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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비디아-ARM M&A 부결 뜯어보면…삼성전자 빅딜전략 보인다[이슈분석]
- [이데일리 김상윤 이다원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과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팹리스(반도체 설계회사)의 팹리스’로 불리는 영국기업 ARM 인수 논의에 나서겠다고 밝히면서 향후 삼성전자의 인수합병(M&A) 전략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미국 공정거래위원회인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지난해 12월 엔비디아의 ARM 인수를 부결했던 사례를 고려해 정교한 인수 전략을 짜서 경쟁 당국의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22일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에 따르면 지난해 말 엔비디아의 ARM 인수가 막혔던 주요 논리는 ‘봉쇄효과’다. 엔비디아가 ARM을 인수하면 퀄컴 등 팹리스 업체들에 라이선스(특허)를 주지 않거나 사용료를 비싸게 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경쟁을 심하게 저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2주간의 해외 출장을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1일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시스템반도체 지배력 낮지만, 강한 견제 받을 것”이를테면 빵 제조업체 A사가 밀가루 업체 B사를 인수했는데 B사는 모든 빵 제조업체에 밀가루를 공급하는 유일한 회사였다. A사는 B사를 수직계열화하면서 싸게 밀가루를 공급받고 상대적으로 다른 업체에겐 비싸게 밀가루를 공급하거나 공급 자체를 거절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통상 경쟁당국은 A사와 다른 빵제조업체 C사간 ‘수평결합’에 대해서는 강하게 칼을 대지만 수직계열화하는 ‘수직결합’에 대해서는 제조 효율성을 끌어올려 오히려 소비자에게 득이 된다는 이유로 M&A를 막지는 않는다. 하지만 FTC는 ARM의 지배력이 압도적이라고 봤다. 삼성전자와 애플 등 전 세계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쓰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의 90% 이상을 설계하고 있는 상황에서 ARM이 엔비디아에만 유리하게 거래를 할 경우 다른 경쟁업체 간 거래에 피해가 가면서 궁극적으로 소비자 후생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본 셈이다.특히 FTC는 엔비디아가 만드는 프로세서 중 자동차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데이터 센터에 쓰이는 데이터처리장치(DPU), 클라우드 컴퓨팅에 쓰이는 중앙처리장치 등 3개 상품시장에서 경쟁이 크게 저하될 것으로 봤다. 엔비디아가 이 상품 관련 사업부를 매각하면 ARM을 인수할 수 있지만 실효성이 없기 때문에 결국 매각을 포기한 셈이다.엔비디아와 달리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압도적인 시장지배력을 보유한 상품은 없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와 옴디아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스마트폰 AP에서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은 6.6%에 불과하다. 1위 퀄컴의 점유율은 37.7%이고 미디어텍은 26.3%, 애플은 26.0%다. 이미지센서의 경우 1위는 소니(43.5%), 2위는 삼성전자(18.1%), 디스플레이 구동칩(DDI)의 경우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25.7%, 노바텍 24.6%, LX세미콘 10.9% 등이다. 상대적으로 엔비디아에 비해 삼성전자가 ARM을 인수하더라도 시장 지배력이 약하기 때문에 경쟁이 크게 저해될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하지만 ARM의 반도체설계기술은 스마트폰AP, 태블릿AP를 넘어 클라우드서버, 인공지능(AI) 프로세서 등으로 확장되고 있다. 크기가 작으면서도 저전력 프로세서를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텔, 퀄컴, 엔비디아를 넘어 테슬라, 구글까지도 차세대 저전력 프로세서 제작에 달라붙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ARM을 인수해 유리한 고지에 오르는 상황을 마냥 지켜볼 수 없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기업결합 심사 과정에서 강하게 반대 의견을 제기하면서 삼성전자의 인수를 방해할 것”이라고 했다.