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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해소주, 1년 만 누적 200만병 팔려…"전국 노포서 인기"
  • 보해소주, 1년 만 누적 200만병 팔려…"전국 노포서 인기"
  •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보해양조(000890)는 지난해 7월 출시한 ‘보해소주’의 누적 판매량이 200만병을 돌파했다고 30일 밝혔다.보해는 자체 개발한 솔트레시피를 내세우며 제품 특성을 강조했다. 마케팅도 색다른 시도를 통해 입소문 확산에 힘쓰고 있다.최근 수도권을 비롯해 대구, 대전 등 전국 노포에서 보해소주 입점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 업소는 손님들이 보해소주를 찾는다며 입점 요청 배경을 전했다는 설명이다. 현재 보해소주는 간판이 없지만 긴 대기줄의 생삼겹살 전문집 ‘행복한식당(서울 성동구)’, 30년 이상 전통을 이어온 ‘중앙참치전문(서울 영등포구)’, 계명대 근처 시장 맛집 ‘전래순대국밥(대구 달서구)’, 오뎅탕과 부추전이 유명한 실내포차 ‘금복집(대전 서구)’ 등 유명 노포에서 판매 중이다.보해양조 관계자는 “유행을 따르기보다는 본연의 맛과 개성을 유지해서 인기를 얻는 노포처럼 보해소주 역시 제품 자체에 집중한 결과 소비자들이 먼저 가치를 알아봐 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한편 보해소주는 보해양조 역대 신제품 중 가장 높은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출시 첫 달 약 1만병대였던 판매량은 5개월 만에 12만병대로 10배 이상 급증, 출시된 지 1년이 지난 현재 시점에는 출시 첫 달보다 20배 넘게 판매됐다.
2022.08.30 I 정병묵 기자
유통기한 긴 수입 '멸균우유'…영양소 괜찮을까요?
  • 유통기한 긴 수입 '멸균우유'…영양소 괜찮을까요?[궁즉답]
  •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Q: 최근 계속되는 먹거리 물가 오름세 속에 우유 가격도 비싸지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폴란드산 등 해외 멸균우유 수입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멸균우유는 균을 완전히 없애 유통기한이 1년까지 길고 상온 보관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정말 안전할까요? 멸균 처리에 따른 일반우유와 영양소 등 성분 차이는 없을까요?흰 우유.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계 없음. (사진=이미지투데이)[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요즘 대형마트 혹은 온라인쇼핑 플랫폼에서 ‘폴란드산 멸균우유’ 등 수입 우유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실제 관세청 통계에 따르면 멸균우유 수입량은 올해 상반기 1만4675t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9326t)보다 약 57%나 늘었습니다.그동안 서울우유나 매일유업·남양유업·빙그레·동원F&B 등 국내 주요 유업체들이 생산한 흰 우유에 익숙했던 소비자들에겐 다소 낯선 풍경일 수도 있는데요. 수입 멸균유(멸균처리한 흰 우유)가 국산 살균유(일반 흰 우유)보다 가격이 절반 수준인 점이 가장 큰 가장 큰 경쟁력으로 꼽힙니다.◇수입 멸균유, 국내산 흰 우유보다 가격 ‘절반’실제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폴란드산 멸균우유 제품의 ℓ당 가격은 ‘믈레코비타’가 1300원, ‘밀키스마’ 1500원 수준입니다. 이에 비해 국내 흰 우유 시장 점유율 50%(2020년 기준) 이상을 차지하는 ‘서울우유’는 2700원으로 2배가량 가격이 높죠. 다소 생소하지만 값싼 수입 멸균우유가 최근 물가 부담에 시름이 깊어지는 소비자들 사이 주목을 받으면서 관련 궁금증 또한 늘고 있습니다.우선 멸균유와 살균유 모두 식품 분류상 ‘우유’에 속합니다.식품위생법 제14조(식품 등의 공전)에는 ‘우유류라 함은 원유(原乳)를 살균 또는 멸균 처리한 것(원유의 유지방분을 부분 제거한 것 포함)이거나 유지방 성분을 조정한 것 또는 유가공품으로 원유 성분과 유사하게 환원한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분류한 식품 유형에도 ‘우유는 원유를 살균 또는 멸균 처리한 것을 말한다(원유 100%)’고 명시하는 등 멸균유가 우유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습니다.‘살균유’와 ‘멸균유’의 구분 기준은 ‘원유 살균 방식’에 있습니다.국내 제조사가 주로 생산·판매하는 일반적 흰 우유라고 하는 살균유는 원유 속 유해할 수 있는 균과 미생물만 상대적 저온에서 최소한으로 살균합니다. 최근 화제가 된 멸균유는 이보다 높은 최고 150도 안팎 고온에서 약 2~5초 정도 더 긴 시간 동안 살균해 명칭 그대로 원유 속 모든 균과 미생물을 없애 무균 포장한 우유입니다. 멸균유는 가격이 저렴한 수입산도 있지만, 국내 유업체들이 생산한 제품도 일부 존재합니다.◇원유 살균 방식 따라 맛·보관성 달라져따라서 열처리 온도·시간과 균 함유량 차이 등으로 제품의 ‘맛’ 등 기호성과 ‘보관법’ 등 안전성 부분에서 차이가 발생하게 되죠.일반적 살균유는 우유 속에 각종 균이 존재하기 때문에 ‘유통기한’이 제품 생산 후 11~15일 정도로 상당히 짧습니다. 상온에서 제품이 빠르게 부패·변질 되기 때문에 반드시 영상 10도 이하 냉장 보관을 해야 합니다.반면 멸균유는 균이 아예 없다 보니 제조·판매사들이 유통기한을 6개월 정도부터 1~2년까지 매우 길게 설정합니다. 균을 없애고, 카톤팩(종이 코팅팩)에 담긴 일반 우유와 달리 알루미늄 필름 소재 등을 활용한 용기에 무균 밀봉 포장해 부패·변질 가능성이 적다보니 상온(15~25도) 보관도 가능합니다.따라서 멸균유는 오랜 물류 기간이 소요되는 해외수출이 가능해집니다. 현지 소비자들은 수입 멸균유를 저렴하게 대량 구매해 오랜 기간 두고두고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마치 국내 대표적 전통주 막걸리(탁주)가 해외수출 혹은 국내 판매 확대를 위해 멸균 처리하고 유통기한을 6개월~1년으로 두는 것과 마찬가지죠.◇멸균유, 안전성 문제없어…단백질 등 주성분 변질도 無하지만 긴 유통기한을 두고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과연 믿고 먹어도 되는지 의문은 존재합니다. 또 멸균유가 고온 열처리를 하다 보니 우유에 함유된 단백질과 칼슘 등 고유 영양소 성분이 달라지는 것 아니냐는 궁금증도 따릅니다.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식약처 관리 기준상 멸균유의 긴 유통기한은 안전성의 문제가 없습니다. 식품위생법은 유통기한을 직접 정의하고 있지는 않지만 관련 법령에 따라 식약처장이 고시한 ‘식품, 식품첨가물, 축산물 및 건강기능식품의 유통기한 설정기준’ 등을 통해 관련 영업자(생산·판매 기업)가 유통기한을 설정하도록 하고 있습니다.이 과정에서 영업자가 자체 혹은 외부 의뢰 실험을 하거나, 기준 제품과 동일한 조건의 다른 제품과 비교한 보고서 등 안전성 입증 자료를 사업장 소재지 지자체에 제출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식품은 의약품과 달리 판매 허가제가 아니지만 정식 판매에 앞서 반드시 이러한 신고 절차를 거치도록 하고 있습니다. 향후 위생 등 안전성 문제가 발생하면 식약처가 시정명령 혹은 판매중지 등 행정처분을 내리며 관리·감독하고 있죠.식약처 관계자는 “수입 식품의 경우도 수출국의 제조업소에서 설정한 유통기한을 반영한다”면서 “만약 국내 유통 온도 등과 차이가 있다면, 우리나라 기준에 맞춰서 설정해야 하는 경우 설정사유서를 통관 단계에서 받아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또 일반 우유와 멸균 우유의 주성분 차이가 없다는 것도 업계와 학계의 공통된 입장입니다. 고온에서 멸균 처리되면서 일부 미네랄 등 성분이 산화할 수 있지만, 단백질 등 주된 영양소의 변질은 없어 대세에 지장 없다는 것입니다.이기원 서울대 농생명공학부 교수(푸드테크학과장)는 “살균과 멸균은 식품 내 균증식 억제를 위한 공정 차이로 영양성분보다 소비자 기호성의 문제”라며 “‘멸균은 신선하지 않다’는 건 연구 결과가 아닌 일부 소비자 편향 등 인식적 부분에서 발생하는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이어 “멸균 과정에서 유산균 등 유익균과 미생물도 함께 없어질 순 있지만 멸균 제품이 저장과 보존기간 등 식품 섭취의 안전성 측면에서는 유리하다”고 전했습니다.
2022.08.29 I 김범준 기자
'우영우' 신드롬, 아시아 열광하고 유럽 시큰둥한 이유는
  • '우영우' 신드롬, 아시아 열광하고 유럽 시큰둥한 이유는
  •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최근 종영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가 아시아와 북미 지역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반면, 유럽 지역에선 큰 화제가 되지 않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포스터. (사진=에이스토리·KT스튜디오지니·낭만크루)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하 진흥원)은 ‘우영우’의 해외 수용자 반응을 살펴보기 위해 지난 12일부터 22일까지 진행한 전 세계 18개국 20개 지역(대만·말레이시아·중국·싱가포르·인도네시아·일본 도쿄·일본 오사카·태국·필리핀·홍콩·미국 LA·미국 뉴욕·캐나다·독일·스페인·영국·이탈리아·튀르키예·프랑스·호주) 해외통신원 설문조사를 29일 발표했다.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시아권 9개국 10개 지역 해외통신원이 ‘자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콘텐츠’로 ‘우영우’를 꼽았다. 북미에서는 동명의 한국 의학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동명의 미국 드라마 ‘굿 닥터’가 ‘우영우’ 흥행에 중요한 선례로 작용했다고 응답했다.이들 지역에선 ‘우영우’가 디스토피아를 주로 다뤘던 다른 ‘K-드라마’와 달리 ‘훈훈한 법조 드라마’라는 장르적 특성으로 폭넓은 연령대를 아우르며 인기를 얻고 있었다. 중국에서는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변호사 우영우의 모습은 ‘변호사’라는 직업에 대해 다른 시각을 제공하고, ‘정상인’의 오만을 반성하게 한다”고 흥행 요인을 설명했다. “악역이 없는 드라마”(인도네시아), “청소년들이 보기에 부담이 없는 내용”(대만) 등의 반응도 있었다.드라마의 인기는 소셜미디어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대만, 인도네시아 등에서는 ‘우영우 인사법’ 챌린지 공유가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에서는 극중 주요 장소로 등장하는 ‘우영우 김밥’이 큰 인기를 얻으면서 ‘동그라미 김밥’을 만드는 방법이 소셜미디어에 수시로 게재됐다. 필리핀에서는 드라마의 인기가 ‘우영우 패션 따라잡기’로 이어지고 있었다.반면 독일, 영국 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에서는 ‘우영우’가 공식적으로 회자되지 않고 있었다. 이는 영상의 후반작업과 긴밀한 연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더빙 강국’으로 불리는 독일의 경우 “현재 독일에서 유통되는 ‘우영우’는 더빙 없이 독일어 자막만 긴 문장으로 제공되어 드라마에 집중하기 매우 어렵다”고 언급했다. ‘몰아보기’를 선호하는 유럽권 시청자 특성상 매주 2편의 새로운 에피소드가 공개되는 방식이 낯설다는 반응도 나왔다. 또한 유럽의 경우 장애인에 대한 탄탄한 지원체계가 있어 공감도가 약하다는 지적도 있었다.종교·문화적 차이로 ‘우영우’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이슬람교를 믿는 튀르키예의 경우 ‘우영우’ 2회에서 다뤄진 동성애 코드로 일부 현지 시청자들이 불편함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마찬가지로 이슬람교를 국교로 삼고 있는 말레이시아에서는 “인간과 귀신의 사랑을 다룬 홍콩 영화 ‘천녀유혼’이 이슬람 가치에 위배돼 일부 장면이 삭제된 바 있다”면서 “죽은 사람이 되살아나거나 미신, 폭력, 공포, 선정적인 묘사가 제작 단계에서 지양될 필요가 있다”는 응답이 나왔다.정길화 진흥원장은 “‘우영우’는 여성 서사의 측면에서는 ‘대장금’, 자폐장애인 서사의 관점에서는 ‘굿 닥터’를 떠올리게 하며, ‘순한 맛’ 드라마라는 점에서는 ‘갯마을 차차차’의 성공모델이라는 평도 있다”며 “‘우영우’의 성공 방정식은 이제 하나의 장르가 된 K드라마의 다양성을 입증하는 분수령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2022.08.29 I 장병호 기자
CJ제일제당, '스팸 김밥햄' 출시
  • CJ제일제당, '스팸 김밥햄' 출시
  •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CJ제일제당(097950)은 캔에서 꺼낼 필요 없이 간편하게 요리할 수 있는 ‘스팸 김밥햄’을 출시했다고 29일 밝혔다.스팸의 맛과 외관을 그대로 구현한 이 제품은 세계 최초의 스팸 김밥햄으로, 스팸으로 김밥을 만들 때 캔에서 꺼내 잘라 여러 개 이어 만드는 것이 불편하다는 소비자 의견을 반영했다. 칼집 선이 그어 있어 줄 따라 잘라 간편하게 김밥을 만들 수 있다. 기존 자사 김밥햄 대비 2배 더 두껍게 만들어 입안 가득 스팸의 풍미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 김밥은 물론 볶음밥, 튀김 등 다양한 요리로도 즐길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각종 채소와 밥에 기름을 두르고 큐브 모양으로 썰어 넣으면 스팸 볶음밥이, 길게 잘라 튀김 옷을 묻혀 튀기면 스팸 튀김이 완성된다. 사각용기에 상온 유통되는 기존 스팸 특유의 풍미를 비닐 포장 형태의 김밥햄에서 구현할 수 있었던 것은 CJ만의 독자적인 R&D 기술력이 토대가 됐다. 복합 열처리 과정을 통해 스팸 맛과 고유의 색깔 등 외관을 그대로 살릴 수 있었던 것. 출시 전 소비자 조사에서도 캔 스팸 맛과의 유사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며 혁신성, 편의성, 활용성 면에서 벌써부터 시장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냉장 김밥햄 카테고리는 연간 350억원 규모로 꾸준히 수요가 유지되고 있는 시장이다. CJ제일제당은 ‘캔 밖으로 나온’ 스팸 김밥햄 제품을 앞세워 시장 성장을 이끌겠다는 계획이다.
