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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일론 머스크, 직접 찾아와…공모펀드 매력적인 이유"
-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베일리기포드 데이비드 핸더스 아시아 총괄겸 파트너가 22일 서울 영등포구 신영증권빌딩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전기차 성장에 회의적이었던 10여 년 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찾아왔고, 성장 잠재력이 있다고 판단해 투자를 시작했습니다. 10년 후인 현재 제2의 테슬라, 아마존이 될 기업들을 조기에 발굴해 담고 있는 글로벌 성장주 공모펀드가 한국 리테일 시장에서 장기 투자의 대안이 되길 기대합니다.”데이비드 핸더스 베일리기포드 파트너는 최근 서울 여의도 신영자산운용 본사에서 진행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115년 역사의 영국 자산운용사 베일리기포드는 테슬라 2대 주주로 잘 알려졌다. 베일리기포드에 1998년 합류한 데이비드 핸더스는 내부에서 ‘아시아통(通)’으로 손 꼽힌다. 2004년부터 아시아 사업을 담당해 현재 총괄을 맡고 있으며 홍콩 법인 최고경영자(CEO)를 겸하고 있다. ◇ 테슬라 8000% 수익 英 베일리기포드, 韓 리테일 공략 본격화베일리기포드가 아시아 시장에 선보인 펀드는 4조5000억원 규모의 장기 글로벌 성장주(LTGG) 재간접형인 ‘신영 베일리기포드 글로벌그로스 펀드’다. 최소 6개 국가·6개 섹터의 ‘알짜 성장주’(현재 37곳)를 발굴해 담고 있다. 2004년 출시해 베일리기포드의 전체 수탁고(약 400조원)에서 56조원을 차지하는 플래그십 전략이다. 해당 전략을 통해 2006년 국민연금을 시작으로 한국에 발을 들였고, 2011년 신영증권과 협업해 기관을 대상으로 판매를 하다, 최근 신영자산운용과 공모펀드를 출시하면서 한국의 리테일 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데이비드 핸더스는 “LTGG 전략은 베일리기포드에서 차지하는 운용자산 비중이 클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5~10년 안에 주가가 5배 이상 성장할 높은 확신의 알짜 기업에 압축해 투자하는 가장 순수한 형태의 투자 전략”이라며 “한국과 더불어 일본, 중국, 동남아 등에도 동일한 전략을 기반으로 상품을 제공해 성공적으로 자금을 끌어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LTGG 펀드는 테슬라에 11년 이상 투자해 8000% 이상, 엔비디아에 7년 이상 투자해 2800% 이상의 수익률을 내고 있다. 글로벌 성장 기업의 5~10년 후를 전망해 확신을 가지고 투자할 수 있는 근간은 회사가 115년간 쌓아 온 글로벌 네트워크와 특유의 학계 연동 리서치가 긍정적으로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데이비드 핸더스는 “비대면 정보 교류가 없던 과거 영국 스코틀랜드 에든버러는 교육 수준이 높은 도시로, 우수한 인력을 기반으로 자연스럽게 장기 투자를 중심으로 자산운용업이 발전하기 시작했다”며 “베일리기포드는 미국의 헨리 포드가 상업용 자동차를 처음 만들 때 타이어 수요를 전망해 관련 기업들에 대한 투자 기회를 만든 것을 시작으로, 전 세계 기업들과 네트워크를 만들고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운용역이 자비로 회사 문제 책임져야”…‘사모 파트너십’ 강점무엇보다 베일리기포드의 ‘사모 파트너십’ 구조는 ‘엄격한 책임 투자’로 이어지고 있다. 이는 회사의 지분을 갖고 있는 57명의 파트너가 주요 사업 부문을 운영하면서, 성과에 대해서 ‘무한 책임’을 지는 경영구조다. 예컨대 회사에서 문제가 발생할 때를 대비한 보험에 가입하지만, 한도가 넘어가면 파트너가 자비로 배상해야 한다. 이는 투자자들과 회사 관계자의 이해관계가 일치할 수 있는 근간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데이비드 핸더스는 “대부분 운용사가 대형사로 커지면 상장을 하거나 외부 주주가 유입되는데, 베일리기포드는 지금까지 인수합병(M&A) 없이 자체적으로 성장한, 영국에서도 독특한 사례”라며 “회사에 지분을 가진 파트너는 외부가 아닌 내부 기여도가 높은 직원들로, 지분을 팔고 사는 과정을 통해 세대 교체(현재 6~7세대)가 이뤄지고 이는 대졸 신입 직원들부터 동기 부여가 돼 퇴사율이 낮다”고 말했다. 또한 파트너보다 더 많은 지분을 보유한 조인트 시니어 파트너 2명이 리드하고, 경영 위원회를 통해 파트너와 계열사 간 주요한 의사결정을 진행한다. 그는 “외부 주주가 없어 상대적으로 분기 실적 부담이 없고, 5년 단위 운용역 평가가 이뤄져 단기 성과에 쫓기지 않을 수 있다”며 “사모 파트너십 구조 덕분에 금융위기가 일어난 2007년에도 타사와 달리 인력을 오히려 확충하면서 시장의 반등에 대비했다”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베일리기포드 데이비드 핸더스 아시아 총괄겸 파트너가 22일 서울 영등포구 신영증권빌딩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펀드 투명성으로 신뢰 제고…韓서 해외 성장주=베일리기포드 기대”장기 성과와 펀드의 투명성도 투자자들로부터 신뢰를 이끌어내는 요인으로 봤다. 