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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구절벽 속 나홀로 출산율 2.5명 넘긴 '영광군의 매직'
- 김준성 영광군수가 지난해 1월 영광의 한 산부인과병원에서 신생아를 지켜보고 있다. 영광군 제공.[세종=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우리나라 출산율이 2년 연속 0명대를 기록해 인구절벽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는 가운데, 전남 영광군이 기초 지방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인구 유지 수준인 2.1명(대체출산율)을 넘어서는 출산율을 기록해 관심이 집중된다. 2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출생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92명을 기록했다. 사상 처음 0명대에 진입했던 2018년(0.98명)에서 더 떨어졌다. 최근 4년 간 임신 가능한 여성 인구와 혼인수가 감소한 것이 주된 요인으로 분석됐다.합계출산율은 여자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의미한다. 외부 유입을 고려하지 않을 경우, 인구 유지되기 위해선 여성 1명이 평생 2명을 출산해야 한다. 출산 전 사망하는 인구를 감안하면, 인구유지에 필요한 출산율은 2.1명으로 통용된다.올해 조사에서 영광군은 출산율 2.54명(출생아 수 570명)으로 기초 지방자치단체 중 독보적인 1위를 기록했다. 꼴찌인 부산 중구(0.50명) 대비 5배가 넘는 수준이다. 지자체가 대체출산율을 넘긴 것은 2016년 전남 해남군에 이어 3년 만에 처음이다.◇2017년 출산율 1.54명 불과…2년만에 1명 늘려영광군은 출산율이 2016년(1.66명), 2017년(1.54명)만 해도 저출산으로 인해 인구수가 계속 줄어들던 지자체였다. 그러나 지속적인 출산장려정책과 육아지원에 힘입어 2018년 출산율이 1.82명으로 뛰어오른데 이어 지난해 대체출산율을 넘어서는 성과를 올렸다. 올해 7월말 기준 출생아수도 33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명 늘었다.다른 지역 중소도시와 마찬가지로 인구 감소 문제를 고민하던 영광군은 2017년부터 인구대책을 수립해 추진한데 이어 작년 1월에는 이를 총괄할 인구일자리정책실을 신설, 지역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정책을 펴고 있다. 영광군 관계자는 “체계적인 인구대책 마련을 위해 각 부서별로 흩어져 있던 관련팀을 모두 한 곳에 모았다”며 “정책실 신설 후 업무효율성과 추진력이 매우 좋아졌다”고 전했다. 그래픽=이미나 기자영광군은 결혼부터 출산, 육아까지 시기별로 지자체가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 결혼해 아이를 낳고 키우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돕는다. 영광군 관계자는“저출산 극복을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해 추진한데 이어 지속적으로 신규사업을 발굴했다”고 전했다. .영광군에서는 결혼시 500만원을 지급한다. 또 기존 출산시 장려금을 대폭 올려 첫째아이를 출산할 때부터 500만원을 지급하는 등 다자녀 가구의 경우 최대 3500만원까지 지원한다. 출산시엔 이와 별도로 30만원 상당의 축하용품세트도 지원된다.여기에 더해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 △산모·신생아 건강관리지원사업 확대 △정관·난관 복원수술비 전액지원 등 출산 전 단계부터 다양한 지원책을 펼치고 있다. ◇영광군 “저출산 대책, 전국 최고 수준…지속 발굴”또 임산부를 위한 도서배달 대출서비스를 비롯해 △임신부교통카드 △출산축하용품 △분문산부인과 운영비 지원 △다둥이 가족 행복여행 등 영광군에서 자체적으로 지원하는 사업만 82종에 달한다.출산 이후 육아지원에도 적극적이다. 영광군은 지난해 관내 어린이집 4개를 국공립으로 전환했다. 맞벌이 부부 양육부담 해소를 위해 전국 최고수준 아이돌봄 서비스 본인부담금을 지원(40~100%)하고, 공동육아 나눔터를 개소해 다양한 키즈교실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현재 운영 중인 장난감도서관에 더해 내년엔 실내놀이터와 돌봄터 등을 통합한 육아통합지원센터도 문을 연다. 영광군은 육아통합지원센터를 향후 결혼, 임신, 출산, 육아를 아우르는 거점공간으로 만든다는 계호기이다. 김준성 영광군수는 “아이를 하나 키우기 위해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는 말이 그냥 있는 말이 아니다”며 “단순히 기반시설과 출산 친화적 분위기 조성에 그치지 않고 국가와 지자체가 가능한 모든 지원을 해야 출산율이 감소를 막을 수 있다”고 국가 차원의 보다 적극적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전국 지방자치단체 출산율 현황. 