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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부자의 기준' 자산 4.3억원쯤부터 어때요[가계부 쓰다가]
- 8년째 가계부 쓰고 있는 월급쟁이 글쟁이의 소소한 경제이야기. 제 기사를 가장 많이 보는 ‘40대’, 특히 저와 같은 ‘보통의 급여생활자’를 중심으로 많은 독자와 돈 관리 관련 고민과 의견을 틈틈이 공유하려 합니다. 댓글, 이메일 등 통한 소통 환영합니다. <글쓴이>[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어느덧 올해 설도 지났습니다. 자주 보지 못하던 부모와 가족, 친척, 친구들과 모처럼 모여 반갑게 안부를 나눴습니다. 물론 현실 세계에선 이런 만남이 불편할 수도 있습니다. 반가움 그 이면에 ‘취직은 했느냐’, ‘벌이는 괜찮으냐’는 근황 얘기가 오가기도 합니다. 가족, 친척, 친구 간 모처럼 안부를 나누는 과정은 자연스레 각각의 삶의 수준을 비교하는 과정이 되기도 하니까요. 평소 직장 동료나 자주 보는 친구와의 일상과는 또 다른 반가움 혹은 스트레스입니다.◇‘불경기가 만든’ 돈 자랑 사라진 설 명절올해 설 연휴 만남의 분위기는 좀 달랐습니다. 경기침체 때문일까요. 잘 사는 친척(친구)도 못사는 친척(친구)도 다들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며 푸념하는 모습이었습니다.(사진=이미지투데이)정말 쉽지 않은 시절입니다. 사업이나 직장(구직) 상황도 어렵고, 집값도 주식도 코인 등 모든 자산가치가 떨어졌습니다. 대출 금리도 급격히 올랐고, 올겨울엔 난방비 ‘폭탄’도 모두에게 찾아왔습니다. 여느 때와 달리 누구네 집은 이렇다더라는 상향식 비교는 사라지고, 우리 집 상황이 더 안 좋아졌다며 경쟁하는 불행 릴레이가 이어졌습니다. ‘사촌이 논 사면 배가 아프다’란 옛 속담이 올 설엔 별 힘을 발휘하지 못했을 겁니다.사실 주변 사람들과의 비교, 특히 경제적 비교는 별 의미가 없습니다. 비교하자면 끝도 없습니다. 한국 최고 부자로 불리는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도 ‘부의 상징’ 만수르가 운용하는 자산과 비교하면 소소한 수준이고, 그 만수르조차 사우디아라비아의 왕세자인 빈 살만의 재력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입니다. 끝판 왕 뒤에 또 끝판 왕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명절 때마다 늘 가족, 친척과 처한 상황을 비교하고 비교당해왔습니다. 어쩌면 인간의 본성일지도 모르겠습니다.올 설의 하향 평준화 분위기가 이런 측면에선 내심 반갑기도 했습니다. 남들과의 비교는 본인 페이스를 유지하는 데 방해가 되니까요. 불필요한 비교는 무의식 속에서라도 체면이나 과시를 위한 사치, ‘오버 페이스’로 이어질 위험성이 있습니다. 작년 말부터 본격화한 경기침체 상황의 몇 안 되는 ‘순기능’이랄까요.◇순자산 4.3억-연수입 6414만원 넘으면 ‘부자’내 나름의 부의 기준, 현실적 목표치를 정해놓는 것도 내적 단단함을 위한 좋은 방법 같습니다.객관적 지표는 이미 나와 있습니다. 여러분이 같이 사는 가족의 빚을 뺀 순자산이 작년 3월 기준 4억2646만원을 넘는다면 당신은 이미 선진국이 된 한국에서도 평균 이상인 ‘부자’입니다. 가족의 연소득이 6414만원(월 약 490만원) 이상이면 역시 평균을 넘는 꽤 괜찮은 상황이라고 봐도 됩니다. 본인만이 아니라 같이 사는 사람, 부부나 부모, 형제자매 총합이 이 정도 이상이면 됩니다. 물론 서울·수도권에 사는 사람이라면 집값 때문에라도 좀 더 벌고 모아야 안정적 경제생활이 가능할 겁니다. 서울 기준 평균치는 순자산 6억9739만원, 연 수입 7103만원(약 550만원)이더라고요.통계청과 금융감독원, 한국은행이 작년 3월을 기준으로 전국 2만여 가구를 대상으로 집계해 발표한 2022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이니 국내에서 이보다 정확한 비교는 없을 겁니다. 작년 3월 이후 대부분의 자산가치가 쭉 빠졌으니 올 연말 발표할 올 3월의 수치는 이보다 좀 낮아질 듯하네요.(사진=이미지투데이)기준치를 좀 더 높여 볼까요. 상위 20%를 기준으로 하면 사실 꽤 부담스러운 숫자들이 등장합니다. 이들의 평균 순자산은 14억1490만원입니다. 소득 상위 20%는 연소득이 1억4973만원(월 약 1150만원)에 이릅니다. 소득만 보면 대기업에 다니는 40대 부부가 맞벌이하는 정도로도 달성 가능하지만, 14억원이 넘는 자산을 보유하는 건 이들조차 쉽지 않습니다. 서울 기준 꽤 괜찮은 동네의 30평대 이상 아파트를 많은 대출 없이 사는 건 오롯이 본인의 노력으론 쉽지 않은 일입니다. 현실적으론 대단히 어려운 목표죠.굳이 이 같은 통계청 평균치를 열거한 건 순자산 50억원 이상,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처럼 시중 은행이나 남들이 말하는 허황한 부의 기준을 본인과 비교하며 ‘자학’할 필요는 없다는 겁니다. 이 같은 수치는 은행 등이 각자의 필요에 맞춰 만들어 놓은 자료이거나 개개인의 바람일 뿐입니다. 보통의 급여생활자가 창업처럼 위험을 수반한 도전적 노력 없이는 이룰 수 없는 사실상 드라마 같은 얘기입니다. 심지어 통계청 집계치조차 개개인의 경제적 목표를 달성하는 데는 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저 참고용일 뿐입니다.특히 20~30대는 더 그렇습니다. 29세 이하 독립 가구의 평균 순자산은 8483만원, 연소득은 3948만원(월 약 300만원)입니다. 미취업·사회 초년생 1인 가구가 많은 특성 때문에 ‘부의 기준’도 확연히 낮아집니다. 30대 평균치는 순자산 2억9938만원, 연수입 6926만원(월 약 530만원)으로 늘어나지만, 결혼 후 맞벌이 비율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1인 가구는 본인 연령의 순자산·소득이 낮아도 부자로 불릴 수 있다는 겁니다.