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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복절 특사는 어떤 근거로, 어떤 과정 거쳐 결정하나요[궁즉답]
-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부처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Q. 광복절 특별사면은 어떻게 이뤄지나요?[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A. 우리나라가 일본으로부터 해방된 것을 기념하는 날이자 국경일인 광복절이 닷새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광복절을 앞두고 신문 사회면에는 연일 ‘광복절 특사’에 대한 관측과 전망을 담은 기사가 실리고 있습니다.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20년전 개봉한 설경구·송윤아 주연의 영화 ‘광복절 특사’를 떠올리시겠죠.너무나 친숙해진 단어지만 매번 ‘누가 광복절특사가 된다더라’에만 관심이 모아지다보니 정작 특별사면의 근거는 어디에 있고 누가 어떻게 결정하는지 등은 잘 모르고 지내왔습니다. 어려운 법률 용어가 난무하다보니 절차 등에 관심을 두기가 쉽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사면은 우리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대통령의 고유 권한입니다. 헌법 제79조 제1항은 ‘대통령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사면·감형 또는 복권을 명할 수 있다’고 못박아놨죠. 같은 조 2항에선 ‘일반사면을 명하려면 국회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3항은 ‘사면·감형 및 복권에 관한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제89조는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야 하는 사항으로 ‘사면·감형과 복권’을 꼽고 있습니다.사면과 관련한 헌법 조문여기서 알 수 있는 건 △대통령이 할 수 있는 것이 사면뿐만 아니라 감형과 복권도 있다는 것 △일반사면은 입법부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는 것 △사면·감형 및 복권에 대한 법이 있다는 것 입니다.먼저 사면과 감형, 복권을 비교해볼까요? 사면은 재판을 통해 선고된 형의 효과를 전부 또는 일부 없애는 것을 말합니다. 형의 선고를 아직 받지 않은 자에 대해서는 공소권을 소멸시킵니다. 형벌을 받지 않게 되는 것이죠. 감형은 말그대로 형량을 줄여주는 것을 말합니다. 복권은 형의 선고에 의해 상실되거나 정지된 일정한 자격을 회복시키주는 것입니다. 조금씩 다르지만 크게 보면 사법부가 결정한 것을 행정부가 변경할 수 있도록 한 견제 수단입니다. 사면과 감형·복권 모두 앞에 ‘일반’ 또는 ‘특별’이라는 단어를 붙여 적용 대상을 구분합니다. 사면을 예로 들면 일반사면은 범죄의 종류를 지정해 이에 해당하는 범죄인 모두에 대해 사면하는 것을 말하고요. 특별사면은 이미 형의 선고를 받은 특정인을 콕 집어 형의 집행을 면제해주는 것입니다. 앞서 ‘일반사면은 국회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헌법 규정을 소개했는데요. 특정 범죄에 해당하는 모든 범죄인의 형을 면제하는 것이다보니 대통령의 권한을 입법부인 국회에서 추가로 견제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반면 특별사면은 순전히 대통령의 의지로 결정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대통령이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만의 생각으로 특별사면·감형·복권을 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면법 제10조에 등장하는 사면심사위원회가 특별사면·감형·복권의 적정성을 심사하고 이를 토대로 법무부 장관이 대통령에게 상신하도록 해놓았기 때문입니다. 특별사면 관련 법무부 장관과 사면심사위원회 역할을 규정한 사면법 조문사면심사위원회는 총 9명으로 구성됩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위원장을 맡고요. 나머지 8명 중 4명 이상을 공무원이 아닌 외부에서 위촉해야 합니다. 이번 심사위의 당연직 위원으로 이노공 법무부 차관, 신자용 검찰국장, 김선화 대검찰청 공판송무부장이 참여하고 있고요. 비당연직 위원으로는 이은희 충북대 법학전문대학원(법전원) 교수, 구본민 법무법인 강남 변호사, 정일연 법무법인 베이시스 변호사, 김성돈 성균관대 법전원 교수, 최성경 단국대 법학과 교수가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난 9일 정부과천청사에서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가 개최됐습니다. 관례상 심사위는 통상적으로 이틀에 걸쳐 대상과 범위를 논의해왔는데요. 올해는 하루 심사로 진행했습니다. 심사위가 심사·선정한 결과는 대통령에게 보고되고 대통령이 재가한 뒤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확정됩니다. 이번 광복절 특사 대상자는 광복절 사흘 전인 12일 발표될 전망입니다.이번 광복절특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기업인이 대거 포함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이 지난달 한 장관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법무행정의 최우선은 경제 살리는 정책에 두길 바란다”며 “기업활동을 위축시키는 과도한 형벌 규정을 개선하라”고 지시한 것을 복선으로 볼 수 있는데요.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들에서 기업인 사면에 대해 반대보다 찬성이 많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반면 정치인 사면은 최소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당초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면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었는데요. 이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한 국민 여론이 좋지 않은데다 최근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부정평가가 70%대에 이르면서 분위기가 바뀐 것으로 보입니다.미국의 전설적인 야구선구 요기 베라가 남긴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말이 있죠. 광복절 특사에 대한 여러 전망과 관계자들의 코멘트가 난무하지만 어디까지나 최종 결정은 윤 대통령의 몫입니다. 윤 대통령의 취임 후 첫 특별사면인 만큼 이 명단 자체가 윤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방향성을 상징하게 될 텐데요. 윤 대통령이 막판까지 고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이번 광복절 특별사면이 20%대까지 떨어진 대통령 지지율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될지도 중요한 관전포인트입니다.
