㎿(메가와트) 굴푸르 수력발전소 프로젝트에 민간 개발 사업자로 참여하고 있다. 현재 공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추후 발전소를 34년간 운영하며 수익을 거둘 예정이다.미국에서는 대규모 석유화학단지 개발에 나섰다. 대림산업은 올해 초 태국 최대 석유화학회사인 PTT글로벌케미칼과 미국 석유화학단지 개발 투자약정을 맺었다. 두 회사는 에틸렌과 폴리에틸렌을 생산하는 공장을 미국 오하이오주에 건설해 운영할 계획이다. 투자 규모와 참여 지분 등 세부 내용은 연말까지 확정할 계획이다. 석유화학단지가 완공되면 연간 150만t의 에틸렌과 폴리에틸렌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이번 사업은 대림산업의 석유화학부문이 해외로 뻗어나가는 데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은 국내에 비해 내수 시장이 크고, 원료 수급 비용이 저렴하다. 대림산업은 미국 석유화학공장을 기반으로 유럽과 북· 남미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높은 진입 장벽과 비싼 운송비 부담으로 국내 석유화학사 진출이 사실상 불가능했지만 미국 석유화학단지를 활용할 경우 경쟁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대림산업은 또 동남아시아·인도·중남미 등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대규모 발전 프로젝트가 발주될 것으로 보고 민자 발전(IPP)분야를 중장기 전략으로 설정했다. IPP(Independent Power Producer)란 민간 업체가 투자자를 모집해 발전소를 건설한 후 일정 기간 소유·운영하면서 전력을 판매해 투자비를 회수하는 모델이다. EPC(설계·조달·시공) 기술력뿐만 아니라 사업 기획, 금융 조달 등 다방면에서 전문성이 요구된다. 대림산업은 IPP사업을 위해 2013년 민자발전을 전담하는 대림에너지를 설립했고, 그해 호주 퀸즐랜드주에 속한 퀸즐랜드 851㎿ 밀머란 석탄화력발전소 지분을 인수하면서 해외 민자발전 시장에도 진출했다. 현재 경기도 포천시에 대림의 첫 IPP 프로젝트인 포천복합화력발전소를 준공해 가동 중이다. 대림산업은 LNG(액화천연가스) 및 석탄화력발전소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IPP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선보이겠다는 전략이다.대림그룹의 첫번째 민자발전소로 2014년 7월 상업 운전에 돌입한 포천 복합화력발전소 1호기 전경. 대림산업 제공.대림산업은 호텔 분야에서도 디벨로퍼로 활동 중이다. 자체 개발한 호텔 브랜드인 글래드(GLAD)를 통해서다. 2014년 국회의사당 인근에 ‘글래드 여의도’를 론칭한 뒤 2016년 ‘글래드 라이브 강남’, 2017년 ‘글래드 강남 코엑스센터’를 차례로 열었다. 글래드에는 대림그룹의 호텔 시공 및 운영 능력이 결집돼 있다. 사업기획 및 개발에서부터 시공 및 운영에 이르기까지 벨류체인의 전 과정을 그룹에서 맡는다. 대림산업이 사업기획과 개발을 주관하고 대림산업과 삼호가 시공을 담당한다. 운영과 서비스는 그룹 내에서 호텔과 리조트 사업을 하는 오라관광이 맡는다. 대림그룹은 현재 4곳의 글래드 호텔을 비롯해 제주 우주항공호텔, 메이힐스 리조트 등 9개 호텔 및 콘도, 총 2700여 객실을 운영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3000객실 규모의 호텔을 운영할 계획이다. 또한 자체 상가 브랜드인 ‘리플레이스(replace)’를 개발해 리테일 사업에도 진출했다. 리플레이스는 ‘공간을 새롭게 재해석한다’라는 뜻으로 개성 있고 감각적인 식당과 매장으로 채워진다. 광화문 D타워와 한남동에 2곳을 운영 중이며 오는 2021년 입주를 앞둔 성동구 성수동1가 아크로서울포레스트에도 리플레이스가 들어설 예정이다. 주택분야에서는 기업형 임대주택사업을 신사업 모델로 추진하고 있다. 대림산업은 2016년 국내 최초로 기업형 임대주택리츠 전문 자산관리회사인 대림AMC를 출범시켰다. 대림AMC는 현재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기금투자심의 승인을 받아 천안 원성동과 부산 우암2구역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두 사업지 모두 장기 지연된 정비사업의 용적률을 상향하고 일반분양 아파트를 기업형 임대사업자가 모두 매입해 8년 이상 시세보다 저렴하게 장기 임대하는 사업이다. 대림산업이 시공을 맡고, 주택도시기금과 대림산업이 주요 출자자로 참여한 기업형 임대리츠가 시행을 맡는다. 자산관리는 대림AMC가 수행한다. 두 사업지가 준공되면 대림AMC는 총 3377가구, 약 1조원 규모의 기업형 임대주택 자산을 운용하게 된다. 대림 AMC는 2020년까지 약 1만가구, 3조원 규모의 기업형 임대주택 자산을 운용할 계획이다.대림산업 관계자는 “전통적인 경쟁 입찰보다 개발형 사업을 확대하는 한편 외형보다는 수익성 높은 사업을 선별 수주해 내실을 다진다는 방침”이라며 “특히 차별화된 기술력과 다양한 사업 수행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에서도 디벨로퍼 사업 기회를 선점할 것”이라고 말했다.대림산업이 건설·운영 중인 ‘글래드 강남 코엑스센터’ 호텔 외관. 대림산업 제공.
2018.08.08 I 성문재 기자
 지방선거는 이미 끝났다 vs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 [춘추관에서] 지방선거는 이미 끝났다 vs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 지난 21일 대전 동구 가양동 우암사적공원에서 열린 제46회 성년의날 기념행사에서 새내기 유권자들이 투표체험을 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6월 12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개최가 발표될 때 지방선거는 이미 끝났다” vs “선거는 아무도 모른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It ain’t over till it’s over)”6.13 지방선거를 앞둔 보수야당의 상황이 참담합니다. 물론 투표함 뚜껑을 열기까지 정확한 결과는 알 수 없습니다. 그래도 현 상황에서 참패는 기정사실입니다. 17개 광역단체장 중에서 야당, 더 정확하게는 자유한국당이 대구·경북을 제외하고 과연 몇 곳을 건질까 정도가 관심입니다. 앞으로 남은 기간은 20여일입니다. 과연 민주당 우위 지형이 바뀔 수 있을까요? 김부겸 장관이 대구시장 선거에 나서지 않은 것을 한국당은 천만다행으로 여겨야 한다는 우스개마저 나오는 실정입니다. 반론은 단 하나입니다. ‘정치는 생물’이라는 것입니다. 장밋빛 일색이던 북미정상회담 전망은 다소 불투명해졌습니다. 드루킹특검의 파괴력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입니다. 민주당이 유리하다 한들 ‘15 대 2 안팎’의 스코어는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역대 선거에서도 이 정도 수준의 완승은 없었습니다. 17·18대 총선이 대표적입니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당시 200석 이상의 압승을 기대했지만 결과는 과반 턱걸이였습니다. 선거는 이제 막 시작인데 게임오버는 말도 안된다는 논리입니다. ◇지방없는 탄수화물 선거?…文대통령 지지율·북미정상회담이 모든 걸 삼키다지방선거는 풀뿌리 민주주의, 다시 말해 생활정치를 업그레이드하는 지역일꾼을 뽑는 축제의 장입니다. 그러나 정책·공약대결, 인물경쟁 모든 게 실종입니다. 주요 정당 소속 후보들이 참신한 정책과 공약으로 유권자를 설득하고 표를 얻는다는 선거의 ABC는 붕괴됐습니다. 선거의 3대 요소는 흔히 구도, 인물, 바람이라고 합니다. 가장 중요한 건 구도입니다. ‘문재인’이라는 키워드로 압도적인 구도가 만들어진 상황에서는 인물도, 바람도, 네거티브도 무용지물입니다. 야당 입장에서는 백약이 무효입니다. 정치평론가인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의 지적이 꽤나 뼈아픕니다. “지방선거에 ‘지방’이 없다. 이번 선거는 유지방 선거가 아니라 무지방 선거다. 지방은 안보이고 탄수화물만 보인다. 아픈 현실이다.”이유는 간단합니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 고공행진과 북미정상회담 때문입니다. 모든 걸 빨아들이는 블랙홀입니다. 야당은 그야말로 추풍낙엽 신세입니다. 대통령 지지율 70%대 중반·민주당 지지율 50%대라는 초강세 국면에서 보수분열 구도는 1년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야당의 역전승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북미정상회담은 다소 난기류에 빠졌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미 시속 300km 이상으로 달리는 고속열차에 탑승했다는 점에서 중도하차는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북미정상회담은 선거 전날인 6월 12일입니다. 판이 깨지지 않으면 민주당이 매우 유리합니다. 지지율을 살펴보면 더 분명해집니다. 각종 여론조사를 종합해보면 대통령 지지율은 지역, 연령, 이념성향과 관계없이 압도적입니다. 한국당의 텃밭인 영남과 보수성향이 뚜렷한 50대 이상에서조차 70% 안팎입니다. 민주당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지지율 합계보다 두 배 이상 높습니다. 영남은 물론 50대 이상에서도 한국당보다 강세입니다. 물론 실제 투표 결과는 지지율과 다를 수 있습니다. 여론조사 응답률이 낮은 것은 물론 부동층이 많아서 바닥 민심을 알 수 없다는 이유입니다. 그러나 이른바 ‘침묵의 나선이론’대로 여론조사 결과에 잡히지 않은 ‘샤이보수’가 대거 존재하고 이들이 모두 투표장으로 간다고 한들 야당의 역전승이 가능할지는 여전히 의문입니다. ◇노무현 탄핵 역풍이 휩쓴 17대 총선…530만표 압승 넉 달 뒤 18대 총선역대 총선에서 집권 여당의 목표는 과반입니다. 