통계청 제공.영광군과 달리 우리나라 대다수 지자체의 인구 절벽은 심각한 상황이다. 17개 광역 지자체 중 젊은 인구가 많은 세종(1.57명)을 제외하고, 16개 시·도가 1.25명을 넘지 못했다. 특히 부동산 등 생활 물가가 비싼 도시 지역의 출산율이 더 낮았다. 서울 출산율은 전국 평균에 비해서도 0.2명 낮은 0.72명에 불과했다. 이밖에도 부산(0.83명), 대전(0.88명), 광주(0.91명), 대구(0.93명), 인천·경기(0.94명)가 출산율 1명을 넘지 못했다. 출산율이 전년보다 증가한 시·도는 강원도가 유일했다. 기초 지자체로 가면 더욱 심각했다. 부산 중구(0.50명)와 서울 관악구(0.54명)가 나란히 출산율 최하위를 기록한 가운데, 서울 강남구(0.61명), 대구 서구·서울 강북구(0.62명), 부산 영도구(0.64명), 서울 종로·광진구(0.65명), 대구 남구(0.66명), 서울 마포구(0.68명) 등 광역시 주요 지역이 하위권을 기록했다.또 영광군에 이어 출산율 2위를 기록한 전남 해남군(1.89명)을 비롯해 경북 의성군(1.76명), 전북 진안군(1.69명), 강원 철원군(1.65명) 등 출산율 상위권을 기록한 지자체도 조차도 모두 2명을 넘지 못했다.
- 늦은 결혼에 출산 고령화…40대 이상 산모만 늘었다
- 이미지투데이[세종=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출생아를 뜻하는 합계출산율이 0명대로 떨어져 저출산 기조가 이어지는 상황 속에서 40대 이상 산모의 출산율은 늘어나 눈길을 끌고 있다. 결혼 연령이 늦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출산 연령도 고령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2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출생 통계’에 따르면 40~44세 산모의 출산율은 전년보다 0.6명 증가한 7.0명을 기록했다. 관련 통계를 처음 작성한 지난 198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40~44세 산모의 출산율은 1991년 1.5명에서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09년 3.4명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10년 새 2배 이상 늘어났다.산모의 연령별 출산율(2005년, 2015년, 2019년). 통계청 제공산모의 연령별 출산율(해당 연령 여자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은 30대 초반이 86.2명으로 가장 높고, 30대 후반이 45.0명, 20대 후반이 35.7명 순이었다. 하지만 20대 후반과 30대 초반의 출산율은 전년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25~29세 출산율은 전년보다 5.3명, 30~34세는 5.2명 각각 줄었다. 특히 30~34세 출생아수는 2012년 23만9223명에서 지난해에는 13만1334명으로 크게 감소했다.산모의 평균 출산연령은 33.0세로 전년대비 0.2세 상승했다. 산모의 평균 출산연령은 첫째아는 32.2세, 둘째아는 33.8세, 셋째아는 35.2세였다. 첫째·둘째·셋째아 출산 산모의 평균 연령은 전년대비 0.1~0.3세 상승했다. 주요 연령층 출산율 추이(2013~2019년) 통계청 제공산모의 연령별 출생아 수는 40대를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 감소했다. 전년대비 30대 초반 산모의 출생아 수는 1만2000명 감소했고, 20대 후반 산모의 출생아 수도 7000명 줄었다. 35세 이상 고령 산모 비중은 33.4%로 전년대비 1.6%p 증가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분만 예정일 기준으로 만 35세 이상을 고령임신으로 지칭한다.신혼부부가 첫째아를 낳는 시기도 늦어지고 있다. 첫째아 중 부모 결혼 후 2년 이내에 낳는 비중은 57.1%로 전년대비 3.5%p 감소했다.첫째아 출산시 평균 결혼생활 기간은 2.3년, 둘째아 출산은 4.7년, 셋째아 이상 출산은 7.4년이다. 첫째아 출산시 평균 결혼생활 기간은 전년대비 0.1년 증가했다. 첫째아 중 부모 결혼 후 2년 이내에 낳은 비중은 57.1%로 전년대비 3.5%p 감소한 반면, 2~3년 사이 비중은 28.0%로 2.1%p 증가했다.출생아 중 다태아(쌍둥이 이상)가 차지하는 비중은 산모의 연령이 높아질수록 증가해 30대 후반에서 6.9%로 최고를 보인 후 40대 이상에서는 5.2%로 감소했다. 고령산모가 늘면서 조산도 늘고 있다. 37주 미만 출생아(조산아)의 비중은 8.1%로 전년대비 0.3%p 증가했다. 임신 기간이 37주 미만인 산모의 평균 연령은 33.7세로, 37~41주의 평균 연령 32.9세보다 0.8세 많았다.전문가는 40대 출산율 증가는 인공수정·시험관 아기 등 불임 치료가 일반화되고 있고 35세 이상 고령산모의 출산을 돕는 의료기술 발달의 영향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40대 출산이 늘어나는 것이 저출산 극복의 해법이 아니라는 점에서 20~30대 여성들이 아이를 낳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통계청 제공