2022.08.29 I 정병묵 기자
`술은 스스로에 대한 경의`…호주가 정태영의 주도
  • `술은 스스로에 대한 경의`…호주가 정태영의 주도[오너의 취향]
  •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정태영 현대카드·현대커머셜 대표이사 부회장의 경영과 인생을 술로 이해하는 건 흥미롭다. 현대가 사위로서 계열사 부회장에 오르기까지는 처가의 혹독한 두주불사(斗酒不辭)식 트레이닝을 거쳤을 테다.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와 장인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으로 이어진 가풍(家風)과 사풍(社風)에서 애주를 지향하고 절주와 타협했으리라. 한창때 그를 가까이서 겪은 이들의 말을 들어보면, 한 자리에서 소주 수병을 너끈히 비웠다고 한다. 지금보다 소주 도수가 10도 가까이 높았던 시절 얘기다.정태영(오른쪽) 현대카드 부회장이 지난 4월29일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왼쪽부터 배우 정우성, 이정재, 스티븐 던바 존슨(Stephen Dunbar-Johnson) 뉴욕타임스 사장과 술자리에서 자기 앞에 언더락 잔을 두고 있다.중년에 접어들면서 소주보다 독한 싱글몰트 위스키를 가까이 둔다. “내 성격에는 호기심, 낙관주의, 허무주의가 섞여 흐른다. 이들이 밀당을 주고받으며 나를 이끈다. 이들이 길목에서 엉키면 위스키 한잔이 모든 것을 차분히 정리한다.”(2021년 11월11일 페이스북·이하 인용구는 페이스북) 코로나19가 한창일 때는 술집이 일찍 문을 닫아 애를 태웠다. 홀로 마시기에 적당한 위스키를 즐길 장소가 마땅치 않아서였다.사실 그 어떤 술이 혼술에 최적화하지 않은 게 있으랴. 그러나 술을 마시는 장소와 주량을 따져보면 위스키만한 것도 없다.(편의점 노상 테이블에서 컵라면에 소주를 마시기도 하지만) 체면상 혼자서 식당에서 소주를 마시기도 여의찮다. 그럴싸한 데를 가더라도 와인은 한번 열면 홀로 마시기에 양이 부담된다. 여기서 성격이 나온다.위스키는 독해서 한 자리에서 한 병을 말끔히 비우기는 부담이다. 남은 건 보관해야 하는데 잘 두면 몇 달이고 맛이 난다. 와인은 다르다. 열면 되도록 당일에 마시는 게 상책이다. 며칠 안에 맛이 상한다. “(위스키는) 와인처럼 한번 열어서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두고 맛을 음미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형식과 허울을 멀리하고 실용과 내용을 따르는 경영 스타일과 닿아 있다. `두고 맛을 음미한다`는 데에서 애주와 절주 사이 놓인 절제미도 엿보인다. “위스키는 와인처럼 섬세한 감별법을 요구하지 않으니 쉽다”는 지론도 마찬가지다.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지난해 12월31일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한해 마지막 날을 소주를 벗삼아 마무리하고 있다. (사진=페이스북)물론 위스키가 `쉽다`는 게 와인보다 `낫다`는 의미는 아닐 테다. 사실 위스키나 와인이나 산지와 양조기법에 따라 맛이 갈린다. 와인의 포도와 위스키의 보리가 척박한 환경에서 잘 자라기에 제조연도를 큰 변수로 보기도 어렵다. 게다가 맛은 끝 간데없이 분화하고, 개중에 술은 기호가 선명하다. 그러니 여기서 어떤 술이 `더 섬세하고 덜 섬세한지`를 따지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아울러 그가 애초 와인 애호가였다는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다.그의 전향을 부추긴 게 술값이라는 것은 눈이 간다. 2000년 전후로 와인 값이 천정부지로 올랐다. 원인은 여럿인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게 근원이라면 근원이다. 와인 생산은 한정돼 있어 갑자기 공급을 늘리기 어렵다. 즐겨 찾던 와인에서 내려 위스키로 환승한 계기가 됐다. 그러나 위스키도 마찬가지였다. 시차를 두고 가격이 올랐을 뿐이다. 코로나19가 터지고 위스키 수요가 활황 사이클을 탔다. 가격이 급등했고 “위스키 값이 올라서 부담”이라는 토로가 잦아졌다.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이달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미원을 곁들여 위스키를 마시는 모습이다.(사진=페이스북)꿈틀대는 애주 세포에 이끌려 떠난 다음 행선지는 조미료 `미원`이다. 미원과 술이 무슨 상관인지 난데없다. 그러나 애주가와 호주가들 사이에서 정태영식 미원 주조법은 꽤 인기다. 위스키를 마실 적에는 미원을 섞어 맛을 내는 것이다. 미원을 요리에 쓰면 감칠맛이 폭발하듯, 위스키와 만나면 풍미를 끌어올리는 일종의 `치트 키` 역할을 한다고 한다. 정 부회장은 다만 “제가 좋아하는 위스키가 없으면 그냥 아무 위스키나 가짜 에이징(숙성) 효과를 만들어서 부드럽게 마시자는 것이지 더 맛있어진다고는 할 수 없다”고 했다. 이런 이유에서 스스로 미원을 섞는 음용법을 `생계형 음주`라고 부른다.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2019년 3월 인스타그램에 올린 위스키와 미원의 조합.(사진=인스타그램)다분히 유난스럽다. 사실 풍미가 가득한 위스키를 즐길 그의 안목과 재력, 구매력을 의심하는 이는 없을 테다. 그럼에도 미원까지 품고 다니는 사정을 헤아려보면, 스스로에게 꾸준히 술을 권하는 면모에서 경지에 오른 주도(酒道)가 느껴진다. 애주가라 불릴 만하다.
2022.08.24 I 전재욱 기자
 명량·한산 그리고, 이순신의 마지막 격전지를 가다
  • [여행] 명량·한산 그리고, 이순신의 마지막 격전지를 가다
  • 이순신 장군이 전사한 관음포에는 관음포해전을 기념하는 기념비가 서 있다[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지금 싸움이 급하니, 부하들에게 내 죽음을 알리지 말라.”1598년 11월 19일(음력) 새벽. 조선과 명나라 수군은 경남 남해와 하동 사이의 노량 앞바다에 접근했다. 이어 연합군은 해협 양쪽에 자리를 잡았다. 얼마 후 수많은 왜군을 태운 500여척의 배가 어둠에 잠긴 노량 앞바다에 불빛을 밝히며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7년간(1592~1598) 조선 땅을 짓밟은 왜군들이 탄 배가 떼 지어 나타난 것이다. 이순신은 임진왜란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숨졌다는 소식을 듣고 퇴각하는 왜군을 공격했다. 그는 이곳에서 왜선 50여척을 격파한 뒤 관음포 쪽으로 후퇴한 왜군의 퇴로를 막아 400여척의 적선마저 침몰시켰다. 그러나 그는 이곳에서 적의 유탄을 맞아 끝내 눈을 감았다.◇이순신 장군의 마지막 전장을 찾아가다이순신이 최후를 맞이한 곳은 경남 남해의 관음포다. 노량해전을 승리로 이끈 그의 유해가 처음 육지에 오른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곳의 또 다른 이름은 이락사(李落祠). 당시 그의 나이는 쉰넷. 그토록 바라던 전쟁의 끝을 바로 눈앞에 두고 있을 때였다. 그리고 그는 아무에게도 자신의 죽음을 알리지 않도록 했다. 자신의 죽음이 알려져 적들의 사기가 오르고 조선과 명나라 수군이 동요할까 우려했기 때문이었다.이곳에서 조선 수군은 왜군을 향해 총공세를 폈다. 아침까지 이어진 이날의 전투로 왜군의 배 500여 척 중 겨우 50여 척만 본국으로 도망갔고, 나머지는 모두 격침됐다. 그리고 조선은 노량해전에서 큰 승리를 거둠으로써 7년에 걸친 임진왜란을 비로소 끝낼 수 있었다.경남 남해 남해대교 아래에 있는 충렬사500여년이 지난 지금, 관음포에는 이순신의 사당과 유허비가 세워져 있다. 소나무가 빽빽한 오솔길을 따라 500여m 지나면 첨망대(瞻望臺)가 있다. 여기에 서면 노량해전의 전장이 한눈에 펼쳐진다. 가만히 그 바다를 바라보면 이순신 장군이 군사를 독려하던 북소리가 귓가에 들리는 듯하다. 관음포 앞에는 이순신의 순국공원이 조성돼 있는데, 이순신영상관에서는 노량해전의 입체 영상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경남 남해와 하동 사이의 길게 뻗은 노량해협 사이로 노량대교가 놓여져 있다. 그 아래에는 거북선 내부를 들여다 볼 수 있는 거북선 모형이 있다.노량해전이 펼쳐졌던 바다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현수교인 남해대교가 놓였다. 남해 노량리와 하동 금남면 노량리를 이은 다리다. 하동에서 남해방향으로 남해대교를 건너면 이순신 장군의 사당인 충렬사가 지척이다. 충렬사 앞에서는 노량 앞바다에 걸린 남해대교의 수려한 자태가 한눈에 잡힌다. 길이 660m, 높이 52m로 웅장한 현수교지만 굼떠 보이지 않고 날렵하다. 1973년 개통이 된 후 수십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다리로 꼽힌다.금산 상사바위에서 바라본 앵강만◇보광산이 금산으로 이름이 바뀐 이유남해는 그림 같은 풍경들이 곳곳에 펼쳐진다고 해서 ‘보물섬’이라고도 불린다. 여기에 덜 알려지고 더 그림 같이 숨어 있는 풍경은 남해 여정의 덤이다. 관음포를 나와 남해 한복판에 솟아오른 금산(錦山)에 오른다. 비단(錦)을 이름으로 삼기는 했지만, 그 이름처럼 마냥 부드럽지만은 않은 산이다. 그 대신 기기묘묘한 암봉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절경을 빚어낸다. 마치 수석 전시장을 방불케 할 정도다. 이 암봉들에 서광이 비치는 모습을 보고 신라 말 원효대사는 보광(普光)산이라 불렀고, 이후 조선을 개국한 태조 이성계가 산에 금산이라는 이름을 붙였다.남해 금산 보리암과 기기묘묘한 암릉이성계는 이 산에 올라 조선 개국을 열망하는 기도를 했다. 그리고 ‘개국의 꿈을 이루면 비단으로 보광산을 감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산 하나를 어찌 다 비단으로 감을 수 있을까. 그의 열망처럼 조선을 개국한 이성계는 산에 비단을 두르는 대신 비단 금(錦)자를 이름으로 삼는 편법으로 그 약속을 지켰다. 부드러운 산은 아니지만, 암봉의 화려함에 그 의미를 둔다면 금산이라는 이름도 썩 잘 어울린다.금산 정상 턱밑쯤에는 암자 보리암이 있다. 일찍이 신라시대부터 해수관음도량으로 이름 높던 사찰이다. 줄잡아 1500년이 훨씬 넘는 시간의 저편에서부터 지금의 명성에 못지않을 만큼 성지중의 성지였던 셈이다. 그 이유가 바로 금산의 치솟은 암봉과 그 암봉이 뿜어내는 기운이 대단했던 것이리라.남해 금산 봉수대금산을 오르는 일은 비교적 쉽다. 보리암의 어깨까지 차로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산을 찾은 이들은 대개 보리암만 들렀다가 내려간다. 하지만 보리암 종루 뒤쪽으로 난 오솔길을 따라가야 비로소 금산의 웅장한 참모습을 만날 수 있다. 금산에는 모두 38경(景)이 있다. 하나하나 헤아릴 필요는 없다. 숫자를 매겨본들 곧 그것이 쓸모없는 일이라는 걸 깨닫는다. 고개를 돌리는 곳마다 풍광이 빼어나니 구태여 거기에 순서를 매길 필요가 없다.그 암봉들의 형상을 어찌 설명할 수 있을까. 보리암 뒤쪽의 절하는 모양을 한 바위 ‘형리암’이며, 고승대덕들이 앉아서 불법을 닦았다는 ‘좌선대’, 바위 모양이 화엄(華嚴)이란 한자의 모습을 닮았다는 ‘화엄봉’…. 그중 빼어난 것이 바로 보리암에서 이어진 능선의 서남쪽 끝자락에 솟아있는 상사암이다. 