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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해 우리는' 최우식·김다미, 심쿵 빗속 입맞춤…자체 최고 경신
  • '그 해 우리는' 최우식·김다미, 심쿵 빗속 입맞춤…자체 최고 경신
  • (사진=SBS ‘그 해 우리는’ 방송화면)[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그 해 우리는’ 최우식, 김다미의 빗속 입맞춤 엔딩이 시청자들에게 애틋한 설렘을 안겼다.29일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8일 저녁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그 해 우리는’(연출 김윤진·이단, 극본 이나은, 제작 스튜디오N·슈퍼문픽쳐스) 8회는 전국 평균 4.3% 수도권 4.6%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특히 순간 시청률은 최고 5.3%까지 치솟으며 뜨거운 호응을 이끌었다. 2049 시청률도 자체 최고 기록인 3.5%로 월화드라마뿐만 아니라 화요일 방송된 전체 프로그램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이날 방송에서 최웅(최우식 분)과 국연수(김다미 분)는 예기치 못한 여행을 떠나게 됐다. 낯선 장소에서 익숙한 감정들이 자꾸만 삐져나와 혼란스러운 두 사람. 그런 가운데 갑작스럽게 내리는 빗속을 뚫고 나타난 최웅이 국연수에게 입을 맞추며 두 번째 로맨스에 불을 지폈다.김지웅(김성철 분)에게 반강제로 끌려온 여행에서 최웅은 기억하고 싶지 않은 국연수와의 추억들이 선명하게 떠올라 괴로웠다. 아무리 도망쳐도 결국은 제자리로 돌아온 두 사람은 불편한 마음으로 서로를 마주했다. 국연수가 “지겹다며, 내가 그렇게 지겨운데 같이 있을 수 있겠어?”라고 물었지만, 최웅은 이제 별수 없다는 듯 체념한 표정으로 그를 대했다.어색한 분위기 속 인터뷰를 마친 두 사람은 각자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촬영하게 됐다. 이번에는 조연출 정채란(전혜원 분)이 최웅을, 김지웅이 국연수를 맡아 함께 숙소를 나섰다. 모처럼 바쁜 일상에서 벗어난 국연수는 산책을 즐기고 낮잠을 청하며 여유를 만끽했다. 김지웅은 그의 모습을 지켜보는 잠시나마 행복했다. 먼저 촬영을 마친 최웅은 늦은 시각까지 돌아오지 않는 국연수와 김지웅이 신경 쓰였다.그날 저녁, 최웅 부모님에게 영상 통화가 걸려왔다. 그리고 그들의 식당을 찾아온 엔제이(노정의 분)까지 모습을 비추며 최웅과 국연수를 비롯한 친구들의 식사 자리는 어수선해졌다. 잠자리에 들기 전 김지웅은 최웅에게 촬영 방향을 두 사람의 감정에 집중하는 쪽으로 잡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촬영할수록 헷갈리네. 네가 국연수를 바라보는 시선이 과거에 대한 불편함인지…”라고 말끝을 흐리고 떠나며, 최웅을 깊은 생각에 잠기게 했다.최웅과 국연수의 잠 못 이루는 밤은 깊어갔다. 다음 날 늦은 아침이 되어서야 잠에서 깬 국연수는 텅 빈 숙소를 둘러보다, 최웅이 잠자고 있는 방에 조심스럽게 들어섰다. 밤새 그린 그림과 찡그린 얼굴로 잠든 그의 모습을 지켜보던 국연수. 바로 그때 잠들어 있던 최웅이 국연수 손위에 자신의 손을 포개어 올리며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들었다.한편, 국연수의 인터뷰 도중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했다. 국연수는 빗속에 발이 묶인 채 하염없이 쏟아지는 비를 바라보며 최웅과의 추억을 떠올렸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그가 나타났다. “난 왜 또 국연수 앞에 서 있을까. 저주에 걸린 거지. 네가 그때 그런 말을 하지 말았어야 해”라며 알 수 없는 말들만 늘어놓는 최웅, 이에 “또 나야? 또 내 잘못이야?”라는 국연수를 향해 “또 너야, 지긋지긋하지만 또 너야”라며 또 한 번 쐐기를 박았다.방송 말미 최웅은 비를 맞는 국연수에게 자신의 우산을 건넸다. 애틋한 눈빛을 주고받는 찰나 ‘정말 저주에라도 걸렸다거나, 아니면 이 말도 안 되는 여행에 홀렸다거나, 그것도 아니면 처음 국연수를 다시 만났던 순간부터 이렇게 될 걸 알고 있었다거나’라는 내레이션에 이어, 국연수를 끌어당겨 입을 맞추는 최웅의 모습이 시청자들의 설렘 온도를 제대로 높였다.최웅과 국연수는 시간이 흐를수록 재회의 후유증을 더욱 심하게 앓았다. 특히, 이번 여행에서 마치 데자뷔처럼 가장 아름답고 행복했던 과거를 떠올리던 두 사람. 김지웅의 말대로 단지 ‘지난 과거에 대한 불편함’ 정도일 뿐이라 믿었지만, 최웅은 ‘그런데 문제는 지난 과거 주제에 지나치게 선명하다는 거예요’라며 복잡한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초여름 날씨처럼 변덕스럽게 요동치는 감정 속, 뜨거운 입맞춤으로 진심을 확인한 최웅과 국연수가 다시 그때처럼 사랑할 수 있을지 이들의 관계 변화에 귀추가 주목된다.
2021.12.29 I 김보영 기자
한국인 '면치기' 사랑에..'면 간편식' 출시 봇물
  • 한국인 '면치기' 사랑에..'면 간편식' 출시 봇물
  •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한국인 식탁에 오르는 ‘면’(麵) 요리가 늘고 있다. 주식인 쌀보다 면 소비량이 빠르게 늘면서 한국이 세계 1위 면 소비국으로 오를 정도다. 가정에서 면 요리 수요가 급증하고 세분화되면서 식품업계가 다양한 면 밀키트 제품과 가정 간편식(HMR) 혹은 레스토랑 간편식(RMR) 출시 경쟁에 나서고 있다.(사진=이미지투데이)16일 독일 시장조사기관 스타티스타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연간 평균 면 즉석식품 소비량은 76.5그릇(2019년 기준)으로 전 세계 국가 중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안팎에서는 국내 면 소비량이 지난해와 올해를 거치며 더욱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반면 쌀 소비는 40년 넘게 꾸준히 줄면서 절반 이하 수준으로 떨어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민 1인당 연간 평균 쌀 소비량은 지난 1979년 135.6㎏으로 최고점을 찍은 뒤 줄곧 하향 곡선을 그리며 지난해 57.7㎏까지 감소했다.국내 면 요리 수요 다양화와 증가세는 세계 최고 권위 여행정보안내서 ‘미쉐린(미슐랭) 가이드 서울 2022’ 선정 결과에서도 짐작할 수 있다. 이번에 선정된 총 61곳의 레스토랑 중 40%가 넘는 25곳에서 면 요리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한국 정통식 칼국수와 냉면을 비롯해 서양식 파스타, 일본식 라멘·우동·소바, 태국식 누들, 대만식 우육면 등 종류와 형태도 다양했다.국내 면 소비량은 식당뿐 아니라 가정에서도 즉석면, 유탕면, 생면, 건면, 냉장면, 냉동면 등 종류에 상관없이 전방위적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를 보여주듯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면치기’(면을 큰 소리를 내며 맛있게 먹는 것), ‘면식수행’(밥이 아닌 면으로 끼니를 해결), ‘면지순례’(성지순례하듯 면 요리 맛집을 찾아 다님) 등과 같은 유행어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특히 젊은 MZ세대를 중심으로 다양한 면 간편식을 먹는 인증 사진 혹은 먹방(먹는 방송) 등 동영상으로 공유하는 것도 디지털 시대 놀이 문화 중 하나가 됐다.이처럼 최근 면 요리 수요 증가 요인으로 1인 가구 증가와 코로나 확산세 영향에 따른 ‘집밥’(집에서 밥먹기)과 ‘혼밥’(혼자 밥먹기) 트렌드가 꼽힌다. 가정에서 혼자 끼니를 해결하는 경우가 늘면서 밀키트 등 가정용 간편식 시장이 확대됐는데 면 제품 역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요리로 주목을 받았다는 것이다.실제 2017년 20억원에 불과했던 밀키트 시장 규모는 3년여 만인 현재 100배가량 급증하며 쌀을 주원료한 밥을 대체할 가공식품이 다양해졌다. 이에 면 시장 역시 기존 인스턴트 등 즉석식품 일색에서 벗어나 누구나 가정에서 간단 조리를 통해 즐길 수 있는 셰프(요리사) 수준의 면 요리 간편식까지 다양하게 선보여지고 있다. 편리함과 맛은 물론 질 좋은 재료를 사용해 소비자들의 입맛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면사랑 냉동팩면 제품 9종.(사진=면사랑)면 장인기업 ‘면사랑’이 새롭게 출시한 ‘새우 튀김우동’, ‘차슈 돈코츠 라멘’, ‘베트남 양지 쌀국수’ 등 HMR 냉동면은 세계 면 요리를 가정에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게 만든 초간편식 제품이다. 1인분 형태의 냉동팩면으로 제조해 라면을 잇는 프리미엄 간편식을 표방한다. 미식여행을 좋아하는 MZ세대를 비롯해 남녀노소 누구나 선호하는 맛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는 평가다.이마트 HMR 브랜드 ‘피코크’는 일찌감치 지난 2013년부터 유명 맛집과 협업을 통해 ‘고수의 맛집’ 밀키트 시리즈를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1961년 개업해 3대째 이어오고 있는 서울 3대 메밀면 전문점 ‘유림면 냄비우동’, 이준 셰프의 생면 파스타 레스토랑 이름을 딴 ‘도우룸 까르보나라 파스타’, 이 밖에 미쉐린 가이드 선정 맛집 메뉴를 그대로 재현한 밀키트 제품을 전국 이마트 매장과 온라인몰에서 판매하고 있다.신세계조선호텔이 선보인 면 밀키트 ‘조선호텔 유니짜장’과 ‘조선호텔 삼선짬뽕’은 출시 100일여 만에 판매량 10만개를 넘어서는 등 프리미엄 면 요리 수요를 적극 흡수하고 있다. 신세계조선호텔이 운영하는 중식당 ‘호경전’의 대표 메뉴를 27년 경력의 호텔 셰프가 직접 가정용 밀키트로 개발해 재현한 제품이다.문정훈 서울대 푸드비즈니스랩 교수는 “초(超)개인화된 일상에서 입맛에 맞는 제품을 찾아 여러 시도를 하고 프리미엄 가격도 기꺼이 지불하는 트렌드가 확산하는 추세”라며 “코로나 상황 속 ‘집밥 2.0시대’를 맞아 간편식 시장에서도 차별화된 특장점을 보유한 제품과 브랜드가 우위를 선점해 나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1.12.16 I 김범준 기자
 ‘단순함’에 빠진 CEO들
  • [김현아의 IT세상읽기] ‘단순함’에 빠진 CEO들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혁신의 아이콘 스티브잡스는 ‘단순함’을 사랑합니다. 그가 2006년 NBC Nightly News에서 언급한 “제가 항상 반복해서 외우는 주문 중 하나는 ‘집중’과 ‘단순함’이다. 단순함은 복잡함보다 어렵다”는 말은 창의성을 키우려는 사람들이 되새기는 명언이죠.단순함이 어려운 이유는 본질을 파악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구구절절한 설명 없이 단번에 핵심을 드러내야 하죠. 또한, 단순함에는 오해를 감수할 용기가 필요합니다.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거나 상대방을 믿지 못하면 불가능합니다.갑자기 왜 ‘단순함’을 말하느냐구요? 디지털전환으로 세상이 급속하게 바뀌고 있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의 긴터널 속에서 배달앱으로 밥 먹고, 온라인으로 회의하고, 택시호출앱으로 택시 타는 일이 잦아지고 있습니다. OTT앱으로 영화를 보고, 식당에 들어가기 전 QR체크인을 켜서 백신 접종을 증명하기도 하죠.그런데 이런 ICT서비스들을 이용하는데 ‘어렵다’고 느끼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복잡함 때문입니다. 기술은 첨단으로 얽혀 있더라도 쓰임은 편해야 하는데 말이죠. 그래서 직관적인 사용자경험(UX)을 만드는 일은 ICT 회사에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입니다.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데일리 DB)앞서 가는 디지털 회사의 CEO들은 스스로 ‘단순함’을 실천하고 있더군요. 최근 SK텔레콤 CEO가 된 유영상 대표는 바뀐 명함을 보여줬습니다. 그런데 뒷면에는 아무것도 없더군요. 그리고 앞면에는 회사 주소가 없었습니다. 회사와 본인 이름, 전화번호, 이메일이 전부인 그의 명함은 깔끔하고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유 대표는 “굳이 회사 주소를 넣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라고 했습니다.2018년, 염용섭 SK경영경제연구소 소장이 건넨 명함이 생각났습니다. 이름 석 자 크기가 명함의 3분의 2를 차지했죠. 호객행위를 하는 ‘삐끼’같이 보일 수도 있는데, 염 소장은 “항상 업의 본질을 고민하는데 명함의 본질은 이름이 아닐까 했다”라며 웃었습니다. 커다란 이름 석 자만 보이는 명함의 주인공에는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창업자도 있습니다. 필요 없는 것은 정리하고, 본질에 집중하는 일, 바로 ‘단순함’입니다.양지을 티빙 대표(이데일리DB)그런데, ‘단순함’이 성공하려면 고려해야 할 점도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조직 생활에서 그렇죠. 호칭을 없애고 직급을 단순화하는 일이 창의성에는 도움이 되지만, 사내 질서가 흐트러진다거나 하는 반발을 살 수 있죠.이때 중요한 게 CEO의 태도 아닌가 합니다. 얼마 전 만난 티빙의 양지을 대표는 별도 사무실이 없었습니다. 직원들과 같은 공간에서 근무하죠. 같은 층 회의실 옆 일반 책상을 사용하더라고요. 직원들과 다른 점은 책상 위에 놓은 ‘CEO 양지을’이라는 명패뿐이었습니다. 양 대표의 ‘단순함’은 사무공간뿐 아니라, 티빙 앱 전략에도 묻어났습니다. 양 대표와 직원들은 매일 아침마다 전날의 고객 피드백을 확인해 공유하고, 앱 편의성을 개선하는 과정을 반복한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기능을 추가하는 게 아니라 복잡한 탭은 지우고 핵심만 남기는 방향으로 변했다 하죠. 스티스잡스의 말처럼, 본질에 대한 탐구와 용기가 필요한 ‘단순함’은 ‘복잡함’보다 훨씬 어려운 것 같습니다.
