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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지진 사망자 9000명 육박…속절없이 흘러가는 골든타임
  • 튀르키예 지진 사망자 9000명 육박…속절없이 흘러가는 골든타임
  •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튀르키예 남부와 시리아 북부를 강타한 대지진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알려진 사망자 수만 9000명에 육박하고 있다. 생존자 구출을 위한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우려도 있다.지진으로 황폐화된 시리아 반군 장악 지역.(사진=AFP)현지 재난당국에 따르면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는 8일 오전 10시(현지시간) 기준 총 8764명이다. 튀르키예에서 6234명, 시리아에서 2530명이 사망했다. 부상자 수는 4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반군이 장악하고 있는 시리아 북부는 정부 행정력이 미치지 않는 지역이어서 실제 피해는 더 심각할 가능성이 크다.튀르키예 정부는 생존자 구조와 희생자 수습을 위한 인력을 6만여명으로 늘렸다. 여기에 한국과 미국, 영국 등 65개국에서 파견한 구조 인력도 속속 튀르키예로 도착하고 있다. 구조 여건은 열악하다. 지진으로 도로가 파괴되고 여진이 이어지면서 구조 인력이나 장비가 제때 도착하지 못하고 있다. 가장 피해를 크게 입은 튀르키예 가지안테프에도 지진 발생 후 12시간이 지나서야 구조대가 도착했다. 그나마 현장에 도착한 구조대도 장비가 부족해 손으로 잔해를 들어내 생존자를 구조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눈비가 이어지고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서 구조 상황은 더 악화했다. 지진으로 집을 잃었다는 튀르키예인 무랏 알리낙은 “여기엔 구조대가 한 명도 없다”며 “우리는 집도 아무것도 없이 눈속에 있다”고 로이터에 말했다.알 자지라는 “극한의 날씨와 전기·식량·물이 부족한 상황에서 사람들이 고군분투하고 있다. 생존자를 구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잔해 안에는 수십명이 있을 수 있고 그 중 일부는 아직 살아 있다”고 튀르키예 현장 상황을 전했다. 인도네시아 구조 전문가인 로디 코루아는 “일반적으로 지진 발생 후 1~3일이 생명을 구할 수 있든 골든타임”이라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시리아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그러잖아도 시리아 북부는 2011년부터 이어진 내전으로 인해 황폐화한 상황이었다. 시리아 정부는 해외 구호단체가 정부를 통하지 않고 반군 지역 이재민을 직접 지원하는 걸 금지했다. 미국 등 서방 국가는 민간인 학살을 이유로 경제 제재를 받고 있는 시리아 정부에 직접 지원을 제공하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튀르키예에선 정부에 책임을 물으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1999년 북서부 지역에 대지진이 일어나자 튀르키예 정부는 지진세를 도입했다. 한 가지안테프 주민은 “1999년 이후 정부가 모은 우리 세금은 어디로 갔느냐”고 AFP에 말했다.
2023.02.08 I 박종화 기자
영화 ‘탄생’의 배경이된 ‘나바위’를 찾아가다
  • [여행]영화 ‘탄생’의 배경이된 ‘나바위’를 찾아가다
  • 영화 ‘탄생’의 배경이 된 전북 익산의 나바위성당[익산(전북)=글·사진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성령이 하시는 일은 모르지만, 지금 제 가슴이 뜨겁습니다.”영화 ‘탄생’ 중 청년 김대건(윤시윤 분)의 대사다. ‘탄생’은 우리나라 최초의 가톨릭 사제인 김대건 신부의 어린 시절부터 마지막 순교까지 시간순으로 전개해 나가는 영화다. 그의 삶을 모랐더라도 이 영화 한 편으로 충분히 들여다볼 수 있다. 더 나아가 영화 속 김대건에게 집중하다 보면 그의 진심을 느낄 수 있도록 이야기가 이어진다. 영화에서는 그가 최초의 신부라는 꿈을 품게 된 시점부터 마카오 유학을 시작으로 프랑스 군함 승선, 동서 만주 육상과 서해 횡단, 그리고 백령도 입국로 개척 등 실제 김대건 신부가 겪고 펼쳤던 일들이 펼쳐진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김대건은 페레올 주교 다불뤼 신부와 함께 서해를 통해 황산포 나루터(나바위)에 첫발을 내디딘다. 그곳이 지금의 전북 익산 망성면 화산리다. ◇우리나라 최초의 가톨릭 사제 ‘김대건 신부’김대건 신부는 우리나라 최초의 가톨릭 사제다. 그는 1821년에 태어났다. 전국에 콜레라가 창궐하던 시기다. 몇 달 새 10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그 난리 통에 미래의 성인(聖人)이 탄생한 것이다. 출생지는 충청도 면천군 송산리. 지금의 충남 당진시 솔뫼로 132번지다. 솔뫼는 ‘소나무가 많은 산’의 우리말 지명이다.이곳은 4대에 걸쳐 11명이 순교한 김대건 가문의 ‘신앙의 못자리’다. ‘한국의 베들레헴’으로도 불린다. 그가 태어났을 때 증조할아버지와 작은할아버지는 순교한 뒤였다. 18세 때는 아버지가 순교했다. 그 또한 26세로 뒤를 이었다.국내 유일 한옥과 고딕양식이 조화를 이룬 나바위성당그가 일곱 살 나던 해에는 온 집안이 박해를 피해 경기 용인 골배마실로 이주했다. 이곳에서 소년기를 보낸 그는 15세 때 프랑스인 신부 피에르 모방의 눈에 들어 신학생으로 발탁됐다. 골배마실에서 3㎞ 떨어진 은이(隱里·숨어 사는 마을) 공소에서 ‘안드레아’라는 세례명으로 세례를 받았다. 그해 동갑내기인 최양업과 한 살 위인 최방제도 신학생으로 뽑혔다. 세 소년은 곧 파리외방전교회가 중국 마카오에 세운 조선신학교에서 신학과 라틴어, 프랑스어, 철학 등 서양학문을 배우기 시작했다.나바위성당 역사관에 걸려있는 김대건 신부 초상화24세 때인 1845년 8월 17일, 그는 상하이 진자샹 성당에서 페레올 주교로부터 조선인 최초로 사제품을 받고 신부가 됐다. 2주일 후 페레올 주교와 다블뤼 신부, 11명의 교우와 작은 어선 ‘라파엘호’를 타고 귀국길에 올랐다. 그러나 풍랑으로 산둥성을 거쳐 제주 해안까지 표류하다 42일 만인 10월 12일 밤에야 금강 하류인 전북 익산 나바위에 도착했다. 교회사에 따르면, 라파엘호가 닻을 내린 화산리가 조선 본토 중 첫 착지처(着地處), 즉 처음 발을 내디딘 곳으로 기록돼 있다. 이후 김대건 신부는 약 1년간 조선교구 부교구장으로 전교하다 관헌에게 붙잡혀 1846년 9월 16일 서울 새남터에서 순교했다.나바위성당 예수상과 나바위성당◇국내 유일 한옥과 고딕 양식 갖춘 ‘나바위성당’김대건 심부가 순교한 지 36년 뒤, 1882년 나바위에 공소가 설립됐다. 나바위성당인 그로부터 한참 뒤인 1907년에 건립됐다. 명동성당 설계자인 푸아넬 신부의 설계로 처음엔 한옥으로 지었는데, 이후 흙벽을 벽돌로 바꾸고, 성당 입구에 고딕식 벽돌로 종탑을 세웠다. 국내에서도 유일하게 ‘한옥’과 ‘고딕’ 양식을 보여주는 성당이다. 채광을 위한 팔각형 창문은 밤이면 더할 수 없는 아름다움으로 소나무와 조화를 이룬다. 원래 이름은 화산 천주교회였지만, 지금은 ‘나바위성당’으로 개명했다. 이러한 역사성과 건축양식으로 인해 나바위 성당은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돼 있다.성당 내부에는 남녀 자리를 구분하던 칸막이 기둥이 남아 있다. 창문에는 스테인드글라스가 아니라 한지가 붙어 있다. 채색 유리판을 구하기 어려웠던 당시 신자들이 한지에 그림을 그려 붙이던 전통은 100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김대건 신부 순교비나바위성당은 국내 손꼽히는 천주교 성지답게 그에 따른 볼거리를 갖추고 있다. 김대건 신부 순교비가 첫번째다. 김대건 신부 순교비는 김대건 신부 순교 100주년에 세워졌다.두 번째 볼거리는 성당 뒤편 화산까지 가는 길에 조성한 ‘십자가의 길’이다. 이 십자가의 길을 따라 정상에 오르면 ‘김대건 신부 순교 기념비’와 ‘망금정’이 있다. 화강석 축대 위에 설치된 순교 기념비는 총 높이가 4.5m다. 이곳이 김대건 신부가 사제품을 받고 조선에 첫발을 내디딘 곳임을 알리기 위해 김 신부가 타고 왔던 ‘라파엘호’와 똑같은 크기로 지어졌다.나바위성당 내부순교 기념비 뒤쪽으로 금강 황산포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망금정이 있다. 망금정이라는 이름은 ‘아름다움을 바란다’는 뜻이다. 1915년 베로모렐 신부가 초대 대구교구장인 드망즈 주교의 피정을 돕기 위해 지은 정자다. 예전에는 망금정 아래까지 금강 강물이 넘실거렸으나 1925년 일본인들이 이 일대를 간척하면서 금강 줄기가 바뀌어 지금은 평야로 변했다.망금정이 있는 너럭바위 아래 바위 벽면에는 마애삼존불이 그려져 있다. 천주교와 불교가 한곳에서 공존하고 있는 모습이 색다르면서도 묘한 동질감을 준다.1915년 베로모렐 신부가 초대 대구교구장인 드망즈 주교의 피정을 돕기 위해 지은 정자인 ‘망금정’◇국내 대표적인 천주교성지 ‘여산면’여산 땅은 국내 대표적인 천주교성지로 불린다. 이 땅에는 모두 7곳의 천주교 순교지가 있다. 숲정이·뒷말·배다리·장터·기금터·감옥터·백지사터다. 여산성당은 1951년 건립됐다. 1868년 병인박해 때 순교한 천주교 신자들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졌다. 당시 고산·지산·금산 등에서 붙잡힌 김성첨 가족 6명 등을 포함해 잡혀온 천주교 신자들이 동헌 앞 백지사터와 감옥, 숲정이, 장터 등지에서 순교했다.백지사터여산성당에서 길을 나서 걸음을 조금 옮기면 백지사터다. 여산동헌에서 내려다보이는 곳으로, 대원군 집정 당시 병인박해가 계속 진행돼 대학살이 감행되는 동안 천주교 신자들을 처형한 장소다. 백지사는 당시로는 매우 잔인한 처형 방법이었다. 사형 집행인들은 이곳에서 천주교인의 얼굴에 물을 붇고 백지 붙이기를 여러 번 거듭해 질식사시켰다고 한다. 그만큼 조선 조정은 천주교인을 무자비하게 박해했다.숲정이성지는 여산동헌 부근에 있던 숲으로, 병인박해 때 천주교인들을 처형했던 곳이다.백지사터 바로 위는 여산동헌이다. 천주교인은 물론 죄인들을 문초하던 곳이다. 동헌에는 옛 부사들의 선정비와 불망비, 대원군이 천주교를 타도하도록 세운 척화비가 있다. 이 척화비는 이후 누군가가 뽑아 받침으로 썼고, 다시 마을의 한 클럽 표지판이 되기도 했다. 1975년 당시 여산성당 주임신부가 발견해 지금의 이곳으로 옮겨 놓았다.여산동헌에서 멀지 않은 곳에 숲정이성지가 있다. ‘숲정이’는 순우리말로 ‘마을 근처에 있는 숲’이라는 뜻이다. 이곳은 여산동헌 부근에 있던 숲으로, 병인박해 때 천주교인들을 처형했던 곳이다. 기록상으로는 당시 이곳에서 22명이 순교했다고 전해진다. 순교자들의 무덤은 천호산 천호 공소 부근에 있다. 이곳에서 신앙의 여부와 상관없이 그들의 삶을 되돌아보면 마음이 먹먹해진다.사형 집행인이 천주교인의 얼굴에 물을 붇고 백지 붙이기를 여러 번 거듭해 질식사 시킨 ‘백지사터’.