당연히 우리 집 순자산이 20억원 이상이고, 연소득이 2억원 이상의 진짜 부자라고 하더라도 나름의 추가적 경제적 목표는 있을 겁니다. 아니, 있어야 할겁니다. 한껏 높아졌을 생활 수준의 기대치를 충족하려면 이것만으론 부족할 가능성이 크니까요. 보여지는 모습은 확연히 달라지겠지만 자산이 50억, 100억원이 되더라도 본인의 만족 여부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비교보다 중요한 건 자신만의 경제 계획중요한 건 이 같은 비교보다는 내게 맞는 나만의 현실적 계획입니다. 지금 내가 얼마를 벌고 얼마를 쓰고 있는지, 현실적으로 얼마를 더 벌고 모을 수 있는지, 이것으로 내 이상에 얼마만큼 다가갈 수 있는지를 파악하고 이를 실행에 옮기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현 경제 상황에 답이 나오지 않는다면 근본적 해법이 필요하겠지만,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창업이나 이직에 나서야겠지만, 그 정도가 아니라면 내 경제적 상황을 개선할 방법은 많습니다.(사진=이미지투데이)지금보다 더 적게 쓰는 것도 꽤 근사한 계획이라고 생각합니다. 작년부터 유행한다는 ‘무지출 챌린지’ 같은 극단적 방법까지는 아니더라도, 특히 보통의 급여생활자에게 이보다 더 확실한 부의 축적 방법은 많지 않으니까요. 사업이나 투자로 더 많은 돈을 벌려면 보통은 그보다 더 큰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데 절약은 위험 부담이 사실상 없다는 장점이 있습니다.참고로 전 올해 수입을 3% 늘리고 이익률을 5%포인트 높인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소소해 보일 수도 있지만, 뻔한 봉급생활자에게 현 고물가 상황은 상당히 도전적입니다. 가계부를 정리하다보면, 이따금 한 50억원쯤 생겨서 경제활동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상상도 하게 됩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상상일 뿐 이를 현실화하려고 위험을 감수한 모험을 벌일 생각은 없습니다. 최소한 그 수단이 떠오르지 않는 현재는 그렇습니다.더 중요한 올해 목표도 있습니다. 소중한 가족과 동료, 친구와 더 많이, 더 자주 만나보려 합니다. 정부가 오는 30일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했더라고요. 경제적으론 마이너스이겠지만, 3년 만에 생긴 민낯 만남의 기회를 놓칠 순 없죠. 이들과 어떻게 하면 현 경제위기를 어떻게 벗어나고 이를 기회로 전환할 수 있을지 생각도 나눠보고 싶습니다. 겸사겸사 여러분과도 올 한해 기사를 매개로 더 많은 돈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모쪼록 저를 포함해 이 글을 읽는 모두가 현 경기 침체기를 잘 버텨내고 바라던 계획 이뤄내길 바라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사진=이미지투데이)
- 이미 20% 급등한 은행株, 지금이라도 살까
-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주요 은행주가 지난해 말 대비 20%가까이 상승하면서 은행주에 대한 투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배당 확대와 이익 안정성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기대만큼 배당이 늘어나기에는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4대금융지주 연말대비 올해 수익률, (자료=한국거래소) 단위=원,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금융지주(105560)는 지난해 말(4만8500원) 대비 지난 20일 5만7000원으로 장을 마쳐 18% 상승했다. 신한지주(055550)는 같은기간 3만5200원에서 4만3300만원으로 23% 급등했다. 하나금융지주(086790)와 우리금융도 각각 22%(5만1500원→4만2050원), 10%(1만1550원→1만2700원) 올랐다. 이에 따라 4대 금융지주 평균 상승률은 18%로 같은기간 코스피 상승률 7%보다 2.6배 더 높았다. 이런 주요 금융지주가 포함된 KRX은행 지수도 같은기간 16% 상승해 전체 지수에도 가장 상승률이 컸다.외국인이 은행주를 대거 매입했다. 올해에만 신한지주와 하나금융지주를 각각 1982억원치, 1875억원치 사들였다. 이에 따라 두 종목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이은 외국인 순매수 상위 3~4위에 올랐다. 외국인은 KB금융도 1248억원치를 매입했다. 반면 개인은 신한지주(-2412억원), 하나금융지주(-2208억원), KB금융(-2087억원)을 대거 팔아치웠다.강승건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은행주 강세 배경에 대해 “금융지주의 주주환원율 제고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신한지주는 지난 2일 경영포럼을 진행하고 자본비율 12% 초과분에 해당하는 자본 여력을 주주환원에 사용하겠다고 표명했다.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얼라인)은 9일 공개 기자간담회를 통해 7개 금융지주에 배당률 50% 이상을 요구하기도 했다.은행 실적이 나쁘지 않다는 기대감도 원인으로 꼽힌다. 