- 文대통령 “‘출산장려’ 벗어나 ‘개인선택 존중’..더 적극적 대처 필요”
- 서형수 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중구 장충동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1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축사를 대독하고 있다. ‘인구쇼크와 한국사회 대전환’을 주제로 열린 ‘제11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은 사회적으로 당면한 인구감소와 고령화 추세에 따른 위기상황과 급속도로 진행되는 인구구조 변화에 맞춰 어떤 대응책이 필요한지, 지금의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방안은 없는지에 대해 논의한다.(사진=노진환 기자)[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인구변화는 우리가 준비하는 것 이상으로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며 “기존 생각과 한계를 뛰어넘는 더욱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저출산·고령화 기조가 뚜렷해지고 있는 우리 사회에 패러다임을 전환할 만큼의 강력한 대책을 당부한 것이다.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중구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1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에 서형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대독한 축사를 통해 “정부는 ‘저출산의 벽’을 넘기 위해 ‘국가 중심의 출산장려’에서 벗어나 ‘개인의 선택을 존중하며, 삶의 질을 중시’하는 방식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했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문 대통령은 또 “여성 고용률이 높을수록 출산율이 높다는 사실에 주목하며, 일과 생활의 균형을 제도로 뒷받침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그 결과 출산 양육비 부담 완화, 신혼부부 행복주택 증가, 부모가 함께하는 양육, 안전한 돌봄체계 구축, 포용적인 가족문화 조성에 긍정적 변화가 있었다”고 정부의 노력을 설명했다.그러나 이 같은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출생아 수는 급감하고 있다. 1970년대 연간 100만명 대를 유지하던 출생아 수는 지난 2019년 30여만명까지 떨어졌다. 올해 1분기에도 0.90명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0.12명 감소하면서 올해 신생아 수는 27만명으로 추정된다.문 대통령은 “이런 추세로는 인구 자연감소도 머지 않았다”고 우려하면서 “코로나로 인해 ‘사람 한 명’이 더욱 소중한 요즘,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인구변화를 겪고 있는 우리에게 이번 포럼이 매우 적절한 해답을 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포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나눠주신 의견은 올해 수립 예정인 ‘제4차 저출산·고령화 기본계획’에도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고 덧붙였다.문재인 정부는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2016~2020)을 지난 2019년에 수정 발표했고 올해 내 제4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2021~2025년)을 수립할 예정이다. ‘삶의 질’을 화두로 던지면서 저출산 대책의 패러다임 변화를 꾀한 문 정부는 4차 계획에 그 구체적 안을 담을 것으로 기대된다.문 대통령은 “우리는 저출산에 대응하면서 이미 저출산·고령화로 변화된 사회에 적응하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며 “정부는 국정과제로 ‘성별·연령별 맞춤형 일자리 지원 강화’, ‘건강하고 품위있는 노후생활’ 등을 선정하고,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의 적정수준 보장을 포함한 다양한 대책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문 대통령은 “다시 한번 포럼의 개막을 축하하며, 참석해주신 국내외 석학, 기업, 정부 관계자 여러분을 환영한다”면서 “여러분의 소중한 지혜가 함께한다면, 우리는 변화에 담대히 대응할 수 있고, 위기도 기회를 위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ESF 2020]조영태 “10년뒤 경제 예측, ‘58년 개띠’에서 찾아라”
