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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 집값 폭락할까요?…부동산전문가 6인의 대답은
-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직장인 정 모(37)씨는 올해 초부터 내 집 마련을 하려고 나섰다가 지금은 안도의 한숨을 내 쉬고 있다. 매수세가 꺾이면서 정 씨가 봐 둔 지역에서도 하락거래가 속속 등장했기 때문이다. 정 씨는 “조바심에 집을 샀다가 ‘상투’ 우려에 빠진 지인들이 많다”며 “내년에 집값이 더 떨어지면 매수 고민을 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투자로 쏠쏠한 수익을 올리던 김 모(41)씨는 대출규제 여파 등으로 주택 매수세가 꺾이자 오피스텔이나 상가 등 비주택 투자를 노리고 있다. 김 씨는 그러나 눈독 들인 비규제지역의 부동산 투자처가 있지만 내년 집값 전망이 불확실해 선뜻 투자 결정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는 “내년 대선 이후 부동산정책 변화를 일단 살펴봐야 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 (그래픽= 김일환 기자)최근 주택시장이 심상치 않다. 매매거래는 뚝 끊기고 급급매(급매물보다 더 싼 매물)가 아니면 매수세도 안 붙는다. 올해 상반기까지 불장이던 시장이 하반기 들어서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꽁꽁 얼어붙었다. 서울 집값도 주춤한 가운데 대구시와 세종시는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다. 부동산시장 전문가들은 집값 급등에 따른 피로감에 대출 규제, 금리 인상 등이 더해지면서 매수 심리가 위축된 데 따른 것이라는 진단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 수도권 아파트 매매 수급지수는 98.2로 지난주(99.3)보다 1.1포인트 하락했다. 수급지수가 100 이하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5월 이후 처음이다. 매매지수가 100보다 낮으면 아파트를 사는 사람보다 파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다. 부동산 지표가 일제히 거꾸러지자 무주택자 정 씨나 부동산 투자자 김 씨처럼 추격 매수보다는 향후 시장 상황을 좀 더 지켜보자는 이들이 늘고 있다. 그렇다면 부동산시장 전문가들은 내년 집값을 어떻게 전망할까. ◇내년 수도권 10% 오를 것…서울이 시세 리드이데일리는 부동산시장 전문가 6명(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김학렬 스마트튜브 소장·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에게 내년 주택시장 전망과 투자 유망지역 및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먼저 집값 전망과 관련해 이들 모두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구체적인 지역별 상승률을 보면 전국적으로는 3.5~8%,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은 6~10%까지 오를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다만 상승폭은 올해보다 크게 둔화한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지역별 누적 상승률(~11월)은 전국적으로 12.12% 올랐고 수도권은 14.75%, 서울 6.13%, 경기도 18.52%, 인천 19.89% 상승했다.(그래픽= 김일환 기자)박원갑 전문위원은 “내년에도 상승세는 유지하겠지만 종부세를 비롯한 보유세 부담 증가에 대출규제, 금리상승에 따른 매수심리 위축 등으로 상승폭은 크게 축소할 전망”이라며 “다만 주택공급이 아직 본격화하지 않았고 전세난에 따른 매수수요가 생길 가능성은 여전하다”고 분석했다. 김규정 소장도 “대선 이후 정책변화에 따른 변수를 제외하고 보면 내년 상반기까지는 조정없이 보합세를 보이다가 하반기 전세불안에 따른 실거주 수요가 매수로 전환하면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집값 상승세가 강한 곳으로는 서울과 경기, 인천 순으로 꼽혔다. 시군구별로는 서울 강남구와 용산구, 경기도에서는 성남시 분당구와 평택시, 고양시 덕양구, 인천은 청라와 송도 등 경제자유구역이 상승세를 이끌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김학렬 소장은 “내년 서울의 아파트 공급물량은 올해보다 크게 줄어들기 때문에 서울에서 밀려난 수요층이 갈 수 있는 입지와 교통 호재, 새 아파트가 집단적으로 들어오는 곳은 상승폭이 더 클 것”이라고 했다. 송승현 대표는 “서울은 강남권과 정비사업지를 중심으로 국지적인 상승을 예상하고 경기도는 서울의 높은 집값이 전세가 상승을 동반하면서 탈서울 수요가 증가하면서 GTX 교통 호재나 접근성이 좋은 곳을 중심으로 오를 것”이라고 점쳤다. 