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검색결과 1,229건
- ‘고환율’ 만난 9월 물가, 5%대 사수할까…기재부 국정감사 ‘스타트’
- [세종=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원·달러 환율이 역대급 고공행진을 거듭하는 가운데 9월 소비자물가가 오는 5일 발표된다. 고환율이 수입물가를 끌어올린 상황이라 정부가 기대하는 ‘추석 이후 물가 안정세’가 실현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또 오는 4일부터 시작하는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는 여야가 크게 격돌할 전망이다.지난 9월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모습(사진 = 연합뉴스)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5.7% 상승하면서 5월 이후 처음으로 5%대에 안착했다. 앞서 6월(6.0%), 7월(6.3%) 6%대 상승률에서 두 달 만에 탈출했다. 또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석유류 제외) 역시 전년동월대비 4.4% 상승하면서 전월(4.5%) 오름세가 소폭 둔화됐다. 8월 물가 상승이 둔화한 것은 가파르게 치솟던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영향이 컸다. 지난 6월 배럴당 113달러까지 치솟았던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는 8월 97달러로 안정세를 보였다. 하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다시 자이언트 스텝을 밟으며 고강도 긴축 기조를 재확인, 환율을 크게 자극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22일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이후 13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1400원을 돌파했고, 9월 마지막인 30일은 1430.2원에 마감했다.이같은 달러강세에 따른 원화가치 하락은 원자재 등 수입물가를 끌어올려 물가 상승을 자극하는 요인이 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국회 기재위 전체회의에 출석 “환율이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경우 추가적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앞으로 소비자물가가 상당 기간 5∼6%대의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지난달 29일 서울 시내 한 면세점에 환율이 표시되어 있다. (사진 = 연합뉴스)이미 환율상승에 따른 영향은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달 2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전날 수입 바나나 도매가격은 13㎏에 3만1100원을 기록, 한 달 전 2만8232원과 비교해 10.2% 올랐다.정부가 전기 및 가스요금 인상 계획을 발표한 것 역시 물가 상승요인으로 꼽힌다. 한국전력(한전)은 이달부터 전기요금을 1kWh(킬로와트시)당 7.4원 인상하고, 산업부 역시 다음달부터 민수용 도시가스 요금을 MJ(메가줄)당 2.7원 올린다고 발표했다. 공공요금 인상으로 전년동월대비 소비자물가가 0.3%포인트 오를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정부는 아직 9~10월 정점론을 고수하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25일 방송 인터뷰에서 “이르면 9월, 늦어도 10월 소비자물가 정점 이후 부터는 빠르진 않아도 서서히 내려갈 것 같다. 지금도 (물가가)10월이면 정점이 될 것으로 조심스럽지만 전망한다”고 말했다.오는 4일부터는 기재부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4일(경제·재정정책), 5일(조세정책), 21일, 24일(이상 종합감사)에 진행된다. 국감에서는 △국가재정운용계획 및 재정정책 △세제개편안 △공공기관 구조개혁 등의 이슈가 중점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법인세 및 소득세를 낮춘 세제개편안을 ‘부자감세’라고 강력하게 비판하고 있다. 