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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불화 '괘불'의 지역벌 특징은…보고서 발간
  • 대형 불화 '괘불'의 지역벌 특징은…보고서 발간
  •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대형 불화인 ‘괘불’의 지역벌 특징을 살펴볼 수 있는 보고서가 나왔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은 국보·보물로 지정된 괘불의 특징을 지역별로 고찰한 학술총서 ‘한국 괘불의 미’의 영문판(제 1편, 경상지역)과 국문판(제 2편, 전라지역)을 발간했다고 30일 밝혔다.학술총서 ‘한국 괘불의 미’(사진=문화재청).괘불은 사찰에서 야외 의식을 행할 때 사용하기 위해서 만든 대형 불화이다. 부처님이 설법하는 장면을 거대한 화폭에 정교하게 그린 괘불은 중국과 일본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형식의 불화로, 우리나라의 독창성과 예술성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이다.국립문화재연구원은 1970년대 중반부터 불교 회화 조사사업을 시작했다. 이번에는 그간의 조사 결과에 미술사 분석을 더해 우리나라 괘불의 조형적 특징을 지역별로 살펴보기 위해 2022년부터 진행 중인 심화 연구 결과를 담았다.영문판에는 경상지역 사찰 24곳이 소장한 국가지정 괘불 26점에 대한 조사 결과를 수록했다. 괘불이 생소한 해외 독자와 연구자의 눈높이에 맞게 원고를 보완하고 화기(畵記, 불화의 제작 시기와 장소)와 문양에 대한 내용을 추가했다. 괘불을 단일 주제로 한 첫 영문 연구서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국문판에는 전라지역 사찰 15곳에 있는 괘불 15점과 초본 1점에 대한 조사 결과가 담겼다. 전라지역의 화승과 도상 분석, 불교의식집에 대한 조사를 중심으로 조선 후기 전라지역 괘불의 역사성과 조형적 특징에 대한 연구결과를 수록했다. 또한 괘불의 형성 과정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초창기 괘불과 전라지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한 의겸, 비현과 같은 여러 화승이 제작한 괘불의 세부 모습을 정교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고해상도의 사진으로 수록했다. 보고서는 국내·외 주요 도서관과 박물관, 문화유산 연구기관 등에 배포될 예정이다. 또한 국립문화재연구원 국가유산 지식이음 누리집에서 전자책으로 누구나 쉽게 열람할 수 있다.
2024.01.30 I 이윤정 기자
"지속가능성과 웰빙, 전시·체험으로"…전국 박물관·미술관서 문화행사
  • "지속가능성과 웰빙, 전시·체험으로"…전국 박물관·미술관서 문화행사
  •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전국의 미술관과 박물관에서 ‘지속가능성과 웰빙’을 주제로 한 600여개의 다채로운 문화행사가 열린다. 280여개 박물관과 미술관이 ‘2023 박물관·미술관 주간’을 맞아 5월 3일부터 28일까지 26일간 개최하는 특별전시 및 체험 프로그램에서다. ‘박물관·미술관 주간’은 국제박물관협의회가 박물관·미술관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확산하고 그 이해를 높이기 위해 매년 5월 18일로 지정한 ‘세계 박물관의 날’을 기념해 2012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지속가능한 경영(ESG), 기후 행동, 사회구성원의 정신건강과 사회적 고립 방지 등 국제사회가 지향하는 새로운 사회발전 패러다임에 대한 박물관·미술관의 사회적 역할을 모색한다.2일 종로구 환기미술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김용삼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사장은 “‘박물관·미술관 주간’이 5월에 주요한 문화행사로 자리를 잡았다고 자평한다”며 “보다 많은 분들이 이번 행사를 즐기기를 바란다”고 말했다.2일 서울 종로구 환기미술관에서 열린 ‘2023 박물관·미술관 주간’ 간담회에서 홍보대사인 방송인 파비앙(왼쪽)과 김용삼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사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올해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특별전시 ‘함께 만드는 뮤지엄’(17개관)과 체험형 교육프로그램 ‘키워드로 만드는 체험프로그램’(19개관)을 운영한다. ‘함께 만드는 뮤지엄’은 실험적 방식의 전시를 기획했다. 박물관·미술관에는 시험 무대를, 관람객에게는 새로운 즐거움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한 프로그램이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참여관들은 장애인·비장애인이 함께할 수 있는 무장애(배리어프리) 전시를 포함해 환경오염과 폐기물, 기후변화, 웰빙 등 지속가능성과 웰빙에 대한 고민과 해석을 전시에 담아냈다.환기미술관에선 수화 김환기의 작품을 매개로 시민참여형 전시 ‘뮤지엄 가이드’를 운영한다. 세대·계층·장애에 대한 사회적 갈등 해소와 인식개선 계기를 마련하고, 문화소외계층의 문화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소리와 향을 비롯한 다양한 감각과 언어로 전시를 안내한다.대구섬유박물관에선 현대사회 의류 폐기물에 대한 성찰과 지속가능한 의생활문화를 모색하는 특별전 ‘최소한의 옷장’을 선보인다. 한양대학교박물관에선 특수 제작된 나무 결구 구조를 통해 탄소배출 감소를 도모하는 특별전 ‘치유의 파빌리온-나무를 쌓다, 나무로 자라다’를 만나볼 수 있다. 헬로우뮤지엄과 가회민화박물관, 땅끝해양자연사박물관에서는 전래동화 ‘별주부전’에서 착안해 기후위기 시대 해양 생태 문제를 친근하게 소개한다. 한국만화박물관은 반려동물과 관람할 수 있는 전시 ‘반려짝꿍’을 마련했다. ‘키워드로 만드는 체험프로그램’은 3가지 키워드 △웰빙 △그린뮤지엄 △커뮤니케이션을 활용한 체험형 교육행사다. 자하미술관·세계민속악기박물관·한국자연사박물관 등에서 관람객들은 쓰레기 없는 미술 활동부터 악기 만들기, 강연·워크숍을 경험할 수 있다.많은 사람들이 ‘박물관·미술관 주간’을 즐기고 참여할 수 있도록 온·오프라인 행사도 준비했다. 온라인에서는 참여 박물관·미술관이 보유한 무궁무진한 이야기와 매력을 해시태그()를 달고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누리소통망(SNS)에 소개하는 ‘뮤궁뮤진’을 진행한다. 오프라인에서는 전국 박물관·미술관을 관람하고 곳곳에 숨겨진 스탬프를 적립하면, 적립실적에 따라 경품(박물관·미술관 기념품)을 제공하는 ‘뮤지엄꾹’을 준비했다. 박보균 문체부 장관은 “자유와 이웃과의 사랑, 연대의 정신 아래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박물관·미술관의 고민과 노력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라며 “많은 국민이 전국 곳곳의 박물관에서 열리는 다채로운 전시와 체험행사를 통해 즐겁고 뜻깊은 시간을 보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2022 박물관·미술관 주간’에서 진행한 여주곤충박물관의 ‘곤충오락실 : Insect Game’을 체험하고 있는 관람객(사진=국립박물관문화재단).
2023.05.02 I 이윤정 기자
제약구세 일념, 산업 발전 앞장선 이종호 JW그룹 명예회장
  • 제약구세 일념, 산업 발전 앞장선 이종호 JW그룹 명예회장
  • [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이종호 JW그룹 명예회장이 30일 향년 90세에 별세했다. 그는 ‘제약구세’(製藥救世)의 일념으로 우리나라 제약산업의 발전에 앞장섰던 인물이다. 생명존중과 도전정신의 경영이념 아래 우리나라 보건의료 기반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종호 JW그룹 명예회장(가운데)이 1979년 미국 머크와 기술제휴를 맺으며, 웃음짓고 있다. (사진=JW그룹)◇국내 제약산업 선진화 앞장서 이 명예회장은 무엇보다 우리나라 제약산업 선진화에 힘을 썼다. 1969년 국내 최초이자 세계에서 두 번째로 합성 항생제 ‘리지노마이신’ 개발이 대표적인 예다. 리노마이신은 국내에서 선풍적인 반응을 이끌었으며, 경영위기로 어렵던 회사를 정상화하는 데 일조했다. 1973년 12월 영국 약전(B.P)에도 수록되며 명성도 얻었다.이 명예회장은 1974년 당시 페니실린 항생제 분야 최신 유도체로 평가받던 ‘피밤피실린’의 합성에도 성공했다. 이는 ‘피바록신’ 개발이라는 성과로 이어졌다. 또한 1970년대 기초원료 합성과 생산을 위한 연구에 집중, 국내 최초 소화성궤양 치료제 ‘아루사루민’, 진통·해열제 ‘맥시펜’, 빈혈치료제 ‘훼럼’, 종합비타민 ‘원어데이’ 등 신제품들을 시장에 선보였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1993년 2월 제14대 한국제약협회장 취임했다. 그는 국내 제약산업의 쇄신을 위해 ‘기업윤리관 확립’, ‘환경변화 대응능력 배양’, ‘협회의 조직기능 효율화와 위상 제고’ 등 3대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약가관리체계 자율화, 건전한 납품질서체계 확립, 회전기일 단축과 적정이윤 확보, 윤리위원회 설치와 자정운동 강화, 신약개발 지원정책 마련, 각종 행정규제 완화 등의 다양한 사업들을 전개했다. 국내 최초이자 세계 두 번째로 합성항생제 ‘리지노마이신’. (사진=JW그룹)◇‘돈’보다는 ‘생명’이라는 철학...경영 뒷받침회사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는 수액 산업 분야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주변의 만류에 이 명예회장은 이를 두고 고민도 했다. 1970년대 수액 한 병 납품할 때마다 원가가 안 나와, 팔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병원 불빛을 보며 그는 “지금 저기서 꺼져가는 생명이 있는데 돈이 안 돼서 그만둔다는 건 말이 안 된다”라며 생명존중의 창업정신을 이어갔다. 이는 남다른 성과로도 이어졌다. JW그룹은 1997년에 국내 최초로 환경호르몬이 검출되지 않는 Non-PVC 수액백 개발에 성공했다. 친환경 수액백 시대를 연 것이다. 2006년에는 1600억 원을 투자해 충남 당진에 세계 최대 규모의 수액제 공장을 구축했다. JW그룹은 당진 수액공장을 기반해 2019년 자체 개발한 3체임버 종합영양수액 ‘위너프’(수출명:피노멜)를 유럽 시장에 수출했다. 영양수액 세계 최대 시장인 유럽 시장에 진출한 것은 당시 JW그룹이 처음이었다. 2006년 충남 당진의 세계 최대 규모 Non-PVC 수액 전문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이종호 JW그룹 명예회장(오른쪽 다섯째)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JW그룹)◇신약 개발에도 주력...“반도체 한국 신약 개발 왜 못 해” 1975년 중외제약의 사장으로 취임하며 이 명예회장이 무엇보다도 강조한 것은 ‘신약개발’이었다. ‘생명을 다루는 제약기업은 이윤도 중요하지만 약다운 약을 생산해야 한다’라는 창업정신이 밑바탕됐다. 신념은 행동으로 이어졌다. 이 명예회장은 연구개발(R&D) 역량을 키우기 위해 1983년 중앙연구소를 설립했다.1986년에는 신약개발 연구조합 초대 이사장에 추대돼 업계 기술 향상과 글로벌 진출 기반 구축 등에 한몫했다. 1992년에는 오늘날 ‘개방형 혁신’의 시초라 할 수 있는 국내 최초의 합작 바이오벤처인 C&C신약연구소(현 JW중외제약 지분 100%)를 일본 주가이제약과 50:50 지분 투자를 통해 세웠다. 이 명예회장은 이를 두고 “대한민국의 인재와 일본의 신약개발 경험을 합쳐 제대로 된 신약을 만들어보자”라는 취지였다고 회고했다. 2000년에는 미국 시애틀에 연구소인 JW 세리악(현재 미국 보스턴 소재)를 설립하는 등 글로벌 R&D 네트워크도 강화했다. 이를 발판 삼아 2001년에는 국내 최초의 임상3상 신약 1호인 항생제 ‘큐록신’ 허가를 획득하는 성과를 냈다.JW중외제약은 오늘날까지 그 정신을 이어받아 혁신신약 중심의 R&D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치료의약품의 개발에 힘쓰고 있다. 주요 신약 후보물질 가운데, 기술수출에 성공한 아토피피부염 치료제와 통풍 치료제는 글로벌 임상을 진행 중이다. 탈모치료제와 표적항암제 또한 임상 1상 진입을 목표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2011년 JW중외그룹의 새로운 CI 선포식에 참석한 이종호 JW그룹 명예회장(오른쪽). (사진=JW그룹)◇‘소외계층 지원’ 통해 사회적 책임 수행이 명예회장은 소외계층에 대한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2011년 사재 200억원을 출연해 공익재단인 중외학술복지재단을 만들고, 이사장으로서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데 앞장섰다. 지역사회 대상 봉사활동과 기초과학자 주거비 지원사업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진행했다. 그는 “장애인도 문화예술 활동을 통해 사회를 밝게 만드는 존재”라는 지론 하에 사회적 약자들이 차별 없이 문화 활동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2015년 국내 최초 기업 주최 장애인 미술 공모전인 JW아트어워드를 제정한 게 대표적인 예다. 이는 장애 예술인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과 장애인 작가들의 작품 활동 환경 개선에 지금도 기여하고 있다. 그는 2003년부터 ‘악보를 읽을 수조차 없는’ 중증 장애인들로만 구성된 합창단 ‘영혼의소리로’도 후원했다. 후원회장으로서 이들과 꿈도 함께 이뤘다. 합창단은 2009년 유럽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안톤 브루크너 국제 합창대회에 직접 참가, 세계인 앞에서 한복을 입고 멋진 공연을 선사했다.
2023.04.30 I 유진희 기자
"효과 확인"...여폭 가해자 심리 상담, 법제화 탄력 받을까?