-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인구가 줄어들면 경제는 반드시 후퇴할까. 인구감소는 생산인구와 소비인구의 감소로 이어져 경제가 위축될 것이라는 도식은 인구학에서는 이미 폐기된 이론이다. 불과 10년전만 하더라도 정부는 경제성장을 지속하는 ‘적정 인구(Optimal population)’를 추정해왔다. 하지만 기술의 발달로 인간의 노동생산성을 단일 수량화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연령별로 생산력도 다르다. 연령에 따른 인구의 질적변화를 세분화해 ‘세대’를 탐색하는 것이 인구학의 대세로 자리잡은 이유다. 특히 우리나라는 저출산과 고령화가 세계에서 유례없는 속도로 빠르다. 이제 거시경제는 물론 산업별 기업활동에서도 인구구조의 질적 특성에 대한 통찰은 필수다. 우리나라 최고의 인구학자로 손꼽히는 조영태(사진)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가 이데일리 전략포럼에 앞서 인터뷰를 갖고 앞으로 10년 우리나라에 닥칠 ‘정해진 미래’를 예측했다. 조 교수는 제11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에서 ‘인구변화, 기회도 있다’를 주제로 한 세션1의 좌장으로 나선다.◇10년뒤 경제, 베이비부머 세대 분석해야은퇴인구 80만명, 출생아수 30만명, 대학입학정원 51만명, 고3수험생 43만명. 조 교수가 꼽은 2020년 현재 대한민국 인구구조의 주요 특징이다.조 교수는 인구구조를 보면 우리의 미래는 어느정도 정해져있다고 주장한다. 출생인구는 이미 정해진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는 향후 10년 우리 경제구조와 질서를 크게 뒤흔드는 세대로 매년 80만명씩 쏟아지는 베이비부머 세대를 꼽았다. 우리나라 베이비붐 기간은 1955년부터 1974년까지 20년에 달한다. 이렇게 두터운 우리나라 베이비부머 세대는 일본보다 넓고 깊게 고령화의 파고를 몰고올 수 있다. 이들은 우리나라 경제성장을 이끌었고, 386세대는 정치 지형 변화의 중심에 있었다. 100만명씩 태어나기 시작한 58년 개띠부터는 교육 수준도 높다. 과거 은퇴자들과 달리 소득 수준과 삶에 대한 태도, 가족 구성에 다양성이 존재한다. 우리사회가 겪지 않은 새로운 인구다. 조 교수는 “베이비부머 세대의 소비패턴은 미래 시장 변화를 주도할 수밖에 없다”며 “막연하게 이전 세대와 다르다고 할 것이 아니라 은퇴를 시작한 58년 개띠를 비롯해 60년생까지 최근 은퇴인구는 어떻게 다른지, 진짜 다른지를 봐야한다“고 말했다.그동안 소비 트렌드 연구는 주로 밀레니얼 세대 등 젊은층에 집중해왔다. 그러나 연령별 인구분포를 보면 앞으로 소비력을 보유한 60세 이상 인구가 우리나라 경제구조와 질서를 바꿀 주요 변수라는 것이다. ◇출생아수 30만명 무너져…2050년 대한민국 흔들 것우리나라 인구변화에서 가장 우려를 사고 있는 초저출산에 대해서도 빠른 대응을 주문했다. 올해부터 출생아수가 30만명 미만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와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다. 조 교수는 초저출산 현상이 낳은 골드 베이비 세대(2017년생 이후)가 본격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2050년쯤 우리사회와 경제는 완전 다른 질서로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대학에선 이미 출생아 감소에 따른 혼란이 시작됐다. 국내 대학은 기존 제도와 인구 감소가 마찰을 일으키는 대표적 현장인 셈이다.올해 대학에 진학하는 2002년부터 출생아수가 뚝 떨어지기 시작했다. 2002년 우리나라 출생아수는 처음으로 50만명 미만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기준 국내 대학의 신입 정원 51만명을 처음 밑돈다. 해외유학생 등을 뺀 우리나라 고3 수험생은 43만명이고, 지난해 출생아수는 30만명까지 줄었다. 조 교수는 “대학은 구조조정을 하지 않고 여기까지 왔다”며 “정해진 미래에 대응하는 것이 아닌 현재를 유지하려는 인간의 습성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국내 대학의 입학정원은 한해 70~80만명이 태어나고 진학률이 70%대까지 상승하며 정점을 향해 달렸던 1980년대생에 맞춰져있다.조 교수는 “인구의 감소는 위기가 될 수도 있지만, 인구변화는 정해져 있기 때문에 잘 찾으면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며 “변화가 체감될 때엔 관행적으로 했던 것에 의문을 던지라”고 조언했다.