여야의 대치 속에 세제개편안을 논의할 기재위 산하 조세소위도 아직 꾸려지지 못한 상태다. 또 윤석열 정부가 기조로 잡은 긴축재정 및 재정준칙 법제화 역시 국감에서 집중 언급될 것으로 보인다. 여당은 재무건전성을 강조하고 있으나 야당은 적극적 재정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다음은 기재부, 통계청, 국세청, 한국개발연구원(KDI), 조세재정연구원(KIPF) 주간 주요일정 및 보도계획이다.◇주요일정△4일(화)10:00 국정감사(부총리 및 1·2차관)△5일(수)10:00 국정감사(부총리 및 1·2차관)△6일(목)08:30 차관회의(2차관, 서울청사)09:10 벤처기업간담회(부총리, 장소미정)10:30 공공기관운영위원회(2차관, 비공개)◇보도계획△4일(화)06:00 조세재정브리프 통권 제127호 발간12:00 2022년 8월 온라인쇼핑동향12:00 KDI FOCUS ‘법인세 세율체계 개편안에 대한 평가와 향후 정책과제’△5일(수)08:00 2022년 9월 소비자물가동향09:00 2022년 9월 소비자물가동향 분석△6일(목)09:30 추경호 경제부총리, 벤처기업 간담회 개최11:30 2022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편람 수정16:30 통계청, 농촌진흥청과 ‘데이터 기반 스마트농업 구현’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7일(금)12:00 2022년 쌀 예상 생산량조사 결과
- 홍익대학교, AI·실감미디어콘텐츠학 석·박사 과정 신설 및 신입생 모집
-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홍익대학교가 일반대학원 학과간 협동과정으로 AI·실감미디어콘텐츠학 석·박사 과정을 신설하고, 2023학년도 전기 대학원 신입생을 모집한다.이번에 신설되는 AI·실감미디어콘텐츠학(석·박사 과정)은 홍익대학교의 예술 소양 능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AI 응용소프트 기반 비전기술과 메타버스 및 실감(MR, VR, AR, XR) 콘텐츠 제작 능력을 내재화(embedded)시켜, 세계적으로 파급력을 가진 혁신적인 초 경험 콘텐츠 및 새로운 예술 산업 창출을 목표로 한다.AI·실감미디어콘텐츠학(석·박사 과정)는 영상·커뮤니케이션대학원 VR·AR콘텐츠전공을 중심으로 시각디자인전공, 공간디자인전공, 영상디자인전공, 인터랙션디자인전공, 컴퓨터공학, 전자전기공학, 산업데이터공학 등 학과 간 간 협동과정으로 운영되며, 첨단 분야 선두 기업들( KT, ㈜자이언트스텝, ㈜스코넥엔터테인먼트, 클릭트㈜)과 국가 R&D연구과제 및 산학협력을 기반으로 예술과 기술이 통섭된, 실증적 커리큘럼을 통하여 4차 산업혁명의 새로운 인재상인, 예술과 기술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융합형 인재양성에 나설 예정이다.홍익대학교는 그동안의 R&D 연구과제 수주로 축적된 서클VR시스템, 5G클라우드기반 XR트윈시스템, 초고화질(24K) 스타일전이 등 AI엔진 6종, GPU클러스터서버, 볼류매트릭 XR스튜디오, 이머시브 사운드 등 100억 규모의 첨단장비를 구축한 바 있다. 또한 AI응용 소프트웨어, (초)실감 메타버스 등 R&D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예술과 기술의 융합교육과 실증전시를 홍익대학교 홍문관에 구축된 홍익AI뮤지엄과 홍익VR뮤지엄에서 원스톱으로 제공한다. 홍익대학교 관계자는 “본 학과는 4차 산업의 핵심기술인 인공지능(AI), 메타버스, 실감 기술을 기반으로 예술과 융합된 초 경험 콘텐츠를 개발해 대한민국의 新시장을 창출하고 세계에 K-콘텐츠, K-아트를 확산하기 위한 최첨단 학문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특히 메타버스와 AI기술개발에 필요한 R&D 및 콘텐츠개발 등은 학과 간 협동과정, 산학연계 중심의 프로젝트 베이스 실증교육을 기반으로 한 기술과 예술을 동시에 수행하는 융합적인 전문인력 양성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전했다.신입생 원서접수·제출서류 입력기간은 9월 30일부터 10월 14일 24시까지, 제출서류 접수기간은 9월 30일부터 10월 17일 16시까지다. 자세한 원요강은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홈페이지 내 공지사항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학과운영 관련 R&D사업 및 프로젝트, 전시 관련 자료는 MRMediaLab(엠알미디어랩)의 공식 네이버 블로그 및 페이스북 채널을 통해 확인 가능하다.
