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렬
  • 영역
  • 기간
  • 기자명
  • 단어포함
  • 단어제외

뉴스 검색결과 2,123건

“잠 못드는 여름밤 걱정 없어요”…디카페인 커피 인기 ‘쑥’
  • “잠 못드는 여름밤 걱정 없어요”…디카페인 커피 인기 ‘쑥’
  • [이데일리 김보경 기자] 장마가 길어지면서 습한 날씨에 밤잠을 설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커피는 좋아하지만 밤잠이 걱정이 이들을 위해 시원하게 즐기면서도 카페인 걱정을 줄일 수 있는 디카페인 커피가 주목받고 있다.디카페인 커피는 염화메틸렌 등 용액이나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커피 콩에서 카페인을 제거한 제품이다. 최근에는 카페인을 즐기지 않는 이들도 커피를 즐기면서 디카페인 커피의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디카페인 커피 수입량은 1724t으로 전년 동기 970t보다 77% 증가했다. 이에 관련업계도 추세에 맞춰 디카페인 제품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디카페인 원두로 내린 여름 커피 콜드브루, 간편한 캡슐커피, RTD 컵커피까지 다양한 형태로 출시된 디카페인 제품이 열대야 속에 큰 호응을 얻고 있다.◇이디야커피 ‘디카페인 콜드브루’ 매월 14만잔 이상 팔려 이디야커피가 카페인 함량을 90% 이상 제거해 선보인 ‘디카페인 콜드브루’ 9종은 출시 후 평균 매월 14만잔 이상이 팔리고 있다. 카페인 부담을 줄이면서도 콜드브루의 진한 풍미와 맛을 그대로 살린 점이 고객들에게 호평 받은 것이다. ‘디카페인 콜드브루 아메리카노’는 이디야만의 블렌딩을 통해 커피의 깊은 단맛과 바디감, 균형잡힌 밸런스를 느낄 수 있으며 ‘디카페인 콜드브루 라떼’는 콜드브루와 고소한 우유가 만나 스테디셀러로 등극했다. 이외에도 부드러운 거품의 ‘디카페인 콜드브루 니트로’, 아이리쉬크림 향이 돋보이는 ‘디카페인 콜드브루 화이트비엔나’ 등이 개성 있는 메뉴로 인기다. ◇스타벅스, 취향따라 선택 가능한 디카페인 옵션스타벅스에서는 스타벅스의 디카페인 커피 판매량은 2020년 들어 전년 대비 40% 이상 증가했다. 모든 음료에 300원을 추가하면 자신의 취향에 맞게 ‘2분의 1 디카페인’ ‘디카페인’ 등을 선택할 수 있어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다. 최근에는 원두와 스틱커피 등 홈카페 용품도 디카페인으로 즐기려는 고객들이 늘어나 이에 맞춰 디카페인 상품인 ‘디카페인 하우스 블렌드 원두’와 ‘비아 디카페인 하우스 블렌드’를 출시하기도 했다. 이 상품은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전년 대비 각각 40%, 50% 판매율이 증가했다.◇일리, 부담 없이 즐기는 ‘디카페인’일리는 최근 마이크로그라운드 스틱 원두커피 ‘디카페인’을 출시했다. ‘디카페인’은 카페인 함량을 0.3% 이하로 낮추면서도 일리커피 특유의 달콤한 뒷맛과 캐러멜, 구운 빵, 초콜릿 향의 섬세한 끝맛을 살렸다. 한국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게 종이컵용 미니형과 머그컵용 레귤러형 2가지 타입으로 출시했으며 가정 또는 캠핑용으로 사용하기 좋은 30개입 패키지와 오피스용 70개입 패키지로 만나볼 수 있다.◇투썸플레이스, 디카페인으로 에이리스트 제품 라인 확대투썸플레이스는 디카페인 원두가공상품을 2종으로 선보이고 있다. 기존 에이리스트 제품 외 캡슐커피와 스틱커피를 새롭게 추가해 고객 선택의 폭을 넓히고자 한 것이다. ‘캡슐커피 SWP디카페인’은 콜롬비아 원두와 브라질 원두를 블렌딩하여 견과류의 고소함과 은은한 단맛을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스틱커피 디카페인’은 브라질산 원두를 미세하게 분쇄한 원두 가루를 넣어 커피의 풍미를 극대화했다.◇컵커피도 디카페인으로…매일유업 ‘바리스타룰스 디카페인라떼’매일유업은 카페인을 제거한 컵커피 ‘바리스타룰스 디카페인라떼’를 선보이고 있다. 기존 디카페인 커피는 맛과 향이 부족하다는 편견을 깨고 풍부한 커피의 향과 부드러운 우유 밸런스를 잘 맞춰 커피의 묵직한 맛과 깔끔함이 특징이다. 콜롬비아산과 브라질산 원두를 블렌딩하고, 특허 받은 스위스 워터 프로세스 공법으로 수중에서 카페인을 제거했다. 에스프레소 추출 방식이 아닌 천소재의 플라넬 소재 드립 방식을 채택해 깔끔함을 더욱 살렸다.
2020.08.09 I 김보경 기자
이마트 "기나긴 장마에 ‘밀키트’ 강세"
  • 이마트 "기나긴 장마에 ‘밀키트’ 강세"
  • (사진=이마트)[이데일리 함지현 기자]이마트는 길어지는 비소식에 외출을 자제하면서 외식 수요를 대체하는 밀키트(Meal Kit) 매출이 강세라고 9일 밝혔다. 밀키트란 요리에 필요한 손질된 식재료와 양념, 조리법을 세트로 구성해 판매하는 제품을 말한다.이마트에 따르면 지난 7월 1일부터 8월 6일까지 밀키트 매출은 82.7% 증가했고, 비오는 날씨에 제격인 따끈한 국물 요리 밀키트의 매출 비중이 68%에 달했다.이마트가 판매하는 밀키트 상품 40여종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국물 요리 밀키트가 10위 내 9품목을 차지했다. 특히, 재료 가짓수가 많고, 손질이 어려운 재료가 필요한 요리의 밀키트 상품의 선호도가 높았다. 매출 1위는 이마트가 올해 4월 의정부 부대찌개 고수의 맛집 ‘오뎅식당’과 협업하여 출시한 ‘피코크 오뎅식당 부대찌개’다. ‘피코크 오뎅식당 부대찌개 ‘는 출시 이후 5만 2000여개가 판매됐다. 4월에 출시되었는데도 불구하고올해 상반기 밀키트 매출 1위를 기록했다.또한, 피코크 의정부 부대찌개, 피코크 송탄식 부대찌개도 각 5위, 8위를 기록해 부대찌개 밀키트의 인기를 입증했다.매출 3위, 9위는 해산물이 주재료인 피코크 알탕, 피코크 대구 매운탕이 차지했다. 손질이 어려운 해물을 한번 요리할 만큼만 소분해 특제 소스와 함께 담아 간편히 조리가 가능하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새로운 주류 여가문화로 자리잡은 ‘캠핑’에서도 밀키트가 각광받고 있다. 재료를 손질하는 수고를 덜어주고 짐도 줄여 주기 때문이다.이마트가 작년부터 순차 출시해 올해 4월 라인업을 갖춘 직화용기 밀키트 6종도 캠핑 대중화 트렌드가 이어지며 매달 매출이 늘고 있다. 휴가철이 다가오면서 4월 대비 7월 매출 금액은 8.3% 증가했다. 특히, 대표상품 어메이징 부대찌개와 즉석떡볶이는 각각 월평균 5만 3000여개, 1만 1000여개씩 판매됐다.이마트는 오는 13일부터 19일까지 밀키트 인기상품 할인 행사를 진행하며 밀키트 대중화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피코크 초마 짬뽕, 맛이 차이나 짜장, 유노추보 우동, 원주식 장칼국수, 쉬림프 로제파스타, 피코크 도우룸 까르보나라를 30% 할인판매한다.장마 후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이해 어메이징 직화용기 간편식 어메이징 와규소불고기, 어메이징 한돈뼈다귀감자탕, 어메이징 두끼떡볶이 3종을 8150원에 판매할 예정이다.
2020.08.09 I 함지현 기자
한미약품 살린 '재기 드라마'…신약수출,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냐
  • 한미약품 살린 '재기 드라마'…신약수출,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냐
  •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한미약품(128940)이 미국의 제약사 얀센에 기술수출했다가 ‘퇴짜’ 맞은 신약 후보물질을 또다른 미국의 제약사 MSD에 1조원대 규모로 재수출하면서 신약수출의 ‘재기 드라마’가 펼쳐지고 있다. MSD가 개발 목표로 삼은 질환인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이 치료제가 없는 데다 얀센이 진행한 임상 2상 결과가 NASH 질환에는 어느 정도 효과를 보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번 사례는 신약수출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며 ‘꺼진 불’도 다시봐야 한다는 점을 인식시켰다는 평가다. 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바이오신약 후보물질 ‘에피노페그듀타이드’(HM12525A)를 NASH 치료제로 개발, 제조 및 상용화하는 기술수출 계약을 MSD와 1조원 규모로 체결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기술수출이 주목받는 것은 기술수출 규모가 1조원대의 대형건이기도 하지만 얀센에 이전했다 임상 결과가 ‘시원찮아’ 반환됐던 물질을 재수출한 경우이기 때문이다. 한미약품은 애초 이 후보물질을 2015년 11월 얀센에 비만 및 당뇨 치료제 후보물질로 이전했다가 지난해 돌려받았다. 얀센은 임상 2상에서 체중 감소 목표치는 도달했으나 당뇨를 동반한 비만 환자의 혈당 조절이 내부 기준치에 미치지 못하자 권리를 돌려줬다. 반면 MSD는 얀센이 수행한 임상 2상 데이터 가운데 ‘체중 감소’ 목표치 도달 부분을 눈여겨본 것으로 보인다. 최근 비만이 MSD가 개발하려는 NASH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어서다. ◇ 얀센, NASH 원인으로 지목되는 비만 개선 효과 주목한듯NASH는 음주 이외의 요인으로 간 세포에 지방이 축적되면서 염증이 발생하고 딱딱해져 간 기능을 손상하는 질환이다. 서구화된 식습관 등이 원인으로 파악되지만 아직 발병 기전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다만 비만과 NASH는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비알콜성 지방간염의 주요 원인이 과도한 지방과 당의 축적에 의해 발생하는 비만으로 인식되면서 비만치료제로 탁월한 효능을 보이고 있는 GLP-1 계열이 새로운 NASH 치료제의 표적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GLP-1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ucagon like peptide-1)로 인슐린 분비 및 식욕 억제를 돕는 호르몬이다. 뇌, 간, 위장, 췌장 등에 작용해 혈당을 낮춘다. 한미약품이 수출한 후보물질은 GLP-1과 에너지 대사량을 증가시키는 글루카곤(Glucagon)을 동시에 활성화한다. 실제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사는 최근 자사가 개발한 지속형 GLP1 제제인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가 NASH에 효과가 있는 점을 임상 2상에서 입증했다. 여기에 미 식품의약국(FDA)에서 허가 받은 NASH 치료제가 없는 데다 최근 경쟁사들이 잇달아 임상에서 실패한 것도 한미약품 후보물질의 가치를 높인 것으로 분석된다. 가령 프랑스 바이오기업 젠핏(Genfit)과 미국 인터셉트(Intercept)는 지난 5월과 6월 각각 임상 3상 단계에서 NASH 치료제 개발을 중단했다. 지난해 4월에는 미국의 길리어드도 NASH 치료제를 개발하려다 임상 3상에서 실패했다. 증권가에 따르면 NASH의 시장규모는 2030년 200억 달러(23조8000억원)규모로 전망된다. 24조원 시장이 무주공산인 셈이다. ◇ 기술반환 전화위복(?)....가치 높여 재수출된 유한양행 레이저티닙기술수출됐다가 반환된 후보물질이 재수출되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현재 유한양행(000100)이 얀센에 1조원대 규모로 이전해 글로벌 임상 3상단계에 있는 폐암 신약 ‘레이저티닙’도 한번 기술수출의 ‘쓴 맛’을 본 경우다. 유한양행은 2016년 7월 중국의 제약사 뤄신에 전임상 완료단계에서 비소세포폐암 치료 물질 레이저티닙을 이전했다. 계약규모는 계약금 600만 달러(71억원)와 마일스톤 최대 1억2000만 달러(1427억원)였다. 하지만 뤄신은 특별한 이유 없이 계약금 지급을 차일피일 계속 미뤘고 기다리던 유한양행은 결국 같은해 12월 계약을 해지했다. 업계는 당시 사드 문제로 인한 한중 관계 악화가 계약 해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는 전화위복이었다. 유한양행이 약 1년 뒤인 2018년 11월에 얀센에 계약금과 마일스톤 등을 합해 총 12억5500만 달러(1조4900억원) 규모로 레이저티닙을 재수출했기 때문이다. 이는 뤄신의 기술수출 계약규모의 10배를 넘는 수준이다. 물론 한번 어그러진 기술수출 물질이 부활하기 위해서는 물질 자체의 안전성과 효과가 뒷받침돼야 한다. 레이저티닙 역시 얀센에 재수출되는 그해 9월 세계폐암학회(WCLC)에서 말기 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우수한 임상 1/2상(후기 임상) 결과를 내놔 기존 약물(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의 대항마로 떠올랐다. 벨기에의 바이오 기업인 갈라파고스의 경구용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제 물질 필고티닙(Filgotinib)도 재수출된 경우다. 이 물질은 2012년 미국의 제약사 애브비로 10억 달러(1조2000억원) 규모로 이전됐다가 애브비의 기술계약 파기로 반환됐다. 당시 애브비는 필고티닙와 유사한 기전의 자체 개발 물질의 임상에 성공한 상황이었다. 업계는 향후 필고티닙이 상용화되면 로열티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애브비가 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봤다. 하지만 필고티닙은 계약파기 후 석달 만에 20억달러(2조4000억원) 규모로 길리어드로 재이전됐다. 역시 임상 2상에서 유효성을 충분히 입증한 덕분에 2배로 비싸게 팔린 경우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기술수출은 신약개발 과정의 일부로 이전된 후에도 품목허가가 나기까지 반환의 위험이 항상 있다”며 “계약파기 이유도 경쟁자의 선 의약품 출시나 수입해 간 회사의 전략 변화 등으로 다양하기 때문에 반드시 후보물질 자체의 문제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후보물질이 임상에서 뛰어난 안전성과 효과를 입증했다면 다른 제약회사에 얼마든지 재수출될 수 있다는 얘기다.