김지영 교보증권 수석연구위원은 “국내 은행의 순이자마진(P)과 대출(Q)에서 긍정적 시그널이 유지되고 있어 이자수익에서 이익 하방 안정성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원화대출금(가계대출+기업대출) 성장은 2023년까지 연평균 4~5%를 전망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부동산 규제 완화 드라이브를 강하게 거는 것도 가계대출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요인이다.여기에 은행 건전성 악화로 인한 비용(C) 증가 우려는 제한적이라는 판단이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선제적으로 쌓은 대손충당금으로 인해 대손충당금적립비율(부실채권 대비 충당금잔액 비율, 지난해 9월 은행권 230.7%)이 역사적으로 가장 높은 데다 은행 대출 구성상 과거대비 담보나 보증 비율이 높아졌다는 이유에서다. 2021년말 시중은행 신용대출 비율은 26.8%수준으로 2001년 38.5%대비 11.7%p 줄었다. 다만, 얼라인 측의 주장은 은행이나 금융당국이 전면적으로 수용하기는 어렵다는 전망도 있다. 얼라인 측은 위험가중자산(RWA, 대출 등 자산 유형별 회수 위험 수준을 고려한 자산) 성장률을 현재 10%에 가까운 수준에서 2~5%로 낮춰 주주환원을 높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은행 건전성 규제(BIS자기자본)비율는 자기자본을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눠 구한다. 따라서 RWA이 줄면 건전성 규제 맞추기가 수월해지고 배당할 여력은 늘어난다.김재우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RWA 성장률 제한은 은행이 RWA 성장률 관리를 위해 상대적으로 위험가중치가 낮은 담보, 보증 위주의 대출을 취급해야 할 유인이 높아질 수 있다”며 “반대로 담보나 보증이 부재하거나 부족한 차주는 대출을 구하기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문제점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취약 차주의 금융접근성이 약해져 은행의 공적 기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중기 대출이나 중금리 대출을 신경 쓰는 금융당국이 수용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경직된 RWA 설정이 금융회사 성장 잠재력 측면에서도 부담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강승건 애널리스트는 “금융지주의 RWA는 대출뿐만 아니라 비은행 자회사의 위험가중자산 증가, 해외 금융회사 인수를 통한 위험가중자산 증가 등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RWA 경직된 목표 설정은 중기적 관점의 금융회사 가치 창츨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은행 스스로 얼라인 주장을 수용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는 얘기다.
- 글로벌 무역제재 건수, 10년간 5배 이상 급증…'파편화' 우려[최정희의 이게머니]
-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탈세계화를 넘어 글로벌 경제가 ‘파편화(Fragmentation)’되면서 무역 제재 건수가 10년간 5배나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6일부터 4박 5일간 열린 다보스 포럼에서도 ‘파편화된 세계에서의 협력(Cooperation in a Fragmented World)’이란 주제에 맞게 무역 제재, 분열에 대한 우려가 쏟아졌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파편화로 인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7%에 해당하는 규모 만큼 생산량이 감축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독일, 일본의 GDP를 합한 수준이다. 출처: 국제통화기금(IMF)◇ 무역 제재, 코로나 전 1000건서 3년 만에 2500건으로 IMF에 따르면 글로벌 상품·서비스·금융 등의 교역은 2021년 37조달러 수준으로 10년 전인 2011년에 비해 10조달러 가량 증가했다. 다만 2021년은 코로나19에 따른 봉쇄 조치 등이 사라지면서 30조달러를 훌쩍 넘은 것일 뿐 지난 10년간 30조달러 안팎에서 제자리 걸음을 걸었다. 반면 글로벌 무역 제재는 급증세를 보였다. 작년 제재 건수는 2500건으로 10년 전 500건도 안 됐던 것에서 무려 5배 이상 급증했다. 특히 코로나19가 무역 제재 등 파편화 현상을 강화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까지만 해도 무역 제재 건수는 1000건이 안 됐으나 2020년 1500건을 훌쩍 넘어서더니 2021년엔 2500건에 근접할 정도로 폭증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글로벌 밸류체인(GVC) 재편이 ‘비용 절감’에서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로 변화한데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기술력 확보를 위해 자국 우선주의가 강화됐다. 이에 따라 미국과 중국간 패권 다툼이 지속되는 가운데 작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서방국가와 러시아간 제재가 격화되면서 신냉전 체제에 불이 붙였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총재는 IMF 블로그를 통해 “코로나19 유행 기간 동안 공급망 중단으로 인해 경제 안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며 “주요국에서 안보를 중시하며 상품, 서비스, 자산의 교역에 일부 제한을 뒀다”고 말했다. 