2022.12.09 I 강경록 기자
'인민의 태양' 진 자리 '고흐의 달' 떴소이다<1>
  • '인민의 태양' 진 자리 '고흐의 달' 떴소이다[정하윤의 아트차이나]<1>
  • 장훙투의 ‘석도-반 고흐’(Shitao-Van Gogh·1998). 회화·조각·콜라주·도자기·설치 등 장르를 넘나드는 작가가 그림으로 시도한 ‘동서양 연결’ 작업 중 하나다. 1990년대 후반부터 중국 풍경의 구성을 가져다가 유럽 인상파 화풍으로 캔버스 유화를 그렸는데, 작품은 중국 청나라 초기의 화승인 석도의 산수화에 빈센트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을 녹여낸 것이다. 중국 미술과 서양미술의 가치·관습을 동시에 탐구한 동시에 모더니즘의 본질까지 파고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캔버스에 유채, 147.32×172.72㎝.중국 그림을 보지 못한 지 한참입니다. 한국 미술시장이 자못 뜨거웠던 지난해와 올해, 세계의 작가와 작품이 우리를 기웃거리던 때도 중국은 없었습니다. 중국 ‘큰손’ 컬렉터의 규모와 수가 미국을 제쳤다는 얘기도 이미 2~3년 전입니다. ‘으레 미술은, 그림은 그런 것’이라며 반쯤 우려하고 반쯤 체념했던 한국화단을 뒤흔든, 기발한 감수성으로 뒤통수를 내리쳤던 중국 작가들이 하나둘 사라졌습니다. 예술을 예술이 아닌 잣대로 들여다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예술에 기대하는 희망 역시 그런 게 아니겠습니까. 정치에도 경제에도 답이 없다 생각할 때 결정적인 열쇠를 예술이 꺼내놨습니다. 오랜시간 미술사를 연구하며 특히 중국미술이 가진 그 힘을 지켜봤던 정하윤 미술평론가가 이데일리와 함께 그 지점 그 장면을 들여다봅니다. 때마침 ‘한중 수교 30주년’입니다. 다들 움츠리고 있을 때 먼저 돌아보는 시간이고 먼저 찾아가는 길입니다. 매주 금요일 독자 여러분을 깊고 푸른 ‘아트차이나’로 안내합니다. <편집자 주> [정하윤 미술평론가] 어디 보자. 두껍게 발라올린 물감, 힘차게 요동치는 붓질, 선명한 노란색과 파란색의 대비. 어디서 많이 본 그림인데. 누구더라. 오호라! 빈센트 반 고흐(1853∼1890)구나. ‘별이 빛나는 밤’(1889)이란 작품이 아닌가. 그런데 가만 보자니 반 고흐 작품이라기엔 석연찮은 구석이 있다. 그림 속 판잣집 안에는 웬 선비가 앉아 책을 읽고 있고, 산세 또한 지나치게 험준하다. 왼쪽 상단에 올린 붉은 낙관은 또 무엇인가. 사실 이 그림은 재미 중국화가 장훙투(張宏圖·79)의 ‘석도-반 고흐’(Shitao-Van Gogh·1998)다. 그런데 중국 미술가가 죽은 지 100년도 훌쩍 넘은 네덜란드 화가를 자신의 작품에 소환한 이유는 뭘까. 장훙투의 파란만장한 인생스토리가 그 미스터리를 푸는 열쇠다. 장훙투는 1943년, 신장위구르와 몽골이 접한 중국 서북부의 간쑤성에서 태어났다. 그의 집안은 독실한 무슬림이었다. 아버지는 아랍어를 연구했고, 아랍어를 사용하는 학교를 만들겠다는 열정으로 중국 전역을 누비기도 했다. 어머니 또한 중국이슬람교협회에서 일했다. 하지만 마오쩌둥(1893∼1976)이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을 건설한 이후, 중국에서 종교를 갖는다는 것은 점점 더 위험한 일이 됐다. 토종이든 외래종이든 상관없이, 종교는 ‘봉건시대 착취의 잔재’로 여겼기 때문이다. 공자의 흉상이 부서지고, 유교 서적과 십자가가 불태워졌으며, 사찰은 파괴됐다. 또한 위구르의 무슬림은 무참히 학살됐다. 골수 무슬림이던 장훙투의 집안은 ‘우파’로 단단히 낙인찍혔고, 그의 부모는 직장을 잃었고 사회의 멸시를 받았다. ◇中 사회주의 영원불멸 리더를 美 자본주의 상품 캐릭터로당시 많은 중국의 청년들처럼 장훙투도 한때 마오쩌둥의 정책을 지지했다. 그러나 부모가 사회에서 매장당하고, 삼촌이 죽도록 맞아 시신이 강물에 버려지는 것을 목격한 뒤론 달라졌다. 친한 줄만 알았던 친구가 ‘좋지 않은 성분’으로 낙인찍힌 자신의 일기장을 몰래 검열해 보고하는 일도 겪었다. 서로 감시하고, 혐오하고, 매도하고, 심지어 죽이는 세상. 그것은 공포 그 자체였다. 장훙투는 스물아홉 살에 직장을 얻었다. 뛰어난 그림 실력 덕분인지 보석 수출입을 담당하는 회사의 디자이너로 일하도록 배정받았고, 거기서 9년을 일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했던가. 그 9년 사이, 세상은 정말로 달라졌다. 1976년 9월, 마오쩌둥이 사망했고, 덩샤오핑은 서서히 개혁과 개방을 추진했다. 그 변화의 바람을 타고 장훙투는 회사를 통해 미국 뉴욕의 아트 스튜던츠 리그(Art Students League)에서 미술을 공부할 수 있는 허가를 받아냈다. 1982년 뉴욕으로 건너간 그는 이후 다신 중국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뉴욕에서의 생활은 곤궁했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던 날들이었다. 그러던 1987년 어느 아침, 여느 날처럼 식료품점에서 산 오트밀 가루를 개어 아침을 먹고 있었다. 그런데 그날따라 식탁 위에 놓아둔 오트밀 포장상자가 눈에 꽂히는 게 아닌가. 그 위에 인쇄된 퀘이커 오츠(Quaker Oats)의 마스코트 ‘미스터 퀘이커’(Mr. Quaker)를 바라보고 있자니, 아뿔싸. 누군가가 떠올랐다. 중국의 영원한 아버지, 마오쩌둥이었다. 장훙투는 재빨리 붓을 들었다. 미스터 퀘이커를 마오쩌둥으로 만드는 데는 붓질 몇 번이면 충분했다. 단 몇 분 만에 서양의 자본주의 상품경제의 캐릭터는 중국 사회주의의 영원불멸한 리더로 탈바꿈했다(‘마오 주석 만세’ 시리즈 중 ‘퀘이커 오츠 마오’ 1987). 장훙투의 ‘마오 주석 만세’ 시리즈 중 ‘퀘이커 오츠 마오’(1987). 오트밀 퀘이커 오츠 상자에 찍힌 마스코트 ‘미스터 퀘이커’를 마오쩌둥으로 둔갑시켰다. 서구에 거주하는 중국 미술가가 중국 당국을 비판할 수 있는 ‘자유’를 충족시킨 장훙투의 작품은 중국식 팝아트를 대표하는 동시에 정치인의 형상과 팝의 형식을 접목했다고 해 ‘정치적 팝’이라 불리기도 한다. 퀘이커 오츠 박스에 아크릴, 24.63×12.7㎝.퀘이커 오츠에서 마오쩌둥을 발견한 이후, 장훙투는 마오쩌둥의 도상을 꾸준히 재생산했다. 쉬운 일은 아니었다. 마오쩌둥의 얼굴을 마음껏 놀려댄 ‘마오 주석’(12유닛·1989) 같은 작품을 만들 때 그는 두려웠다고 고백한다. 여전히 신성시되는 절대 권력자의 머리를 양 갈래로 묶고, 콧수염을 달고, 호랑이 분장을 시키는 것은 분명 손이 덜덜 떨리는 일이었으리라. 그럼에도 멈추지 않았다. 두려움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오직 그 대상과 마주하는 것뿐임을 알고 있었다. 마오쩌둥의 형상을 다루면서 그는 자기 안에 남아 있던 과거의 상처를 매만졌다. 관람자를 그 과정에 초대한 작품(‘핑퐁 마오’ 1995)도 있다. 관람자는 전시실에 놓인 탁구대에서 직접 탁구를 칠 수 있다. 일반 탁구대 크기와 똑같지만, 네트를 사이에 둔 양쪽에는 마오쩌둥의 형상을 파낸 구멍이 있다. 관람자가 탁구에, 다른 말로 작품에 몰입할수록 마오쩌둥의 형상은 단지 피해야 할 장치로만 느껴지고, 아우라는 증발된다. 바로 마오쩌둥을 둘러싼 정치적 의미가 완전히 제거되는 순간이다. ‘핑퐁 마오’는 누군가에게는 재미있기만 한 현대미술일 거다. 그러나 장훙투처럼 마오쩌둥, 또는 그로 대변되는 그 시대에 트라우마를 가진 사람들에게는 치유의 과정이기도 하다. 도려낸 마오쩌둥의 형상을 피해 탁구를 치면서 자신 안에 남아 있는 두려움을 조금이나마 완화할 수 있었을 테니까 말이다. 장훙투의 ‘마오 주석’ 12유닛(1989). 마오쩌둥의 얼굴을 마음껏 놀려댄 작품이다. 머리를 양 갈래로 묶고, 콧수염을 달고, 호랑이 분장을 시키면서 그는 자기 안에 남아 있던 과거의 상처를 매만졌다. 서구에 거주하는 중국 미술가가 중국 당국을 비판할 수 있는 ‘자유’를 충족시킨 장훙투의 작품은 중국식 팝아트를 대표하는 동시에 정치인의 형상과 팝의 형식을 접목했다고 해 ‘정치적 팝’이라 불리기도 한다. 종이에 사진 콜라주·아크릴, 각 21.59×27.94㎝.20세기에 끔찍한 세계대전을 두 차례나 겪었기에 현대미술에서는 장훙투처럼 개인 또는 집단의 트라우마를 다루는 작업을 종종 볼 수 있다. 무겁고, 어둡고, 울퉁불퉁한, 할라치면 한없이 심각할 수 있는 것이 이런 종류의 작품이다. 그렇지만 장훙투는 전혀 다른 어법인 ‘유머’를 택했다. 그의 작품은 보는 이로 하여금 언제나 피식 웃게 만든다. 아프고 어두운 이야기를 유쾌하게 푸는 것. 이것이 장훙투 작품의 힘이다. ◇마오쩌둥 그리고, 파내고, 변형한 10년 뒤…‘동서양 결합’1990년대 후반, 장훙투는 새로운 작품 시리즈를 시작했다. ‘석도-반 고흐’와 같이 반 고흐나 클로드 모네, 폴 세잔이 그린 풍경화와 석도(중국 청나라 초기의 화승)나 동기창(중국 명나라 말기의 문인·화가·서예가)이 그린 산수화를 한 작품에서 만나게 한 그림이다. 전형적인 해석과 같이, 이 시리즈는 동서양의 결합이다. 서양의 미술을 본토의 미술과 결합하는 것은 19세기 말부터 동아시아 미술의 숙명 같은 것이었고, 미국으로 이주해 문화충돌을 겪은 장훙투가 이 주제에 관심을 갖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여기서 더 주목하고 싶은 것은 새 작품이 탄생하는 데 걸린 시간이다. 장훙투가 새로운 시리즈를 시작한 것은 마오쩌둥을 처음으로 다룬 1987년부터 근 10년이 지난 후였다. 또 한 번 강산이 변하는 그 기간동안 장훙투는 유머를 잃지 않은 채 마오의 형상을 그리고, 파내고, 변형했다. 그후에야 비로소 자신을 옭아매던 과거의 그림자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는 뜻이다. 장훙투의 ‘핑퐁 마오’(1995). 관람자가 전시실에 놓인 탁구대에서 직접 탁구를 칠 수 있게 한 설치작품이다. 일반 탁구대의 네트를 사이에 둔 양쪽에는 마오쩌둥의 형상을 파낸 구멍이 있다. 1971년 마오쩌둥이 탁구를 통해 중국과 미국의 수교를 텄던 스포츠외교를 풍자한 것이기도 하다. 혼합재료 설치, 76.2×152.4×274.32㎝.아픈 과거란 것이 어찌 장훙투나 그 세대에게만 국한된 것이겠나. 꼭 정치적인 사건이 아니더라도 가정에서, 관계에서, 커리어에서, 심지어 내 자신으로부터 우리는 자주 마음을 다치지 않던가. 강도와 빈도가 다를 뿐 누구의 마음에나 생채기는 있다. 장훙투의 작품과 삶은 그러한 크고 작은 과거의 아픔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방법이 원망이나 비난에 있지 않음을, 나아가 그것을 직시하며 충분히 만져주는 시간이 필요함을 일러준다. 장훙투의 작품에 ‘인민의 태양’ 마오가 아닌, 밤하늘을 환히 밝히는 달이 떴다는 사실이 무척 반갑다. △정하윤 미술평론가는…1983년 생. 그림은 ‘그리기’보단 ‘보기’였다. 붓으로 길을 내기보단 붓이 간 길을 보고 싶었단 얘기다. 예술고를 다니던 시절 에른스트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에 푹 빠지면서다. 이화여대 회화과를 졸업했지만 작가는 일찌감치 접고, 대학원에 진학해 미술사학을 전공했다. 내친김에 미국 유학길에 올라 캘리포니아주립대 샌디에이고 캠퍼스에서 중국현대미술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사실 관심은 한국현대미술이었다. 하지만 그 깊이를 보려면 아시아란 큰물이 필요하겠다 싶었고, 그 꼭대기에 있는 중국을 파고들어야겠다 했던 거다. 귀국한 이후 미술사 연구와 논문이 주요 ‘작품’이 됐지만 목표는 따로 있다. 미술이 더 이상 ‘그들만의 리그’가 아니란 걸 알리는 일이다. 이화여대 등에서 미술교양 강의를 하며 ‘사는 일에 재미를 주고 도움까지 되는 미술이야기’로 학계와 대중 사이에 다리가 되려 한다. 저서도 그 한 방향이다. ‘꽃피는 미술관’(2022), ‘여자의 미술관’(2021), ‘커튼콜 한국 현대미술’(2019), ‘엄마의 시간을 시작하는 당신에게’(2018) 등을 펴냈다.
2022.10.07 I 오현주 기자
그림으로 맛보는 조선음식사 외
  • [200자 책꽂이]그림으로 맛보는 조선음식사 외
  • △그림으로 맛보는 조선음식사(주영하|280쪽|휴머니스트)‘음식인문학자’ 주영하 교수가 22장의 조선 회화를 통해 500년 조선음식사의 흐름을 정리했다. 수백 년 전 그림을 살펴보면 우리와 다를 바 없이 삼시세끼 먹고 마시고 취하고 요리하는 조선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음식을 먹는 주체나 종류가 아닌 통시적인 관점에서 조선시대 음식문화의 변화상을 조명한 것이 특징. 16세기부터 20세기 초반까지 시대순으로 조선 음식의 역사를 정리했다.△라오어의 미국주식 밸류 리밸런싱(라오어|264쪽|알키)장기투자(장투)의 핵심은 시간이다. 그러나 실제 개인 투자자가 ‘장투’를 하기란 쉽지 않다. 종목을 고르는 단계부터 쉽지 않고, 어렵게 종목을 선택하더라도 계속해서 난관에 처한다. ‘무한매수법’으로 미국주식 열풍을 이끈 저자가 새로운 ‘장투’ 비법인 ‘밸류 리밸런싱’을 소개한다. 장투에 있어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드는 것이 ‘밸류 리밸런싱’의 핵심이다.△집 없는 서민의 주거권(장 마크 스테베|176쪽|황소걸음)집 없는 노동자와 빈민, 저소득층의 주거권을 붙들고 고민한 프랑스의 노력과 성과를 다룬 책이다. 프랑스혁명부터 현재까지 노동자와 서민의 주거권을 보장하기 위해 프랑스는 어떤 정책적 노력을 해왔는지, 서구의 지적 전통 안에서 이런 입법을 가능하게 한 이념과 철학은 무엇인지, 노동자와 서민층의 집단주택을 꿈꾼 이들은 누구인지 소개한다. 한국의 부동산 문제에도 도움이 될 의견을 제시한다.△세 개의 밤(박문영|344쪽|아작)박문영 작가의 장편소설. 2015년 제2회 한국SF어워드 중단편 부문 대상작 ‘사마귀의 나라’의 뒷이야기를 장편으로 개작했다. 유해 폐기물 처리장이 돼버린 섬에서 태어나 자란 아이들과 섬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거대기업의 비윤리적 결정으로 학살의 땅이 돼버린 섬에서 탈출해 고군분투하는 세 아이의 이야기를 담았다. 추리 스릴러의 형식을 빌려 자본이 광고하는 유토피아의 허상을 그린다.△언제까지 이따위로 살 텐가?(모범피|256쪽|피카)전자책 구독 서비스 ‘밀리의 서재’에서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백수가 된 모범생의 각성기’가 종이책으로 재탄생했다. 백수가 된 모범생이 성공한 문제아를 보고 느낀 ‘생각의 전환’에 대한 기록이자, 서른이 넘어 ‘나’를 찾아가는 내밀한 고백이다. 뒤늦게 사춘기를 격은 모범생 저자는 ‘내가 진짜로 원하는 건 무엇인지’ 고민하는 어른들에게 현실적인 조언과 해결 방안을 제시한다.△산문기행(심경호|808쪽|민음사)산의 참모습을 즐기는 방법을 생생하게 환기하는 책이다. 조선시대 선인들은 산(山)놀이의 감흥을 시와 산문으로 적어 ‘유산록’(遊山錄)으로 남겼다. 당대 사람들에게 산을 즐기는 특별한 매개체였던 유산록은 오늘날 명문장과 옛이야기가 가득한 고전으로 남았다. 우리 산 48곳에 대한 선인 56명의 기록을 통해 자연의 진면목을 대하며 정신적 자유를 되찾고자 한 선조들의 사유 방식을 만날 수 있다.