가장 불투명했던 때는 17대 총선입니다. 열린우리당은 애초 50석 안팎의 원내 제3당 전망이 전망이 지배적이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은 모든 걸 뒤집어 놓았습니다.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국회의원들이 무슨 권리로 탄핵하느냐” 엄청난 역풍이 불었습니다. 200석은 물론 심지어 250석이 가능하다는 믿기 힘든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한나라당은 구원투수 박근혜를 내세웠습니다. 전략은 ‘거대 여당 견제’라는 읍소 하나뿐이었습니다. 열린우리당은 152석의 턱걸이 과반을 달성했습니다. 노인발언 역풍과 위기감을 느낀 보수층의 결집 때문이었습니다. 17대 총선은 선거의 시작과 중반, 종반이 가장 드라마틱한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집권여당의 과반 전망이 가장 밝았던 때는 18대 총선입니다. 2007년 대선에서 530만표 차이의 압승을 거둔 만큼 4개월 뒤 총선에서 한나라당(자유한국당의 전신 정당)의 승리는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선거일은 대통령 취임 두 달도 채 안된 시점이었습니다. 내심 200석 이상을 기대했습니다. 한나라당이 단독 200석 이상을 확보하면 일본 자민당처럼 보수 장기집권의 길이 열릴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될 정도였습니다. 진보진영은 엄청난 무기력 속에 패배를 직감했습니다. 개표 결과 한나라당은 153석에 그쳤습니다. 단독 200석 기대감이 과반 턱걸이로 뒤바뀐 것은 인사참사와 공천파동의 여파였습니다. 17·18대 총선을 돌이켜보면 200석 이상의 압승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는 불가능한 꿈이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정치는 생물입니다. 2010년 지방선거(한나라 6, 민주 7, 자유선진 1, 무소속 2)의 경우 천안함 폭침사건의 여파로 여당인 한나라당의 압승이 예상됐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 여파와 민주당의 평화 프레임 공세에 밀려 패배했습니다. 2014년 지방선거(새누리 8, 새정치민주연합 9)의 경우 세월호 참사의 여파로 새누리당의 참패가 예상됐지만 결과는 달랐습니다. 특히 선거 하루 전날까지 온갖 변수가 춤추는 만큼 예측은 그야말로 예측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가까이는 2016년 20대 총선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민주당·국민의당이라는 야권분열 여파로 새누리당의 180석 대망론 또는 200석 이상의 압승 전망도 불거졌지만 결과는 정반대였습니다. 여론조사가 얼마나 허망한지는 2010년 서울시장 선거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선거기간 내내 오세훈 vs 한명숙의 격차는 더블스코어에 육박했지만 막상 개표에서는 선거 다음날 아침까지 승자를 가리지 못하는 초박빙이었습니다. ◇민주, 3대 0 상황에서 후반전 시작 vs 보수, 반성·혁신없이 분열구도 고착화참여정부 시절인 2006년 지방선거에서 여야의 성적표는 극과 극입니다. 야당인 한나라당은 전국 16개 광역단체장 중 광주, 전남, 전북, 제주 4곳을 제외한 12곳에서 승리했습니다. 완승입니다. 1년 뒤 대선에서는 정권교체에도 성공했습니다.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전북지사 단 한 곳만을 건지는 대참패를 기록했습니다. 레임덕은 가속화됐고 열린우리당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2014년 지방선거는 무승부입니다. 새정치민주연합(민주당 전신)은 9곳,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은 8곳의 단체장을 얻었습니다. 민주당이 이번 선거에서 9곳을 수성하고 추가로 승리를 거둔다면 성공입니다. 상황이 어려운 한국당의 마지노선은 6곳 방어입니다. 두 당을 제외한 나머지 정당의 광역단체장 승리 가능성은 거의 전무합니다. 축구에 비유하자면 민주당은 3대 0으로 앞선 상황에서 후반전 경기를 시작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2006년 지방선거 당시 한나라당의 성적표 정도를 얻을 게 확실시됩니다. 아무리 기를 써도 보수의 역전승은 기대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우선 국정농단과 탄핵사태, 조기 대선을 거치며 철전지 원수로 변한 보수는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으로 분열돼 있습니다. 민주당과의 일대일 구도를 만들기 위한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단일화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명분이 없는 것은 물론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선거의 여왕’으로 불렸던 박근혜 전 대통령과 같은 히든카드도 없습니다. 3김시대 이후 한국 보수를 상징했던 박근혜·이명박 두 전직 대통령이 영어의 몸이 된 사실 자체가 보수의 궁색한 처지를 보여줍니다. 보수는 지난해 5.9 대선 패배 이후 반성과 혁신을 토대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위기를 극복할 새 얼굴도 찾지 못했습니다. 세대교체에도 실패했습니다. 한국당이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인 서울시장 선거에 태극기집회에 적극 참여해온 김문수 전 경기지사를 후보로 내세운 것 자체가 아이러니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유례없는 독주를 올드보이들이 효과적으로 견제하기에는 역부족입니다. ◇‘15대 2’ 민주당 완승과 한국당 ‘영남 자민련’ 시나리오 설왕설래그렇다면 한국당을 ‘영남 자민련’으로 추락시키는 민주당의 15대 2 완승이 가능할까요? 아니면 경기, 울산, 경남, 제주 중 한두 곳 정도를 민주당이 추가 패배하는 14대 3 또는 13대 4 정도의 성적표가 나올까요? 참 이상한 것은 12대 5의 결과입니다. 분명히 민주당의 승리이지만 사람들은 고개를 갸웃거릴 것입니다. 오히려 야당이 최악의 상황에서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할 것입니다. 아울러 11대 6을 예상하는 사람은 주변에서 찾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어떤 성적표가 나올지 모든 건 예측에 불과합니다. “It ain’t over till it’s over”(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미국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의 전설적인 포수였던 요기 베라가 남긴 명언입니다. 9회말 2아웃 상황에서 지고 있더라도 아웃 카운트 하나가 남아있기 때문에 경기 종료 시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실제 야구경기에서는 9회말 드라마틱한 끝내기 안타나 홈런이 나오는 경우가 부지기수입니다. 그런데 이상한 건 야당의 모습입니다. 왠지 자포자기가 엿보입니다. 특히 한국당은 지방선거 이후 2020년 21대 총선 공천권을 겨냥한 당권경쟁이 이미 시작됐습니다. 관심은 ‘지방선거’가 아니라 오히려 ‘그 이후’입니다. 시나리오는 지방선거 참패 → 지도부 총사퇴 → 비대위 구성 → 조기 전대 → 새 지도부 구성의 수순입니다. 그것도 아니라면 반(反)문재인 반(反)민주당 깃발 아래 헤쳐모여식의 정계개편 정도가 남습니다. 그마저도 홍준표 대표의 한국당과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몸담은 바른미래당의 통합이 가능할지도 의문입니다. 6.13 지방선거를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닐까요? 아니면 이미 끝나있는 게임일까요? 어디에 베팅하시겠습니까? 결과를 확인하기까지는 이제 20여일 정도가 남았습니다.
2018.05.23 I 김성곤 기자
 대전 하루 여행 완벽 코스, 나만 따라와~
  • [지하철여행②] 대전 하루 여행 완벽 코스, 나만 따라와~
  • 대전지하철여행의 출발점이 되는 대전역 전경[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대전 하루 여행 계획에 대전도시철도 노선도를 손에 쥐었다면 절반은 성공한 셈이다. 대전·충청 지역의 유일한 지하철인 대전도시철도는 1호선 판암역에서 반석역까지 총 20.5km, 22개 역이 대전 도심을 가로지른다. 2006년 개통한 이래 누적 이용객 약 4억 명으로, 일평균 11만 명의 발이 되었다(2017년 12월 기준). 지하철 개찰구를 통과할 때 나는 소리에 귀 기울여보자. 대전도시철도공사는 2011년부터 이용객에게 색다른 재미를 준다. 개찰구에 들어갈 때 뻐꾸기 소리가, 나올 때 휘파람새 소리가 난다. 까치 소리가 나면 우대권이나 무임승차 이용자다. 6.25전쟁 때 전국 피난민들의 만남의 장소였던 목척교. 지금은 나무줄기 세포를 형상한 디자인이 눈에 띈다이제 대전 여행을 떠나보자. 첫 여행지는 대전역에서 14개 역 이동 후 만나는 현충원역이다. 3·4번 출구로 나오자마자 언덕배기 마을이 보인다. 조용하고 볕이 잘 드는 벽화거리 새마을동네다. 골목 담장마다 테마가 있는데, 지역의 역사와 생활사를 타일로 제작한 ‘이야기가 있는 거리’, 도자기 점토를 활용한 ‘영원의 꽃길’ 등 느긋이 산책하기 좋다. 이어지는 코스는 유성온천역. 7번 출구 충남대학교 방면으로 나와 유성온천사거리에서 오른쪽으로 200m 이동하면 뜨거운 김이 나는 족욕체험장이 있다. 빛의광장에서 한방족욕카페까지 온천로를 따라 이어진 길이 유성온천테마거리다. 매서운 한파가 들이닥치거나 비 오는 날 등 계절과 날씨에 관계없이 붐비는 곳이 족욕체험장이다. 대전의 명소, 유성온천 족욕체험장발을 담가보면 ‘무료 시설이니 그저 그렇겠지’라는 편견이 단번에 사라진다. 