  • "효과 확인"...여폭 가해자 심리 상담, 법제화 탄력 받을까?[이슈 산책]
  •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경찰이 여성 폭력 가해자들을 대상으로 경찰 단계에서 전문 심리 상담 제공 의무화를 추진할 계획으로 알려지면서, 효과 극대화를 위한 방안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재범율을 낮추기 위한 수단인데, 전문가들은 가해자들이 이를 또 다른 처벌로 인식하지 않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이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픽사베이.◇警, 여폭 가해자 대상 ‘찾아가는 교화 프로그램’ 진행...‘부수고 싶다’ 충동 급감20일 경찰에 따르면 제주경찰청은 지난 19일,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6개월 간 보복 및 재발 우려가 있는 여성 폭력 가해자 25명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한 ‘찾아가는 가해자 교화 프로그램’의 결과를 발표했다.이 프로그램은 유치장 유치 대상자뿐만 아니라 구속영장 기각 및 현행범 체포 후 석방되는 스토킹, 데이트 폭력, 가정 폭력 등 여성 폭력 고위험 가해자 중 상담에 동의한 대상자에 대해 전문 상담사가 직접 경찰관서로 찾아가는 심리 상담 치료 프로그램이다. 석방 전 교화를 통해 재범율을 낮춤으로써 피해자의 안전을 확보한다는 취지다.제주경찰청은 여성 폭력 가해자 전반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국 최초의 시도인 이 프로그램의 결과가 긍정적이라고 보고 이의 법제화를 추진할 계획이다.제주경찰청에 따르면 프로그램에 참여한 25명에 대한 상담 전후 설문 조사 실시 결과, 참여자의 분노·폭력에 대한 인식 등 부정적 지표가 모두 감소 또는 개선되는 긍정적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가해자 분노 성향’은 ‘울화가 터진다’, ‘부수고 싶다’ 순으로 높았는데 상담 후에는 ‘부수고 싶다’는 충동이 가장 많이 감소했고, 부정적 심리 상태는 ‘희망 없다’, ‘자살 충동’, ‘매사 과민 상태’ 순으로 호전됐다. ‘가부장적 사고’는 대체로 높지 않았으나 ‘지도자 역할은 남자가 해야 한다’가 가장 높았고 상담 후 가장 많이 개선됐다.‘배우자에 대한 폭력 인식’도 개선됐으나, ‘부부싸움은 집안에서 해결해야 된다’는 인식은 상담 후에도 여전히 높은 편이었다. 배우자와 의사소통 항목은 대부분 많이 개선됐다.다만 이처럼 교정 프로그램의 효과가 있고 법원 결정 전에 상담이 가능하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경찰 조사 및 처리 단계에서 당사자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등 강제력이 없어 상담 도중 포기하는 사람이 발생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실제 가해자 25명 중 10회 상담을 모두 마친 사람은 4명에 불과했고, 2명은 재범으로 구속되거나 체포되기도 했다.표=제주경찰청.◇나해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가정폭력 가해자, 다른 사람들보다 심리 치료 효과 극대화”이에 제주경찰청은 가정 폭력, 스토킹 등 고위험 관계 성범죄 가해자에 대한 경찰 단계에서 상담·교육을 의무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및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가해자 상담 위탁’ 항목을 법제화하도록 국회 등에 건의할 예정이다.이번 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한 제주가족사랑상담소의 김미혜 사무국장은 “아동학대의 경우엔 심리 상담에 공권력을 투입할 수 있는데 가정 폭력이나 스토킹은 아직 그렇게 안 돼 있다”며 “대상자들이 상담을 받다가도 중도에 안 받겠다고 하면 강제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무엇보다 법제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현재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만 아동 학대 행위자에 대한 임시 조치 중 하나로 ‘아동보호전문기관 등에의 상담 및 교육 위탁’을 할 수 있다고 돼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제주경찰청에서 아직 정식 건의를 접수한 것은 아니지만 해당 설문 결과는 공유했다”며 “제주경찰청에서 공식 보고가 올라오면 법제화를 위해 우선 법무부와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전문가들은 가정 폭력 가해자들에 대한 심리 치료 효과를 인정하면서도 효과 극대화를 위해서는 내실 있는 치료 프로그램 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프로그램이 가해자 교화 목적의 형식적인 툴이 돼서는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 소년원 수감자 대상 심리 치료에 참여한 적이 있는 나해란 정신건강의학과 대표 원장인 나해란 원장은 “가정 폭력 가해자들은 단순히 우발적으로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과 달리, 성장 단계에서 여성이나 부모 등에 대해 피해 의식이나 내적 취약성이 생겼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보다 오히려 심리 치료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며 “형식적인 프로그램이 아닌 심리적으로 이들을 잘 포용하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처벌적 의미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이 느껴진다면 효과도 없고 내담자들의 반발만 불러올 수 있다”며 “음악 치료나 미술 치료 등 다양한 플랫폼의 치유 프로그램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2023.04.20 I 이연호 기자
한 발의 총성으로 中 현대미술 시작됐으나…<27>
  • 한 발의 총성으로 中 현대미술 시작됐으나…[정하윤의 아트차이나]<27>
  • 작가 샤오루가 자신의 설치작품 ‘대화’를 향해 총을 쏘는 장면. 1989년 2월 5일 중국 베이징 중국미술관에서 개막한 ‘중국현대미술전’에서 샤오루는 자신의 작품을 향해 총을 쐈고, 오픈 3시간 만에 벌어진 이 ‘퍼포먼스’로 인해 전시는 바로 중단됐다. 전시를 기획한 큐레이터들의 노력 끝에 다시 전시를 이어갈 순 있었지만 샤오루와 조력자는 경찰에 체포되고 만다.중국 그림을 보지 못한 지 한참입니다. 한국 미술시장이 자못 뜨거웠던 지난해와 올해, 세계의 작가와 작품이 우리를 기웃거리던 때도 중국은 없었습니다. 중국 ‘큰손’ 컬렉터의 규모와 수가 미국을 제쳤다는 얘기도 이미 2~3년 전입니다. ‘으레 미술은, 그림은 그런 것’이라며 반쯤 우려하고 반쯤 체념했던 한국화단을 뒤흔든, 기발한 감수성으로 뒤통수를 내리쳤던 중국 작가들이 하나둘 사라졌습니다. 예술을 예술이 아닌 잣대로 들여다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예술에 기대하는 희망 역시 그런 게 아니겠습니까. 정치에도 경제에도 답이 없다 생각할 때 결정적인 열쇠를 예술이 꺼내놨습니다. 오랜시간 미술사를 연구하며 특히 중국미술이 가진 그 힘을 지켜봤던 정하윤 미술평론가가 이데일리와 함께 그 지점 그 장면을 들여다봅니다. 때마침 ‘한중 수교 30주년’입니다. 다들 움츠리고 있을 때 먼저 돌아보는 시간이고 먼저 찾아가는 길입니다. 매주 금요일 독자 여러분을 깊고 푸른 ‘아트차이나’로 안내합니다. <편집자 주> [정하윤 미술평론가] 탕! 1989년 2월 5일. 베이징 한복판에 위치한 중국미술관에서 총성이 울렸다. 사람들은 부랴부랴 대피했고, 전시는 급히 중단됐다. 테러인가?! 대체 누가 살벌한 중국의 수도, 그것도 엄중한 미술관에서 총을 쏜단 말인가! 황당하게도 총을 쏜 사람은 샤오루(肖魯·61)라는 미술가였고, 총을 쏘는 행위는 그녀의 ‘작품’이었다. ‘중국현대미술전’에 출품한 자신의 작품 ‘대화’ 앞에서 총을 쏘는 것이 작가의 ‘퍼포먼스 아트’였던 거다. ‘중국현대미술전’의 수난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말미에는 전시장에 폭탄이 있다는 편지가 도착하는 바람에 당국에 의해 전시가 중단되기도 했다. 결국 고작 2주라는 기간도 다 채우지 못하고 끝나버린 이 전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현대미술사에 가장 중요한 전시로 꼽힌다. ‘중국현대미술전’이라는 매우 평범한 이름을 갖고 있지만, 중국에서 현대미술을 견인한 모든 미술가가 참여했던 전시라고 해도 무방할 만큼 크고 야심찼기 때문이다. 전국의 젊은 작가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자신의 가장 야망에 찬 작품을 출품했고, 절대 과거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결의를 다지며 ‘노 유턴’(No U-turn)이란 슬로건을 내걸었다. 이 엄청난 전시를 기획한 사람들은 미술사에 길이 남을 두 큐레이터, 가오밍루(高名潞·74)와 리셴팅(栗憲庭·74)이었다. 당시 마흔 살이던 가오밍루는 1985년부터 1987년까지 중국의 29개 지역을 돌며 80개가 넘는 비공식적 예술가그룹을 조사했고, 2000명이 넘는 젊은 미술가 리스트를 만들었다. 가오밍루의 네트워크를 구성한 이들은 모두 예술을 창작하는 자유를 믿으며, 급진적인 형식을 보인 예술가들이었다. ◇‘폭탄 설치 편지’ 퍼포먼스 겹치며 결국 전시 중단이들은 회의를 거듭하며 전시를 준비하던 중 중국에서 아방가르드 미술이 합법적으로 인정을 받으려면 국가기관에서 전시를 열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그렇다면 어디가 좋을까. 어디가 가장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가. 답은 두 말 할 것 없이 베이징의 중국미술관이었다. 중국미술관은 1959년에 마오쩌둥 주도로 지어진 10대 건물 중 하나로 그간 국가 주도의 전시를 열며, 국가의 입맛에 맞는 작품을 수집해오던 명실공히 중국 최고의 미술관이었다. 이곳에서 전시를 한다는 것만으로도 관의 공식적 인정을 받는다는 상징적 의미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규모 또한 대단했다. 3만㎡라면, 중국의 혁신적인 현대미술을 알차게 소개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준비를 진행해 가면서 가오밍루와 공동 큐레이터로 의기투합한 리셴팅은 공공기관과 개인사업가들로부터 국립미술관 임대료를 넉넉히 후원받는 데 성공했다. 전시를 위해 186명의 미술가들이 293점의 작품을 설치했다. 모두 어마어마한 것이었다. 아직까지도 쉬빙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천서’도 이 전시에 나섰고, 장샤오강 초기 작품 중 정점을 찍었다고 평가하는 대작도 이 전시에 출품됐다. 이외에도 황용핑, 겅젠이, 왕광이, 리샨, 위요한, 딩이, 구원다 등등 중국 현대미술사를 수놓는 수많은 작가들이 대거 참여했다. 이름 한 번 들어봤다고 생각되는 작가는 대부분 참여했다고 봐도 될 정도였다. 중국 베이징 중국미술관에서 열린 ‘중국현대미술전’ 오프닝 전경. 1989년 2월 5일 개막한 전시는 전국에서 모여든 186명의 젊은 미술가들이 293점의 작품을 설치하고, 과거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결의를 다지며 ‘노 유턴’이란 슬로건을 내걸었지만, 2주의 기간을 다 채우지 못하고 끝나버렸다. 그럼에도 현대미술을 향한 야심찬 열기를 집대성할 수 있었던, 중국 현대미술사에서 가장 중요한 전시로 꼽힌다.다양한 작품이 출품된 만큼, 또 전시 자체가 전위를 표방한 만큼, ‘골때리는’ 작품도 많았다. 샤먼다다 그룹은 미술관을 옮겨보겠다며 밧줄로 미술관을 칭칭 감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고, 자신이 닭이 돼 알을 품고 부화시켜보겠다는 퍼포먼스를 펼친 작가도 있었고, ‘새우를 판다’는 행위예술을 벌이며 온 전시장을 수산물시장처럼 만들어버린 미술가도 있었다. 콘돔을 이용해 거대한 설치작품을 만들기도 했는데, 이 모두는 1989년 중국에서는 아방가르드의 최전선에 있는 작품이었다. 일반 대중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을지 몰라도 외국 갤러리 관계자들은 이 전시가 역사적인 전시가 되리란 것을 직감하며 전시작들을 공개된 가격 그대로 지불하며 구매에 열을 올렸다. 이렇게 큐레이터와 미술가들이 온 열정을 불태웠던 ‘중국현대미술전’. 그 전시 오픈 3시간 만에 샤오루가 총을 쏜 것이다. 아마도 진정한 중국의 현대미술이 시작됐음을 알리는 신호탄이었으리라. 하지만 미술관에는 관람객이 들어차 있었고, 사전에 어떤 공지도 없었기 때문에 경찰에 의해 전시는 즉각 닫힐 수밖에 없었다. 외신이 예술에 대한 탄압이라며 신나게 보도하는 동안 큐레이터들은 열과 성을 다해 재개관 협상을 했고, 천만다행으로 전시는 다시 개막할 수 있었다. 샤오루와 조력자는 체포됐는데, 사용했던 총을 반납하고 여러 관료가 힘쓴 결과 풀려날 수 있었다. 황당하게도 그 뒤에 한 번 더 전시를 중지시킨 ‘폭탄 편지’ 또한 어떤 작가의 퍼포먼스였다고 전한다. 비록 애써 준비한 전시가 중단되는 것은 큐레이터와 다른 작가들에겐 분명 화나는 일이었겠지만, 총과 폭탄 해프닝 덕분에 ‘중국현대미술전’이 더욱 더 큰 파장을 일으키고 주목을 받은 것 또한 사실이다. ◇톈안먼사태 이후 작가들 창작 의욕 잃고 칩거 이어져아이러니하게도 자유로운 미술을 집대성한 ‘중국현대미술전’이 막을 내린 직후부터 중국 사회는 ‘자유’와는 정반대 방향으로 내달렸다. 또 한 번의 총과 폭탄 때문이었다. 전시 폐막 두 달 뒤인 1989년 4월, 당비서 후야오방(1915∼1989)이 급작스러운 심장마비로 사망한 게 발단이었다. 덩샤오핑(1904∼1997)의 최측근이자 2인자였던 후야오방은 정치인 중 자유를 가장 많이 지지하는 쪽이었고, 때문에 중국 지식인들에게서 많은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권력 다툼 때문이었는지 그는 1986년 이미 정치적 힘을 잃은 터였다. 이후 1989년 무렵 다시 후야오방이 원래의 자리로 복귀할 거란 소문이 돌았고, 그(가 상징하는 자유)를 지지하던 중국인들은 당연히 그날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후야오방이 돌연 사망하면서 사람들은 낙담 속에 그의 죽음을 대대적으로 추모하기 시작했다. 베이징 톈안먼광장은 화환과 꽃으로 뒤덮였고, 애도의 물결은 점차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집회로 변했다. 중앙미술학원 학생들은 스티로폼으로 ‘민주주의 여신상’을 만들어 톈안먼에 걸린 마오쩌둥 초상과 대치시켰다. 걸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가 함께 행진했다고 전해질 만큼 그 규모는 점점 커졌다. 1989년 5월 토시오 사카이가 촬영한 중국 베이징 톈안먼광장. 중앙미술학원 학생들이 스티로폼으로 만든 ‘민주주의 여신상’이 톈안먼에 걸린 마오쩌둥 초상을 마주보고 있다. 이후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집회는 점점 확산됐고 결국 6월 4일 ‘톈안먼사태’가 터졌다. 톈안먼광장은 총과 대포로 화염에 뒤덮였으며 ‘민주주의 여신상’은 탱크에 짓밟힌 채 처참히 부서졌다.당시 시민들의 항쟁을 보고받은 85세의 덩샤오핑은, 6월 3일 시민들을 진압할 것을 승인했고, 결국 6월 4일 새벽 요란한 총과 대포 소리가 울렸고 톈안먼광장은 화염으로 뒤덮였다. ‘민주주의 여신상’은 탱크에 짓밟힌 채 처참히 부서졌다. 역사가 ‘톈안먼사태’라 기록하는 사건이다. 그해 중국미술관에서 미술가들이 쏘아올린 자유를 향한 예술을 덩샤오핑의 군대는 총과 탱크로 진압했다. 불과 넉 달 사이 두 개의 전혀 다른 총소리가 베이징 하늘을 갈랐다. 톈안먼사태 이후 중국 사회는 완전히 얼어붙었다. 미술도 당연히 마찬가지였다. 작가들은 창작의 의욕을 잃고 칩거했다. 전시기획자였던 가오밍루는 미국으로 이주하였고, 리셴팅도 몸을 사리는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었다. 1990년대 들면서 미술은 서서히 활력을 되찾았고, 작가와 큐레이터도 활동을 재기했지만, 톈안먼사태로 입은 내상은 이후 중국 미술을 무기력, 개인주의, 물질주의로 점철시켰다. 만약 ‘중국현대미술전’의 열기가 그대로 이어졌다면, 중국의 동시대미술은 훨씬 더 급진적인 형태를 가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역사에 ‘만약’은 아무 소용이 없는 법. 우리는 그저 중국 미술의 열기를 집대성한 전시로 1989년 ‘중국현대미술전’을 기억할 뿐이다. 1989년 베이징에 울렸던 전혀 다른 두 개의 총소리와 함께. △정하윤 미술평론가는…1983년 생. 그림은 ‘그리기’보단 ‘보기’였다. 붓으로 길을 내기보단 붓이 간 길을 보고 싶었단 얘기다. 예술고를 다니던 시절 에른스트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에 푹 빠지면서다. 이화여대 회화과를 졸업했지만 작가는 일찌감치 접고, 대학원에 진학해 미술사학을 전공했다. 내친김에 미국 유학길에 올라 캘리포니아주립대 샌디에이고 캠퍼스에서 중국현대미술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사실 관심은 한국현대미술이었다. 하지만 그 깊이를 보려면 아시아란 큰물이 필요하겠다 싶었고, 그 꼭대기에 있는 중국을 파고들어야겠다 했던 거다. 귀국한 이후 미술사 연구와 논문이 주요 ‘작품’이 됐지만 목표는 따로 있다. 미술이 더 이상 ‘그들만의 리그’가 아니란 걸 알리는 일이다. 이화여대 등에서 미술교양 강의를 하며 ‘사는 일에 재미를 주고 도움까지 되는 미술이야기’로 학계와 대중 사이에 다리가 되려 한다. 저서도 그 한 방향이다. ‘꽃피는 미술관’(2022), ‘여자의 미술관’(2021), ‘커튼콜 한국 현대미술’(2019), ‘엄마의 시간을 시작하는 당신에게’(2018) 등을 펴냈다.