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사진=AFP)◇시장지배력 낮은 팹리스 간 ‘연합’ 필요이런 상황에서 컨소시엄을 통한 공동 인수 방식이 거론되고 있지만 ‘연합군’을 어떤 방식으로 구성할지가 관건이다. 모든 이해관계자끼리 공동인수를 할 경우에는 경쟁제한성이 없기 때문에 인수가 가능하다. 하지만 지분을 모두 공유할 경우 삼성전자가 자사에 유리하게 ARM의 라이선스를 이용할 수가 없어 M&A 효과가 떨어진다. 아울러 자칫 퀄컴과 삼성전자가 손을 잡을 경우 스마트폰AP 합산 점유율이 44.3%로 올라서기 때문에 미디어텍이나 애플이 강하게 반발할 수 있다.인텔과 삼성의 컨소시엄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이 경우 PC를 중심으로 한 인텔의 중앙처리장치(CPU) 아키텍처와 모바일기기 중심의 ARM 아키텍처간 수평결합이 되는 문제도 발생한다. 이 경우 FTC가 M&A를 불허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주완 포스코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삼성전자가 컨소시엄을 구성한다면 팹리스 분야에서 지배력이 적은 업체들을 끼워 넣어야 인수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했다.이런 상황에서 이 부회장과 손 회장이 만날 경우 인수를 논의하기 보다는 전략적 기술 제휴 등을 검토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삼성전자는 ARM의 기술력을 이전받고 ARM은 라이선스 가치를 키워 기업공개(IPO) 가치를 높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손 회장도 이날 인수가 아닌 ‘전략적 협력’이라는 문구를 썼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반도체 중립국인 ARM의 매각은 사실상 불가능할 수 있다”며 “특히 최근 반도체가 국가안보 자원으로 자리 잡고 있어 사실상 ARM을 인수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는 분위기다. 양측의 대화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 삼성, ARM 인수해 시스템반도체 1위 도전…반독점 논란 돌파 관건
- [이데일리 김상윤 최영지 이다원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만나겠다는 뜻을 밝히며 ‘반도체의 중립국’으로 불리는 반도체 설계회사 ARM 인수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의 인수가 무산된 이후 대주주인 손 회장은 한때 나스닥 기업공개(IPO) 쪽으로 발을 옮겼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인텔, 퀄컴 등이 인수 의향을 보이면서 다시 매각 시도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반도체 독과점 우려가 큰 상황에서 글로벌 경쟁 당국의 칼을 피할 정교한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2주간의 해외 출장을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1일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내달 서울서 ARM 인수 본격 논의21일 중남미, 영국 등 글로벌 경영행보를 마치고 귀국한 이 부회장은 기자들과 만나 “(영국에 본사를 둔) ARM 경영진은 안 만났지만, 내달 (대주주인) 손 회장이 서울에 와 만날 것”이라며 “(손 회장이) ARM 인수 관련 제안을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ARM 인수·합병(M&A) 관련 구체적인 행보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1990년 영국에서 설립한 ARM은 ‘팹리스(반도체 설계회사)계의 팹리스’라고 불린다. 삼성전자, 애플, 퀄컴, 애플, 화웨이, 미디어텍 등 세계 1000여 기업에 반도체 기본 설계도인 아키텍처(프로세서 작동법)를 만들어 제공하고 사용료(로열티)를 받고 있다. 무겁고 전력 사용이 많은 인텔의 아키텍처에 비해 작고 효율적인 프로세서를 만들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저전력이 필요한 스마트폰의 90% 이상, 태블릿PC의 85%가 ARM이 기본 설계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사용하고 있다.소프트뱅크는 지난 2016년 ARM을 320억달러에 매입한 이후 4년 만에 400억달러 가치를 받으며 그래픽 반도체 팹리스인 엔비디아에 매각을 시도했다. 하지만 반독점 문제가 불거지면서 매각이 무산됐다. 미국의 공정거래위원회인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엔비디아가 ARM을 인수하면 다른 팹리스 업체에 대한 라이언스 제공이 불리해지거나 거래가 아예 차단되는 ‘봉쇄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며 M&A를 불허했기 때문이다. ARM을 인수한 엔비디아는 반도체 설계에 대한 수직계열화를 완성하면서 경쟁사 대비 우월적 지위에 오를 수 있었지만, 눈물을 머금고 인수를 포기했다.