2022.09.14 I 장병호 기자
박지원 “尹, 측근 이상민 장관 내치면 국민 감동할 것”
  • 박지원 “尹, 측근 이상민 장관 내치면 국민 감동할 것”
  •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10일 “거듭 말하지만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의) 측근이라면 내쳐야 한다”고 밝혔다.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10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윤석열 대통령이 추가 인적쇄신을 단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뉴시스)박 전 원장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 장관도 측근이지만 물러나게 하면 국민이 감동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박 전 원장은 “윤 대통령이 휴가에서 복귀하면서 사실상 맨손 복귀를 했다. 그래도 다음날 약식 기자회견에서 미세한 변화가 있더라”라며 “그래서 저는 인적 쇄신을 하실 것으로 아직도 기대하고 있다.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물러간 것은 언 발에 오줌도 안 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기록적 폭우에 퇴근해 자택에서 지휘한 데 대해서는 “퇴근할 때 저지대의 아파트가 잠기는 것을 보고 왜 집으로 가시냐”며 “비서실이나 경호처가 대통령을 잘 못 모신다”고 평가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향후 행보에 대해서는 “지금 신당을 창당할 필요가 없다. 국민 속에 들어가서 이제 용산을 향해 총을 쏘기 시작하지 않았냐”며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들이 친윤 시스템으로 당을 운영하면서 공천 학살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면 내년, 내후년에는 신당 창당이 될 것이다. 지금 당장은 안 한다”고 예측했다.이어 “지금까지 정치역사를 보면 대선 후 대통령 중심으로 당이 개편돼 학살이 이뤄졌고 그 역사가 반복될 것”이라며 “집권 여당은 항상 전부 대통령 사람이 된다. 지금 이준석계로 활동하던 상당한 유수의 국민의힘 간부들도 다 귀순하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2022.08.10 I 박태진 기자
지성 '아다마스' 첫방, 장엄한 진실 추적 세계관 베일 벗다…최고 4.3%
  • 지성 '아다마스' 첫방, 장엄한 진실 추적 세계관 베일 벗다…최고 4.3%
  • (사진=tvN ‘아다마스’)[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피 묻은 다이아몬드 화살, 아다마스를 향한 쌍둥이 형제의 진실 추적이 첫 베일을 벗었다. 27일(수) 첫 방송된 tvN 수목드라마 ‘아다마스’(극본 최태강/ 연출 박승우/ 제작 스튜디오드래곤, 메이스엔터테인먼트) 1회 시청률은 닐슨코리아 수도권 유료플랫폼 가구 기준 평균 3.6%, 최고 4.6%를 기록하고 전국 가구 기준 평균 3.5%, 최고 4.3%를 기록, 수도권과 전국 기준 모두 케이블 및 종편을 포함한 동시간대 1위에 올랐다.또 tvN 타깃인 남녀 2049 시청률은 수도권 평균 1.8%, 최고 2.4%, 전국 평균 1.6%, 최고 2.0%를 기록, 수도권 기준으로는 케이블 및 종편을 포함한 동시간대 1위에 올랐으며, 전국 기준 지상파를 포함한 전 채널에서 동시간대 1위에 올랐다.이날 첫방송에서는 아다마스를 훔치기 위해 해송원의 판을 흔들기 시작한 동생 하우신(지성 분)부터 아버지의 죽음에 의문을 갖게 된 형 송수현(지성 분)까지 은폐된 진실에 주목하는 쌍둥이 형제의 집념 가득한 추적이 서막을 올렸다.먼저 생김새는 똑같아도 성격은 판이한 쌍둥이 형제 하우신과 송수현의 극과 극 일상이 눈길을 끌었다. 정돈된 환경에서 계획된 일과를 수행하는 동생 하우신과 다소 인간적인 형 송수현의 상반된 아침 풍경이 그려진 것. 그러면서 문하생의 말투와 행동만으로 심중을 훤히 읽는 하우신, 조직의 결정만으로도 저의와 얕은수를 파악하는 송수현 등 명석함이 돋보이는 형제의 닮은 구석도 포착돼 흥미를 돋웠다.이런 가운데 하우신이 굴지의 기업 해송그룹 권회장(이경영 분)의 회고록 대필 작업을 위해 저택 해송원에 입성하면서 본격적인 전개가 시작됐다. 산중에 자리한 해송원은 곳곳에 설치된 CCTV부터 보안요원들 그리고 생체 인식 기술을 이용한 내부인 등록 과정까지 높다란 담벼락만큼이나 삼엄한 보안 시스템을 자랑하며 위용을 드러냈다. 이는 해송원 그 어디를 가든 감시와 기록이 뒤따른다는 것을 의미했다. 계급사회에 들어간 듯 묘한 분위기를 가진 이 공간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사람들의 태도였다. 경련을 일으키며 혼절한 동료를 보고도 무덤덤한 고용인들과 시아버지인 권회장과 집안에 대해 선 넘는 발언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 며느리 은혜수(서지혜 분)의 경고는 이상함을 넘어 기괴함을 안겼다. 이 집 주인 권회장 역시 범상치 않음은 마찬가지, 어쩌면 바깥세상보다 해송원 안이 더 위험할지 모르는 긴장감이 드리워졌다.그런가 하면 한 사형수가 재소자들을 학살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사회적으로 사형 재개 여론이 들끓는 가운데 사형제 부활을 뒤에서 종용하는 비밀 조직 팀A의 은밀한 움직임이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들의 목표는 사형제 찬성을 공약으로 내건 황병철(김종구 분)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드는 것. 특히 목표를 위해서라면 사람 목숨 따위는 고려하지 않는 리더 이팀장(오대환 분)의 잔혹함은 상상을 초월해 이들이 사형제 부활을 이루려는 저의가 무엇일지 궁금케 했다.황후보의 짜여진 여론몰이는 사회부 기자 김서희(이수경 분)도 냄새를 맡았다. 김서희는 쌍둥이 형제의 형인 검사 송수현을 찾아가 사형제가 집행될 시 송수현의 아버지를 살해한 대도 이창우(조성하 분)도 집행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창우가 누명을 썼다고 보는 것. 송수현은 무턱대고 찾아와 황당한 말들을 쏟아내는 김서희에게 화가 나면서도 살해 흉기가 발견되지 않은 점, 이창우가 사형당하면 진범은 영영 찾지 못한다는 점 등을 어느새 곱씹으며 의구심을 가졌다. 한편, 하우신은 해송원의 보안총괄책임자 최총괄(허성태 분)을 만나 감시 시스템에서 빼달라고 말했다. 그가 대놓고 요구할 수 있었던 이유는 최총괄이 해송원에 잠입한 언더커버임을 알고 있었기 때문. 하우신에게 정체가 탄로 나자 최총괄은 이곳에 온 이유를 물었고 하우신은 “해송그룹의 상징, 다이아몬드로 만든 화살, 아다마스를 훔칠 겁니다”라며 비로소 본 목적을 밝혔다. 아다마스를 훔치기 위해 적의 심장부로 들어간 하우신, 아버지의 죽음에 은폐된 진실이 있음을 직감하게 된 송수현, 두 형제의 모습을 끝으로 1회가 막을 내렸다. 이렇듯 22년 전 아버지의 죽음과 관련해 진실 추적을 시작한 쌍둥이 형제의 이야기 ‘아다마스’는 첫 회만으로도 빠져들게 만드는 파격적인 스토리와 감각적인 연출, 캐릭터와 혼연일체 된 배우들의 연기로 몰입을 이끌었다. 무엇보다 끊임없는 의심과 방심, 반전으로 점증되는 전개는 한 시도 눈 뗄 수 없도록 치밀하게 펼쳐져 벌써 다음 이야기를 기대케 하고 있다.22년 전 벌어진 진실을 향해 발을 떼기 시작한 쌍둥이 형제의 본격적인 추적은 28일(목) 밤 10시 30분 tvN 수목드라마 ‘아다마스’ 2회에서 계속된다.
2022.07.28 I 김보영 기자
  •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전속고발권 폐지 보다 더 무섭다” 기업들 檢별건수사 공포
  •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다음은 7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뉴스다.△1면-“전속고발권보다 더 무섭다” 기업들 檢별건수사 공포-美연준 매 발톱 드러낸 비둘기 주식·채권·원화 트리플 쇼크-‘임대보증’ 대못 뽑아 반값 주택 공급한다-尹 물가와의 전쟁 “민생 특단대책 세워라”-[사설]거세지는 대외파고, 정부·정치권 위기의식 문제없나-[사설]러시아군 민간인 학살, 전쟁범죄 규탄 적극 동참해야△종합-“우승하러 왔다”…돌아온 호랑이, 한걸음 한걸음이 새 역사-서울 떠나는 2명 중 1명은 2030…20대는 직업, 30대는 집값 탓△美 양적긴축 공포-빅스텝 금리인상, 공격적 긴축 병행 기정사실화…내년 침체 ‘먹구름’ 끼나-고물가에 美긴축까지…한은 4월 금리인상설 솔솔-“증시 당분간 약세장 불가피…외국인 자금 유출도 대비해야”△윤석열 인수위-돈 풀자니 물가 더 자극할 수도…‘50조 추경’ 조정 여지 열어놔-일자리 못 지킨 ‘文의 일자리안정자금’ 없앤다-해외자원개발 주도권 ‘정부→기업’으로 넘긴다△윤석열 인수위-尹 ‘용산시대’ 첫단추 뀄다…360억 예비비 통과·국방부 오늘 이사 계약-농식품부 장관에 4선 홍문표 의원 유력-한덕수 총리 후보자 “내각에 인사·예산 자율권 줘야”△법무부 ‘공정위 특사경’ 도입 논란-‘먼지털이식 수사’에 시달릴 수도…기업 경영활동 위축 불 보듯-공정거래 사건, 불법여부 모호…행정처벌이 효율적-특사경 도입 어렵다면…檢, 플랜B ‘범칙조사제’ 만지작△종합-수출품 발묶이고 원자재 못 들여와…생산·판로 다 막힐판-재매각? 에디슨모터스 인수?…쌍용자동차 매각 ‘오리무중’-새 정부 ‘토지·건물주 달라도 임대보증’ 추진-“대전에 5번째 국립현대미술관”…윤범모 큰 그림△경제-정부, 로또 당청금 과세 기준 완화 추진…3등에도 세금 안 물리나-ADB 韓 물가상승률 전망 1.9→3.2%로 대폭 상향-금리 인상기…속도조절 나선 은행△정치-검·경 전방위로 민주당 옥죄어오자…힘받는 이재명 조기등판론-이인영 “대결기조 벗어난 역발상 필요” 육석열 정부에 ‘전향적 대북정책’ 주문-“명분에선 유승민, 경력에선 김은혜에 앞서”-김은혜 경기도지사 출마 “경기도 ‘철의 여인’ 될 것”-김영춘 이어 최재성 정계은퇴…86그룹 용퇴론 가속도-공천지분 이견 여전…국민의힘·국민의당 지루한 합당 논의△금융-쑥쑥 크는 기술금융…시중은행 새 먹거리로 눈독-은행권 점포수 줄일때…상호금융은 늘렸다-금융지주 10개사, 이자 장사로 지난해 21조 벌어-‘출범 5년’ 케뱅, 고객 750만명 돌파△글로벌-대러 제재 고삐 죄는 美…“전쟁 자원 고갈 시킬 것”-‘부차학살’보고도…中대사 “결론 날 때까지 러 비난 자제”-“나갔다가 발 묶일라” 中, 청명절 특수 실종-美, 코로나후유증 ‘롱코비드 대책’ 만든다-백악관 간 오바마, 바이든에 “부통령” 농담△산업-‘삼중고’ 빠진 석화업계 조직·사업재편 속도전-한종희·경계현 삼성전자 투톱 ‘소통 삼매경’-韓, 전 세계 선박 절반 수주…7년 만에 中 제쳐-경윳값 치솟고 전기차에 밀리고…설 곳 좁아지는 디젤차△ICT-SK하이닉스 동반성장 결실…큐알티, 상장 눈앞-“블록체인, ‘디지털 플랫폼 정부’ 과잉감시 해소 열쇠”-단골 확보·매장 홍보 지원…카카오 ‘소신상인 프로젝트’ 가동-갤S22, 출시 6주 만에 100만대 돌파△제약·바이오-스킨부스터 시장 개척한 ‘리쥬란’ 매출 1000억원 넘본다-“유니콘 특례 상장 성공땐…글로벌 도약할 것”-솔젠트 경영권 분쟁 주주연합 ‘완승’으로 종식…코스닥 상장 기대감 ‘쑥’-엔지켐생명과학 ‘EC-18’ 적응증 6개 중 2개 실패·중단△이데일리가 만났습니다-‘과기부총리’ 부활시켜…글로벌 과학기술 패권 경쟁에 대응해야-“국익 차원에서 도움되면 전 정부 것이라도 가져다 써야”△증권-‘6만전자’에 환호한 개미…이달 벌써 1.2조 쇼핑, 왜-본격 금리인상 움직임에…금융株 사들이는 외국인-주식관련사채 권리행사 1분기 1조 아래로 ‘뚝’△증권-요즘 뜨는 OCIO 공모펀드…“목표 수익률 맞춰 선택해야”-법정 향하는 M&A…“양쪽 모두에 독”-‘피부 리프팅 기기’ 봄날은 온다 -“물적분할 때 주주에 주식매수청구권 줘야”△문화-‘엉뚱’ 안효섭, ‘상큼’ 김세정…그들의 로코는 뻔하지 않았다-피리·대금으로 다시 살아난 일제강점기 시대 음악-5년 만의 ‘마타하리’ 마마무 솔라 도전장△피플-삼성호암상 과학상에 오용근·장석복…예술상은 김혜순 시인-세계 1위 부자에 머스크…1년새 재산 82조원 늘어-호텔신라, 제주관광공사와 지역사회 발전 위해 ‘맞손’-글로벌 HR기업 딜 한국 진출…“韓스타트업 글로벌 진출 돕겠다”-4월의 과학기술인상에 원자력연구원 이창수 박사-박정부 아성다이소 회장 경영일선서 물러나-미래에셋박현주재단 해외 교환 장학생 모집△오피니언-대학개혁, 등록금제도부터 손보자-애플TV+가 보여준 K콘텐츠의 길-김영자 ‘꿈’△전국-尹 공약 해사법원 놓고…부산-인천 유치전 후끈-청년인구 비중 최고인데 경로당만 소통공간 만들어 청년경제 활성화-지방선거 앞두고…오세훈 공약사업 예산 깎아 지역구 예산 늘린 서울시의회-DMZ 미군 반환 공여지 ‘캠프그리브스’ 공원화 탄력△사회-“2년 꾹 참았다” “비싸도 갈래요”…자가격리 풀리자 해외여행 수요 폭발-9세 이하 절반 코로나 걸렸다 “백신 없이 집단면역 가능성”-‘채널A 사건’ 한동훈 검사장 2년 만에 혐의 벗었다-존폐 기로 공수처…尹 관련 사건 처리 고심-‘학대 의심’ CCTV 없앤 어린이집 원장, 무죄 왜
2022.04.06 I 이은정 기자
“한정된 자원 소진시킬 것”…미, 대러 제재 고삐 더 당긴다(종합)
  • “한정된 자원 소진시킬 것”…미, 대러 제재 고삐 더 당긴다(종합)