데이비드 핸더스는 “경쟁사와 비교해 전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펀드의 투자 종목을 등 정보를 최대한 공개한다”며 “패시브형 ETF로 자금이 유입되는 건 10년 이상 시장에서 관찰하고 있는데, 지수를 추종하면 결과적으로 펀더멘털이 약화해 성과를 갉아먹는 기업들도 다 같이 투자하는 셈”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투자는 단순해 보이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일론 머스크가 10여 년 전 아마존 상위 주주였던 베일리기포드를 찾아왔고, 잠재력을 판단해 투자를 시작하게 된 것처럼 경영진들에 대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변동성 오는 시점과 사회적인 트렌드 변화를 잘 활용해서 장기 성장할 소수의 혁신 기업을 찾아내야 한다. 금리가 상승하고, 이자율이 올라가면 자본 조달 비용이 늘어나 좋은 기업과 나쁜 기업의 운명이 갈리게 되는데, 장기 투자 측면에서는 이자율 정상화 과정에서 시장 점유율과 경제적 위치를 공고히 하는 기업들에 대한 좋은 투자 기회”라고 했다.마지막으로 “성장 기업 중에서도 가치가 저평가된 기업들을 조기 투자하는 측면에서, 장기적으로 가치주 명가인 신영자산운용과 바라보는 목표가 동일해 이번 협업을 유의미하게 생각한다”며 “시간이 지나 한국 투자자들이 ‘해외 성장주=베일리기포드’를 떠올리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 챗GPT 올트먼이 만든 ‘월드코인’ 상장…30% 상승
-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샘 올트먼 오픈AI 대표가 공동 창립한 ‘월드코인’이 정식 출시된 후 바이낸스, 후오비, 오케이엑스, 빗썸, 코빗 등 국내외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에 상장됐다. 올트먼 대표 후광에 힘입어 상장 첫 날 시초가 대비 30% 이상 뛴 가격을 유지 중이다.25일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오전 10시 기준) 월드코인은 2.2달러에 거래 중이다. 전일 오후 5시 경 첫 거래가 시작되면서 형성된 시초가 1.7달러에서 30% 이상 상승한 것이다. 상장 직후에는 3.3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이영(왼쪽)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샘 알트만 오픈AI 대표가 지난 6월 9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K-Startups meet OpenAI’에서 대담을 하고 있다.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중에는 빗썸과 코빗이 월드코인을 상장해 거래를 지원하고 있다. 빗썸에선 한때 7000원까지 이상 급등하기도 했으나, 현재는 글로벌 평균 수준인 2800원을 유지하고 있다.월드코인은 올트먼이 독일 출신 알렉스 블라니아와 2019년 공동 창립한 블록체인 프로젝트다. 범용인공지능 시대에 인간의 일자리가 줄어들면 보편적 기본소득(UBI)을 보장해야 한다는 비전을 가지고 시작했다. 홍채인식을 통해 인간임을 증명하면 디지털신분증명인 월드ID가 발급되고, 매주 월드코인 1개가 지급된는 구조다.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는 범용AI(AGI)가 등장하면, AI가 제공하는 혜택과 생성한 부를 어떻게 배분해야 할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해 질 것으로 보고 월드코인을 만들었다는 설명이다.올트먼은 월드코인 출시 직후 트위터 통해 “(월드코인 프로젝트의) 목표는 인간성 증명(proof of personhood)을 통해 글로벌 금융 및 신분증명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또 “이런 일은 AI 시대에 특히 중요하며, 월드코인이 미래 AI 시스템의 접근권한, 혜택, 거버넌스에 대한 논의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한편,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3% 하락해 2만9000달러까지 밀려났다. 미국 금융당국이 자오창평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의 자전거래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는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 ‘단죄’ 못한 전두환…손자 전우원의 ‘대리 사과’
