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검색결과 1,642건
- [미리보는 이데일리신문]VC 성패, 전문분야 핀셋공략에 달렸다
-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다음은 21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뉴스다.△1면 -VC 성패, 전문분야 핀셋공략에 달렸다 -SKB-넷플릭스 망 이용료 소송전 -수도권 식당·카페 영업, 내달부턴 자정까지 △줌인&-“혁신과 가장 먼 곳에 혁신 답 있다”..농어촌 누비는 잠룡 김동연 -내달 청년·신혼부부 위한 ‘40년 만기 주담대’ 나온다 △내달부터 거리두기 완화 -백신접종 속도내자 자신감 붙은 당국..모임 영업제한 빗장 풀었다-하루 확진자 1000명 안되면..2학기부터 매일 등교 -델타 변이 확산..WHO “세계 지배종 될 것” 경고 △SKB-넷플릭스 망 사용료 판결 D-4 -콘텐츠 올릴 뿐 SKB 가져간 것 VS 넷플이 회선 직접 전송해 송수신 -넷플릭스 똑같은 인터넷 이용자..사용료 내야 -대형CP 성실협상·정부 모니터링 의무 추가..전통법 개정 추진 △치열해진 VC경쟁 -유망 스타트업, 중대형사 중 골라 투자받아..생존경쟁 내몰린 후발VC -블록체인 전문, 기업 육성 플랫폼..차별화 나선 VC -대형사들은 펀드조성·투자 활발..VC 시장도 양극화 심화 △與 부동산 세제 개편안 -양도세 8211만 → 2114만원으로..1주택자엔 ‘숨통’ 집값 안정은 ‘글쎄’ -與 ‘양도세·종부세 완화’ 일단락..野 설득 남았다 -“8월까지 매도 보류, 잔금일 미룰 것”..매물 잠김 이어지나 △정치 -X파일 논란에 대변인 사퇴까지..잇단 악재로 ‘대권 스텝’ 꼬인 윤석열 -대화·대결 꺼내며 美에 공넘긴 北..성김, 대북 유화 메시지 낼까 -인터뷰- 대권도전 선언한 최문순 강원도지사 -이준석 “10년전 끝난 이야기”..병역 의혹 반박 -‘尹 저격수’ 추미애, 23일 대권 출마 선언..“사람보다 높을 것 없어” △경제 -곡물값 치솟는데 자급률 21%뿐..우리 밀·콩 키워 ‘식량주권’ 지켜야 -與 “전국민 재난지원금” vs 政 “상위 30% 제외해야” -석탄재 100% 재활용..순환경제 선도하는 남동발전 △금융 -명줄 쥔 은행, 4대 암호화폐 거래소 심사 착수 -보험영업 비대면 대세로 화상통화 등 신채널 주목 -시장금리 꿈틀..‘금리 상한형’ 주택담보대출 뜬다 -저축은행 “기존 대출자도 법정 최고금리 인하 일괄 적용” △이데일리 전략 포럼 -“ESG는 기업의 장기적 생존문제 손해봐도 착한 일 하라는 뜻 아냐” -“세계 기후변화 대응 거대한 변화 친환경 기술 개발로 기회 잡아야” △산업&기업 -삼성전자 OLED TV 출시 가능성에..내년 ‘차세대 TV’ 전쟁 본격화 -재도약 나선 외국계 車3사 ‘신차·노사갈등 해소’ 관건 -최태원 회장이, SKC 극찬한 까닭 △IT·과학 -3N 넘으려는 크래프톤, 예측불가 中 리스크 관건 -“금융 SNS ‘핀크리얼리’로 마이데이터 승부” -삼성이 쓰는 ‘화상회의 프로그램’으로 매출 1조원·직원 1000명 중견기업 공략 -1500년전 백제 문화 유산을 눈앞에..LGU+ ‘5G 28GHz’로 재현 △중소기업·바이오 -한방울로 25분이면 OK..AI혈액진단, 글로벌 정복 자신 -오염물질 제거 더 효과적으로..공기관리 대세는 ‘환기가전’ -피씨엘, 국내 첫 ‘타액자가검사키트’ 승인 속도 △소비자생활 -소비자들 “회원탈퇴”에..쿠팡 “적극 개선할 것” -네이버도 8월부터 ‘익일배송’ -동원 ‘착한 참치 통조림’ 내놓는다 -49개국서 판매..국가별 문화 달라 버거는 제외 △증권&마켓 -중국 전기차株 ‘쌩쌩’..“경쟁 심화 감안해 선별 투자해야” -백신 접종률 상승·거리두기 개편에..“소비株 선점할 때” -주가 급등 카카오·네이버 증권가 “지금 사도 된다” △증권 -이달 말로 본입찰 미룬 요기요..호재냐 악재냐 뒷말 무성 -“영상 보안, CCTV 넘어 이젠 AI시대로 진화” -공유주방 1번가, 50억~100억 추가 투자 유치 추진 △문화 -내 뿌리를 찾아서..DNA 쏟아내는 7m 디지털폭포 -작은 화폭에 드리운 양조위의 고뇌 △스포츠 -끝까지 ‘강심장 버디’..박민지 ‘메이저 퀸’ -신지애 프로 통산 60승 대기록 -정찬성 “타이틀전 백업 파이터라도 기회오면 잡을 것” △이데일리가 만났습니다. -“늦어도 내년 3월엔 토종백신 나와..국민 참여 3상 투자펀드 만들자” -“유전자치료제 시대 여는 mRNA 기술..반드시 확보해야” △피플 -올가을 코로나 딛고..생태관광 축제 즐기도록 할 것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우수 아이디어 사업화” -투자자 관점서 ESG 분석..한마디로 ‘자본주의의 진화’ -바리톤 김기훈 “믿을 수 없는 영광” △사회 -‘정인이·이용구 사건’ 이어 ‘오피스텔 친구 살인’까지..화 키운 부실수사-“김동식 대장님, 구하러 들어가지 못해 죄송합니다” -수사부서 통폐합은 예정대로..검찰 중간간부 인사 폭 커지나 -식당·카페 “영업연장 가뭄에 단비” -공수처, 윤석열 전 총장 수사 본격화
-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 전기차 충전기 설치사업 확대
- 국립진도자연휴양림에 설치된 급속 전기차 충전기.사진=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 제공[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는 전기자동차 충전기 설치사업을 확대한다고 18일 밝혔다. 이 사업은 2018년 유명산휴양림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국립자연휴양림 13개소에 20기의 충전기 설치를 완료했다.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는 앞으로 전국 국립자연휴양림 내 1기 이상의 충전기가 설치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사업 신청과 적정 부지선정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현재 충전기가 설치된 휴양림은 유명산, 청태산, 대관령, 용대, 가리왕산, 화천숲속야영장, 삼봉, 대야산, 신불산폭포, 방장산, 변산, 진도, 신시도 등 13곳이다. 이영록 국립자연휴양림소장은 “전기차 충전기 보급 확대로 친환경 휴양서비스와 국가정책인 탄소중립 목표를 실현하고 전기차 이용객의 충전편의를 증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대회당 평균 7200만원씩 번 박민지..15억원 상금왕 시대 열까