2023.04.14 I 오현주 기자
오세훈표 저출생 대책 2탄…9월부터 산후조리경비 100만원 지원
  • 오세훈표 저출생 대책 2탄…9월부터 산후조리경비 100만원 지원
  •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서울시가 ‘오세훈표 저출생 대책’ 두 번째로 4만 2000여명 임산부와 출산가정을 위한 지원책을 내놨다. 이번 대책은 오는 9월부터 산후조리경비 100만원 지원 등 임신·출산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최대한 덜어주고, 임산부 배려 문화 확산에 방점이 찍혔다.오세훈 시장이 출산을 앞둔 서울시 직원을 축하하고 있다. (사진=서울시)서울시는 이런 내용을 담은 임산부 지원대책을 4년간 총 2137억원을 투입해 본격 추진한다고 11일 밝혔다.이번 대책의 주요 내용은 △산후조리경비 100만원 지원 △고령 산모 검사비 지원 △둘째 출산시 첫째아이 돌봄 지원 △임산부 교통비 지원 사용처 확대 △임산부 배려공간 조성 등이다.통계청 ‘2022년 출생·사망통계’에 따르면 작년 서울 출생아 수는 4만 2500명이다. 서울시는 소득 기준과 관계없이 모든 출산가정에 산후조리경비 100만원을 오는 9월부터 지원한다. 쌍둥이를 출산하면 200만원, 세쌍둥이는 300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또 전국 최초로 만 35세 이상 고령 산모에 최대 100만원의 검사비를 지원한다. 여기에 둘째 임신·출산으로 첫째 아이 돌봄에 어려움이 없도록 첫째에 대한 ‘아이돌봄 서비스’ 본인부담금을 최대 100% 지원한다.임산부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임산부 교통비 지원(70만 원)’은 대중교통과 자가용(유류비)에 이어 이달부터 기차(철도)까지 사용처가 확대된다. 지하철 임산부 배려석 같이 시청사와 미술관, 박물관 등 다중이용시설 내 엘리베이터 안팎에도 ‘임산부 배려공간’도 조성한다.(자료=서울시)서울시의 산후조리경비 100만원 지원은 신청일 기준으로 서울시에서 6개월 이상 거주한 출산가정이면 누구나 받을 수 있다. 출산일 기준 60일 이내 신청 가능하며, 산모도우미 서비스, 의약품, 한약조제 등 산모의 건강회복에도 사용 가능하다. 또 만 35세 이상 산모에 대해선 건강한 출산을 위해 니프티·융모막·양수 검사 등 검사비를 전국 최초로 지원한다.서울시는 둘째 이상을 임신·출산하는 가정엔 정부의 ‘아이돌봄서비스’(시간제, 영아종일제) 본인부담금을 50~100% 지원한다. 아이돌봄서비스는 만 12세 이하 아동이 있는 맞벌이 등 양육 공백 가정에 아이 돌보미가 찾아가는 방문 돌봄 서비스다. 중위소득 150% 이하는 정부와 지자체에서 이용료의 15~85%를 지원받을 수 있다.중위소득 150% 이하 가정은 본인부담금의 100%를 지원해 아이돌봄서비스를 전액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중위소득 150% 초과 가정도 본인부담금의 50%를 지원받을 수 있다. 지원기간은 임신 판정일로부터 출산 후 90일까지, 총 5개월 간(다태아 6개월)이다.오세훈 시장 공약사업인 ‘임산부 교통비 지원사업’은 사용처를 확대해 편의성을 더한다. 기존 버스, 지하철, 택시 등 대중교통과 자가용 유류비 등에 더해서 이달부터는 기차를 탈 때도 사용할 수 있다. 이밖에 임산부 배려 및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지하철역과 관공서, 박물관 등 공공시설 승강기(엘리베이터)에 ‘임산부 배려공간’을 조성한다.오 시장은 “아이 울음소리가 소중한 오늘, 우선 난임 지원에 이어 산후조리 지원하는 등 아이를 낳고 아이가 성장하는 과정을 책임지는 정책을 펴겠다”며 “우리 사회의 미래를 위해선 무엇보다 출산율을 높여야 한다. 서울시는 이번 대책에 그치지 않고 전방위 노력을 중단없이 추진하고 여러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도 수렴하겠다”고 말했다.(자료=서울시)
2023.04.11 I 양희동 기자
최고 낙찰가 132억, 김환기 '우주' 전시…소장자 김웅기 회장 공개
  • 최고 낙찰가 132억, 김환기 '우주' 전시…소장자 김웅기 회장 공개
  •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2019년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서 132억원에 낙찰되며 사상 최고가 낙찰 기록을 세운 김환기의 ‘우주’가 일반에 공개된다. 글로벌세아그룹이 운영하는 갤러리 S2A가 오는 14일부터 여는 ‘화중서가(畵中抒歌) : 환기의 노래, 그림이 되다’ 전을 통해서다.‘우주’는 2020년 갤러리 현대 50주년 기념전에 출품되는 등 이전에도 일반에 전시된 적이 있은 있지만, 김웅기 글로벌세아그룹 회장이 소장자로서 처음 작품을 내보이는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김환기 ‘우주’(Universe 05-Ⅳ-71 200·1971), 1971ⓒ환기재단·환기미술관(사진=갤러리S2A).김환기는 해외 유학시절 한국에 대한 향수가 녹아든 서정주의를 서구 모더니즘에 녹여내며 독자적 화풍을 선보인 한국 추상미술의 대표적인 화가다. ‘우주’는 1971년작으로 푸른색 전면점화다. 독립된 그림 두 폭이 합쳐져 한 작품을 이루는 형태로 김환기 작품 중 가장 큰 추상화(254×254㎝)이자 유일한 두폭화다. 기량이 최고조에 이른 작가의 말년인 이른바 ‘뉴욕 시기’(1963~1974)에 완성된 작품이다. 김환기의 후원자이자 친구, 주치의였던 의학박사 김마태(94)씨 부부가 작품이 제작됐던 해에 작가에게 직접 구매해 47년간 소장하다 2004년 8월 환기미술관에 장기 대여했다. 이후 2019년 11월 23일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서 당시 환율로 약 131억8750만원에 낙찰되며 화제를 낳았다. 처음에는 해외 컬렉터(수집가)가 구매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에서는 다시 보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으나 올해 7월 구매자가 김웅기 회장으로 밝혀졌다. 이번 전시에서는 1950년대 구상회화부터 1970년대 미국 뉴욕시기의 올오버 페인팅에 이르기까지 전 시기를 아우르는 작품 총 17점이 공개된다. ‘동경·서울 시기’(1933∼1955)의 달항아리 작품과 ‘파리·서울 시기’(1956∼1962) 작품인 ‘영혼의 노래’(1957) 등이다. 전체 전시작 중 김 회장의 소장품은 ‘우주’ 등 2점이다. 나머지 작품은 ‘미술품 공유’에 뜻을 함께한 컬렉터 12명이 김환기 작품을 무상으로 대여해준 것으로 알려졌다.전시는 오는 12월 21일까지 계속되며 무료(예약)로 관람이 가능하다.
2022.10.13 I 이윤정 기자
청와대 둘러본 소장품 작가·유족…“한국화 르네상스 열 것”
  • 청와대 둘러본 소장품 작가·유족…“한국화 르네상스 열 것”
  •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기획 중인 ‘청와대 소장 한국화 특별전’이 ‘한국화 르네상스’의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문화체육관광부가 올 가을 계획·추진 중인 ‘청와대 소장품 특별전’ 전시 대상 작품을 그린 작가와 유족들이 지난 3일 청와대를 둘러본 뒤 전한 소회다.4일 문체부에 따르면 의재 허백련의 손자 허달재 의재문화재단 이사장을 비롯해 월전 장우성의 아들 장학구 이천시립월전미술관장, 오용길 작가는 지난 3일 청와대 영빈관 2층과 본관 1층을 관람하고 전시 대상 작품에 대한 해설과 사연을 소개했다. 청와대 소장품 특별전 작가와 작가 유족들이 지난 3일 청와대를 둘러본 뒤 청와대 영빈관 앞에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오용길 작가, 월전 장우성의 아들 장학구 이천시립월전미술관장, 의재 허백련의 손자 허달재 의재문화재단 이사장(사진=문화체육관광부).허달재 이사장은 “전시작인 ‘벽추’는 할아버지의 화풍이 돋보이게 드러나는 작품으로, 그림에 기러기가 아닌 효도를 의미하는 까마귀 떼를 배치해 흥미와 호기심을 자아낸다”며 “이번 특별전이 ‘한국화 르네상스’의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장학구 관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9년 전 여주지청장으로 있을 때 이천에 있는 월전미술관을 찾아온 적이 있다”며 “미술에 대한 조예와 관심이 특별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때 예술작품의 전시공간을 크게 늘려야 한다고 말했는데, 대통령 취임사에서 강조한 ‘문화의 공정한 접근기회’와 맥이 통하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한국화가 오용길 이화여대 명예교수는 “국민 속에 들어간 청와대가 건축물 관람, 전통 문화재 구경에 머물러서는 안된다”면서 “청와대에 소장된 수많은 예술품의 격조 있는 전시 공간으로 활용돼야 청와대 개방의 의미가 크게 확장된다. 한국화 작가로서 전통회화를 조명하는 기회를 마련하는 것에 기대가 크다”고 했다.이들은 청와대 관람에 앞서 서울 서계동 문체부 저작권보호과 서울사무소에서 박보균 문체부 장관을 만나 간담회를 가졌다. 박 장관은 이 자리에서 “기대처럼 한국화 르네상스를 여는 계기가 되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청와대에는) 1948년 이승만 대통령 때부터 당대 최고의 예술작품들이 기증돼 왔다”며 “오랜 세월 권력의 은밀한 세계에서 소수 사람만이 즐기고 감상했던 그 시대 거장의 작품을 국민 모두가 감상하는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청와대 소장품 특별전을 기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청와대 소장 미술품 중 의재 허백련 작가가 그린 1952년작 ‘벽추’(사진=문화체육관광부).
2022.08.04 I 김미경 기자
이재명 "블랙리스트·다이빙벨 사건 없는, 문화강국 만들 것"
  • 이재명 "블랙리스트·다이빙벨 사건 없는, 문화강국 만들 것"[전문]
  •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23일 “독재와 억압은 표현의 자유, 노동의 자유를 유린하고 문화예술을 퇴보시키는 칼날이다.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3일 충남 천안시 신세계백화점 앞에서 열린 ‘첨단산업 중심 충남, 이재명은 합니다’ 천안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이 후보는 이날 오후 ‘세계 2강의 문화강국 코리아, 꿈은 이루어집니다!’를 주제로 한 제2회 방송연설에서 “원칙이 무너졌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우리는 ‘문화계 블랙리스트’,‘다이빙벨’사건으로 체감했다. 자율을 존중하고 간섭하지 않는 나라, 문화예술이 산업의 중심이 되어 세계로 뻗어가는 나라 문화강국을 만들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연설에서 이 후보는 베이징 올림픽에서 불거진 중국의 문화공정 등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가장 공정해야 될 올림픽에서 편파 판정이 벌어졌다. 역사와 문화를 왜곡하는 문화공정, 저 역시 분노하고 실망했다”며 “주변국의 부당함에 대해서 당당하게 할 말을 하고, 우리 문화를 확실하게 지키는 강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또 “세계 최고 수준의 ‘K-콘텐츠 밸리’를 만들어서 우리 문화자산에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메타버스 같은 첨단기술이 융합된 세계일류 콘텐츠를 개발하겠다”며 “문화콘텐츠 세계 2강의 지평을 열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문화예술인에 대한 ‘연간 100만원의 기본소득’ 지급과 ‘공공임대주택 보급’ 확대, 전국 기초단위 지방정부에 작은 미술관과 작은 영화관 건립 등 계획도 밝혔다. 다음은 이 후보의 제2회 방송연설문 전문이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 이재명, 인사드립니다.<당당한 대한민국, 사랑받는 체육 만들겠습니다>베이징 동계 올림픽이 막을 내렸습니다. 우리 선수단 여러분, 고생 많으셨습니다. 모두가 힘겨운 이 때, 우리 선수들의 뜨거운 열정, 도전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정말로 고맙고 자랑스럽습니다.그러나 이번 올림픽, 마냥 시원하고 통쾌하지만은 않았습니다. 가장 공정해야 될 올림픽에서 편파 판정이 벌어졌습니다. 역사와 문화를 왜곡하는 문화공정, 저 역시 분노하고 실망했습니다.주변국의 부당함에 대해서 당당하게 할 말을 하고, 우리 문화를 확실하게 지키는 강한 대통령이 되겠습니다.어떤 종목이든 우리 선수들이 좌절하거나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체육 현장의 목소리를 확실하게 반영하고 실질적인 정책들로 뒷받침 하겠습니다. 우리 체육계 고질적 문제인 엘리트주의, 성폭력, 금품수수 이런 비리를 확실하게 도려내고 공정한 스포츠 문화를 조성하겠습니다. 체감형 생활체육 정책으로 우리 국민 모두 건강해지는 행복한 스포츠 복지국가 꼭 만들겠습니다.<문화의 힘이 곧 국가경쟁력입니다>국민 여러분, 제가 존경하는 백범 김구 선생은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 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75년이 지난 지금, 김구 선생의 그 염원, 문화강국의 꿈이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누군가는 한류를 ‘한때의 열풍일 뿐이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러나 오징어 게임에서 열연하신 오영수 배우님이 골든글로브상 수상 소감에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한류는 ‘세계 속의 우리’가 아닌, ‘우리 속의 세계’가 되었다. 저도 전적으로 공감합니다.김치와 한복, 한글 같은 우리 전통문화뿐 아니라 BTS로 대표되는 K-POP 그리고 오징어 게임, 기생충 같은 콘텐츠까지, 이제‘메이드인 코리아’라는 설명이 없어도 세계인들은 이미 우리 문화를 함께 즐기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문화강국의 기준입니다. 문화의 힘이 곧 국력이고 국가경쟁력입니다.“잘 키운 콘텐츠 하나, 반도체 안 부럽다” 이런 말이 있습니다. K-콘텐츠 산업은 매출 127조원, 일자리 68만개를 만들면서, 이제 반도체 산업과 비슷한 규모로 성장했습니다.BTS, 한 그룹이 창출하는 경제효과만 연간 5조원 이상. 자동차 20만대 이상 수출과 맞먹습니다. K-웹툰 플랫폼은 만화강국 미국과 일본에서 이미 독보적인 1위로 자리매김 했습니다. 2020년에는 시장 규모 1조원을 돌파하면서 새로운 미래 먹거리산업으로 급부상중입니다. 세계의 ‘문화중심’이 되고 있는 대한민국 정말로 자랑스럽습니다. <문화콘텐츠 세계 2강의 지평을 열겠습니다>그러나 낙관하고 있을 수만은 없습니다. 기술혁명에 따른 디지털 대전환의 위기는 문화산업에도 엄청난 변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 전환적인 위기를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문화산업 역시도, 미래를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저 이재명은 문화산업의 4차 산업혁명, ‘디지털 콘텐츠 대전환’반드시 책임지고 이끌겠습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K-콘텐츠 밸리’를 만들어서 우리 문화자산에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메타버스 같은 첨단기술이 융합된 세계일류 콘텐츠를 개발하겠습니다.이 과정에서 문화 일자리 50만개 이상 만들 수 있습니다. 디지털 전환의 위기를 문화산업 도약의 기회로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세계 2강’ 문화강국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우리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일이 몇 가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문화·예술 분야의 공정성 회복입니다. ‘진정한 예술가는 가난 속에서 탄생한다’이런 잘못된 인식으로 문화예술인들의 고통을 정당화하고 방치하지 않겠습니다.이제 더 이상 제작단가 후려치기, 저작권 독점과 같은 이 불공정한 관행들이 창작자의 의욕을 꺾지 못하게 막겠습니다. 공정한 문화예술 생태계, 반드시 만들어야 하고, 제가 만들어 내겠습니다.<‘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는 원칙>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창작자의 자율성이 보장될 때 가장 경쟁력 있는 콘텐츠가 탄생합니다.김대중 대통령께서 정립하고, 노무현 대통령께서 굳건히 지켰고, 문재인 대통령께서 다시 세운,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그 원칙을 확실하게 이어가겠습니다.이 원칙이 무너졌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우리는 ‘문화계 블랙리스트’,‘다이빙벨’사건으로 체감했습니다. 독재와 억압은 표현의 자유, 노동의 자유를 유린하고 문화예술을 퇴보시키는 칼날입니다.권력의 눈치를 보면서 문화예술활동을 해야했던 블랙리스트 그 시대, 다시 돌아갈 수는 없습니다. 문화예술인의 창작활동을 전폭적으로 지원 하되 자율을 존중하고 간섭하지 않는 나라, 문화예술이 산업의 중심이 되어 세계로 뻗어가는 나라 문화강국, 저 이재명이 확실히 약속드립니다.문화예산 비중을 두 배 이상 늘려서 ‘문화예산 2.5% 시대’를 열겠습니다. 문화예술인들에게 ‘연간 100만원의 기본소득’을 지급하고, ‘공공임대주택 보급’을 확대하겠습니다.‘문화기본권’보장도 힘쓰겠습니다. 도시민이 아니라는 이유로 문화·예술에서 배제당하지 않게 하겠습니다. 전국의 기초단위 지방정부에 작은 미술관, 작은 영화관 많이 만들고 운영 지원하겠습니다. 통합문화이용권 지원을 생애주기별로 확대하고, 국민 누구나 집 가까운 곳에서 1인 1예술교육을 받을 수 있게 보장하겠습니다.더 많은 투자로 모든 국민이 높은 수준의 문화예술을 만들고, 즐기는 문화강국. 확실하게 만들겠습니다.<국민께 드린 약속 반드시 지키겠습니다>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창작의 자율성이 보장되는 나라, 그래서 K-컬처가 세계를 휩쓰는 그런 나라 원하십니까? 아니면, 다시 블랙리스트로 문화예술이 위축되는 암담한 나라 원하십니까?저 이재명은 우리 국민이 가진 창조와 열정의 DNA를 마음껏 발휘할 수 있게 하겠습니다. 이번 3월 9일, 우리의 문화,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 저 이재명을 선택해 주십시오. 세계 2강 문화강국 코리아, 이재명이 반드시 만들겠습니다. 이재명은 합니다.고맙습니다.