- [뉴욕증시]빅테크마저 휩쓴 시장 공포…S&P 또 연중 최저
-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가 큰 폭 하락했다. 하루 전 모처럼 랠리를 펼쳤지만, 산적한 악재들을 이기지 못하고 다시 주저앉았다. 특히 애플, 알파벳(구글 모회사), 메타(페이스북 모회사) 같은 주요 빅테크들이 흔들리면서 시장 전반의 투심이 악화했다.(사진=AFP 제공)◇하루 만에 다시 공격 긴축 공포29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54% 하락한 2만9225.61에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11% 내린 3640.47을 기록했다. 연중 최저치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2.84% 급락한 1만737.51에 거래를 마쳤다. 이외에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 2000 지수는 2.35% 떨어진 1674.93을 기록했다.3대 지수는 개장과 동시에 약세를 보였다. 개장 전 나온 노동 지표가 공격 긴축을 뒷받침했기 때문이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전주 대비 1만6000건 감소한 19만3000건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말 이후 최저다. 최소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하는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135만건으로 2만9000건 급감했다. 그만큼 노동시장이 양호하다는 의미다.블룸버그는 “이번 수치는 인플레이션 억제에 초점을 맞춘 연준의 큰 폭 금리 인상에도 노동 수요가 탄탄하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CNBC와 만나 “기준금리는 아직 제한적인 수준이 아니다”며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이해 해야 할 일이 더 많다”고 말했다. 공격 긴축을 시사하는 강경 발언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오후 현재 시장은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75bp(1bp=0.01%포인트) 금리를 올릴 확률(3.00~3.25%→3.75~4.00%)을 61.1%로 보고 있다. 전날 영국 영란은행(BOE)의 전격 시장 개입 이후 연준의 피봇(완화 쪽으로 정책 전환·Pivot) 기대감이 커지면서 자이언트스텝에서 빅스텝 쪽으로 기우는 듯했으나, 하루 만에 다시 분위기가 바뀌었다.이에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4.240%까지 치솟으며 주식 투자 심리를 짓눌렀다. 글로발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3.868%까지 상승했다. UBS 글로벌자산운용의 마크 헤펠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전날 시장의 차분했던 분위기가 변동성 장세가 끝났다는 것에는 회의적”이라고 말했다.◇애플·구글·페북 일제히 ‘흔들’특히 주요 빅테크들의 주가가 폭락하며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이날 애플에 대한 투자 의견을 매수(Buy)에서 중립(Neutral)으로 하향하고 목표 주가는 185달러에서 160달러로 25달러 내리면서다. 이에 애플 주가는 4.91% 폭락했다. 애플은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이다.월가는 근래 들어 애플마저 경기 침체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보는 기류다. 블룸버그는 최근 “애플이 올해 하반기 아이폰14 주문량을 추가로 최대 600만대까지 늘리고자 했으나 관련 계획을 접었다는 소식을 최근 공급업체들에 전했다”고 보도했다. 애플뿐만 아니다. 구글은 이날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인 스타디아(Stadia)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필 해리슨 구글 부사장은 블로그를 통해 “스타디아는 우리가 기대했던 만큼 사용자를 확보하지 못했다”며 “스타디아 스트리밍 서비스를 중단하기 시작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이번 조치는 구글이 비용 절감을 꾸준히 거론한 이후 이뤄진 첫 구조조정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감원 등의 조치를 통해 회사의 효율성을 20%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 주가는 이날 2.63% 하락했다. 알파벳은 애플, 아람코, 마이크로소프트에 이은 세계 시총 4위다.페이스북 모회사인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CEO는 직원들과 질의응답에서 “지금쯤이면 경제가 확실하게 안정되기를 바랐지만 아직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며 “다소 보수적인 계획을 세우고 싶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본격 구조조정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메타 주가는 3.67% 떨어졌다.이외에 마이크로소프트(-1.48%), 아마존(-2.72%), 테슬라(-6.81%), 엔비디아(-4.05%) 등의 주가 역시 큰 폭 내렸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S&P 지수 내 기업 가운데 거의 5분의1이 이날 52주 신저가 기록을 다시 썼다.◇침체 공포에 빅테크들 주가 하락올해 2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은 잠정치와 똑같은 -0.6%로 최종 집계됐다. 상무부 집계를 보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확정치(전기 대비 연율 기준)는 -0.6%로 나타났다. 미국은 성장률을 속보치, 잠정치, 확정치로 나눠서 발표한다. 미국 경제는 1분기(-1.6%)에 이어 2분기까지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일각에서는 3분기마저 역성장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월가에서는 이미 경기 침체가 경제를 덮쳤다는 견해가 많아졌다. 