- 박민지. (사진=이데일리 골프in 조원범 기자)[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대회당 평균 7200만원.’박민지(23)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역대 가장 빠른 속도로 상금을 추가하며 역대 처음 15억원 상금왕 시대 개막에 성큼 다가섰다.박민지는 13일 경기도 파주 서서울 컨트리클럽에서 끝난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에서 시즌 4승째를 거뒀다. 이날 우승으로 1억4400만원의 상금을 추가한 박민지는 시즌 상금을 6억4804만7500원으로 늘려 상금 1위를 굳게 지켰다.박민지는 4월 넥센 세인트나인 마스터즈에서 우승하며 본격적인 상금 쌓기를 시작했다. 시즌 첫 승을 거두면서 1억원을 돌파해 1억5359만원을 벌었다. 5월 들어선 더욱 속도를 냈다. NH 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2승째를 올리면서 2억원(2억8604만7500원)을 돌파했고 두산매치플레이 챔피언십 우승으로 4억원(4억8604만7500원), 5월 마지막 대회인 E1 채리티 오픈 종료 기준 5억원(5억404만7500원) 돌파에 성공했다.6월에도 박민지의 상금 쌓기는 더욱 속도를 냈다. 롯데오픈을 건너 뛰고 휴식을 취한 박민지는 시즌 9번째 대회이자 8번째 참가한 셀트리온 퀸즈 마서터즈에서 4승째를 올려 올 시즌 가장 먼저 6억원 고지에 올랐다. 2위 장하나(3억9207만3333원)와 격차도 2억5597만원 이상 벌려 굳건한 1위를 지켰다. 9개 대회가 열린 가운데 8개 대회에 참가한 박민지는 대회당 평균 7200만원(참가 대회 기준8100만원) 이상을 번 셈이다. 32개 대회가 예정된 KLPGA 투어는 올해 23개 대회가 더 남았다. 박민지가 현재의 속도를 유지하면 16억원 이상을 더 벌 수 있다. 그렇게 되면 KLPGA 투어 역대 최초로 한 시즌 20억원이 넘는 상금을 벌게 된다. 16억원까지는 아니어도 남은 대회에서 9억원 이상만 벌어도 KLPGA 투어 최초로 시즌 상금 15억원 시대를 개막하게 된다. 달성 가능성은 충분하다. 남은 23개 대회 중 총상금 10억원 이상의 대회만 9개다. 17일 개막하는 DB그룹 한국여자오픈의 총상금은 12억원, 우승상금은 3억원이다. 박민지가 5승에 성공하면 9억원을 돌파할 수 있다. 우승에 성공하면, 2016년 박성현이 세운 6월 7억원 돌파도 넘어설 수 있다. KLPGA 투어 역대 한 시즌 최다 상금은 2016년 박성현(28)이 기록한 13억3309만667원이다. 그 뒤 아무도 13억원 벽을 허물지 못했다. 7승을 거둔 박성현은 5월 5억2768만7500원, 6월 7억591만원, 8월 9억591만원, 9월 12억622만6667원을 넘어섰다. 7월에 1개 대회만 참가하면서 상금 획득을 쉬어갔고 10월과 11월에도 2개 대회밖에 참가하지 않아 15억원 돌파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박민지는 올해 내내 KLPGA 투어에 전념한다. 해외투어 출전 계획도 없다. 현재의 상승세와 컨디션만 잘 유지하면 기록 달성은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단 하나, 박민지에게 쏠리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밀려드는 부담감을 극복해 나가는 게 관건이다. 다행히 여유가 생긴 박민지는 이런 기대감마저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즐기고 있다. 박민지는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에서 우승한 뒤 “최근 시즌 5승, 7승을 했던 선배들보다 지금 나의 페이스가 좋다는 소리를 들었고, 그러면서 큰 부담을 받았다”면서 “그런 기대에 부흥하려고 노력하다 보니 또 다시 우승이 찾아온 것 같다. 돌이켜보니 그 부담이 우승의 원동력이 된 것 같아 앞으로는 부담도 안고 살아가려고 한다”고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다만 시즌이 많이 남아 있기에 아직은 신중했다. 박민지는 “상반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벌써 4승을 기록했다. 이번 시즌 끝날 때까지 내가 어디까지 할 수 있나 알고 싶다”며 “만약 상반기에 5승을 한다면, 그 이후에는 마치 폭포 쏟아지듯이 최대한 많은 우승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 창녕 성씨 고택 대청마루 내려서면 제주바다에 닿는다
- 작가 임창민이 서울 종로구 아트사이드갤러리서 연 개인전 ‘앳 더 모멘트’에 건 미디어작품 ‘시간 프레임 속으로: 서울의 궁’(2018) 옆에 섰다. 규모 180×300㎝의 작품은 창덕궁 수강재를 촬영한 사진 안에 힘차게 떨어지는 구미 대해폭포수 영상을 심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완벽한 풍경이 아닌가. 고즈넉한 대청마루 저 밖으로 내다보이는 전경이 바다를 품었으니. 빳빳한 창호지 저 건너편으로 말이다. 어떤 날은 허옇게 부서진 포말이 밀려들고, 어떤 날은 바람이 일어 풀잎을 건드린다. 어떤 날은 푸른 폭포수가 속을 다 게워내고, 어떤 날은 내 집 은행나무에서 떨어진 노란 잎이 앞집 지붕을 물들인다. 굳이 우직한 고택이 부담스럽다면 현대식 세련된 장소로 옮겨갈 수도 있다. 테이블과 의자만 지키고 있는 정돈된 공간, 그곳에 난 창밖으로도 꽃잎은 떨어지고 구름이 움직이며 노을은 번진다. 그렇게 시간이 가고, 세월도 가고. 그런데 말이다. 저 완벽한 풍경에 ‘균열’이 있다면 믿겠는가. 손 하나 보탤 데 없는 저 매끈한 장면에 ‘태생의 비밀’이 있다면? 맞다. 사실 완전체로 보이는 저 풍경에는 누군가가 작정한 금이 들어 있고, 그 금을 따라 나선 데에 창과 문이 나 있으며, 그 창과 문 너머로 전혀 의도치 못한 또 다른 풍경이 꿈틀대며 들어차 있는 거다. 알 듯 모를 듯한 이 상황을 정리하면 이렇다. 사진으로 촬영한 어느 풍경, 거대한 그 화면 안쪽에 사각 프레임이 ‘열려’ 있다. 액자처럼 걸린 게 아니라 열려 있는 거다. 그래서 문밖이고 창밖인 그 프레임 안엔, 사진이 이미 담아낸 전경과 아무 상관이 없는 장면이 또 펼쳐지는데. 그저 다른 풍경 사진을 끼워 넣었나 보다 할 게 아니다. 풍경이 움직이고 있으니까. 그래, 짐작한 바로 그거다. 영상으로 촬영한 또 하나의 풍경. 파도가 밀려들고 나뭇잎이 흔들리고 폭포수가 떨어지고 눈이 내리는 그것들이, 사진 안에 길을 내고 있는 거다. 임창민의 ‘시간 프레임 속으로: 고택의 봄’(2021). 창녕 성씨 고택의 대청마루 문턱을 넘어서면 바로 내 발을 디딜 수 있을 것 같은 저 바깥풍경은 제주의 어느 바다다. 실제 작품에선 나뭇가지와 풀이 흔들리고 파도가 일렁인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세상 속 세상 구경이 마냥 신기해 이리저리 옮겨 다니다가, 드디어 그를 만났다. 이질적인 조합으로 기어이 이상적인 조화를 찾아내는 작가 임창민(50·계명대 응용미술학과 교수). 당장 궁금한 것부터 물었다. “저 사진 속 문과 창, 영상을 앉히려고 일부러 내신 겁니까.” 친근한 목소리의 답이 돌아왔다. “인위적인 리터치는 없습니다. 벽을 뚫거나 창문을 내거나 하지는 않지요.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건 표시가 나니까요.” 닮은 듯 다른 결합이지만 그저 짜맞추기 위한, 조작의 합체는 아니란 얘기다. 그때부터 비로소 그가 만든 ‘정중동’의 세상에 온전히 빠져들 수 있게 됐다. 그 안엔 ‘숨죽인 듯 고요한 가운데 어떤 움직임’이 있었다. 드라마틱한 움직임이. 임창민의 ‘시간 프레임 속으로: 계단에서 본 남해 뷰’(2021). 작가가 재직하고 있는 계명대 어느 건물 계단의 난간 너머로 잔잔하게 일렁이는 남해의 물결이 내다보인다. 건물 계단은 사진으로, 남해는 영상으로 촬영한 것이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사진과 영상, 이질적 조합으로 이상적 조화를 찾아서울 종로구 통의동 아트사이드갤러리. 