2022.02.23 I 박기주 기자
  •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 추경發 금리·물가상승…취약층 흔들린다
  •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다음은 14일 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기사다.△1면 -추경發 금리·물가상승…취약층 흔들린다-충당금 적립 줄인 금융지주 뒤늦게 경고 나선 감독당국-李-尹-安 ‘단일화 삼각게임’ 스타트…박빙 판세 바꾸나-토지보상금 32兆…용·주·포 땅값 들썩-[사설] ‘발등의 불’ 된 미국발 긴축, 충격 최소화 대책 서둘러야-[사설] 고용연장 논의, 임금개편·청년실업 답 없인 효과 없다△종합-국대들 ‘치킨 연금’ 요청에 ‘황올’ 주문량 30% 뛰었네-반한정서 과장됐다지만…中공관·언론이 반감 부추겨-내일부터 공식 선거운동…李 부산행, 尹 서울로 △‘야권 후보 단일화’ 급부상-安 단일화 제안에…역선택 우려한 尹, 국민경선 방식 사실상 거부-‘DJP연대’로 김대중 당선…김종필과 공동정부-코로나 지원·경제활성화 한목소리 속 방법론 온도차△종합-“정부가 코로나대출 부실 자초하곤 이제야 충당금 압박” 금융권 볼멘소리-“러, 우크라이나 침공 땐 가혹한 대가”…바이든, 푸틴에 강력 경고-연준 긴축 우려에 우크라 전쟁 공포…잠 못드는 코스피-영업시간 제한 ‘10시’로 연장하나 김부겸 총리 “용기있는 결단 검토”△선심성 돈 풀기 역풍 우려-정치권 추경 증액 압박…금리·물가 상승, 대외신인도 하락 ‘삼중고’-추경에 美금리인상까지…천장 뚫린 국고채 금리-“초과세수 이미 고갈…추경 증액보다 예산 조기집행 우선해야”△정치-후보등록 李 “정치보복 다시 없어야”…尹 “정의로운 대한민국 재건”-李 39,1%, 尹 41.6%, 安 7.7%…당선 가능성은 尹 우위-“이재명, 새 모습으로 등장하면 지지층 결집할 것”-“정권교체 열망 커…윤석열 호남지지율 20% 가능”△경제-물류적체 속 교역량 증가…공급망 병목 더 오래간다-‘동영상 안 봐도 환불 불가’ 구글·넷플릭스 등 과태료-외식품목 39개 중 34개 물가 3% 넘게 뛰었다-이재명 “세무사시험 공무원 특혜 없앨 것”△글로벌-최악 인플레 엎친데 우크라 사태 덮쳐…치솟는 에너지 가격-“코로나 백신 의무화 안돼”…세계 곳곳서 반대 시위에 몸살-日교토, 빈집에 첫 세금-“과도한 부채 해결 없이는 中경제 영원히 美 못 제쳐”△증권-키옥시아 낸드 생산 차질…삼성전자·SK하이닉스 ‘뜻밖 호재’-카카오, 자사주 소각에 9만원대 회복…줍줍하던 개미들 ‘팔자’-이유 없이 급등 대선 테마주 선거 다가올수록 ‘제자리로’△부동산-집값 떨어지는데 이자 부담은 커지고…잠 못드는 영끌족-넉달새 3억 ‘뚝’…급등하던 화성, 공급폭탄 피해-LH와 땅 소송서 승소…반포주공, 재건축 ‘청신호’-서울 불광5·부산 구서5 GS건설, 정비사업 수주△돈이 보이는 창-올해 토지보상금 32조 풀린다 200만원 하던 땅값 1년새 3배△부동산-토지 보상 풀린 돈 ‘용·주·포’로 몰린다-“같은 지역이라도 땅값 천차만별…꼼꼼한 사전조사는 필수”△불붙은 ’예·적금 재테크’-2년 부으면 이자가 10%…주식 팔아 은행 달려가는 MZ세대-서대문으로 울산으로…새벽부터 새마을금고·신협 줄 선 까닭은△아트테크&-대형 화랑도 뛰어들어…판 바뀌는 ‘NFT 미술시장’-인플레이션 혜택 에너지·식량회사 담은 ETF…1년 수익률 24% 껑충-분양가 9억 미만 아파트 청약시장 흥행 이끈다△산업-궤도 오른 구광모의 車전장…하반기 턴어라운드 시동-본업보다 부업…윤활유 사업에 사활 건 정유사-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빅3 공통점은 테슬라 파워-美 배터리 업체 SES, 한국진출△ICT-‘국내는 좁다’…세계로 발 뻗는 네이버·카카오-巨與 ‘사이버안보법’ 발의 시끌-정인영 ‘기술’, 이혜민 ‘창업’, 이근주 ‘경륜’…3파전-“화이트 해커 출신서 사업가 변신…안티 드론 기술 R&D 집중”△중소기업-인테리어 완성은 ‘수납’…잘 채워 넣어야 좋지 아니한家-“코로나 이후 준비”…중기, 신사옥·공장 투자 한창-전기자전거 라인업·디자인 다양화…자전거업계 실적 성장 가속화-코웨이 퍼스트브랜드 4관왕 정수기 부문선 8년 연속 1위△소비자생활-참이슬-처음처럼, 엇갈린 성적표 받은 이유는-“MZ세대 겨냥…최소 물량 팔아 ‘작은 성공’ 계속할 것”-접시부터 미술작품까지…‘럭셔리테리어’ 열풍-갤러리아, 프랑스 명품 ‘포레르빠쥬’ 매장 리뉴얼△스포츠-‘깜짝’ 선입견과 싸운 차민규…“2연속銀, 노력으로 일궜다” 자부심 -팀킴, ‘복병’ 중국에 5-6 석패…오늘 한일전이 ‘4강 분수령’-유영, 발리예바 다음 차례 연기…전체 27번째-‘약물 의혹’ 발리예바, 출전 여부 오늘 결정-노르웨이 보에 형제, 바이애슬론 금·동 ‘눈길’-샘 라이더 홀인원에 ‘골프 해방구’ 열광…2만 관중 물병 세리머니△이데일리가 만났습니다-“5년 주기로 새 감염병 등장…제2 코로나 대비 전문의·병동 확대 나서야”-지방의료원 첫 권역응급의료센터 지정…“취약계층 의료 사각지대 없앨 것”△오피니언-자영업 ‘대책’ 아닌 ‘정책’에 주목하라-보유세와 양도세 인상…양자택일하자면-[기자수첩] 실행력 한계에 갇힌 4차산업혁명위△피플-“자상하고 따뜻한 분”…“좋은 어른이셨는데 안타깝다”-“인체세포 분비 나노입자인 ‘EV’ 활용한 치료제…제약시장 이끌 것”-제38대 한국마사회장에 정기환 전 마사회 상임감사-박용만 전 두산그룹 회장 컨설팅사 설립 ‘홀로서기’-인사가 만사-명복을 빕니다△사회-아침 일찍 갔는데도 대기 3시간…모바일운전면허증 발급현장 북새통-21세기판 남녀칠세부동석 ‘독서실 혼석 금지 조례’ 문제 없을까-기분 나쁘다고 꼴보기 싫다고…코로나 시대 보복성 신고 급증-서울시 “1인 가구, 성별·연령·지역별로 나눠 지원”-밤부터 전국 비 또는 눈…미세먼지 점차 해소
2022.02.13 I 이용성 기자
돌팔이 이발사가 외과 명의 되기까지<8>
  • 돌팔이 이발사가 외과 명의 되기까지[이윤희의 아트in스페이스]<8>
  • 18세기 네덜란드 화가 야코프 카츠가 1787년 그린 ‘여성의 머리에서 돌을 빼내는 이발사 겸 외과의사’. 인류역사에서 행해졌던 비과학적 의료행위를 꼬집은 풍자화다. 외과의사를 ‘겸직’했던 이발사가 여인의 이마에 구멍을 뚫어 ‘광기의 돌’을 빼내는 장면이다. 광기의 돌은 인간의 이마에 박혀 이상행동의 원인이 된다고 생각했던 가상의 돌이지만, 멀쩡한 사람의 이마에 구멍을 뚫는 행위는 ‘실제로’ 진행이 됐다. 종이에 수채, 41×31.9㎝, 영국 런던 웰컴갤러리 소장.200여년 전 소설 ‘오만과 편견’이 탄생한 곳은 낡은 책상이었답니다. 종이 몇 장과 잉크병, 깃대펜이 전부인 그곳이 바로 영국작가 제인 오스틴의 작업실이었던 셈입니다. 장서가 그림처럼 꽂힌 책장, 큼직한 책상이 근사한 ‘서재’란 공간은 남성 작가만 차지할 수 있던 시절이었습니다. 서재뿐인가요. 화가의 공간이던 ‘아뜰리에’도 그랬고, 누구에게나 열려있다는 ‘카페’와 ‘술집’ ‘광장’도, 한 가정집의 ‘부엌’과 ‘식당’ ‘침실’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속해 있던 공간이지만, 그곳이 모든 이들에게 늘 공평했던 것은 아니었던 겁니다. 오랜 시간 미술관을 일터로 삼아온 이윤희 학예연구관이 이데일리와 함께 그 장면, 장면을 들여다봅니다. 때론 객관적 기록으로, 때론 상징을 담아, 때론 비틀린 풍자를 숨겨낸 ‘그림으로 읽는 공간이야기’ ‘그림으로 읽는 사람이야기’입니다. 주말 독자 여러분을 아트인문학의 세계로 안내합니다. <편집자주> [이윤희 수원시립미술관 학예과장] 모든 사람의 생각이 비슷했을 것이다. 나 살아생전에, 더구나 21세기에 전염병의 대유행이 지구 전체를 삼켜버리는 일을 목도하리란 예상은 거의 못했을 것이란 말이다. 물론 과거 역사를 보면 주기적으로 역병이 돌아 많은 인구가 죽음에 이르렀다고는 하나, 동물복제가 가능하고 화성에 탐사선을 보내는 요즘 시대에 전염병의 팬데믹이라니. 하지만 지구 곳곳에서 여러 종류의 백신이 빠르게 개발됐고 마치 공장에서 컨베이어벨트가 돌아가듯 동네마다 병원에서 착착 백신을 맞고 15분 후에 걸어나오는 사람들의 풍경을 매일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별별 전염병이 다 돌았을, 오래 전 병원의 모습이 어땠을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이발소 간판의 빨강과 파랑·흰색이 동맥과 정맥, 붕대를 상징한 것이고, 이발사가 의사를 겸했다는 소문은 사실일까. 놀랍게도 사실이다. 기원전 고대 그리스의 히포크라테스가 의사로서 성스러운 선언을 했다지만, 그후로도 1000년 이상을 이발소에서 이도 뽑고 상처의 봉합이나 절단수술까지 했다는 것이다. 이는 중세 1000년 동안 해부학이 엄격하게 금지돼 과학으로서의 의학발달을 막았던 역사와 관계가 깊다. 네덜란드 화가 야코프 카츠(1741∼1799)가 그린 ‘여성의 머리에서 돌을 빼내는 이발사 겸 외과의사’(1787)를 보면, 18세기까지도 존재했던 비과학적 의료행위를 짐작할 수 있다. 물론 이발사는 날카로운 칼이나 가위를 누구보다 잘 다루는 전문가다. 하지만 면도를 잘못해 어쩌다 피를 보는 것과 수술을 하는 것은 천지차이일 텐데, 도구를 잘 다룬다고 수술까지 맡기다니 이 얼마나 위험천만한 일인가. 직업의 미분화는 어느 분야에나 있는 일이지만, 오늘날 의료와 이발은 아주 극단적으로 다른 분야라 그저 놀라울 뿐이다. 카츠의 그림 속 이발소는 제법 전문적인 치료실 같은 분위기마저 풍긴다. 선반에는 알코올과 각종 향유를 비롯한 약재들이 든 병이 가지런히 정돈돼 있고, 붉은 벨벳 의자에 나이 든 여성이 수술을 받고 있다. 수술의 부위는 이마다. 이발사는 여인의 이마에 구멍을 뚫어 일명 ‘광기의 돌’(the stone of madness)을 빼내는 중이다. 야코프 카츠의 ‘여성의 머리에서 돌을 빼내는 이발사 겸 외과의사’(1787)를 클로즈업했다. 왼쪽은 이발사가 ‘이미에서 빼냈다’고 환자를 속인 ‘광기의 돌’을 담은 접시. 오른쪽은 창쪽 선반에 놓인 가위와 칼 등을 수납한 가죽지갑과 이발사 겸 외과의사의 전문성을 보여주기 위해 전시한 두개골.◇상상이 만든 ‘광기의 돌’ 꺼내려 이마에 구멍을…광기의 돌은 인간의 이마에 박혀 이상행동의 원인이 된다고 생각했던 가상의 돌이지만, 이것을 ‘실제로’ 빼내는 수술이 만연했던 시절이 있었다. 이마 안에 무슨 돌이 있을 리 만무하지만, 광기의 돌을 빼내는 것이야말로 실력 있는 이발사 겸 외과의사의 본분이었다. 때문에 수술하는 손이나 다른 손에 살짝 작은 돌을 숨겼다가 환자의 이마에 구멍을 뚫고 피를 낸 후 슬쩍 피묻은 돌을 떨어뜨리는 것은 이들의 흔한 속임수였다. 화면 왼쪽 테이블에는 머리에서 빼낸 무수한 돌을 담은 접시를 볼 수 있다. 자신의 병증을 고칠 수 있다는 희망으로 여인은 고통을 참고 있다. 한 손은 의자의 팔걸이를 꽉 쥐고 다른 손은 힘껏 주먹을 그러쥔 채 말이다. 창쪽 선반에서는 가위와 칼 등을 수납할 수 있는 가죽지갑과 함께 두개골이 보인다. 두개골은 원래 삶의 허무함을 잊지 않기 위한 목적으로 둔 일종의 책상기물이었지만, 여기서는 이발사 겸 의사의 전문성을 보여주기 위한 목적이다. 환자에게 두개골을 가리키며 ‘이즈음에 돌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용도였을 것이다. 화면 오른쪽 벽에 걸어둔 가죽 수납함에는 가위의 머리가 삐져나와 있고, 이발사의 등 뒤에도 가위가 걸려 있어, 이 사람이 가위를 쓰는 이발전문이란 것을 여기저기서 말해주고 있지만, 수술을 집도하는 표정은 진짜 의사처럼 진지하다. 하지만 그림이 그려진 때는 이미 전문교육을 받은 실제 의사가 활동하던 시기를 한참 넘겼기 때문에, 그림은 그런 어리석음에 대한 풍자화로 그려진 것이다. 이발사 겸 의사들은 시장 등 공공장소에서 자신의 집기를 가지고 나와 수술 공연을 하기도 했다. 예의 그 방법, 환자의 이마에 상처를 내고 숨겼던 돌을 빼내는 속임수를 써 사람들을 감탄케 하고 자신의 실력을 공공연하게 증명하는 용도로 말이다. 오늘날 전문병원이 천지라도 민간의료에 의존하는 사람들이 없지 않은 것을 보면, 오래 믿어왔던 치료법이 선진의술과 공존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일지도 모르겠다. 렘브란트의 ‘툴프 박사의 해부학 강의’(1632). 해부학을 강의하는 툴프 박사와 7명의 청강생을 그린 렘브란트의 첫 집단초상화다. 이발사의 수준을 훌쩍 뛰어넘은 당시 진짜 외과의사의 수준을 엿보게 한다. 렘브란트가 외과의사조합의 주문을 받아 그린 작품으로, 가위를 든 툴프 박사는 실존인물이다. 캔버스에 유채, 265.5×169.5㎝, 네덜란드 헤이그 마우리츠하위스미술관 소장.◇1000년 금지 해부학 허용…현대의술 선구자들의 초상화다만 이보다 100여년 전 렘브란트(1606∼1669)가 그린 ‘툴프 박사의 해부학 강의’(1632)는 이발사와 전혀 다른 체계로 의학이 수준 높게 성장하고 있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툴프 박사는 네덜란드 라이덴대에서 의학을 공부한 외과전문의로, 외과의사 길드의 조합장을 맡고 네덜란드의 의료환경에 큰 기여를 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중세 1000년 동안 해부학은 엄격하게 금지돼 있었지만 르네상스 이후 의사는 물론 화가들까지 해부학의 중요성을 다시 인식했다. 이때 해부할 수 있는 대상은 교수형에 처해진 죄수의 시신이어야 했고, 한 해에 한 번뿐인 기회였기 때문에 해부 의사 외에도 다른 의사 동료와 학생들이 참관할 수 있었다. 그림에 모자를 쓰고 시신의 팔을 길게 절개해 겸자로 근육을 들어 올리는 이가 툴프 박사고, 이를 지켜보면서 책의 내용과 비교하거나 기록하고 있는 이들은 의사조합의 회원들이다. 그들은 이 해부과정을 통해 피부 아래 근육과 인대, 뼈의 관계를 숙지하고 각자 자신의 의료행위에 적용하게 될 것이다. 렘브란트가 20대에 그린 천재적인 이 그림은 실제로는 의사조합의 집단초상화로, 시신을 제외한 의사들 각각이 렘브란트에게 그림값을 지불했다. 덕분에 잘 차려입은 의사들의 면면이 개성적으로 세심하게 잘 그려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때만 하더라도 의사들은 외과수술, 다시 말해 몸을 절개하는 일에는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았을 때라 그림은 시대를 앞서 나가는 선구자들의 초상화라 해도 과장이 아니다. 토머스 에이킨스의 ‘애그뉴 박사의 클리닉’(1889). 19세기 미국에서 행해졌을 거라 보이는 수술풍경을 묘사했다. 인물뿐만 아니라 흰 가운을 입은 의사, 마취와 수술집도, 맥막 체크 등 과정까지 세밀하다. 사실주의적 작품이 나온 배경에는 미술공부 외에도 의과대에서 해부학을 공부했던 화가의 견고한 지식이 바탕이 됐다. 캔버스에 유채, 214×300㎝,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소장.이후로도 수술실의 모습이 발전해 나가는 모습은 미국 사실주의 화가 토머스 에이킨스(1844∼1916)의 그림들로 생생하게 지켜볼 수 있다. 그중 한 점이 ‘애그뉴 박사의 클리닉’(1889)이다. 드디어 의사는 흰 가운을 입고, 마취와 수술집도, 맥박 체크까지 하고 있으며, 이를 보조하는 간호사를 대동하고 있는 것이다. 원형극장에서 공개적으로 이뤄진 수술만 아니라면 오늘의 수술풍경과 거의 다르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코로나시대, 인간의 신체가 너무나 유약한 것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됨과 동시에, 민간의료시대에서 전문의사시대로 넘어온 것이 소름이 돋도록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18세기 미국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이 호흡곤란으로 괴로워하자 백악관에 불려온 의사들이 2ℓ가 넘는 사혈을 해 결국 죽음에 이르렀다는 것이나, 불과 100년 전 장미가시에 찔린 상처가 아물지 않아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가 사망하고, 화가 에곤 실레가 겨우 스물여덟의 나이에 스페인독감으로 부인과 동시에 세상을 떴던 것을 떠올려보면, 우리가 진료를 받는 병원은 어찌나 믿음직스러운지. 과거 그림들로 확인해볼 때 병원다운 병원이 생겨나기까지는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그런 시절을 지나 1분에 1명씩 백신을 맞고 병원을 나서는 오늘에 새삼 감사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윤희 학예연구관은… 1970년생. 대학을 다니던 20대 어느 겨울, 해외여행 자유화 덕분에 유럽행 비행기에 오른 것이 인생에 미술을 들인 결정적 계기가 됐다. 누구나 들렀던 어느 미술관에서 뜻밖에 렘브란트의 ‘어머니 초상’이란 작품이 발을 붙들었다. 뭔가 꿈틀거리는 게 올라왔다. 세상을 감동시킨 그 수많은 작품을 설명하는 언어를 가지고 싶다는 열망도 함께였다. 이화여대에서 독문학과를 졸업한 뒤론 동대학원 미술사학과에 진학해 본격적으로 미술의 역사, 미술의 말을 공부했다. 이후 ‘공간’ 지 미술기자를 시작으로 대전시립미술관 학예실장, 아트센터 화이트블럭 학예실장, 청주시립미술관 학예실장 등을 거치며 오래전 그 렘브란트의 감동을 현장으로 옮겼다. 지금은 수원시립미술관 학예과장으로 일한다. 일터에 나가면 미술작품들이 바로 곁에 있다는 것에 만족하며 전시기획을 하고, 글을 쓴다. 번역서로 ‘그림자의 짧은 역사’(2006), ‘포토몽타주’(2003), ‘바디스케이프’(1999)가 있으며 저서로 ‘여성의 눈으로 보는 미술 키워드’의 출간을 앞두고 있다.
