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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권전략)기다림의 성공, 기다림의 실패
  • [edaily 정명수기자] LTCM(롱텀캐피탈매니지먼트)을 만들었던 존 메리웨더와 그의 팀은 자신들이 시장보다 한발 앞선다고 생각했다. 시장에는 항상 차익거래 기회가 있고 그 기회를 잡기만하면 돈을 벌 수 있다는 것. 초기 LTCM은 이같은 신념(?)을 행동으로 옮겨 높은 수익을 올렸다. 스프레드가 비정상적으로 벌어지거나 좁혀지면 어김없이 차익거래 포지션을 잡았다. LTCM이 예상한 것과 정반대로 스프레드가 움직이면 "시장이 잘못된 것"이라며 포지션을 더욱 강화했다. 실제로 시간이 지나면 스프레드는 제자리로 돌아오곤했다. LTCM의 성공은 `기다림`의 성공이었다.(아이러니컬하게도 LTCM의 실패역시 기다림의 실패였다. 수익률에 쫓긴 LTCM은 더 이상 기다리지 못하고 레버리지가 큰 투기 거래까지 손을 댓고 결국 망했다.) 3년 스왑 스프레드가 10bp 이내로 좁혀졌다.(마켓플러스 본드 차트 참조) 스왑커브의 각 부분은 6개월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그래프의 왼쪽 끝, 검은 선이 21일 현재 스왑 스프레드다. 검은 선이 6개월 최저선인 붉은 선 위로 약간 삐져나와 있는데 커브의 다른 부분들은 붉은 선과 겹쳐 있다. 충분한 시간이 흐르고 나면 스왑 스프레드는 다시 벌어질 것이다. LTCM과 같은 차익거래자가 우리 시장에 있다면 `스왑 페이-현선물 롱` 포지션을 잡았을 지도 모르겠다. 사실 LTCM은 스프레드가 왜 이렇게 좁혀졌는지, 왜 이렇게 벌어졌는지 별로 고민하지 않았다. 스프레드가 비정상적이므로 곧 정상화될 것이라는 수학적 추정에 따라 포지션을 잡았다. `스왑 페이-현선물 롱`을 당장 취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스왑시장 참가자들은 "더 기다려야한다"고 말한다. 스프레드가 좁혀진 이유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스왑뱅크들은 변형FRN 발행 등으로 과도하게 페이 포지션을 잡고 있다. 시장은 잔인하게도 누군가 손절매를 할 때까지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기다리고 기다리다가 손들고 나오는 패잔병으로부터 손쉽게 전리품을 얻겠다는 것. 지금 스왑시장은 `누가 누가 더 오래 버티는지` 싸움을 벌이고 있다.
2002.05.22 I 정명수 기자
  • (M+스페셜)②그 많던 페이는 누가 다 먹었을까
  • [edaily 정명수기자]◇그 많던 페이는 누가 다 먹었을까 큰 수조가 있다. `pay`는 수조에 물(수익률)을 담는 역할을 한다. 누군가 물을 공급해야만(이자를 내야, 즉 페이) 수조에 물이 있을 수 있다. 물을 계속 공급하기만 하면 수조의 물은 흘러넘친다. `receive` 는 물을 가져간다.(캐리) 페이와 리시브가 적절하게 균형을 맞출 때 수조의 물 높이가 곧 IRS 레이트다. 문제는 수조에 `검은 구멍`이 있다는 것. 끊임없이 물을 퍼 쓰는 존재다. 일종의 특이점(singular point)이다. 아무리 페이를 많이 해도, 수질이 나쁜 물을 줘도, 이 블랙홀은 리시브만 한다. 물의 공급(페이)이 한계에 도달했는데 물이 빠져나가기만 하면(리시브) 수위(IRS 레이트)가 낮아지는 것이 당연하다. IRS 레이트가 현물 수익률이 떨어지는 것보다 더 빨리, 지속적으로 하락하자 본드-스왑 스프레드가 거의 붙어버렸고 심지어 역전되는 현상까지 벌어졌다. 스왑 스프레드가 급격하게 축소된 것. 최근 6개월간 스왑 커브의 각 부분에서 스왑 스프레드의 최대값과 최소값을 그려보면 스왑 스프레드가 역사적으로 얼마나 낮은 수준인지 알 수 있다.(마켓플러스 본드 차트 참조) ◆스왑 스프레드(마켓플러스 본드 차트 참조) 2년물 스왑 스프레드(IRS 2년-통안2년)는 지난달 초에 2~4bp 대로 좁혀졌고 이제는 마이너스 상태다. 3년물 스왑 스프레드(IRS 3년-국고3년) 마저 10bp 대로 좁혀졌다. 스왑거래는 은행간 거래이므로 이론적으로는 국채 크레딧과 은행채 크레딧으로 바꿔 생각할 수 있다. 3년 스왑 스프레드가 붙어있다는 것은 국채와 은행채를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스왑시장 전문가들은 통안2년은 유동성이 다소 떨어지는 특수성과 자주 발행되는 점 등을 감안, 디스카운트되는 부분이 있어서 IRS 2년과 별 차이 없이 다뤄질 수도 있으나 3년 스왑 스프레드가 10bp대로 좁혀진 것은 `매우 특이한 현상` 이라고 말한다. 페이와 리시브의 수급 불균형을 일으킨 수조의 `특이점`이 `특이 현상`을 만들어낸 것이다. 블랙홀은 어디서 연유한 것인가. ◇블랙홀의 정체 프라이싱 논란(수질 논란)에도 불구하고 인버스FRN, 듀얼FRN, 옵션부채권, 디지털옵션채권 등을 꾸역꾸역 사들이는 기관이 있다. 이들이 스왑시장에서 특이점 역할을 하고 있다. 변형FRN 등에 적극적인 기관은 보험, 은행투자, 연기금, 일부 투신사 등이다. 발행자들은 스왑으로 낮은 금리에 채권을 발행, 자금을 조달하고 스왑뱅크는 스왑거래로, 주간사 증권사는 발행수수료로 적당한 이익을 챙긴다. 그럼 블랙홀은? 삼성투신의 박성진 선임은 이 같은 현상의 원인을 채권 공급의 부족에서 찾는다. 블랙홀이 당장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허겁지겁 파생채권들을 들이켰다는 것. 파생채권은 초기 쿠폰이 높다. 나중에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지금 듀레이션 갈증을 풀어줄 채권이 필요했다. 보험사, 은행투자, 연기금, 일부 공격적인 투신사 등은 채권 부족의 갈증을 변형FRN으로 해소한 것이다. 장기투자기관들이 듀레이션 부족에 시달리는 것은 채권 공급이 지난해에 비해 턱없이 줄었기 때문이다. 작년에는 무려 31조원에 달하는 예보채가 시장에 공급됐다. 24조원은 공개입찰로 시장에 뿌려졌고 나머지는 현물 채권으로 지방은행, 보험사 등 공적자금 투입 금융기관으로 들어갔다. 회사채 신속 인수, 프라이머리CBO 등 구조조정을 위한 채권도 심심치 않게 나왔다. 지난해까지는 넘치는 채권을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장기투자기관의 최대 과제였다. 일부 보험사는 예보로부터 싸게 받은 FRN을 비싸게 팔고 대신 국고10년물로 채워넣는 영리한 차익거래를 하기도 했다. 올들어 시장 체질이 완전히 바뀌었다. 예보채 공급이 중단된 것. 장기투자기관들은 금리가 오르는 것도 걱정이지만 넘치는 돈을 무엇으로 채울 것인지가 더 고민이다. 마침 변형FRN이 높은 쿠폰으로 유혹을 해왔고 앞뒤 생각을 깊이 하지 않고 이 채권들을 사들였다. 스왑시장은 장기투자기관의 리시브 욕구를 채워주며 즐거운 비명을 질렀고 한편에 쌓이는 페이 포지션은 무시했다. 이 같은 메커니즘이 스왑뱅크의 과도한 페이 포지션, 장기투자기관의 주체할 수 없는 리시브 욕구라는 기형적인 수급 구조를 만들어 냈다. 장기투자기관에 빨려들어간 리시브 포지션은 시장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스왑뱅크들의 페이 포지션(공급)은 목까지 찼지만 리시브 수요는 여전히 왕성하다. IRS 레이트는 하락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합리적 시장참가자를 위하여 블랙홀의 리시브 욕구는 크레딧과 레버리지 리시크를 무시하도록 만들었다. `3-by-3` 옵션부채권의 경우 초기 쿠폰이 높은 매력적인 채권이지만 이 채권을 발행한 카드사가 3년 후에 어떤 재정 상황에 처할 것인지는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다. 3년 후 이 카드사가 채권을 되사들일 여건이 아니라면, 이 채권에 투자한 보험사 등 투자자가 `이 채권을 제발 팔았으면` 하는 상황이 된다면 어찌할 것인가. 둘째, 스왑의 레버리지 효과를 간과하고 능력에 맞지 않게 거래를 많이 한 기관들은 리스크 관리 능력을 시험받고 있다. 현재의 스왑 스프레드는 분명히 비정상적인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포지션을 끌고 갈 지구력, 내구력이 떨어지는 기관들은 손절매를 강요당하고 있다. 기다리고 버티면 스왑 스프레드가 정상(?)으로 돌아오겠지만 그동안 기준가격은 떨어질 것이고 펀드매니저들은 극심한 압박을 받을 것이다. 손절이 나오는 순간, 매물이 매물을 부를 것이고 손실은 더욱 커지게 된다. 셋째, 발행자와 투자자에게 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내리도록 중개하는 브로커리지 하우스의 역할이 중요하다. 쿠폰이 높다고 투자자를 유혹하고, 조달 금리를 낮출 수 있다고 발행자를 부추기는 것으로 브로커의 역할이 끝나지는 않는다. 스왑은 짧게는 2년 길게는 10년까지 계약이 유효한 거래다. 스왑 계약 기간 중에 어떤 법률적 분쟁이 일어났을 때 브로커들이 직접적인 책임은 없다고 하더라도 상도의 상 100% 면책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시리즈 ③으로 이어짐)