엔비디아 인수가 매각되면서 ARM의 행방은 오리무중이 됐다. 손 회장은 매각이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IPO도 고려했지만, 여러 반도체 설계회사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반독점 논란을 피하면서 인수에 나서는 방안을 제안하면서 기류가 바뀌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유력한 인수 주체로 부상한 셈이다.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 기술력을 자랑하지만, 중앙처리장치(CPU) 등 프로세서 분야에서는 후발주자다. ARM이 보유한 반도체 설계 기술력이 더해진다면 삼성전자가 내세우는 ‘2030 시스템반도체 1위’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다. 5G, 인공지능(AI) 등이 발전하면서 빅데이터를 처리하면서도 에너지효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저전력 프로세서에 대한 요구가 거센 상황에서, ARM을 인수한다면 인텔 등을 제치고 시스템반도체 선두주자로 오를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수 있다.◇반독점 논란 피할 인수방식 관건관건은 인수 방식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다른 전략적 투자자(SI)와 컨소시엄을 꾸려 공동인수에 나서는 방식을 고려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독 인수에 나설 경우 시스템반도체 사업부문과 시너지를 만들면서 효율성을 최대로 끌어올릴 수 있지만, 반독점 심사 문턱을 넘는 게 쉽지 않은 터라 독과점 남용 가능성을 최대한 낮춰야 하기 때문이다. 팻 겔싱어 인텔 CEO가 지난 5월 이재용 부회장과 서울에서 만나면서 ARM 공동인수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ARM의 아키텍처와 인텔의 아키텍처가 합쳐지면 수직결합의 봉쇄효과를 넘어 아키텍처 수평결합에 의한 독과점까지 불거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오히려 ARM의 아키텍처를 이용하고 있지 않은 차량용 반도체 팹리스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삼성전자가 ARM 인수에 성공하면 전장·오디오 전문기업 하만 인터내셔널을 인수한 지 6년 만에 대형 M&A가 이뤄진다. 그간 사법 이슈로 적극적으로 경영에 나서지 못한 이 부회장이 복권 이후 본격적으로 ‘뉴삼성’ 플랜에 나서는 셈이다.김양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저전력 반도체 핵심 설계기술을 보유한 ARM을 인수하는 것은 삼성전자로서 상당히 의미가 크다”면서 “다만 반독점 이슈가 워낙 거센 상황에서 매각 주체인 소프트뱅크와 함께 정교한 전략을 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삼표레일웨이, 세계 철도시장 공략 박차
-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삼표레일웨이는 대만 시장 점유율 90%를 달성하고 인도에 첫 진출하는 등 세계 철도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사진=삼표레일웨이)삼표레일웨이는 그동안 해외 기술 및 부품에만 의존했던 고속분기기(열차를 한 궤도에서 다른 궤도로 진행 방향을 바꾸는 장치)를 국산화하고, 사전 제작형 콘크리트 궤도(PSTS)를 확대 적용하는 등 국내 철도기술 경쟁력 향상에 기여해 왔다.분기기 개발 및 생산으로 출발한 삼표레일웨이는 현재 철도궤도용품 생산뿐만 아니라 PSTS 궤도시스템 개발 및 생산, 철도궤도공사 시공과 레일연마를 포함한 궤도유지 보수사업 등 다각화된 철도전문기업이다. 사업 초기 이집트, 인도네시아, 콜롬비아 등의 각 수요처에 공급함으로써 수출 실적을 쌓았다.지난 1997년 충북 오송에 국내 최초 분기기 생산 전용공장을 갖추고 연간 분기기 약 1000세트 생산 체제를 구축해 공장 내 R&D(연구·개발)를 위한 기업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신제품 개발과 기술 연구를 위한 투자도 지속하고 있다. 축적된 기술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각국 수요처의 요구수준에 맞는 분기기를 개발해 제공함으로써 최근 20년 간 대만, 이란, 브라질, 파키스탄, 베트남, 필리핀 등으로 공급 시장을 확대했다.대만의 경우 오랜 기간 시장을 선점하고 있던 일본을 누르고 1998년 대만동부철도건설국에 처음으로 공급을 시작한 이후 현재는 시장 점유율을 90%까지 끌어올렸다. 지난해에는 대만철로관리국이 시행한 분기기 PC침목화 교체 프로젝트를 위한 분기기 1600세트(계약가 약 900억원) 구매입찰을 수주해 올해 5월 1차 물량을 납품했다. 오는 2023년까지 납품을 최종 완료할 예정이다. 삼표레일웨이는 대만시장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시장 성장 가능성이 큰 인도의 현지 파트너사와 함께 생산 거점의 현지화를 추진하고 있다.