- [김관용의 軍界一學]文정부 창설한 보안·방첩 부대, 또 새 간판 준비
-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방첩(防諜)은 말 그대로 간첩 활동을 막는다는 뜻입니다. 국가 기밀이나 중요 정보가 유출되지 않도록 하고, 적국의 간첩 행위로부터 보호하는 임무가 핵심입니다. 현행 방첩업무 규정에 따르면 방첩은 ‘국가안보와 국익에 반하는 외국의 정보활동을 찾아내고 그 정보활동을 견제·차단하기 위해 하는 정보의 수집·작성 및 배포 등을 포함한 모든 대응활동’입니다. 이 규정에서 방첩 임무를 수행하는 국가기관으로 국가정보원과 법무부, 관세청, 경찰청, 해양경찰청, 군사안보지원사령부를 지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군사안보지원사령부(이하 안보지원사)는 군 내 보안·방첩 부대입니다. 지난 2018년 국군기무사령부(이하 기무사)를 없애고 새롭게 태어난 곳입니다. 경기도 과천 군사안보지원사령부 정문 위병소 (사진=뉴시스)◇“과거와 역사적으로 단절된 새 보안·방첩 부대”문재인 정부는 안보지원사를 과거와 역사적으로 단절된 새로운 보안·방첩 부대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그 임무 특성상 1980년대 신군부의 권력 장악의 막후 역할을 했던 국군보안사령부(이하 보안사)가 모태인게 사실입니다. 보안사는 윤석양 이병의 보안사 민간인 사찰 폭로 사건을 계기로 1991년 1월 기무사로 간판을 바꿔 달았습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들어 기무사의 계엄령 검토 등 불법 정치개입과 세월호 유족 뒷조사 등 민간 사찰 의혹이 일면서 전면적 개혁 압박을 받았습니다. 새로운 안보지원사를 창설하면서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기무사는 그동안 민간인 사찰, 정치 개입, 선거 개입, 군내 갑질 등 초법적인 권한 행사로 질타를 받아왔다”면서 “기무사를 해체하고 안보지원사를 새로 창설하는 근본 취지는 새로운 사령부가 과거 역사와 철저히 단절하고 정치 개입과 민간인 사찰 등 과오를 다시는 반복하지 않도록 하는데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2018년 7월 당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춘추관에서 ‘기무사 계엄령 문건’의 세부자료를 공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이에 따라 과거 보안사에서 기무사로 전환 당시에는 부대령을 개정하는 형태였기 때문에 부대 역사가 이어졌지만, 이번엔 기존 부대령을 폐기하고 새롭게 만들었기 때문에 부대 역사가 새롭게 시작됐습니다. 특히 새로 재정한 안보지원사 대통령령에는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 인권 침해 금지를 특별히 명문화 했습니다. 이와 함께 이른바 ‘3불(不)’ 조항이 명시됐습니다. △정치적 중립 준수 △민간사찰 금지 △‘갑질’ 근절 등입니다. ◇안보지원사 명칭 변경…文정부 지우기 일환?이에 따라 이전 기무사와 달리 안보지원사는 부대 훈령에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될 일’을 규정했습니다. 군인 및 군무원의 광범위한 동향 관찰 임무를 폐지한게 대표적입니다. 이전 기무사에서는 군 관련 인사에 대한 전방위적 동향 파악을 통해 이른바 ‘존안자료’를 만들었지만, 훈령에서 지정한 인원에 대해서만 신원조사 형태의 인사 검증만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이와 함께 안보지원사는 사령부 소속의 군인·군무원 등이 직무 수행을 이유로 권한을 오용·남용하지 못하도록 감찰과 감사 조항도 마련했습니다. 위반행위자 처벌조항을 둬, 안보지원사 운영 훈령 등을 위반한 군인 등에 대해 징계 및 군형법상 정치관여의 죄 등의 죄목으로 수사의뢰 또는 형사고발, 원대복귀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한 것입니다. 단, 수사권 조정은 아직도 이뤄지고 있지 않은 상황입니다. 당시 군사법원법 개정을 통해 기존 기무사가 갖고 있었던 10대 군 관련 수사권 중 민간인과 관련된 남북교류 및 집회·시위 관련 수사권은 폐지할 예정이었지만, 여전히 유지되고 있습니다. 이같은 안보지원사가 출범 4년여 만에 또 명칭 변경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의 전 정부 ‘색깔 지우기’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특히 전 정부에서 기존 기무사가 ‘적폐 청산’ 대상으로 지목되면서 안보지원사의 규모와 기능이 크게 축소됐다는 지적도 어느 정도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부대 인원은 기존 4200여명에서 2800여명 수준으로 크게 줄었습니다. 조직이 축소되면서 보안 및 방첩 기능이 약화됐다는 게 현 정부의 판단인듯 합니다. 경기도 과천시 군사안보지원사령부 본관 전경 (사진=연합뉴스)◇작전부대도 아닌데 사령부?안보지원사는 최근까지 부대 명칭 변경을 위해 국군안보사령부, 국군방첩사령부, 국군보안방첩사령부 등 3가지 안을 놓고 내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고 합니다. 이중 국군안보사령부 혹은 국군방첩사령부 명칭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보입니다. 안보지원사는 향후 설문 결과와 외부 전문가 자문 등을 종합해 최종 명칭을 확정한다는 계획입니다. 사실 안보지원사라는 명칭은 급조한 탓에 실제 사용하지 않는 부적절한 이름이라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당시 국방부는 “보안방첩부대, 보안사 등의 이름은 기존에 사용된 적이 있었기 때문에 모든 임무를 포괄할 수 있는 군사안보사령부라는 이름을 기무사 개혁위원회에서 제기한 적이 있었다”면서 “군사안보를 전담하기보다는 지원 성격이 있기 때문에 군사안보지원사령부로 명명했다”고 설명했습니다.하지만 안보를 위한 수단 중 하나인 군사력을 안보와 결합해 사용하고 있어 이름 자체가 어색했던게 사실입니다. 이 때문에 흔히 사용하는 ‘군사보안’이라는 용어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통상 ‘안보’는 시큐리티(security) 또는 내셔널 시큐리티(national security)로 번역되는데, 밀리터리 시큐리티(military security) 정도로 해석되는 군사안보라는 용어는 흔히 쓰지 않는 말이라는 것입니다. 특히 ‘사령부’라는 용어를 사용하는게 타당한지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사령부의 사전적 의미는 군대의 장성급 지휘관이 부대를 지휘·운영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설치한 지휘소 또는 부대의 본부입니다. 사령관 지휘 하에 군사작전을 명령하는 지휘본부라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옛 기무사나 안보지원사가 군사작전 지휘 임무를 수행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본부’나 ‘단’의 명칭이 적절해 보입니다.