2020.08.05 I 노희준 기자
  • ‘김 한 장에 달걀이 하나’란 속담의 과학적 근거 나와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김 한 장에 달걀이 하나’란 속담의 과학적 근거가 제시됐다. 고혈압ㆍ당뇨병 환자용 김밥도 ‘김 종주국’인 우리나라에서 처음 개발됐다.3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에 따르면 이날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김 소비촉진과 홍보를 위한 전문가 워크숍’에서 주제 발표를 한 대한영양사협회 이영은 회장(원광대 식품영양학과 교수)은 “마른 김 100g 기준 단백질 함량이 36g으로, 다른 해조류(10g 내외)에 비해 월등 높다”며 “마른 김 5장(10g)엔 계란 한 개 분량의 단백질이 들어 있다”고 밝혔다. 속담에서 김을 계란에 견준 것은 둘 다 단백질이 풍부하다는 사실을 우리 조상이 생활 속에서 알아차렸기 때문이란 것이다.김엔 다양한 비타민이 넉넉하게 들어 있다. 우리 조상은 푸른 채소가 부족했던 겨울에 김을 비타민 공급원으로 이용했다. 이 회장은 “김엔 특히 면역력을 높여주고 ‘눈의 비타민’이라 불리는 비타민 A가 다량 함유돼 시력 보호ㆍ야맹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며 “정월 대보름 절식인 복쌈은 눈이 밝아지고 명(命)을 길게 한다 하여 명쌈이라 부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이는 우리 선조가 김에 눈에 유익한 비타민 A가 풍부하다는 사실을 경험적으로 알았다는 증거다. 김엔 노화와 암을 예방하는 항산화 비타민으로 잘 알려진 비타민 C도 풍부하다. 중국의 고의서인 ‘본초강목’엔 “청해태(김)는 위장의 기(氣)를 강하게 하며 위장이 아래로 처지는 것을 막는다”며 위 건강에 이로운 것으로 기록돼 있다.이날 워크숍에선 김이 위(胃) 건강에 이로운 과학적 근거도 제시됐다. 이 회장은 “김에 비타민 U란 항궤양성 물질이 양배추의 70배나 들어 있다”고 강조했다.갑상선호르몬의 원료로, 기초대사량을 높이는 데 기여하며, 갑상선 장애를 예방하는 요오드가 풍부한 것도 김의 장점으로 거론됐다. 다만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어패류ㆍ해조류 섭취가 많은 한국인은 요오드를 과다 섭취할 수 있다. 갑상선기능항진증ㆍ갑상선기능저하증ㆍ갑상선염 등이 있는 사람은 요오드가 많이 든 해조류의 섭취를 삼가거나 대폭 줄여야 한다.한국김산업연합회 정경섭 원장은 “김엔 단백질ㆍ비타민ㆍ미네랄 등 소중한 영양소가 풍부할 뿐아니라 ‘노화의 주범’으로 통하는 활성산소를 없애는 항산화 성분도 듬뿍 들어 있다”며 “식이섬유가 풍부해 변비 예방ㆍ혈압 감소ㆍ콜레스테롤 체외 배출ㆍ비만 예방 등 각종 생활습관병 예방에도 기여하는 해조류이므로 평소 반찬으로 즐겨 섭취할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김을 재료로 해서 만든 대표적인 음식이 김밥이다. 김밥은 최근 1인 가구ㆍ혼밥족이 늘어나면서 요즘 소비가 더 가파르게 늘고 있다. 통계청의 서비스업 조사 자료에 따르면, 전국의 김밥 전문점과 김밥을 파는 분식집은 4만3,212곳에 달한다. 이를 토대로 추정한 결과 우리 국민이 하루에 김밥 값으로 지출하는 금액은 100억원이나 된다.살균과 적당한 간을 부여하는 소금(천일염)과 맛있는 향을 담당하는 참기름은 김밥의 주역이다. 소금을 사용하다 보니 김밥의 나트륨 함량이 다소 높은 것이 약점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워크숍에서 이 회장은 “최근 전북대병원 박영민 임상영양사가 당뇨병ㆍ고혈압 환자나 이의 예방을 원하는 사람이 즐길 수 있도록 맞춤형 치료식 김밥을 개발했다”고 전했다.김밥 속재료의 배합비율, 밥의 곡류 종류 등을 바꿔 고혈압 환자용 김밥은 478㎎, 신부전 환자용 김밥은 543㎎까지 나트륨 함량이 낮아졌다. 당뇨병 환자용 김밥은 채소의 아삭함과 담백한 맛을 이용해 1줄 열량을 455㎉로 낮췄다. 혈당을 올리는 당분 함량은 2g에 불과하다.
2020.08.03 I 이순용 기자
"난 술을 마셔야 천재가 된다…" 김환기 걸작은 詩가 그렸구나
  • "난 술을 마셔야 천재가 된다…" 김환기 걸작은 詩가 그렸구나
  • 서울 종로구 부암동 환기미술관에서 열고 있는 ‘수화시학’ 전을 찾은 한 관람객이 김환기의 푸른색 전면점화 ‘10-Ⅶ-70 #185’(1970) 앞에서 떠날 줄을 모른다. 작품은 시인 김광섭의 시 ‘저녁에’(1969)에서 모티브를 땄다는 연작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중 한 점이다. 작품은 올해로 50주년을 맞았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화가는 시인을 ‘이산저산’이라고 불렀다. 끈끈하고 두터운 친분을 이렇게 드러낸 거였다. 그리 부를 만도 했다. 시인의 호가 이산(怡山)이었다니. 화가의 말년, 미국 뉴욕에서 예술혼을 불태우던 그때. 뼛속을 파고들던 고국에 대한 그리움을 시인이 보탰는지 누그러뜨렸는지, 그건 알 수가 없다. 다만 시인의 시가 화가의 작품세계를 절정에 올려놓은 것만은 분명하다. ‘이산저산의 시’에서 모티브를 얻었다는 연작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가 세상에 나온 출발점이 됐으니. ‘저렇게 많은 별 중에서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보고,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고 했던, 시인의 ‘저녁에’(1969)가 말이다. ‘저렇게 별보다 빛나는 점으로, 이렇게 많은 사람의 시선을 사로잡는’ 걸작을 줄줄이 발표하게 했으니. 화가인 수화 김환기(1913∼1974)와 시인인 이산 김광섭(1905∼1977) 얘기다. 결국 그 둘은 김광섭의 시구처럼 세상에 기억되고 있다. “이렇게 정다운/ 너 하나 나 하나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시 ‘저녁에’ 중). 김환기의 ‘무제’(1970). 스케치이자 메모다. ‘이산저산’이라 불렀다는 시인 김광섭의 시 ‘저녁에’(1969)를 푸른 색연필로 쓱쓱 그은 바탕에 옮겨 적었다. 연작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가 탄생한 기원쯤 될 거다. 아래쪽에 적어둔 ‘이산저산 시’가 유독 눈에 띈다(사진=환기미술관).맞다.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인연이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이들의 인연으로 시작할 수밖에 없다. 전시장에서 나를, 우리를 맞는 첫 그림이니. 연작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중 한 점인 김환기의 푸른색 전면점화 ‘10-Ⅶ-70 #185’(1970). 가로 216㎝, 세로 292㎝의 대작은 연작 중에서도 가장 큰 규모로, 1970년 ‘제1회 한국미술대상전’에서 대상을 차지했던 작품보다 30㎝가 더 크다. 점으로 추상미술의 또 다른 길을 연 이 작품은 올해로 50주년을 맞았다. △시 같은 점 ‘어디서 무엇이 되어…’ 50주년 맞아서울 종로구 부암동 환기미술관이 문학, 특히 시와 얽힌 김환기의 작품 행보를 짚어보는 기획전을 열고 있다. ‘수화시학(樹話詩學) 전’이다. 해마다 2회 이상씩 미술관이 진행하는 김환기 연구기획전이 올해 하반기에 잡은 주제는 ‘시’다. 타이틀 그대로 김환기가 쓰고 발표한 시, 또 시적인 흔적이라 할 일기·단상을 그이의 유화·드로잉 등과 어울린다. 300호(290.9×218.2㎝)에 달하는 대형 전면점화 10여점을 앞세워 총 200여점을 꺼내놨다. 환기미술관 ‘수화시학’ 전 전경. 김환기의 노란색 전면점화 ‘14-XII-71 #217’(1971·왼쪽) 옆으로 1960년대 종이에 먹으로 작업한 다양한 선·점·도형·패턴 등을 모아뒀다(사진=환기미술관).시작은 김광섭과의 연으로, 첫걸음부터 시선을 압도하는 장면을 꺼내놨으나, 이번 전시의 주역은 어디까지나 김환기의 글이다. 한마디로 화가 김환기를 만들어낸 시인 김환기를 ‘다시’ 만나보란 거다. 이미 김환기는 담백하면서도 맛깔난 ‘글발’로 이름을 알렸다. 1940·1950년대를 걸쳐 ‘신천지’ ‘문예’ 등 문학잡지에 발표한 시도 여러 편이다. 그이의 출중한 그림에 가려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랄까. 이번 전시를 기획한 백승이 환기미술관 학예사는 “문학으로 그림을, 그림으로 문학을 바라본 김환기의 작업을 재조명한 자리”라며 “시화란 표현이 적절할 만큼 회화의 형상에 고스란히 배인 시어와 시상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삽화를 함께 넣는 시를 게재할 때는 ‘그림 김환기’ ‘글 수화’로 내보내기도 했다”며 “전시 타이틀인 ‘수화시학’은 거기서 따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기획의도는 한 줄기다. 김환기의 수많은 작품을 더듬어보니 배경에 그의 시가 있더란 거다. 다시 말해 반복을 통해 운율을 만들고, 운율을 통해 형상을 빚는 과정이, 펜 쓰는 일과 붓 쓰는 일에서 다르지 않더란 얘기다. 가령 1950년대 후반 김환기가 매진했던, ‘달항아리’ ‘매화’ ‘달’ 등을 소재로 한 반구상화를 떠올리면 말이다. 문예지 ‘신천지’에 발표했던 이 시가 혀끝에 착착 감긴다. “지평선 위에 항아리가 둥그렇게 앉아 있다./ 굽이 좋다 못해 둥실 떠 있다./ 둥근 하늘과 둥근 항아리와/ 푸른 하늘과 흰 항아리와/ 틀림없는 한 쌍이다./ 똑/ 닭이 알을 낳드시/ 사람의 손에서 쏙 빠진 항아리다”(시 ‘이조항아리’ 1949. 2). 환기미술관 ‘수화시학’ 전 전경. 김환기의 유화 ‘매화와 항아리’(1957·가운데)와 과슈 ‘무제’(1958·왼쪽), 또 달항아리를 소재로 한 드로잉 등이 걸렸다. 자신의 시 ‘이조항아리’(1949)에서 “푸른 하늘과 흰 항아리와 틀림없는 한 쌍”이라 표현했던 그 시어가 그대로 들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토속적 반구상에서 서서히 벗어나, 1960년대 중·후반 화면을 가르는 선의 등장을 일찌감치 예고한 시도 보인다. “짚고 앉은 우산에선, 빗물이 흐르던 정거장까지의 거리 여하에 따라서/ 가늘게, 굵게, 짧게, 길게, 강하게, 약하게/ 리듬 있는 속력을 가지고 물이 흐른다/ 선이 가고 오고, 멈추고 흐르고, 곧게 혹은 휘어지게, 서로 뭉치고 헤어졌다”(시 ‘선[線]’ 1940. 5). 절정은 거대한 캔버스를 점 하나로 휘감아내던 전면점화의 생명력과 맞물린다. 인생을, 예술을, 하늘을, 나아가 우주까지 품어내던 그 시기에 그이는 이런 글을 남겼다. “내 작품은 공간의 세계란다. 서울을 생각하며 오만가지 생각하며 찍어가는 점. 어쩌면 내 맘 속을 잘 말해주는 것일까. 그렇다. 내 점의 세계…. 나는 새로운 창을 하나 열어주었는데 거기 새로운 세계는 안 보이는가 보다. 오호라…”(일기 1970. 1. 8). “나는 술을 마셔야 천재가 된다. 내가 그리는 선, 하늘 끝에 더 갔을까. 내가 찍은 점, 저 총총히 빛나는 별만큼이나 했을까. 눈을 감으면 환히 보이는 무지개보다 더 환해지는 우리강산…”(일기 1970. 1. 27). △반복·운율의 푸른 전면점화 한꺼번에 볼 수 있어 청록 계열의 푸른빛으로 하늘의 구름과 산의 능선을 그려 넣은 듯한 ‘16-Ⅸ-73 #318’(1973), 지평선 위로 북극성을 가운데 두고 별이 이동하는 듯한, 또 그 아래로는 첩첩이 쌓인 땅의 움직임을 잡아낸 듯한 ‘에어 앤드 사운드(Ⅰ) 2-Ⅹ-73 #321’(1973), 깊고 진한 푸른빛 사이 청록을 배치해 마치 하늘과 사람과 땅의 조화를 꾀한 듯한 ‘17-Ⅷ-73 #317’(1973) 등. 타계 한 해 전 완성한, 환기블루의 정수라 할 전면점화가 대거 나왔다. 늘 그렇듯 보는 이를 참으로 왜소하게 만드는 심리적 압박감을 이겨낼 수 있다면, 최고 7m에 달하는 층고 아래 걸린 거대한 감동을 잠시 나만의 것으로 품을 수도 있다. 김환기의 푸른색 전면점화 ‘16-Ⅸ-73 #318’(1973). 수없이 찍은 청록 계열의 푸른 점 사이로 마치 하늘의 구름과 산의 능선을 의미하는 듯한 흰 선을 심었다. ‘수화시학’ 전에 걸린 대작 중 한 점이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상대적으로 아기자기한’ 김환기의 디테일을 들여다보는 기회도 놓치긴 아깝다. ‘석탑’ ‘10자 구도’ ‘분할구도’ ‘상징도형’ 등, 김환기가 마치 시구처럼 끄집어낸, 공식과도 같은 조형언어를 연이어 등장시킨 현장이 펼쳐진다. 어찌 보면 전시는 그 ‘증거’를 찾아내 구성한 스토리텔링 같기도 하다. 어디로 눈을 돌려도 김환기 스스로 치열하게 연구하고 몰입한 흔적은 차고 넘친다. “해가 환히 든다. 오늘 한 시에 수술. 내 침대엔 ‘낫싱 바이 마우스’(NOTHING BY MOUTH·금식)가 붙어 있다. 내일이 빨리 오기를 기다린다”(일기 1974. 7. 12). 결국 그이의 긴 ‘문예’는 이렇게 끝난다. 이후 두 주도 못 채우고, 김환기는 61년 길지 않은 생을 뉴욕 한 병원에서 마감했다. 코로나에도 하루 평균 100여명이 찾는다는 전시는 10월 11일까지 이어진다. 환기미술관의 ‘수화시학’ 전 전경. 전시의 시작 지점이자 종결 지점이다. 가운데 김환기의 ‘10-Ⅶ-70 #185’(1970)를 중심으로 왼쪽에 ‘15-Ⅵ-65’(1965)가, 오른쪽으로 ‘20-Ⅳ-70 #167’(1970)이 걸렸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
2020.08.03 I 오현주 기자
<20>저무는 인텔 제국, 기로에 선 삼성