특히 지난해 12월에는 오랜 노하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 제작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개발한 FBW 머신을 인도에 납품했다. 분기기 제작에 필요한 망간 크로싱과 레일의 이종 재질을 용접하는 전문 장비로, 삼표레일웨이의 독자적인 기술력을 접목한 이후 FBW 머신 첫 수출 사례이다. 삼표레일웨이는 내년에도 이 장비를 인도에 추가로 납품할 계획이다.삼표레일웨이 관계자는 “해외 각국의 시장과 사업 환경을 검토해 글로벌 도약이라는 비전을 바탕으로 제품 수출 확대와 신시장 개척에 역점을 두고 있다”며 “앞으로 더욱 신뢰받는 글로벌 분기기 전문업체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라이엇 ‘발로란트’ 역주행 신화…국내 FPS ‘3강’ 굳힌다
-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라이엇 게임즈가 ‘발로란트’를 통해 올해 국내 1인칭슈팅(FPS)게임 시장 ‘3강(剛) 굳히기’에 나선다. 출시 초기엔 각종 ‘핵’으로 다소 부침이 있었지만, 2년 만에 환골탈태한 모습이다. 올해 FPS 시장의 핵심인 PC방에서 자체 최고 점유율을 기록했고 , 월평균 이용자 수도 전년대비 90% 이상 급증하는 등 역주행 신화의 주인공이 됐다. ‘발로란트’가 ‘서든어택’(넥슨), ‘배틀그라운드’(크래프톤) 등과 함께 국내 FPS 게임 시장의 주요 축이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6월부터 PC방 톱10 진입, 최근 6위까지 올라7일 PC방 게임통계업체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발로란트’는 지난 6일 기준 국내 PC방 점유율 4.18%를 기록했다. 이는 국내 FPS 게임 중에선 ‘서든어택’(6.08%), ‘배틀그라운드’(5.22%)에 이은 3위에 해당한다. ‘발로란트’가 이처럼 국내 대표 FPS 게임들과 3강 체제를 형성한 건 지난달 18일부터다. 당시 PC방 점유율 4.08%를 기록하며 두 게임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고, 지난달 21일엔 4.19%로 자체 최고 점유율을 찍기도 했다. ‘발로란트’의 월평균 PC방 점유율도 2.86%를 기록했는데, 지난 1월(1.65%)에 비해 대폭 상승한 수치다. 라이엇 게임즈가 2020년 ‘발로란트’를 출시한 이래 가장 높은 점유율이다. 더불어 월평균 이용자 수도 전년대비 94%나 증가했다. 지난 5월만 해도 ‘발로란트’의 PC방 전체 순위는 10위 밖으로 밀려나 있었지만, 6월부터 10위내로 진입하더니 최근엔 6위까지 올랐다. 과거 언제나 ‘발로란트’의 앞에 있었던 블리자드 ‘오버워치’(7위)도 앞질렀다. 괄목할만한 성장이다.‘리그 오브 레전드’(LoL)로 전 세계적인 흥행을 기록한 라이엇 게임즈는 2020년 ‘발로란트’로 FPS 장르에 처음으로 도전했다. LoL 제작사가 만든 FPS라는 점에서 출시 이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발로란트’의 초기 반응은 좋지 못했다. 예상치 못한 비인가 프로그램(핵) 등이 기승을 부리면서 초기 이용자들의 발길을 끊게 만들었기 때문이다.절치부심했던 라이엇 게임즈는 숙제였던 ‘핵’ 방지를 위해 독자적인 시스템 ‘뱅가드’를 개발했다. 또한 적이 시야에 들어오기 전엔 이용자 위치를 생략하는 ‘전장의 안개’ 시스템을 도입, 지형지물 투시핵을 막았다. 이용자들의 끌어오기 위해선 무엇보다 공정하고 깨끗한 게임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판단에서였는데, 이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사진=라이엇게임즈◇1인당 게임시간도 92% 늘어, 장기적 상승세 기대감더 흥미로운 것은 ‘발로란트’의 1인당 게임시간이다. 지난 7월 기준 ‘발로란트’의 1인당 게임시간은 전년 동기대비 92% 늘었다. 일반적으로 특정 게임 이용률이 크게 늘었을 때 라이트(가볍게 즐기는) 이용자들까지 증가하면서 인당 게임시간은 줄어든다. 하지만 ‘발로란트’는 이용률이 크게 늘었음에도 인당 게임시간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모습이다. 최근의 상승세가 일시적인 흐름이 아니라는 의미로 분석할 수 있다. ‘발로란트’의 이 같은 역주행에는 특유의 게임성도 한 몫을 했다. 헤드샷 한 발에 교전이 종료되는 ‘긴장감’은 ‘발로란트’의 가장 큰 강점이자 재미 요소로 꼽힌다. 다양한 요원들의 각기 다른 스킬이 빚어내는 수많은 변수도 이용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은 주요 포인트다.지속해서 출시되는 인게임 콘텐츠와 국내 이용자들을 위한 다양한 마케팅·이벤트 또한 한 요인이다. 라이엇 게임즈는 지난 2월 래퍼 릴보이, 미란이와 함께 ‘발로란트’에 등장하는 한국 요원 제트 뮤직비디오 ‘캔트 슬로우 미 다운’(Can’t Slow Me Down)을 선보인 바 있다. 이는 이용자들에게 많은 호평을 받으며 유튜브 조회 수 560만회를 돌파하기도 했다. 지난 6월29일부터 7월1일까지 진행된 ‘발로란트’ 스트리머 대회 ‘스발전’ 역시 ‘트위치’ 등 주요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꾸준히 호응을 이어오고 있다.