작가 임창민의 ‘프레임’들이 걸린 곳이다. ‘앳 더 모멘트’(At the Moment)라고 했다. ‘지금에’란 뜻이려나, ‘현재에’란 뜻이려나. 굳이 그런 주제의 전시명이어야 한 건 역설적으로 ‘지금에’로도, ‘현재에’로도 가능하기 때문일 거다. 두 개의 공간을 펼치고 두 개의 시간을 가둬 우리 눈앞에 나란히 펼쳐놓는 일이니까. 그렇다. 사진과 영상 그 합체로 작가가 담아내려 한 것은 사실, 풍경 그 이상인 ‘시간’이다. 그 시간을 담아내려는 데 풍경이 적절했을 뿐이고, 시간의 흐름을 표현하려는 데 사진만으로는 충분치 않았을 뿐이다. 그래서인가. 작가는 모든 작품에 ‘시간 프레임 속으로’(Into a Time Frame)란 타이틀을 붙였다. 작가 임창민이 서울 종로구 아트사이드갤러리서 연 개인전 ‘앳 더 모멘트’에 건 미디어작품 ‘시간 프레임 속으로: 에콜라파크’(2021) 옆에 섰다. 대구의 한 카페(사진) 창밖으로 미국 포틀랜드의 에콜라파크 해변(영상)이 펼쳐져 있다. 영상에선 허연 포말이 끊임없이 밀려드는 중이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덕분에 그런 시간여행은 물론, 공간이동까지 가능해졌다. 창녕 성씨 고택의 마루문(사진) 밖으로 제주바다(영상)가 펼쳐지고(‘시간 프레임 속으로: 고택의 봄’ 2021), 제주 애월 해걸음 공사장(사진)에선 포항바다(영상)의 일출이 보인다(‘시간 프레임 속으로: 포항 해안 뷰’ 2021), 서울 창덕궁 수강재(사진) 너머론 구미 대해폭포(영상)가 뻗치고(‘시간 프레임 속으로: 서울의 궁’ 2018), 대구의 한 카페(사진) 창밖으론 포틀랜드 에콜라파크의 해변(영상)이 이어진다(‘시간 프레임 속으로: 에콜라파크’ 2021). 그럼에도 작가의 작품 안에선 시공간을 따지는 게 무의미하다. 멀쩡히 존재하는 실제공간을 사진으로, 영상으로 떡하니 꺼내놓고 “이런 데는 없습니다”하는 셈이니까. 그래서 작가의 작업은 최소한 그가 꿈꾸는 가장 ‘이상적인 세계’를 향하는 일이다. 가령 그이의 전시작 중 유일하게 사진과 영상이 겹치는 해인사 연화문의 눈 오는 풍경(‘시간 프레임 속으로: 산사의 눈’ 2021)이 탄생하게 된 배경이 말이다. “연화문을 통해 내다본 꽉 막힌 풍경이 늘 답답했다. 그래서 그 답답한 전경을 걷어내고 눈이 소복이 쌓인 지붕, 확 트인 하늘과 산세가 보이는 영상을 들였다.” 임창민의 ‘시간 프레임 속으로: 산사의 눈’(2021). ‘해인사 연화문’에 카메라를 들이댔다. 전시작 중 유일하게 사진과 영상이 겹치는 장소다. 그럼에도 실제 ‘해인사 연화문’에선 저 바깥세상을 찾아볼 수가 없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미리 ‘결합’을 계획하기도 하지만 그때그때 즉흥적으로 결정하는 게 대부분이란다. 시간을 담아두는 작업이지만 정작 작가의 시간은 ‘잴 수도 없다.’ 눈 오는 날 풍경은 10년에 걸쳐서 제작했다고도 하니. “사진을 먼저 찍을 때도 있고 영상을 먼저 찍을 때도 있다. 촬영을 빼고 한 점 제작에만 2∼4주가 족히 걸린다.” ◇멈춤과 움직임 늘 공존하는…어차피 이중적 세상미디어아티스트로 불리는 작가지만 사실 전공은 사진도 영상도 아닌 응용미술이란다. “회화와 디자인의 경계라고 할 거다. 대학시절 사진에 기웃거렸던 게 계기가 됐다.” 그간 시도해온 형태는 다양하다. 비행기 창문 밖을 내다보게도 했고 회색벽에 걸린 액자를 들여다보게도 했다. 이번 전시작이 좀더 ‘생생’할 수 있었던 건 2019년 연구년으로 가 있던 미국 포틀랜드에서 촬영한 사진·영상을 보탠 덕이다. 전시에는 폭 300㎝ 대작부터 한눈에 들어오는 75㎝ 남짓한 작품까지 16점을 걸었다. 에디션은 8점 정도 만든다고 했으니 흔치 않은 ‘베스트 중 베스트’를 옮겨왔을 거다. 임창민의 ‘시간 프레임 속으로: 햇살 비치는 오레곤 해안’(2021). 미국 포틀랜드의 후드리버란 동네서 촬영한 사진에 오레곤 해안의 파도치는 풍경의 영상을 넣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존재하나 존재하지 않는다는 그 ‘이상적 그림’이 미혹하는 힘은 적지 않았다. 180×300㎝인 ‘시간 프레임 속으로: 서울의 궁’(2018)을 비롯해 작가의 작품은 주로 기관·기업에 팔려 나갔는데. 멀리는 뉴욕대, 골드만삭스그룹, MOCA상하이가 있고 국내에선 국립현대미술관, 대구미술관 등 미술관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 신영그룹, 보광병원 등 기업·병원에서 많이 찾았다. 멀지 않아 인천공항 제1터미널에선 5×7m 전광판으로도 볼 수 있을 거란다. 한바탕 긴 여행을 끝내고 진짜 현실로 돌아오는 길. 새삼 뒤돌아본 세상풍경이 작가의 작업을 닮아 있었다. 저곳에선 고정된 하나의 프레임을 서로 강요하지만, 그 안쪽세계는 늘 치밀하게 움직이고 있지 않던가. 어차피 세상은 그렇게 이중적이란 얘기를 작가가 에둘러 꺼내놨을 뿐이다. 멈췄다고 생각한 것이 움직이고, 흔들린다고 믿는 것이 정지해 있는. 실제라고 확신했으나 환상이었고, 꿈이라고 몰아갔던 일이 현실이 되는. 문득 ‘포항 화진해수욕장 허름한 간이건물 밖에 펼쳐진 제주 사계바다의 해넘이’가 아른거리는 것을 보니, 그 세상 구경을 제대로 한 거지 싶다. 전시는 7월 3일까지. 임창민의 ‘시간 프레임 속으로: 화진해변의 일몰’(2021). 포항 화진해수욕장의 허름한 간이건물 밖으로 펼쳐진 풍경은 제주 사계바다다. 해 그림자는 사진으로 촬영한 화진해변에만 드리워졌을 뿐, 제주의 흰 파도를 촬영한 영상에선 찾아볼 수 없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
- 신체기관 중 가장 노화 빠른 '눈'… 백내장과 녹내장의 차이는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우리나라는 국민의 기대 수명이 높은 국가 중 하나다. 의학 발전과 병원 접근성이 비교적 우수하고 건강보험 시스템이 체계적으로 구축돼 있기 때문이다. 이에 노인성 만성질환의 유병률은 점점 증가하고 있고, 대부분의 의료 행위가 이러한 노인성 질환의 조기 발견과 치료에 집중돼 있다.안과 분야 역시 마찬가지다. 백내장과 녹내장은 각종 매체에서 흔하게 접하는 대표적인 노인성 안과 질환이지만 그 차이를 정확히 알고 있는 환자들은 생각 외로 많지 않다. 백내장과 녹내장의 정의와 병인, 치료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백내장, 노화가 주원인… 연간 65만 건 수술 ‘1위’백내장이라고 하면 얼핏 눈동자가 하얗게 덮이는 모습을 머릿속에 떠올린다. 실제 백내장(cataract)의 어원은 ‘하얀 폭포수가 눈 속에서 떨어져 내리는 것처럼 보인다’는 의미의 라틴어 ‘카타락타(cataracta)’에서 유래했다.다만 백내장으로 눈동자가 하얗게 보이려면 정말 심한 말기에나 가능하다. 또 검은 눈동자, 즉 각막에 섬유혈관성 조직이 자라 들어오는 익상편(pterygium)과도 구분된다.백내장이란 눈 속의 한없이 투명하고 말랑말랑한 m&m 초콜릿 혹은 렌틸콩 모양의 수정체가 다양한 원인에 의해 하얗게 변하는 질환이다. 외부에서 유입된 빛이 제대로 투과하지 못하기 때문에 심한 백내장의 경우 심각한 시력 저하가 유발된다. 가장 흔한 원인은 노화다. 대개 50대 이후 발병하고, 70대 이후에는 적지 않은 비율로 수술이 요구된다.