호주가 코로나19의 발생 기원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를 주장하자 중국은 호주의 세계 최대 광산업체 BHP가 채굴한 석탄 수입을 중단하는 보복 조치하는 등의 사례가 대표적이다.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코로나19 이후 기업 실적 발표 과정에서 ‘리쇼어링(reshoring)’, ‘온쇼어링(onshoring)’, ‘니어쇼어링(near-shoring)’이란 단어의 언급이 거의 10배 증가했다”고도 말했다. 인건비 절감 등 비용 감축을 위해 해외로 뻗어나갔던 공장 및 설비투자 등을 자국으로 되돌리는 현상이 강해졌다는 의미다.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글로벌 포장업체인 실드에어의 테드 도헤니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에서 “한때 기업 임원들은 ‘저비용 국가’에 제조업을 배치하는 것에 대해 생각했지만 지금의 목표는 고객에게 가까운 저비용 지역을 찾는 것이 됐다”고 말했다. ◇ 파편화 피해 ‘亞 소규모 개방 경제’에 가장 큰 타격기타 고피나스 IMF부총재는 WSJ를 통해 “IMF는 지리경제적인 파편화를 걱정하고 있다”며 “미국과 중국간 기술 격차, 전기차 보조금을 둘러싼 미국, 유럽간 긴장, 전쟁으로 인한 혼란과 석유·가스 시장의 비효율 등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파편화로 인해 세계 GDP가 쪼그라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파편화에 대한 비용은 추정치에 따라 크게 차이가 나지만 전 세계 생산량의 0.2%, 최악의 경우 7%까지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 GDP의 7%는 독일, 일본의 GDP를 합한 규모다. 교역 중단 등으로 기술 격차가 생길 경우 일부 국가에선 GDP의 12%가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어 “파편화가 심해질 경우 선진국의 저소득 소비자는 더 저렴한 수입품에 접근할 수 없게 되고 소규모 개방 경제는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아시아 지역은 무역 개방도가 높아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역시 파편화에 가장 큰 피해를 입을 나라로 꼽힌다. 우리나라는 최대 수출국이 중국(26.9%, 2022년 기준)과 미국(16.1%)인데 양국간 무역분쟁이 일어날 경우 최대 피해국이 될 수 있다.특히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우리나라 생산 공정에서 중국 공급망(GVC) 의존도가 주요국의 두 배 수준에 달한다. 작년 한국은행이 발표한 ‘우리 경제 수입공급망 취약성 분석’에 따르면 전체 수입 품목 5381개 중 39.8%, 2144개가 주로 특정 국가에서만 수입돼 공급망 단절에 취약한 품목으로 조사됐는데 이중 29.1%가 중국으로부터 수입됐다. 반면 최대 주력상품인 반도체 검사·제조용 장비에 필요한 수입품은 미국에 의존한다. 미국은 반도체 제조용 장비 생산 점유율이 41.7%로 세계 1위다. 결국엔 다자간 무역협정 등을 통해 안정적인 수입 공급망을 확보해야 한다는 게 해결책으로 거론된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파편화가 심해질 경우 신흥국, 개발도상국이 선진국의 경제 소득을 따라가는 데 더 오래 걸릴 것”이라며 “국제 무역 체제를 강화하고 부채 취약국 지원, 기후 행동 강화 등을 추진하면서 신뢰를 재건하고 국제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설 연휴에도 바쁜 서학개미…증권사도 24시간 ‘활짝’
-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오는 24일까지 설 명절 연휴지만, 이와 관계없이 증권사들은 투자자들을 위해 해외주식 데스크를 운영한다. (사진=이미지투데이)◇연휴에도 증권사 ‘불’ 안 꺼진다…24시간 데스크 운영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다수의 증권사가 이번 설연휴기간 해외주식 투자자들이 해외주식을 거래할 수 있도록 24시간 데스크를 운영할 방침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설 연휴 기간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과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등 온라인 매매 시스템을 24시간 운영하고, 이전과 동일하게 매매가 가능하게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거래 가능 주요 국가는 미국, 중국, 홍콩, 일본,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이다. 대신증권의 경우 오는 23일부터 24일까지 해외주식 거래를 위한 해외주식 데스크를 운영할 방침이다. 해외주식 데스크를 통해 거래가 가능한 국가는 13개 국가다. 이 기간에 미국과 일본을 제외한 영국, 독일, 프랑스 등 국가는 오프라인 거래만 가능하다.키움증권도 설 연휴 기간 동안 기간 동안 나이트데스크와 주간당직자, 키움금융센터 담당자가 출근해 평소와 다름없는 서비스를 정상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환전 역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실시간 환전이 아닌 가환전 서비스로 운영된다. 메리츠증권은 설 연휴 기간에 해외주식·해외파생·차액결제거래(CFD) 데스크를 24시간 운영한다. 