그간 ‘발로란트’가 다양한 이벤트, 캠페인을 통해 PC방과의 연결고리를 강화한 점 역시 게임의 상승세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라이엇 게임즈는 PC방에서 이용자간 대결(PvP) 플레이를 통해 주어지는 PC방 조각으로 다양한 경품에 응모할 수 있는 ‘VAL조각 이벤트’를 개최해왔고, 지난달 PC방 ‘썸머 VAL캉스’도 진행했다.구기향 라이엇 게임즈 홍보 총괄은 “‘발로란트’가 온라인 게임 순위에 파란을 일으키고 있는 건 업데이트와 이벤트, 클린한 게임 환경 조성을 위한 노력에 아낌없는 지지를 보내주신 이용자들 덕분”이라며 “올 하반기에도 PC방에서 친구 또는 지인과 재밌게 ‘발로란트’를 즐길 수 있는 각종 이벤트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라이엇 게임즈가 PC방과 협업해 진행하는 ‘썸머 VAL캉스’. (사진=라이엇 게임즈)
- [한눈에 보는 월가 투자의견]깜짝실적 낸 핀듀오듀오 목표가 ‘쑥’
- [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중국에 기반을 둔 전자상거래 업체 핀듀오듀오가 최근 시장의 예상치를 웃도는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월가에서도 목표가 상향이 이어지고 있다. 핀듀오듀오는 ‘618쇼핑 축제’ 흥행 등으로 시장의 전망치를 두 배 이상 웃돈 순이익을 거뒀다. 반면 실적 부진 속에서 강력한 인력·사업 구조조정 계획을 밝힌 소셜 플랫폼 기업 스냅은 향후 성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월가의 평가도 보수적으로 바뀌고 있다. 31일(현지시간) 월가의 투자의견을 정리해봤다. ◇목표가 상향- 맥쿼리는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핀듀오듀오(PDD)의 목표주가를 77달러에서 104달러로 높이고, 투자의견은 시장수익률상회(Outperform) 유지.- 바클레이즈는 천연가스 탐사 기업 코테라 에너지(CTRA)의 목표주가를 37달러에서 43달러로 높이고, 투자의견은 비중유지(Equal-Weight) 유지.- 웨드부쉬는 미국 최대 가전제품 판매기업 베스트바이(BBY)의 목표주가를 75달러에서 80달러로 높이고, 투자의견은 중립(Neutral) 유지.- 바클레이즈는 캐나다 천연가스 기업 오빈티브(OVV)의 목표주가를 71달러에서 75달러로 높이고, 투자의견은 비중확대(Overweight) 유지.- 오펜하이머는 일반 산업부품 제조사 칼라일(CSL)의 목표주가를 335달러에서 360달러로 올리고, 투자의견은 시장수익률상회(Outperform) 유지.- 애틀란틱 에쿼티는 온라인 주식거래 플랫폼 로빈후드(HOOD)의 목표주가를 5달러에서 7달러로 올리고, 투자의견은 비중축소(Underweight) 유지.- 베어드는 주방 및 욕실 캐비닛 제조사 아메리칸 우드마크(AMWD)의 목표주가를 54달러에서 58달러로 올리고, 투자의견은 중립(Neutral) 유지.- 모건스탠리는 노인 대상 헬스케어 서비스 제공업체 오크 스트리트 헬스(OSH)의 목표주가를 19달러에서 30달러로 올리고, 투자의견은 비중유지(Equal-Weight) 유지.- 바클레이즈는 클라우드 보안 솔루션 제공기업 크라우드 스트라이크 홀딩스(CRWD)의 목표주가를 215달러에서 225달러로 올리고, 투자의견은 비중확대(Overweight) 유지.- 바클레이즈는 통합 에너지 회사 코노코필립스(COP)의 목표주가를 142달러에서 153달러로 올리고, 투자의견은 비중확대(Overweight) 유지.◇목표가 하향- 바클레이즈는 담배 제조사 터닝포인트 브랜즈(TPB)의 목표주가를 38달러에서 28달러로 낮추고, 투자의견은 비중확대(Overweight) 유지.- 웨드부쉬는 애완동물 용품 및 사료 온라인 판매사 쉐위(CHWY)의 목표주가를 44달러에서 35달러로 낮추고, 투자의견은 중립(Neutral) 유지.- 도이치뱅크는 쉐위(CHWY)의 목표주가를 52달러에서 40달러로 낮추고, 투자의견은 매수(Buy) 유지.- 벤치마크는 소셜 미디어 플랫폼 운영사 스냅(SNAP)의 목표주가를 15달러에서 12달러로 낮추고, 투자의견은 매수(Buy) 유지.- 코웬앤코는 의류 판매사 갭(GPS)의 목표주가를 12달러에서 10달러로 낮추고, 투자의견은 시장수익률(Market Perform) 유지.- 바클레이즈는 석유 및 가스 탐사 기업 옥시덴털 페트롤리움(OXY)의 목표주가를 79달러에서 75달러로 낮추고, 투자의견은 비중확대(Overweight) 유지.- 바클레이즈는 컴퓨터 및 프린터기 등 제공 기업 휴렛패커드(HPQ)의 목표주가를 32달러에서 27달러로 낮추고, 투자의견은 비중축소(Underweight) 유지.- 코웬앤코는 휴렛패커드(HPQ)의 목표주가를 38달러에서 30달러로 낮추고, 투자의견은 시장수익률(Market Perform) 유지.- 코웬앤코는 모바일 및 PC용 웹브라우저 개발사 오페라 ADR(OPRA)의 목표주가를 14달러에서 10.50달러로 낮추고, 투자의견은 시장수익률상회(Outperform) 유지.- 베어드는 HD비디오 반도체 제조사 암바렐라(AMBA)의 목표주가를 125달러에서 90달러로 낮추고, 투자의견은 시장수익률상회(Outperform) 유지.- 바클레이즈는 석유 및 가스 탐사 기업 파이어니어 내추럴 리소시스(PXD)의 목표주가를 324달러에서 309달러로 낮추고, 투자의견은 비중확대(Overweight) 유지.- 바클레이즈는 석유 및 가스 탐사 기업 마라톤 오일(MRO)의 목표주가를 35달러에서 31달러로 낮추고, 투자의견은 비중확대(Overweight) 유지.