- 말버러맨과 배트맨, 영광 잃은 내 '미치광이 이웃'에 관하여
- 서울 마곡동 스페이스K 서울에 연 다니엘 리히터 개인전 ‘나의 미치광이웃’ 전경. 한 그룹의 관람객이 리히터의 ‘투아누스’(2000) 앞에서 한창 토론 중이다. 500호 규모(252×368㎝)의 이 대작은 2000년대 ‘현대적 역사화’로 부상하며 작가를 독일 대표화가 반열에 올린 작품 중 하나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눈썰미가 있다면 단숨에 알아챌 수 있다.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나의 미치광이웃’이라니. ‘미치광이 이웃’이 아니고? 그런데 단순한 실수라기엔 석연치 않다. 그 곁에 나란히 붙은 원어도 어색하긴 마찬가지니까. ‘마이 루나틱 네이바’(My Lunatic Neighbar)란다. ‘네이버’(neighbor)가 아니고. 어떤 전시가 됐든 사실 작품보다 먼저 보게 되는 것이 전시명 아닌가. 시작부터 ‘삐딱선’을 타겠다는 뜻인가.직접 작명하고 알파벳 하나로 분위기까지 바꿔버린 이 작가, 그 ‘변’은 한술 더 뜬다. “철자가 틀렸다고? 아니다. 아예 말이 안 되는 단어다. 바로 그게 요점이다. 다른 이들이 하지 말라는 일, 따르라는 규칙을 다 챙길 필요는 없다. 바나나를 ‘바노노’로 부른다고 해도 괜찮다. 그게 예술가의 방식이다.” 독일작가 다니엘 리히터(60)가 한국 첫 개인전을 열었다. 한국만도 아니다. 아시아 개인전으로도 처음이다. 최근 국내에 쏟아져 들어오는 해외작가들이 ‘한국 첫’ ‘아시아 첫’을 하나씩 달고 있으니, 사실 그 기준으로는 특별하다 할 건 없다. 솔직히 번쩍번쩍한 이력들과의 비교에서도 밀린다. 그런데 되레 그 점이 돋보이는 거다. 독일 함부르크에서 20대 내내 펑크록밴드 음악에 빠져 포스터와 앨범재킷 그리는 일을 하다가 말이다.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는 소리를 듣고 뒤늦게 미술공부를 해야겠다고 결심했다는 건데. 그렇게 그는 31세에 함부르크미대 학생이 됐단다. 작가 다니엘 리히터가 자신의 작업실에서 아시아 첫 개인전으로 연 스페이스K 서울의 ‘나의 미치광이웃’ 전과 관련해 영상 인터뷰를 하고 있다. 전시장에 별도로 마련한 영상을 다시 촬영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서울 강서구 마곡동 스페이스K 서울에는 치기를 씌운 진지한 붓놀림이 빚은 작가의 회화작품 25점이 한국 관람객과 대면 중이다. 1990년대 본격적인 작품활동에 들어선 이후 흐르는 물처럼 변화를 겪어온 작가의 회화작업 전반을 더듬을 수 있게 나눠 걸었다. 그중에는 가로든 세로든 3m 길이를 훌쩍 넘기는 500호 규모(368×250㎝)의 대작이 여러 점. 10m 이상 되는 전시장 층고에도 결코 주눅들지 않는 색과 구도, 서사가 넘실댄다. 스페이스K 서울에 연 다니엘 리히터 개인전 ‘나의 미치광이웃’ 전경. 한 관람객이 리히터의 ‘긍정적 오류의 발견’(2013·200×300㎝) 앞에 오래 머물렀다. 뒤로 ‘흰 고릴라는 갈 길을 간다’(2000·368×250㎝)가 보인다. 500호 대작이 걸렸는데도 전시장 천장까진 까마득하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화면 곳곳에 깔아둔 서사·역사 맑은 푸른 톤과 투박한 붉은 톤이 섞여 뭔가 형체를 만들고 있다. 잠깐 일그러진 표정이 보이는데 사람의 얼굴이라기보단 망가진 로봇에 가깝다. 슬쩍 엿본 작품명이 ‘눈물과 침’(2021·220×165㎝)이다. 발랄한 색감에 비해 다소 난해하기까지 한 작품에는 이런 설명이 따라붙었다. “1차대전 때 부상당한 소년병이 목발을 짚고 가는 사진을 보고 받은 영감을 바탕으로 그린 작품”이라고. 사선으로 걸린 작품 또한 색으로 먼저 발길을 붙든다. 갈색톤 바탕에 노란띠와 붉은띠가 마치 내 영토를 만들 듯 화면을 감싸고 있다. 그 틈새 연두계열을 변주한 또 다른 색면이 크고 작게 자리를 잡았고. 어찌 보면 거대한 공룡뼈를 옮겨놓은 것처럼도 보이는 이 그림 ‘빨강이 검정을 이길 수 있을까’(2015·200×300㎝)는 “유럽 내 지정학적 힘의 흐름을 한눈에 도식화한 것”이란다. 다니엘 리히터의 ‘디앤디’(2019·210×170㎝·왼쪽)와 ‘눈물과 침’(2021·220×165㎝). 