크레디트스위스(CS)는 “아직 최악은 오지 않았다”며 세계 경기가 큰 폭 둔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올해 미국 성장률은 제로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봤다. 앞서 연방준비제도(Fed)는 이번달 경제 전망을 통해 올해 성장률 예상치를 1.7%에서 0.2%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유럽의 주요국 증시는 하락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71% 내렸고,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1.53% 하락했다.국제유가는 떨어졌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1.12% 하락한 배럴당 81.2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주식 등 위험자산 회피 여파를 받은 것으로 읽힌다. 원유시장은 이와 함께 미룰 플로리다주를 강타한 허리케인 ‘이언’ 여파를 주시하고 있다.슈나이더 일렉트릭의 로비 프레이저 리서치 매니저는 “경기 침체 공포감이 향후 원유 수요 전망에 계속 부담을 주고 있다”며 “이는 최근 미국 등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사진=AFP 제공)
- '위기의 영국' 다시 돈 푼다…연준도 긴축 속도조절하나
-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영국 영란은행(BOE)이 파운드화 쇼크를 막고자 결국 시장 개입에 나서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긴축 속도조절에 나설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시장은 오는 11월 연준 긴축을 두고 자이언트스텝에서 빅스텝 쪽으로 조금씩 기우는 분위기다.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사진=AFP 제공)◇BOE, 무한정 장기국채 매입 결정28일(현지시간) 로이터 등에 따르면 BOE는 다음주부터 시행할 계획이었던 장기국채 매각을 다음달 말까지 한 달간 중단하는 동시에 필요한 만큼 제한 없이 장기국채를 다음달 14일까지 다시 매입하기로 이날 결정했다. BOE는 최근 두 차례 연속 50bp(1bp=0.01%포인트) 기준금리를 올리는 빅스텝을 밟았다. 이와 함께 최근 10여년간 지속했던 양적완화(QE)를 끝내고 장기국채를 팔기로 했다. 인플레이션이 치솟자 돈줄을 조이겠다는 의지를 보여 왔다. 그런데 이 계획은 시작도 못 해보고 끝날 조짐이다. 영국 정부가 발표한 감세안으로 인해 파운드화 가치가 역대 최저치 폭락하는 등 시장이 대혼란을 겪자, BOE가 이날 전격적으로 시장 개입을 선언해서다. BOE는 휴짓조각으로 전락할 위기에 놓인 영국 국채를 무한정 사들이는 과정을 통해 가격을 회복시킨다는(국채금리 하락) 복안이다. 돈을 다시 풀어서 급한 불을 끄겠다는 것이다. 말 그대로 고육지책이다.BOE는 이날 시장 개입을 두고 “최근 영국과 글로벌 자산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심각한 가격 조정을 예의주시해 왔다”며 “우리는 영국 가계와 기업의 신용 상태가 악화하는 위험을 미리 줄일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다만 시장에서는 미봉책이라는 혹평이 쏟아졌다. 돈을 풀어 시장에 안도감을 주면 당장 위기는 넘길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영국을 향한 투자 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수석경제고문은 CNBC에 나와 “BOE가 QE라는 ‘라라랜드’에 더 오래 머물러 있을수록 낮아지는 금리, 혼란스러운 시장, 우스꽝스러운 개입, 왜곡된 자산 배분 등으로 출구를 찾기 더 어려워진다”며 “(이번 조치는)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해야 하는 일과 반대인 만큼 정책 일관성 결여를 부각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영국 투자은행(IB) 하그리브스 랜스다운의 수잔나 스트리터 선임분석가는 “BOE가 정책을 뒤죽박죽으로 하고 있다”며 “정치적으로 정책 선회를 꺼리는 정부가 완강히 버티고 있는데 대한 좌절의 흔적”이라고 말했다. 새 정부가 정치적인 타격을 염려해 감세안 철회를 주저하자, 중앙은행인 BOE가 대신 총대를 멨다는 것이다.◇“미 너무 빠른 긴축, 시장 소화 못해”그럼에도 혼돈의 시장을 구하려면 어떻게든 중앙은행이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받았고, 연준의 긴축 속도조절론이 다시 부상했다. 엘 에리언은 “연준도 인플레이션과 싸우는 것(긴축)과 시장을 진정시키는 것(완화) 사이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비슷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포트 글로벌의 톰 디 갈로마 매니징 디렉터는 “연준이 금리를 너무 빨리 올리는데, (이에 따른 달러화 초강세를) 시장은 이를 소화하지 못하고 있어 걱정스럽다”며 “연준은 연말까지 정책 전환(피봇·pivot)에 대한 인식을 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후 현재 시장은 연준이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75bp 금리를 올릴 확률(3.00~3.25%→3.75~4.00%)을 57.6%로 보고 있다. 일주일 전인 70.1%에서 큰 폭 떨어졌다. 이날 한때 50bp 인상 확률이 75bp를 앞지르기도 했다. 12월의 경우 50bp 빅스텝(3.75~4.00%→4.25~4.50%) 확률은 50.0%로 예상되고 있다. 이 역시 25bp 베이비스텝 가능성이 빅스텝보다 높게 나타나기도 했다.BOE의 깜짝 카드에 연준의 피봇 가능성이 더해지면서 금융시장은 모처럼 반등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97%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4.65% 오른 배럴당 82.1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7월 18일 이후 가장 큰 오름 폭이다.