- 한은, 올해 물가 5.2% 전망…이창용 "물가 고점 당겨질 수도"(종합)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삼성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올린 후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출처: 한은)[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한국은행이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5.2%로 높였다. 1998년 4월 물가안정목표제 시행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의 물가전망치를 제시한 것이다. 내년에도 물가상승률은 3.7%에 달한다. 내년말까지도 목표치(2%)보다 높은 3%대가 예상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물가 고점이 앞당겨질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물가가 쉽사리 떨어지진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경제성장률은 올해, 내년 각각 2.6%, 2.1%로 석 달 전보다 각각 0.1%포인트, 0.3%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다만 잠재성장률(2%)보다 높은 수준이다. 한은은 성장세가 이보다 소폭 떨어지더라도 물가가 4~5%대로 높다면 계속해서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출처: 한국은행)◇ 이창용 “8월 물가, 7월보다 낮다”…고점 당겨져도 여전히 높은 물가 한은은 25일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와 내년 물가상승률을 각각 5.2%, 3.7%로 석 달 전(4.5%, 2.9%)보다 0.7%포인트, 0.8%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올해 물가상승률은 이데일리가 11명의 증권사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와 같은 수치다. 이는 1998년 1월 한은이 1998년도 연간 물가상승률을 9.0%로 전망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의 물가 전망치를 제시한 것이다. 내년 물가상승률 전망치도 시장 예상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올 하반기 5.9%로 고점을 찍고 내년 상반기 4.6%, 하반기 2.9%로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가가 고점을 찍는 시기가 앞당겨질 것으로 예측했으나 내년초에도 물가상승률은 5~6%대, 내년말에도 3%대로 높을 전망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8월 물가상승률이 7월(6.3%)보다 낮아질 것”이라며 7월 금통위 기자회견에서 물가가 3분기말·4분기초에 고점을 찍을 것이라고 예측했으나 물가 고점시기가 여름께로 당겨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유가가 두 달간 떨어져 정점이 7월이 될지, 9월이 될지 판단하긴 어렵지만 빨라질 가능성도 있다”며 “문제는 정점이 지났다고 해서 안정 국면으로 간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한은은 두바이유 기준으로 국제유가가가 배럴당 101달러(기간 평균)로 석 달 전 전제치(102달러)보다 1달러 낮아진다고 밝혔다. 내년은 93달러로 동일했다. 주요 기관에선 경기침체 우려에 국제유가가 2분기 고점을 찍고 떨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 성장률 하향 조정해도 내년까지도 잠재 넘는 성장 한은은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낮췄지만 경제성장률은 하향 조정했다. 올해와 내년 성장률을 각각 2.6%, 2.1%로 낮췄다. 석 달 전보다 각각 0.1%포인트, 0.3%포인트 낮춘 것이다. 한덕수 총리는 올해 성장률을 2.3%라고 밝혀 하반기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정사실화했으나 한은 전망대로라면 올 하반기에도 3, 4분기 0.1~0.2%(전분기 기준)를 유지한다. 이 총재는 “지난 2개월간 숫자를 보면 소비가 생각보다 좋았다”며 “한 총리가 (2.3%라고 한 것은) 이런 (소비) 자료가 나오기 이전이라 정부와 한은의 경기 인식은 비슷하다”고 밝혔다. 민간소비는 올해 3.7%에서 4.0%로 상향 조정됐다. 소득 개선과 일상 회복으로 서비스 중심으로 소비 회복이 예상된다. 반면 상품수출은 3.2%에서 3.2%로 하향 조정됐다. 중국, 미국의 경기 둔화에 스마트폰, PC 등을 중심으로 IT수출 부진이 예상되고 화공품, 철강, 기계 역시 수요 부진을 겪을 전망이다. 수입 역시 3.4%에서 2.9%로 낮아졌다. 설비투자, 건설투자는 마이너스 성장세가 더 확대될 것으로 예측됐다. 설비투자는 -1.5%에서 -3.8%로, 건설투자는 -0.5%에서 -1.5%로 큰 폭의 역성장이 예상된다. 내년엔 투자가 플러스로 전환되지만 민간소비가 2.6%로 쪼그라들고 상품 수출은 1.6%, 수입은 2.1%로 성장세 둔화가 예상된다. 이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이 3.1%, 교역 신장률이 4.1%로 석 달 전(3.4%, 4.6%)보다 0.3%포인트, 0.5%포인트 쪼그라든다는 전제 하에서 나온 전망이다. 올해 미국, 중국 성장률은 모두 1.7%로 위축되고 유로 지역은 2.8% 성장세가 예상된다. 내년엔 성장률과 교역 신장률이 각각 2.9%, 3.5%로 더 위축된다. 