디앤디는 포르노그래피를 30초간 응시한 뒤, ‘눈물과 침’은 1차대전 때 부상당한 소년병이 목발을 짚고 가는 사진을 본 뒤 받은 영감을 화면에 옮겼다고 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스페이스K 서울에 연 다니엘 리히터 개인전 ‘나의 미치광이웃’에 걸린 리히터의 ‘빨강이 검정을 이길 수 있을까’(2015·200×300㎝·왼쪽)과 ‘무제’(2014·230×170㎝)(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어 전시장을 바꾼 듯 단순화한 색과 선명한 형상을 입은 작품들도 이내 눈에 들어온다. 험난한 설산을 배경으로 모험극을 펼치는 듯한 분위기다. 오리엔탈리즘에 이방인, 영웅, 장엄한 자연 등의 소재를 총동원했다는 작품들은 ‘생각이 많은 자는 더 이상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른다’(2011·180×240㎝), ‘그러나 너를 돕는 건 내 본성에 어긋나, 라고 늑대가 말했다’(2011·180×240㎝), ‘헤이 조’(2011·240×180㎝) 등의 모호한 타이틀을 달고 있다. 비단 작품명뿐인가. 안개 낀 산 정상의 벼랑 끝에 매달려 늑대에게 도움을 청하는 사내(‘그러나 너를 돕는…’)도 독특하지만, 배트맨이 부르카를 쓴 여인들 앞에서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한 장면(‘생각이 많은 자…’) 역시 누구나 쉽게 떠올릴 광경은 아니다. 더욱 시선을 끄는 건 터번맨과 카우보이맨의 조우. 큰 산 바위 위에서 담배를 나눠 피는 이들의 모티프는 진짜 의외다. 터번은 9·11테러 이후 도드라진 위협과 갈등의 상징으로, 담배 피우는 카우보이는 이젠 떠나버린 과거의 낭만에 불과한 말버러맨의 ‘아 옛날이여’를 떠올리려 한 거라니까. 다니엘 리히터의 ‘헤이 조’(2011·240×180㎝·왼쪽)과 ‘그러나 너를 돕는 건 내 본성에 어긋나, 라고 늑대가 말했다’(2011·180×240㎝). ‘헤이 조’는 한 시절을 풍미한 터번맨과 말버러맨이 옛 영광을 뒤로한 채 함께 담뱃불에 불을 붙이는 순간, ‘그러나 너를…’은 벼랑 끝에 매달려 늑대에게 도움을 청하는 한 사내의 절체절명의 순간을 그렸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다니엘 리히터의 ‘생각이 많은 자는 더 이상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른다’(2011·180×240㎝). 박쥐 가면을 쓴 미국의 영웅 배트맨이 부르카를 쓴 두 여인 앞에서 대략난감해 하는 ‘위기’를 그려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추상과 구상, 넘나들기를 이웃집 드나들듯 리히터의 지난한 작품세계를 이해하려면 그간의 화업을 정리하는 게 빠르다. 초기에 해당하는 1990년대 리히터는 추상회화의 자유로움을 만끽했더랬다. 내용을 드러내기보다 시각성이 도드라진 화면을 구성했던 거다. 이후 2000년대는 되레 구상을 꺼내고 서사를 입히는 시기였다. 오래된 역사 한 컷에 현대미술을 덧칠한 식이랄까. 이때 작업들이 ‘다니엘 리히터’의 이름을 현대화단에 알리는 역할을 했다. 인물 여럿을 네거필름처럼 묘사해 환각적 상태로 들춰내는 작업이 특징인데, 이 시기의 대표작인 ‘투아누스’(2000·252×368㎝)와 ‘피녹스’(2000·252×368㎝)가 전시작에 속해 있다. 스페이스K 서울에 연 다니엘 리히터 개인전 ‘나의 미치광이웃’ 전경. 한 관람객이 리히터의 피녹스’(2000·252×368㎝)를 한참 들여다봤다. 독일통일 10주년을 기념해 1998년 케냐와 탄자니아에서 동시에 벌어진 미국 대사관 폭탄 테러를 소재로 삼은 작품은 2000년대 ‘현대적 역사화’로 부상하며 작가를 독일 대표화가 반열에 올렸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커다란 나무 아래 한무더기 사내들을 끌어모은 ‘투아누스’를 두곤 해석이 갈리나 보다. 경찰의 심문을 받는 중인가보다고도 하고, 그저 놀이를 하는 듯하다고도 한다. 대신 ‘피녹스’의 주제의식은 선명하다. 1998년 케냐와 탄자니아에서 동시에 벌어진 미국 대사관 폭탄 테러를 소재로 삼았다니. 독일통일 10주년을 기념했다는 이 작품에도 작가의 말장난이 중요한 시사점으로 떠 있다. 전설의 새 피닉스를 변조한 ‘피녹스’로, 몰락과 부흥을 반복하는 정치와 역사의 한 단면을 끄집어냈다는 거다. 2015년 이후 작가는 다시 추상으로 돌아가는 중이다. 사람이 아닌 인체에, 생김새가 아닌 움직임에 주목한다. 그중 ‘눈물과 침’을 앞세워 ‘개쩌는 음악’(2018·200×270㎝), ‘새의 외출’(2019·230×170㎝), ‘가져가’(2020×240·190㎝) 등이 나왔다. 다니엘 리히터의 ‘새의 외출’(2019·230×170㎝·왼쪽)과 ‘개쩌는 음악’(2018·200×270㎝). 