그는 이어 “인천은 정비사업이 활발한 송도 등 경제자유구역이 상승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제경 소장은 “서울 용산은 핵심 입지와 함께 각종 개발 호재가 있고 성남은 경기 남부 중 입지 대비 저평가됐으며 구시가지 재개발이 계속 진행되고 있어서 관심있게 볼 필요가 있다”며 “인천은 경제자유구역이 상승세를 이끌 것으로 보지만 송도와 비교하면 저렴하고 개발 호재가 많은 청라가 좀 더 상승 여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인 아파트실거래가(아실)에 따르면 내년 서울의 아파트 공급물량은 적정수요(4만7604가구)에 못 미치는 1만8250가구로 올해(3만900가구) 보다도 약 40.9% 감소한다. ◇주택보다는 상가 투자…부채관리 시작해야주택 유형별로는 내년에도 아파트가 오피스텔이나 빌라보다 가격 상승을 주도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이은형 책임연구원은 “신축은 가격상승 반영이 쉽고 실거주 측면에서 우월하기 때문에 내년에도 인기를 끌 것”이라며 “정비사업지 내 구축은 가격은 오르더라도 입주까지 인고의 세월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신축보다는 상승폭이 작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승현 대표는 “타 상품대비 진화한 커뮤니티와 주거환경을 제공하는 신규 아파트 수요가 여전히 높아 내년에도 유망할 것”이라며 “다만 서울은 재건축과 재개발 지역이, 수도권은 신축이 강세를 보이는 등 지역별로 양상이 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주택자와 다주택자 등 포지션별 주택 마련 전략은 전문가마다 크게 엇갈린다. 먼저 올해 전망에서는 무주택자는 언제든지 내 집 마련을 하라는 조언이 정설이었다면 이번에는 좀 더 기다려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그래픽= 김일환 기자)박원갑 전문위원은 “무주택자는 내 집 마련을 위해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다. 청약시장에 우선적으로 도전하고 여의치 않으면 급매물 중심으로 접근하는 게 좋다”고 했다. 송승현 대표는 “현재 집값이 주춤한 상황에서 대선이라는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에 대선 이후 주택정책 방향을 살펴본 후 대응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주택자의 투자 의견으로는 주택보다는 ‘상가’가 유망하지만 세(稅) 부담 등으로 수익률이 기대치보다 떨어질 수 있으니 절세전략을 중심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조언이 많다. 김학렬 대표는 “다주택자는 주택보다는 상가가 수익을 얻기에 유리하고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단기적으로 매매가가 빠지는 지역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제경 소장은 “다주택자는 똘똘한 한 채로 가야 할 때이지만 세금 면에서 여력이 있다면 추가 매입하는 것도 생각해볼만 하다”고 말했다. 이은형 책임연구원은 “어설픈 2~3채보다는 똘똘한 한 채로 갈아타는 것이 좋은 선택이 될 것”이라며 “현금흐름이 더 필요하다면 상업용 부동산으로 전환하는 것도 방법이다. 그러나 주택보다는 환금성이 주택보다는 떨어진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했다.소수의견으로는 지금 더 투자하기보다는 ‘부채관리’에 나서야 할 때라고 경고하는 목소리도 있다. 김규정 소장은 “내년에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우리나라도 추가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고 지금도 은행의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은 4~5% 수준으로 많이 오른 상황”이라며 “지금은 투자보다는 부채관리를 시작하고 내년 대선 이후 정책변화를 본 이후 판단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 대출규제 약발 받나…수도권 아파트값 상승폭 지속 둔화
- [이데일리 김나리 기자]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폭이 7주째 둔화하고 있다. 정부가 대출규제 강화로 ‘돈줄 옥죄기’를 본격화한 가운데 계절적 비수기 속 금리 인상 우려가 겹치면서 거래가 줄어든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자료=한국부동산원)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1주(1일 기준) 수도권(서울·경기·인천) 아파트값 상승률은 0.26%로 7주 연속(0.36%→0.34%→0.34%→0.32%→0.30%→0.28%→0.26%) 둔화했다.서울의 경우 전주 0.16%에서 0.15%로 2주 연속 상승폭이 축소됐다. 