이에 따라 수출의 성장기여도는 급락하고 내수에 의존한 성장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올해 내수 기여도는 1.8%포인트, 수출은 0.8%포인트가 예상되고 내년엔 각각 1.5%포인트, 0.6%포인트가 전망된다. 성장률 하향 조정에도 고용은 호조세를 보일 전망이다. 올해 취업자 수는 74만명, 내년 14만명이 예상된다. 이는 종전(58만명, 12만명)보다 16만명, 2만명 증가한 것이다. 다만 경상수지 흑자폭은 올해 500억달러에서 370억달러로 축소된다. 내년엔 540억달러에서 340억달러로 위축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율은 작년 4.9%에서 올해 2% 초반, 내년 2%내외로 하락할 전망이다. 무역수지 적자 흐름으로 상품수지 흑자폭이 감소하고 해외여행 수요 증가에 서비스 수지 또한 적자폭이 확대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해외 투자에 따른 배당소득도 경기둔화에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 美 소비 흔들…물가 폭등에 초저가 마트만 호황
- [버겐필드(미 뉴저지주)=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 버겐필드에 위치한 독일계 초저가 마트 ‘알디’(Aldi). 이른 오후에도 장 보려는 사람들로 꽤 붐볐다. 매장에서 만난 헬렌(42)씨는 이날 알디의 PB 상품인 0.5갤런(1갤런=3.785ℓ)짜리 유기농 우유 ‘심플리 네이처’를 카트에 담았다. 가격은 1개당 3.65달러(약 4800원). 헬렌씨는 “몇 달 전까지는 유명 브랜드인 ‘호라이즌’ 우유를 샀지만 지금은 PB 상품을 산다”며 “가격이 저렴한데도 질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알디와 가까운 W 매장에서 호라이즌 우유의 가격은 6.39달러(약 8400원)였다. 차이는 2.74달러. 4개를 사면 한국 돈으로 1만4000원이 넘는 액수로 결코 작지 않은 차이다. 같은 날 알디 인근의 또 다른 초저가 마트 ‘리들’(Lidl)에는 매장 곳곳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저렴한 식료품들’(suspiciously low priced groceries)이라는 팻말이 걸려 있었다. 리들 관계자는 “고기, 채소, 과일 등의 가격이 매우 저렴하다”고 했다. 얼추 둘러보니 30% 정도 더 쌌다. 통상 10달러 초반대에 살 수 있는 수박 한 통의 가격이 리들에서는 4.99달러에 불과했다.미국 뉴저지주 버겐필드에 위치한 독일계 저가형 마트 ‘알디’(Aldi)에서 소비자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김정남 특파원)◇초저가 마트 알디·리들 고공행진물가 폭등 시기에 초저가 마트 알디와 리들의 실적이 고공행진을 기록하고 있다. 미국 유통의 상징인 월마트 등이 소비 위축 경고를 쏟아내는 것과는 전혀 다른 기류다. 야후파이낸스가 인용한 데이터 분석업체 칸타르의 집계를 보면, 지난달 10일까지 12주간 알디의 매출액은 이전 12주 대비 11.3% 급증했다. 리들의 경우 13.9% 늘었다. 미국 전역의 수퍼마켓 매출액이 0.1% 증가하는 동안 두 회사는 두자릿수 성장한 것이다. 그 사이 두 회사의 합산 시장점유율은 16%까지 상승했다. 식료품과 잡화 위주로 가성비 상품을 구성한 알디와 리들에 고객들이 몰린 셈이다.칸타르의 프레이저 맥케빗 소매부문 책임자는 “식료품 가격이 기록적인 고점까지 폭등하면서 소비자들이 점점 PB 제품에 의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이들의 성공은 역설적으로 미국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이 각박하다는 얘기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달 소매판매 증가율은 전월 대비 0.0%를 기록했다. 소비 규모가 전월과 비교해 늘지 않았다. 주유소(-1.8%), 자동차·부품(-1.6%), 의류·액세서리(-0.6%), 백화점(-0.5%) 등에서 소비가 크게 줄었다. 그 대신 온라인 판매(2.7%), 잡화점(1.5%) 등은 늘었다. 이는 물가 폭등기의 소비 패턴이라는 진단이 많다. 자유 소비재(없어도 상관없고 있으면 더 좋은 PC, 자동차, 레저 등과 관련한 상품) 등의 씀씀이는 줄이는 대신 가격이 저렴한 곳을 찾아 생필품 위주로 구매하는 것이다. 더그 맥밀런 월마트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CNBC와 만나 “인플레이션이 식료품 가격을 상승시키면서 부유한 가정도 가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유통 공룡들은 ‘눈물의 재고떨이’알디와 리들뿐 아니다. 미국판 ‘천원숍’의 인기도 부쩍 상승하고 있다. 달러제너럴은 전체 1만8000여개 매장 중 2300곳에서 신선 농산물을 팔고 있는데, 이를 1만개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달러제너럴의 버겐필드 매장에서 만난 앤드루씨는 “다른 대형마트는 너무 비싸서 이제는 식료품도 이곳에서 산다”고 말했다. 달러제너럴의 주가는 올해 들어 8.52% 상승했다. 월마트, 타깃, 로우스의 주가가 각각 3.55%, 24.41%, 15.71% 하락한 것과는 대조적이다.실제 전통의 유통 강자들은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이날 주요 유통업체인 타깃은 올해 2분기 39센트의 주당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 예상치(72센트)의 절반 수준이다. 1년 전보다는 90% 가까이 떨어졌다. 사실상 어닝 쇼크라는 평가다. 이는 쌓이는 재고를 밀어내기 위한 ‘눈물의 재고떨이’로 인해 수익이 악화한 탓이다. 브라이언 코넬 타깃 CEO는 “과잉 재고를 신속하게 처리했던 결정이 실적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월마트 역시 2분기 내내 재고를 털기 위한 역대급 할인 행사를 벌였다.미국 뉴욕시 맨해튼에 위치한 99센트 피자가게 앞에 고객들이 몰려 있다. (사진=AFP 제공)