-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지난 3월31일.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27) 씨가 광주를 찾아 무릎을 꿇었다. 전 씨는 “제 할아버지 전두환 씨가 5·18 학살의 주범”이라면서, 5·18 유족·피해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고개를 숙이고 대신 거듭 사과했다. 전두환 일가가 5·18 피해자와 유족에게 사죄의 뜻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날 43년 만에 사과를 들은 유족들은 참았던 눈물을 쏟았다. 최근 논픽션 평전 ‘전두환의 마지막 33년’(사이드웨이)을 펴낸 소설가 정아은(48) 작가는 일가의 비자금 의혹을 폭로하고, 5·18유족에게 용서를 빈 ‘손자’ 전 씨의 이같은 행보를 두고 “지금이 뭔가 (한국사회가) 변할 수 있는 시기”라고 말했다.정 작가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대리 사죄는 가능하지 않다는 일각의 지적에 일정 부분 동의한다”면서도 “법과 시스템은 아니지만, 정신과 마음, 변화의 움직임에는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며 이같이 진단했다. 전 씨의 등장으로, 5·18 신군부 세력에 대한 새로운 증거와 증언이 나오기 시작했다며 역사 진전의 새로운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사죄도 단죄도 없었던 ‘전두환’에 주목책은 인간 전두환의 대통령직 퇴임 이후 33년간의 생애를 다룬 논픽션이다. 사죄도 단죄도 없었던 전임 대통령 ‘전두환’에 주목했다. “전 전 대통령이 퇴임한 1988년부터 사망한 2021년까지 33년 동안 정치적 논란은 많았지만 학술적으로 분석한 책은 별로 없었어요. 왜 객관적 평가가 안 됐는지 궁금했습니다.”정아은|400쪽|사이드웨이정 작가가 참고한 문헌만 해도 100여 권. 육군사관학교 출신 등 전두환 관련 인물들을 수소문해 인터뷰했다. 전두환을 영웅으로 미화하거나 악마화하는 이분법적 사고는 지양했다고 했다. 그의 영광(1931년~1980년)과 모순(1981년~1987년), 몰락(1988년~2021년), 그리고 그런 인물을 탄생시킨 대한민국 현대사를 정치·경제·사회·문화적 맥락에서 입체적으로 분석한다. 시민 학살의 책임자이면서 다정한 가장이기도 했던 복잡한 인물로 촘촘히 들여다본다. 저자에 따르면 ‘무데뽀 지도자’ 전두환은 갑자기 튀어나온 인물이 아니다. 작가는 “안 되는 걸 어떻게 해서든 우격다짐으로 했던 시대였다. 추구하는 방향과 이익을 위해서라면 법도 초월해 바로 행동하는 인물을 요구해 온 시대적 분위기도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좋게 말하면 ‘카리스마’이고, 한국 남성들에게 요구되는 가치이기도 했다”면서도 “이런 것이 자기성찰 능력이 극도로 결여된 사람들에게 발현되면 (전두환의 경우처럼) 비극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진상규명 시급…근현대사 제대로 교육해야책이 전하는 메시지는 뚜렷하다. ‘대한민국이 왜 퇴임한 학살자를 제대로 처벌하지 못했는가’이다. 전두환을 지난간 역사가 아닌 ‘지금, 여기’에서 바라보는 작업이 왜 중요하고, 우리사회에 간절히 요구되는지 설득력 있게 전달한다. 정 작가는 “국가가 하는 가장 큰 역할은 합법적 폭력을 독점해 사적 복수를 막는 것”이라며 “한국 사회가 전두환을 제대로 단죄하지 않은 채 그가 사망한 일은 국가 존재 의미 자체에 의문을 던지는 일”이라고 했다. ‘전두환의 마지막 33년’의 저자 정아은 작가(사진=연합뉴스).정 작가에 따르면 그를 단죄할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대한민국 11·12대 전직 대통령이었던 전두환은 김영삼 정권 시절인 1997년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구속됐다. 그해 4월 대법원판결을 통해 12·12쿠데타, 광주학살, 뇌물 착복 등의 혐의로 대통령 예우를 박탈당했다. 그러나 2년 만에 풀려났다. ‘영·호남의 해묵은 지역감정을 해소하자’는 이유로 김대중 당시 대통령 당선인이 특별사면을 요청한 것. 작가는 “전두환의 처벌을 시스템과 법치가 아닌 지도자 개인의 정치적 손익에 따라 이용한 대표적 예”라면서 “정치인이 줄기차게 전두환 단죄를 주장하고, 국회가 이를 위한 입법에 나서고, 검사가 이를 집요하게 추적해 바른 판결을 내렸다면 전두환은 제대로 벌을 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이다.일각에선 “그래도 전두환 시절이 살기 좋았다”, “경제는 잘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작가의 우려는 여기에 있다. 이제라도 전두환을 역사의 제 위치에 놓지 않으면 또 다른 변종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인 전씨의 사과를 두고 아직도 갑론을박이 이뤄지고 있는 현재 상황은 이 책의 주제와 정확히 맞닿아 있다”면서 “우리가 왜 전두환을 단죄하지 못했는지 원인을 분석하고 각성해야 그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책은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전두환 사후에 대한민국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정 작가는 진상규명을 당면과제로 지목했다.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건 진상규명입니다. 시스템과 법치로 전우원 씨의 행보를 뒷받침하는 것, 그래서 아직도 막대한 재력을 누리는 사람들을 죗값받게 하는 것이 가장 당연하고 바람직한 시나리오라고 생각해요. 그런 맥락에서 나와 관련된 가장 밀접한 근·현대사도 제대로 교육해야 합니다.”전두환씨의 손자 전우원(27)씨가 지난 3월31일 광주 동구 전일빌딩245 10층에서 해설가의 설명을 듣고 있다. 전일빌딩245에서는 지난 2016년 5·18 당시 생긴 것으로 추정되는 탄흔 245개가 발견되면서 관련 조사 결과 계엄군 헬기에서 전일빌딩을 향한 사격이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사진=뉴시스).