2015년 이후 작가는 구상에서 추상으로 되돌아가 사람이 아닌 인체에, 생김새가 아닌 움직임에 주목한 작품들을 발표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조민석 건축물에 들인 독일 동시대 회화 “어느 순간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깨달으면 지루해진다”는 리히터 자신의 말 그대로다. 이슈는 있되 드러내는 룰이 없고 서사는 있되 표현하는 틀이 없다. 그래도 한 가지는 분명하다. 스스로 어깃장을 놓은 전시명 ‘나의 미치광이웃’에 그 이슈와 그 서사를 다 녹여냈다는 거다. 다시 말해 ‘이웃’이 아니면 ‘미친’, 혹은 ‘미친 이웃’의 이야기를 첩첩이 발라냈다고 할까. 리히터를 한국화단에 제대로 ‘데뷔시킨’ 스페이스K 서울은 코오롱이 운영하는 미술관이다. 2011년 과천에서 오픈한 뒤 광주·대구·대전 등 5개 공간으로 확장했던 것을 2020년 서울 마곡동으로 ‘집결’시켰는데. 자동차전시를 하던 코오롱모터스 한쪽에 그림을 걸던 더부살이를 접고 오로지 미술전시만을 위한 공간으로 꾸렸다. 리히터 전은 개관 이후 기획전을 꺼내놓기 시작한 2021년 이래로 다섯 번째다. 사면을 제각각 다른 형상으로, 시멘트색 그대로 살려 공원녹지 한가운데 거대한 조각작품처럼 앉힌 미술관은 조민석 매스스터디스 소장이 건축했단다. 2014년 베네치아비엔날레 국제건축전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은 바로 그이다. 전시는 9월 28일까지. 서울 강서구 마곡동 스페이스K 서울의 입구 쪽 외관. 2020년 개관한 미술관은 공원녹지 한가운데 거대한 조각품처럼 앉아 있다. 건축가 조민석의 작품이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
- 법무부, '새우꺾기' 논란 외국인보호소 제도 정비
-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법무부가 지난해 이른바 ‘새우꺾기’로 논란이 됐던 외국인보호소 제도 보완에 나섰다.정부과천청사 법무부.(사진=뉴스1)법무부는 25일 ‘외국인보호규칙’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인권보호관 제도 도입 △특별계호 절차 및 기간 규정 신설 △특별계호 이의신청 절차 마련 △보호장비 종류·사용요건·방법 등 구체화 및 사용중단 요건 규정 등이다.신설되는 인권보호관은 보호시설 내 전반적인 인권상황 점검과 시정조치 등 관련 업무를 수행한다. 구체적으로 인권보호관은 인권침해신고에 대한 조사, 인권보호 보고서 및 제도개선안을 상부에 보고하는 등의 역할을 맡는다.인권보호관은 청장이 소속공무원 중에서 지정한다. 청장이 서기관 이상인 경우 출입국사무관을, 청장이 출입국관리사무관 이하인 경우 출입국관리주사가 맡게 된다.개정안에 따르면 보호 외국인은 보호시설 내에서 인권침해를 당한 경우 인권보호관에게 서면 또는 구두로 신고할 수 있다. 인권보호관은 신고 접수 후 지체 없이 청장 등에게 보고하고, 인권침해 사항에 대한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조사 결과 인권침해에 해당한다고 판단되는 경우 청장 등은 지체 없이 법무부장관에게 보고하고, 구제 조치를 취해야 한다.개정안에는 특별계호 절차와 기간이 명문화된다는 내용도 담겼다. 특별계호 시에는 반드시 보호 외국인에게 의견진술 기회를 부여하고 기관장의 사전 허가 및 지시를 받아야 한다. 또 특별계호 최대 기간을 72시간(72시간 범위에서 1회 연장)으로 규정하는 한편, 특별계호 종료 후 24시간이 경과하지 않는다면 다시 특별계호할 수 없게 된다.특별계호에 대한 이의신청 절차도 마련됐다. 특별계호 중인 보호 외국인은 이의신청서를 작성해 청장 등을 거쳐 법무부 장관에게 이의신청을 할 수 있게 된다. 법무부 장관은 신청 근거가 있다고 판단됐을 경우 반드시 특별계호 해제를 지시해야 한다.보호장비의 종류, 사용요건 등 명확한 기준이 규정된다. 기존 보호장비 중 ‘포승’을 삭제하고, 새로운 보호장비로 ‘발목보호장비, 보호대, 보호의자’를 추가하면서 사용요건 및 사용방법을 명확히 했다. 종류별 사용요건과 사용기준 및 사용중단 요건도 구체화한다.지난해 3월 경기 화성외국인보호소에 구금됐던 한 외국인이 불법장비(발목보호장비, 박스테이프, 케이블타이)로 몸을 속박당하는 가혹행위를 당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국가인권위원회는 ‘새우꺾기’를 포함한 인권침해가 있었다고 보고, 법무부장관에게 관련자 경고와 유사사례 방지, 일시보호해제를 권고했다.