2021.10.30 I 오현주 기자
<17>곰보자국까지 정직하게 그려주게
  • [손태호의 그림&스토리]<17>곰보자국까지 정직하게 그려주게
  • ‘송창명 초상’(1768·왼쪽)과 ‘오명항 초상’(1728). 송창명 얼굴의 하얀 얼룩은 ‘백반증’을 앓은 흔적이고, 오명항의 검은 얼굴과 곰보는 ‘흑색황달’과 ‘두창’을 앓으며 얻은 흔적이다. 고관대작의 인생말년을 그리는 데도 예외가 없던 ‘있는 그대로’의 화풍에서 조선 선비정신의 올곧음과 정직함을 읽어낼 수 있다. 두 작품 모두 작자는 알 수가 없다. 비단에 채색, 50.1×35.1㎝(송창명 초상), 51.2×39.5㎝(오명항 초상), 일본 덴리대도서관 소장.혹독한 세상살이에 그림이 무슨 대수냐고 했습니다. 쫓기는 일상에 미술이 무슨 소용이냐고 했습니다. 옛 그림이고 한국미술이라면 더했습니다. 하지만 우리 사는 일을 돌아보면 말입니다. 치열하지 않은 순간이 어디 있었고, 위태롭지 않은 시대가 어디 있었습니까. 한국미술은 그 척박한 세월을 함께 견뎌온 지혜였고 부단히 곧추세운 용기였습니다. 옛 그림으로 세태를 읽고 나를 세우는 법을 일러주는 손태호 미술평론가가 이데일리와 함께 그 장면, 장면을 들여다봅니다. 조선부터 근현대까지 시공을 넘나들며, 시대와 호흡한 삶, 역사와 소통한 현장에서 풀어낼 ‘한국미술로 엿보는 세상이야기’ ‘한국미술로 비추는 사람이야기’입니다. 때론 따뜻한 위로로 때론 따가운 죽비로 매주 금요일 독자 여러분을 아트인문학의 세계로 안내합니다. <편집자주> [손태호 미술평론가] 세수를 하거나 샤워를 하면서 거울로 얼굴을 들여다보면서 놀랄 때가 있습니다. 탄력을 잃어가는 피부, 늘어가는 주름의 개수가 보이는 겁니다. 얼굴에는 자신이 살아온 세월이 고스란히 드러난다고 합니다. 생활의 고비를 하나씩 넘을 때마다 훈장처럼 주름도 하나씩 생기고, 즐거움과 기쁨은 표정과 안색으로 나타납니다. 또 병마에 시달리는 사람은 병색을 감출 수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자신의 얼굴에 항상 민감합니다. 요즘에는 스마트폰과 SNS 덕분에 더욱 자신의 얼굴에 관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겠지요. 사진이 없던 시절에는 그림이 사진의 역할을 대신했습니다. ‘동수 초상’이 그려진 357년(고국원왕 27년)에 건립된 안악3호분 벽화에서부터 현대의 다양한 초상화까지 우리는 늘 자신의 모습을 그려왔습니다. 특히 기록에 더욱 철저했던 조선시대에는 행사나 모임을 기록한 계회도뿐 아니라 임금의 어진을 비롯해 공을 세운 신하의 초상이 대거 그려졌습니다. 초상화는 낯설지만 공감하기 쉬우며 그래서 단순하면서도 복잡한 그림입니다. 어느 시대보다 조선시대에 그려진 초상화에서 선비정신의 진수인 정직함과 담백함이 잘 드러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입니다. 그중 두 점을 살펴볼까 합니다. 첫 번째 그림은 조선 18세기 문신 ‘송창명 초상’입니다. ◇병색까지 그려넣은 고위관료의 초상화송창명(1689∼1769)은 영조 때 문신으로 사헌부·사간원의 주요 직책을 거쳐 대사헌·대사간까지 역임한 고위직 인물입니다. 사헌부·사간원은 임금의 하루일과를 간쟁하거나 정사에 대한 비판을 수행하는 언관으로 문신 중에서도 뛰어난 인물이 주로 임명됐던 자리입니다. 초상화 속 송창명의 복장은 조선 관원이 공무를 볼 때 입었던 집무복인 시복(時服)이고 모자는 사모(紗帽)입니다. 사모는 앞이 낮고 뒤가 높은 모양으로, 뒤쪽에는 좌우로 수평의 뿔[角]을 꽂았습니다. 뿔도 직급에 따라 달라, 당상관은 무늬가 있는 뿔을, 당하관은 무늬 없는 뿔을 꽂았는데 ‘송창명 초상’의 뿔에는 무늬가 있는 것으로 비춰 당상관 이상인 고관임을 알 수 있습니다. 화가는 고운 색감과 섬세한 붓질로 고관 대신의 복장을 잘 표현했습니다. 초상화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할 얼굴은 어떻습니까. 갸름한 얼굴형에 눈썹은 많이 빠져 희미하고 눈 주위는 마치 동그란 안경을 쓴 것처럼 움푹 들어갔습니다. 팔자주름이 선명하고 수염은 백발이니, 모델의 나이가 가늠이 됩니다. 그런데 유독 눈길을 끄는 부분이 있습니다. 하얗게 칠해져 있는 왼쪽 뺨과 턱, 귀, 이마입니다. 그 하얀 면과 본래 얼굴색의 경계도 일정하지 않고 얼룩이 번진 듯한 모습입니다. 송창명의 얼굴은 왜 이럴까요. 그 이유는 현대에 와서 밝혀졌습니다. 송창명이 피부병을 앓고 있었다는 것인데요, 현대의학적 병명으로 백반증이라고 합니다. 백반증은 정상 피부가 검게 변했다가 다시 흰색으로 변하는 ‘경계과색소침윤’이란 탈색현상이 특징입니다. 우리가 익히 아는 환자로는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이 있었지요. 백반증은 완치가 거의 불가능하며 멜라닌 색소가 없는 탓에 피부암으로 발전하기도 합니다. 초상화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얼굴뿐만 아니라 손과 발을 비롯해 온몸이 하얗게 변해 있을 겁니다. 백반증을 앓으면 외관상의 이유로 삶의 질이 많이 낮아진다고 합니다. 그래서 고위 언관으로 임금을 직접 대면해야 하는 직책을 수행했던 송창명은 자신의 얼굴 때문에 매우 괴로웠을 것입니다. 오른쪽 제발에 79세 때라고 적어뒀으니 사망하기 한 해 전 모습입니다. 그런데 대사헌·대사간을 지낸 고관대작이 인생 말년에 자신의 초상화를 그리는데 굳이 백반증까지 드러내야 했을까요. 누구나 그렇게 생각할 만도 한데 초상화는 조금도 꾸미지 않은 채 있는 그대로 표현했습니다. 조선 영조 때 문신 송창명(1689∼1769)을 그린 ‘송창명 초상’(1768) 부분. 얼굴의 왼쪽 뺨과 턱, 귀, 이마 등에 그가 앓았던 ‘백반증’ 흔적이 선명하다.◇고관대작의 인생말년도 예외없던 정직한 표현 병색까지 그려넣은 초상화가 더 있을까 싶습니다만, 사실 백반증보다 더 무서운 병을 그린 다른 초상화도 있습니다. 바로 ‘오명항 초상’입니다. 오명항(1673∼1728)은 숙종 때 문신으로 이조좌랑과 경상도·강원도·평안도 관찰사를 두루 거쳤습니다. 1724년 영조 즉위 후 사직했으나 정미환국으로 소론이 등용될 때 이조·병조판서를 지내기도 했습니다. 1728년 ‘이인좌의 난’이 일어나자 의금부판사·사도도순무사로 반란을 진압하며 분무공신으로 책봉됩니다. 초상화는 1728년에 그린 시복본으로 역시 무늬가 있는 단령을 착용했습니다. 그러나 화려한 분홍빛 옷과는 너무나 대조적인 검은 얼굴과 그 얼굴을 덮고 있는 곰보자국이 눈에 들어옵니다. 조선시대 회화 중 인물의 얼굴이 검게 보이는 작품이 종종 있는데, 물감의 변색으로 생긴 현상이기도 하지만 이 초상화의 경우는 변색이 아니라 처음부터 검게 그린 것입니다. 오명항의 얼굴이 검은 이유는 간경변증의 말기 증상인 흑색황달 때문입니다. 당시 간경화로 임종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의 모습이었던 것입니다. 결국 오명항은 초상화가 그려진 해에 사망했습니다. 검은 얼굴색만큼 놀라운 것은 얼굴 전체에 남은 곰보자국입니다. 천연두·마마로도 불리던 두창의 흔적입니다. 두창 바이러스에 감염이 되면 먼저 심한 열이 나면서 피부에 물집이 생기고 고름이 차고 나중에 딱지가 떨어지면서 흉터를 남깁니다. 다행히 회복된다고 해도 평생 흉터를 갖고 살아야 하는 것이지요. 조선시대 인물화에는 두창 흉터, 일명 곰보자국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초상화를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오명항 초상’은 그중 특히 곰보자국이 가장 선명히 남아 있는 작품입니다. 어릴 적에 생사의 고비를 얼마나 힘겹게 넘겼을지 여실히 보여주는 것입니다. 조선 숙종 때 문신 오명항(1673∼1728)을 그린 ‘오명항 초상’(1728) 부분. ‘흑색황달’로 인한 검은 낯빛, 두창을 앓은 흔적인 곰보가 얼굴에 선명하다.◇태조 이성계 어진에도 사마귀·곰보자국 초상화에 나타난 두창의 흔적은 ‘태조 이성계 어진’도 예외는 아닙니다. 사마귀와 더불어 곰보자국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흥미로운 점이 있습니다. 이런 흉터를 기록한 초상화가 우리나라 전체 초상화 중 14%에 달한다는 것입니다. 중국과 일본이라고 두창이 없었을 리가 없는데 흉터까지 그린 초상화는 한 점도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입니다. 이렇듯 조선은 초상화의 주인공이 임금이든 정승이든 곰보·사팔·황달까지 숨김없이 그려놓는 무서우리만큼 원칙에 충실한 나라였습니다. 자신의 흠결을 숨기지 않는 정직함, 원래 그대로를 보여주는 담백함이 조선의 선비정신이었던 것입니다. ‘송창명 초상’의 백반증, ‘오명항 초상’의 흑색황달을 찾아낸 이는 피부과 전문의로 가천의과학대 총장을 지냈던 이성낙(83) 선생입니다. 선생은 의사로 교수로 은퇴한 뒤 다시 학생이 돼 미술사학을 공부해 박사학위를 받았는데요, 특히 조선시대 초상화 연구자로 활약이 대단했습니다. ‘송창명 초상’이 백반증을 묘사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기록이란 것을 밝혀낸 것도 선생입니다. 이 성과는 이후 국제적으로 거듭 인정을 받으며 초상화 연구의 깊이를 더했습니다. 초상화를 감상한다는 것은 그림 속 인물을 바라보는 시각적 경험인 동시에 그림 속 인물과 만나는 심리적 경험이기도 합니다. 이런 경험들은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됩니다. 나를 보여주는 오랜 전통인 초상화를 통해 자기 얼굴에 책임진다는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합니다. 에이브러햄 링컨 미국 16대 대통령이 “40대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던 말은 결국 자기 삶과 인생의 책임에 관한 이야기였던 겁니다. 포토샵으로 감출 수 없는 내 삶과 인생 말입니다. 최선을 다해 살면서 얻는 기쁨과 희열이 모두의 얼굴에 새겨지기를 응원합니다. ※ 조선시대 초상화가히 ‘초상화의 시대’라 할 정도로 많은 초상화가 그려졌다. ‘유교’란 이념 덕이다. 왕을 비롯해 성현, 스승, 공신, 관료, 조상 등 지위와 관계를 기리고 기념하는 일이 필요했던 거다. 덕분에 ‘정신세계’를 묘사하는 일은 필수. 외형은 물론 내면과 인격까지 담아내야 했다. 다만 방점은 조금씩 달리 찍혔다. 시서화에 능했던 윤두서는 털·수염까지 잡아낸 극사실주의 기법으로 ‘자화상’을 그렸고, 최고의 궁중화원이던 이명기가 얼굴을, 최고의 풍속화가이던 김홍도가 몸을 그렸다는 ‘서직수의 초상’은 눈동자가 압권이다. 당시 기법으로는 배채법(뒷면에 색을 칠해 앞으로 배어나오게 함), 육리문(피부 밑에 감춰진 골상 표현), 운염법(얼굴 농담을 달리함) 등이 있다. 하지만 말기로 갈수록 서양화법의 영향을 받은 음영법이 강조되며 영·정조시절 탄력 있고 긴장감 넘쳤던 화법은 점차 사라진다. 이 시기 전통양식을 따른 마지막 인물화가이며 전통과 서양화법을 조화시킨 이로 채용신이 꼽힌다. ‘세부묘사와 원근, 명암 등을 장기로 ‘영조어진’ ‘최익현 초상’ 등 70여점을 남겼다. △손태호 미술평론가는… 30대 중반 도망치고 싶던 때가 있었다. 세상살이가 버겁고 고달파서. 막막하던 그 시절, 늘 그렇듯 삶의 퍼즐은 우연을 가장한 필연으로 풀렸다. 그즈음 눈에 띈 옛 그림이 우연이었고 그 흔적을 좇아 미술관·고서화점 등을 누비고 다닌 게 필연이었다.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에 찍힌 인장 ‘장무상망’(長毋相忘·오래도록 서로 잊지 말자)을 보고 어째서 ‘그림이 삶, 삶이 그림’이라 하는지 깨달았다.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과학도의 길은 그날로 접혔다. 동국대 대학원 미술학과로 진학해 석·박사학위를 받은 뒤 한국미술 전문가가 됐다. 조선회화·불교미술에 기둥을 세우고 그 안에 스민 상징 같은 ‘옛 그림’은 거울로 곁에 뒀다. 지금은 한국문화예술조형연구소 학술이사로 있으면서 이론·현장을 연결한 연구, 인물·지리·역사를 융합한 글과 강연에 매진하고 있다. 저서로 ‘조선불상의 탄생’(한국학술정보·2020), ‘다시 활시위를 당기다’(아트북스·2017), ‘나를 세우는 옛 그림’(아트북스·2012) 등이 있다.