금산을 통틀어 가장 웅장하고 큰 암봉이다. 이 암봉에는 조선 숙종 때 전남 여수에서 남해로 이주해왔다가 사랑에 빠진 남자의 전설이 깃들어 있다. 상사암에 서면 금산의 기기묘묘한 암봉과 그 아래 앵강만이 훤하게 펼쳐져 보인다.하늘에서 본 남해 물건리 방조어부림◇남해의 빼어난 경치와 전설을 만나다금산을 둘러싼 물미해안도로로 들어선다. 물건리와 미조리를 잇는 해안도로다. 미조항에서 싱싱한 회 한 접시를 먹고 출발해 꾸불꾸불한 해안도로의 경치를 만끽하면 ‘이런 곳도 있구나’라는 신선한 충격을 느낄 수 있다. 도로는 초전~항도~가인포~노구~대지포~은점~물건으로 이어진다. 지나는 마을마다 빼어난 경치와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내항도와 외항도라는 쌍둥이 섬을 가진 항도마을에 있는 전망대는 데이트코스로도 유명하다. 전망대 앞으로 사량도, 두미도, 욕지도는 물론 가까이에 마안도·콩섬·팥섬 등 남해의 온갖 섬들이 펼쳐진다.경남 남해 물건리 방조어부림을 산책하고 있는 여행객이 길 끝에 물건리 방조어부림이 있다. 천연기념물 제150호다. 원래 태풍과 염해로부터 마을을 지키고, 고기를 모이게 만든 인공림이다. 길이는 1.5㎞, 너비는 30m에 이른다. 녹음 짙은 방조어부림에는 산책하는 이들로 가득하다. 팽나무·상수리나무·느티나무·이팝나무·푸조나무 등 낙엽수와 상록수인 후박나무 등 무려 300살이 넘은 40여 가지 수종들이 숲을 가득 채우고 피톤치드를 내뿜는다.물건리 마을 뒤편에는 독일마을이 있다. 50여년 전 독일로 파견됐던 광부들과 간호사들이 노년을 보낼 수 있도록 정착할 터전을 마련해 주기 위해 정부가 조성한 마을이다. 건축방식에서부터 생활 여건을 독일식으로 꾸며 이국적인 풍경을 접할 수 있다. 최근에는 예쁜 카페와 식당들이 속속 들어서면서 소위 ‘인싸’ 명소로 이름이 나 관광객들이 부쩍 늘었다. 노구에서 대지포까지 이어지는 드라이브 코스도 환상적이다. 아홉 등 아홉 굽이로 일컬어지는 수많은 고개를 넘어설 때마다 펼쳐지는 풍경에 입이 쩍 벌어진다.하늘에서 본 남해 독일마을금산 동북쪽 자락에 자리한 삼동면의 편백 자연휴양림은 전체 207㏊(62만평) 중 절반이 편백이다. 섬마을 남해에 편백을 본격적으로 심은 것은 1960년대. 수령 40년이 넘은 편백이 빼곡히 들어선 이곳에는 알싸한 나무향이 가득하다. 비 오는 날이면 그 나무향이 짙어진다. 편백은 다른 어떤 나무보다도 피톤치드가 많아 삼림욕에 좋다. 그림엽서에 등장하는 ‘숲속의 집’을 연상시키는 통나무집 등 숙박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사철 푸르지만 봄이 무르익으며 이곳의 편백은 한결 더 산뜻한 녹색을 띠기 시작했다.창선교 아래 좁고 긴 해협 사이에 죽방렴이 설치되어 있다◇남해 멸치가 더 쫄깃하고 맛있는 이유삼동면과 창선도를 잇는 창선교로 들어서면 부채 모양으로 촘촘하게 박아 놓은 참나무 말뚝이 보인다. 귀한 남해 별미 ‘죽방멸치’를 잡는 죽방렴이다. 조선시대부터 조수간만의 차가 큰 해역에서 사용된 전통어업 방법으로 남해 멸치가 귀한 대접을 받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죽방(竹防)’은 대나무로 만든 둑, 방죽으로 대나무 어사리라고도 부른다. 간만의 차가 크고 물살이 세며 수심 얕은 갯벌에 참나무 말뚝을 V자로 박고 대나무로 그물을 엮는다. V자 끝 모서리 부분에 임통이 있는데 밀물 때는 열리고 썰물 때는 닫힌다. 물고기 입장에선 들어갈 때는 자유지만 나갈 방법은 없어 꼼짝없이 갇히게 되는 것이다.남해 창선교 인근의 죽방렴체험공원특히 창선도와 삼동면 사이의 좁은 바다, 지족해협은 예로부터 물살이 세기로 유명했다. 이곳 멸치들이 탄력성에서 후한 점수를 받은 이유다. 흐물거리는 생선보다 쫀득쫀득하게 씹히는 생선이 더 맛있지 않았을까. 거센 물살에 단련된 쫀득한 멸치들을 살아 있는 채로 뜰채로 곱게 떠서 잡아 올렸으니 그 맛이 오죽 달았을까.죽방렴으로 멸치만 잡는 것은 아니다. 갈치와 학꽁치, 도다리 등 남해 바다를 유영하는 다양한 물고기들이 잡힌다. 그중 멸치 수가 월등해 ‘죽방멸치’란 이름을 차지했다. 죽방렴으로 다른 생선이 많이 잡혔더라면, 그게 도다리거나 갈치였다면 우리는 지금쯤 ‘죽방도다리’나 ‘죽방갈치’에 열광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물론 다른 생선보다 상대적으로 몸체가 작은 멸치를 상처없이 잡아내기 어려운 것도 죽방멸치가 귀한 대접받는 데 한몫했다. 그물로 잡는 멸치는 비늘이나 몸체에 상처가 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족항에는 길이 100m, 폭 2m의 도보교와 관람대가 있어 죽방렴의 구조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이곳 삼동면과 남해의 남도 미조면에는 멸치 요리 전문점들도 모여 있다.남해 창선교 일출
2022.08.19 I 강경록 기자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백지원, '박은빈 친모'=진경 사실 밝혔다
  •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백지원, '박은빈 친모'=진경 사실 밝혔다
  •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박은빈, 강태오가 눈물의 이별을 맞았다. 극의 말미에서는 백지원이 박은빈의 친모가 진경이라는 것을 알리는 모습도 그려지며 다음회에 대한 궁금증을 높였다.지난 11일 방송된 ENA채널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연출 유인식, 극본 문지원, 제작 에이스토리·KT스튜디오지니·낭만크루) 14회에서는 제주도에서 크고 작은 변화를 맞은 우영우(박은빈 분)와 한바다즈의 두 번째 이야기가 그려졌다. 시청률은 전국 14.6% 수도권 16.1%, 분당 최고 17.9%(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까지 치솟으며 수목극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2049 타깃 시청률은 6.5%로 전 채널 1위를 기록하며 호응을 이어갔다.이날 한바다 멤버들은 정명석(강기영 분)이 위암 3기로 투병 중인 사실을 알았다. 우영우는 한 끼도 제대로 먹지 못하는 정명석을 걱정하며, 그가 여전히 잊지 못한 ‘행복국수’의 고기국수를 다시 맛보게 해주고 싶었다. 뜻을 모은 이들은 폐업한 행복국수의 사장을 찾아 나섰다. 비슷한 이름으로 승승장구 중인 ‘행운국수’에서는 행복국수 이야기에 반감을 표했다. 원조는 자신들이고 행복국수는 도태되어 문을 닫았다는 것. 그러나 내막은 따로 있었다. 마을 주민은 행복국수 사장이 어머니 간병에 정신없는 사이, 행운국수가 방송과 SNS 등을 통해 맛집 마케팅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행복국수 사장의 행방이 묘연한 가운데, 이준호는 낮에 찾은 행운국수 주방장에게 수상함을 감지하고 그의 퇴근길을 뒤쫓았다. 행복국수 주방에서 일하다 행운국수로 스카우트 됐다는 그는 행복국수가 진짜 원조라고 했다. 심지어 행운국수는 ‘부부식당’이라는 백반집을 운영하던 주인이 행복국수를 따라 바꾼 것이었다. “산 좋고 물 좋은 곳에 가서 좀 쉬어야지”라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는 행복국수의 사장. 우영우는 식당 앞에 쌓인 ‘산수요양원’의 우편물을 떠올렸다. 하지만 그의 어머니는 치매를 앓고 있어 대화가 어려운 상황이었고, 아들은 겨우 한 달에 한 번 요양원을 찾아오기 때문에 만날 수 있는 확률도 낮았다.세 번째 변론기일이 다가왔다. 주지 스님은 신문을 통해 과거 황지사의 반대에도 지방도 3008호선 건설이 강행됐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에 대해 정부가 문화재 관람료를 받도록 한 것. 황지사가 문화재 관람료 징수를 받아들인 것은 경제적 보상 때문이 아니었다. 스님들의 수행을 돕고, 문화재 훼손을 줄이고, 살생의 피해를 막도록 방문객 수를 통제하기 위함이었다. 이에 우영우는 이중징수 여부를 문제 삼아 예산 내역 공개를 요구했고, 매표소가 교통을 방해한 것을 알면서도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하지만 황지사가 문화재 관람료를 받는 행위는 정당한 일이고 꼭 필요한 일이라는 주지 스님의 말에 더는 반박할 수 없었다.법리적 명분이 있어야 한다는 정명석의 조언, 보이지 않는 본질에 대해 집중해야 한다는 주지 스님의 말대로 우영우는 난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았다. 지방도 3008호선은 도로, 곧 ‘공물’이라는 점을 짚어 “공물을 이용했다는 이유만으로 원고가 피고 소유의 문화재에 대한 관람행위를 했다고 볼 수 없음”을 주장했다. 그렇게 한바다의 승소로 도로 위를 점령하던 황지사 관람료 매표소는 문을 닫았다. 정명석은 다시 황지사를 찾았다. 재판 과정에서 그 역시 사건의 본질을 꿰뚫어 본 것이었다. 정명석은 “3008번 지방도로 인한 피해는 땅 주인인 황지사가 고스란히 받고 있는데, 정부는 이런 사정을 모른 척한 채 온갖 법률로 규제만 하고 있지 않습니까”라며 황지사의 자력 운영 기반 조성을 위한 협약을 제안했다.기적 같은 반전도 있었다. 행복국수 사장이 황지사에서 공양주 보살로 수행 중이었던 것. 우영우는 정명석을 위해 고기국수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 이미 가게는 문을 닫았다며 망설이자 한바다 변호사들이 행복국수를 살리기 위해 나섰다. 앞서 행운국수가 행복국수를 따라서 가게 이름을 짓고, 주방장을 통해 조리법을 유출한 일들에 대해 법으로 보상하고 구제해 줄 것을 약속했다. 정명석이 한선영(백지원 분) 대표에게 말한 그대로 ‘3천 원’에서 시작된 소송은 더 큰 사건, 새로운 사건으로 이어지고 있었다.한편 우영우는 이준호가 누나와 나누던 대화가 자꾸 맴돌았다. 그는 마침 걸려 온 아버지 우광호(전배수 분)의 전화에 대뜸 왜 이준호를 만나려고 했는지 물었다. “아빠처럼 우리 딸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놈인지, 잘 챙겨줄 수 있는 놈인지 직접 보려고”라는 대답은 우영우의 마음을 무겁게 했다. 이준호는 그런 사람이지만 문제는 자신이라며, “저는 이준호 씨를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사람일까요?”라고 스스로 되묻고 있었다. 결국 우영우는 이준호와의 관계를 정리하기로 했다. “이준호 씨와 저는 사귀지 않는 게 좋겠습니다”라는 갑작스러운 이별 통보에 이준호의 마음이 무너져 내렸다. 이유를 묻는 절절한 외침에도 “죄송합니다”라는 말만 남긴 채 돌아서는 우영우. 홀로 남겨진 이준호의 눈물이 보는 이들을 가슴 저릿하게 했다.제주도에서 돌아오는 길, 한바다즈는 서로 다른 마음을 안고 다시 비행기에 올랐다. 우영우는 이준호를 마주할 수 없었고, 이준호는 이유도 모른 채 한 발짝 물러섰다. 지난날이 후회스럽기만 했던 정명석은 우영우 덕분에 자신이 살아온 삶이 헛되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최수연과 권민우 사이엔 묘한 기류가 흐르기 시작했다. 특히 정의일보 이준범(이두석 분) 기자에게 “우영우 변호사가 태수미 딸 맞다”라고 밝힌 한선영의 행보는 남은 2회를 더욱 궁금하게 했다.ENA채널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매주 수, 목요일 오후 9시 ENA채널에서 방송되며, seezn(시즌)과 넷플릭스를 통해서도 공개된다.