2002.05.21 I 정명수 기자
  • (이진우의 FX칼럼)데칼꼬마니의 완성을 향하여
  • [이진우 칼럼니스트] 뜬금 없이 갑자기 웬 데칼꼬마니(decalcomany) 타령일까요? 초등학교 시절 도화지를 반 접어 한쪽 면에 물감을 칠한 뒤 접었다 폈을 때 나비 같은 대칭형의 그림이 나오던 것을 보고 신기해 하던 기억이 누구나 있을 것입니다. 달러/원 환율의 하루하루 움직임을 나타내는 Daily chart를 들여다 보면서 이 재미있는 용어가 머리 속을 맴돕니다. 그리고 그 가능성도 꽤 높아 보입니다. ◆ 너무나 대칭적인 환율 움직임 (USD/KRW Daily Chart) (차트 인용 : Infomax) 위 차트는 5월 7일(화요일)까지의 환율 움직임을 옮겨놓고 있다. 추세를 거스르는 자들은 돈으로 때우든지 필자처럼 크게 망신을 당하든지 해야 했던 무서운 시기가 두 번에 걸쳐 관찰된다. 일단 차트를 일견하고 나면 데칼꼬마니의 의미는 확연해진다. 지난 해 11월 27일 기록한 1261.90원의 저점에서부터 12월 28일 1334원을 찍기까지의 달러 급등장세……금년 4월 12일의 종가인 1332원에서부터 지금까지의 환율 급락세…… 이는 위 차트에서 검은 수직선이 지나고 있는 2월 27일을 도화지의 중간이라 생각할 때 펼쳐지는 데칼코마니이다. 정확한 대칭이 이루어지려면 1270원대를 건드린 뒤 짧은 조정을 거치다가 5월말쯤 1262원 언저리로 가면 그야말로 ‘누가 만든 그림’이라고 할 수도 있다. 어차피 오늘은 제목에서부터 1262원을 중기적 타겟으로 잡았으니 만큼 이런저런 소리 생략하고 그러한 그림이 나올 수 있는 배경만을 추려서 살펴보도록 한다. ◆ 지금은 이른바 “최대한의 롱은 스퀘어”가 맞는 장 첫째, 지금은 원화의 강세가 아니라 미 달러화의 약세가 진행중이다. 위 표는 지난 수년간 최고 비싼 통화로서의 지위에 흔들림이 없었던 미국 달러화의 위상이 최근 들어 급격히 추락하고 있음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주고 있다. 국제외환시장의 나침반 역할을 담당하는 스위스 프랑화의 급격한 약진이나 유로화의 회복세가 괄목할 만하지만 그 어느 구석도 잘 돌아가는 데가 없다고 알려져 있고 최근에는 미국의 신용평가회사들로부터 국가신용등급의 하향조정이라는 수모를 당하고 있는 일본 엔화마저 달러대비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 더욱 눈길을 끈다. 예전 같으면 긴장하는 시늉이라도 하던 구로다 재무관의 “엔화가 지금 강세를 보일 이유가 없어.”하는 식의 구두개입성 발언에도 시장은 그렇다면 한 판 붙어보자는 기세이다. 필자는 본 칼럼에서 일찌감치 부시 행정부가 천명하는 “강한 달러(Strong Dollar) 정책 지지”에 대해 의심의 눈길을 보내 왔었다. 얼마 전 관심을 끌었던 폴 오닐 미 재무장관의 상원 증언에서 정책포기라는 명시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시장은 이미 미국 행정부의 달러에 대한 입장이 변화했다고 보고 있다. 오닐 재무장관의 입장에서야 “당신들이 생각하는 것이 맞았소. 우린 더 이상 강한 달러 원치 않소.”했다가는 하루 저녁에라도 120엔을 갈 수 있는 것이 시장인 만큼 어영부영 그렇게 넘어갈 수 밖에 없음을 이해해줘야 한다. 1985년의 플라자 합의처럼 여러 국가가 모여 대놓고 달러가치를 떨어뜨리자고 의견을 수렴한 것은 아니지만 국제외환시장에서의 최근 환율 움직임은 시장이 이미 그러한 물밑 동향을 감지하고 알아서 각자 제 살 길을 찾아 나서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부분에서 경계감을 늦춰서는 안될 변수라면 일본의 시장개입 가능성이다. 환율은 한 나라의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중요한 거시 변수인데, 어떻게 보면 미국과 일본이 지금은 환율 부문에 있어서 만큼은 합의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공조개입(Joint intervention)이 이루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열 받은 일본이 한 두 번 객기를 부릴 가능성은 없지 않다. 화요일 장 마감 무렵만 하더라도 BOJ의 포지션 체크설이 돌며 달러/엔 환율이 급반등하였고 그에 따라 서울의 달러/원 환율도 낙폭을 급격히 줄이며 마감한 점은 실제 일본의 시장개입이 이루어질 경우의 여파는 만만치 않을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둘째, 주변 여건이 지금과 같이 이어진다면 정부도 환율의 추가하락에 그다지 불편해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2년간의 서울 외환시장에서 벌어진 일들에 익숙한 사람들로서는 이번 환율 급락장에서 외환당국이 조용했었다는 사실에 다소 놀라며 거기에서 어떤 시그널을 찾아 내고자 애쓰는 모습이 보인다. 다수의 시장참여자들은 그 시그널이 “세계적인 달러하락 추세 가운데에 이루어지는 원화절상이야 무슨 문제가 되겠는가? 오히려 금리를 팍팍 올리기도 뭣한 상황에서 환율이 적당히 떨어져 물가상승 압력을 줄일 수 있다면 나쁘지 않은 일로 보인다.”로 압축된다는 것이고, 따라서 달러/엔을 비롯한 주요통화들이 미 달러 대비 강세를 이어간다면 편안하게 “숏”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전략을 내심 준비 중이다. 셋째, 수급을 살펴봐도 환율은 하락추세로 접어들며 제 자리(?)를 찾아가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수치로 나타나는 것들을 살펴보면 지난 1사분기 동안 무역수지는 21억달러의 흑자를 나타내고 있다. 그다지 큰 폭의 흑자규모라고는 할 수 없으나 수출이 점차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에서 적어도 무역수지상의 환율상승 요인은 아직 한국에서는 거리가 먼 얘기다. 산업자원부에서 지난 7일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작년 침체를 면치 못했던 외국인의 국내직접투자가 올 들어 넉 달 연속 두 자릿수의 가파른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금년 4월까지의 FDI(Foreign Direct Investment) 유입액은 작년 동기보다 43.6% 증가한 27억 4800만 달러). 4월말 기준으로 살폈을 때 1076억 5500만 달러에 달하는 외환보유액(3월 대비 15억 6,300만 달러 증가, 세계 5위 수준), 증가세로 돌아서며 3월말 대비로는 2억2000만 달러, 4월15일 대비로는 6억5000만 달러 늘어난 거주자 외화예금(환율 급락에 당황하기만 했지 막상 보유달러 처분에 적극적으로 나선 업체들이 그리 많지 않았다는 의미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그리고 바깥에서 달러가 들어오기 마련인 6월의 월드컵 행사 등을 고려할 때 달러를 사야 할 세력보다는 팔아야 할 세력들이 더 많음은 자명하다. 변수라면 최근 열흘 동안 1조 3000억원 넘게 주식을 팔아치운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매동향인데, 이 또한 역설적으로는 팔 만큼 판 외국인들이 다시 증시로 돌아 온다면 추가적인 달러공급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 오늘은 1285원을 넘느냐 마느냐 하는데 1262원이라니? 필자가 쓰고 있는 이 글은 데일리 시황이 아니라 지나간 한 주간의 환율 흐름을 정리하고 다가올 한 주간의 환율을 나름대로 전망해 보고 시장의 이슈를 살피는 칼럼이다. 오늘은 당연히(?) 환율이 오르는 날이다. 지난 이틀간에 걸친 외국인들의 5천억원에 달하는 주식 순매도에서 역송금 수요가 나올 것이고 밤 사이에 달러/엔 환율이 126엔대에서 128엔대로 올라섰고 역외선물환 시장에서도 달러/원 1개월물이 강세를 보였으니 1276원대까지 건드려 본 환율이 반등 조정장세를 거치는 것은 자연스럽다. 필자도 매일 아침 올리는 시황에서는 오늘 환율의 상승세를 전망하면서 종가가 1284원 위에서 유지되며 끝날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데칼코마니의 완성을 기대하는 중기적인 뷰를 유지하며 향후 며칠간은 환율 반등의 폭이 얼마나 될 것인지, 129엔이나 130엔 등 촘촘하게 저항선이 걸쳐있는 달러/엔이 어디에서 약세를 재개할 것인지를 살피며 다시 달러를 팔아야 할 레벨과 시점을 조율하기를 권하고 있는 것이다. 1280원 아래는 참 지긋지긋한 레벨이다. 작년에 그 아래를 노리던 숏플레이어들이 얼마나 다쳤으며 얼마나 많은 피를 흘렸던가? 서두에 올린 차트에서 정말 데칼꼬마니 형태의 환율 움직임이 펼쳐진다면 1262원의 전 저점을 찍기까지에도 얼마간의 혼조장세는 각오해야 한다. 그 이하의 환율(일각에서 제기되기 시작하는 1240원이나 1220원 같은 레벨)에 가느냐 마느냐는 일단 그 근처까지 도착한 다음에 살펴 볼 일이다.