2021.06.04 I 오현주 기자
미술계가 이끄는 '공공미술 혁신'
  • [기고]미술계가 이끄는 '공공미술 혁신'
  • [안규철 미술가(서울시 공공미술위원장)] 코로나19로 침체된 미술계를 지원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가 마련한 ‘공공미술 프로젝트-우리 동네 미술’에 미술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8월부터 지방자치단체별로 시작된 작품공모 심사가 끝나면 조만간 전체적인 사업의 윤곽이 드러날 것이다. 900여 억 원의 추경예산이 투입되는 이 프로젝트는 60년대에 있었던 ‘애국선열 동상건립’ 사업 이후 정부가 추진하는 가장 큰 규모의 공공미술 사업이라 할 수 있다. 그것은 빈사상태의 미술계를 살리고, ‘공공의 자산’으로 남을 예술작품을 만드는, 한 번에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일이다. 미술계의 기대와 관심이 큰 만큼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공공미술관의 휴관과 전시회 취소로 멈춰선 미술계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리라는 긍정적 기대가 있다면, 6개월이라는 촉박한 일정에 떠밀려 흔히 보아왔던 조악한 작품들이 양산되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크다. 이 프로젝트에 대한 세간의 우려에는 물론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그렇지 않아도 이제까지 지자체들이 의욕적으로 내놓았던 지역상징물들이 여론의 질타를 받는 일을 수없이 보아왔기 때문이다. 의도가 좋았더라도 과정과 결과가 시민의 공감을 얻지 못하면 공공미술로서 실패하는 것이고 ‘예산낭비’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이번 공공미술프로젝트도 예외가 아니다. 이런 사정을 잘 아는 미술계 쪽에서 결과를 걱정하는 것은 당연하다.의욕과 ‘선의’만으로 좋은 공공미술이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이제까지 실패한 공공미술 사례들은 하나같이 시민들에게 예술 감상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상투적이고 일방적인 ‘선의’를 앞세우면서, 정작 중요한 ‘공공성’에 대해서는 진지한 고민이 없었다. ‘공공’이 빠져있는, 이름뿐인 공공미술이 평균적 기준처럼 통용되어왔고, 이에 대해 이른바 ‘주류’미술계는 무관심으로 일관해왔다. 지금 이 문제에 대해 원론적인 논의를 시작하고 새로운 기준을 만들기에는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 어쨌든 일은 이미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6개월 동안 전국 지자체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최소 230점이 넘는 공공미술 작품들이 만들어지고, 8천 명 이상의 미술인이 여기 참여할 것이다. 내년 2월에 프로젝트가 끝나면 그때부터는 결과물에 대한 시민사회의 평가가 시작될 것이다. 지자체들이 내놓은 작품들이 나란히 비교되고, 성공과 실패사례들이 가려질 것이다. 참담한 코로나시대를 겪고 있는 시민사회는 이 작품들의 평가에 있어서 결코 너그럽지 않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예산낭비라는 비판을 받고 철거나 이전을 고민해야 하는 작품이 나오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지금으로서는 이 일에 참여하는 미술가들이 최선을 다해주기를 기대할 뿐이다. 그러나 결과에 대한 책임은 참여작가나 담당실무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작품을 심사하고 프로젝트 기획에 참여한 모든 미술인들, 나아가 미술계 전체가 함께 공동책임을 져야하는 문제가 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프로젝트는 미술계에 중대한 시험대이기도 하다. 과연 우리에게 시민의 공감을 얻으면서 한 시대의 소중한 문화적 자산으로 남을 성공적인 공공미술을 만들어낼 성숙한 양식과 역량이 있는가? 이제까지 미술계가 공공미술을 남의 일처럼 외면하고 방치해왔다면, 지금이라도 근본적인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어렵게 만들어진 이 프로젝트가 일자리 창출과 공공미술의 혁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면 무엇보다도 미술계의 관심과 참여가 절실하다. 안규철 미술가(사진=이데일리DB)
2020.10.06 I 윤종성 기자
<7> 붙잡고 늘어져라 끝까지, 덧칠에 덧칠하는 유화처럼
  • [이주헌의 혁신@미술]<7> 붙잡고 늘어져라 끝까지, 덧칠에 덧칠하는 유화처럼
  • 페테르 파울 루벤스의 유화 ‘레오키포스 딸들의 납치’. 루벤스가 1618년경 그린 이 그림에서 단연 눈에 띄는 것은 생동감 넘치게 표현한 ‘살의 느낌’이다. 그 바탕에 선명한 색채, 역동적 움직임, 생생한 관능미, 드라마틱한 구성을 겹쳐내 바로크 예술의 걸작으로 꼽혀 왔다. ‘그리스신화’ 중 레다와 제우스 사이에 태어난 쌍둥이 형제가 레오키포스의 딸들을 납치해 아내로 삼는다는 내용을 줄기로 삼고 있다. 독일 뮌헨 알테피나코테크 소장.미술은 사람을 움직였습니다. 밥으로만 채울 수 없는 풍요와 평화를 안겨줬으니까요. 그림의 힘이고 조각의 에너지입니다. 하지만 미술의 역할이 이뿐이라 한다면 미술을 잘못 알고 있는 겁니다. 문명을 이끌고, 의식을 뒤집고, 결정적으로 돈의 흐름을 주도했던, 그것을 못 본 겁니다. 미술의 사조와 양식이 탄생할 때마다 세계경제에는 ‘변화의 그림’이 걸렸습니다. 바로 ‘혁신’을 주도했던 겁니다. 우리 시대의 이야기꾼 이주헌 미술평론가가 이데일리와 함께 그 장면, 장면을 들여다봅니다. ‘미술로 이룬 혁신’의 현장입니다. 3D 컴퓨터그래픽에까지 이어지는 이집트 미술, 스페이스X 민간우주선의 근원인 그리스 미술, 대량생산의 개념을 만든 목판화, 메디치가문의 부가 만든 피렌체 미술, 부르주아를 탄생시킨 인상파 미술 등을 비롯해 구스타프 클림트, 파블로 피카소, 앤디 워홀, 데미안 허스트 등 ‘혁신의 아이콘’까지. 매주 금요일 독자 여러분을 아트인문학의 세상으로 안내합니다. <편집자주> [이주헌 미술평론가] 유화를 처음 그리는 사람은 물감을 덧칠해갈수록 애를 먹는다. 물은 빨리 마르지만 기름은 천천히 마르기 때문이다. 붓놀림을 더할수록 그동안 바른 물감이 뒤섞여 색이 탁해지고 형태는 뭉개진다. 결국 통제불능 상태에 빠져 그림을 포기하기 일쑤다. 이런 유화 물감을 왜 만들었을까. 유명한 대가들의 작품이 그 이유를 잘 말해준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모나리자’(1503∼1506)를 비롯한 유화 걸작들을 보라. 공간의 깊이감은 말할 것도 없고 양감·질감 등이 현실세계를 보는 것처럼 생생하다. 숙련된 화가들은 화면 각 부분의 말라가는 속도를 세심하게 고려해 덧칠한다. 일부러 마르기 전에 붓을 대 색채 혼합을 꾀하기도 하고(‘웨트 온 웨트’[wet on wet] 기법), 경우에 따라서는 캔버스 전체가 충분히 말랐다 싶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덧칠하기도 한다. 기법만 잘 익힌다면 유화는 덧칠이 매우 용이한 그림이다. 수십 겹이 아니라 그 이상도 층층이 쌓아올릴 수 있다. 끝없이 수정할 수 있는 그림인 것이다. 반면 수채화 물감은 덧칠을 많이 할 수 없다. 동양화는 덧칠에 더더욱 한계가 많다. ‘일필휘지’가 괜히 나온 게 아니다. 고치거나 덧칠하기 어려우므로 숙련된 수묵화가들은 높은 집중력과 순발력으로 그림을 단번에 완성한다. 이와 달리 지속적으로 수정·보완할 수 있는 유화는, 회화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서양화가들이 집요하게 추구한 재료 개발의 소산이라고 할 수 있다. 유화가 나오기 이전, 유럽에서 주로 그려지던 프레스코와 템페라화도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수채화나 동양화처럼 그림을 덧칠해 개선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흥미로운 사실은, 유화의 이 장점이 어느 분야에서건 혁신을 이룰 때 요구되는 중요한 절차적 특성을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혁신은 단칼에 이뤄지기보다는 부단한 수정과 개선의 과정을 거쳐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선구자보다 개선자가 혁신 성공률 높아이와 관련해 우리에게 의미 있는 통찰을 제공하는 연구가 있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의 피터 골더와 제라드 텔리스 교수가 1993년에 행한 ‘선구자의 이점: 마케팅 논리인가, 마케팅 전설인가’라는 연구다. 50개 제품 카테고리의 500개 브랜드를 대상으로 한 이 연구에 따르면, 새로운 제품으로 시장을 창조한 선구자 기업은 47%, 곧 절반 가까이가 실패한 반면, 바로 뒤이어 시장에 들어가 제품을 개선한 초기 개선자 기업은 오로지 8%만 실패했다고 한다. 사람들은 경쟁체제에서 ‘선구자의 이점’이 매우 클 거라고 생각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오히려 선구자를 바로 뒤따라가며 개선을 추구하는 게 보다 나은 성공 전략이 될 수 있다. ‘스마트컷’(Smartcuts·2014)의 저자 셰인 스노는 이를 서부개척시대에 비교해 “처음 아메리카 평원을 가로질러간 선발주자는 마차가 지나갈 길을 직접 만들어야 했지만, 후발주자는 바퀴자국을 따라가기만 하면 됐던 것과 같은 이치”라고 말한다. 선구자보다 개선자의 혁신 성공률이 높은 이유에 대해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의 애덤 그랜트 교수는 “서둘러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보다는 남의 아이디어를 개선하는 게 훨씬 쉽기 때문”이라고 짚는다. 그 예로 그는 페이스북과 구글의 사례를 든다. 페이스북은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 시장에 마이스페이스와 프렌스터보다 늦게 진입했고, 구글 또한 알타비스타와 야후가 나온 뒤에 검색시장에 진출했지만, 선구자들의 실수를 개선하고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조율할 시간을 가짐으로써 훨씬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가장 처음 나온 것’이 가장 오래가는 게 아니라 ‘가장 좋은 것’이 가장 오래간다. 가장 좋은 것은 개선이 가장 많이 이뤄진 것이다. 이를 달리 말하면, 선구자는 처음이란 그 위치에 만족할 게 아니라 끝없이 개선을 시도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유화, 독특한 양감·질감·색감 지닌 ‘사람 살’ 표현에 최적화다시 유화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그림을 그리다 보면 밑그림을 잡고 채색을 시도하는 초반에는 아무래도 여러 가지 실수나 문제가 발생하기 쉽다. 그러니 계속 고쳐가며 그릴 수 있다면 결점을 개선해 그림의 완성도가 크게 높아질 것이다. 바로 그 점을 유화가 해결해줬다. 유화는 변화에 무한히 개방돼 있기에 계속 손을 댈 수 있고 결국 처음의 구상과는 차이가 나는 그림으로 완성되기 일쑤다. 흥미로운 사실은, 그런 과정을 거쳐 서양미술사의 위대한 걸작들이 탄생해왔다는 것이다. 그러면 유화는 언제 생겨났을까. 현전하는 회화 가운데 유성물감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된 가장 오래된 그림은 아프가니스탄의 ‘바미얀 동굴 벽화’다. 서기 650년경, 안료에 호두기름이나 양귀비기름을 섞어 제작한 것으로 추정한다. 고대 이집트나 로마에서도 이런 건성유(乾性油)를 사용했지만, 그림 제작이 아니라 의약품 혹은 화장품을 만드는 데 썼다. 2008년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유화’로 기록된 아프가니스탄의 ‘바미얀 동굴 벽화’다. 아프가니스탄 중부 바미얀 계곡 인근 동굴에서 찾아냈다. 벽화를 그린 이가 누구인지는 명확치 않으나, 제작시기가 650년경이고 힌두쿠시산맥 자락이란 위치로 볼 때, 당시 교역을 위해 실크로드를 이동하던 미술가들일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오늘날 우리가 아는 형태의 유화를 본격적으로 제작하기 시작한 것은 15세기 네덜란드에서다. 그 이전에도(대략 12세기경부터) 유럽에서는 유성물감을 사용했으나 그 용도는 장식용 도료에 한정됐다. 그러다가 나무패널에 유성물감을 발라 그리는 유화를 15세기 네덜란드에서 처음으로 제작했고, 16∼17세기에 들어서는 유럽 여러 나라에서 이젤 위에 캔버스를 얹어 그리는 유화가 보편화됐다. 이 시기 유화가 모든 회화의 으뜸으로 우뚝 선 것은, 르네상스 들어 원근법과 광학법칙, 인체에 대한 해부학적 이해가 급속히 높아져 보다 섬세하고 핍진한 표현에 대한 요구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네덜란드 출신의 미국화가 윌렘 드 쿠닝(1904∼1997)은 “유화가 창안된 이유는 바로 (사람의) 살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독특한 양감과 질감, 빛깔을 지닌 사람의 살을 표현하는 데 이전의 재료로는 한계가 많았다. 이런 대상을 특유의 촉감까지 환기시키며 생생하게 묘사하기 위해서는 수없이 붓질을 반복해 다층적인 표현을 시도할 필요가 있었고, 바로 그 표현에 최적화된 유화가 탄생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연설 원고 고치고 또 고친 마틴 루터 킹 목사…역사 바꿔놔유화의 이런 특질과 관련해 주목해볼 필요가 있는 서양의 전시문화가 있다. 바로 베르니사주(vernissage)다. 베르니사주는 직역하면 ‘니스 칠하기’인데, 전시가 공식적으로 열리기 전날, 화가들이 전시장에 내걸린 유화에 마지막 손질을 하거나 그림의 보호제인 니스를 바르던 데서 유래한 말이다. 오늘날에는 공식 개막 전에 컬렉터와 비평가 등을 불러 친교를 나누거나 마케팅을 하는 자리로 그 의미가 바뀌었지만, 애초에는 이처럼 마지막까지 그림에 손을 대기 위한 자리였다. 동양화였다면 표구까지 하고 전시장에 내걸린 그림에 더 이상 손을 댄다는 것은 생각하기조차 어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그 특성상 무한히 작품의 개선을 꾀할 수 있는 유화는 베르니사주 같은 독특한 덧칠문화를 낳은 것이다. 1934년 영국 왕립아카데미에서 열린 베르니사주 날, 아일랜드 화가 존 래버리(1856∼1941)가 액자를 씌워 벽에 걸어둔 전시작품에 가필을 하고 있다. 래버리가 마지막까지 손을 보고 있는 유화작품은 ‘미스 다이애나 디킨슨’(1934)이다.어느 분야에서든 이처럼 마지막까지 개선을 추구하는 개인이나 집단이 혁신의 승자가 되기 쉽다. 미국의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1929∼1968) 목사는 저 유명한 워싱턴DC 평화대행진을 앞두고 심혈을 기울여 연설 원고를 작성했다고 한다. 그러나 충분한 시간을 들였음에도 만족하지 못한 그는 행사 당일 새벽 3시가 되도록 원고를 고치고 또 고쳤다. 심지어 연단에 올라서기 직전까지 그는 줄을 그어가며 원고를 고쳤다. 마침내 연단에 올라가 연설을 하던 그의 입에서는 원래 원고에 없던 유명한 네 단어의 문장이 튀어나왔다. “나는 꿈이 있습니다”(I have a dream). 그 문장은 모든 미국인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그렇게 역사는 바뀌었다. 그처럼 혁신은 끝까지 붙잡고 늘어진 사람들이 만들어온 것이다. ※ 바미얀 동굴 벽화 Bamiyan Cave Painting. ‘세계 첫 유화’라는 타이틀을 가졌다. 아프가니스탄 중부 바미얀 계곡 인근 동굴에서 찾아냈다. 이 동굴에 그려진 벽화는 50점에 달한다. 그중 12점에서 유성물감의 성분을 확인했고, 2008년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유화’란 기록을 공식화했다. 이로써 유화의 시초는 15세기 유럽에서라고 믿어온 가정은 바로 깨졌다. 벽화를 그린 이가 누구인지는 명확치 않다. 다만 제작시기가 650년경이고 힌두쿠시산맥 자락이란 위치로 볼 때, 당시 교역을 위해 실크로드를 이동하던 미술가들이 아니었을까 짐작은 할 수 있다. 벽화에는 주홍색 가사를 입고 결가부좌한 수천 명의 부처가 원숭이·종려나무잎 등을 배경으로 등장한다. 사실 바미얀 계곡에서 더 유명한 것은 거대한 ‘석불’이다. 2001년 무장단체 탈레반이 ‘우상숭배를 막겠다’며 높이 53m와 38m에 달하는 석불 한 쌍을 산산조각냈는데, 수많은 동굴 벽화가 그때 같이 파괴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벽화를 복원하던 국제과학자팀이 성분분석을 위해 물감샘플을 채취했고, 바로 거기서 ‘유화의 역사’가 새롭게 쓰였다. △이주헌 미술평론가는… 미술로 삶을 보고 세상을 읽는다. 좀 더 많은 이들이 미술을 통해 일상의 풍요를 누리도록 글 쓰고 강연하는 일이다. 소명으로 여긴다고 했다. 발단이 있다. 홍익대 미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뒤 돌연 일간지 기자가 되면서다. 그림에 관심을 잃어서가 아니라 그림을 막은 생계 때문이었다. 낮에 일하고 밤에 그리자 했다. 하지만 ‘투잡’은 쉽지 않았다. 미술담당 기자생활에서 얻은 필력과 생각을 가지고 현장으로 나왔다. 미술을 대중과 제대로 연결하는 미술평론가의 ‘진정한’ 역할, 그것을 해보자 했다. 그렇게 가나아트 편집장을 하고, 학고재 관장을 오래 한 뒤 서울미술관 초대관장까지 지냈다. 지금은 양현재단 이사로 있으면서 온전히 글과 강연에만 집중하고 있다. 지은 책이 수십 권이다. 굳이 대표작을 꼽자면 ‘리더의 명화수업’(2018), ‘역사의 미술관’(2011), ‘지식의 미술관’(2009), ‘50일간의 유럽미술관 체험 1·2’(2005) 등이 있다.