2022.08.12 I 김가영 기자
페르노리카 코리아, 크래프트 버번 위스키 '래빗홀' 론칭
  • 페르노리카 코리아, 크래프트 버번 위스키 '래빗홀' 론칭
  •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페르노리카 코리아가 크래프트 버번 위스키 브랜드 ‘래빗홀’을 국내 정식 론칭한다고 11일 밝혔다. 래빗홀 케이브힐. (사진=페르노리카 코리아)래빗홀은 미국의 금주법 시대 전, 자기만의 고유 기술로 증류주를 만들었던 미국 켄터키 루이스빌의 증류 기술자들에게 존경을 표하기 위해 탄생된 브랜드다. 국내 위스키 소비자들에게 처음 선보이는 제품은 ‘래빗홀 케이브힐’이다. 이 제품은 옥수수와 맥아 밀, 맥아 보리를 비롯해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는 버번 위스키 중 유일하게 꿀 맥아 보리까지 총 4개의 곡물 배합으로 특별함을 더한 래빗홀의 시그니처 제품이다. 붉은 호박색을 띠며 향신료의 스파이시함과 꿀의 달콤함, 사과 향, 바닐라와 커스터드 크림의 부드러운 풍미가 특징인 제품이라는 설명이다. 래빗홀은 저온에서 약 20-30분에 거쳐 천천히 구운 오크 통에서 숙성한다. 또 원액의 도수를 최대한 낮춰 숙성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오크통에서 나오는 떫은맛과 씁쓸한 맛의 요소들을 최소화했다. 일반적으로 1회 생산 시 많게는 수백 개의 오크 통의 원액을 사용하여 생산되는 버번 위스키 제품도 있는데 반해 래빗홀은 1회 생산 시 15개의 오크 통을 넘지 않는 한정 생산으로 엄격한 품질 관리와 높은 희소가치를 자랑한다.창립자 카베 자마니안의 버번 위스키 사랑은 그의 아내로부터 시작됐다. 아내의 권유로 버번 위스키 매력에 빠진 그는 성공 가도를 달리던 정신과 의사 대신 래빗홀 창립자로서의 길을 택했다. 그의 과감한 시도는 이에 그치지 않았다. 기존의 증류소나 위스키 브랜드를 인수할 수 있었지만 소수의 레시피로 획일화돼 있던 버번 위스키 시장에서 자신만의 고유한 곡물 배합 비율을 개발, 독창적인 레시피와 엄격한 품질관리를 통해 ‘래빗홀’을 선보였다. 이후 래빗홀은 유일무이한 버번 위스키로 평가받으며 아메리칸 버번 위스키의 새로운 기준을 재정립했다.래빗홀은 △더부즈 청담 △르챔버 △바 밀라 △바티칸 △사우스사이드 팔러 △소코 △바 잇트 △티센트 △티앤프루프 △폴스타 △루바토 등 서울과 수도권 내 주요 몰트바 업장에서 경험해 볼 수 있다. 이달부터 주요 대형할인매장과 백화점, 주류전문점에서 판매될 예정이다.미구엘 엔젤 파스칼 놈벨라 페르노리카 코리아 마케팅 전무는 “국내 위스키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다양한 위스키를 접하고자 하는 국내 소비자들의 니즈에 걸맞게 혁신적인 도전으로 최상의 퀄리티를 자랑하는 크래프트 버번 위스키 래빗홀을 선보이게 됐다”며 “래빗홀 케이브힐을 필두로 앞으로 소개될 래빗홀의 라인업에 대해 많은 관심 부탁하며 국내 위스키 소비자들을 위한 다양한 활동들도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2022.08.11 I 백주아 기자
지평주조, 프리미엄 막걸리 '푼주' 3종 출시
  • 지평주조, 프리미엄 막걸리 '푼주' 3종 출시
  •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지평주조는 프리미엄 막걸리 ‘푼주(PUNJU)’ 3종을 새롭게 선보인다고 9일 밝혔다.지평주조 신제품 프리미엄 막걸리 ‘푼주(PUNJU)’ 3종. 왼쪽부터 백화주, 석탄주, 부의주.(사진=지평주조)이번에 출시하는 프리미엄 막걸리는 석탄주·부의주·백화주 총 3종이다. 선조들의 주조 방식에 현대적인 제조공법을 접목시켜 새롭게 재현했다. 재료에서 오는 자연 감미와 감칠맛을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석탄주(惜呑酒)는 ‘그 향과 맛이 너무 좋아 입에 머금고 차마 삼키기 아까워 탄식한다’라는 의미에서 비롯된 술이다. 가벼우면서도 자연적으로 나오는 탄산감이 식전과 식사 중에 입안을 정리하기에 좋다. 알코올 도수는 일반 막걸리보다 약 2배 이상 높은 12도로 은은한 단맛과 산미, 단정한 바디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부의주(浮蟻酒)는 발효 시 떠오르는 찹쌀의 모습, 음식과 어우러지는 술의 텍스쳐가 모두 ‘하늘에 뜬 구름’과 같다는 뜻을 담았다. 알코올 도수 8.5도며 부드러운 목넘김과 잔잔한 여운의 단맛으로 식전·식중 모든 요리에 잘 어울린다는 평가다.백화주(百花酒)는 술병을 따면 ‘꽃으로 가득한 뜰의 향기처럼 신선한 향취’가 느껴진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알코올 도수 8.5도로 풍성하고 기분 좋은 단맛을 자랑해 따로 마시거나 마지막 디저트와 함께 마시기 좋다는 설명이다.권지훈 지평주조 마케팅팀장은 “프리미엄 막걸리 3종은 서울 송파구 문정동 한식 맡김차림 ‘푼주(PUNJU)’와 용산구 경리단길 레스토랑 ‘초승달’에서만 한정 판매하고, 추후 소비자 반응에 따라 전국 유통 및 대중화도 고려 중”이라며 “전통주조 방식을 재현한 프리미엄 제품 출시로 기존 막걸리 시장을 확대하고 우리 술의 재발견과 세계화에 이바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2.08.09 I 김범준 기자
금빛 스무살 '동구리'에게 털어놓은 출생의 비밀…"넌 산수화였어"
  • 금빛 스무살 '동구리'에게 털어놓은 출생의 비밀…"넌 산수화였어"
  • 작가 권기수가 서울 성동구 아뜰리에아키서 연 개인전 ‘골든아이 속 우주’에 건 자신의 작품 사이에 섰다. ‘두 눈-실버’(Two Eyes-Silver·2021, 60×60㎝·왼쪽)와 ‘우주의 숲-금’(Universe Forest-Gold·2022, 227.3×181.8㎝)이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삐죽이 솟은 머리카락은 늘 열 가닥이다. 나침반처럼 늘 북쪽을 향해 뻗쳐 있는 이들 열 가닥은 처음 봤던 그 길이 그대로다. 하얗고 동그란 얼굴 아래로 까맣고 긴 팔다리가 쭉 뻗은 각진 몸통도 변함이 없다. 씩씩하게 혼자 다닐 때도 있지만 판박이처럼 닮은 친구들과 어울리는 걸 더 좋아하나 보다. 함께일 때 표정이 훨씬 밝아 보이니까. 이렇게 모인 무리는 붉은 매화 뚝뚝 떨어지는 알록달록한 숲을 날아다니다가 작은 배에 올라타기도 하고 푸릇한 대나무 뒤로 몸을 숨기는 숨바꼭질도 즐겨 한다. 요즘은 커다란 파초잎이 무성한 새로운 장소를 찾았다. 덕분에 몸놀림도 부산해졌다. 눈빛도 반짝인다. 까만 눈동자 안으로 그가 선 세상이 훤히 들여다보일 만큼. 아, 빠뜨릴 수 없는 한 가지, 반달 미소가 있다. 늘 웃는다. 웃고 있다. 사는 일이 웃을 일뿐이진 않았을 텐데 어찌 그리 한결같은지, 20년째 환한 얼굴이다. ‘동구리’. 잊을 만하면 찾아왔다. 다시 올 땐 늘 다른 옷을 입었다. 그간 어떻게 지냈는지 알려주려 했는지 공간의 색, 만남의 구도, 서사의 질감을 매번 달리 휘감고 등장했던 거다. 바뀌지 않은 건 오로지 동구리, 그 하나뿐. 한국미술사를 통틀어 이처럼 명쾌하고 선명한 ‘캐릭터’가 있었던가. 아뜰리에아키서 연 권기수의 개인전 ‘골든아이 속 우주’ 전경. 배경부터 부분까지 금박을 정교하게 입힌 작품들이 나란히 걸렸다. 왼쪽부터 ‘초록 테이블-골드’(Green Table-Gold·2021, 162.1×130.3㎝), ‘우주의 숲-금’(Universe Forest-Gold·2022, 227.3×181.8㎝), ‘금의 수명’(Longevity in Gold·2022, 78×162㎝), ‘눈 속의 우주: 색, 나무, 금’(The Universe in the Eye: Color, Tree, Gold·2022, 116.8×91㎝)(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그래, 그렇다면 이번엔 어떤 변화를 안고 왔을까. “우주다. 작품을 통해 꾸준히 찾아왔던 이상향, 그 오래된 테마가 우주로 확장한 거다. 사실 사람의 눈 속에 우주가 있다는 뻔한 주제를 시각화한 것이긴 한데, 그중 가장 귀하다 할 ‘골든아이’ 속에 비친 우주로 의미를 넓혀보려 했다.”바로 개인전 타이틀을 말하는 거다. ‘골든아이 속 우주’(The Universe in the Golden Eye)라고. 세상에서 가장 빛나고 가장 넓은 두 개의 가치를 한꺼번에 품고 온 거다. 서울 성동구 서울숲2길 아뜰리에아키. 넋 놓고 빠져 있던 ‘동구리 삼매경’에서 건져내 준 건 작가 권기수(50)였다. 2000년대 초반 세상에 처음 동구리를 내놓고 지금껏 품고 키워온 작가. 20년 스무 살, 동구리가 그렇게 나이를 먹어가는 동안 그이 역시 ‘중견’이 됐다. 그 세월의 무게를 좀 더 진중하게 가늠하려 했을까. 뭔가 특별한 매체가 보인다. ‘금’이다. 금색 물감으로 흉내만 낸 게 아닌 순도 90% 이상의 금박을 입혀낸 작품을 대거 걸었다. 아뜰리에아키서 연 권기수의 개인전 ‘골든아이 속 우주’에 건 전시작 20여점 중 가장 아낌없이 금박을 붙여낸 4점이 나란히 걸렸다. 연작 ‘금처럼 영원한 건 없다’(Nothing Gold Can Last·2022, 각각 162×78㎝). 왼쪽부터 핑크, 후프, 블루, 토우란 부제가 달렸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애니·영상·입체 등 숱한 변화 거쳐 태어난 ‘동구리’ “금색 물감을 쓰는 것과 금박을 입히는 것은 전혀 다르다. 시간이 지나면 다른 세계가 보인다. 사실 처음엔 터부시했다. 인위적인 가짜의 세계인 듯해서. 하지만 언제부턴가 원시적인, 원초적인, 바로 우주에서부터 비롯된 원형질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동구리를 등장시킨 이번 전시작 20여점에는 대부분 금박이 눌려 있다. 넓게는 바탕 전체에, 좁게는 테두리 하나에도 금을 입혀 스펙트럼을 넓혔다. 가로세로 11㎝ 정방형의 금박을 아교성분이 든 접착제를 이용해 붙여낸단다. 얼마나 정교하게 그림에 안착하는가는 전적으로 작가의 손끝 기량에 달려 있다. 혹여 실수나 오염이 생기면 그대로 ‘꽝’이란다. 부분이든 전체든 수정은 아예 불가능하니까. 작가 권기수가 서울 성동구 아뜰리에아키서 연 개인전 ‘골든아이 속 우주’에 건 자신의 작품 ‘숲의 눈 속 우주’(Universe in the Forest Eye·2022, 지름160㎝) 옆에 섰다. 커다란 눈을 형상화한 화면에 비친 동구리와 친구들이 파초잎 무성한 숲속을 나는 한때를 그려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재료의 물성이란 걸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똑같은 회사에서 나오는 재료를 가지고 무슨 물성? 그랬던 거다. 하지만 금이란 재료만큼은 물성을 정확하게 보여준다.” 그렇게 때론 겸허하게, 때론 정복감을 안겨주며 작가를 주물러 대더라고 했다. 그렇다면 과연 투입한 금값만큼 작품값도 따라 올랐을까. “제작비는 상승했는데 회수가 안 되더라”며 작가는 껄껄 웃는다. 그저 “금빛이 물감의 색을 모조리 흡수해버리는 건 아닌지 걱정했는데 오히려 더 돋보이게 하더라”며 그 때문에 망설여왔던 오랜 숙제를 해결한 듯 홀가분한 표정을 지었다. 그 얼굴에서 얼핏 동구리가 스친다. 권기수의 ‘숲의 눈 속 우주’(Universe in the Forest Eye·2022) 중 부분. 정교하고 세밀하게 작업한 선과 면, 색이 보인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2002년 8월 1일 태어나 이제 막 20세가 된 동구리를 두곤 그간 말들이 많았다. 낙서를 하다가 튀어나왔다는 둥, 그래픽 작업으로 만들어냈다는 둥. “눈이 있다가 없다가, 치아가 보이기도 했고 팔도 길게 빼는 등 1990년 후반부터 숱한 변화와 단계를 거친 셈이다. 시작은 드로잉에서다.” 어느 날 서울 사간동 한 미술관 작은 공간에 전시의뢰를 받았단다. 좁은 장소의 문제로 큰 그림을 걸진 못하고, 대신 드로잉 속 캐릭터를 잘라 우드락으로 제작해 벽면에 맞춰 걸었는데, 바로 그 속에서 동구리가 탄생한 거다. “당시는 캐릭터, 특히 기호화한 형태가 거의 없던 때라 희한한 작업처럼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그 이후 가히 폭발적으로 전시의뢰가 밀려들었단다. 그래도 말이다. 그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생명이란 게 있던가. 지금처럼 동구리가 해맑게 캔버스에서 뛰놀기까지의 과정은 절대 수월하지 않았다. 애니메이션, 영상, 입체까지 다 거친 뒤에 돌아온 페인팅이라니까. “회화의 새로운 기법은 하룻밤 새 나오긴 어렵다. 10년은 걸려야 맛과 깊이까지 제대로 살려낼 수 있다.” 권기수의 ‘샴페인-노란배-금’(Bubbly-a Yellow Boat-Gold·2021∼2022, 90.9×1167.7㎝). 선명한 색채감이 빛을 내고 있다. “금빛이 물감의 색을 모조리 흡수해버리는 건 아닌지 걱정했는데 오히려 더 돋보이게 하더라”는 작가의 말 그대로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한국화에서 쫓겨난 한국화?…“난 산수화를 그리고 있는데” 맞다. ‘내공’이 필요하단 얘기다. 그런데 이 치열한 내공을 인정받지 못한 데가 딱 한 군데 있다. 홍익대에서 한국화를 전공한 작가가 서양물감으로 캔버스에 그리는 그림이 여전히 못마땅한 ‘그룹’ 말이다. 처음에는 변절자 취급까지 받았다니. “장르에만 포커스를 맞추다 보니 정작 중요한 미감을 읽지 못하는 거다. 도구는 시대가 변하면 따라 변해야 한다. 도구를 정체성으로 쓰면 많은 부분이 꼬인다.” 그러곤 “내 작업은 매화 꽃잎이 떨어지고 대나무가 곧게 선 사군자화며 산과 물이 흐르는 산수화라 생각한다”고 했다. 조선시대 선비들이 좋아했다는 ‘파초’가 때마침 등장한 것도 우연이 아니란 소리다. 작가 권기수가 서울 성동구 아뜰리에아키서 연 개인전 ‘골든아이 속 우주’에 내놓은 자신의 작품들 사이에서 ‘동구리 포즈’를 취하고 있다. ‘눈 속 우주: 푸른 원’(The Universe in the Eye: Blue Circle·2022)과 ‘눈 속 우주: 붉은 원’(The Universe in the Eye: Blue Circle·2022) 사이에 전시작 중 유일한 조각작품 ‘무제’(2022)가 놓였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동구리란 이름도 그랬다. 동글동글하니 동구리라 부르면 되겠구나 했더란다. 지극히 우발적으로 나온 이름이려니 했는데 어느 날 문득 ‘그게 아니었구나’ 싶었단다. “어린 시절부터 체화한 마인드가 녹아있던 거더라. 세상은 돌고 도는 거야, 둥글게 살아야지 같은. 미소와 웃음은 만국의 언어라고 생각했는데, 이 역시도 내가 태어난 곳의 특수성이었다. 상사든 부모든 그 앞에선 불편해도 웃어야 하는 건 우리의 미덕이었으니까.” 알음알음 회자하던 동구리 ‘출생의 비밀’이 이제야 제대로 떠올랐다. 너는 산수화였구나. 무늬만도 아닌 뼛속까지. 웃고 있어도 웃는 게 아니었고. 고적하고 의미심장한 고수의 미소였구나. 전시는 20일까지.
2022.08.09 I 오현주 기자
“안 먹어요”하는 우리 아이, 식욕 개선하려면?