오전 7시부터 오후 9시까지 운영하니, 하루 종일 도심을 누빈 여행자가 마지막 일정으로 아껴둬도 괜찮다. 이곳은 대전 할머니, 할아버지의 사랑방 같다. 누가 바지를 걷어붙이고 족욕체험장으로 다가오면 모두 엉덩이를 한 뼘씩 옮긴다. 41℃ 온천의 열기 못지않은 이야기꽃이 핀다. 발 닦을 작은 수건 하나 챙기자. 족욕체험장은 ‘세종-유성 바램길’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대전시립미술관과 이응노미술관다음 코스 정부청사역은 대전문화예술단지라 불린다. 대전 사람들은 정부청사역부터 대전엑스포시민광장에 모인 대전시립미술관과 이응노미술관, 한밭수목원을 도보 권역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여행자는 걸을 만한 코스! 정부청사역에서 20여 분 걸으면 드넓은 미술관 앞마당에 이른다. 지상 2층 규모로 지어진 대전시립미술관과 이응노미술관이 너른 잔디밭을 공유한다. 고암 이응노 화백을 추모하기 위해 세운 이응노미술관은 프랑스 건축가 로앙 보두앵이 이 화백의 예술 세계를 표현한 작품이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빛과 자연이 곳곳에 어우러진다. 겨울에도 생명은 한밭수목원 이곳저곳에서 움튼다지척에 있는 한밭수목원은 나무와 숲, 물길이 어우러진 도심 속 산책 공간이다. 전망대에 올라 한밭골을 내려다보며 도심 여행의 쉼표를 경험한다. 대전의 허파 역할을 하는 이곳은 원래 1993년 대전세계박람회 당시 주차장으로 활용된 부지다. 시 청사와 정부 청사 등 관공서가 밀집한 신도심인 까닭에 모두 눈여겨보는 개발 대상지였지만, 다수 대전 시민이 자연과 더불어 사는 가치를 지켜냈다. 울창한 수목을 기대한 여행자라면 키 작은 나무가 아쉬울 수 있으나, 탄생 배경을 아는 이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반갑고 고마운 공간이다. 한밭수목원은 동원과 서원, 열대식물원으로 나뉘며, 동원과 열대식물원은 월요일에, 서원은 화요일에 쉰다. 6.25전쟁 때 전국 피난민들의 만남의 장소였던 목척교. 지금은 나무줄기 세포를 형상한 디자인이 눈에 띈다대전 여행에서 하이라이트가 남았다. 대전역에서 중구청역까지 일직선으로 뻗은 1.1km는 땅 아래위에 볼거리가 많다. 위에는 대전천을 가로지르는 수많은 교량 가운데서 화려한 목척교와 대전 원도심 번화가가 이어지고, 아래는 옷과 액세서리, 전자 기기 등을 취급하는 상가가 발길을 잡는다. 목척교에서 중앙로역과 중구청역까지 이어진 중앙로지하상가는 A~D구역으로 나뉘며, 34개 출구를 향해 뻗었다. 대전지하철 여행자라면 다음을 기억하자. A-6 으능정이문화의거리, C-7 대전 충청남도청 구 본관(등록문화재 18호), D-1 성심당, D-3 대전아트센터. 궂은 날엔 중앙로지하상가가 더 빛을 발한다. 신분증을 맡기면 하루 종일 무료로 유모차를 대여할 수 있어 어린아이와 함께 가도 부담이 적다. 지하상가 정기 휴일은 셋째 화요일이다. 밤이 되면 반짝이는 스카이로드대전에서 만남의 장소를 꼽으라면 열에 아홉은 으능정이문화의거리를 든다. 대전의 젊음과 문화가 한곳에 모여, 늦은 밤까지 활기차다. 특히 랜드마크가 된 대전스카이로드는 이름처럼 고개를 하늘로 들게 만드는 초대형 LED 영상 시설이다. 길이 214m, 너비 13.3m, 높이 20m 규모로 밤이 되면 생기발랄한 청춘과 함께 반짝반짝 빛난다. 여행에서 먹거리가 빠질 수 없다. 대전중앙시장 골목에 위치한 개천식당은 어른 숟가락을 가볍게 덮는 평양식 왕만두가 일품이다. 대전 하면 ‘튀김소보로’라고 할 만큼 성심당의 빵도 인기다. 케이크와 타르트가 맛있는 성심당 케익부띠끄에서 골목으로 20m 내려가면 성심당 본점이 보인다. 대전역에 분점이 있어 성심당 봉투를 든 여행자가 많다. 성심당 대전역점은 기차 내부 같은 테이블과 의자가 인상적이다. 이북식 만두로 유명한 개천식당의 만둣국마지막으로 알아두면 쓸데 있는 대전 여행 팁을 소개한다. 대전역에서 기차 시간이 남는다면 대전역 동문 방향 도보 5분 거리에 있는 소제동 벽화거리에 가보자. 소제동 일대는 1920~1930년대 지어진 철도관사촌이 남았고, 대전 지역 기능 9종목 무형문화재의 전승과 보존을 위한 대전전통나래관이 있어 잠시 둘러보기에 적당하다. 소제동 벽화마을에서 발견할 수 있는 소소한 재미◇여행메모△당일 여행 코스= 현충원역(벽화거리 새마을동네)→유성온천역(족욕체험장)→정부청사역(이응노미술관, 한밭수목원)→중앙로역(으능정이문화의거리, 대전스카이로드, 성심당) △1박 2일 여행 코스= 현충원역(벽화거리 새마을동네)→유성온천역(족욕체험장, 유성온천테마거리)→중앙로역(으능정이문화의거리, 대전스카이로드, 성심당)→목척교→대전중앙시장→(숙박)→ 정부청사역(대전시립미술관, 이응노미술관, 한밭수목원, 국립중앙과학관)→중구청역(대전 충청남도청 구 본관, 대흥동 문화예술의거리)→대전역(소제동 벽화거리, 대전전통나래관)△가는길= 경부고속도로 대전 IC→동부네거리에서 금산·옥천 방면 좌회전→가양네거리에서 대전역 방면 우회전→정동지하차도 진입, 삼가로 따라 373m 이동→대전역 방면 좌회전→대전역△주변 볼거리= 구대전형무소망루, 국립중앙과학관, 우암사적공원, 대전 회덕 동춘당, 뿌리공원, 장태산자연휴양림, 계족산 황톳길, 대전 오월드 성심당의 대표 빵인 튀김소보로
2018.02.25 I 강경록 기자
대림AMC, 정비사업 연계 임대주택 기금투자심의 첫 통과
  • 대림AMC, 정비사업 연계 임대주택 기금투자심의 첫 통과
  •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천안 원성동 재건축사업과 부산 우암2구역 재개발사업에 대한 정비사업 연계 기업형임대사업의 투자유치가 사실상 마무리됐다. 대림그룹의 리츠 자산관리회사인 대림AMC는 천안 원성동과 부산 우암2구역 사업이 지난 18일과 21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기금투자심의 승인을 받았다고 26일 밝혔다. 2차례 국토부 공모를 거쳐 선정된 22개 정비사업 연계 기업형임대사업 중 기금투자심의를 통과한 곳은 천안 원성동과 부산 우암2구역 2곳뿐이다.정비사업 연계 기업형임대사업은 장기 지연된 정비사업의 용적률을 상향하고 일반분양 아파트를 기업형임대사업자가 모두 매입해 8년 이상 시세보다 저렴하게 장기임대하는 사업이다. 일반적으로 주택도시기금과 민간사업자가 출자한 임대리츠가 기업형임대사업을 수행한다.천안 원성동은 천안시 동남구 원성동 439번지 일원에 위치해 있다. 지하 2층~지상 35층, 15개동 규모다. 총 1579가구 중 1319가구가 기업형 임대아파트로 공급된다. 우암2구역은 부산광역시 남구 우암동 129번지 일원에 위치한다. 지하 5층~지상 35층, 22개동 규모로 총 3018가구 규모 중 2058가구가 기업형 임대아파트로 공급된다. 두 곳 모두 올해 관리처분인가 절차가 마무리됐다. 내년부터 이주 및 철거를 진행할 계획이다. 천안 원성동과 부산 우암2구역 모두 대림산업(000210)이 시공한다. 임대사업 시행은 기업형임대리츠가 맡는다. 기업형임대리츠는 주택도시기금과 대림산업이 주요 출자자로 참여한다. 자산관리는 대림AMC가 수행한다. 두 사업지가 준공되면 대림AMC는 총 3377가구, 약 1조원 규모 기업형임대주택 자산을 운용하게 된다. 향후 대림AMC는 공공지원민간임대 연계형 정비사업에도 적극 참여할 예정이다. 천안원성과 부산우암2구역에 공공지원 민간임대정책을 조기반영해 공공성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2020년까지 약 1만가구, 3조원 규모의 기업형임대주택 자산을 운용할 계획이다. 한편 대림그룹은 임대주택 생애주기 전 과정에 대해 원스탑서비스를 제공한다. 대림산업이 시공, 투자 및 임대관리를 수행하고, 대림AMC가 사업기획 및 자산관리를 수행한다. 특히 정비사업 연계 기업형임대사업은 대림산업과 대림AMC가 함께 참여함에 따라 사업구조가 단순하게 재편된다. 이를 통해 신속하고 안정적인 사업추진이 가능하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인천 도화1구역의 경우 사업추진이 부진하자 기존 임대사업자를 대림AMC로 교체해 사업의 전기를 마련한 바 있다”며 “교체 2개월만에 사업시행인가 신청을 총회에서 승인하고, 시공사 선정절차에 들어가는 등 신속히 사업이 정상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대구재개발조합은 대림AMC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내년 2월 국토부에서 접수예정인 공공지원민간임대 연계형 정비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17.12.26 I 성문재 기자
 도시가 품은 시대를 산책하다
  • [도시재생③] 도시가 품은 시대를 산책하다
  • 밤이면 풍차에 불이 커져 더욱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하는 대동하늘공원 전경.옛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충청지원 건물을 현대미술 전시장으로 재활용한 대전창작센터 전경.우암사적공원에 있는 기국정은 소제호가 매립될 당시, 소제동에 있던 것을 옮겨온 것이라고 한다.[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철도관사촌이 독특하고, 골목에 문학과 예술이 담겨 있다.” 부산에서 소문을 듣고 소제동에 온 길이라 했다. 저녁 무렵 대흥동 어귀에서 그들을 다시 만났다. 낡았지만 어딘가 세련된 분위기가 마음에 드는 눈치다. 대전 대흥동과 소제동이 뜨고 있다. 대흥동에는 리노베이션한 카페나 오래된 맛집이 많고, 소제동에는 1920~1930년대 지은 철도관사촌이 있다. 모두 오래된 풍경을 간직한 곳으로, 이 가을과 잘 어울린다. 더욱이 두 동네는 최근 10여 년간 도시 균형 발전을 위한 재생 작업이 꾸준히 진행되어, 도시가 걸어온 시간을 풍성하고 멋스런 이야기로 들려준다. 근대부터 100년이 넘는 시간을 타박타박 걸으며 만나고 싶다면, 대흥동과 소제동을 찾아라. 대전역을 기준으로 대흥동은 서쪽, 소제동은 동쪽에 있어 연계해 둘러보기 좋다.6.25전쟁 때 이승만 대통령이 머물며 연합군의 6.25전쟁 참전에 합의했던 충남도지사 공관◇아기자기 카페와 오래된 맛집이 있는 ‘대흥동’대전역 광장에서 대전근현대사전시관으로 이어지는 중앙로 왼쪽이 대흥동이다. 