2020.07.31 I 오현주 기자
"박물관도 경영한다" 중앙대 예술대학원 3색 학과장의 희망
  • "박물관도 경영한다" 중앙대 예술대학원 3색 학과장의 희망
  • 서혜옥 중앙대 예술대학원 원장, 이대영 예술대학원 공연영상학과장, 조혜정 예술대학원 예술경영학과장.(왼쪽부터)[이데일리 고규대 문화산업전문기자] “박물관, 미술관에도 전문가가 필요합니다.”서혜옥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원장은 “중앙대는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예술대학의 상징”이라고 단언했다. 문화계의 수장인 문화 관련 분야 장관도 전 유인촌 장관, 현 박양우 장관 등 두 명이나 배출했다.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예술가들과 예술기획자들이 중앙대 예술대학 및 예술대학원을 다녔다. 서혜옥 원장은 “중앙대의 교훈이 ‘의에 죽고 참에 살자’인데, 이것을 예술에 죽고 예술에 살자로 바꾸면 된다”고 말했다. 이른바 의(義)라는 것은 공의(公義)를 뜻하고, 참(眞)은 진정성을 말한다는 것. 예술의 사회적 가치와 교육의 창의성을 추구하는 게 중앙대 예술대학원이다. 서혜옥 원장은 “우리는 모두 호모 에스테티쿠스(Homo Aestheticus)다”라며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인간을 육성하는 게 목표다”고 말했다.중앙대 예술대학원은 현장과 이론의 접목을 추구한다. 공연영상학과, 미술디자인학과, 예술경영학과 등 3개 학과에서 미디어스토리텔링 전공, 연기뮤지컬 전공, 영화영상미디어 전공, 실용음악 전공, 문화콘텐츠 전공, 박물관미술관 전공, 예술경영 전공, 디자인 전공, 뷰티 전공 등 현장에서 꿈틀대는 9개 전공을 운영하고 있다. 예술대학원은 강의가 야간에 진행되므로 현장 경험이 풍부한 인재들이 최신의 예술이론 및 연구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진학하는 게 특징이다. 지난 18일부터 오는 31일까지 모집하는 하반기 신입생 역시 현장 경험이 풍부한 인재들이 이론적 토양을 쌓고 또 다른 현장 인재와 네트워킹을 쌓기 위해 예술대학원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세화미술관장이기도 한 서혜옥 원장은 “미술디자인 실험을 통해 창의와 논리를 갖춘 미학적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감성적 사고와 융합적 소통역량을 갖춘 창의적인 인재를 필요로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미술작품의 유통구조의 패러다임을 먼저 해독하고 이를 이끌어갈 ‘융합미학인재’를 필요로 하고 있다는 뜻이다. 당연히 교육방향도 전문교육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서 원장이 맡은 미술디자인학과에는 미술, 시각디자인, 뷰티디자인 등 3개의 전공이 있다. 서 원장은 “전공은 서로 넘나들며 커리큘럼을 공유한다”면서 “시각디자인, 환경디자인, 색채디자인, 공공디자인, 미디어디자인 등 순수 미술영역과 디자인의 시장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이론과 실무영역을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영화진흥위원회 위원과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장을 역임한 조혜정 교수는 예술경영학과를 맡았다. 기획, 경영, 인사, 재무, 회계 등 문화예술에 경영학을 접목한 강의가 특징이다. 극단, 극장, 미술관, 박물관 등 문화예술전문기관이 많아지면서 예술경영에 관심인 높아졌다는 게 조 교수의 설명이다. 조 교수는 “요즘 많은 대학이 예술경영학을 개설했지만 그 최초는 중앙대”라면서 “이미 20여 년간 중앙대가 국내 대학의 예술경영학을 리드해왔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대학원에서 문화콘텐츠 분야를 관장하면서 예술경영, 문화콘텐츠, 미술관박물관 등 3개 전공 과정을 총괄하고 있다. 조 교수는 “전반적으로 문화콘텐츠의 창작에서부터 보존, 관리, 학술, 운영 및 유통까지 전 과정을 배운다고 보면 된다”면서 “예술경영학과는 콘텐츠 창작자부터, 제작자, PD, 큐레이터 및 재정 등 문화 분야의 기획자와 경영자를 양성한다”고 말했다.이대영 교수가 맡은 공연영상학과는 예술대학원의 창작자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유명한 작가는 물론이고 배우, 연출가, 뮤지컬 가수, 작곡가, 연주가 등이 몰려 있다. 현장에서 이미 이름을 얻은 이들이 대학원에서 배우면서 이론을 체계적으로 다듬는다. 이대영 교수는 “최고의 장점은 융합”이라면서 “스토리텔링, 연기뮤지컬, 영화영상미디어, 실용음악 등 4개 전공이 있는데 학과 내에서 스스로 파트너를 찾아 창작품을 만들 수 있다”고 전했다.중앙대 예술대학원에는 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인 박양우 교수(예술경영) 이외에도 권병웅 교수(문화콘텐츠), 주찬옥 교수(미디어 스토리텔링), 최재오 교수(연기뮤지컬), 최정인 교수(영화영상미디어), 김종대 교수(박물관미술관), 김영호 교수(미술사) 등 전임교수들이 전공 주임교수를 맡아 후학 양성에 나서고 있다. 이 밖에도 예술대학 교수들과 현장이론을 겸비한 6명의 겸임교수도 참여하고 있다. 매학기 40여 개 과목이 개설되며 필요에 따라 타 학과의 수업도 자유롭게 들을 수 있도록 권장하고 있다. 이대영 교수는 “예술인들이 창조적 에너지를 융합할 여러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예술적 삶을 추구하고 싶은 사람들 누구이든 많은 도전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2020.05.21 I 고규대 기자
  • [인터뷰] 20학번 "카톡 프사로 동기들 얼굴 처음 봤죠"
  • 대학교 개강 후 한 달이 지났다. 예년 이 맘때 대학가는 개강파티와 신입생 환영회 등으로 한창 시끌벅적할 때다. 하지만 올해는 얘기가 다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며 대부분의 대학들이 온라인 강의를 시행하기 때문. 올해 대학에 합격한 '20학번'들은 꿈꾸던 ‘캠퍼스 로망’이 사라졌다며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스냅타임이 20학번 새내기 대학생 3인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나승원 씨 (사진=나승원 씨 제공)자기소개 부탁드려요나승원 (19·남, 이하 나) - 2020학년도 순천향대 의과대학 의예과에 입학한 20학번 나승원입니다.이승우 (19·남, 이하 이) - 서울신학대 실용음악과 20학번 이승우라고 합니다.김민진 (18·여, 이하 김) - 건국대 동물자원학과에 입학한 20학번 김민진입니다.코로나19 사태로 등교를 못하고 있어요. 어떻게 지내나요?나) 코로나19 때문에 개강도 연기됐는데 매일 나가서 놀 수도 없죠. 강의를 듣지 않는 시간에는 소소하게 동네 친구들을 만나거나 집에서 쉬며 시간을 보내요.이) 실용음악학과의 특성상 실기 강의가 많거든요. 현재 대면 강의는 할 수 없지만 집에서 연습이라도 해야 할 것 같아 강의를 듣지 않는 시간이면 주로 기타 연습을 하곤 해요.김) 강의를 듣는 시간 외에는 주로 취미 활동을 하는 편이에요. 피포 페인팅(캔버스에 유화로 그림을 그리는 미술)을 연습하거나 유행하는 '달고나 라떼'도 만들고요(웃음). 온라인으로 강의를 들으니 관심 있는 일을 할 시간이 늘어나 좋은 것 같아요. 이승우 씨 (사진=이지민 인턴기자)'우리 때'는 개강하면 개강파티, 그 후엔 MT를 통해 선·후배나 동기들과 친해지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는데요. 모임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한 요즘은 어떤가요?나) 의예과 신입생은 100명이 넘거든요. 인원이 적은 과라면 알음알음 만날 수도 있겠지만 의예과는 인원이 많다보니 아직 동기들 얼굴을 제대로 본 적이 없어요. 같은 지역 신입생끼리 몇 번 만난 게 전부에요. OT나 MT 같은 행사가 있었다면 동기들이나 선배들과 친해질 기회도 많고 좋았을 것 같아 아쉬움이 많이 남죠.이) 동기들 얼굴은 단체 채팅방 프로필 사진으로만 아는 정도예요. 필요한 안내도 과대표가 메신저를 통해 전달하고요. 단체 행사가 없으니 학교 사람들과 교류가 전혀 없어요.김) 학교 사람들과 만날 수 있는 행사가 없다 보니 선배나 동기들과 친해지지 못했어요.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학교 정보를 얻곤 해요.온라인 강의는 어때요? 들을만한 가요? 나) '줌'(ZOOM)이라는 플랫폼을 이용해 실시간 화상 강의나 녹화된 영상 강의를 듣고 있어요. 급작스럽게 시작한 온라인 강의라서 조작법이나 과제 제출 방법이 손에 익지 않아 혼란도 겪고요. 친구들도 비슷한 반응이에요. 모두가 익숙하지 않으니 잡음이 많이 생기는 편이긴 하죠.무엇보다 가장 아쉬운 점은 동기들과 함께하는 수업이 없다 보니 대학에 입학했다는 느낌이 잘 들지 않는다는 거에요. 하루 종일 집에서 강의를 듣고 있으니 대학 생활에 대한 갈증도 더 생기고요.이) '구글 클래스룸'을 이용해 강의를 들어요. 저희 과 같은 경우는 악기를 다루기 때문에 실기 연습이 꼭 필요한데요. 학생증도 발급이 안돼 교내 연습실 이용은 할 수 없어요. 집에 있는 시간에는 주로 기타 연습을 하는 편이에요. 아무래도 많이 번거롭죠.'앙상블'이라고 2인 이상이 하는 연주 수업이 있는데 학우들과 만나서 악기 연주를 하며 진행해야 하거든요. 대면 강의가 진행되지 않다 보니 유튜브에 올라오는 영상을 보고 감상문을 제출하는 식으로 과제가 대체되고 있어요. 과 특성상 실기수업이 많거든요. 정상적으로 개강했다면 실제로 연주를 하고 교수님들께 평가를 받았을 텐데 지금은 실기 강의가 없어 이론수업만 하고 있어 등록금이 아깝다는 생각도 들죠.김) 온라인 강의를 들으며 불편한 점은 느끼지 못했어요. 오류가 생기는 부분은 교수님들이 재녹화해서 올려주시고 무엇보다 집에서 강의를 들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인 것 같아요. 교재도 인터넷으로 구매하면 편리하고요. 다만 고등학교 3학년 겨울방학이 연장된 것 같은 기분이 강하게 들어요. 온라인 강의만 듣고 있으니 고등학교 때 인터넷 강의를 듣던 느낌도 있고요. 김민진 씨 (사진=이지민 인턴기자)본인이 꿈꾸던 '캠퍼스 로망'이 있다면요?나) 원래 기숙사에 입사할 예정이었거든요. 코로나19 사태로 개강이 미뤄지면서 기숙사에도 들어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기숙사 생활이나 동아리 활동을 하며 타과 친구들과 친해지는 것도 개인적인 로망이었는데 아예 학교를 가지 못하니 꿈도 못 꾸고 있죠.이) 실용음악학과 신입생들에게는 '신입생 연주회'라고 해서 신입생들이 참여하는 행사에 참여하는 게 굉장한 로망이거든요. 하지만 현재 입학식을 비롯해서 모든 집단 행사가 취소되니 속상한 마음도 들죠.그리고 개인적으로는 다양한 과 행사에 열심히 참여한 뒤 신입생 연주회에서 자작곡을 선보이고 싶었는데 모두 취소되니까 허탈한 것 같아요.김) 학교의 명물인 큰 호수 앞에서 사진도 찍고 캠퍼스 이곳저곳을 누비며 대학생활을 하는 게 로망이라면 로망이었죠. 빨리 코로나19 사태가 끝나고 호수 앞에서 캠퍼스 라이프를 즐기고 싶어요.전례 없던 온라인 개강을 맞이한 신입생의 입장에서 개강이 거듭 연기되는 현 사태에 대한 생각은요?나) 개강이 미뤄져 아쉬운 건 누구나 똑같겠죠. 하지만 코로나 확진자 수가 꾸준히 세 자릿수를 찍고 있는 현 상황에서는 이게 최선의 결정이라고 생각해요. 개강 후에 문제가 생겨 다시 허둥지둥 대책을 찾는 것보다는 코로나19 사태가 조금 안정된 후에 개강하는 게 훨씬 효율적일 것이라고 봐요.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니 대면 수업은 어차피 당분간 어려울 것 같아요. 오류가 많은 온라인 강의나 과제 제출 시스템이 빨리 안정화 돼야 수강이 쉬워질 것 같다고 봅니다.김) 상황을 지켜보며 조금씩 개강을 연기하는 것도 물론 좋은 방법이겠지만 차라리 코로나19가 종식될 때까지 한 학기 정도를 온라인 강의로 대체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저처럼 집이 지방인 학생들 입장에서는 학교방침이 번복되면 자취방 문제 등 여러가지 사항들로 어려움을 겪거든요. 우선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종식되어야 모든 게 안정적으로 자리를 찾을 것 같아요./스냅타임 이지민 기자
2020.03.31 I 이지민 기자
 한수영 대표, 캄보디아에 뷰티 한류의 씨앗을 심다
  • [인터뷰] 한수영 대표, 캄보디아에 뷰티 한류의 씨앗을 심다
  • 한수영 대표이사가 15일 캄보디아 프놈펜 시내 본사에서 신제품 출시 제품을 테스트하고 시연하면서 직원들을 교육하고 있다.[프놈펜(캄보디아)=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외국에 나와 일하기 때문에 외교관의 마음으로 항상 일해왔다. 어글리 코리안이 되지 않게 위해 정말 노력했고 밤낮으로 뛰었다. 세계 유수의 브랜드를 누르고 캄보디아 사람들의 선택을 받은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3월 15일 오후 3시 캄보디아 프놈펜 시내 모니봉(monivong street) 거리. 3SH 인터내셔널 본사 2층 건물이 우뚝 서있다. 우리나라로 치면 패션과 유행을 선도하는 서울 강남역과 비슷한 곳이다. LG생활건강의 고가 화장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3SH는 캄보디아에서 한류 뷰티를 상징하는 곳이다. 왕족이나 정관계 고위층 또는 멋쟁이 젊은 여성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낯선 캄보디아에서 성공의 신화를 이룩한 화제의 주인공은 한수영(41) 대표이사다.한수영 대표이사.한수영 대표는 이날 오후 프놈펜 시내 본사에서 가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캄보디아에서의 성공 스토리를 가감없이 들려줬다. 가능성 하나만을 보고 뛰어들었다가 주변에서는 “미쳤다”는 소리까지 들었다. 특히 ‘직원 채용·교육에 이어 관계구축까지’ 낯선 이방인이 외국에서 창업에 나선 건 녹록지 않았다. 한 대표는 온갖 어려움을 특유의 뚝심으로 이겨냈다. 지난 2013년 11월 직원 10명으로 회사를 설립한 후 만 5년이 지나면서 이제는 프놈펜을 중심으로 캄보디아 전역에 매장 12개와 현지 직원 1000명을 고용하고 있다. 매출액도 150억원에 육박할 정도다. 한 대표가 창업에 나선 것은 우연한 계기였다. 지난 2002년 LG생활건강 입사해 인도네시아, 러시아, 홍통, 대만, 싱가포르 등지에서 일하며 해외마케팅 분야에서 잔뼈가 굵었다. 한 대표는 “베트남 현지법인에서 일하다가 우연히 출장을 왔었는데 캄보디아 시장이 너무 크게 보였다”며 창업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초반 3년은 말그대로 고생의 연속이었다. 이후 2년은 안정기에 접어들면서 최근 완전하게 자리잡았다. 국내외 유수업체들이 파트너십을 제안할 정도다. 성공 요인은 철저한 현지 전략과 고객밀착 마케팅이었다. 13년간 해외영업파트에서 일한 노하우가 힘을 발휘했다. 캄보디아 현지환경에 맞는 마케팅 전략과 유통망 구축이 한몫했다. 캄보디아는 이른바 중국의 ‘꽌시’와 유사한 인적 네트워크가 강한 나라다. 한 대표는 왕족은 물론 정재계 고위층을 중심으로 철저한 고가 마케팅을 고집했다. 뷰티 상담, 메이크업은 물론 제품 구입시 프놈펜 현지 2곳의 스파 매장에서 피부케어, 바디관리, 마사지 서비스까지 제공하면서 빅히트를 쳤다. 가수와 배우 등 연예인을 중심으로 입소문까지 나면서 중산층까지 고객으로 유입되고 있다. 결과는 놀라웠다. LG생활건강 최고가브랜드 3종인 후(Whoo), 오휘(OHui), 숨(Sum) 제품을 캄보디아 최고의 브랜드로 성장시켰다. 시세이도, SK2, 라미르, 샤넬 등 글로벌 럭셔리브랜드를 눌렀다. 세계 어디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든 경이적인 성적표다. 동남아에서는 한국화장품은 중저가로 승부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뜨린 것이다. 한 대표는 캄보디아 지역사회를 위한 사회공헌 활동에도 열성적이다. 병원에 기부하고 미술학도들을 위한 장학금을 지원하는 한편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다. 한 대표는 “캄보디아는 연평균 7%대 이상의 경제성장률과 거대 중국 자본의 투자로 발전속도가 엄청나다. 향후 5∼10년이 황금기가 될 것”이라고 뷰티 한류 전도사로서의 의욕을 다졌다. 한수영 대표이사가 15일 캄보디아 프놈펜 시내 본사에서 신제품 출시 제품을 테스트하고 시연하면서 직원들을 교육하고 있다.