  •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미국 정부가 6일(이하 현지시간) 러시아에 대한 신규 투자를 전면 금지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추가 제재안을 발표한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공을 끝내라는 압박이자, 최근 보고된 민간인 학살에 대한 응징이다.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5일 추가 제재 발표가 예정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이는 부분적으로 부차 학살에 대한 대응”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이 장기화하고 있는데다, 민간인에 대한 학살 정황까지 드러나자 대(對)러 제재의 고삐를 더 바짝 당기는 모양새다.조 바이든 행정부는 6일(현지시간) 러시아에 대한 신규 투자를 전면금지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대러 추가 제재안을 발표한다. (사진= AFP)◇미 “러시아 투자 전면 금지…전쟁 자원 고갈시킬 것”미국은 6일 러시아에 대한 모든 신규 투자를 금지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추가 제재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이날 전했다. 기존 러시아 에너지에 대한 투자 금지에서 더 확대된 조치로, 유럽연합(EU) 및 주요 7개국(G7) 국가들과 새로운 제재에 동참할 예정이다.이번 제재에는 △러시아에 대한 신규 투자 전면 금지 △러시아 금융기관 및 국영 기업에 대한 제재 강화 △러시아 정부 당국자 및 그 가족에 대한 제재가 포함된다. 추가 제재가 검토되고 있는 은행 중에는 러시아 최대 은행인 스베르방크도 있다고 WSJ는 덧붙였다. 미국은 이미 러시아 제2 은행인 VTB와 그 자회사에 대해 미국 은행과 기업과의 거래를 금지하고 미국 관할권 내에 보유한 자산을 동결하는 제재를 가했다.미 정부 고위 당국자는 “새로운 제재안은 러시아에 엄청난 비용을 부과해 러시아가 경제적·재정적·기술적 고립의 길로 더 나아가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규 투자 전면 금지와 금융 기관에 대한 전방위적인 제재는 러시아 경제의 현재는 물론 미래에도 타격을 주는 조치다. 젠 사키 대변인은 “우리의 가장 큰 목표는 푸틴이 전쟁을 지속하는 데 필요한 자원을 고갈시키는 것이며, 그들의 금융 시스템에 더 많은 불확실성과 어려움을 야기하는 것은 그 일환”이라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는 자원이 무한하지 않다”며 “심각한 손상을 주는 제재를 감안할 때 그들은 달러 보유고를 고갈시키거나,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거나, 디폴트(채무불이행)가 되는 중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미국은 러시아의 외화 표시 국채 이자 지급에 제동을 걸기도 했다. 미국 은행을 통한 러시아의 달러화 표시 국채 상환을 중지시킨 것이다. 미국 내 자산을 통해 국채 상환을 막음으로써 러시아의 한정된 재원이 전쟁 자금으로 투입되는 것을 막겠다는 포석이다. 아울러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최대 1억달러(약 1200억원) 상당의 군사 원조를 추가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우크라이나측에서 요청한 대(對)전차 미사일 재블린 등을 지원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푸틴 대통령의 두 딸도 EU 집행위의 추가 제대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사진= AFP)◇EU, 러시아산 석탁 수입 금지 검토…‘푸틴 딸’도 제재대상 거론 EU는 별도로 러시아산 석탄 수입 금지도 검토하고 있다.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이날 △러시아산 석탄 수입금지 △러시아 물류 진입 금지 △올리가르히와 그 가족들에 대한 추가 제재 △양자컴퓨터·첨단 반도체 등의 수출 금지 등 러시아에 대한 광범위한 새로운 제재를 제안했다. EU의 러시아산 석탄 수입 규모는 연간 40억유로(약 5조 3200억원)에 달한다는 게 집행위측 설명이다. 석탄 수입금지가 추가 제재로 채택된다면 EU가 처음으로 러시아산 에너지에 대한 제재에 합의한 것이다. 다만, 러시아산 원유와 천연가스 등 주요 에너지에 대한 제재는 거론되지 않은데다 신규 제재는 27개 EU 회원국이 동의해야 하기 때문에 채택이 불투명하다.EU 집행위가 추가 제재 대상으로 논의하고 있는 러시아 재벌과 정치인, 고위 당국자 등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두 딸도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한편, 우크라이나 인근 도시 부차에서 러시아군이 민간인을 학살한 정황과 관련 미국은 유엔 인권이사회를 통해 조사에 착수했다. 러시아측은 부차 학살이 우크라이나 정부의 조작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2022.04.06 I 장영은 기자
"더는 두고 불수 없다"…미, 대러 신규투자 금지 등 추가제재 발표
  • "더는 두고 불수 없다"…미, 대러 신규투자 금지 등 추가제재 발표
  •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미국 정부가 러시아에 대한 신규 투자를 전면 금지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추가 제재안을 발표한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공을 끝내라는 압박이자, 최근 보고된 민간인 학살에 대한 응징이다.조 바이든 행정부는 6일(현지시간) 러시아에 대한 신규투자를 전면 금지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대러 추가 제재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사진= AFP)5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파이낸셜타임즈(FT) 등에 따르면 미국은 오는 6일 러시아에 대한 모든 신규 투자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대(對)러시아 추가 제재를 발표할 계획이다. 유럽연합(EU) 및 주요 7개국(G7) 국가들과 새로운 제재에 동참할 예정이다.이번 제재에는 △러시아에 대한 신규 투자 전면 금지 △러시아 금융기관 및 국영 기업에 대한 제재 강화 △러시아 정부 당국자 및 그 가족에 대한 제재가 포함된다. 추가 제재가 검토되고 있는 은행 중에는 러시아 최대 은행인 스베르방크도 있다고 WSJ는 덧붙였다. 미국은 이미 VTB와 그 자회사에 대해 미국 은행과 기업과의 거래를 금지하고 미국 관할권 내에 보유한 자산을 동결하는 제재를 가했다.이 당국자는 “새로운 제재안은 러시아에 엄청난 비용을 부과해 러시아가 경제적·재정적·기술적 고립의 길로 더 나아가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규 투자 전면 금지와 금융 기간에 대한 전방위적인 제재는 러시아 경제의 현재는 물론 미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조치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추가 제재 발표가 예정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우리의 가장 큰 목표는 푸틴이 전쟁을 지속하는 데 필요한 자원을 고갈시키는 것이며, 그들의 금융 시스템에 더 많은 불확실성과 어려움을 야기하는 것은 그 일환”이라고 말했다. 사키 대변인은 또 “러시아는 자원이 무한하지 않다”며 “심각한 손상을 주는 제재를 감안할 때 그들은 달러 보유고를 고갈시키거나,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거나, 디폴트(채무불이행)가 되거나 이 중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EU는 러시아산 석탄 수입 금지도 검토하고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EU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압박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연간 40억유로(약 5조 3200억원) 규모의 러시아산 석탄 수입을 금지할 것”이라고 밝혔다.EU 집행위는 이밖에도 러시아 러시아 물류 진입 금지, 올리가르히와 그 가족들에 대한 추가 제재, 일부 기계류 수출 차단 등 러시아에 대한 광범위한 새로운 제재를 제안했다. 이같은 신규 제재는 27개 회원국의 동의가 있어야 채택될 수 있다.
2022.04.06 I 장영은 기자
젤렌스키 격정토로 "유엔 뭐하나…이럴거면 해체하라"(종합)
  • 젤렌스키 격정토로 "유엔 뭐하나…이럴거면 해체하라"(종합)
  •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유엔은 문 닫을 준비가 됐는가?”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실시간 화상 연설을 통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AFP 제공)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실시간 화상 연설을 통해 부차 대학살에 대해 보고하면서 “국제법의 시대는 끝났는가”라고 되물으며 이렇게 비판했다.젤렌스키 대통령이 유엔을 정면으로 비판한 건 우크라이나 사태가 격화해도 유엔은 아무런 역할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엔 헌장 1조 1항은 △국제 평화·안전 유지 △침략 행위 진압 △국제 분쟁 조정·해결 등으로 설립 목적이 명시돼 있다. 전쟁이 나면 유엔은 이를 막을 의무가 있다. 그러나 지금껏 유엔이 한 제재는 찾아보기 어려운 게 냉정한 진단이다.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러시아 침공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우크라이나에서 저질러진 가장 끔찍한 전쟁 범죄”라며 “이슬람국가(IS) 같은 다른 테러리스트들과 전혀 다르지 않다”고 맹비난했다.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레이드마크가 돼 버린 국방색 셔츠 차림에 수염이 덥수룩한 채 연설에 등장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내에서 러시아군의 집중 공격을 당한 부차, 이르핀, 디메르카, 마리우폴 등에서 희생 당한 민간인 시신들을 90초 분량 영상을 통해 보여주며 러시아군의 만행을 적나라하게 폭로했다. 그의 말투는 격정토로에 가까웠고, 각국 외교관들은 한숨을 내쉬었다.젤렌스키 대통령은 “그들은 수류탄 폭발로 자신의 아파트와 집에서 살해 당했다”며 “러시아군은 오로지 재미로 자동차 안에 있던 민간인들을 탱크로 깔아 뭉갰고 민간인들의 팔과 다리를 자르고 목을 베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여성들은 자녀들의 앞에서 성폭행 당한 뒤 살해 당했다”며 “고의로 아무나 죽이고 온 가족을 몰살했고 시신을 불 태우려 했다”고 강조했다.젤렌스키 대통령은 그러면서 러시아를 안보리에서 퇴출 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영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반대할 경우 유엔 차원의 제재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예컨대 국가간 분쟁을 다루는 국제사법재판소(ICJ)에서 러시아의 전쟁 범죄를 유죄로 판결하더라도 그 집행은 유엔 안보리가 맡는다는 점에서 실제 처벌은 불가능하다. 러시아가 반대할 게 뻔하기 때문이다. 침략 당사자이면서도 거부권 행사로 안보리의 손발을 묶을 수 있는 것이다. 이같은 유엔의 태생적인 한계는 무용론으로 이어지는 기류다.젤렌스키 대통령은 “안보리가 보장해야 할 안보는 어디에 있나”라며 “부차에는 그것이 없었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어 “헌장 1조도 지키지 못하는 유엔이 왜 존재해야 하는가”라고 직격탄을 날렸다.젤렌스키 대통령은 “대안이 없다면 다음 선택지는 (안보리를) 해체하는 것밖에 없다”며 “그렇지 않다면 여러분은 당장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22.04.06 I 김정남 기자
  •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다주택자, 서울 외곽부터 매물 푼다
