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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능 장악한 4050…백세시대 TV의 변화
- SBS 제공[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중장년 스타들이 예능프로그램의 주인공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때 예능프로그램은 10~20대 아이돌 멤버, 20~30대 여배우들의 전유물이었다. 요즘엔 산전수전 다 겪은 40,50대 연예인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단순한 추억팔이가 아닌 그들의 현재 삶에 집중한다. 요즘 중장년은 과거와 달리 몸은 나이를 먹었지만 마음은 여전한 청춘으로 대접 받는다. 다만 최근 쏟아져 나오는 중장년 예능이 인구 고령화에 따른 콘텐츠의 변화인지, 일시적인 트렌드인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지상파 중장년 예능 봇물…실제 커플 탄생도과거 중장년 예능은 종편의 몫이었다. MBC ‘우리 결혼했어요’가 10대에서 30대까지 젊은 스타의 가상 부부 생활을 보여준다면, JTBC ‘님과 함께’는 이보다 연령대를 높였다. 올해 70세인 임현식과 67세인 박원숙이 역대 최고령 출연자로 황혼 로맨스를 그려냈다. JTBC ‘힙합의 민족’은 젊은 세대에게 인기가 높은 힙합과 60세 이상 여배우들을 결합시켰다. 최근에는 이런 경향을 지상파에서 찾을 수 있다. 중장년 스타들의 사랑과 우정을 콘셉트로 한 SBS ‘불타는 청춘’이 대표적이다. 김광규·최성국·오솔미·이연수 등이 프로그램을 이끈다. 매회 핑크빛 분위기를 자아내던 김국진과 강수지가 지난 8월 실제 연인 사이임을 공개하면서 화제의 프로그램이 됐다. SBS ‘미운 우리 새끼’(이하 ‘미우새’)는 스타의 어머니를 데려왔다. 부모의 눈엔 여전히 어린 아이인 싱글 남성 스타의 모습을 담아낸다. 출연자의 연령대는 30대 후반부터 50대까지다. 이밖에도 MBC ‘미래일기’, SBS ‘자기야-백년손님’, tvN ‘꽃보다 할배’(이하 ‘꽃할배’), tvN ‘아버지와 나’ 등이 중장년이나 노년 출연자를 앞세운 예능프로그램이다.tvN 제공◇백세시대, 중장년을 공략하라이런 변화의 배경에는 고령화가 있다. 고령화 지표인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은 지속적인 상승세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1990년 5.1%, 2000년 7.2%, 2001년 11%이던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2060년에 40%를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TV를 떠난 젊은 세대는 모바일로 2~3분 남짓 클립 영상을 즐긴다. 제작진 입장에선 리모컨을 쥔 중장년층을 공략하는 것이 여러모로 이득이다.이는 시청률이 말해준다. ‘불타는 청춘’은 시청률 1위를 이어가며 어느새 화요일 터줏대감이 됐다. 파일럿 프로그램을 거쳐 8월부터 정규편성된 ‘미우새’는 10%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SBS ‘자기야-백년손님’은 일찌감치 목요일 시청률 강자로 자리 잡았다. 일부 프로그램은 평가도 긍정적이다. 인생의 희로애락을 맛본 이들만 담아낼 수 있는 깊이가 있다. 구성상 특별할 것 없는 여행기인 ‘꽃할배’는 노년 배우들의 인생사와 연기 철학으로 감동을 안겼다. 김국진·강수지 커플의 개인적인 아픔을 익히 알고 있는 대중은 ‘불타는 청춘’ 속 그들의 로맨스를 응원한다. ‘미래일기’는 노인 분장을 한 스타들이 자신의 미래를 미리 체험해 본다. 중장년이 주인공으로 삼은 것뿐 아니라 대중적 공감까지 끌어냈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MBC ‘미래일기’ 스틸컷◇진부한 작법엔 ‘글세…’호평 일색인 것은 아니다. 