2002.05.08 I 최현석 기자
  • (edaily리포트)노랑머리 참여연대와 검은머리 참석연대
  • [edaily] 28일 열린 삼성전자의 주총은 역시 뜨거운 관심거리였습니다. 지난해 참여연대가 8시간 넘게 경영진들을 추궁한 사건의 여운이 살아있는 듯, 이날도 500여명이 넘는 주주와 관계자들이 참석했습니다. 산업부 이진우 기자가 이날 주총에서 느낀점을 전합니다. 삼성전자의 주총은 몇가지 이유에서 늘 관심을 모읍니다. 한국 최대 기업의 주총이라는 점에서 일단 눈길을 끌죠. 최대 재벌그룹의 핵심 계열사라는 점에서 재차 관심을 갖게 합니다. 또 매년 "참여연대"라는 시민단체가 참석해서 이사진을 추궁하는 걸로도 유명하죠. 지난해 8시간, 98년엔 13시간을 넘겨가며 이사진들을 "괴롭혔던" 일은 아직도 화제거리로 남아있습니다. 참여연대는 "다행히도" 이날 주총에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의장인 삼성전자 윤종용 부회장은 매년 거듭된 악몽이 떠오르는 듯 "발언은 2분이내로 해줄 것, 발언 전에는 회사 측에서 주주임을 확인할 수 있도록 주주번호와 이름을 꼭 말해줄 것" 등을 시작 전부터 신신당부했습니다. 주총에선 낯이 익은 "주총전문가"들이 대거 참석, 처음부터 분위기를 이끌었습니다. 대차대조표를 조목조목 짚어 내려가면서 날카롭게 이의를 제기하는 듯 하다가도 마지막엔 슬그머니 "회사측의 안건에 동의합니다"로 마무리하는, 전형적인 주총용 코멘트가 이어졌습니다. 의장 역할을 맡은 윤 부회장도 간간히 웃음을 지으며 부드러운 분위기를 만끽하는 모습이었죠. 하지만 삼성전자 우선주의 보통주 전환조항 삭제 안건은 한가롭던 분위기를 확 깨버렸습니다. 사실 미리 예상됐던 이날의 하이라이트였죠. 이 논쟁의 불씨는 지난 97년 IMF한파가 몰아치던 당시, 기업들의 증자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 정부가 "우선주를 10년 후에 보통주로 바꿀 수 있게 하자"고 지침을 만든 데서 시작됐습니다. 그런 조건으로 발행된 주식을 소위 "신형 우선주"라고 부르죠. 그때 삼성전자도 정관에 이런 규정을 만들었는데 바로 문제가 된 "5조 8항" 규정입니다. 삼성전자는 5년이 지난 지금 별 의미가 없고 97년 이후 신형 우선주를 발행하지도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이번 주총에서 조항을 삭제하려고 했습니다. 그러자 96년 발행된 삼성전자 우선주 2%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계 펀드인 엘리엇이 반발하고 나선 겁니다. 보통주로 바꿔주는 "그 좋은 혜택"을 왜 갑자기 빼앗아가냐는 거죠. 우선주와 보통주의 주가 차이가 두 배 이상 나는 상황에서 자신들에게 이로운 규정을 삭제하려는데 가만히 있기는 어려웠을 법도 합니다. 그러나 원래 우선주라는 것이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으라는 주식"이기 때문에 우선주 주주들의 입지는 주총장에서 더욱 움츠러들 수 밖에 없었습니다. 엘리엇펀드 측이 규정 삭제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자 일부 강경 주주들은 "우선주 주주는 발언권이 없다"고 목청을 높였고 윤 부회장도 이들을 두둔했습니다. 윤 부회장은 엘리엇펀드를 빗대어 "순간적으로 회사를 흔들어서 이익을 취하려는 세력"이라고까지 몰아붙이기도 했습니다. 사실 그룹 회장 외동아들의 특혜 문제를 물고 늘어진 토종 참여연대에 비하면 기껏 자기들 이익을 지키려는 "노랑머리 참여연대(?)" 쯤은 아주 쉬운 상대였는지도 모르죠. 명분에 자신이 있다는 듯 윤 부회장은 고문 변호사를 시켜 5분간 엘리엇펀드의 주장이 왜 말이 안되는지를 조목조목 설명하게 했습니다. 엘리엇펀드가 우선주를 보통주로 슬그머니 바꿔먹으려는 "영악한" 투자사라는 주장에 일리가 없는게 아닙니다. 반대로 우선주 주주들의 권리를 침해한다는 그들의 주장도 전혀 딴소리는 아닌 거죠. 그러나 제 관심은 "우선주 지분 2%에 불과한 엘리엇펀드가 저렇게 강력하게 대들고 있는데 90%가 넘는 나머지 주주들은 왜 조용한 것일까" 하는 점이었습니다. 물론 주주 대부분이 삼성전자 측의 정관 삭제 방침이 옳다고 생각해서 그랬는지도 모릅니다. 엘리엇펀드의 한 관계자는 표결이 끝난 뒤 사석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2%의 지분이 내 개인 재산이라면 포기할 수도 있다. 사실 우선주 주주로서 주총장에서 싸우기에는 명분에서도, 힘에서도 달린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에게 돈을 맡긴 고객들을 위해 싸워야 할 의무가 있다." 엘리엇펀드가 무슨 독립운동을 하는 투사라는 주장이 아닙니다. 그들 역시 충분히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고객들로부터 배임 혐의로 소송당하는 것이 두려웠기 때문일 수도 있지요. 그러나 어찌됐건 고객의 돈을 위해 열심히 싸우는 모습은 논리적 정당성을 떠나, 그리 나빠보이지 않았습니다. 고객 돈을 모아 계열사 주식을 사들이며 "이것도 투자"라고 당당히 주장하는 재벌 투자회사들을 자주 봐온 저로서는 차라리 신선하기까지 했습니다. 이날 엘리엇펀드처럼 우선주 주주들을 대변하는 목소리는 또 있었습니다. 우선주 3.17%를 갖고 있다는 국내 투자회사 H투신이었죠. 그런데 H투신의 관계자는 "우리가 반대했었다는 내용을 주총 속기록에 실어주기만 하면 된다"며 "나머지는 의장이 알아서 진행하라"는 요구를 하는데 그쳤습니다. 윤 부회장이 "우리 안건에 반대해서 수정안건을 제안한다는 거냐, 아니면 그냥 그렇다는 이야기냐?"고 되물을 정도였지요. 보다 못한 외국인 주주가 "H투신의 수정안에 우리도 동의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나서야 "그럼 수정안을 낸 것으로 하자"고 할 뿐이었습니다. 고객의 이익을 위해서라기 보다는 나중에 "우리도 이렇게 항의했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고 강변할 증거자료를 만들려는 의도처럼 보였습니다. 똑같은 안건, 똑같은 이해관계 속에서도 치열하게 싸우는 노랑머리 "참여"연대와 주총 참석에 의의를 둔 듯한 검은머리 "참석"연대의 차이는 어디서 비롯된 걸까요? "연기력의 차이일거야. 오노를 보면 알잖아. 미국 친구들이 원래 연기를 잘해...." 주총장을 나오는데 동료기자 한 명이 고민하는 저에게 던진 말입니다. 여러분,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2002.02.28 I 이진우 기자
  • (국감이슈)예보국감, 이용호게이트 "논란"으로 정회
  • [edaily] 27일 진행된 예금보험공사 국정감사에서는 이용호 사건과 관련한 이형택 예보전무의 연루의혹을 놓고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또 다시 설전을 벌였다. 이형택 예보전무가 모두발언을 통해 "이번 사건과 하등 관련이 없으며 예보 국정감사와도 연관이 없다"며 "나중에 해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밝히자 안택수 한나라당 의원은 "이번 사건은 특정지역사람들의 돈잔치"라며 "아니땐 굴뚝에 연기가 나겠냐"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강운태 민주당 의원은 "오늘 국정감사는 이용호사건에 대한 감사가 아니라 예금보험공사에 대한 감사"라며 "이같은 국정감사 분위기에 자괴심을 느끼며 대단히 잘못된 처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정감사관련법에 보면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거나 수사중에 있는 사항에 대해서는 감사를 하지 못하게 돼 있으며 헌법에도 사생활 보호조항이 있다"며 "재경위는 어려운 경제를 살리고 지혜를 모아야하는데 이래서는 곤란하며 위원장은 사회를 엄정하게 해 달라"고 요구했다. 박종근 한나라당 의원은 "이형택 전무는 공적자금을 관리하는 예보의 전무며 권력에도 가까이 있는 사람이다"라며 "이 전무가 공명정대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상황인지 파악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입장에서 보면 이런 유혹에 휘말렸다는것 자체가 공적자금을 관리하는 예보전무의 위치에 맞지 않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세균 민주당 의원은 "특정지역사람들의 돈잔치라는 발언은 품위를 손상시키는 행위"라며 "사과하고 속기록에서 삭제해 달라"고 요구했다. 정 의원은 "예보가 현시점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인식해야 한다"며 "국회법이 부여한 범위내에서 국정감사를 수행할 수 있도록 위원장이 진행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에대해 안택수 의원은 "발언에 대한 사과와 속기록 삭제는 지나친 주장"이라며 "이용호 사건에 대한 수사가 진행중에 있고 수사자체가 검은돈 잔치와 관련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또 "단지 인용한것에 대해 사과하고 속기록에서 삭제해 달라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이정일 민주당 의원은 "이 문제를 우선 짚고 넘어가야 한다"며 정회를 요구했고 나오연 재경위 위원장이 이를 받아들여 결국 정회가 선언됐다.