  • [이정훈의 마켓워치]<20>저무는 인텔 제국, 기로에 선 삼성
  •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7나노미터 공정이 충분한 수율을 확보하지 못한 탓에 이에 기반한 중앙처리장치(CPU) 제품 생산이 당초 예상보다 6개월 정도 미뤄지게 됐습니다. 자체 공정에도 계속 투자하겠지만, 외부 파운드리 공정을 활용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하고 있습니다.”지난주 있었던 인텔의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밥 스완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이 같은 발언을 한 뒤 전 세계 반도체산업이 들썩이고 있습니다. 실적 발표일 정규장을 60달러 수준에서 마친 인텔 주가는 연이어 하락세를 보이며 47달러선까지 주저 앉았습니다. 1주일만에 주가가 20% 이상 하락한 겁니다. 반면 CPU에서 치열한 경쟁관계인 AMD 주가는 같은 기간 59달러에서 78달러까지 32%나 올랐습니다. 주로 그래픽처리장치(GPU)에서 인텔과 경쟁하는 팹리스(Fabless)업체 엔비디아 주가도 5% 가까이 올랐습니다. 그뿐 아니라 제품 설계부터 생산까지 모든 영엽에 관여하는 종합반도체기업(IDM)의 양대축인 삼성전자 주가도 7% 올랐고, 세계 최고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업체인 TSMC도 17.4% 상승했습니다. 이렇게 보면 인텔 주가만 빠졌고 인텔과 경쟁하거나 협력하는 다른 반도체업체들은 일제히 상승세를 탄 셈입니다. 냉정한 비즈니스의 세계에서 경쟁자의 불행은 나의 행복인 것은 당연한 것이고 심지어 협력사의 불행도 나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는 잠재적 행복이라는 게 절감되는 상황입니다. 사실 1992년 세계 최초 64메가비트(Mb) D램 개발을 삼성전자에 넘겨주고 연말 D램시장 세계 1위 자리를 넘겨주는 고비도 있었지만, 인텔은 IDM에서 끝내 왕좌를 되찾는 등 창사 이래 50년 이상 `반도체 제국`의 철옹성을 쌓아왔습니다. 그러던 지난 2016년 반도체 공정 미세화와 설계도인 아키텍쳐(기간기술)를 교대로 향상시킨다는 이른바 `틱톡전략`을 폐기하면서 인텔의 위상은 흔들렸습니다. 당시 인텔은 수익성과 공정 최적화에 집중하는 `파오(Process-Architecture-Optimization)전략`으로 이를 대체했습니다. 당시 공정이 10나노 이하까지 정밀화하면서 더이상 불화아르곤(ArF) 기반의 노광장비를 쓸 수 없게 되자 파운드리업체들은 네덜란드 ASML사가 독점 공급하는 극자외선(EUV) 장비를 경쟁적으로 들여왔습니다. 반면 다른 팹리스 물량을 받아오는 파운드리와 달리 자체 제품만 생산하는 인텔에게 대당 2000억원에 육박하는 이 장비는 가성비 낮은 사치품이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파오전략은 지극히 현실적인 선택이었던 셈입니다.이런 인텔의 파오전략을 깬 건 대만 TSMC, 한국의 삼성전자와 같은 파운드리업체들이었습니다. 이 두 업체는 치킨게임을 불사할 정도로 한 해 수십조원씩을 써가며 공정의 초미세화 경쟁을 벌였습니다. 인텔에 한참 못 미치던 AMD는 이들 파운드리에 아웃소싱한 덕에 7나노 공정 CPU를 인텔보다 먼저 시장에 내놨습니다. 인텔과 AMD의 CPU시장 점유율 추이지난 2017년까지만 해도 데스크톱 CPU에서 20% 약간 넘는 시장점유율에 그쳤던 AMD는 올 2분기에 46.8%로 인텔을 턱밑까지 따라 잡았고, 모바일(노트북)시장에서도 2018년 8%에서 올 2분기 14%까지 올라섰습니다. 그나마 보수성이 강한 서버용 CPU에서 인텔은 여전히 95% 가까운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공정 차이가 벌어질 경우 이 시장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인텔은 아직까지 10나노 공정 CPU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인텔은 10나노 제품 출시 일정을 연기한 데 이어 이번에 7나노 공정까지 6개월 늦추면서 미세공정에서는 AMD에 한참 떨어지는 경쟁력을 보이고 있습니다. 물론 인텔은 특유의 설계기술 덕에 10나노 공정에서도 제품 회선폭이 경쟁사의 8나노을 보이고, 7나노에서는 경쟁사의 5나노와 맞먹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미세공정에서 몇 세대나 뒤떨어진 건 현실입니다. 실제 TSMC는 올 하반기에 퀄컴과 애플 칩을 5나노 기반으로 양산할 계획이고 2022년이면 3나노 기반 제품도 출시하겠다고 호언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역시 이번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2분기 중에 5나노 양산에 착수했고 4나노 공정도 개발하고 있다”고 확인했습니다. 반면 당초 2021년 중으로 약속했던 인텔의 첫 7나노 공정 칩 출하는 2022년말 또는 2023년초에나 가능하게 됐습니다. 스완 CEO는 “7나노 양산 시기가 미뤄진 만큼 고객들의 수요에 맞추기 위해 우선 10나노 생산규모부터 늘리는 작업을 진행하겠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이렇게 수세에 몰린 인텔의 선택은 결국 자체적으로 칩을 설계한 뒤 초미세공정이 가능한 파운드리에 생산을 위탁하는 AMD나 엔비디아와 같은 길을 가는 식이 될 것 같습니다. 이미 기술력 경쟁에서 참패를 맛 본 인텔도 이런 가능성을 순순히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이번 컨퍼런스 콜에서 스완 CEO는 “향후 공정기술 로드맵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것이지만, 고객들에게 최고의 예측 가능성과 제품 성능을 제공하기 위해 자체 공정이 아닌 외부 파운드리를 활용한 공정, 또는 이 둘을 혼합한 방식을 모두 고려하고 있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파운드리를 활용해 뒤쳐진 미세공정을 단번에 따라잡으려 하는 것이죠.올 2분기 기준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점유율흥미로운 건 인텔이 생산을 맡길 외부 파운드리업체가 어디일까 하는 대목입니다. 최근 파운드리업계 50% 이상 점유율을 독식하는 TSMC와 20% 약간 못미치는 점유율로 그 뒤를 좇고 있는 삼성전자 주가가 동시에 상승하는 건 이들 두 업체가 인텔 아웃소싱의 수혜가 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입니다. 파운드리시장에서의 경쟁력이나 기술력 등에서 TSMC가 앞서 있는 건 사실입니다. 특히 자국 언론 등까지 나서 분위기를 몰아가고 있습니다. 지난주 대만 언론들은 인텔이 내년부터 CPU와 GPU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TSMC 7나노 공정을 최적화함으로써 6나노로 18만장의 웨이퍼를 위탁생산하기로 합의했다는 보도를 쏟아냈습니다.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이미 AMD 제품을 위탁 생산하고 있는 TSMC는 인텔 물량까지 확보해 파운드리시장에서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크게 벌릴 수 있게 됩니다. 일각에서는 인텔 물량을 모두 가져간다면 TSMC의 파운드리 시장점유율은 70%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7나노 공정 수율도 확보하지 못한 인텔이 곧바로 6나노를 적용하기로 했다는 건 현실성이 떨어지는 대목으로 보여집니다. 특히 자존심 강한 인텔이 GPU는 몰라도 CPU까지 단번에 아웃소싱하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그런 관측에 한몫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TSMC가 인텔의 낙점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정황들은 더 있습니다. 지난 6월 블룸버그가 보도했듯이 TSMC는 이미 5나노 공정을 적용해 한 달간 2만장의 실리콘 웨이퍼를 생산할 수 있는 120억달러 짜리 파운드리 공장을 애리조나에 건설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이 공장 예정지는 인텔 애리조나 공장과 매우 가까운 거리에 있습니다. 마크 리우 TSMC 회장은 최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내 공장 건설에 있어 최대 변수는 (미국 정부의) 보조금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현재 미국 정부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대만 공장보다 더 들어가는 미국에서의 초과 생산비용을 메워 줬으면 한다”고 했습니다. 리우 회장의 얘기대로라면 현지 공장 설립이 거의 임박한 셈인데요. 만약 이것이 현실이 된다면 인텔 입장에서는 자사 애리조나 공장과 매우 가까운 위치에 파운드리 생산능력을 확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TSMC로서는 미국으로부터 보조금을 확보하고 미국 내 매출을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윈윈이 될 수 있습니다. 더구나 TSMC는 최근 미국 정부의 화웨이 규제에 호응해 최대 고객인 화웨이로부터 신규 수주를 전면 중단했을 정도로 미국 편에 선 상황이라 정치적인 명분도 얻은 상태입니다.그렇다고 해서 TSMC가 이미 삼성전자를 따돌리고 인텔 물량을 다 가져갈 것이라 보긴 어렵습니다. 우선 인텔이 TSMC에 7나노든, 6나노든 아웃소싱 물량을 준다 해도 TSMC가 이를 다 받아낼 유휴 생산능력이 되느냐 하는 점입니다. TSMC는 이미 인텔 경쟁사인 AMD의 7나노 CPU를 위탁생산하고 있는데 AMD는 내년에 추가 물량(20만장)을 맡겨 TSMC의 최대 고객사로 올라서겠다는 계획입니다. 또한 내년엔 5나노 애플 칩까지 위탁 생산해야 합니다. 이미 라인이 풀 가동되고 있는 TSMC로서는 화웨이 물량이 빠진다 해도 인텔의 대규모 물량을 다 받아내긴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애리조나 공장 건설 공사를 당장 시작한다 해도 가동은 2024년 쯤으로 예상됩니다. 게다가 글로벌 IT기업들은 부품이나 위탁생산을 복수의 기업에 분산 발주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만큼 인텔이 아웃소싱 물량을 모두 TSMC에게 밀어주기보다는 삼성전자에게 나눠서 맡길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10나노 이하 미세공장 캐파특히 7나노 공정까지는 TSMC가 앞선 게 사실이지만,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해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가 되겠다는 삼성전자가 5나노 이하 공정에서는 TSMC와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니 말입니다. 인텔 입장에서도 두 회사를 놓고 열심히 저울질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도 14나노 공정이 적용되고 있는 텍사스 오스틴 공장을 7나노 이하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인텔이 TSMC에는 GPU 위탁 생산을 맡기고, 삼성전자엔 CPU 생산을 맡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습니다. 이는 TSMC가 이미 인텔의 GPU와 모뎀 칩 일부를 위탁생산하고 있는데다 TSMC가 인텔 경쟁사인 AMD의 CPU를 대신 생산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전망으로 보입니다. 다만 인텔의 이같은 아웃소싱 전략이 TSMC와 삼성전자에겐 자칫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할 겁니다. 그동안 14나노 칩만으로도 AMD의 7나노 칩과 경쟁하며 시장 지배력을 유지해 온 인텔의 저력을 무시할 수 없는 만큼 인텔이 자체 미세공정을 포기하지 않는 한 언젠가 공정 격차를 따라잡는 시점에 자체 생산으로 선회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어찌됐 건 20여년 간 전 세계 메모리반도체 1위를 지켜 온 삼성전자로서도 중대한 기로에 서 있습니다. 인텔이라는 중요 고객을 TSMC에 송두리째 빼앗길 경우 비메모리 분야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반도체 비전 2030`의 동력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반도체 굴기를 내세운 중국 업체들은 메모리에서의 기술 격차를 1년 정도까지 좁히고 있는 상태니 말입니다. 최근 잘 나가는 반도체업체들의 선택과 집중 전략이 4차산업혁명 시대에 맞아 떨어지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인텔의 전향이 현실이 된다면 사실상 마지막으로 남는 IDM이 되는 삼성전자가 어떤 길을 걸을지 주목해야 하겠습니다.