1990년대만 해도 공공 기관 이전과 상권 이동으로 침체에 빠졌는데, 지금은 다시 북적이는 거리가 됐다. 2006년부터 도시 재생 사업을 꾸준히 진행한데다, 이곳에 둥지를 튼 젊은 문화 활동가와 예술가들이 노력한 결과다. 무엇보다 대흥동에는 시간에 시간이 더해진 풍경이 잘 남았다. 전문가들은 이 점에 문화 가치를 더한 도시 재생이 주효했다고 말한다. 여행 포인트는 크게 세 가지다. 근대건축물을 허물지 않고 새롭게 활용한 건물 찾기, 오래된 건물 외벽에 그려진 그림 찾기, 낡은 건물을 리노베이션해 빈티지한 카페나 갤러리 찾기. 먼저 대흥동 일대는 근대건축물을 문화 공간으로 재활용한 곳이 많다. 대전 충청남도청 구 본관(등록문화재 18호)은 지역 근현대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대전근현대사전시관으로, 대전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구 충청지원(등록문화재 100호)은 대전시립미술관 창작센터로, 초록 지붕이 우아한 대전여중강당(대전문화재자료 46호)은 대전갤러리로 다시 태어났다. 테미고개 인근에 있는 충청남도 관사촌도 눈에 띈다. 충청남도지사공관(대전문화재자료 49호)을 비롯한 관사 10여 동이 문화 공간으로 변신할 예정이다. 대전의 명물로 통하는 성심당의 튀김소보로.대흥동에서는 벽화 투어도 빼놓을 수 없다. 대부분 2012년 대전시립미술관이 기획한 〈예술을 통한 도시 재생〉전의 결과물이다. 지금은 거의 사라졌지만 카페 ‘여전히 잘,’(옛 산호다방) 건물 외벽에 흰 스웨터 벽화가 상징처럼 남아 있다. 낡은 담이나 배관에도 작은 그림이 보인다.오래된 주택이나 상가 건물을 리노베이션한 빈티지 공간 역시 매력 있다. 카페 ‘초록지붕’ ‘여전히 잘,’ ‘희나리’ ‘하이드아웃’ ‘안도르’, 문화공간주차 ‘파킹’ 등이 그곳이다. 안도르는 대한제국 시대 대전부윤(지금의 대전시장)의 관사였고, 파킹은 오래된 여관 주차장이었다. 저물녘에는 으능정이문화의거리 쪽으로 길을 잡아보자. 이곳에 도심 활성화를 위해 조성한 스카이로드가 있다. 도로 위에 대형 LED 영상 시설물을 세워 화려한 밤 풍경을 연출한다.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10~3월) 매시 정각에 50분씩 다양한 영상물이 머리 위로 흐른다(월요일 휴장). 추석 연휴(10월 4~5일)에는 ‘대전스카이로드 2017 한가위 대잔치’가 열려 거리가 더욱 풍성해진다. 전통 민속놀이 체험과 거리 퍼포먼스, 인절미 만들어 먹기 같은 프로그램을 무료로 즐길 수 있다. 오가는 길에 튀김소보로가 유명한 ‘성심당’이 보이면 잠시 들러 맛봐도 좋다. 대흥동 초록지붕은 적산가옥을 원형 그대로 살려 카페로 활용했다.◇일본 철도 노동자 집단 거주지였던 ‘대흥동’대전역 뒤쪽은 소제동이다. 1920~1930년대 일본 철도 노동자의 집단 거주지로, 전란과 개발을 용케 피한 관사 40여 채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 근현대를 거치며 집을 허물지 않고 형편이 허락하는 대로 조금씩 품을 넓혀, 조금은 삐뚤빼뚤하고 담장이 살짝 기울었다. 담장마다 키 큰 나무가 무성하고, 길가에 구멍이 숭숭 뚫린 나무 전봇대가 여러 개다. 한자리에서 60년 세월을 보낸 ‘대창이용원’도 정겹다. 흔히 보지 못하는 것으로 가득 찬 동네다. 이런 독특한 풍경에 소제창작촌이 자리한다. 지난 2012년 대전시 철도 문화유산 활용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운영하기 시작한 레지던시로, 빈집을 살짝 손질해서 활용하는 게 핵심이다. 현재 활용 중인 공간은 ‘소제창작촌’(작가 창작 공간), ‘재생공간293’(전시 공간), ‘시울마실’(게스트하우스), ‘시울2길 골목길’(공동체 공간) 등 네 곳. 소제창작촌의 유현민 프로그램디렉터는 “소제창작촌은 예술가들이 무상이나 저렴한 임대료로 빌린 집을 활용해 전시회를 열고, 때로 축제도 개최하며 주민과 함께 살아가는 곳”이라며 “올해는 특별히 시와 그림과 퍼포먼스로 소제동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흥동과 달리 주거지이므로 조용히 둘러봐야 하고, 재생공간293은 전화로 개방 여부를 확인하고 방문하는 것이 좋다. 시간이 넉넉하면 관사촌을 짓기 위해 매립했다는 소제호 방죽을 흔적 따라 걸어도 괜찮다. 허름한 골목을 품은 관사촌과 잘 어울리는 길이다. 소제동에는 수많은 나무가 산다. 대추나무, 감나무, 석류나무, 탱자나무가 어느새 담장을 훌쩍 넘었다.◇도심에 깃든 자연하루 종일 지치도록 도시 골목을 거닐었다면, 도심에 깃든 자연으로 발걸음을 옮겨보자. 동구 가양동에 있는 우암사적공원은 소제동이란 이름을 지은 우암 송시열 선생이 제자에게 학문을 가르친 곳이다. 버드나무가 울창한 연못이 남간정사(대전유형문화재 4호)나 기국정과 어우러진 풍치가 곱다. 남간정사 조금 위에는 우암 선생의 발자취가 담긴 유물관이 있어 함께 둘러보기 좋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도시를 보면 색다른 맛이 있다. 대동하늘공원과 보문산, 식장산이 멀리서 바라본 도시가 아름다운 곳이다. 대전역에서 2.3km 정도 거리에 있는 대동하늘공원은 풍차 뒤로 대전 시내가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언덕이다. 밤이면 풍차에 조명이 들어와 일대가 더욱 찬란해진다. 대전 시민이 ‘보물산’으로 부르는 보문산과 드라이브 코스로 소문난 식장산도 도시를 조망하기 좋다. 식장산은 임도로 정상부까지 오를 수 있어 야간 데이트 코스로 인기다. 여독은 온천욕으로 풀자. 대전에는 《동국여지승람》에 나올 정도로 역사가 깊은 유성온천이 있다. 대규모 온천 단지에 마련된 무료 족욕체험장이 지친 여행자를 반긴다. 유성온천역에서 가까워 찾기 쉽고,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4~10월) 뜨끈뜨끈한 물에 발을 담글 수 있다. 여독을 푸는 데는 온천욕 만한 것이 없다. 대전 여행 시 귀가 전에 들리면 좋은 유성온천 내 무료 족욕체험장.◇여행메모△당일 여행 코스= 소제동→대전근현대사전시관→대흥동 일대→으능정이문화의거리(스카이로드)△1박 2일 여행 코스= 대전근현대사전시관→대흥동 일대→으능정이문화의거리(스카이로드)→(숙박)→소제동→우암사적공원→대동하늘공원 △가는길= 경부고속도로 대전 IC→동부네거리 금산·옥천 방면 좌회전→가양네거리 대전역 방면 우회전→성남네거리 금산·옥천·대전역(동광장) 방면 좌회전→계족로 850m→대전역(동광장) 방면 우회전→중앙로역 방향 직진→대전근현대사전시관△먹을곳= 튀김소보로·부추빵으로 유명한 성심당(1588-8069), 두부두루치기·오징어두루치기는 진로집(042-226-0914), 닭볶음탕은 현대식당(042-223-8922), 올갱이국 내집식당(042-223-5083), 돼지갈비는 대전갈비(042-254-0758), 두부두루치기·오징어두루치기는 광천식당(042-226-4751), 칼국수는 신도칼국수(042-253-6799)와 대선칼국수(042-471-0317)△주변 볼거리= 뿌리공원, 오월드, 한밭수목원, 이응노미술관, 대전 회덕 동춘당, 한밭교육박물관, 엑스포과학공원, 국립중앙과학관 등 대흥동에 버려진 여관주차장을 갤러리로 바꾼 문화공간 ‘파킹’소제창작촌 입주 작가들의 전시공간인 재생공간 293. 전시실 앞 우물터가 마을주민들과 축제를 펼지는 자리다
2017.09.30 I 강경록 기자
  • [마켓인][오늘의 M&A 공시]리켐, 전환사채·유증 등 136억원 조달
  •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다음은 2일 주요 인수합병(M&A) 공시다.◇리켐, 운영자금 확보 위해 136억원 규모 자금 조달리켐(131100)이 운영자금 확보를 목적으로 115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했다고 2일 공시했다. 발행대상은 이앤신기술사업투자조합10호와 위드윈투자조합15호, 이그잭스(060230) 3곳이다. 또한 리켐은 와이에이치1호조합을 대상으로 21억원 규모 유상증자도 결정했다. ◇대림산업, 상주영천고속도로 등 계열사 2곳 추가대림산업(000210)은 도로를 건설, 관리, 운영하는 상주영천고속도로 주식회사가 대림그룹 계열사로 편입됐다고 2일 공시했다. 또한 대림그룹은 대림제6호부산우암동기업형임대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를 설립해 계열사로 편입시켰다. 이에 따라 대림그룹 계열사는 26개에서 28개로 늘었다. ◇대성산업, 대성합동지주간 합병으로 최대주주 변경대성산업(128820)이 자사 최대주주가 대성합동지주(005620) 외 30인에서 김영대 외 31인으로 바뀌었다고 2일 공시했다. 대성산업과 대성합동지주 두 회사의 합병으로 김영대 회장이 보유한 대성산업 주식은 15만 362주에서 1428만 9453주로 늘었다. 이에 따라 김 회장의 대성산업의 지분율도 0.29%에서 31.59%로 늘었다.
2017.08.02 I 김무연 기자
  • [마켓in][마켓인][오늘의 M&A 공시]리켐, 전환사채·유증 등 136억원 조달
  •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다음은 2일 주요 인수합병(M&A) 공시다.◇리켐, 운영자금 확보 위해 136억원 규모 자금 조달리켐(131100)이 운영자금 확보를 목적으로 115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했다고 2일 공시했다. 발행대상은 이앤신기술사업투자조합10호와 위드윈투자조합15호, 이그잭스(060230) 3곳이다. 또한 리켐은 와이에이치1호조합을 대상으로 21억원 규모 유상증자도 결정했다. ◇대림산업, 상주영천고속도로 등 계열사 2곳 추가대림산업(000210)은 도로를 건설, 관리, 운영하는 상주영천고속도로 주식회사가 대림그룹 계열사로 편입됐다고 2일 공시했다. 또한 대림그룹은 대림제6호부산우암동기업형임대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를 설립해 계열사로 편입시켰다. 이에 따라 대림그룹 계열사는 26개에서 28개로 늘었다. ◇대성산업, 대성합동지주간 합병으로 최대주주 변경대성산업(128820)이 자사 최대주주가 대성합동지주(005620) 외 30인에서 김영대 외 31인으로 바뀌었다고 2일 공시했다. 대성산업과 대성합동지주 두 회사의 합병으로 김영대 회장이 보유한 대성산업 주식은 15만 362주에서 1428만 9453주로 늘었다. 이에 따라 김 회장의 대성산업의 지분율도 0.29%에서 31.59%로 늘었다.