  • “안 먹어요”하는 우리 아이, 식욕 개선하려면?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무더위가 본격적으로 기승을 부리는 요즘, 입 짧은 아이를 둔 엄마라면 가뜩이나 밥을 잘 먹지 않는 우리 아이가 식사를 더 꺼릴까 하는 걱정에 병원까지 찾는 경우도 많다. 소아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욕부진은 △식욕이 저하되고, △음식에 대한 흥미가 없으며, △심한 경우 음식을 거부하기도 한다. 강동경희대한방병원 한방소아과 방미란 교수에게 아이의 식욕부진을 타파할 방법에 대해 자문을 구했다.◇ 1~6세 영유아에서 많이 발생하는 식욕부진열량 섭취가 부족한 식욕부진 환아의 비율은 감소했지만, 여전히 부모들은 아동의 식욕부진을 걱정하는 경우가 많다. 대게 식욕부진을 호소하는 아이는 △또래보다 식사량이 적고, △식사 시간이 길며, △식사를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 식욕부진은 1~6세 사이에 많이 발생하고, 주로 숟가락 먹이기 단계(spoon feeding stage) 또는 스스로 밥을 먹는 단계(self feeding stage)에 시작된다. 농촌보다는 도시에서 더 많이 나타나고 간식을 많이 먹는 경우에도 잘 나타난다. 증상의 시작은 비교적 완만하고 그 기간은 비교적 긴 편이다. ◇ 식욕부진 4가지 원인별 맞춤 한약 치료한의학에서는 식욕부진 소아의 유형을 크게 4가지로 나누고, 유형에 따라 한약 치료를 처방한다.▲소화, 흡수 등 비위 기능이 허약한 경우 = 힘이 없고 소화가 잘 안되고, 대변이 풀어지며 땀이 많이 나는 경우이며 감기도 잘 걸린다. 이런 경우 이공산, 사군자탕, 삼령백출산, 칠미백출산, 보중익기탕, 삼출건비탕, 향사육군자탕, 향사양위탕, 인삼양영탕등의 처방을 통해 비위기능을 보강해줄 수 있다.▲비위가 마르고 위음이 부족한 경우 = 는 식사량이 적고, 물을 많이 마시고, 피부에 윤기가 부족하여 건조한 편이며, 수면시간이 적고, 손발에 열감이 있다. 이런 경우 양위증액탕, 소건중탕 등의 처방을 통해 비위기능을 돕고 진액을 보충해 줄 수 있다.▲식적이 체내에 쌓인 경우 = 음식을 많이 먹으면 배가 팽만해지며 쉽게 체하고, 트림과 구역질을 자주 하고 대변을 보기 어려워하기 쉽다. 건비환, 사황산, 보화환, 곡맥지출탕 향귤환 등의 처방을 통해 막힌 기운을 소통시켜주고 소화력을 도울 수 있다.▲간과 소화기관 사이의 협응이 안되는 간비불화 = 조급한 성질을 보이며, 활동량이 과도하고, 심리적으로 불안하거나 우울해하며, 밤에 자다가 자주 깨서 우는 등의 특징이 있다. 조중탕, 통사요방 등을 처방을 통해 항진된 간의 기능과 저하된 비위기능을 정상화할수 있도록 한다.◇ 소아도 쉽게 치료받는 전자 뜸 치료침 치료와 뜸 치료도 활용한다. 침 치료는 주로 등, 배, 손, 다리에 있는 혈자리 위주로 시행한다. 아이가 오랫동안 맞고 있기 힘들어하는 경우 침을 놓고 자극을 준 후 바로 빼는 방법을 활용한다. 등 부위는 비수, 위수, 간수혈, 복부는 중완혈, 손은 사봉혈, 내관혈, 다리는 족삼리, 삼음교, 음릉천혈 등에 자극을 준다. 뜸 치료는 발열 기능을 가진 전자 뜸기로 중완혈, 신궐혈 등의 혈자리에 온열 자극을 준다. 전자 뜸 치료는 어린아이들도 쉽게 치료받을 수 있다.◇ 식욕부진 성장 악영향, 적극적인 관리 중요연구마다 차이가 있으나 학령기 전 소아의 경우 약 14~50%, 학령기 이후 소아의 경우 약 7~27% 정도가 식욕부진 증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욕부진이 지속될 경우, 신체 상태가 허약하게 되고 특별한 기질적 원인이 없는데도 성장이 둔화할 수 있다. 장기간의 영양 결핍은 영양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고, 영양실조, 빈혈, 구루병, 면역력 저하를 야기할 수 있으며, 저신장, 발달 지연, 행동장애의 촉발 요인이기도 하므로 과도하게 식욕이 부진한 경우, 관리가 필요하다.◇ 평소 먹는 것에 집중하고 재미 느끼도록 도와줘야식욕부진 소아들은 위와 같은 치료뿐 아니라 생활 습관 관리와 식이지도 또한 중요하다. 규칙적인 식사 시간이 중요하며 밥을 먹기 전에 고당, 고지방, 고칼로리의 간식을 먹는 것을 제한해야 한다. 또한 밥을 먹는 것에 기쁨을 느끼고 집중할 수 있도록 텔레비전이나 스마트폰 등을 보며 식사하는 것을 피하도록 한다. 평소 음료는 귤피차를 추천한다. 귤껍질은 쓴맛으로 소화기를 보강하는 효과가 있으며, 식욕 촉진 호르몬인 그렐린(Ghrelin) 분비를 증가시켜 식욕을 개선 시켜주기 때문에 차처럼 끓여서 마시면 좋다. 이와 함께 줄넘기, 농구, 달리기 등 규칙적인 운동과 같은 신체활동을 주 3회 이상 권장한다.
2022.08.06 I 이순용 기자
최상의 잔디부터 요트 투어까지…여름 골프 즐기는 골프장
  • 최상의 잔디부터 요트 투어까지…여름 골프 즐기는 골프장
  • 여주 신라CC(사진=KX그룹 제공)[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7월, 골프장들이 한여름에도 골퍼들이 쾌적하게 라운드를 즐길 수 있도록 특별 단장했다. 골퍼들이 편안하게 여름 라운드를 즐길 수 있도록 잔디 컨디션을 집중 관리하고 여름 제철 식음료를 선보이며, 요트 투어 ‘골캉스’ 패키지까지 제안한다. ◇ 여주 신라CC, 여름철 최상의 잔디 컨디션잔디는 골프 플레이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골퍼들은 그린, 페어웨이와 더불어 티잉 그라운드 잔디 상태까지 기준으로 삼아 라운드 만족도를 평가한다.특히 살아있는 식물인 잔디는 각각의 특성 등을 잘 파악해 최상의 생육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한데, 7~8월은 잔디가 열과 습도에 취약해지고 병충해 역시 기승을 부리는 시기인 탓에 잔디 관리에 어려움이 많다.KX그룹(회장 최상주)이 운영하는 여주 신라CC는 골퍼들로부터 1년 내내 잔디 컨디션 호평을 받는 골프장이다. 코스 관리사 출신인 박형식 여주 신라CC 대표이사의 경영 철학 덕분이다.신라CC 측은 “박 대표이사는 전문적인 잔디 관리로 여주 신라CC를 단순 골프장을 넘어 자연을 벗삼아 야외활동을 즐기는 진정한 레저 시설로 자리매김하고자 한다. 박형식 대표이사의 굳건한 신념에 따라 골퍼들이 최상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여름철 더욱 예민해지는 잔디 상태를 꼼꼼하게 살피고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특히 신라CC는 잔디 품종에 맞춰 관리 방법을 다르게 하고 있다. 신라CC 측은 “페어웨이에는 조선잔디(중지)를, 그린과 티잉 그라운드에는 양잔디를 사용한다”고 전했다. 고온에서 쉽게 타버리는 양잔디에는 생육 특성을 고려해 코스 설계 과정부터 배수에 신경을 써, 혹서기에 충분한 수분공급을 통해 잔디가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도록 관리하고 있다. 더불어 그린 위에 스프링쿨러를 작동하거나, 그린 주변에 선풍기를 돌리는 등 잔디 온도 조절에 심혈을 기울인다.◇ 크리스탈밸리CC, 여름철 특화 메뉴경기도 가평의 크리스탈밸리CC는 지친 골퍼들의 더위를 날려 보낼 제철 음식들을 준비했다. 잣냉면과 갈비, 열무국수, 족발냉채 등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면류부터 전복 도다리 물회, 전복 멍게 회덮밥 등 해산물을 활용한 여름 별미도 선보였다. 냉수박 등 후식까지 한 자리에서 완벽한 여름 제철 코스 요리를 맛볼 수 있다.이밖에 파니니 샌드위치 정식 등 MZ세대의 입맛을 공략하는 메뉴를 별도로 운영하며, 최근 급증하는 MZ세대 골퍼들의 취향을 사로잡기 위한 시도도 꾸준히 하고 있다.특히 여름철 불볕 더위에 지친 골퍼들에게 보다 쾌적한 식사 공간을 제공하고자 클럽하우스 내 레스토랑 시설을 단장했다.야간 요트투어(사진=세이지우드 여수경도 공식 SNS)◇ 세이지우드 여수경도, 요트 투어 골캉스 패키지여수 경도에 위치한 세이지우드CC는 여수 밤바다 요트 투어를 포함한 여름맞이 골프 패키지 ‘섬머 오션 트립(Summer Ocean Trip)’을 출시했다. 7월과 8월 두 달 간 해당 상품을 선보이며, 골퍼들은 이 패키지를 통해 여름철 물놀이와 골프를 1석 2조로 즐길 수 있다.이 패키지는 ▲골프 라운드(2회) ▲여수 경도만의 오션뷰와 휴식을 선사하는 콘도 미니엄 ▲남도식 식재료로 지역 특선 요리를 제공하는 클럽하우스 레스토랑 조식 ▲여름 밤바람을 맞으며 여수의 일몰부터 야경을 즐길 수 있는 여수 요트투어 등 다채롭게 구성됐다.여수경도는 각 코스에서 감상 가능한 섬의 이름을 붙인 돌산도, 금오도, 오동도 등 총 3개 코스(27홀)로 이루어져 있다. 세이지우드CC에서는 섬 전체가 골프장으로 조성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라운딩 내내 남해의 탁 트인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하이원CC, 혹서기 고지대 골프장 강원도 정선의 해발 1136m에 자리잡은 하이원CC는 국내서 가장 높은 곳에 조성된 골프장이다. 고지대에 부는 백두대간의 바람과 연중 최고 25도를 거의 넘지 않는 서늘한 기후로, 혹서기에도 청량하고 쾌적한 라운딩이 가능해 골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백두대간을 따라 조성된 전장 6592m의 친환경 코스는 푹푹 찌는 한여름에도 시원한 풍경을 자랑하는 것으로 유명하다.하이원CC는 2008년부터 현재까지 4회를 제외하고 매 해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 투어 대회를 개최하는 등 명품 골프장의 명성을 유지중이다. 큰 호수와 벙커를 중심으로 전략적인 플레이가 가능한 밸리 코스 9홀과 고지대의 특성을 이용해 난도 높은 경사를 자랑하는 마운틴 코스 9홀로 이뤄져 골퍼들에게 다양한 재미를 선사한다.알펜시아CC도 지리적으로 청정한 고지대에 위치해 혹서기에도 선선한 기온을 유지하며 골퍼들의 휴식처로 자리잡았다.◇ X-GOLF, 반바지 캠페인 국내 골프 부킹 서비스 기업 X-GOLF는 여름철 라운드에도 긴 바지를 입어야 하는 골프장의 관습을 변화시키고자 2014년부터 ‘반바지 캠페인’을 전개해 왔다. X-GOLF가 제안하는 반바지 캠페인 복장은 카라 셔츠의 상의와 무릎 길이의 반바지다.X-GOLF는 긴바지 등 골프장의 드레스 코드 고정관념을 탈피해 골프의 진입장벽을 낮추고자 캠페인을 시작했으며, 이를 통해 골퍼들이 격식에 얽매이지 않고 여름철에도 보다 시원하게 골프를 즐길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해당 캠페인은 2014년 참여 골프장 수 10개에서 시작해, 매년 참여 골프장 수가 늘어나면서 올해는 240개 소의 골프장이 참여하고 있다.