  •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다음은 5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뉴스다△1면-다주택자, 서울 외곽부터 매물 푼다-상장사 역대급 실적 이미 지난 일 “인플레·원자내난…올해 더 걱정”-K팝 2만석 ‘꿈의 무대’ 연다…카카오, 서울아레나 투자-美 빅스텝·50兆 추경 우려…국채 금리 급등-[사설]총리·한은총재 후보의 빚 걱정…정치권도 모른체 말라-[사설]최저임금 업종·지역별 차등화, 더 이상 미룰 이유 없다△종합-현지화·디지털화로 리스크 최소화-中서 415% 성장 이끈 ‘라이선스 귀재’-트로피 없어도 빛난 BTS△속끓는 코로나 후유증-완치 후에도 고통 심한데…“갱년기냐” “왜 예민해” 두 번 울리는 주변시선-10명 중 2명 후유증…피로·호흡곤란 가장 흔해-WHO 보고 증상만 200개…입증된 약물 치료 없어△양도세 중과 유예에 ‘눈치싸움’ 치열-일단 버티는 강남 집주인들…“문의만 쏟아지고 매물은 안 나와요”-8.5억 시세차익 2주택자, 5월 중 팔아야 2.6억 아껴-인수위 ‘생애 첫 주택 구매자 취득세 면제’ 카드도 만지작△윤석열 인수위-경제부총리 추경호·금융위원장 최상목·공정위원장 강석훈 유력-인수위 “전기·가스요금 동결·인상 최소화”-한투연, 인수위에 제안서 제출…공매도 제도 개선 등 요구△2021년 상장사 실적-1000원 팔아 손에 쥔 돈, 31→68원 ‘쑥’…“올해는 전쟁·금리인상 암초”-상장사 빚 줄었지만…항공·여행은 ‘빨간불’-코스닥, IT ‘웃고’ 기계 ‘울고’…올해는 통신에 볕 들듯△종합-엔터 판 키우는 카카오…ICT 입은 K팝으로 ‘한류 중심 기업’ 꿈 성큼-장하원 펀드 83% ‘불완전 판매’-“온통 악재 뿐”…국고채 5년물 7.7bp 급등 ‘3.0% 돌파’-하필 정권교체기와 맞물려서…연기금·공제회 ‘CIO 선임’ 주춤△경제-작년 세무사시험 난이도 실패·채점 오류…“그래도 조작·특혜 아니다”-총재 공석인 금통위…4월 기준금리 올려? 말아?-“시중 냉동과일, 세척 여부 정확히 표기해야”△정치-송영길 서울시장 출마로 민주당 내 곳곳서 반발…내홍 치닫나-김태흠 충남지사 출마 가닥…국힘 차기 원내대표 권성동 유력-공천룰 잡음에 역차별 논란까지 지방선거 앞둔 여야 ‘시끌시끌’-이광재 “젤렌스키, 11일 韓국회 화상 연설”-‘가세연’ 강용석, 경기지사 출마 선언-이정현 전 대표 “지난 5년간 심장 찢는듯한 시간 보내와”△금융-KB은행發 주담대 ‘빅컷’…줄줄이 금리 내리나-심상찮은 카드사 대출금리-‘오픈런’ 적격대출, 일부 시중은행 외면 이유는-KB손보, 업계 최초 마이데이터 서비스 개시△글로벌-전세계 ‘러 민간인 집단 학살’에 분노…美·유럽, 강력한 추가 제제 예고-유럽, 분열되나…헝가리·세르비아 ‘친푸틴 정권’ 연임-아베 “우크라 계기, 日 방위비 11% 늘려야”-일주일 남은 佛 대선 ‘박빙’…마크롱 선두, 르펜 바짝 추격-中, 상하이에 軍 동원 2500만명 검사 실시△산업-석화업계 ‘업사이클링 동맹’ 확산-앙증맞은 전기차가 딱이네-삼성 “연결”vsLG “재미”…닮은 듯 다른 ‘고객 경험’ 전략-항공사 “기내 좌석 제한 풀어달라”-국내 조선사 ‘수주 랠리’ 올 목표치의 40% 달성△제약·바이오-‘백토서팁’ 대장암 치료제…美 FDA 조기판매 승인자신-서영진 지놈엔컴퍼니 대표 “‘블루오션’ 마이크로바이옴 K바이오 시너지 중요해”-유전자가위 치료제 상용화땐…툴젠 특허수익 ‘두둑’-휴온스바이오파마, ‘리즈톡스’ 사각턱 임상 2상 종료…유효성 확인△증권-“야외 노마스크 성큼…여행·항공·엔터株 담아라”-“글로벌 ESG 공시 국내 의견 모을 것”-올해 코스피 시총 보니…금융주 ‘맑음’ 카카오 ‘흐림’△증권-변동장 대안 ‘AI자산관리’…로보어드바이저, MZ세대 ‘정조준’-“연금은 미래에셋증권” 이전 고객 1만명 돌파-부산은행 손잡은 미디움, 英 소셜카지노 게임사 품어-조선기자재업체 신동디지텍 “새 주인 찾습니다”△부동산-치솟는 원자잿값에 건설업계 ‘한숨’…주택공급 차질 우려-현대걸선, 레드닷 수상-4월 본격 분양시즌 맞았는데…“대어가 없어요”-서울시 실거래가 기반 ‘서울형주택가격지수’ 개발 착수△문화-LED로, 수압으로 빛이 빚은 ‘화양연화’ 카메라로, 금속으로-부산 변천사 예술과 함께△스포츠-강행군도 못 말린 손의 왼발-컵초, 마지막 ‘호수의 연인’-예열 마친 우즈 “마스터스 출전, 끝까지 생각해 결정”-마스터스 준비 끝…김시우, 발레로 텍사스 오픈 공동 12위△이데일리가 만났습니다-‘만기친람’ 文정부, 시장경제 역행…새 정부 자율규제로 기업 활력 살려야-“공정위 전속고발권 유지 필요…중기부 의무고발요청제는 없애자”△오피니언-[목멱칼럼]이념 편향 벗어난 교육원칙 세울 때-[생생확대경]정부·기업·투자자, 불황 극복 지혜 모을 때-[기자수첩]물가 안정 사활건 정부, 시장 왜곡 주의해야-[e갤러리]김희진 ‘사이트46 모두의 마음 깊은 곳’△피플-최준호 사장 “글로벌 기업 도약위해 中시장 집중 공략”-“브랜드 풀필먼트 달성 위해 ‘스마트워크’ 전환 박차”-롯데 유통군 CMO에 LG생건 출신 이우경-천상병시문학상에 이종만·조기조 시인 공동수상-[명복을 빕니다]-[인사가 만사]△사회-10명 단위 개강파티, 자정까지 부서 회식…숨통 트이는 자영업자들-김혜경 ‘법카 의혹’ 본격수사 경찰, 경기도청 압수수색-경찰 ‘부정채용 의혹’ 은수미 시장 소환조사-수능땐 허용해놓고…“확진자, 중간고사 못 본다”는 교육부-‘매각 위로금’만 받고 퇴사땐 토해내야 할까
2022.04.04 I 송주오 기자
  •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 공급부족·대출완화 집값 반등 기대 커져
  • [이데일리 박미애 기자] 다음은 22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뉴스다.△1면-공급부족·대출완화 집값 반등 기대 커져-文-尹 ‘용산행 충돌’…靑 “집무실 이전계획 무리”-작년 42조 배당…개미는 아직 배고프다-尹 “기업활동 방해요소 없앨 것…언제든 직접 전화달라”-[사설]당선인·경제단체장 회동, 기업 기 살리기로 이어지길-[사설]공원으로 국민 품에 안길 청와대, 새 국가 명소 만들자△종합-尹당선인 측, 496억원 든다지만…국방부 보안설비·합참 이전비 빠져-빛, 사색에 잠기다△윤석열 시대-부동산 전망-“재건축·재개발 속도…준공 30년 된 ‘강·노·양’ 집값 상승 주도할 것”-무주택자 ‘무조건 청약’…다주택자 ‘똘똘한 한 채’-“임대차3법 영향 지속…한동안 전월세 우상향할 것”△윤석열 시대-경제 6단체장과 회동-“경제 살리려면 규제 개선부터” 한목소리…尹 “기업성장이 경제성장” 화답-‘尹의 옆자리’ 우 최태원, 좌 손경식 차지-핫라인 약속한 尹…靑·재계 간 적극 소통 의지 내비쳐△윤석열 시대-신구권력 갈등 격화-용산 이전에 제동건 文, 尹과 정면충돌…“결자해지 차원서 대타협 나서야”-안철수 “과학방역·소상공인 보상이 국정과제 제1호”-한전 역대급 적자 우려…尹 전기료 동결 공약 고수할까△고배당 망설이는 기업들-배당 기업 대부분 불확실성 큰 수출·IT업종…현금 늘려 투자 확대 주력-20년째 배당정책 제자리…중간·차등배당 늘려라-실적 나쁜데도…고배당 지속하면 주가 발목 잡혀△종합-반포 아리팍 187만원↓, 마래푸 20만원↑…부자감세 비판 나올 듯-인수위, DSR 손 본뒤 LTV 조정…청년 대상 ‘핀셋 완화’도 검토-자가격리 면제되자 해외여행 예약 폭발-스텔스 오미크론 41.4% ‘우세종 임박’ 정점기간 지연, 확진 규모 늘어날 수도△정치-국힘, 지방선거서 자격시험 치른다…특정그룹 배제 등 우려 목소리도-합당 속도내는 이준석 대표, 안철수 대표와 곧 만날까-지선 이끌고 尹 견제 지휘봉 잡을 민주 새원내사령탑 선거전 막올라-민주당 “윤석열은 K트럼프”…靑 집무실 용산이전 맹폭-김영춘 “부산시장 불출마” 정계 은퇴 선언-부동산 민심 달래기 나선 민주…보유·양도·취득세 ‘3종’ 완화카드 만지작△경제-종부세·재산세 통합 내세운 尹…지자체 재원 감소 해결은 ‘과제’-수출 10% 늘었지만…고유가에 무역수지 20억弗 적자-[현장에서]‘돈받고 포렌식’ 공정위 직원 비위 재발 막으려면-우크라 사태에 투자 발묶여…외화예금 석달 만에 반등△금융-‘1년 장사, 연초에 달렸다’…대출조건 푸는 은행들-4대은행 직원, 연봉값 톡톡히 하네-주총 앞둔 금융지주…ISS 반대 문턱 넘을까-푸본현대생명, 2024년까지 친환경금융 1.2조 투자△글로벌-‘경제성장 둔화 우려’ 中 기준금리 두달 연속 동결-EU도 러시아산 원유 수입금지 검토…대러 제재 강화-“항복하라” vs “끝까지 저향” 우크라 사태 장기전으로 가나-美 “미얀마 군부 로힝야 탄압은 집단학살”△산업-정관에 ‘친환경’ 넣고 영토 넓히는 정유·화학-‘1000억 콘텐츠 동맹’ 탄생…글로벌 대작 만든다-삼성전기 3000억 들여 ‘부산 패키지기관 공장’ 증설-‘올 30만대’ 최대 판매 도전하는 수입차…관건은 반도체△제약·바이오-글로벌 제약사 주목 ‘ADC’…국내 기업도 참전-SK바사 개발 코로나백신 질병청에 공급 계약-“전략적 동반자로 대기업 유치해 성장 이어갈 것”-나노스, 코로나 진단키트 1380만개 수출 계약…25개국 인허가 진행△증권-JP모건 포함 외국인 안랩 주식 폭풍매수-증시 꽃샘추위 남았나…이번주 파월 연준 의장 연설에 촉각-조정장에도 돈 몰리는 美주식형 펀드…올들어 1.5조원 유입△증권-될성부른 잎 골라 ‘찜’…10년간 고속성장 비결이죠-“글로벌 에너지 전쟁에 신재생 에너지 ETF 주목”-“과거와는 다르다”…투자 체질 개선 나선 GS-‘동학개미 덕’에…작년 증권사 실적 ‘사상 최대’△부동산-“매물 있나요?”…대선 끝나자 목동 부동산시장 ‘들썩’-부산 공동주택 공사 수주 반도건설, 1047억 규모-오세훈표 재개발…창신·숭인 ‘신통기획’ 날개 달까-文정부 입맛 맞춘 청약제도·종부세 개선작업 ‘올 스톱’△스포츠-멀티골 예열 SON “이제 A매치 승리 가자”-샘 번스, 발스파 챔피언십 2연패 생애 첫 ‘세계랭킹 톱10’ 진입-겨우내 절치부심…작년에 속 썩였던 훅, 완벽히 잡았다-피겨 차준환, 세계선수권 메달 보인다△이데일리가 만났습니다-천년 이어온 전통한지, 유네스코 등재 위해 국민과 국가 모두 나서야-“시대 통찰력 가진 리더 중요…주전자에 답 있다”△피플-“4년차 이상 스타트업, 글로벌 시장 도약 지원책 절실”-“교과부 재현 안돼…공공과학기술 독립성 보장해야”-중견련 상근부회장에 박일준 전 동서발전 사장-포스코ICT 정덕균 대표 연임…“디지털 트윈 사업 육성”-한글학회장에 김주원 서울대 명예교수-송가인, 한복 홍보대사 발탁…“우리 옷 널리 알릴 것”△오피니언-[목멱칼럼]복지·증세·일자리의 3차방정식-[생생확대경]정권교체기 경제단체 불협화음 아쉽다-[e갤러리]규옥 ‘무제’-[기자수첩]‘포켓몬빵 인질극’에 멍드는 생산자·소비자△전국-지자체, 네트워크 총동원해 인수위 접촉 총력전-“노인·장애인 등 건강 취약계층 24시간 돌봄 체계로 전환할 것”-진보 이재정 3선 도전 촉각…보수, 거물급 내세워 맞불-코로나로 매출 급감…전남 노선버스 줄도산 위기△사회-“빈 화장장 못찾아 엿새나 기다려 모셨네요”-서울서 장례 치르고 경상도로…원정화장에 두번 눈물-집회 사라지고 임대문의 빗발 ‘활기’ 되찾은 청와대 주변 동네-사퇴 일축한 김오수 검찰총장 친여 검사들도 버티기 들어가나-요소수 대란 지나니 ‘기름값 폭등’…다시 거리에 선 화물차 기사들
2022.03.21 I 박미애 기자
키이우? 크이우? 키예프?…국립국어원 제시한 한글 표기법은
  • 키이우? 크이우? 키예프?…국립국어원 제시한 한글 표기법은
  •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우크라이나 수도를 우리말로 표기할 때 ‘키이우’가 맞을까? 아니면 ‘크이우’일까, ‘키예프’일까. 올바른 한글 표기법은 무엇일까.국립국어원은 3일 “외래어표기법상 러시아식과 우크라이나식 표기가 모두 사용 가능하며 우크라이나식 표기 시 수도는 ‘키이우’가 적합하다”고 밝혔다.국립국어원 공공언어과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어 표기와 관용 표기(러시아어 표기)를 함께 쓸 수 있으며 실례로 ‘키이우(키예프)’, ‘키예프(키이우)’로 표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에서 공유한 우크라이나식 표기법앞서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은 지난 1일 SNS를 통해 “우크라이나 지명이 러시아식으로 잘못 사용되고 있다”며 러시아식 표현이 아닌 우크라이나식 표현을 사용할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수도 명칭은 키예프가 아닌 ‘크이우’로, 크림반도는 ‘크름반도’ 등으로 표기해 달라는 요청이다.대사관 측은 “침략국인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학살하고 문화유산을 파괴하는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며 “이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지명이 침략국인 러시아 발음으로 한국에서 표기되는 사실은 우크라이나인에게 큰 상처와 아픔”이라고 호소했다.이에 국립국어원 측은 “한글 표기상 ‘크이우’가 아닌 ‘키이우’가 맞는 표현”이라고 했다. 국민이 편리한 외래어 사용을 목적으로 하는 외래어 표기법에 근거한 결과다.국립국어원 관계자는 “우리나라와 우크라이나 간 음소 체계 차이 때문”이라면서 “우크라이나어의 и는 우크라이나에서 ‘으’와 ‘이’ 사이로 발음되고, 그 두 음소 표기를 구분하는데 한국인에게는 구분이 안되는 음소다. 정부·언론 외래어 심의 위원회(이하 외심위)에서 이런 사항을 고려해 만든 우크라이나식 표기지침에 따라 국민적 혼란이 없도록 이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크림반도는 크름반도가 아닌 ‘크림반도’ 표기가 맞고, 이 역시 우크라이나 외래어 표기지침을 고려했다. 다만 국립국어원 측은 “현재 제시한 표기는 외심위 미확정안으로, 외심위의 결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외국인명·지명표기 등은 외심위 공동위원회를 통해 공개하고 있지만, 최근 올림픽처럼 선수 임명표기나 우크라이나 표기법 관심에 따라 시의성이 급할 때 외심위 전에 표기지침을 선제적으로 공유한 것”이라며 “심의를 거친 뒤 세세한 표기법이 바뀔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립국어원은 우크라이나어 한글 표기에 대한 관련 자료를 국립국어원 누리집에 게재하기로 했다.우크라이나어 한글 표기법(자료=국립국어원).
2022.03.03 I 김미경 기자
국립아시아문화전당, 특별기획전 '캄보디아 여성' 공개
  • 국립아시아문화전당, 특별기획전 '캄보디아 여성' 공개
  •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아시아문화원이 기획한 민주·인권·평화 특별기획전 ‘캄보디아 여성: 전통사회의 삶과, 크메르루즈 시대의 강제결혼’이 지난 25일 공개됐다.(사진제공=아시아문화원) 캄보디아 투올슬랭 대학살 박물관과 협력해 준비한 이번 전시는 캄보디아의 이념 대립으로 인한 내전과 크메르루주의 사회혁명 과정 속 변화해온 여성의 삶과 인권에 대해 말한다. 아카이브 사진과 영상, 음악 등을 활용해 시대별 사회배경 및 주요인물, 여성 인권 신장을 위한 활동 등을 연대기적으로 풀어냈다. 전시는 총 3부로 구성돼 있다. 1부 ‘전통사회의 삶과 전통혼례’에서는 크메르루즈 정권 이전 캄보디아 여성의 전통방식의 결혼문화를 이야기한다. 2부 ‘크메르루즈 정권의 강제결혼’은 크메르루즈 정권하의 통제, 억압된 여성인권과 강제결혼의 흔적을 살펴볼 수 있다. 정권의 잔혹함과 여성의 고된 삶을 당시의 사진과 생존자 인터뷰 등으로 생생하게 재연한 것이 특징이다. 3부 ‘크메르루즈 정권 이후의 삶’은 전통방식의 결혼 부활과 여성 인권의 성장과정에 대해 다뤘다. 전시기간은 11월 25일부터 내년 2월 28일까지로, ACC 문화정보원 라이브러리파크 기획전시관에서 열린다. 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전시에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ACC 누리집과 ACI 지역협력팀에 문의하면 안내받을 수 있다. 한편, ACC는 여성 인권을 주제로 한 특별기획전을 브랜드화, 매년 정기적으로 전시회를 열고 있다. 지난 2019년과 지난해에는 방글라데시와 협력해 특별기획전 ‘그녀의 이름은’을 개최, 이들 나라 여성의 인권을 재조명했다. 내년에는 베트남 여성 인권을 다룬 전시가 계획돼 있다.