- 5·18민주화운동 당시 희생·암매장된 유해 추가 발굴
-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에 의해 암매장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민간인 희생자 유해가 다수 발굴돼 감식이 이뤄지고 있다.5·18 민주화운동 기념일 이틀 앞둔 16일 전남 해남군 해남읍 한 예비군 훈련장에서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1980년 5월경 계엄군의 진압 과정에서 희생된 것으로 추정되는 신원 미상의 유해 3구를 발견하고 정밀 감식을 진행하고 있다.(사진=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5·18 조사위)는 16일 오후 서울 중구 위원회 회의실에서 5·18 민주화운동 43주년을 맞아 ‘대국민 보고회’를 열고 주요 조사 진행 상황 등을 발표했다.5·18 조사위에 따르면 5·18 민주화운동 진압 작전에 참여한 현장 계엄군 2800여명과 경찰, 지휘관과 책임자, 사건 피해자들과 그 가족, 목격자와 참고인 등 수천명에 대한 대인 조사를 벌였다. 또 60만건 이상의 문헌과 2.2테라바이트(TB)가 넘는 전자문서를 수집해 분석하고 400여회에 걸쳐 현장 조사를 했다.어울러 진압작전 현장에서 사망했거나 광주 외에도 나주·영암·목포·해남 등 지역에서 실종된 후 유해를 찾지 못한 총 242명의 행방불명자(인정 행불자 78명 포함) 소재도 일부 확인했다. 조사위는 이날 추가로 공개한 전남 해남군 한 예비군 훈련장 유해 3구를 포함해 영암 공동묘지 제보 현장 6구, 해남군부대 인근 2구, 광주교도소 앞 야산 1구 등 가매장 혹은 암매장된 총 12구의 행불자 유해를 발굴·수습해 유전자(DNA) 검사 등 신원 확인을 진행하고 있다.송선태 위원장은 “지난 43년 동안 5·18민주화운동의 진상을 은폐·왜곡하는 과정에서 많은 기록이 은멸됐고, 특히 육군본부 등 진압작전 관련 부대가 작성한 핵심문서들이 대부분 행방이 묘연하다”면서 “당시 문서작성 관계자를 찾아 관련 사실을 확인하고 있으며 경우에 따라 압수수색 등 법적 조치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16일 오후 서울 중구 나라키움저동빌딩에서 열린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의 5·18 민주화운동 43주년 맞이 ‘대국민 보고회’에서 송선태(가운데)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특히 조사위는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이 진압작전 과정에서 광주 옛 전남도청과 전일빌딩 등 최소 20곳 이상에서 시민을 향해 50여 차례에 걸쳐 집단 발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파악된 희생된 사망자 166명에 대한 사망 경위와 원인 등에 대한 세부적인 조사도 시행했다. 사망자 중에는 당시 14세 이하 미성년자 8명, 여성 12명, 장애인 및 60세 이상 노령자 5명 등 저항 능력이 없거나 시위와 무관한 다수의 민간인이 계엄군의 폭력적 진압과정에서 사망한 것으로 파악 중이다.이 밖에도 조사위는 5·18 민주화운동 당시 신군부 세력인 고(故) 전두환 대통령이 군 보안사령부 공식 라인 외 별도 보고를 받아 발포 명령을 내린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복수의 관계자 증언을 확보했다. 조사위는 진압작전 현장에 있었던 계엄군과 지역주민 등의 진술 및 증언을 통해 사건을 재구성하고 훼손·변형된 현장을 최대한 복원해 재현하는 한편, 미해결 의혹과 관련해선 국민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교차검증을 통해 확실한 증거능력을 유지한단 방침이다.송 위원장은 “지난 43년 동안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조사는 다각도로 이뤄져 왔고 공식적인 조사만 9차례 있었지만, 여전히 많은 의혹과 쟁점이 해소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면서 “광주 유혈 진압에 책임이 있는 핵심 인사와 지휘관들은 조사 과정에 성실히 임했으나, 특히 발포와 관련해서는 대부분 부인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직도 주저하거나 진실을 토로하지 못한 채 무거운 기억을 보듬고 사는 계엄군들의 양심 고백과 증언이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당부했다.‘진실 규명을 통한 국민 통합 기여’라는 입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출범한 5·18 조사위는 2020년 5월11일 조사를 시작해 올해 12월16일 종료할 예정이다. 조사 활동의 최종 결과는 국가 종합보고서로 발간해 내년 6월에 상세하게 국민 앞에 보고한다는 계획이다.