2022.07.29 I 주미희 기자
청와대 관람객에 식당 곳곳 대기줄…"상권 연계 홍보는 아쉬워"
  • [르포]청와대 관람객에 식당 곳곳 대기줄…"상권 연계 홍보는 아쉬워"
  •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서울 도심 곳곳이 한창 한가할 때인 지난 27일 오전 11시. 청와대 앞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었다. 한낮 기온이 30도를 넘는 더운 날씨였지만 74년 만에 전면개방한 청와대를 둘러보고 싶어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국민들의 호기심을 막기는 어려웠다. 끝없이 이어지는 인파를 보니 지난 5월 10일 개방 이후 최근 관람객 140만명을 넘어섰다는 숫자가 현실감 있게 느껴졌다.청와대를 찾는 발길이 이어지면서 인근 상권 역시 활기가 도는 모양이다. 이날 경복궁역부터 서촌을 거쳐 청와대를 기점으로 다시 북촌을 따라 돌며 마주한 자영업자들은 “확실히 손님이 늘었다”고 입을 모았다.이미 서·북촌 유명 맛집들은 점심시간이 되기 전부터 대기 손님이 길게 줄을 이었다. 빙수·음료를 파는 카페들 역시 빈자리 없이 가득 손님들이 들어찬 모습이었다. 북촌에 있는 한 유료 주차장에서는 만차(滿車)라며 막아서는 주차 요원과 이중주차라도 해달라는 손님 간 실랑이을 벌이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실제로 이데일리가 KB국민카드 데이터전략그룹과 집계한 청와대 인근 상권인 서촌과 북촌의 5월 10일부터 7월 10일까지 두 달 간 신용카드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2.3%, 52.5%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평일 무더운 날씨에도 청와대 영빈문으로 관람객들이 줄지어 들어서고 있다.(사진=남궁민관 기자)◇평일 낮에도 일부 맛집 대기줄…“주말엔 말도 못해요”청와대 동쪽 춘추문에서 관람을 마치고 나선 한 가족은 점심 식사를 위해 5분여 정도 떨어진 삼청동의 한 수제비 집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인근 회사에서 근무한다는 40대 회사원 A씨는 “두 아들에게 청와대를 보여주려 연차를 내고 왔다”며 “이 수제비 집은 항상 줄을 서야 들어갈 수 있었는데 오늘은 대기줄이 없길래 서둘러 왔다”고 말했다. 이 가족이 가게에 들어가자마자 이내 10여명이 가게 앞에 대기줄을 이뤘다. 서쪽 체부동 한 삼계탕집. 삼삼오오 몰려드는 손님 맞이 분주하던 사장 B씨도 “코로나19땐 말도 못했는데 청와대 개방과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가 맞물리면서 손님이 확실히 늘었다”고 말했다. 삼계탕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한 소바집은 SNS로 입소문이 났는지 젊은 이들이 긴 대기줄을 만들고 있었다.서·북촌 청와대로 향하는 길목에 자리한 편의점도 호황이다. 청와대를 향하는 관문이라 할 수 있는 경복궁역 바로 앞 편의점 CU 아르바이트생 D씨는 “어르신 손님들이 많이 늘었다”며 “대부분 길을 물어보려고 들어오셨다가 마실 것이나 단백질바를 많이 구매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인근 다른 편의점인 GS25 점주 E씨는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오시는 가족 손님들이 선크림을 많이 사간다”며 “인증샷을 많이 찍기 위해 스마트폰 충전기도 제법 잘나간다”고 전했다.카페는 특히 주말에 그야말로 문전성시다. 청와대 춘추문 맞은 편에 위치한 한 갤러리 카페, 정문 맞은 편에 위치한 프랜차이즈 카페 각 직원들은 “주말 손님은 정말 많이 늘었다”며 “날씨 변수는 있지만 평일에도 손님이 많은 편”이라고 입을 모았다.청와대 춘추문에서 5분여 정도 떨어진 서울 삼청동 한 수제비 집에 긴 대기줄이 늘어서 있다.(사진=남궁민관 기자)◇‘반짝 효과’ 그칠라…홍보 부족·코로나 재확산 ‘우려’다만 인근 상권 자영업자들은 주차 공간과 교통 혼선 등 운영상 과제 해결과 함께 청와대 관람과 인근 상권을 함께 엮은 프로그램 개발이 이어지지 않으면 ‘반짝 효과’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삼청동 수제비집 사장 F씨는 “청와대 개방 초기 손님이 부쩍 늘다가 요즘 지방에서 관광버스를 타고 왔다가 바로 타고 내려가는 관람객들이 늘면서 인근 상권으로 유입되는 손님은 다시 줄어들고 있다”며 “청와대 내 주차공간도 없고 교통 정리도 잘 이뤄지지 않다 보니 오히려 거리만 복잡해졌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날 청와대 서쪽 영빈문 앞 길에는 십여 대 관광버스가 불법 주차된 상황이었다.청와대에서 10여분 정도 떨어진 거리에 있는 서·북촌 상권은 이번 개방과 연계한 상권 홍보가 부족하다는 불만도 있었다. 통의동에 위치한 코다리집 사장 G씨는 요즘 업황을 묻자 “서울시민들은 서촌이 유명하다는 것을 알고 식사를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지방에서 올라온 관람객들은 서촌에 식당이 있다는 것을 얼마나 알겠느냐”고 지적했다.길 건너 체부동에서 프랜차이즈 떡볶이집을 운영하는 사장 H씨는 “경복궁역에 보면 청와대 가는 길을 3번, 3-1번 출입구로 표시해 놨더라”라며 “1, 2번 출입구로 나오면 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나 통인시장 등 주요 상권을 지나 똑같이 청와대로 갈 수 있다. 손님 한 명이라도 아쉬운 요즘 상인들을 같이 생각해줬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최근 코로나19가 재확산하고 있는 점도 상인들에게는 고민거리다. 상인들은 “청와대 개방으로 모처럼 장사할 맛이 났는데 코로나가 재확산 하고 있어 또 손님이 줄까 걱정”이라며 “정부가 거리두기를 강화하는 등 과거로 돌아가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경복궁역에 청와대 가는 길 안내 입간판이 3번, 3-1번 출구로 안내돼 있다.(사진=남궁민관 기자)청와대 영빈문 왼쪽 도로에 관람객들을 태우고 온 관광버스 10여대가 불법 주차를 하고 있다.(사진=남궁민관 기자)체부동 한 유명 소바집에 젊은 연령대 손님들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사진=남궁민관 기자)청와대로 향하는 서촌 효자로에 가족 단위로 도보 이동하는 관람객들도 눈에 띄었다.(사진=남궁민관 기자)
140만 관람객 찾은 청와대…북촌 카페·편의점 매출 두 배 '껑충'
  • 140만 관람객 찾은 청와대…북촌 카페·편의점 매출 두 배 '껑충'
  •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지난 5월 10일 전면 개방한 청와대에 최근까지 140만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인근 상권에도 활기가 돌고 있다. 청와대로 향하는 길목인 서촌과 북촌 음식점들 모두 매출이 작년보다 50% 이상 늘었고, 특히 출구 방향인 북촌 카페와 편의점은 더운 날씨 목을 축이려는 손님들로 매출이 두 배 가까이 껑충 뛴 것으로 나타났다.지난 20일 청와대 야간 개방 행사인 ‘청와대 한여름 밤의 산책’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이 본관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28일 KB국민카드 데이터전략그룹에 따르면 청와대 개방일인 지난 5월 10일부터 7월 10일까지 두 달 간 청와대 인근 서촌(통의동·효자동·체부동)과 북촌(소격동·삼청동)의 음식점·카페·편의점 신용카드 매출액 추이를 분석한 결과 전년동기대비 서촌은 62.3%, 북촌은 52.5% 증가했다. 업종별 매출을 살펴보면 음식점 손님이 가장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서촌과 북촌의 음식점 매출이 각각 64.4%, 53.6% 증가했다. 경복궁역 앞 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가 있어 유명 맛집이 즐비한 체부동이 74.7% 증가하며 청와대 인근 상권 중에서도 눈에 띄게 높은 신장률을 나타냈다. 소격동과 삼청동이 각각 55.0%, 52.5%로 뒤를 이었다.카페는 서촌이 37.1%, 북촌이 47.2% 매출이 늘었고, 상대적으로 객단가가 낮은 편의점은 서촌이 5.6%, 북촌이 14.4%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중 청와대 관람객 출구인 춘추문과 가까운 소격동 카페와 편의점은 각각 78.7%, 97.4%라는 유독 높은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이는 관람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음료수 등을 구매한 관람객들이 많았던 것으로 풀이된다.춘추문 맞은 편에 위치한 한 갤러리 카페 직원은 “주말에 어르신들을 중심으로 손님들이 크게 늘었다”며 “너무 덥거나 비가 오는 날을 제외하곤 평일에도 손님들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또 인근 CU, GS25 편의점 아르바이트생들은 “길을 물으며 생수 등 음료수를 사가는 손님들이 많다”며 “뜨거운 여름 햇살에 선크림이나 인증샷을 위한 휴대전화 충전기, 체력 보충을 위한 단백질바 등을 잘 팔리는 편”이라고 전했다.신용카드 이용건수 역시 매출액 증가와 궤를 같이 했다.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같은 기간 효자동과 삼청동 음식점·카페·편의점 전체 신용카드 이용건수도 늘고 있다. 평일과 주말을 각각 나눠 전년동기대비 이용건수를 살펴보니 효자동은 평일 28.2%·주말 37.1%, 삼청동은 평일 37.6%·주말 53.0%가 늘었다. 평일·주말 가리지 않고 청와대 인근 상권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난 가운데 특히 주말에 해당 지역 상권을 이용하는 빈도가 크게 늘어났다.최근 평일 두 아이들과 청와대를 다녀왔다는 한 관람객은 “주말 청와대 인근 유명 맛집들이 전부 줄을 서야 한다는 지인의 체험담을 전해듣고 평일로 예약해 관람을 다녀왔다. 그런데도 관람 중에도 줄을 서고 일부 맛집들에 대기 줄이 있어 놀랐다”고 후기를 전했다.
 '다큐' 감독이 만든 ‘숲’에서 호랑이를 만나다
  • [여행] '다큐' 감독이 만든 ‘숲’에서 호랑이를 만나다
  • 강원도 홍천 화촌면 숲속 깊숙한 곳에 자리한 ‘나는 숲이다’의 트리하우스. 이 집은 다큐멘터리 감독이었던 최기순 씨는 이곳 오지 땅에 러시아 자연보호구역에 사는 사람들의 집, ‘까르돈’에서 영감을 얻어 그만의 공간을 만들었다.[홍천(강원)=글·사진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강원도 홍천. 국내 기초자치단체 중 가장 면적이 넓은 고장이다. 무려 1820㎢다. 우리나라 땅에서 차지하는 지분만 1.8%에 달한다. 서울보다 3배, 속초보다 17배나 더 넓고 크다. 홍천 땅이 넓은 이유는 전형적인 산악지형이기 때문. 태백산맥의 서산면에 자리 잡아 땅의 기복이 심하고, 동부와 북부에는 1000m 이상씩 쭉쭉 뻗은 장중한 산봉우리들이 홍천 땅을 에워싸고 있다. 이 깊고 궁벽한 땅에 자신만의 숲을 만든 이가 있다. 러시아 야생동물을 카메라에 담았던 최기순 다큐멘터리 감독이다. 그는 러시아 자연보호구역에 사는 사람들의 집, ‘까르돈’에서 영감을 얻어 홍천에서도 오지인 화천면에 ‘그만의 숲’을 만들었다.◇두메산골 아이, 시베리아 호랑이를 만나다“오래전 사람들이 만든 미로 속에서 길을 잃었을 때, 나는 숲을 만났다. 그리고 그것이 내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 오직 숲의 냄새만이 표범을 부를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스스로 숲이 되어야 한다.”6월 개봉한 최기순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나는 숲이다’ 내레이션 중 일부다. 장마와 무더위가 한창이던 지난 7월초, 이 영화를 만든 최 감독을 만나러 갔다. 그가 있는 곳은 강원도 홍천 깊은 숲속. 울창한 나뭇잎 사이로 눈부신 햇살이 스미고, 밤이 되면 작은 소리 하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오지 중의 오지였다. 영화를 만들기 전부터 그는 이미 ‘시베리아 호랑이 촬영’으로 이름 꽤나 알려진 다큐멘터리 감독이었다. 당시 야생 호랑이를 관찰하기 위해 과거 시베리아의 영하 40도 추위에서 몇 달씩 텐트 생활을 하기도 했다. 추위에 떨고 있던 어느 날, 그는 호랑이와 눈이 마주쳤다. 그 순간 호랑이와 사랑에 빠졌다. 그는 이 순간을 이렇게 기억했다.강원도 홍천 화촌면 숲속 깊숙한 곳에 자리한 ‘나는 숲이다’의 트리하우스. 이 집은 다큐멘터리 감독이었던 최기순 씨는 이곳 오지 땅에 러시아 자연보호구역에 사는 사람들의 집, ‘까르돈’에서 영감을 얻어 그만의 공간을 만들었다.“영하 30~40도의 추운 겨울 숲에서 15m 높이 나무 텐트를 치고 열흘을 기다려 호랑이를 촬영했다. 하지만 그 열흘은 일반적인 열흘이 아니었다. 호랑이에게 인간의 냄새와 소리를 전달하지 않기 위해 식사와 배변까지 초인적인 절제를 해야 했다. 그런 고난 속에서 호랑이를 만나며 나는 조금씩 숲에 대해 이해하기 시작했다.”시베리아 촬영이 끝나고 한국으로 돌아온 그 길로 사표를 내고 호랑이 사진을 찍으러 다녔다. 처음에는 호랑이로 시작했지만, 이후 표범이나 곰 등 맹수에 빠져 전국으로 사진을 찍으러 다니고 개인 갤러리까지 열 정도였다. 그는 10년 넘게 호랑이와 표범, 그리고 숲을 찍었다. 호랑이와 표범을 깊이 알게 될수록, 그 또한 숲에 대해서도 점점 깊게 알아갔다.“사람의 발자국이 대지를 흔들면, 곤충과 짐승은 일시에 사방으로 흩어졌다. 한참을 기다리면 흩어진 그들은 다시 사람에게 다가왔다. 호랑이도, 표범도, 그렇게 다가왔다. 이상하게 한 달 이상을 이렇게 쪼그리고 앉아 있어도 전혀 피곤하지 않았다. 그때 ‘아, 이게 자연이 주는 힘이구나!’를 깨달은 순간이었다”.강원도 홍천 화천면의 ‘나는 숲이다’에는 캠프닉을 즐길 수 있는 까르돈 캠핑장이 있다.◇호랑이에 반해 숲으로 들어간 사연자연에 빠진 그는 강원도 홍천의 땅을 샀다. 화전민이 살던 콩밭이었다. 이 척박한 땅에 어린 자작나무를 심고, 양지에 이끼를 기르며 자신만의 낙원을 만들었다. 자작나무를 기둥 삼아 트리하우스와 인디언 텐트도 설치했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그의 손을 거쳤다. 