다만 50대의 비교적 젊은 연령에서 미약한 백내장이 발견될 경우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많지 않다. 가장 흔한 원인은 노화다. 이외에 흡연, 자외선 등이 수정체의 단백질을 변성시켜 백내장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외상, 포도막염, 장기간의 스테로이드 사용, 당뇨병 등도 백내장의 대표적인 원인으로 지적된다.백내장 수술은 국내에서 가장 많이 시행되는 수술이다. 연간 65만 건이 넘는다. 그만큼 백내장은 수술로 비교적 완벽한 치료가 가능한 질환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이 발표한 2019년 주요수술통계 데이터에 따르면, ‘노인 백내장’ 수술 건수는 54만8064건, 40대 이하에서 발생하는 초로 백내장, 연소 백내장 등 기타 백내장 수술은 10만4717건이다. 2019년 전체 수술 건수 199만6261건의 약 33%에 달한다.황형빈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안과 교수는 “국내의 경우 많은 환자들이 백내장을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받기 때문에 실명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면서도 “다만 심각한 전신질환으로 건강이 좋지 못하거나 의료의 사각지대에 놓여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는 환자들이 있고, 이들의 경우 수술의 난이도가 비교적 높기 때문에 드물게 실명을 겪는 환자들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말했다.이어 “백내장은 노안과 다르다. 백내장은 질환이고, 근거리가 잘 안 보이는 노안(조절력 저하)은 나이가 듦에 따라 발생하는 정상적인 생리 현상이다”며 “노안 증상을 개선하겠다고 백내장 수술을 받는 것은 안과의나 환자 모두 굉장히 신중하고 조심스러워야 한다”고 지적했다.◇녹내장, 3대 실명 질환… 시신경 손상이 주원인녹내장이라고 하면 눈이 녹색으로 변하는 모습이 떠오른다. 실제 녹내장의 어원과 관련해 급성 녹내장의 경우 안압이 상승해 눈동자의 색이 푸른색으로 변하는 경우가 있어 유래됐다는 설이 있다. 사실 녹내장, 즉 ‘글로코마(glaucoma)’는 옅은 청록색을 의미하는 고대 그리스어 ‘글라우코스(glaukos)’에서 유래했다. 그러나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눈동자 색이 푸르게 변하는 녹내장은 거의 없다.녹내장은 주로 안압 상승에 의해 시신경이 서서히, 그리고 만성적으로 손상되면서 시야가 좁아지고 종국에는 실명에 이르는 무서운 질환이다.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기 때문에 안구 표면만 관찰하는 간단한 안과 진료만으로는 녹내장을 진단할 수 없다.한 번 손상된 시신경은 재생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녹내장은 특히 조기 발견과 예방이 중요한 질환이다. 보통 안압은 10mmHg~21mmHg가 정상 수치지만, 그 이상이 되면 높아진 안압으로 인해 시신경이 눌리고 허혈이 생기면서 녹내장으로 진행한다. 그러나 시신경 구조가 약하거나 혈액 순환의 장애가 있으면 안압이 높지 않더라도 녹내장이 발생할 수 있다. 실제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는 이러한 병인의 ‘정상안압녹내장’이 녹내장 환자의 상당수를 차지한다.녹내장 환자는 주변 시야부터 손상돼 점점 시야 손상이 중심부로 확대된다. 따라서 초기에는 증상이 없고, 병이 상당한 정도로 진행돼서야 자각증상을 호소한다. 하지만 이 경우 치료 효과가 높지 않고 실명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조기 발견과 치료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백내장, 수술이 근본 치료… 노안과 구분해야백내장의 궁극적인 치료 방법은 오직 수술뿐이다. 진행을 늦추는 경구약과 점안약이 있기는 하지만 그 효과는 크지 않다. 백내장 수술은 혼탁해진 수정체를 제거하고 남은 수정체낭에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과정까지를 이른다. 최근 인공수정체와 연관된 광학 기술의 눈부신 발전으로 수술 시 근시와 원시의 교정은 물론, 난시를 교정하거나 다양한 정도의 노안을 효과적으로 교정하는 수술이 가능해졌다. 실제 안과 영역에서 가장 빠른 발전 속도를 보이는 것이 인공수정체 분야다.황형빈 교수는 “백내장은 반드시 생활에 불편을 초래하는 유의한 시력 저하가 있을 때 주치의와 심도 있는 상의 후 수술을 결정해야 한다”며 “완전한 노안, 즉 조절력을 잃어버리는 나이는 60세 전후이기 때문에 그 이전에 심하지 않은 백내장을 시력 개선 혹은 노안 증상 개선 목적으로 수술할 경우 낭패를 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덧붙여 “백내장 수술은 숙련된 안과의에게는 비교적 짧은 시간이 소요되는 수술이지만 매우 정밀한 술기가 필요한 만큼 결코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더불어 외상성 백내장이나 포도막염으로 유발된 백내장, 기타 전신 질환 등으로 발생한 백내장은 수술 후 합병증의 빈도가 비교적 높고, 수술의 난이도가 높으며, 수술 후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한 만큼 일반적인 노인성 백내장 수술보다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녹내장, 조기 발견/치료로 실명 예방해야녹내장은 발병하면 무조건 실명하는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조기에 발견해 적절히 치료하면 절대로 실명하지 않는다. 녹내장 치료는 정상 범위의 안압을 유지해 시신경을 보호하는 약물 점안 치료가 주를 이룬다. 급성 녹내장의 경우 안압을 내리는 안약을 점안하고 안압강하제를 복용하는 등 신속한 처치가 필요하다. 국내에 많은 정상안압녹내장 역시 안압을 떨어뜨리는 점안제를 꾸준히 사용하는 치료가 주를 이룬다. 경우에 따라 녹내장 레이저 치료를 시행하기도 한다.황 교수는 “시신경을 보호하기 위해 점안하는 녹내장 약제는 그 종류가 다양하고 평생 점안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환자들은 약제에 의한 다양한 부작용을 경험하게 된다”며 “올바른 약제를 선택해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숙련된 녹내장 전문의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꾸준히 치료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점안 약제로 녹내장 진행을 늦출 수 없는 경우 수술을 시행한다. 섬유주절제술이나 녹내장밸브 삽입술은 안압 하강의 효과가 입증돼 오늘날에도 널리 시행되고 있는 교과서적인 수술법이지만 수술 후 합병증의 가능성을 염두해둬야 한다. 최근에는 미세침습녹내장 수술이 활발히 시행돼 점안 약제의 사용을 최소화하면서 효과적인 안압 관리가 가능해지고 있다.