- '부진의 늪' 빠진 삼성전자 주가…실적발표 앞두고 휘청
-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7일 2분기 잠정 실적 발표를 하루 앞두고 1% 넘게 하락했다. 기관과 외국인의 ‘팔자’ 속에 개인만 ‘사자’를 이어갔다. 경기 침체 우려가 국내 증시를 짓누른 가운데 반도체 업황 불확실성이 실적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주가는 최근 우려를 상당 부분 선반영했지만, 감익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경기 침체·반도체 우려에 지지부진…기관·외인 ‘팔자’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800원(1.40%) 하락한 5만6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는 지난 5일까지 2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5만7000원대를 되찾았지만, 이날 하락에 지난 4일 52주 최저가(5만5700원)와 다시 격차를 좁혔다. 기관·외국인의 매도세가 7월 들어서도 지속되고 있다. 이날 기관은 1230억원, 외국인은 90억원을 팔아치웠고, 개인만 홀로 1300억원을 사들였다. 6월부터 이날까지 외국인은 3조9330억원, 기관은 1080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은 3조9360억원은 순매수했다. 반도체 업황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경기 침체 우려가 부각되면서 삼성전자를 비롯한 코스피 대형주를 짓눌렀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유럽 경기 침체 우려 부각과 원·달러 환율 장중 1310원 돌파 등 강달러 기조 심화에 외국인 매도세가 확대되며 코스피 대형주 중심으로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에 대한 실적 눈높이도 낮아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7일 2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증권가들의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4조6954억원으로 1개월 전(15조2823억원) 대비 3.84% 감소했다. 하반기 반도체 업황 우려에 연간 실적 컨센서스가 하향 조정되고 있다.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올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를 58조9880억원으로 추정했다. 이는 1개월 전(63조3102억원)보다 6.83% 내려잡은 수준이다.◇ “내년 1분기까지 감익 추세…가격 매력적이나 신중 접근”경기 침체 공포가 부각되면서 삼성전자를 비롯한 글로벌 반도체 기업에 대한 이익 전망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인플레이션으로 가계 실질 소득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금리 인상으로 경기가 냉각될 것이란 우려가 예상보다 빨리 다가왔다는 분석이다. 마이크론이 최근 실적발표를 통해 제시한 4분기 매출 가이던스는 기존 컨센서스를 크게 하회했고, 대만 TSMC는 고객사가 하반기 칩 주문량이 줄어들 수 있어, 올해 수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이미 분기 매출이 전 분기보다 감소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 업황에 대해 “불과 1~2주 만에 침체 여부가 아닌 강도와 길이로 이슈가 바뀐 듯하다”며 “PC와 스마트폰 수요는 어쩌면 예상보다 더 안 좋을 수 있고, 믿었던 서버 수요도 균열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증권가는 삼성전자에 대해 올해뿐 아니라 내년 초까지도 실적 감익 추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다올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을 기존(59조원)보다 대폭 낮은 51조3000억원으로 추정했다. △세트(모바일·TV)의 전방 수요 둔화, 유통 채널 오더컷, 원화 약세에 따른 수익성 약화 △반도체는 재고에 따라 하반기 D램과 낸드 가격 낙폭 확대를 요인으로 꼽았다. 다만 주가에 최근 우려가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양재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2023년 1분기까지 실적 감익 추세를 예상한다”며 “다만 최근 주가에 우려가 상당 부분 반영되면서 과거 주가가 실적을 약 6개월 선행한 선례를 감안하면 오는 4분기 본격적인 주가 회복 국면을 예상한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반도체 업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왔다. 이 센터장은 “반도체 업종은 계속된 주가 하락으로 밸류에이션 관점에서 주가는 비싸지 않은 상태가 됐다”며 “장기 투자자들은 서서히 매수 타이밍을 고려할 만한 수준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그러면서도 “앞으로 기업들의 가이던스와 애널리스트들의 실적 추정치 하향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점에서 불안한 국면이 마무리됐다고 판단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