프로그램 대부분이 인물 외에는 익숙한 작법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불타는 청춘’은 2008년 방송된 SBS ‘패밀리가 떴다’의 중년 버전이고, ‘미우새’는 관찰자가 추가된 중년 남성 버전 MBC ‘나 혼자 산다’다. ‘아버지와 나’는 성인 버전 MBC ‘아빠!어디가?’으로 볼 수 있다. 특수 분장을 활용한 ‘미래일기’ 정도가 신선한 시도다. 한 지상파 예능프로그램 PD는 “새로운 변화로 보긴 어렵다”면서 “종편의 성공 사례, 최근 대중문화에 분 ‘아재’ 열풍 등에 힘입은 일시적인 유행에 더 가깝다”고 말했다.물론 시대 변화에 따른 중장년 혹은 실버 방송은 필요하다. 지난 7월 종영한 tvN ‘디어마이프렌즈’는 마음에 청춘을 품은 노년의 이야기였다. 예능뿐만 아니라 드라마도 이 같은 시도를 하고 있다. 한 방송계 관계자는 “고령화 시대에 대비한 방송가의 준비가 있어야 한다”면서 “기존 프로그램에 대한 답습 보단 예전과 달라진 기성세대의 생활방식에 주목하고, 이를 새롭게 담아내기 위한 치열한 고민이 선행돼야 한다. 기성세대와 젊은이들의 공존을 다양한 포맷으로 풀어낸다면 방송가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25만명 유커 잡아라"..유통업계, 국경절 마케팅 '총력'
- 지난 3월 중국 ‘아오란’ 그룹에서 온 관광객들이 서울 용산 HDC신라면세점에서 쇼핑하는 모습(사진=HDC신라면세점 제공)[이데일리 임현영 기자] 중국 최대 연휴인 국경절(10.1~7)을 맞아 면세점·백화점 등 유통업계가 유커(중국인 관광객)를 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경절은 중국의 건국기념일로 춘절·노동절과 함께 최대 명절로 꼽힌다.업계는 중국인이 선호하는 브랜드를 할인하거나 인기 아이돌 콘서트 등을 활용해 유커들을 사로잡겠다는 각오다. 아울러 이 기간 함께 열리는 민관 쇼핑협력행사 ‘코리아 쇼핑 페스타’와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29일 관광업계에 따르면 이번 국경절 연휴 25만명의 중국인 관광객이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규모(21만명)를 웃도는 사상 최대규모라는 점에서 업계의 기대감이 크다.먼저 백화점 업계가 적극적인 유커마케팅에 나섰다. 작년 국경절 기간 주요 백화점의 중국인 매출은 전년 대비 30%가까이 증가했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38.5% 신장했으며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역시 각각 28.3%·37.7% 늘어난 바 있다. 올해는 작년보다 더 많은 유커가 방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명동 인근 백화점을 중심으로 관련 마케팅 마련에 분주하다.롯데백화점은 화장품, 테마파크 이용권, 호텔숙박권 증정과 함께 결혼고객 마케팅 상품을 내걸었다. 또 메트로시티·루이까또즈 핸드백 등 유커 선호 브랜드를 절반 이상 싼 값에 판매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도 한국의 미(美)를 담은 한복 에코백 증정과 함께 은련카드 구매 고객에게 5%의 추가 할인을 해준다. 신세계백화점도 면세점과 함께 ‘K뷰티·패션 위크’를 열고 유커가 선호하는 브랜드를 중심으로 할인행사를 실시한다. 지난해 불참했던 온라인쇼핑몰 업체들은 중국어 쇼핑이 지원되는 ‘사이버 핫데이’를 열어 참여한다면세점 업계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국경절 기간 메르스 여파로 주춤했으나 올해는 관광수요가 회복되면서 업계 전반이 들뜬 분위기다. 이에 돌아온 유커를 잡기 위한 마케팅 경쟁이 뜨겁다. 롯데면세점은 중국농업은행과 제휴를 맺고 농업은행 비자카드로 결제하면 최대 15만 원의 할인혜택을 제공한다. 