연휴 기간 거래 가능한 국가는 미국, 일본, 캐나다, 싱가포르, 호주, 유럽 등 11개국이다. HTS와 MTS, 전화로 주문이 가능하다. 원화로 해외주식 거래가 가능한 통합증거금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어 연휴 기간에도 환전 없이 미국과 일본 주식을 거래할 수 있다.미래에셋증권도 24시간 업무지원이 가능한 글로벌 데스크를 운영한다. 이에 더해 우리나라 기준 오후 시간에도 거래가 가능한 미국주식 ‘데이마켓’ 서비스를 운영한다. 또한, 별도의 환전 절차 없이도 원화로 주문이 가능한 통합증거금 제도를 활용해 미리 환전해 놓지 않은 투자자들도 설 연휴 기간에 제약 없이 해외주식에 투자할 수 있다.◇바쁜 서학개미…“민첩 대응 위해 해외 데스크 운영” 증권사들이 설 연휴에도 문을 열어 놓는 이유는 투자자들이 해외 증시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고객들을 유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설 연휴 기간에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전 세계 주요 증시가 출렁이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매매가 대거 이뤄졌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설 연휴 기간인 2022년 1월29일부터 2월2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주식을 매수, 매도한 건수는 각각 5만5435건, 4만1214건이었다. 특히 미국 주식은 매매금액은 29억1039만달러(한화 약 3조6001억원), 매도금액은 21억5786만달러(한화 약 2조6692억원)로 집계됐다.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최근 금융시장은 연준의 피봇 사이클을 바라보는 시각과 이후 초래할 경기사이클에 대한 논쟁이 다양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이런 시기일수록 유연한 포트폴리오와 민첩한 대응을 할 수 있도록 설 연휴 기간에도 글로벌 데스크를 운영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 “설 자리 좁아졌네...”짐싸는 저축은행 대출모집인
- [이데일리 전선형 기자] 저축은행 대출모집인이 1년 새 750명이나 줄었다. 저축은행들이 비대면 영업에 힘을 실으면서 모집인들의 설 자리가 자연스레 줄어든 것이다. 여기에 지난해말 불거진 저축은행 불법대출 사태로 대출모집인의 신뢰가 떨어지면서 찾는 사람도 줄었다.21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등록된 대출모집인 수는 221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년도 12월말 2960명에 비해서 750명이나 줄어든 수치다.서울 시내의 한 저축은행.(사진=연합뉴스)대출모집인은 출상담사와 대출모집법인을 말한다. 이들은 금융회사와 위탁계약을 하고, 소비자 대출업무를 중개하고 수수료를 받는다. 보험설계사와 유사한 구조다. 저축은행 등록 대출모집인 수는 지난 2021년 12월 말 2960명에서, 2022년 3월말 2891명, 2022년 6월말 2840명, 9월말 기준 2507명, 12월말 기준 2210명으로 줄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들어서만 630명이 감소했다. 지난해 저축은행 대출모집인이 빠른 속도로 감소하는 건, 비대면 대출이 급격히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타 금융권은 빠르게 비대면을 확대했지만, 저축은행의 경우 비대면보다는 대면 채널이 강세를 보였다. 그러다 지난해 기준금리가 오르고 대출금리도 빠르게 상승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사람들은 핀테크 등에서 개발한 대출 플랫폼을 통해 대출을 비교하기 시작했도, 저축은행의 플래폼 의존도도 커졌다.실제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7월 애큐온·SBI·유진·모아·페퍼·상상인·한국투자·KB·웰컴·OK저축은행 등 10개 저축은행은 신규 개인신용대출 12조2215억원 중 18.9%(2조3080억원)를 대출 비교 플랫폼을 통해 실행됐다. 2019년 0.7%, 2020년 6.8%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다. 애큐온저축은행의 경우 개인신용대출 1조422억원 중 절반이 넘는 5397억원(51.8%)을 대출 비교 플랫폼을 통해 취급했다. 모아저축은행의 경우 3553억원 중 1558억원(43.9%), 한국투자저축은행도 9196억원 중 3929억원(42.7%)을 취급했다.특히 시중은행보다 적은 점포 수도 한계점으로 작용했다. 대출모집인을 이용하더라도 대출 시에는 지점방문이 필요할 수 있는데, 이때 지점이 멀고 별로 없어 불편함을 겪게 된다. 지난해 6월 말 현재 79개 저축은행의 국내 영업점 수는 304개로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국내 영업점 수(3257개)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여기에 지난해 불거진 ‘작업대출’ 사태도 저축은행 고객이 대출모집인을 찾지 않는 한 이유가 됐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5월 페퍼저축은행 수시검사에서 1100억원 규모의 작업대출을 적발했으며, 올해 SBI·OK·페퍼·애큐온·OSB 등 대형 저축은행의 작업대출도 적발한 상태다. 작업대출은 가계대출 규제를 우회하기 위해 각종 서류를 불법으로 위·변조한 뒤 사업자 주택담보대출을 내주는 수법이다. 해당 작업대출 과정에서 일부 대출모집인이 서류 위ㆍ변조 등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진다. 한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비대면 영향이 크다. 중소형 저축은행은 플랫폼을 통해 들어오는 대출자들이 많고, 이렇게 해야 영업반경도 커져서 선호하는 편”이라며 “여기에 금융소비자보호법 이후로 등록 요건도 깐깐해지고, 작업대출로 인해 모집인에 대한 인식도 악화되면서 자연스럽게 감소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 “미리 들어놓을 걸...”은행 정기예금 금리 3%대로 ‘뚝’