- “옷 10벌 보낼 테니 골라서 사세요”…영유아 이색서비스 눈길
- 신세계백화점은 국내 유망한 신진 디자이너 아동복 브랜드만을 엄선해 소개하는 ‘아베끄뚜아’를 강남점에 선보였다. (사진=신세계백화점)[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경기도에 거주하는 김가민(29·가명)씨는 36개월 된 딸을 키우고 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외동딸인 만큼 먹이는 것부터 입히는 것까지 모두 좋은 것만 주고 싶은 마음이지만, 아직은 모르는 것이 많은 초보 엄마다. 하지만 신세대 엄마답게 유아동복 큐레이션부터 컨설팅 서비스까지 ‘육아 신문물’을 찾아 미숙한 점들을 보완하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워킹맘, 젊은 엄마들이 아기를 키우기 위해 이용하는 신규 서비스들이 최근 많이 생겨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절벽’이라 할 정도로 출생아수가 줄어들고 있지만, 육아 관련 시장은 해마다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링크아즈텍에 따르면 국내 영유아식 연도별 판매액은 지난 2013년 394억 원에서 2017년 940억 원으로 늘었고, 최근에는 1000억원 가까이 성장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유아용품 시장 규모도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2년 1조5100억원에서 2014년 2조1100억원, 2016년 2조3700억원, 2018년 3조8200억원까지 성장했다. 유아동복 큐레이션 배송 서비스 ‘키즈픽(KIDS PICK)’. (사진=키즈픽)◇쑥쑥 크는 아이, 예쁜 옷 입히고 싶다면?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하긴 하지만 유아동복 큐레이션 배송 업체도 생겨났다. ‘아이 옷을 구매하는 가장 편리한 방법’을 슬로건으로 하는 키즈픽은 소비자가 ‘스타일퀴즈’에 입력한 패션 취향을 기반으로 10벌의 유아동복을 큐레이션(추천)해 배송해 준다.10벌의 옷이 담긴 ‘키즈박스’를 받은 소비자는 3일간 피팅 및 디자인 체크를 할 수 있으며, 구매를 원하지 않는 옷은 별도의 반품 등록 없이 택배사가 수거해 가고 이후 자동 결제까지 이뤄진다. 최근 100가구에 무료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1차 베타서비스를 실시한 결과, 평소 아이 옷에 신경 쓸 여유가 없는 육아맘, 워킹맘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이달 말 정식 론칭 전 선발된 가구에 한해 2차 베타서비스도 진행할 계획이다. 백화점 업계에서도 ‘프리미엄 아동복’ 수요를 잡기 위해 전문 편집숍을 만들고, 유명 브랜드를 입점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2017년 선보인 니트 전문 자체 브랜드(PB) ‘일라일’을 성장시켜 최근 ‘일라일 키즈’를 새롭게 선보였다. 니트(15만8000원), 카디건(17만9000원), 원피스(19만8000원) 등이 대표 상품으로, 비교적 비싼 제품이지만 편안한 착용감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이어 지난 5일에는 국내 유망한 신진 디자이너 아동복 브랜드만을 엄선해 소개하는 ‘아베끄뚜아’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10층 아동 전문관에서 선보였다. 롯데백화점 역시 지난해 명동 본점 7층에 프랑스 명품 브랜드 ‘지방시’의 아동 라인인 ‘지방시 키즈’를 국내에 처음 선보였고, 부산 본점에도 ‘몽클레르 앙팡’, ‘리틀그라운드’ 등 수입 명품 및 프리미엄 아동복 브랜드를 늘렸다. 