- 강달러에 R공포 확산…마땅한 대책이 없다
- [이데일리 이명철 서대웅 김형욱 기자] 미국의 긴축 가속화로 인한 ‘킹(king) 달러’ 현상이 전 세계 금융시장을 패닉으로 몰아넣고 있다. 28일 영국 파운드화 쇼크로 시작된 금융시장 충격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을 강타하면서 국내 금융 시장은 또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더 큰 문제는 공포에 질린 금융시장의 혼란이 쉽게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이데일리는 위기 타개를 위한 지혜를 모으고자 전직 경제수장들과의 긴급 인터뷰를 통해 금융시장을 진단하고 해법을 모색했다.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은 이데일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환율이 급격하게 올라 힘든 상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어서 상당 부분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당분간 굉장히 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변동성이 잦아드는 때가 올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일각에선 금융위기 도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하지만, 외화유동성이 부족하지 않은 상황이어서 금융위기는 오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날 금융당국이 내놓은 증시안정펀드 재가동 점검 등 긴급 안정대책에 대해 “좀더 일찍 했으면 좋았겠지만 시장에 아무때나 내놓을 수 있는 대책은 아니다”며 “지금이라도 하는 게 다행이지만 실효성은 크지 않을 것이다”고 부연했다.윤증현 윤경제연구소장(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현 상황에 대해 “최근 금융시장 불안정, 경제 여건 악화 등은 국내 요인만 있는 것인 아니라 해외 요인 등이 복잡 작용한 결과물”이라면서 “전통적인 대응 방식으로는 해결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한미 통화스와프도 정부가 노력하고 있지만, 미국이 우리나라와만 통화스와프를 체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현재 상황에서 정부가 금융시장에 개입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유일호 건국대 석좌교수(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최근 금융시장 불안은 고물가에 대응한 금리 인상이 원인인데, 미국발 긴축 정책이라 우리도 따라갈 수밖에 없다”며 “미국도 내년 초엔 자이언트 스텝을 멈출 것으로 보지만, 그럼에도 긴축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또 “긴축이 심하면 재정으로 보완해야 하는데, 우리는 재정 여력이 많지 않아 문제”라고 우려했다. 유 석좌교수는 “금리가 오르면 가계부채가 굉장히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며 “고정금리 비중을 낮추고 차주(돈을 빌린 사람)의 연체율, 부도율을 낮추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미)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면 달러를 추가 확보할 수 있어 환율 안정의 안전판 역할을 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다른 대책보다 우선할 것은 아니며, 그런 자세로 협상에 매달려서도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이런 때일 수록 교과서 같은 대책이 필요하다”며 “마술 같은 정책은 없고 이런 방식으론 부작용만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이주열 전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서울 페어몬트 앰배서더 호텔에서 CFA(국제재무분석사) 한국협회 주최로 열린 한국 투자 콘퍼런스에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잇따라 정책금리를 인상하고 최근 국제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서 물가상승 압력이 다소 약화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높은 수준을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며 “각국 중앙은행들은 수요를 억제하고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앞으로도 당분간 정책금리를 지속해서 인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전 총재는 “다만 추가 인상 폭과 그 지속 기간은 여건 변화에 따라 유동적으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 과정에서 주식, 채권을 중심으로 주요 자산 가격의 변동성은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높은 인플레이션과 신냉전의 양상은 일시적인 것이 아닌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고착화할 수 있다”면서 “앞으로 오랜 기간에 걸쳐 세계 경제와 국제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 달러 빼고 모두 역대급 폭락…'갓달러' 재앙에 세계가 떤다