어릴 적, 누구나 꿈꾸던 ‘나만의 숲’을 그는 이렇게 만들어갔다. 그리고 작은 집 한편에 ‘나는 숲이다’라고 써 놓았다. 그가 시베리아 깊은 숲에서 호랑이를 만났던 그 숲이었다.초대받지 않은 그의 집에 들어가는 길. 들머리에 들어가자 ‘나는 숲이다’ 안내판이 투박하게 서 있다. 이 안내판에는 손글씨로 적힌 다섯 개의 이정표가 있다. ‘나무 위의 집’, ‘야생 갤러리 카페’, ‘자연 다큐멘터리 제작소’, ‘나는 숲이다’ ‘까르돈’ 등이다.‘나는 숲이다’에는 최기순 감도의 작품을 전시해둔 갤러리가 있다. 이곳에는 아무르 표범과 시베리아 호랑이 사진이 벽에 걸려 있다제일 먼저 카페 ‘나는 숲이다’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그 주변으로 ‘싱글 베이커 리(LEE)’란 간판을 내건 빵집 겸 피자집도 있다. ‘까르돈’이란 간판을 내건 캠핑장도 있다. 이제 더이상 운영하지는 않지만, 대신 당일치기 ‘캠프닉’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여기까지는 일반 캠핑장과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자작나무숲으로 들어서자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숲에는 나무 위에 집을 지은 ‘트리하우스’가 있고, 그 앞에는 야생동물 사진을 전시하는 갤러리가 있다. 또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곳과 최 감독이 거주하는 집도 있다. 그 앞으로는 작은 연못도 있다. 숲 하나를 두고 그는 세상과 완벽하게 분리된 자신만의 세상을 구축한 것이다. 그중 가장 인상 깊은 공간은 최 감독의 작품을 전시해둔 갤러리다. 아무르 표범과 시베리아 호랑이 사진이 벽에 걸려 있다. 마치 액자 속에서 금방이라도 뛰쳐나올 듯 생생하다. 이 작품들은 한반도에서 사라진 야생동물을 찾아 시베리아의 대자연에 들어가 찍은 것들이다. 그가 숲이 된 순간 만나게 된 기적 같은 순간들이다. “나는 다시 숲으로 간다. 그리고 나는 숲이 된다. 나는 숲이다.”강원도 홍천 종자산 깊은 자락에 자리한 힐리언스 선마을◇불편함이 가득한 리조트를 찾아가다홍천에는 숲을 활용한 여러 공간이 있다. 그중 ‘힐리언스 선마을’은 조금 특별한 마을이다. 종자산 깊은 자락에 자리하고 있는데도,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그것도 저마다 상처입은 사람들이다. 이곳에 대단한 의료시설이나, 명의가 있어서가 아니다. 이곳에는 ‘의도된 불편함’만 가득하다. 이 불편함 속에서 그들은 그동안 잊고 살았던 삶의 여백을 발견한다. 편리가 아닌 불편을 통해 시인의 주옥같은 시 구절이나, 성경 또는 불경의 구절처럼 큰 가르침을 얻는다.이 마을을 처음 제안한 이는 이시형 의학박사다. 대웅제약, 매일유업, 풀무원 등이 이 박사의 제안에 동참했다. 그렇게 자본을 모아 2007년 이곳에 힐리언스 선마을을 만들었다. 이 마을의 목적은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웰에이징)이다. 그 비결은 우리 몸의 면역력을 키우는 것이 핵심이다. 우리가 그동안 무심코 지나쳤던 식습관, 운동습관, 마음습관, 생활리듬습관 등 4가지 습관을 개선하자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 습관들을 바로 잡으려면 조금은 불편해져야 한다는 것이다.힐리언스 선마을 건강식당그 불편함은 이런 것들이다. 휴대폰이나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고, TV 시청도 안된다. 단, 비즈니스센터에서 무선 와이파이나 PC를 사용할 수 있지만, 그것도 ‘만일’을 위해서다. 이마저도 오전 8시부터 오후 10까지로 정해져 있다. 밥 한끼도 쉽게 먹을 수 없다. 숙소에서 식당까지 부지런히 종자산 중턱을 오가야 한다. 능선을 따라 지어진 선마을의 비탈길을 걸으면 숨이 턱 밑까지 차오른다. 식단도 조금 다르다.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을 뿐 아니라 저염식이다. 그렇다고 맛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30분 동안 음식을 아주 천천히 먹어야 한다는 규칙이 있다.처음에는 어색하게 다가오지만, 이내 점점 익숙함으로 바뀌는 습관들이다. 이런 습관들이 익숙해지면 불편함은 비로소 쉼표가 되어 다가온다. 물론 하루아침에 이 네 가지 습관을 모두 바꾸기는 무척이나 힘든 일. 힐리언스 선마을에서의 삶에 조금 집중하고 노력하다 보면 일상에서도 더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는 습관이 몸에 새겨진다는 것이다. 빠름과 편리함만을 추구해온 현대인에게 꼭 필요한, 가보라고 권할 만한 공간이다.강원도 홍천 내촌면의 가령폭포◇함께 가볼 곳▲가령폭포=내촌면에는 발품을 많이 들이지 않고도 쏠쏠하게 피서를 즐길 수 있는 곳이 있다. 와야리 백암산(1099m) 서남쪽 기슭에 숨어 있는 가령폭포다. 50m 낭떠러지에서 흩뿌리듯 쏟아져 내리는 자태가 자못 웅장하다. 등산 동호인들이 찾으며 알려지기 시작한 폭포로 아직 찾는 사람은 많지 않다. 폭포 주차장은 약 2km 아래 도로변에 있지만, 폭포 아래 연화사라는 작은 암자 부근에 대여섯 대를 주차할 공간이 있어 대개는 이곳에 차를 대고 걷는다. 약 500m 가파르지 않은 산길이니 등산을 즐기지 않는 사람이라도 부담 없이 걸을 만하다.▲아홉사리재= 가령폭포에서 인제 상남면으로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가면 군 경계 고갯마루에 ‘아홉사리재’라는 커다란 표석이 세워져 있고, 표석 뒤로 아담하게 자작나무숲이 형성돼 있다. 길가에서 만나는 뜻밖의 풍경이다. 아홉사리재에는 ‘아홉 살배기’와 관련된 두 가지 이야기가 전해온다. 갓 결혼한 새신랑이 사흘째 되는 날 아흔아홉 굽이 도로 개설 공사에 끌려갔다가 돌아와 보니 태어난 아들이 아홉 살이 되어 있었다는 이야기와, 인제군 상남면에서 홍천군 내촌면으로 시집온 아낙이 험한 산길을 도저히 넘을 수 없어 어린아이가 아홉 살이 된 해에야 처음으로 친정 나들이를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가령폭포에서 인제 상남면으로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가면 아홉사리재가 나타난다
2022.07.22 I 강경록 기자
“내가...내가 고양이라니!” 스트레이(Stray) 리뷰
  • “내가...내가 고양이라니!” 스트레이(Stray) 리뷰
  •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가르릉 거리는 울음소리와 귀여운 꾹꾹이, 테이블 위 병을 떨어트리고야 마는 엉뚱한 성격의 고양이가 될 수 있는 게임이 있다. 지난 19일 출시된 ‘스트레이(Stray)’다. (사진=Stray 캡쳐) 아기자기하고 밝은 느낌의 일반적인 고양이 게임과는 다르다. 가족들과 평화롭게 살고 있던 치즈 고양이가, 어느 날 이름 모를 지하 도시로 추락하게 된다. 빛도 들지 않는 어두운 도시는 네온사인만이 불을 밝히고 있다. 인간은 보이지 않고, 인간이 만든 AI가 계속해서 발전한 끝에 ‘인간의 삶을 따라하며’ 살고 있다.이 사이버펑크풍 도시에서 고양이는 가족을 다시 만나기 위해 모험한다. 어두운 지하 통로에서 절뚝이며 눈을 뜬 고양이는, 게임에서 의도적으로 설치된 ‘빛’을 따라 다음으로 나아간다. 플레이어는 별다른 설명 없이도 어두운 도시 속 간헐적으로 깜빡이는 네온사인을 따라 자연스럽게 길을 찾아 갈 수 있다. 게임에서는 네온사인 빛이 플레이어를 자연스럽게 다음 장소로 이동하도록 유도한다. (사진=Stray 캡쳐) 게임을 진행하다보면 너무나 ‘고양이스러운’ 기믹들이 잘 녹아 있어 즐겁다. 특히 호평을 받은 플스5의 듀얼센스 기능을 한껏 느낄 수 있다. 카펫에서 꾹꾹이를 하거나, 소파를 사정없이 긁어버리는 고양이 모션은 묵직한 적응형 트리거로 손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빵봉투를 뒤집어 쓰면 방향키가 제대로 눌리지 않는 ‘고장난 고양이’도 볼 수 있다.사이버펑크 도시에서 만난 로봇들은 인간들처럼 고양이를 사랑스럽게 여긴다. 물론 귀찮아하는 로봇도 있다. 조작이 복잡하지는 않다. 플레이어는 고양이이기 때문에, 직접 할 수 있는 상호작용은 ‘야옹’ 소리를 내거나 물건을 물어서 옮기는 정도다. 하지만 초반부에 로봇 친구 B-12를 얻어 등에 넣고 다니면서 아이템을 저장하고 무서운 로봇을 공격할 수 있다. 주인공인 고양이의 서사는 크게 드러나지 않지만 (고양이는 말을 할 수 없으니 말이다) 게임 곳곳에 숨어있는 이야기를 고양이의 눈으로 바라보는 재미가 있다. 디스토피아같은 어두운 세계이지만, 3D아트가 상당히 높은 퀄리티로 구현돼 있다. 바닥에 굴러다니는 깡통 하나하나도 고양이 움직임에 따라 굴러갈 정도로 세밀하다. 카펫에서는 꾹꾹이를 할 수 있다. (사진=stray 캡쳐) 스트레이의 제작사는 ‘어쌔신 크리드’로 유명한 유비소프트 출신 개발자들이 만들었다. 제작사 블루트웰브 스튜디오는 실제로 고양이를 키우는 ‘집사 개발자’들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회사에는 ‘총괄 수석 대표 사령관 감독 담당관’ 직책을 가진 고양이 ‘준’도 있다.게임은 평점 종합사이트 오픈크리틱에서 기준 평균 점수 84점, 추천율 91%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플레이 타임은 10시간 미만으로 짧지만, 귀여운 고양이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추천한다.
2022.07.21 I 김혜선 기자
"어쩌면 마지막" 트롯 걸그룹 출신 신이나의 솔로 도전
  • "어쩌면 마지막" 트롯 걸그룹 출신 신이나의 솔로 도전[인터뷰]
  •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어쩌면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렇기에 매순간 최선을 다해 열정을 불태워 보려고요.”이달 초 트롯 장르 곡 ‘몹시’를 발표하며 새로운 출발선 앞에 선 신이나의 활동 각오는 남다르다. 솔로 가수로 나선 것은 2012년 트롯 걸그룹 ‘티엔젤’ 새 멤버로 합류하며 가요계에 발을 들인 이후 꼭 10년 만의 일이라 어느 때보다 의욕에 차 있다.최근 이데일리와 만나 인터뷰한 신이나는 “혼자 무대를 끌어가야 한다는 것에 대한 불안감도 있지만, 저만의 무대를 꾸밀 수 있게 됐단 점에서 설레는 마음이 더 크다”고 솔로 데뷔에 대한 기쁨을 표했다.데뷔 후 10년이 지났지만 신이나가 가수 활동을 펼친 기간은 그 절반이 채 되지 않는다. 사연 많은 10년을 보냈기에 솔로 데뷔라는 기쁨의 맛은 더 달콤하다.신이나가 첫 소속 팀 ‘티엔젤’로 활동한 건 1년 남짓이다. 당시 ‘티엔젤’은 왕성한 활동을 펼치던 중 차량 전복사고라는 악재를 겪으면서 위기에 빠졌고, 신이나는 사고 수습 후 소속사가 바뀌는 과정에서 팀에서 나왔다. 신이나는 “트롯을 주 장르로 내건 팀이 없을 때라 행사 섭외 요청이 정말 많았는데 예기치 못한 사고 탓에 갑작스럽게 팀 활동이 멈추게 돼 안타까웠다”고 당시를 돌아봤다.그 뒤로 신이나는 긴 시간 동안 가요계와 멀어진 채 지냈다. 대학에서 연기를 전공한 신이나는 연극과 뮤지컬 무대로 향해 가수가 아닌 배우의 삶을 살았다. 연기력을 인정받으며 여러 인기작의 주연을 맡기도 했지만 매체 데뷔를 하지 않은 배우의 삶은 결코 녹록치 않았다고 신이나는 말했다. 그는 “연극에서 주인공을 맡아도 더블 캐스팅일 경우 한달에 80만원 정도밖에 못 벌었다”며 “그 마저도 제때 출연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회상했다. 가요계로 다시 돌아온 건 2018년이다. 또 다른 트롯 걸그룹 ‘트롯걸’ 새 멤버로 합류해 다시 마이크를 잡았다. 신이나는 “짧은 활동 기간이었지만 ‘티엔젤’ 활동을 하면서 좋은 추억을 많이 쌓았던 만큼 언젠가 다시 트롯 걸그룹이 하고 싶다는 마음이 남아 있었다”고 재도전을 택한 이유를 설명했다.그렇게 신이나는 트롯 걸그룹 멤버로 다시 3년여간 활동했다. ‘트롯걸’이 2019년 TV조선 ‘미스트롯’에 출연해 ‘통편집’ 당하는 수모를 겪을 때도, 이듬해 ‘비비추’로 팀명을 바꾸고 새출발한 순간에도 언제나 최선을 다해 활동에 임했다. 하지만 팀명 변경 후 코로나19라는 암초를 만나게 되면서 기대했던 만큼 활발히 활동하지 못했고 결국 비비추는 지난해 해체했다. 신이나는 “코로나19 탓에 설 수 있는 무대가 없어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새로운 도전과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 고민해보는 전환점이 된 시간이기도 했다”고 긍정적인 면모를 드러냈다. 사연 많은 10년을 보낸 끝 내놓은 솔로 데뷔곡 ‘몹시’는 떠나간 상대를 향한 그리움을 주제로 한 애절한 분위기의 트롯 장르 곡이다. 밴드 FT아일랜드의 곡을 쓴 바 있는 작곡가 겸 기타리스트 신민규의 첫 트롯 도전곡이기도 하다.신이나는 “제목 그대로 몹시 보고 싶고 그립다고 목놓아 이야기하는 노래”라고 곡을 소개했다. 이어 “작곡가 분들이 30대 여자 트롯 가수라고 하면 보통 빠른 템포의 트롯곡을 건네는 편인데, ‘몹시’는 그렇지 않은 곡이라 좋았고, 트롯 걸그룹 활동 때 불렀던 노래들과도 결이 달라서 신선함을 느꼈다”고 했다.아울러 신이나는 “솔로 데뷔곡이기도 하고, 작곡가님이 오직 저를 위해 써주신 맞춤형 곡이라 더 뜻깊은 곡이라는 생각도 든다”고 만족감을 표했다.택배 배송, 냉동창고 정리, 축가, 모델하우스 큐레이터…. 신이나는 꿈에서 멀어지지 않기 위해 각종 아르바이트를 하며 버틴 끝 ‘솔로 가수 신이나’ 타이틀을 달고 다시 무대에 오를 수 있게 됐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열정을 불태우겠다”는 말을 괜히 꺼낸 게 아니다.신이나는 “행사와 라디오 프로그램 위주로 활동하면서 다양한 라이브 영상 콘텐츠를 제작해 팬들과 소통할 생각”이라고 활동 계획을 밝혔다. ‘비비추’ 활동 당시 예능 담당이었다는 신이나는 “평소 운동을 좋아하고 학창시절엔 육상부 활동도 했다. ‘골 때리는 그녀들’ 같은 스포츠 예능에 출연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활약을 펼칠 자신이 있다”면서 “축구, 배우, 당구, 그리고 낚시까지 다 잘해낼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롤모델은 주현미란다. 신이나는 “아름답고 우아하신 데다가 감히 따라할 수 없는 독보적인 기교까지 갖추신 분이라 동경한다”고 했다. 끝으로 그는 “단순히 스타가 되는 것이 아니라 히트곡이 있는 노래하는 사람으로 기억되는 것이 목표”라면서 “음악이 있는 곳에 빼놓을 수 없는 장르인 트롯으로 많은 분들을 즐겁게 해드리고 싶다”고 소망했다.