또 국경절 방한 유커 유치를 위해 중국 현지에서 한국관광공사, 여행사와 손잡고 방한 관광 설명회를 열기도 했다.신라면세점은 700달러 이상 구매 시 100% 당첨이 보장되는 럭키스크래치와 서울신라호텔 숙박권, 선불권, 마스크 팩을 증정한다.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은 전자제품 100원 경매, 아이돌 그룹 한류 콘서트, 1억 황금빛 골드바 행사를 연다. 두타면세점은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숫자 8을 활용한 프로모션을 선보인다. 경품으로 부엉이 골드바(금 10돈), 여행상품권, 한류스타 송중기 기념품 등을 준비했다. 갤러리아면세점63도 이달 한달 간 당일 1000불 이상 구매한 중국인 자유여행객 고객을 대상으로 선불카드 사은 1만원, 8888불 이상 구매시 선불카드 10만원을 증정하며 황금으로 제작한 63빌딩 모형(630g)을 경품으로 내놨다.유통업계 관계자는 “최대 규모의 중국 관광객이 한국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업계의 프로모션 경쟁도 치열하다”면서 “작년 메르스 여파로 주춤했던 중국인 관광객이 다시 찾아온 만큼 업계의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 올레 tv, 비스트 홍콩 콘서트 실황 생중계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KT(030200)(회장 황창규, www.kt.com)는 가을을 맞아 자사 IPTV 서비스인 올레 tv와 올레 tv 모바일에서 인기 아이돌 그룹 비스트(BEAST)의 홍콩 콘서트를 비롯 명품 악극 ‘불효자는 웁니다’, 3040세대 맞춤 ‘슈가맨 콘서트’ 등 전 세대를 위한 다채로운 공연 실황을 단독 생중계한다고 29일 밝혔다. 먼저 10,20대를 위해 오는 9월 30일(금)인 오늘 오후 9시 홍콩 아시아엑스포월드에서 열리는 ‘BEAST Beautiful Night’ 공연 실황을 올레 tv와 올레 tv 모바일에서 단독 생중계할 예정이다. 올 여름 정규 3집 음반 ‘하이라이트’로 음원 차트를 장악한 비스트의 가창력과 퍼포먼스가 펼쳐지는 무대를 위성 중계로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으며, 라이브 구매 시 소장용 VOD도 함께 제공한다. (10,890원, VAT포함) KT는 지난 9월 22일(목)부터 올레 tv와 올레 tv모바일에서 예약 구매 신청을 받고 있으며, 예약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콘서트 ‘BEAST Beautiful Show’의 2014년과 2015년의 실황 주문형비디오(VOD)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또한 올레 tv에서 예약 구매 시 공연 1시간 전 휴대폰 문자로 알려 준다.또, 3040세대를 위해 10월 5일부터 11월 2일까지 매주 수요일 저녁 6시 현대백화점 대구점에서 열리는 ‘슈가맨 콘서트’ 실황을 생중계한다.(각 1,100원, VAT포함) 한국 대중음악의 황금기였던 80~90년대에 ‘원 히트 원더’를 기록했던 김준선, K2(김성면), 모노(김보희), 한경일, 에메랄드 캐슬 등이 직접 팬들을 만나는 자리다. 이들은 동명의 TV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히트곡과 전성기 시절이 재조명되기도 했다.이 밖에도 실버 세대를 위해 10월 1일(토) 오후 7시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명품 악극 ‘불효자는 웁니다 시즌2’도 올레 tv에서 생중계한다.