2021.12.13 I 김현아 기자
‘위드 코로나’로 늘어날 술자리, 잦은 음주 건강 악화 유발 할 수 있어
  • ‘위드 코로나’로 늘어날 술자리, 잦은 음주 건강 악화 유발 할 수 있어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오는 11월 1일부터 ‘위드 코로나’로 방역체계 전환이 본격화되면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완화된다. 모임 가능 인원도 확대되고 식당이나 주점 등의 영업시간 등이 늘어나게 되면서 그동안 미뤄졌던 사적 모임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전문가들은 늘어나는 술자리 등으로 인해 잦은 폭음이나 과음 등에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위드 코로나 (단계적 일상회복)는 내달 1일부터 6주 간격으로 3단계에 걸쳐 시행된다. 1단계 개편이 적용되면 유흥시설을 제외한 모든 시설에서 24시간 영업이 가능해진다. 유흥시설이나 실내체육시설은 백신패스 또는 PCR 음성확인서가 있으면 출입이 가능하다. 사적 모임의 경우 접종 여부와 상관없이 전국적으로 10명까지 허용되며, 100명 미만의 행사는 조건 없이 허용된다. 매 단계는 4주간의 이행기간과 2주간의 평가기간을 거치고, 최종적으로 1월 24일 3단계로 개편이 되면 시설운영, 행사, 사적모임 관련 제한이 모두 없어지게 된다. 최근 위드 코로나를 앞두고 시행한 여러 설문에 따르면 대다수의 사람들이 위드 코로나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특히 미뤘던 모임을 갖고, 늦은 시간까지 이어지는 식사 또는 술자리가 가장 기대된다는 의견이 많았다. 모임들이 재개되면서 매출 회복을 기대하는 자영업자들뿐만 아니라 주류 업체들도 송년회, 신년회를 비롯해 다양한 사적 모임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며 연말 성수기 유흥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모션과 마켓팅을 준비하고 있다. 주류 업체 빅3는 위드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유흥 시장에서의 실적 회복에 중점을 둔 마케팅 전략을 본격화하면서 실적 반등세를 기대하고 있다. 알코올 전문 다사랑중앙병원 정신의학과 최강 원장은 “모임 제한 인원이 늘어나고, 식당 등 다중이용시설 운영시간 제한이 완화되면서 늘어나는 술자리로 인한 잦은 폭음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하며 “과음이나 폭음이 반복될 경우 알코올성 간질환이나 뇌 손상은 물론 습관성 음주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랜만의 술자리이기 때문에 폭음이나 과음이 큰 문제가 없다고 착각하기 쉽지만, 간헐적인 폭음이 매일 술을 마시는 것만큼 뇌와 신체에 치명적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포르투갈 민호대 연구팀이 ‘알코올 중독 환자로 분류된 적이 없는’ 대학생 80명을 대상으로 ‘폭음을 한 사람의 뇌가 쉬는 동안 어떤 상태인지’ 조사했는데, 폭음을 자주 하는 그룹과 한 달에 한 번 정도 폭음을 하는 그룹 모두 우측 측두엽 특히 해마 옆 피질과 방추회 영역과 후두 피질 내 베타와 제타 진동 측정이 가능할 정도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뇌 영역 내 활성 증가는 만성 알코올 중독자의 뇌에서 보이는 것과 동일한 것으로, 연구팀은 알코올 유발 뇌 손상의 조기 증후로 볼 수 있다고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최강 원장은 “매일 반복해오던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오랜만의 폭음이나 과음에 대해서는 관대할 수 있지만, 간헐적인 폭음이 반복되면 문제적 음주 습관으로 자리 잡기 쉬우며 건강 악화를 유발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알코올 사용 장애는 갑자기 쏟아지는 소나기라기보다는, 어느새 옷을 적시는 가랑비와 같이 의식하기도 전에 이미 발생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음주 습관을 스스로 점검하는 등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2021.10.29 I 이순용 기자
내년에도 ‘확장 재정’…600조 슈퍼예산 국회 본격 논의
  • 내년에도 ‘확장 재정’…600조 슈퍼예산 국회 본격 논의
  •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코로나19 위기 회복을 위해 내년에도 확장적인 재정 정책이 이어진다. 정부가 내년 편성한 예산안은 604조원대로 사상 최대 규모다. 다음 주부터 국회에서 본격 논의에 들어가게 된다. 재정 악화를 우려하는 야당 측 비판과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하는 여당 간 공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홍남기(가운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다음주에는 휘발유·경유 등 물가 상승에 대응해 유류세 인하를 실시한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한 가운데 다음달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코로나) 전환을 앞두고 방역과 경제의 공존 방안도 지속 모색해나갈 예정이다.◇文 “확장재정” 주문…국회 여야 공방 불가피23일 국회와 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25일 정부 예산안 시정연설을 통해 예산안 통과를 진행한다.정부가 지난달 31일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2022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도 총지출은 올해보다 8.3% 늘어난 604조4000억원이다. 예산 편성 방향은 △회복·상생·도약 뒷받침 △국정운영 5년 성과 완성 지원 △지속가능 재정토대 구축 3가지로 구성했다.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예산안 발표 브리핑에서 “코로나 4차 확산과 강화된 방역조치로 경기 개선 흐름도 주춤하면서 재정이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야 한다”며 “엄중한 코로나 방역이 지속되고 위기 극복, 경기 회복, 격차 해소, 미래 대비를 위한 재정수요도 매우 중요하고 긴요하다”고 밝혔다.문 대통령은 같은 날 국무회의에서 “완전한 회복까지 갈 길이 멀고 글로벌 공급망 재편, 국제무역 질서 변화 등 거대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재정의 적극적 역할이 여전히 절실하다”며 확장적 재정 정책을 이어갈 것을 주문했다.다만 국가채무의 빠른 증가세는 부담이다. 내년 국가채무는 1068조3000억원으로 처음 1000조원을 돌파하게 된다. 국내총생산(GDP)대비 국가채무 비율(50.2%) 50%를 넘어선다.국회에서 예산안을 둘러싼 진통은 불가피하다. 지난달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도 재정 정책을 두고 여야정간 공방이 이어졌다.국민의힘측은 “문 정부 예산 낭비로 국가 곳간은 거덜 났고 적자성 국가채무는 국민의 혈세로 갚아야 한다”고 비판한 반면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경제 양극화가 심각하게 표출되는데 정부 대처가 많이 부족하다”며 재정 지출 확대를 요청했다.이에 대해 홍 부총리는 “코로나19를 극복하면서 재정 역할을 하기 위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내후년 이후에는 정상화 수준을 밟아야 하고 재정건전성 (정책)도 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서 시민이 주유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코로나19 사태에서 방역과 경제 상생을 위한 위드코로나 전환을 앞두고 정부 대응도 지속해나갈 예정이다.홍 부총리는 25일 코로나19 일상회복지원위원회 경제민생 분과 회의와 27일 일상회복위에 잇따라 참석해 단계적 일상 회복 방안을 논의한다.지난 22일 열린 일상회복위 회의에서는 식당·카페 등 운영시간 제한을 해제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27일 일상회복위 회의 결과를 토대로 29일 회의에서 코로나19 일상회복 이행 계획을 결정한 뒤 대국민 발표할 예정이다.일상회복위 경제민생 분과 회의에서는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대책 등을 논의한다. 지난 18일 첫 회의에서는 경제·민생 분야 단계적 일상 회복의 기본방 향과 향후 분과위원회 운영방안 등을 논의했다.◇국민지원금·캐시백 사업…민간소비 회복될까경기 회복 과정에서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과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 대내외 리스크가 불거지는 상황에서 통계청은 오는 29일 9월 산업활동 동향을 발표할 예정이다.8월 산업활동 동향은 코로나19 확산 여파가 작용했다. 당시 발표를 보면 8월 전산업생산은 전월대비 0.2% 줄어 2개월 연속 감소했다. 코로나19 4차 확산과 공급망 차질 여파로 서비스업·광공업 생산이 줄면서 경기 회복세가 주춤하고 있다는 게 통계청 평가다.소매판매(-0.8%)도 2개월 연속 감소세다.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가 2.0%, 수입차 부품 수급 부족을 겪은 승용차 등 내구재가 0.1% 각각 줄었다. 설비투자는 기계류·운송장비가 각각 4.3%, 7.7% 줄면서 전월대비 5.1% 감소했다.경기 회복세가 주춤하고 있지만 9월에는 국민지원금 지급 효과 등으로 일부 민간 소비가 살아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소비자심리지수가 반등하고 국민지원금 지급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향후 소비가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직원이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 관련 안내문을 부착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소비 회복을 위한 상생소비지원금(카드 캐시백) 사업도 지속 추진하고 있다. 카드 캐시백은 10~11월 월별 카드 사용액이 2분기 월평균보다 3% 초과할 경우 증가분의 10%를 환급하는 사업이다.해당 사업은 17일까지 총 1401만명이 신청을 완료했다. 다음달 15일 지급되는 10월분 캐시백 지급 예정액은 15일 기준 600억원이다. 환급액이 10%인 점을 감안하면 2분기와 비교해 6000억원의 추가 소비 효과가 일어난 셈이다.정부는 오는 25일 상생소비지원금 사업 동향을 발표한다. 이 사업은 예산인 7000억원이 소진될 경우 조기 종료될 수 있다.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대책도 지속 추진해나갈 예정이다. 홍 부총리는 27일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공급 대책 등을 논의한다.