2022.07.20 I 김현식 기자
'돌싱글즈3' 한정민X조예영, 서로에게 올인…전다빈→유현철 4각 관계
  • '돌싱글즈3' 한정민X조예영, 서로에게 올인…전다빈→유현철 4각 관계
  • ‘돌싱글즈3’[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MBNxENA ‘돌싱글즈3’ 한정민과 조예영이 서로에게 돌진하는 밤 산책 데이트 이후, 뜨거운 포옹으로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다.지난 17일 방송한 ‘돌싱글즈3’ 3회는 3.9%(닐슨코리아 유료방송가구 2부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돌싱 빌리지에서의 셋째 날, ‘밤 산책 데이트’ 전후로 생긴 돌싱남녀 김민건 변혜진 유현철 이소라 전다빈 조예영 최동환 한정민의 마음 변화가 그려졌다. 또한 흥미로운 다각 관계가 형성됐으며 넷째 날 아침 모두를 놀라게 만든 ‘비밀 도장 데이트’ 매칭 과정이 연달아 이어졌다.앞서 한정민 조예영은 선착순 2커플만 따낼 수 있는 ‘밤 산책 데이트권’을 먼저 차지했다. 이에 남은 한 자리를 어떤 커플이 가져갈지 궁금증이 쏠린 가운데, 최동환이 용기 있게 이소라에게 다가가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소라를 마음에 두고 있던 또 다른 돌싱남 유현철은 이 상황을 지켜보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4MC는 “(유현철이 최동환의 마음을) 몰랐구나!”라며 안타까워했다. 늦은 밤 산책을 나온 최동환 이소라 커플은 조곤조곤 대화를 나누며 서로의 ‘멋짐 포인트’를 발견해냈고, 이를 본 이혜영은 “정말 응원하게 된다, 잘 돼라!”며 박수를 보냈다.한정민과 조예영은 데이트 장소로 이동할 때부터 끊임없이 웃으며, 서로를 향한 호감을 숨기지 못했다. 특히 조예영은 “운명을 믿는다”는 말을 했으며, 한정민과 산책을 하며 “(남자들에게) 굳이 표를 안 받아도 된다. 내가 사랑을 주면 된다”, “너에게 호감이 생기고 나서부터는 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거침없이 고백해 ‘여자 윤남기’라는 애칭을 얻었다. 한정민은 “연애할 때는 주변 사람들을 신경쓰지 않는다. 길거리에서 키스도 할 수 있다”며 분위기를 달궜고, 조예영은 “지금도 그런 마인드야? 하고 싶은 대로 해”라고 급발진했다. 4MC는 “그동안의 여자 출연자들 중에서 볼 수 없던 직진 캐릭터”라며 흥분했다.밤 산책 데이트를 하지 못한 4인에게도 묘한 기류가 흘렀다. 여덟 살 딸을 양육 중이라는 유현철의 고백 후, 전다빈과 변혜진이 “처음 봤을 때보다 더욱 마음이 쓰인다”라며 호감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 특히 전다빈과 변혜진은 첫인상 호감도를 뽑을 때도 한정민을 동시에 고른 데 이어, 돌싱남의 정보공개 후 유현철에게 마음이 이동하는 모습으로 “호감 상대가 자꾸만 겹친다”는 4MC의 우려를 샀다. 변혜진은 “누구와 데이트를 하고 싶었느냐”는 유현철의 질문에 “당신이요”라고 돌직구 고백을 했고, 전다빈은 넷이 함께 이동한 마트에서 유현철을 차지하기 위해 은근한 눈치 싸움을 벌였다.모든 일정을 마친 뒤 8인은 다시 사랑방에 모였다. 여기서 거짓말 탐지기를 활용한 ‘진실 게임’이 성사됐다. 한정민과 조예영, 최동환과 이소라는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라는 질문에 “네”라고 대답했고, 전다빈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던 중 잠이 온 조예영은 먼저 자리를 뜨려 했고, 한정민은 바로 일어나 조예영을 바래다줬다. 이때 두 사람은 여자 숙소 문 앞에서 서로를 깊게 끌어안았다. “이제 마음을 안 돌이킬 거다”라는 한정민의 말에 조예영이 “나돈데”라고 화답했다. 두 사람의 꽁냥꽁냥한 애정 행각에 유세윤은 “이미 예열되어 있었네”라며 탄성을 내질렀고, 이혜영은 “드디어 커플이 나왔다”고 말했다.술자리가 정돈된 후, 다음 날 데이트를 앞둔 돌싱남들은 본격 신경전을 벌였다. 유현철이 돌싱남들에게 이소라를 향한 호감을 솔직하게 오픈한 뒤, 최동환에게 “밤 산책 데이트는 내가 양보한 거야”라며 ‘전쟁’을 선포한 것. 곧이어 유현철은 여자 숙소로 가서 이소라를 불러냈다. 유현철을 마음에 두기 시작한 변혜진과 전다빈은 유현철 이소라가 나가는 장면을 한참 동안 지켜봤다. 사랑방에서 이소라와 대화를 시작한 유현철은 “소라 씨가 내 1순위라, 한 번쯤은 데이트를 하고 싶다”며 “내일 데이트에서 도장을 같이 찍으면 좋겠다”고 고백했다. 유현철의 마음을 몰랐던 이소라는 “너무 혼란스럽다”는 속마음을 내비친 뒤 잠을 청했다.다음 날 아침, 돌싱남녀들은 새롭게 도입된 ‘비밀 도장 데이트’의 등장에 당혹스러워했다. 도장을 찍는 사람과 무조건 데이트를 할 수 있다는 룰에 따라, 모두가 ‘비밀 투표’를 했다. 이 과정에서 한정민 조예영이 서로를 택하며 둘만의 데이트에 나서게 됐고, 변혜진 또한 김민건과 1:1 데이트를 하기로 한 약속을 지키며 단둘이 데이트를 하게 됐다. 반면 서로를 향한 선택이 겹친 유현철 이소라 전다빈 최동환은 한 차에 같이 타게 돼, 예기치 못한 단체 데이트가 성사됐다. “다른 차들에 비해 우리 차만 살얼음판이 되는 것 아니냐”는 최동환의 예언(?)과 함께, 다음 주 본격적인 비밀도장 데이트와 돌싱녀들의 정보공개가 예고되면서 4회가 마무리됐다.돌싱들의 마라맛 러브 버라이어티 ‘돌싱글즈3: 두 번째 신혼여행’은 매주 일요일 오후 10시 MBN과 ENA 채널에서 동시 방송된다.
2022.07.18 I 김가영 기자
폭염 날씨에 서병 주의해야... 더위 먹은 아이 증상은?
  • 폭염 날씨에 서병 주의해야... 더위 먹은 아이 증상은?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장마와 함께 연일 무더운 날씨 탓에 더위를 먹기 쉬운 때다. ‘더위 먹다’라는 말은 보통 체내의 열이 발산되지 않아 몸의 원기가 상하게 된 것으로 이로 인해 기력이 떨어지고 신체 컨디션에 영향을 준다.함소아한의원 이협 원장은 “한방에서는 더위를 먹는 증상에 대해 신체가 더위에 익숙해지기 전에 계절 적응을 하지 못해 생기는 주하병과 하지 이후 무더위로 인해 발병되는 서병으로 구분하며 증상에도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여름 맞으며 무기력한 증상 보이면 주하병주하병은 초여름에 더위가 시작되면서 머리가 무겁고 두통이 생기거나 전신이 무기력해지고 식욕 또한 떨어지는 증상이다. 아이들의 증상도 비슷하다. 일반적으로 머리가 무겁고, 두통을 잘 호소하며 전신이 무기력해지는 증상과 함께 나른함이 자주 찾아온다. 피곤이 쉽게 회복되지 못하고, 음식 맛을 잘 느끼지 못하며, 식욕이 떨어지면서 전신에 열감을 느끼기도 한다. 주로 체질이 허약하고 소화기 계통이 허약한 상태에서 더위에 과로하게 되면 나타나는 증상이다.◇ 무더운 삼복 절기에 발생하는 서병, 더위와 냉방이 원인서병은 증상에 따라 양서, 음서로 나뉜다. 더운 날씨에 활동을 하거나 장시간의 보행 등으로 인체가 더위에 손상돼 발병되는, 즉 활동하는 동안에 이환된 경우를 양서라고 한다. 머리가 심하게 아프고, 높은 열이 나며, 답답하고, 입이 말라서 물을 많이 마신다. 또한 땀을 심하게 흘리며 전신이 무기력해진다.이와 반대로 음서는 날씨가 더워서 냉방이 잘된 환경 속에서 장시간 있거나 더위를 피하기 위해 오랫동안 찬바람을 쐬어 몸을 차게 하는 경우, 더워서 찬 음료나 찬 음식을 지나치게 먹게 되어 발병된다. 조용하게 안정 중에 있다가 이환되는 경우를 음서라 하는데 흔히 말하는 냉방병이라 볼 수 있다. 전신이나 머리쪽으로 열감이 느껴지고, 어딘가 아픈 것처럼 짜증이 많아진다. 잘 놀다가 갑자기 피곤해하면서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한다. 마실 것을 줘도 딱히 잘 마시질 않고, 평소 맛있게 먹던 음식도 잘 먹지 않으며 단것만 찾기 쉽다. 심한 경우에는 원인을 알기 어려운 복통 설사, 구토를 보이는 장염을 자주 앓기도 한다.◇ 음료처럼 마실 수 있는 한방 처방 및 치료 아이가 더위를 이길 수 있도록 여름 음료처럼 가볍게 마실 수 있는 생맥산, 이향산, 청서탕과 같은 한약처방이 도움이 된다. 함소아한의원 이협 원장은 “대표적으로 생맥산은 맥문동, 오미자, 인삼을 달여 만들어 더위로 땀을 많이 흘리고 기운이 없을 때 자주 마시면 좋다. 평소 열이 많아서 더위를 심하게 타는 아이는 청서탕, 여름철 냉방으로 인한 배앓이, 여름 감기를 자주 앓을 때는 이향산으로 증상을 치료한다”고 조언했다.동병하치 치료는 여름철 면역력 관리로 더위 먹는 증상인 주하병, 서병, 냉방병 증상을 치료한다. 폐와 비위 기운을 강화하고 면역력을 키우는 혈자리인 폐수, 격수에 삼복고 패치를 붙이는데 따뜻한 기운을 가진 약재를 함유해 양기를 북돋고 기운을 소통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 여름철 아이들 건강관리, 더위 먹는 증상 예방하려면 1. 더위로 인해 아이가 탈수되지 않도록 한다. 아이들은 탈수증상을 모르기 때문에 물을 찾기 전에 수시로 마시게 한다. 2. 해가 길어 잠이 모자라기 쉽다. 방학동안 짧더라도 낮잠을 자는 것이 기력 회복에 좋다. 알람으로 낮잠시간을 체크하는 것도 좋다.3. 실내 온도는 24~26도 정도가 좋으며 바깥보다 5도 이상 차이가 나면 호흡기가 건조해진다. 냉방은 멀리서 아이가 간접적으로 쐴 수 있게 한다.4. 어른보다 체온이 높은 아이들은 더위를 더 느낀다. 잠자리에 시원한 돗자리나 얇은 요를 넓게 깔아 데굴데굴 돌아다니면서 잘 수 있게 한다. 자기 30분 전에 미리 실내온도를 22~23도로 시원하게 하고, 잠들고나서 2~3시간은 24도 정도로 유지해 주면 숙면을 취하기 좋다.5. 호흡기를 자극하는 모기향, 스프레이보다는 모기장을 추천한다.6. 뜨거운 열기로 피부에 기운이 몰리면 속은 차고 허해진다. 삼계탕, 카레 같은 성질이 따뜻한 음식으로 속을 데우고 걷기나 가벼운 체조로 적당히 땀을 내는 것이 좋다.7. 수박, 포도, 자두, 블루베리, 토마토, 오이 등의 제철 과일과 채소는 수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여름철 부족한 진액을 보충하므로 자주 먹는 것이 좋다. #더위를 이길 수 있도록 물을 자주 마시게 하고 여름 생활관리에 신경써야 한다. 사진 함소아한의원 제공
2022.07.16 I 이순용 기자
"방송 장악 막는다"…국회 원구성 최대 변수로 떠오른 과방위
  • "방송 장악 막는다"…국회 원구성 최대 변수로 떠오른 과방위
  •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의장주재 회동을 마친 뒤 국회의장실을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국회사진기자단][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여야가 제21대 국회 후반기 원(院) 구성 마감시한을 제헌절인 오는 17일로 정한 가운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가 막판 협상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방송을 정권의 입맛에 길들이려고 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나섰으며, 이에 대해 여당인 국민의힘 측은 “억지 떼쓰기”라고 반박하며 치열한 논쟁을 이어가고 있다. 14일 국회에 따르면 여야 지도부는 전날에 이어 이날 오전에도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과방위와 행정안전위원회 상임위원장, 법제사법위원회 구성 등을 놓고 치열한 논쟁을 벌였다. 현재까지 민주당 측은 과방위와 행정안전위 2개 상임위원장을 보장하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국민의힘은 민주당에 과방위·행안위 중 1개 상임위만 택하라고 역제안을 한 상황이다. 진성준 민주당 원내수석은 전날 수석 간 회의를 마친 이후 기자회견을 열고 “방송·언론의 자유와 독립성을 지키려면 과방위만큼은 민주당이 반드시 고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도 비판은 이어졌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 정책조정회의에서 “여당이 과방위를 맡겠다고 하는 이유는 명약관화”라며 “방송을 정권의 입맛에 맞도록 길들이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이에 대해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해할 수가 없다’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권 대표는 이날 오전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 여당이 어떻게 방송을 장악할 수 있겠는가. 장악할 방법이 없다”며 말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얘기해서)KBS, MBC 모두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가 좌지우지하는 방송 아니냐. (대통령이) 사장을 임명했다고 해서 대다수 민주노총 소속 노조원들이 사장 말을 듣겠느냐”고 반문하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서도 “뭐 있는 그대로 얘기한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처럼 여야가 과방위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설전을 벌이는 것은 과방위가 피감기관으로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를 두고 있어서다. 현재 전임 문재인 정권의 ‘알박기 인사’ 논란이 있는 한상혁 방통위 위원장은 최근 윤석열 정부에서 국무회의에서 배제되고 감사원의 감사를 받는 등 연일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이를 두고 민주당 측은 정부가 언론 장악을 위한 길들이기에 나섰다고 비판하고 나섰다.한편 이명박 정부인 2008년 당시 새로 설립된 방통위는 이전 입법, 사법, 행정으로부터 독립된 국가기관에서 대통령 소속기관으로 개편됐다. 다만 방송의 독립성 보장을 위해 정부조직법상 국무총리의 행정감독권은 미치지 않는다. 방통위는 지상파 및 종편채널의 방송 정책 및 규제를 총괄하며 방송 재허가권 등 정부 중앙 행정기관 중에서도 막강한 파워를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 만큼, 앞으로 이를 감독할 수 있는 과방위를 차지하기 위한 여야 간 설전이 계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2022.07.14 I 김기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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