2001.09.27 I 김상욱 기자
  • 일본 은행, 의심스런 금융거래 보고에 허술-MSNBC
  • [edaily] 일본 은행들은 돈세탁과 같은 의심스런 금융 거래를 보고하는데 허술하며 범죄에 이용될 가능성이 많다고 MSNBC가 9일 보도했다. 수조 달러가 매일 일본의 금융 네트워크에 흘러들어가지만 일본 은행들이 의심스런 금융거래를 당국에 보고하기 시작한 것은 얼마되지 않았다. 아시아개발은행 회동에 참여한 어느 서구 외교관은 일본의 금융시스템 개혁이 지지부진한 것은 일본 경제에 야쿠자가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성공적인 돈세탁에 관한 수사가 얼마나 이뤄졌느냐라는 질문에 일본 관료들은 한가지도 제대로 대답하지 못한다. 일본금융정보국(Financial intelligence office)의 스즈키 히데아키는 이런 점을 인정하고 있다. 그는 "일본이 이런 종류의 싸움에서 신입이다"고 말했다. 국제금융감독기구로부터 돈세탁을 막기 위해 충분한 조치를 취한지 않는다는 점을 이유로 필리핀 등이 요주의국가로 지목되고 있는 동안 일본은 금융 감독 당국인 FATF(Financial Action Task Force)의 돈세탁 국가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었다. 그러나 FATF는 최근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일본정부의 노력에 낮은 점수를 주고 당국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지금까지 돈세탁에 관해 단 한건의 기소만 있었다"며 "일본 금융시스템이 돈세탁이나 불법적인 자금 이동의 목적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것이 목격됐다"고 말했다. 연간 1조5000억 달러 이상의 세탁된 자금이 전세계 은행 시스템으로 흘러가고 있으며 이 가운데 아시아 지역이 20% 가량을 차지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FATF는 일본 은행들로 흘러가는 검은 돈의 액수가 얼마나 되는지 아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주요 유럽 국가들이 연간 수천개의 의심스런 거래에 대한 보고를 받고 있는 반면 최근까지 일본 은행들은 연간 12개 정도의 거래만을 당국에 보고하고 있다. 스즈키는 일본이 불법 금융거래에 진척을 보이고 있지 못한 이유는 일본 정부와 금융기관들이 의심스런 은행 거래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는 "수천개의 거래 가운데 불법 거래를 찾아내는 것은 일본과 같이 경제규모가 큰 나라에서는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2001.05.10 I 정현종 기자
  • 한빛은행, 소공동 지점 42억 금융사고 자체 해결
  • [edaily] 금융감독원과 한빛은행은 30일 "지난 9일 고객이 맡긴 돈 42억원을 갖고 달아났던 한빛은행 소공동 지점 박모 대리(35)가 지난 주말 스스로 자수해 문제가 해결됐다"고 밝혔다. 박 대리는 이 자기앞수표 중 일부를 시중에 유통시켜 자금을 횡령했으나 대부분은 은행측이 곧바로 수표를 지급정지시켜 피해는 미미했다. 한빛은행 관계자는 "박 대리는 잠적한 뒤 자기앞수표를 우편으로 은행에 보낸 뒤 지난 주말 남대문 경찰서에 자수했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박 대리는 자수하면서 42억원 가운데 일부 사용한 7000만원을 스스로 변상해 은행측 피해는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최근 총 4건을 통해 370억원대의 금융사고를 낸 한빛은행 금융사고 중에서 한 건이 해결됐다. 한편 한빛은행은 이날 최근 사고와 관련, 내부통제시스템 강화와 함께 집중적이고 철저한 감사를 통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겠다고 밝혔다. 한빛은행은 검사실 주관으로 감사사전예고제 실시, 내부통제시스템의 재정비 강화, 신검사제도의 도입 및 상시감시의 강화를 주 내용으로 하는 대책을 마련해 영업점에 시달했다고 덧붙였다. 감사 사전 예고제는 타인 명의에 의한 여신의 부당 분할 취급, 채무관련인에 대한 본인확인 소홀 등 중점 점검사항을 제시하고 3개월간의 사전 유예기간을 둬 자체 정리토록 한 것이다. 한빛은행(00030)은 유예기간 이후 적발되는 같은 유형에 대해선 관련자 및 점포장에게 고의성이 있는 것으로 간주해 규정상 최고의 문책조항이 자동적으로 적용되도록 한다고 강조했다.
2001.04.30 I 김병수 기자
  • (300조를 움직이는 사람들)⑦김경록 미래에셋투신 대표(중)
  • [edaily] 이번주 “300조를 움직이는 사람들”의 주인공은 미래에셋투신운용의 김경록 대표입니다.(인터뷰 상편에서 이어짐) 경기회복 쉽지않아, 채권수익률 하락할 것 -채권딜링을 하는 사람으로서 시간이라는 것이 과연 누구의 편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다시 랠리가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우리나라가 금리를 떨어뜨린다고 통화량을 얼마나 많이 늘렸습니까. 그래도 경기회복이 될까말까 하는 상황 아닙니까. 개인적으로 금리를 내린다고 경기회복이 된다는 논리에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재정부분에 대해 대폭적인 투자를 해줘야 조금이라도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상반기말고 올해 전체를 포함해서 재정지출을 많이 늘릴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아직까지 그런 상황은 아니니까 기대하는 것은 좀 힘들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미국경제입니다. 제가 보기에 일본과 우리 경제는 상황이 많이 다릅니다. 일본은 노인인구가 워낙 많아서 한국과 비교할 수가 없습니다. 10~15년 안에 젊은이 1명이 노인 2명을 부양하게 될 나라가 바로 일본입니다. 그 결과 이미 소비쪽에서는 탄력성이 크게 둔화된 상태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6.25 사변으로 인해 인구가 큰 폭으로 줄었습니다. 그 당시 살아남은 사람들이 현재의 노인층이기 때문에 노인인구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동란이 끝나고 베이비 붐이 일어나서 인구가 다시 크게 증가했는데 지금 35~50세 정도가 바로 그 세대들 아닙니까. 바로 활발한 생산계층들이죠. 이것이 바로 우리나라 경제를 일본과 달리 다이내믹하게 움직이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도 베이비 붐 세대가 엄청난 금융자본을 만들어내지 않았습니까. 결국 향후 한국경제는 미국경제의 움직임과 수출경기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다만 수출의 경우 뚜렷한 모멘텀이 아직 부족하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한국경제의 모멘텀이 재정지출이냐 내수부양이냐고 했을 때 아무래도 후자가 우위가 아니겠습니까. 그렇다면 내수를 어떻게 부양시킬 것이냐가 화두로 떠오르게 되죠. 내수를 소비, 설비투자, 건설투자라는 항목으로 나눠보죠. 건설은 거의 기대할 부분이 없고, 설비투자는 향후 경기전망이 좋게 나와야만 기업들이 설비투자 하겠다고 나설테고. 소비 쪽은 소득 및 실업률이 받춰줘야 늘어날 겁니다. 내수로 푸쉬를 하긴 해야 하는데 과거 80년대 후반처럼 주택 200만호 건설사업과 같은 정책을 쓸 상황도 아니고. 그렇기 때문에 결국 결론은 “미국경제의 반등에 기댄 수출증가 밖에 없다”라고 나오는 겁니다. 미국경제에 관한 견해는 정부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것 같아요. 곧 좋아진다. 더 나빠진다 등으로 말들이 많더군요.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소비라는 것은 후행지표의 성격이 무척 강합니다. 경기가 급락한다고 해서 소비가 곧바로 줄어드는 것은 아니거든요. 또한 소득이 증가한다고 소비가 금방 늘어나는 것도 아닙니다. 산업생산이 나빠지면서 기업들이 인원을 감축해 실업이 늘어나기 시작하면 소비자들은 그제서야 “아 경기가 안 좋구나”라고 생각하고 소비를 줄이기 시작합니다. 작년 미국경제는 급작스럽게 나빠졌지만 소비자의 심리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습니다. 사람들은 그걸 보고 ‘미국경제의 저력이 대단하구나’라고 생각했지만 거기에 놀랄 것이 아니라 원래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뜻입니다. 지금 미국경제에서 그나마 호조를 보이는 것이 소비동향인데 이 소비동향마저 하락하기 시작하면 그때는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오게 됩니다. 그때는 정말 recession(불황)이 오는 거죠. 물론 소비심리가 하락반전하기 전에 manufacturing(제조업)쪽에서 먼저 반등에 성공해주면 좋겠지만 현 상황에서 그럴 가능성은 희박해 보입니다. Two sector economy라는 말이 있습니다. 소비심리 쪽은 이상하게 계속 유지가 되고 제조업은 박살이 나는 현상을 지칭하는 거죠. 그린스펀도 소비심리가 하락하지 않는 것에 대해 별다른 비중을 두지 않는 것 같아요. 제조업쪽에서 하루 빨리 반등을 해주면 더 바랄 나위가 없겠지만…글쎄요. 아직까지는 희망사항입니다. -운동을 좋아하신다는데 어떤 운동을 즐겨하십니까? ▲태권도는 대학교시절 4년 정도 해왔고 2단 자격증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검도도 좀 합니다. 