2021.11.26 I 이윤정 기자
윤석열 서울대 동기 "품성 탓, 넌 틀렸다"…'전두환 발언' 격분
  • 윤석열 서울대 동기 "품성 탓, 넌 틀렸다"…'전두환 발언' 격분
  •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전두환 전 대통령이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발언해 뭇매를 맞고 있는 가운데, 윤 전 총장의 서울대학교 동기가 “검찰총장이 해서는 안 되는 짓”이라고 비난했다.20일 윤 전 총장의 동기동창 기춘 전 재외동포재단 이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석열과 나는 대학 동기다”라고 말문을 열며 “박정희 말기인 79년에 대학에 들어가니 캠퍼스에 학생보다 형사가 더 많았다. 학교 안에서 시위를 해도 10분이면 주동자를 잡아가 3년 정찰제 징역을 매겼다”고 회상했다.(사진=연합뉴스)그는 “박정희가 죽은 다음 민주화 열기는 전두환의 탱크에 짓밟혔다. 광주에서 시민들을 살육하였다. 캠퍼스는 공수부대 주둔지가 되었다. 기숙사에 살던 학생들은 아닌 밤에 홍두깨로 두들겨 맞고 쫓겨났다”고 피해 상황을 설명하며 “박정희 전두환 정권은 나처럼 조용한 학생도 학생운동으로 몰아세웠다”고 말했다.기 씨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과거 행적을 열거하면서 “전두환 시절에 경제가 잘 돌아갔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는 바닥을 친 박정희 말기와 비교해서 그렇다는 거고, 강제로 기업 소유권을 재편한 후 3低라는 대외적 환경이 재벌들의 몸집을 불리는 데 큰 기회로 작용하였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이를 두고 전두환이 정치를 잘한 것으로 말하는 분들도 있고 윤석렬 같은 놈들이 부화뇌동하는 것 같다. 이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전두환은 이를 활용하여 지 주머니 채우는 기회로 활용하였다”면서 “노태우 대통령 시절에 전두환과 노태우가 재벌들은 공갈쳐 조 단위로 뜯어낸 것이 밝혀졌고 법원에서 유죄로 확정됐다. 전두환은 그때 빼돌린 돈을 아직도 숨겨두고 추징금을 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사진=기춘 전 재외동포재단 이사 페이스북)동시에 윤 전 총장을 겨냥하며 “윤석열, 이 친구는 나와 같은 시대를 살아왔는데 전혀 다른 기억을 하고 있다. 쿠데타 하고 광주에서 학살한 것만 문제일 뿐 다른 일은 잘했다는 식이다. 대통령이 삥땅한 건 기억도 나지 않는 모양이다”라고 비난했다.이어 기 씨는 “결과만 합리화할 수 있다면 헌법체계를 무시하고 민주주의를 불구로 만든 것도 용서할 수 있다는 식이다. 검찰총장 윤석열이 그렇게 살아왔다는 자백으로 들린다. 검찰총장이 해서는 안 되는 짓 말이다. 선택적으로 기억하는 것은 당구장에서 놀다 보니 못본 게 아니라 품성 탓이다. 너는 틀렸다”고 지적했다.앞서 윤 전 총장은 지난 19일 국민의힘 부산 해운대갑 당협 사무실에서 “전두환 대통령이 잘못한 부분이 있지만,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 호남에서도 그렇게 말하는 분들이 꽤 있다”며 “왜 그러느냐? 맡겼기 때문이다. 이분은 군에 있으면서 조직 관리를 했기 때문에 맡긴 것”이라고 주장해 뭇매를 맞은 바 있다.
2021.10.22 I 권혜미 기자
"납북일본인, 이미 끝난 일"…北논리에 발끈하는 日
  • "납북일본인, 이미 끝난 일"…北논리에 발끈하는 日[김보겸의 일본in]
  •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사진=AFP)[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내각이 출범하자마자 불안불안한 모습이다. 20년만에 꼴찌 수준인 지지율로 출발하는가 하면, 국민에게 국가관을 밝히는 첫 국정연설에선 마이니치신문과 아사히신문 등 현지 언론에 낙제점을 받았다.“납북 일본인 문제 해결이 최우선 과제”라고 야심차게 외쳤지만 정작 북한은 “이미 끝난 일을 왜 자꾸 들고오느냐며 첫 단추를 잘 채우라(북한 외무성)” 으름장을 놓고 있다.일본인 납치 피해자 요코타 메구미의 모친 요코타 사키에씨와 부친 요코타 시게루씨(사진=AFP)◇“이미 다 끝난 문제”…어디서 많이 들어본 논리북한 입장은 이렇다. 2002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 방북 때 인정하고 사과도 했다, 돌려 보내기까지 했는데 대체 뭐가 문제냐는 것이다. 당시 북한은 일본인 13명이 납치됐으며 8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5명은 고이즈미 총리와 함께 일본으로 귀국했다. 다만 일본에선 납치 피해자가 이보다 많은 17명이라는 입장이다. 많이 들어본 논리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에 있어 일본은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로 최종적, 불가역적으로 해결됐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 한국에선 정작 당사자가 빠진 합의라며 비판했지만 일본은 “국가 간 합의이니 더는 문제 삼지 말라”며 오히려 한국이 국제법을 위반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본이 위안부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고집하던 논리를 고스란히 돌려받은 격이 됐다. 사실 일본인 납북 문제에 대한 북한 입장은 한결같다. 지난 2019년 북한 입장을 공식 대변하는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납치자 문제로 말하면 도리어 우리가 일본에 대고 크게 꾸짖어야 할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일제 강제징용과 위안부 문제 등을 언급하며 “일본의 국가납치테러 범죄의 가장 큰 피해자가 우리 민족”이라고 주장하면서다. 북한은 과거사 해결 없이는 일본과의 대화도 없다며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2002년, 평양에서 사상 최초로 북일정상회담이 열렸다(사진=AFP)◇한때 좋았던 북한과 일본이 돌아선 이유는북한과 일본 관계가 좋을 때도 있었다. 19년 전인 2002년 9월 고이즈미 총리가 평양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사상 최초로 북일 정상회담에 나서기도 했다. 이전까지만 해도 납치 사실 자체가 없다고 주장하던 북한은 정상회담에서 납치를 인정하고 사과했다. 경제협력이 절실하던 북한이 통 크게 결단을 내리면 일본 여론도 우호적으로 바뀔 것이라는 김정일의 판단에 따른 결정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납치사실 인정은 우익들의 먹잇감이 됐다. 일본은 ‘전범 가해국’에서 ‘납치 피해국’으로 자신들을 새롭게 포지셔닝했으며, 수교 이전에 납치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우익들의 주장이 힘을 얻었다. 일본 내 한국인 괴롭힘도 심해졌다. 이때 반북 여론에 편승해 반사이익을 얻은 인물이 아베 신조 전 총리다. 아베 신조 당시 관방부장관이 2002년 북일정상회담에 동행해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사진=AFP)일본에서 납북 일본인 문제가 대대적으로 떠오른 건 아베의 공이 컸다. 지난 1988년 자민당 간사장인 아베 신타로 의원이 아들이자 비서였던 아베가 “북한으로 납치된 딸을 구해 달라”며 찾아온 한 부모를 만난 게 계기가 됐다. 일본인 납치 문제에 대한 아베의 관심은 1993년 국회의원 당선 이후에도 이어졌다. 도쿄대나 게이오대, 와세다대 출신이 대부분인 일본 정치인들 사이에서 세이케이대를 나온 아베를 두고 동료 정치인들이 “공부 못 하는 아베가 경제나 사회는 뒷전이고 정치불명의 납치 문제를 다룬다”고 조롱하기도 했지만 개의치 않았다. 북한이 일본인 납치 문제를 공식 인정하자 아베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북한의 인권침해를 부각하며 우익 중심으로 “수교 이전에 일본인 납북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자 이를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 확대에 적극 이용한 것이다. ‘납치 문제는 아베가 가장 잘 안다’는 여론에 힘입어 아베는 고이즈미를 이어 2006년 일본 총리에 올랐다. ◇반북여론 힘입어 총리 오른 아베, 기시다가 계승북한이라는 외부의 적을 공격함으로써 아베는 리스크가 큰 선택을 했지만 뒷수습이 문제였다. 북한으로 납치된 일본인들을 귀환시키겠다고 주장해 총리에 올랐으니 약속을 지켜야 했다. 하지만 돌아선 북한은 냉정했다. 지난 2019년 아베는 북일평양선언 당시 서명자인 고이즈미와 김정일 이름 대신 새 시대에 어울리게 서명자를 바꾸자 제안했다. 북한의 반응은 묵묵부답.2019년 미국과 북한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두 번째 북미정상회담을 열었다(사진=AFP)그리고 지금까지 일본에 대한 북한의 앙금은 깊다. 김정은 위원장은 한국과 미국, 중국 등 한반도 관련국과는 정상회담을 했다. 한국은 특수관계니까, 미국은 대면해야 할 정도로 적대관계라서, 중국은 동맹이라는 각각의 이유에서다. 하지만 1차와 2차 집권기를 합해 8년 반이라는 ‘최장수 총리’ 기록을 세운 아베와는 한 차례도 만나지 않았다. 일본과는 현재가지도 미수교 상태다. 기시다가 출범하자마자 북한이 날을 세운 이유도 이와 관련 있다. 안보관에 있어서는 아베와 차이점을 찾아보기 어려운 인물이 기시다다. 내각 면면만 봐도 그렇다. 일제 강제징용 및 위안부 문제와 독도 문제 등 한일관계 현안을 맡은 주무장관들이 대부분 극우 인사로 채워지면서다. 아베부터 스가, 기시다까지 “김정은과 조건 없이 대화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북한 생각은 다르다. “북일 간 현안의 기본은 과거 일본이 조선사람들을 대상으로 감행한 일본군 성노예생활 강요, 강제납치연행, 대학살과 같은 특대형 반인륜 범죄를 비롯해 우리 민족에게 끼친 헤아릴 수 없는 인적, 물적, 정신적 피해에 대해 철저한 사죄와 배상을 하는 것이 기본”이라는 북한 외무성 입장에 비춰 볼 때, 북한은 조건 있는 대화를 바라고 있다.
2021.10.10 I 김보겸 기자
군함도는 세계 문화 유산 등재됐는데 위안부기록물은?
  • [뉴스+]군함도는 세계 문화 유산 등재됐는데 위안부기록물은?
  •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이 기사는 이데일리 홈페이지에서 하루 먼저 볼 수 있는 이뉴스플러스 기사입니다. 유네스코 유산으로 등재된다는 것은 인류가 함께 보전해야 할만한 보편적 가치를 공히 인정받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러나 유네스코 유산 등재를 둘러싼 각국의 치열한 경쟁은 이 역시 문화를 통한 국제사회의 협력이라는 목표 실현이 요원한 것처럼 느껴지게 한다. 오히려 ‘역사는 이긴 자들에 의해 기록된다’라는 말이 보여주듯 유네스코 유산 등재 또한 각국의 치열한 유산외교의 산물에 다름없다. 군함도는 세계 문화 유산 등재되는데, 위안부기록물은 왜 안될까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2022년 12월 1일 日이행보고서 놓고 3차전 예고일본의 메이지 근대산업시설 23개소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역시 마찬가지다. 이 중에는 군함도 등 일제강점기 한국이 강제 동원됐던 7개 시설을 포함돼 있다. 2014년 일본정부가 메이지 근대산업시설을 세계유산으로 신청하자, 우리 정부는 메이지 근대산업시설 중 일부 시설에서 자행됐던 비인도적인 강제노동의 역사를 무시한 채 일본이 세계유산 등재를 신청한 것은 세계유산의 기본정신에 어긋난다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한국의 반발에도 2015년 7월 세계유산위원회는 메이지 근대산업유산 등재를 결정했다. 유산 등재는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21개 세계유산위 위원국의 만장일치로 이뤄졌다. 다만 일본 정부 대표단의 발언록과 주석(註釋, footnote)이라는 2단계를 거쳐 조선인 강제 노역 사실이 반영되고 일본 정부는 이를 충실히 해석전략에 반영할 것이라고 공언했다.한국 정부가 메이지 근대산업유산 등재를 반대하지 않는 대신, 일본은 강제노동이라는 역사적 사실이 있는 그대로 반영하고 피해자에 대한 추모를 할 것을 약속한 셈이다. 당시 이는 양국간 극한 대립을 피하고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가자는 긍정적 합의로도 해석했다.그러나 이후 일본의 행보는 이같은 화해의 정신을 깡그리 무시하는 것이었다. 일본이 약속한 산업유산정보센터는 근대산업시설에서도 수천km 떨어진 곳에 사실을 2020년 3월 설립됐다. 게다가 전시된 내용에는 일본이 징용령을 내렸다는 사실은 인정하나 군함도에서 조선인에 대한 차별은 없었다는 내용의 증언이 전시되면서 한일 간 갈등이 증폭됐다.2021년 7월 23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위는 일본 메이지 산업혁명 유산에 다수의 한국인 등의 강제 노역 사실과 일본 정부의 징용 정책에 대해 알 수 있도록 하는 조치 등이 부족한 바 이에 대한 수정을 요청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현재 세계유산위 위원국에는 한국과 일본이 없다. 당사국이 없는 결의안 채택 배경에는 물밑에서 치열한 외교전이 있었을 것이란 사실을 짐작게 하는 대목이다.아직도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결의안 채택 이후에도 일본 정부는 2015년 약속한 조치를 성실하게 이행하고 있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행보고서 제출 마감시한인 2022년 12월 1일까지 이러한 일본의 입장과 우리 정부, 더 나아가 세계유산위 사이의 치열한 외교전이 벌어질 것이다. 우리 정부는 “도쿄 정보센터 개선과 같은 구체적인 조치 이행 현황을 주시하면서 일본 측에 이번 위원회 결정을 조속히, 충실히 이행할 것을 촉구하겠다”고 밝혔다.◇위안부 기록물 등재 더 요원해졌나한일이 유네스코 유산을 둘러싸고 맞부닥치는 이슈는 또 하나가 더 있다. 바로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 세계기록유산 등재다. 각국 중앙정부가 등재 신청을 하는 세계유산(World Heritage)과 달리 세계기록유산(Memory of the World)은 개인, 지방정부, 시민단체 등 비정부기구(NGO)가 신청하는 것이다. 이후 등재소위원회의 예비심사를 거쳐 격년으로 개최되는 14명의 문서관리 전문가로 구성된 국제자문위원회(IAC) 총회에서 심사를 진행해 IAC 권고에 따라 유네스코 사무총장이 등재를 결정한다. 2016년 한국, 중국 등 8개국 시민단체와 영국 런던 임페리얼 전쟁박물관이 위안부기록물 2744건을 바로 세계기록유산으로 신청했고 2017년 2월 유네스코 등재소위는 위안부 기록물 2744건을 ‘유일하고 대체 불가능한 자료’로 평가했다. 그러나 같은 해 10월 IAC는 이에 대해 ‘대화를 위한 연기’(postponement pending dialogue)를 결정했다. ‘위안부의 진실 국민행동’, ‘일본재생연구회’, ‘나데시코액션’, ‘언론과 방송정책연구회’ 등 일본의 시민단체 4곳이 상반된 내용의 위안부 기록물을 등재 신청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현재 유네스코 사무국은 대화를 위한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를 임명한 후 NGO 간 대화를 추진하고 있으나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이와 별개로 세계기록유산은 심사제도에 대한 개선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 역시 위안부 기록물 등재를 막는 요인이다. 세계기록유산은 세계유산과 달리 정부가 기록유산 등 등재 과정에 직접 관여하는 과정이 없고 심사과정이 비공개여서 개별국가가 원치 않은 기록이 등재된다고 하더라도 해당 정부가 이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는 구조이다. 그러나 2015년 중국이 신청한 ‘난징대학살의 기록’이 세계기록유산에 등재하자 일본은 관련 자료의 신빙성과 사실에 대한 의혹을 제기됨에도 비공개 심사로 등재가 결정됐다며 반발했다. 나아가 일본은 2015년 유네스코 일본 분담금의 일시 남부정지 및 유네스코 세계 기록유산 사업의 심사제도 개혁을 주도했다. 심사제도 개선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새로운 기록유산의 등재가 잠정적으로 중단돼 최근까지 기록유산 등재 심사가 중단된 상태다.다만 지난 4일 세계기록유산 제도개혁안이 유네스코 집행위에서 승인되면서 심사가 다시금 본격화될 예정이다. 새로운 제도는 기록유산에 대한 신청자격을 각국 정부로 제한하고 등재를 신청한 유산에 90일 이내 각 국가가 이의를 제기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이의제기에 대해 당사국 간 합의를 이루지 못할 경우 기록유산으로 등재할 수 없게 했다. 위안부기록물 등재의 벽이 더욱 높아진 셈이다.우리정부는 2016년에 기록유산으로 등재를 신청한 위안부 관련 기록물은 이번에 바뀐 절차의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2017년 10월 열린 유네스코 제202차 집행이사회가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이 포함된 신청물들은 기존 규정에 따라 절차를 진행한다고 결정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위안부 기록물’도 새 제도의 적용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한·일 역사인식 괴리…“공감영역 확대가 근본 해결책”이처럼 유네스코 유산은 비정치적인 아름다운 화합의 유산이 아니다. 역사에 대한 어떠한 시각이 반영된다는 점에서 역사서를 쓰는 치열한 외교전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명희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2020년~2021년 유네스코 정규예산에서 일본은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예산을 분담하고 있다”며 “한국 국가의 외교역량을 단순히 예산만으로 판단할 수는 없지만, 일본의 외교예산이 한국의 3배인 점을 고려할 때 우리의 외교역량 강화는 물론 일본과의 차별화된 공공외교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한일 양국의 역사에 대한 괴리가 크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한일 간 갈등적 역사 사안에 대한 학문적 또는 시민적 차원의 공동학술위원회를 구성해, 사료를 공유하고 양국간 공감 영역을 확대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박 조사관은 “유네스코 유산외교는 양날의 검과 같다”며 “국가적 시각에서 자국의 관점을 확산시키는 데는 효과적일 수 있지만, 갈등 관계에 있는 국가와의 화해 가능성을 잠식시킬 수 있다”며 “장기적인 안목에서의 대응이 필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2021.08.26 I 정다슬 기자