백화점 관계자는 “출산율은 점점 낮아지고 있지만 그에 반해 아이 1명에게 들이는 소비는 점점 늘고 있다”면서 “지점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유아동복 명품 브랜드 매출이 전체 명품 매출보다 더 높은 신장률을 기록하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의 영유아 교육 모바일 서비스 ‘키즈노트’. (사진=키즈노트 공식홈페이지)◇잠자는 것부터 놀이활동까지 육아 전반 서비스 늘어먹이는 것, 입히는 것뿐 아니라 교육이나 놀이 등 육아 전반에 관련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도 많이 늘고 있다. 아이들의 놀이 모습을 기록해주는 등 맞벌이 부부와 아이의 시간적, 공간적 간극을 메꿔주기 위한 서비스는 특히 인기를 얻고 있다.육아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생활서비스기업 ‘아놀짱’은 현재 약 8만 유료회원과 2만 여명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팔로워를 확보하고 있다. 방문수업과 홈키즈카페를 중점적으로 운영한다. 직장생활로 아이들의 성장과정을 눈에 담을 수 없는 부모를 위해 플레이 크리에이터(Play creator·방문교사)가 활동사진을 담은 리포트를 작성해준다. 또 홈키즈카페를 위한 놀이기구, 가습기 등 소형기기 렌탈과 이유식 배송, 유모차 및 카시트 세탁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아기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인 ‘잠’을 위한 서비스도 있다. 육아컨설팅회사 아기잠연구소는 수유량, 수유시간, 수면시간 등 아기의 생활에 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온라인 상담 및 문화센터 그룹대면상담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최근 론칭한 개방형 공동육아 커뮤니티 ‘알잠 다방’을 기반으로 인공지능(AI) 아기 생활 패턴 분석 서비스를 확대해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등 해외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카카오의 영유아 교육 모바일 서비스 기업 ‘키즈노트’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어린이집에서 발송하는 공지사항, 식단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다. 현재 유치원, 어린이집 등 5만여 곳 이상에서 쓰이며 영유아 대상 모바일 커뮤니케이션 시장 내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 선천성 횡격막 탈장증 초미숙아, 건강하게 부모 품으로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몸무게 900g으로 태어난 초미숙아가 구멍 난 횡격막(가슴과 배를 나누는 근육으로 된 막) 사이로 배 속 장기가 올라가 심장과 폐를 압박하는 중증 질환인 선천성 횡격막 탈장증이라는 이중고를 이겨내고 건강하게 부모의 품으로 돌아갔다. 서울아산병원 어린이병원 신생아팀(김기수 · 김애란 · 이병섭 · 정의석 교수)은 선천성 횡격막 탈장증을 갖고 27주 5일 만에 900g의 초극소저체중미숙아(이하 초미숙아)로 태어난 전호삼(3개월/남) 아기가 76일 간의 신생아 집중치료를 마치고 최근 건강하게 퇴원했다고 26일 밝혔다. 미국소아외과학회지 보고에 따르면 현재까지 왼쪽 선천성 횡격막 탈장증을 갖고 태어나 생존한 미숙아 중 가장 작은 아이의 체중은 960g으로 알려져 있다. 호삼이는 그보다 60g이 적은 900g의 체중으로 태어났지만, 힘든 수술을 이겨내고 치료를 잘 마쳐 집으로 돌아가게 된 것이다. 호삼이 어머니 정씨는 임신 7개월 때 임신중독증이 발병해 인천의 한 대학병원으로 옮겨졌고, 치료 과정에서 아기와 산모가 모두 위험해질 수 있어 임신 27주 5일째인 지난 4월 11일에 응급 제왕절개 수술을 받고 호삼이를 출산했다. 호삼이는 출생 직후 숨을 쉬지 않고 심장도 뛰지 않아 심폐소생술을 받았고, 소생 후 시행한 검사에서 산전 초음파에서는 발견하지 못했던 왼쪽 선천성 횡격막 탈장증을 확인하고 집중치료를 위해 곧바로 서울아산병원 신생아중환자실로 옮겨졌다. 선천성 횡격막 탈장증이란 가슴 안의 심장과 폐를 배 속의 소화기 장기들로부터 분리해주는 횡격막에 선천적으로 구멍이 나는 질환이다. 