- 전두환 손자, 5·18묘역 참배…유아인, 12시간 조사[사사건건]
-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 손자 전우원(27)씨가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아 참배를 하고 “제 할아버지 전두환씨는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될 비극인 5·18 앞에 너무나 큰 죄를 지은 죄인이고 학살자”라고 인정하며 전씨 일가 중 최초로 사죄의 행보를 이어갔습니다. 한편 전씨의 마약류 투약 혐의를 조사 중인 경찰은 이날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습니다.마약류 상습 투약 혐의를 받는 배우 유아인(37·본명 엄홍식)씨가 경찰에 출석해 약 12시간 동안 피의자 조사를 받고 귀가했습니다. 유씨는 “자기합리화 늪에 빠져 있었던 것 같다”고 국민들께 사과했습니다. 경찰은 이르면 다음 주중 유씨를 다시 소환해 추가 조사를 가진 뒤 조만간 구속영장 신청 등 신병 처리를 결정할 방침입니다.한편 ‘테라·루나 폭락 사태’ 핵심 인물 권도형(32) 테라폼랩스 대표가 최근 유럽 몬테네그로에서 검거된 후 각국에서 신병 확보 ‘쟁탈전’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검찰도 수사를 위해 권 대표의 국내 송환에 총력을 기울이고 나섰습니다.◇ 광주 찾아 사과한 ‘전두환 손자’…경찰, 출국금지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 손자 전우원씨가 지난달 31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입고 있던 외투를 벗어 고 전재수 열사의 묘비를 닦으며 참배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지난달 31일 전우원씨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를 완료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전씨에 대한 추가 수사를 위해 출국금지를 했고 기간은 필요에 따라 연장될 수 있다는 방침입니다. 경찰은 전씨가 체포당일 받은 마약류 간이검사 결과에서 ‘음성’이 나오면서, 전씨의 모발과 소변을 확보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정밀 감정을 의뢰한 상황입니다.앞서 경찰은 전씨의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등) 혐의 체포영장과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고, 지난달 28일 오전 미국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한 전씨를 즉시 체포·압송해 지난달 29일까지 약 38시간에 걸쳐 1차 조사를 진행하고 석방했습니다. 전씨는 “광주에 가서 사과하고 싶다”면서 석방 후 첫 행선지로 곧장 광주를 찾았습니다.전씨는 지난달 31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쯤까지 공식 일정으로 광주 서구 5·18기념문화센터,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 동구 옛 전남도청사와 전일빌딩을 차례로 방문해 5·18민주화운동 피해자 및 유족 등 관련 단체들을 만나 ‘할아버지 대신’ 무릎 꿇고 절하며 사죄의 뜻을 전했고, 광주 시민들을 그런 그를 따뜻하게 품어줬습니다. 전씨는 또 추모 묘지에서 헌화와 분향을 하고, 입고 있던 코트를 벗어 희생자들의 묘비를 닦으며 참배했습니다. ◇ “자기합리화 늪”…유아인, 12시간 경찰 조사마약류 4종 투약 혐의를 받는 배우 유아인(엄홍식·37)씨가 지난달 27일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에 피의자로 소환돼 약 12시간 만에 조사를 마치고 청사를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이영민 수습기자)배우 유아인씨는 지난달 27일 오전 9시30분쯤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에 출석해 이날 오후 9시17분쯤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등) 피의자 소환 조사를 마무리하고 귀가했습니다. 유씨는 “개인적 제 일탈 행위들이 누구에게도 피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자기합리화 늪에 빠져 있었던 것 같다”면서 “불미스러운 일로 이런 자리에 서서 저를 사랑해주신 많은 분들께 큰 실망시켜 드리게 된 점 깊이 반성한고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습니다.이날 경찰에 출석해 12시간 동안 경찰 조사를 마친 유씨는 그동안 불거진 마약 의혹에 대한 구체적 경위와 목적 등 강도 높은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경찰은 국과수 정밀감정 결과, 유씨의 소변과 모발 등에서 대마·프로포폴·코카인·케타민 등 4종류의 마약류 양성 반응을 확인했습니다. 이후 유씨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고 소속사 직원 매니저와 미국 여행에 동행했던 지인을 참고인 조사했습니다. 또 유씨가 상습적으로 프로포폴을 투약한 곳으로 알려진 해당 병원과 관계자들을 조사했습니다.경찰은 현재까지 유씨에 대해 불구속 수사를 이어가고 있지만, 이르면 다음 주중 유씨를 다시 소환해 추가 조사를 벌일 예정입니다. 개별 혐의 성립 여부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해 조만간 구속영장 신청 등 신병 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입니다. 한편 유씨는 경찰 소환 조사 전 마약 수사전문 검찰 출신과 국내 최대 로펌 출신 변호사 등 ‘호화 변호인단’을 꾸리고 적극 방어에 나서는 모습입니다.◇ “피해 회복 중요”…檢, 권도형 ‘국내 송환’ 총력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에 있는 고등법원에 출두하고 있다.(사진=AFP)‘테라·루나 폭락 사태’를 수사해 온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권도형 대표의 국내 송환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허정 서울남부지검 2차장검사는 지난달 28일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권도형을) 우리나라로 데려오면 피해 회복에 가장 큰 도움이 된다고 본다”며 “한국에서 처벌하는 게 맞고 우리가 행사할 수 있는 사법권을 최대한 행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지난 23일(현지시간) 유럽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된 권 대표의 송환을 원하는 국가는 한국과 미국입니다. 두 국가 각각 범죄인 인도 신청을 마친 가운데, 몬테네그로 당국도 위조 여권을 사용한 혐의로 권 대표를 30일 동안 구금하고 재판에 착수하면서 신병 확보에 변수가 생겼습니다. 미국 뉴욕 검찰도 권 대표의 현지 체포 직후 증권사기 등 8개 혐의로 즉각 기소하며 미국 사법권을 행사하길 원하고 있는 상황입니다.한편 테라·루나 사태 관련 테라폼랩스 공동창업자인 신현성 전 차이코퍼레이션 총괄대표에 대한 검찰의 두 번째 구속영장 청구가 지난달 30일 기각됐습니다. 지난해 폭락한 암호화폐 테라를 홍보해주고 그 대가로 코인을 챙긴 혐의를 받는 티몬 전 대표 유모(38)씨의 구속영장 재청구도 서울남부지법이 지난달 31일 또다시 기각했습니다.