홍 부총리는 지난 21일 국정감사에 출석해 “서울 뿐 아니라 (주택가격이) 전국적으로 안정되지 않아 송구하다”며 “최근 수도권 가격 상승세가 둔화되는 양상이 감지되고 있어 이와 같은 추세가 지속되도록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다음은 기재부, 통계청, 한국개발연구원(KDI),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조세재정연구원(KIPF) 주간 주요일정 및 보도계획이다. ◇주간 주요 일정△25일(월)10:00 정부 예산안 시정연설(부총리, 국회)15:30 ADB 사무총장-부총리 예방(부총리, 비공개)16:00 코로나19 일상회복지원위원회 경제민생 분과 회의(부총리, 비공개)△26일(화)10:00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부총리·1차관, 서울청사)13:30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 정례브리핑(1차관, 서울청사)15:00 KTB 국제 컨퍼런스(1차관, 비공개)15:00 확대간부회의(부총리, 세종청사)△27일(수)07:30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부총리, 서울청사)11:00 국무회의(부총리, 서울청사)14:00 확대무역전략조정회의(1차관, 비공개)16:30 코로나19 일상회복지원위원회(부총리, 비공개)△28일(목)28일~11월 4일 해외 출장(부총리, 이탈리아·영국)09:00 행복공감봉사단 봉사활동(2차관, 서울)10:30 차관회의(1차관, 서울청사)14:00 재정운용전략위원회(2차관, 비공개)△29일(금)08:00 혁신성장 전략점검회의 겸 코로나 정책점검회의 겸한국판뉴딜 점검 TF(1차관, 서울청사)10:10 공공기관운영위원회(2차관, 비공개)◇주간 보도 계획△25일(월)10:00 상생소비지원금 사업 동향15:30 제9회 국제재정포럼 개최 계획△26일(화)06:00 조세재정브리프 통권 제117호 발간10:00 KDI, 동아시아 경제교육 국제학술대회 개최11:00 한국의 글로벌 백신허브화 추진을 위한 한-아시아개발은행 백신·보건협력 의향서 체결12:00 2021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15:00 제7회 「KTB (Korea Treasury Bond)국제 컨퍼런스」 개최15:30 기획재정부, 확대간부회의 개최△27일(수)12:00 2021년 8월 인구동향12:00 2021년 9월 국내인구이동14:00 대외경제정책연구원-전략물자관리원 MOU 체결15:00 한국판 뉴딜 주요사업 추진계획(11월)△28일(목)06:00 재정포럼 2021년 10월호 발간11:00 복권위원회 행복공감봉사단, 사랑의 김장김치 나눔 12:00 2021년 가을배추·무 재배 면적조사 결과14:30 제8회 재정운용전략위원회 개최17:00 2021년 11월 국고채 발행계획 및 10월 발행실적△29일(금)08:00 2021년 9월 산업활동동향08:30 혁신성장 전략점검회의 겸 정책점검회의 겸 한국판뉴딜 점검 TF회의 개최 09:00 2021년 9월 산업활동동향 및 평가12:00 KDI 북한경제리뷰(2021. 10)13:30 제3회 지역통계발전포럼 개최
2021.10.23 I 이명철 기자
맹세의 자리 욕망의 해방구…聖과 性, 한끗 차<5>
  • 맹세의 자리 욕망의 해방구…聖과 性, 한끗 차[이윤희의 아트in스페이스]<5>
  • 귀스타브 쿠르베가 1866년 그린 ‘잠’. 파리에 거주하던 터키(당시 오스만제국) 대사 할릴 셰리프 파샤가 주문해 제작하게 된 작품이다. 주문자는 신화 속 ‘비너스와 프시케’를 테마로 부탁했다는데, 쿠르베는 그 모티프로 금발과 갈색의 머리카락만 가져와 여성 품에 안겨 잠든 여성을 그렸다. 가로길이가 2m에 달하는 대작으로, 1800년대 중반으로선 매우 드문 큰 캔버스도 화제가 됐다. 캔버스에 유채, 135×200㎝, 프랑스 프티팔레 소장.200여년 전 소설 ‘오만과 편견’이 탄생한 곳은 낡은 책상이었답니다. 종이 몇 장과 잉크병, 깃대펜이 전부인 그곳이 바로 영국작가 제인 오스틴의 작업실이었던 셈입니다. 장서가 그림처럼 꽂힌 책장, 큼직한 책상이 근사한 ‘서재’란 공간은 남성 작가만 차지할 수 있던 시절이었습니다. 서재뿐인가요. 화가의 공간이던 ‘아뜰리에’도 그랬고, 누구에게나 열려있다는 ‘카페’와 ‘술집’ ‘광장’도, 한 가정집의 ‘부엌’과 ‘식당’ ‘침실’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속해 있던 공간이지만, 그곳이 모든 이들에게 늘 공평했던 것은 아니었던 겁니다. 오랜 시간 미술관을 일터로 삼아온 이윤희 학예연구관이 이데일리와 함께 그 장면, 장면을 들여다봅니다. 때론 객관적 기록으로, 때론 상징을 담아, 때론 비틀린 풍자를 숨겨낸 ‘그림으로 읽는 공간이야기’ ‘그림으로 읽는 사람이야기’입니다. 주말 독자 여러분을 아트인문학의 세계로 안내합니다. <편집자주> [이윤희 수원시립미술관 학예과장] 잠 자는 곳, 침실은 인간이 가장 무방비 상태로 머무르는 공간이다. 잠이 든 동안은 코를 골거나 침을 흘리거나 팔다리를 대자로 뻗거나, 그 모습이야 각자 습관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러한 날것의 광경이 그림으로 그려진 일은 거의 없다. 일부 있다면 그것은 특수한 목적에 따른 것일 뿐, 대부분 관음을 만족시키기 위한 주문자의 요구, 혹은 그림을 그리는 자의 욕망 때문일 것이다. 그 한 예로 1855년 사실주의를 선언하고 “나는 천사를 본 일이 없다. 천사를 보여준다면 그릴 것이다”라고 말했던 프랑스 화가 귀스타브 쿠르베(1819∼1877)의 ‘잠’(1866)을 들 수 있다. 마치 레즈비언 커플의 침실을 그린 것 같은 이 그림은 대단히 충격적이다. 두 여성이 이불도 덮지 않은 누드로 몸을 기대어 자고 있는 것만으로도 깜짝 놀랄 일이지만, 그것이 사실주의를 선언했던 쿠르베의 손에 의해 그려졌다는 점도 충격이기는 마찬가지다. 두 여인이 침실에서 이런 포즈로 잠든 것을 쿠르베가 직접 보았을까. 붓과 팔레트를 든 남성 화가를 침실에 그대로 두고 두 여인은 이렇게 깊은 잠에 빠질 수 있었을까. 아니, 그보다 동성애란 것이 19세기 중반에 이렇게 과감하게 그려질 수 있는 주제였을까. 답은 간단하다. 쿠르베의 ‘잠’은 파리에 머물던 터키 대사 할릴 셰리프 파샤의 주문에 의한 그림이고, 공개를 목적으로 하지 않았다. 당시 동성애는 당연히 불법 중 불법이었고, 둘 중 최소 한 명의 실명을 알 수 있는 이 여성들이 동성애자였는지조차 의문이다. 단지 에로티시즘을 목적으로 했다면 남성과 여성이 침대에 있는 것보다 여성끼리 있는 것이 남성 주문자의 눈에 더 편안한 감상거리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 최근의 해석이다. 물론 쿠르베는 이들이 실제로 잠자는 모습을 목격하고 그렸다기보다는 두 사람의 누드를 따로 그려 합성했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신체의 형태나 기법 자체는 매우 사실적이어서 한 다리를 다른 사람에게 걸치고 그 다리에 손을 얹고 자는, 흐트러진 자세는 눈앞에서 이 광경이 벌어진 듯한 느낌을 준다. 침대 옆 작은 테이블에 놓인 술병과 잔, 침대 위에 흐트러져 있는 머리핀과 끊어진 진주 목걸이는 이 장면의 현장감을 북돋워 준다. ◇가장 성스러운 ‘수태고지’의 공간…순결함 상징하기도 이러한 예외적인 작품을 제외하면, 미술사에서 침실을 배경으로 가장 즐겨 그렸던 소재는 오히려 성스러운 의미를 가진 ‘수태고지’ 장면에서였다. 물론 현실적인 침실에 비너스나 여러 신화적 인물을 끌어들인 작품들도 있지만, 화가가 당대 침실 광경을 아무 거리낌 없이 묘사할 수 있는 소재는 성모 마리아의 방이었던 것이다. 플랑드르의 화가 한스 멤링(1430?∼1494)이 그린 ‘수태고지’(1480s)는 당시 북유럽 침실의 광경을 자세히 묘사하고 있다. 붉은 침구와 침대를 감싼 붉은 캐노피, 침대 옆 테이블과 독서대에 이르기까지 말이다. 한스 멤링의 ‘수태고지’(1480s). 사실주의에 입각한 정교한 초상화·종교화를 제작했던 멤링은 초상화에 풍경을 그려 넣은 최초의 플랑드르 화가로도 꼽힌다. 작품에서 마리아와 천사들 앞뒤로 묘사한 정교한 배경이 그 기량을 슬쩍 엿보게 한다. 나무패널에 유채, 186.1×114.9㎝, 미국 메트로폴리탄미술관 소장.그림 속 마리아는 가브리엘 대천사의 등장에 충격을 받아 쓰러지기 일보 직전이다. 마리아는 막 성경 읽기를 마치고, 평소 정갈하게 올림 장식을 했을 머리를 풀고 잠자리에 들 예정이었지만, 날개 단 천사들이 등장해 “예수를 임신하게 될 것”이라고 알려주자 놀라 두 무릎이 꺾였다. 두 천사는 마리아가 넘어지지 않도록 부축하고 치맛단을 밟지 않게 들어 올려주는 중이다. 이 와중에도 마리아는 한 손은 성경에, 다른 손은 가슴에 얹어 신의 메시지를 수용하는 자세를 잊지 않고 있다. 마리아의 머리 위에는 성령의 상징인 비둘기가 떠 있고, 뒤쪽 사이드테이블에 올려진 유리병 안 맑은 물, 앞쪽 독서대 옆의 백합이 그녀의 순결함을 상징하고 있다. 누구도 보지 않는 가장 내밀한 장소에서의 이 맹세는 곧 이뤄져 마리아는 예수를 잉태하고 그의 고난을 지켜보는 어머니가 될 것이다. 세속의 장면에서도 침실은 약속과 맹세의 장소로 그려졌다. 네덜란드 화가 얀 반 에이크(1395?∼1441)의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1434)에서 결혼을 약속하는 장면이 바로 그것이다. 한 가지 의외의 사실을 덧붙이자면, 의심의 여지없이 침실이라고 여겨지는 이 공간이 침실 겸 응접실이었다는 점이다. 진짜 사생활의 장소로 외부인이 드나들지 못하는 침실은 18세기까지 드물었고, 조반니 아르놀피니의 방처럼 거대한 샹들리에와 거울·침대, 의자가 놓인 공간이 집안에서 가장 잘 꾸며놓은 장소로 손님을 맞는 응접실을 겸했던 것이다. 그림 양 옆으로 한쪽에는 창문, 다른 쪽에는 붉은 침대가 있는 모양은 성모 마리아의 ‘수태고지’ 그림과 유사하다. 침대를 감싸는 천의 일부가 정갈하게 매여 있고, 침구는 잘 정돈돼 있다. 그렇다면 일상의 매우 평범한 공간 속 두 인물을 그린 이 장면이 왜 그냥 초상이 아니고 결혼을 맹세하는 장면이라고 추측하는 것일까. 얀 반 에이크의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1434). 부유한 상인 부부를 주인공으로 세운 작품은 옷의 질감까지 묘사한, 사물 하나하나의 살아 있는 디테일이 특징. 그 위에 도덕적·종교적 상징을 대거 들여 ‘말할 거리’가 많은 그림을 만들었다. 대부분 작품에 서명을 한 최초의 플랑드르 화가. 관찰자인 화가를 그림에 함께 그리는 형식은 후대의 초상 작품에 좋은 본보기가 되기도 했다. 나무패널에 유채, 82.2×60㎝, 영국 내셔널갤러리 소장.◇화가는 사랑의 증인…미술사 길이남을 문제적 거울 등장손을 잡고 있는, 잘 차려입은 한 쌍의 커플은 상상에 의한 인물이 아니고 틀림없는 실제 인물이다. 남성의 날카로운 눈매와 지나치게 긴 콧날, 턱의 갈라진 부분 등은 이상화된 모습이 아니라 특정 인물의 초상이란 것을 말해주며, 아르놀피니의 단독 초상이 여러 점 남아 있어 이 개성적인 얼굴을 다른 이로 착각할 순 없는 것이다. 얼핏 보이는 창문 밖 나무에 체리가 매달린 것을 보면 계절은 봄이지만 아르놀피니는 한겨울에나 입을 법한 털코트를 입었고, 여인 역시 푸른 옷 위에 녹색 겉옷을 걸쳤는데 목과 소매, 옷 안쪽이 흰 털로 마감돼 있다. 이는 두 사람 모두 실내에서 걸치는 옷이 아니라 성장을 한 것이고, 그저 일상 속 한순간을 그림으로 남긴 게 아니라 어떤 예식의 한가운데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이다. 남성은 한 손을 들어 맹세의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대개 부부의 연을 맺는 약속은 왼손이 아닌 오른손을 잡는 것이 상례기 때문에, 이 그림은 아르놀피니의 두 번째 부인과 언약을 맺는 것으로 추정되기도 한다. 하지만 약속은 약속인 것이다. 여기에는 미술사에서 가장 문제적인 거울도 한몫한다. 뒤쪽 벽에 걸린 큰 볼록거울 안에는 당연히 그림을 그리는 얀 반 에이크의 모습이 들어있어야 하지만, 화가가 아닌 주인공들을 마주보고 서 있는 두 남성이 작게 그려져 있는 것이다. 이 두 남성 중 하나가 화가 자신일 것으로 생각되는 지점은, 거울 위 벽에 적힌 문구에 숨겨져 있다. “얀 반 에이크가 여기에 있었다, 1434”라는 한 문장이 매우 장식적으로, 화가의 사인이라기에는 그 존재감이 너무도 크게 남겨져 있는 것이다. 결국 이 사인은 얀 반 에이크가 이 결혼의 증인 역할을 했다는 표시로 해석된다. 한스 멤링의 ‘수태고지’(1480s·왼쪽)와 얀 반 에이크의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1434) 부분을 클로즈업했다. 성스러운 침실과 세속의 침실을 각각 들여다본 두 작품 모두 정교하고 세밀한 묘사에 얹은 도덕적·종교적 상징이 특징이다.‘미술작품 속 침실’이라고 하면 그저 잠을 자는 장소로 그려지거나 갖은 에로틱한 상상들이 난무하는 장소가 아닐까 넘겨짚을 수 있지만, 전혀 다른 내용의 그림들이 수도 없이 많다. 대중에게 가장 잘 알려진 침실그림인 빈센트 반 고흐의 ‘아를르의 침실’마저도 좁고 별것 없는 초라한 광경에 눈물이 날 것 같으니 말이다. 미술작품 속 침실은 그저 잠을 자는 공간이 아니라 한 인간의 운명, 맹세와 약속, 혹은 고독한 실존을 상징하는 장소로 기능해 왔던 것이다. △이윤희 학예연구관은… 1970년생. 대학을 다니던 20대 어느 겨울, 해외여행 자유화 덕분에 유럽행 비행기에 오른 것이 인생에 미술을 들인 결정적 계기가 됐다. 누구나 들렀던 어느 미술관에서 뜻밖에 렘브란트의 ‘어머니 초상’이란 작품이 발을 붙들었다. 뭔가 꿈틀거리는 게 올라왔다. 세상을 감동시킨 그 수많은 작품을 설명하는 언어를 가지고 싶다는 열망도 함께였다. 이화여대에서 독문학과를 졸업한 뒤론 동대학원 미술사학과에 진학해 본격적으로 미술의 역사, 미술의 말을 공부했다. 이후 ‘공간’ 지 미술기자를 시작으로 대전시립미술관 학예실장, 아트센터 화이트블럭 학예실장, 청주시립미술관 학예실장 등을 거치며 오래전 그 렘브란트의 감동을 현장으로 옮겼다. 지금은 수원시립미술관 학예과장으로 일한다. 일터에 나가면 미술작품들이 바로 곁에 있다는 것에 만족하며 전시기획을 하고, 글을 쓴다. 번역서로 ‘그림자의 짧은 역사’(2006), ‘포토몽타주’(2003), ‘바디스케이프’(1999)가 있으며 저서로 ‘여성의 눈으로 보는 미술 키워드’의 출간을 앞두고 있다.