2020.08.01 I 이정훈 기자
가볍게 떠나는 캠핑…음식도 `초간편`
  • 가볍게 떠나는 캠핑…음식도 `초간편`
  •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가볍게 떠나는 캠핑에는 간편식이 제격이다. 조리법이 간단하다고 맛까지 가벼이 여기는 것은 오산이다.푸드장 텍사스 시즈닝 스테이크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바비큐 전물 온라인몰 ‘푸드장’은 ‘텍사스 시즈닝 스테이크’를 출시했다. 매콤함 향신료에 담백한 올리브유를 더해 고기를 재운 제품이다. 미국 PIERS 리포트 기준 지난해부터 국내 미국산 소고기 시장 점유율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프리미엄 소고기 ‘엑셀비프’ 고기를 썼고, 개중에 스테이크 요리고 찾는 이가 많은 부위인 부채살을 골랐다.스테이크 요리의 핵심은 시즈닝과 굽기 두 가지다. 이미 시즈닝을 끝낸 제품이라 절반은 성공한 셈이다. 야외에서 시즈닝을 하는 번거로움까지 덜었다. 푸드장은 앞서 ‘마왕 시즈닝 스테이크’, ‘갈릭 시즈닝 스테이크’, ‘등심 큐브 스테이크’ 등을 선보였다.바비큐 자체가 부담되는데 불맛을 포기할 수 없다면, 직화구이 상품도 대안이다. 롯데푸드 ‘의성마늘 직화양념구이’는 갈비 양념을 발라 오븐에서 굽고, 직화로 다시 구워 만들었다. 제품은 표면에 석쇠에서 구운 듯한 격자 형태로 틈을 내어서 양념이 더 잘 배도록 했다. 밥반찬, 안주, 간식으로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가벼운 허기는 곡물바로 달랠 만하다. 청과브랜드 돌(Dole)코리아는 구운 곡물과 건과일로 만든 ‘올라이트 뮤즐리바’를 이번에 선보였다. 바삭하게 구운 귀리에 건과일과 꿀을 넣어 맛을 살렸다. ‘크랜베리’, ‘5가지 건과일’, ‘5가지 숲 속 과일’ 3종으로 구성돼 있다.풀무원푸드앤컬쳐의 ‘휴게소 캠핑박스’ 상품은 간편식으로 꾸려져 있다. 한돈 삼겹살, 모둠소시지, 라면 등 캠핑 인기 음식으로 구성했다. 같은 품목을 대형마트에서 사는 것보다 저렴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여름철 신선도 유지하려고 친환경 보냉 박스에 포장했다. 상품은 커플세트(2~3인용)와 패밀리세트(4~5인용)으로 나뉘어 있으니, 인원 수에 따라 즐길 수 있다. 휴게소 대표 번호로 예약하고 여행지로 이동하는 길에 현장에서 수령하거나, 여의찮으면 현장에서 구매해도 된다.편의점 CU는 ‘편의로운 캠핑박스(2만원)`에 모둠 소시지, 콘버터, 부대찌개 세 가지 상품을 담아서 판다. 저녁 식사와 야식, 안주를 아이스박스 하나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게 CU 설명이다. 캠핑박스는 국내 유명 수제맥주 브랜드에서 사용하는 것이라서 재활용이 가능하다. 편의로운 캠핑박스는 모든 구성품들을 총 판매가 대비 무려 55% 이상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대상 청정원의 상온 안주 HMR 제품 ‘안주야(夜) 6종’도 손쉽게 즐길 수 있다. 곱창이나 껍데기 등 안주로 인기가 많은 제품을 파우치형 재질에 포장했으니, 끓는 물에 3분 중탕하거나 전자레인지에 1분만 조리하면 된다. 냉동 제품이 아니라서 해동하는 데 들이는 시간도 절약할 수 있다.
2020.07.31 I 전재욱 기자
 시원한 계곡물에 발 담그니 이게 바로 신선놀음
  • [여행] 시원한 계곡물에 발 담그니 이게 바로 신선놀음
  • 골이 깊기로 소문난 괴산에서도 가장 깊은 곳이라 할 만큼 깊숙하게 들어가 있어 찾는 사람이 많지 않아 호젓한 ‘갈론구곡’[글·사진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충북 괴산. 소백산맥에서 뻗어 내린 높고 낮은 산이 그림처럼 둘러싸고, 소백산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계곡의 절경을 만드는 고장이다. 여행길 어디서나 소백산 치맛자락을 적시며 춤추듯 휘돌아가는 물줄기를 만나고, 동양화 한 폭을 감상하듯 눈이 시원해진다. 산이 높으면 골도 깊고, 골이 깊으면 물이 많다고 했다. 전국 40여개 구곡 가운데 20여개가 충북에 있고, 그중 7개가 괴산에 있다. 올여름 피서는 자연스레 거리 두기가 가능한 괴산의 계곡에서 보내보는 것은 어떨까. 단, 지금처럼 장마철이나 호우 예보가 있다면 계곡은 위험 지역이니 가지 말아야 한다.연일 계속된 장마로 힘찬 물줄기가 어우려져 한 폭의 동양화를 연출하는 ‘수옥폭포’◇에어컨도 흉내 내지 못하는 청량감에 더위도 ‘싹’에어컨이나 선풍기는 흉내 내지 못할 청량함과 장쾌함을 선물하는 수옥폭포를 만나러 가는 길. 연풍면에 자리한 수옥폭포는 울창한 숲과 어우러진 20여m 높이에서 떨어지는 물줄기가 장관이다. 조령산(1017m) 능선 서쪽에서 흘러내린 물줄기가 빚어낸 절경이다. 연일 계속된 장마로 힘찬 물줄기가 어우러져 만들어낸 풍경은 한 폭의 동양화를 연출한다. 연풍 현감 조유수가 1711년(숙종 37년) 숙부 조상우를 기리기 위해 지은 수옥정이 폭포를 내려다보는 자리에 있다. 현재의 정자는 지난 1960년에 새로 지은 것으로, 그림 같은 폭포와 정자가 어우러져 영화나 TV 사극의 단골 촬영지가 되기도 했다. 폭포는 두 팔을 벌려 감싸 안은 듯 이어지는 기암 가운데로 계단처럼 반듯한 암반을 때리며 흘러내리는 폭포의 물소리가 머리까지 맑게 한다. 문경새재나 이화령을 오가던 옛사람들도 이 폭포를 보며 더위를 식히고, 고된 걸음을 쉬었으리라.소백산맥의 조령산(1017m)과 갈미봉 사이의 ‘이화령’(梨花嶺·548m). 이화령은 충북 괴산군 연풍면 주진리와 경북 문경시 문경읍 각서리를 잇는 백두대간의 본줄기 고개다. 해발 548m로 고개 주위에 배나무가 많아 이화령으로 불렸다. 1925년 일제가 만든 도로는 1998년 국도 3호선 이화령 터널과 2004년 중부내륙고속도로를 개통하기 전까지만 해도 꽤 통행량이 많았지만, 지금은 일부 관광객이나 등산객만 찾을 정도로 한적하다. 이화령휴게소 정상에 서면 충북 괴산과 경북 문경의 산줄기와 도로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요즘은 방학을 맞아 자전거 국토종주에 나선 대학생과 동호인의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인천에서 부산까지 자전거 국토종주는 보통 5일을 잡는다. 남한 땅의 중심부 이화령 구간이 가장 험난한 코스다. 이화령 고갯마루를 중심으로 서쪽으로 내린 빗물은 한강으로, 동쪽으로 내린 빗물은 낙동강으로 흘러든다.울창한 숲속을 지나는 약 700m 산책로 끝에는 용추폭포가 있다. 높이 약 10m로 너른 암반을 통과해 쏟아지는 폭포가 장관이다. 가뭄에도 풍부한 수량을 자랑하는 폭포다. 전국에 이름이 같은 폭포와 계곡이 많지만, 괴산의 용추폭포는 초록 숲과 선명하게 대비되는 하얀 물줄기가 청량함을 뽐낸다. 우렁차게 쏟아지는 물소리가 깊은 숲속에 메아리를 만들어 귀로 즐기는 피서가 되어준다.퇴계 이황, 송강 정철 등 당시 수많은 유학자와 문인들이 이곳의 산수경치를 사랑해 머물렀다는 ‘쌍곡구곡’◇옛사람의 멋과 사상이 흐르는 구곡의 계곡조선의 선비들은 괴산의 계곡을 찾아 심신을 수양하고 학문에 매진했다. 계곡의 명소에 특별히 이름을 붙이고 노래를 짓는 선비들의 풍류를 구곡(九曲) 문화라 부른다. 화양구곡, 선유구곡, 쌍곡구곡 등 괴산의 계곡은 옛사람들의 멋과 사상이 함께 흐른다.충북 괴산 괴산수력발전소. 여기서 12km 정도 더 들어가면 갈론마을이 나타난다. 갈론마을을 지나 계곡을 따라 거슬러 펼쳐지는 비경이 갈론구곡이다. 갈론구곡은 아홉 곳의 명소가 있다고 해서 이름이 붙었다. 신선이 내려왔다는 강선대를 비롯해 장암석실·갈천정·옥류벽·금병·구암·고송유수재·칠학동천·선욱암이 구곡을 형성한다. 골이 깊기로 소문난 괴산에서도 가장 깊은 곳이라 할 만큼 깊숙하게 들어가 있어 찾는 사람이 많지 않아 호젓하다. 퇴계 이황이 절묘한 경치에 반해 아홉 달을 돌아다니며 구곡의 이름의 지었다는 ‘선유구곡’선유구곡은 송면에서 동북쪽으로 약 2km에 걸쳐 있다. 퇴계 이황이 칠송정에 있는 함평 이씨댁을 찾아갔다가 산과 물, 바위, 노송 등이 잘 어우러진 절묘한 경치에 반해 아홉 달을 돌아다니며 구곡의 이름을 지어 새겼다고 한다. 오랜 세월이 지나는 동안 글자는 없어지고 아름다운 산천만이 남아 있다. 선유동 계곡 입구에서 출발, 구곡 중 1곡인 선유동문을 시작으로 2곡 경천벽, 3곡 학소암을 차례대로 만나고 연단로, 와룡폭, 난가대, 기국암, 구암을 지나 9곡인 은선암을 끝으로 계곡 상류인 후문을 빠져나가면 517번 지방도로를 만나게 된다. 중간지점쯤인 제5곡 와룡폭포 주변으로 볼거리가 많고 휴게소도 있다. 이중환의 ‘택리지’에는 화양동계곡과 함께 ‘금강산 남쪽에서는 으뜸가는 산수’라고 적혀 있다.쌍곡구곡은 칠성면 쌍곡마을에서 제수리재에 이르기까지 10.5㎞ 구간의 계곡이다. 호롱소·소금강·병암(떡바위)·문수암·쌍벽·용소·쌍곡폭포·선녀탕·장암(마당바위) 등으로 이뤄져 있다. 퇴계 이황, 송강 정철 등 당시 수많은 유학자와 문인들이 쌍곡의 산수경치를 사랑해 이곳에 머물렀다. 쌍곡의 제1곡 호롱소는 계곡물이 90도의 급커브를 형성해 소를 이뤘다. 근처 절벽에 호롱불처럼 생긴 큰 바위가 있어 호롱소라 불린다. 소금강은 쌍곡구곡 중 가장 아름다운 절경을 자랑하는 곳. 마치 금강산의 일부를 옮겨놓은 듯하다 해서 소금강이라 불린다. 쌍곡폭포는 쌍곡의 계곡들이 남성적인 데 반해 그 자태가 수줍은 촌색시와 비슷해 여성적인 향취가 물씬 풍긴다.쌍곡구곡의 소금강은 쌍곡구곡 중 가장 아름다운 절경을 자랑하는 곳이다. 마치 금강산의 일부를 옮겨놓은 듯하다 해서 소금강이라 불린다.◇여행메모 △가는길=승용차를 이용할 때는 중부고속도로 증평IC에서 나가 30㎞ 정도 가면 된다. 중부내륙고속도로로는 괴산IC와 연풍IC를 거쳐 약 20㎞와 35㎞를 가면 괴산읍에 도달할 수 있다. 항공기를 이용할 때는 청주국제공항에서 증평을 거쳐 괴산까지 40㎞ 정도 가면 된다. △먹을곳= 괴강삼거리 괴강교 건너 왼쪽의 ‘할머니 괴강매운탕‘이 유명하다. 또 다른 이름난 먹을거리로는 올갱이해장국이 있다. 괴강에서 잡은 다슬기(올갱이)로 끓여낸 해장국인데 시외버스터미널 주변에 맛집이 몰려 있다. 주차장식당, 서울식당과 기사식당이 30년 넘게 이곳에서 올갱이해장국을 끓여내고 있다.