2019.03.19 I 김성곤 기자
'치고 빠진' 광기의 낙서, 시대 아이콘 되다
  • '치고 빠진' 광기의 낙서, 시대 아이콘 되다
  • 키스 해링이 홍콩 사진작가 쳉퀑치(1950∼1990)가 촬영한 ‘스케이트보드 위의 해링’(1986·2012년 재인화)이란 작품 속에 섰다. 오른쪽은 해링의 ‘무제’(1985). 인간 군상을 한 데 엉켜 놓아 ‘피플’로도 불리는 ‘무제’는 무슬린에 아크릴·오일의 현란한 색채로 꾸며낸, 가로세로 3m가 넘는 대작이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순식간에 치고 빠지는 식이었다. 역무원이나 경찰의 눈을 피해 잽싸게 그린 뒤 ‘튀었다’.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뭔가 그릴 만한 공간이 보이면 재빨리 내려 흔적을 남긴 뒤 유유히 사라졌다. 공공장소를 캔버스로 삼았으니 당연했다. 지금이야 스트리트아트니, 그래피티니, 공공벽화니, 제대로 된 이름도 달아주고 일부러 벽도 내준다지만, 그땐 1970년대 끝 무렵, 1980년대 초입이었다. 아무 데나 그려댄다는 이유로 잡혀갈 수도 있던 때였다. 실제 붙들려 수갑까지 차는 일도 ‘수시로’였단다. 뭘 그렇게 대단한 것을 그린 것도 아니었다. 후다닥 던지는 ‘낙서’였으니까. 굵고 간략한 형태로 단순하게 표현한 사람과 아기, 동물과 텔레비전. 가끔은 천사도 있고. 그런데 이 ‘지하철 낙서’가 서서히 입소문을 타면서 ‘대박’을 터트린 거다. 유심히 그를 지켜보던 한 화상이 나섰다. 상업적으로 승산이 있을 거란 계산이었다. 뉴욕 소호 갤러리로 이끈 그 화상의 손을 잡고 ‘낙서꾼’은 1982년 대규모 첫 개인전을 연다. 온갖 낙서를 다 꺼내놓은 것도 화제였지만 더 주목받은 건 그 전시를 둘러보러 나타난 인물 면면. 앤디 워홀, 로이 리히텐슈타인, 로버트 라우센버그 등 당대 난다 긴다 한 거장급이 총출동한 것이다. 이후로는 승승장구였다. 다시는 역무원과 경찰에 쫓겨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일은 없었다는 소리다. 하지만 오래 가진 않았다. 첫 개인전 후 8년, 그는 돌연 세상을 떠났다. 에이즈 합병증이었다. 키스 해링의 ‘무제’(1982). 지하철 드로잉 느낌 그대로 검정 목판에 흰 분필로 그린 초기작이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키스 해링(1958∼1990) 얘기다. 낙서로 한 시절을 풍미하고 낙서처럼 사라진 미국 팝아티스트. 1980년대를 섬광같이 살다가 32세에 요절할 때까지 그는 ‘대중의 예술’로 ‘대중의 메시지’를 전했다. 지하철 낙서판에서 키운 캐릭터는 판화로, 레코드 재킷으로, 포스터로, 매끈한 조각으로 치고 나왔다. 하나같이 성소수자 인권, 에이즈 예방, 마약·인종차별·폭력 등을 경고하는, 진짜 벽에 갇힌 이들을 대변하는 정치적 메시지를 품고서 말이다. 시대의 아이콘을 창조하는 일, 바로 그거였다. △‘낙서 악동’의 평면·조각 등 대표작 175점 해링의 작품과 일대기가 서울에 내려앉았다. 서울디자인재단과 지엔씨미디어가 중구 을지로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 꾸린 ‘키스 해링, 모두를 위한 예술을 꿈꾸다’ 전이다. 해링의 작품 350여점을 소장하고 있다는 일본 나카무라키스해링미술관에서 옮겨온 평면·조각·영상 등 175점을 풀어놨다. 말로만 듣던 해링의 대표작이 대거 몰려온 거다. 지하철 드로잉 느낌 그대로 검정 목판에 흰 분필로 그린 초기작 ‘무제’(1981·1982·1983) 3점부터 나카무라키스해링컬렉션이 탄생하는 결정적 계기가 된 ‘세 개의 석판화’(1985) 3점, 해링의 캐릭터 사전 같은 석판화 ‘빨강과 파랑의 이야기’(1989) 시리즈와 알록달록한 24개의 이미지로 구성한 실크스크린 ‘회상’(1989) 등. 여기에 평면 캐릭터를 입체로 세우고 알루미늄 도료로 산뜻하게 색을 입힌 조각 ‘곡예사’(1986), ‘무제’(1986·1987·1989) 등도. 키스 해링의 조각 ‘곡예사’(1986). 평면 캐릭터를 입체로 세우고 알루미늄 도료로 산뜻하게 색을 입혀 완성했다. 높이가 250㎝에 달한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화룡점정은 타계 직전까지 매달렸다는 대형작품에 찍었다. 고대 기호로 원시에너지를 가득 채운 ‘피라미드’(1989), 이집트 파라오 관을 딴 콘크리트 모형에 미국 원주민과 토착민 부족의 상징을 넣은 ‘토템’(1989), 물감을 일부러 흘리고 튀겨낸 다이내믹한 구성의 실크스크린 ‘꽃’(1990) 5점, 마치 만화책을 펼쳐놓은 듯 흑백톤 심볼을 강렬하게 박은 ‘블루프린팅 드로잉’(1990) 17점 등. 이들 중 인간 군상을 한 데 엉켜 놓아 ‘피플’로도 불리는 ‘무제’(1985)는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로 삼을 만하다. 무슬린에 아크릴과 오일의 현란한 색채로 꾸며낸, 가로세로 3m가 넘는 대작이다. 밑그림 없이 즉흥적으로 그렸다는데, 군상이 춤을 추고 있는지 다투고 있는지, 보는 사람의 입맛에 따른 ‘열린 해석’으로도 유명하다. 초기작부터 세상을 뜰 때까지, 서서히 대중사회와 예술계에 영향력을 확장한 해링의 궤적. 전시는 살아 있었다면 ‘회갑’을 맞은 해링을 위해 기꺼이 차려준 ‘블록버스터급 생일상’처럼도 보인다. 키스 해링이 ‘몽트뢰재즈음악페스티벌’(1983)을 위해 제작한 포스터 3점. 음악과 사람을 결합한 특유의 캐릭터를 박았다. 해링은 자신의 전시홍보는 물론 어린이교육·콘서트·상품광고까지 100여점이 넘는 포스터를 ‘예술작품’처럼 만들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키스 해링의 ‘피라미드’(1989). 금속에 아크릴을 얹어 완성했다. 인물과 동물·태양 등 무수한 고대 기호로 원시에너지를 가득 채웠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누구나를 위한 예술철학’ 일대기 복원 이번 전시를 위해 서울에 온 카즈오 나카무라 나카무라키스해링재단 대표는 “1980년대 미국, 극심한 인플레에 경제·사회적으로 불안했던 시대에 활동한 뉴욕 아트의 에너지”로 해링을 소개한다. 지금 시대야말로 “휴머니티를 향한 광기 어린” 그의 예술이 더욱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거다. 사실 미술과는 동떨어진 의약품 개발사업을 한다는 카즈오 대표가 자신에게 선물하듯 한 점씩 해링의 작품을 모아온 계기는 198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단다. 뉴욕에 출장을 갔을 때 한 화랑에서 봤다는, 만화같이 생긴 작품 한 점이 이상하게 눈과 마음을 흔들더란 거다. 여섯 겹씩 무등을 태운 두 부류의 사람탑이 흔들흔들 위태로운 모양. 바로 ‘세 개의 석판화’ 중 한 점이었다. 화랑주인이 할부로 사라고 권할 만큼 “비쌌다”는 그 작품을 그는 나중에 기어이 컬렉션에 포함시켰고, 이번에 서울로 데리고 왔다. 카즈오 나카무라 나카무라키스해링재단 대표가 키스 해링의 ‘세 개의 석판화’(1985) 옆에 섰다. 나카무라키스해링컬렉션이 탄생하는 결정적 계기가 된 작품이다. 두 부류의 사람탑이 흔들흔들 위태롭게 서 있는 모양. “1987년 처음 본, 만화같이 생긴 작품 한 점이 이상하게 눈과 마음을 잡더라고 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키스 해링의 ‘앤디 마우스’(1986) 4점 중 3점. ‘앤디 마우스’는 해링이 어린 시절부터 가장 좋아하던 캐릭터인 ‘미키 마우스’, 친구이자 멘토였다는 ‘앤디 워홀’을 합쳐 탄생시킨 캐릭터다. 작품마다 아래 왼쪽에는 워홀, 오른쪽에는 해링의 사인이 들어가 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해링의 예술철학은 ‘그들만의 예술’에 도전하는 데서 비롯된 듯하다. “예술은 수많은, 무한한 의미를 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 의미가 없다”고, “나의 예술세계를 정의하려면 우선 예술에서 목적이라는 것을 없애야 한다”고 외쳐댔으니까. 소수의 특정인이 아닌 “모두를 위한 예술”이란 말은 입버릇에 가까웠다. 그렇게 10년 남짓 ‘누구나를 위한 예술’을 열정적으로 쏟아부은 뒤 홀연히 사라졌으니 그 흔적이 쉽게 지워질 리가 있나. 대중의 아쉬움이 적잖았나 보다. 하지만 “좀 더 살았다면”이란 가정 역시 별 의미가 없는 듯하다. 사람의 인생에도 ‘질량불변의 법칙’이 적용된다고 하지 않나. 짧고 굵게, 평생의 작업량은 다 채우지 않았을까 싶은 거다. 하루에 많게는 40여점을 지하철역에 휘갈기고 도망 다녔던 시작부터 죽기 하루 전까지도 붓을 못 놨다는 마지막까지. 전시는 ‘미치게 튀었던’ 한 예술인의 꿈을 대신 복원한다. 내년 3월 17일까지. 키스 해링의 ‘블루프린트 드로잉’(1990). 마치 만화책을 펼쳐놓은 듯 흑백톤 심볼을 강렬하게 박은 17점이 전시장 검은 공간에 둥둥 떠있다. 1980년 12월부터 불과 몇 주 만에 완성했다는 드로잉을 해링은 세상을 떠나기 한 달 전 실크스크린 포트폴리오의 최종판으로 제작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키스 해링의 예술철학은 ‘그들만의 예술’에 도전하는 데서 비롯됐다. 소수의 특정인이 아닌 “모두를 위한 예술”이란 말을 입버릇처럼 해대고, “예술은 수많은, 무한한 의미를 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 의미가 없다”고도 했다. 작업 중인 키스 해링을 ‘비틀즈’의 멤버 존 레논의 전속 사진작기이기도 했던 앨런 타넨바움이 촬영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
2018.11.26 I 오현주 기자
LG유플러스, AR·AI로 진화된 ‘아이들나라 2.0’ 선봬
  • LG유플러스, AR·AI로 진화된 ‘아이들나라 2.0’ 선봬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LG유플러스(032640)가 상반기에 선보인 U+프로야구·골프 앱, 해외 콘텐츠 프로모션 등의 모바일 서비스에 이어 하반기에는 TV 콘텐츠 육성에 드라이브를 건다. 지난해 구글과 협업으로 호응을 얻었던 아이들나라 서비스의 2.0 버전을 출시하고, 연말까지 방송용 스포츠 중계, 글로벌 드라마 등을 기반으로 TV 콘텐츠를 다양화 시켜나간다는 방침이다.LG유플러스(부회장 하현회)는 31일 서울 용산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U+tv 아이들나라 2.0’을 선보이며 유·아동 서비스 영역의 확대 의지를 밝혔다.‘U+tv 아이들나라’는 IPTV를 통해 부모와 아이가 함께 안심하고 볼 수 있는 유아서비스 플랫폼이다. 영재들의 학부모, 육아 전문가, 아동 심리 상담사 등의 추천 콘텐츠와 인기 캐릭터 시리즈, 유튜브 채널 등을 제공한다. 부모와 아이에게 최적화 된 사용자환경(UI·UX)도 강점이다.새로워진 ‘아이들나라 2.0’은 교육전문가와 협업을 통한 양방향 미디어 교육 매체로 ‘재미있게 놀면서 생각을 키우는 TV’를 기치로 내건다. ▲아이가 직접 TV 콘텐츠를 만들며 창의력을 키우는 AR놀이플랫폼 ‘생생 체험학습’ ▲듣는 영어에서 말하는 영어로, AI언어학습 ‘파파고 외국어놀이’ ▲교육 전문 기업 ‘웅진씽크빅’과 협업한 ‘웅진북클럽TV’ 등이 핵심 서비스로 꼽힌다. ▲부모를 위한 전용 콘텐츠 ‘부모 교실’에서는 ‘U+육아상담소, 임산부 피트니스, 임신·출산·육아대백과’ 등을 독점 제공한다.LG유플러스 홈/미디어부문장 송구영 전무는 “출시 1년만에 이용자 1백만 명을 돌파한 ‘아이들나라’ 서비스가 새로운 버전으로 또 한번 ‘퀀텀점프(Quantum Jump, 대약진)’를 노린다”라며 “AR·AI 기술의 진화와 교육 전문기업 콘텐츠의 협업으로 ICT 키즈시장에 다시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참여하는 TV’로 진화..체험학습·창의력 증진 기대아이들나라 2.0에서 가장 눈에 띄는 메뉴는 고도화 된 AR(증강현실) 놀이플랫폼이다. ‘생생 체험학습’은 창의교실·융합교실 등의 세부 기능을 통해 8가지의 신규 AR 콘텐츠를 제공한다. 아이가 그린 그림이 TV 동화 속으로 들어가는 ‘내가 만든 그림책’, 직접 색칠한 물고기가 TV 수족관 속으로 나타나는 ‘물고기 그리기’가 대표적이다. 유아의 예술적 표현력을 키워줄 수 있고, 집에서도 손쉽게 하는 미술놀이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다.‘도레미 물감놀이’, ‘비눗방울 톡톡’ 등의 모션인식 서비스를 통해 아이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기를 수 있다. AR 체험 후에는 관련된 학습 영역의 VOD를 볼 수 있도록 내셔널지오그래픽, BBC키즈 다큐 등 약 500편의 콘텐츠가 편성되어 있다.AI와 상호작용을 통해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을 학습할 수 있는 ‘외국어놀이’ 메뉴도 주목할 만하다. IPTV 및 스마트TV 최초로 제공되는 네이버 인공지능 서비스 ‘파파고’를 기반으로 아이가 외국어 듣기·말하기 교육을 놀이처럼 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아이가 원하는 외국어 문장이 있을 때 마다 TV 속 캐릭터에게 리모컨을 통해 간편하게 물어보고 화면과 소리로 답변을 받을 수 있다. 시청만 하는 영어 콘텐츠와 달리 스스로 문장을 만드는 힘을 기르는데 유용하고, 자기주도적 학습이 가능해진다.‘웅진북클럽TV’는 이미 40만이 넘는 고객을 보유하고 있는 유초등 전문 교육 서비스 ‘웅진씽크빅’과 협업을 통해 선보이는 ‘보고 듣는 도서’ 서비스다. 누리과정이 반영된 인기 도서와 독서 흥미유발 영상콘텐츠인 ‘북클럽TV’ 등 총 1천여개의 웅진북클럽 콘텐츠가 제공된다. 웅진북클럽이 콘텐츠를 타사와 제휴 및 제공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LG유플러스는 ‘웅진북클럽TV’를 통해 아이들이 도서를 보다 입체적으로 경험하고, 나아가 독서 자체에 대한 흥미가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실제로 기존 웅진북클럽 회원들은 또래 평균 보다 10배 이상 독서량이 높게 나타난다는 설명이다. 또 10월부터는 매주 9권의 도서를 시즌에 맞게 추천해주고, 한 가지 주제를 다양한 영역으로 읽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투데이(북뉴스, 쿠키쿠픽, 분킨더)’ 기능이 추가돼 아이들 독서량 증가에 더욱 일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예비·초보 부모들 위한 ‘부모 교실’ 신설, 임산부 홈트레이닝도아이들나라 2.0에서는 부모들이 육아를 함께 고민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엄마·아빠 전용 콘텐츠도 대거 편성했다. 임신, 출산, 교육 관련 정보를 한곳에 모아 육아부담을 덜어주고, 부모들의 건강관리를 돕는다는 취지다.신설된 ‘부모 교실’은 자체 제작 콘텐츠 440여 편을 모두 무료로 제공한다. 가장 대표적인 콘텐츠는 ‘임신·출산·육아대백과’ 서비스다. 11년 연속 베스트셀러인 육아 도서를 저자인 소아과 전문의 김영훈 교수가 직접 출연해 설명하는 영상으로 제작했다. 예비 부모를 위한 ‘태교동화’와 ‘임산부 요가’ 등의 콘텐츠도 모두 산부인과 전문의의 자문을 받아 구성했다. EBS육아학교와 제휴를 통해 부모들의 육아 고민을 접수 받고, 12인의 육아 전문가가 직접 답변하는 자체 제작 콘텐츠도 매월 새롭게 선보인다.‘부모 교실’에서는 이외에도 아이를 키우며 필요한 이유식 레시피, 건강한 출산과 회복을 위한 임산부 요가, 출산 후 다이어트, 세계 선진국의 교육방법 등 다양한 콘텐츠를 만나볼 수 있다.◇‘디지털 교육법’ 니즈 가속화LG유플러스는 향후 아이들나라와 같은 ICT 키즈 서비스에 대한 고객들의 수요가 점차 올라갈 것으로 전망한다.LG유플러스 관계자는 “맘카페, 커뮤니티 등의 온라인·SNS에서 젊은 부모들을 중심으로 ‘디지털 교육법’에 대한 니즈와 정보교류가 늘고 있다”라며 “실제로 아이들나라 서비스는 출시 1년만에 이용자 1백만 명, 연간 시청 7억건을 돌파했으며, 이 중 30대 여성 가입자는 분기당 10%씩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다”라고 이를 뒷받침했다.LG유플러스 홈/미디어부문장 송구영 전무는 “TV·휴대폰을 멀리하기 어려운 ‘본(born) 디지털 세대’에게는 오히려 스마트 기기를 잘 활용하는 교육법이 중요해지고 있다”라며 “아이들나라 2.0은 가정에서 쉽게 시작할 수 있는 디지털 교육 콘텐츠를 통해 교육적인 TV로 확실하게 자리잡을 것”이라고 밝혔다.아이들나라는 최근 진행한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IPTV 3사 중 키즈 서비스 부문 1위를 차지했다. U+tv 가입자 견인 역할을 톡톡히 하며 최근 13개월간 순증 1위를 기록하고 있기도 하다.
2018.07.31 I 김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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