2021.10.09 I 오현주 기자
'라스' 김준현 "'맛있는 녀석들' 7년 만 하차, 건강 이상 때문 절대 아냐"
  • '라스' 김준현 "'맛있는 녀석들' 7년 만 하차, 건강 이상 때문 절대 아냐"
  • ‘라디오스타’(사진=MBC)[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자타공인 ‘먹고수’ 김준현이 ‘라디오스타’를 5년 만에 다시 찾는다. 김준현은 7년 동안 동고동락했던 ‘맛있는 녀석들’ 하차 이유와 소감을 솔직히 고백해 시선을 모을 예정이다.6일 오후 10시 30분 방송 예정인 고품격 토크쇼 MBC ‘라디오스타’(기획 강영선, 연출 강성아)는 이태곤, 최대철, 김준현, 태항호와 함께하는 ‘방구석 빌런즈’ 특집으로 꾸며진다.5년 만에 ‘라디오스타’를 다시 찾은 김준현은 다이어터들을 괴로움에 몸부림치게 한 ‘먹방 빌런’ 비법부터 먹고수의 철학이 담긴 육아 비법까지 공개하며 프로 예능인 다운 입담을 자랑한다. 먼저 김준현은 지난 8월, 7년간 출연했던 ‘맛있는 녀석들’에서 하차해 화제를 모았던 것과 관련해 “오래될수록 불안해지더라”라며 하차 이유와 소감을 솔직하게 고백한다. 이어, 김준현은 ‘맛있는 녀석들’ 하차를 둘러싼 오해에 대해 “건강 이상 때문에 하차한 건 절대 아니다”라고 해명해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그런가 하면, 김준현은 ‘먹고수’ 다운 먹사랑을 뽐낸다. 그는 12시 30분에 시작한 점심 식사가 밤 6시가 되어서야 끝나, 식당의 브레이크 타임마저 지워버린 ‘장타 먹방썰’을 고백해 4MC를 놀라게 했다고 전해져 호기심을 유발한다.또한 김준현은 몸이 아플 때도 음식으로 해결한다고 털어놓으며 ‘이색 음식 치료법(?)’까지 공개한다. 장염엔 막걸리, 기침엔 마요네즈라는 상상초월 조합으로 빅 웃음을 선사할 예정이다.먹고수 김준현의 남다른 ‘먹방’은 집안 내력이라고. 김준현은 트레이드마크인 ‘한 입만’도 아버지께 물려받았으며, ‘면치기’는 중학생 시절부터 무려 30년 동안 연마해왔다고 고백해 4MC를 감탄하게 만들었다는 전언이다. 또한 김준현은 ‘먹방 로열 가문’의 피를 물려받은 ‘먹고수’ 답게 “두 딸이 이유식을 끝내고 밥을 먹기 시작할 때부터 주기적으로 ‘내장탕 조기교육’을 했다”며 남다른 육아 비법을 공개한다.김준현이 직접 들려주는 ‘맛있는 녀석들’ 하차 소감은 6일 오후 10시 30분에 방송되는 ‘라디오스타’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21.10.06 I 김가영 기자
"살인방역 중단하라"…피켓 들고 거리로 나선 자영업자들
  • "살인방역 중단하라"…피켓 들고 거리로 나선 자영업자들
  • [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 한 달 연장에 분노하는 자영업자들이 또 다시 거리로 나왔다. 2주 만에 식당과 카페 등 일부 업종에 대한 영업시간이 오후 9시에서 오후 10시로 다시 완화되긴 했지만 별 효과가 없다는 주장이다. 식당·카페 외 업종은 이전과 같은 제재를 받으면서 형평성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일상생활과 코로나19 방역을 함께 하는‘위드(with) 코로나’ 지침으로 인식을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5일 오후 2시 수도권 자영업자들이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7번 출구 앞에서 피켓을 들고 ‘자영업자 1인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사진=조민정 기자)5일 오후 2시, 수도권 자영업자들은 ‘자영업자 1인 시위’에 참여하기 위해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7번 출구에 모였다. 이들은 ‘살고싶다, 중단하라’, ‘사람잡는 살인방역’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3m 가량 거리두기를 지키며 1인 시위를 진행했다. 124명이 참여하는 오픈카톡방 인원에 비해 적은 인원인 2명 가량이 참여했다.참가자들은 “자영업자입니다. 관심 가져주세요. 감사합니다”라고 목소리를 냈다. 이에 지나가던 시민들은 엄지를 치켜 올리거나 다과를 주며 응원했다. 지나가던 한 60대 여성은 “사기 방역 맞지. 힘내세요”라고 말했다.1인 시위를 모집한 닉네임 ‘힐’씨는 정치적으로 협상만 하는 것보다는 직접 거리로 나와 강력하게 목소리를 내는 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힐씨는 “같이 마음 맞는 사람끼리 모여서 조금이라도 목소리를 내면 숨통이라도 트이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밤엔 그래도 참여자가 많은데 자영업 특성상 낮에 직접 시위에 참여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라 인원이 적은 건 이해한다”고 말했다.이날 시위에 참여한 이모(46)씨는 2주 만에 뒤바뀐 정부의 방역 지침에 헛웃음만 나왔다고 토로했다. 이씨는 “9시 영업제한은 전혀 효과가 없었고 데이터도 없이 정한 정책이었다”며 “웃긴 게 야외는 안전하다고 하는데 성묘는 4명까지 되고, 추석 때 집에 모이는 건 8명까지 되는 기준이 뭔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4단계 지역에서 식당과 카페를 제외한 볼링장, 당구장, 스크린골프장, 노래방 등 업종은 저녁 6시 이후엔 2명까지만 손님을 받을 수 있고 9시가 되면 여전히 문을 닫아야 한다. 이에 업종이 다양한 자영업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일괄적으로 식당과 카페만 완화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경기석 한국코인노래연습장협회장은 “식당이나 카페에서 6명까지 밥 먹고 노래방에 와서 2명씩 나눠서 들어가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나”라며 “영업제한도 그렇지만 이런 인원수 제한도 문제가 많아 업종별로 세세하게 반영이 되지 않은 방역지침”이라고 비판했다.그러면서 “어떤 하나의 업종만 규제를 풀어달라고 할 수는 없다”며 “어차피 지금 자영업자 주장은 시간제한, 인원수 제한보다 위드 코로나로 가서 더 이상 힘들지 않도록 하는 게 목적이다”라고 강조했다.자영업자들은 이날 오후 11시에도 ‘제4차 자영업자 한마음 한걸음 걷기’를 계획하고 있다. 서울 도심에서 검정상의, 검정마스크, 모자 등을 착용하고 플래카드를 들고 걷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오는 8일 밤 11시에는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주최하는 전국 단위 차량 시위도 예정돼 있다.한편 이날 시위에 대한 경찰 배치 등 물리적 충돌이나 실랑이는 없었다. 다만 길 건너편인 광화문역 6번 출구 앞에서 사랑제일교회가 유튜브 예배를 진행하면서 경력이 약 30여명 배치됐다. 야외 예배에 참여한 교인은 50여명으로, 경찰이 집결 장소를 펜스로 막고 경고 방송을 하자 경찰에 몰려들어 실랑이를 벌이는 등 충돌이 있었다.5일 오후 2시 수도권 자영업자들이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7번 출구 앞에서 피켓을 들고 ‘자영업자 1인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사진=조민정 기자)
2021.09.05 I 조민정 기자
'장윤정의 도장깨기' 인생에 울고 노래에 웃는 휴먼스토리 빛나
  • '장윤정의 도장깨기' 인생에 울고 노래에 웃는 휴먼스토리 빛나