2020.07.31 I 강경록 기자
CU, 홈바족 겨냥 파우치 칵테일 2종 출시
  • CU, 홈바족 겨냥 파우치 칵테일 2종 출시
  • CU 파우치 칵테일(사진=BGF리테일)[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CU는 ‘파우치 모히또(2500원)’와 ‘파우치 코스모폴리탄(2500원)’ 등 파우치 칵테일 2종을 출시한다고 27일 밝혔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집에서 음주를 즐기는 ‘홈술족’을 넘어 집의 한 공간을 바(bar)처럼 만들어 술을 즐기는 홈바족이 늘어나는 점을 반영했다. 홈술족은 맥주, 소주 등 대중화된 주류를 간단하게 즐기는 반면 홈바족은 와인, 사케, 양주 등 다양한 주류와 관련 용품을 갖추고 홈술족 보다 본격적으로 집에서 음주를 즐기는 것이 특징이다. 실제로 CU에 따르면, 지난달 CU의 와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0.1% 신장했으며 보드카, 위스키 등이 포함된 양주 매출 역시 같은 기간 동안 38.8%나 뛰었다.CU가 멤버십 앱 ‘포켓CU’에서 선보이고 있는 와인 예약 서비스 CU와인샵을 통해 위스키, 데킬라 등을 주문하는 고객들이 늘어나면서 10만원 이상의 양주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47.1%나 뛰었다.다만 배합비가 중요해 비(非)전문가가 만들기 어렵고 한 가지 레시피를 위해 갖춰야 하는 재료가 많아 홈술로 즐기기 어려웠다. 이에 CU는 칵테일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해당 상품을 기획됐다고 설명했다. 파우치 모히또는 럼을 베이스로 레몬, 라임, 민트를 넣어 상큼하고 깔끔한 맛이 특징이다. 파우치 코스모폴리탄은 보드카에 크랜베리, 오렌지, 라임의 조화로 달콤하게 즐길 수 있다. 두 상품 모두 저도수(7%) 칵테일로 술을 못마시는 사람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패키지 디자인은 강한 작가와 김혜린 작가가 참여했다. CU는 4캔 만원 행사 대상 상품인 수입맥주와 함께 교차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단, 19세 미만은 구입 불가하다. 이승택 BGF리테일 음용식품팀 상품기획자(MD)는 “홈술족은 간단하게 술을 즐기는 반면, 홈바족은 음주를 하나의 취미처럼 즐기기 때문에 고객들이 찾는 술의 종류가 훨씬 다양하다”라며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집에서 다양한 즐길거리를 찾는 고객들을 위해 신선한 재미를 줄 수 있는 상품들을 지속적으로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0.07.27 I 김무연 기자
갤러리아百 "크로플과 생식빵으로 '빵 덕후' 유혹"
  • 갤러리아百 "크로플과 생식빵으로 '빵 덕후' 유혹"
  • 갤러리아 명품관 고메이 494에 열린 팝업스토어. (사진=갤러리아백화점)[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갤러리아백화점이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디저트 아이템 ‘크로플’과 ‘생식빵’ 전문 베이커리 팝업 매장을 압구정동 명품관 식품관인 ‘고메이494’에서 전개한다.크로플은 신사동 가로수길에 위치해, 현재 국내에서 가장 많은 와플을 판매하고 있는 ‘새들러하우스’다. 생식빵은 반포동에 위치해 일명 ‘강남식빵’으로 큰 유명세를 타고 있는 ‘화이트리에’다. 갤러리아 명품관에서는 이 두 개의 유명 베이커리를 입점시키며 국내 최고의 크로플과 생식빵을 한자리에서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특히 새들러하우스의 경우 가로수길 본점 대기줄이 길어 구매를 포기했던 고객들이 많아 이번 명품관 고메이494 팝업 매장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SNS상에서 다수 업로드되며 트렌드로 자리 잡은 크로플은 크루아상의 반죽을 와플팬에 넣어 눌러 만든 빵 디저트로 크로아상의 부드러운 식감과 겹겹이 쌓인 페이스트리의 맛을 와플 형태로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한편, 화이트리에 생식빵은 별도의 인위적인 첨가물을 없이 밀가루와 죽염 등으로 만든 식빵이다. 썰지 않고 결대로 찢어먹을 수 있는 부드러움과 촉촉한 맛이 특징이며, 시간이 흐름에 따라 더욱 풍부한 맛을 느낄 수 있다.갤러리아 관계자는 “최근 SNS를 통해 디저트 트렌드가 형성되고 있다”라며 “갤러리아는 지속적인 브랜드 발굴을 통해 F&B 트렌드를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2020.07.26 I 이윤화 기자
`유충 수돗물` 만든 활성탄지 정수장, 5년 뒤 전체 70%로 늘린다는데
  • `유충 수돗물` 만든 활성탄지 정수장, 5년 뒤 전체 70%로 늘린다는데
  •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인천 지역의 가정집 수돗물에서 깔따구 유충 발견된 이른바 ‘인천 수돗물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면서 정부가 전국의 활성탄지 설치한 정수장을 전수 조사하자 7곳에서 유충이 발견됐습니다. 다만 인천 지역 외에는 정수장에서 발생한 유충이 가정집까지 간 사례는 없다며 전국적으로 신고가 빗발치고 있는 상황을 일축했습니다.수돗물에서 벌레가 나온 사례는 국내에선 이번이 처음으로, 사태의 주요 원인으로는 정수장을 고도화하는 과정서 도입한 활성탄지와 정수장의 관리부실이 꼽히고 있습니다. 사실상 예고된 인재였던 셈입니다.15일 인천시 계양구 병방동 한 주택에서 발견된 유충이 물병에 담겨 있다.(사진=연합뉴스)◇유충 살 수 있는 ‘활성탄지 정수장’…5년 후 전체 정수장의 70%로환경부는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수돗물 유충의 원인으로 지목된 활성탄지가 설치된 전국 정수장 49개소에 대해 긴급점검을 실시한 결과를 21일 발표했습니다. 점검 결과 문제가 된 인천 공촌·부평정수장을 포함한 7개 정수장에서 유충이 소량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해당 정수장은 △인천 부평 △경기 화성 △김해 삼계 △양산 범어 △울산 회야 △의령 화정정수장입니다.유충이 발견된 주요 원인으로는 정수장을 고도화하는 과정에서 도입한 활성탄지가 꼽힙니다. 활성탄은 목재, 톱밥, 야자껍질, 석탄 등의 원료를 가공한 숯과 비슷한 물질로 물속에 있는 유기물질을 흡착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는데요. 이에 기존의 방식인 모래로 여과하는 방식에선 없앨 수 없었던 수돗물 특유의 맛과 냄새를 개선하기 위해 도입됐습니다. 실제로 활성탄 도입하면 맛·냄새물질 약 91~97% 제거되고 오존처리까지 병행하면 100% 제거할 수 있다는 게 환경부의 설명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활성탄지 방식의 여과 기능을 세척하는 이른바 역세척 기간이 월 2~3회가량으로 기존 방식의 3~4일에 한 번 정도로 역세척을 하는 것에 비해 길다는 점입니다. 조석훈 환경부 물이용기획과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기존 모래여과 방식은 보통 24~48시간 정도에 한 번씩 세척을 하기 때문에 그 안에 유충이 번식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그러나 활성탄은 자체에 생물막이 형성돼 거기서 냄새물질 등을 제거해야 하기 때문에 세척을 자주 할수록 효율이 떨어지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즉 깔따구 등 날벌레가 혹시나 유입돼 알을 까게 되면 기존 방식보다 번식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인데요.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자 활성탄지를 설치하는 고도정수처리시설을 오는 2025년까지 70%까지 늘리는 제3차 수도 종합계획도 불안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활성탄지 시설이 꼭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신진수 환경부 물통합정책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고도정수처리시설은 냄새나 녹조, 미량유해물질 등을 제거하기 때문에 꼭 필요하다”며 “다만 아무리 좋은 시설이라고 할지라도 그것을 누가 운전하느냐에 따라서 관리나 이런 것들이 달라지기 때문에 이런 부분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그래픽=이데일리 이동훈 기자)◇“문제는 관리부실”…활성탄 정수장 12곳 창문 깨지고 방충망 없고정부는 정수장이 철저하게 관리만 되면 시설에서 유충이 발생할 우려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가정집까지 유충이 흘러가 가장 큰 문제가 된 인천 공촌 정수장은 먼지나 날벌레를 막을 수 있는 유입방지시설이 미흡했습니다. 이에 정수장 내 활성탄지에서 부화된 유충이 걸러지지 않고 정수장, 배수지를 거쳐 가정까지 공급됐다는 겁니다. 신 국장은 “인천과 같은 개방형 정수장이라도 여과지 부분만 개방됐고 건물 안에 다 들어가 있다”며 “미세방충망을 설치하고 철저하게 건물을 관리하면 날벌레 유입이 안 되는 구조”라고 설명했습니다.문제가 된 인천 공촌과 부평정수장 계통에서의 유충 추가 발생은 차단됐고 아직 급·배수 관로 상에 남아 있는 유충만 배출되면 문제가 해소될 전망이라는 게 환경부의 설명입니다. 신 국장은 “문제가 되고 있는 활성탄 여과지 처리공정을 폐쇄하고 모래 여과지를 활요한 표준처리공정으로 전환했다”며 “근원이 막혀 있기 때문에 더 이상 여과지에서 유출될 가능성은 없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인천뿐 아니라 전국의 12곳의 정수장이 관리가 미흡해 수돗물 유충 사태가 발생할 우려는 여전했는데요. 서울도 두 곳의 정수장의 방충망이 찢어져 있는 등 관리가 미흡했고, 부산의 한 정수장은 창문이 깨져 있기도 했습니다. 광주 등 7곳의 정수장은 방충망이 아예 없었습니다. 이에 이날 환경부 장관은 전국 17개 시·도 부단체장과 영상회의를 개최해 뒤늦게 창문 및 출입문의 벌레 유입차단 설비 설치, 활성탄지 주변 물웅덩이 제거 등을 통해 유충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수장의 환경관리를 철저히 할 것을 지시했습니다.정수장 개방형, 밀폐형 비교(사진=환경부 제공)◇“인천 외엔 정수장서 가정집으로 간 유충 없다”…아파트 저수조·배수로 추정다만 환경부는 전국적으로 유충이 발견되고 있다는 민원에 대해 현재 인천 지역 외에는 정수장에서 유충이 나간 사례는 없다고 일축했습니다. 인천 이외의 지역은 활성탄지 표층에서 유충이 발견됐지만 정수장 후단 배수지·수용가에서는 유충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또 유충 발견 이후 즉시 활성탄 교체 또는 세척·오존 주입률 상향 등의 조처하기도 했습니다. 활성탄지 외에도 관로 말단 및 배수지에도 거름망을 설치해 확인했지만 현재까지 유충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설명입니다. 특히 지난 20일까지 인천 외 서울, 부산, 화성 등 다른 지역에서도 수돗물에서 벌레 유충이 발견됐다는 민원 총 19건이 확인했지만 지자체와 환경청, 유역수도지원센터 등이 공동으로 현장 조사한 결과, 수돗물 공급 과정에서의 문제는 아닌 것으로 파악됐습니다.서울의 경우 오피스텔 욕실 바닥에서 유충이 발견됐지만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되지는 않았고 배수구 등 외적 요인을 통한 발생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또 부산은 모기·파리 유충이 발견됐지만 조사 결과 하수구 등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고, 화성·파주 등 다른 지역 역시 정수장·배수지·저수조 등에서는 유충이 발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배수구 등 외부에서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최근 인천시 등 일부 지자체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됨에 따라 20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상수도사업소 용인정수장에서 관계자들이 안전한 수돗물을 위해 여과지 활성탄 검체 채취 작업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깔따구 수돗물 지나는 통로에선 증식 못 해…유충 유해성도 적어한편 인천 지역의 수돗물에 유입된 깔따구가 관로 상에서 증식해 수돗물 공급 과정을 오염시킬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보입니다. 깔따구 유충 발육 과정상, 수돗물 내 섭취 가능한 유기물이 적고, 긴 유충기간을 고려할 경우 오염가능성 낮기 때문입니다. 또 환경부는 국내에 알려진 깔따구류가 유해성에 대해선 확인된 것이 없다고 밝혔고, 인천시에서도 시민 안전을 위해 깔따구 유충이 발생된 수돗물에 대해 생활용수로의 사용은 문제가 없고 음용은 자제하라고 공지하기도 했습니다. 아울러 가장 큰 문제가 발생한 공촌·부평정수장의 유충 발생의 원인 파악을 위해 인천시와 한강유역환경청이 공동으로 지난 16일 인천 수돗물 유충 관련 전문가 합동정밀조사단을 구성해 조사에 나서고 있습니다. 환경부는 조사 결과에 맞추어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해 추진할 계획입니다. 신 국장은 “정수장에서 깔따구 유충이 발견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인천의 책임 소재, 관리 부실 등 부분에 대해서는 전문가 합동정밀조사단이 꾸려져서 운영 중이기 때문에 조사 결과에 따라 조치할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2020.07.21 I 최정훈 기자
"와인에만 소믈리에가 있나? 차(茶)에도 소믈리에가 있다!"
  • "와인에만 소믈리에가 있나? 차(茶)에도 소믈리에가 있다!"
  • '소믈리에' 라고 하면 흔히 와인 맛을 감별하고 추천하는 사람만을 떠올린다. 하지만 이는 착각이다. 최근에는 각종 음식과 어울리는 와인뿐만 아니라 물, 차(茶) 등 서비스하는 음료에 따라 워터 소믈리에, 티 소믈리에 등 다양한 소믈리에들이 등장하고 있다. 스냅타임은 많은 차의 종류를 이해하고, 고객에게 어울리는 차를 추천해주는 이색직업 ‘티 소믈리에’로 재직 중인 이주현씨를 만났다. 한국 티소믈리에 연구원 대외협력실 실장으로 재직 중인 이주현 티 소믈리에.(사진=신현지 인턴기자)우연히 마신 홍차 한 잔이 진로 바꿔이씨는 국내 최초 티 소믈리에 양성소 ‘한국 티소믈리에 연구원’의 대외협력실장으로 재직중인 10년 차 '베테랑' 티 소믈리에다.그는 티 소믈리에가 되기 전까지 16년 동안 언더그라운드에서 노래하던 가수였다. 평소 카페인에 약해 커피를 하루 1잔밖에 마시지 못하던 그는 지인의 권유로 우연히 터키식 홍차인 ‘차이’를 마시게 됐다.처음 마셔보는 색다른 차의 맛에 매력에 푹 빠진 그는 그 길로 차에 대해 공부를 시작했다. 단순히 공부를 넘어 차 분야 전문가인 티 소믈리에로 진로를 결정한 것.이씨는 “배우면 배울수록 더 다양한 맛과 향을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껴 본격적으로 차를 공부하고 직업으로 삼게 됐다”고 말했다.5미(味) 느끼고 표현하려면 다양한 경험 필수티소믈리에 연구원은 국내 최초로 티 소믈리에라는 직업을 정착시키고, 교육 과정을 만들어낸 티 관련 교육 연구기관이다. 바리스타라는 커피 제조 전문가를 본격 양성하면서 커피 산업이 급성장한 것을 보고 티 산업에도 접목시킨 셈이다. 이씨는 현재 이곳에서 한국 내 티 소믈리에를 양성하는 강사로 일하고 있다.티 소믈리에라는 타이틀을 얻기 위해서는 민간 자격증인 티 소믈리에 1·2급을 취득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연구원에서 이론과 실습 교육을 받고 자격증 시험에 응시해야 한다.티 소믈리에 1급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차에 대한 이론적 이해와 마시고 분별하는 능력이 모두 필요하다.이씨는 "당락을 가르는 실기 시험에서는 차를 시향·시음한 뒤 차의 원산지와 재배지까지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백차, 홍차, 황차 등 6가지 차 종류를 세분화해 공부할 필요가 있고 찻잎이 말라 있을 때, 젖어있을 때, 우려냈을 때의 맛을 전부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이러한 자격 과정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맛에 대한 다양한 표현을 할 수 있는 경험이 필수라고 조언했다.예컨대 어떤 홍차에서 '맛있다', '달다', '쓰다'라는 일반적인 표현보다는 '취나물 향', '참숯 향' 등으로 표현하는 것이 후일 맛을 기억하는 데 유리하다는 것. 실제로 향에 예민한 고연령대가 차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습득이 빠르다고 이 실장은 전했다.그는 “티 소믈리에가 차에 대한 다양한 경험과 이해가 있어야 하는 만큼 다양한 문화권에서 생산되는 차에 대한 이해력이 필요하다”면서 “카페나 티 전문점에서 일을 해보는 경험이 많이 도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13일 오후 서울 성동구 한국 티소믈리에 연구원에서 블렌딩과정 수강생들이 우려낸 차를 시음하고 있다.(사진=이다솜 인턴기자)창업부터 제약·식품회사까지 자격증 취득 후 선택 폭 넓어티 소믈리에는 다양한 진로를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는 이씨가 꼽는 티 소믈리에의 가장 큰 장점이기도 하다.우선 티 소믈리에 자격증을 취득하는 이들 중에는 자신의 티 전문점을 목표로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은 자신만의 차를 브랜드화하고 이를 고객에게 판매하는 티 전문점을 창업한다.그뿐만 아니라 차를 올바르게 우려내고, 맛을 감별하는 법을 가르치는 강사로 진출하는 예도 많다. 실제로 인스타그램에는 유명 티 소믈리에들이 원데이 클래스를 열어 사람들에게 차를 널리 알리는 중이다.최근에는 호텔, 제약 회사 등도 식음료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면서 이들 업종으로 진출하는 경우도 다수 있다. 실제로 티소믈리에 연구원은 광동제약과 협업을 통해 음료를 만들기도 했다.다양한 진로 때문에 티 소믈리에가 되고자 수업을 수강하는 학생들의 연령대도 1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하다. 10대는 자격증을 취득한 뒤 호텔경영, 식음료경영 등 관련 전공을 수강해 전문가를 꿈꾸고, 60대는 은퇴 후 카페 등을 통해 오픈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 경우가 많다.실제로 수강생 중에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차를 배우러 와 관련 학과로 진학한 대학생도 있고 창업을 통해 제2의 인생을 꿈꾸는 60대도 있다고 이 실장은 전했다.다만 아직 국내 차 산업 시장이 작다는 점을 직업적 단점으로 꼽았다.이씨는 "연구원이 생긴 지 약 10년밖에 되지 않았을뿐만 아니라 성장 속도도 가파르지는 않다"면서 "한국에는 '커피'라는 선호도가 절대적으로 높은 음료가 지배하고 있는 탓에 차가 빠른 성장을 이루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이를 위해 이씨는 차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을 높이려 유튜버로 나섰다.한국 티소믈리에 연구원 유튜브에서 이 실장은 '홍차언니'라는 닉네임으로 △말차시럽 만들기 △보이차 언박싱 등 다양한 영상을 게재하고 있다.이 실장은 “대중에게 차, 티 소믈리에 등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쉽고 재미있는 영상을 선보일 것"이라며 "영상을 통해 차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늘고 차 산업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싶다"며 바람을 전했다./스냅타임 이다솜 기자
2020.07.17 I 이다솜 기자
가느다란 벌레가 꿈틀…‘수돗물 유충’ 사태 원인은?