검도 하시는 분들이 그렇게 멋있어 보일 수가 없더라구요. 그래서 군대 다녀온 후부터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검도를 하게 된 이유는 제가 덩치가 작은 편이라 힘으로 하는 운동은 한계가 있겠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힘으로 안되면 무기를 휘두르는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에서 검도를 시작한 것 입니다. 하면 할수록 검도란 운동에 더 빠져들게 되더군요. 아무리 죽도긴 하지만 서로 칼을 겨누고 있는 상황에서의 긴장감이란 말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항상 일대일로 겨룬다는 것도 검도의 묘미 중 하나죠. 온몸의 신경이 모두 곤두서 있을 때의 그 느낌을 경험해보지 않은 분들은 절대 모를 겁니다. -말씀하시는 것을 들으면 성격이 무척 차분하고 내성적이신 것 같은데…운동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성격은 그런 성향이 있습니다만 운동은 원래 치고박고 하는 것을 좋아합니다.(웃음) 미국 경제 추가하락 가능성 있다 -미국경제가 추가하락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물론 그럴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국경제의 특성상 경기가 급격하게 나빠지기 시작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 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 올 겁니다. 경제에 커다란 충격이 왔을 때 그 충격에 대해 여러 군데에서 반응을 보일 거고 그 반응이라는 것 또한 안정적이지 못할 것이 분명하니까요. 과연 그러한 충격이 일어났을 때 채권시장의 구조가 그걸 잘 받쳐줄 수 있느냐 그것도 아니거든요. 시장은 아직 경기하향곡선과 물가안정에 대해 확신을 가지지 못한 상태입니다. -그렇다면 회사채에 투자해서는 안되겠군요. ▲리스크 관리를 위해서는 그 편이 좋겠죠. 그렇기 때문에 저희는 B급에는 투자하지 않습니다. -그 말씀은 회사채펀드 출범 당시의 인식이 아직까지 변화가 없다는 뜻인가요? ▲그렇습니다. A급이어야 하고 유동성 프리미엄이 줄어드는 것에만 주목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채권운용시스템의 문제, 권한의 집중 -아까 여쭤봤던 리포트에 대해서 “대단히 재미있었다. 자기생각을 시원하게 썼다”는 평가도 있었는데요. 그 보고서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좀 거칠게 표현하면 “놀란 토끼들처럼 법석떨 필요없다” 뭐 이런 내용 아닙니까.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그것은 아주 표면적인 부분이구요. 제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운용시스템과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이렇게 큰 규모를 지닌 기관들이 현재의 채권운용 시스템을 더 이상 고수해서는 안된다는 뜻입니다. -부연설명을 좀 더 해주시죠. ▲다른 기관의 운용시스템을 제가 이렇다저렇다 말할 견지는 못되고… 저희의 경우는 그렇습니다. 비유를 하나 들까요. 전쟁을 하는데 있어서 왜 사단과 연대, 대대, 중대, 소대를 나누겠습니까. 사단에서는 큰 전략을 수립하고 연대에서는 그 큰 전략 중 명령을 하달받은 부분을 처리하고 중대는 또다시 연대에 내려온 명령의 일부분을 하달받고…결국 이런 식으로 차례차례 내려가면 소대에 도달했을 때 소대장이 아는 부분은 그리 크지않게 됩니다. 소대장이 받은 명령은 기껏해야 “저 쪽으로 가서 진지를 탈환하라” 이 정도죠. 그럼 왜 이런 시스템이 이뤄졌을까요. 소대장에게 모든 권한을 위임하고 “네가 알아서 다 해봐라”라고 말할 수도 있을텐데 말입니다. 그 이유는 이 시스템이 리스크관리에 적합하고 각 단계별로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운용시스템의 상당부분은 소대장들에게 권력을 다 일임해줬어요. 한마디로 “네가 알아서 전략도 짜고 실제행동도 개시하라” 이거죠. 소대장들의 숫자만 늘리면 위험관리가 된다고 생각하는 거에요. 이 소대장들은 시장이 안 좋으면 시장에서 모두 도망갈 수도 있고 또한 한꺼번에 시장에 뛰어들 수도 있는데 그러한 위험요인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겁니다. 그러다보니 시장의 동조화 현상도 자주 일어나고 시장이 움직일 때 안정적인 반응을 할 수가 없습니다. 우르르 몰려갔다가 우왕좌왕하는 일이 비일비재하죠. 사단-연대-대대-소대로 이뤄지는 짜임새있는 조직에서 채권시장을 공략하는 것과 소대장에게 모든 권한을 위임한 조직에서 채권시장을 공략하는 것은 당연히 차이가 나지 않겠습니까. 전자의 승률이 높은 것은 말할 나위도 없구요. 물론 “붙어봐야 알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실 분도 있을 줄 압니다. 그러나 서양인들이 100년 넘게 금융시장을 운영해오면서 “그래도 이게 낫다”는 시각에서 발전시켜 온 것이 바로 이 시스템이란 말입니다. 장기적으로 봤을때도 향후 이런 식으로 운용시스템이 개혁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제 글의 요지입니다. 펀드매니저, 위험관리인, 투자전략위원회, 리서치 파트의 역할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그런 운영조직을 갖출 수 있죠? ▲펀드매니저, 위험관리인, decision making을 하는 투자전략위원회, 리서치 파트가 어떤 식으로 연계돼야 하는가를 말씀드리고 싶군요. 투자전략위원회는 위험관리팀장과 펀드매니저, 스트레티지스트, 채권운용팀장을 모아서 듀레이션이나 yield curve(수익률곡선) 등 큼직큼직한 사항을 결정합니다. 그런 다음 펀드매니저들에게 “듀레이션을 1.5~2.5 정도로 움직여라” 이런 명령을 내리겠죠. 위험관리 측에서는 펀드매니저들이 마켓타이밍 행위 -예를 들면 금리가 오른다고 채권을 막 팔고 내린다고 다시 사들이는 행위들- 에 관해 제재를 가할 겁니다. 듀레이션 범위에 관한 조정은 물론이구요. 이러한 저지는 위험관리팀의 속성이기도 하고 장기적으로 펀드매니저들의 행동에 대한 헤지의 개념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권력을 분립하는 것이 위원회 회의의 핵심입니다. 듀레이션 결정에서부터 다른 팀이 참여하면 펀드매니저들이 권력이 줄어들고 자신의 행동에 관해 좀 더 신중해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중화”라고나 할까요. 리서치팀에서는 저평가된 채권들을 발굴해서 recommand(추천)를 해주면 됩니다. 그럼 그것을 참고로 펀드매니저들이 그 채권을 사면 되죠. 크레딧의 변동가능성을 지적해주는 것도 빼놓을 수 없겠습니다. 펀드매니저들은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는 사람입니다. 기간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변경하고 좁은 범위에서 스펙(speculation, 투기거래)을 하는 거죠. 역사에 관한 비유를 들어보겠습니다. 절대왕권이 설립되기 전에는 봉건영주들이 권력을 잡고 있었습니다. 작은 영지 안에서 자기 좋을대로 모든 권력을 행사했지만 왕권이 설립된 후에는 왕권에 도전해서 아무도 살아남지 못했습니다. 물론 절대권력이 쉽게 부패한다고 절대왕정이 무너지기 시작하면서 권력이 입법-사법-행정으로 분리된 겁니다. 현재 펀드매니저 일인에게 집중된 권력을 위험관리의 최소화를 위해 분리시키는 것이 앞에서 말씀드린 시스템의 핵심입니다. “썰물이 돼야 노팬티인지 아닌지 알 수 있다” -그렇다면 현재 미래에셋은 그러한 진용을 갖추고 있습니까. ▲물론입니다. 저희 수익율을 보여드리면 좀 더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을텐데…아무튼 위험관리팀의 제어로 인해 수익율이 어떻게 올라갔는지 금방 드러납니다. 저희들이 작년부터 동종업계 내에서 차근차근 순위를 높여나가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최근과 같은 상황에서 위기관리를 성공적으로 수행했기 때문이라고 확신합니다. 그런 말이 있습니다. “썰물이 돼야 노팬티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다” 그건 위기가 닥쳤을 때 효율적으로 대처하는 사람이 진정한 승자라는 의미일 겁니다. 저는 펀드 역시 하나의 금융기관이라고 생각합니다. 고객의 돈을 대신 운용하는 사람으로서 리스크관리는 저희들의 본령이 아니겠습니까. 대형투신의 경우 거의 20조에 가까운 어마어마한 돈을 굴리고 있고 이중 시가평가만 7조 이상의 금액이 투입돼있는데 이 얼마나 큰 돈이냐는 말입니다. 이 정도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사람이 시장에서 코끼리처럼 움직이지 않고 토끼처럼 움직인다면 시장역시 토끼처럼 움직일 수 밖에 없습니다. 결국 자신이 다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구요. 토끼처럼 움직이는 것이 단기적으로는 많이 먹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절대 장기적으로 안정적 수익을 낼 수 없습니다. 금융기관은 고객들에게 꾸준히 소폭의 수익을 가져다 줘야 합니다. 