  • ‘장윤정의 도장깨기’[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장윤정의 도장깨기’ 장윤정, 도경완이 아들을 잃은 슬픔을 노래로 극복한 가수 아라의 사연을 듣고 눈시울을 붉혔다.지난 19일 방송된 LG헬로비전 오리지널 新 예능 ‘장윤정의 도장깨기’(연출 류복열, 제작 LG헬로비전) 4회에서는 강원도 강릉에서의 두번째 이야기가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는 ‘도장 패밀리’ 장윤정 도경완 곽지은 해수 장지원 밴드가 강릉의 뮤지션 ‘퐁키몽키’ 최철민, 노래하는 ‘홍선장’ 홍현표와 그의 아내 이학영, 61세 늦깎이 트롯 가수 아라와 조우했다.첫 번째 캠핑메이트 최철민은 클론, 김건모, 신승훈, 박미경, 노이즈, 홍경민, 채연, 보아, 베이비복스, NRG, 하리수 등 당대 최고 가수들의 백업 댄서로 활약했을 뿐만 아니라 보아의 ‘넘버 원’, 채연의 ‘위험한 연출’ 속 포인트 안무를 만든 레전드 안무가였다. 이날 최철민은 90년대 댄스 히트곡 메들리를 선보였는데, 이로 인해 일순간 주변이 흥겨운 무도회장으로 돌변하며 모두를 90년대의 향수에 젖어 들게 만들었다. 이어 최철민은 “무대에서 가수 분들을 빛내주는 역할을 오랫동안 했는데 이제는 스스로 빛나고 싶다”며 장윤정에게 코칭을 부탁했다. 그러나 자기만의 색깔이 확실히 묻어나는 최철민의 무대에 장윤정은 사상 최초로 “코칭 할게 없다”며 극찬하는 대신 대중들에게 최철민을 알릴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공해 훈훈함을 자아냈다.두 번째로 만난 캠핑메이트는 문어를 잡는 선장이자 지역 가수인 홍현표와, 식당 사장이자 노래 강사로 활동 중인 아내 이학영이었다. 아내 이학영의 노래 코치를 부탁하기 위해 캠핑장에 찾은 부부는 무엇보다 돈독한 금슬로 부러움을 자아냈다. 아내보다 먼저 가수로 데뷔한 홍현표는 “(아내의 앨범을 내주는 게) 저의 2021년 목표”라고 밝히며 로맨티스트의 면모를 뽐냈고, 이학영은 “좋은 남편을 만난 만큼 많은 걸 바라진 않는다. 그저 좋아하는 노래 마음껏 부르고, 봉사하면서 행복하게 사는 게 소원”이라고 덧붙여 탄성을 자아냈다. 반면 이 같은 잉꼬부부의 모습에 자극을 받은 도경완이 “저도 아내 앨범 하나 내주려고 한다”고 허풍을 떨자, 장윤정은 “돈은?”이라는 짧은 단어로 도경완의 허세를 제압해 폭소를 유발하기도 했다.끝으로 도장패밀리는 데뷔 4년차 트롯가수 아라와 조우했다. 채소 도매업과 가수 활동을 병행하느라 바빠서 정식 레슨을 받아본 적이 없다는 아라는 찢어지는 듯한 목소리를 고치고 싶다며 장윤정에게 도움을 청했다. 아라는 장윤정의 ‘목포행 완행열차’로 테스트를 받았고, 장윤정에게 넘치는 파워를 조절할 수 있는 거울 연습법을 전수 받아 한층 매력적인 가창력으로 변화했다.그런가 하면 아라는 “예순이 넘었다”며 본인의 나이를 공개해 주변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이에 적지 않은 나이에 가수 생활에 도전한 이유에 궁금증이 쏟아졌다. 아라는 “군인이던 아들이 진급시험을 보기 전날 급성 심근경색으로 세상을 떠났다. 사는 게 너무 싫었다. 사람 보는 것도 싫고 물어보는 것 자체도 싫어서 방에서 술만 마시면서 살았다”며 가슴 아픈 사연을 꺼냈고, 쉽사리 위로의 말도 건네지 못하고 눈시울만 붉히는 도장패밀리의 모습이 콧잔등을 시큰하게 만들었다. 이어 아라는 “아들을 보내고 7년 간 우울증을 앓았다. 그런데 노래로 (마음 속의 한을) 다 풀어내면서 사니까 살겠더라”면서 늦깎이 트롯 가수가 된 사연을 밝혀 먹먹함을 더했다. 또한 아라는 마지막 순서로 자신의 곡인 ‘사랑의 이모티콘’을 불렀는데 “아침마다 아들과 문자로 이모티콘을 주고 받았었다. 아들을 생각하면서 부르고 있다”며 노래에 숨겨진 사연을 공개해 뜨거운 응원을 이끌어내기도 했다.이처럼 ‘장윤정의 도장깨기’는 노래로 자아실현을 꿈꾸는 최철민, 노래가 순수한 즐거움인 홍현표 이학영 부부, 노래가 인생의 치유인 아라에 이르기까지 인생에 울고 노래에 웃는 우리네 이웃들의 스토리를 담아내며 시청자들에게 따뜻한 웃음과 감동 그리고 공감을 선사하고 있다. 이에 앞으로 ‘장윤정의 도장깨기’가 또 어떤 캠핑메이트의 노래와 인생을 조명할지 관심이 쏠린다.‘장윤정의 도장깨기’는 장윤정 도경완 부부가 장윤정의 트롯 수제자 곽지은 해수와 함께 캠핑카를 타고 전국의 숨은 노래 실력자를 찾아가 족집게 레슨을 선사하는 캠핑 버라이어티. 매주 목요일 오후 5시, 9시 방송된다.
2021.08.20 I 김가영 기자
'나혼자산다' 성훈, 중장비 면허 도전기… 최고 시청률 9.9%
  • '나혼자산다' 성훈, 중장비 면허 도전기… 최고 시청률 9.9%
  • (사진=MBC ‘나 혼자 산다’ 방송화면)[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나 혼자 산다’ 성훈이 지게차와 굴착기 자격증에 도전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론 사전 평가 100점 시험지를 받아 들고 아이처럼 신난 성훈은 건설기계 조종사 면허증을 취득하며 ‘중장비 에이스’에 등극했다. 또 드라마 촬영 종료 후 봉인 해제된 대식가의 면모를 뽐내 시선을 사로잡았다.가수 박재정은 프로 알바생으로 변신, 부모님 식당 일을 도와드리며 효자 아우라를 뽐내는 한편, 독립 후 첫 손님인 세 살 터울 남동생과 함께 형제애 넘치는 자취방 힐링 타임을 가지며 훈훈함을 더했다.지난 30일 방송된 MBC ‘나 혼자 산다’에선 중장비 시험에 도전한 성훈의 완벽한 하루와 독립 후 오랜만에 가족들과 만난 박재정의 일상이 공개됐다.31일 시청률 조사 회사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방송된 ‘나 혼자 산다’는 수도권 기준 8.5%로 동시간대 1위를 기록했다. 광고 관계자들의 주요 지표이자 채널 경쟁력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인 2049 시청률은 4.9%(수도권 기준)를 기록해 금요일 예능 중 1위를 차지했다.최고의 1분은 ‘성훈이 굴착기 실습을 도와줄 강사와 재회하는 장면’으로 수도권 기준 9.9%을 기록, 지게차에 이어 굴착기까지 가르치는 강사와 다시 만나 동공지진을 일으키는 성훈의 모습이 웃음을 자아냈다.앞서 트랙터로 농촌 일손을 도우며 중장비 운전에 재능을 발견한 성훈은 지게차와 굴착기 자격증을 따기 위해 학원을 찾았다. 지게차와의 첫 대면에 이끌리듯 다가간 그는 “귀여웠어요”라며 눈을 떼지 못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냈다.이어진 지게차 수업에서 성훈은 능숙한 조작으로 수월하게 적재에 성공, 금손 실력으로 ‘지게 방’의 매력을 뽐냈고 3톤 이상 시험장 코스에서도 고난도 레벨을 모두 클리어했다. ‘중장비의 꽃’ 굴착기 수업에서도 심장 쫄깃한 내리막과 오르막 등 난코스를 모두 통과하며 ‘포크레인 방’의 매력을 추가, 적수 없는 중장비 에이스에 등극했다.중장비 실습을 마치고 그가 향한 곳은 한 식당. 비빔냉면과 육회비빔밥, 소머리 국밥까지 한번에 메뉴 3개를 시킨 성훈은 현란한 젓가락 드라이브로 비빔냉면을 클리어했고 면발의 여운이 끝나기 전 육회 비빔밥을 포크레인이 흙을 푸듯 야무지게 수저에 담아냈다.마지막엔 뜨거운 국물에 발을 동동 구르면서도 소머리 국밥을 폭풍 흡입, 봉인해제 된 대식가의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냈다.다시 학원으로 돌아와 이론 수업을 듣던 성훈은 이론 사전 평가 시험을 본다는 말에 찐 당황했다. 운전면허 필기시험도 세 번 떨어졌다고 고백한 성훈은 사전 평가 시험에서 무려 100점을 받으며 반전 있는 남자로 놀라움을 안겼다.뜻밖의 동그라미 파티에 성훈은 “태어나서 처음 백 점 맞아봤다. 신인상 받았을 때보다 더 좋다”고 아이처럼 좋아하며 자신에게 가장 완벽한 하루였다고 뿌듯해 했다. 이어 건설기계 조종사 면허증을 자랑스럽게 공개하며 대형 중장비 면허증에도 도전해보겠다는 포부를 덧붙였다.이날 방송에선 ‘자취 새내기’ 박재정이 그리웠던 가족과 만나는 모습이 공개되며 눈길을 사로잡았다. 휴일을 맞아 독립 한지 두 달 만에 부모님의 식당을 찾은 박재정은 계산과 서빙, 식탁 치우기까지 일당백 알바생으로 변신, 부모님을 도와드리며 효자 아우라를 뽐냈다.식당을 찾은 팬들에게 흔쾌히 팬 서비스까지 하며 바쁜 시간을 보낸 그는 부모님의 사랑이 가득 찬 반찬과 생필품을 담은 거대 봉투를 들고 세 살 터울 동생이 알바를 하고 있는 가게를 찾았다.‘동생 바라기’ 박재정과 동생의 쏘스윗 만남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사랑한다’와 ‘보고싶다’는 말은 물론, 만나자마자 거침없는 포옹으로 애틋함을 드러내는 비현실적 형제의 애정표현은 무지개 회원들의 동공지진을 부르기도. 박재정은 가족들에게 끊임없이 어떻게 지냈냐는 도돌이표 질문을 던지는 리포터급 안부 중계로 무지개 회원들을 폭소케 했다. MSG워너비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이동휘와의 통화 역시 동생의 애정에 불을 붙였다. 배우 지망생인 동생의 롤모델이 이동휘라는 것. 롤모델 이동휘와 통화도 척척 시켜주는 형 박재정의 늠름한 모습에 동생은 “형 성공했다!”라며 존경의 눈빛을 더욱 빛냈다.이어 동생과 함께 자취방 베란다에서 삼겹살을 구워 먹으며 로망 실현 힐링 타임을 가진 박재정은 “자취방에서 다른 사람과의 첫 식사가 너다. 이 순간이 얼마나 감동적인지 아느냐”라며 보고 싶었던 마음을 전했다.늘 자신에게 아낌없이 주는 형에게 사랑한다고 고백하는 남동생과 그런 동생의 모습에 뭉클해하는 형 박재정의 찐 형제애가 가슴 따듯한 감동을 선사했다.이날 방송 말미엔 ‘오케이 광자매’의 라이징 스타 김경남의 반전매력 일상과 돌아온 프로 배움러 김지훈의 또다른 도전이 예고되며 기대감을 한층 고조시켰다.