  • 가느다란 벌레가 꿈틀…‘수돗물 유충’ 사태 원인은?
  •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인천 서구 일대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되는 원인으로 세척 주기가 긴 정수장의 여과지가 지목됐다.인천 서구 당하동 빌라에 거주한다는 한 주민이 검암맘 카페에 게재한 수돗물 필터 안 벌레 유충 사진. (사진=인천 검암맘 네이버 카페 게시물 캡처)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 등에 따르면 인천 서구 공촌정수장에서 수돗물을 정수하는 데 사용되는 ‘못(池)’ 형태의 활성탄 여과지에서 깔다구류 유충이 생긴 뒤 각 가정으로 퍼져 나갔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생물막을 형성해 이물질 등을 제거하는 활성탄 여과지의 세척 기간이 길기 때문에 유충을 제때 제거하지 못했고, 여과지에서 발생한 유충이 수도관을 통해 가정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이와 관련 최승일 고려대 환경시스템공학과 명예교수는 1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를 통해 “활성탄지라고 하는 것이 일종의 산업용 숯이다. 그래서 옛날에 장 담글 때 나쁜 냄새 등을 잡으려고 그걸 띄웠는데 수돗물 공급하기 전에 조류로 인한 냄새나 맛 또는 유기물질, 발암성 물질 이런 걸 다 잡으려고 만들어놓은 것이다. 그러다 보니 그 속에서 소독제 성분들이 다 없어져 버려서 미생물이 살 수 있는 조건이 된다. 거기에 어떻게 하다 날벌레들이 알을 낳았는지 그게 부화해서 번식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다른 정수장에도 같은 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에 대해 최 교수는 “다른 정수장에서도 활성탄 여과지가 있는 곳에서는 유사한 환경에 있으니 가능성은 있다”라며 “만약 활성탄 여과지가 없고 일반적인 모래 여과지라 하더라도 만약 모래 여과지를 염소가 들어가 있는 물로 씻어내고 소독하지 않으면 가능성은 있다. 굉장히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이어 “또 한 가지 문제는 정수장에서 아무 문제 없는데 가정에서 발견된다는 가능성이 있지 않나. 낡은 건물 지하 저수조나 옥상 수조 같은 곳에서 관리상황이 깨끗하지 않으면 거기에 들어가서도 벌레가 알을 낳았을 수도 있다. 그래서 정수장하고 발견된 건물하고 같이 조사를 해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그러면서 “공촌정수장 건은 공촌정수장 수계, 공촌정수장으로부터 물이 공급되는 모든 지역을 다 번져갈 수 있을 것 같고 그 외에 단독적으로 떨어져서 한두 건씩 개별적으로 발견되는 것들은 다시 한 번 건물도 조사해봐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활성탄 여과지를 계속 써왔는데 지금껏 이런 현상이 발생하지 않은 데 대해 최 교수는 활성탄 여과지 관리 과정에서 미흡한 점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그는 “활성탄 여과지는 우리나라에서도 40개 넘는 정수장에서 쓰고 있다. 활성탄 여과지 속에는 같은 환경이 존재하기 때문에 같은 가능성은 늘 존재한다. 그래서 여름철에는 역세척을 해서 활성 여과지를 계속 씻어줘야 한다. 소위 이물질이 쌓이고 뭐가 생길 것 같으면서 역세척해서 물을 막 거꾸로 세게 올려서 활성탄을 다 씻어줘야 하는데 그게 자주 해주지 않으면 그 속에서 미생물이 번식하다가 누출될 수 있다”고 밝혔다.최 교수는 끝으로 “직접적 문제는 정수장에서 나온 거니까 어떻게 그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는가에 대해 조사를 하고 또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 일단 지금은 시민들이 불편하니까 빨리 대처를 해야 하는데 그 외에 구조적 문제는 그냥 짚고 그걸 계승하는 방향을 찾아야지 단순히 ‘수도 사고였다’라고 지나가 버릴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한편 인천시는 지난 9일 첫 유충 신고가 접수된 이후 15일까지 총 194건의 관련 민원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시는 194건의 민원 중 120건에 대해 현장 확인을 마쳤으며 나머지 74건은 확인 중이다. 현장 확인 120건 중 75%인 90건에서 깔따구 유충이 확인됐다. 지난 16일엔 인천이 아닌 경기도 시흥시, 화성시 등에서도 유충이 나왔다는 신고가 나오고 있다.
2020.07.17 I 장구슬 기자
경기도 특성 콩 '강풍', 포천에서 생산해 소비자에 공급
  • 경기도 특성 콩 '강풍', 포천에서 생산해 소비자에 공급
  • [포천=이데일리 정재훈 기자] 경기지역의 기후·토양 특성에 맞는 콩 품종을 전략생산에 소비자에게 공급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경기 포천시는 지난 13일 경기도농업기술원에서 경기도 및 두류가공업체 성호와 콩 생산 농가와 가공업체를 바로 연결하는 체인시스템을 구축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15일 밝혔다.지난 13일 열린 공급계약 체결식.(사진=경기도)시에 따르면 이번에 계약 재배하는 콩은 경기지역에 생육이 적합하고 생산자와 소비자의 기호에 맞도록 개발해 경기도가 육성하는 ‘강풍’으로 병해와 습해에 강하며 콩이 달리는 위치가 높아 기계화 생산 및 수확이 적합한 품종으로 가공 시 일반 콩을 사용한 두부보다 맛이 뛰어나 소비자의 사랑을 받고 있다.이번 계약 체결로 포천시는 경기도농업기술원과 함께 지난해 20톤 계약체결에 이어 올해도 20톤(약 1억2000만 원 상당)을 공급한다.앞서 시는 경기도육성 콩시범사업을 통해 포천 24개 농가 19㏊이상 규모의 생산단지를 조성했으며 종자 공급과 노동력 경감을 위한 생력화 기계를 지원하고 콩 재배 현장기술지도를 추진하고 있다.이렇게 생산된 콩은 수확 후 정선을 통해 올해 12월께 두류가공업체 성호에 공급되며 가공업체는 이를 가공해 두부와 두유, 볶음콩, 콩가루 등 가공제품을 생산해 소비자에 공급할 예정이다.시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건강을 위해 면역력 증강에 힘쓰는 상황에서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농산물을 생산해 우수한 경기도 육성 콩 가공품 등을 많은 소비자에게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0.07.15 I 정재훈 기자
휴롬·닥터지 등 코로나 침체 속 '고공행진' 비결은
  • 휴롬·닥터지 등 코로나 침체 속 '고공행진' 비결은
  • 닥터지 피부 진정 라인 ‘레드 블레미쉬’[이데일리 강경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한 경기 침체로 국내 대부분 기업들이 실적 악화를 호소한다. 이런 가운데 휴롬과 고운세상코스메틱, 비올 등 일부 중소·중견기업은 호실적을 보이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이들 업체는 우리나라와 중국 등 다른 국가들에 비해 코로나19 영향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 지역을 집중 공략하는 한편, 코로나19로 인해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점을 적극 활용해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14일 업계에 따르면 원액기 등 주방가전업체 휴롬은 올 상반기 홈쇼핑 등을 통한 원액기 판매량을 집계한 결과 전년 동기보다 두 배 정도 증가했다. 원액기는 첨가물 없이 과일과 채소를 저속으로 착즙해 맛과 영양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주방가전이다. 원액기라는 이름보다 ‘휴롬’이 더 익숙할 만큼 휴롬은 원액기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다만 휴롬은 원액기를 포함한 주방가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최근 3년간 매출이 하락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원액기 판매가 호조를 보이며 4년 만에 실적 반등을 노린다. 휴롬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집콕’이 일반화하고, 여기에 건강가전에 속하는 원액기가 주목을 받는다”며 “‘휴롬이지’ 등 적기에 출시한 신제품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올 상반기에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거뒀다”고 말했다.기능성화장품(더마코스메틱) 브랜드 ‘닥터지’를 운영하는 고운세상코스메틱은 올 상반기 시판(군납 제외) 매출을 집계한 결과 전년 동기보다 60% 정도 늘어났다. 특히 중국 시장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무려 400%나 증가했다. 고운세상코스메틱은 ‘그린마일드 업 선’, ‘브라이트닝 업 선’ 등 선크림 분야에서 강세를 보인다. 올리브영 기준 수년째 선크림 부문 1위 자리를 이어간다.올해는 선크림에 이어 피부 진정 라인인 ‘레드 블레미쉬’가 효자 노릇을 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 착용이 일반화하면서 피부트러블을 호소하는 사례가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고운세상코스메틱 관계자는 “올해 들어 선크림과 함께 피부 진정 라인 판매가 동반 호조를 보인다”며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구매가 늘어나는 점을 감안, 중국 최대 온라인쇼핑몰 티몰을 비롯해 웨이보 등을 통한 마케팅 활동에 주력했다. 그 결과, 국내와 함께 중국에서의 매출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의료기기 분야에서는 비올이 주목받는다. 비올은 지난해 매출액 104억원 중 85%를 수출로 벌어들였다. 비올은 올해 들어 불어닥친 코로나19 영향으로 수출길이 막히면서 역성장까지 예상해야 했다. 하지만 때마침 출시한 피부과 의료기기 ‘실펌X’가 식약처 승인 후 국내 병·의원을 중심으로 공급이 활발히 이뤄졌다.코로나19 확산 일로에 있는 해외 대신, 내수시장에서 물꼬가 트이면서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보다 두 배 정도 증가했다. 비올 관계자는 “실펌X가 식약처에 이어 유럽 CE,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증을 받으면서 올 하반기엔 해외시장에서도 어느 정도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올은 현재 코스닥 상장을 준비 중이다.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글로벌 경제가 침체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상당수 기업들은 실적이 악화하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코로나19에 건강과 위생 등 관심은 높아지면서 헬스케어와 뷰티 등 일부 분야에서는 호실적을 거두는 사례도 나타난다”고 말했다. 이어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은 코로나19 확산 속에서도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기업 사례를 참조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휴롬 원액기 ‘휴롬이지’
2020.07.14 I 강경래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와 힐링 여행지, 경기도 양평 여행
  • 사회적 거리두기와 힐링 여행지, 경기도 양평 여행
  • [이데일리 트립 in 정기영 기자] 코로나 펜데믹 시대, 여행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초창기에는 다들 몸을 사리며 마스크 쓰기가 일상화가 되어 안착한 요즘 갑갑한 실내보다 야외로 다니는 여행지가 인기 중이다. 서울 근교 적당한 거리두기를 할 수 있는 여행지라면 경기도 양평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양평과 남양주의 가장 멋진 여행지라면 운길산 수종사가 아닐까. 이제 막 운전 면허증을 딴 초보 운전자가 진땀 꽤나 흘리며 올라가는 구불구불한 임도는 한 번 다녀오면 운전 솜씨가 는다고 할 정도로 길이 어렵다. 불이문을 지나 가파른 돌계단을 오르면 수종사에 들어서면 순간 당황스럽다. 명성에 비해 소박하고 작은 규모는 이곳이 왜 유명한지를 짐작하기조차 어렵다. 하지만 수종사 경내의 무료 찻집인 삼정헌 옆에 서서 보이는 풍경은 이 모든 의문이 풀린다. 조카 단종을 죽이고 왕위에 오른 세조와 관련된 절집의 창건 설화와 함께 5백년 된 은행나무, 석탑 등이 이곳이 오랜 절집인 것을 의미하지만 지나온 시간에 대한 의미는 없다. 산령각 앞에서 보는 풍광은 이곳 절집의 위엄이 제대로 느껴지는 핫스팟이다. 조선시대 문장가 서거정이 ‘동방 절집 중 제일의 풍경’이라고 했을 정도로 북한강의 빼어난 경치를 볼 수 있으니 오르는 길이 힘들다 한들 이 풍경은 포기 못한다.두물머리는 말이 필요 없는 여행지이다. 북한강과 남한강의 두 물이 만나 한강이 되기까지, 오랜 여정의 물길이 합쳐지는 곳이다. 사진을 좀 찍는다는 사람들에게는 단골 출사지이며, 이제 시작하는 연인들에게는 사랑의 첫 페이지를, 친구 혹은 가족과 함께 한 사람들에게는 기억 속 한 페이지를 만드는 곳이다. 몇 년 전에 제작된 두물머리 액자는 늘 인기 있는 곳이라 항상 줄을 서야 한다. 두물머리를 배경으로 사진 액자의 앵글 속에서 사진을 찍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 아닐까. 액자 옆에는 두물머리 나루터다. 한 때는 남한강 최상류의 정선에서 출발해 종착지인 마포 나루터까지의 한강 물길의 중간 정박지 역할을 했던 곳으로 육로가 발달하기 전에는 매우 번창했던 곳이다. 이제는 시간 속에 그 흔적조차 사라졌던 것을 지난 2017년 양평군에서 나루터 비석을 세웠다. 이즈음의 두물머리에는 연꽃이 한창으로 눈이 즐거워지며, 연꽃으로 만든 연잎 핫도그는 이곳의 명물 먹거리이다.북한강변을 따라 가는 드라이브 여행은 계획하지 않아도 자연스럽다. 강을 가운데 두고 한쪽은 경기도 남양주시, 다른 한쪽은 양평군으로 나뉘면서 보이는 풍경도 다르다. 날씨가 맑은 날이면 운길산 아래 8부 능선에 있는 수종사도 뚜렷하게 보이고, 강 건너 물의 정원에 핀 꽃들도 아지랑이 피듯 한다. 강변에서는 커피집을 빼놓으면 팥소가 빠진 찐빵 같은 여행이 될 것이다. 강변 풍경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커피집들은 규모가 제법 크며 야외 테라스에서 커피 한잔과 함께하는 시원한 바람은 덤이다. 하우스 베이커리, 느린정원, 테라로사, 하버 커피 등 개성 있는 독특함이 쟁쟁한 커피집들이 강변을 따라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있어 이동하다가 마음에 드는 곳을 선택하기에도 괜찮다. 실내의 답답함 보다 실외의 공기가 그리운 탓일까. 식사 후 후식 시간 즈음에 가면 자리가 없어 되돌아 나오게 되는데 남들이 가지 않는 시간에 찾는 게 답이다.숙소를 찾는다면 마스크를 벗을 수 있는 곳을 찾게 된다. 양평 피오레 펜션은 12가지 컬러별 여행 스토리를 담을 수 있는 곳으로 이색적인 인테리어가 눈에 띈다. 날이 무더워진 요즈음은 객실에 있기보다 워터 슬라이드가 있는 야외 풀장이 인기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대세인 요즘, 전 객실 개별 테라스와 함께 개별 바비큐장으로 안전하게 즐길 수 있으니 금상첨화. 펜션 옆에는 조그마한 계곡도 있어 여름 계곡의 재미도 누릴 수 있다. 피오레 펜션에 정착해 가족이 된 청둥오리 가족들의 귀여운 모습을 보는 것 또한 이곳만의 자랑이다. 피오레 펜션은 시원한 그늘 아래 커피를 마시며, 신나게 물놀이를 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이 밀려온다. 사랑하는 연인, 단란한 가족들이 오붓한 추억을 만들고, 장미 향이 묻어나는 야외 정원을 산책하며, 흔들 그네에 앉아 새소리를 듣는다.양평은 서울근교 지리적 위치로 다녀오기 좋은 여행지이다. 쉽게 떠오르는 곳, 예쁜 펜션과 루프탑 카페, 맛있는 맛 집들이 속속들이 등장해 항상 만족감이 크다. 한강을 이루는 북한강과 남한강의 강줄기와 높지 않은 산군들이 보여주는 능선의 풍경을 고루고루 맛볼 수 있어 늘 풍요롭다. 언제부터인가 일상에서 아무렇지 않게 누렸던 것들을 그리워하는 시절이 된 요즘. 아무렇지 않았던 것들을 향해 떠날 수 있는 여행지가 있다는 것이 사뭇 고마워지는 날들이다.