 구미 친모 징역 8년 선고...바꿔친 아이는 어디에
  • [밑줄 쫙!] 구미 친모 징역 8년 선고...바꿔친 아이는 어디에
  • 읽고 싶은 기사를 포털에서 골라보는 시대. 쏙쏙 이해하고 있나요? 항상 요약을 찾아 나서는 2030 세대를 위해 준비했습니다. 어제의 뉴스를 지금의 언어로 쉽게 전하는 시간. 밑줄 쫙, 집중하세요! 김부겸 국무총리가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2021.8.17 (사진=연합뉴스)첫 번째/ 광복절 연휴 끝나면서 추가 확산 우려김부겸 국무총리는 광복절 연휴가 끝난 17일 "많은 국민들이 휴가를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오는 지금부터가 이번 4차 유행의 중대한 변곡점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김 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각 사업장에서는 휴가를 다녀온 직원들이 눈치 보지 않고 코로나 검사를 받을 수 있게 배려하고 재택근무를 확대 시행해달라"고 말했습니다.방역당국과 서울시 등 각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이날 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국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신규 확진자는 총 1천390명으로 집계됐습니다.전 주에 비해 사흘 연휴 기간(8.14~16)까지 집계치가 일시적으로 감소했지만 이는 검사건수가 감소 영향이 반영된 결과여서 확산세가 약해진 것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집계를 마감하는 자정까지 아직 시간이 남은 만큼 18일 0시 기준으로 발표될 신규 확진자 수는 이보다 더 늘어 최소 1천600명대, 많으면 1천700명대에 달할 것으로 보입니다.김 총리는 이어 "휴가철과 연휴 기간 사회적 이동량이 많았다. 바이러스 확산세를 막기 위해서는 숨어있는 감염원을 발 빠르게 찾아내야 한다"며 임시선별검사소 확충과 취약업종에 대한 과감한 선제검사 시행을 주문했습니다.◆ 전국 초·중·고교 오늘부터 본격 개학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40일 넘게 1천명을 크게 웃도는 4차 대유행이 진행 중인 가운데 전국 중·고등학교 상당수가 17일부터 개학합니다. 초등학교는 대부분 한 주 뒤인 23일부터 개학합니다.거리두기 4단계인 수도권의 중학교는 2학기 개학부터 9월 3일까지 3분의 1 등교, 고등학교는 고1·2가 2분의 1 등교합니다.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고3은 학교 밀집도 조치의 예외를 적용해 고교에서는 2개 학년이 등교할 수 있습니다.3단계인 비수도권 지역에서는 중학교는 3분의 2가 등교하며 고등학교는 고1·2가 2분의 1 등교하거나 전면 등교할 수 있습니다. 고3은 학교 밀집도 조치의 예외로 인정됨에 따라 3단계에서는 고등학교는 전 학년이 등교할 수 있습니다.수도권 초등학교는 1·2학년이 등교하고 3∼6학년은 원격수업을 받습니다. 비수도권 초등학교는 1·2학년의 경우 밀집도에서 제외해 매일 등교하고 초 3∼6학년은 4분의 3이 등교합니다.2학기 개학을 앞두고 하루 평균 100명 이상의 학생이 확진 판정을 받는 등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지만, 교육부는 일부 학부모들이 요구하는 등교 선택권은 주지 않기로 했습니다.교육부는 등교와 원격수업을 선택할 수 있는 등교 선택권 대신 코로나19로 등교 수업이 불안한 학생과 학부모들이 가정에서 학습해도 출석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가정학습을 확대할 예정입니다.이에 교육부는 가정학습 일수를 현재 40일 안팎에서 57일 안팎으로 30%가량 확대 운영하도록 시도교육청에 권장했습니다.◆ 백신 사전 예약 10부제 예약률 60% 웃돌아잠재워지지 않는 확산세에 백신 예약률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해 우려가 더해집니다.18∼49세 가운데 생일 끝자리가 '9·0·1·2·3·4'인 사람은 지난 9일 오후 8시부터 15일 오후 6시까지 10부제 예약을 마쳤습니다.이들의 예약률은 60.2%로, 정부의 최소 기대치인 70%에 비해 10% 낮습니다. 예약을 마친 18∼49세는 이달 26일부터 10월 2일까지 화이자, 모더나 등 mRNA(메신저 리보핵산) 계열 백신으로 1차 접종을 합니다.18∼49세 2차 접종은 백신 공급 문제로 인해 1차 접종 후 6주 뒤에 시행될 예정입니다.16일 0시 기준 국내 누적 1차 접종자는 2천238만6천973명으로, 전체 인구(작년 12월 기준 5천134만9천116명)의 43.6%에 해당합니다.2차 접종까지 모두 마친 사람은 인구 대비 19.0% 수준인 총 974만1천255명으로 늘었습니다. '아이 바꿔치기' 혐의로 전국적 관심을 끈 경북 구미 3세 여아 사망 사건의 친모 석모(48)씨가 17일 1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받은 뒤 대구지법 김천지원을 떠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두 번째/ 구미 3세 여아 친모 징역 8년 선고경북 구미 3세 여아 사망 사건과 관련해 '아이 바꿔치기' 혐의를 받는 친모 석모(48)씨에게 법원이 1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했습니다.법원은 논란이 된 아이 바꿔치기 혐의는 물론 여아 시신을 은닉하려 한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로 인정했습니다.대구지법 김천지원은 이날 오후 2시 미성년자 약취 및 사체은닉 미수 혐의로 기소된 석씨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을 진행했습니다.재판부는 "피고인 행위는 친권자의 보호양육권 및 미성년자인 피해자 이익을 침해하는 중대한 범죄"라며 "친딸 김모(22)씨가 출산한 뒤 산부인과에 침입해 (아이) 바꿔치기를 감행했고 사체가 발견되고 나서 범행이 발각될 것을 우려해 적극적으로 사체를 매장하려고 시도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판시했습니다.또 "피고인 범행은 죄질이 심히 불량하고 사회적 비난 가능성도 매우 크다"고 덧붙였습니다.◆ 재판부 "석씨가 숨진 여아 친모라고 인정"석씨는 2018년 3월 말부터 4월 초 사이 구미 한 산부인과 의원에서 친딸인 김모씨가 출산한 아이와 자신이 출산한 아이를 바꿔치기해 김씨 아이를 어딘가에 빼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재판부는 핵심 쟁점인 석씨가 숨진 여아의 친모인가에 대해 "유전자 검사 결과, 혈액형, 기타 제반 사정을 종합하면 김씨가 양육한 여아는 피고인이 출산한 여아라는 사실, 친모라고 넉넉히 인정된다"고 밝혔습니다.이어 "(숨진 여아가 태어나기 한 달 전인) 2018년 2월께 석씨가 1개월간 직장을 그만둔 사실을 숨기려고 수사기관에 거짓 진술했고, 임신 사실을 알았을 무렵에 출산 관련 동영상을 시청했으며, 온라인으로 여성용품을 구매하다가 임신했을 것이라고 의심되는 기간에만 구매하지 않는 등 출산했을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여럿 존재한다"고 지적했습니다.재판부는 그러면서 "비록 김씨 딸 행방을 알 수 없고 피고인이 혐의를 부인하더라도 피고인이 출산한 점, 김씨가 출산한 여아가 바꿔치기된 점 등을 고려하면 약취한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충분히 증명됐다"며 혐의 전부를 유죄로 인정했습니다.범행동기에 대해서는 "자신이 출산한 아이를 더 가까이에 두고 지켜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자기 딸로 하여금 양육하게 하려고 바꿔치기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석씨는 또 3세 여아가 숨진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기 하루 전인 지난 2월 9일 김씨가 살던 구미 한 빌라에서 시신을 매장하기 위해 박스에 담아 옮기다가 그만둔 혐의도 받았습니다. 석씨 아이는 지난해 8월 초 김씨가 이사하면서 빈집에 방치해 같은 달 중순 숨졌고, 올해 2월 10일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바꿔치기돼 사라진 아이는 어디에 그러나 석씨 딸이 출산한 아이, 즉 석씨의 외손녀의 행방은 여전히 묘연합니다.수사당국은 사라진 여아의 행방을 계속 쫓는 한편 이미 숨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소재 파악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습니다.경찰은 이와 관련해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석씨를 상대로 딸이 출산한 여아가 어디에 있는지, 어떤 상황에 있는지 등을 알아내려고 시도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석씨 측도 아이를 바꿔치기 했다는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습니다.1심 법원이 석씨가 아이 바꿔치기 한 정황을 유죄 판단의 근거로 삼았음에도 석씨가 관련 자백을 하거나 결정적인 단서가 나오지 않는 한 사라진 여아 행방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게 중론입니다.이와 관련 수사당국 관계자는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서라도 사라진 아이의 소재를 파악하는 데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아프가니스탄 정권 붕괴 후 수도 카불을 장악한 탈레반이 사실상 승리를 선언한 가운데 16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주한 아프가니스탄 대사관이 적막한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세 번째/ '탈레반 장악' 아프가니스탄, 교민 모두 안전히 떠나아프가니스탄에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교민 1명과 대사를 비롯한 대사관 직원들이 17일 아프간 수도 카불을 떠났습니다. 지난 15일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이 카불에 진입하고 아프간 정부가 사실상 항복을 선언하자 한국 정부는 현지 대사관 직원 대부분을 철수시키고 대사관을 잠정 폐쇄했습니다. 정부는 아프간 정세가 안정될 때까지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아프간대사관 업무를 수행할 계획을 밝히며 임시 공관 역시 주카타르대사관에 마련했습니다.최태호 주아프간 대사를 포함한 공관원 3명과 공관원이 보호하고 있던 교민 A씨는 16일 밤 출국을 시도했으나 탈레반을 피해 떠나려는 아프간인 수천 명이 카불 공항 활주로에 몰려들면서 무산됐습니다.그러나 이들이 탑승한 항공기가 17일 이날 오전 9시(한국시간)에 카불 공항에서 이륙해 중동 지역 제3국에 무사히 도착하며 아프간에 남아 있는 한국 국적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됩니다.아프간에 체류했던 교민 대부분은 정부가 지난 6월 철수를 요청한 이후 현지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바이든 미국 대통령, "미군 철수 결정 분명히 지지"지난 4월부터 아프간 미군을 철수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6일 백악관 대국민 연설에서 아프간에서 미국의 임무는 국가 재건이 아닌 테러 대응이었다고 강조하며 "아프간에서 미군을 철수하기로 한 나의 결정을 분명히 지지한다"라고 말했습니다.아프간 전쟁은 2001년 9·11 테러에 대응하기 위해 테러조직 알카에다 소탕을 명분으로 미국이 시작한 전쟁으로 올해 꼭 만 20년을 맞습니다.바이든 대통령은 아프간 정부가 포기한 전쟁에서 미군이 희생돼선 안 된다며 미국의 국익이 없는 곳에 머물며 싸우는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이어 아프간 정부의 붕괴가 예상보다는 빨랐다고 인정하면서도 철군하기로 한 것은 "미국을 위해 올바른 결정이었다"고 말하며 국익을 강조했습니다.◆ 가니 아프가니스탄 대통령 현금 뭉치 들고 국외 도피아슈라프 가니(72)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은 탈레반 세력이 수도 카불마저 장악하자 부인, 참모진과 함께 국외로 급하게 도피했습니다.세계은행 등에서 근무하면서 경제 분야 전문가로 거듭난 가니 대통령은 2001년 9ㆍ11테러 이후 아프간으로 귀국해 재무부 장관을 맡았습니다. 그는 재무부 장관으로 재임하면서 조세 체계 확립 등 아프간 정부의 개혁을 주도했고 이후 2014년 대선에 승리했습니다.현재 행방이 묘연한 가니 대통령은 뒤늦게 페이스북을 통해 성명을 발표했습니다.그는 16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탈레반은 카불을 공격해 나를 타도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며 "학살을 막기 위해 떠나기로 했다"고 해명했습니다.그러나 이런 가니 대통령의 행보를 두고 아프간 국민은 물론 정부 내에서도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 스냅타임 박서윤 기자
2021.08.18 I 박서윤 기자
최재성, 윤석열 겨냥 "월주스님 영결식 120분 내내 졸아"
  • 최재성, 윤석열 겨냥 "월주스님 영결식 120분 내내 졸아"
  • [이데일리 이세현 기자]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해 “월주스님 영결식에서 120분 내내 졸았다”고 비판했다.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 (사진=연합뉴스)최 전 수석은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2, 3분 정도 졸고, 몇 초 정도 깨기를 영결식 내내 반복했다. 이 정도면 존 것이 아니라 잔 것”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그는 “정치인들의 조는 장면은 가끔 보도되곤 한다. 졸음과의 싸움은 정치인들 모두에게 어렵다”며 “공식 행사나 국회 회의 장소에서 졸면 문제가 되니 어쩔 수 없이 졸더라도 10초~20초를 넘기는 경우는 드물다. 졸면 안 된다는 강박 때문”이라고 주장했다.그러면서 “저를 포함한 많은 정치인이 졸음 사고에 대해 이해를 한다”며 “서해수호의날 김태년 의원도 고개를 떨군 6초 때문에 야당과 언론의 맹비난을 받았다. 몇 년 전 현충일 행사에서의 정우택 의원도, 문재인 대통령 시정연설 때 졸았던 야당 의원도 10여 초의 굴욕이었다”고 언급했다.이어 “정치인의 졸음을 탓하지 않던 저지만, 윤 전 총장의 어제의 잠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어떤 영결식에서도, 추념일에도, 수많은 국회 회의에서도 저런 사람은 없었다. 예의도 기본도 없다”고 꼬집었다.최 전 수석은 또 “게다가 어제 윤 전 총장은 나눔의집과 관련해 인격 말살 발언까지 한 날”이라며 “자신에게 필요한 말만 하고 잠만 자버린 격”이라고 일갈했다. 이는 윤 전 총장이 영결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격 말살을 하면서 정치적 목적을 이루려는 것은 국가라고 보기 어렵다”라며 ‘후원금 운용’ 논란이 불거진 나눔의 집 사건을 직격한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윤석열 전 검찰총장. (사진=연합뉴스)윤 전 총장은 해당 발언을 하며 월주스님이 ‘대한불교조계종 나눔의집’ 대표이사 자리에서 해임된 계기에 대해서도 말했다. 그는 “지난해 ‘윤미향 사태’ 때 나눔의 집에 대한 제보와 시민단체 고발이 들어와서 경찰·검찰이 수사했는데, 특별한 혐의가 드러나지 않아 기소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하지만 그 후에도 소위 친여(親與) 시민단체, 언론 등에서 인격 학살적 공격을 해서 월주스님께서 크게 상심하셨고, 대상포진으로 이어져 결국 폐렴으로 입적하시게 됐단 말을 들었다”고 했다.