2021.07.31 I 윤기백 기자
‘文·安 단일화 명소’ 달개비, 식사정치 핫플레이스 부상
  • ‘文·安 단일화 명소’ 달개비, 식사정치 핫플레이스 부상
  •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국민의힘 대외협력위원장인 권영세 의원이 3일 오후 중구의 한 식당에서 회동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여야 차기 레이스가 본격화하면서 이른바 ‘식사정치’의 계절이 돌아왔다. ‘식사정치’는 여야 유력 정치인들이 비공개 오찬이나 만찬회동을 갖고 주요 정치현안을 논의하는 것에서 유래됐다. 과거 3김 시절에는 63빌딩이나 서울 시내 특급 호텔의 유명 식당이 식사정치의 주무대였지만 최근에는 서울 시내 식당이 선호된다. 이는 청탁금지법 확산의 여파로 호텔 고급식당의 경우 국민적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최근 식사정치의 최대 핫플레이스로 등극한 곳은 ‘달개비’다. 서울시청 맞은편 덕수궁과 성공회 대성당 사이에 위치한 ‘달개비’는 정관계를 비롯한 저명인사들이 애용한다. 지하 1층부터 지하 2층까지 모든 방이 격실구조로 설치돼 편안안 대화가 장점이고 코로나19 방역에도 유리하다. 특히 ‘달개비’는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 무소속이었던 안철수 대선후보가 단독회동을 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회동을 마친 두 후보는 이 자리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에 맞서 후보 단일화에 합의했다. 이러한 상징성 탓인지 이후 민주당 계열 정당 정치인들의 사랑방으로 활용됐다. 최근에는 정권교체를 꿈꾸는 야권인사들의 발걸음이 잦아졌다. 국민의힘 입당 여부로 설왕설래가 끊이지 않았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원장이 최근 권영세 국민의힘 대외협력위원장과 각각 만난 곳 역시 ‘달개비’였다. 식사정치의 최대 장점은 바로 ‘보안’이다. 정치부 기자들이 진을 치고 있는 여의도의 경우 회동 사실이 삽시간에 소문난다. 여야의 거물급 정치인들이 언론의 관심을 따돌리고 식사정치에 나서는 건 비밀회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역대 대통령도 대통령직인수위 당선자 시절에는 인사발탁이나 여론수렴, 정책구상 등을 위해 식사정치를 애용했다. 배석자 없는 단독회동일 경우 대화 내용이 외부로 누출되지 않은 것도 장점이었다. 달개비 이외에도 서울 종로·인사동·삼청동 인근 식당도 유력 정치인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국민의힘 합류 없이 제3지대에서 중도층 공략에 공을 들이는 윤 전 총장은 식사정치에 가장 적극적인 인사다. 지난 2일 원희룡 제주지사(서울 인사동 ‘향연’)를 시작으로 7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서울 종로 중식당 ‘중심(中心)’), 8일 김영환 전 의원(서울 삼청동 인근 ‘편안한집’)을 각각 만났다. ‘이재명 경기지사 저격수’로 유명한 김 전 의원은 회동 이후 윤 전 총장의 대선캠프에 합류하기도 했다. 대권도전을 시사해온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역시 16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서울시내 모처에서 비공개 조찬회동을 가지기도 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식사정치는 외국에서는 사례를 찾기 힘든,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정치문화”라면서 “밥 한 끼를 함께 하며 허심탄회한 대화로 정치적 유대감과 친밀감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선지형의 유동성이 커질수록 유력 정치인들의 식사정치도 보다 잦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1.07.19 I 김성곤 기자
한옥 처마 밑에 숨은 우리가 몰랐던 이야기
  • 한옥 처마 밑에 숨은 우리가 몰랐던 이야기
  • 자치구 최초로 건립된 성북구립미술관은 한국 근현대 미술사를 중심으로 한 기획 전시를 주로 연다.(사진=서울관광재단)[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아파트가 많은 서울 도심 속 우리는 가끔 자연을 재료로 만든 한옥의 아름다움이 그리워지는 순간들이 있다. 한양도성 북쪽에 자리한 서울 성북구. 우리나라 문학사에 이름을 남긴 문학인들이 많이 살았던 곳으로 심우장, 길상사, 수연산방, 최순우옛집에서 그 흔적을 찾을 수 있다. 이 한옥들의 처마 밑이나 뜰에 앉아 신선한 바람을 쐬면 나무와 향토가 주는 싱그러움과 함께 더운 여름도 날려 버릴 것만 같다.1-3. 성북예술창작터에서 전형산 작가의 ‘목소리의 극장’전이 열린다. 스텝이 작품 ‘균형의 함정1;높은-소리, 낮은-소리’ 앞에서 작동법을 선보이고 있다.▲지역민이 함께 만들어가는 열린 미술관 ‘성북예술창작터와 거리갤러리’성북예술창작터(성북구립미술관 분관)는 동사무소 건물을 미술관으로 고친 도시재생공간이다. 조선 시대 화가 장승업의 집터였다고 하니, 그 의미가 남다르다. 총 2층으로 이루어진 아담한 공간에서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창작 활동을 하는 시각예술 분야의 신진 예술가들이 마음껏 기량을 펼친다. 성북예술창작터에서 이들을 발굴·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성북구민과 함께 성북구의 숨은 이야기와 풍경을 수집·기록하는 등 다양한 예술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열린 미술 문화 만들기에 힘쓴다. 지금 성북예술창작터에 가면 전형산 작가의 1인전 ‘목소리의 극장’을 관람할 수 있다. 총 8점의 설치미술 작품이 전시돼 있고, 관람객이 작품 일부를 작동해 볼 수 있다. 설치미술 작품은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스텝이 작품을 설명해주고, 작동법을 알려준다. ‘목소리의 극장’전은 7월 24일까지 열린다.성북예술창작터 관람 후에는 성북구립미술관이 주관하는 ‘거리갤러리’를 함께 둘러보면 좋다. 거리갤러리는 ‘예술가와 주민이 함께 만들어가는 열린 미술관’ 콘셉트로 진행되는 공공미술 프로젝트다. 2018년 건축가 조성룡이 성북구립미술관 아래 복자교 일대에 오래된 석축과 건물, 옛 물길의 살려 거리갤러리 공간을 설계했다. 지금 2020년 ‘성북구립미술관 거리갤러리 공공미술 프로젝트’에 설치미술가 김승영이 두 번째 작가로 참여해 ‘바람의 소리’殿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12월 31일 이 프로젝트가 끝날 때까지 김승영 작가와 성북동 주민이 거리갤러리에 설치된 작품과 어우러질 수 있는 조경을 조성한다. 성북예술창작터 근처에 1968년 창업하여 생크림빵과 통팥빵으로 유명한 나폴레옹과자점이 있다. 성북예술창작터와 나폴레옹과자점 사이의 뒤쪽 동네가 옛날에 앵두나무가 많아 ‘앵두마을’이라 불렸던 곳인데 당시에는 근대한옥 밀집구역이였다. 지금은 한양도성 아래 골목에만 한옥이 몇 채 남아있다. 이 한옥을 고쳐 지은 레스토랑 ‘이안’과 카페 ‘반하당’이다.최순우옛집 안채에서 자원활동가가 관람객에게 최순우의 생애와 옛집에 관해 해설해 주고 있다.▲우리 것의 아름다움을 일깨우는 공간 ‘최순우옛집’최순우옛집(서울시 등록문화재 제268호)은 미술사학자이자 4대 국립중앙박물관장인 혜곡 최순우가 말년을 보냈던 근대한옥이다. 혜곡은 이곳에서 대표작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를 집필했다. 이후에 집이 헐릴 뻔 했지만 이화여대 교수였던 김홍남이 시민 후원금을 모아 샀다. 이로써 최순우옛집은 시민이 지켜낸 ‘내셔널트러스트 시민문화유산’ 1호가 되었다. 외벽에 후원자들의 이름이 빼곡히 적혀 있는 풍경이 감동적이다.시민이 앞장서 이 집을 지킨 이유는 옛집의 가치와 우리 문화재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데 평생을 바친 혜곡의 노력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혜곡은 국립중앙박물관에 재직하는 동안 유물 수집과 보존 처리, 연구, 인재 양성에 힘을 쏟았다. 1950년대 말부터 일본, 유럽, 미국 등을 순회하며 우리 문화재 알리기에 앞장섰다. 일본에서 열린 ‘한국미술 5천년전’은 57만여 명이 관람하는 성과를 이뤄 전설로 남았다.혜곡이 살뜰히 가꾸었던 옛집 곳곳에 유품과 친필 원고, 문화예술인들이 보낸 연하장과 선물한 그림 등이 전시돼 있다. 최순우옛집에서 눈여겨봐야 할 것이 안채의 용(用)자 창살이다. 혜곡은 이 창살의 비례가 아름답고 정갈하다며 칭송했다고 한다. 김홍도의 글자를 좋아했던 혜곡은 사랑방 용자창살문 위에 김홍도의 글자를 집자 해 쓴 편액을 걸었다. 혜곡은 우리나라 식물에도 애정을 쏟았다. 맘에 드는 나무나 꽃이 있으면 뜰에 옮겨와 심었다고 한다. 지금도 앞뜰과 뒤뜰에 소나무, 대나무, 산사나무, 산수국, 모란, 수련 같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물들이 자라고 있다. 주변 명소로는 선잠단지(사적 제83호)를 추천한다. 조선 성종 때 백성에게 양잠을 장려하고 누에치기의 풍년을 기원하기 위해 선잠제를 지냈던 곳이다. 선잠제는 국가의 중요한 제사였으므로 왕비가 뽕잎을 따며 양잠의 모범을 보이는 친잠례가 이루어졌다. 2018년 선잠단 위쪽에 선잠단지와 선잠제의 역사를 기록한 성북선잠박물관이 들어섰다. 길상사는 도심에 지어졌어도 전각들이 숲에 둘러싸여 있어 산 속 사찰 같은 분위기를 띤다.▲종교를 초월한 도심 속 안식처 ‘길상사’ 길상사 일주문을 통과해 절 마당에 있으면 마치 숲속에 들어온 것 같다. 삼각산 남쪽 자락의 숲과 계곡이 절 안에 들어와 있다. 이곳이 주택가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극락전 왼쪽, 계곡이 흐르는 숲 구역은 낮에도 그늘이 짙다.계곡 상류 비탈에 늘어선 오두막 같은 건물은 스님들이 수행하는 곳인데, 길상사가 개원하기 전 대원각에서 사용했던 건물이다. 성북동의 최고급 요정이었던 대원각이 길상사가 된 사연은 유명하다. 1987년 대원각 주인 김영한이 법정스님의 저서 ‘무소유’를 읽고 감동하여 대원각 대지 7000평과 건물 40여 동을 절 짓는 데 시주할 뜻을 밝혔다. 당시 시가 1000억이 넘는 부동산이었다고 한다. 1995년 법정스님이 대원각을 대한불교 조계종 송광사 말사 대법사로 등록했다가, 1997년 길상사로 이름을 바꾸었다. 길상사 창건일에 김영한은 법정스님으로부터 염주 한 벌과 길상화라는 불명을 받았다. 2년 뒤 김영한은 자신의 유언대로 눈 내리는 날 길상사 경내에 유골이 뿌려졌다. 법정스님도 2010년 길상사에서 입적했다. 길상사는 대원각 시절 건물을 대부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설법전 앞의 관음보살상이 천주교의 마리아상을 연상케 해 눈길을 끈다. 이는 법정스님이 종교 간 화합을 염원하는 마음에서 천주교 신자인 조각가 최종태에게 의뢰해 봉안한 것이다. 법정스님은 길상사가 종교를 초월해 누구나 부담 없이 드나들며 마음의 평안을 얻는 작은 공원이자 사색의 공간이며 기도처가 되길 바랐다고 한다. 그 뜻에 따라 일반인을 위한 템플스테이, 템플라이프, 여름수련회 등의 다양한 사찰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근처에 2010년 G20 정상회의 때 영부인들이 한국 전통문화를 체험하기 위해 찾은 곳으로 유명해진 한국가구박물관이 있다. 창경궁 전각을 비롯한 한옥 10채를 옮겨와 15년 동안 복원하고, 18·19세기 목가구 2,550점을 전시해 놓은 박물관이다. 한국가구박물관에서 조금 위로 올라가면 우리옛돌박물관까지 둘러볼 수 있다.수연산방은 1900년대 개량한옥으로서 건물 한 채에 사랑채와 안채가 함께 지어져 있다. 오른쪽 누마루가 사랑방 역할을 했다.▲일제강점기 문인들의 사랑방 ‘이태준가옥(수연산방)’우리나라 단편소설의 선구자라 불리는 상허 이태준은 성북동 자택을 ‘수연산방’이라 이름 짓고, 1933년부터 1946년 동안 월북하기 전까지 살았다. 수연산방(서울시 민속자료 제11호)은 ‘여러 사람이 모여 산속의 집에서 책 읽고 공부한다’는 뜻이다. 이름에 걸맞게 당시 수연산방은 문인들의 사랑방이었다. 상허는 김기림, 정지용, 이효석, 박태원, 김유영 등과 구인회를 조직하고 수연산방에서 시와 문학을 논했다. 상허는 ‘달밤’, ‘복덕방’, ‘돌다리’, ‘밤길’, ‘화관’ 등 100여 편에 이르는 작품을 집필했는데, 월북작가의 작품이 해금 된 1988년에 이르러서야 세상에 알려졌다. 수연산방은 1998년부터 찻집으로 운영되고 있다. 언뜻 보면 전통한옥 같지만, 사랑채와 안채를 한 건물에 배치한 1900년대 개량한옥이다. 