100만원대 '저렴이' 캡슐형 수제맥주제조기 'LG홈브루' 출시
  • 100만원대 '저렴이' 캡슐형 수제맥주제조기 'LG홈브루' 출시
  • [이데일리 배진솔 기자] LG전자(066570)는 100만원대 캡슐형 수제맥주제조기 ‘LG 홈브루’ 신제품을 출시했다고 10일 밝혔다. LG전자는 기존 모델 대비 내부 디자인을 단순화하는 등 원가절감을 통해 가격을 낮췄다. 기존 홈브루의 출고가는 399만원으로 할인 혜택 등을 감안해도 300만원가량의 고가 제품이었다. 이번 신제품은 외관 디자인과 성능은 동일하게 적용해 보다 많은 소비자가 LG 홈브루를 경험할 수 있게 했다. 소비자들은 전국 주요 LG베스트샵과 백화점에서 신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지난해 첫 선을 보인 LG 홈브루는 누구나 손쉽게 나만의 맥주를 만들 수 있는 세계 최초 캡슐형 수제맥주제조기다. 홈브루에 캡슐형 맥주 원료 패키지와 물을 넣고 간단히 다이얼 조작만 하면 발효부터 숙성, 보관까지 맥주제조 과정을 자동으로 진행한다.LG 홈브루를 통해 △페일 에일 △인디아 페일에일 △흑맥주 △밀맥주 △필스너 등 인기 맥주 5종을 취향에 따라 직접 제조할 수 있다.이 제품에는 상황에 따라 컴프레서의 동작을 조절하는 인버터 기술과 발효에 필요한 온도와 압력을 자동으로 제어하는 기술을 탑재했다. 또 맥주 보관과 숙성을 위한 최적의 온도를 자동으로 유지하는 기술도 넣었다. 사용자는 제품 전면의 디스플레이 외에도 제품을 무선인터넷(Wi-Fi)에 연결한 뒤 ‘LG 씽큐’ 앱을 사용하면 맥주가 제조되는 모든 과정을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다.LG 홈브루는 맛있는 맥주를 만드는 데 중요한 요소인 위생관리를 위한 온수살균세척시스템을 탑재했다. 맥주를 만들기 전과 후에 각각 제품 내부의 맥주와 물이 지나가는 길을 세척하고 살균한다. 또 케어솔루션 서비스에 가입하면 케어솔루션 매니저가 6개월마다 방문해 내외부 세척, 필터 교체 등 빈틈없이 제품을 관리한다.LG전자는 LG 홈브루에서 갓 뽑아낸 맥주의 맛을 알리기 위해 시음장소를 전국 LG베스트샵 100곳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최근 국세청은 적극적인 행정처리와 규제혁신 차원에서 하이프라자 본사 외에 전국 LG베스트샵 직영점에서도 시음용 맥주를 제조할 수 있게 한시적으로 허용했다. 시음행사에 참여하고자 하는 고객은 이달 중순 이후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LG베스트샵 강남본점, 부산본점 등 행사 매장을 방문하면 된다. 신제품의 출하가는 199만원이다. 한편 이 제품을 렌탈로 구입할 경우 월 사용료는 4만9900원이다. 신제품을 구매한 고객은 케어솔루션 서비스는 물론 LG 홈브루 전용 맥주잔 세트를 받는다.윤경석 LG전자 H&A사업본부 키친어플라이언스사업부장은 “홈술 문화가 자리잡고 있는 가운데 LG만의 기술이 집약된 홈브루를 앞세워 많은 고객들에게 맥주를 직접 만드는 경험과 맛보는 재미를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가 10일 100만원대 캡슐형 수제맥주제조기 ‘LG 홈브루’ 신제품을 출시했다. 모델들이 홈브루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전자)
2020.07.10 I 배진솔 기자
불맛 넘어 '악마의 매운맛'에 빠지다
  • 불맛 넘어 '악마의 매운맛'에 빠지다
  •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매운맛 전성시대다. ‘불닭볶음면’이 대박을 친 이후 식품업계의 메가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극강의 매운맛을 즐기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매운 강도가 더 세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금비유통이 지난달 출시한 ‘불마왕’ 라면이 1차 물량에 이어 2차 물량도 완판 기록을 세웠다. 불마왕 라면은 온라인으로 판매하다가 최근 본사가 위치한 대전 지역을 중심으로 오프라인 매장으로 판매 채널을 확대했다.금비유통에서 출시한 불마왕.(사진=금비유통 공식 홈페이지 캡처)불마왕 라면은 매운 맛의 정도를 나타내는 스코빌지수가 1만4444SHU에 달한다. 이는 매운맛 열풍을 일으킨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4404SHU) 보다 3배 이상 강한 수치다. 1만3000SHU에 달하는 ‘3×핵불닭볶음면’ 보다도 높다.SHU는 매운맛의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고추에 포함된 캡사이신의 농도를 스코빌 매움 단위(Scoville Heat Unit, SHU)로 계량화해 표시한다. SHU가 높을수록 맵다는 것이고 낮을수록 덜 매운 것이다.불마왕 라면은 불닭볶음면의 성공 방정식을 따르고 있다. 불닭볶음면이 유튜브에서 알려진 후 인기를 얻은 것처럼 불마왕 라면도 같은 길을 걷고 있다. 유명 유튜버들이 불마왕 라면 먹기에 도전하며 인지도를 올리고 있는 것. 구독자 200만 명 이상의 쯔양과 보겸 등 유명 유튜버들이 불마왕 라면을 맛본 후 매운맛에 혀를 내둘렀다.BBQ가 ‘뱀파이어치킨’의 인기를 바탕으로 새롭게 출시한 ‘핫황금올리브치킨’.(사진=BBQ)치킨업계는 매운맛으로 재미를 보고 있는 대표적인 업종이다. bhc치킨은 2016년 선보인 ‘맵스터’를 시작으로 ‘치하오’, ‘붐바스틱’, ‘핫갈비레오’, ‘마라칸’ 등을 연이어 출시하며 매운맛 메뉴를 늘려왔다. 이 가운데 맵스터는 출시 후 3년간 판매량이 300만 개가 넘었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누적 판매량은 약 380만 개를 기록 중이다. 멕시카나치킨은 지난 2월 삼양식품과 손잡고 불닭볶음면 소스를 넣은 ‘불닭치킨’을 선보였다. 불닭치킨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입소문을 타며 멕시카나치킨 전체 매출의 20%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BBQ는 지난해 10월 최대 1만4000SHU의 ‘뱀파이어치킨’을 출시했다. 뱀파이어치킨은 1단계 버닝과 2단계 블러드, 3단계 헬게이트로 나뉜다. 마지막 단계인 3단계는 1만4000SHU의 매운맛을 자랑한다. BBQ는 뱀파이어치킨의 반응을 토대로 지난 4월 ‘핫황금올리브치킨’을 선보였다. 핫황금올리브치킨은 △핫착! 레드착착 △핫싸! 블랙페퍼 △핫빠! 크리스피 △핫찐! 찐킹소스 4가지 콤보로 구성됐으며 출시 두 달 만에 100만개의 판매실적을 올렸다. 최근 유튜버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파퀴 원칩’.(사진=11번가 캡처)최근에는 매운맛의 끝판왕에 열광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미국 업체가 만든 과자 ‘파퀴 원칩’이 대표적이다. 파퀴 원칩은 카롤리나 리퍼 고추로 만든 칩으로 과자 한 조각이 관 모형의 박스에 담겨 있다. 관 모형의 박스에서 느껴지듯 이 과자 한 조각의 매운 정도는 156만9300SHU이다. 불닭볶음면의 100배가 넘는 매운 맛이다. 국내외 유튜버들 사이에선 이 과자 한 조각을 먹은 뒤 5분 동안 참는 일명 ‘원칩 챌린지’가 유행이다.업계 관계자는 “매운맛은 마니아층이 탄탄하다. 매운맛 열풍이 오래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은 더 자극적인 맛을 찾게 되고, 이러한 수요를 반영해 보다 더 매운 제품이 출시되는 양상”이라며 “다만 매운맛을 과하게 추구할 경우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는 사실은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0.07.07 I 송주오 기자
 우리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다
  • [여행] 우리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다
  • 은은한 야경과 시원한 분수가 경북 경주 월영교 야행의 재미를 더한다.(사진=한국관광공사)[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올 여름은 예년과 다른 점이 많다. 코로나19는 푹푹 찌는 불볕더위에도 좀처럼 사그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워터파크나 해변가도, 시원한 쇼핑몰도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하지 않다. 아무리 더워도 마스크는 꼭 써야 한다. 여기에 역대 최강의 더위도 올 여름을 강타할 전망이다. 그렇다고 집에만 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 한낮의 더위도 식히고, 가족들과 오붓한 나들이를 즐기면서 생활 속 거리두기가 가능한 여행지는 없을까.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올해 여행 테마로 ‘야간관광 100선’을 선정했다. 이중 7월에 가볼 만한 네 곳을 소개한다. 해가 지면 다른 세계가 펼쳐지는 곳이다.달빛 아래 정겨운 이야기를 나누며 특별한 고궁 산책을 즐길 수 있는 경기 수원 화성행궁(사진=수원문화재단)◇동화의 한장면 같은 ‘화성행궁’경기 수원의 화성행궁은 임금이 머문 임실 궁궐이다. 고상하고 기품 있는 건축물 덕분에 ‘왕의 남자’, ‘대장금’, ‘이산’ 등 영화와 드라마에도 여러번 등장했다. 화성행궁의 색다른 매력은 해가 뉘엿뉘엿 넘어갈 때부터다. 궁궐 곳곳에 조명이 켜지면 동화의 한 장면 같은 분위기가 피어난다. 행궁 밤 산책은 국왕의 새로운 고향이라는 뜻의 ‘신풍루’(新豊樓)에서 출발한다. 궁궐로 들어가자, 밝은 달이 반긴다. ‘달빛 정담’이라는 글자 옆에 달을 형상화 조형물이다. 단아하게 빛나는 초롱을 따라가면 정조가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환갑잔치를 연 봉수당(奉壽堂), 정조가 노년을 보내기 위해 지은 노래당(老來堂), 과거와 군사들의 각종 행사를 치른 낙남헌(洛南軒)이 이어진다. 낙남헌 앞에는 ‘달토끼 쉼터’라는 포토 존이 있다. 여기도 보름달 조명을 설치했다. 기념사진을 찍으며 고궁의 밤을 즐기기 좋다. 낙남헌부터는 청사초롱이 어둠을 밝힌다. 숲 속에 들어앉은 미로한정(未老閒亭)을 향해 계단을 오른다. 가지런한 궁궐 지붕과 현란한 도시 불빛이 어우러진다. 아련한 분위기에 젖어 걷다 보면 화성행궁 전경과 수원 도심이 내려다보이는 미로한정이 나타난다. 한여름 밤의 낭만이 완성되는 순간이다. 마지막으로 정조의 어진을 모신 건물 화령전(華寧殿, 사적 115호)에 들른다. 검소하지만 격조 있는 건물을 부각하기 위해 건물 밖 조명에 공을 들였다. 처연한 대금 독주가 나온다. 대금 선율과 함께 화령전을 돌아보면 생각이 한없이 깊어진다.야경이 빛나는 충남 부여 궁남지와 포룡정(사진=한국관광공사)◇백제 왕족이 사랑했던 ‘궁남지’충남 부여의 궁남지는 백제 왕실의 별궁 연못이다. 백제의 세련미와 애잔함이 가득한 공간이다. 궁남지에 들어서자, 수많은 수련 꽃봉오리가 반긴다. 6월에는 수련이 피고, 7월이면 백련과 홍련 등이 화려하게 장식한다. 습지를 지나면 커다란 연못이다. 연못 가운데 작은 섬은 포룡정. 작은 다리를 건너 섬 안으로 들어가면 잉어들이 마중 나온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포룡정에 앉아 연못을 구경하는 맛이 평화롭다.