- 한국관광공사, 대만서 ‘2021 한류문화 향연’ 행사 개최
- 17일 대만 타이페이에서 열린 ‘2021 한류문화향연’ 참가자 단체사진(사진=한국관광공사)[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한국관광공사가 영화·드라마 등 한류 콘텐츠를 내세워 대만 내 코로나 이후 방한 수요를 늘리기 위한 행사를 열었다.한국관광공사(사장 안영배)는 지난 17일 대만 매체·일반소비자 등 3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1 한류문화향연’ 행사를 개최했다고 19일 밝혔다.타이베이 시내 영화관에서 열린 이번 행사는 한류스타 공유, 박보검 출연으로 기대를 모은 영화 ‘서복’의 전 세계 개봉에 맞춰 기획했다. 영화 관람에 앞서 진행된 한류관광 설명 토크쇼에서는 영화 ‘서복’ 촬영지인 포항 이가리 해수욕장을 포함해 관객들이 현장에서 선호도 투표를 통해 선정한 ‘킹덤’, ‘더 킹’ 등 3개 드라마의 촬영지인 부산 기장 아홉산숲, 포천 비둘기낭폭포 등 8개 관광지의 매력과 특징을 현지에 알렸다. 이외에도 공사, 넷플릭스가 공동 기획·제작한 K-패션 관련 다큐멘터리 ‘Next in K-Story’와 드라마 OST를 감상하는 등 다양한 한류 콘텐츠를 즐기는 시간을 가졌다.참가자 중 평소 어머니와 함께 한국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을 즐겨본다는 랴오주잉(廖筑盈, 40대 여성)씨는 “코로나 직전까지 4년 연속 어머니를 모시고 한국여행을 갔는데 최근 1년은 한국 드라마, 영화로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하루빨리 코로나가 종식되어 어머니와 함께 한국 여행을 떠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이장의 한국관광공사 타이베이 지사장은 “참가자 모집 하루 만에 모집인원의 3배에 달하는 인원이 신청하는 등 대만 내 한류 열기를 실감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며, “코로나 안정화 이후 대만 소비자가 한국을 첫 해외여행 목적지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한류 등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한 한국관광 홍보에 더욱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한편 행사장 외부에서는 드라마 ‘호텔델루나’, ‘이태원클라쓰’ 등 포토존을 조성, 인증샷을 남기면 ‘서복’에 등장하는 컵라면을 경품으로 주는 등 다양한 소비자 이벤트도 열렸다.17일 대만 타이페이에서 열린 ‘2021 한류문화향연’ 참가자 인증샷 사진
- [목멱칼럼]디지털 혁신, 칸막이부터 없애라
- [서비스나우 코리아 김규하 대표] 2020년은 전 세계 비즈니스 역사상 가장 역동적인 한 해였다. 그리고 여전히 코로나 상황에 있는 올해는 많은 기업의 흥망성쇠를 가르는 매우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다. 현재 모든 기업의 리더들은 디지털 혁신을 더욱 확대해야 하는지, 아니면 경기 침체 등 경제 상황을 주시하며 현재를 유지해야 할지 고민하는 갈림길에 서 있다. 몇몇 기업들은 생존 뿐 아니라 지속적인 혁신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수단으로 디지털 워크플로우를 도입하며 이러한 도전에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콘스텔레이션 리서치에서 발표한 CIO 2021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CIO의 77.3%가 2021년의 최우선 과제로 디지털 혁신을 꼽았다. 그러나 디지털 혁신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IDC의 분석에 따르면 유럽 기업들이 2020년 디지털 혁신에 투자한 금액은 3,320억 달러에 달하지만, 이 중 26%만이 이러한 투자에 대한 ROI를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히 투자가 능사가 아니라면, 성장률을 높이고 혁신을 추진하기 위해서 비즈니스 리더는 무엇을 해야 할까?먼저, 일부 부서가 아닌 전사적으로 디지털 전환에 집중해야 한다. 작년에 우리가 배운 것이 있다면 디지털 워크플로우가 기업을 더욱 강하게 만들고, 코로나 이전에 이미 디지털 혁신을 구현한 조직은 그렇지 못한 조직보다 앞서 나갔다는 점이다. 진정한 디지털 혁신을 위해서는 일부가 아닌 전사적인 혁신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디지털 전환은 CIO 주도로 진행되었다. 그러나 디지털 전환은 최고경영진 모두의 일이다. 기술은 기업 내 모두가 매일 사용하는, 업무에 필수 불가결한 부분이다. 모든 리더는 개별 조직의 워크플로우에 대해 각각 나름의 관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관점을 공유하며 협력해 서 장기적으로 비즈니스를 개선할 수 있는 공통의 목표를 세워야 한다. 이를 통해 전체 비즈니스 가치를 극대화하며 조직 전반의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 다음으로, 지난해 얻은 교훈을 올해의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 지난해 기업들의 많은 도전 중에서데이터 기반의 인사이트, 기술, 디지털 도구는 거의 모든 산업의 어려움을 해결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코로나 초기, 많은 기업은 안전하고 효율적인 업무 환경 조성을 위해 서비스나우의 비상 대응 앱과 같은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했다. 스코틀랜드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서비스나우 솔루션을 기반으로 완전한 백신 관리 시스템을 마련해 90일 만에 550만 명을 접종했다. 올해에도 이러한 기술과 데이터 기반의 인사이트는 조직을 성공으로 이끄는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다. 비즈니스 리더는 지난 해 효과가 있었던 솔루션을 확인하고 분석해 올해도 적용하고, 나아가 신성장 영역을 탐색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경험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 코로나 상황에서 고객 경험은 매우 중요한 요소로 떠올랐다. 어떤 솔루션, 제품, 서비스를 제공하든 고객을 중심에 두고 뛰어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이를 위해 고객의 문제를 아는 것을 넘어, 그들의 비즈니스를 깊이 파악해야 한다. 고객 경험을 높이기 위해서는 직원 경험 또한 개선해야 한다. ESI 소트랩(ESI ThoughtLab)과 서비스나우의 연구에 따르면 직원 경험을 디지털화하면 생산성이 향상되고, 비용이 절감돼 직원과 고객의 만족도가 높아진다. 실제로 디지털 프로세스를 채택 시 고객 경험은 40%, 직원 만족도는 39% 향상되는 폭포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일례로 영국 환경식품농무부는 서비스나우를 사용해 시민 용 앱 6 개를 도입해 브렉시트를 준비했다. 그 결과 상담원 통화 시간이 50% 단축되고, 직원들의 사기가 높아지는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디지털 혁신의 원년이 될 2021년은 올바른 방식을 선택한 기업에게 큰 성장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국내 많은 기업들이 데이터 기반 인사이트와 조직 전체를 통합하는 디지털 워크플로우 플랫폼으로 성장 기회를 창출하고, 강력한 디지털화를 통해 가장 혁신적인 해가 되기를 소망한다.