대청마루를 중심으로 왼쪽에 건넌방, 오른쪽에 안방을 두었다. 건넌방과 튓마루, 안방과 누마루를 다실로 사용한다. 앞뜰 풍경을 액자 속 그림처럼 감상할 수 있어 누마루가 이 찻집의 명당이다. 이 누마루는 작은 규모의 한옥에서 보기 드물게 섬세하고 화려하게 지어졌다. 한옥 찻집은 흔하지만, 수연산방처럼 예스러운 멋을 간직한 곳이 흔치 않다. 수연산방의 여름철 대표 메뉴가 단호박빙수와 오미자차다. 단호박빙수는 단맛으로 포장하지 않고, 재료 본연의 맛을 살려 빙수의 품격을 높였다. 수연산방에서 도보 2분 거리에는 이종석별장(서울민속자료 제10호)이 있다. 조선말 마포에서 새우젓 장사로 부자가 된 이종석이 여름별장으로 지은 한옥으로, 건축 연도는 1900년대로 추정된다. 1985년 덕수교회에서 이곳을 인수해 연수원으로 사용하고 있다. 수연산방 맞은편 50년 전통을 자랑하는 ‘쌍다리돼지불백’식당이 있다. 개업 당시는 테이블 네 개 뿐이였던 기사식당이 지금은 꽤 규모가 커져서 시간이 지나도 푸짐한 한 상으로 사랑받고 있는 맛집이 되었다. 만해 한용운이 말년을 보냈던 심우장의 단출한 모습. 만해는 방에 불을 지피지 않고 냉방에서 생활했다.▲독립운동 역사의 현장 만해 한용운 ‘심우장’만해 한용운 심우장(사적 제550호)은 1933년 시인이자 독립운동가인 만해 한용운이 성북동 골짜기에 지은 집이다. 지금은 골짜기가 아니지만, 여전히 비좁고 가파른 골목을 한참 오른 뒤에야 심우장에 도착한다. 낮은 철 대문 안으로 들어가면 너른 마당에 북향으로 지은 근대한옥 한 채와 관리소가 보인다. 만해는 조선총독부를 마주 보기 싫어서 남향집을 거부하고, 산비탈 북향 터에 집을 지었다. 심우장은 온돌방, 대청, 부엌으로 구성된 매우 단출한 구조다. 심우장에 남겨진 만해의 친필 원고, 유품, 연구 논문집, 서화, 초상화, 옥중 공판 기록 등을 통해 만해의 독립운동 활동상과 애국지사들과의 교류 현황을 짐작해본다. 만해가 서재로 사용했던 온돌방에는 함께 독립운동을 했던 서예가 오세창이 쓴 ‘심우장(尋牛莊)’ 현판이 걸려 있다. ‘심우(尋牛)’는 깨우침을 찾아 수행하는 과정을 소를 찾는 일에 비유한 불교 설화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한다.29세에 불가에 입문한 만해는 입적할 때까지 독립운동에 온몸을 바쳤다. 1910년 경술국치 때 중국으로 건너가 독립군 훈련장을 순방하며 독립군을 양성했다. 1919년 3·1만세운동의 주동자로 지목되어 3년 동안 옥살이하기도 했다. 만해는 조선 땅이 감옥인데 방에서 편히 지낼 수 없다며 늘 냉방에서 지냈다고 한다. 그토록 독립을 염원했던 그는 광복을 목전에 두고, 1944년 심우장에서 중풍과 영양실조로 숨졌다. 이후 외동딸인 한영숙씨가 심우장에 살다가 만해사상연구회에 기증했다. 심우장 마당에는 수령 100년이 넘은 것으로 추정되는 소나무와 만해가 심은 향나무, 한영숙씨가 심었다는 잣나무가 산다. 사철 푸른 세 나무가 일제의 끈질긴 협박과 회유에도 변절하지 않았던 만해의 결기를 닮은 듯하다. 소나무와 향나무가 성북구 보호수로 지정됐다.성북동빵공장의 대표 메뉴인 생크림팡도르. 평일 300개, 주말 400개 한정 판매한다.▲세계의 면 요리가 한 자리에 ‘성북동 누들거리’성북동에 면 요리 전문점이 많다. 수십 년 된 칼국수와 잔치국수 식당을 비롯해 메밀국수, 짜장면, 냉면, 쌀국수, 파스타, 우동 전문점 등 약 27개 점이 한성대입구역에서 수연산방에 이르는 길에 늘어서 있다. 5번 출구 나폴레옹제과점 뒤편 주택가 골목 안에 있는 ‘국시집’이 성북동 칼국수의 원조로 알려졌다. 2대째 영업 중이며 김영삼 전 대통령 단골집으로 유명하다. 한우 사태와 양지로 끓인 육수는 맑고 깊은 맛을 낸다. 손으로 반죽한 경상도식 건진국수 면발은 매끄럽게 목을 넘어간다. 6번 출구쪽에는 멸치 국수가 맛있기로 소문난 ‘구포국수’가 있다. 이밖에 ‘성북동칼국수’, ‘손가네곰국수’, ‘하단’, ‘올레국수’, ‘우리밀칼국수’ 등 10여 개 국수집이 누들거리에서 성업 중이다.누들거리에는 소문난 빵집도 많다. 명불허전 ‘나폴레옹과자점’을 필두로 산딸기 프레첼이 유명한 ‘샤뽀블랑’, 천연발효종으로 건강한 빵을 만드는 ‘오보록’, 간식보다 주식으로 먹을 수 있는 식사 빵을 파는 ‘밀곳간’ 등이다. 심우장 위쪽 베이커리 카페 ‘성북동빵공장’은 숲이 보이는 테라스에서 40여 종의 빵과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성북동 핫플레이스다.
2021.07.09 I 강경록 기자
"박자 놓쳐도 행복해요"…백신 맞은 경로당 춤바람에 들썩
  • [뉴스+]"박자 놓쳐도 행복해요"…백신 맞은 경로당 춤바람에 들썩
  •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이 기사는 이데일리 홈페이지에서 하루 먼저 볼 수 있는 이뉴스플러스 기사입니다.“오래 쉬다가 춤을 춰서 박자를 자꾸 놓쳤지만, 친구와 함께 참여해서 행복해요.” 지난 7일 서울 양천구 만수경로당이 춤바람으로 들썩였다. 코로나19로 인해 중단됐던 만수경로당 댄스교실이 지난해 2월 말 이후 1년 4개월 만에 재개되면서다. 만수경로당은 이날 코로나19 백신 접종자 8명이 참여한 가운데 댄스교실을 열었다. 만수경로당 회장 김춘자 할머니(78세)는 “3월 중순부터 경로당 문을 열었으나 방역수칙 때문에 화투도 못 치고 TV만 보다 집으로 돌아갔다”면서 “모처럼 친구들과 하하 웃으며 굳은 몸을 풀 수 있어서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 할머니는 “마스크를 써서 숨은 조금 차지만 춤추고 노래도 따라할 수 있을 만큼 적응했다”면서 “앞으로 매주 댄스교실에 참여해 착착 박자를 맞추고 싶다”고 의지를 불태웠다.코로나19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한 인센티브가 본격화되면서 그동안 굳게 닫혔던 서울 시내 복지관·경로당 등 노인복지시설의 빗장이 서서히 열리고 있다.(그래픽= 문승용 기자)9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시내 노인복지관 79곳이 이달 1일부터 코로나19 백신접종 노인들을 대상으로 문을 열고 대면·활동성 프로그램을 재개했다. 복지관은 99% 운영을 재개했고, 경로당은 이달 13개 자치구를 시작으로 나머지 12개구도 순차적으로 문을 열 예정이다. 노인복지관은 종이증명서나 스마트폰 전자 예방접종 증명서로 접종한 사실을 보여주면 대면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양천구는 지난 7일부터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까지 마친 노인을 대상으로 경로식당에서 점심을 제공하고 있다. 일부 경로당에서는 백신접종자를 대상으로 댄스교실 등 프로그램 운영도 재개했다. 7월부터는 관내 어르신 사랑방과 복지관에서도 백신 접종 완료자를 대상으로 노래교실 등 인기 실내프로그램 운영을 전면 추진할 계획이다. 종로구도 이번주 월요일부터 노인여가복지시설 확대 운영에 나섰다. 이에 따라 이용 정원은 30%에서 50%로 확대하고, 코로나19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1차 접종한 노인들은 프로그램으로는 컴퓨터·미술·요가·통기타·장기 등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1·2차 접종자는 노래와 관악기·당구·탁구 등 각종 활동성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다만 당분간 식사 금지 조치는 유지한다.광진구도 경로당 운영을 재개하고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프로그램 운영과 수강신청에 들어갈 예정이다. 광진문화원도 현재 운영 중인 여름학기 강좌에 대해 접종자에 한해 정원 외 추가 모집을 진행한다.7일 오후 서울 양천구 만수경로당에서 어르신들이 1년 4개월 만에 다시 열린 댄스 교실 수업을 받고 있다.(사진=서울 양천구 제공)서울시는 백신 접종자에 대한 인센티브의 일환으로 재개하는 프로그램이 이르면 다음주부터 본격적으로 운영될 것으로 전망했다. 프로그램 운영에 필요한 강사진 구성을 비롯해 수강생 모집 등에 최소 일주일 이상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노인복지시설 프로그램은 월 초부터 진행하지만, 백신 인센티브 제공 차원에서 가급적 이달 중순부터 운영해줄 것을 각 자치구에 요청했다”며 “앞으로 백신 미접종자는 대면, 접촉이 작은 프로그램을 별도로 이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1.06.10 I 양지윤 기자
양천구 7일부터 노인 여가복지시설 운영 재개
  • [동네방네]양천구 7일부터 노인 여가복지시설 운영 재개
  •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서울 양천구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어르신에 대한 인센티브를 지원한다고 3일 밝혔다.지난해 추석 목동복지관 경로식당 방문한 김수영 양천구청장이 배식을 하고 있다.(사진=양천구 제공)경로식당에서는 그동안 실내 취식금지 조치로 도시락·간편식을 제공해왔으나 백신 2차 접종까지 마친 어르신들은 오는 7일부터 식당에서 점심을 제공한다.관내 어르신 사랑방과 어르신 복지관에서도 백신 접종을 모두 완료한 어르신 대상으로 마스크 착용, 환기 등 방역수칙 준수 아래 노래교실 등 인기 실내프로그램 운영도 7월부터 전면 추진할 계획이다. 구는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전자 예방접종증명서 사용 관련 교육도 지원한다. 어르신 관련 시설과 동 주민센터에서는 어르신들이 정부지원 할인 혜택 등 각종 인센티브를 지원받으실 수 있도록 자원봉사캠프 봉사자를 활용한 휴대폰 앱(COOV) 설치·이용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경로식당에서 정성스레 준비한 따뜻한 음식을 대접하고, 노인여가 복지시설을 활성화하는 것은 코로나 때문에 위축되고 닫혀있던 일상이 예전으로 돌아가기 위한 위대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 19가 하루빨리 종식돼 모든 구민이 건강하고 활기찬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2021.06.03 I 양지윤 기자
48년 무료 진료 고영초·평생 재산 기부 노판순씨에 LG 의인상
  • 48년 무료 진료 고영초·평생 재산 기부 노판순씨에 LG 의인상
  •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LG복지재단은 48년간 무료진료 봉사의 길을 걸어온 고영초 건국대 교수와 가사도우미, 식당 일 등으로 평생 모은 전 재산을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한 노판순씨에게 각각 LG의인상을 수여했다고 27일 밝혔다.고영초 건국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의대 본과 재학 중이던 1973년 카톨릭학생회에 가입해 매주 서울 변두리 쪽방촌 등 의료취약지역을 찾아 형편이 어려워 병원에 가지 못하는 사람들을 진료하기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48년간 무료 진료 봉사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1977년부터는 진료와 수술 시간을 쪼개 서울 금천구, 영등포구 소재 무료진료소인 ‘전진상의원’, ‘요셉의원’과 성북구 소재 외국인 근로자 무료 진료소인 ‘라파엘클리닉’을 매주 2회 이상 번갈아 방문해 의료봉사를 이어오고 있다. 48년 간 고 교수에게 무려 1만5000명이 넘는 환자가 무료진료를 받았다. 특히 신경외과 전문의인 고 교수는 뇌종양, 뇌하수체종양 진단 및 수술과 같이 형편이 어려운 이웃들이 치료받기 쉽지 않은 중증질환을 치료하는데 많은 힘을 쓰고 있다. 그는 2005년경 정기적으로 진료하던 수두증(뇌 안에 뇌척수액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된 현상) 환자가 진료를 받아야 할 시기가 넘어도 소식이 없자 직접 집으로 찾아가 의식을 잃은 환자를 발견해 본인이 근무하던 건국대병원으로 환자를 옮겨 직접 수술했고, 환자 생명을 구한 바 있다. 또한 ‘라파엘클리닉’에 시력저하와 허리통증 등 가벼운 증상으로 고 교수를 찾은 방글라데시 청년 근로자 2명이 검사 결과 뇌하수체종양과 척추 종양으로 판정 받자 라파엘 클리닉과 건국대병원 사회사업팀의 협조를 구해 그들을 무료로 수술해주고 완치 후 퇴원시키기도 했다. 고 교수는 “어떤 날은 병원에서 몇 시간 힘들게 수술하고 한 시간 넘게 운전해서 의료봉사현장에 가면 파김치가 되기도 하지만, 막상 도착해서 봉사자들과 함께 즐겁게 일하고 환자들과 만나 진료하다 보면 피곤함이 씻은 듯 사라진다”며 “이런 보람과 기쁨이 40년 넘게 자발적으로 이 곳으로 나를 이끄는 삶의 원동력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고영초 건국대 교수 (사진=LG복지재단)군산에 거주하는 노판순 씨는 가사도우미와 식당일, 목욕탕 운영 등으로 평생 모은 전 재산 4억3000만원을 지역사회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기부했다. 2019년과 2020년 형편이 어려운 대학생들을 위해 군산대 발전지원재단에 3억3000만원을, 올해 4월에는 외롭고 어려운 이웃을 위해 군산시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도 1억원을 쾌척했다. 그는 지금도 전북 군산시에 위치한 작은 단칸방에서 월세로 살고 있으며, 경로당에서 제공하는 무료 급식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하는 등 근검절약 하는 삶을 살고 있다. 노판순 씨는 “평생 외롭고 힘들게 살아서 어려운 사람들을 보면 너무 가슴이 아팠는데, 이들을 위해 내가 뭔가를 해줄 수 있어 기쁘다”며 “나는 몸 뉘일 방 한 칸만 있으면 되니 남은 여생 동안 이들을 더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LG 관계자는 “어려운 이웃을 위해 한평생 묵묵히 자신만의 방식으로 봉사의 길을 걸어온 두 분의 숭고한 이웃사랑 정신을 우리 사회가 함께 인식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뜻에서 의인상을 수여했다”고 설명했다.LG 의인상은 2015년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는 고 구본무 회장의 뜻을 반영해 제정됐다. 2018년 구광모 LG 대표 취임 이후에는 사회 곳곳에서 타인을 위해 묵묵히 봉사와 선행을 다하는 일반 시민으로 수상 범위를 확대했다. 현재까지 LG 의인상 수상자는 모두 147명이다. 노판순 씨 (사진=LG복지재단)