2017.08.02 I 김무연 기자
②'글래드 호텔 공덕점' 연내 개관…대림산업, 먹거리 다각화
  • [IR라운지]②'글래드 호텔 공덕점' 연내 개관…대림산업, 먹거리 다각화
  • △서울 마포구 도화동에 들어서는 ‘글래드 공덕 호텔’(8~24층) 전경[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 서 있는 매끈한 외관의 갈색 건물. 고딕체의 글씨로 글래드(GLAD)라고 써 있는 이 건물은 한국을 찾는 중국인들은 물론 서울에서 자신을 위한 작은 사치를 누리고 싶은 젊은이들의 ‘호텔패키지’ 명소로 자리 잡았다. 이곳은 대림산업(000210)이 자체 개발한 호텔 브랜드 ‘글래드’의 1호점이다.대림산업은 국내에서도 기획·시공·운영을 하는 디벨로퍼로서 성과를 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글래드 호텔 여의도’다. 총 319실로 이뤄진 글래드 호텔 여의도는 서울 시내에서 유일하게 ‘디자인 호텔스’ 멤버에 가입돼 있고 특1 등급 호텔로도 인정받았다. 일반 비즈니스급 호텔과 비슷한 가격대이지만 공간이 넓고 서비스가 뛰어나다는 평이다. 대림산업은 글래드 호텔 여의도 성공에 힘입어 서울 논현동 세울스타즈 호텔을 429억원에 낙찰받아 지난해 ‘글래드 라이브 강남’으로 새로 선보였다. 올해에는 서울 마포구 도화동에 3호점 ‘글래드 공덕 호텔’(총 378실)을 개관할 예정이다. 경의선 공덕역 9번 출구와 10번 출구 위에 세워진 복합 역사건물 효성 해링턴 스퀘어 2개동 중 지상 8~24층에 들어설 예정이다. 공덕역은 지하철 5·6호선과 공항철도, 경의중앙선 등 4개 노선이 지나가는 강북의 교통 요지인데다 여의도와 서울역, 신촌 등과의 접근성도 좋다. 내년 초에는 ‘강남 대치동 글래드 호텔’ 4호점을 선보인다.대림산업 관계자는 “글래드는 ‘콘래드 서울’, ‘그랜드 하얏트 인천’, ‘포시즌 호텔 서울’ 등 국내 굵직한 호텔을 건설한 대림산업의 호텔 시공 능력과 제주도 내 5성급 호텔인 ‘매종 글래드 제주 호텔’을 40년간 운영한 오라관광의 호텔 운영 능력의 집약체”라며 “대림산업은 장기적으로 약 3000객실 규모의 호텔을 운영하는 그룹사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전통적인 사업영역인 주택 분야에서도 대림산업은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를 신사업 모델로 잡고 우리나라 최초 뉴스테이인 인천 도화지구 ‘e편한세상 도화’를 공급했다. 내년 2월 입주 후에도 대림산업은 주택 임대 관리까지 총괄 수행할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국내 최초로 기업형 임대주택리츠 전문 자산관리회사인 대림자산관리회사(AMC)를 출범했다. 대림산업은 이외에도 충남 천안 원성동 재건축 사업과 인천 청천 2구역, 우암2구역 재개발 사업을 뉴스테이 방식으로 수주하는 등 재개발·재건축 사업에도 기업형 임대주택 모델을 도입했다.
2017.07.19 I 정다슬 기자
물폭탄 떨어진 충청…오보·먹통 시스템이 피해 키웠다
  • 물폭탄 떨어진 충청…오보·먹통 시스템이 피해 키웠다
  • 16일 시간당 90㎜가 넘는 폭우로 청주의 도심 저지대 곳곳이 물에 잠겼다.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의 한 거리도 물이 가득차 주차된 차량이 반쯤 물에 잠겼고, 인근 상가와 가옥이 침수됐다.사진=연합뉴스 제공[청주=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충청권을 강타한 집중 호우로 5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충북 청주에서는 한때 시간당 91㎜가 넘는 물폭탄이 떨어지면서 1995년 8월 이후 22년 만의 도시 전체가 물에 잠기는 사태가 빚어졌다. 이에 따라 충북 청주와 괴산, 경북 상주에서 모두 5명이 사망하는 등 인명피해와 함께 도로, 주택, 농경지 등 천문학적인 피해가 발생했다. 그러나 기상청의 잘못된 예보와 함께 112나 119 등 긴급신고 전화도 일부 먹통이 되는 등 전반적인 재난관리시스템이 아직도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으면서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다.◇300㎜ 물폭탄 맞은 청주, 22년만 홍수중부권에 내린 집중호우는 15일부터 시작해 17일까지 이어졌다. 주요 지역별 강우량을 보면 충북 청주가 302.2㎜로 가장 많았고, 충남 천안 264.9㎜, 충북 증평 239㎜, 괴산 225㎜ 등이 뒤를 이었다. 충청권 주요 하천들이 넘치면서 집과 도로, 농경지 곳곳이 물에 잠기고, 산사태가 속출했다.18일 국민안전처 집계에 따르면 17일 오후 5시 현재 14~16일 집중호우로 모두 5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했다.충북 청주에서는 산사태로 가옥이 매몰되면서 2명이, 충북 괴산과 경북 상주에서는 불어난 물에 휩쓸리면서 각각 2명과 1명이 숨졌다.충북 보은에서는 배수로에서 실족으로 추정되는 70대 남성이 실종됐다.또한 경기와 충북, 충남, 세종, 경북 등 중부권 일대에서 도로와 철도, 교량, 하천, 저수지, 가로수·신호등 등 모두 157건의 공공시설이 유실됐다.농경지 4375㏊와 비닐하우스 314동이 물에 잠겼고, 주택 700여가구가 침수피해를 입었다. 이번 폭우에 따른 이재민은 충북 청주와 괴산 등 모두 284가구, 517명인 것으로 조사됐다.특히 청주의 경우 시간당 91㎜의 물폭탄이 떨어지면서 1995년 8월 이후 22년 만의 홍수가 발생했다. 청주에 내린 집중호우로 농경지와 시설하우스 침수, 주택·공장 정전 등 모두 1575건의 피해가 접수됐다.충남 천안도 264.9㎜의 비가 내리는 등 시간당 70㎜ 안팎의 집중호우로 큰 피해가 났다. 천안 성환천이 역류해 마을이 침수됐고, 천안천과 용두천, 녹동천 등이 범람해 주변 농경지가 물에 잠겼다. 세종도 지난 16일 전동면에 최고 198㎜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토사유출과 하상도로 침수, 건물 33건 침수, 농경지 75.6㏊ 침수 등의 피해가 잇따랐다.현재 당국은 군인과 경찰, 자원봉사자 등 가용 가능한 인력을 총동원해 응급복구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기상청 오보에 긴급시스템도 곳곳에서 먹통충청권에 내린 기록적인 폭우로 천문학적인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여전히 정부·지자체 차원의 재난관리시스템은 곳곳에서 허점을 보였다.우선 기상청의 오보가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다.지난 15일 기상청이 내린 예보를 보면 16일 오전 충북 중북부 지역에 30~80㎜ 정도의 비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호우 예비특보도 충북 제천과 단양, 음성, 충주 등에만 발령하는 등 기상청의 오보는 계속됐다.기상 관측 이래 최대 시간당 강수량(91.8㎜)를 기록한 충북 청주를 비롯해 충남 천안과 세종은 예비특보 지역에 아예 포함되지도 않았다. 16일 오전 7시부터 세종에 시간당 70㎜가 넘는 폭우가 내렸지만 기상청은 1시간이 지난 오전 8시 10분경 호우주의보를 발령하는 등 늦장대응으로 일관했다.긴급신고 시스템도 곳곳에서 먹통이었다. 청주에서 비 피해가 잇따르면서 112·119 등 긴급신고 전화도 폭주했다. 폭우가 시작된 초기 신고 전화는 119로 폭주했고, 연결이 지연되면서 다급해진 시민들은 112로 전화를 걸었다.이에 앞서 경찰과 소방당국은 각종 재난·범죄에 신속한 공동대응을 위해 ‘긴급신고전화 공동대응시스템’을 구축했다.이 시스템은 112나 119로 전화만 하면 ‘공동대응 요청’으로 신고내용을 서로 공유할 수 있는 것으로 이번과 같이 112나 119 어디에 전화하든 양기관이 모두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번 집중호우 당시 이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소방본부 측이 모두 255건을 공동대응 요청으로 접수했다고 밝혔지만 경찰 측은 “16일 오전부터 공동대응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 자체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긴급상황에서 국민들에게 보내는 문자 메시지 역시 제때 발송되지 못했다.청주시는 집중호우가 시작된 오전 7시 10분을 넘긴 오전 8시경 ‘안전에 유의하라’는 문자 메시지를 발송했다. 문제는 이 문자메시지가 비 피해가 심한 지역이 아닌 엉뚱한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 발송됐다는 점이다. 피해지역에는 이날 오전 10시가 넘는 시점에서야 재난 문자가 전송됐고, 주민들의 불만도 폭주했다.청주 우암동에 거주하는 심형식(41) 씨는 “재난 문자는 정부와 지자체가 국민들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인데도 이번 집중호우 당시에는 이마저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가장 기본적인 조치마저도 소홀히 하면서도 국민들에게 세금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2017.07.18 I 박진환 기자
송영무, 주민등록법 위반 4건?…"아파트 담보 대출 때문에" 해명
  • 송영무, 주민등록법 위반 4건?…"아파트 담보 대출 때문에" 해명