- [여행]발끝 '아찔', 가슴 '철렁', 등골 '오싹'…이 맛에 간다
- 감악산출렁다리[파주(경기)=글·사진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사람 간의 거리두기가 길어지니 피톤치드 향기로운 숲의 공기가 더욱 그리워진다. 집에만 있자니 답답하고, 그렇다고 멀리 떠나기에는 부담스러운 시기. 그렇다면 도심 가까이 청정 자연으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빌딩 숲을 조금만 벗어나면 걷기 좋은 산길과 아름다운 호수를 만날 수 있는 곳이 있다. 경기도 파주의 감악산과 마장호수가 대표적이다. 서울에서 1시간 거리로, 북으로는 임진강, 남으로는 한강이 만나 서해로 흘러드는 지점에 자리하고 있는 곳이다. 여기에 당장 출발해도 좋을 만큼 가볍게 콧바람 쐴 수 있는 곳들이 잔뜩이다. 안전수칙만 지킨다면 가끔은 삭막한 빌딩 숲을 벗어나 잠깐의 휴식을 즐겨보기 좋은 곳이다. ◇전국 출렁다리 열풍의 주역 ‘감악산출렁다리’팔각정자에서 본 감악산출렁다리파주 감악산(675m). 개성 송악산, 가평 화악산, 과천 관악산, 포천 운악산과 함께 경기 5악으로 꼽히는 명산이다. 정상을 중심으로 북서쪽은 파주 적성면, 북동쪽은 연천 전곡읍, 동쪽은 양주 남면의 세 지역에 걸쳐 산자락을 뻗었다. 산 이름 그대로 검은빛과 푸른빛을 동시에 지닌 ‘감색’ 바위산. 삼국시대부터 한반도 지배권을 다투던 군사 요충지로, 산 아래 임진강변에는 삼국시대의 산성 칠중성이 남아 있다.감악산은 ‘산린이’(등산 초보자)에게 딱 맞는 산행코스로 알려져 있다. 그만큼 가볍게 다녀올 수 있다는 이야기다. 여기에 대중교통도 편리하고, 원점회귀가 가능해 승용차를 이용해서 쉽게 다녀올 수 있다. 평일에는 찾는 이들도 거의 없어 서로 거리두기 하며 걷기에 부담도 없다.들머리는 보통 감악산 출렁다리 주차장으로 삼는 게 일반적이다. 이곳에서 계단 덱을 따라 10여분 올라가면 출렁다리에 도착한다. 다리를 건너 범륜사 계곡으로 올라가 임꺽정봉과 감악산 정상에 오른 뒤 까치봉 능선을 타고 설마리로 하산하는 게 일반적인 코스다. 4시간 정도의 짧지 않은 코스다.감악산 출렁다리는 파주, 연천, 양주 3개 지자체가 함께 세운 시설물. 범륜사 입구 서쪽 암릉에서 371번 지방도로를 건너 범륜사가 있는 운계폭포 방면으로 이어져 있다. 지상에서부터 약 45m 높은 곳에 위치해 있는데, 길이는 약 150m로 꽤 긴 편이다. 그러다 보니 출렁다리를 건널 때 다리가 흔들려 아찔한 스릴이 느껴진다.출렁다리를 건너면 운계폭포가 지척이다. 운계폭포는 20m 높이의 웅장한 폭포. 풍부한 수량을 자랑해 비룡폭포라고도 불린다. 절벽에서 푸른 물이 쏟아지는 풍경이 장관이다. 물이 거의 수직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겨울에는 빙벽 훈련 장소로도 인기가 높다. 감악산이 오랫동안 입산금지구역이었던 덕택에 운계폭포 역시 많이 알려지지 않아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범륜사는 운계폭포 바로 위에 자리하고 있다. 과거 감악산에는 감악사, 운계사, 범륜사, 운림사 등 4개의 사찰이 있었지만, 지금은 모두 소실한 상태다. 현재의 범륜사는 1970년에 옛 운계사터에 재창건한 사찰이다. 백옥으로 만든 동양 최대의 관세음보살상이 있고, 범륜사 사찰 앞에는 9층석탑과 자연석으로 세운 세계평화의 비가 있다. 범륜사에서 나와 팔각정자로 이어지는 숲길도 멋스럽다. 신록으로 물들어가는 숲은 금방이라도 초록빛을 쏟아낼 듯하다.◇호수 위를 찰랑찰랑, 마장호수 출렁다리광탄면 기산리에 자리한 마장호수. 물빛풍경이 아름다워 ‘아시아의 레만’으로 불린다. 마장호수는 2000년에 조성한 농업용 저수지. 이후 파주시가 마장호수 일대를 마장호수공원으로 조성하면서 도심형 테마파크로 재탄생했다. 이름은 ‘아우드로 테마파크’. 산정호수 일대에 산책로와 트레킹코스, 둘레길, 캠핑장, 물놀이 체험시설, 전망대, 카페, 그리고 출렁다리까지 갖추고 있다. 2018년 3월에 개장한 이후로 많은 사람이 힐링과 휴식을 위해 찾고 있다.마중호수의 중심은 출렁다리다. 호수 어디서든 출렁다리를 볼 수 있다. 찾아가는 방법도 간단하다. 주차장에서 산정호수 둘레길을 따라 걷다 보면 만날 수 있다. 그래도 바로 출렁다리로 가고 싶다면 주차장에서 잘 다져진 산길을 따라가면 빨간 다리 하나가 모습을 드러낸다. 은은하게 반짝이는 물빛 위를 가로지르는 길이 220m, 폭 1.5m의 도보교량이다. 이름 그대로 올라서면 다리가 출렁거린다. 그렇다고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성인 1280명이 동시에 건널 수 있는 하중을 지닌다. 풍동실험으로 내풍안전성(42m/s)과 지진력(5.5 규모)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했다. 그래도 뛰거나 일부러 흔드는 행동은 자제하는 게 좋다.마장호수 둘레길에서 본 출렁다리다리 중앙으로 이동할수록 지나는 이들의 걸음과 강 위를 흐르는 바람결에 다리는 더욱 흔들거린다. 흔들리는 다리를 지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더욱이 다리 바닥 중앙은 아래 물줄기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구조다. 안전을 위해 야간 출입을 통제하는 이유다. 개방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별도 입장료는 없다.호수를 둘러싼 산책로도 잘 다듬어져 있다. 흔들다리 아래로 마장호수 둘레를 걸어볼 수 있는 3.3km 길이의 물길 산책로다. 깔끔하게 조성된 공원과 분수대를 감상하며 곳곳에 쉬어갈 수 있게 마련된 의자도 있다. 철쭉을 비롯해 야생화가 가득한 하늘계단은 호젓한 둘레길에서 가장 풍광이 뛰어난 곳이다. 여기에 카누와 카약 등이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가족이나 연인들의 나들이 장소로 제격인 이유다. 