서초구(0.25%)의 경우 일부 재건축 단지에서 신고가 거래가 나타나며 지난주보다 상승폭이 확대됐지만 강남(0.21%)과 송파구(0.21%)는 지난주보다 상승률이 0.02%포인트씩 축소됐다.정부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조기 시행 등 최근 대출 규제 강화 여파로 오름폭을 축소했던 노원(0.15%)·도봉(0.09%)·강북구(0.07%) 등 일명 ‘노·도·강’ 지역은 전주와 같은 수준의 상승폭을 유지했다.한국부동산원은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방안 발표와 금리 인상 우려, 계절적 비수기 영향 등으로 관망세가 짙어지고 거래활동이 감소하며 상승폭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같은 기간 경기도 아파트값 상승률은 0.29%, 인천은 0.37%로 각각 전주 0.33%, 0.38%에서 오름폭을 축소했다. 특히 안성(0.43%), 안양(0.41%), 안산(0.40%), 군포(0.42%), 시흥(0.38%), 의왕(0.37%), 부천시(0.35%) 등 최근 광역급행철도(GTX)·신안산선 등 교통호재와 신도시 개발 등의 호재로 가격이 급등했던 곳에서도 거래 부진이 이어지며 전주 대비 상승폭이 일제히 줄어들었다. 이로 인해 전국 아파트값 상승률(0.23%) 역시 4주 연속 오름폭이 줄었다.전세도 비수기 영향으로 상승폭이 둔화하고 있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전주 0.18%에서 11월 1주 0.17%로 상승폭이 낮아졌다.같은 기간 수도권도 0.21%에서 0.19%로 상승폭이 낮아졌다. 인천의 경우 전셋값은 전주(0.23%) 대비 0.25% 올라 다시 상승폭이 커졌지만 서울은 전주 0.13%에서 0.12%로, 경기는 전주 0.25%에서 0.22%로 각각 상승폭이 축소됐다.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당장 집값이 떨어지진 않겠지만, 시장의 관망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박원갑 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현재 주택시장은 집값 하락이 본격화되는 변곡점이라기 보다는 집값 급등 이후 거래량 감소 속에 집값 상승률이 둔화되는 소강상태 또는 숨고르기 국면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이 올해보다 감소하는 등 공급측면에서 애로사항이 많아 하락보다는 숨고르기 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다만 전세의 경우 수능 이후 겨울방학 이사철 수요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불안이 재현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 전세가 사라진다…서울 아파트 세입자 40% 월세살이
- [이데일리 황현규 기자] 전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단지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의 경우 지난달 계약 신고가 이뤄진 임대차 거래 45건 중 월세 낀 거래가 21건(46.7%)으로 나타났다. 절반가량이 월세였던 셈이다. 가격도 많이 올랐다. 작년 상반기 이 아파트의 전용 84㎡ 월세는 보증금 1억원에 월세 250만원 수준이었으나, 지금은 월세 300만원~350만원 수준으로 올랐다.(사진=뉴시스 제공)◇비싼 아파트, 싼 아파트 가릴 것 없이 ‘월세’ 늘었다반전세를 포함해 월세를 낀 임대차 거래가 최고 수준으로 나타났다. 전셋집을 월세로 돌리는 집주인들이 늘면서다. 전셋집을 구하지 못한 임차인들은 어쩔 수 없이 값비싼 월세로 내몰리는 분위기다.1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8월 서울에서 체결된 아파트 임대차 계약(계약일 기준)은 총 1만2567건인데, 이 중 월세가 낀 계약은 39.4%(4954건)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가장 높은 비율로, 7월 35.5%보다 3.9%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여기서 월세 낀 계약은 월세, 준월세, 준전세를 모두 포함한다. 월별로 보면 월세 비중은 올해 들어 꾸준히 늘고 있다. 1∼3월 33.7∼35.5%였던 월세 비중은 4월 39.2%, 6월 38.4%, 지난달 39.4% 등으로 40%에 육박한 수준으로 올랐다.월세 계약은 고가 아파트와 저가 아파트를 가리지 않고 나타나는 모습이다. 고가아파트가 몰려 있는 강남구의 월세 비중은 지난달 45.1%로 전월(39.1%) 대비 6.0%포인트 증가했고, 송파구가 33.8%에서 46.2%로 높아졌다. 저가 아파트가 몰려 있는 중랑구(27.1%→52.4%), 구로구(31.6%→46.5%), 은평구(33.8%→45.1%)에서도 월세 비중이 확 늘었다. (사진=이데일리 김태형 기자)◇임대료도 ‘껑충’…“내년이 더 걱정”심지어 임대료도 크게 오르고 있다. 불광동 북한산래미안1단지 59㎡은 지난달 보증금 1억원·월세 150만원(12층)에 임대차 계약서를 썼는데, 작년 6월 보증금 1억4000만원·월세 70만원(3층)에 전·월세 계약을 맺은 것과 비교하면 불과 1년 사이 2배 수준으로 뛰었다.