  •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2일 한민구 국방부 장관을 만나기 위해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의 주민등록법 위반이 청와대가 당초 공개한 1건이 아니라 모두 4건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청와대와 후보자가 고의로 축소 발표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송 후보자 측은 “신규 분양 아파트의 담보 대출 조건을 충족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김학용 의원은 20일 “청와대가 송 후보자 지명사실을 발표한 지난 11일, 1989년 위장전입에 따른 주민등록법 위반 사실에 대해서만 밝혔지만 이후 1991년, 1994년, 1997년에도 주민등록법 위반 사실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송 후보자의 첫 번째 법 위반은 1989년 3월 해군 제5전단 작전참모로 재직할 때다. 당시 경남 진해시 도만동 소재 군인 관사에 거주한 송 후보자는 대전시 동구 용운동에 위치한 부친의 집으로 본인의 주민등록을 이전한 바 있다. 동일 행정구역에 위치한 군인공제회 아파트를 분양받기 위해서다. 이는 당초 청와대가 발표한 내용이다. 그러나 1991년 11월 서울시 영등포구 신길동 충무아파트에 거주하던 송 후보자는 신규 분양받은 대전 한신아파트의 담보대출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본인의 주민등록을 형 집으로 이전했다. 1994년 10월과 1997년 8월에도 서울시 영등포구 신길동 충무아파트에 실제 거주하면서 주민등록은 각각 형의 자택과 고조부의 기념사당(문충사)으로 주소지를 옮겨 놓았다. 이에 대해 송 후보자 측은 “주민등록법 위반 사실에 대해선 송구하게 생각하지만 일부로 축소한 것은 아니다”면서 “주소지 이전 4건 중 3건은 아파트 분양 자격 취득을 위해 대전으로 주소를 옮김에 따른 것으로 융자 담보 조건 충족과 세입자의 퇴거 요청 등으로 주소지를 이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송 후보자 측에 따르면 그는 해군 장교로 임관한지 18년만에 집을 사기 위해 대전 형 집으로 주소지를 이전했다. 이에 따라 대전 한신아파트를 분양받았는데 담보 대출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해당 집으로 또 주소지를 이전했다. 당시 한신아파트 가격은 6000만원이었다. 18년 후 이를 되팔았지만 차익은 8000만원 남짓이었다. 부동산 투기를 위한 위장전입이 아니었다는 설명이다. 또 송 후보자 측은 “1994년 대전의 한신아파트 신규 세입자의 요청으로 형님 집인 대전시 용운동 집으로 주민등록을 다시 옮겼다”면서 “1997년엔 형님 소유의 용운동 377-9 집을 팔게 돼 인근 고조부 기념사당인 문충사로 주소지를 이전했는데, 당시 집안의 요청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우암 송시열의 후손인 송 후보자는 춘추 제향 행사시 직손 후계로서 직분을 해야 한다는 문중의 요청으로 숙부 집으로 주소지를 이전했다는 설명이다. 대전시 용운동 377-9번지에서 383-9번지까지의 거리는 50m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송영무 후보자의 주민등록상 주소지와 실제 거주지가 다른 경우와 해명 내용 [출처=김학용 의원실]
2017.06.20 I 김관용 기자
 물소리도 잠재우는 깊은곳에서 '악상'을 떠올리다
  • [여행] 물소리도 잠재우는 깊은곳에서 '악상'을 떠올리다
  • 충북 영동 양산팔경 중 하나인 ‘강선대’[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예술가들은 자연에서 주로 영감을 받는다. 자연이 가지는 역설 때문이다. 가끔 거칠고 험하지만 매번 부드럽고 평화롭다. 새소리, 바람소리, 물소리 등 소리가 가득하다. 한 편으로는 고요하게 싹이 돋고, 꽃이 피고, 낙엽이 진다. 인간이 자연에 비해 아주 작은 존재에 불과하다는 명제도, 자연 속에 들어서면 저절로 알게 되는 사실이다. 우리나라 3대 악성 중 한 명인 난계 박연(1378~1458)은 특히 자연을 사랑했다. 그가 나고 자란 충북 영동의 자연은 난계의 음악적 영감을 자극하기에 모자람이 없다. 소백산맥의 준령에 둘러싸여 있어 산이 깊고, 골도 깊다. 그래서 흐르는 물도 맑고 스치는 바람도 고요하다. 한마디로 산수화 절경 속에 안겨 있는 도시다. 여기에선 범부조차도 묵객이 되고, 악성이 된다. 우리나라 3대 악성 중 하나인 난계 박연이 즐겨 찾아 피리를 불었다는 옥계폭포.◇ 일개 범부도 시인이 되는 곳 ‘옥계폭포’박연의 음악적 영감을 쫓아 찾아간 곳은 신천면 옥계리에 자리한 옥계폭포다. 옥계폭포는 천모산 깊은 골짜기에 숨어 있다. 찾아가는 길은 의외로 쉽다. 난계사에서 옥천방향으로 3km 전방 좌측 길가에 위치한 옥계리로 진입해 천모산 골짜리고 들어서서 산길을 따라 약 1km 전방에 있다. 혹여 거동이 불편하거나, 어린 자녀를 둔 관광객이라면 자동차를 이용해 더 쉽고 편하게 찾아가는 방법도 있다. 옥계폭포 150m 전방 매표소에 차를 주차하고 걸어오를 수 있다. 매표소에서 옥계폭포까지 오르는 길의 풍치도 일품이다. 폭포에서 떨어진 옥수가 천모산 계곡을 따라 흐르다 잠시 머무는 산중(山中) 저수지의 풍광과 뒤이어 나타나는 오솔길의 상큼함은 걷지 않고서는 느낄 수 없는 쾌적함이다. 폭포소리에 이끌려 도착한 옥계폭포는 한 낮의 불볕더위를 순간 잊게 할 만큼 시원한 청량감을 선사한다. 무려 20m에 이르는 물줄기가 깍아 지른듯한 절벽에서 쏟아지면서 폭포 주변이 청량감으로 가득하다. 주변 경관도 옥계폭포와 어우러지며 일대 장관을 이룬다. 이곳을 찾은 이들에게 주는 옥계폭포의 또 다른 선물이다. 이곳이 바로 난계가 즐겨 찾아 피리를 불었고, 수많은 시인묵객들의 발길도 잦았다. 다가갈수록 장쾌하게 흘러내리는 폭포의 시원한 물쏘리와 뿜어져 나오는 물보라가 세차다. 그 장관에 압도 되어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잠시 황홀경에 빠진다. 저렇게 수천년을 흘러내렸을 옥계폭포의 물줄기는 바위산을 움푹 깎아 절경을 이루며 바위틈으로 세찬 물보라를 토해내고 있다. 걸음을 뒤로하고 폭포의 장관에서 눈을 돌리자 폭포 주위에 깎아지른 절벽이 웅장하다. 폭포와 절벽의 웅장함을 한눈에 보고 있노라니 마치 살아 있는 산수화를 보는 듯 아름다우며 힘차다. 충북 영동 양산팔경 중 제1경인 영국사의 보물 중 보물인 1000년 묵은 은행나무◇금강이 빚은 아름다움 ‘양산팔경’ 옥계폭포를 나와 금강상류를 따라 남쪽으로 가면 양산면에서 선녀가 내려와 목욕했다는 강선대를 만난다. 제1경인 영국사는 양산팔경의 정수로 불린다. 천태산 동쪽 기슭에 자리하고 있다. 큰 절은 아니지만 사찰 주변의 풍광이 아름답고 무엇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멋진 은행나무가 있어 전국적으로 이름난 관광명소이기도 하다. 이름처럼 유럽의 영국과는 전혀 관계는 없다. 영국사는 신라 때의 고찰이다. 고려문종 때 대각국사가 국청사라 했던 것을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해 이 곳에서 나라의 안녕과 백성의 안정된 삶을 기원해 국난을 극복했다고 해 영국사로 이름을 바꿨다. 여기를 찾아가야할 이유는 경치말고도 또 있다. 영국사에는 5가지 보물과 1개의 천연기념물이 있다. 보물 제532호인 영국사부도(浮屠), 보물 제533호인 영국사삼층석탑, 보물 제534호인 영국사원각국사비, 보물 제535호인 영국사 망탑봉 3층석탑과 천연 기념물 제223호인 영국사의 은행나무가 그것이다. 그중 가장 시선을 끄는 것은 영국사의 은행나무다. 나무의 둘레를 치자면 여른 서넛이 손을 맞잡고 둘러서야 나무를 제대로 안을 만큼 거대하다. 공식적으로는 31.4m, 둘레가 11.54m의 거목이다. 크기만큼이나 이 은행나무의 나이도 무려 1000살로 알려져 있다. 특히 서쪽으로 뻗은 가지 한 가운데 한 개는 땅에 닿아 뿌리를 내리고 또 다른 은행나무로 자라고 있는 신기한 광경도 이 은행나무의 유명한 볼거리다.영국사 인근에 양산팔경 중 가장 아름답다고 손꼽히는 강선대가 있다. 유유히 흐르는 금강가에 우뚝 솟은 바위 위에 오롯이 서 있는 육감정자로 멀리서 보면 주변 노송들과 어울려 우아하고 고상한 멋이 흐른다. 이 외에도 금강과 양산면 일대를 한눈에 굽어볼 수 있는 ‘비봉산’과 봉황이 깃든 곳이라 전해지고 있는 ‘봉황대’, 금강 강가에 수줍게 서 있는 ‘합벽정’, 강선대와 금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서 있는 ‘여의정’, 목욕하는 선녀를 보느라 승천하지 못한 이무기의 이야기가 깃든 ‘용암’, 글 읽는 소리조차 아름답다는 ‘자풍당’ 등이 양산팔경을 이룬다. 충북 영동 양산팔경 중 하나인 봉황대달이 머무는 봉우리라는 뜻을 가진 월류봉◇달도 잠시 쉬어가는 곳 ‘월류봉’해가 뉘엿뉘엿 서쪽으로 넘어갈 무렵 서둘러 월류봉으로 향한다. 백두대간에서 살짝 빠져나온 산맥이 민주지산에서 북으로 잠시 올랐다가 황간면 원촌리에 이르러 만들어 놓은 봉우리가 바로 월류봉이다. 깍아지른 절벽산인 월류봉의 높이는 400.7m다. 그 아래로 물 맑은 초강천 상류가 휘감아 흘러 수려한 풍경을 이룬다. ‘달이 머물다 가는 봉우리’이름처럼 달밤의 전경이 특히 아릅답다고 알려져 있다. 그 모습에 예로부터 이 일대의 뛰어난 경치를 ‘한천팔경(寒泉八景)’이라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퇴임 후 여행차 다녀간 곳으로 알려졌다. 월류봉 아래쪽에는 한때 이곳에 머물며 작은 정자를 짓고 학문을 연구한 우암 송시열(1607~1689)을 기리기 위해 건립한 한천정사와 영동 송우암 유허비가 세워져 있다500년 된 배롱나무가 인상적인 반야사와 반야사 계곡도 돌아볼 만하다. 반야사는 신라 성덕왕 27년(728년) 운효대사의 10대 제자 중 수제자인 상원화상이 창건한 천년고찰이다. 뒤에 고려 충숙왕 12년(1325년) 학조대사가 중수했다고 전해진다. 반야사를 끼고 있는 석천계곡에서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나른한 한때를 보낼 수도 있다. 노근리는 한국전쟁 당시 미군이 양민을 학살한 통한의 현장이다. 철길 아래 터널 등에 총탄과 포탄의 흔적이 여태 남아 있다. 주변에 평화공원도 있어 산책하기 좋은 곳이다.우리나라 3대 악성 중 하나인 난계 박연의 뜻과 업적을 기리기 위해 지난 2000년 개관한 ‘난계국악박물관’에는 일반인들도 국악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국악체험촌을 운영하고 있다.◇여행메모△가볼 만한 곳= 옥계폭포에서 자동차로 5분 거리에 있는 난계국립박물관도 꼭 들러봐야할 곳이다. 우리나라 3대 악성인 난계 박연의 뜻과 업적을 기리기 위해 지난 2000년 여기에 들어섰다. 가야금을 비롯한 100여종의 국악기와 의상이 전시되어 있고, 난계 박연의 삶과 업적을 그래픽과 디오라마로 연출해 전시하고 있다. 더불어 악기를 직접 다뤄볼 수 있는 체험실도 따로 마련돼 있어 가족 여행객에게는 필수 코스다.△주변먹거리= 영동대학교 인근의 송천가든은 솥뚜껑 비밤밥이 최고 인기 메뉴다. 즉석에서 시루밥을 무쇠 철판 솥뚜껑에 올려 볶는 솥뚜껑 비빔밥 조리 광경은 식욕을 더욱 자극한다.천고각솓천식당 솥뚜껑비빔밥