산과 호수를 끼고 있어 물빛과 낙조가 주변 군락목, 푸른산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 모습이 특히 아름다운 곳. 답답한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의 품에 파묻힌 듯한 편안한 휴식을 즐길 수 있다.호수 산책길은 뒷짐 지고 여유롭게 걸어도 1시30여분이면 족하다. 맑은 물이 일렁이는 길을 따라 걷다보면 출렁다리에서 느낀 기분과는 또 다른 매력이 물씬 풍긴다. 걷는 내내 출렁다리가 시야에서 떠나질 않는다는 점도 재미있다.마장호수 출렁다리◇여행메모△감악산 출렁다리로 바로 간다면 감악산 출렁다리 5주차장을 이용하면 좋다. 단, 주말에는 아침 일찍 만차가 되는 경우가 많다. 밤이 되면 운계폭포를 중심으로 경관조명과 3D 라이팅 쇼 등이 열린다. ‘전설의 빛’을 주제로 감악산 힐링파크에서 운계폭포까지 약 1Km 구간에 신비의 숲, 달빛 풍류, 금빛 출렁다리, 힐링의 숲, 전설의 비룡폭포 등 5가지 빛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하절기(4~10월)에는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 동절기(11~3월)에는 오후 6시부터 9시까지 운영한다. 최근에는 코로나19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운영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으니 미리 알아보고 가는게 좋다.△마장호수는 입장료와 주차비가 없고 애완동물 동반입장까지 가능하다. 서울 구파발이나 도봉구, 의정부 쪽에서도 불과 30분이면 닿을 수 있는 곳이어서 접근성이 매우 좋다. 주차장도 여러 군데 있어서 차를 가져갈 수도 있다. 호수 수변을 따라 조성된 둘레길을 걷다보면 바위틈에 피어난 들꽃들이 반겨주며, 일몰 무렵에는 아름다운 저녁노을이 호수 위에 내려앉아 일상에서 고단했던 마음을 가라앉혀 준다.마장호수 둘레길과 수상자전가
- 봄에 즐기는 창작국악 공연…'블랙무드' '자락' '어린왕자'
-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봄을 맞아 창작국악 공연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전시와 공연이 만난 이색 공연, 토속 민요를 재해석한 국악 앙상블 공연, 그리고 프랑스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창작 판소리 등이 온·오프라인으로 관객과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창작국악그룹 그림(The林)(사진=창작국악그룹 그림)창작국악그룹 ‘그림’(The林)은 31일 서울 마포구 서강대 메리홀 대극장에서 전시와 공연으로 구성한 공연 ‘블랙 무드(Black Mood)-여백의 반영’을 올린다. 조선회화 중 수묵화 이면에 담긴 서사와 한국화의 기법 및 정서적 특성을 ‘그림’의 음악으로 해석하고 영상과 긴밀한 구성으로 그려내는 무대다.이번 공연은 단순한 음악콘서트를 넘어 전시의 개념을 응용한 감상이 될 수 있도록 기획됐다. 관객은 로비에 들어서는 순간 전시 관람객이 돼 겸재 정선의 ‘박연폭포’,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 안견의 ‘몽유도원도’ 등을 감상한다. 자유롭게 전시를 관람한 뒤 공연이 이어지며, 공연 또한 로비에 전시한 회화 작품을 음악과 함께 공감각적으로 감상할 수 있는 시간으로 꾸민다.2001년 창단한 ‘그림’은 전통을 기반으로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창작 작업을 하고 있는 예술단체다. 2016년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음악극어워드 대상’, 2017년 KBS국악대상 단체상과 대상 등을 수상했다. 이번 공연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공연예술 중장기창작지원사업’ 선정작으로 무대에 오른다.국악앙상블 불세출(사진=국악앙상블 불세출)한국예술종합학교 동문들로 2006년 창단한 국악앙상블 불세출은 기획공연 ‘자락-사라져가는 것에 대하여’를 오는 4월 10일과 11일 서울 도봉구 플랫폼창동61 레드박스에서 선보인다.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활동지원사업 선정작으로 각 지역의 특색과 삶이 녹아 있는 ‘토속민요’를 주제로 코로나19와 일상에 지친 현대인에 공감과 위로를 선사한다.과거에 친숙했지만 현재는 전승이 끊긴지 오래인 ‘비나리’를 새롭게 발굴, 재구성한 무대부터 전남지방의 둥당애타령을 변주한 ‘둥당’, 서해안 지역 뱃사람들의 애환과 염원을 담은 뱃노래 ‘태안’, 누구나 쉽게 흥얼거릴 수 있는 토속민요 ‘늴리리’ 등 총 6곡을 불세출만의 색깔로 들려준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동반자 외 거리두기를 적용하며 1회당 객석 60석으로 축소해 진행한다.소리꾼 장서윤(사진=통기획)소리꾼 장서윤은 창작판소리 ‘어린왕자’를 3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한다. 생텍쥐페리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장서윤이 직접 각색하고 작창까지 맡은 작품이다. 2017년 첫 번째 창작판소리 ‘동물농장’에 이은 장서윤의 두 번째 창작판소리 작품이다.7세부터 판소리를 시작한 장서윤은 판소리와 가야금병창, 철현금 연주로 경험을 쌓았으며 전통음악을 기반으로 전방위적인 창작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무대에서는 친숙한 ‘어린왕자’ 이야기를 뉴노멀 시대 우리의 모습으로 재해석해 선보인다. 레고, 슬라임 등 다양한 소재를 이용해 극을 풀어가며, 1인 모노드라마 형식을 빌려 전통 판소리에 몰입도를 높였다. 이번 공연은 지난 10~11일 씨어터송에서 촬영했으며, 서울문화재단 창작활동지원사업의 일환이다.