- "언제든 밥 먹으러 오라"…무릎 꿇은 전두환 손자 품은 광주(종합)
- [광주=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오래 살고 볼 일이네. 이런 날도 오고….”, “망자의 영들이 오늘을 분명 기억할 겁니다.”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광주 시민들 대화 중)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 손자 전우원씨가 31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 방문해 ‘5·18민중항쟁추모탑’ 앞 분향소에서 분향과 헌화를 하고 참배 묵념을 하고 있다.(사진=김범준 기자)31일 오전 9시45분.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 손자 전우원(27)씨는 회색 정장과 검정 코트 차림으로 약속된 시간보다 15분 일찍 광주 서구 5·18기념문화센터에 모습을 드러냈다. 입국 후 경찰 조사를 마친 뒤 ‘사과하고 싶다’며 첫 행선지로 곧장 광주를 찾은 전씨의 첫 공식 일정이었다.전씨가 등장하자 이곳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던 수십 명의 5·18민주화운동 희생자 유족 및 피해자들과 광주 시민들의 고개가 일제히 한 곳을 향했다. 지난 1980년 5월18일 이후 43년을 기다린 눈길이 그에게 쏟아졌다. 전씨 일가 그 누구도 공식적으로 5·18과 관련해 잘못을 인정한 적이 없어 이날이 첫 사죄 행보가 되는 날이었다.전씨는 이날 마중 나온 원순석 5·18기념재단 이사장과 세 공법단체 황일봉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회장, 정성국 5·18민주화운동공로자회 회장, 양재혁 5·18민주유공자유족회 회장과 잠시 비공개 면담을 나눈 후 만남의 장이 마련된 리셉션홀에 들어섰다. 그는 자리에 나온 유족 및 피해자들과 함께 일어나 잠시 묵념을 한 뒤 마이크를 건네받았다.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 손자 전우원씨가 31일 광주 서구 5·18기념문화센터에서 5·18 피해자와 유족들과 만나 회견을 하며 사죄의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김범준 기자)전씨는 진지한 표정으로 마이크를 들고서 잠시 침묵하더니 “안녕하십니까, 전두환씨 손자 전우원입니다”는 말과 함께 무겁게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저같이 추악한 죄인에게 이렇게 소중한 기회를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 드린다”며 “이렇게 늦게 찾아뵙고, 더 일찍 사죄의 말씀을 드리지 못해서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첫 심경을 밝혔다.그는 이어 “제 할아버지 전두환씨는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될 비극인 5·18 앞에 너무나 큰 죄를 지은 죄인이고 학살자”라면서 “가족을 대변해서 인정하고 정말 다시 한번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 군부 독재와 두려움 속에서 용기로 이겨낸 광주 시민 여러분께서 저를 따뜻한 마음으로 받아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울먹이며 고개를 숙였다. 5·18 당시 자녀를 잃은 오월어머니회 할머니들은 담담히 지켜보다가 이윽고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 손자 전우원씨가 31일 광주 서구 5·18기념문화센터에서 5·18 피해자와 유족들과 만나 사죄의 뜻을 밝히고 큰절을 올리고 있다.(사진=김범준 기자)이에 정성국 공로자회장은 “할아버지의 잘못을 대신 사죄하고 사과하기 위해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광주를 방문한 우리 전우원씨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며 “이번 방문을 통해 5·18 진상 규명과 국민 통합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환영의 말을 건넸다. 이날 발언대에 나온 유족과 피해자 대표들도 격려의 말들로 화답했다.전씨는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과 계기에 대해 “교회 봉사활동을 통한 깨달음과 반성이 있었다”면서 “어머니는 제 선택을 지지하시고 자랑스럽다고 말씀하신다”고 밝혔다. 조부친인 전 전 대통령과는 생전에 5·18과 관련해 제대로 이야기를 나눠본 적이 없어 이날 자리에 앞서 따로 공부를 했다고도 했다.전씨는 회견을 마치고 5·18 피해자와 유족들 앞에서 거듭 사죄의 뜻을 밝히며 큰절을 올리기도 했다. 