- 경기도 시군 인허가 담당자 79% “대규모점포 입지제한 정도 적정”
- [수원=이데일리 김아라 기자] 경기도가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해 도시계획 단계부터 대규모점포의 입지를 제한하는 시·군 조례 개정을 추진한 결과 도내 시·군 대규모점포 인허가 담당자 10명 중 8명이 이러한 도의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경기도는 지난 4월부터 5월까지 수원시 등 29개 시·군의 대규모점포 인허가 담당자 3명씩(도시계획, 건축허가, 개설등록) 총 8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전체 79%(69명)가 ‘도와 시군이 조례 개정을 통해 추진한 대규모점포 입지 제한 정도(경기도 표준조례개정안)가 적정하다’고 답했다. 다른 6%(5명)는 ‘입지 조건을 더 강화해야 한다’, 나머지 15%(13명)는 ‘과도한 입지 조건을 완화해야 한다’고 각각 밝혔다. 경기도는 2019년부터 ‘도시계획’ 단계부터 준주거지역, 근린상업지역, 준공업지역 내 용도지역 지정목적에 부합하지 않은 대규모점포 입지를 제한하는 내용의 표준 조례개정안을 마련했다.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은 건축허가 이후 대규모점포를 개설 및 등록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입지 결정 전 단계에서 소상공인 보호에 대한 검토가 이뤄지지 못한 채 복합쇼핑몰, 대형마트, 쇼핑센터 등 매장 면적 합계 3000㎡ 이상의 대규모점포들이 무분별하게 개설하는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경기도의 표준 조례개정안은 이런 부작용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다. 경기도는 2019년 12월 수원시 등 11개 시·군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표준 조례개정안을 토대로 시·군별 조례 개정을 추진해 왔다. 도내 시·군이 이에 호응하면서 현재는 31개 시·군 중 29개 시·군에서 조례를 개정해 용도지역별 대규모점포에 대한 무분별한 진출 제한과 체계적 입지 관리를 추진하고 있다.나머지 2개 시 가운데 과천시는 조례를 적용할 근린상업지역·준공업지역 등이 없어 조례 개정을 추진하지 않았으며 광주시는 시의회에 조례개정안이 계류 중이다.이밖에 이번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39%(34명)가 ‘조례 개정이 골목상권 보호 및 소상공인 활성화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고, 17%(15명)는 ‘도움 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나머지 44%(38명)는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소비 흐름, 신규 대규모점포 개설 축소 등으로 ‘모르겠다’를 선택했다.홍지선 경기도 도시주택실장은 “시·군들이 대규모점포의 입지로 인한 골목상권 및 소상공인 피해 정도와 지역 여건을 고려해 입지 기준을 유연하게 마련할 것을 안내하고, 조례 개정 내용에 대한 자체 홍보를 요청하는 등 제도 조기 정착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코로나19로 장기간 어려움을 겪은 소상공인들이 체감할 수 있는 골목상권 활성화 정책들을 앞으로도 발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밤길도 안심'…구리시, 스마트폰 앱 '안전귀가서비스' 운영
- [구리=이데일리 정재훈 기자] 구리시가 여성 및 학생들이 안심하고 귀가할 수 있는 스마트폰 서비스를 제공한다.경기 구리시는 10일부터 2300여대의 CCTV와 스마트폰 앱을 활용해 사회적약자의 안전한 귀가를 돕는 ‘안전귀가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안전귀가서비스’ 스마트폰 실행 화면.(사진=구리시 제공)‘안전귀가서비스’는 스마트폰 앱을 설치한 사용자가 늦은 밤 귀가 중이거나 위험한 상황에 직면했을 때 스마트폰을 흔들거나 SOS 버튼을 누르면 사용자 위치가 CCTV통합관제센터와 지정된 보호자에게 자동으로 전송되도록 한 시스템이다.신고가 접수되면 관제센터는 사용자 인근 CCTV를 활용해 사용자가 처한 상황을 확인, 범죄나 사고로 위급한 상황이라고 판단되면 경찰과 소방 등 관계기관에 통보해 즉시 출동한다.이번 서비스는 플레이스토어나 앱스토어에서 ‘경기도 안전귀가’앱을 설치하면 이용할 수 있으며 구리시 뿐만 아니라 경기도 16개 시·군(안양, 광명, 안산, 과천, 시흥, 군포, 의왕, 양평, 하남, 부천, 동두천, 용인, 안성, 평택, 의정부, 성남시)에서도 가능하다.앞서 시는 지난 3일부터 9일까지 1주일 동안 시범 운영을 실시했다.차종회 구리시장 권한대행은 “‘안전귀가서비스’가 범죄를 예방하고 사회적약자의 안전을 지키는데 보다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CCTV통합관제센터와 통합플랫폼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오늘은 ‘지구의 날’…“밤 8시부터 10분간 소등해주세요”