- [여행]2000년간 마르지 않았던 호수, '쉼터'가 되다
- 물안개 핀 의림지의 아침풍경[제천(충북)=글·사진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중부 내륙에 위치한 아담한 소도시, 충북 제천. 하늘에서 보면 높은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 지형으로, 조용하게 돌아다니기에 안성맞춤인 도시다. 그 중심에 ‘의림지’가 있다. 제천 10경 중 으뜸으로, 제천에서 가장 유서 깊은 곳이다. 제천 시민들은 의림지에 대한 향수가 각별하다. 유년 시절 단골 소풍 장소였고, 가족의 추억이 담긴 유원지며, 오붓한 산책로와 데이트 코스로 사랑받았다. 시간을 거스르면 의림지는 용두산 아랫마을 제천의 농토를 적시는 생명줄이었다.제2의 의림지로 불리는 비룡담◇제천 10경 중 으뜸 ‘의림지’의림지는 제천시 모산동에 자리하고 있다. 원래 이름이 ‘임지’였지만 고려 때 의림지로 개명됐다. 저수지가 품은 역사는 선암사의 해우소만큼이나 깊다. 삼한시대에 처음 쌓았다고도 하고, 신라 진흥왕 때인 550년쯤 우륵이 만든 것으로도 전해진다. 당시 우륵은 제자들과 함께 이곳에서 가야금을 뜯으며 만년을 보냈다고 한다. 그가 조석으로 가야금을 연주했다는 우륵대(제비바위)와 우륵정이 남아 있다. 이후 조선시대 초기 이곳에서 현감을 지낸 박의림이라는 사람이 증축했다는 기록이 있으니, 의림지의 나이는 대략 1500~2000살쯤 된다.용두산 자락에 안긴 의림지는 못이라기보다 호수에 가까울 만큼 크고 넓다. 저수지 주변에는 수백년은 됐음직한 노송과 수양버들이 늙은 자태를 뽐낸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2㎞ 거리의 호반 둘레길로 든다. 도로에서 불과 몇 발짝 옮겼을 뿐인데 바람 끝에 실린 솔향이 싱그럽다경승지로도 유명하다. 둘레길에는 과거 시인묵객들이 시심을 풀고 풍류를 즐겼던 영호정(1807년 건립)과 경호루(1948년 건립)가 버티고 있다. 의림지 풍광을 더욱 운치 있게 해주는 것은 소나무와 수양버들이다. 저수지를 수호신처럼 지키고 선 소나무는 허리가 굽고 비틀어진 채로 수백년을 버텨왔다. 하늘로 곧게 솟은 소나무에선 기개가 느껴진다. 물가에 가지를 늘어뜨린 수양버들은 아름다운 곡선미를 자랑한다. 제천 사람들은 의림지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우리나라 최고(最古) 저수지라는 이유도 있지만, 사시사철 맑고 푸른 제천의 하늘을 담아내는 거울이기 때문이란다. 그래서일까. 의림지는 삼한시대 이후 단 한번도 물이 마른 적이 없다고 한다. 저수지 바로 아래서 지하수가 사시사철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이라는데, 앞날을 내다보는 우리 선조들의 혜안에 또 한번 놀란다. 최근에는 영화 촬영지로 많이 알려지면서 관광객들이 늘었다.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도 인기다. 늦은 밤 저수지 산책은 빼놓을 수 없다. 의림지는 제천에서 야경이 가장 아름다운 곳 가운데 하나다. 그저 바라보는 야경이 아니라 느릿하게 걸으며 느끼는 밤의 풍광이다. 의림지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떠오르고 있는 유리전망대와 용추폭포◇의림지의 새 명물, 용추폭포 유리전망대의림지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떠오르고 있는 유리전망대와 용추폭포의림지에 새 명물이 등장했다. 마치 폭포 위에 서 있는 듯 짜릿함을 안겨주는 용추폭포 유리전망대가 그것. 2020년 8월에 개방했다. 유리전망대에 가기 위해서 먼저 용추폭포를 찾는다. 제천시 캐릭터 박달신선과 금봉선녀가 앞에 있는 의림지관광안내소에서 시계 반대 방향으로 걷다 보면 오른쪽에 용추폭포가 등장한다. 유리전망대는 용추폭포 위에 설치한 인도교로, 발아래 장쾌하게 쏟아지는 폭포가 내려다보인다. 시원하게 쏟아져 내리는 물을 바라보면 켜켜이 쌓인 스트레스가 포말과 함께 사라지는 기분이다. 몇 걸음 걷지 않아 마치 폭포 위를 산책하듯 아찔하다. 폭포는 아래에서 바라보는 경우가 일반적이라, 발아래 떨어지는 물줄기를 보는 느낌이 색다르다. 용추폭포라는 이름은 이무기가 용이 돼 승천하지 못하고 터져 죽어 만들어진 곳이라는 전설에서 유래한다. 일부 주민은 지금도 용추폭포를 ‘용터지기’라고 부른다. 물 떨어지는 소리가 용 울음소리처럼 들린다고 해서 ‘용폭포’라고도 한다. 과거에는 용추폭포 아래 용 모양 바위가 있었으나, 오랜 풍화작용으로 사라졌다.용추폭포는 약 30m 높이에서 쏟아지는 물줄기가 장관이다. 웅장한 폭포의 모습을 보고 싶다면 경호루 뒤쪽으로 가야 한다. 아름드리나무 사이로 폭포가 존재감을 뽐낸다. 경호루 근처에 있는 후선각 터도 전망 포인트다. 유리전망대에 깜짝 재미도 있다. 전망대 바닥은 투명 유리와 불투명 유리가 섞여 있는데, 철제 기둥에 설치된 센서를 지나면 불투명 유리가 투명 유리로 바뀌어 폭포가 내려다보인다. 관광객은 예상하지 못한 변화에 놀라며 즐거워한다.의림지에서 북쪽으로 이어진 도보길을 따라가면 솔밭공원이 나온다. 의림지와 함께 제천사람들의 대표적인 휴식공간이다.◇의림지를 중심으로 이어진 걷기 좋은 길의림지와 이어진 길도 요즘 같은 봄날에 더없기 걷기 좋다. 의림지 남쪽으로는 ‘삼한의초록길’이 있고, 북쪽으로는 한방치유숲길이 이어진다. 의림지를 중심에 두고 이어진 이 두 길은 생김새부터 다르다. 삼한의초록길이 의림지가 가둔 물이 흘러 적시는 평야지대를 걷는 길이라면, 북쪽의 한방치유숲길은 소나무가 빼곡히 들어선 숲길이다. 농로를 확장·개조한 삼한의초록길은 의림지뜰을 북에서 남으로 일직선으로 관통해 시내 언저리까지 닿는다. 전체 2.3km 산책로를 걸으면 사방으로 시야가 툭 트인다. 산간지역인 제천에서 의외로 드넓은 평야를 걷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의림지에서 솔밭공원~비룡담~용두산으로 이어진 한방치유숲길은 이름 그대로 숲길이다. 특히 의림지와 이어진 솔밭공원은 의림지를 능가하는 숲의 규모에 놀란다. 멋들어지게 휘어진 소나무 가지 아래는 솔잎만 떨어진 붉은 흙길이다. 그늘 한 점 들기 힘든 소나무의 땅이다.솔밭공원 산책로는 바로 위 제2의림지로 불리는 비룡담으로 이어진다. 가파른 제방에 놓인 지그재그 목재 데크를 오르면 제천의 진산인 용두산 아래에 의림지와 규모가 비슷한 저수지가 초록색 물을 담고 있다. 호수 왼편 산자락으로 난 길은 상류 피재계곡으로 이어진다. 한국전쟁 당시 희생자들의 아픔이 반영된 지명이다. 약 1km를 걸으면 목재 덱이 끝나는 지점에 한방생태숲이 있다. 조성한 지 오래되지 않아 아직은 생태숲이라 부르기 민망한 수준인데, 군데군데 벤치가 있어 쉬어가기 좋다.제2의 의림지로 불리는 비룡담의 반영◇여행메모△볼거리=2019년 1월에 문을 연 의림지역사박물관은 의림지의 역사·문화·생태적 가치를 고스란히 투영하고 있는 곳이다. 의림지와 동고동락한 제천의 세월을 대형 스크린으로 만나는 ‘시간의함’, 의림지의 역사적 가치를 낱낱이 보여주는 ‘역사의함’, 용두산 피재와 의림지 등을 거쳐 농경지로 물을 공급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문화의함’,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생명의함’, 의림지의 과거와 현재 생활상을 전시하는 ‘추억의함’ 등 5개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체험거리=제천한방엑스포공원에서 운영되는 ‘홉테라피’는 제천 지역의 대표 웰니스관광 프로그램이다. 제천에서 재배되는 친환경 맥주 원료 홉을 활용하는데, 정신 안정과 육체의 이완을 이끌어내며 체내 독소를 제거하고 혈액 순환 촉진과 면역 증진에 도움을 준다. 홉차 만들기, 홉 족욕, 홉 핸드스파, 홉 코스메틱과 테라피 등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다.△먹거리=의림지 주변으로는 먹거리가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도토리묵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꿀참나무 식당’과 뽕나무 열매인 오디를 넣은 돌솥밥과 오쌕꽃비빔밥으로 유명한 ‘오디향 식당’에서 건강한 먹거리를 맛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