2017.06.16 I 강경록 기자
①서울 강남권 재건축 '과열'.. 지방은 공급과잉 '냉랭'
  • [집값 양극화]①서울 강남권 재건축 '과열'.. 지방은 공급과잉 '냉랭'
  • [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조기 대선을 치르고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난 5월 전국의 주택 매매시장이 뚜렷한 지역별 양극화 현상을 보였다.서울·수도권의 집값은 미국의 금리인상에도 저금리 기조가 지속돼 실수요와 투자처를 찾지 못한 여유자금이 재건축단지를 중심으로 유입되면서 강세를 보였다. 반면 지방은 지역별로 등락이 엇갈린 가운데 공급 과잉과 지역경제 침체의 영향을 받고 있는 충청·영남권을 중심으로 약세가 지속됐다.3일 KB국민은행의 5월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수도권(0.10%)은 전월(0.06%)대비 상승폭이 확대됐으며, 5개 광역시(0.02%)는 지역별로 등락이 엇갈리며 소폭 상승했다. 기타지방(-0.04%)은 전월에 이어 약세를 보이며 6개월 연속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강남권 재건축 강세.. 경기권 GTX 등 교통호재 기대5월 서울지역 주택 매맷값은 0.16% 상승했다.이는 5월의 장기평균(1986년부터 2017년까지 31년 동안의 해당 월의 평균증감률)인 0.04% 상승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서울의 주택유형별 상승률은 아파트(0.22%)가 단독주택(0.07%), 연립주택(0.08%)보다 강세를 보였다. 서울 자치구별로는 강남구(0.30%)가 한전부지 개발, 수서고속철도(SRT) 개통 영향 및 사업진행 속도가 빠른 재건축단지를 중심으로 가격이 상승했다. 강동구(0.29%)도 재건축 단지의 대규모 이주에 따라 매수 문의가 증가하고 투자수요가 유입되며 강세를 나타냈다.5월 KB주택가격 동향인천(0.08%)은 부평구(0.18%)에서 서울로의 출퇴근수요가 유입되고 재개발 추진으로 기대감이 높아지며 상승했다. 연수구(0.14%)는 GCF 사무국, 포스코건설 등의 이전 확정 및 롯데·이랜드 복합쇼핑몰 건설공사 등 각종 개발호재가 가격 상승에 영향을 끼쳤다.경기(0.05%)는 성남 분당구(0.18%)에서 GTX 성남역 3월말 착공, 판교테크노밸리 조성 및 삼성물산 판교이전 등의 영향으로 가격이 상승했다. 반면 안산 상록구(-0.15%)는 신안산선 착공 예정 인근 지역을 중심으로 신규 물량이 과잉 공급되며 하락세를 보였다.◇ 대구·울산, 하락세 지속.. 제주, 상승 피로감 하락반전지방의 주택 매맷값을 살펴보면 부산(0.12%)은 남구(0.22%)에서 문현3구역 및 북항 재개발사업 진행과 감만동, 우암동 일대 뉴스테이 사업 승인으로 상승했다. 동래구(0.20%)도 개발지역이 포진돼 있고 다른 지역대비 저렴한 매매가격 영향으로 수요가 유입되면서 가격이 올랐다.5월 KB주택가격 동향반면 대구(-0.06%)는 수성구(-0.13%)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올해 대구에 예정된 2만2000여 가구의 입주물량 영향으로 가격하락 우려감이 심화되는 모습이다. 달성군(-0.11%)도 부동산시장이 크게 위축된 가운데 신규 입주물량의 증가로 매물이 적체되며 하락세 이어갔다..울산(-0.05%)도 조선업계 불황으로 관련 근로자 수요는 꾸준히 감소한 반면 지역 내 입주물량은 증가하며 13개월 연속 가격이 하락했다. 경북(-0.11%)은 포항 북구(-0.14%)에서 1만여 가구의 분양물량 영향으로 미분양 가구가 증가하고 가격하락 우려감이 심화되고 있다. 구미(-0.11%)도 지역 내 산업기반 시설이 감소하는 가운데 과잉 공급된 입주물량으로 매물이 적체되며 가격이 하락했다.한동안 부동산 시장이 과열을 보였던 제주 서귀포(-0.08%)는 장기간의 상승세를 마감했다. 그동안 가격 상승 피로감과 신규 공급 물량의 과잉으로 미분양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며 전월 대비 하락했다.서성권 부동산114 선임연구위원은 “새 정부 출범 이후 불확실성 해소와 경기부양 기대감에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상황”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시장 안정성을 위한 규제에 포커스를 두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정책변수에 민감한 부동산 시장에서 현재 과열양상은 오래 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17.06.03 I 이진철 기자
 다도해 옆 편백 바다 ‘남해편백자연휴양림’
  • [숲길을 걷다②] 다도해 옆 편백 바다 ‘남해편백자연휴양림’
  • 남해편백자연휴양림에는 숲 곳곳에 숲속의 집이 자리잡고 있다(사진=구완회 여행작가)[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공기가 달라진다. 아름다운 남해 바다를 품고 하늘로 치솟은 편백의 물결. ‘다도해의 보물섬’에 자리한 남해편백자연휴양림은 227ha에 이르는 편백과 삼나무 숲에서 뿜어져 나오는 피톤치드가 힐링을 약속하는 곳이다. 피톤치드는 특유의 살균 효과 덕분에 아토피를 비롯한 피부 질환에 효험이 있고, 신경계를 안정시켜 스트레스를 해소하며 정신을 맑게 해준다. 편백은 피톤치드를 가장 많이 방출하는 나무로 알려졌다. 온천욕을 즐기는 일본인이 편백으로 만든 히노끼탕을 선호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황사와 미세 먼지에 찌든 한국인에게 온천욕보다 편백 삼림욕이 필요해 보인다. 상주은모래비치는 부채꼴 모양의 은빛 모래사장이 금산 자락에 폭 파묻혀 있다(사진=구완회 여행작가)◇삼림욕은 물론 남해 절경이 펼쳐지다지난 1998년에 문을 연 남해편백자연휴양림은 1일 최대 수용 인원 1000명, 최적 인원 400명이다. 한려해상국립공원 북쪽에 위치한 금산(681m) 동쪽 자락에 있어, 삼림욕과 함께 남해의 절경을 즐기기 좋다. 개장 후 지금까지 20년 가까이 전국의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 사랑받는 이유다. 2007년 숲속수련장이 문을 연 뒤에는 학교 수련회나 회사 워크숍 장소로도 활용된다. 입구 매표소 옆 공용 주차장에서 맑은 계곡을 따라 400m가량 산책로가 이어진다. 계곡과 숲 사이로 난 산책로는 어린아이도 쉽게 걸을 만큼 야트막하다. 산책로 입구에 있는 목공예체험장에서는 나무를 이용해 달팽이, 나비, 토끼 등 예쁜 나무 목걸이를 만드는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산책로를 지나면 멀리 한려해상국립공원의 크고 작은 섬이 보이는 전망대까지 오를 수 있다. 3300여 ㎡에 펼쳐진 잔디마당은 다른 자연휴양림에서는 보기 힘든 규모로, 가족끼리 운동회를 해도 좋다.남해편백자연휴양림은 다양한 숙박 시설을 갖췄다. 독채형 숲속의집 20동, 콘도형 산림문화휴양관 객실 13실, 단체 방문객을 위한 숲속수련장 객실 14실에 연립동 8실까지 합하면 모두 55실로 국립자연휴양림 중 가장 많은 객실을 자랑한다. 숲속수련장에서 묵으면 취사 시설이 갖춰진 식당과 60여 명이 들어가는 강당도 이용할 수 있다. 평소 캠핑을 즐기는 가족이라면 숲 속 야영장을 이용해보자. 남해편백자연휴양림에는 널찍한 야영데크(3.6×3.6m) 20개가 마련되었다. 하루 이용료도 7000~8500원으로 저렴하다. 하늘을 가릴 듯 빽빽한 편백 숲에서 새소리를 들으며 보내는 하룻밤은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다. 숙소는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 홈페이지에서 예약할 수 있다. 남해편백자연휴양림은 평일에도 빈방이 별로 없을 정도로 인기다.◇멋진 예술 작품을 즐기다남해는 아름다운 자연과 멋진 예술 작품을 즐길 수 있는 곳이 어우러진다. 오래전에 문 닫은 폐교를 예술 공간으로 바꾼 해오름예술촌도 그중 하나다. 학생들이 뛰놀던 운동장은 곳곳에 조각 작품이 들어선 아름다운 정원이 되었고, 아이들이 공부하던 교실은 예술가의 작업장과 작품 전시실이 되었다. 가족과 연인이 한가롭게 거니는 정원에 서면 멀리 다도해의 풍광이 펼쳐진다. 정원 한쪽 자그마한 2층 카페테라스에 앉으면 해오름예술촌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2층짜리 전시관에서는 회화와 조각 작품뿐 아니라 민속자료와 추억의 옛 교실도 볼 수 있다. 중세 유럽의 범선을 전시한 전시실에서는 그 시절 기사 복장을 입고 기념 촬영이 가능하다. 1층 전시관 한쪽에는 다양한 예술 작품을 만들어보는 체험 공간이 있다. 전통 방식으로 오색영롱한 목걸이를 만드는 칠보공예 체험은 30분, 화려한 알 공예 체험은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선생님의 친절한 설명에 따라 어린아이도 작품을 만들 수 있다. 