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연못 축조 기술은 바다 건너 일본까지 이어졌다. ‘일본서기’의 기록에는 궁남지 조경 기술이 일본 조경의 원류가 됐다고 나온다.해가 지자 다리와 포룡정에 들어온 조명이 물에 비쳐 반짝반짝 빛난다. 빛과 어둠을 모두 끌어안은 연못이 더욱 신비롭다.궁남지를 뒤로하고 정림사지(사적 301호)로 이동한다. 야간 관람 시간은 오후 6~10시다. 궁남지에서 걸어가면 10분 남짓이다. 정문으로 들어서자 인적이 뜸하고 엄숙한 정적이 흐른다. 마당 한가운데 조명을 받은 부여 정림사지 오층석탑(국보 9호)이 빛을 뿜는다. 단아하면서도 당당한 모습에서 도도한 기품이 느껴진다. 석탑은 멸망한 백제의 애절한 사연을 담고 1400년 가까운 세월을 살았다. 무슨 깊은 사연이 있기에 무너지지 않고 그리 오랜 시간을 버텼을까. 가까이 다가서자 높이 8.8m 석탑은 생각보다 크고 높다. 석탑 아래서 하늘을 우러르자 허공에 뜬 보름달이 눈에 들어온다. 마치 석탑이 광활한 우주와 교감을 나누는 것처럼 신비롭다.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월영교 야경◇붉은빛과 보랏빛으로 물드는 ‘월영정’ 뜨거운 햇볕이 가시고 시원한 달빛이 찾아드는 여름밤, 경북 안동은 빛난다. 달이 비치는 월영교의 은은한 야경과 역동적인 낙동강음악분수의 화려한 야경이 안동을 수놓는다. 월영교는 길이 387m, 너비 3.6m 목책 인도교로 2003년 개통했다. 월영교는 안동호를 가로지르며 월영공원이 위치한 상아동과 안동민속촌이 들어선 성곡동을 잇는다. 물길로 나뉜 두 동네를 연결할 뿐만 아니라, 다리 자체가 명소다. 미투리를 형상화한 다리 모양이 특별하고, 가운데 자리한 월영정이 운치 있다.어둠이 내리고 월영교에 조명이 들어오면 풍경은 사뭇 달라진다. 붉은빛과 보랏빛으로 물든 월영교는 몽환적인 느낌을 발산한다. 어둠이 집어삼킨 산과 호수 대신 조명이 비추는 호반 산책로와 언덕 위 선성현객사(경북유형문화재 29호)가 근사한 배경이 된다. 월영교 야경은 밖에서 봐도, 안에서 봐도 근사하다. 다리 내부에 조명이 들어와 밖에서 보는 풍경과 분위기가 다르다. 포근한 조명과 시원한 강바람이 여름밤 산책의 즐거움을 더한다. 다리에서 분수가 뿜어져 나오는 오후 8시 30분, 야경의 아름다움과 시원함이 극에 달한다. 월영교 분수는 10월 말까지 주말에 하루 3회(낮 12시 30분, 오후 6시 30분, 8시 30분) 각 20분간 가동한다.부산 송도해상케이블카 야경(사진=한국관광공사)◇ 낮보다 밤이 더 즐거운 ‘송도해수욕장’부산 송도해수욕장만큼 밤이 즐거운 곳도 없다. 화려한 야경과 더불어 바다 위를 걷는 송도구름산책로, 밤바다를 가로지르는 송도해상케이블카 등 늦은 밤에도 즐길 거리가 많다. 송도구름산책로는 2015년에 건립된 해상 보도교다. 해변 동쪽에 자리한 거북섬을 가운데 두고 다리가 양쪽으로 이어지며, 한쪽은 바다로 뻗어 정박한 배와 남항대교의 유려한 전망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길이 365m에 이르는 산책로 데크는 중간에 바닥이 강화유리와 격자무늬 철제로 된 구간이 있어 출렁이는 바다가 내려다보인다. 밤이면 다리에 조명이 들어와 주변 야경과 근사하게 어우러지고, 거북섬에 마련된 전시와 조형물을 관람하는 재미도 쏠쏠하다.송도구름산책로 위에는 송도해상케이블카가 오색 불빛을 반짝이며 밤하늘을 수놓는다. 송도해상케이블카는 송도해수욕장 내 송림공원에서 암남공원까지 1.62km 거리를 지나간다. 최고 높이 86m에 달해 케이블카에서 해수욕장이 한눈에 담기고, 바다 건너편 영도와 남항대교, 바다에 점점이 흩어진 선박까지 최고의 전망을 감상할 수 있다. 탑승 내내 밤하늘과 까만 바다 너머 화려한 도시 야경에서 눈을 떼기 어렵다.바닥이 투명한 크리스탈크루즈를 이용하면 발아래 펼쳐진 검은 밤바다가 훨씬 생생하게 다가오고, 짜릿함이 배가된다. 케이블카마다 블루투스 스피커가 장착돼 취향에 따라 분위기도 바꿀 수 있다. 때론 로맨틱하게, 때론 비트 있는 음악을 들으며 신나게 즐겨보자. 블루투스 스피커는 스마트폰과 연결하면 된다. 케이블카 탑승 시간은 10분 정도지만, 감동은 훨씬 오래간다.해변 도시 야경이 어우러진 부산 송도구름산책로(사진=한국관광공사)
2020.07.03 I 강경록 기자
 에메랄드빛 운동장에서 투명 카누 정원 유람
  • [강경록의 주말여행] 에메랄드빛 운동장에서 투명 카누 정원 유람
  • 삼척미로정원 전경[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강원도 삼척은 동해에 접한 해양 관광지로 유명하다. 국도7호선 드라이브의 백미 새천년해안도로나 넓은 백사장과 솔숲이 아름다운 맹방해수욕장이 대표적이다. 삼척미로정원은 삼척 시내에서 출발해 내륙 쪽으로 13~14km 거리에 있다. 가는 길부터 ‘바다의 삼척’을 슬며시 지운다. 강원남부로를 따라가다 사둔교를 건너기 전에 오른쪽으로 틀면 내미로리 방면이다. 산세가 좀 더 깊어진다. 설패산과 독봉산 사이로 사방이 신록이다. 오십천 줄기도 나란하다. 산 내음이 코끝을 간질인다. 초록빛이 시원하다.삼척미로정원 바위에 그린 동물 그림◇마을공동체 정원으로 꾸민 삼척미로정원삼척미로정원은 1999년 문 닫은 미로초등학교 두타분교를 2017년 마을 공동체 정원으로 꾸몄다. 두타산이 동쪽으로 넘실대며 뻗어 나와 정원에 닿는데, 이름만 들으면 산속 미로(迷路)가 떠오른다. 그 품에서 좀체 벗어나고 싶지 않으니 틀린 말은 아니다. 실은 ‘늙지 않는다’는 미로(未老)다. 이곳에 살면 늙지 않을까? 시간이 이대로 멈춰도 좋겠다는 마음은 분명하다.얼핏 봐서는 폐교였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옛 운동장에 심은 수목이 흙색을 초록으로 바꾼다. 길목마다 피어난 꽃이 계절을 말한다. 그 한가운데 풀장이 자리한다. 풀장 중심에 자그마한 섬이 있어, 마치 정원의 연못 같다. 커다란 호박 조형물을 인 옛 학교 건물 뒤쪽으로 산세가 너울댄다. 폐교 안의 정원이 자연스레 주변의 신록과 어울려 한 몸이 된다. 책 읽는 소년 소녀와 효행 소년 동상 정도가 간신히 이곳이 학교였음을 짐작케 한다.미로정원의 이색 풍경을 연출하는 트랙터 쉼터체험 프로그램도 삼척미로정원을 누리는 방법이다. 투명 카누 체험, 두부 만들기 체험, 공예 체험 등이다. 종류는 적지만 삼척미로정원의 특징이 잘 드러난다. 옛 운동장에 조성한 풀장에서 체험하는 투명 카누는 가족 여행객에게 인기다. 한 걸음 떨어져서 보면 그저 아이들 놀이 같은데, 투명 카누에 오르면 생각이 바뀐다.삼척의 투명 카누는 장호항을 떠올리는 이가 많다. 삼척미로정원은 너른 바다에서 타는 카누와 다른 매력을 뽐낸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신선이 된 듯하다. 욕심낼 필요도, 서두를 까닭도 없다. 느릿하게 떠다니며 주변의 풍경을 만끽한다. 카누 위의 아이들은 풀장과 정원을 넘나드는 개구리를 관찰하느라 바쁘다. 자연스레 생태 학습이다. 풀장은 어른 무릎을 조금 넘는 깊이라 안전하다. 체험비는 2인용 투명 카누 1만원(40분)이다.미로정원이라 더 특별한 두부만들기체험두부 만들기 체험은 삼척미로정원이라 각별하다. 삼척미로정원이 있는 미로면에 태조 이성계의 5대조 무덤인 준경묘와 이승휴가 ‘제왕운기’를 쓴 천은사가 있다. 천은사는 준경묘를 조성할 당시 나라의 제사에 쓰이는 두부를 만드는 조포사(造泡寺)였다. 그래서 미로면의 두부 맛이 남다르다. 삼척미로정원 본관 건물 뒤쪽에 두부 체험장이 있다. 맷돌로 콩을 갈고 가마솥에 끓이는 옛날 방식으로 체험하며, 각자 만든 두부를 집에 가져갈 수 있다. 10인 이상 체험이 가능하며. 콩을 불려야 하므로 이틀 전에 예약한다. 체험비는 6~12세 7000원, 13세 이상 1만원(50~60분 소요)이다.미로주막식당의 두부 요리두부 만들기 체험에 참여하지 않아도 두부 맛을 볼 수 있다. 미로주막식당은 두부전골, 모두부, 청국장 등으로 점심 식사를 낸다. 여름에는 야외 주막에서 먹는 시원한 콩국수가 인기다.점심 먹고 나서 정원을 산책해보자. 풀장 주변 오밀조밀한 산책로는 멀리 산이 어울려 좁게 느껴지지 않는다. 길가에는 애기원추리, 초롱꽃 등이 이른 여름을 맞이한다. 정원석에 그린 기린, 펭귄, 토끼 모양도 재밌다. 숨은그림찾기 하듯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조금 더 멀리 걷고 싶을 때는 마을 안길을 따라 통방아정원까지 2.2km 마을힐링탐방코스를 걸어도 좋다.본관 서쪽에 방갈로가 여러 채 있고, 운동장 입구에 소규모 캠핑 사이트가 있어 하룻밤 묵어가도 좋다. 본관 건물에 미로주막식당과 사무실 외에 도서관, 야생화체험실을 갖췄다. 카페는 새롭게 단장 중이다. 야외 벤치에서 태양광 방식으로 휴대폰 무선 충전이 가능하다. 삼척미로정원 운영 시간은 오전 9시~오후 6시, 입장료는 없다.도계유리나라 블루잉 체험◇유리 공예 체험부터 케이블카까지삼척 내륙 여행을 좀 더 즐기고 싶다면 도계 쪽으로 가자. 도계유리나라는 유리공예 작품 수백 점을 전시한 유리갤러리, 유리의 과거와 현재를 알 수 있는 유리역사관 등으로 구성된다. 특히 작가들이 하루 5회 유리 성형 과정을 시연·설명하는 블로잉(blowing) 시연이 인기다.시연 관람과 별도로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하루 2명). 블로파이프 끝에 액체 유리를 찍어 풍선 불 듯 공기를 주입하는 동작이다. 유리를 토치로 녹여 목걸이와 키홀더 등을 만드는 램프워킹, 유리컵에 물감으로 색깔을 입히는 글라스페인팅도 도전할 만하다. 이웃한 피노키오나라에서는 피노키오 작품 관람과 목공 체험이 가능하다.하이원추추파크 모습하이원추추파크는 강원도를 대표하는 철도 체험형 리조트다. 스위치백트레인이 대표적인 체험이다. 스위치백트레인은 과거 강원도 산길을 운행한 기차다. 갈지자로 전진과 후진을 반복해 고도를 높이는 운행 방식이 특징이다. 현재는 증기형 관광열차로 개조해 나한정역까지 6.8km 구간을 오간다. 자연경관이 수려해 왕복 80분이 지루하지 않고,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를 촬영한 심포리역도 지난다.짧은 구간은 추추스테이션 내 생태연못을 평균 3km/h 속도로 약 10분간 순환하는 미니트레인이 제격이다. 정글대탐험, 키즈카페 등과 더불어 아이들에게 인기다. 연인은 최고 25km/h 속도로 산기슭을 도는 레일바이크가 좋다. 12개 터널을 지나며 짜릿한 순간을 만끽한다. 독채 빌라형 네이처빌, 기차를 개조한 트레인빌, 오토캠핑장 등이 있어 숙박도 가능하다.삼척해상케이블카 안에서 본 풍경바다 여행이 못내 아쉬울 때는 삼척해상케이블카를 이용한다. 용화역과 장호역 사이 바다 위 874m 거리를 가로지른다. 선샤인호와 선라이즈호가 한 대씩 교차 운행하는데, 주행속도는 5m/s로 편도 약 10분이 걸린다. 장호리와 용화리는 삼척에서 소문난 바다로, 스노클링을 즐길 만큼 물이 맑고 소담한 항구 풍경이 아름답다. 케이블카는 바닥 일부가 투명해 바다 위를 지나는 느낌이 생생하다. 용화역과 장호역에 스카이라운지와 카페가 있어 커피 한잔하며 쉬기 좋다. 악천후 시 운행이 중단될 수 있으므로 확인 후 방문한다. 매표는 용화역에서 하며, 마스크를 착용해야 입장과 탑승이 가능하다.◇여행메모△여행코스=삼척미로정원→삼척장미공원→도계유리나라→하이원추추파크→숙박→새천년순환도로→이사부사자공원→삼척해상케이블카→장호항△먹을곳= 테마타원길 보스대게는 대게, 도계로의 텃밭에노는닭은 물닭갈비, 새천년도로 부일막국수에서는 막국수가 유명하다.
2020.06.27 I 강경록 기자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