2021.05.27 I 피용익 기자
모나미, 동탄에 펫살롱 '살롱 드 모나미펫' 오픈
  • 모나미, 동탄에 펫살롱 '살롱 드 모나미펫' 오픈
  • (사진제공=모나미)[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모나미는 지난 19일 경기도 화성 동탄신도시에 반려견 셀프 목욕, 반려견 시간제 놀이방, 반려동물 용품 쇼핑까지 원스톱 서비스로 제공하는 ‘살롱 드 모나미펫(SALON DE monamipet)’을 오픈했다고 밝혔다.경기도 화성 동탄 2신도시에 오픈한 살롱 드 모나미펫은 모나미펫의 첫 번째 오프라인 매장으로 ‘살롱=응접실’이라는 뜻처럼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함께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마련한 공간이다.방문객은 반려견의 셀프 목욕과 다양한 용품 쇼핑까지 원스톱으로 한 곳에서 가능하며, 인근 식당 미용실 등 상가 시설을 이용하는 동안 반려견을 맡길 수 있는 시간제 놀이방도 함께 운영한다. 반려견 셀프 목욕 시설은 소형견과 대형견 사이즈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욕조 및 드라이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샴푸 및 브러쉬 등 반려견 목욕에 필요한 기본적인 제품을 제공한다. 반려견 놀이방은 시간당 3000원으로 이용 가능하며, 다양한 반려견의 신나는 놀이 공간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또한 살롱 드 모나미펫에서는 프리미엄 사료와 간식, 트렌디한 디자인 의류와 액세서리, 고급 도그하우스 등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며, 시즌에 맞는 신상품을 입고하여 다양하게 판매할 예정이다.박명주 살롱 드 모나미펫 매니저는 “살롱 드 모나미펫은 셀프 목욕, 놀이방, 용품 쇼핑 원스톱 서비스 제공 등 종합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운영되는 공간이다”라며 “동탄뿐만 아니라 인근 수원, 용인 지역에서도 20분 이내에 접근 가능한 위치에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2021.05.25 I 이윤정 기자
'완판 행진' 서울사랑상품권, 올 7월 또 풀린다
  • [단독]'완판 행진' 서울사랑상품권, 올 7월 또 풀린다
  •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이후 인기가 높아지면서 발행 때마다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서울사랑상품권이 이르면 오는 7월 또다시 시중에 풀린다. 이번에 유통되는 금액은 총 4000억원 규모로 지난 한 해 동안 풀린 전체 발행금액과 맞먹는 수준이다. 각 자치구가 할인된 상품권을 발행하면 이를 구매한 소비자들이 지역 내 매출 감소를 겪는 영세점포와 소상공인을 돕는 이른바 ‘착한 소비풍토’는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 제로페이 QR코드가 설치돼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24일 서울시와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오는 6월 10일부터 30일까지 열리는 제301회 서울시의회 정례회에서 서울사랑상품권 추가 발행 등을 담은 시 추경안이 통과될 예정이다. 해당 안건이 시의회를 문턱을 넘으면 시는 이르면 7월에 총 4000억원 규모의 서울사랑상품권을 발행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올해 8100억원 규모의 서울사랑상품권을 분기별로 발행하려는 계획을 바꿔 연초 전체의 50% 가량을 판매한 만큼, 나머지 4000억원 가량은 오는 7~8월께 모두 풀기로 했다”며 “각 자치구 내 제로페이 가맹점에서 최대 10% 할인된 가격을 적용받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사랑상품권 가맹점 안내 스티커.(서울시 제공)서울사랑상품권은 서울시가 소상공인 매출증대를 위해 2018년 12월 첫 선을 보인 제로페이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상품권이다. 각 자치구별로 발행하는 상품권을 통칭하는 명칭으로 실제 발행은 각 자치구가 담당한다. 예를 들어 마포구에서 발행하는 상품권은 ‘마포사랑상품권’으로 부르는 식이다이 상품권은 초기에는 다소 불편한 결제 방식과 기존 신용카드에 비해 부족한 유인책, 민간페이 시장 포화 등으로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다만 지난해 코로나19 발생 이후 비대면 결제 방식(가맹점의 QR코드를 촬영해 모바일상품권으로 결제)인 제로페이가 주목받는 상황에서 ‘통 큰 할인’에 나선 서울사랑상품권도 덩달아 큰 인기를 끌었다. 실제 시는 지난해 서울사랑상품권 발행 목표금액인 2000억원이 4월에 조기 소진돼 2~4차 추경을 통해 추가로 3000억원 이상의 서울사랑상품권을 발행했으나 모두 발행 당일 또는 조기에 완판됐다. 올 들어서도 10% 할인율을 적용해 첫 발행한 상품권은 현재 금천구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은 모두 조기에 완판된 상황이다. 소비자는 10% 할인된 금액으로 상품권을 구입, 해당 자치구 내에 있는 제로페이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비플제로페이, 체크페이, 머니트리 등 제로페이 결제앱에서 할인된 금액으로 살 수 있다. 100만원 상품권을 90만원에 살 수 있는 셈이다. 5월 현재 서울시내 제로페이 가맹점은 약 31만곳으로 지난해 초 코로나19 발생 직전(약 17만개)에 비해 두 배 가량 늘었다. 서울사랑상품권 결제 앱.(서울시 제공)서울사랑상품권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동네 음식점이나 미용실, 영세학원(강사 5인 이하) 등 평소 자주 소비하는 생활 밀접시설에서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실제 올 들어 5월까지 교육업종에 사용된 서울사랑상품권은 전체 결제 금액의 26%에 달한다. 다만 이 상품권은 대기업 계열 대규모 점포나 대형마트 등에서는 사용이 불가능하다 시민들의 반응은 뜨겁다. 지난해 서울시민이 꼽은 코로나19 극복하기 위한 큰 힘이 된 뉴스로 제로페이·서울사랑상품권이 1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처럼 언택트 시대에 제로페이와 서울사랑상품권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최근 오세훈 시장이 조직 개편을 단행, 앞으로 추가 발행에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오 시장은 서울사랑상품권 발행을 담당하는 제로페이담당관실을 소상공인플랫폼담당관으로 명칭을 변경하는 안을 포함한 조직개편안을 시의회에 제출했다. 제로페이담당관이 속했 있던 노동민생정책관도 공정상생정책관으로 부서명이 개편될 방침이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대표 정책인 ‘제로페이 흔적지우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서울시 관계자는 “제로페이가 소상공인플랫폼과로 이름이 바뀐 것은 기존 소상공인정책과에서 담당하던 사업을 가져와 온라인·모바일 기반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보면 된다”며 “시민들의 이용 만족도가 높은 만큼 당장 제로페이 관련 사업을 축소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서울 송파구 방이시장에 서울사랑 상품권, 제로페이, 온누리상품권 결제 가능을 알리는 현수막이 설치돼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2021.05.24 I 김기덕 기자
임영웅 등 '미스터트롯' 톱6, '테라스 디너쇼' 열었다
  • 임영웅 등 '미스터트롯' 톱6, '테라스 디너쇼' 열었다
  •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미스터트롯’ 톱6 임영웅·영탁·이찬원·정동원·장민호·김희재가 ‘테라스 디너쇼’를 선보였다. 19일 방송된 TV조선 ‘뽕숭아학당:인생학교’(이하 ‘뽕숭아학당’)에서는 톱6가 팬들을 초대해 ‘테라스 디너쇼’를 펼치는 모습이 그려졌다.이날 톱6는 티켓 전달 팀과 세팅 팀으로 각 3명씩 나누는 복불복 추첨을 실시했다. 이에 임영웅·영탁·이찬원이 티켓 전달 팀으로 뽑혀 사연 신청자들을 만나러 떠났다. 세팅 팀이 된 정동원·장민호·김희재는 무대 세팅 준비에 돌입했다. 티켓 전달 팀의 첫 번째 주자인 이찬원은 검은 뿔테 안경과 마스크를 쓴 채 신청자 가족이 운영하는 식당을 방문했다. 이찬원은 다른 스태프들과 섞여 식사를 하며 정체를 숨겼다. 하지만 신청자는 이찬원의 목소리를 듣고 그를 알아봤고, 이찬원은 따뜻한 포옹과 함께 티켓을 전달했다. 이찬원은 식사 값까지 직접 내는 화통한 면모도 보여줬다. 두 번째 티켓 전달자 임영웅은 팬 인증 인터뷰를 한다는 명목으로 스태프로 위장한 채 신청자의 집으로 찾아갔다. 들킬 뻔한 여러 번의 위기를 뚫고 깜짝 카메라 이벤트에 성공한 임영웅은 신청자 부부를 위해 ‘눈빛 교환 노래 서비스’를 선사했다. 임영웅은 신청자의 작은방을 가득 채운 ‘임영웅 굿즈’를 보고 크게 감격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영탁 역시 신청자 가족의 일터를 직접 방문해 스태프인 척 깜짝 카메라 이벤트에 나섰다. 뒤늦게 자신의 정체를 확인한 팬들의 뜨거운 반응에 영탁은 울컥해 했다. 그런가 하면, 정동원, 장민호, 김희재는 디너쇼 현장에 도착하는 팬들을 맞이하기 위해 직접 마중을 나갔다. 이들은 모자와 마스크 등으로 무장한 채 깜짝 카메라 이벤트에 성공했다. 이후 현장에 모인 팬들은 톱6가 이연복 셰프와 함께 준비한 식사를 즐기며 공연을 기다렸다. 이내 MC 붐과 톱6가 등장하면서 공연이 시작됐다. ‘날 보러와요’로 포문을 연 톱6는 파이팅 넘치는 모습으로 흥을 돋웠다. 이어진 솔로무대 첫 주자 영탁은 트롯 데뷔곡 ‘누나가 딱이야’와 감미로운 ‘이불’을 부르며 열기를 끌어올렸다. 이후 김희재는 ‘옆집 오빠’와 파워풀한 댄스를 가미한 ‘따라따라와’를 불렀고, 임영웅은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로 감미로운 목소리를 들려줬다.이날 방송은 닐슨코리아 집계 기준 전국 시청률 11.4%, 분당 최고 시청률 12.4%를 기록했다. ‘뽕숭아학당’은 매주 수요일 밤 10시에 방송된다.
2021.05.20 I 김현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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