한번에 대박을 안겨주겠다는 생각으로 시장에 접근하면 분명히 패배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펀드는 투기적으로 운용해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펀드매니저가 “5년짜리 저거 될 것 같은데…한 번 실어보자” 라고 하고 시장에 들어갔다고 예상해보죠. 전망과 반대로 가면 그 결과는 참혹합니다. -현재 준비중인 시스템헤지 펀드에 관한 설명을 해주시죠. ▲아직 준비가 완료되지 않아 자신있는 말씀을 드리기는 어렵고…3500억 정도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미래에셋투신운용의 총 자산이 1조원이고 회사채가 4000억 규모라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큰 숫자죠. -MMF(money market fund)의 비중은 어느 정도 됩니까? ▲아직 MMF에는 그다지 집중을 못하고 있습니다. 비율로 따지면 약 10%정도 될 겁니다. -회사채 펀드 2개와 시스템헤지 펀드는 시가평가제로 운용되나요. ▲물론입니다. MMF를 장부평가 방식으로 계산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모든 펀드를 시가평가제로 운용하고 있습니다. 시가평가방식으로 투신사의 순위를 매긴다면 미래에셋의 순위가 좀더 상향조정 될 것입니다. 시스템헤지펀드, 듀레이션 미세조정이 관건 -시스템헤지펀드의 기본적인 아이디어는 무엇인가요. ▲portfolio insurance(포트폴리오 인슈어런스)입니다. 이는 시스템에서 나오는 신호대로 따라하는 것만 가지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잘못하면 손해를 볼 가능성도 있구요. 구사능력이 뛰어나야만 소기의 효과를 달성할 수 있습니다. -헤지의 수단이 확실할때만 위력을 발휘한다는 의미로 해석해도 되겠습니까. ▲그렇습니다. -아까 매일매일 헤지규모를 정하신다고 했는데…어렵지 않습니까. 쉬운 일은 아닐텐데요. ▲펀드규모가 클 경우에는 그럴수도 있습니다. 펀드규모가 거대하다면 선물로 하지 않을 겁니다. 헤지라는 것을 반드시 선물로만 해야한다는 인식이 많은 것 같은데 그건 잘못된 생각이에요. 선물의 스윙이 현물보다 좀 더 클 따름이지 헤지는 현, 선물 두 가지를 다 가지고 할 수 있어요. 결국 펀드에서의 헤지라는 것은 듀레이션의 미세조정을 뜻하는 거죠. -쉽게 말해서 포트폴리오 인슈어런스란 듀레이션의 지속적인 조정이군요. ▲네. 한국선물시장의 변동폭이 크다보니 정확하게 들어맞을 확률이 낮을때도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이 방법이 유효하다고 봅니다. -선물의 계약 수를 정하는 것도 어렵다고 들었습니다. ▲그런 문제 때문에 시스템을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니겠습니까. 하하 매일매일 헤지비율 정해 -기계에만 의존하는 것은 아닐텐데요. ▲그래서 제가 아침마다 회의하면서 그 문제를 논의합니다. 그렇지만 기계가 정해주는 범위를 크게 벗어나서도 안되겠죠. 거기서 약간씩 차이나게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매도로 나왔는데 매수로 바꾸는 일은 거의 없고 계약 수를 조금씩 조정하는 방식을 사용중입니다. -시장이 안정적이라면 전날 듀레이션 결과를 가지고 오늘 해야할 일이 나올 수 있겠군요. ▲그렇습니다. 이 시스템은 금리가 추세를 따라서 움직일 때는 정말 위력적입니다. 상향, 하향 모두 해당되는 것은 당연하구요. 요즘처럼 금리의 변동폭이 클 때 취약점을 드러내는 것이 문제점이죠. 그렇지만 대응을 잘 하면 그 문제점을 얼마든지 커버할 수 있습니다. 자랑같아서 쑥스럽습니다만 저희 팀은 진용이 잘 갖춰져있어요. 제갈량도 있고 유비도 있고.(웃음) (인터뷰 기사 하편으로 이어짐)
2001.04.20 I 정명수 기자
  • 김 대통령 정보통신부 업무보고 발언내용(전문)
  • 김대중 대통령은 19일 오전 청와대에서 정보통신부 업무보고를 받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박준영 대변인이 전했다. ▲ 대통령 : (토의 후) 우리나라는 세계 일류 정보국가가 될 수 있는 기반을 갖추었다. 전국의 144개 주요지역에 광케이블이 연결되었고 초고속 통신망에 가입한 가구수가 4백만에 달한다. 전국 1만여 초중고교에 무료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고 정보화 기반을 획기적으로 확충해 IT산업이 IMF 이후의 어려운 경제를 이끌도록 했다. 주부, 군인, 재소자에 대한 인터넷 교육도 실시되고 있다. 지식정보화는 21세기에 생존하기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금융, 기업, 공공, 노사 등 4대 개혁도 정보화와 접목이 되어 발전해야 한다. 조선, 자동차, 농업 역시 정보화와 연결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 정보화와 연결하지 않고는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 농업도 생물산업과 연결하면 최첨단 산업이 될 수 있다. 20세기는 자본, 노동, 자원이 경제의 핵심이었지만 21세기는 창의력, 모험심이 핵심이다. 한국민은 이러한 시대에 잘 맞는 국민이다.21세기 정보화를 위해 태어난 국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민은 오랜 세월동안 교육을 통해 지식기반을 갖추어 왔고 문화를 재창조하는 능력을 보여왔다. 우리는 산업사회에서 뒤졌지만 나노산업, 환경산업이 경제를 이끌어갈 21세기의 세계에서 선두에 나설 충분한 소질을 갖고 있다. 지난해 12월 11일자 미국 타임즈지는 한국의 인터넷 인구에 놀라움을 표시하면서 한국이 세계적 수준의 정보 인프라를 구축했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정보 인프라는 전자정부의 완성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전자정부의 완성 여부가 국가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다. 일본의 교포사업가 손정의 씨는 한국이 지금까지 구축한 정보 인프라를 기반으로 전자정부를 완성하면 세계 일류국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보통신부가 선도적인 역할을 해 주기 바란다. IT 산업은 지난해 510억 달러의 수출을 기록했고 무역흑자만 160억 달러를 구현했다. 지난해 전체 무역흑자가 121억 달러이므로 IT 산업이 그 정도의 흑자를 내지 못했다면 40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을 수도 있다. IT 산업은 수출 총규모에서 3분의 1도 안되지만 흑자는 엄청난 규모이다. 무역이 GDP의 65%를 차지하는 국가에서 IT 산업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잘 나타내주고 있다. IT산업은 지식강국으로 가는 주력산업이다. 미국과 일본의 경기가 좋지 않으므로 구조조정을 철저히 해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재도약을 할 수 있는 동력은 IT산업이 되도록 해야 한다. 미국과 일본 시장이 침체된다면 EU, 중동, 중국, 남미로 진출해 활로를 찾는 노력을 해야 하며 IT 산업이 앞장서야 한다. IT분야의 인적자원을 확충하고 핵심기술의 자립기반을 강화해야 한다. 이동전화, 디지탈 TV 등 정보통신서비스는 국민들의 실생활에 직접적인 혜택을 주는 것이므로 고도화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발, 보급하고 국제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 정보화 사회에서 불법은 막아야 한다. 또 정보화에서 빈부격차가 일어나기 쉽기 때문에 특히 소외계층이 정보화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기회를 주어야 한다. 소외계층이더라도 정보화 교육을 잘 받으면 취업을 할 수 있고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이미 군에서 10만명 이상의 2급 정보검색사가 양성됐고 재소자 중 자격증을 얻어 직장에 들어간 사람도 있다. 일반 국민은 물론 소외계층에 정보화 교육기회를 주어 중산층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다. 지적 재산권을 보호해야한다. 소프트웨어는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기술로 지식산업의 대표적인 사례다. 소프트웨어 제품에서 불법복제가 이루어진다면 바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죽이는 것이다. 또한 외국에서도 우리를 감시대상국으로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시장경제가 작동하고 우수한 창의와 아이디어가 평가를 받고 성공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확고하고 단호한 결단이 필요할 때다. 특히 남이 고생을 해 만든 상품을 복제해 이용을 하는 것은 외국인의 비난에 앞서서 우리 스스로에게 문제가 있다. 이에 대한 대책을 철저히 세워야한다. 불법복제를 추방하기 위해 국민 운동적인 협력을 얻도록 하라. 국민이 안심하고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고급 두뇌가 근무여건 등에 실망해 해외로 나가는 일이 없도록 세심한 신경을 써주기 바란다. 재충전을 위해 해외로 나가는 것은 나쁘지 않지만 한국을 외면하고 나가는 사람이 없도록 노력해 주기 바란다. 지난 서울 ASEM 총회에서 유라시아 초고속 정보통신망을 만들기로 합의했는데 더욱 협의해 이 사업이 구체화 되도록 힘써주기 바란다. 남북간의 정보통신 협력도 잘 되기를 바란다. 정보화 전도사 제도는 도입여부를 잘 검토해 주기 바란다.