배 속의 장기가 횡격막의 구멍을 통해 밀려 올라와 가슴안의 심장과 폐를 압박해 폐가 제대로 펴지지 않아 호흡곤란이 오고 심장기능 또한 떨어지게 된다. 신생아 2,000명~3,000명 당 1명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지난 2018년 국내 출생아수 32만 명을 기준으로 하면 100여명이 선천성 횡격막 탈장증을 갖고 출생한 것으로 예측된다. 보통은 산전 검사에서 태아의 선천성 횡격막 탈장증이 확인되면, 최대한 엄마 뱃속에서 자랄 수 있도록 하고 36주 이상이 되었을 때 출산을 한다. 출생 후에 신생아는 심한 호흡부전으로 인해 인공호흡기와 에크모(ECMO, 체외막산소요법) 치료가 필요하며, 구멍 난 횡격막 사이를 통해 올라간 소화기 장기를 배 속으로 내리고 구멍을 막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미숙아, 특히 1㎏ 미만의 초미숙아의 경우에는 혈관이 너무 얇아 주사 바늘(카테터)을 넣을 수 없어 에크모 치료조차도 불가능해 생존확률이 희박하다. 이 때문에 미숙아 집중치료에서도 가장 고난도 치료 중 하나로 손꼽힌다. 초미숙아인 호삼이도 에크모 치료가 불가능한 상태였고, 전 세계적으로도 선천성 횡격막 탈장증을 가진 초미숙아의 치료 경험들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서울아산병원 신생아팀은 지금까지의 치료 노하우를 최대한 활용해 수시로 상태를 관찰하면서 전문적인 인공호흡기 치료를 진행해 적절한 산소 농도를 유지해 줬다. 또한 소화기 장기들이 모두 가슴 안으로 들어가 있기 때문에 모유도 정상적으로 먹을 수 없어 중심 정맥관을 통해 주사 영양제를 투여했지만 주사 영양제를 해독하기 위해 간의 부담이 커지면서 담즙정체가 일어났고 장폐색이 발생하기도 했다. 하지만 호삼이는 이 모든 과정을 다 이겨내고 태어난 지 40일이 되던 5월 20일에 체중 1,530g이 되어 소아외과 남궁정만 교수가 구멍 난 횡격막을 막는 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 그 후 출생 47일째에 인공호흡기를 빼고 스스로 숨을 쉬기 시작했고, 입으로 모유를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빠르게 회복되면서 체중 2.4kg이 되어 지난 25일 보통의 신생아들처럼 부모님과 함께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호삼이의 부모님은 모두 중국인으로 20여 년 동안 한국에서 무역업을 하고 있다. 어머니 정향선씨(38세)는 “한국에서 두 아이를 낳아 키웠고, 다시 셋째 아이가 생겨 가족 모두 기쁜 마음으로 아이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생사를 오가는 아이를 보고 너무 절망했었다. 하지만, 서울아산병원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이렇게 아이가 건강을 되찾아 가족들과 함께 집으로 돌아갈 수 있어 행복한 마음이다. 아이를 살려주신 서울아산병원 의료진에 정말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호삼이의 주치의인 정의석 서울아산병원 신생아과 교수는 “처음 선천성 횡격막 탈장증인 초미숙아 호삼이를 보았을 때, 생존확률이 희박한 상황이라 많이 당황했다. 아기를 살리기 위해 다른 병원 의료진들 간의 긴밀한 협조가 이루어졌고, 이러한 노력들로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며 “현대 의학기술로도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는 일을 포기하지 않고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오랜 치료와 전문성을 갖춘 의사와 간호사들이 힘을 합쳐 가능으로 바꾸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어머니 정향선씨가 전호삼 아기를 안고 주치의인 정의석 교수와 함께 퇴원을 앞두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