이후 기념관 뒤편에 5·18 희생자들의 성함이 새겨진 팻말이 한데 모인 추모관을 찾아 애도한 뒤, 곧장 광주 북구에 위치한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았다.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 손자 전우원씨가 31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 방문해 작성한 방명록 글.(사진=김범준 기자)전씨는 이날 화창하고 따뜻한 날씨와 함께 100여명의 광주 시민들과 취재진의 맞이 속에서 5·18 추모곡 ‘임을 위한 행진곡’이 울려 퍼지는 묘지 입구 ‘민주의 문’을 조심스럽게 들어섰다. 그는 방명록에 “저라는 어둠을 빛으로 밝혀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민주주의의 진정한 아버지는 여기에 묻혀 계신 모든 분들이십니다”는 글을 남겼다.이어 전씨는 김범태 관리소장의 안내와 함께 5·18 첫 희생자 김경철 열사, 12세 나이로 계엄군 총에 맞아 숨진 전재수군 묘, 행방불명자들의 묘, 아직까지 신원 확인이 안 된 ‘무명 열사의 묘’들을 차례로 참배했다. 전씨는 입고 있던 코트를 벗어 참배한 묘비와 비석에 새겨진 희생자 사진들을 직접 하나하나 닦고 묵념하며 애도를 이어갔다. 이를 지켜본 한 시민은 “본인 외투로 하지 말고 이 수건으로 하라”며 건네자 전씨는 “괜찮다”며 정중히 사양하기도 했다.곳곳에 참배를 마치고 나온 전씨는 다시 민주의 문 앞으로 와서 “이렇게 와서 보니까 정말 죄송하고 창피한 마음뿐”이라며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앞으로도 좋은 모습 보여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곳에 묻힌 5·18 당시 중학생이던 고(故) 문재학 군의 모친 김길자씨는 전씨의 손을 꼭 잡고서 “아직 젊으니까 건강도 잘 챙기시라”고 말하며 따뜻한 포옹을 나눴다.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 손자 전우원씨가 31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입고 있던 외투를 벗어 고 전재수 열사의 묘비를 닦으며 참배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어 전씨는 다시 시내로 가서 점심으로 한정식을 먹고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이날 오후 3시쯤 광주 동구 아시아문화전당(옛 전남도청사)을 찾았다. 5·18 당시 전남도청이었던 이곳은 광주 시민들과 계엄군이 마지막으로 대치한 최후 항쟁지다.전씨는 이곳에서 ‘도청지킴이’를 하고 있는 오월어머니회 소속 회원 12명과 만나 한 명씩 손을 잡고 사죄하며 면담을 나눴다. 할머니들은 전씨를 박수와 함께 “문은 항상 열려 있으니 배고프면 언제든지 밥 먹으러 오라”며 환영의 뜻을 전했다.전씨는 이날 마지막 공식 일정으로 옛 전남도청 앞 전일빌딩245를 찾았다. 이 건물은 5·18 당시 군 공수부대의 헬리콥터 사격을 받은 245개의 실탄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곳이다.끝으로 전씨는 “광주에서 너무 언론에 노출되면 진정성이 퇴색돼 보일 수 있어 내일은 비공개 일정으로 소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경찰의 출국 금지 조치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예상한 부분이라 괜찮다”라며 “조만간 서울로 올라가 거처를 마련하고 (마약류 투약 혐의) 경찰 조사도 성실히 받을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하고 떠났다.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 손자 전우원(가운데)씨가 31일 오후 5·18민주화운동 최후 항쟁지였던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사를 방문해 유가족 오월어머니회와 만남을 가진 후 5·18 관련 단체 관계자들과 손을 잡고 나서고 있다.(사진=김범준 기자)
- "정치할 생각없다"...광주서 눈물흘린 전우원, '친모' 언급도