(6,600원 VAT포함) 고두심, 이종원, 이유리, 이홍렬 등 화려한 캐스팅이 돋보이는 해당 공연은 자식의 행복이 삶의 전부인 어머니와 성공을 위해 앞만 보고 달려온 아들의 슬픈 가족사를 실력파 배우들이 열연하여 깊은 울림을 준다. KT 미디어사업본부장 유희관 상무는 “가을을 맞아 올레 tv와 올레 tv 모바일에서 다채로운 문화 공연을 라이브로 준비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라이브 공연을 통해 전세대가 함께 공감대를 만들 수 있는 올레 tv, 올레 tv 모바일이 되겠다” 고 포부를 밝혔다. ▶ 관련기사 ◀☞KT 기가인터넷, 200만 돌파.. "누구나 1기가 속도 시대 만들 것"☞KT,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후원 10주년 기념 조인식☞KT, ‘갤럭시노트7’ 사전 예약고객 내일부터 개통
- [다양성이 답이다]②시청률 1% '뮤직뱅크', 변해야 산다
- [이데일리 스타in 이정현 기자] “대중음악계에 방송가가 행사하는 초라한 권력이자 고집이죠.”지상파 방송사에서 종합편성채널로 이직한 한 PD는 현재 방송 중인 음악순위프로그램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대중음악계는 계속 변화하는데 정작 방송가는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푸념이다.음악순위프로그램이 한류 시장을 의식하다 대중에 외면받고 있다. 지난 주 지상파 3사가 방송한 음악순위프로그램은 ‘애국가 성적표’를 받았다. KBS ‘뮤직뱅크’ 1.1%, MBC ‘쇼!음악중심’ 1.5%, SBS ‘인기가요’ 1.6%다. 시청률이 계속 떨어지지만 변화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출연진은 대부분 아이돌 가수로 채운다. 시청층은 10~20대를 벗어나지 못한다.음악순위프로그램은 현재 포화상태다. 월요일에 녹화해 금요일에 방송하는 아리랑TV ‘심플리K팝’부터 화요일 SBS MTV ‘더쇼’, 수요일 MBC MUSIC ‘쇼!챔피언’, 목요일 Mnet ‘엠카운트다운’, 금요일 ‘뮤직뱅크’, 토요일 ‘쇼!음악중심’, 일요일 ‘인기가요’ 등 사실상 일주일 내내 녹화가 진행된다. 프로그램이 일곱 개나 되지만 출연진은 대동소이하다. 컴백을 한 가수는 마치 순회공연을 하듯 대부분의 프로그램에 출연한다. ‘뮤직뱅크’에서 출연한 이가 ‘인기가요’에도 등장해 그 밥에 그 나물이다. 현재 음원차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가수 임창정, 박효신 등은 출연 계획도 없다. 프로그램이 많아서 가수가 출연료를 두둑하게 챙기는 것은 아니다. 시청률이 저조하니 제작비는 최대한 절감한다. 출연료와 스태프의 인건비가 높아지지 않는 이유다. 또 무대나 음향시설에 대한 투자가 제대로 될 리 없다. 음악순위프로그램은 방송가의 마지막 권력이다. MBC와 SBS는 Mnet ‘프로듀스101’이나 ‘슈퍼스타K’ 등에서 배출한 가수에 대해 인색했다. 타 방송사에서 스타가 됐으니 출연할 수 없다는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다. 기획사는 특정 방송사의 프로그램에 출연하지 않았다가 당할 수 있는 보복을 우려해 손해를 감수한다.출연진 대부분을 아이돌로 채우며 시청층을 좁힌 것이 실책이다. 최규성 대중음악평론가는 “현재의 음악순위프로그램은 대중의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라며 “대중음악계는 계속 진화하는데 방송가만 아직 ‘가요톱10’과 ‘금주의 인기가요’에 머물러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최근 힙합과 EDM, 인디음악이 주목받고 있는데 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단일화된 음악순위로는 다변화된 최근의 음악계를 제대로 조명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 [데스크칼럼] 김영란으로 핑계대지 말자