해오름예술촌에서 차로 20분 거리에 남해를 대표하는 해변이 있다. 이름처럼 은빛 모래가 반짝이는 상주은모래비치는 여름이면 1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다. 따뜻한 날씨 덕분에 겨울철 스포츠 전지훈련지로도 인기다. 성수기를 피해 봄가을 한가롭게 해변을 즐기는 사람들까지 더해져 남해의 대표적인 사계절 관광지가 되었다. 금산 자락에 파묻힌 초승달 모양 백사장 뒤로 아름드리 곰솔이 기다랗게 숲을 이룬다. 백사장과 솔숲 사이로 난 산책로를 걷다 보면 바다보건소, 구조대, 해양경찰, 안내소 등이 한곳에 있는 상주은모래비치통합사무실이 나온다. 민박이 옹기종기 모인 마을에는 바다로 흘러드는 작은 개천이 있는데, 이곳에 천연기념물인 수달이 출몰하기도 한단다. 한려해상국립공원에 속한 해변답게 크고 작은 섬이 펼쳐지는 바다 풍경 또한 그림처럼 아름답다. 해수욕장 내 상주선착장에서 유람선을 타면 다도해지구, 계룡계곡, 사랑의 바위, 미조항 등을 둘러볼 수 있다.바닷가 마을의 생활을 체험해보고 싶다면 문항어촌체험마을이 적당하다. 설천면에 위치한 이곳은 전국어촌체험마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하루 두 차례 썰물 때 드러나는 넓은 갯벌은 바지락과 굴, 쏙, 우럭조개, 낙지 등이 풍부하다. 마을 체험센터에서 장화를 빌려 신고, 호미를 가지고 들어가면 꼬마라도 조개 한두 개는 거뜬히 캘 수 있다. 관광객이 100명 이상이면 맨손으로 물고기를 잡는 개막이 체험도 가능하다. 널찍한 주차장과 숙소를 갖춘 마을 체험센터에서는 이 지역 해양 생물에 대한 설명을 볼 수 있다.신기하고 아름다운 풍경 또한 문항어촌체험마을의 자랑이다. 하루에 두 번, 마을 앞바다에 있는 자그마한 섬까지 ‘모세의 기적’처럼 바닷길이 열린다. 이때 마을에서 섬을 잇는 길은 ‘S 자형’으로 살짝 굽어 더욱 아름답다. 문항어촌체험마을에서 차로 15분 남짓 달리면 남해 충렬사에 이른다. 이곳의 옛 이름은 노량으로,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후퇴하는 일본 수군을 상대로 마지막 전투를 치렀다. 패배를 모르던 이순신 장군은 노량해전 역시 승리했지만, 안타깝게도 적의 유탄을 맞아 목숨을 잃고 말았다. 숨을 거두며 “싸움이 위급하니 나의 죽음을 알리지 말라”고 한 유언은 수백 년이 지난 지금도 사람들의 마음을 울린다. 충렬사는 마지막까지 나라를 생각한 이순신 장군의 사당이다. 이곳에는 장군의 가묘가 있다. 노량해전에서 숨을 거둔 장군은 이곳에 3개월간 묻혔다가 외가인 아산 현충사로 옮겨졌다. 가묘 앞에는 우암 송시열이 비문을 지은 충무공묘비가 있다. 충렬사 앞바다에는 남해대교를 배경으로 거북선이 복원되었다. 전문가의 꼼꼼한 고증을 거쳐 화포를 설치한 내부에 들어가 구경할 수 있다. 피톤치드 가득한 남해편백자연휴양림에서 시작한 여행이 예술과 갯벌 체험을 거쳐 역사의 현장에서 마무리되는 셈이다. ◇여행메모▶당일 여행 코스= 남해편백자연휴양림→남해독일마을→해오름예술촌→상주은모래비치▶1박 2일 여행 코스= 남해편백자연휴양림→남해독일마을→해오름예술촌→상주은모래비치→(숙박)→문항어촌체험마을→남해 충렬사→남해대교 ▶가는길= 통영대전고속도로→남해고속도로→사천 IC→대방교차로→봉화로→남해편백자연휴양림 주차장▶주변 볼거리= 남해바래길, 금산 보리암, 송정 솔바람해변, 남해 지족해협 죽방렴, 남해 관음포 이충무공 유적, 망운산과 화방사 등
2017.05.28 I 강경록 기자
5만원권 뚫고 나온 여인…뼛속까지 그림쟁이
  • 5만원권 뚫고 나온 여인…뼛속까지 그림쟁이
  • 감지에 채색한 신사임당의 ‘초충도’ 중 한 점. 꽃과 풀잎의 섬세한 묘사는 물론 나비와 도마뱀 등의 소소한 움직임까지 놓치지 않았다. 그림을 완성한 정확한 때는 알 수 없다(사진=서울미술관).[이데일리 오현주 선임기자] “풀이며 벌레여 그 모양 너무 닮아/ 부인이 그려낸 것 어찌 그리 교묘할꼬/ 그 그림 모사하여 대전 안에 병풍 쳤네/ 아깝도다 빠진 한 폭 모사 한 장 더 하였네/ 채색만을 쓴 것이라 한결 더 아름다워/ 그 무슨 법인가 무골법이 이것이네.” 조선 19대 임금 숙종(1661∼1720)이 1715년 8월 상순쯤 썼다고 알려진 글. 무소불위의 권력자가 고작 아녀자 그림 한 점에 이처럼 장황한 수사를 꺼내놓다니. 그이의 정확한 이름은 모른다. 성씨인 신(申)을 붙여 그저 신사임당(申師任堂·1504∼1551)이라고만 한다. 한때 ‘신인선’이란 이름이 오르내린 적이 있으나 확인할 수 없는 논쟁뿐이다. 이름이 없으니 낙관이 있을 리 없다. 조선사회가 만든 오류고 그 시대를 살아낸 아녀자의 비애다. 그럼에도 400년이 지난 지금껏 그이의 그림은 한 번도 의심받은 적이 없다. 그림뿐인가. 온갖 화려한 수식을 붙여 조선의 가장 이상적인 여인상으로까지 등극시키지 않았나. 결국 지폐에까지 들여놓고 보고 싶은 사임당만 만들어냈다. “내 그림이 아니다” “내 그림이 분명하다”로 세상이 시끄러운 요즘. 그 흔한 사인조차 없는 조용한 그림들에 세간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5만원권을 뚫고 나온, 박제에서 벗어난 사임당을 제대로 만날 기회다. 현모양처니 강한 어머니니 다 접어두고 ‘뼛속까지 그림쟁이’였던 한 예술가 말이다. ▲디테일도 조선 최고…‘동물도감’인지 ‘식물도감’인지서울 종로구 부암동 서울미술관이 열고 있는 ‘사임당, 그녀의 화원’ 전은 군더더기가 없다. 치장 없이 그이의 예술혼만 들여다보자고 차린 자리다. ‘초충도’(草蟲圖) 14점과 ‘묵란도’(墨蘭圖) 1점을 걸었다. 모두 서울미술관의 소장품이다. 신사임당 ‘초충도’(연도미상)(사진=서울미술관).‘초충도’는 한자어 뜻 그대로 풀과 벌레를 그린 그림이다. 중심에 꽃과 열매, 채소 등이 달린 풀을 배치하고 이들이 부른 벌레와 작은 동물을 박아넣는 식이다. 보이는 전경보다는 숨은 상징에 힘을 싣는다. 꽃과 나비가 말하는 ‘부부간의 사랑’, 오이가 뜻하는 ‘풍요와 다산’ 같은 것 말이다. 사임당의 ‘초충도’는 당대에 보기 힘든 의미 몇가지를 더 심었다. 자식교육의 소중함을 의미하는 사마귀라든가 다자와 다복을 가져다준다는 가지 등. 상식만을 고집한 것도 아니다. 수박과 들쥐를 묘사한 한 그림은 생명으로 태어나기 위해 자연과 사투를 벌이는 씨앗에까지 시선을 옮겨놨다. 디테일한 묘사는 가히 조선 최고라 할 만하다. 도마뱀의 유려한 꼬리나 잠자리의 날개, 풀잎의 섬세한 솜털까지 잡아낸 그림은 ‘동물도감’ ‘식물도감’을 넘나든다. 여기에 무골법, 숙종이 감탄을 거듭한 그 화법이 정점을 찍는다. 윤곽선 없이 한 붓에 그리는 기법이다. 몰골법이라고도 하는데 밑그림 없이 물감을 묻힌 붓을 바로 들이대 채색하는 것이다. 웬만한 강심장이 아니라면 쉽지 않다. 아웃라인을 만든 뒤 그 안을 채워넣는 소심한 붓질이 아니란 뜻이니까. 남성적이란 평가는 그래서 나온다. 한편에선 여성에 유리하다는 얘기도 있다. ‘수’를 놓는 방식이 이와 흡사하기 때문이란다. 늦은 봄부터 초가을까지 앞마당에서 움직이는 생물은 모두 소재로 삼은 듯하다. 상상이 빚은 형상은 없다는 얘기다. 다만 자신의 눈에 든 ‘특별한 주인공’에 대해선 구도와 비율을 깨는 파격도 선뵀다. 예컨대 그날의 주인공이 나비면 나비, 개구리면 개구리, 맨드라미면 맨드라미에 방점을 찍었던 거다. 특별한 게 하나 더 있다 ‘감지’다. 감물을 들여 만든 감지는 조선 최고의 종이로 꼽혔다. 금가루로 쓴 불경인 금사경에도 쓰였다니. 감지는 세월이 지나면 푸른빛으로 변하는 특성이 있으나 일단 병충해에 강한 것이 대단한 장점이다. 전시를 기획한 서울미술관의 안진우 큐레이터는 “상당히 비싼 종이인 감지에 그렸다는 건 사임당의 실력도 실력이지만 그림에 대한 수요층이 적잖았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한다. 우암 송시열이 극찬한 신사임당 ‘묵란도’(연도미상)(사진=서울미술관).‘초충도’와는 다소 다른 형식인, 단 한 점 ‘묵란도’에 대한 재조명도 눈여겨볼 부분. 미술관 개관 이래 처음 공개했다는 ‘묵란도’는 2005년 진품을 가리는 TV 프로그램에 소개되며 세상에 알려졌다. 이후 1년 6개월여의 수소문 끝에 서울미술관 설립자인 안병광 회장이 소장하게 됐다고. 실물로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런데 안 회장보다 먼저 알아본 이가 있었으니 율곡 이이의 제자였던 우암 송시열(1607∼1689)이다. “그 손가락 밑에서 표현한 것으로도 오히려 능히 혼연히 자연을 이뤄 사람의 힘을 빌려 된 것은 아닌 것 같다.” 스승의 어머니에 대한 예우였나. 격찬이 대단했다. ▲박제 벗겨낸 예술혼 조명 사임당은 시와 글, 그림에 능한 ‘시·서·화’ 삼절의 효시라 평가받는다. 예술성에 관한 한 이견이 없다. 다만 인물 자체에 대한 분석은 시대에 따라 가감을 입었다. 당대에는 정물화·산수화에 탁월한 여류화가였다. 하지만 아들 율곡이 주목받는 인물로 등장하자 예술가로서의 위상은 시들해졌다. ‘어머니상’이 중요해진 것이다. 근대에 와선 여성계몽에도 휩쓸렸다. 현모양처는 물론이고 깨어 있는 여성성이 필요했던 터다. 최근 이미지는 ‘슈퍼우먼 혹은 워킹맘’. 가장으로서 무능한 남편을 대신해 100여명에 달하는 식솔을 그림으로 먹여살렸다는 이야기가 돌면서다. 슈퍼우먼이든 워킹맘이든 사실 그건 전시에서 밝힐 일은 아니다. 그저 그림만이면 족하지 않겠나. 그럼에도 끝까지 평탄한 사임당일 수는 없을 듯하다. 전시는 때마침 시작한 TV 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와 연결돼 있다. 아마 예술가 그 이상의 사임당을 다룰 것이다. 참고로 드라마에 비치는 ‘초충도’ 등 사임당의 작품은 서울미술관에서 제공한 이미지란다. 전시는 6월 11일까지. 사임당의 화원에 풀이 우거지고 벌레가 몰려들기 시작할 때까지다. 그즈음 밖으로 나서면 계절에 앞서 눈에 담아뒀던 ‘초충도’가 아른거릴 거다. 서울미술관 ‘사임당, 그녀의 화원’ 전 전경(사진=서울미술관).
2017.02.07 I 오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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