-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광주를 찾은 전직 대통령 고(故) 전두환 씨의 손자 우원(27) 씨는 “욕하시는 분들 많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한 분도 없어서 오히려 죄송했다”고 말했다.우원 씨는 31일 오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사죄와 참배를 마친 뒤 차량으로 이동하며 SNS 라이브 영상을 통해 이 같은 소회를 밝혔다.그는 “아들 잃고 가족 잃은 (유가족분들이) 40년 넘는 시간 동안 얼마나 힘드셨겠느냐”라며 “근데도 그 넓은 마음으로 저를 안아주시고 오히려 고맙다고 해주시는 데 할 말이 없었다. 너무 죄송하다”고 재차 사과했다.5·18 최초 사망자인 고 김경철 씨 묘소 등을 참배하면서 자신의 외투로 묘비를 닦은 우원 씨는 “은혜 받은 코트”라며 “세탁 안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전직 대통령 고(故) 전두환 씨의 손자 전우원 씨가 31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 묘지 고 문재학 열사 묘역을 참배한 뒤 모친 김길자 씨에게 사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우원 씨는 5·18 피해자와 유가족, 단체 대표와 가진 면담에 대해 “바보같이 얘기해서 실수하면 어떡하지, 진심이 전해지지 않으면 어떡하지, 걱정 진짜 했다”며 “(일정을 무사히 마쳐서) 너무 다행이란 말밖에 할 말이 없다”면서 한숨 돌렸다.그는 “5·18기념재단 분들이 가족같이 따뜻하게 대해 주셨다”며 “유가족, 피해자, 기자, 시민 등 모든 분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이어 “(저한테) 역사적으로 큰일 한다는데 (저는) 존재하는 거밖에 없고 가능케 한 건 시민”이라며 “돌로 쳐서 안 죽여주시고 십자가형 안 되고 가족들과 제가 이렇게 뻔뻔하게 살아 있는 건 여러분이 천사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유가족 뒤통수 치지 마라’라는 한 누리꾼의 댓글엔 “절대 아니다”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전직 대통령 고(故) 전두환 씨의 손자 전우원 씨가 31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 묘지 고 문재학 열사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우원 씨는 향후 일정에 대해선 마약 투약 혐의 관련 경찰 조사 결과에 따르겠다고 했다.그는 댓글로 어머니 관련 질문이 이어지자 “조만간 어머니 뵐 것”이라며 “맘고생 많이 하셨을 텐데 잘 해결됐으니 걱정 마시라고, 안아 드리고 싶다”고 답했다.앞서 우원 씨는 전 씨 일가의 비자금 의혹을 폭로하면서 친어머니인 최모 씨도 언급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이번 사건 있을 때도 엄마 공개해서 스트레스 엄청 받으셨을 것”이라며 잠시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우원 씨는 전두환 씨 차남 재용 씨가 전 부인 최 씨와 낳은 둘째 아들이다. 재용 씨는 최 씨와 이혼한 뒤 탤런트 출신 박상아 씨와 재혼해 딸 둘을 낳았다.아버지를 ‘전재용 씨’라고 호칭한 우원 씨는 “가족과 연락은 안 하고 있다”며 “(입국 직후 마약 혐의로 체포됐을 당시) 경찰청에서 연락할 사람이 필요해서 어머니한테만 연락했다”고 했다.그는 또 “어머니가 응원을 해주셨다. 어머니가 결국은 가족의 피해자인데, 언제 어떻게 해코지 당할지 모르는 두려움이 있으시다”라며 “어머니가 예전부터 ‘(전 씨) 가족을 상대하는 건 계란으로 바위 치기’라고 말하셨다. 무서워서 말 못 하는 것도 크다고 하셨다”라고 주장했다.아울러 “저도 이 과정에서 신변의 위협을 느꼈다. 어머니가 두려워하시는 거 다 이해한다”고 말하기도 했다.우원 씨에게 ‘정치 입문’을 제안하는 누리꾼도 여럿이었다. 그는 “정치할 생각 없다”고 단호하게 답했다,전직 대통령 고(故) 전두환 씨의 손자 전우원 씨가 31일 오전 광주 서구 5·18기념문화센터에서 5·18 유가족에게 큰절을 하며 자신의 할아버지를 대신해 사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우원 씨는 이날 오전 5·18 기념재단을 방문해 유족과 피해자들을 만나 사죄의 뜻을 밝혔다.5·18 유족들은 눈물을 흘리며 무릎을 꿇고 큰절을 올린 우원 씨를 안아주며 “얼마나 두렵고 힘들었냐”며 오히려 위로를 건넸다.우원 씨는 같은 날 오전 11시 30분께 국립 5·18 민주묘지에 도착해 방명록에 “민주주의의 진정한 아버지는 여기에 묻혀 계신 모든 분들”이라고 적었다.곧이어 묘역을 돌며 참배를 이어갔다. 고등학생 시민군 고 문재학 열사의 어머니 김길자 여사는 “재학아, 전두환 손자가 와서 사과한단다”라며 우원 씨의 참배를 눈물로 지켜봤다.우원 씨는 오후 3시부터 5·18 최후 항쟁지인 옛 전남도청과 전일빌딩을 방문할 계획이다.한편, 경찰은 이날 오후 우원 씨를 출국 금지 조치했다. 미국에 체류하며 자신이 마약을 투약해왔다고 밝힌 우원 씨는 지난 28일 입국하자마자 경찰에 체포돼 조사를 받은 뒤 38시간 만에 석방됐다. 경찰은 우원 씨 체포 당일 모발 등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했으며, 그 결과 등을 보고 추가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