- [이데일리 고규대 연예스포츠부장] 김영란을 만난 지 하루가 됐다. ‘김영란 법(부정청탁및금품등수수의금지에관한법률)이 28일 시행됐다. 김영란은 올해 공직자(라고 쓰고 언론이라 읽는다)의 입에서 자주 오르내린 이름이다.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영희를 만난 이후 ‘영란’만큼 회자되던 이름이 있었나 싶다.부패청산이라는 김영란 법의 입법 목적은 사랑스럽다. 국제투명성기구의 CPI(부패인식지수)는 168개국 중 37위(56점)에 그치는 게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대만 홍콩보다 못한 수준이다.그렇다 하더라도 웬만한 행동 하나하나를 법의 테두리 안에서 지켜야 한다는 게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직무수행, 사교, 부조 목적 등에 한해 3만 원 미만의 식사 대접, 5만 원 이하의 선물, 10만 원 이하의 경조사비(축의금, 조의금, 화환, 조화 등)를 허용한다는 조항을 지키는 건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얻어먹거나 부정청탁을 하려는 자에게만 불편할 뿐이다. 다만, 나도 모르게 받게 된 택배 때문에 귀찮아질 수도 있고, 공소시효가 5년이라니 하지도 않은 일로 5년 후에 괴롭힘을 당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성가시다.언론 매체에서는 금품수수와 부정청탁 금지를 놓고 하나하나 사례별로 예상을 하기도 한다. 영화 VIP시사회 취재도 못 가는 것 아니냐, 홍대에서 열리는 가수 쇼케이스에 참석해도 되느냐는 후배의 질문을 받곤 한다. 그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건네는 말이 있다. “법은 도덕의 최소한이라는데, 상식선에서 생각하면 될 일이다.” 입법권자의 의지에 따라 적혀 있는 것외에 웬만하면 안된다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제어를 했으니 당분간 웬만한 건 조심하면 된다.김영란법은 한편으론 그동안 짓눌렀던 이상한 업무의 해방을 의미한다. 일반인이 모르는 기자의 또 다른 업무가 있다. 취재 외에 각종 민원(이라고 쓰고 청탁이라고 읽는다)의 해결사였다. 의학 담당기자라면 입원실을 빼달라는 부탁부터, 산업 담당기자라면 비행기 티켓 예약을 도와달라는 전화를 받고 한다. 대중문화 담당기자는 매진사례인 유명 아이돌 가수의 콘서트 티켓을 구해달라는 민원, 뮤지컬 좋은 좌석을 예약해달라는 요청 등으로 시달린다. 김영란 덕분에 모두 사양할 수 있게 됐으니 다행이다. 변화는 생각보다 클 것이라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인맥을 통해 이뤄지던 이른바 청탁이 사라지는 게 오히려 큰 변화다. 금품이 오가면서 그에 걸맞은 계약관계가 선행되어야 하고, 좋은 게 좋은 것이라고 우대를 받을 생각을 저버려야 한다. 특히 김영란 법에서 규정한 공직자의 범위를 넘어 공직자와 연관 있는 국민 모두의 의무라는 걸 자칫 잊어서는 안 된다.김영란 법은 애초 고위 공무원과 정치인이 대상자였다. 이후 언론과 사립학교 교직원들도 포함돼 민간 부문까지 확대됐다. 언론과 교육이 바로 서야 한다는 게 입법권자의 의지이자 헌법재판소의 합헌 이유다. 언론인으로서 부당한 정책을 옹호하는 ‘보호견(가드 도그)’이 아닌 ‘감시견(워치 도그)’로 되살아나야 한다. 앞으로는 사회적 영향력이 높은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와 변호사 등 법률 전문가 등 공적기능 종사자로 적용 범위를 넓혀야 하는 것도 과제다. 입법 과정에서 삭제된 이해충돌 방지조항을 되살려 공직자가 4촌 이내의 친족과 관련된 업무를 할 수 없도록 직무에서 배제하는 것도 필요하다.부정한 금품과 청탁을 금지하는 게 입법 취지다. 인간의 접촉을 끊자는 게 아니니 자기 부담으로 만날 사람을 만나고 먹어야 할 음식은 먹으면 된다. 그러니 영화 ‘아수라’ 시사회에서 황정민을 만나야 하고, 에이핑크 쇼케이스에서 보미를 찾아야 한다. 김영란이 ‘핑계’의 다른 이름이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