- [이데일리 전선형 기자] 불과 두달전 5%가 넘나들던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3%대로 뚝 떨어졌다. 기준금리는 오르고 있는데 채권 등 시장금리가 꺾이면서 정기예금 금리도 덩달아 하락한 것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대표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이날 기준 3.67~3.95%다.은행별 최고금리를 보면 하나은행의 ‘하나의 정기예금’ 금리가 3.95%,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이 3.90%, 우리은행의 ‘원플러스 예금’이 3.83%, 국민은행 KB스타 정기예금 3.86%, 농협은행 NH올원e예금 3.67% 순이다. 이 상품들은 별도의 금리 우대조건 없이 정해진 금리를 주는 상품들이다.서울 시내 한 은행에 걸린 정기예금 금리 안내문. (사진=연합뉴스) 은행 전체 상품으로 따져도 과거의 고금리 정기예금 상품은 보기 어렵다. 현재 은행연합회 공시기준으로 가장 높은 금리를 주는 곳은 DGB대구은행으로 ‘DGB함께예금’ 상품이 4.75% 금리를 준다. 다만, 이 상품은 기본금리가 4.3%고, 0.4%우대금리를 받기 위해서는 총수신 평잔실적을유지, 오픈뱅킹서비스 등록, 주택청약상품 보유 등의 조건을 채워야 한다. 기본금리로만 따지면 최고금리를 주는 곳은 카카오뱅크로 ‘카카오뱅크정기예금’이 4.5%의 금리를 준다. 이어 SH수협은행의 ‘헤이(hey)정기예금’이 4.45%, 전북은행의 ‘JB 다이렉트예금통장’과 케이뱅크의 ‘코드K정기예금’이 4.40%의 금리를 준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계속 올리고 있음에도 은행들의 정기예금금리가 떨어지는 건, 금융당국의 수신 경쟁 자제를 요청과 채권금리 하락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시중은행들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높일 때마다 즉각적으로 수신금리를 상향 조정하면서 정기예금 금리를 높여왔다. 정기예금금리에 기준이 되는 채권금리도 급격히 상승하며 정기예금 금리 인상을 부추겼다. 이에 지난해 11월 시중은행 금리는 모두 5%를 넘겼다. 하지만 시중은행 정기예금금리가 오르자 금융권에 부작용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시중에 있던 대기자금이 은행에 쏠리는 ‘역머니무브’가 발생했고, 예금금리 상승이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지는 등 악순환이 펼쳐졌다. 결국 금융당국은 금융당국은 은행에게 과도한 수신금리 인상 경쟁을 자제하라고 주문하면서, 은행들은 인상 릴레이를 멈췄다. 올해 들어서는 채권시장마저 안정화되며, 은행들의 정기예금금리를 더 끌어내리는 중이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1년 만기 은행채(AAA) 금리는 지난해 11월 7일 연 5.107%까지 올랐으나 금통위가 열렸던 지난 13일 3.918%까지 내렸으며 19일 기준 3.778%로, 더 떨어진 상태다.한 금융권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오르고 있는데, 수신금리는 떨어지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며 “일각에선 기준금리가 더 이상 오르지 않는다는 전망이 채권 및 시장금리에 선 반영된 결과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 까치 오기 전 올빼미 날았다…설연휴 전 무더기 악재성 공시
-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설날 연휴를 앞두고 상장사들의 ‘올빼미 공시’가 이어졌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분산된 시기를 노리고 부정적인 공시를 내는 관행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연휴가 끝난 후 증시가 열리는 첫 거래일에 악재성 공시로 주가 낙폭이 커질 수 있는 만큼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사진=연합뉴스)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설 연휴를 앞둔 이날 코스닥 시장에선 77건의 공시가 게재됐다. 주요 공시 유형(기재 정정 포함)을 분류하면 △소송 등의 제기·신청 △자기주식(자사주) 처분 결정 △전환청구권 행사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예고 △교환사채 발행 결정 등이 나왔다. 이날은 소송과 관련한 악재성 공시가 두드러졌다. 메디톡스(086900)는 ‘GENTIX LIMITED’로부터서 중국 합작법인(JV) 계약 해지 및 배상 청구 소송에 피소됐다고 공시했다. 손해배상 청구금액은 1188억원으로, 이는 자기자본 대비 29.45%에 해당한다. 메디톡스 측은 계약 위반 사항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소송에서 질 경우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경영권 분쟁 소송도 잇따랐다. 