2001.02.19 I 조용만 기자
  • "아시아넷 인수 훌륭한 딜이었다"-최유신회장 edaily 인터뷰
  • 리타워텍 최유신 회장은 30일 기자회견 직후 회장실에서 가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서울경제의 보도에 대해서는 당연히 법적인 대응을 할 것이며, 이번 인수건에 대해서는 모든 것이 사전에 합의되었던 것(pre-agreed)"이라고 강조했다. 최회장은 "홍콩에서 KDL 기사를 접했다"면서 "우리가 KDL처럼 정부측에 로비를 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무근이며, 오히려 우리의 가장 큰 약점은 정부와의 관계를 원활히 가져가지 못하고 있는 점"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인터뷰 내용이다. - 이번건에 대한 입장을 정리해달라.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매우 고의적인 일이다. 우리의 금전적, 정신적 피해에 대해 당연히 법적으로 대응할 것이다. 물론 잘된 점도 있다. 이 기회에 우리의 방법에 문제가 없음을 알리겠다. - 이번 인수건에 있어 시티뱅크 국내 지점에서 난색을 표했다는 얘기가 있는데 ▲물론 법적인 문제가 없음을 정확히 하고 넘어가자는 차원에서 그랬다. 따라서 우리는 시티뱅크측에 법적 문제가 없음에 대해 두 차례 확인(confirm)을 했다. - 그레이하운드 등 페이퍼 컴퍼니를 통했던 인수 과정에 대해 다시 한번 설명해 달라 ▲페이퍼 컴퍼니를 통한 인수는 미국 등에서는 아주 보편적인 방법이다. 아시아넷 인수는 6월부터 검토해왔다. 이에따라 국내외 법률 사무소들과 우선 논의한 이후 이를 금감원, 재경부에 상담 형식으로 보고했다. 당시에는 주식스왑을 얘기했었다. 정부측에서는 "고려해보겠다"라고 답했지만 주식스왑은 불가능했다. 따라서 할 수 없이 현금을 쓰는 방식을 택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주식이 원화로 납입되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나 정부에서 환전시 위험이 크다면서 환전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이것들이 모두 사전에 합의된 것이다. 나는 내 오리진(origin)인 한국에서 우스운 꼴(funny)을 당하고 싶지 않았다. 이 건은 혼자 진행할 수 없다. 정부의 동의가 필요했다. 또 절세효과는 모두 주주들을 위해서였다. 회사에는 아무런 이득도 없다. - 아시아넷 주주들로부터 주식을 거둬들이는 단계에서 반대는 없었나 ▲주주들의 51%만 넘으면 이 건은 통과되는 것이다. 홍콩에서 주주총회를 열었는데 절대 다수의 찬성으로 결의됐다. - 그레이하운드 소재지는 룩셈부르크이고, 아시아넷 소재지가 버뮤다인 이유가 있나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룩셈부르크를 통하는게 매우 통상적(common)이다. 룩셈부르크에는 세계적인 규모의 주식시장이 있고, 많은 펀드들이 모인다. 버뮤다 또한 미국의 큰 인슈어런스 컴퍼니 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당연히 이 곳 시장을 통하면 투명성이 보장된다. 검은 돈이 오고가는 곳이 아니다. - 특히 이번 건이 이슈가 됐던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대뮤모의 외화가 짧은 시간내에 왔다갔다 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는 적법한 것이다. 그런데 만약 우리가 리먼브러더스로부터 론(loan)을 받지 않았다고 해보자. 그러면 증자를 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게 더 이슈화되지 않았을까. - 한국시장에서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언론이나 시장의 생리를 아직도 잘 모르겠다. 보도 하나로 시장반응이 크게 엇갈리는 경우가 한국에서 너무 빈번하다. 또 우리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를 진행하기 때문에 단기적인 홍보의 필요성을 별로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한국 주식시장에는 아침에는 리타워텍 주주였다가도 저녁에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데이 트레이딩이 성행하고 단기 차익위주의 투자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생리에 잘 대응하지 않은 것은 나의 잘못이다. 그러나 나는 쇼맨(show man)이 아니다.좋은 비지니스를 하면 주주들도 이해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제 점차 그들의 생리와 요구에 맞추려고 노력중이다. 한국인 CEO영입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또 나는 리타워텍의 오너이지만 CEO는 아니다. CEO는 데니스 루이이다. 이게 바로 투명성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나를 리타워텍을 좌지우지하는 "기업사냥꾼"으로서만 바라본다는 점이 아쉽다. - 한국정서에 잘 맞지 않는데 왜 굳이 그런 방법들을 사용하는가 ▲이런 딜을 만약 홍콩에서 진행했다면 그들에게는 박수를 받는다. 나는 이번 건이 아주 훌륭한 것(Beautiful Thing)이라고 판단했다. 그렇지만 반응은 반대였다. 그건 단지 한국 시장에 익숙하지 않은 방식이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들여온 돈으로 아시아넷을 샀다. 이 가치는 한국 내의 것이 된다. 무엇이 문제인가. 그러나 이는 2년내에 보편적인 방법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지금은 이 방식이 매우 새로운 방식이다. 마치 내가 거리에 핑크색 가죽바지를 입고 돌아다니는 격이다. 그러나 문제가 없고 합리적인 방식임이 알려지면 얼마 지나지 않아 모두 거리에 핑크색 가죽바지를 입고 돌아다니게 될 것이라고 장담한다. 그리고 한국 시장은 이것이 우리의 스타일이라는 점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뉴스 메이커가 되려는 생각은 추호도 없다. 그리고 이 방법을 그만둘 이유도 없다. 적법하기 때문이다. - 리먼브러더스와의 관계는 어떠한가. 지난 17일 에릭슨으로부터 3600만달러 투자유치했던 날 리먼브러더스가 주식가치 6만원의 "strong buy" 보고서를 냈다. 시점이 아주 애매한데 ▲리먼브러더스는 아시아넷 인수 이전부터 좋은 어드바이저였다. 크고 작은 건들에 대해 계속해서 조언해 줬는데, 리먼 뿐만이 아니라 HSBC나 SG 모두 같은 위치다. 나는 많은 외국계 금융사들과 관계를 갖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이전부터 리먼에 빨리 보고서를 내 달라고 부탁했었다. 또 6만원 평가에 대해 오히려 우리쪽에서는 항의했었다. - 이에비해 국내 애널리스트들은 리타워텍에 대해 잘 모르겠다는 입장인데 ▲사실 외국 금융사나 증권사들은 리타워텍에 대한 보고서를 내려면 한달 이상을 회사로 직접 방문해 리서치한다. 그러나 국내 증권사들은 관계자 한둘이 하루정도 검토할 뿐이다. 우리는 모든 자료를 똑같이 배포한다. 그러나 리서치 기간만도 이렇게 다르다. - 주주들을 위해 해명하는 자리를 따로 가질 생각인가 ▲아니다. - 곽치영 의원과의 관계는 ▲곽치영 의원과는 내가 홍콩, 중국에서 통신사업을 벌이고 있을 때 데이콤 사장으로서 만났다. 곽의원은 아시아넷의 사외이사였고, 인수합병되면서 자연스럽게 자리가 없어졌다. - 한국기술투자의 지분매각건에 대해서는 ▲서갑수 사장과 만난지는 3달이 넘었다. 물론 그쪽에서 팔면 우리에게는 피해가 생긴다. 처음부터 장기 투자 파트너로 가기로 했기 때문에 매각이 반가울리 없다. 차이나닷컴의 경우 1대주주인 뉴월드가 지분을 많이 내다 팔면서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었다. 그러나 KTIC가 우리의 절대 주주도 아니다. 그리고 요즘 벤처캐피탈들의 어려움을 잘 알기 때문에 매각할 수도 있다는 점은 이해한다.