일각에서는 이 같은 전세의 월세화가 ‘임대차3법’으로 가속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새 임대차 법 시행 이후 갱신 거래가 늘면서 전세 매물이 크게 줄었다”며 “보증금 인상률이 5%로 제한되면서 ‘차라리 월세를 조금이라도 받자’는 집주인들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앞으로 임대료 인상과 함께 월셋집 비중이 더 커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올해와 내년 모두 입주 물량 감소 등 공급 위축에 따른 전세난 심화가 우려된다”며 “내년 7월 임대차법 시행 2년을 기점으로 계약갱신 만료 물량이 시장에 쏟아지면서 월셋값 추가 상승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 서남부에 몰린 신규택지…수도권 집값 잡을까
- [이데일리 장순원 김나리 기자] 정부가 집값이 가파르게 뛴 수도권과 세종시를 중심으로 14만 가구 규모의 신규택지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수요가 많은 곳에 주택을 대거 공급해 시장을 안정화하겠다는 생각에서다. 전문가들은 꾸준한 공급 신호를 줬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입주까지 빨라야 최소 7~8년이 걸리고 입지도 수도권 외곽에 치우쳐 부동산시장 안정효과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디자인=문승용 기자]◇수도권 12만 가구 공급‥서남부에 집중 배치국토부는 2·4 공급대책에서 약속한 25만 가구 규모 신규 공공택지 중 나머지 14만 가구를 이번에 공개했다. 대신 애초 공개한 13만1000가구에서 9000가구를 더 늘려 수도권에 12만 가구, 세종·대전권에 2만 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이를 이해 지정한 신규 택지는 모두 10곳이다. 이 가운데 의왕·군포·안산과 화성 진안 지구 2곳은 신도시급으로 조성하고 인천 구월2·화성 봉담3 지구는 중간 규모, 나머지 남양주 진건, 양주 장흥, 구리 교문 지구는 미니 택지지구로 공급된다.수도권에 공급되는 신규택지는 기존 2기 신도시가 포진한 서울 서남부에 집중돼 있다는 게 특징이다. 기존 3기 신도시가 서울 동쪽과 서쪽에 주로 배치된 것과 비교된다. 수도권 서남부는 최근 ‘내집마련’ 수요가 몰리며 집값이 급등한 곳인데, 이 지역에 주택을 대거 공급해 시장을 안정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윤성원 국토부 제1차관은 “(수도권 남부지역은) 강남권 등의 주택 수요를 흡수해온 입지가 우수한 지역”이라며 “교통 여건과 기존 도심과의 접근성, 주택수요 등을 고려해 입지를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방에선 작년부터 집값이 급등한 세종시 주택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세종시 행복도시 인근과 조치원 지역에 택지를 보강했다. 정부는 이번에 지정한 택지지구에 교통망, 인프라, 자족기능 등을 구축해 주요 도심의 주거·업무기능 등을 분산 수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탈서울 내집마련 수요가 늘어 부동산 불안이 심화하고 있는 수도권, 특히 서남부 주택시장 수급 안정에 다소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윤성원 국토교통부 1차관(가운데)이 30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대도시권 주택공급 확대를 위한 제3차 신규 공공택지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입지 떨어지는 외곽‥집값안정화에는 한계신규택지가 기존 3기 신도시와 비교해 입지여건이 떨어진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신규택지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의왕·군포·안산 신도시는 서울 남쪽 경계에서는 약 12㎞나 떨어져 있고, 신도시가 조성되는 화성 진안은 더 멀다. 반면 서울과 가까워 시장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지로 거론되던 하남 감북이나 김포 고촌 등은 이번 택지지구에서 제외됐다. 정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이 신도시로 지정된 광명·시흥지구 땅 투기 의혹 사건이 터진 뒤 투기차단에 무게를 두면서 입지가 떨어진 지역을 신규 택지지구로 지정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올 정도다. 대한부동산학회장인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투기 수요를 걸러내려다 입지가 양호하지 않은 지역을 신규 택지로 선정한 듯한 아쉬움이 있다”면서 “서울 등 주요지역으로 출퇴근이 어려워 당장 집값에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부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같은 광역교통망 등을 활용해 서울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높인다는 구상을 밝혔다. 