경영권 분쟁 소송은 지분 경쟁으로 일시적으로 주가가 상승할 수 있지만, 상장사들의 사업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등의 악재로도 작용한다. 젬백스링크(064800)는 이날 박강규씨 외 26명이 주주명부 열람등사 가처분 신청 소송을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제기했다고 밝혔다. 에스와이(109610)도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소송에 피소됐다. 에스와이의 채권자인 주식회사 성지피에스 측은 소송을 통해 주요 이사 및 감사의 직무집행 정지를 요청했다. 헬릭스미스(084990), 케이프(064820) 등도 경영권 분쟁 소송이 제기됐다고 공시했다. 전환청구권 행사도 기존 주주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전환사채의 전환청구권 행사에 따라 신주가 상장하면 시중에 유통되는 물량이 늘어나 기존 주식의 가치가 희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알피바이오(314140), 코퍼스코리아(322780), 위세아이텍(065370), 스마트솔루션즈(136510), 알파홀딩스(117670) 등 다수의 코스닥 기업들은 이날 전환청구권 행사로 신주가 상장한다고 고지했다. 이외에도 테라사이언스(073640)는 자사주를 교환 대상으로 하는 148억원 규모의 교환사채 발행을 결정하면서, 자사주 615만6875주를 처분했다. 이 역시 처분된 자사주가 시중에 풀리면 기존 주주들에게 불리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표적 사례다. 이 같은 기업들의 올빼미 공시 관행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해 연말 폐장일인 12월30일에도 부정적인 공시를 쏟아냈다. 단일판매·공급계약체결 기재 정정 공시를 통해 줄어든 계약금액을 공시하는 사례가 다수였다. 리튬 1차전지 제조업체인 비츠로셀(082920)이 대표적이다. 비츠로셀은 3건 정정공시를 내 계약금액이 60%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대표이사 변경 공시를 비롯, 주가 하락에 따른 전환가액 조정 등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공시가 다수 나왔다.한국거래소와 금융위원회는 지난 2019년 올빼미 공시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면서 1년간 2회 이상, 또는 2년간 3회 이상 올빼미 공시를 하는 기업의 명단을 공개하기로 했다. 하지만 시장에선 명단 공개만으로는 올빼미 공시를 근절시키는 해법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설 외에도 주요 연휴나 공휴일을 앞두고 올빼미 공시가 나타날 수 있는 만큼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올해 올빼미 공시를 주의해야 할 주요 시기로는 △근로자의날(4월29~5월1일) △어린이날(5월5일~7일) △추석(9월28일~10월1일) △한글날(10월7~9일) 등이 있다.
- 미분양 직격탄…부동산신탁 신용등급 '먹구름'
- [이데일리 김성수 기자] 올해 부동산신탁사들의 올해 신용등급 방향성이 ‘부정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신탁사들의 리스크 대응 능력이 개선됐지만, 급격한 시중금리 상승 속도 등을 고려할 때 이번 부동산경기 하강이 재무 안정성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금리상승에 부동산경기 하강…차입형 토지신탁 대손 위험20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국자산신탁, 코람코자산신탁, KB부동산신탁 등 다수 부동산신탁사들은 올해 신용등급 방향성이 ‘부정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별 차이가 있지만 부동산신탁사 수익성은 전반적으로 부동산시장, 특히 분양시장 상황에 연동된다. 작년 상반기 이후 시중금리가 급격히 상승해 부동산 경기가 하강 국면을 맞으면서 전국 부동산 거래량이 급감하고 가격이 점차 하락하고 있다. 이에 부동산신탁사들은 분양시장 영향을 크게 받는 ‘차입형토지신탁’, 시공사 부도위험에 노출된 ‘책임준공형 관리형토지신탁’의 손실 가능성이 높아져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부동산신탁 신탁계정대 규모 및 성장률 (자료=나이스신용평가)우선 부동산 경기 둔화로 차입형토지신탁 사업장의 분양률이 저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각 사업장의 분양률이 저하되면 부동산신탁사의 공사비 조달 부담이 높아져 신탁계정대 규모가 증가한다. 신탁계정대는 사업비 조달을 위해 부동산신탁사가 자신의 고유계정에서 신탁계정으로 자금을 빌려주는 것을 말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을 묻는 질문은 현재로선 의미가 없다”고 밝힌 만큼 당분간 높은 시중금리 수준이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 이로 인해 부동산 분양경기가 계속 악화될 경우 일부 분양률이 낮은 사업장을 중심으로 신탁계정대의 대손이 커질 위험이 있다. 대손이란 매출채권, 대출금 등을 돌려받지 못해 손해보는 것을 말한다.◇ 시공사 부도에 책준형 손실 가능…재무안정성 타격 줄 수도또한 부동산신탁사가 부담하는 우발부채(미래 돌발사태가 발생하면 채무로 확정될 가능성이 있는 채무)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 경기 둔화 및 자금시장 경색으로 책임준공형 관리형토지신탁 사업장의 시공사 부도위험이 높아져서다.