2021.07.27 I 이세현 기자
<20>붓은 총보다 강하다
  • [손태호의 그림&스토리]<20>붓은 총보다 강하다
  • 파블로 피카소가 1951년에 그린 ‘한국에서의 학살’. 피카소의 대표적 반전 회화다. 하지만 여인과 아이들에게 총을 겨누고 있는 병사가 누구인지 명확치 않아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한국에서의 학살’이란 제목뿐 한국인은커녕 동양인도, 또 철갑 투구로 무장한 이들의 신분을 알아챌 단서도 전혀 보이지 않는다. 덕분에 “피카소가 표현하려 한 것은 특정 전쟁이 아니라 전쟁 그 자체”라는 해석이 오히려 설득력을 얻는다. 나무판에 유채, 209×109㎝, 프랑스 파리 피카소미술관 소장.혹독한 세상살이에 그림이 무슨 대수냐고 했습니다. 쫓기는 일상에 미술이 무슨 소용이냐고 했습니다. 옛 그림이고 한국미술이라면 더했습니다. 하지만 우리 사는 일을 돌아보면 말입니다. 치열하지 않은 순간이 어디 있었고, 위태롭지 않은 시대가 어디 있었습니까. 한국미술은 그 척박한 세월을 함께 견뎌온 지혜였고 부단히 곧추세운 용기였습니다. 옛 그림으로 세태를 읽고 나를 세우는 법을 일러주는 손태호 미술평론가가 이데일리와 함께 그 장면, 장면을 들여다봅니다. 조선부터 근현대까지 시공을 넘나들며, 시대와 호흡한 삶, 역사와 소통한 현장에서 풀어낼 ‘한국미술로 엿보는 세상이야기’ ‘한국미술로 비추는 사람이야기’입니다. 때론 따뜻한 위로로 때론 따가운 죽비로 매주 금요일 독자 여러분을 아트인문학의 세계로 안내합니다. <편집자주> [손태호 미술평론가] 올해는 파블로 피카소(1881∼1973)가 태어난 지 14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아무리 미술과 그림에 관심이 없다고 하더라도 피카소를 모른다 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피카소는 스페인에서 태어나 프랑스에서 활동한 유명한 화가입니다. 한국그림과 한국미술을 소개하는 연재에서 난데없는 ‘피카소’가 뜬금없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굳이 피카소여야 하는 데는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림 한 점 때문입니다. 바로 ‘한국에서의 학살’(Massacre en Coree·1951)입니다. 피카소는 이 작품을 ‘전쟁에 반대하기 위한 전쟁그림’으로 그렸습니다. 한국현대사의 가장 큰 비극인 ‘한국전쟁’이 일어난 6월 25일, ‘한국에서의 학살’을 한 번 살펴볼까 합니다. 그림은 화면 중앙을 중심으로 좌우가 대비되는 구도임을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오른쪽에는 갑옷을 입고 총칼을 겨눈 병사들이 모여 있는데 표정을 읽을 수 없게 투구를 쓰고 있습니다. 커다란 발로 푸른 잔디를 짓밟은 이들이 겨누고 있는 총은 총구가 3개씩이나 달린 것입니다. 왼쪽에는 벌거벗은 여인과 아이들이 겁에 질린 채 한데 모여 있습니다. 무방비 상태로 아무런 저항의 무기도 갖지 못한 여인들의 얼굴은 공포로 일그러지거나 체념한 듯 무표정합니다. 그 와중에 아무것도 모르는 철부지 어린아이는 흙장난에 열중하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합니다. 여인과 아이들이 서 있는 붉은 땅은 병사들이 선 푸른 잔디와 대조적으로, 다가올 비극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게르니카’ 함께 대표적 반전그림…피카소 ‘한국에서의 학살’ 그림의 주제는 너무나 명확합니다. 전쟁의 희생자인 민간인과 학살자인 군인을 극적으로 대비해 전쟁의 폭력과 야만성을 적나라하게 고발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 작품은 발표 직후 유럽이나 미국에서 큰 비난을 받았고 우리나라에서는 오랫동안 언급조차 되지 못했습니다. 1930년 중반 피카소는 초현실주의자 예술가들, 특히 화가이자 사진작가인 도라 마르를 만나면서 예술적 열정을 높여가던 중 1936년 모국인 스페인에서 내전이 발발합니다. 피카소의 명성을 익히 알고 있던 스페인은 1936년 마드리드의 프라도미술관장으로 그를 임명하면서 1937년 5월 파리국제박람회에 스페인을 대표한 작품 제출을 요청했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작품이 그 유명한 ‘게르니카’(Guernica)입니다. 피카소 반전그림 중 가장 유명한 작품이지요. ‘게르니카’는 스페인내전 중 군인이 민간인을 학살한 사실을 고발하는 묘사로 당시 박람회를 찾은 많은 이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이 그림에 관한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2차대전 중 피카소가 활동하던 파리가 나치에 점령을 당했을 때 일입니다. 나치가 피카소의 집에 쳐들어와 ‘게르니카’를 가리키며 “당신이 그렸소?”라고 물었다는 겁니다. 그러자 피카소가 이렇게 대답을 했다지요. “당신들이 그렸소!” 이즈음 피카소는 잔혹한 나치에 저항하기 위해 프랑스 공산당에 가입합니다. 2차대전이 끝난 뒤 피카소는 전쟁의 상흔을 씻으며 지중해변에서 목가적이고 평화적인 작품에 몰두합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1950년 한국에서 전쟁이 발발했다는 소식을 프랑스 공산당을 통해 듣게 됩니다. 미국이 북한을 침공했고 그 과정에서 많은 민간인이 희생당했다는 왜곡된 정보였습니다. 이어 공산당으로부터 미국의 이 같은 만행을 고발하는 작품을 그려달라는 의뢰를 받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작품이 바로 ‘한국에서의 학살’인 것입니다. 어떤 이는 작품이 1950년 10∼12월 황해도 신천군 일대에서 벌어진 미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을 배경으로 했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신천군 사건 정황이 프랑스에 제대로 알려진 것은 1952년이라 이 주장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이념논쟁 속 한국 등서 오랜 세월 외면 받아와 그런데 정작 피카소는 이 작품 때문에 프랑스 공산당과 불화가 생깁니다. 누가 봐도 학살자가 미군임을 알 수 있도록 해달라는 공산당의 요청을 듣지 않았던 건데요. 피카소는 “미군이나 어떤 다른 나라 군대의 헬멧이나 유니폼을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나는 모든 인류의 편에 서 있다”고 했습니다. 우익은 우익대로 이 작품이 한국전쟁을 왜곡하는 공산당의 선전물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미국은 피카소의 입국을 금지했고 전시를 막았으며 피카소 그림을 소장한 인사들은 조사를 받아야 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 작품은 어떤 도록이나 책에 수록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피카소를 칭찬하거나 언급하면 반공법으로 처벌을 받았습니다. 오죽하면 ‘피카소 크레파스’를 제작한 문구사는 제품명을 바꿀 것을 요구받았겠습니까. 1980년대가 돼서야 미국에서 피카소에 대한 금기가 해제되고 ‘한국에서의 학살’ 전시도 허락됩니다. 한국에서도 그제야 피카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고 지금은 20세기를 대표하는 대화가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평화주의자 피카소 입장에서는 참 억울한 시절이자 작품인 셈입니다. 이수억이 1954년에 그린 ‘6·25동란’. 선명한 원색으로 화면을 구성하고 인물은 윤곽선 위주로 대담하게 표현했다. 형체는 분명하나 눈·코·입과 표정을 굳이 그리지 않은 건 한국전쟁이 피란길에 오른 이들 가족만의 비극이 아니라는 것을 암시한다. 1987년에 작가가 개작한, 원작의 비극적 정서를 다소 덜어낸 ‘6·25동란’이 한 점 더 있다. 캔버스에 유채, 123×189.5㎝, 가나아트센터 소장.‘한국에서의 학살’이 한국전쟁의 폭력성을 고발한 작품이라 할지라도 피카소는 역시 당사자가 아닌 관찰자입니다. 그래서 우리로서는 이 작품에서 조부모나 부모가 겪은 뼈아픈 고통을 느끼기가 쉽지 않습니다. 한국전쟁 당시 우리나라의 많은 화가들은 종군화가로 참전하거나 피란생활 중 전쟁 관련 작품을 통해 상처 입은 국민의 마음을 다독였습니다. 피카소와는 달리 우리나라 화가들은 전쟁의 참상과 고통의 당사자이자 피해자이며 기록자였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수많은 한국전쟁 미술작품 중 한국인의 고통을 정말 잘 표현한 작품이 있습니다. 종군화가 이수억(1918∼1990)의 ‘6·25동란’(1954)입니다. ◇단순화해 극대화한 전쟁 참상…이수억 ‘6·25동란’ 작품은 한국전쟁이 발발한 뒤 남쪽으로 향하는 피란행렬을 단순화하고 있지만 그 울림이 대단히 큽니다. 형제로 보이는 사내 둘이 가재도구를 잔뜩 실은 수레를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고 있습니다. 수레 위에는 아기에게 젖을 물리는 여인이 앉아 있어 전쟁 중에도 생명은 이어진다고 말하는 듯합니다. 수레 옆에는 흰옷을 입은 아낙이 큰 이불보따리를 머리에 얹고 짐까지 든 채 힘겹게 걷고 있습니다. 그 옆으론 검정 치마를 입은 누나가 동생을 업고 갑니다. 뒤로 가방을 메고 손에 보따리를 든 아이의 구부정한 허리가 보입니다. 어느 가족의 고단한 피란행렬을 그린 작품에선 주변에 지게를 진 인물도 있고 앞뒤에 반쯤만 보이는 인물도 있어 긴 행렬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수레를 끄는 인물의 고개는 수평이고 몸은 사선이라 유독 힘겨워 보이지만 사실 그림 전체는 의도적으로 수평과 수직, 사선으로 분할돼 있습니다. 이는 당시 한국화단에서 유행했던 입체주의 영향이지만 피카소의 기하학적 형태와는 다른 한국적 입체주의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분할 덕에 얼굴이 없고 피부는 검게 그을렸으며 땅만 바라보고 있는 피란길의 힘겨움과 고달픔이 더욱 실감납니다. 최근 어느 유력 신문에서 피카소의 ‘한국에서의 학살’이 공산주의자의 전쟁선전물이란 기사가 나왔습니다. 시대에 뒤처진 이념 논쟁이 아직도 우리 사회에 남아 있는듯해 씁쓸했지만 무엇보다도 자의적인 작품 해석이 참 안타까웠습니다. 물론 피카소는 순수예술지상주의자는 아닙니다. 그는 “그림이란 집안을 장식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라며 예술작품이 단순히 감상의 도구나 장식품이 아닌 동시대의 부조리와 약자의 아픔을 대변하는 소통의 수단일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행동한 화가입니다. 그러면서도 평화를 사랑한 나머지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를 많이 그렸고, 딸의 이름도 스페인어로 비둘기란 뜻의 ‘팔로마’(Paloma)라 짓기도 했습니다. 프랑스 공산당에 입당했던 것도 나치에 대한 항거이지 이념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한국에서의 학살’은 그려진 지 70년이 지나서야, 최근 국내 한 전시를 통해 한국 땅을 처음 밟았습니다. 이를 계기로 한국전쟁의 고통과 상처를 어루만졌던 많은 작가와 작품들에 대한 관심도 이어지길 기대해봅니다. ※ 화가 이수억과 한국전쟁 한국전쟁을 겪고 기억하는 화가들이 모두 전쟁의 참상을 화폭에 옮긴 건 아니다. 오히려 그 수가 귀하기까지 하다. 그래서 이수억은 특별하다. 피란·폐허·상흔 등 전쟁의 참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작품을 여럿 남겼다. 그 작업은 군인과 젊은 여성을 통해 전선과 후방의 삶을 가름한 ‘전선야곡’(1952), 전쟁의 상처를 도심의 무너진 빌딩 잔해로 대신 그려낸 ‘폐허의 서울’(1952), 무너진 도시에서 오직 살기 위한 소년의 사투를 암시한 ‘구두닦이 소년’(1953)을 거쳐 피란짐을 싣고 길 떠나는 가족을 재구성한 ‘6·25동란’(1954)으로 이어졌다. 1950년 전쟁과 함께 군속에 입대한 이수억은 1951년 1·4후퇴 당시 포항을 거쳐 대구에서 피란생활을 했다. 미군 헌병사령부에서 일했고, 국방부 종군화가단원으로도 활약했다. 1952년에는, 박수근이 그랬던 것처럼, 서울의 미군 PX(신세계백화점 자리)에서 초상화를 그려 생계를 유지하기도 했다. 종군화가단 전시에 ‘야전도’를 출품해 참모총장상을 수상했고, 대한민국미술대전에 ‘6·25피난도’ 등을 출품하는 등 이수억에게 한국전쟁은 치열한 현실인식과 진정한 작가의식의 다른 말이었다.
2021.06.25 I 오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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