-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지구의 날 52주년을 맞아 22일부터 일주일간 ‘기후변화주간’이 시행된다. 지구의 날은 1969년 캘리포니아주 원유 유출사고를 계기로 1970년 4월22일 게이로드 닐슨 미국 상원의원과 당시 하버드생이었던 데이즈 헤이즈를 중심으로 개최된 기념행사에서 시작됐다. 유엔이 정한 세계환경의 날과 달리 민간운동에서 시작된 지구 환경보호의 날로 매년 4월22일로 지정됐으며, 각국 정부를 비롯해 지방자치단체와 민간기업, 시민단체 등은 이날을 계기로 다양한 환경보호 활동 등을 펼치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는 2009년부터 기후변화주간을 지정해 운영하고 있으며, 기후변화주간을 운영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행사와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다. 전 국민적 참여 캠페인으로는 이날 오후 8시부터 10분간 전국 각지의 건물에서 조명을 동시에 끄는 소등행사가 있다. 올해는 정부청사(광화문, 과천, 세종), 한국전력공사(본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등 전국 공공기관을 비롯해 전국 공동주택(아파트), 기업건물(삼성전자, 신한은행, HMN 등) 및 지역 상징물(숭례문, 부산 광안대교, 수원화성 등)도 참여한다.일반 국민들은 기후변화주간 누리집에 사전등록하고 소등행사 참여 모습을 사진으로 남겨 사회관계망서비스(인스타 등)에 올리면 추첨을 통해 경품을 받을 수 있다.이밖에도 이날부터 24일까지 사흘간 수원종합운동장 내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는 다양한 탄소중립 실천 홍보활동이 펼쳐진다. 22일 열리는 야구경기에서는 환경부 기후행동 홍보대사로 활동 중인 가수 폴킴이 경기 전에 애국가 제창과 시구에 참여한다. 또 7월 29일까지 탄소중립 홍보활동 음원을 활용한 ‘탄소중립 실천 영상 공모전’이 열린다. 공모전은 누구나 참여 가능하며 참가 신청은 공모전 공식 누리집에서 받는다. 제출된 작품은 주제 적합성, 표현성, 완성도, 전달력 등을 기준으로 심사를 거쳐 최종 선정되며, 대상(1점)에게는 상금 500만 원과 환경부 장관상이 수여된다.전국 여러 곳에서도 지자체, 시민사회 등이 주도하는 행사가 다양하게 열릴 예정이다. 서울시는 이날 서울광장에서 2022 ‘지구의 날’ 기념행사를 개최하며, 부산, 대구, 광주, 제주 등에서도 탄소중립 실천 홍보운동, 환경지킴이 발대식 등 ’지구의 날‘ 기념행사가 마련됐다. 한정애 환경부 장관은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유일한 해결책인 탄소중립 사회로의 전환을 위해서는 조금은 불편하지만 탄소 배출량을 항상 살피는 일상이 먼저 정착되어야 한다”라며“이번 기후변화주간을 계기로 많은 분들이 바로 지금, 지구를 위한 실천에 동참해 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 두산건설, 광동제약 과천 신사옥 신축공사 수주
-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두산건설은 광동제약 과천 신사옥 신축공사를 수주했다고 21일 밝혔다.광동제약 외부투시도 (자료=두산건설)광동제약 과천 신사옥은 경기도 과천시 과천지식정보타운 내에 대지면적 2396㎡, 연면적 2만3376㎡, 지하6층~지상 15층으로 신축될 예정이다. 계약금액은 약 549억원이다. 공사기간은 2022년 5월부터 2024년 7월까지 약 26개월이다.이에 앞서 두산건설은 4월 경기도 안양시 호계동에 위치한 안양삼신 6차 재개발 사업과 인천 홀 숭의동에 위치한 인천제물포시장 재개발정비사업, 인천광역시 동구 송림동에 서림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등 3건에 대한 가계약(약 2385억원)을 체결했다.안양삼심6차 재개발 사업은 안양시 호계동 651-1번지 일원, 지하2층~지상 32층, 6개동 456세대와 부대복리시설로 신축될 예정이다.. 안양삼신6차 재개발 사업은 5분거리에 지하철 1, 4호선이 통과하는 금정역(GTX-C 예정)이 위치해 있어 교통여건이 매우 우수하다. 또한 배후에 안양IT단지, 군포제일공단 등 직주근접 단지로 주거수요가 풍부하다. 인천 제물포시장 재개발정비사업은 인천시 미추홀구 숭의동 27-28번지 일원에 지하3층~지상 27층 2개동, 282세대의 주상복합을 신축할 예정이다. 단지 주변에 지하철 1호선 제물포역과 제 1,2 경인고속도로 및 경인로가 있어 교통여건이 우수하다. 또한, 숭의초, 인천남중 등 교육여건도 우수하다.제물포시장 재개발정비사업은 최근 분양한 두산위브더제니스 센트럴여의와 인접해 있으며, 도심복합사업 2차예정지구 지정(2021년 11월, 3410세대)에 따라 구도심의 주거환경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이다.인천 서림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은 인천광역시 송림동 64-55번지 일원에 지하 2층~지상24층 아파트 8개동, 381세대 및 부대복리시설로 신축될 예정이다. 서림구역 주택재개발 사업장 주변으로 도원역과 제2순환고속도로, 송림로가 위치해 있고, 인천대학교, 서림초, 동산중고교 위치해 있어 교통과 교육여건이 우수하다. 또한 인근 정비사업(금송구역, 송림3구역 등) 추진에 따른 향후 구도심내 주거환경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이다.
- 안상수 "청와대 집무실 용산 이전 속도조절 필요해"[인터뷰]
-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국민의힘 중진이자 민선 인천시장(2002~2010년)이었던 안상수 전 의원(20대 국회)이 청와대 집무실 이전에 대해 ‘속도조절’을 주문했다. 원칙적으로 집무실 이전이 필요하지만 2개월 안에 모든 것을 다 완료한다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안상수 전 인천시장 (안상수 캠프 측 제공)지난 18일 안 전 의원은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청와대 집무실 이전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밝혔다. 국민소통에 있어 이점이 있지만 안보 상으로도 청와대 집무실 이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청와대) 터가 안좋다라는 속설이 있기는 하지만, 북한에 우리 청와대 정보가 이미 많이 노출돼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이 부분이 더 (청와대 집무실 이전에) 설득력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그렇다고 해도 시간을 두고 진행했으면 좋겠다”면서 “용산으로 (급하게) 가는 게 너무 졸속이 아닌가 싶다”고 우려했다. 대통령 취임 전까지 집무실 이전을 고집하기보다는 신중하게 추진하자는 뜻이다. 안 전 의원은 대안으로 과천정부청사 쪽 이전을 추천하기도 했다. 