책임준공형 관리형토지신탁은 시공사가 준공 의무를 다 하지 못했을 때 신탁사가 준공 의무를 부담하는 상품이다. 책임준공확약을 제공한 부동산신탁사는 시공사가 부도날 경우 신속한 시공사 교체, 하도급 업체 미지급 비용 정산 등 조치를 취해 책임준공기한까지 사업장을 준공할 의무가 있다. 코로나19 이후 저금리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이 팽창하면서 부동산신탁사의 실적도 늘어났다. 그러나 작년 시중금리가 예상보다 빠르게 올랐고, 레고랜드 사태 이후 PF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등 부동산 자금시장이 불안정해지면서 지방 중소형 건설사의 신용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개별 부동산신탁사는 시공사 부도가 발생해도 공사비 증액 및 공사중단 기간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한다. 시공사 신용도 및 주요 사업장에 대한 모니터링 등 상시 리스크 관리 체제를 도입해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시공사 부도가 발생하면 기존 공사비 대비 20~30% 증액되기 때문에 이해당사자(사업자, PF 대주 및 대체시공사) 간 협의가 잘 안 될 가능성이 있다. 또는 시공 기간이 책임준공기한을 초과하는 경우 부동산신탁사의 고유자금이 투입될 가능성도 존재한다.권신애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부동산신탁사들이 보수적인 리스크 관리 기조 유지, 재무구조 개선 및 차입부채 감소 등으로 위험 대응능력이 이전보다 개선됐다”면서도 “그러나 그간 주택가격 상승 폭과 가계부채 증가 속도, 최근의 급격한 시중금리 상승 속도 등을 고려할 때, 이번 부동산경기 하강이 부동산신탁사 재무 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 한은 "회사채·CP, 우량·단기물 위주 회복 속 차별화"
-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한국은행은 회사채와 기업어음(CP) 시장의 회복세가 우량물, 단기물을 중심으로 과거 위기 때보다 더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경기둔화가 가시화될 경우 비우량물, 부동산 금융 등 취약 부문을 중심으로 차별화가 심해지면서 우량물에만 자금이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출처: 한국은행한민 한은 금융시장국 채권시장팀 차장, 홍준유 과장 및 자금시장팀 송은영 과장은 20일 ‘최근 CP 및 신용채권 시장 회복세에 대한 평가’라는 제하의 블로그 글을 통해 “불과 2~3개월 전만 해도 프로젝트 파이낸싱 자산담보부 유동화증권(PF-ABCP) 시장 불안으로 경색 국면을 보였던 CP 및 신용채권 시장이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작년 11월 공사채와 특수은행채 발행이 호조를 보이면서 시장 회복세가 시작됐다. 한국전력채 등 공사채와 특수은행채 발행은 민평금리(민간채권평가사 평균금리)보다 낮은 발행금리로 시장에 원활하게 소화됐고 12월 AA등급 여신전문금융회사 발행채권, 일반 기업 회사채로 온기가 퍼졌다. 한 차장은 “여전채 발행 스프레드가 축소되고 회사채 발행도 우량 대기업을 중심으로 성공적으로 재개됐다”며 “이러한 발행시장의 회복세를 반영해 신용스프레드도 작년 11월말 이후 축소세로 전환됐다”고 평가했다. CP시장도 공사CP, 증권사CP의 신용 경계감이 상당폭 완화되면서 발행금리가 하락했다. 특히 공사채CP(A1등급) 스프레드는 이달 11월까지 누적 기준 45bp를 기록, 작년 레고랜드 사태 직전 74bp보다 낮아졌다. 출처: 한국은행반면 회사채나 CP시장 모두 신용등급이나 만기별로는 뚜렷한 회복세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예컨대 AAA등급의 한전채 2년물 스프레드는 11일 현재 연중 고점 대비 120bp 축소됐으나 AA-회사채 스프레드는 70bp 축소되는 데 그쳤다. 비우량 증권사CP의 경우 순상환 기조가 지속됐다. 발행금리도 민평금리를 상회하고 만기도 주로 3개월 이하로 발행됐다. 발행금리가 민평금리보다 낮고 만기 3개월 초과 비중이 계속 상승하는 우량물과는 다른 모습이다. 이러한 채권시장의 회복세는 과거 위기와 비교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다. 한 차장은 “신용채권시장에선 과거에 충격 이후 대체로 60~90영업일 이후 신용스프레드가 축소되기 시작했으나 이번엔 레고랜드 사태 이후 약 40여일 만에 회복세로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회복속도 측면에서도 최근 신용스프레드가 1영업일당 평균 1.9bp씩 축소돼 글로벌 금융위기를 제외하곤 상당히 빠른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한 차장은 “CP, 신용채권 시장 회복세는 상당 부분 정책 효과에 의해 주도된 만큼 시장 자체의 수요가 충분한지 여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레고랜드 사태 이후 15일 만에 채권시장안정펀드를 조성했고 4조5000억원의 추가 캐피털콜 시행했다. 11일 현재 총 7조5000억원의 재원이 조성됐다. 코로나19때 조성된 재원 3조원의 두 배를 넘어서는 규모다. 한 차장은 “시장의 금리 하향 안정화 기대, 기관의 매수 여력 개선 등 긍정 요인과 경기둔화에 따른 신용위험 우려 증대, 만기 도래 물량 부담 등 부정 요인이 모두 잠재돼 있다”면서도 “향후 국내외 경기둔화가 가시화될 경우 신용위험에 대한 우려로 비우량등급 및 부동산 금융 등 취약부문에 대한 차별화가 심화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