-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초강경 긴축 기조가 초래한 역대급 ‘갓달러’에 전 세계가 떨고 있다.달러화 가치가 역대 최고 수준에 근접한 와중에 달러화를 제외한 다른 나라들의 통화, 주식, 채권, 부동산 등이 일제히 고꾸라지는 ‘에브리싱 셀오프(투매)’ 대혼란이 벌어지고 있다. 이를테면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모두 공식 약세장(베어마켓·전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에 진입했다. 주요 원자재와 가상자산 역시 연일 급락하고 있다.갓달러 현상은 당분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 연준이 ‘인플레이션 파이터’를 자처하며 돈줄을 조이고 있는 가운데 세계 최대 결제 통화인 달러화가 나홀로 강세를 보이며 산업 경기가 쪼그라들 경우 초안전자산인 달러화로 돈이 몰릴 수밖에 없는 탓이다. 일각에서는 금융위기 공포감이 서서히 나오고 있다.(그래픽=김정훈 기자)◇‘갓달러 충격’ 세계 금융시장 혼돈26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 등에 따르면 이날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달러인덱스는 장중 114.686까지 폭등했다. 2002년 5월 이후 20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달러인덱스는 올해 초 95 안팎에서 움직였다. 이날까지 19% 가까이 폭등했는데, 이는 전례를 찾기 어려운 속도다. 이런 초강세 흐름으로 120에 근접할 경우 2002년을 넘어 역대 최고치로 폭등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적지 않다.역대급 갓달러에 주요국 통화들은 고꾸라지고 있다. 당장 큰 충격을 받은 나라는 영국이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이날 장중 1파운드당 1.0382달러까지 하락했다(파운드화 약세·달러화 강세). 당초 역대 최저였던 마거릿 대처 전 총리 시절인 1985년 당시보다 더 낮아졌다. 새로 출범한 영국 정부가 야심차게 감세 정책을 내세웠지만, 시장은 파운드화 투매로 반응했다.런던채권시장은 패닉에 빠졌다. 영국 국채(길트채) 2년물 금리는 장중 4.573%까지 치솟았다(길트채 가격 폭락). 길트채 2년물 금리는 지난 22일께만 해도 3% 초중반대에서 움직였다. 최근 2거래일새 하루 50bp(1bp=0.01%포인트) 이상 금리가 폭등하는 국채 투매 장세가 펼쳐진 것이다.영국 영란은행(BOE)은 장중 “기준금리 조정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며 환율 방어를 위한 구두개입에 나섰지만, 파운드화 약세는 멈추지 않았다. 밴티지 포인트 자산운용의 니콜라스 페레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BOE가 이번주 긴급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금리를 올려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운드화의 충격파가 가장 컸을 뿐이지, 유로화, 일본 엔화, 중국 위안화 등은 모두 올해 들어 10~20%대 폭락했다.파운드화 쇼크에 세계 금융시장 전반에 공포감이 만연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11% 하락한 2만9260.81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나스닥 지수에 이어 공식 약세장에 들어섰다. 대형주를 모아놓은 S&P 지수는 1.03% 빠진 3655.04를 기록했다. 6월 16일(3666.77) 당시 연저점을 깨고 연중 최저치로 떨어졌다. 오랜 저금리 환경에서 주식 외에 투자 대안이 없다는 뜻인 ‘TINA’(There is no alternative·대안이 없다)’는 옛말이 됐다.국제유가도 급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2.58% 하락한 배럴당 76.71달러에 마감했다. 1월 3일 이후 가장 낮다. 프라이스 퓨처스그룹의 필 플린 선임시장분석가는 “달러화가 폭등하고 위험 자산이 위축되면서 유가는 경기 침체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며 “추가 하락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에브리싱 셀오프’ 금융위기 공포문제는 갓달러 현상이 지속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후 현재 시장은 연준이 오는 11월 75bp 금리를 올릴 확률을 67.3%로 보고 있다. 4회 연속 자이언트스텝을 밟아 11월부터 3.75~4.00%로 4%를 찍을 것이라는 뜻이다. 12월의 경우 4.25~4.50% 가능성이 66.4%로 가장 높다. 달러화 가치가 더 치솟고 국채금리가 추가 폭등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월가에서는 연준이 수입물가를 낮추기 위해 갓달러를 사실상 용인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이 때문에 금융위기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공포감이 부쩍 커졌다. 마이클 윌슨 모건스탠리 수석주식전략가는 “달러화 강세는 역사적으로 금융위기 혹은 경제위기로 이어졌다”며 “만약 무엇인가 무너지지 않을까 경계해야 하는 시기가 있다면 바로 지금일 것”이라고 했다. 악시오스는 “세계 경제는 (금융위기가 덮친) 2007년 8월의 불길한 느낌을 갖고 있다”고 썼다.블룸버그에 따르면 금융정보업체 네드데이비스 리서치는 최근 경기 예측 모델을 바탕으로 한 세계 경기 침체 확률이 98%를 돌파했다고 추정했다. 네드데이비스는 “내년 어느 시기에 세계적으로 심각한 경기 침체 위험이 있다”며 “세계 증시가 추가 하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앤드루 베일리 영국 영란은행(BOE) 총재. (사진=AFP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