그는 “윤석열 당선인 측에서 ‘용산 비용이 많이 안 들어가서 크게 걱정 안해도 된다’고 전해왔다”면서도 “그래도 과천에 들어가는 게 여러모로 좋다고 하니 검토해보라고 의견 개진을 했다”고 말했다. 과천정부청사는 청사 주변에 부지가 있고 내부 부처도 상당수 세종시로 내려간 상황이다. 광화문정부종합청사나 용산 국방부 청사보다 공간적 여유가 클 것으로 여겨진다. 더욱이 과천정부청사는 서울 도심에서 떨어져 있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따른 교통 혼잡도 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2002년부터 2010년까지 인천시장을 지냈던 안 전 의원은 얼마 전 인천시장 출마 선언을 했다. 당내 경선 과정 등을 거쳐야 하지만 안 전 의원은 “자신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인천공항의 2001년 개항, 안상수의 경제자유구역 성과 등으로 인천은 국제적인 도시가 됐다”면서 “그러나 인천 원도심을 재창조해야만 더 나은 도시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제 도시에 걸맞게 인천을 재창조하려면 안상수의 개발 마인드가 필요하다”면서 “(본인은) 이미 시정 경험이 있기 때문에 바로 인천을 위한 활동에 뛰어들 정도로 준비가 돼 있다”고 자신했다. 지난 16일 인천시장 출마 선언을 한 안상수 전 인천시장 (안상수 캠프 제공)다음은 안상수 전 의원과 주요 일문일답이다. -고희를 훌쩍 넘긴 나이에도 인천시장에 다시 도전하는 이유는? △우선 나이에 대한 과거 분류 기준은 맞지가 않다. 예전에는 25살에 결혼해서 65살에 죽었다. 지금은 평균 연령도 늘었다. 과거처럼 나이만 갖고 볼 수 없는 상황이다. 내가 건강하면 됐고, 젊은 사람들과 같은 생각을 하면 된다고 본다. 건강이 허락한다면 경륜과 패기가 더 중요한 때다. 세대 간 조화가 되는 시대가 될 수도 있다. 나이 많이 든 사람 하나가 사라지면 도서관 하나가 타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하지 않나. 나이는 주요 판단 기준이 아니다. -건강 관리는 어떻게 하나. △그전에는 건강이 안좋았다. 내가 태어난 충남 태안은 그때는 최고의 벽지였다. 인천 이모네에서 살았고 이후 아르바이트로 가정 교사를 했다. 어렸을 때 남의 집에서 눈치를 보며 살다보니 소화 기능이 약해졌다. 30~40대가 되니 위장기능이 약해지고 힘들어졌다. 이때 운동을 많이 했다. 40대 중반 정도에는 국선도를 했다. 인천시장 전 정치권에 오기 전에 6년 남짓했대. 지금은 건강이 좋아졌다. 동년배와 비교하면 아주 젊어 보인다고 듣는다. 60대 초반에서 50대 후반까지 본다. 병원 나이지수를 측정해봐도 젊게 나온다. -윤석열 당선인에 대한 평가를 한다면. △능력은 지나봐야 알 수 있다. 리더는 경청의 리더십이 중요하다. 이런 면에서 봤을 때 괜찮다. (실무 능력은) 필요조건은 아니라고 본다. 1000년전 고려시대 때 혹은 200년전 나폴레옹 시대 때 체험을 해서 우리가 아는 게 아니지 않은가. 중요한 것은 주변 스텝들을 잘 쓰고, 이들의 말을 잘 경청하는 것이다. 여기에 통찰력이 있으면 좋은 것이다. -이준석 당 대표에 대한 평가를 한다면. △우리 정당 역사, 더 나아가 근대사에서 하나의 족적을 남겼다. 우선은 당선되는 것 자체가 정치 문화를 바꾸는 것이니까. 주변에서 뭐라고 해도 어쨌든 대통령 선거는 성공을 했다. 일단 잘했다고 본다. 다만 지금의 상황이 본인 정치 인생의 최고 순간이 아니었으면 한다. -청와대 집무실 이전에 대한 의견이 궁금하다. △나서서 반대는 안 한다. 다만 타임 테이블이 더 있었으면 어떨까. 문재인 대통령이 (집무실 이전을) 하다가 그만둔 바 있다. 국민의 신뢰가 없어진 게 크다고 본다. 이번에는 실무적인 범위 안에서 시간을 다퉈야 할 것은 아닌 것 같다. 2개월안에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다. 다만 반대다 찬성이다라고 할 만한 명확한 정보는 나도 갖고 있지는 않다. -터가 안좋아서 청와대를 옮겨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그럴 수 있을 것 같긴 하다. 그렇더라도 시간을 둬야 한다. 나는 오히려 북한하고 더 친하게 지냈던 사람들이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김정은이 문재인 대통령 보면 어쩔줄 모르지 않나. 많은 정보가 가지 않았을까. 국정원장도 북한에 5000억원 가져다준 사람이 아닌가. 믿을 수가 없다. 그렇다고 해도 용산으로 가는 것이 너무 졸속이 아닌가 싶긴 하다. 누가 아까 연락을 했다. 과천으로 가면 어떠냐. 윤한홍 의원에 전화했다. 요새 바빠서 안 받는 경우가 많을텐데 받았다. 그래서 얘기했더니 ‘용산 비용이 많이 안들어가서, 잘못 알려진 것’이라고 했다. 그래도 과천에 들어가는 게 좋다고 하니 검토는 해보라고 했다. -인천시장 출마하려는 목적을 다시 한번 말해달라. △1980년대 중반 등소평이 중국을 개혁개방할 때 ‘흑묘백묘’를 주장했다. 상하이 푸동항을 개항을 하면서 세계 G2의 밑그림을 그렸다. 성공한 단계에 왔다. 인천은 인천공항이 2001년 개항하면서 동북아 경제중심이 될 계기를 마련했다. 중앙정부와 안상수가 경제자유구역, 인천국제공항 배후 도시를 건설하자고 했다. 법에 따라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으로부터 지정을 받았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을 추진하면서 송도, 청라지구, 영종도 등을 개발했다. 문제는 원도심을 채장조하지 않고서는 인천의 업그레이드가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면 굳이 내가 나서지 않는다. 국제도시로서 재창조하려면 안상수의 개발 마인드가 다시금 필요하다. 다른 사람들도 웬만큼 잘할 수 있을지 몰라도, 원도시 재창조를 하려면 안상수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국제 경제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도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