하지만, 진도가 가장 빠른 GTX-A 노선조차 올해 7월 말까지 공정률은 19.4%로 같은 달 기준 정부 목표치인 22.8%에 미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GTX 사업이 중간에 틀어져 지체되면 이들 신규택지의 교통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 실제 2기 신도시도 여전히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아 입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실제 주택공급 시점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점도 효과를 반감하는 요인이다. 정부는 내년 하반기까지 지구지정을 마치고 2024년 지구계획 등을 거쳐 2026년부터 순차적으로 입주자 모집(분양)을 시작할 예정이다. 공사기간을 고려하면 빨라야 2029년쯤 실제 입주를 할 수 있다.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당장 주변 집값 안정효과보다 대량의 주택공급 신호를 주는데 초점을 맞춘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 한남더힐 제쳤다…장동건 사는 ‘더펜트하우스청담’, 최고가 등극
- [이데일리 김나리 기자] 올해 전국에서 가장 비싸게 거래된 아파트는 ‘PH129’(더펜트하우스 청담)로 조사됐다. 서울에 새 초고가 아파트가 속속 등장하면서 지난 7년간 전국 최고 매매가 기록을 놓치지 않았던 ‘한남더힐’은 8년 만에 1위 자리에서 밀려났다.서울 강남구 청담동 ‘더펜트하우스청담(PH129)’(왼쪽 하얀 건물)의 모습. (사진=연합뉴스)2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전국에서 가장 비싸게 팔린 아파트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 더펜트하우스 청담 전용면적 273.96㎡로, 지난 3월 4일 115억원(14층)에 2가구가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이 아파트의 같은 면적은 지난달 7일에는 100억원(6층)에 주인을 찾았다. 이 단지는 청담동 옛 엘루이호텔 부지에 지하 6층∼지상 20층, 29가구, 1개동 규모로 지어진 최고급 아파트로,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전국에서 가장 비싸다. 지난해 8월 입주를 시작했으며 배우 장동건·고소영 부부가 사는 것으로 알려져 더욱 유명해졌다.PH129와 마찬가지로 지난해 입주를 시작한 서울 용산구 한남동 ‘파르크 한남’은 이달 4일 전용 268.67㎡가 100억원(3층)에 팔려 올해 들어 한강 북쪽에 있는 아파트 중 가장 높은 매매가를 기록했다. 이 아파트는 고급 빌라 전문 건설사인 장학건설이 작년 6월 완공했으며, 지하 3층∼지상 6층, 17가구 규모다.이 밖에 지난 5월 강남구 청담동 ‘상지리츠빌카일룸3차’ 전용 265.47㎡(85억원·19층), 2월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 전용 243.201㎡(80억 원·1층)와 4월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7차’ 전용 245.2㎡(80억원·11층) 등이 올해 높은 가격에 팔린 아파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앞서 한남더힐은 지난 7년 연속 전국에서 가장 높은 가격에 매매된 아파트였다. 그러나 지난해 분양해 올해 100억원을 넘겨 팔린 두 아파트에 밀려 올해 매매가 1위 수성이 어려울 것이 확실시된다. 한남더힐의 역대 최고가는 2019년 84억원(전용 244.749㎡)이다.KB국민은행 주택 가격 월간 통계를 보면 지난달 서울 상위 20% 내 평균 아파트값은 21억6036만원까지 뛰었다. 다만 최근 2030세대 실수요자들의 매수와 매물 부족 현상으로 중저가 아파트값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지난달 서울 아파트 5분위 배율(4.05)은 지난해 11월(4.04) 이후 가장 낮았다. 5분위 배율은 주택 가격 상위 20% 평균(5분위 가격)을 하위 20% 평균(1분위 가격)으로 나눈 값으로, 배율이 높을수록 가격 격차가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2030 세대의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과 ‘빚투’(빚내서 투자)로 서울 중저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의 상향 평준화가 진행되고 있지만, 최상위 부유층들이 사는 초고가 아파트 가격은 ‘넘사벽’(넘을 수 없는 4차원의 벽)으로 오르면서 자산 양극화와 공간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