2000.10.30 I 김윤경 기자
  • "스캔들이 벤처붐에 찬 물"- SG증권
  • SG증권은 이른바 정현준스캔들이 한국의 벤처 열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으며 금감원의 도덕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이어 코스닥 투자전략으로 실제적으로 이익을 창출해내는 기업들에만 촛점을 맞출 것을 조언했다. 30일 SG는 "가짜벤처 스캔들의 파생효과(Ramifications of fake venture scandal)"란 이슈분석자료에서 김대중 정부가 재벌 대안으로 지난 2년간 신패러다임하에서 고학력-저비용 벤처라는 산업구조를 설치했으나 한국디지탈라인 스캔들이 찬 물을 퍼부으며 벤처쪽으로 이전됐던 자원은 갇히고 경제의 가치증대에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할 것으로 분석했다. SG는 따라서 첨단기술 벤처가 포스트-재벌의 성장엔진으로 떠오르는데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SG는 이번 사건에서 주목할 점은 디지탈라인사장이 엔지니어가 아닌 지하자금시장과 친밀한 투자부띠끄의 펀드매니저였다고 지적, 벤처러쉬 초기에 검은 시장의 투자가들과 야망이 지나친 벤처사업가들이 팀을 구성해 돈을 대면 단기간에 세 자릿수 수익률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처음으로 시장에 진입한 기업들은 더 나은 비즈니시모델과 시장점유율 상승이라는 슬로건을 내걸며 증자 등을 통해 조달한 막대한 자금으로 합병전략을 구사했으며 재벌과 같은 이같은 벤처팽창은 코스닥의 자유 낙하 주범으로 비난을 받았고 이제 막바지에 다다른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SG는 비록 많은 가짜 벤처들이 투자가들의 리스트에서 사라졌으나 아직도 사이버 비지니스모델을 갖고 있는 벤처에 대한 회의론이 어슬렁거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SG는 일부 인터넷 벤처들이 아직도 막대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 단기간에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SG는 그러나 이들의 영원한 성장신화는 사라질 것이라고 지적하고 주요 코스닥 벤처들은 투자가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보유중인 이류 벤처주식들을 처분할 것이며 이같은 행위는 벤처의 투자손실 또는 이류 주식들의 매도 압력을 의미, 코스닥시장에 호재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SG는 코스닥기업들의 3분기 실적이 기껏해야 예상수준을 기록했으며 대부분 자사 전망치에 미치지 못했다고 진단하면서 M&A를 통한 확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벤처들은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치열한 경쟁에 시달리며 수익성은 더 악화될 것으로 분석했다. 또 실적이 시장컨센서스를 상회하지 않으면 주가는 오르지 않는다는 점을 나스닥에서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SG는 이어 스캔들의 또 다른 부정적 영향은 금감원의 모럴 이슈에 대한 것이며 고위간부 연루로 금감원은 신성함을 상실해버렸다고 평가했다. 말할 필요도 없이 종종 기업과 은행에 대해 퇴출명령을 내리는 금감원은 깨끗한 이미지를 갖추어야 한다고 SG는 설명했다. 더구나 이전 산업은행장으로서 대우차 매각 실패 책임이 거론되었던 점을 기억하면 금감원장의 사퇴 가능성은 구조조정의 추가 지연을 초래할 수 있다고 제기했다. 한편 SG는 나스닥 어닝시즌이 끝나가면 코스닥의 변동성도 잠잠해질 것으로 전망되나 신경제주식에 대한 취약한 투자심리를 감안,실제적으로 이익을 내는 기업들에 대해서만 촛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와 관련 SG는 텔슨전자, 세원텔레콤, 로커스, LG홈쇼핑에 대해 매수 의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2000.10.30 I 박병우 기자
  • 정현준, 금감원 로비의혹 파문 확산(종합)
  • 금감원의 장래찬 국장(연수중)이 한국디지탈라인 사장인 정현준씨가 조성한 사설투자펀드에 타인명의로 1억원 가량을 투자하고 이로 인한 손실을 금고측으로 부터 보전받았다는 주장이 동방금고 노조에서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이같은 주장은 현재 장 국장 본인의 확인을 거치지 못한 상태지만 노조측 진술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이번 사건은 단순히 대주주의 부당대출과 계열금고를 통한 계열주식 부당매입 뿐 아니라 벤처업체와 계열금고, 금융감독 당국이 가세한 대형 비리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씨는 또 Y반도체 등 코스닥기업들이 민원 해결을 위해 10억원을 금감원에 뿌렸다고 밝혀 금융감독기관의 도덕성 문제도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금감원 김중회 비은행검사1국장은 23일 "장래찬 국장 건과 관련, 평창정보통신 투자를 위해 조성한 펀드에 장 국장의 자금 1억원 정도가 타인명의로 포함돼 있으며 평창금고 주가가 떨어지자 금고로부터 손실을 보전받았다는 진술을 동방금고 노조측으로부터 받아 이를 확인중"이라고 말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이와관련 "사설펀드에 출자자로 등록된 사람중 2명이 외부인으로 나타나 이들과 장 국장의 계좌를 추적중이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한국디지탈라인의 정현준 사장은 22일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금감원 모 국장이 한국디지탈라인 주식으로 손해를 본 것을 보상해줘야 한다는 동방금고 3대주주 이경자씨의 요청에 따라 손모씨 계좌에 3억5900만원을 송금했다"며 입금확인증을 제시한 바 있다. 정 사장은 또 평창정보통신 주식 3만주도 당시 시가의 1/3수준에 불과한 가격으로 지난 2월 금감원 직원에게 넘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감독기관 임직원과 관련업자의 이같은 검은 거래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금융감독기관의 권위와 신뢰성에 치명적인 타격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금감원 김상우 부원장보는 "정현준이 송금했다는 돈이 장 국장에게 전달됐는지 여부와 이 돈이 평창정보 주식투자에 쓰이거나 한국디지탈라인 주식매입에 사용됐는지 여부, 장 국장이 현재 한국디지탈라인 주식을 타인명의로 보유하고 있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 국장 관련 위법행위 여부 확인은 현재 금감원 감사실에서 진행중이다. 금감원은 장국장의 혐의가 확인될 경우 뇌물수수죄로 검찰에 고발하는 등 의법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방금고와 대신금고에 대한 특검은 오는 주말까지 진행되며 특검결과는 이번주말이나 다음주중 발표할 예정이다.
2000.10.23 I 조용만 기자
  • (분석)한통프리텔 내사, 공기업 사정 신호탄인가
  • 한통프리텔에 대한 경찰의 내사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기업들이 크게 긴장하고 있다. 공기업들은 이번 내사가 공공부문에 대한 대대적인 사정의 신호탄일 수 있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향후 전개될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하기 시작했다. 재계 관계자는 "사정당국의 내사가 한통 프리텔에 국한되는 것인지, 다른 공기업으로도 확대될지를 판단하기는 이르다"면서도 "정부가 그동안 공공부문이 개혁에 소극적이라고 여러번 질타했던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 심상치 않은 파장을 예고했다. ◇한통프리텔 사건의 개요=재계와 경찰 등에 따르면 한통프리텔의 내사는 내부 제보가 결정적인 단서가 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앞서 정부는 4/13 총선이 끝난 후 공공부문에 대한 개혁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공언한 상태였고 특히 5월께부터 검/경이 합동으로 공기업 비리 관련 내사를 시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또다른 일각에서 정부투자기관에 대한 일제 감사를 개시했던 것도 이 시점이었다. 한마디로 정부투자 기관에 대한 광범위한 사정이 시작된 시기에 내부 제보가 접수됐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 내부 제보는 한통프리텔에 대한 사정당국의 내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추측된다. 전현직 임원 L씨와 H씨 등 당시 경영진이 한통프리텔 설립당시 주식공모과정에서 S전자, C 컴퓨터 등 5~6개 업체로부터 200만주를 배정받은 뒤 이들로부터 돈과 함께 주식 일부를 다시 상납받았다는 것이 제보 내용이었다. 또 통신망 공사중 수억원대의 리베이트를 제공받은 혐의. 900억원대의 수익증권 펀드에 가입하면서 임원들 개인이 커미션을 챙긴 혐의 등도 제보 내용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경찰 수사 진행과정=내부제보를 접한 경찰 특수수사과는 5월 중순부터 제보 내용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내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통프리텔로부터 관련자료를 넘겨받아 주식이동 실태를 집중적으로 조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임원을 한두차례 소환 조사도 실시했다. 조사결과 경찰은 L씨와 H씨에 대해서는 상당히 구체적인 증거를 확보하면서 혐의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 외에도 다른 임원 몇몇도 내사를 벌였으나 대부분 혐의가 없다는 쪽으로 경찰이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경찰이 이번 사건과 관련, 특히 리베이트의 일부가 16대 총선을 치르는 과정에서 정치권으로 흘러갔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내사를 받은 전직 임원중 한명이 16대 총선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후보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 경찰은 내주중으로 혐의 대상자들에 대한 소환을 통해 공개 수사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의 반응=한통프리텔의 내사 소식을 접한 재계의 반응이 양갈래로 엇갈리고 있다. 우선 한통프리텔은 내부제보에 따른 내사인 만큼 이를 공공부문에 대한 사정의 일환으로 확대해석하는 것은 "섣부른 추측"이라는 시각이 일부에 존재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신생 공기업인 만큼 설비구매, 공사 과정에서 허점이 적지 않았을 것으로 추측된다"며 "더욱이 내부 제보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만큼 수사의 폭이 한통프리텔에 국한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 사건에 앞서 공공 부문의 개혁 지체에 대한 정부내 비판이 계속되어 왔다는 점. 사정당국의 감사 및 내사가 은밀히 진행되어 왔다는 점 등 현 사정당국의 분위기를 감안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일회성 사정으로 해석하기는 어렵지 않느냐는 해석이 설득력을 더해가는 것도 이 때문이다. S그룹 관계자는 "4월이후 진행된 공공부문에 대한 광범위한 사정을 통해 드러난 결실중 하나인 것 같다"고 말했고 D그룹 관계자는 "벌써부터 2개 공기업체가 사정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경찰의 한통프리텔 내사는 공기업에 대한 전반적인 사정이 시작됐음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이 차츰 우세해지고 있는 가운데 향후 사태 추이가 주목된다.
2000.07.12 I 문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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